1 00:00:06,560 --> 00:00:09,640 ‎"NETFLIX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2 00:01:04,320 --> 00:01:06,600 ‎그냥 소리 내서 읽을게요 3 00:01:15,600 --> 00:01:17,360 ‎이 편지는... 4 00:01:19,240 --> 00:01:22,360 ‎그레이터 런던에서 ‎검시관이 보냈어요 5 00:01:22,920 --> 00:01:25,320 ‎이너 런던 남부의 검시관이... 6 00:01:26,640 --> 00:01:27,680 ‎아버지께 보낸 거죠 7 00:01:29,160 --> 00:01:32,800 ‎2005년 3월 15일에 보냈네요 8 00:01:36,240 --> 00:01:37,080 ‎내용은... 9 00:01:38,640 --> 00:01:40,240 ‎'본아인지델 씨께' 10 00:01:42,080 --> 00:01:46,200 ‎'부인께서 아드님의 유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셔서' 11 00:01:47,880 --> 00:01:49,480 ‎'동봉합니다' 12 00:01:50,120 --> 00:01:53,800 ‎'상태가 엉망이지만 ‎제가 받았을 때 그대로입니다' 13 00:01:54,440 --> 00:01:55,880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14 00:01:55,960 --> 00:01:59,280 ‎'아드님 시체가 발견됐을 때 ‎바지 주머니에서 나왔습니다' 15 00:02:01,320 --> 00:02:04,880 ‎'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16 00:02:17,880 --> 00:02:20,200 ‎솔직히 열어 볼 자신이 없어요 17 00:02:27,040 --> 00:02:28,000 ‎안녕하세요 18 00:02:28,640 --> 00:02:29,600 ‎전 이블린이에요 19 00:02:30,040 --> 00:02:33,080 ‎이건 제 생활과 가족을 담은 ‎2분 영상이죠 20 00:02:37,920 --> 00:02:38,840 ‎그럼... 21 00:02:40,720 --> 00:02:41,760 ‎가서 만나 보죠 22 00:02:44,120 --> 00:02:47,160 ‎여긴 여동생 방이에요 23 00:02:48,200 --> 00:02:50,320 ‎이쪽은 제 형 올랜도죠 24 00:02:52,040 --> 00:02:53,120 ‎뭐야? 25 00:02:53,200 --> 00:02:54,960 ‎비디오 일기 찍어? 26 00:02:56,400 --> 00:02:58,680 ‎그거 다 간직하고 있으면 ‎혼내 줘야겠는데 27 00:03:01,720 --> 00:03:03,040 ‎형은 스노보더야? 28 00:03:04,840 --> 00:03:06,400 ‎- 그웨니? ‎- '난 아직도 길바닥이 좋아' 29 00:03:12,120 --> 00:03:13,120 ‎이쪽은 여동생이에요 30 00:03:13,320 --> 00:03:14,320 ‎안녕 31 00:03:16,160 --> 00:03:17,600 ‎전화 받아야겠다 32 00:03:20,480 --> 00:03:22,640 ‎- 어디 가? ‎- 전화 받으러 가잖아 33 00:03:22,800 --> 00:03:23,760 ‎뒤돌아봐 34 00:03:26,200 --> 00:03:27,040 ‎이리 와 35 00:03:27,400 --> 00:03:29,200 ‎잠깐만 기다려 36 00:03:29,600 --> 00:03:31,000 ‎'난 할 말 없어요' 37 00:03:31,080 --> 00:03:32,720 ‎'기자들 통제해 주세요' 38 00:03:34,520 --> 00:03:36,680 ‎이 녀석은 탠지죠 ‎멍멍이 탠지 39 00:03:37,960 --> 00:03:39,520 ‎탠지, 안녕 40 00:03:40,440 --> 00:03:41,600 ‎그게 뭐야? 우와! 41 00:03:44,120 --> 00:03:45,960 ‎- 왜 저래? ‎- 제 동생이에요 42 00:03:46,680 --> 00:03:47,800 ‎대박! 43 00:03:48,280 --> 00:03:49,960 ‎형, 나중에 내 스케이트 ‎찍어 줄래? 44 00:03:50,040 --> 00:03:51,120 ‎그래 45 00:03:52,320 --> 00:03:53,760 ‎이건 스케이트보드죠 46 00:04:00,360 --> 00:04:02,360 ‎- 엄마, 뭐 해요? ‎- 안녕 47 00:04:02,600 --> 00:04:03,440 ‎그냥 있지 48 00:04:04,120 --> 00:04:05,560 ‎어머나, 깜짝이야! 49 00:04:06,040 --> 00:04:08,200 ‎우리 어머니고 여기는 부엌이에요 50 00:04:08,720 --> 00:04:09,840 ‎누구 보여 주려고? 51 00:04:09,920 --> 00:04:11,800 ‎이건 레인지, 멍멍이 52 00:04:12,280 --> 00:04:13,440 ‎왈왈 53 00:04:13,720 --> 00:04:14,560 ‎왈왈 54 00:04:15,320 --> 00:04:18,120 ‎아인지델 가족 1편은 여기까지예요 55 00:04:21,480 --> 00:04:24,360 ‎사랑하는 남동생이 ‎13년 전에 자살했다 56 00:04:27,040 --> 00:04:29,680 ‎그건 메울 수 없는 ‎공허함을 남겼다 57 00:04:45,920 --> 00:04:48,360 ‎전 올랜도 본아인지델이에요 58 00:04:48,440 --> 00:04:50,480 ‎다큐멘터리 감독이죠 59 00:04:54,120 --> 00:04:56,960 ‎제 작품은 대부분 ‎분쟁 지역에서 찍었어요 60 00:05:00,760 --> 00:05:03,160 ‎제 목숨이 왔다 갔다 할 때도 있죠 61 00:05:04,040 --> 00:05:06,440 ‎근데 전 그게 편해요 62 00:05:11,440 --> 00:05:13,480 ‎항상 자신을 몰아붙이죠 63 00:05:17,280 --> 00:05:20,880 ‎그런 저도 감히 ‎꺼내지 못한 주제가 64 00:05:20,960 --> 00:05:23,560 ‎동생과 녀석의 죽음을 ‎둘러싼 얘기였어요 65 00:05:25,720 --> 00:05:27,600 ‎이름을 말하는 것도 고통이죠 66 00:05:30,040 --> 00:05:32,400 ‎그래서 어쩔 수 없이 67 00:05:32,800 --> 00:05:34,560 ‎말해야 할 상황이 아니면 68 00:05:34,640 --> 00:05:38,000 ‎동생 얘기는 일절 피했어요 69 00:05:40,720 --> 00:05:43,280 ‎제 동생들 그웨니, 로빈도 ‎마찬가지였죠 70 00:05:43,920 --> 00:05:45,760 ‎그러니까 그 돈밖에 못 받지 71 00:05:46,520 --> 00:05:47,920 ‎동생은 걷는 걸 좋아했어요 72 00:05:49,120 --> 00:05:52,560 ‎그래서 우린 5주 동안 ‎이블린과 같이 갔던 곳을 73 00:05:52,640 --> 00:05:57,400 ‎걸으면서 그동안 외면했던 ‎진실을 마주보기로 했습니다 74 00:05:58,480 --> 00:06:02,080 ‎다른 가족과 이블린의 단짝들도 ‎중간에 합류할 거예요 75 00:06:06,960 --> 00:06:09,720 ‎오늘 긴장이 많이 되네요 76 00:06:12,520 --> 00:06:14,160 ‎이걸 준비하면서 77 00:06:14,640 --> 00:06:18,640 ‎앞으로의 계획을 살짝 ‎얘기해야 했거든요 78 00:06:20,240 --> 00:06:21,880 ‎어쨌든 얘기하다 보면... 79 00:06:22,320 --> 00:06:23,600 ‎어떤... 80 00:06:23,800 --> 00:06:26,240 ‎넘지 못할 지점이 있어요 81 00:06:26,640 --> 00:06:29,360 ‎우리의 여행 계획도 ‎얘기할 수 있고 82 00:06:29,440 --> 00:06:33,520 ‎결국 이블린 얘기가 ‎나올 것도 알죠 83 00:06:33,720 --> 00:06:37,440 ‎근데 그 지점을 넘기려고 하면 ‎바로... 84 00:06:37,520 --> 00:06:39,200 ‎지금 얘기를 꺼내는 것도... 85 00:06:56,680 --> 00:07:00,640 ‎"스코틀랜드" 86 00:07:00,960 --> 00:07:02,840 ‎"케언곰 국립 공원 ‎하일랜드" 87 00:07:04,720 --> 00:07:06,400 ‎이블린은 영적인 아이였어 88 00:07:08,120 --> 00:07:11,120 ‎그리고 항상 자기는... 89 00:07:11,200 --> 00:07:13,280 ‎다른 차원에 있다고 생각했지 90 00:07:14,040 --> 00:07:16,280 ‎소수의 친구랑 끈끈했고 91 00:07:16,640 --> 00:07:19,800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었지 92 00:07:21,520 --> 00:07:24,480 ‎그보다는 은둔파였지 93 00:07:25,200 --> 00:07:26,400 ‎작년 일인데... 94 00:07:27,200 --> 00:07:29,120 ‎"그웨니" 95 00:07:29,200 --> 00:07:32,480 ‎가을쯤 올랜도 오빠랑 ‎대화를 했는데 96 00:07:32,560 --> 00:07:35,320 ‎동생을 챙기는 맏이처럼 97 00:07:35,400 --> 00:07:38,560 ‎제가 어떻게 지내는지 ‎꼬치꼬치 물어보더라고요 98 00:07:38,640 --> 00:07:40,680 ‎진짜 행복하냐면서요 99 00:07:41,960 --> 00:07:44,000 ‎근데 갑자기 울음보가 터졌죠 100 00:07:44,080 --> 00:07:47,080 ‎그래서 이블린 오빠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어요 101 00:07:47,160 --> 00:07:49,400 ‎가족들이 다 오빠 얘기를 ‎안 꺼내니까요 102 00:07:49,480 --> 00:07:54,560 ‎이블린 오빠랑 갔던 곳을 ‎다시 걷는 건 103 00:07:55,120 --> 00:07:57,880 ‎오빠 얘기를 하고 기억할 수 있는 104 00:07:58,040 --> 00:08:00,320 ‎소중한 기회가 되겠죠 105 00:08:01,520 --> 00:08:05,520 ‎그리고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어요 106 00:08:05,640 --> 00:08:09,320 ‎당시 우리 가족과 ‎이블린 오빠가 겪은 일을요 107 00:08:09,960 --> 00:08:11,960 ‎이블린 형이 ‎올랜도 형보다 컸어요? 108 00:08:12,720 --> 00:08:15,360 ‎그런 적도 있었지 109 00:08:17,040 --> 00:08:18,080 ‎크고 나서는 110 00:08:19,040 --> 00:08:21,080 ‎어릴 때는 아니었고요? 111 00:08:21,160 --> 00:08:23,960 ‎올랜도는 운동을 좋아했지만 ‎이블린은 아니었거든 112 00:08:24,280 --> 00:08:26,480 ‎이건 치유 과정이에요 113 00:08:26,880 --> 00:08:27,800 ‎"로빈" 114 00:08:27,880 --> 00:08:33,280 ‎또는 자기 성찰의 기회라고 ‎할 수 있죠 115 00:08:34,240 --> 00:08:36,840 ‎우리 가족과 스스로를 ‎들여다보면서 116 00:08:37,280 --> 00:08:43,760 ‎그동안 마음속에 묻어 놨던 얘기를 ‎속 시원히 꺼내 놓고 117 00:08:44,200 --> 00:08:46,880 ‎모르는 척... 118 00:08:46,960 --> 00:08:52,320 ‎이 문제를 피하는 대신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요 119 00:08:53,360 --> 00:08:59,400 ‎15년 동안 묵혀 놨던 ‎문제를 받아들이면 120 00:09:00,320 --> 00:09:02,080 ‎너한테 큰 도움이 될 거야 121 00:09:03,520 --> 00:09:04,600 ‎인간적으로 122 00:09:04,680 --> 00:09:06,800 ‎- 그러면 좋겠어요, 그래서... ‎- 당연하지 123 00:09:06,880 --> 00:09:08,400 ‎그래서 이렇게 걷는 거죠 124 00:09:08,480 --> 00:09:10,480 ‎그래, 정말 좋은 생각이야 125 00:09:10,880 --> 00:09:14,480 ‎엄마는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126 00:09:15,520 --> 00:09:17,480 ‎- 어떻게 극복했냐고? ‎- 네 127 00:09:18,920 --> 00:09:24,680 ‎그 사건이 일어나고 처음에는 ‎내가 죽을 것 같았어 128 00:09:25,000 --> 00:09:28,160 ‎그 자리에서 쓰러져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129 00:09:28,560 --> 00:09:29,640 ‎그래서... 130 00:09:31,000 --> 00:09:34,960 ‎그땐 스스로 무섭다고 ‎말할 수도 없었지 131 00:09:35,040 --> 00:09:38,120 ‎무섭다거나 끔찍하다고 말하면 132 00:09:38,840 --> 00:09:41,840 ‎발작이 일어날 거 같아서 133 00:09:42,120 --> 00:09:43,320 ‎말하는 것만으로 134 00:09:43,400 --> 00:09:45,600 ‎그래서 닥치는 대로 135 00:09:46,240 --> 00:09:51,880 ‎충격을 잊을 만한 일을 찾아 ‎거기에만 매달렸지 136 00:09:53,280 --> 00:09:59,280 ‎이블린의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땐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어 137 00:09:59,360 --> 00:10:00,800 ‎그리고... 138 00:10:01,640 --> 00:10:04,680 ‎살다 보면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들이 있잖아 139 00:10:05,000 --> 00:10:07,240 ‎어떤 말이나 사람 얼굴처럼 140 00:10:17,840 --> 00:10:19,200 ‎난 지난 13년 동안... 141 00:10:20,040 --> 00:10:24,160 ‎이블린을 닮은 사람들과 마주쳤어 142 00:10:24,600 --> 00:10:28,040 ‎- 저도요 ‎- 한번은 그 사람 팔도 붙잡았었지 143 00:10:28,800 --> 00:10:32,560 ‎이블린이 살아 있다면 ‎이렇게 컸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144 00:10:41,040 --> 00:10:45,720 ‎그리고 아들이랑 너무 닮아서 ‎실수했다고 사과했지 145 00:10:47,040 --> 00:10:48,440 ‎정말 신기했어 146 00:10:51,120 --> 00:10:53,920 ‎웃는 얼굴이 ‎이블린이랑 똑같았거든 147 00:10:55,000 --> 00:10:57,000 ‎이블린은 제 둘째 아들이에요 148 00:10:57,360 --> 00:10:58,240 ‎"베타 (해리엇)" 149 00:10:58,360 --> 00:10:59,960 ‎아주 똑똑한 아이였죠 150 00:11:00,120 --> 00:11:04,400 ‎그리고 학교에 들어가면서 ‎키도 컸어요 151 00:11:04,960 --> 00:11:09,040 ‎다들... 이블린을 좋아했죠 152 00:11:09,640 --> 00:11:13,360 ‎워낙 머리가 좋은 아이라서 ‎화학은 물론이고 153 00:11:13,440 --> 00:11:16,360 ‎각종 과목의 상을 휩쓸었고 ‎의사가 꿈이었어요 154 00:11:16,440 --> 00:11:18,640 ‎배려심과 공감 능력이 남달랐죠 155 00:11:19,040 --> 00:11:24,920 ‎그리고 17, 18살 때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다가 156 00:11:25,720 --> 00:11:30,520 ‎그다음부터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우울증에 빠졌어요 157 00:11:30,920 --> 00:11:32,320 ‎아무것도 못 했죠 158 00:11:34,120 --> 00:11:36,320 ‎결국 학업도 중단하고 ‎'갭 이어'를 가졌어요 159 00:11:36,920 --> 00:11:39,840 ‎아프리카에 가고 싶다고 했죠 160 00:11:39,920 --> 00:11:42,520 ‎그래서 나미비아에 갔어요 161 00:11:43,040 --> 00:11:47,440 ‎애 아빠가 그곳의 ‎독일인 가정으로 보냈죠 162 00:11:48,640 --> 00:11:51,360 ‎거기서 한동안은 행복해 보였어요 163 00:11:53,760 --> 00:11:54,600 ‎그러다... 164 00:11:55,360 --> 00:11:56,800 ‎어느 순간 165 00:11:56,880 --> 00:12:01,360 ‎우리에게 보낸 팩스에서 ‎행복하다는 말이 166 00:12:02,200 --> 00:12:03,360 ‎쑥 들어갔죠 167 00:12:04,520 --> 00:12:08,680 ‎그 후 2, 3년 동안 ‎천사 같던 이블린은 168 00:12:08,760 --> 00:12:09,880 ‎괴물로 변했어요 169 00:12:10,320 --> 00:12:14,880 ‎우리 가족은 그 애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했죠 170 00:12:16,120 --> 00:12:20,440 ‎그 당시의 이블린은 ‎예전과는 전혀 달랐어요 171 00:12:22,240 --> 00:12:25,160 ‎마지막 몇 주 동안 ‎난 이블린 형이랑 자주 놀았어 172 00:12:25,840 --> 00:12:29,480 ‎형이 나갔을 때 난 집에 있었는데 173 00:12:29,560 --> 00:12:32,080 ‎나중에 보니까 안 돌아왔더라 174 00:12:32,720 --> 00:12:38,760 ‎그때 형이랑 나눴던 얘기도 기억나 175 00:12:39,760 --> 00:12:41,560 ‎그게 그러니까... 176 00:12:43,520 --> 00:12:45,440 ‎- 무슨 얘기였는데? ‎- 있잖아 177 00:12:45,800 --> 00:12:47,520 ‎그게... 178 00:12:47,600 --> 00:12:50,360 ‎스코틀랜드에 있을 때부터 ‎런던에 있을 때까지는 179 00:12:51,040 --> 00:12:53,840 ‎이블린 형이 죽고 싶다고 했었어 180 00:12:54,040 --> 00:12:55,280 ‎입버릇처럼 181 00:12:55,520 --> 00:12:56,520 ‎빈말이 아니라... 182 00:12:57,640 --> 00:12:58,520 ‎그때부터 계획했어 183 00:12:58,600 --> 00:13:00,040 ‎1년 전부터 184 00:13:00,120 --> 00:13:03,600 ‎집에서 자살 시도하다가 ‎엄마랑 나한테 발견되기도 했어 185 00:13:03,720 --> 00:13:06,240 ‎우리 둘이 줄을 끊고 ‎끌어내렸다니까 186 00:13:06,320 --> 00:13:08,440 ‎이 얘기를 했었는지 모르겠지만... 187 00:13:08,520 --> 00:13:10,200 ‎했어, 나 들은 기억이 나 188 00:13:10,280 --> 00:13:11,160 ‎- 있잖아 ‎- 끔찍했겠다 189 00:13:11,240 --> 00:13:15,000 ‎보통 예기치 못한 순간에 자살한대 190 00:13:15,560 --> 00:13:16,560 ‎사람들이 그러더라고 191 00:13:16,640 --> 00:13:21,520 ‎이블린은 그날 보름달이 뜨자 ‎공황 발작을 일으켰던 거야 192 00:13:22,320 --> 00:13:27,880 ‎근데 난 판사를 만나러 갔던 날 ‎이블린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지 193 00:13:50,720 --> 00:13:52,880 ‎솔직히 말해서 오늘 종일 194 00:13:54,920 --> 00:13:57,080 ‎그냥 슬프네요 195 00:14:00,000 --> 00:14:00,920 ‎그래서... 196 00:14:03,160 --> 00:14:07,120 ‎모르겠어요 ‎기운이 다 빠지고 힘드네요 197 00:14:09,960 --> 00:14:12,360 ‎이 얘기를 하면서... 198 00:14:15,640 --> 00:14:20,800 ‎가족들이 괴로워하니까 ‎정말 마음이 아파요 199 00:15:03,920 --> 00:15:07,080 ‎이건 우리한테도 좋겠지만 ‎로빈한테 특히 도움이 될 거야 200 00:15:07,760 --> 00:15:08,720 ‎이블린 얘기? 201 00:15:08,800 --> 00:15:09,640 ‎그래 202 00:15:10,920 --> 00:15:12,680 ‎왜 그렇게 말하는데? 203 00:15:14,720 --> 00:15:15,760 ‎로빈이... 204 00:15:17,200 --> 00:15:19,880 ‎그냥 오빠 생각이나 말해 205 00:15:22,040 --> 00:15:24,120 ‎- 좋아, 알겠어 ‎- 그래 206 00:15:25,160 --> 00:15:28,280 ‎사실 로빈은 깜짝 놀랄 만큼... 207 00:15:30,080 --> 00:15:31,720 ‎자기감정을 분명히 표현하고 있어 208 00:15:31,800 --> 00:15:34,640 ‎물어본다고 속내를 ‎말하는 애는 아니잖아 209 00:15:34,720 --> 00:15:37,320 ‎원래 로빈은... ‎사실 오빠랑 로빈 둘 다 그렇지 210 00:15:38,120 --> 00:15:39,960 ‎자기 얘기 잘 안 하잖아 211 00:15:41,320 --> 00:15:43,400 ‎9월에 올랜도 오빠랑 212 00:15:43,480 --> 00:15:46,520 ‎이블린 오빠 얘기를 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213 00:15:46,600 --> 00:15:49,200 ‎제가 못살 만큼 힘들다고 했죠 214 00:15:49,640 --> 00:15:51,480 ‎이블린 오빠의 기억 때문에요 215 00:15:52,320 --> 00:15:54,480 ‎그리고 올랜도 오빠도... 216 00:15:55,040 --> 00:15:57,360 ‎그걸 인정하게 했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217 00:15:57,440 --> 00:16:00,440 ‎'난 10년 동안 이블린 이름도 ‎입에 올릴 수 없었어' 218 00:16:01,000 --> 00:16:01,920 ‎전... 219 00:16:02,040 --> 00:16:05,840 ‎제가 작은 밸브를 연 기분이었어요 220 00:16:05,920 --> 00:16:08,880 ‎이블린 오빠 얘기를 하다니 ‎감격스러웠죠 221 00:16:08,960 --> 00:16:10,200 ‎우린 둘 다... 222 00:16:11,200 --> 00:16:12,400 ‎마음고생했어요 223 00:16:12,760 --> 00:16:16,960 ‎이블린 오빠의 이름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224 00:16:17,040 --> 00:16:19,400 ‎크나큰 발전이라고 느꼈죠 225 00:16:19,720 --> 00:16:21,560 ‎서로... 226 00:16:22,480 --> 00:16:27,240 ‎힘들었단 사실을 인정했고 ‎올랜도 오빠한테 직접 들으니까... 227 00:16:27,680 --> 00:16:30,760 ‎전 사실 오빠가 감정을 완벽하게 228 00:16:31,160 --> 00:16:32,760 ‎차단한다고 생각했어요 229 00:16:35,440 --> 00:16:37,120 ‎우는 것도 못 봤거든요 230 00:16:47,120 --> 00:16:49,040 ‎- 환상적이지? ‎- 그러게 231 00:16:53,320 --> 00:16:54,280 ‎멋지다 232 00:16:56,760 --> 00:16:58,920 ‎사악한 여인이여 233 00:16:59,320 --> 00:17:01,960 ‎- 그럼 넌 뭔데? ‎- 이제 위험에서 벗어났어 234 00:17:04,200 --> 00:17:08,960 ‎"크레이고리 산 ‎1995년" 235 00:17:10,600 --> 00:17:14,200 ‎이블린을 검사한 병원에서는 ‎우울증이 아니라 236 00:17:14,280 --> 00:17:15,480 ‎조현병이라고 했어요 237 00:17:15,840 --> 00:17:19,240 ‎그 진단을 받고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죠 238 00:17:19,800 --> 00:17:23,040 ‎생각해 보면 저는 엄마로서 239 00:17:23,360 --> 00:17:25,480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240 00:17:26,120 --> 00:17:29,840 ‎의사가 그런 진단을 ‎내렸기 때문이에요 241 00:17:30,120 --> 00:17:34,160 ‎내 자식이 조현병이라니 ‎생각만 해도 무섭잖아요 242 00:17:34,760 --> 00:17:39,280 ‎자식이 조현병자라는 사실은 ‎무시무시한 낙인이야 243 00:17:39,920 --> 00:17:42,600 ‎특히 혼자 자식을 ‎키우는 부모한테는 244 00:17:43,040 --> 00:17:44,080 ‎그리고... 245 00:17:44,720 --> 00:17:46,240 ‎대부분 이렇게 반응하지 246 00:17:46,840 --> 00:17:49,560 ‎'아빠 없이 혼자 키워서 그래' 247 00:17:50,320 --> 00:17:54,320 ‎'이블린이 조현병에 걸린 건 ‎당신 탓이 크다고' 248 00:17:54,400 --> 00:17:57,160 ‎- 아무도 그런 생각 안 해요 ‎- 그것 때문에... 249 00:17:58,640 --> 00:18:03,920 ‎손가락질을 받거나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해 250 00:18:04,000 --> 00:18:06,040 ‎너희들은 몰라 251 00:18:06,120 --> 00:18:10,000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조현병은 정말 무서운 병이야 252 00:18:10,080 --> 00:18:11,760 ‎뇌의 화학 작용 말이야 253 00:18:11,840 --> 00:18:12,920 ‎끔찍하지 254 00:18:13,440 --> 00:18:14,680 ‎어떨 때 보면 255 00:18:15,520 --> 00:18:16,480 ‎보통 사람이야 256 00:18:18,240 --> 00:18:20,080 ‎아주 멀쩡하지 257 00:18:20,520 --> 00:18:23,840 ‎그러다 뇌의 불균형이 ‎점점 악화되는 거야 258 00:18:24,240 --> 00:18:29,720 ‎조현병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어 259 00:18:30,160 --> 00:18:31,200 ‎전 지금도... 260 00:18:31,960 --> 00:18:33,600 ‎정신병에 대해 잘 몰라요 261 00:18:33,760 --> 00:18:35,040 ‎아는 것만 알죠 262 00:18:35,320 --> 00:18:38,520 ‎보통 사람들은 ‎어떤 일을 겪거나... 263 00:18:39,640 --> 00:18:42,400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면 264 00:18:42,480 --> 00:18:46,520 ‎관련 분야를 열심히 조사하고 ‎들이파잖아요 265 00:18:46,600 --> 00:18:48,240 ‎제대로 이해하려고요 266 00:18:48,440 --> 00:18:51,840 ‎이블린 오빠가 자살하고 ‎전 그 반대였어요 267 00:18:51,920 --> 00:18:55,280 ‎정신병과 관련된 건 ‎쳐다도 안 봤죠 268 00:18:55,640 --> 00:18:58,720 ‎아예 관심을 끊었어요 269 00:18:58,800 --> 00:19:00,600 ‎도저히 그럴 수 없었죠 270 00:19:01,920 --> 00:19:03,080 ‎너무 괴로워서요 271 00:19:09,120 --> 00:19:11,200 ‎이블린 생각에 깊이 빠지다 보면 272 00:19:11,520 --> 00:19:14,320 ‎가능하면 잊고 싶은 273 00:19:14,880 --> 00:19:18,280 ‎여섯 가지 기억이 머릿속에 떠올라 274 00:19:18,720 --> 00:19:19,600 ‎하나는... 275 00:19:20,440 --> 00:19:22,360 ‎귓속말하던 거 276 00:19:23,320 --> 00:19:24,760 ‎- 그랬죠 ‎- 맞아요 277 00:19:24,840 --> 00:19:27,680 ‎그리고 키득대는 소리 278 00:19:28,200 --> 00:19:29,040 ‎네 279 00:19:29,640 --> 00:19:32,560 ‎- 반짝반짝 빛나던 눈 ‎- 그랬죠 280 00:19:33,120 --> 00:19:36,600 ‎천둥 치는 것처럼 ‎요란했던 방귀 소리 281 00:19:36,800 --> 00:19:39,000 ‎저도 그 얘기 하려고 했어요! 282 00:19:40,320 --> 00:19:43,480 ‎그런 추억을 갖고 계신다니 ‎충격적이네요 283 00:19:43,880 --> 00:19:47,760 ‎전 소리는 모르겠고 ‎냄새는 기억나요 284 00:19:48,560 --> 00:19:49,440 ‎맞아 285 00:19:51,120 --> 00:19:54,320 ‎그래도 기억에 남는 ‎열 가지를 꼽으라면 286 00:19:54,400 --> 00:19:56,760 ‎방귀는 백 프로 포함이에요 287 00:19:56,840 --> 00:19:57,680 ‎맞아 288 00:20:57,440 --> 00:20:59,440 ‎면사포를 쓴 사랑스러운 신부 289 00:21:12,320 --> 00:21:13,160 ‎밖을 봐요 290 00:21:15,560 --> 00:21:16,400 ‎죽이네요 291 00:21:17,320 --> 00:21:18,480 ‎날씨가 끝내줘요 292 00:21:20,920 --> 00:21:23,520 ‎- 긍정적인 얘기를 하고 싶은데... ‎- 좋다고? 293 00:21:23,600 --> 00:21:24,480 ‎그래 294 00:21:24,600 --> 00:21:26,360 ‎- 진짜 환장하겠다 ‎- 말이 안 나오지? 295 00:21:27,720 --> 00:21:28,720 ‎알아 296 00:21:39,000 --> 00:21:41,600 ‎엄마는 어디서 소식을 들었어요? 297 00:21:43,840 --> 00:21:45,280 ‎이블린이 죽은 날 298 00:21:47,440 --> 00:21:51,880 ‎아침에 눈뜨자마자 ‎그 애 방으로 달려갔는데 없었어 299 00:21:52,640 --> 00:21:56,640 ‎그래서 그웨니를 깨워 ‎이블린이 어딨는지 물어봤지 300 00:21:57,240 --> 00:22:00,800 ‎잭이랑 있는 게 아니란 ‎불길한 예감이 들었거든 301 00:22:01,600 --> 00:22:03,160 ‎그래서 그웨니랑 차를 타고 302 00:22:03,240 --> 00:22:06,480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다녔지 303 00:22:07,320 --> 00:22:08,760 ‎근데 못 찾았어 304 00:22:10,720 --> 00:22:16,760 ‎아무리 뒤져도 안 보였고 ‎케빈이 도와주겠다고 했어 305 00:22:17,960 --> 00:22:20,040 ‎'그럼 저도 같이 찾아볼게요' 306 00:22:20,560 --> 00:22:24,200 ‎그리고 케빈이 ‎정원을 둘러보고 왔는데... 307 00:22:24,480 --> 00:22:27,440 ‎그때는 벌써 오후였고 ‎케빈의 표정은... 308 00:22:28,120 --> 00:22:31,000 ‎난 그 얼굴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어 309 00:22:31,400 --> 00:22:34,320 ‎이블린은 정원에 있었는데 ‎거긴 안 찾아봤거든 310 00:22:35,000 --> 00:22:37,400 ‎정원 구석까지 ‎가 볼 생각은 안 했지 311 00:22:39,920 --> 00:22:42,880 ‎근데 케빈이 경찰을 ‎부르자고 하더라 312 00:22:43,920 --> 00:22:47,400 ‎난 충격에 멍해 있었고 ‎경찰이 오더니... 313 00:22:49,200 --> 00:22:51,800 ‎안 보는 게 좋겠다며 말리더라 314 00:22:52,560 --> 00:22:56,240 ‎그런데 난 엄마니까 보겠다고 했지 315 00:22:56,960 --> 00:22:58,360 ‎그리고 정원에 내려갔는데 316 00:22:59,920 --> 00:23:04,440 ‎이블린은 비비백에 담긴 채 ‎땅에 누워 있었어 317 00:23:05,560 --> 00:23:07,160 ‎경찰이 지퍼로 잠가 놨더라고 318 00:23:08,000 --> 00:23:09,880 ‎엄마랑 오빠랑 ‎심각한 얘기 한다, 로빈 319 00:23:09,960 --> 00:23:12,040 ‎놀라서 정신없는 와중에 320 00:23:13,520 --> 00:23:14,800 ‎이블린을 깨우고 싶었어 321 00:23:14,880 --> 00:23:16,240 ‎너도 끼고 싶어? 322 00:23:19,240 --> 00:23:21,200 ‎그렇게 됐었지 323 00:23:23,000 --> 00:23:26,080 ‎형이 집에서 나가던 기억이 나요 324 00:23:27,640 --> 00:23:30,640 ‎저녁 6시쯤이었는데 ‎9월이라 아직 밝았어요 325 00:23:31,520 --> 00:23:34,520 ‎근데... 326 00:23:36,200 --> 00:23:41,840 ‎형이 나갔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327 00:23:42,920 --> 00:23:45,360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 갔는데 328 00:23:47,400 --> 00:23:54,200 ‎수업 중에 교장실로 오라는 ‎호출을 받았어요 329 00:23:55,640 --> 00:23:57,160 ‎집으로 가라더군요 330 00:23:59,040 --> 00:24:01,800 ‎연극 선생님이 집까지 ‎태워다 주셨어요 331 00:24:07,200 --> 00:24:08,320 ‎근데... 332 00:24:09,440 --> 00:24:12,640 ‎집 밖에 구급차랑 경찰이 보였죠 333 00:24:29,200 --> 00:24:33,200 ‎워낙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까 334 00:24:33,280 --> 00:24:35,040 ‎생각할 것도 많더라 335 00:24:35,120 --> 00:24:38,680 ‎난 집에 살아서 그렇겠지만 ‎이블린 형이 불쑥 나타날 거 같아 336 00:24:39,160 --> 00:24:41,920 ‎집에 형 사진이 잔뜩 있잖아 337 00:24:42,240 --> 00:24:43,120 ‎그렇지 338 00:24:44,240 --> 00:24:47,920 ‎그래서 이블린 형이 ‎아직도 살아 있는 것 같아 339 00:24:50,800 --> 00:24:56,640 ‎그리고 형이 집으로 ‎돌아오는 꿈도 꿔 340 00:24:56,720 --> 00:24:58,920 ‎이런 식이지 ‎'형, 돌아왔구나' 341 00:24:59,120 --> 00:25:00,760 ‎- '그래, 왔어' ‎- 알 거 같아 342 00:25:00,840 --> 00:25:05,320 ‎'그동안 어디 있었어?' ‎이렇게 이상한 대화를 나누는 거야 343 00:25:05,400 --> 00:25:07,440 ‎이블린 형이랑 얘기를 하다니... 344 00:25:08,720 --> 00:25:11,880 ‎- 그건 불가능하잖아 ‎- 그렇지 345 00:25:16,800 --> 00:25:21,800 ‎'이렇게 보니까 정말 반갑다' 346 00:25:22,840 --> 00:25:25,240 ‎'이제 가지 말고 ‎그냥 여기서 지내면 안 돼?' 347 00:25:27,760 --> 00:25:28,680 ‎그리고... 348 00:25:31,800 --> 00:25:34,080 ‎정말 묘한 기억이 나 349 00:25:34,160 --> 00:25:38,400 ‎뭔가 온기가 돌아온 느낌이었지 350 00:25:38,480 --> 00:25:42,080 ‎완전해진 기분이었는데 ‎잠에서 깬 후에는 351 00:25:42,760 --> 00:25:44,480 ‎- 단절된 기분이었어 ‎- 그렇지 352 00:25:44,560 --> 00:25:46,160 ‎그런데... 353 00:25:48,000 --> 00:25:54,040 ‎계속 같은 대화를 ‎반복했던 기억이 나 354 00:25:54,840 --> 00:25:57,000 ‎가지 말라고 하든가 355 00:25:57,200 --> 00:25:58,800 ‎- 그래 ‎- 여기 있으라며 잡아 356 00:26:09,480 --> 00:26:12,600 ‎난 이블린 형이 수호자라고 생각해 357 00:26:12,680 --> 00:26:14,360 ‎- 널 지켜줘? ‎- 잘은 모르겠지만 358 00:26:14,440 --> 00:26:20,240 ‎꼭 기도를 해야 한다면 ‎어디 안 가고 거기에 할 거야 359 00:26:25,760 --> 00:26:27,680 ‎이블린이 이 길을 좋아했지? 360 00:26:46,800 --> 00:26:50,760 ‎매일 이 도보 여행이 ‎좋은 생각이었는지 고민해요 361 00:26:51,440 --> 00:26:52,640 ‎너무 괴로워서요 362 00:26:53,800 --> 00:26:56,480 ‎이 정도까지 ‎고통스러울 줄은 몰랐죠 363 00:26:58,520 --> 00:27:01,680 ‎이를 악물고 그저 버티고 있어요 364 00:27:15,520 --> 00:27:17,280 ‎"호수 지역 ‎컴브리아" 365 00:27:19,120 --> 00:27:20,080 ‎괜찮으세요? 366 00:27:20,640 --> 00:27:22,400 ‎- 아빠 ‎- 안녕, 그웨니 367 00:27:22,480 --> 00:27:25,040 ‎- 잘 지내셨어요? ‎- 그럼 368 00:27:25,200 --> 00:27:26,120 ‎- 아빠 ‎- 나 좀 봐 369 00:27:26,200 --> 00:27:27,800 ‎- 오는 길은 어떠셨어요? ‎- 반갑다 370 00:27:27,880 --> 00:27:28,720 ‎우리 딸 371 00:27:28,840 --> 00:27:30,480 ‎지루해 죽을 뻔했어 372 00:27:30,560 --> 00:27:32,800 ‎재밌는 걸 하지 그러셨어요? 373 00:27:32,880 --> 00:27:34,160 ‎왜 지루했어요? 374 00:27:34,720 --> 00:27:36,880 ‎기차에 탔던 다른 사람들 때문에 375 00:27:37,160 --> 00:27:38,200 ‎안녕하세요, 조 376 00:27:38,280 --> 00:27:39,160 ‎안녕, 그웨니 377 00:27:39,240 --> 00:27:41,000 ‎- 내 아들 ‎- 선글라스 멋지네요 378 00:27:41,080 --> 00:27:46,200 ‎애석하게도 아이들이 어릴 때 ‎결혼 생활이 파탄 났어요 379 00:27:46,280 --> 00:27:47,800 ‎당시 로빈은 갓난아기였고 380 00:27:47,880 --> 00:27:51,080 ‎1988년도였으니까 ‎이블린은 6살이었죠 381 00:27:51,800 --> 00:27:54,760 ‎이블린은 자라면서 ‎나랑 애들 엄마 사이의 382 00:27:55,560 --> 00:28:00,000 ‎가장 강한 연결고리라고 느꼈어요 383 00:28:01,680 --> 00:28:05,520 ‎나도 내 가족 사이에서 ‎그런 존재였었죠 384 00:28:07,480 --> 00:28:11,360 ‎이블린은 너나 그웨니보다 385 00:28:11,440 --> 00:28:16,280 ‎친가 식구들이랑 ‎자주 연락한 거 아니? 386 00:28:17,520 --> 00:28:19,320 ‎그웨니는 완전히... 387 00:28:20,120 --> 00:28:23,200 ‎외가 쪽에 마음이 가 있고 388 00:28:23,440 --> 00:28:25,720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래요? 389 00:28:25,800 --> 00:28:27,640 ‎이번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390 00:28:27,720 --> 00:28:30,360 ‎우리 부부가 도착했을 때 느낀 ‎팽팽한 긴장감이에요 391 00:28:30,440 --> 00:28:31,280 ‎"요해나" 392 00:28:31,360 --> 00:28:33,600 ‎불꽃이 튈 정도였죠 393 00:28:35,760 --> 00:28:38,400 ‎그대로 폭발하는 줄 알았어요 394 00:28:38,800 --> 00:28:42,200 ‎그웨니랑 안드레아스 사이에 395 00:28:42,600 --> 00:28:44,400 ‎전기가 찌릿찌릿 흘렀죠 396 00:28:44,480 --> 00:28:49,040 ‎그건 설명하기 힘들어, 그웨니 ‎그건 네가... 397 00:28:50,120 --> 00:28:51,920 ‎네가 뭘 좋아하는지 말하는 거야 398 00:28:52,000 --> 00:28:54,080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399 00:28:54,240 --> 00:28:55,680 ‎그냥... 400 00:28:55,800 --> 00:28:58,280 ‎넌 외할머니랑 엄청 친하잖아 401 00:28:59,160 --> 00:29:03,560 ‎스코틀랜드에 끌리고 ‎이런 건 다 자연스러운 거야 402 00:29:05,920 --> 00:29:09,040 ‎그리고 이블린은 유일하게 ‎독일에서 시간을 보냈잖니 403 00:29:09,120 --> 00:29:11,240 ‎'갭 이어' 때 말이야 404 00:29:12,000 --> 00:29:14,200 ‎두세 달 정도 뮌헨에 살았지 405 00:29:14,520 --> 00:29:16,600 ‎너희들 중에 독일어도 제일 잘했고 406 00:29:19,120 --> 00:29:20,080 ‎그때는 407 00:29:20,160 --> 00:29:22,240 ‎- 아빠는 지금... ‎- 어쩌면 408 00:29:22,320 --> 00:29:25,800 ‎아빠는 이블린의 기억을 ‎미화하고 있어요 409 00:29:25,880 --> 00:29:27,160 ‎네가 독일어를 더 잘했나? 410 00:29:27,240 --> 00:29:29,120 ‎독일어 A 등급은 저 하나였어요 411 00:29:29,200 --> 00:29:31,360 ‎그래, 그럼... 알겠다 412 00:29:31,560 --> 00:29:34,400 ‎저도 독일에 갔었고요 413 00:29:34,640 --> 00:29:37,040 ‎- 이블린보다는 짧게 있었지 ‎- 그리고 자식 중에 414 00:29:37,520 --> 00:29:39,760 ‎제가 독일어를 ‎제일 잘한다고 하셨잖아요 415 00:29:39,840 --> 00:29:42,160 ‎그럼 그 말은 취소하마 ‎네가 제일 잘했어 416 00:29:42,240 --> 00:29:43,600 ‎그건 상관없는데... 417 00:29:43,680 --> 00:29:45,920 ‎이블린 오빠도 잘했으니까 ‎괜찮아요 418 00:29:46,240 --> 00:29:47,400 ‎전 그저... 419 00:29:47,480 --> 00:29:51,160 ‎바로잡아 드리고 싶었어요 ‎가끔 사람이 죽으면... 420 00:29:51,240 --> 00:29:52,200 ‎그래 421 00:29:53,200 --> 00:29:56,360 ‎- 과대평가를... ‎- 과대평가하잖아요 422 00:29:56,440 --> 00:30:00,040 ‎실제로 그만한 능력이 없었더라도 423 00:30:00,120 --> 00:30:02,440 ‎그럴 수 있지 424 00:30:02,520 --> 00:30:05,320 ‎우리가 전달한 건 읽어 봤니? 425 00:30:06,080 --> 00:30:08,240 ‎올랜도한테 서류 같은 걸 보냈는데 426 00:30:08,320 --> 00:30:10,200 ‎- 어떤 건데요? ‎- 이블린의... 427 00:30:10,280 --> 00:30:12,600 ‎모즐리 병원에서 보낸 보고서 428 00:30:12,680 --> 00:30:13,520 ‎아뇨 429 00:30:13,600 --> 00:30:15,680 ‎이블린이 변하기 시작한 건... 430 00:30:19,160 --> 00:30:21,280 ‎18살 때부터였어요 431 00:30:21,560 --> 00:30:22,400 ‎조현병이었죠 432 00:30:22,480 --> 00:30:26,280 ‎보통 십 대 후반의 남자애들한테 ‎나타나는 병인데 433 00:30:26,360 --> 00:30:28,480 ‎이블린도 피해 가지 못했죠 434 00:30:30,200 --> 00:30:34,120 ‎우리 집안 남자들은 ‎자살하는 이력이 있는데 435 00:30:34,920 --> 00:30:37,800 ‎안타깝게도... 436 00:30:39,080 --> 00:30:42,840 ‎그런 예감이 들어서 걱정했었어요 437 00:30:42,920 --> 00:30:46,040 ‎이블린이 조현병에 걸리자 ‎그 걱정이 점점 커졌죠 438 00:30:46,960 --> 00:30:50,360 ‎이블린이 자살할 거 같아서요 439 00:30:50,440 --> 00:30:55,960 ‎근데 아이를 치료했던 의료진 ‎의사들은 하나같이 부인했죠 440 00:30:57,440 --> 00:30:59,840 ‎이블린은 자살 성향이 없다면서요 441 00:30:59,920 --> 00:31:03,560 ‎이블린의 상태가 심각해져서 ‎모즐리에 입원시켰을 때 442 00:31:03,640 --> 00:31:05,640 ‎어머니가 편찮으셨어 443 00:31:06,120 --> 00:31:10,040 ‎어머니는 우울증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셨지 444 00:31:10,520 --> 00:31:12,600 ‎그리고 그 병원에 반년 계셨는데 445 00:31:12,680 --> 00:31:15,560 ‎그 시기에 이블린이 죽었어 446 00:31:16,280 --> 00:31:20,040 ‎어머니한테 그걸 말씀드리자 447 00:31:20,560 --> 00:31:24,600 ‎담당 의사한테 ‎얘기해 봤다고 하시더라 448 00:31:24,920 --> 00:31:26,440 ‎그리고 그 의사 말이 449 00:31:27,280 --> 00:31:30,560 ‎자기 병원에 입원시켰으면 ‎그런 일은 막을 수 있었다는 거야 450 00:31:33,040 --> 00:31:33,880 ‎웃기지? 451 00:31:34,520 --> 00:31:39,240 ‎그건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었어 452 00:31:40,400 --> 00:31:41,680 ‎누가 그랬어요? 453 00:31:41,760 --> 00:31:43,080 ‎- 독일... ‎- 독일 의사가 454 00:31:43,160 --> 00:31:46,160 ‎독일 정신과 의사가 ‎자살은 없었을 거라더라 455 00:31:46,240 --> 00:31:49,400 ‎그 말을 믿는 건 아니지만... 456 00:31:49,480 --> 00:31:53,040 ‎독일과 영국의 청년 자살률을 457 00:31:53,120 --> 00:31:56,320 ‎비교해 보셔야죠 458 00:31:56,400 --> 00:31:58,000 ‎독일도 자살률은 만만치 않지 459 00:31:59,440 --> 00:32:00,760 ‎그리고... 460 00:32:02,080 --> 00:32:07,920 ‎어쨌든 지금 생각해 보면 ‎다른 결론은 생각할 수 없어 461 00:32:08,000 --> 00:32:10,960 ‎더 나은 치료를 받았다면 ‎이블린이 극단적인 선택을 462 00:32:11,040 --> 00:32:12,840 ‎안 했을 거란 말이 아니야 463 00:32:14,120 --> 00:32:16,520 ‎더 나은 치료도 없었고 464 00:32:16,600 --> 00:32:22,200 ‎솔직히 말해서 그랬다고 ‎달라지는 일도 없었을 거야 465 00:32:27,360 --> 00:32:28,960 ‎잘 모르겠다만 어쨌든 466 00:32:29,520 --> 00:32:34,560 ‎이블린의 자살을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아 467 00:32:34,640 --> 00:32:36,120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468 00:32:39,720 --> 00:32:41,640 ‎미안하지만 가만있을 순 없다! 469 00:32:41,720 --> 00:32:45,080 ‎이 사람들이 문제라고 ‎일을 제대로 해야지! 470 00:32:45,160 --> 00:32:46,400 ‎아빠, 그만하세요 471 00:32:47,240 --> 00:32:49,920 ‎지적할 만해서 말했는데 ‎왜 나한테 난리야? 472 00:32:50,000 --> 00:32:51,320 ‎- 그냥... ‎- 똑바로 일해야지 473 00:32:51,440 --> 00:32:53,840 ‎- 진정하시라고요 ‎- 알겠다 474 00:32:57,320 --> 00:32:58,400 ‎맙소사 475 00:33:01,120 --> 00:33:02,320 ‎- 세상에 ‎- 별일 아니잖아요 476 00:33:06,120 --> 00:33:07,040 ‎미안해 477 00:33:09,200 --> 00:33:11,840 ‎비난받는 건 싫으시겠지만... 478 00:33:11,920 --> 00:33:14,960 ‎- 그런 태도는 곤란해요 ‎- 너도 마찬가지야 479 00:33:15,040 --> 00:33:19,120 ‎그래도 이 얘기는 해야겠어요 ‎다들 기분 상했잖아요 480 00:33:19,200 --> 00:33:20,040 ‎아니지! 481 00:33:20,120 --> 00:33:22,440 ‎힘든 문제를 다루는 상황에서요! 482 00:33:22,520 --> 00:33:25,200 ‎- 그거랑은 별개잖아! ‎- 근데 아빠가 이렇게 483 00:33:25,280 --> 00:33:27,720 ‎고작 음식 문제로 ‎이성을 잃으면... 484 00:33:28,000 --> 00:33:29,040 ‎답답하죠 485 00:33:30,160 --> 00:33:32,320 ‎이거랑 그건 아무 상관 없어 486 00:33:33,400 --> 00:33:34,720 ‎다른 문제라고 487 00:33:38,320 --> 00:33:41,080 ‎여기 직원들이 ‎일을 개판으로 하잖아 488 00:33:41,480 --> 00:33:42,440 ‎됐어요 489 00:33:42,520 --> 00:33:44,440 ‎- 누나, 그만해 ‎- 그 얘기야! 490 00:33:55,880 --> 00:33:58,800 ‎전 그저... 죄송해요 491 00:33:59,560 --> 00:34:04,360 ‎존경스러운 아버지를 대하듯이 ‎아빠를 공경하지 않아서요 492 00:34:04,440 --> 00:34:06,480 ‎날 공경할 필요는 없어 ‎바라지도 않아! 493 00:34:06,560 --> 00:34:09,240 ‎- 그럼 아까 일은... ‎- 우린 그런 관계도 아니잖니 494 00:34:09,320 --> 00:34:11,000 ‎- 나도 인정해 ‎- 알아요 495 00:34:11,080 --> 00:34:13,440 ‎- 진짜야! ‎- 그렇다면 잘됐네요 496 00:34:13,520 --> 00:34:15,240 ‎- 인정하고 있어 ‎- 그렇다니 감사해요 497 00:34:15,320 --> 00:34:18,280 ‎전적으로 인정해 ‎내가 진상이었다 498 00:34:19,560 --> 00:34:21,240 ‎그웨니, 미안하구나 499 00:34:22,120 --> 00:34:24,160 ‎아까 왜 그렇게 욱했는지 모르겠다 500 00:34:24,240 --> 00:34:26,560 ‎따지고 보면 별것도 아닌데 501 00:34:26,640 --> 00:34:29,240 ‎- 사소한 거죠 ‎- 진짜 별거 아니지 502 00:34:29,320 --> 00:34:31,480 ‎- 공공장소였고요 ‎- 그래 503 00:34:35,120 --> 00:34:37,280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올라와서 그랬나 봐 504 00:34:40,120 --> 00:34:45,160 ‎올랜도, 확실하진 않지만 ‎그웨니는 안드레아스가 505 00:34:45,240 --> 00:34:51,640 ‎이블린의 일이나 여러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눈치야 506 00:34:52,680 --> 00:34:55,280 ‎아빠한테 화낼 때가 많잖아 507 00:35:10,960 --> 00:35:12,200 ‎- 멋지다 ‎- 저거 봐 508 00:35:13,680 --> 00:35:14,520 ‎예술이네 509 00:35:19,560 --> 00:35:21,040 ‎이런 건 찍어 줘야지 510 00:35:22,720 --> 00:35:24,120 ‎- 폭포 사진 ‎- 그래 511 00:35:24,360 --> 00:35:25,600 ‎- 다들 돌아봐 ‎- 멋지다 512 00:35:25,800 --> 00:35:27,520 ‎- 남자들 올라갈 수 있을까? ‎- 준비해 513 00:35:39,440 --> 00:35:41,720 ‎'사랑하는 이블린 오빠 ‎생일 축하해' 514 00:35:42,320 --> 00:35:43,640 ‎'오늘은 오빠의 35번째 생일이죠' 515 00:35:43,720 --> 00:35:47,440 ‎'하지만 조현병에 져서 ‎13년 전에 목숨을 끊었어요' 516 00:35:47,800 --> 00:35:51,000 ‎'까마득한 옛날 일 같기도 ‎바로 어제처럼 생생하기도 해요' 517 00:35:51,600 --> 00:35:54,760 ‎'우리 남매는 이블린 오빠를 ‎기리며 영국을 횡단 중이죠' 518 00:35:54,840 --> 00:35:57,640 ‎'어릴 때 같이 갔던 곳을 ‎다시 방문하며' 519 00:35:57,720 --> 00:36:00,480 ‎'그동안 쌓아 왔던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520 00:36:01,000 --> 00:36:03,360 ‎'이블린 오빠를 아는 사람은 ‎따라 웃게 하는 웃음소리와' 521 00:36:03,440 --> 00:36:05,440 ‎'커다란 미소, 따뜻한 포옹을 ‎기억할 거예요' 522 00:36:06,160 --> 00:36:07,640 ‎'정말 보고 싶어요' 523 00:36:08,480 --> 00:36:11,000 ‎'우린 정신병 얘기를 ‎계속해야 해요' 524 00:36:11,080 --> 00:36:12,360 ‎'그 낙인과 싸워야죠' 525 00:36:12,440 --> 00:36:15,640 ‎'이 나라 청년들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이유를 파악하고' 526 00:36:15,720 --> 00:36:18,520 ‎'정신 건강 관리에 ‎더 힘쓰도록 촉구할 거예요' 527 00:36:21,760 --> 00:36:24,440 ‎아주 잘 썼어 ‎하나도 수정할 필요 없겠는데 528 00:36:24,520 --> 00:36:27,200 ‎고쳐 달라고 말한 적 없거든 529 00:36:27,520 --> 00:36:29,720 ‎들어 보라는 거였지 530 00:36:29,800 --> 00:36:30,760 ‎난... 531 00:36:31,240 --> 00:36:32,360 ‎좋았어 532 00:36:34,160 --> 00:36:37,080 ‎난 여길 걸었던 ‎기억이 없구나, 올랜도 533 00:36:39,480 --> 00:36:40,600 ‎근데 걸었잖아 534 00:36:40,920 --> 00:36:42,440 ‎- 글쎄... ‎- 어떻게 까먹을 수 있어? 535 00:36:42,520 --> 00:36:44,720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는 536 00:36:44,800 --> 00:36:46,880 ‎- 당연히 기억할 텐데 ‎- 평생 기억에 남겠어 537 00:36:46,960 --> 00:36:48,920 ‎난 호숫가는 처음 와 봐 538 00:36:58,040 --> 00:36:59,840 ‎있잖아요 539 00:37:02,360 --> 00:37:03,880 ‎전 항상... 540 00:37:04,720 --> 00:37:10,080 ‎1년에 3일, 세 번 ‎그 3일이... 541 00:37:10,960 --> 00:37:13,160 ‎굉장히 두려워요 542 00:37:14,160 --> 00:37:15,320 ‎그리고... 543 00:37:16,040 --> 00:37:17,000 ‎그러니? 544 00:37:17,760 --> 00:37:19,640 ‎이블린의 기일이랑... 545 00:37:19,720 --> 00:37:22,160 ‎- 그래 ‎- 9월 2일이지? 546 00:37:23,360 --> 00:37:25,760 ‎그리고 이건 어떤 날이라기보다 547 00:37:26,600 --> 00:37:31,520 ‎아빠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이블린을 향해 건배했던 순간이죠 548 00:37:32,400 --> 00:37:33,880 ‎두려운 게 아니라... 549 00:37:33,960 --> 00:37:36,400 ‎네가 그걸 직면하게 돼서 ‎무서운 거지 550 00:37:36,480 --> 00:37:38,840 ‎- 맞아요 ‎- 넌 그걸 피해 왔잖아 551 00:37:38,920 --> 00:37:41,160 ‎17년 동안 552 00:37:41,240 --> 00:37:43,880 ‎알아요, 그리고 마지막이 ‎오늘이에요 553 00:37:43,960 --> 00:37:45,600 ‎- 이블린 생일? ‎- 네 554 00:37:47,520 --> 00:37:49,240 ‎오늘은 두렵지 않지만요 555 00:37:49,320 --> 00:37:51,680 ‎그럼 지금은... 556 00:37:52,760 --> 00:37:54,360 ‎유령을 물리친 기분이야? 557 00:37:54,440 --> 00:37:55,840 ‎잘 모르겠지만 558 00:37:55,920 --> 00:37:59,560 ‎- 오늘 마음이 가벼웠어요 ‎- 그러는 중이겠지 559 00:37:59,960 --> 00:38:05,280 ‎어젯밤에도 오늘 고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죠 560 00:38:05,360 --> 00:38:06,560 ‎그래 561 00:38:10,600 --> 00:38:12,280 ‎아이스크림 먹고 갈까요? 562 00:38:12,360 --> 00:38:14,120 ‎그래, 이블린도 좋아했을 거다 563 00:38:14,640 --> 00:38:16,360 ‎- 아이스크림을 좋아했어? ‎- 그럼 564 00:38:16,440 --> 00:38:18,320 ‎싱글 콘으로 드실래요? 565 00:38:19,800 --> 00:38:21,920 ‎- 과자 꽂아 줘 ‎- 안녕하세요, 기분 어떠세요? 566 00:38:22,000 --> 00:38:22,840 ‎좋아요 567 00:38:23,560 --> 00:38:24,520 ‎뭐가 있어요? 568 00:38:25,120 --> 00:38:27,200 ‎메뉴에 있는 건 다 있어요 569 00:38:27,280 --> 00:38:29,000 ‎아이스크림은 다 바닐라죠 570 00:38:30,120 --> 00:38:31,040 ‎귀여워라 571 00:38:31,120 --> 00:38:32,320 ‎나 친구 생겼어 572 00:38:33,240 --> 00:38:35,000 ‎우리가 데려가자 573 00:38:35,800 --> 00:38:36,960 ‎여기 보렴 574 00:38:38,280 --> 00:38:39,200 ‎좋아 575 00:38:39,280 --> 00:38:41,560 ‎우린 동생을 추억하며 여행 중이죠 576 00:38:41,640 --> 00:38:43,040 ‎- 그렇군요 ‎- 동생이... 577 00:38:43,400 --> 00:38:44,560 ‎자살했거든요 578 00:38:44,640 --> 00:38:46,120 ‎- 저런 ‎- 13년 전에요 579 00:38:47,120 --> 00:38:51,600 ‎그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오랫동안 피해 왔는데 580 00:38:51,680 --> 00:38:56,000 ‎이번에 속내를 털어놓고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581 00:38:56,080 --> 00:38:58,720 ‎그건 정말 극복하기 힘들죠 582 00:38:58,800 --> 00:39:01,440 ‎나도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583 00:39:01,520 --> 00:39:03,760 ‎4년 전 12월에 ‎어머니가 자살하셨죠 584 00:39:03,840 --> 00:39:05,480 ‎정말 유감이네요 585 00:39:05,560 --> 00:39:09,080 ‎그래서 손님 심정이 ‎어떨지 잘 알아요 586 00:39:13,280 --> 00:39:16,280 ‎이런 일을 겪으면 ‎눈앞이 캄캄하잖아요 587 00:39:19,600 --> 00:39:20,960 ‎가족들이랑 어머니 얘기는 해요? 588 00:39:21,040 --> 00:39:23,000 ‎네, 우리 남매는 항상 해요 589 00:39:23,080 --> 00:39:24,440 ‎계속할 거고요 590 00:39:24,520 --> 00:39:27,160 ‎꺼리거나 외면하지는 않아요 591 00:39:27,480 --> 00:39:29,120 ‎우린 어머니가 자랑스럽거든요 592 00:39:29,360 --> 00:39:30,280 ‎멋지네요 593 00:39:30,360 --> 00:39:33,160 ‎어머니는 사랑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셨어요 594 00:39:33,720 --> 00:39:34,920 ‎정말 마음 아프죠? 595 00:39:37,560 --> 00:39:39,320 ‎- 너무 힘들어요 ‎- 그래요 596 00:39:41,600 --> 00:39:45,160 ‎우리 남매는 지난 화요일에 ‎어머니의 인생을 기념했어요 597 00:39:45,240 --> 00:39:46,640 ‎매년 그렇게 하죠 598 00:39:46,720 --> 00:39:49,760 ‎지난 화요일, 22일은 ‎어머니가 떠나신 날이거든요 599 00:39:50,800 --> 00:39:53,400 ‎그래서 매년 그날 ‎기념 파티를 하기로 했어요 600 00:39:53,480 --> 00:39:55,040 ‎- 작년부터요 ‎- 멋지네요 601 00:39:55,120 --> 00:39:59,360 ‎안타깝게 생을 마치신 날에 ‎어머니의 인생을 기념하는 거죠 602 00:40:02,160 --> 00:40:03,920 ‎- 좋은 아이디어네요 ‎- 네 603 00:40:04,640 --> 00:40:09,200 ‎그것도 아픔이니까 ‎얘기하면서 극복하는 게 최고죠 604 00:40:10,240 --> 00:40:11,920 ‎- 만나서 반가웠어요 ‎- 나도요 605 00:40:12,000 --> 00:40:14,600 ‎- 어머니 성함이 뭐였죠? ‎- 어맨다요 606 00:40:14,680 --> 00:40:16,120 ‎- 어맨다 ‎- 동생은 이블린이었어요 607 00:40:16,200 --> 00:40:18,040 ‎- 그렇군요 ‎- 오늘이 동생 생일이죠 608 00:40:19,120 --> 00:40:20,520 ‎전 여동생 그웨니예요 609 00:40:20,600 --> 00:40:22,120 ‎- 그렇군요 ‎- 이름이 뭐예요? 610 00:40:22,200 --> 00:40:23,600 ‎- 존이에요 ‎- 존 611 00:40:23,680 --> 00:40:25,200 ‎사연 잘 들었어요, 존 612 00:40:25,280 --> 00:40:27,560 ‎잘 극복하길 바랄게요 613 00:40:27,640 --> 00:40:28,520 ‎고마워요, 존 614 00:40:29,000 --> 00:40:30,120 ‎잘하고 있어요 615 00:40:31,040 --> 00:40:32,080 ‎- 고마워요 ‎- 잘 있어요 616 00:40:32,160 --> 00:40:33,360 ‎좋은 하루 보내요 617 00:40:33,440 --> 00:40:34,360 ‎잘 있어요 618 00:40:34,840 --> 00:40:38,120 ‎올랜도, 이블린 얘기를 ‎바로 털어놓다니 대단하구나 619 00:40:38,200 --> 00:40:39,720 ‎사실 나라면... 620 00:40:39,800 --> 00:40:44,760 ‎그 사람에게 우리 사연을 ‎말하기 전에 많이 망설였을 텐데 621 00:40:44,840 --> 00:40:47,720 ‎오빠도 머뭇거렸어요 ‎처음 그 얘기를 꺼낼 때는... 622 00:40:48,600 --> 00:40:49,640 ‎망설였죠 623 00:40:49,720 --> 00:40:52,360 ‎나라면 그냥 가족 영화라고 ‎말하고 말았을걸 624 00:40:52,440 --> 00:40:53,720 ‎정말 장하구나 625 00:40:55,320 --> 00:40:57,080 ‎그거 치워 봐 626 00:41:02,680 --> 00:41:06,760 ‎그웨니, 아까 너희 친가 쪽에서 ‎이블린을 추모하는 연락이 왔어 627 00:41:06,840 --> 00:41:08,560 ‎이런 적은 처음이야 628 00:41:09,880 --> 00:41:11,200 ‎- 그러니까... ‎- 그럼 가족들은 629 00:41:11,280 --> 00:41:12,960 ‎아빠가 여기 왜 오셨는지 알아요? 630 00:41:13,440 --> 00:41:16,360 ‎너희 고모는 알고 ‎삼촌들은 몰라 631 00:41:16,440 --> 00:41:18,960 ‎이게 그 결과겠지 632 00:41:20,320 --> 00:41:21,800 ‎베타랑 통화했어? 633 00:41:21,880 --> 00:41:23,040 ‎- 전화는 해 봤어요 ‎- 오늘? 634 00:41:23,120 --> 00:41:24,880 ‎- 통화는 못 했지만요 ‎- 지금 다시 하려고요 635 00:41:25,240 --> 00:41:27,360 ‎20분 전에 했는데 ‎안 받으셨어요 636 00:41:27,440 --> 00:41:29,360 ‎- 집 전화로 해 봐 ‎- 엄마? 637 00:41:30,320 --> 00:41:31,320 ‎엄마 638 00:41:31,560 --> 00:41:32,520 ‎기분 어때요? 639 00:41:33,520 --> 00:41:34,360 ‎다행이네요 640 00:41:34,440 --> 00:41:35,880 ‎스피커폰으로 해 641 00:41:35,960 --> 00:41:38,040 ‎엄마, 스피커폰으로 바꿀게요 642 00:41:38,120 --> 00:41:42,800 ‎아빠랑 조 아줌마 ‎그웨니, 로빈까지 다 있어요 643 00:41:42,960 --> 00:41:43,800 ‎엄마? 644 00:41:43,880 --> 00:41:45,640 ‎우리 다 엄마를 사랑해요 645 00:41:45,720 --> 00:41:47,280 ‎엄마, 이거 스피커폰이에요 646 00:41:47,360 --> 00:41:48,640 ‎엄마 말 다 들려요 647 00:41:48,720 --> 00:41:50,080 ‎- 알겠다 ‎- 엄마 648 00:41:50,160 --> 00:41:52,120 ‎- 스피커폰으로 연결됐다고? ‎- 네 649 00:41:52,200 --> 00:41:55,280 ‎오늘은 이블린의 생일이었잖아 650 00:41:55,400 --> 00:41:59,280 ‎그래서 이블린을 생각하며 ‎생일 축하한다고 말했어 651 00:41:59,360 --> 00:42:02,920 ‎웨스트크로프트 무어 외곽에서 652 00:42:03,000 --> 00:42:06,280 ‎'내가 엄마로서 뭐가 부족했는지 ‎잘 모르겠구나, 이블린' 653 00:42:06,360 --> 00:42:08,280 ‎'그냥 네가 여기 있으면 좋겠다' 654 00:42:08,360 --> 00:42:10,040 ‎근데 순간적으로 655 00:42:10,120 --> 00:42:15,680 ‎이블린이 뒷문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656 00:42:15,760 --> 00:42:17,560 ‎컴브리아 어디야? 657 00:42:17,960 --> 00:42:21,880 ‎펜리스 근처에서 ‎바비큐 파티 중이에요 658 00:42:21,960 --> 00:42:23,320 ‎바비큐를 먹고 있죠 659 00:42:23,400 --> 00:42:25,160 ‎오늘은 날씨가 좋았어요 660 00:42:25,600 --> 00:42:26,440 ‎그래? 661 00:42:26,520 --> 00:42:27,600 ‎네, 그리고... 662 00:42:27,680 --> 00:42:30,080 ‎식탁에 촛불을 잔뜩 켜 놓고 663 00:42:30,160 --> 00:42:32,400 ‎이탈리아 와인도 땄죠 664 00:42:32,480 --> 00:42:34,040 ‎이블린을 위해 건배했어요 665 00:42:34,440 --> 00:42:36,800 ‎이렇게 목소리 들으니까 좋구나 666 00:42:36,880 --> 00:42:39,200 ‎전화해 줘서 고마워 667 00:42:39,280 --> 00:42:40,240 ‎고마워요, 엄마 668 00:42:42,240 --> 00:42:44,840 ‎그렘린이 고양이를 죽이려고 해! 669 00:42:45,240 --> 00:42:47,320 ‎- 그럼 이쯤에서... ‎- 끊어야겠네 670 00:42:47,400 --> 00:42:48,360 ‎보내 줘야겠네 671 00:42:48,440 --> 00:42:49,480 ‎- 엄마 ‎- 사랑한다 672 00:42:49,640 --> 00:42:50,920 ‎사랑해요, 엄마 673 00:42:51,000 --> 00:42:52,760 ‎- 끊어요 ‎- 고양이를 구하시라고 해 674 00:42:52,840 --> 00:42:54,000 ‎엄마, 고양이 구하세요 675 00:42:54,080 --> 00:42:55,960 ‎- 도와주세요 ‎- 누가 고양이를 죽인다고? 676 00:42:57,360 --> 00:42:59,400 ‎그렘린이 고양이를 죽인대요 677 00:42:59,480 --> 00:43:01,800 ‎너희 엄마를 위해 건배하자 678 00:43:01,880 --> 00:43:03,320 ‎- 좋아 ‎- 엄마를 위해 679 00:43:03,400 --> 00:43:05,280 ‎- 그래요 ‎- 건배 680 00:43:05,720 --> 00:43:07,200 ‎기가 막힌 타이밍에 끊었어요 681 00:43:09,640 --> 00:43:11,640 ‎항상 알고 있었지만 682 00:43:13,600 --> 00:43:16,600 ‎베타는 너희들을 위해 ‎큰 희생을 했어 683 00:43:17,120 --> 00:43:19,920 ‎자식들에게 사랑을 쏟아부었고... 684 00:43:20,000 --> 00:43:23,520 ‎그래서 감탄할 정도였지 ‎그건 늘 인정했어 685 00:43:23,600 --> 00:43:27,400 ‎엄마로서는 ‎나무랄 데가 없는 사람이야 686 00:43:27,480 --> 00:43:30,240 ‎나랑 같이 살 수 없었을 뿐이지 687 00:43:31,200 --> 00:43:35,040 ‎우리 결혼은 여러모로 실패였어 688 00:43:38,320 --> 00:43:41,840 ‎그리고 이혼하면서 ‎서로에게 자유를 줬지 689 00:43:41,920 --> 00:43:45,080 ‎왜냐하면 우린... ‎정말 안 맞았거든 690 00:43:46,840 --> 00:43:49,680 ‎부모님은 연락 끊고 사셨죠? 691 00:43:49,760 --> 00:43:55,640 ‎제가 8살 때부터 ‎이블린이 죽었을 때까지요 692 00:43:56,120 --> 00:43:58,440 ‎이블린이 병에 걸렸을 때는 693 00:43:58,840 --> 00:44:01,440 ‎전화 통화 대신 ‎편지를 주고받았죠 694 00:44:02,080 --> 00:44:03,200 ‎- 또... ‎- 우리를 통하거나요 695 00:44:03,280 --> 00:44:04,280 ‎우리한테 얘기를 전했죠 696 00:44:04,880 --> 00:44:08,280 ‎근데 이블린이 죽고 나서... 697 00:44:08,360 --> 00:44:11,200 ‎다 같이 크리스마스를 ‎두 번 보냈잖아요 698 00:44:11,600 --> 00:44:13,200 ‎- 그리고... ‎- 맞아, 그랬지 699 00:44:13,280 --> 00:44:14,960 ‎그때도 대화는 안 했어 700 00:44:15,040 --> 00:44:16,960 ‎- 어쨌든 ‎- 그때부터 서로 701 00:44:17,040 --> 00:44:18,720 ‎- 더 예의를 지켰지 ‎- 맞아 702 00:44:20,080 --> 00:44:23,320 ‎서로에 대한 앙금이 ‎조금씩 풀렸잖아요 703 00:44:24,200 --> 00:44:25,160 ‎잘됐어 704 00:44:48,120 --> 00:44:51,880 ‎이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전망이 끝내주는 곳이 나와요 705 00:44:52,120 --> 00:44:56,080 ‎바깥이고 안이고 ‎천천히 젖어 들고 있어 706 00:45:02,000 --> 00:45:03,960 ‎- 안쪽은 왜요? ‎- 뭐? 707 00:45:04,040 --> 00:45:05,840 ‎안쪽은 왜 젖었냐고요? 708 00:45:09,720 --> 00:45:11,120 ‎바지에 실례하셨나 봐 709 00:45:13,920 --> 00:45:14,880 ‎그만 놀려 710 00:45:15,720 --> 00:45:17,160 ‎아빠를 존중해 달라고 711 00:45:33,800 --> 00:45:35,320 ‎누구한테 소식 들으셨어요? 712 00:45:35,560 --> 00:45:38,000 ‎베타가 전화했어 713 00:45:46,560 --> 00:45:47,880 ‎내용은 밤에 말해 줄게 714 00:45:49,320 --> 00:45:53,320 ‎지금 들려주세요 ‎이 얘기 또 꺼내기 싫어요 715 00:45:53,400 --> 00:45:54,240 ‎안 하면 되지 716 00:45:54,320 --> 00:45:57,360 ‎어떻게 하실래요? ‎그냥 말 나온 김에... 717 00:45:57,600 --> 00:45:58,640 ‎다 털어놓든가요 718 00:45:59,560 --> 00:46:00,920 ‎저도 모르겠네요 719 00:46:06,040 --> 00:46:07,040 ‎그게... 720 00:46:14,160 --> 00:46:18,120 ‎오후 서너 시쯤에 ‎베타한테 전화가 왔어 721 00:46:34,280 --> 00:46:37,000 ‎내가 두려워하던 연락이었지 722 00:46:37,680 --> 00:46:41,080 ‎액정에 뜬 번호를 보고 ‎느낌이 왔어 723 00:46:41,760 --> 00:46:44,560 ‎받기 전에 알았지 ‎그 전날 이블린이랑 통화했어 724 00:46:44,640 --> 00:46:46,680 ‎그날 아침 그웨니랑 통화했고 725 00:46:46,760 --> 00:46:49,560 ‎그웨니한테 이블린이 ‎어디 있냐고 물어봤는데 726 00:46:49,640 --> 00:46:51,920 ‎방에 없다고 하길래 727 00:46:52,000 --> 00:46:54,640 ‎어디 있는지 물어보니까 ‎친구랑 있을 거라더라 728 00:46:55,920 --> 00:46:56,920 ‎기억나니? 729 00:46:57,440 --> 00:47:01,480 ‎내가 이블린 방에 가서 ‎확인해 보라고 했는데 없었어 730 00:47:01,560 --> 00:47:03,640 ‎넌 이블린이 친구랑 ‎있을 거라고 했지 731 00:47:04,080 --> 00:47:07,160 ‎어쨌든 난 아무 말도 안 했어 ‎정원을 살펴보라고도 안 했지 732 00:47:07,240 --> 00:47:08,440 ‎맙소사 733 00:47:10,040 --> 00:47:13,960 ‎그리고 오후 서너 시 경에 ‎베타한테 전화가 왔지 734 00:47:14,040 --> 00:47:17,040 ‎'아가를 잃었어' 735 00:47:18,080 --> 00:47:19,000 ‎베타가 그렇게 말했지 736 00:47:19,080 --> 00:47:23,880 ‎아가라길래 순간 로빈인 줄 알았어 737 00:47:25,200 --> 00:47:28,320 ‎이블린이 아니라 ‎그런데 잠시 후에... 738 00:47:29,240 --> 00:47:31,680 ‎베타가 모든 걸 설명해 줬어 739 00:47:32,720 --> 00:47:34,400 ‎가슴이 미어졌지 740 00:47:37,320 --> 00:47:40,440 ‎근데 남의 집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741 00:47:40,520 --> 00:47:43,640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야 했어 742 00:47:45,600 --> 00:47:47,520 ‎다행히 조가 같이 있었지 743 00:47:48,720 --> 00:47:52,000 ‎그래서 정원으로 나가서 ‎한 30분 정도 울었어 744 00:47:52,080 --> 00:47:55,600 ‎그때 베타랑 통화하고 ‎너랑도 얘기했었어 745 00:47:55,800 --> 00:47:57,760 ‎- 전 기억 안 나요 ‎- 그래 746 00:47:58,200 --> 00:47:59,360 ‎그러고... 747 00:48:02,080 --> 00:48:03,520 ‎난 다시 일하러 갔지 748 00:48:06,360 --> 00:48:08,280 ‎내 일은 끝까지 마쳤어 749 00:48:09,680 --> 00:48:11,640 ‎그럴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 750 00:48:29,640 --> 00:48:31,560 ‎그웨니, 로빈, 그웨니 751 00:48:33,200 --> 00:48:35,000 ‎풍경이 환상적이지? 752 00:48:40,760 --> 00:48:44,160 ‎"더원트 워터 ‎1998년" 753 00:48:44,240 --> 00:48:46,360 ‎이게 그 사건의 여파고 754 00:48:46,440 --> 00:48:49,360 ‎우리 관계가 ‎얼마나 손상됐는지 보여 줘요 755 00:48:50,040 --> 00:48:54,320 ‎이블린의 존재는 우리 가족의 ‎교류에 큰 영향을 줬죠 756 00:48:55,240 --> 00:49:00,680 ‎이번 도보 여행을 통해 ‎동생과의 관계가 변화되면 757 00:49:00,760 --> 00:49:04,440 ‎물론 좋겠지만, 부차적으로 758 00:49:04,520 --> 00:49:09,360 ‎우리 각자의 관계에서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면 759 00:49:09,880 --> 00:49:11,760 ‎더할 나위 없겠죠 760 00:49:22,600 --> 00:49:24,760 ‎"트로사크 ‎스터링셔" 761 00:49:28,360 --> 00:49:29,600 ‎들어 봐 762 00:49:30,720 --> 00:49:34,680 ‎난 13년 동안 이블린 생각 ‎안 하고 살았어 763 00:49:35,640 --> 00:49:37,800 ‎그리고 잊었지, 끔찍하게도 764 00:49:37,880 --> 00:49:41,600 ‎수많은 이야기와 추억을 ‎다 잊어버렸어 765 00:49:45,240 --> 00:49:47,320 ‎그래서 듣는 것만으로 즐거워 766 00:49:47,640 --> 00:49:49,040 ‎어떻게 생각을 안 해? 767 00:49:49,120 --> 00:49:53,200 ‎- 비난은 아니야 ‎- 리언, 우리가 몇 년 지기지? 768 00:49:53,280 --> 00:49:55,560 ‎그동안 이블린 얘기 얼마나 했어? 769 00:49:56,840 --> 00:50:02,360 ‎내가 말을 꺼내려고 하면 ‎네 반응이... 770 00:50:04,400 --> 00:50:06,760 ‎부모님께 뭘 물어보고 싶은데 ‎안 된다고 할까 봐 771 00:50:06,840 --> 00:50:09,120 ‎입을 다무는 것처럼 가만있는 거지 772 00:50:09,760 --> 00:50:11,200 ‎'관두자' 773 00:50:11,760 --> 00:50:14,200 ‎'다시는 이 얘기 안 꺼낼게' 774 00:50:15,720 --> 00:50:17,040 ‎이블린은 제 단짝이었어요 775 00:50:17,400 --> 00:50:19,360 ‎제 동생이나 마찬가지였죠 776 00:50:19,440 --> 00:50:20,280 ‎"리언" 777 00:50:20,360 --> 00:50:21,240 ‎그리고... 778 00:50:23,920 --> 00:50:26,120 ‎제 동지였어요 779 00:50:26,200 --> 00:50:28,680 ‎- 안녕하세요 ‎- 잘 오셨어요 780 00:50:28,760 --> 00:50:30,240 ‎고맙습니다 781 00:50:30,320 --> 00:50:31,240 ‎여기 멋지네요 782 00:50:32,640 --> 00:50:33,720 ‎기분 어때요? 783 00:50:34,280 --> 00:50:35,240 ‎좋아요 784 00:50:35,320 --> 00:50:36,920 ‎사진 찍으러 왔어요? 785 00:50:37,000 --> 00:50:38,880 ‎- 도보 여행 중이에요 ‎- 그래요? 786 00:50:38,960 --> 00:50:42,600 ‎네, 애비모어 ‎외곽에서부터 시작했죠 787 00:50:42,680 --> 00:50:44,200 ‎- 추억을... ‎- 가볍게 걷고 있죠 788 00:50:44,280 --> 00:50:45,560 ‎- 산책하듯요 ‎- 네 789 00:50:45,640 --> 00:50:47,440 ‎슬슬 여행하는 거죠 790 00:50:47,520 --> 00:50:49,320 ‎- 장비를 갖추고요 ‎- 뭘 추억하면서요? 791 00:50:49,400 --> 00:50:52,600 ‎우리 형제를 추억하면서요 792 00:50:54,000 --> 00:50:57,360 ‎벌써 13년 됐는데 793 00:50:57,440 --> 00:51:00,760 ‎그동안 오빠 얘기를 ‎안 하고 살았거든요 794 00:51:00,840 --> 00:51:02,280 ‎- 그래서... ‎- 동생은... 795 00:51:03,160 --> 00:51:04,840 ‎두 사람의 단짝이었죠 796 00:51:05,280 --> 00:51:06,920 ‎근데 자살했어요 797 00:51:07,000 --> 00:51:10,080 ‎형제를 기리는 여행이라니 ‎멋지네요 798 00:51:11,320 --> 00:51:14,880 ‎- 우린 아버지를 잃었어요 ‎- 슬프게도 얼마 전에 돌아가셨죠 799 00:51:15,000 --> 00:51:15,840 ‎- 오늘요 ‎- 오늘이었죠 800 00:51:15,920 --> 00:51:17,840 ‎거기 있을 수 없어서 나왔어요 801 00:51:17,920 --> 00:51:19,480 ‎정말 유감이네요 802 00:51:19,560 --> 00:51:21,080 ‎근데 92세셨으니까 803 00:51:21,160 --> 00:51:22,280 ‎상황이 다르죠 804 00:51:22,520 --> 00:51:24,000 ‎- 네 ‎- 그래도요 805 00:51:24,080 --> 00:51:25,760 ‎벤레비에 올라 ‎아버지를 기리고 싶네요 806 00:51:25,840 --> 00:51:29,160 ‎- 안개 쌓인 산요? ‎- 꼭대기에 위스키가 있죠 807 00:51:29,240 --> 00:51:32,640 ‎아버지가 산악 구조를 하러 ‎출동하셨었거든요 808 00:51:33,080 --> 00:51:35,760 ‎거기 친구도 있어서 ‎종종 올라가셨죠 809 00:51:36,160 --> 00:51:39,680 ‎한번은 꼭대기에 갔다가 ‎위스키를 발견해서 마셨대요 810 00:51:39,880 --> 00:51:42,040 ‎- 덤불 뒤에서요 ‎- 누가 감춰 둔 거죠 811 00:51:42,120 --> 00:51:45,280 ‎- 우리도 가 봐야겠네 ‎- 위스키를 찾아봐야겠어요 812 00:51:45,360 --> 00:51:46,680 ‎- 꼭꼭 숨겨 놨어요 ‎- 못 찾게요 813 00:51:46,760 --> 00:51:48,120 ‎좌표 좀 알려 줘요 814 00:51:48,200 --> 00:51:51,360 ‎- 아버님의 명복을 빌죠 ‎- 여러분도요 815 00:51:51,440 --> 00:51:52,880 ‎형제분의 명복을 빌어요 816 00:51:52,960 --> 00:51:54,640 ‎- 이름이 뭐였죠? ‎- 이블린요 817 00:51:54,720 --> 00:51:56,640 ‎- 이블린의 명복을 빌죠 ‎- 고마워요 818 00:52:01,040 --> 00:52:01,880 ‎다 같이 치즈! 819 00:52:01,960 --> 00:52:03,880 ‎- 치즈 ‎- 치즈 820 00:52:11,120 --> 00:52:14,120 ‎제가 13, 14살 때 ‎붙어살다시피 했어요 821 00:52:14,200 --> 00:52:16,320 ‎아버지가 자살하시는 바람에 822 00:52:16,440 --> 00:52:17,480 ‎"잭" 823 00:52:17,560 --> 00:52:20,480 ‎이블린의 가족이랑 자주 어울렸죠 824 00:52:21,480 --> 00:52:24,360 ‎그런 의미에서 ‎제2의 가정이 됐어요 825 00:52:24,760 --> 00:52:29,360 ‎이블린이 대충 얘기를 했는지 ‎부탁을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826 00:52:30,600 --> 00:52:33,640 ‎가족 모두가 절 많이 도와줬어요 827 00:52:33,720 --> 00:52:34,600 ‎진짜로... 828 00:52:35,320 --> 00:52:38,520 ‎제가 그 충격에서 벗어나도록요 829 00:53:19,560 --> 00:53:20,760 ‎그웨니는 아직 자? 830 00:53:22,560 --> 00:53:23,520 ‎그웨니 괜찮아? 831 00:53:26,640 --> 00:53:29,000 ‎- 우리가 알아낸 게 있어, 형 ‎- 뭐? 832 00:53:29,800 --> 00:53:35,840 ‎형은 침낭 세 개에 ‎매트도 두 개나 깔고 잤잖아 833 00:53:36,160 --> 00:53:40,680 ‎나랑 그웨니 누나는 ‎허접한 요가 매트 깔고 자게 하고 834 00:53:41,920 --> 00:53:46,240 ‎형은 텐트에서 ‎왕자님처럼 잤다니까 835 00:53:51,680 --> 00:53:53,040 ‎너도 찍어야지 836 00:53:54,000 --> 00:53:56,000 ‎난 잔뜩 찍었어 837 00:53:58,840 --> 00:53:59,960 ‎아무리 찍어도 부족하지 838 00:54:00,040 --> 00:54:03,600 ‎이렇게 하면 카메라 뒤에 숨어서 ‎질문만 할 수 있거든 839 00:54:08,720 --> 00:54:10,280 ‎지금까지 어떻게 버텼어? 840 00:54:21,960 --> 00:54:24,520 ‎빵 터질 수 있는 ‎재밌는 추억을 얘기해 봐 841 00:54:25,320 --> 00:54:27,120 ‎재밌는 얘기가 듣고 싶어 842 00:54:27,600 --> 00:54:29,680 ‎그런 얘기는 잔뜩 있으니까 기대해 843 00:54:30,880 --> 00:54:33,240 ‎상황이 악화되기 전의 행복한 추억 844 00:54:47,160 --> 00:54:49,000 ‎즐거운 산책이야 ‎아무것도 없었고 845 00:54:49,680 --> 00:54:50,880 ‎바람 불고 좋네 846 00:54:53,000 --> 00:54:55,000 ‎날씨도, 기분도 끝내줘 847 00:55:03,920 --> 00:55:05,880 ‎웃어 봐 848 00:55:14,120 --> 00:55:15,280 ‎- 그래 ‎- 좋아! 849 00:55:15,600 --> 00:55:17,240 ‎진짜 멋지네! 850 00:55:18,200 --> 00:55:20,640 ‎다들 사우스뱅크에서 ‎스케이트 탔잖아 851 00:55:20,720 --> 00:55:22,760 ‎난 그래서 롤러블레이드를 탔어 852 00:55:22,840 --> 00:55:26,200 ‎- 거기 끼고 싶었거든 ‎- 뒤처지기 싫어서 853 00:55:26,760 --> 00:55:31,160 ‎잘나가는 애들이랑 ‎사우스뱅크에서 같이 놀려고 854 00:55:33,800 --> 00:55:36,360 ‎난 항상 이블린이랑 경쟁했어 855 00:55:36,440 --> 00:55:38,160 ‎나도 기억나 856 00:55:38,240 --> 00:55:40,680 ‎- 스케이트보드도 그중 하나였지 ‎- 근데 잘 못 탔잖아 857 00:55:40,760 --> 00:55:42,160 ‎난 상대도 안 됐지 858 00:55:42,240 --> 00:55:45,440 ‎풋 트랩 있는 보드 타지 않았어? 859 00:55:47,200 --> 00:55:49,600 ‎- 우와 ‎- 이거 정말... 860 00:55:50,400 --> 00:55:52,800 ‎금방 멋진 풍경이 펼쳐지네 861 00:55:54,960 --> 00:55:56,040 ‎여기 봐 862 00:55:59,960 --> 00:56:02,320 ‎- 왜 저렇게 앞질러 가? ‎- 글쎄 863 00:56:04,560 --> 00:56:06,280 ‎넌 아버지 얘기 자주 해, 잭? 864 00:56:08,200 --> 00:56:09,040 ‎가끔 하지 865 00:56:09,800 --> 00:56:12,160 ‎난 그 얘기 하는 거 좋아해 866 00:56:13,160 --> 00:56:15,520 ‎굳이 먼저 말을 꺼내진 않지만 867 00:56:15,600 --> 00:56:17,600 ‎누가 물어보면 기꺼이 말하지 868 00:56:17,680 --> 00:56:20,560 ‎예전에 내가 먼저 얘기해 봤었는데 869 00:56:20,640 --> 00:56:23,680 ‎가끔 사람들이 너무 당황하더라고 ‎뭔지 알지? 870 00:56:23,920 --> 00:56:26,680 ‎그래서 미안할 정도였어 871 00:56:26,760 --> 00:56:31,120 ‎괜히 그런 문제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진 않으니까 872 00:56:31,200 --> 00:56:34,520 ‎- 나도 그렇게 느껴 ‎- 그래 873 00:56:35,960 --> 00:56:38,840 ‎난 오랫동안 많은 걸 ‎속에 묻어 왔잖아 874 00:56:38,920 --> 00:56:43,560 ‎그 문제를 제대로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거 같아 875 00:56:43,960 --> 00:56:46,680 ‎매듭을 짓는다든가 876 00:56:46,760 --> 00:56:50,920 ‎이런 일은 매듭을 짓는 게 ‎불가능하다고 봐 877 00:56:51,000 --> 00:56:55,840 ‎그냥 더 잘 이해하게 되거나 ‎받아들이는 것뿐이지 878 00:56:57,040 --> 00:56:57,880 ‎그저... 879 00:56:58,800 --> 00:57:04,000 ‎- 맞아, 그건... ‎- 평생 끝맺을 순 없지 880 00:57:04,440 --> 00:57:09,760 ‎점점 감수하고 대처하면서 ‎그대로 두는 거야 881 00:57:12,040 --> 00:57:16,760 ‎우린 네가 특히 안됐다고 생각해 882 00:57:25,360 --> 00:57:28,000 ‎안됐다는 말은 ‎표현이 좀 그렇고... 883 00:57:32,000 --> 00:57:34,480 ‎이런 일은 한 번만 겪어도 ‎충분히 고통스럽잖아 884 00:57:51,600 --> 00:57:55,280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데 ‎10주년이 있었잖아 885 00:57:55,800 --> 00:57:59,680 ‎사실 10주년이면 그에 걸맞게 886 00:57:59,760 --> 00:58:01,520 ‎- 뭔가 해야지 ‎- 기념해야 하는데 887 00:58:01,600 --> 00:58:03,960 ‎그 얘기는 아무도 안 꺼냈어 888 00:58:07,920 --> 00:58:12,400 ‎- 때가 되면... ‎- 뭔가 했던 거 같은데 889 00:58:12,520 --> 00:58:14,280 ‎그래, 그게... 890 00:58:14,360 --> 00:58:16,080 ‎넌 네 멋대로 하고 있네 891 00:58:17,560 --> 00:58:18,440 ‎왜? 892 00:58:18,520 --> 00:58:20,200 ‎넌 그냥 네 일을 하고 893 00:58:21,480 --> 00:58:24,520 ‎질문만 던지면서 얘기를 피하니까 894 00:58:24,840 --> 00:58:26,080 ‎이제 네 얘기도 해야지 895 00:58:28,440 --> 00:58:32,120 ‎내 말이 틀려? ‎내 뒤에서 하는 말 다 들었어 896 00:58:32,360 --> 00:58:33,600 ‎네 말 들었다고 897 00:58:35,120 --> 00:58:38,080 ‎전 웬만한 사람들보다 ‎올랜도랑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898 00:58:38,160 --> 00:58:40,760 ‎그래서... 899 00:58:40,840 --> 00:58:43,240 ‎올랜도가 뭘 숨기려고 하면 ‎다 알죠 900 00:58:43,320 --> 00:58:46,880 ‎자기는 질문만 던지고 ‎뒤에 쏙 숨으려고 해요 901 00:58:47,640 --> 00:58:49,800 ‎그래서 재미있었어요 902 00:58:49,880 --> 00:58:52,280 ‎'네 속셈을 모를 줄 알아?' ‎이런 느낌이었죠 903 00:58:52,360 --> 00:58:55,600 ‎그동안은 그러게 내버려 뒀어요 904 00:58:55,680 --> 00:59:00,120 ‎지금까지는 봐줬지만 ‎올랜도가 시작한 일이니까... 905 00:59:00,640 --> 00:59:06,920 ‎네가 무슨 권리로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전하고 906 00:59:07,000 --> 00:59:11,480 ‎그 고통을 파고들면서 907 00:59:12,560 --> 00:59:16,480 ‎정작 넌 안 하겠다고 버텨? 908 00:59:16,560 --> 00:59:20,800 ‎- 이제 그러면 안 되지 ‎- 누구한테 얘기하라고? 909 00:59:21,480 --> 00:59:26,960 ‎내 말은... ‎진심으로 물어보는 거야 910 00:59:27,960 --> 00:59:31,840 ‎내 동생들은 나처럼 ‎이블린 얘기를 피했어 911 00:59:31,920 --> 00:59:33,560 ‎그래서 말 안 했지 912 00:59:36,560 --> 00:59:38,840 ‎모르겠다, 얼마나... 913 00:59:39,560 --> 00:59:42,560 ‎부모님이랑도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어 914 00:59:45,560 --> 00:59:48,160 ‎때로는 남한테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915 00:59:48,240 --> 00:59:50,120 ‎부담스럽게 느껴져 916 00:59:51,640 --> 00:59:53,440 ‎하지만 부담도 나누면... 917 00:59:55,920 --> 01:00:00,200 ‎무슨 말인지 아는데 ‎이건 상자를 여는 셈이잖아 918 01:00:02,840 --> 01:00:05,880 ‎인생은 안 그래도 힘들어 ‎누구나 알잖아 919 01:00:06,760 --> 01:00:08,400 ‎- 그래, 아는데... ‎- 네가 만약... 920 01:00:08,480 --> 01:00:09,880 ‎내 말은... 921 01:00:09,960 --> 01:00:12,880 ‎나도 다 알아 ‎항상 생각했어, 언젠가는... 922 01:00:14,960 --> 01:00:16,920 ‎전부 터져 나올 거라고 923 01:00:17,920 --> 01:00:20,400 ‎- 예기치 못한 일이었지? ‎- 그래 924 01:00:20,480 --> 01:00:23,280 ‎- 우린 다 사는 환경이 달라 ‎- 그때까지... 925 01:00:25,480 --> 01:00:27,640 ‎넌 굉장히 좋은 환경에서 ‎살아 왔잖아 926 01:00:27,960 --> 01:00:29,160 ‎- 그리고... ‎- 맞아 927 01:00:30,080 --> 01:00:31,240 ‎물론 그렇다고 해서... 928 01:00:31,680 --> 01:00:34,600 ‎누구에게나 고통은 상대적이야 929 01:00:35,040 --> 01:00:38,800 ‎하지만 네가 얘기한 사람들은 930 01:00:39,320 --> 01:00:43,520 ‎굳이 따지자면 ‎극한의 고통에 처해 있었어 931 01:00:43,600 --> 01:00:45,520 ‎물론 네 말대로 인생은 힘들어 932 01:00:46,440 --> 01:00:50,240 ‎근데 넌 안 그래도 힘든 사람들의 ‎사연을 파고들고 전하지 933 01:00:54,200 --> 01:00:56,240 ‎그들의 선택권은... 934 01:00:57,560 --> 01:01:00,600 ‎너보다 훨씬 적다고 935 01:01:03,040 --> 01:01:04,680 ‎내가 아는 너는... 936 01:01:05,080 --> 01:01:07,720 ‎뒤돌아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야 937 01:01:08,920 --> 01:01:14,360 ‎불행에 용감하게 맞서고 938 01:01:14,800 --> 01:01:17,800 ‎남자답게 가슴을 펴고 ‎계속 살아가는 게 939 01:01:18,320 --> 01:01:22,880 ‎남자답다고 여겨졌지만 940 01:01:24,320 --> 01:01:25,720 ‎다 옛날 얘기야 941 01:01:26,120 --> 01:01:27,320 ‎그리고... 942 01:01:28,440 --> 01:01:30,320 ‎너 같은 사람이 943 01:01:30,680 --> 01:01:33,880 ‎성공한 사람이 툭 터놓고 ‎약한 모습도 보이면 944 01:01:35,000 --> 01:01:37,640 ‎이 다큐를 보는 사람들에게 ‎변화를 줄 수 있겠지 945 01:01:38,360 --> 01:01:41,640 ‎나약하게 보이기 싫은 마음에 946 01:01:41,720 --> 01:01:44,840 ‎자기 감정을 ‎말하지 못했던 사람들한테 947 01:01:51,760 --> 01:01:55,080 ‎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약하게 보여도 상관없어 948 01:01:56,440 --> 01:01:57,560 ‎동생들만 아니라면 949 01:02:02,400 --> 01:02:03,920 ‎네가 날 약하게 봐도 괜찮고 950 01:02:04,000 --> 01:02:05,720 ‎난 그런 생각 안 해 951 01:02:06,440 --> 01:02:07,800 ‎어쨌든 난... 952 01:02:09,760 --> 01:02:12,120 ‎내 문제는 그게 아니야 953 01:02:14,520 --> 01:02:17,760 ‎약하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걸 ‎감정 공유라고 생각하겠지 954 01:02:18,200 --> 01:02:19,840 ‎같은 심정이라서 안도할걸 955 01:02:20,880 --> 01:02:23,840 ‎'형이 그렇게 느낀다면 ‎나도 이렇게 느껴도 되겠구나' 956 01:02:26,320 --> 01:02:30,080 ‎나도 네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 ‎다만... 957 01:02:31,560 --> 01:02:36,240 ‎이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 ‎내 몸 전체가 긴장될 뿐이야 958 01:02:37,320 --> 01:02:38,480 ‎이렇게 끝나면... 959 01:02:38,560 --> 01:02:41,040 ‎처음에 그웨니한테 같이 안 가면 960 01:02:41,120 --> 01:02:42,800 ‎후회할 거라고 했던 것처럼 961 01:02:44,000 --> 01:02:45,280 ‎너도 후회할걸 962 01:02:46,520 --> 01:02:51,960 ‎온전히 마음을 열지 않으면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 963 01:02:52,040 --> 01:02:53,520 ‎그럼 나중에 기분이 어떻겠어? 964 01:02:56,040 --> 01:02:59,360 ‎그때는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서 965 01:02:59,440 --> 01:03:00,360 ‎자기 일을 할 텐데 966 01:03:00,440 --> 01:03:02,640 ‎온전히 마음을 여는 게 뭔데? 967 01:03:03,120 --> 01:03:04,760 ‎넌 그러라고 말하는데 968 01:03:05,520 --> 01:03:08,920 ‎나도 이블린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969 01:03:10,840 --> 01:03:13,560 ‎네 눈에는 그게 어떻게 보여? 970 01:03:13,640 --> 01:03:14,960 ‎내가 무슨 말을 할까? 971 01:03:15,040 --> 01:03:18,160 ‎단어를 골라 가며 말할 필요 없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면 돼 972 01:03:18,520 --> 01:03:22,240 ‎내 요점은 그거야 ‎인생은 원래 투쟁이라고 973 01:03:24,400 --> 01:03:26,920 ‎힘들어서 하기 싫을 정도지만 974 01:03:28,360 --> 01:03:30,360 ‎그럴수록 더 해야 해 975 01:03:31,120 --> 01:03:33,080 ‎그럼 쉬워져 976 01:03:36,040 --> 01:03:39,120 ‎조금씩은 그렇겠지 977 01:03:41,680 --> 01:03:43,240 ‎매일 서서히 978 01:03:47,280 --> 01:03:50,840 ‎하지만 매일 마음속의 ‎공허함이랑 싸울 순 없잖아 979 01:03:51,520 --> 01:03:54,600 ‎나도 이런 대화는 각오하고 있었어 980 01:03:54,680 --> 01:03:55,800 ‎내 말은 그거야 981 01:03:55,880 --> 01:03:57,880 ‎- 왜 싸우는데? ‎- 난... 982 01:03:58,280 --> 01:04:00,360 ‎싸움이라기보다는... 983 01:04:01,600 --> 01:04:03,040 ‎너무 힘 빠져 984 01:04:07,680 --> 01:04:10,520 ‎이블린이 죽기 전에는 ‎세상에 존재했지 985 01:04:12,720 --> 01:04:16,360 ‎근데 우리가 이 감정을 억누르면 ‎그냥 잊게 돼 986 01:04:16,680 --> 01:04:20,080 ‎우리가 느꼈던 감정 ‎아직도 남아 있는 감정을 987 01:04:20,880 --> 01:04:22,640 ‎부인한다면 말이야 988 01:04:41,480 --> 01:04:43,840 ‎우리가 다 잊으면 어떻겠어? 989 01:05:09,880 --> 01:05:12,400 ‎이걸 좋게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어 990 01:05:19,440 --> 01:05:21,080 ‎난 오랫동안... 991 01:05:23,160 --> 01:05:25,840 ‎고통을 쌓아 왔거든 992 01:05:35,400 --> 01:05:36,760 ‎저거 바다야? 993 01:05:37,400 --> 01:05:39,480 ‎저 뒤로 땅이 있겠지 994 01:05:39,560 --> 01:05:40,880 ‎저 절벽에? 995 01:05:48,400 --> 01:05:50,480 ‎- 꼭대기까지 갈 거야? ‎- 좋지 않아? 996 01:05:50,560 --> 01:05:52,400 ‎가만히 앉아 있어도 ‎각다귀들이 달려들지 않잖아 997 01:06:02,880 --> 01:06:04,680 ‎이블린은 저한테 뭐든 말했었죠 998 01:06:04,760 --> 01:06:08,760 ‎근데 제가 뭘 놓쳤나 봐요 999 01:06:08,840 --> 01:06:11,480 ‎이블린이 하려던 말을 놓쳤죠 1000 01:06:13,640 --> 01:06:15,440 ‎돌이켜 보면 1001 01:06:17,600 --> 01:06:19,680 ‎이블린이 죽기 일주일 전쯤 1002 01:06:21,840 --> 01:06:24,200 ‎저한테 전화했는데 못 받았어요 1003 01:06:24,640 --> 01:06:28,200 ‎그리고 다시 전화한다는 ‎음성을 남겼었죠 1004 01:06:28,280 --> 01:06:31,720 ‎근데 제가 그때는 ‎휴대전화를 처음 써 봐서 1005 01:06:31,800 --> 01:06:33,600 ‎사용법을 잘 몰랐어요 1006 01:06:34,520 --> 01:06:36,120 ‎그리고... 1007 01:06:38,200 --> 01:06:40,800 ‎이블린이 죽은 다음에야 ‎음성을 들었죠 1008 01:06:42,880 --> 01:06:45,200 ‎그래서 항상... 1009 01:06:46,040 --> 01:06:50,120 ‎이블린이 저한테 할 말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1010 01:06:50,200 --> 01:06:52,320 ‎우리가 그때 대화를 했다면 1011 01:06:54,720 --> 01:06:57,760 ‎그런 불상사를 막을 만한 ‎말을 할 수 있었겠죠 1012 01:07:08,520 --> 01:07:09,880 ‎와서 이 사이에 앉아 1013 01:07:30,240 --> 01:07:33,000 ‎올랜도 오빠는 집에 없어서 ‎현장을 못 봤어 1014 01:07:33,440 --> 01:07:35,480 ‎지난... 1015 01:07:36,480 --> 01:07:38,120 ‎13년은... 1016 01:07:39,280 --> 01:07:43,640 ‎이블린은 쿨한 녀석이었고 ‎그럴 줄은 상상도 못 했어 1017 01:07:44,160 --> 01:07:46,480 ‎난 그렇게 생각했지 1018 01:07:47,880 --> 01:07:50,320 ‎모두의 얘기를 들으니 ‎정말 흥미로워 1019 01:07:50,400 --> 01:07:55,000 ‎이블린 형의 학창 시절이나 ‎같이 어울리던 얘기도 그렇고 1020 01:07:57,880 --> 01:08:00,120 ‎이블린은 너랑 똑같았어 1021 01:08:00,480 --> 01:08:02,200 ‎진짜 잘 웃었지 1022 01:08:02,720 --> 01:08:08,040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긴장하긴 했지만 1023 01:08:08,680 --> 01:08:10,560 ‎그렇게 불안함을 느낄 때도 1024 01:08:10,640 --> 01:08:13,880 ‎이블린을 웃기는 건 ‎식은 죽 먹기였어 1025 01:08:14,400 --> 01:08:16,400 ‎항상 금방 풀렸거든 1026 01:08:17,000 --> 01:08:21,160 ‎그리고 열받는 일이 있으면 ‎씩씩거리며 1027 01:08:21,240 --> 01:08:24,000 ‎평생 잊지 않을 것처럼 말하고 1028 01:08:24,080 --> 01:08:25,640 ‎불같이 화를 냈었지 1029 01:08:25,720 --> 01:08:28,920 ‎근데 뒤돌아서면 바로 까먹었어 1030 01:08:29,000 --> 01:08:32,360 ‎배꼽 빠질 만큼 웃고 나면 ‎완전히 잊어버리지 1031 01:08:38,800 --> 01:08:41,120 ‎추억은 많은데 ‎대화는 생각나지 않고 1032 01:08:41,200 --> 01:08:43,960 ‎어떤 상황에서든 이블린이 ‎박장대소하던 기억뿐이야 1033 01:08:44,080 --> 01:08:45,040 ‎맞아 1034 01:08:45,120 --> 01:08:48,680 ‎방귀에 불을 붙여 ‎엉덩이에 불붙었던 일이라든지 1035 01:08:50,440 --> 01:08:51,560 ‎끝내준다 1036 01:08:51,960 --> 01:08:53,240 ‎바지에 똥 지린 거? 1037 01:08:53,760 --> 01:08:55,160 ‎그거 말고 1038 01:08:58,280 --> 01:09:00,120 ‎그걸 다 기억하는 거 1039 01:09:00,200 --> 01:09:02,600 ‎- 자세하게 ‎- 이블린 오빠와 관련된 1040 01:09:03,880 --> 01:09:06,360 ‎즐거웠던 기억을 갖고 있지 1041 01:09:07,720 --> 01:09:13,040 ‎마지막 몇 달에 ‎사로잡혀 있지 않잖아 1042 01:09:13,720 --> 01:09:18,000 ‎난 고장 난 음반처럼 ‎계속 그 기억만 떠오르는데 1043 01:09:18,080 --> 01:09:19,280 ‎아니야, 왜냐하면... 1044 01:09:21,080 --> 01:09:24,720 ‎내 머릿속에 남은 1045 01:09:25,840 --> 01:09:30,160 ‎가장 강한 기억은 ‎시체를 집으로 가져왔을 때니까 1046 01:09:32,760 --> 01:09:35,280 ‎안 봤으면 좋았겠지만 한편으로는 1047 01:09:35,360 --> 01:09:37,360 ‎보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어 1048 01:09:37,440 --> 01:09:42,520 ‎그리고 난 이블린이 나오는 ‎생생한 꿈을 정말 많이 꿔 1049 01:09:50,600 --> 01:09:53,120 ‎그게 현실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1050 01:09:54,840 --> 01:09:56,280 ‎진짜처럼 느껴져 1051 01:10:05,920 --> 01:10:07,680 ‎이제 못 듣겠다 1052 01:10:10,440 --> 01:10:11,720 ‎젠장 1053 01:10:14,800 --> 01:10:19,080 ‎긍정적인 점도 있었지만 ‎너무 많이 들었어 1054 01:10:19,160 --> 01:10:20,560 ‎이제 듣고 싶지 않아 1055 01:10:22,520 --> 01:10:23,960 ‎덕분에 잘 들었어 1056 01:10:25,800 --> 01:10:28,240 ‎그래, 다 좋은 추억이었어 1057 01:10:32,080 --> 01:10:36,600 ‎- 이블린 오빠가 잘 웃었다는 걸 ‎- 죽겠다 1058 01:10:36,680 --> 01:10:38,120 ‎기억해 줘서 기뻐 1059 01:10:40,040 --> 01:10:41,960 ‎야한 농담처럼 1060 01:10:42,600 --> 01:10:45,840 ‎그래, '만약에...'라고 ‎가정을 하다 보면 괴롭지만 1061 01:10:45,920 --> 01:10:47,200 ‎알아, 근데 그건... 1062 01:10:50,160 --> 01:10:51,360 ‎그래, 맞아 1063 01:10:58,000 --> 01:11:01,080 ‎난 이 감정을 다 억눌러 왔는데... 1064 01:11:02,960 --> 01:11:03,960 ‎그냥... 1065 01:11:04,400 --> 01:11:07,000 ‎- 기억하고 싶어 ‎- 계속 기억해 왔잖아 1066 01:12:48,040 --> 01:12:50,800 ‎"타이리 섬 ‎이너헤브리디스 제도" 1067 01:12:53,280 --> 01:12:55,320 ‎마지막으로 여기 온 게 언제지? 1068 01:12:55,880 --> 01:12:58,040 ‎글쎄, 15년 전인가? 1069 01:13:17,360 --> 01:13:18,440 ‎왜 그래? 1070 01:13:27,120 --> 01:13:28,560 ‎기분이 별로야 1071 01:13:33,640 --> 01:13:34,680 ‎왜? 1072 01:13:38,000 --> 01:13:40,800 ‎모르겠어, 너무 피곤하고 지쳤어 1073 01:13:41,920 --> 01:13:47,200 ‎이게 원인이 된 것 같진 않은데 1074 01:13:47,600 --> 01:13:49,360 ‎내가 이거 던졌거든 1075 01:13:50,800 --> 01:13:52,720 ‎그게 실수였다고 해도... 1076 01:13:53,320 --> 01:13:56,640 ‎그렇다 치더라도 더 조심해야지 1077 01:13:56,720 --> 01:13:59,360 ‎사람을 신경 쓰라고, 로빈 1078 01:14:04,440 --> 01:14:06,680 ‎애초에 그걸 왜 던졌는데? 1079 01:14:06,760 --> 01:14:08,560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1080 01:14:08,640 --> 01:14:12,640 ‎갑자기 끼어들어서 ‎명령조로 말하지 말라고 1081 01:14:13,200 --> 01:14:15,920 ‎- 던지지 마 ‎- 내가 그러긴 했는데 1082 01:14:16,000 --> 01:14:17,320 ‎이렇게 반응할 줄 몰랐어 1083 01:14:19,280 --> 01:14:24,200 ‎기분이 가벼워지거나 ‎떨쳐냈다는 생각이 안 들어 1084 01:14:24,280 --> 01:14:27,400 ‎이 모든 과정으로 ‎고통스러웠던 기억과 1085 01:14:27,480 --> 01:14:33,360 ‎트라우마만 되살아나는 기분이고 ‎도저히 잊히지 않아 1086 01:14:39,320 --> 01:14:43,080 ‎오랫동안 잊으려고 애썼는데 1087 01:14:43,160 --> 01:14:47,200 ‎시간이 가도 전혀 괜찮아지지 않아 1088 01:14:54,480 --> 01:14:55,840 ‎어떤 거? 1089 01:14:56,600 --> 01:14:57,440 ‎여러 가지 1090 01:14:57,520 --> 01:14:59,680 ‎나한테 고통을 주는 것들 1091 01:14:59,760 --> 01:15:02,440 ‎이미지나 생각처럼 1092 01:15:15,960 --> 01:15:19,640 ‎우리가 터놓고 얘기를 한다고... 1093 01:15:21,640 --> 01:15:24,760 ‎그 고통이나 상처가 ‎줄어들지는 않아 1094 01:15:29,520 --> 01:15:32,440 ‎난... 그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 1095 01:15:32,520 --> 01:15:38,920 ‎이블린의 인생과 힘들었던 기억을 ‎얘기한다고 해서 1096 01:15:39,000 --> 01:15:40,440 ‎고통이 덜하진 않아 1097 01:15:41,600 --> 01:15:45,000 ‎하지만 이블린에 대해 ‎얘기하고 생각하는 건 쉬워지지 1098 01:15:47,160 --> 01:15:48,040 ‎그래 1099 01:15:48,920 --> 01:15:49,760 ‎어쩌면 1100 01:15:52,240 --> 01:15:53,960 ‎울지 마, 미안해 1101 01:15:54,040 --> 01:15:56,840 ‎던지자마자 죄책감이 들었어 1102 01:15:58,440 --> 01:16:00,840 ‎물에나 들어가자 1103 01:16:01,160 --> 01:16:02,280 ‎그럼 기분 풀릴 거야 1104 01:16:10,640 --> 01:16:11,640 ‎빨리 와 1105 01:16:12,880 --> 01:16:14,160 ‎얼어 죽겠다 1106 01:16:14,320 --> 01:16:15,320 ‎뛰어 1107 01:16:15,880 --> 01:16:18,440 ‎- 비켜! ‎- 들어와! 1108 01:16:18,520 --> 01:16:20,240 ‎점프! 1109 01:16:34,880 --> 01:16:36,600 ‎- 가만있어! ‎- 들어와! 1110 01:16:36,680 --> 01:16:38,040 ‎둘 다 미워! 1111 01:16:40,760 --> 01:16:42,880 ‎- 들어오라니까 ‎- 알겠으니까 그만해! 1112 01:16:59,040 --> 01:17:02,640 ‎"스카리니시 ‎1999년" 1113 01:17:20,400 --> 01:17:22,440 ‎이블린 형이 죽었을 때 ‎어디 있었어? 1114 01:17:22,520 --> 01:17:23,520 ‎이탈리아 1115 01:17:24,440 --> 01:17:25,320 ‎누가 전화했는데? 1116 01:17:25,760 --> 01:17:26,600 ‎엄마 1117 01:17:27,880 --> 01:17:29,200 ‎뭐라고 하셨어? 1118 01:17:33,200 --> 01:17:34,880 ‎그냥 이렇게 말씀하셨어 1119 01:17:37,000 --> 01:17:38,240 ‎'이블린이 끝냈어' 1120 01:17:39,320 --> 01:17:40,800 ‎'자살했다' 1121 01:17:43,080 --> 01:17:44,160 ‎그러고 끊으셨지 1122 01:18:07,120 --> 01:18:08,440 ‎얼마나 빨리 돌아왔어? 1123 01:18:10,640 --> 01:18:13,480 ‎전화 받은 지 30분 만에 ‎택시에 몸을 싣고 1124 01:18:13,560 --> 01:18:15,240 ‎바로 공항으로 갔지 1125 01:18:21,360 --> 01:18:24,440 ‎집에 온 기억도 안 나 1126 01:18:24,520 --> 01:18:27,960 ‎너희를 본 기억도 없지만 ‎그날 밤에 돌아왔을 거야 1127 01:18:28,560 --> 01:18:31,600 ‎- 당일 밤에 왔다고? ‎- 그래, 그건 기억해 1128 01:18:33,920 --> 01:18:34,880 ‎난 기억 안 나 1129 01:18:35,720 --> 01:18:37,880 ‎페컴 라이에서 ‎'버질' 예배가 있었어 1130 01:18:38,320 --> 01:18:39,320 ‎- 예배는 비질 ‎- 비질이지 1131 01:18:39,400 --> 01:18:42,120 ‎- 버질은 베르길리우스고 ‎- 어쨌든 1132 01:18:43,520 --> 01:18:45,760 ‎그건 로마인... 1133 01:18:47,120 --> 01:18:48,480 ‎- 작가잖아 ‎- 작가 이름이지 1134 01:18:48,720 --> 01:18:49,840 ‎책을 썼어 1135 01:18:50,080 --> 01:18:52,560 ‎이블린 오빠가 베르길리우스를 ‎좋아했으니까 잘 어울렸겠네 1136 01:18:53,240 --> 01:18:54,440 ‎'아이네이스'를 좋아했잖아 1137 01:19:28,400 --> 01:19:31,840 ‎"사우스다운스 ‎서식스" 1138 01:19:40,280 --> 01:19:42,680 ‎걷고 난 후에 말이야 ‎내 생각에는 1139 01:19:43,000 --> 01:19:45,920 ‎그동안 이 문제를 탁 터놓고 1140 01:19:46,000 --> 01:19:47,320 ‎얘기했지만 1141 01:19:48,400 --> 01:19:52,080 ‎그런다고 해결됐다는 게 아니야 1142 01:19:52,720 --> 01:19:54,480 ‎내 생각에는 1143 01:19:55,720 --> 01:19:58,880 ‎우리끼리라도 계속해서 1144 01:20:00,040 --> 01:20:03,400 ‎이 얘기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 1145 01:20:03,480 --> 01:20:04,800 ‎그럼 도움이 되겠지 1146 01:20:04,880 --> 01:20:05,720 ‎안녕하세요 1147 01:20:06,760 --> 01:20:08,200 ‎뭐 하세요? 1148 01:20:09,640 --> 01:20:12,160 ‎도보 여행요 1149 01:20:12,240 --> 01:20:15,480 ‎스코틀랜드 북부에서 ‎지난달에 출발해서 1150 01:20:15,560 --> 01:20:18,640 ‎동생을 기리며 ‎런던까지 걷고 있어요 1151 01:20:18,720 --> 01:20:20,120 ‎멋지네요! 1152 01:20:20,200 --> 01:20:22,520 ‎- 얘기도 하고... ‎- 촬영 팀도 다 같이요? 1153 01:20:22,600 --> 01:20:24,040 ‎- 네 ‎- 굉장하군요! 1154 01:20:24,120 --> 01:20:26,320 ‎우리가 따라가고 있죠 1155 01:20:26,800 --> 01:20:28,920 ‎- 진짜 대단하네요 ‎- 네 1156 01:20:29,000 --> 01:20:30,400 ‎얼마나 더 가야 해요? 1157 01:20:30,480 --> 01:20:33,200 ‎- 여기서 런던까지요 ‎- 오늘, 내일이 마지막 날이에요 1158 01:20:33,600 --> 01:20:37,600 ‎- 내일은 멋진 하루가 되겠네요 ‎- 그러길 바라요 1159 01:20:37,680 --> 01:20:40,000 ‎이건 우리가 피했던 얘기거든요 1160 01:20:40,080 --> 01:20:42,480 ‎동생이 13년 전에 자살했는데 1161 01:20:42,560 --> 01:20:44,920 ‎그때 후로 동생 얘기를 ‎묻고 살았죠 1162 01:20:45,000 --> 01:20:48,120 ‎근데 이번에... 그 얘기를 했어요 1163 01:20:48,560 --> 01:20:51,240 ‎- 괜찮다면 물어봐도 될까요? ‎- 네, 얼마든지요 1164 01:20:51,320 --> 01:20:53,000 ‎이 여행이 도움이 됐나요? 1165 01:20:53,080 --> 01:20:55,280 ‎네, 오늘은 사실... 1166 01:20:55,360 --> 01:20:57,240 ‎그동안의 여행을 돌아보고 있어요 1167 01:20:57,320 --> 01:21:00,040 ‎내일이 마지막 날이니까요 1168 01:21:00,120 --> 01:21:02,960 ‎그리고 도움이 됐죠 1169 01:21:03,040 --> 01:21:04,800 ‎전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1170 01:21:04,880 --> 01:21:06,600 ‎난 20년간 군에 복무하다 1171 01:21:06,880 --> 01:21:09,520 ‎- 2005년에 나왔어요 ‎- 그러셨군요 1172 01:21:09,600 --> 01:21:11,400 ‎그때부터 친구 셋을 잃었는데 1173 01:21:11,480 --> 01:21:13,560 ‎- 다 자살했죠 ‎- 정말 유감이네요 1174 01:21:13,640 --> 01:21:16,400 ‎그래서 그 말을 듣고 ‎닭살이 돋았어요 1175 01:21:16,480 --> 01:21:18,160 ‎이건 정말 잘한 거예요 1176 01:21:18,240 --> 01:21:22,280 ‎주변 사람들한테 이상이 생기면 ‎그걸 알아주는 게 1177 01:21:22,360 --> 01:21:24,240 ‎정말 중요해요 1178 01:21:24,320 --> 01:21:27,480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1179 01:21:27,560 --> 01:21:31,040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에도 1180 01:21:31,360 --> 01:21:37,120 ‎친구나 가족의 자살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1181 01:21:37,720 --> 01:21:40,400 ‎개인적으로 참 심각한 문제였죠 1182 01:21:41,000 --> 01:21:43,560 ‎비극이에요 ‎형제 일은 정말 유감이에요 1183 01:21:43,640 --> 01:21:45,480 ‎- 이름이 뭐예요? ‎- 사이먼요, 반가워요 1184 01:21:45,560 --> 01:21:47,280 ‎- 전 올랜도예요 ‎- 반가워요 1185 01:21:47,360 --> 01:21:48,360 ‎- 그웨니예요 ‎- 감동이네요 1186 01:21:48,440 --> 01:21:50,120 ‎- 비니요? ‎- 그웨니, 그웬돌린요 1187 01:21:50,200 --> 01:21:51,560 ‎- 로빈이에요 ‎- 안녕하세요 1188 01:21:51,640 --> 01:21:53,720 ‎- 셋 다 반가웠어요 ‎- 고맙습니다 1189 01:21:53,800 --> 01:21:54,720 ‎내일 행운을 빌죠 1190 01:21:57,800 --> 01:22:00,200 ‎- 나... ‎- 콧물 묻었냐고? 1191 01:22:00,280 --> 01:22:02,000 ‎얼굴에 눈물 자국 났어? 1192 01:22:02,080 --> 01:22:04,160 ‎- 코딱지 묻었어 ‎- 정말? 1193 01:22:04,240 --> 01:22:06,480 ‎- 아니 ‎- 마스카라는 안 번졌어? 1194 01:22:07,360 --> 01:22:08,680 ‎괜찮아 1195 01:22:20,360 --> 01:22:21,800 ‎이건 내 명함이에요 1196 01:22:21,880 --> 01:22:24,520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해요 ‎날아올게요 1197 01:22:24,600 --> 01:22:27,800 ‎그리고 아까 너무 흥분해서 ‎포옹을 못 나눴네요, 미안해요 1198 01:22:27,880 --> 01:22:31,240 ‎우리도 당신을 만나서 울컥했어요 1199 01:22:31,320 --> 01:22:32,400 ‎고마워요 1200 01:22:33,440 --> 01:22:37,280 ‎- 끝이 없죠? ‎- 네, 그래서 울었어요 1201 01:22:37,760 --> 01:22:39,680 ‎이런다고 속이 ‎후련해질 거 같진 않지만 1202 01:22:39,760 --> 01:22:43,160 ‎고통이 평생 ‎남을 거라는 걸 깨달았죠 1203 01:22:43,680 --> 01:22:44,600 ‎정말... 1204 01:22:46,400 --> 01:22:47,360 ‎힘드네요 1205 01:22:47,440 --> 01:22:48,520 ‎우리도 포옹하죠 1206 01:22:50,280 --> 01:22:51,400 ‎고마워요, 사이먼 1207 01:22:52,000 --> 01:22:54,120 ‎난 울컥하는 성격이 아닌데... 1208 01:22:54,440 --> 01:22:55,440 ‎행운을 빌어요 1209 01:22:56,280 --> 01:22:57,680 ‎연락할게요 1210 01:22:59,000 --> 01:23:00,680 ‎하늘에서 봐요 1211 01:23:03,960 --> 01:23:06,040 ‎- 고마워요 ‎- 고마워요 1212 01:23:10,920 --> 01:23:13,000 ‎오랜만에 따뜻한 포옹이었어 1213 01:23:14,120 --> 01:23:15,920 ‎정말 힘껏 안아 주지? 1214 01:23:16,040 --> 01:23:18,520 ‎- 그랬어 ‎- 꽉 안아 줬어 1215 01:23:30,960 --> 01:23:36,440 ‎로라라는 친구가 있는데 ‎걔의 단짝이 1216 01:23:36,520 --> 01:23:37,640 ‎자살을 했어 1217 01:23:38,880 --> 01:23:43,320 ‎근데 로라가 친구를 잃었을 때 1218 01:23:43,400 --> 01:23:48,280 ‎자기한테 큰 도움이 됐다며 1219 01:23:49,360 --> 01:23:50,400 ‎시를 보내 줬지 1220 01:23:52,880 --> 01:23:57,360 ‎'내가 먼저 세상을 뜬대도 ‎슬픔으로 먹구름을 만들지 마' 1221 01:23:58,040 --> 01:24:00,760 ‎'슬픔 앞에서 대담하면서도 ‎온화하게 버텨' 1222 01:24:01,400 --> 01:24:04,160 ‎'변화는 있겠지만 ‎떠나는 건 아니야' 1223 01:24:06,440 --> 01:24:08,640 ‎'죽음이 삶의 일부이듯' 1224 01:24:12,000 --> 01:24:14,400 ‎'망자도 살아 있는 자들 틈에서 ‎영원히 살지' 1225 01:24:19,360 --> 01:24:21,680 ‎'모두가 모여 ‎이 여정이 풍요로워지고' 1226 01:24:24,360 --> 01:24:27,280 ‎'그 순간을 나누고 ‎미지를 탐험하며' 1227 01:24:34,360 --> 01:24:37,360 ‎'친밀함이 차곡차곡 쌓여' 1228 01:24:44,400 --> 01:24:47,240 ‎'우리를 웃고, 울고 ‎노래하게 만드는 것들' 1229 01:24:48,960 --> 01:24:50,880 ‎'햇빛에 반짝이는 눈의 기쁨' 1230 01:24:51,280 --> 01:24:53,640 ‎'처음 깨어나는 봄' 1231 01:24:55,200 --> 01:24:57,640 ‎'보고 만지는 무언의 언어' 1232 01:24:59,000 --> 01:24:59,960 ‎'이해' 1233 01:25:00,040 --> 01:25:02,240 ‎'서로 주고받기' 1234 01:25:03,240 --> 01:25:04,880 ‎'이것들은 지는 꽃이 아니고' 1235 01:25:04,960 --> 01:25:07,200 ‎'떨어져 사라지는 나무도 아니야' 1236 01:25:07,280 --> 01:25:08,560 ‎'돌도 아니지' 1237 01:25:09,120 --> 01:25:13,160 ‎'돌도 바람과 비를 ‎견딜 수는 없고' 1238 01:25:14,280 --> 01:25:18,080 ‎'우뚝 솟은 산봉우리와 시간도 ‎세월이 가면 모래로 변해' 1239 01:25:19,080 --> 01:25:20,680 ‎'우린 예전 그대로이고' 1240 01:25:21,320 --> 01:25:23,080 ‎'갖고 있던 것도 그대로야' 1241 01:25:24,120 --> 01:25:27,120 ‎'함께한 과거는 영원히 존재하지' 1242 01:25:28,280 --> 01:25:30,200 ‎'우리가 함께 걸었던 숲을' 1243 01:25:30,280 --> 01:25:32,200 ‎'혼자 산책하면서' 1244 01:25:35,000 --> 01:25:38,920 ‎'그대 옆에 있는 둑에서 ‎내 그림자를 찾겠지' 1245 01:25:42,320 --> 01:25:45,080 ‎'산에서는 우리가 항상 ‎쉬어 가던 길목에서 멈추고' 1246 01:25:46,480 --> 01:25:48,160 ‎'아래 펼쳐진 땅을 바라보며' 1247 01:25:49,360 --> 01:25:53,000 ‎'뭔가를 발견하고 습관적으로 ‎손을 뻗을 거야' 1248 01:26:07,760 --> 01:26:09,280 ‎'손이 허공을 헤매며' 1249 01:26:10,720 --> 01:26:13,280 ‎'슬픔이 덮치기 시작하면' 1250 01:26:14,840 --> 01:26:17,040 ‎'그대로 눈을 감고' 1251 01:26:18,320 --> 01:26:21,680 ‎'숨을 쉬며 그대 마음속의 ‎내 발소리를 들어 봐' 1252 01:26:25,880 --> 01:26:29,360 ‎'난 떠난 게 아니라 ‎당신 안으로 들어갔을 뿐이야' 1253 01:26:33,600 --> 01:26:35,920 ‎시를 제대로 못 읽겠어 1254 01:26:36,320 --> 01:26:37,320 ‎잘 읽었어 1255 01:26:38,000 --> 01:26:39,080 ‎잘했어 1256 01:26:45,880 --> 01:26:47,240 ‎사랑해 1257 01:26:52,040 --> 01:26:53,160 ‎잘했어 1258 01:26:55,640 --> 01:26:56,880 ‎로라가 쓴 시야? 1259 01:26:57,720 --> 01:26:59,920 ‎아니, 그냥 어디서 본 ‎시시한 시겠지 1260 01:27:02,680 --> 01:27:06,080 ‎장례식을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시? 1261 01:27:07,400 --> 01:27:08,440 ‎아마도 1262 01:27:09,320 --> 01:27:10,840 ‎아름다웠어 1263 01:27:29,200 --> 01:27:30,520 ‎지금 안 보면... 1264 01:27:30,600 --> 01:27:33,520 ‎지금이 아니면 이 편지는 ‎절대 안 보겠죠 1265 01:27:54,800 --> 01:27:56,280 ‎너덜너덜하네요 1266 01:28:04,600 --> 01:28:09,480 ‎'사랑하는 엄마랑 아빠 ‎올랜도 형, 그웬돌린과 로빈에게' 1267 01:28:11,800 --> 01:28:15,440 ‎'기껏 의대에 들어갔는데 ‎공부를 마치지 못해서' 1268 01:28:18,320 --> 01:28:20,680 ‎'진심으로 안타까워요' 1269 01:28:26,240 --> 01:28:28,480 ‎'의사가 됐다면 좋았을 텐데' 1270 01:28:45,120 --> 01:28:46,760 ‎뭘 기대했는지 모르겠네요 1271 01:28:47,920 --> 01:28:50,080 ‎두서없이 썼을 줄 알았어요 1272 01:28:51,280 --> 01:28:53,640 ‎근데 굉장히 ‎고통스러운 내용이고... 1273 01:28:54,640 --> 01:28:56,520 ‎논리적이네요 1274 01:29:01,040 --> 01:29:02,680 ‎한 가지 분명한 건... 1275 01:29:04,480 --> 01:29:06,880 ‎이블린이 인생의 끝자락에 ‎있었단 사실이죠 1276 01:29:12,200 --> 01:29:13,200 ‎그냥... 1277 01:29:16,280 --> 01:29:17,200 ‎전부 1278 01:29:18,520 --> 01:29:19,600 ‎걱정과 1279 01:29:20,680 --> 01:29:21,800 ‎불안 1280 01:29:26,520 --> 01:29:27,480 ‎후회예요 1281 01:29:33,240 --> 01:29:36,440 ‎전 늘 후회를 안고 살았죠 1282 01:29:38,440 --> 01:29:40,120 ‎솔직히 말해서 1283 01:29:44,040 --> 01:29:45,480 ‎잘 모르겠네요 1284 01:29:47,840 --> 01:29:49,440 ‎어떤 면에서는 1285 01:29:52,160 --> 01:29:53,280 ‎제가 1286 01:29:57,720 --> 01:30:01,240 ‎가장 가까운 사람을 ‎구하지 못했잖아요 1287 01:30:13,000 --> 01:30:16,120 ‎이블린을 잃어서 평생 괴롭겠지만 1288 01:30:17,840 --> 01:30:21,720 ‎이제 다시 제 인생에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1289 01:30:24,920 --> 01:30:28,880 ‎"매년 전 세계에서 ‎약 2천만 명의 가족이" 1290 01:30:28,960 --> 01:30:33,560 ‎"자살 시도로 영향을 받고" 1291 01:30:35,000 --> 01:30:41,720 ‎"그중에 80만 명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 1292 01:30:45,000 --> 01:30:48,200 ‎"이블린 ‎1982-2004년" 1293 01:30:48,280 --> 01:30:49,680 ‎정말 그리워요 1294 01:30:52,360 --> 01:30:54,760 ‎우리 부엌에 있어 1295 01:30:54,840 --> 01:30:56,200 ‎와인 마시면서 1296 01:30:56,280 --> 01:31:01,880 ‎이 와인을 너희에게 바칠게 ‎루시아, 탠디, 존 1297 01:31:01,960 --> 01:31:02,960 ‎뭘 봐? 1298 01:31:03,040 --> 01:31:07,920 ‎벽을 보면 알겠지만 ‎올랜도가 페인트칠을 했어 1299 01:31:08,000 --> 01:31:10,200 ‎천장을 봐 1300 01:31:10,640 --> 01:31:13,320 ‎감청색이고 이블린은... 1301 01:31:13,400 --> 01:31:14,600 ‎올랜도 오빠 찾았어요 1302 01:31:15,120 --> 01:31:18,000 ‎이런, 난 안 찍히려고 ‎피하고 있었는데 1303 01:31:18,240 --> 01:31:19,240 ‎올라가 1304 01:31:20,160 --> 01:31:21,280 ‎그거 새 렌즈야? 1305 01:31:21,960 --> 01:31:22,800 ‎아니 1306 01:31:23,760 --> 01:31:25,440 ‎- 저번이랑 똑같은 렌즈야? ‎- 응 1307 01:31:26,120 --> 01:31:28,960 ‎이블린, 잠잘 준비 해야지 ‎뭐 하니? 1308 01:31:29,160 --> 01:31:31,160 ‎- 내버려 둬 ‎- 만져 보는 거야 1309 01:31:32,120 --> 01:31:34,160 ‎세계에 평화를! ‎이블린 형, 나도 찍어도 돼? 1310 01:31:34,240 --> 01:31:35,240 ‎- 아니 ‎- 왜? 1311 01:31:35,320 --> 01:31:36,880 ‎- 빅한테 인사나 해 ‎- 안녕, 빅 1312 01:31:36,960 --> 01:31:38,720 ‎모두 안녕 1313 01:31:40,480 --> 01:31:41,520 ‎내 얼굴! 1314 01:31:41,960 --> 01:31:44,960 ‎- 이블린, 얼굴 보여 줘 ‎- 안녕, 빅과 가족들 1315 01:31:45,040 --> 01:31:47,440 ‎안녕,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1316 01:31:47,720 --> 01:31:49,600 ‎올랜도 형, 전화기 써도 돼? 1317 01:31:49,680 --> 01:31:50,760 ‎- 제발! ‎- 안 돼 1318 01:31:50,880 --> 01:31:52,880 ‎괜찮아, 나도 오빠 찍었어 1319 01:31:53,160 --> 01:31:55,600 ‎안녕, 난 최고의 배우야 1320 01:31:56,680 --> 01:31:58,800 ‎- 뻥 치네 ‎- 짜잔, 나야 1321 01:31:59,360 --> 01:32:02,440 ‎다들 정말 보고 싶어 1322 01:32:03,440 --> 01:32:05,120 ‎- 라일라도 ‎- 강아지! 1323 01:32:05,200 --> 01:32:06,760 ‎탠지도 보여 줄게 1324 01:32:07,160 --> 01:32:10,040 ‎우리 새 강아지야 ‎이번에 데려왔지 1325 01:32:11,000 --> 01:32:13,280 ‎- 이리 와 ‎- 싫어요! 1326 01:33:06,000 --> 01:33:12,960 ‎"이 영화에서 다룬 문제로 ‎고민하는 분은" 1327 01:33:13,040 --> 01:33:20,000 ‎"EVELYNMOVIE.COM에서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세요" 1328 01:35:34,160 --> 01:35:36,160 ‎자막: 조은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