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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역 ; 동 막 골
(blog.naver.com/dongmakgol64)

 

(타지마 유리코가 센다이에 온 건
1983년 겨울이었다)

남편이랑 헤어지고
대체 어떻게 살 생각이었어?

 

집을 나오는 것 말고는

 

생각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여기로?

 

여행으로

 

딱 한 번 왔었는데

 

예쁜 곳이란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여긴 친척도
아무도 없잖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이
더 좋았어요

 

하지만 말이지

 

물장사는

 

경험이 있어요

 

부디 써 주실 수 없으세요?

 

고개 들어요

 

아, 네

 

그래서 당분간
견습으로 일하게 해 보고

 

쓸지 안 쓸지는
그걸 보고 결정하려 했는데

 

호박이 넝쿨째 들어왔네
야스요 씨

 

저 여자는 술자리를
적당히 농염한 분위기로 만들어

 

왠지 베일에 싸인 듯
사연이 있는 듯 말이죠

 

하지만 걔는 어딘지
마음을 닫고 있는 듯...

 

가볍게 가족에 관한 걸
물어보려 하면

 

있지, 왜 헤어진 거야?

 

남편의 외도?

 

그 사람은
아무 잘못 없어요

 

그럼 왜?

 

나는 아내로서도
엄마로서도 실격이었어요

 

아이는 있어?

 

몇 살?
아들이야? 딸이야?

 

아들이에요

 

집을 나왔을 때 10살이었죠

 

10살이라...
한창 예쁠 때였네

 

사진 같은 거 있어?

 

없어요

 

한 장 정도는 있겠지

 

없어요!

 

그런 거 안 갖고 있어요

 

근데 그렇게 마음을 닫은
그 애 덕분에 가게는 번창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세월이 흘렀죠

 

손님과의 관계도 깔끔해서

 

종종 있는 말썽도
전혀 없었어요

 

근데 딱 한 명 와타베 씨랑은...

 

헤어진 남편과
아들이 있는 모양이지만

 

연락을 끊고 사는 것 같았죠

 

미야모토 씨
타지마 유리코 씨 부검 결과인데

 

사체에 의심스런 점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심부전이 틀림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곧
유리코 휴대폰으로

 

그 사람한테 연락해 봤어요

 

와타베 씨?

 

나 '세븐'의 미야모토예요

 

놀라지 말고 들으세요

 

유리코가

 

유리코가 죽었어요

 

와타베 씨한테는

 

도저히 올 수 없는
사정이 있었던 듯

 

장례식엔 안 왔어요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 뒤
연락이 왔어요

 

네? 아들?

 

아들이 도쿄에 살아요?

 

알았어요
잠깐만요

 

 

도쿄 스기나미구

 

와타베 씨는

 

유골을 어떡해야 할지
난처해하는 저에게

 

당신 주소를 가르쳐 줬어요

 

그래서 곧장 편지를...

 

그랬군요

 

유리코

 

당신이 와 줘서
분명 기뻐할 거예요

 

저기 갈색 3층짜리 공동주택

 

저게 유리코가 살던 곳이에요

 

바다 옆에서 사는 게
꿈이었나 봐요

 

18년이나 이런 좁은 곳에서

 

정말 검소하게 살았어요

 

유리코는 이 이불 속에서
외롭게 혼자서...

 

그때 와타베 씨가
같이 있어 줬다면...

 

그...

 

와타베 씨라는 분
연락처 아시나요?

 

그게 휴대폰도
이미 해약한 모양이에요

 

지금은 어딨는지도...

 

하지만 전력 관계 일로

 

전국을 돌아다닌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센다이에 왔을 땐

 

늘 유리코랑 여기서...

 

죄송해요
쓸데없는 말을...

 

아뇨

 

오히려 엄마한테
그런 분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어떻게든 그분을 만나서
엄마에 대해 듣고 싶은데

 

아니...

 

뭔가 기억나는 거 없나요?

 

뭐든 좋습니다
출신지라거나

 

자주 가는 곳이라거나

 

장소...

 

아!

 

니혼바시

 

니혼바시?

 

네, 도쿄에 있는

 

어머니의 연인 와타베 슌이치의 소식을
알지 못 한 채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현재

 

도쿄 카츠시카

 

미안한데 지나갈게요

 

지나가게 해 주세요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수고하십니다

 

아라카와 강변의 주택에서 역겨운 냄새의 액체가
떨어진다는 아래층 주민의 신고로

 

사후 20일 지난
부패한 사체가 발견됐다

 

사체는 심하게 손상돼서 얼굴과 나이 인식 불가능
의복 이외의 소지품도 없었다

 

보여 주세요

 

판명된 건 성별이 여성이라는 것
사인이 교살이라는 것뿐이었다

 

야나기 다리?

 

토키와 다리

 

실종신고를 낸 유족의
DNA 감정으로

 

피해자는 40세의
오시타니 미치코로 판명됐다

 

시가현 히코네시에 거주

직업은 비와 호반에 있는
멜로디 에어란 청소회사의 영업 직원

 

유족 얘기로는
오시타니 미치코는

 

(코스게 경찰서)
5월 12일 금요일엔
평소처럼 출근했고

 

15일 월요일부터
무단 결근을 했다

 

또 13일

 

인터넷으로 도쿄 카에바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고

 

실제로 숙박을 했어

 

즉, 살해당한 건

 

14일 일요일일 가능성이 높아

 

사체가 발견된 방에서는

 

코시카와 무츠오라는 남자가
9년 전부터 살고 있었어

 

하지만 인근 주민 얘기로는
그 코시카와는

 

15일경부터
모습이 안 보인다고 해

 

들어와

 

실례하겠습니다
완성됐어요

 

- 여기 있습니다
- 수고했어

 

이게 인근 주민의
정보를 듣고 만든

 

코시카와 무츠오다

 

범인은 이놈이라고 봐도
틀림없겠지

 

먼저 이 코시카와와
피해자와의 관계

 

유족 말에 의하면
오시타니 미치코는 지난 2년간

 

일로도 여행으로도
비와 호수 주변을 벗어나지 않았어

 

근데도 왜 이번엔
비와 호수에서 도쿄로 왔을까?

 

그 수수께끼를 밝히는 거야

 

그러면 저절로
코시카와의 소식을 알 수 있겠지

 

사건 발생으로부터
이미 20일이 지났다

 

기합 팍팍 넣고 임하도록!

 

 

뭔가, 마츠미야

 

이번 사건과 지난 16일
신코이와 하천가에서 발생한

 

노숙자 방화 사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 사건 말이군

 

이유는?

 

불탄 시체로 발견된 노숙자도
태우기 전에 목이 졸려 죽었다는 게

 

부검 결과 밝혀졌습니다

 

살해 수법이
이 사건과 일치해요

 

교살만으로
연관 짓는 건 안이한 생각이지

 

하지만 살해 날짜도

 

14일과 16일로 가깝고
살해 현장 역시

 

같은 아라카와 옆입니다

 

거리도 5킬로밖에 안 되고요

 

가깝고 멀고는
개인적인 감각이야

 

그건 그렇지만...

 

또 다른 건 있어?

 

그럼 초동 수사...

 

마츠미야

 

아직 더 있으면 말해 봐

 

알고 계시듯
살해 현장인 집에서는

 

코시카와의 정체를 알 만한 걸
못 찾았죠

 

하지만 딱 하나
알아낸 게 있어요

 

뭔데?

 

당일치기 삶이었다는 것

 

음식이나 물건이나

 

비축해 둔 건 아무것도 없고
심지어 냉장고도 없어요

 

9년이나 살았는데 말입니다

 

물건뿐만 아니라
장래에 대한

 

꿈과 전망도 느껴지지 않아요

 

마치 언제든
죽을 각오가 돼 있는 것처럼

 

이 집은 집이지만
집이 아니에요

 

마치 노숙자의
비닐 하우스 같았어요

 

알았다

 

조속히 양쪽의
DNA 감정을 해 보자고

 

고맙습니다

 

시가현 비와 호수

 

히코네역

 

왜 오시타니 미치코는 도쿄로 간 건가?
교우 관계에 코시카와 무츠오의 그림자가 있는 건가?

 

친구, 직장, 친척에게 철저히 참문을 하기 위해
오시타니 미치코가 살던 히코네를 찾았다

 

호사 떨러 간댔어요
(오시타니 미치코의 근무처)

 

- 호사 떨러?
- 네

 

그럼 오시타니 씨는

 

호사 떨러 13, 14일에
도쿄에 간다고?

 

맞아요

 

어떤 호사인지 말했나요?

 

그것까지는...

 

'내일 도쿄에 가는데
일요일엔 돌아올 거예요'

 

'회사에 폐 끼치진 않을 거예요'
왠지 즐거운 듯 그러더군요

 

그렇지?

 

즐거운 듯?

 

그건 예전부터
계획한 것 같던가요?

 

아니, 갑자기
결정된 것 같았어요

 

그렇다면 누군가를 만났거나

 

연락이 있었다는 말이네요

 

오시타니 미치코의
통화 기록, 편지, 메일

 

전부 조사했지만 도쿄행을
암시하는 건 없었어요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서
도쿄로 가게 됐단 걸까요?

 

아무튼 오시타니 미치코의
거래처를 하나하나 조사할 수밖에 없네

 

보통 일이 아니네

 

둘로 나눌까?

 

뭘 보는 거야, 너?

 

해결이 될까요?

 

뭐?

 

뭐든 집어삼켜 버릴 듯한
비와 호수를 보고 있자니

 

이 사건은 호수 바닥에 있는
자갈 하나를 찾는 듯한

 

그런 복잡하고
단서를 잡기 힘든 사건 같아서...

 

그 불안감이 현실이 된다

 

사흘이 지났지만 오시타니 미치코의 거래처에선
유력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

 

마츠미야입니다

 

그 불탄 사체
DNA 말인데

 

 

코시카와 집에 남아 있는 DNA와
대조해 봤는데 불탄 시체와는 달랐어

 

그래요?

 

멋진 추리였는데 말이지

 

오시타니 미치코가 도쿄에 간 이유에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있을 거야

 

부탁해

 

 

5월 12일 금요일

 

오시타니 씨가
영업하러 왔다면서요?
(양로원 유락원)

 

 

뭔가 다른 점은 없던가요?

 

아뇨, 평소랑 같았어요

 

도쿄에 간다는 말은
하지 않던가요?

 

도쿄?

 

죄송해요
저리로 가시죠

 

도쿄, 도쿄...

 

뭔가...

 

어쩌면 201...

 

201?

 

네, 201호
신원을 알 수 없는 나이 든 여잔데

 

경찰과 말썽을 일으켜서
골절상을 입었는데

 

이름도 주소도
전혀 말하려 하지 않아서

 

경찰들도 골치 아파해요

 

그래서 부상이
나을 때까지만이라고 약속하고

 

우리가 데리고 있게 됐는데

 

그 방이 201호실이라서
201 씨라고 부르죠

 

진즉에 나았는데도
나갈 생각을 안 해요

 

그래서 오시타니 씨랑은?

 

그날 마침 여기!

 

여길 오시타니 씨가
걸어가고 있을 때

 

201 씨가 지나갔는데
그걸 보고 오시타니 씨가...

 

중학교 동창의 엄마 같다며...

 

그래서 다행이란 생각에
말을 걸어 보라고 했죠

 

신원만 알 수 있으면

 

가족한테 보낼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마침 여기서 식사 중이던
201 씨한테 오시타니 씨가

 

아사이 히로미 씨의
어머니 맞으시죠?

 

이렇게 말을 걸었더니 완전!

 

엄청나게 놀란 얼굴로
돌아보더니

 

'아냐, 사람 잘못 봤어'
이러면서

 

반찬이고 밥이고 국이고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던지는 바람에

 

나도 옷이 완전 엉망으로...

 

근데 그 일이랑
오시타니 씨가 도쿄로 간 건...

 

그 동급생이라는
아사이 히로미 씨

 

연극계에선 유명한
연출가라고 해요

 

연극 좋아하는
오시타니 씨한테는 자랑거리도 되고

 

한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에요

 

근데 자기를
기억할지 못할지도 모르는데

 

옛날 친구가 찾아오는 건
상대한테 폐가 아닐까 싶어서

 

계속 참고 있었던 모양인데

 

만나러 갈
절호의 구실이 생겼다...

 

201 씨
201 씨 있어요?

 

뭐, 무슨 볼일인데?

 

도쿄에서 온 형사가
물어볼 게 있대요

 

형사?

 

실례하겠습니다

 

들어오지 마

 

아사이 씨 맞죠?

 

아니야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몇 번이나 말했다는 건

 

이 사람한테 말이죠?

 

글쎄, 까먹었어

 

오시타니 씨 어제 도쿄에서
목이 졸려 죽었어요

 

그게 어쨌다고?

 

당신과 관련된 일로
도쿄에 갔을 가능성이 높아요

 

도쿄에 따님이 있다죠?

 

몰라, 그런 거 몰라

 

모른다...

 

딸 같은 거 없다가 아니라
모른다...

 

즉, 따님이 있는 건
인정하는 거군요

 

시끄러워

 

모른다면 몰라
당장 나가

 

등신

 

나가, 등신아
나가라고!

 

등신

 

등신!

 

아사이 아츠코, 65세

 

현재 히코네시 양로 시설인
'유락원'에 빌붙어 사는 중

 

그 외동딸
아사이 히로미, 40세

 

히코네시 출신 연극 연출가

 

배우 출신

 

현재 도쿄 하마정의
메이지 극장에서

 

5월 14일부터 공연 중인
연극을 연출하고 있다

 

자꾸 왜 전화해?

 

죄송해요

 

근데 사무실에
경찰이 찾아와서...

경찰?

 

바쁘시면 그리로
찾아가겠다고 하시는데요

 

바로 간다고 전해

 

네, 알겠어요

 

바로 묻겠는데

 

이 여자분을 모르시나요?

 

중학교 동창인
오시타니 미치코 씨예요

 

바로 알아보시는군요

 

네, 최근에 만났거든요

 

언제쯤요?

 

5월 13일 저녁에요

 

상당히 술술 대답하시네요

- 보통은...
- 그걸 물을 줄 알았거든요

 

오시타니 씨 죽었다면서요?

 

알고 계셨군요

 

네, 기사로 봤어요

 

믿을 수가 없었지만

 

만났을 때 상황을
자세히 말씀해 주실래요?

 

그날은 공연 시작 전날이어서

 

완전 정신없이 바쁜데
불쑥 찾아와서는

 

26년 만인가?

 

전혀 안 늙었구나

 

- 너도
- 정말?

 

근데 갑자기 웬일이야?

 

실은 있지
시가에 있는 양로원에

 

너희 엄마가 있을지 몰라

 

그건 틀림없다고 봐

 

그래서 확인해서
모시고 갈 수 없을까 해서

 

시설 사람들도 난처한가 봐

 

거절하겠어

 

이유는?

 

저한텐 엄마 같은 거 없어요

 

중학교 때 그 여자는
저랑 아빠를 버리고 집을 나갔어요

 

이봐요, 아사이 씨

 

얼른 나와서
어떻게 된 건지 말을 하쇼

 

남의 돈 빌리고 안 갚는 건
도둑놈이랑 똑같은 거라고

 

돈을 몽땅 남자한테 바치고

 

(아사이 히로미 14살)
돈이 바닥나니까
아버지 인감 도장으로

 

막대한 빚까지 얻어서...

 

그 여자는 나랑 아빠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었어요

 

그런 뒤에

 

아버지는 빚에 괴로워하다 자살

 

잘 알겠습니다

 

근데 오시타니 씨는
헤어진 뒤에 뭘 했는지 아시나요?

 

그날 돌아가겠다고...

 

근데 돌아갈 때

 

참, 히로미

 

내일 연극 티켓...

 

미안해
역시 첫날이라 다 팔렸어

 

그렇겠지?

 

역시 돌아갈래
잘 있어

 

그렇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이 몽타주 속 인물을 모르나요?

 

알겠습니다

 

바쁘실 텐데 실례했습니다

 

아뇨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자기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거짓은 진실의 그림자

 

누구나가
마음에 상처를 품고 살아간다

 

그 상처를 보호하려고

 

사람은 마음에 뚜껑을 닫는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

 

근데 형
니혼바시에서 오래 근무하네

 

이제 질리지 않아?

 

건방지게 무슨 소리야

 

더럽게 바빠 죽겠는데 와서는

 

앉을 수 있을까?

 

뭐야, '스나바' 가려고?

 

좋잖아?

 

여긴 비싸잖아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미사키 씨, 난 곱빼기 3판
고추냉이도 듬뿍

 

 

이거 네가 사는 거야

 

뭐?

 

넌 몇 판?

 

아... 한 판

 

한 판

 

알겠습니다

 

그래, 나한테 물어볼 게 뭔데

 

저거야

 

'신기한 이야기
소네자키 동반자살'?

 

이거 평판 좋다며?

 

뭐야, 너
연극에 관심이 있었어?

 

어?

 

아는 사람 이름이라도 있어?

 

연출가 아사이 히로미

 

뭐야, 아는 거야?

 

탐문 수사하러 갔을 때
형 사진을 봤거든

 

어떤 도장에서
애들이랑 같이 찍었던데

 

니혼바시가 주최하는
검도 교실이 있거든

 

그 사범을 맡았을 때

 

저 여자가 데려온
어린 배우들한테 검도를 가르쳤지

 

몇 년이나 만나지 못했지만

 

저 여자 어떻게 생각해?

 

미인이지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예를 들면 범죄에
손을 댈 만한 여자라거나

 

뭐야, 저 여자 의심하는 거야?

 

뭐, 의심하긴 했는데 말이지

 

사체에 묻어 있던
구더기 생육 상태로부터

 

범행 일시는 14일 오후에서
15일 오전 중이라고 밝혀졌다

 

또 메이지 극장 직원과
극단 관계자를 조사해 봤는데

 

아사이 히로미는

 

13, 14, 15일에는
극장에서 먹고 자면서 일했고

 

한 발짝도 극장 밖으로 안 나갔어

 

범행은 불가능해

 

그렇군

 

근데 왠지 아사이 히로미랑
그 엄마가 마음에 걸려

 

마음에 상처를 품고 있는
분위기랄까...

 

그 여자가 한번
넌지시 한 말이 있어

 

나 아이를 뗀 적이 있어요

 

모성이 없어요

 

모성이란 건 엄마가 딸에게
물려주는 바통 같은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나한테는
그 바통이 안 왔어요

 

살인자예요, 나

 

사람은 보통
마음의 상처가 있어도 숨기는 법이지

 

근데 그때 그 여자는

 

몇 번밖에 안 만난
나한테 그런 말을 했어

 

뭐, 누구한테나
마음의 상처는 있지

 

그래서 사람은
언뜻 봐서는 모르는 법이야

 

그렇군
코시카와와 불탄 노숙자가...

 

왜 그런 생각을 했어?

 

서투른 직감이지
현장도 가깝고 둘 다 교살

 

집 분위기도
노숙자 움막을 닮았고

 

DNA 감정으로 다른 게 밝혀져서
결국 개망신 당했지만

 

직감 같은 건
의지할 게 아니네

 

그래?
형사는 감이지

 

감정에 사용된 건 뭔데?

 

보자...

 

칫솔, 면도기
오래된 수건이야?

 

오, 예리해

 

DNA 감정에
주로 사용되는 물건을

 

범인이 바꿔쳤을 가능성은
생각해 봤어?

 

참고로 나라면 생각해

 

빙고!

 

그럼...

 

범인한테 속아 넘어간 거였어

 

시트에 남아 있던 소량의 DNA가
불탄 사체와 일치했어

 

이로써 두 사건
완전히 연결됐어

 

잘 했어, 마츠미야

 

수사 요원 전원 불러들여

 

1시간 뒤에 회의를 연다

 

 

서둘러, 서둘러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아

 

마츠, 뭐 하는 거야
연락을 해

 

시간은 금이다, 토키와바시
(아재 개그임)

 

네?

 

좀 웃어 줘

 

방금 뭐예요?

 

저 유류품 달력을 보고
생각한 거지

 

아, 그 글

 

또 저러네

 

이 다리는 뭘까요?

 

니혼 다리 근처에 있는
다리 이름인가 봐

 

이번 달은...

 

6월 토키와 다리

 

당일권은 한 명당 1장입니다

 

당일권은 한 명당 한 장입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당일권은
여기까지예요

 

죄송합니다

 

카가 형사님

 

아, 안녕하세요

 

배우였을 때
처음 올랐던 무대가 이곳이어서

우리한테는
성지와 같은 장소죠

 

근데 이번엔 연출가로서
이곳에서 첫 무대로군요

 

대단하네요
멋지십니다

 

고맙습니다

 

형사님은 지금도
니혼바시서에?

 

네, 나잇살 먹고도
여전히 출세도 못 하고

 

이 부근을 어슬렁대죠

 

그렇군요

 

왜 그러세요?

 

아, 아뇨

 

연극 재밌게 보세요

 

 

이거 정말 고맙습니다

 

아니에요

 

역시 겁나 예쁘네

 

4월 이치고쿠 다리

 

5월 야나기 다리

 

6월 토키와 다리

 

어?

 

 

어, 이런 데서 뭐해?

 

일하지, 형도?

 

난 저거야

 

저거라니...
저거 타려고?

 

비번 날에 뭘 하든 어때서?

 

그건 그렇지만

 

먹을래?

 

아, 시게모리의 인형빵?

 

잘 먹을게

 

형 진짜...

 

일이라니 그거야?

 

 

참, 그 DNA
형 예상 대로였어

 

역시?
이게 베테랑 형사의 감인 거야

 

덕분에 수사가 진전이 있었어
고맙습니다

 

관할서 형사 의견도
때로는 도움이 되지?

 

남의 공을 가로챈 것 같아서
싫지만 말이지

 

그 정도는 참아
사회인이잖아

 

그럼...

 

어? 벌써 가려고?

 

시간은 금이다
토키와 다리니까

 

너 아저씨 다 됐네

 

아니, 그게 아니라

 

내 개그가 아니라
오바야시 주임이 한 말이야

 

그 양반이?

 

코시카와의 유류품 달력에

 

토키와 다리니 니혼 다리니
아사쿠사 다리니 사에몬 다리니

 

많은 다리 이름을
적어 놨더라고

 

형?

 

아파, 왜 이래?

 

자세히 말해 봐

 

달력 말이야

 

일단 놔 봐

 

얼른 말해

 

이걸 놔야 메모를 보지

 

진짜, 힘도 더럽게 세

 

얼른!

 

아니, 그러니까

 

달력에 1월은
아사쿠사 다리라고 적혀 있고

 

2월은 사에몬 다리
3월은...

 

3월은 니시카시 다리야?

 

4월 잇코쿠 다리
5월은 야나기 다리

 

6월은 토키와 다리
7월은 니혼 다리

 

에도 다리, 요로이 다리
카에바 다리, 미나토 다리

 

토요미 다리 맞아?

 

어떻게 그걸?

 

이거 전부
가져가 주는 거예요?

 

네, 엄마 유품이고
와타베 씨 것도...
(16년 전, 센다이)

 

미안하게 됐어요

 

만일 연락이 오면

 

제가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고 전해 주세요

 

그리고

 

유리코가 살아 있을 때 얘기도
듣고 싶다고

 

 

어?

 

뭔가 적혀 있네요

 

전부 니혼 다리 부근의
다리 이름들이네요

 

그러고 보니 여기를 만날 장소로
정했단 말을 한 것 같아요

 

그럼 유리코 외숙모의
유품 달력이랑

 

코시카와의 달력이 같단 거야?

 

 

부탁이 있어

 

일생일대의 부탁이야

 

두 달력의 필적 감정을
해 주지 않을래?

 

보다시피 두 달력의
다리 이름이 완벽히 일치한다

 

또 필적도 감정한 결과
동일 인물이 틀림없다고 한다

 

카가, 설명해

 

 

이 달력은 16년 전에 돌아가신

 

제 어머니 방에
남아 있던 겁니다

 

하지만 필적이
어머니 것이 아니었죠

 

아마 생전에 함께 살았던
와타베 슌이치라는 남자 것 같다고

 

어머니를 돌봐 주시던
미야모토라는 여성이 말했습니다

 

즉, 그 와타베 슌이치란 남자가

 

코시카와 무츠오와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16년 전에 발견된 달력이

 

세월이 지나 다시 나타났다...

 

이 사건은 니혼바시서에도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오늘부터 카가도
수사에 참여한다

 

현재 이 와타베 슌이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 미야모토라는 여성일 텐데
아직 살아 계시나?

 

네, 지금도 센다이에서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미야모토 씨

 

어머, 카가 형사님

 

어서 오세요

 

그래요?

 

형사님 사촌이군요

 

네...

 

그럼 유리코도 알겠네?

 

아뇨, 제가 태어났을 땐
집을 나간 뒤라서...

 

아, 그렇군요

 

미야모토 씨
오늘 찾아뵌 건...

 

와타베 씨 얼굴을
기억하냐는 거죠?

 

아마 괜찮을 것 같은데

 

사진 1장만이라도 남았다면...

 

그 사람 정말로
사진을 찍기 싫어했거든요

 

그래서 사진이 아니라
몽타주를 가져왔어요

 

여기 5명의 몽타주가 있는데
이중에서

 

와타베 씨랑 닮은 게 있다면
가르쳐 주세요

 

그럼...

 

와타베 씨

 

얼굴 특징도 그렇지만

 

어딘지 분위기도...

 

와타베 씨가 나이 들었다면
분명 이런 느낌...

 

와타베 씨랑 똑같아요

 

와타베 슌이치에서
코시카와 무츠오로 이름을 바꾸고

 

종국에는 목을 졸린 후
불탄 시체로 발견됐다...

 

외숙모가 집을 나간 뒤

 

센다이에서
이런 애인이 생긴 걸

 

삼촌은 알고 있었을까?

 

글쎄

 

여기야

 

흠, 이런 곳에 살았구나

 

바다 옆에서 사는 게
엄마 꿈이었다나 봐

 

새로 생긴 저 다리 너머에
엄마가 살던 셋방이 있었어

 

셋방...

 

이 일대는 대지진으로...

 

그래, 모든 걸
삼켜 버리고 말았어

 

근데 외숙모는 왜
집을 나간 거야?

 

삼촌도 형도
아무 말도 안 해 주니까

 

나도 알고 싶어

 

기억나는 건 그 해 여름
엄마가 돌연 사라졌다는 거뿐이야

 

검도 수련을 하고 돌아오니
메모를 적어 놨더군

 

찾지 말아 주세요

 

미안해, 쿄이치로

 

엄마

 

엄마

 

엄마

 

엄마

 

그때 난 아버지를 원망했어

 

진심으로!

 

전부 아버지가
가정을 돌보지 않은 탓이라 생각했지

 

그로부터 18년

 

어머니는 여기서
홀로 외로이 죽어 갔어

 

아버지 같은 남자의
아내가 돼 줬는데

 

행복하게 해 주지 않았어요

 

하다못해 엄마 유골한테라도
변명해 보세요

 

다 내 잘못이야

 

그때 처음으로 나한테
엄마 얘기를 해 줬어

 

엄마는 시댁 친척들과
잘 지내지 못했어

 

물장사 출신이라고
엄청 구박을 했나 봐

 

아버지는 일 때문에
집에 거의 안 있었어

 

애 키우랴
친척들의 괴롭힘을 받으랴

 

엄마는 정신적으로
한계에 달했어

 

내가 초등학교 때 어느 날은...

 

미안해요

 

내가 미쳤나 봐

 

그건...

 

우울증 아니었을까?

 

엄마가 원망스럽지?
아니면...

 

동정하고 있어?

 

그런 게 뭐 중요해요

 

엄마는 홀로 외로이 죽었어요
누구도 지켜보지 않은 채

 

네 엄마는 마지막에
널 보고 싶었을 거야

 

어떻게 알아요!

 

알아

 

내가 죽을 땐
넌 곁에 오지 마

 

난 혼자 죽을 거야

 

그래서 쿄 형은
삼촌 임종을 안 지켰구나

 

그런 일이 있었다니...

 

하지만 이 사건이 해결되면

 

외숙모에 관해
뭔가 알아낼지 몰라

 

그런 느낌이 들어

 

비록 사체이긴 해도

 

외숙모 연인이었던
와타베는 찾아냈으니까

 

그래

 

혹시 형이 수사 1과에서
니혼바시서로 옮긴 것도

 

와타베를 찾기 위해?

 

그 몽타주 남자를 찾고 있었어?

 

외숙모 얘기를 듣기 위해?

 

니혼바시서를 떠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였어?

 

나잇살 먹고

 

마마보이 끝판왕이지

 

추정 연령 70세

 

70년이나 살았는데
사진 한 장 안 남았어

 

이런 일이 가능해?

 

이름도 2개 썼고

 

아니, 한두 개쯤
더 있을 거야

 

와타베는 뭔가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겠네

 

이 사건

 

이자의 정체를 밝혀내지 않는 한
해결은 불가능해

 

현재로선 유일한 단서는...

 

달력의 다리 이름

 

그래

 

하지만 16년이나 조사했는데
아무 소득이 없어

 

가 본 적 있어?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는 건

 

이 앞쪽의 토키와 다리뿐인데

 

나머진 지나간 적은 있지만

 

가 볼까?

 

아래서 보는 것도 좋아

 

12월 토요미 다리야

 

굉장하네

 

니혼바시에
이런 광경이 있었다니

 

지금껏 몰랐네

 

근데 대체 뭘까?

 

각각의 다리가 준공된 달인가?

 

그것도 조사했는데
전혀 일치 안 해

 

그렇구나

 

저게
11월 미나토 다리

 

여기서 계속
수도 고속도로 아래를 따라가

 

그리고 저게 10월 카야바 다리

 

여긴 자주 지나가는데

 

9월 요로이 다리

 

8월 에도 다리

 

그리고 저게 7월 니혼 다리

 

뭔가 번뜩인 거 있어?

 

흠, 7월이라면...

 

칠석 축제 같은 거 없나?

 

없어

 

하지만 '다리 씻기'는 있어

 

다리 씻기?

 

매년 7월

 

솔 같은 걸로 다리를 씻어

 

47년 이어온 역사적 행사지

 

잘 아네

 

16년 다니고 있으니까

 

일단 멈춰 주세요

 

그래

 

흠, 이걸 모두가 씻는구나

 

대략 2천 명 정도 와요

 

2천 명?

 

그래요

 

2천 명이 저 다리를 씻어요?

 

그래요, 봐요

 

이건 작년 사진

 

어라? 후지사와 씨랑
그 옆사람도 다들 전화를 하네요

 

다리에서 만나기로 하는 건데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어딨는지 못 찾는 거지

 

이날도 마누라랑
만나기로 했는데

 

도대체 어디 있는지...

 

와타베는 뭔가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여길 만날 장소로 정했다는
말을 한 것 같아요

 

뭐야, 이게?

 

다리 씻기 사진이야

 

사진 기자들 닥치는 대로 찾아가서
옛날 사진을 모아 왔어

 

설마 일일이 찾으려고?

 

얼굴도 모르는데?

 

일단은 몽타주와 닮은
인물을 찾는 거야

 

몇 명 찾아지면
와타베를 아는 사람에게 보여줘

 

무모해

 

와타베가 다리 씻기를
보러 갔는지 아닌지도 모르잖아

 

이렇게 많은 인파면
오히려 밀회엔 유리하지

 

매년 7년 다리 씻기 때
와타베는 누군가를 만났어

 

카가 어머니 유품에서
흥미로운 걸 알아냈어

 

뭔데?

 

감식반이 시간표의
특정 페이지만

 

집중적으로 지문이
남아 있는 걸 알아냈어요

 

센세키선, 이시이노마키선

 

 

여기 지문이 집중돼 있네

 

특히 이 오나가와역

 

오나가와...

 

카가 말로는
몽타주 속의 와타베는

 

전력 관계 일을 했다고
센다이의 미야모토 씨가 말했대

 

센다이에서 오나가와까지
당시 1시간 반이면 왕복이 가능했어

 

와타베는 오나가와 원전에 일했는데
쉬는 날은 센다이에 가서

 

카가의 엄마와 살았다고
추측이 가능해

 

와타베, 코시카와라는 이름은
방사능 작업자 중에는 없었어

 

아마 또 다른 이름을 썼겠지

 

수사요원 전원은
예전 작업자들을 탐문 수사

 

몽타주 인물을 아는 사람이

 

분명 어딘가는 있을 거다

 

 

오나가와 원자력 발전소

 

이 사람인데
본 기억이 있나요?

 

16년 전 이 부근에서...

 

본 적 없으세요?

 

16년 정도 전에
오나가와 원전에서

 

함께 일하셨을 텐데요

 

노자와 사다키치, 71세

 

생존자 중엔 제일 고참인데
발도 상당히 넓었나 봐요

 

이 사람한테 물어보면
웬만한 작업자는 알 거랍니다

 

실례합니다

 

 

이런 사람인데요

 

노자와 사다키치 씨한테
물어볼 게 있는데요

 

노자와 씨 말인가요?

 

의식 불명?

 

네, 안타깝지만...

 

심부전으로 위독한 상태죠

 

자, 드세요

 

아, 고맙습니다

 

잠깐 실례

 

음, 맛있군

 

중학교 시절
아사이 히로미 씨 말인데

 

어떤 인상이었나요?

 

뭐, 좀 말 걸기 힘든
느낌이랄까

 

친하게 지낸 건
밋짱 정도였지?

 

밋짱?

 

아, 오시타니 씨요

 

한때 왕따당했달까
없는 애 취급을 당했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네가 선봉에 서서
왕따시켰잖아

 

얼굴 예쁘니까 보란 듯이...

 

- 그랬나?
- 그랬어

 

왕따의 계기는?

 

걔 엄마가 집을 나가서

 

가게에 야쿠자 같은 사람이
드나들다 보니까 애들이 다...

 

그랬군요

 

근데 아사이 씨랑
오시타니 씨가 둘 다 아는 사람으로

 

당시 40대 정도의 남성 중에
생각나는 거 없어요?

 

40?

 

 

선생님! 나에무라 선생님!

 

아, 그때면 딱 40정도였지

 

왕따 문제도 있었고
아사이한테 잘 해 줬잖아

 

전학 간 뒤에도 애들한테
격려 편지 쓰게 해서 가져가기도 했고

 

맞아, 맞아

 

그 나에무라 선생님이랑
연락 가능할까요?

 

얘기를 듣고 싶은데

 

그게...

 

증발해 버렸어요

 

증발?

 

어디 갔는지 몰라요

 

선생님 사진 있나요?

 

그 졸업 앨범 같은 거

 

아, 있어요
잠깐 기다리세요

 

 

아사이 히로미 씨가
전학 갔을 때 일

 

뭔가 생각나는 거 없나요?

 

그게... 어땠더라?

 

별로 기억 안 나는데

 

분명 어느 틈엔가 사라져서

 

그 후에 선생님한테
사정을 들었지 않았나?

 

맞아

 

어느 틈엔가 사라졌다?

 

네, 지금 생각해 보니

 

아버지가 죽어서
힘들었을 거예요

 

맞아, 맞아
타워 빌딩에서 뛰어내려서

 

맞아, 선생님한테 듣고
깜짝 놀랐잖아

 

있네요

 

이게 나에무라 선생님이에요

 

그리고 이게
6년 뒤의 동창회

 

이게 나에무라 선생님이에요?

 

네, 딴사람 같죠?

 

좀 봐 줬으면 하는데

 

 

이 남자 본 적이 있나요?

 

글쎄요

 

혹시 나에무라 선생님?

 

뭐? 좀 다르지 않아?

 

25년쯤 지나면
얼굴 생김새도 변하니까

 

아냐, 아냐
어딘지 닮았다니까

 

이 어두운 얼굴이라든가

 

아사이 아버지가
뛰어내린 게 여기예요

 

빚 때문에 궁지에 몰렸겠죠

 

그 무렵엔 이 부근에
높은 건물도 없었고

 

여기서 뛰어내릴 수밖에
없었을 테죠

 

여기서 아사이 히로미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

 

무슨 일이...

 

어때?

 

용건은 전했어?

 

그래?
10분 뒤에 간다고 해 줘

 

증발?

 

 

(나에무라의 전처)
바람 피워서
집을 나간 것뿐이에요

 

바람?

 

그 상대는?

 

아무리 물어봐도

 

'미안하다, 헤어져 달라'
이 말만 했어요

 

그런 일이 1년이나 계속돼서

 

이제 글렀나 보다고
체념하려 했을 때...

 

무슨 일이 있었죠?

 

신용카드 사용 내역에

 

50만 엔이나 하는
루비 펜던트가 있었어요

 

알아 보니까
제가 좋아하는 십자가 펜던트라서

 

영락없이 크리스천인 저한테
선물하려는 건 줄 알고 기다렸는데

 

따져 물었더니

 

죄송한데 연락이 좀...

 

아마 위에 자택에 있는 모양이니
불러 올게요

 

조금 기다려 주세요

 

전혀 괜찮아요
천천히 하세요

 

그때 걸고 있던
펜던트를 조사해 줘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 안 나

 

그러니 잘 둘러대고
사진 찍어서 바로 보내 줘

 

그럼 그 결과에 따라서
진상이 명확해질 거라 생각하는 거네?

 

뭐, 그렇지

 

뭐 하시는 거죠?

 

아, 깜짝이야

 

자택에 계신다고...

 

안쪽 방에 있었어요

 

근데 뭘?

 

쿄 형... 아니 카가 형사의
이런 얼굴 좀처럼 못 보는 거라서

 

기념으로...

 

카가 형사랑 아는 사이세요?

 

아는 사이랄까
끊지 못할 연이랄까

 

오시타니 씨 일 때문에
지금 시가에 가 있어요

 

오늘은 오시타니 씨에 관해

 

확인할 게 좀 있어서
찾아왔어요

 

급한 일이라서요

 

죄송합니다

 

루비잖아!

 

내 탄생석?

 

(아사이 히로미, 20살)
너무 좋아, 고마워요

 

나 있지
학교 관둘까 생각해

 

어째서?

 

나도 도쿄로 오면
함께 살 수 있잖아?

 

사모님은?

 

곧 말할 생각이야

 

이 이상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순 없어

 

히로미, 애를 뗐어?

 

왜 멋대로 그런 짓을 해

 

드디어 배역을 받았다고요

 

지금 아기나 나을 때가
아니라고요

 

나에무라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에 있었던

 

블루스타 주얼리숍에
사진을 보여 줬더니

 

틀림없이 자기들 상품이라고

 

이 남자는
아사이 히로미의 불륜 상대인

 

나에무라 세이죠입니다

 

아마 아사이는

 

오시타니 미치코한테
과거의 불륜 때문에 협박당했겠죠

 

그래서 아사이는
나에무라와 의논해서

 

오시타니를 죽이게 시켰다

 

아사이 히로미한텐 알라비이가 있지만
그리 생각하면 설명이 되죠

 

하지만 그 뒤에
두 사람은 사이가 벌어져서

 

아사이는 나에무라의 목을 조른 후
증거 인멸을 위해 불을 질렀다

 

일리가 있군

 

마츠미야, 바로 센다이로 가서
증거 보강해서 와

 

 

이분인데요

 

글쎄요...

 

자세히 봐 주세요

 

미야모토 씨가
만났었다면

 

이 사진보다
5~6년 정도 뒤일 겁니다

 

글쎄요...

 

저기...

 

와타베 슌이치가 아닌가요?

 

네?

 

아뇨, 아뇨
완전 달라요

 

완전 딴사람이에요

 

딴사람?

 

그래?

 

알았어

 

무슨 일 있나요?

 

아니, 사건 때문에 좀...

 

참, 이거 고마웠어요

 

네?

 

빌렸던 다리 씻기 사진이에요

 

아, 이런 건...

 

좀 도움이 됐나요?

 

네, 충분히

 

내 동생이 사진 기자라는 걸
용케도 아셨네요

 

형사니까
웬만한 건 조사 가능하거든요

 

네?

 

설마 이상한 것까지
조사하진 않았겠죠?

 

에?

 

아뇨, 아뇨, 아뇨

 

뭐, 딱히 상관없지만

 

이번엔 어떤 사건인데요?

 

네?

 

왠지 형사님이
평소랑 다른 것 같아서...

 

역시 예리하시네요

 

이번 사건을 마주하다 보면
왠지 마음이 복잡해져요

 

죽은 어머니가
연관돼 있거든요

 

어머님이?

 

형사가 공사를 혼동하면 안 된다고
죽은 아버지가 늘 그랬는데

 

지금도 나 같은 거한텐
관심 없겠지만

 

아직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당신이 아는 아버지는
죽기 직전의 약해지고 착한 아버지였어요

 

내가 아는 아버지랑은
딴사람이라고요

 

그럼...

 

또 원점으로 돌아왔네

 

해결될 것 같았는데

 

어쩔 수 없지
수사는 헛수고의 연속이야

 

그런데 말이지

 

애초에 이 나에무라를
불태우기 전에 목을 졸라 죽인 게

 

아사이 히로미라는 건
뭔가 걸려

 

이 범행은 여자한텐 힘들어

 

하지만 약을 써서
잠들게 하면 가능하죠

 

하지만 그 뒤에
굳이 시체를 불태웠어

 

목 졸라 죽일 것 없이
잠든 채로 불을 지르면 되잖아

 

그러네

 

게다가

 

처음부터
나에무라는 아닌 것 같았어

 

뭐?

 

아니, 그러길 바랐어

 

제자랑 불륜을 저질러서

 

모든 걸 버리고
도피 행각을 벌이는 남자한테

 

우리 엄마가 반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

 

마마보이니까

 

- 수고
- 수고하십니다

 

당신은 당신 아버지의 진심을
지금도 헤아리지 못하는군요

 

멍청한 아들이에요

 

뭐요?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자신이 살 수 없는 걸 알면서도

 

흐트러진 모습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때를
즐기는 것 같았어요

 

이제 곧 자네랑도 작별이네

 

그런 말씀을...

 

무섭지 않으세요?

 

저 세상으로 가는 게?

 

아니, 기대돼서 못 견딜 정도야

 

저기서라면
마음껏 녀석을 바라볼 수 있으니

 

육체 따위는 방해만 될 뿐이야

 

이거 녀석한테는...

 

 

그럼

 

아버지가 그런 말을...

 

대체 이 사건은 뭐지?

 

엄마와 아버지에 관한 걸
일일이 내게 상기시키고 있어

 

나는

 

나는 왜 16년이나
이곳에서 와타베를 찾은 거지?

 

그래, 꼭 알고 싶었기 때문이야

 

그 뒤 엄마의 인생은

 

조금이라도 행복했었는지

 

엄마는 마지막에

 

나를 보고 싶어했는지

 

그것만큼은 알고 싶었어

 

하지만 그걸 아는 와타베가

 

불에 타서
새까만 숯덩이로 발견됐어

 

이 살해당한
몽타주의 남자는 누구지?

 

그리고 죽인 사람은?

 

아사이 히로미
그 여잔 분명 이 사건과 관련 있어

 

이건 형사의 감이야
하지만 동기는?

 

뭔가 보일 듯 보이지 않아

 

뭔가 중대한 걸
놓치고 있는 거야

 

관련된 자들을
철저히 조사한 거야?

 

오시타니 미치코의 주변은?

 

친척, 친구, 직장 관계
모든 걸 철저히 조사했어

 

문제의 아사이 히로미는 어떻지?

 

아버지가 투신 자살
어머니는 양로원

 

다른 관련자들도
전부 알리바이가 있었어

 

그 불륜남 나에무라의
전처는 어떻지?

 

동기는 있지만
역시 알리바이가 있었어

 

와타베 슌이치는 어떻지?

 

센다이에서 연인 관계였던
엄마는 이미 죽었어

 

그 관계를 원망할 입장이었던
아버지도 죽고 없어

 

남은 건 누구지?

 

아직 조사하지 않은 건...

 

나?

 

나야?

 

이 사건은 내 과거와
관련성이 너무 강해

 

숙명... 아니, 오히려

 

내 인생과 얽힌
사건이라고 할 수 있어

 

어쩌면 열쇠는 나인 건가?

 

그렇게 가정하고
추리해 보자

 

아사이 히로미, 오시타니 미치코
와타베 신이치

 

이 셋은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어

 

아사이 히로미의 동급생이었던
오시타니 미치코는

 

엄마의 연인이었던
와타베의 집에서 살해됐어

 

그 와타베의 연인이었던

 

유리코의 아들이 나

 

그리고 실은
이 둘도 아는 사이였어

 

검도 교실에서
우연히 알게 된 아사이 히로미가

 

오시타니 미치코를 매개로
엄마의 연인과 이어져 있었어

 

이건 단순한 우연인가?

 

아니, 검도 일본 챔피언이었던 내게

 

굳이 초짜인 중학생 지도를
부탁한 이유는?

 

달리 가르칠 사람
수두룩했잖아

 

그렇다면...

 

잠깐만!

 

일부러 날 만나러 온 건가?

 

그럼 왜 나를 만나러 왔지?

 

왜 알지도 못하는 내게
그런 고백을 했지?

 

살인자예요, 나

 

그 여자는 왜...

 

왜 나를 만나러 왔지?

 

혹시 그 반대라면 어떻지?

 

내가 일부러
아사이 히로미를 만나러 간다면

 

그 이유는?

 

아사이 타다오
투신 자살, 1991년 사망

 

우리한테는
성지와 같은 곳이죠

 

저기서라면 마음껏
녀석을 바라볼 수 있을 테니

 

육체 따위 방해만 될 뿐이야

 

혹시

 

혹시 그런 뭔가가 있다면

 

너는 만나고 싶겠어?

 

그래!

 

만나러 가겠지

 

시가현 경찰 본부

 

이시카와현 노토

 

자택까지 쳐들어와서
정말 미안합니다

 

시간이 별로 없으니
짧게 부탁해요

 

네, 10분 안에 끝낼게요

 

굉장하네요

 

하얀 벽은 싫거든요

 

갇혀 있었던
고아원 시절이 생각나거든요

 

먼저...

 

카나모리 씨라고 하셨나요?

 

 

같은 형사님?

 

야뇨, 다른 부서 사람이죠

 

여자 집에 남자 혼자서
찾아오는 건 그러니...

 

그렇군요

 

그래서요?

 

8년 전 다리 씻기 때인데

 

매년 구경하러 가시나요?

 

아뇨

 

이때는 누구랑 같이?

 

혼자서요
마침 지나간 거죠

 

이 사람과

 

휴대폰을 통해서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한데

 

이건 예전에
저를 취재했던 잡지예요

 

본 기억은?

 

있어요

 

16년 전

 

어머니 사망을 알리는
편지가 도착했어요

 

받는 곳은 당시 제가
혼자 살던 곳의 주소였죠

 

엄마도 모르는 주소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보낸 사람에게 물으니

 

와타베라는 남자한테
들었다더군요

 

혹시나 해서 이 잡지를
출판한 곳에 물어봤죠

 

확실히 16년 전에
제 주소를 물은 사람이 있다더군요

 

그런데 그건
와타베가 아니었다...

 

진짜 예쁜 사람이었는 데다

 

연극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좀 자랑스런 일이라

 

그래서 기억하고 있죠

 

연극 연출가
아사이 히로미라는 분이에요

 

난투 장면이 있는 연극이라서

 

가급적 강한 선수를
취재하고 싶다고

 

5년 전 당신은
아역들을 데리고 나를 찾아 왔죠

 

근데 그보다 11년 전
이미 내 주소를 조사했고요

 

와타베에게 알려주기 위해

 

아닌가요?

 

아니에요

 

와타베란 사람 몰라요

 

정말 취재가 목적이었어요

 

취재?
그런 거 없었는데

 

분명 16년 전에는
하려 했어요

 

연극 제재가 바뀌어서
취재를 안 한 거죠

 

그럼 왜 나였는데요?

 

그건...

 

마침 서점에서
이 잡지를 발견하고...

 

이 잡지

 

당신이 내 주소를
물어본 때보다

 

3년이나 전 거예요

 

아, 죄송해요

 

미안한데 저기..

 

화장실을 빌려도 될까요?

 

그러세요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저번에 시가의
동급생을 만났어요

 

얘기를 듣다 보니
이상하더라고요

 

당신이 전학 갔을 때를
다들 잘 기억을 못하더군요

 

그렇겠죠

 

아버지가 죽어서
작별 인사도 없이

 

고아원으로 옮겨 가서...

 

하지만 아버님이 자살한 건
또렷이 기억하더군요

 

그 빌딩까지 데려가 줬어요

 

그런데 그건
단순한 소문이었어요

 

그 빌딩에서 누군가가
뛰어내렸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근데도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다...

 

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아버지가 투신 자살한 건
사실이에요

 

어디서?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나요

 

무척 혼란스웠던 데다가

 

그 뒤 이래저래 하다 보니
고아원에 들어가게 됐죠

 

까놓고 묻겠습니다

 

당신 아버님은 사실은 다른 곳에서
다르게 돌아가시지 않았나요?

 

동급생들은 선생님이 말할 때까지
당신의 전학을 몰랐어요

 

그건 당신이 애초에
학교에 안 왔기 때문이죠

 

빚쟁이로부터 달아나려고
당신과 아버님은 야반도주를 했죠

 

나에무라 선생은 그걸 알면서도
침묵을 지켰죠

 

야반도주란 건 인상이 안 좋으니
배려한 거겠죠

 

그래서 선생은
아버님의 죽음을 알고도

 

근처 빌딩에서 투신했다고
거짓말을 한 거고

 

당신을 위해서요

 

형사님인 만큼

 

아버지가 어디서 자살했는지
이미 조사 끝냈죠?

 

하지만 있죠

 

만일 형사님 추리가
맞다고 하더라도

 

나한테 죄를 물을 수 있나요?

 

경력 사칭?

 

딱히 어떤 죄도 못 묻겠죠

 

이 경우는!

 

그럼 뭐가 문제죠?

 

어떤 사람이
죽기 전에 이렇게 말했대요

 

'자식의 앞으로의 인생을
저승에서 바라볼 수 있다 생각하면'

 

'기대돼서 못 견딜 정도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육체 따위 사라져도 좋다'라고

 

부모라는 건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 존재를
지워 버릴 수도 있나 봐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그만 돌아가 주실래요?

 

이거

 

이상한 일에
동참시키고 말았네요

 

아니에요

 

당신이 한 말 덕분에
사건 진상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아뇨, 제가 한 게 아니죠

 

아버님 덕분이에요

 

분명 지금도 어딘가에서...

 

왜 그래?

 

노자와 씨 회복했어

 

그래?
그래서 몽타주 보여줬어?

 

그게...

 

와타베도 코시카와도 아닌

 

요코야마 카즈토시라고 하네

 

요코야마 카즈토시?

 

카즈토시...

 

그 이름이 방사능 작업자 리스트에
있을 거야

 

바로 본적지랑 사진 입수해

 

아니, 하지만...

 

요코야마 카즈토시랑
와타베의 이름을 적어서 비교해 봐

 

와타베 슌이치와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이름 요코야마 카즈토시를

 

한자로 적어 보면

 

요코야마는 이름 부분을 뒤바꿔서
이 이름을 지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와타베라는 이름은

 

조사해 보니
지진 전에 오나가와정에는

 

와타베 배관이라는
하청업체가 있었어요

 

요코야마도 한때
여기서 일했습니다

 

그래서 '와타베 슌이치'야?

 

방사능 작업자 리스트를 보면
요코야마의 당시 주소는

 

나고야시 아츠다구
결혼 이력과 이혼 이력이 두 번씩

사진은 아이치 현경에 요청했으니
곧 도착할 겁니다

 

알았어
미행을 계속하도록

 

뭐?
알았어, 다시 지시할게

 

미행팀 연락입니다

 

아사이 히로미는 도쿄역에서
토카이도 신간선을 탔답니다

 

토카이도 신간선?

 

네, 그리고 또 하나

 

오늘 오전 카가가
아사이의 자택을 방문했답니다

 

그것도 여자를 데리고요

 

카가가?

 

마츠, 뭐 들은 거 있어?

 

아뇨

 

당장 녀석한테 연락해

 

카가

 

전부 설명드릴 텐데

 

그 전에 제안할 게 있습니다

 

DNA 감정을 통한
친자 관계 확인입니다

 

친자 관계라니 뭔 말이야?

 

5년 전

 

아사이 히로미가
저를 찾아왔어요

 

그건 우연이 아니었어요

 

저는 그 몽타주의 남자
와타베를 16년간 찾고 있었어요

 

어머니의 연인이었던 남자를
한번 보고 싶어서였죠

 

하지만 그 와타베는
죽고 없었어요

 

만일 와타베한테
자식이 있었다면

 

분명 저는 만나러 갔을 겁니다

 

아사이 히로미도
그런 생각을 한 겁니다

 

그렇다면

 

와타베가

 

아사이 히로미의 아버지
아사이 타다오라는 거야?

 

 

그렇게 되면
전부 앞뒤가 맞아떨어졌어요

 

어이, 어이, 어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아사이 히로미의 아버지는
26년 전에 투신 자살했어

 

시가의 무슨 빌딩...

 

(시가현 경찰본부)
그게 틀림없나요?

 

네, 나가하마 타워 빌딩에서

 

아사이 타다오 씨가
투신한 기록은 없어요

 

근데 같은 시기에

 

이시카와현 노토에서
투신 자살을 했어요

 

노토서 관내에 아사이 씨의
사체 확인 조서가 있었어요

 

물론 복사해 뒀죠

 

가져올 테니 기다리세요

 

봐, 장소는 달라도
26년 전에 이미 죽었잖아

 

그것도 그 여자가
거짓말한 겁니다

 

와타베 슌이치와
오시타니 미치코 살인뿐 아니라

 

이 사건의 비밀은 훨씬 옛날인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알 수 있게 설명을 해 봐
26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

 

추측 가능한 범위에서
얘기하겠는데

 

이 부녀의 진실을
알고 있는 건

 

아사이 히로미 한 명뿐입니다

 

뭐야, 너
왜 멋대로 문을 열어

 

야, 뭐라고 말을 해

 

왜 멋대로 들어오고 지랄...

 

그래도 알아보나 보네

 

버린 딸의 얼굴 정도는!

 

당신만큼은 용서 못 해

 

아무리 원망하고
증오해도 모자라

 

집만 나간 거라면 그나마 나아

 

남자한테 바치기 위해

 

아빠 인감도장으로
엄청난 빚을 내서

 

음탕한 당신 때문에

 

아빠는 말이지

 

아빠는

 

당신만큼은 지옥에 떨어뜨릴 거야

 

아빠가 맛본 거보다 더한
지옥에 말이야

 

얼른 돈 갚아, 새끼야

 

빌린 돈 얼른 갚으라고!

 

빌린 건 갚아야지

 

알겠냐고!

 

뭐라고 말을 해, 새끼야

 

얼른 갚으라고, 새끼야

 

이 등신 새끼가

 

싫어, 놔요

 

어이, 어이

 

이거 놔요

 

딸이 있었지롱

 

이거 놔요

 

어쩔 수 없지
돈이 없다면

 

딸내미가 만들게 해야겠지

 

아빠

 

데려가

 

- 아빠
- 히로미

 

싫어

 

얼른 와

 

그러지 마세요

 

딸은 관계없어요

 

가족은 서로 도와야지

 

하지 마요

 

순경님, 여기예요

 

내일 꼭 돈 준비할게요

 

부탁입니다

 

가자

 

망할 새끼

 

또 찾아 주세요

 

됐어, 네가 먹어

 

됐으니 먹으라니까

 

아빠

 

응?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옛날에 저 절의 스님은

 

당시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노리에 대항해서

 

본당에 불을 지르고
자결했다고 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어차피 죽는다 해도

 

나라면 다른 방법을 택할 거야

 

불타 죽는 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아

 

히로미

 

아빠는 너만큼은
반드시 지켜 줄 거야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아빠, 무서워
얼른 가자

 

아빠

 

좀, 아빠!

 

히로미, 배고프지?

 

오늘은 호사롭게 지내자
자, 가자

 

응?

 

부녀 둘이서 여행?

 

네, 뭐...

 

부럽네

 

하긴 이런 곳에
혼자 오면 뭐 하겠어

 

혼자세요?

 

 

다음 일터에 가는 도중에
잠시 들른 거지

 

드쇼

 

아뇨, 나는...

 

괜찮지 뭘 그러셔

 

드쇼

 

건배

 

일터라는 건...

 

원전

 

원전?

 

원자력 발전소

 

요전까진 미하마 정기 점검으로
와카사에 있었죠

 

다음 주부터는 후쿠시마

 

온 일본의 원전을 돌아다니는
원전 철새지

 

그렇군요

 

집에는 언제 돌아가나요?

 

가족도 집도 없어요

 

나고야의 주민등록대장도
어떻게 돼 있는지...

 

그런 식으로도
고용해 주나요?

 

 

이게 있으면

 

요코야마 카즈토시 씨

 

나!

 

이거 누구나 받을 수 있나요?

 

주민등록표만 있으면

 

그 일 나한테도
소개해 주면 안 돼요?

 

일자리 찾고 있어요
부탁합니다

 

안 되겠는데

 

당신을 데려가면
내가 잘릴지 모르거든

 

1,410엔이에요

 

몇 살?

 

14살요

 

조숙했구나

 

알바 안 할래?

 

여기 주차장에
파란 웨건이 주차해 있어

 

나중에 놀러 와

 

용돈 줄 테니까

 

이렇게 비싼 곳을...
난 역이나 공원이면 되는데

 

돈 걱정은 마
이제 괜찮아졌으니까

 

어떻게?

 

어떻게든

 

자, 오랜만에 목욕이니
너도 느긋하게 담그고 와

 

잠깐, 진짜 목욕이야?

 

당연하지

 

어이, 올 줄 알았어

 

보나마나 빚쟁이 피해서
도망치는 거지?

 

사연 있는 사람은
분위기로 아는 거지

 

알바 얼마나 줘요?

 

듬뿍 주지

 

들어와

 

얼른, 이리 와

 

얼른, 어이

 

 

오라니까 그러네

 

얼른

 

들어와

 

이리 와

 

히로미

 

아빠

 

히로미, 너 어디 갔던 거야?

 

아빠

 

내가 젓가락으로...

 

뭐?

 

젓가락으로...

 

젓가락?
무슨 일이 있었는데, 히로미

 

히로미

 

아빠

 

아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그 사람은?

 

잘 들어

 

잘 들어
똑똑히 들어야 해

 

지금 당장 이 가방 들고
숙소로 돌아가

 

그리고 이 손수건을 벗겨

 

그 요코야마란 놈의
지문을 찍어 놨어

 

그리고 아침이 되면
여관 사람한테 말해

 

밤중에 아빠가
사라져 버렸다고

 

아빠 어쩌려고?

 

그놈 차로 후쿠시마로 가

 

후쿠시마...

 

중요한 건 여기부터야

 

저 놈을 아까 그 벼랑에서

 

아빠 옷을 입혀서
떨어뜨리고 왔어

 

언젠가 시체가 떠올라서
떠들썩해지겠지

 

경찰이 너를 불러서
시체를 보여 줄 거야

 

그럼 이렇게 말해

 

아빠가 틀림없다고

 

그럼...

 

아빠는 자살한 걸로 해

 

사실은 오늘 아빠
그 벼랑에 죽으려고 했어

 

하지만

 

네 덕분에 목숨을 건졌어

 

너는 고아원으로 들어갈 테지

 

하지만 도망다니는 것보단 낫잖아

 

아빠는 그럼?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그래

 

오늘부터

 

그놈 요코야마 카즈토시가 돼

 

이제 못 만난다고?

 

싫어, 그런 거 싫어

 

히로미

 

아빠가 바라는 건
네가 행복해지는 것뿐이야

 

그 외는 어찌 돼도 좋아

 

네가 지붕 있는 곳에 살면서
학교도 가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일을 찾아서

 

그걸 직업으로 삼아서

 

꿈을 갖고 살아가는 거야

 

그래서

 

언젠가 좋은 사람이 생겨서

 

행복하게 살아

 

편지를 쓸게

 

아빠 이름은 안 되니까

 

콘도 쿄코

 

너는 콘도 마사히코랑
쿙쿙을 진짜 좋아하잖아?
(쿙쿙 ; 코이즈미 쿄코의 애칭)

 

그러니 콘도 쿄코로 할게

 

미안해, 나 때문에...

 

약속해 줘

 

반드시 행복해지겠다고

 

이제 가
서둘러야 해

 

잘 가, 히로미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어머니는 제정신을 잃고

 

침을 흘리면서
중얼중얼 뭔가 말을 한다는데

 

아사이가 위해를 가한
흔적은 없는 모양입니다

 

엄청난 저주의 말을
들은 모양이네

 

하지만 대체 왜지?

 

눈에 안 띄게 몰래 살아야 할
아사이 히로미가

 

어째서 화려한 세계로
뛰어든 거야?

 

좋든 싫든 주목을 받잖아

 

다른 인생을
살고 싶었던 거 아닐까요?

 

하다못해 무대 위에서만이라도

 

히로미, 축하해

 

정말 대단해

 

첫 무대가 대극장인
메이지 극장이라니

 

친구로서 정말
어깨가 으쓱해지고 기뻐

 

히로미 너라면 분명
훌륭한 배우가 될 거야

 

그러니 파이팅

 

메이지 극장에서 하는 연기
언젠가 나도 보러 가고 싶어

 

그리고 이번에 도쿄에 가

 

쉬는 날 언젠지 가르쳐 줘

 

어디서든 만났으면 좋겠다

 

콘도 쿄코 보냄

 

깜짝 놀랐어

 

예뻐졌구나

 

아빠

 

울면 안 돼

 

울면...

 

그럼 배우 관두고

 

연출에 전념을?

 

 

보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작품

 

작품 자체를 만들고 싶어졌어

 

그렇구나

 

그렇구나, 대단하구나

 

응, 근데...

 

재능이 있을지 걱정이야

 

하도록 해

 

히로미 너라면 할 수 있어

 

도전해서 언젠가
메이지 극장에서

 

네 연극이 올라가면 좋겠다

 

아빠...

 

또 즐거움이 늘었어

 

언젠가 죽는다면 아빠...

 

메이지 극장 지박령이 될까?
(지박령 : 특정 장소에 머무는 유령)

 

그럼 네 무대
마음껏 볼 수 있을 테니

 

뭔 말이래

 

아사이 타다오는
복잡한 심경이었겠죠

 

자신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

 

딸은 파멸한다...

 

이를테면 자기 자신이
판도라의 상자였던 셈이죠

 

타지마 유리코 씨
근사한 분이구나

 

결혼 안 해?

 

이제 와서
눈에 띄는 짓 하기 싫어

 

그보다 너는?

 

좋은 사람 있어?

 

아니

 

정말?

 

너라면 걱정 없어

 

분명 행복해질 거야

 

아사이 히로미 씨 아버님이죠?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주실래요?

 

선생님?

 

히로미?

 

아빠?

 

렌터카 좀 빌려 줄래?

 

멀리 옮겨야 할
짐이 있으니 당장...

 

괜찮지만...

 

그리고 이제
호텔은 안 되겠어

 

다른 수를 생각하자

 

그래서 생각한 게

 

이 12개의 다리죠

 

특히 7월의 니혼 다리

 

그 대인파 가 몰리는
다리 씻기 때는 반드시 만났겠죠

 

또 다른 달의 다리에서도
강 너머 휴대폰으로 대화하면

 

옆에서 보면
둘이 만나는 걸로 보이지 않죠

 

그렇군

 

하지만 왜
니혼바시 부근이었지?

 

그 부녀에게 있어서 성지인

 

메이지 극장이 있으니까겠죠

 

(5월 14일, 공연 첫날)
아사이 히로미는 연출가로서
다시금 메이지 극장 무대에

 

돌아오는 게 꿈이었죠

 

그게 마침내 이루어졌고

 

그때까지 감상을 삼가던 타다오도
이번만큼은 별개였죠

 

그런데 그날은

 

또 하나 특별한 관객이 있었죠

 

오시타니 미치코

 

조사해 보니 당일권이
수십 장 팔려 나갔더군요

 

그 때문에 오시타니가 급거
1박을 하게 된 거겠죠

 

자살한 남자가 있으니

 

설마하는 생각에
연극이 끝나고 말을 걸었고

 

이건 극장의 CCTV 영상입니다

 

여기 오시타니 미치코가
말을 걸자

 

놀라서 돌아보는
아사이 타다오가 찍혔어요

 

자기 존재를 안 오시타니를
그냥 돌려보낼 수 없으니

 

자기가 사는 집으로 데려가서

 

범행에 이른 거죠

 

알았어

 

내일 DNA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아사이 히로미에게
임의동행을 요청한다

 

잠깐만요

 

오시타니 미치코의
살해에 대해선 알았어요

 

하지만 아사이의 아버지

 

이 아사이 타다오를 태우기 전에
목을 졸라 죽인 건 대체 누구죠?

 

아사이 히로미다

 

그 외에는 생각하기 힘들지

 

하지만 그 추리가 사실이라면

 

두 사람은
끔찍한 경험을 한 부녀인 만큼

 

강철 같은 유대감이 있었을 텐데

 

그래서 더 그런 거지

 

센슈라쿠(공연 마지막 날)

 

여긴 연출가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에요

 

이거 영광이네요

 

앉으세요

 

DNA 감정 결과 나왔어요?

 

 

99.9% 부녀라고...

 

용케도 그 불탄 시체와 내가
부녀라는 걸 알아차렸네요

 

5년 전 당신이
나를 만나러 안 왔다면

 

아마 몰랐을 겁니다

 

아마도 미제 사건이 됐겠죠

 

그래도 후회는 안 해요

 

그날

 

당신을 처음 만난 날

 

희한한 일이지만
확신이 들었어요

 

아빠가 사랑한 분은
분명 훌륭한 분이었을 거라고!

 

구원받은 느낌이 들었죠

 

아빠의 인생은

 

비극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에!

 

왜 아빠를 죽인 건지

 

그걸 알고 싶은 거죠?

 

 

여행을 떠나기로 했어

 

한동안 못 만날 거야

 

그래?

 

비닐봉투를 기둥 틈에 숨길 테니
나중에 가져가 줘

 

응, 그럼 여기 돈을 놔둘게

 

아니, 오늘은 돈은 됐어

 

히로미

 

조금만 더 다가가도 될까?

 

괜찮은데

 

정말 좋았어, 히로미

 

메이지 극장 무대 훌륭했어

 

고마워

 

힘내, 히로미

 

후회가 없도록 실컷 해서
행복해져야 해

 

 

그 순간

 

아빠

 

딱 한 번밖에
보이지 않았던 표정

 

그날과 똑같은 아빠 표정을 보고
가슴이 쿵쾅거려서

 

(카가 쿄이치로 님에게 / 히로미에게)
뒤를 쫓아갔죠

 

히로미

 

뭐 하는 거야?

 

왜 따라왔어!
누군가가 보면...

 

무슨 일인지 설명해 줘

 

그래서 아빠는
모든 걸 고백했어요

 

오시타니한테 들켜서
집에서 죽인 사실

 

그리고

 

이미 19년이나 전에
나에무라 선생님을 죽인 사실

 

거짓말

 

미안해
그 사람이랑 사귀었지?

 

하지만 내가

 

아사이 타다오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들키면

 

모든 게 끝이야

 

네 미래는 내 보물이야

 

그것만큼은 잃고 싶지 않았어

 

여기라면

 

아무한테도 피해 없이 끝나

 

지문도 얼굴도 남지 않게
불을 질러 죽으니 괜찮아

 

그만둬
죽다니 농담이라도 그러지 마

 

언젠가 오시타니의
사체가 발견될 거야

 

경찰은 코시카와 무츠오라는
남자를 찾겠지

 

이젠 이 나이인데
달아날 수도 없어

 

내가 숨겨 줄게

 

절대 들키지 않을 곳을
찾아내 줄게

 

무리야

그렇지 않아

 

지쳤어

 

이제 지쳐 버렸어

 

26년을 도망다니며
몸을 숨긴 채 살았어

 

이제 도망가거나

 

숨거나 하는 생활은 지쳤어

 

편해지고 싶어

 

편하게 가게 해 줘

 

제발 부탁할게

 

아빠...

 

오늘까지의 인생

 

즐거운 추억도 많이 있었어

 

히로미 네 덕이야

 

반드시

 

반드시 행복해져야 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어차피 죽더라도

 

나라면 다른 방법을 택할 거야

 

불타 죽는 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아

 

아빠

 

가!

 

안 가겠다고 해도 불 붙일 거야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미안해

 

나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겠어

 

하지만 이제 됐어

 

이번엔

 

내가 아빠를 지킬게

 

히로미

 

이렇게 말했었지?

 

불타 죽는 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고

 

그랬지

 

아빠

 

지금까지 고마웠어

 

고마워

 

히로미

 

이제 곧

 

막을 내리겠네요

 

 

드디어 내릴 수가 있겠네요

 

너무도 긴 비극이었지만...

 

빨리

 

오하츠!

 

토쿠 님

 

오하츠

 

이건

 

아빠가 죽기 전에
당신한테 남긴 편지예요

 

나한테?

 

 

몰래 우편함에 넣어서
당신한테 보내라고

 

안녕하세요

 

나는 생전에 당신 어머니께
큰 신세를 진

 

와타베 슌이치라는 사람이에요

 

여명 얼마 남지 않은
늙은이가 된 지금

 

생전의 당신 어머니가
어떤 심정으로 삶을 살았는지

 

당신한테 전해 주려고
붓을 들게 됐습니다

 

유리코 씨는 아마도
우울증을 앓고 있었어요

 

죽는 것만 생각하다간
어여쁜 외동아들의 미소를 보면

 

단념하는 나날이었어요

 

하지만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겁니다

 

일 때문에 남편이 며칠이나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밤

 

엄마?

 

자기가 그때 식칼로
무슨 짓을 하려 한 건지...

 

그냥 자살이라면 몰라도

 

만일 아들까지
저승길 동무가 되고 말았다면...

 

그런 생각에 밤에도
잠들지 못하는 날이 계속됐고

 

집을 나가기로 한 겁니다

 

나는 도쿄로 왔을 때

 

카가 씨 집을
찾아가 보기로 했어요

 

두 사람이
잘 살고 있다는 것과

 

당신이 최근에 검도 대회에서
우승한 걸 알게 됐어요

 

그 아이

 

아직 검도를...

 

아니, 이건...

 

나는 갖고 있을
자격이 없어요

 

하지만...

 

난 그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기쁨도

 

미래를 함께 꿈꿀 행복도
내던져 버렸어요

 

그런 내가...

 

매일 잠자리에 들면
어린 그 아이가

 

곁에서 자고 있는 꿈을 꿔요

 

'좋은 아침' 하면서

 

안겨 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제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했는데 말이죠

 

난 나약한 엄마였어요

 

하지만 쿄이치로는 달라요

 

앞으로도 더 훌륭하게 되겠죠

 

아버지와

 

내 상상을 까마득히 뛰어넘어서!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그 검도 잡지를

 

여기 동봉해 보냅니다

 

당신의 행복과
활약을 기원하며...

 

와타베 슌이치가 씀

 

카가 쿄이치로 님께

 

여깄어요

 

고맙습니다

 

됐어요, 됐어요

 

아니, 그럼 안 되죠

 

됐어요

 

수사 1과로 다시 온다며?

 

그래

 

언제부터?

 

다음 달 1일

 

허전해?

 

그야 떠나기 힘들지

 

여긴 맛있는 가게도 많고

 

엄마의 흔적을
계속 쫓았던 곳이기도 하고

 

마마보이

 

어이

 

그럼 다음 달에 봐

 

그래

 

거짓은 진실의 그림자

 

그 그림자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그건 분명 비극만은 아니다

 

거짓이 비추는 것은

 

사람의 마음 그 자체니까

 

번 역 ; 동 막 골
(blog.naver.com/dongmakgol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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