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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스레드”

 

레이놀즈는 내 꿈을
이뤄줬어요

 

대신 난 그가
열망하는 걸 줬죠

 

그게 뭐죠?

 

내 전부요

 

그는 꽤
까다로운 사람이죠

 

함께 살기
쉽지 않을 텐데

 

그래요

 

누구보다
까다로운 사람이죠

 

- 좋은 아침
-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어서 와요

 

안녕

 

좋은 아침이에요

 

안녕, 비디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 나나

 

좋은 아침입니다

 

- 피파
- 안녕하세요

 

우드콕, 런던

 

먹어봐요

 

레이놀즈

 

맛있어요

 

말했지, 조한나

 

느끼한 건 싫다고

 

난 못 들었는데

 

딴 사람한테
말했나 보죠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우리 늙은 누나

 

무슨 생각 해요, 레이놀즈?

 

이젠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아무 관심이 없군요

 

그렇죠?

 

아침부터 꼭 그렇게
따지고 들어야겠어?

 

오늘 드레스 보내야 돼

 

화내는 거 들어줄
여유 없다고

 

한가하게
그럴 시간이 없어

 

어서 오세요, 백작 부인

 

안녕, 시릴

 

반가워요, 피터

 

이 낯선 미인은
누구신가요?

 

얼굴 좀 자주
보여주세요, 헨리에타

 

너무 기대돼요

 

저도요, 들어오세요

 

멋지네

 

괜찮아요?

 

좀 걸어보세요

 

수고들 했어요

 

감사합니다

 

옷이 너무 아름다워요

 

그간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네요

 

그 옷이 내게
용기를 줄 거 같아요

 

안녕, 스티븐
누님 왔나?

 

 

조한나를 어쩔 거야?

 

사랑스러운 애지만
이젠 때가 됐어

 

살만 쪄 갖곤

 

사랑을 구걸하며
버티고 있잖아

 

‘10월 드레스’를
걔한테 줄게

 

괜찮지?

 

왠지 마음이 안 잡혀

 

딱 꼬집어서

 

설명할 순 없지만

 

그냥 초조해

 

요즘 유난히
엄마 생각이 많이 나

 

꿈에서도 자주 보여

 

엄마 냄새도 나

 

왠지 지금 꼭

 

가까이에서

 

우릴
부르고 있는 거 같아

 

오늘 그 드레스를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안 그래?

 

그래

 

죽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편안해

 

전혀 무섭지가 않고…

 

오늘 밤에 시골에
내려갈래?

 

난 내일 따라갈게

 

좋은 생각이네

 

아주 좋은 생각이야

 

우리 늙은 누나

 

한스포드 씨?

 

- 한스포드 씨
- 네

 

- 좋은 아침입니다
- 안녕하세요

 

가득 채워줘요

 

오일과 타이어도
봐주시고

 

알겠습니다

 

- 된서리가 내렸어요
- 엄청 춥네요

 

빅토리아 호텔
맥주 바

 

여기 토스트 좀
더 줄래요?

 

 

- 여기요
- 고마워요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

 

주문하시겠어요?

 

치즈 토스트에

 

수란을 하나 얹어줘요

 

적당히 익혀서

 

그리고 베이컨과

 

스콘

 

버터와 크림

 

 

딸기잼은 말고요

 

 

라즈베리 어떠세요?

 

좋죠

 

커피나 차는요?

 

중국 홍차 있나요?

 

그거 한 주전자 줘요

 

좋은 선택이세요

 

그리고 소시지도

 

소시지도요

 

좀 봅시다

 

기억할 수 있겠어요?

 

 

이건 내가 갖죠

 

더 원하시는 건…?

 

나와 저녁 먹겠소?

 

 

배고프신 손님

 

제 이름은 알마예요

 

내가 늦었나요?

 

아뇨

 

어때요?

 

소스가 훌륭하네요

 

커스터드 소스예요

 

꽤 맛있네

 

좀 닦아도 되죠?

 

화장 안 한 얼굴을
보고 싶어서

 

여기

 

됐네
훨씬 낫군

 

어머니가
갈색 눈동자셨소?

 

녹색요

 

어머닐 많이 닮았나?

 

글쎄요, 그렇겠죠

 

사진 있어요?

 

 

보여줄래요?

 

집에 있어요

 

지니고 다녀요

 

늘 어머니가 곁에 있게…

 

어디 계신데요?

 

당신 어머닌?

 

내 옷 캔버스 천 속에

 

무슨 소리예요?

 

캔버스 천 속엔
뭐든지 꿰매 넣을 수 있죠

 

비밀

 

동전

 

글귀, 쪽지

 

어릴 때부터 난
옷의 솔기에

 

뭔가를 숨기곤 했소

 

나만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가슴께엔 어머니 머리칼을
넣어두고

 

늘 그분의 숨결을
느끼죠

 

대단한 분이셨소
일도 어머니께 배웠지

 

그래서 늘
그분을 생각하며 살죠

 

어머닐 무척
사랑하시나 봐요

 

안녕

 

여긴 알마야
인사해

 

안녕

 

알마하고 인사해

 

- 이리 와
- 안녕

 

알마한테
집 구경시켜줄까?

 

16살 때 어머닐 위해
만든 드레스요

 

아름답네요

 

두 번째 남편과의
결혼식 드레스였죠

 

내 아버진 그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못된 우리 보모
블랙우드 양은

 

별명이 블랙데스였는데

 

이상한 미신 때문에
바느질을 도와주지 않았소

 

웨딩드레스 만드는 걸
거들면

 

결혼을 못 한다나?

 

거들떠보는 남자도
없었는데…

 

몇 살이었는진 몰라도
엄청 늙고

 

못생긴 여자였어요

 

그래서

 

나 혼자 몇 달간을

 

구부리고 앉아

 

땀 뻘뻘 흘리며
바느질을 했죠

 

블랙데스는
결국 결혼 못 했소

 

그럴 거면
나나 도와주지

 

나중엔 내 누이 시릴이
거들어줬죠

 

웨딩드레스에 대해선
미신이 엄청 많아요

 

처녀들은 ‘웨딩드레스
만지면 결혼 못 한다’

 

모델들은 ‘웨딩드레스 입으면
대머리와 결혼한다’라고 믿죠

 

그 드레스는
지금 어디 있어요?

 

나도 그게
어디 갔는지 몰라요

 

전혀

 

아마 지금쯤
재로 변했겠죠

 

누더기가 됐거나

 

그럼 누이분은요?

 

뭐가요?

 

그분은 결혼하셨나요?

 

아뇨

 

불 좀 피웁시다

 

저랑 눈싸움하면
못 이기실 텐데요

 

엄청 잘생기셨네요

 

주변에 예쁜 여자들이
많겠어요

 

그렇죠?

 

근데 왜
결혼 안 하세요?

 

난 드레스를 만들어요

 

드레스 만들면
결혼 못 하나요?

 

결혼과는
인연이 없었어요

 

독신으로 살
운명인 거죠

 

어쩔 수가 없어요

 

결혼하면 거짓말쟁이가 될 텐데
그건 싫거든

 

모든 걸 다 그렇게
확신하세요?

 

그 문제만큼은 확신해요

 

그냥 강한 척하시는 거
같은데

 

아니, 난 강해요

 

누구한테요?

 

전 아니면 좋겠네요

 

사람들은 타인의
기대와 추측 때문에

 

상처를 받죠

 

뭐 하나만
도와주겠소?

 

- 네
- 이리 와요

 

상자 위에
올라서 봐요

 

치마폭을 조금

 

뒤로 당겨봅시다

 

아주 좋아요

 

잠깐만

 

이건 봐서
나중에 하고…

 

괜찮네

 

어디 이건…

 

좀 칙칙하군

 

이거

 

마음에 들어요?

 

 

아주 멋져요

 

됐소

 

이제 그거 벗고

 

치수 좀 잽시다
괜찮죠?

 

이 예쁜 생명체는 누구길래
온 집에서 향기가 나지?

 

안녕하세요
알마예요

 

시릴이에요

 

백단과
장미수 향이네

 

셰리주와

 

 

레몬즙 냄샌가?

 

저녁에 생선을
먹었거든요

 

우리 늙은 누나

 

좀 적어줘

 

알마

 

앞으로 좀 와요

 

준비됐어?

 

32

 

30

 

31

 

35 반

 

14 반

 

17

 

20

 

평소처럼 서볼래요?

 

 

평소처럼 선 건데요

 

아까처럼

 

- 그게 무슨…
- 똑바로

 

똑바로요

 

그렇게 말씀하시지

 

16 반

 

8 반

 

가슴이 없네

 

22

 

- 알아요
- 32 반

 

내려도 돼요

 

죄송해요

 

아냐, 완벽해요

 

가슴은 내가
만들어줄 수 있소

 

꼭 필요하면…

 

10

 

9

 

6 반

 

25

 

그리고 45

 

다 됐소

 

딴 것도
입어봐 줄래요?

 

 

이상적인 몸매를
갖고 있네

 

제가요?

 

쟨 뱃살 있는 걸
좋아해요

 

난 날 별로
안 좋아했어요

 

너무

 

넓은 듯한 어깨에

 

목은 새 모가지처럼
가늘고

 

가슴은 납작하고

 

엉덩이는
필요 이상으로 크고

 

팔뚝은 굵다고 생각했죠

 

아주 오랫동안 당신을
찾아 헤맨 기분이오

 

결국 찾았네요

 

뭘 하든지

 

조심해서 해요

 

하지만
그의 작품 속의 난

 

완벽하고 당당하죠

 

어서 오십시오, 우드콕 씨

 

그의 옷을 입는 여잔
다 그럴 거예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식사 되십시오

 

당신 참 아름다워요
정말로…

 

정말 아름다워

 

당신을 보고 있으면
너무 배가 고파져

 

고마워요

 

스테이크 타르타르
주문해놨어

 

잘했네, 고마워

 

우리 고기 마니아

 

네 단골 고객과
방금 통화했어

 

바바라 로즈가
또 결혼한대

 

맙소사

 

하든 말든

 

난 이거나
하나 더 먹을래

 

당신 방이오

 

난 옆 방이고

 

푹 쉬어요

 

아침 일찍 시작합시다

 

일찍 몇 시요?

 

깨워줄게요

 

잘 자요

 

잘 자요

 

가끔

 

우린 새벽 4시에 깨요

 

전날 밤늦게
잠자리에 들었어도…

 

그래도 그는
쌩쌩하죠

 

그리고 전
하염없이 기다려요

 

저처럼 잘 기다리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왜 그래, 알마?

 

왜 그렇게 쓸쓸해 보여?

 

모르겠어요

 

천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가

 

우리 옷을 입는
단골들이

 

좋아하는 원단이야

 

그 드레스에도 어울리고

 

시릴 말이 맞아

 

시릴의 말은 늘 맞지

 

단골들이 좋아해서
시릴 말이 맞는 게 아니고

 

진짜 맞으니까
맞는 거야

 

그 천 예뻐

 

언젠간 자기도
취향이 바뀔 거야

 

그건 모르죠

 

아니면 아직
취향이 없든가

 

난 내 취향이
좋아요

 

그렇게 엇나가면
문제만 생겨

 

- 난 문제아인가 보죠
- 그만!

 

큰 경주나
경마대회에선…

 

실례합니다
우드콕 씨

 

 

언젠간 선생님 드레스를
꼭 입어보고 싶습니다

 

고마워요

 

그 바람이 꼭
이뤄지길 빌겠소

 

얜 죽으면

 

선생님 옷을 입고
묻히고 싶대요

 

- 고마워요
- 고마워요, 아가씨들

 

좋은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 좋은 시간 되세요
- 또 봬요

 

무덤 파서
그 옷 되팔 거지, 나이젤?

 

무덤에서 썩히긴
아깝잖아

 

시도는 해볼 수 있지

 

나이젤
초코 슈크림 안 먹어?

 

왜 봐?

 

많이 먹었어요?

 

목마르신 거 같네

 

좋은 아침, 레이놀즈

 

좋은 아침, 시릴

 

너무 부산스럽게
굴지 말아줘

 

그냥 빵에
버터 바르는 중인데요

 

너무 정신없어

 

정신없어서
집중이 안 돼

 

당신이 너무
예민한 거 아니에요?

 

신경이 쓰여

 

말 타고 막
뛰어다니는 거 같아

 

너무 정신 사나워

 

아침 식탁이 너무
정신 사납다고

 

쟤 식사한 뒤에
먹는 게 어때?

 

방에서 먹든가

 

너무 유난 떠는 거
같아요

 

일에 몰두할 땐
방해 안 하는 게 좋아

 

지금은 조용해야 될
시간이야

 

중요한 시간이라고

 

쟨 아침 식사 때 삐끗하면
그날 하루를 망쳐

 

전 몰랐어요

 

당연히 몰랐겠지

 

앞으론 조심해줘

 

그래도 너무
유난 떠는 거 같아요

 

그럴지도 모르지

 

이건 1600년대 후반의
벨기에 손뜨개 레이스야

 

아주 희귀하고
비싼 거지

 

전쟁 때 앤트워프에서
힘들게 구했어

 

늘 기다려왔어
이걸로 뭔가

 

만들 수 있는
때가 오길

 

알마

 

그대로
움직이지 마

 

- 좋아, 아름답네
- 좋아요

 

- 최고야
- 조명 쪽을 봐요

 

이제 창문 쪽을 봐
알마

 

앰버, 상체를
조금만 살짝

 

들어 올려줘

 

자꾸 내려오네

 

자세 좀 고쳐줘
너무 이상해

 

- 조금 더
- 네

 

오늘은 준비가
됐어야지

 

- 같이 찍어요
- 싫어

 

어서 앉아요

 

멋지네요

 

아주 좋아요

 

필름 갈 동안
그대로 있어요

 

아직 안 끝났어?

 

그만해

 

나 할 일 많아

 

맙소사

 

 

들어가도 돼요?

 

일하는 중이야

 

뭐 좀 갖다 드려요?

 

어깨 디자인이 예쁘네

 

드레이프를 걸친 뒤

 

완전히 집어넣으면 돼

 

알았지?

 

좋아, 좋아

 

알마는 준비됐나?

 

어서 나와

 

잉그리드

 

케이프 다시 묶어줄게

 

이리 와봐

 

됐어, 가

 

엘리, 준비됐어?

 

어디 봐
여기 서봐

 

들어가

 

잉그리드, 준비됐어?

 

너무 멋지네

 

내가 할게, 내가 할게
젠장

 

뭘 보고 서 있어
피파?

 

- 좀 거들어
- 네, 죄송해요

 

빨리 들어가, 들어가

 

미안해, 화내서…

 

죄송합니다

 

내가 운전할게요

 

그래

 

그 사람처럼

 

자기 일을 사랑하고

 

그 일에 모든 걸
쏟아부으면

 

가끔 한 번씩은
무너지게 되나 봐요

 

그럴 때 그는

 

아기가 돼요

 

어리광부리는 아기

 

그럴 때 그는
연약한 존재가 되죠

 

무방비 상태의…

 

그 상태가
얼마나 가죠?

 

2, 3일 지나면
다시 괜찮아져요

 

알마
뭐 하는 거야?

 

차 가져왔어요

 

작업대에 올려놓지 마

 

치워

 

차 달라고 안 했어

 

그건 알지만…

 

갖고 나가줘

 

네, 갖고 나가죠

 

이미 늦긴 했어

 

갖고 나간다고요

 

그래, 근데 늦었다고

 

지금 갖고 나가요!

 

갖고 나가도 이미
내 집중력은 흐트러졌어

 

아래는 노란색이고
위는 흰색인 건요?

 

독버섯은
밑에 주름이 있어요

 

주방의 책을
읽어봐요

 

기름에 볶아요?

 

아뇨
버터 넣고 조려요

 

많이는 안 넣고…

 

버터 많이 넣으면
우드콕 씨가 싫어하세요

 

바바라 로즈가 결혼식에
널 초대할 거 같더라

 

그래서 어쩌면 좋겠어?

 

초대에 응해야지

 

좀 고역이겠지만…

 

그 얘긴
나중에 좀 하지, 시릴

 

갑자기 심란해지네

 

어쩌겠니

 

기운 내

 

이렇게 사는 거
그 여자 덕이야

 

괜찮으세요?

 

어서 와요, 바바라

 

안녕, 칼

 

안녕, 티피

 

안녕하세요
우드콕 씨

 

레이놀즈

 

자, 시작합시다

 

여기 넣으세요

 

고마워요

 

이거 좀 올릴게요

 

당신이 최선을
다하는 건 알아요

 

그러지 마요

 

- 손 놔요
- 근데 난 여전히 못생겼어

 

아름다운 옷을
지어드릴 테니까

 

좀 도와줘요

 

계속해요

 

와줄 거예요?

 

움직이지 마세요

 

거긴 제가 갈 곳이
아니에요

 

전 이게 천직이고

 

이곳이 어울려요

 

미안한데 그래도
꼭 와줘야겠어요

 

월드뉴스 지의
조지 라일리입니다

 

들러리로 누가 참석하죠?

 

제 아들 칼요

 

우리 칼, 제 아들

 

정말 착한 애죠
이 결혼을 적극 찬성했어요

 

데일리메일의
존 에반스입니다

 

결혼하면 당신 재산은

 

도미니카에
귀속되나요?

 

그건 아닐 거예요

 

물론 결혼은
도미니카 법으로 하지만

 

우리 둘의 재산은
각자에게

 

귀속될 겁니다

 

어차피 저도
돈은 충분해요

 

바바라로 인해
바뀐 게 있다면요?

 

이 사람이 성실해졌죠

 

- 성실해져요?
- 키스 한 번 하시죠

 

키스 한 번만요

 

네, 이 사람이
전보다

 

- 성실해졌어요
- 키스합시다

 

루비오, 전쟁 때

 

- 유대인에게 비자를 판 건…
- 이상입니다

 

사실인가요?

 

- 모두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대답해주시죠

 

돼지 목에 진주네요

 

울지 마

 

우는 거 아니에요

 

화난 거지

 

그만 징징대

 

징징대는 게 아니에요

 

옷이
아까워서 그래요

 

당신 작품이잖아요

 

이리 와

 

티피?

 

우드콕 씨

 

- 왜요?
- 드레스 돌려줘요

 

로즈 양 주무세요

 

자든 말든

 

드레스나 좀 갖다 줘요

 

주무신다고요

 

드레스를 입고요?

 

어… 네

 

지금 당장 벗겨서
이리 가져와요

 

그건 안 돼요

 

당장 벗겨서 가져와요

 

안 그러면
내가 벗겨오겠소

 

뭐가 어째요?

 

알마

 

안녕하세요, 우드콕 씨

 

 

로즈 부인이
어떻게 살든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우드콕의 옷을
다신 못 입을 거예요

 

고마워

 

사랑해요

 

딱 엄마 취향이네

 

재밌지?

 

엄만 좋아하겠지만…

 

고마워요

 

모나의 날이니까

 

그에 맞게 입자

 

그래야지

 

지난번에 말하더라

 

- 모나가?
- 응

 

- 그랬어?
- 응

 

- 줄리
- 네, 선생님

 

오트밀 있어요?

 

있습니다

 

- 크림도?
- 있습니다

 

- 진한 거요?
- 네

 

- 아침엔 그걸 먹죠
- 알겠습니다

 

- 이번엔 소금 잊지 말고
- 네

 

알마도 오트밀 먹겠어?

 

- 네
- 오늘 아침엔

 

- 알마 것도 준비해줘요
- 네

 

베이컨과

 

- 달걀도 주고
- 알겠습니다

 

잘 잤어?

 

배가 엄청 고프네

 

집에 크림도 있고
좋네

 

- 그러게
- 맛이 확 달라지지

 

오트밀엔 필수야

 

너무 귀족 취향인가?

 

안녕, 레이놀즈

 

공주 전하

 

아름다우시네요

 

반가워요

 

왕비 전하

 

- 시릴!
- 공주 전하

 

- 잘 있었죠?
- 반갑습니다

 

어서 오세요

 

평소에 꿈꾸시던
웨딩드레스가 있나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요

 

그러시겠죠

 

세상에 한 벌뿐인
웨딩드레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누구도 만든 적 없는
웨딩드레스면 더 좋겠죠

 

금색 계통이 좋으세요
은색 계통이 좋으세요?

 

은색요

 

알겠습니다

 

레이스와 진주 중엔요?

 

레이스요

 

좋습니다

 

공주님의 결혼식에

 

축복이
함께하길 빕니다

 

고마워요

 

전 알마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알마

 

전 여기 살아요

 

들어와

 

알마

 

좋은 아침이에요

 

레이놀즈에게 선물을
하려고 하는데 도와주세요

 

깜짝 선물을
해주고 싶어요

 

목요일에
다들 집을 비워주면

 

그 사람이 산책할 동안

 

저녁 요리를 해놓으려고요

 

집에 들어왔을 때
저 혼자

 

그이를 맞는 거예요

 

그렇게 놀래주고
단둘이

 

식사를 하는 거죠

 

제 생각 어때요?

 

도와주실래요?

 

걔 생일도 아니잖아

 

알아요

 

난 말리고 싶은데?

 

왜요?

 

걘 깜짝쇼 안 좋아해

 

- 좋아해요
- 그런 건 싫어해

 

그냥
제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거예요

 

걔한테 뭔가
호의를 베풀고 싶으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

 

그건 진짜 말리고 싶어

 

지금은 그런 별난 일을
벌일 때가 아냐

 

전 하고 싶어요

 

그 사람도 좋아할 거예요

 

충고는 고마워요
시릴

 

하지만 저도
그를 잘 알아요

 

그를 위해
요릴 해주고 싶어요

 

내일 봬요

 

내일 봬요

 

내일 봬요, 마담

 

내일 봬요, 마담

 

잘 가요

 

잘해봐

 

알마

 

무슨 일이야?

 

사랑해요, 레이놀즈

 

그래, 근데
무슨 일이야?

 

당신을 놀래주려고요

 

배고파요?

 

시릴은 어디 갔어?

 

다 집에 보냈어요

 

시릴은 어디 있냐고?

 

나갔어요

 

몇 시에 나갔는데?

 

아까 오후에요

 

저녁 준비해놨어요

 

잠깐 생각 좀
정리해야겠어

 

목욕부터 해야겠군

 

신경 써줘서 고마워

 

샴페인이나 마티니
드려요?

 

아니, 됐어

 

당신 드레스야?
완성됐네

 

어디 좀 봐

 

흥미롭군

 

잘 만들었네

 

나 목욕 좀 할게

 

시릴은 언제 온대?

 

밤에 오겠죠

 

공주와 만난 건
잘 됐어요?

 

참 예쁘더군요
무슨 조각상처럼

 

그래서 웨딩드레스
만들어줄 거예요?

 

내가 세례복도
만들어줬어

 

첫 영성체와
견진성사 때 입은 옷도

 

궁정 첫 파티 때
입은 옷도

 

사교계 데뷔 때 입은
드레스도…

 

그러니 웨딩드레스도
당연히 내가 만들어줘야지

 

맙소사

 

그 말을 하려던 게
아닌데…

 

미안해요
실수했네요

 

모처럼 즐거운 자린데…

 

요리 내올게요

 

맛 괜찮아요?

 

 

별로군요

 

맛이 없나 보네

 

평소엔 맛있다, 없다
말하잖아요

 

왜 이러는 건데?

 

왜 거짓말을 해요?

 

당신도 알겠지만, 알마

 

난 기름과 소금만 친
아스파라거스를 좋아해

 

근데 그걸 알면서도
버터에 졸였군

 

하긴 뭐
경우에 따라선

 

맛있는 척 먹을 줄도
알아야지

 

지금 나 스스로
놀라는 중이야

 

불평 없이 먹는
내 매너에…

 

내가 괜한 짓을
했네요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늘 바보처럼 하염없이
당신만 기다리고…

 

갑자기 이러는
목적이 뭔데?

 

난 그냥…

 

이럴 뜻은
아니었어요

 

그 말은 실수였어요
좋은 뜻에서 준비한 건데…

 

뭘 기대한 거야?

 

함께 있고 싶었어요
당신과 단둘이

 

늘 함께 있잖아

 

무슨 소리야?

 

당신과 나 사이엔 늘
사람들이 있든가

 

뭔가가
가로막혀 있어요

 

- 가로막혀 있다?
- 네

 

뭐가?

 

그 어떤…

 

- 뭐?
- 거리감!

 

대체 뭣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 거야?

 

네가 필요 없는
존재 같아서 그래?

 

- 네
- 필요 없어

 

예상했던 대답이네요

 

강한 척 마요
당신은 강하지 않아

 

그래, 맞아
맞다고

 

내가 날 안 지키면

 

누군가 한밤중에 나타나

 

내 자릴 차지하고 앉아

 

아스파라거스를
내놓으라고 할 거야!

 

- 한 대 치겠네
- 소중한 내 시간에

 

- 이게 뭐야?
- 그러게

 

내가 여기서
뭘 하는 거지?

 

바보처럼
당신만 기다리며!

 

내 뭘 기다려?

 

- 당신을 기다린다고!
- 내 뭘 기다리냐고?

 

날 버려주길
기다리는 거지

 

떠나라고 해주길!

 

지금 말해요

 

더는 바보처럼
당신 곁을 맴돌지 않게

 

아스파라거스 때문에
이래?

 

아스파라거스 때문이 아냐

 

그럼 왜 이래?
너 혹시

 

내 인생을 망치러 온
스파이야?

 

왜 이렇게 날
막 대해요?

 

여긴 내 집이야

 

네, 알아요

 

- 알아?
- 안다고요

 

- 아니면 나 지금 포로야?
- 장난해요?

 

여긴 적지인가?

 

- 나 포위된 거야?
- 당신이

 

날 이리 데려왔어

 

왜 이래?
너 누구야?

 

총도 있나?

 

너, 나 죽이러 왔어?

 

총도 있어?

 

그만해요!

 

- 총 어딨어?
- 유치하게!

 

그만해요

 

총 꺼내봐

 

게임 그만해요

 

게임 하는 거 아냐

 

- 게임하고 있잖아
- 무슨 게임?

 

무슨 게임?
내가 하는 게임이 뭔데?

 

말해봐

 

이 모든…

 

뭐?

 

당신의 규칙과
이 집구석과 사람들과

 

돈과 이 옷들과
모든 게

 

다 게임이라고!

 

이곳의 모든 건 다

 

비정상적이고 부자연스러워

 

모든 게 게임이라고!

 

‘네, 선생님
아뇨, 마담, 네’

 

- 지금…
- ‘이거 안 먹어, 이거 안 마셔’

 

내 인생을
말하는 거라면

 

그 인생을 함께할지는
네게 달렸어

 

보아하니 내 모든 게
마음에 안 드나 본데

 

그럼 너 살던 데로
꺼지지 그래?

 

그는 가끔 일상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어요

 

식용버섯, 독버섯
먹을 것, 피해야 할 것

 

알마한테
떠나달라고 할까?

 

아니
왜?

 

걜 유령 취급하는 건

 

상관 않겠다만

 

너만 바라보며
시들게 하진 마

 

난 걔가 좋아

 

걔가 그렇게 좋으면
누나가 책임져

 

나한테 떠넘길 생각 마

 

- 닥쳐, 시릴
- 너나 닥쳐

 

나와 싸우면
넌 살아남지 못해

 

이 마룻바닥에
쓰러지는 건 너라고

 

알겠니?

 

좋은 아침, 피파

 

좋은 아침입니다

 

펜과 공책과 안경은?

 

준비돼 있습니다

 

모두 좋은 아침

 

좋은 아침입니다

 

수고들 많았어요

 

근데 좀 별로군

 

안 예뻐

 

레이놀즈?

 

레이놀즈, 괜찮아요?

 

우드콕 씨가
아프신가 봅니다

 

누가 아파요?

 

우드콕 씨가 쓰러지면서
드레스가 망가졌어요

 

미안한데
누가 쓰러져요?

 

우드콕 씨가
드레스 위로 쓰러져서

 

스커트에 얼룩이 지고

 

레이스에
구멍이 났습니다

 

앞부분에
구두약이 묻었고요

 

누구 구두약이?

 

우드콕 씨요

 

괜찮아

 

아깐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

 

뭘 잘못 먹었나 봐

 

좀 누워요

 

곧 괜찮아질 거야

 

누워요

 

됐어, 제발
수선 좀 떨지 마

 

수선 떨면
진짜 죽어버릴 거야

 

수선 안 떨게요

 

내가 해줄게요

 

구두를 벗어야 돼

 

내가 벗겨줄게요

 

알마? 알마?

 

네?

 

곧 내려간다고
말 좀 해줘

 

네, 그럴게요

 

안녕, 시릴

 

안녕

 

왜 그래?

 

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곧 괜찮아질 거야

 

안 괜찮아 보여

 

어디가 아픈데?

 

온몸이 아파

 

이런 적은 처음이야

 

배가 아파?
체했나?

 

아냐
그냥 몸이 쑤셔

 

곧 내려간다고 말해줘

 

안 돼, 어딜 내려가?
그냥 쉬어

 

나한테 시킬 거 없어?

 

조용히나 해줘

 

의사 부를까?

 

아니
의사 절대 부르지 마

 

알았어

 

- 지쳤구나
- 조용히 좀 해

 

- 지쳤어
- 드레스나 봐줘

 

그래, 걱정 마

 

난 그냥…
그냥 좀…

 

쉬어

 

나가자, 알마

 

나 또 아프기 시작해

 

이 옷, 내일까지 준비하려면
할 일이 많아요

 

그레스 앞을 손보고
스커트도 교체해야 돼요

 

새틴 원단도 새로 끊고
깃 장식도…

 

그건 내가 처리할게요
고마워요

 

땀 좀 봐
잠옷 갈아입혀 줄게요

 

나 무서워, 알마

 

네, 그럴 거예요

 

나을 수 있을까?

 

그럼요

 

내가 잘 돌봐줄게요

 

마담, 전화 왔습니다

 

좀 안정됐어요
지금 자요

 

의사 왔어

 

무슨 의사요?

 

내가 와달랬거든

 

하지만 이젠…

 

진찰을 해봐야 돼

 

- 아니에요
- 해봐야 돼!

 

이젠 좋아졌어요

 

그래도 진찰은
해봐야 돼

 

잠만 푹 자면
돼요

 

잔말 말고

 

당장 나와서
아래층으로 따라와

 

알았어요

 

알마
하디 박사님이야

 

안녕하세요
우드콕 부인

 

안녕하세요

 

좀 어떠세요?

 

좋아졌어요
지금 주무세요

 

음식은 좀 넘기시나요?

 

안 드려봤어요

 

지금 수프를 끓이려고요

 

열은 어떤가요?

 

많이 내렸어요

 

제가 좀 볼까요?

 

 

괜찮겠습니까, 부인?

 

네, 괜찮아요

 

레이놀즈, 발티모어 부인이
대자를 보내주셨어

 

하디 박사님

 

우드콕 씨, 진찰 좀
해봐도 될까요?

 

내 몸에 손대지 마

 

- 체온만 좀…
- 알마

 

이상한 놈이 내 방에 와있어
내보내

 

제가
어려 보이긴 하지만…

 

꺼져

 

진찰만 받아봐

 

됐어, 꺼져

 

들으셨잖아요

 

꺼져달래요

 

죄송해요, 박사님

 

정말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좀 어떠신지
아침에 다시 와보죠

 

9시쯤?

 

- 네
- 네

 

밤에 열이 오르면
전화 주시겠어요?

 

- 물론이죠, 박사님
- 물론이죠, 박사님

 

안녕히 계세요
우드콕 부인

 

- 안녕히 가세요, 박사님
- 안녕히 가세요, 박사님

 

따라와

 

언제 준비될까요?

 

모르겠네요

 

모르면 안 되죠

 

오전 9시까진
준비돼야

 

벨기에로 보낼 수 있어요

 

미안한데 오늘은
야근 좀 해줘요

 

아침 9시까지
준비가 돼야

 

벨기에로 보낼 수 있어요

 

꽤 오랜 시간
작업해야 될 거예요

 

가족들한테

 

연락할 사람은

 

- 나나와 비디
- 내 전화 써요

 

난 뭘 할까요?

 

이 밑단 리본에
핀 좀 꽂아줄래요?

 

오늘은 늦게까지
야근 좀 해줘요

 

9시까지
준비돼야 하는데

 

아직 마무리 안 된 게
많아요

 

그러니까 늦게까지

 

- 좀 가져갈게요
- 수고 좀 해줘요

 

집에 연락할 사람은

 

내 방 전화 써요

 

난 저주받지 않았다

 

지금 여기 계세요?

 

늘 여기 계세요?

 

보고 싶어요

 

늘 엄마 생각을 해요

 

날 부르는 엄마 목소리가
꿈에 들려요

 

그러다 깨면 얼굴이
눈물범벅이 돼 있어요

 

그냥 늘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한테 다
말하고 싶어요

 

뭐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엄마 목소리가 안 들려요

 

열이 내렸네요

 

사랑해, 알마

 

당신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싫어

 

사랑해요

 

난 할 일이 많아

 

영원히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내가 저지른 실수들

 

되풀이한 실수들

 

다 바로잡고 싶어

 

할 일을 빨리 다
마무리해야 돼

 

근데
당신 없인 못 해

 

당신이 날

 

이 어둠에서
건져줘

 

이 저주를 깨줘

 

변화가 없는 집은
죽은 집이야

 

나와 결혼해주겠어?

 

결혼해주겠어?

 

대체 뭘
고민하는 거야?

 

결혼해주겠냐고?

 

싫어?

 

좋아요

 

나와 결혼해줄래요?

 

그래, 할게

 

레이놀즈와 알마

 

이 결혼 서약서를
읽을 때

 

서로 마주 보세요

 

저 아닌 두 분이
결혼하는 거니까요

 

레이놀즈

 

‘이 자리의 하객들을
증인으로’

 

이 자리의 하객들을
증인으로

 

‘서약하건대, 나
레이놀즈 제레마이어 우드콕은’

 

서약하건대, 나
레이놀즈 제레마이어 우드콕은

 

‘그대 알마 엘슨을’

 

그대 알마 엘슨을

 

‘나의 법적 아내로
맞이하겠습니다’

 

나의 법적 아내로
맞이하겠습니다

 

알마

 

‘이 자리의 하객들을
증인으로’

 

이 자리의 하객들을
증인으로

 

‘서약하건대
나 알마 엘슨은’

 

서약하건대
나 알마 엘슨은

 

‘그대
레이놀즈 제레마이어 우드콕을’

 

그대
레이놀즈 제레마이어 우드콕을

 

‘나의 법적 남편으로
맞이하겠습니다’

 

나의 법적 남편으로
맞이하겠습니다

 

이제 성혼을
선언합니다

 

축하합니다
이제 부부가 되셨습니다

 

신부에게 키스하세요

 

한 시간쯤 걸려요

 

한 시간요?

 

괜찮아요

 

까꿍

 

- 이따 봐요
- 이따 봐

 

좋은 시간 보내

 

당신도요

 

당신도
좋은 시간 보내요

 

난 됐소
고마워요

 

하디 박사님?

 

- 하디 박사님?
- 안녕하세요

 

잠시만요

 

레이놀즈
하디 박사님 기억나요?

 

안녕하세요
우드콕 씨, 우드콕 부인

 

안녕하시오

 

건강은 좀 어떠세요?

 

내가 땀범벅일 때
만났죠?

 

네, 그랬죠

 

소리도 지르고
실례가 많았던 거 같은데

 

아닙니다
더 심한 일도 겪는걸요

 

그래요?

 

건강해 보이시는데
좀 어떠세요?

 

꺼지란 말도
하지 않았나?

 

네, 그러셨죠

 

저녁 준비됐어요
여러분

 

가요

 

저 눈빛 불량한 애가
당신 대자요?

 

눈빛이 불량해요?

 

쟤 눈빛
아주 정상인데

 

나 살이 좀
빠진 거 같아요

 

그래요?

 

 

갑자기 확 빠졌어요

 

미안해요

 

모두 한 가지씩

 

비밀이 있는 거 같아요

 

초혼의 신부는 얼굴에
저런 예쁜 홍조를 띠죠

 

얼마나 여기 계실 거죠?

 

내 대자의 눈에도
예쁘게 보이나 보네

 

새해 전야엔
뭐 하실 거예요?

 

아무 계획 없어요

 

첼시 아트클럽
무도회에 오세요

 

난 처음 들어요

 

재미없으면
오시란 말도 안 해요

 

정말 볼 만해요

 

남편과 상의는 하겠지만

 

아마 못 갈 거예요

 

마음 바꿔요

 

아니면 남편분을
설득하든가

 

인생 최고의
시간이 될 거예요

 

내 인생이
어땠을지 알고요?

 

전 모르죠

 

맞아요

 

그래도 와보면
후회 안 할 거예요

 

당신한텐
눈길 한 번 안 주네요

 

충분히
섞은 거 같은데

 

뭐 하는 거야?

 

3 나왔잖아요

 

근데 네 칸 갔잖아

 

바로 다시 돌아가

 

미안해요

 

속이는 건 반칙이지

 

안 속여요
내가 뭐하러 속여요?

 

다행이네

 

그럼 셈에
어두운 건가?

 

백거먼 게임은
내가 다 땄어

 

당신이 말을
못 가져가서

 

재미도 없네

 

지금은 재미없겠지

 

자꾸 지니까
하지만 이겨보면

 

엄청 재밌어질 거야

 

일어나
자리 바꿔야지

 

다음 분!

 

저하고 해요

 

왜?

 

왜 또 토라졌어?

 

재미있게 잘해봐요

 

당신과 하는 것보단
재미있겠지

 

맙소사
정말 무례하네요

 

당신이 가엽네요

 

아, 그래요?

 

철부지와 결혼했으니

 

난 인종차별 안 하지만

 

쟤네 나라에선
밤에

 

이상한 짓을 하는

 

- 관습이 있다던데
- 무슨 짓요?

 

잘은 몰라요

 

물건을 훔친다든가
사람을 때린다든가…

 

춤추러 가고 싶어요

 

언제?

 

지금

 

농담이지?

 

농담 아니에요

 

새해 전야잖아요

 

난 춤추러 안 갈 거야

 

데본셔 홀에서 새해맞이
파티가 있대요

 

가고 싶어요

 

같이 춤추러 가요

 

갈 거예요, 말 거예요?

 

난 그냥 집에서
일이나 할래

 

밤 12시 정각입니다
여러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되셨나요?

 

준비되셨나요?

 

다 함께!

 

10, 9

 

8, 7, 6

 

5, 4, 3, 2

 

1!
해피 뉴 이어!

 

비켜요, 비켜
비켜!

 

어떠세요?

 

글쎄
좀 큰 거 같은데

 

그럼 허리를
약간만 줄일까요?

 

- 그래요
- 네

 

여긴 좀 내고…

 

접힌 부분을
0.5cm 줄여봐

 

일단 핀으로만

 

 

이제 어떠세요?

 

좀 낫네요

 

잠깐만 실례할게요
본 부인

 

이젠…

 

어떠세요?

 

너무 꽉 끼세요?

 

아뇨, 아뇨

 

- 편하세요?
- 잘 맞네요

 

헨리에타 하딩은
왜 통 안 와?

 

딴 의상실 다닌대

 

어디?

 

왜 말 안 했어?

 

말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
난 그저

 

아름다운 옷을
입혀줬을 뿐인데

 

어떤 사람들은
아름다운 옷보단

 

세련되고 유행에
맞는 옷을 원해

 

유행?

 

그런 더러운 단어
입에 올리지 마

 

그 말을 만든 자는
맞아야 돼

 

대체 그 말이
무슨 뜻이야?

 

‘유행’이 대체 뭐냐고?

 

다 죽여버려야 돼
‘유행’은 망할!

 

신경 쓰지 마

 

신경이 쓰여
속이 많이 상한다고

 

너무 속이 상해

 

왜 그렇게
짜증을 내는 거야?

 

짜증 내는 거 아냐

 

외면당하는 게
싫을 뿐이야

 

그건 누구나 싫지

 

하지만 짜증 그만 내
이젠 귀 아파

 

난 인생 최대의
실수를 저질렀어, 시릴

 

너무 큰 실수를…

 

나 좀 도와줘

 

내가 뭘 해주면
되는데?

 

일을 못 하겠어
도저히

 

집중이 안 돼

 

자신감도 없고…

 

걘 이곳에
어울리지 않아

 

우리 둘이 일군
이 의상실을

 

걔가 다
망치고 있어

 

나도 망치고 있어

 

누나와
멀어지게 만들고!

 

걔가 온 뒤로 우리 삶이
완전히 달라졌어

 

본 부인이
옷이 마음에 든대요

 

그 여자가 마음에
들어하든 말든 관심 없어!

 

고마워, 알마

 

별말씀을요

 

둘이 서로 참
예의가 바르네

 

이 집엔 고요한
죽음의 기운이 흘러

 

이 냄새가
난 너무 싫어

 

와인 한잔할래요?

 

아니, 됐어

 

마티니 만들어줘요?

 

아무것도 필요 없어

 

물은요?

 

난 당신이
쓰러져주길 원해요

 

힘없이

 

나약하게

 

무방비 상태로

 

내 도움만 기다리며…

 

그리곤 다시
강해지길 원해요

 

죽진 않을 거예요

 

당신이 죽고 싶어도
안 죽을 거예요

 

당신은 좀
쉬어야 돼요

 

키스해줘
쓰러지기 전에

 

혹시 모르니까

 

당신과 친한
그 젊은 의사한테

 

전화나 해둬

 

날 못 믿어요?

 

아니, 믿는데
그냥…

 

알았어요

 

하지만 내가
낫게 해줄 거예요

 

내가 꼭…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

 

당신은
나가 있는 게 좋겠어

 

문 좀 닫아주고

 

알았어요

 

문밖에 있을게요

 

그가 이번엔
못 깨어나도

 

내일
여기에 없다 해도

 

상관없어요

 

우린 다시
만날 테니까

 

저승에서든

 

어느 별에서든
만날 테니까요

 

이번 생에도

 

다음 생에도

 

또 그다음 생에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가 기다리기만 하면

 

우린 또 만날 거예요

 

그를 사랑하면

 

인생의 모든 게
다 아주 확실해지죠

 

‘아’ 하세요

 

아주 좋네요

 

가운 다시 입으세요

 

가끔 난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봐요

 

우리의 마지막 나날들을…

 

그땐 모든 게
안정돼 있겠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아이들과 친구들이
찾아오고

 

우린 그들을
반갑게 맞죠

 

식사 맛있게 해

 

우린 함께 모여

 

즐겁게 웃고 떠들며

 

게임을 해요

 

나이가 들어
세상 보는 눈이 바뀐 난

 

비로소 당신을
이해하게 되죠

 

당신 드레스들도
잘 간수할 거예요

 

먼지와 유령과 세월에
빛바래지 않게…

 

예쁘네요

 

그래, 하지만
지금 우린 여기 있어

 

그래요
지금은 여기 있죠

 

나 이제 배고파

 

“팬텀 스레드”

 

각본/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