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der.Wheel.2017.1080p.BluRay.x264-GECKOS

수입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배급 ㈜팝엔터테인먼트

 

원더 휠

 

여기는 1950년대
코니아일랜드

 

이곳의 해변과 산책로는

 

한때 보석처럼
눈부셨지만

 

이젠 썰물처럼
빛이 바래고 있죠

 

난 여름이면 여기서
인명구조원으로 일하고

 

가을이 되면
뉴욕 대학교에

 

유럽 희곡 석사 과정을
밟으러 갈 거예요

 

나는 믹키 루빈

 

타고난 시인이며
꿈은 작가랍니다

 

훌륭한 극작가

 

언젠가 세상을 놀라게 할
걸작을 쓸 거예요

 

아무튼...

 

이야기를 시작하죠
나도 캐릭터예요

 

시인이라 상징을 쓰고
예비 희곡 작가답게

 

멜로드라마를 좋아하고
과장된 캐릭터를 좋아하죠

 

캐롤라이나 입장

 

재밌게 놀아라

 

실례할게요

 

험티 자블론 어딨죠?
여기서 일하나요?

 

회전목마 담당인데
오늘은 야간조예요

 

어디 사는지 아세요?

 

여기 근처예요

 

지니한테 물어보세요

 

- 지니요?
- 네, 부인요

 

루비스 클램 하우스에서
일하거든요

 

저쪽으로 쭉 가세요

 

- 감사해요
- 좋은 하루 되세요

 

실례합니다
지니 여깄나요?

 

내가 지니예요

 

캐롤라이나예요

 

누구요?

 

험티의 딸
캐롤라이나요

 

세상에

 

그이가 놀랄 텐데

 

화내시겠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대책이 없어서
온 거예요

 

솔직히 말할게

 

이건 상상도
못 했을 거야

 

부인이세요?

 

왜 그렇게 봐?

 

생각보다
훨씬 젊으셔어요

 

그래?

 

난 모르겠는데

 

어머니 생각이 나서요
돌아가실 때 거의...

 

백발이셨는데

 

제가 엄마 닮았어요

 

험티는 30분이면
돌아올 거야

 

쉽스헤드 베이로
낚시 갔어

 

뉴저지에 가신 걸로
알고 있었어요

 

아니, 거기에서
살다 쫓겨났어

 

거기서도
아주 한결같았지

 

술독에 빠져서
싸움이나 해대고

 

이런 소음엔
익숙해지셨나봐요

 

안 익숙해져
아직도 싫어

 

도깨비 시장도 아니고

 

이 위에 살아

 

괴물 서커스 하던
공연장이래

 

험티가 한참 고쳤지

 

어쩜 좋아

 

절 보고
폭발하면 어쩌죠?

 

설마 그 정도로...

 

쫓겨나면
대책이 없어요

 

진짜 수중에
10페니도 없거든요

 

이 염병할 소음

 

죽어도 적응이 안 돼

 

머리가 다 아프네

 

애는 또 학교에서
사고를 쳤대지

 

- 아빠 애예요?
- 아니, 첫 남편

 

애 낳지 마

 

머리 쪼개지겠네
편두통이 생겼어

 

코니아일랜드가 싫으면
이사 가면 되잖아요

 

그럼 소원이 없겠네

 

돈이 웬수지

 

그놈의 돈

 

지니!

 

지니, 월척이야

 

광어, 가자미

 

블루 크랩

 

안 돼

 

어쩐 일이야?

 

다신 내 집에
발 들이지 말랬지?

 

사정이 급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당신이 들여보냈어?

 

망할!

 

어처구니가 없구만

 

됐으니까 나가

 

안 돼요

 

나갔다가
잡히면 죽어요

 

얘기라도 들어봐

 

- 당신은 신경 꺼
- 두통 때문에 죽겠어

 

리치가 또 그랬대
당신이 말 좀 해

 

말했어

 

프랭크가 죽일 거예요

 

도망 나왔는데

 

돈도 옷도 없어서
비 맞으면서 잤어요

 

킬러들을 불렀대요

 

잡히면 죽어요

 

갱스터랑 결혼한
네 잘못이지

 

설마 여기까지 쫓아올까?
곤란한 일은 사양이야

 

이해가 안 되세요?
절 죽일 거라니까요

 

여긴 애가 있어
우리 문제도 아니잖아

 

알았어, 그만해

 

한잔해야겠어

 

잘 참아 왔잖아

 

한 잔만 할게

 

이런데
어떻게 안 마셔?

 

술은 안 돼

 

커피 갖다줄게

 

염병할

 

양아치랑 결혼하면서
뭘 기대한 거야?

 

스무 살이었잖아요
그땐 몰랐어요

 

죄송해요

 

경찰한테 가지?

 

애초에 경찰한테
말한 게 잘못이에요

 

왜 말했는데?

 

협조 안 하면
5년 형이라잖아요

 

네가 뭘 아는데?

 

네가 깡패들 일을
얼마나 안다고

 

어떻게 몰라요?

 

어떻게 사는지 알아야
결혼도 하는 거지

 

미치고 환장하겠네!

 

내가 그놈이랑
결혼하지 말랬잖아!

 

갱단에 있는 놈이고
더러운 살인자라고!

 

그놈한테
환장을 해가지고

 

잘생겼으면
내가 말도 안 해!

 

순 양아치 자식!

 

- 한잔해야겠어
- 절대 안 돼

 

마셔야겠다고!
빌어먹을!

 

진정해

 

속이 뒤집히네

 

쟤 동창들이 결혼하자고
줄을 섰었어

 

멀쩡한 놈들이

 

얼마나 곱게 키웠는데

 

네 엄마랑 허리 휘면서
대학 보내려 했는데

 

가지도 않았지

 

네가 다 내던졌어!

 

이렇게 예쁜 녀석이...

 

기회는 많았어

 

프랭크를 사랑했어요

 

아빠가 골라 주는
남자들은 다...

 

재미없고 뻔했어요

 

전부 정직한
녀석들이었어

 

염병할!

 

네 엄마 마지막 소원
기억해?

 

병상에 누워서도

 

프랭크 놈과 도망치지만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 부탁을
개코로 여겼지

 

편히 죽지도 못하게!

 

프랭크를 사랑했어요

 

전 스무 살이었고
더 경험하고 싶었어요

 

더?

 

뭘 더?

 

답답하기는
세상이 얼마나 넓은데

 

당신은 빠져

 

넌 정신이 나갔었어

 

그 이탈리아놈한테
정신이 나갔었지

 

그 치졸하고
역겨운 놈의 자식

 

너 만나러 오면서
총을 가져오질 않나

 

여기 온 것도 알겠네

 

아뇨
절대 안 와요

 

우리 사이 알거든요

 

그놈도 알지

 

내가 바른 소리 한다고
네가 학을 뗀 거

 

염병할

 

네 엄마 죽고는
너만 믿었다

 

난 제정신이 아니었어

 

그런 나를
쓰레기처럼 버렸지

 

그러니까 여기는
안 올 거예요

 

5년간 연락도 없었고

 

앙금이 깊다는 걸
아니까요

 

찾아오면
죽여버릴 거야

 

그런 말 하지 마
조용히 살고 싶어

 

알았어

 

지금도 돌겠으니까
제발 진정해

 

알았어

 

그래도
당신은 신경 꺼

 

쟤는 내 딸이야

 

미치겠네

 

넌 빛이었어

 

내 인생의 빛

 

네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아니?

 

갑자기
배가 다 고프네!

 

생선 좀 씻어

 

내가 스튜 만들게

 

요리하면
기분 좀 풀리겠지

 

생선을 씻어?
두통 있다니까

 

두어 마리만 좀 씻어

 

이번엔 종이 깔아
내장 흘리지 말고

 

내가 요리하던 거
기억하니?

 

초콜릿칩 쿠키
구워 줬었잖아

 

위에 소금도
살짝 뿌리고

 

사고 친 주제에
늦기까지

 

불을 지르다니
네가 제정신이야?

 

들은 척이라도 해!

 

사람 다치면 어쩌려고
자꾸 불을 질러?

 

얼굴에 꽃이 피었네
복권 당첨됐어?

 

그것보다 좋은 거지

 

월척이 들어왔어

 

- 좋은 밤 되시게
- 자네도

 

꽉 잡아라

 

얼마나 있을 거래?

 

모르겠어

 

당신 일하는 가게에
자리 좀 구해줘

 

- 그게 좋은 생각 같아?
- 종업원 찾는다며

 

갱들한테 쫓긴다며
어디 안 가?

 

어디로 가?

 

해외로 가든 해야지
멕시코라거나

 

정신 나갔어?

 

쟤가 멕시코 가서
뭘 해?

 

여기까지
오진 않을 거야

 

우리 사이가 어떤지
잘 알거든

 

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달라
구름이 걷혔지

 

갱들이 들락거리면 어떡해
집에 애도 있잖아

 

불장난에 사람도 죽이겠더만
그게 뭐 대수라고

 

감정 기복이
커서 그래

 

당신 닮아 그러지

 

그게 무슨 뜻이야?

 

캐롤라이나가 종업원으로
살게 될 줄이야

 

셜리가 무덤에서
통곡하겠군

 

나는 어떻고?

 

나도 종업원은
꿈도 안 꿨어

 

금요일에 밤낚시 갈래?
부부동반이라는데

 

낚시 안 가

 

몇 번을 말해

 

낚시도 싫다, 볼링도 싫다
좋아하는 게 뭐야?

 

라디오랑
배우들 좋아하지?

 

염병할 영화 잡지나
붙들고 있고

 

리치가 걱정이야

 

내가 장담하는데

 

언젠가 거하게
태워먹을 거야

 

여기 있었구나

 

여깄을 줄 알았어

 

- 왜 학교 안 갔어?
- 마지막 상영이래서

 

학교는 가야지

 

맙소사, 리치

 

맨날 결석해서
보충수업 중이잖아

 

또 아프냐고
전화 왔어

 

난 학교 싫어

 

싫은 좋든 가야지

 

나도 서빙 싫지만
식비랑 집세 내야 돼

 

좋은 것만 하면서
살 순 없어

 

영화 좀 보자

 

근데 영화비는
어디서 났어?

 

험티 아저씨 바지에서
50센트 훔쳤어

 

뭐?
아빠 돈을 훔쳐?

 

우리 아빠 아니야
그 아저씨 싫어

 

그러면 못써!

 

내 생명의 은인이야

 

좋은 사람이잖아

 

- 근데 엄마 왜 때려?
- 나 안 때려

 

취하면 아무나 때리지
요샌 안 마시잖아

 

이럴 시간 없어
출근해야 돼

 

학교나 가

 

성냥 가지고 놀다
걸리기만 해봐

 

그게 문제예요

 

얘가 자꾸
불을 질러요

 

근데 작은 불이
아니에요

 

출입 금지된 해변에
들어가서도 불을 질렀죠

 

그 불꽃 속에서
뭘 보는 걸까요?

 

우주의 영원한 힘?

 

질량이 에너지로
변하는 과정?

 

복수의 여신들?

 

동기가 뭔지 몰라도
이해해주긴 어렵죠

 

조건문이 뭐야?

 

엄마도 기억 안 나

 

학교 다닌 지가
언젠데

 

수업 시간에
집중 좀 해

 

엄마도 학교 싫어했네

 

뭐?
난 좋아했어

 

가난해서 일하느라
그만둔 거지

 

그래도 운이 좋았어
재능이 있었거든

 

엄마는...

 

장래가 유망한
배우였어

 

엄마 공연하는 걸
네가 봤어야 하는데

 

공연 소품
몇 개 보여줄게

 

- 또?
- 이건 '덜시' 소품

 

전에도 보여줬지만
제대로 안 봤잖아

 

'덜시'에서 했었어
진짜는 아니지만...

 

- 전에 봤어
- 예쁘지 않니?

 

예쁘기도 하지
그럼 이제...

 

내가 그 뮤지컬
소품도 보여줬나?

 

- 응
- '오, 케이!' 소품

 

엄마 목소리가 좋아서
주연 할 뻔했어

 

주연 맡은 애는

 

진짜 뚱뚱했지

 

내 목소리가
훨씬 예뻤는데

 

거기서 아빠
만난 거야?

 

그래

 

네 진짜 아빠는
드러머였지

 

재즈를 연주했어

 

리듬감이 완벽했어

 

정말 대단했지

 

머리칼은 검은색에

 

또...

 

눈은 녹색이었어

 

아빠는 어딨어?

 

진짜 아빠

 

전에도 말했잖아
떠났다니까

 

해변에 비가 오면

 

저도 쉰답니다

 

수영하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지금이 얘기를 꺼낼
타이밍 같군요

 

전 험티의 아내
지니와 내연의 관계예요

 

자세히 설명해드리죠

 

우리 관계는
여름에 시작됐어요

 

그땐 험티나 지니를
모를 때였죠

 

하루 종일 흐리다가
비가 올 무렵

 

남은 사람들마저
하나둘 자리를 뜰 때

 

갑자기 해변을 따라 걷는
여자가 나타났는데

 

내 극작가 기질이
그녀의 곤란을 감지해냈죠

 

위기감과 절박함이
몸짓에서 보였으니까요

 

저기요

 

여기 계시면
안 돼요

 

출입 금지예요

 

비가 쏟아질 거예요

 

해변에 계신 분들
나가셔야 돼요

 

- 그래요?
- 나가셔야 돼요

 

네, 여기저기
많이 다녔어요

 

NYU에 들어갔는데

 

입학하자마자
진주만 공습이 터졌죠

 

그래서 전역하고

 

다시 학교 들어가서
석사 밟고 있어요

 

해군에 갔던 건
후회 안 해요

 

세상 구경
잘했으니까요

 

여행해 보셨어요?

 

딱히요

 

멋진 데는 못 갔죠

 

어디가 최고였는지
궁금하세요?

 

어딘데요?

 

보라보라

 

들어봤어요

 

타히티 옆인데
고갱이 작업하던 데예요

 

물이...

 

정말 맑고 투명해서

 

밑에 온갖 색의
물고기들이 다 보여요

 

빨간 물고기
노란 물고기

 

꽃들도 정말 예쁘고요

 

그리고 별빛이
그렇게 근사해요

 

별빛 아래서도
책 글씨가 보이죠

 

뭘 쓰려고요?

 

인생에 관한 희곡요

 

멋진 비극을
쓸 거예요

 

주인공이 약점 때문에
파멸하는 비극

 

어떤 약점요?

 

내 비극적 결함은
너무 로맨틱하다는 거죠

 

그 노래 아세요?
'사랑에 너무 쉽게 빠져요'

 

누군가의 비극이
그 사람 탓이라고 봐요?

 

아뇨

 

운명이
큰 역할을 하죠

 

인생엔 통제불능인 것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그래도...

 

자초한 문제들은
예외겠죠

 

 

아까 봤을 때
짐작했어요

 

아름다운 사람이지만
비극적 결함이 있구나 하고

 

네, 실수를 했어요

 

아주 오래전에

 

다신 그런 실수
안 할 거예요

 

그게 뭔데요?

 

가야겠어요

 

조만간 해변에
또 오실 거예요?

 

네, 아마도요

 

어딜 갔었는데
이제 들어와?

 

해변 좀 걸었어

 

당신답지 않게

 

기분이 그랬어

 

일요일에 야구장 갈래?
레드삭스 경기야

 

야구 관심 없어
수백 번도 더 말했네

 

전엔 갔었잖아!

 

당신 때문에 갔었지
재미가 안 붙어

 

너 갈래?
표 남는데

 

영화 볼 거예요

 

그거 알아?

 

영화 많이 보면
눈 나빠져

 

네 엄마도 라디오에서
드라마 나부랭이만 듣는데

 

그게 진짜인 줄 알아

 

솔직히 말할게요, 믹키

 

나 결혼했어요

 

유부녀예요

 

솔직히 말할게요

 

유부녀예요

 

결혼했어요, 믹키

 

먼저 말하려니
이상하네요

 

묻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곤란한
상황을 만들다니

 

스스로...
스스로 곤란한 상황

 

당신 생각이 맞아요

 

다 끝내버리고 싶은
생각이었어요

 

물에 빠져서...

 

그런데 애가
눈에 밟혀서요

 

게다가...

 

내 극적인 피날레를
당신이 망칠 테니까

 

갇힌 기분이에요

 

갇힌 기분

 

지니는 해변으로 돌아왔고
섹시해 보였어요

 

우린 산책로 끝에서
밀회를 즐겼죠

 

말할 게 있어요

 

두 가지예요

 

어떤 말로도 오늘을
망칠 순 없어요

 

35살 아니에요

 

38살이에요

 

사실 39살

 

여자들이
제일 섹시할 나이죠

 

내가 행운아네요

 

내가 연상인데요?

 

두 번째는요?

 

결혼했어요

 

그래요?

 

남편이 있어요

 

첫 번째 남편과
낳은 애도 있고

 

그래서 우리 관계가
끝나겠구나 했어요?

 

아니에요?

 

아름다운 유부녀와의 연애가
처음은 아니에요

 

인생을 망친 것도...

 

외도 때문이었는데

 

또 이러고 있어요

 

외도 때문에
추락했다는 거예요?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었어요

 

드러머였어요

 

그이의 리듬엔
생동감이 넘쳤죠

 

우린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고

 

그이도
날 아껴줬어요

 

그런데...

 

그런데도...

 

마치뱅크스를 연기했던
미청년에게 빠져버렸죠

 

주연도 아니었지만

 

매일 밤 무대에서
키스를 받다가

 

같이 자게 됐는데

 

남편이 그걸 알고...

 

무너져 버렸어요

 

내겐 과분한
사람이었는데

 

상처를 줬죠

 

모멸감을 느꼈는지
남편은 도망쳤어요

 

영영 떠나버렸지만
탓하진 않아요

 

그이가 떠났을 때

 

사랑이 뭔지
처음 알게 됐죠

 

하지만
이미 늦은 후였죠

 

그 사람은 떠났고

 

나는 무너지고
있었으니까요

 

연기는커녕
역에 집중도 못 하고

 

대사도 잊고

 

큐 사인도 놓치고

 

술에 빠져 살았죠

 

그러다 해고됐어요

 

그리고 해롤드도...

 

험티도
외롭던 시절인데

 

식당에서 날 보고
마음에 들었나봐요

 

제일 예뻤대요

 

그렇게 마음 다잡고
둘이 5년을 살았죠

 

신세를 많이 졌어요

 

첫 남편과는
사랑으로 살았지만

 

험티와는
그렇지가 않아요

 

고마워서 같이 살고
적적해서 같이 살고

 

사랑을 나눌 때도
교감이 없어요

 

난 줄 게 많은데

 

줄 사람이 없으니까

 

정말 뜨거운 여름이었죠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결혼에 불만족하고
사랑에 굶주린

 

연상인 전직 배우와
만나고 있었으니까요

 

거짓말을 지어내서라도
날 보러 왔었죠

 

- 그리니치빌리지는 처음이에요
- 네겐 소중한 곳이에요

 

예술가와 작가들이
사랑하는 곳이죠

 

학교에서도 가깝고요

 

진짜 누추하니까
기대는 마세요

 

아늑하네요

 

표현이 교묘한데요

 

정원이 너무 예뻐요

 

이런 데는
어떻게 찾아요?

 

그런 환상이 있어요

 

당신이 극본을 쓰고
내가 출연하는

 

그녀의 화려한 귀환
버지니아...

 

버지니아 드로리언

 

버지니아 드로리언
지니 자블론 말고요

 

'오늘 밤 공연의
줄리엣 역을 소개합니다'

 

'버지니아 드로리언'

 

맘에 드는데요
처녀 때 성이에요?

 

본명은 웨스트레이크고
예명이 드로리언이에요

 

소공연이며 뭐며
다 해가며

 

연기 레슨도 받았는데

 

식당 종업원 역이나
맡게 될 줄이야

 

난 연기 중이에요
그건 내가 아니에요

 

내가 아니에요
나 같아요?

 

- 아니요
- 세상에

 

매일 종업원 역을
연기하는 거예요

 

난 종업원이 아니에요
그 정도가 아니라고요

 

그냥 종업원 역을
연기 중인 거예요

 

괜찮아요, 지니

 

미안해요
도 불안해져서

 

또 데려온다고
약속해줘요

 

캐롤라이나가 나타난 후로는
더 쉽게 빠져나왔죠

 

험티가 딸에게
정신이 팔려 있었으니까요

 

오늘 당첨된 번호가
몇 번이게?

 

몇 번인데요?

 

내 번호

 

300불 벌었다

 

- 네 야간학교 학비야
- 마침 학교 골라놨는데!

 

평생 염병할 종업원으로
썩게 둘 순 없지

 

댁이 험티요?

 

그렇소만

 

프랭크 아다토가
안부 전하더군요

 

부인이 사라졌대서
우리가 찾는 중이오

 

아무튼...

 

당신 딸이니까
물어보러 왔소

 

글쎄...

 

나도 못 본 지
몇 년 돼서

 

프랭크한테 들었겠지만
원수 같은 사이라

 

연락 끊은 지
5년 됐소

 

모르겠소

 

결혼하고 도망친 후로
연락 끊겼으니까

 

그렇소?

 

사람이 말하는데
계속 일할 거요?

 

캘리포니아 가봤소?

 

샌프란시스코니 LA니
살고 싶다 하더만

 

난 이제 얼굴도
못 알아볼 거요

 

여기 왔겠거니 했는데

 

서너 번 이사해서
날 못 찾을 거요

 

댁들은
어떻게 찾았소?

 

프랭크가
걱정하고 있소

 

여긴 안 올 거요

 

혹시 오면

 

프랭크가 찾더라고
말해드리지

 

험티!

 

또 애 때렸어?

 

내가 말했지?

 

내 주머니 뒤지다
걸리면 알아서 하라고

 

내가 때리지 말랬지?

 

나중에 얘기하자고

 

지금 손님 있으니까
집에서 얘기해

 

안녕하시오

 

내 아내요

 

얘는 양아들

 

- 집에 가
- 캐롤라이나를 찾고 있소

 

내가 말했어

 

- 험티의 딸
- 내가 말했어

 

못 본 지
5년 됐다고

 

둘이 의절했어요

 

여긴 안 왔어요
그만 가자

 

그거 총이에요?

 

눈썰미 좋구나
위험한 거란다

 

캐롤라이나를 숨겨주려는
수작은 아니시겠지?

 

뭐하러 숨겨줘요?

 

보기 좋은
가정 같은데

 

괜히 휘말려서
고생하지 마시고

 

총 구경해도 돼요?

 

안 돼!
가자, 리치

 

이따가 봐, 험티

 

보시는 대로요

 

여기 없다니까

 

프랭크가 앙숙이랬잖아
캘리포니아나 가보자고

 

못 찾을 거 같은
느낌이 들어

 

아니
내가 찾을 거야

 

굴이나 먹을까?
여기 맛있겠네

 

굴 좋지

 

근데 시간이 돼?

 

5시에 호보켄에서
보는 거지?

 

늦으면 피곤해져
그냥 가자고

 

간만에
굴 먹나 했더니

 

존, 맥주 두 잔요

 

이름이 뭐예요?

 

왜요?

 

언제 퇴근해요?

 

퇴근하면
곧장 학교 가요

 

야간학교?

 

 

- 뭐 공부해요?
- 영어 교사 되려고요

 

- 수업 언제 끝나요?
- 여기 맥주 둘

 

- 숙제 많아요
- 삼진 아웃이네

 

언제 졸업해요?

 

이렇게 죽음의 사자는
서부로 방향을 틀었지만

 

그의 그림자는
정말 무서웠죠

 

여름 볕을 며칠 쬔 후에야
긴장이 풀렸답니다

 

보드워크에서의 삶은
관광객들에게

 

싸구려 스릴과
훌륭한 핫도그를 주었죠

 

접시나 남자들의 마음을
깨뜨리지 않을 때면

 

캐롤라이나는 야간학교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험티는 빈 회전목마를
돌리기 싫을 땐

 

광어와 가자미를
잡으러 갔죠

 

요새 자네 마누라는
낚시 안 오네?

 

좋아하는 척했던 거래

 

날 낚으려고

 

내가 물고기였지

 

전엔 비가 싫었는데

 

이젠 좋아졌어요
당신이 쉬잖아요

 

인명구조대의
특권이죠

 

이젠 나도 당신처럼
비가 정말 아름다워요

 

보라보라에 가면
정말 좋아할 거예요

 

그 일몰과 일출...

 

낙원이죠

 

당신이 원하면
어디든 갈래요

 

험티랑 사는 게
그렇게 괴롭다면서

 

왜 같이 살아요?

 

나랑 리치 때문에?

 

한심하죠

 

테이블에서 서성이면서

 

촌뜨기 손님들이 팁이라도
주길 기다리는 삶이라니

 

코니아일랜드에서의 삶은
참 무미건조하죠

 

비 오는 날을
망치긴 싫어요

 

체호프 희곡
얘기나 해봐요

 

당신이 말해봐요
체호프 작품 해봤어요?

 

기억 안 나요

 

볼티모어에서 한 번인가
대역으로 했었나

 

어떻게 돼 가?

 

나한테 감정이 있긴 해
분명 불장난은 아니야

 

설마 내 착각은
아니겠지

 

티 안 나게
재촉하고는 있어

 

필사적이란 걸
보이기 싫단 말야

 

진전은 있는데...

 

너무 느려

 

여름 다 가서
이 관계가 끝난다면

 

- 생각만 해도 막막해
- 죽기야 하겠어?

 

난 강하지도 않아

 

첫 이별도
험티 덕에 버텼어

 

지금은 폐소공포증에
두통도 다시 생기고...

 

만일을 대비해서라도
현실적으로 생각해

 

스태튼섬의 중국 정원은
현실과 거리가 멀지만...

 

그 사람이랑
환상 속에 있고 싶어

 

리치는 어떻게 지내?

 

리치?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머리 바꾸시니까
10살은 젊어 보여요

 

정말?

 

너처럼 금발이 좋지
비 오면 미치겠어

 

지니!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이쪽은 믹키야

 

안녕하세요

 

아는지 모르겠지만
해수욕장 인명구조원이야

 

내 남편 딸
캐롤라이나예요

 

- 해수욕장 가끔 가요
- 그래요?

 

그만 가볼게요

 

물에서 죽지만 말아요
나 해고당하니까

 

- 그만 가자
- 네

 

- 반가웠어요
- 나도요

 

귀엽네요

 

내 머리 괜찮아요?

 

네, 정말 예뻐요

 

어제 자네 딸 봤는데
군인이랑 있더군

 

하여간 여자들은
제복에 약하다니까

 

그렇게

 

해군도 만나던데
아주 애국자야!

 

워낙 예쁜 애라
골치 좀 썩겠어

 

걔 엄마도 예뻤지
성격도 좋았어

 

딸애 IQ가 좋아서
집사람이 적어 뒀었어

 

그 숫자로 복권 샀는데
안 맞더라고

 

한 번 결혼했었으니까
지가 알아서 하겠지

 

여자는 이혼하면
만만해지는 거야

 

난 아들만 있어서
다행이야

 

야간학교 다니고 있어
선생 될 아이야

 

그 전에 군인 놈이랑
애부터 생기겠다

 

- 뭐 어째?
- 농담이야

 

- 흥분하는 것 봐라
- 바다였으면 죽었어

 

내가 다녔던 학교엔
그런 선생 없었어

 

개소리하고 있네
학교도 안 나온 게

 

난 인생이란
학교를 나왔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나 기억해요?
- 당연하죠

 

- 극장 앞에서 봤잖아요
- 네

 

어머

 

네, 지니랑요

 

가끔 해수욕장에
온다고 했었죠

 

네, 기억나요

 

태닝하러 왔는데
잔뜩 흐리네요

 

먹구름이 꼈어요

 

이게 뭐예요?

 

'햄릿과 오이디푸스'

 

어니스트 존스 지음

 

어려운 책 같은데요

 

전체적인 그림만 알면
어렵진 않아요

 

전체적인 그림이
뭔데요?

 

햄릿 얘기예요

 

고등학교 후론
안 읽어 봤어요

 

- 연극은 봤잖아요
- 봤는데 별로였어요

 

연극을 좋아하는데
많이는 못 봤어요

 

무지는 죄가 아니죠

 

아직 경험을
못 해본 것뿐인데

 

- 학교는 마쳤어요?
- 아뇨, 옆길로 샜죠

 

나도 그래요
군대 갔었어요

 

어쩌다가요?

 

너무 일찍 결혼했죠

 

근데 끝났어요

 

결혼은
정말 큰 사건이죠

 

무서워요

 

남편은 뭐 해요?

 

죽는 사람 있나
봐야 하지 않아요?

 

사람 죽은 적 없어요
그래도 보기 해야죠

 

그리고...

 

이 책 다 봤는데
필요하면 빌려줄게요

 

다 읽고
같이 얘기 나눠요

 

- 정말요?
- 네

 

그것도 좋겠네요

 

어제 해변에서
누굴 봤는지 아세요?

 

그 인명구조원 믹키요

 

- 그래?
- 네

 

지나가다 보고
인사했어요

 

책 보다 내려와서
말 걸던데요

 

사람 좋더라고요

 

그래?

 

똑똑하기도 하고

 

대학에서
희곡 공부한대요

 

관심 없으세요?
연기하셨잖아요

 

그리고 햄릿에 대한
심리학 책을 보던데요

 

내가 잘 모른대도
무안 주진 않더라고요

 

다정했어요

 

얼마나 얘기했어?

 

5분?

 

학교 친구랑 데이트 있어서
집에 가서 준비하느라고요

 

만나 보니
별로였어요

 

믹키랑
그 얘기만 했어?

 

 

근데...

 

매력 있더라고요

 

그래?

 

지레짐작인지 모르지만

 

그 사람도
내가 좋나봐요

 

책을 빌려주더니
또 얘기하재요

 

가자미 아주 맛있었어

 

직접 잡아서 먹는
묘미가 있지

 

돈도 돈이지만
맛이 다르거든

 

캐롤라이나?

 

코니와 리오가
그러더라

 

네가 미인이라고

 

어떤 군인이랑
있는 걸 봤다던데

 

러스티 포드라고
오키나와 참전 용사예요

 

내가 가정부니?

 

먹고 놔두면 끝이야?

 

죄송해요
할래도 말리셔서요

 

하도 접시를
깨니까 그러지

 

너도 거들어
접시 조심하고

 

당연히 해야죠

 

설거지하고 싶은데
방금 손톱 칠해서요

 

오늘은 하기 싫어

 

손톱 칠했다잖아

 

잘난 갱과 결혼했으니
설거지나 해봤겠니?

 

할게요

 

- 내가 하마
- 내놔!

 

내가 종업원 역이니까

 

심기가 불편하시네

 

제 잘못이에요
거들어드리는 건데

 

익숙하질 않거든요
일하랴 공부하랴

 

됐다

 

집에나 일찍 들어와

 

무슨 일 있어요?

 

아뇨

 

왜요?

 

분위기가 이상해서요

 

캐롤라이나랑 해변에서
마주쳤다면서요?

 

마주쳤다기보다
책으로 칠 뻔했죠

 

- 책 빌려줬다면서요
- 관심 있다길래요

 

사람들 지켜봐야지
웬 책을 봐요?

 

무슨 얘기했어요?

 

별거 없었어요
햄릿 책 얘기요

 

- 학교 관두고 결혼했다던데요
- 갱스터랑 했죠

 

그래요?

 

- 재밌네요
- 그게 재밌어요?

 

킬러들한테 쫓기고 있어요
당신도 조심해요

 

같이 살기 불안해서
내보내고 싶어요

 

- 그런 말 없던데요
- 당연히 안 했겠죠

 

인생 망친 게
무슨 자랑이라고

 

킬러가 찾고 있다니
과장이 심하잖아요

 

말하자면 길어요

 

경찰한테
정보를 넘겼대요

 

딱하네요

 

젊고 예쁜 분인데
얼른 피해야겠어요

 

내가 예쁘냐고 물을 땐
그냥 그렇다면서요

 

그땐 잠깐 봐서
잘 몰랐죠

 

해수욕장이면
수영복 차림이었겠네

 

네, 그랬을걸요

 

그럼 딱히 생각
없는 거죠?

 

- 무슨 생각요?
- 못 알아들어요?

 

오늘 이상하네
왜 그래요?

 

관심 갖지 말라고요

 

숨어 있는 애예요
인생 피곤한 애고

 

얘기만 한 거예요

 

설마 우리 얘긴
안 했겠죠?

 

- 아빠한테 말할 거예요
- 당연히 안 했죠

 

- 걘 입이 싸니까
- 내가 바보 같아요?

 

우리 딴 얘기해요

 

- 어제 당신 꿈 꿨어요
- 그래요?

 

내 꿈 꿨으니까
기뻐해줘요?

 

꿈속에서
내가 구조해줬어요

 

구조해줘요?

 

그래도 어떻게 속마음을
지니에게 다 말해요?

 

캐롤라이나에게
반해버렸어요

 

뭔가 느낌이
강하게 와요

 

얘기를 할수록
점점 빠져들어요

 

그날 마주친 후로
종일 멍했어요

 

다시 만나고 싶지만
지니에겐 숨길 거예요

 

지니에게 상처를 주거나
관계를 끝내긴 싫어요

 

지니는 감정적인
사람이에요

 

그리고 캐롤라이나에게
이걸 어떻게 설명해요?

 

'당신 새어머니와
내연의 관계예요'

 

캐롤라이나는 잊어야겠죠

 

달콤한 꿈일지라도
꿈이니까

 

하지만 그리스 희곡
'아난케'처럼

 

인생은 운명에
휘둘리는 존재예요

 

책을 놓쳐서 그녀의 머리를
맞힐 뻔한 사건이

 

이렇게 돼버리다니

 

캐롤라이나!

 

얼른 타요

 

고마워요
홀딱 젖었어요

 

- 커피 한잔 살게요
- 안 돼요, 늦었어요

 

최대한 근처에
세워 줄게요

 

남편의 정체를
알고 있어도

 

여자가 줄 서는 매력남이고
나만 좋아해준다면

 

생각이 달라지죠

 

거기에 보석, 모피
플로리다, 경마, 클럽

 

쿠바의 카지노...

 

근사한 인생을
사셨군요

 

좋았어요

 

한때였지만

 

점점 다툼이 잦아지고
윽박지르고

 

무슨 일로요?

 

모든 일로요

 

재밌어 보여도
비현실적인 삶이죠

 

내가 원하는 건
가족과 평온이었어요

 

결국 곪은 상처가 터져
헤어지게 됐죠

 

그때 FBI가
내게 접근했는데

 

너무 무서워서
몇 가지 말했어요

 

아는 게 있었거든요

 

그래서 내게 앙심을
품은 거예요

 

시신들을 묻은
장소를 알거든요

 

세상에, 난 온실에서
살던 거였군요

 

난 책에서만 보던 걸
직접 겪으셨다니

 

당신은 세상을
여행했잖아요

 

당신처럼 거리의
삶은 모르죠

 

평생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해요?

 

사람은 어차피 죽어요
생각은 하고 있어야죠

 

인명구조원 앞에서
무슨 말씀을

 

언젠가 상황이 변하길
바라곤 있어요

 

난 사람들 살리라고
월급을 받아요

 

베니스나 보라보라처럼
안전한 곳으로 가요

 

나도 그쪽으로
갈 거예요

 

나 지각하겠어요

 

솔직히 말해줘서
고마웠어요

 

참 다정한 얼굴이에요

 

당신은 참
예쁜 얼굴이에요

 

비에 비친 불빛
아래선 더욱

 

태워줘서 고마워요

 

나 때문에
늦은 건 아닌지

 

괜찮아요

 

타길 잘했는걸요

 

잘 가요

 

- 늦었잖아
- 죄송해요, 비가 와서요

 

나중에 설명할게요

 

혼자선 일 못해
나 두통도 있잖아

 

비 때문이라니까요

 

다음엔 늦지 마
2인분 하기 싫어

 

- 보통은 제때 와요
- 직장이면 늘 제때 와야지

 

옛날 버릇 좀 버려
점장이 없길 망정이지

 

나중에 얘기 좀 할래요?
기분 괜찮으실 때

 

- 무슨 얘기?
- 조언 좀 부탁하게요

 

손가락 좀 그러지 마
스트레스 받으니까

 

- 흥분하면 그래요
- 머리 쪼개지겠고

 

여섯 테이블 혼자 보는데
아줌마 둘이서

 

온갖 진상을 떨고
팁도 안 주더라

 

늦어서
정말 죄송해요

 

뭐 사고 나오니까
비가 쏟아졌어요

 

특별한 날이시잖아요
선물 사러 갔었어요

 

미치겠네
누가 선물 사오래?

 

마흔 생일이 자주 와요?
기념비적인 날이잖아요

 

묘비지!

 

저녁에 드릴게요

 

주문 좀 받을래요?

 

 

안녕하세요

 

내 생일인데도
같이 못 있네요

 

험티가 뭔가 하겠죠

 

선물은 됐고

 

다음에 근사한 데서
저녁 먹어요

 

당신 생일도
금방이잖아요

 

둘 다 사자자리네요

 

사자자리는
따뜻하고 관대하고

 

아름답대요

 

오늘은 아름답기는커녕

 

두통 때문에 죽겠어요

 

끊어야겠어요

 

사랑해요, 믹키

 

말해버렸네요

 

끊어요

 

모두 생일을
축하해줍시다!

 

생일 축하해요!

 

마흔이라고 우울해 말고
실컷 즐겨요

 

눈 깜빡이면 쉰이고
지금이 그리울걸요

 

줘봐, 줘봐

 

아까 노래 불렀잖아요

 

테이프 녹음기라니!
기가 막힌 물건이야

 

이 사람이 딱 좋아할
생일선물이지

 

아주 싸게 샀어

 

- 장물이거든
- 무슨 뜻이에요?

 

어떤 노숙자가
훔쳐 왔다고 팔더라고

 

- 구두쇠 같으니
- 그치들은...

 

술만 살 수 있으면
뭐든지 파니까

 

나도 그래

 

3달러 줬어!
새 건 못 사잖아

 

- 진짜?
- 거저네

 

재밌지, 지니?

 

그러네

 

나도 하나 갖고 싶네

 

무슨 생일 파티에
술도 없어?

 

- 시끄러워, 라이언
- 그래도 파티잖아

 

나팔 바지에
남색 코트

 

그녀와 선원은
사랑에 빠져

 

노래 부를 거면
제대로나 불러요

 

이게 맞아
'선원은 사랑에 빠져'

 

이제 그만
집에들 가요

 

아직 초저녁이잖아

 

토요일에 낚시 가요
게르치 잡으러 간다던데

 

저 사람은
낚시 싫어해요

 

나도 싫어해요
태닝이나 하면 되지

 

그냥 다 싫대요
가지 말고 노래나 해요

 

나팔 바지에
남색 코트

 

그녀와 선원은
사랑에 빠져

 

- 노래하면 반짝이네
- 멋지죠?

 

맘에 쏙 들어

 

계속해요

 

그녀는 어릴 때
옆집에 살았네

 

괜찮으세요?

 

머리가 쪼개지겠어

 

스카프 좋아하셔서 좋아요
정말 잘 어울려요

 

고마워

 

집에 안 간다니?

 

아스피린을
여섯 알째 먹네

 

뭐 물어본다고?

 

나중에 물어볼게요
믹키 때문이었어요

 

그 인명구조원?

 

나중에 얘기해도 돼요

 

아니야, 말해
믹키가 왜?

 

오늘 빗길에 만났는데
태워주더라고요

 

- 그래?
- 네

 

덕분에 덜 젖었죠

 

그냥...

 

우연히 마주쳐?

 

 

그 김에
얘기 좀 했어요

 

근데 뭔가
느낌이 좋아요

 

무슨 느낌?

 

매력적이면서도
슬쩍 관심도 보이고

 

제 얘길 듣는 걸
아주 좋아했어요

 

여기서 뭐 해?

 

와서 노래하고 놀아
'봄비' 잘 부르잖아

 

얘기 중이에요

 

여보

 

생일 기념 키스도
못 해줬네

 

있잖아

 

오늘 처음 만날 때
뺨치게 예뻐

 

난 행운아야

 

너도 나와

 

나갈게요

 

네 얘길 좋아한다니?
무슨 말 들었어?

 

추파 던지는 게
보이던데요

 

그 정도였어?

 

비도 오는데
차 안에 있으니까

 

로맨스 영화 속
주인공 같았어요

 

어디까지 갔는데?
혹시 만지던?

 

아뇨
얘기만 했어요

 

프랭크랑 결혼 얘기까지
전부 다 했어요

 

대단한 이야기라고
하더라고요

 

방금 만난 남자한테
다 털어놔?

 

그러니까요

 

저도 모르게
다 말했어요

 

웃긴 게...

 

처음 만난 사람인데
같이 있으면 편해요

 

혹시 어딜 만지던?
손은 잡았어?

 

비에 비친 불빛 아래선
제가 아름답대요

 

표현 예쁘지 않아요?
"비에 비친 불빛"

 

시인이에요

 

손을 잡았구나

 

뭘 어쨌어?
혹시 키스했어?

 

왜 화를 내세요?

 

사람 답답하게 하니까

 

너에 저 사람들에
두통까지 죽겠네

 

- 나중에 말한댔잖아요
- 계속 말해봐

 

만지진 않았어요

 

난 그랬으면 했는데
혹시 착각인가 하고요

 

아는 사이라고 하니까
여쭤보는 거예요

 

그 사람 어때요?

 

말뿐인 인간이야

 

조심하는 게 좋아

 

뭐래도 믿지 마
소문난 거짓말쟁이야

 

진짜요?

 

아무것도 안 했다고?
키스도 안 하고?

 

- 숨기는 건 아니지?
- 제가 왜 숨겨요?

 

그 사람 잊어

 

우연히 들었는데
그 사람 애인 있어

 

결혼할지도 모른다더라

 

멀리하는 게 좋아

 

실망이네요

 

너만 상처받을 거야
그랬으면 좋겠어?

 

확실해요?

 

남자는
믿으면 안 돼

 

말할 입장도 아니지
남편은 날 믿었는데

 

내가 상처 주고
인생을 망쳤으니

 

어느 호텔방에서
자살이나 안 했으면

 

필라델피아에선지 어딘지
알고 싶지도 않아

 

수면제를
한 90알 먹었다면

 

내 책임일까?

 

저 인간들은
안 간다니?

 

진정하세요
갈 거예요

 

난 믹키를 알아

 

너 같은 타입
안 좋아해

 

그리고 여자도 있어

 

자유의 몸이 아니야

 

알았어요

 

그래서 여쭤본 거예요

 

리치, 잘 있으렴

 

- 반가웠어요
- 또 보자

 

잘 있으렴

 

지니! 지니!

 

생일 축하해요!

 

괜히 말했나봐요
좀 누우세요

 

젊고 예쁘고
제멋대로 살아와서

 

남자들이
다 호구로 보이니?

 

무슨 말이 그래요?
제가 뭘 어쨌는데요

 

그게 사실 아니야?

 

차와 운전기사
팜비치에서 휴양

 

장난하나

 

여보세요?

 

뭐요?

 

걔 엄마예요

 

어딘데요?

 

오늘요?

 

누구 다쳤어요?

 

데이거나 한
사람 없죠?

 

아뇨

 

그땐 일해요

 

아뇨, 경찰까지
부르진 마시고요

 

 

네, 갈게요

 

9시 반까지
감사해요

 

그 염병할 기계
치워버려

 

- 내가 뭘 어쨌는데?
- 어쨌는지 몰라?

 

그 아파트 지하실에
불 질렀잖아

 

아파트 지하실엔
대체 왜 들어가?

 

말 좀 들어!

 

경찰 부르려고 했대

 

내일 교장선생님 봐야 돼
너 진짜 왜 그래?

 

사람 죽이고 싶어?

 

타 죽고 싶어?

 

좁은 동네서 못 살겠어
내가 죽을 거 같아

 

- 왜 그래?
- 왜 그러냐고?

 

쟤 저러다가
사람 태워 죽이겠어

 

또 그랬어?

 

어디서 배운 버릇이야?
너 미쳤어?

 

성냥 갖고 놀다 걸리면
진짜 작살날 줄 알아

 

집이 숨통이 막혀!
얘도 도움이 안 돼

 

당신이랑 쟤 남편이
응석받이로 만들어서

 

식당에서도 쓸모가 없어
멕시코든 어디든 보내

 

- 그래요, 나갈게요
- 안 돼

 

가지 마

 

어딜 가려고?

 

어딜 가도 불경기고
우리도 무일푼이야

 

드디어 학교라도
다니고 있으니까

 

여기서 기반 쌓고
나가든지 해

 

식당 일도 싫어하고
잘하지도 못해

 

좋아

 

저놈 일부터
어떻게 하자고

 

어떻게 할지 알아?

 

정신이 번쩍 들게
벨트로 패주마

 

누구 맘대로?

 

쟤가 불을 질렀는데
왜 저한테 그러세요?

 

딴 데 취직하라고 해
친구랑 나가 살든지

 

거 참...

 

학교 다니면서
제대로 살려고 하잖아

 

뭔가 이루려고
저러는 거라고

 

평생 종업원으로
썩을 애가 아니야!

 

당신 딸이니까
그렇게 보이겠지

 

여보

 

아주 훌륭한 애야

 

물론 실수는 했었어

 

용서는 안 되지만
이해하고 살아야지

 

그럼 나는?

 

나도 종업원 되기 싫어

 

나도 굴 까기엔
아까운 사람이라고

 

당신 흥분했어

 

당신은 생일만 되면
이렇게 우울해하더라

 

이럴 때
술이 필요한데

 

당신이 마실까봐
마시지도 못해

 

가서 자!
가서 자!

 

무슨 짓이야?

 

자, 가렴

 

안녕하세요
목요일 괜찮으세요?

 

일해야 해서
다시 전화드릴게요

 

- 혼자 보낼지도 몰라요
- 괜찮아요

 

감사해요

 

선생님 맘에 들어?

 

괜찮더라

 

뭐라 그래?

 

- 아무 말 안 해
- 뭐라도 말했겠지

 

- 몇 가지 물어봤어
- 어떤 거?

 

- 몰라
- 말해봐

 

기억 안 나

 

아빠랑 엄마랑
험티 아저씨 얘기?

 

뭐라고 대답했어?

 

기억 안 나

 

내가 널 사랑한다고
대답했니?

 

내가 아빠를 배신해서
네 인생 망쳤댔어?

 

뭐라고 했어?

 

날 못된 엄마로
생각하겠네

 

아빠는 엄마 때문에
떠났다고 말했어

 

어디서 들었어?

 

엄마가 방금 말했잖아
맨날 말하면서

 

엄마가 죄책감으로 울고
드럼 환청을 듣는다고 했어

 

험티, 험티

 

상담 치료
다녀야 한대

 

주 1회 보내는 거라
주당 10달러 들어

 

장사도 안 되는데
달라고 하지 마

 

나는 돈 있어?
모은 돈 꺼내봐

 

무슨 돈?

 

돈 많잖아
요새 복권도 안 사고

 

매주 몇 달러씩
저축하면서

 

그리고 차 팔고
남은 돈도 있고

 

그건 캐롤라이나
학비로 써야지

 

- 걔도 돈 벌어
- 식당에서 벌어 봤자지

 

아무튼 돈 모으잖아
상담 치료비 필요해

 

그딴 게 왜 필요해?

 

엄하게 키우면 되지
수십 번 말했잖아

 

아무튼 돈이 필요해

 

치료받아야지

 

무슨 치료?

 

그럼 내 딸은?

 

돌팔이 의사 돈 주려고
내 딸 미래를 망쳐?

 

그놈들은
순 사기꾼이야

 

그 담배는 뭐야?

 

나 담배 피워
나 담배 피워!

 

지니, 이러지 마

 

여기도 불황이라
먹고 살기 힘들어

 

내가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감정 기복
신한 거 알아

 

응?

 

나도 힘들어

 

금방 웃었다가

 

금방 화냈다가

 

캐롤라이나는 당신 좋아하는데
이유도 없이 싸워 대고

 

당신 좋아한다니까!

 

이러지 마

 

우리 왜
이렇게 됐어?

 

전엔 서로
얘기 잘 했잖아

 

낚시도 같이 가고

 

당신은 캐롤라이나를
너무 싸고돌아

 

돈 모아 주고 낚시 데려가고
남자 만나면 화내고

 

당신은 걔를 애인처럼
대하는 거야

 

또 버림받으면
무너져버릴 거라고

 

걔는 당신 버리고
잘 살겠지만

 

이럴 거야?

 

이딴 얘기
더는 못 하겠어

 

그놈의 편견
못 참겠어

 

모욕감도 못 참겠고!

 

여기 좋아했던 거
기억하고 있었네요

 

여기, 선물이에요

 

생일 축하해요

 

안 봐도 책이네요

 

뜯어봐요

 

'유진 오닐 희곡집'
맘에 들 거예요

 

인간 본성과 본질을
꿰뚫어보던 사람이었죠

 

이 사람 작품
연기했었어요

 

어떤 작품요?

 

소공연이었어요
'아이스맨 코메스'

 

- 매춘부 역이었죠
- 대단한 재능이죠

 

훌륭한 희곡이에요
인간의 비극적 상황이나

 

인간의 생존을 위한
자기기만 같은 내용들

 

그건 그렇고...

 

마흔 살 축하해요

 

캐롤라이나한테
치근댔다면서요?

 

치근대요?

 

비가 와서
태워주긴 했죠

 

거짓말할 거 없어요

 

한참 얘기했다면서요
추파도 던지고

 

그렇게 보였대요?

 

세상에
이야기가 재밌긴 했죠

 

26살치곤 풍파를
많이 겪었더라고요

 

둘이 별일 없었어요?

 

별일요? 당연하죠
그냥 태워준 거예요

 

비에 비친 불빛 아래서
아름답다고 했어요?

 

기억 안 나요
말했을 수도 있죠

 

칭찬할 수도 있잖아요

 

쫓기는 애란 거
알잖아요

 

나도 들었어요
무섭던데요

 

또 만나고 싶어요?

 

- 왜 그런 말을 해요?
- 그렇게 느꼈다길래요

 

생일 축하하려고
만난 날에

 

왜 취조를 해요?

 

질투하는 거
안 보여요?

 

질투할 것도 없어요

 

난 미래를 함께할
생각까지 하고 있는데

 

네, 알아요

 

때가 되면
얘기하자니까요

 

걔한테 예쁘다고 하면
걔가 어떻게 생각하고

 

난 어떻게
생각할 거 같아요?

 

비 오는 날 차에
나란히 앉아 있었어요

 

어떤 여자가 앉아도
예뻐 보였을 거예요

 

얘기가 갈수록
이상해지네요

 

질투 때문에
괴로워서 그래요

 

그만하면 안 돼요?

 

선물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오닐은 훌륭한 작가예요

 

훌륭하고 무서운 작가죠

 

물론 마음이 불편했죠

 

나보다 현명한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친구인
제이크 자코비를 불렀죠

 

뉴욕시립대 철학과
대학원생이었어요

 

이해가 안 되겠지

 

넌 판단력이 아니라
감정으로 대처하니까

 

감정은 얘기가
완전히 달라

 

상황 전체가
비이성적이야

 

여름 내내 만난
이 유부녀는

 

남편이랑 헤어져서
나랑 떠나고 싶어해

 

남편이랑 이혼하고
나랑 결혼하겠다는 거지

 

어쩔 땐
괜찮겠다 싶다가

 

어쩔 땐
전혀 아니야

 

연상이라는 건
마음에 들어

 

작가의 인생에
어울리는 연애랄까

 

그리고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야

 

내가 왜
망설이는 걸까?

 

어쩔 땐 인생을 떠맡아서
구해줄 각오가 서기도 해

 

캐롤라이나를
믿을 순 있어?

 

스릴을 즐기는 사람이라
갱스터랑 도망갔었잖아

 

뭔가 깨닫긴 했대?

 

당분간은 행복하겠지만
그게 계속 갈까?

 

다른 쪽 여자는...

 

더 믿음직한
배우자가 될까?

 

그 말을 들으니까
믿음이 가긴 해

 

그리고 지니는
나만 믿고 있어

 

생명의 은인처럼
여기고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헌신적인 사랑은
정말 찾기 힘들어

 

제3자의 말을 들으니
머리가 맑아졌어요

 

안개가 사라지니까
선택이 분명해지더군요

 

캐롤라이나는
꿈 같은 여자지만

 

현실적인 장단점을 보면
지니가 나았죠

 

캐롤라이나를 택하는 건
멍청한 짓 같아서

 

다신 몽상에 즐거워하지
않기로 했어요

 

하지만 마음은 자기만의
상형문자를 갖고 있대요

 

그 말이
맞을지도 몰라요

 

안녕하세요

 

할 말이
있어서 왔어요

 

그래요?

 

어제 생각해보니까
피자 좋아한댔죠?

 

전에 누가 브루클린에 있는
피자 맛집에 데려갔었어요

 

좋아한다길래 말해봐요

 

남자친구랑 갔었어요?

 

카프리라는 곳인데
여기서 가까워요

 

같이 갈까요?

 

주중엔 학교 때문에
바빠요

 

금요일 밤 괜찮아요?

 

괜찮아요

 

그리고
남자친구 아니었어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아직 있나요?
- 그럼요

 

돈 가져왔어요

 

- 여기
- 네

 

멋지네요

 

뒤에
글자 새겨주실래요?

 

그러죠
뭐라고 쓸까요?

 

안녕하세요

 

짬이 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산책로 끝이니까
보는 사람도 없어요

 

할 말이 있어요

 

나 먼저 말할게요

 

그래요

 

걱정할 거 없어요
좋은 얘기니까

 

뭔데요?

 

나 보고 싶었어요?

 

아들 일로 바쁘다고...

 

그거 안 물어봤어요
보고 싶었냐고요!

 

세상에, 진정해요

 

꼭 말하려고 하면
말 돌리고

 

시작부터
이러면 안 되지

 

지난주에
내 생일 기억나죠?

 

- 네
- 오늘은 당신 생일이에요

 

어떻게 알았어요?

 

당신이 말했잖아요

 

둘 다
사자자리잖아요

 

한참 전에 말했는데
기억력 좋네요

 

그게 뭐예요?

 

- 선물이에요
- 이런...

 

받아요

 

세상에

 

이건 못 받아요

 

- 왜요?
- 이건 아니에요

 

- 나도 받았잖아요
- 그렇긴 한데...

 

이건 아니죠
난 책이었잖아요

 

이건...

 

너무 비싸요
못 받아요

 

- 비싼지 어떻게 알아요?
- 값 물어봤던 시계예요

 

- 나도 같이 있었어요
- 지니

 

좋아요

 

이건 500달러예요

 

- 갖고 싶어 했잖아요
- 그래도 너무 비싸요

 

- 형편도 안 되잖아요
- 그건 내 문제죠

 

형편이 되더라도
이건 너무...

 

너무 뭐요?

 

이건 너무 과분해요
귀금속은 좀 그렇죠

 

왜요?
너무 의미가 커서?

 

세상에
글도 새겼네요

 

읽어줘요

 

저기...

 

얘기 좀 해요

 

좋아할 줄 알았어요

 

부담스러워서
못 받겠어요

 

- 그만 좀 해요!
- 500달러는 지나쳐요

 

왜요?

 

맨날 아름답고 완벽한
여름날이 어쩌고...

 

지금 상황에선
이러면 안 돼요

 

무슨 상황요?
무슨 빌어먹을 상황?

 

당신은 진지해지는데
난 준비가 안 됐어요

 

무슨 일 있었네

 

무슨 일이 있던 거야
다 잘되고 있었는데

 

실망시키긴 싫어요

 

날 사랑한댔잖아요

 

가식이었어요?

 

나라고 노력을
안 했겠어요?

 

노력이라니
무슨 숙제도 아니고

 

당신에게 아무 감정이
없다는 게 아니에요

 

캐롤라이나 때문이에요?

 

진짜 미치겠네
서로 잘 알지도 못해요

 

그러니까 알아갈 때까지
난 옆에서 구경해라?

 

그런 말 안 했어요

 

- 이성을 좀 찾아요
- 알았어요

 

갖기 싫으면 버려요

 

됐어요!

 

뭐 하는 짓이에요?

 

- 미쳤어요?
- 말 걸지 마요!

 

맞아 죽기 전에
돈 가져와

 

왜 그래?

 

- 안 가져갔어요
- 네가 한두 번 훔쳤어?

 

400달러나 훔쳐갔어!

 

안 훔쳤어요!

 

400달러면 범죄야
오늘 너 각오해

 

쟤가 안 가져갔어

 

뭘 안 가져가?

 

당신이 싸고도니까
애가 자꾸 이러지

 

- 돈 내놔
- 내가 가져갔어

 

- 말 지어내지 마
- 내가 가져갔다니까

 

당신이?

 

쟤 심리치료비로
필요해서 썼어

 

뭐?

 

요새 자주 가는데
치료비가 비싸서

 

말하기 싫었어

 

돌팔이 의사 주려고
내 돈을 가져가?

 

쟤는 치료가 필요해

 

캐롤라이나 학비로
쓸 돈이었어

 

걔 꿈은 잠깐
미루라고 해

 

쟤가 상담실 대기실에
불 질렀다고 전화 왔어

 

리치, 네 짓이지?

 

다시 가기 싫어!

 

엄마가 돈 훔치고
애 잘 크겠다

 

지금은 말하지 마
출근 늦었어

 

개고생해서 벌어봐야
생활비로 다 쓰는데

 

당신은 캐롤라이나
준다고 돈 모으고

 

어쩜 좋아
머리 깨지겠네

 

아스피린 먹어

 

아스피린은 됐어
스카치 마실 거야!

 

아스피린 먹어

 

거기 숨겼었구만
어디 있다 싶었어

 

그렇게 달랠 때는
없다더니

 

- 당신은...
- 당신은 안 돼!

 

있을 줄 알았어!

 

데이트 있는데
지갑 놓고 갔어요

 

믹키랑 피자집
가기로 했거든요

 

그 사람 생일
축하하러요

 

믹키랑 어딜 가?

 

뭘 놀라세요?
소개해주신 분이

 

저 실연당하면
책임지셔야 돼요

 

조심하라고 하셨지만
그 사람 진심 같아요

 

아직 별일 없지만
오늘은 말하려고요

 

갔다올게요

 

- 갈게요
- 늦게 오지 마라

 

뭐 하는 거야?

 

술 마신다!
뭐 하는 거 같은데?

 

점장님

 

- 지금 저 사람들...
- 캐롤라이나를 찾던데

 

- 여긴 어떻게 알았지?
- 글쎄

 

- 별말 안 하셨죠?
- 그 애 찾는다길래

 

남자랑 카프리 피자집에서
저녁 먹을 거라 했지

 

진짜 그러셨어요?

 

그랬어, 왜?
뭐 잘못한 거야?

 

그 사람들 가기 전에
전화해야 돼요

 

- 전화가...
- 카프리라고 했죠?

 

그렇긴 한데
전화 안 돼

 

- 전화가 왜...
- 종일 먹통이더라고

 

전화해야 돼요

 

- 동전 줘?
- 전화해야 돼요!

 

급하게
전화 좀 쓸게요

 

 

다시 전화할게요
누가 급하대서요

 

아뇨
다시 걸게요

 

브루클린 비치워크의
카프리 피자집 번호요

 

카프리입니다
존이에요

 

카프리인가요?

 

어떤 손님을 찾는데요

 

금발 머리 여자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카프리입니다
여보세요?

 

진짜 멋진 가게죠?
오늘 내가 낼게요

 

할 말이 있어요

 

살찌면 안 되는데
그런 걱정은 없죠?

 

몇 가지만
말하고 싶어요

 

 

우선...

 

당신에게 반했어요

 

한심하게 생각하겠지만
첫눈에 반했어요

 

작가들은 과하게 낭만적으로
표현하는 면이 있지만

 

당신을 보는 순간
강렬한 느낌이 왔어요

 

뭐라고 해야 할지...

 

안 해도 돼요
바라는 말도 없어요

 

그래도 알아만 줘요

 

그렇게 생각해줘서
정말 기뻐요

 

이 얘기를 들으면
심경이 복잡해지고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야겠어요

 

긴장되는데요

 

지니와
내연의 관계예요

 

맞아요

 

지니는 결혼 생활에
불만이 많았는데

 

해변에서 만나서
우연히 시작됐고...

 

나도 지니를 좋아해서
사랑한다고 믿으려 했지만

 

사랑하는 건 아니었어요

 

불행한 결혼에서 구해줄
사람을 찾고 있는데

 

난 그런 사람은
아니니까요

 

어쨌든 헤어질 거지만

 

전부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어요

 

아빠가 아시면
쓰러질 거예요

 

지니만 믿고 계신데

 

정말...

 

끔찍한 여자네요

 

세상에

 

오늘 당신과 여기서
저녁 먹는다고 말하고

 

고백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고백했잖아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럴 거예요

 

두 개의 희곡이
이어지는 상황 같아서

 

그만 나갈래요?

 

- 내가 낼게요
- 아니에요

 

아니에요

 

내가 낼게요

 

근처에 차 세웠어요
태워다 줄게요

 

걸어갈래요

 

- 그럼 같이 가요
- 아뇨, 생각할 게 많아요

 

네, 그래요

 

알았어요
나중에 전화할게요

 

기분 상했다면
정말 미안해요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날 사랑한다는 걸
알게 돼서 기뻐요

 

- 누구시죠?
- 어제 내 딸 만났나?

 

캐롤라이나의 아버지군요

 

- 전 믹키 루빈이에요
- 지금 어딨나?

 

지금요?
가게에 없어요?

 

전화해보니까
출근 안 했어

 

어제 안 들어갔어요?

 

자네랑 안 있었어?

 

집에 갔는데요

 

솔직히 말해봐
걱정돼서 그래

 

카프리에서 피자 먹고
좋게 헤어졌어요

 

태워주겠다고 했더니
걸어간다던데요

 

제 고백 받고
생각할 게 많다고..

 

- 안 들어갔어요?
- 자네 집에서 안 잤어?

 

바로 헤어졌어요
전화한다고 했는데

 

경찰에 신고하면
자네 집 뒤질 거야

 

제 집엔
안 왔다니까요

 

전 그리니치빌리지 살아요
와서 뒤지라고 하세요

 

헤어지고
어디로 가던가?

 

해변 산책로로 갔고
저는 차로 갔어요

 

거짓말이면
가만히 안 둬

 

진정하세요
저도 놀랐으니까

 

쫓기고 있다는
얘긴 들었나?

 

듣긴 했는데
걱정됐으면 차로 갔겠죠

 

그리고 아무도
못 봤는데요

 

대체 어딨는 거야!

 

왜 그래, 엄마?

 

아니야

 

왜 술 마셔?

 

- 첫 잔이야
- 세 잔째잖아

 

영화 보러 가도 돼?
새 영화 걸렸대

 

그래?

 

뭔데?

 

'리오로의 비행'

 

리우데자네이루?

 

- 좋을 거 같네
- 응, 갈래?

 

리오로?

 

아니면 극장?

 

리오로 가서
안 돌아오고 싶다

 

놈들이 잡아갔어

 

놈들 짓이야

 

어떻게 알고서
납치해 간 거야!

 

- 뭘 보고 그래?
- 이럴 줄 알았어!

 

- 내놔
- 안 돼, 험티!

 

이번에도 막으려 들면
창문으로 던져버릴 거야

 

- 내놔!
- 알았어, 알았어

 

진정해

 

안 돼

 

납치해서
죽이려던 거야

 

지금쯤 죽였겠지

 

무슨 소리야?
아직 모르잖아

 

모르긴 뭘 몰라
누굴 바보로 아나

 

피자집에 있던 걸
정확히 알고 있었어!

 

영화 보러 가게
50센트만 주실래요?

 

염병할, 여깄다

 

받아!

 

다 가져가!

 

내가 줬으니까
안 훔쳐도 되겠네!

 

경찰에 신고했어?

 

- 당연하지!
- 경찰이 찾아주겠지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무슨 상관이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걔 싫어했잖아

 

당신이 쫓아내려고
안달했지

 

- 그만해
- 아니!

 

내가 걔만 챙긴다고
징징댄 것도 당신이야

 

- 당신이 찔렀지?
- 말이 되는 소릴 해

 

그랬으면
죽여버릴 거야

 

그만애, 무섭잖아
그만 마셔!

 

어떻게 알아냈을까?
왜 다시 온 거지?

 

내가 말 안 했어

 

말하고 싶었어도
어딘지 알고 연락해?

 

그게 무슨 소리야?

 

말하고 싶었다니

 

- 그랬어?
- 난 그런 짓 안 해

 

이것 좀 놔
아프잖아

 

미안해
내가 미쳤나봐

 

드디어 돌아왔는데
이런 일이...

 

당신 이럴 땐
옆에 못 있어

 

혼자 있기 싫어!
당신 없인 안 돼

 

숨이 막혀서
안 되겠어

 

애가 사라졌다니
믿기지가 않아

 

난 잘못 없어

 

표정이 수상하네

 

- 당신 상상이야
- 염병할!

 

더 마셔야겠어

 

어쩐 일이에요?

 

얘기 좀
하러 왔어요

 

집으로 찾아오는 게
현명한 짓일까요?

 

남편도 있는데

 

세상에

 

누가 올지 몰랐어요

 

난파된 헤스페러스호
꼴일 텐데

 

고민하다가
직접 왔어요

 

혹시 하려는 말이

 

다시 없을 사랑을
일생일대의 실수로

 

던져버렸다고
사과하려는 거라면...

 

그렇다 해도

 

찾아오는 건
경솔했어요

 

다행이 험티가
나갔길 망정이지

 

술에 취해선

 

누명을 씌우더라고요
심경은 이해하지만

 

정말 무서웠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그러게 너무 싸고돈다고
그러지 말랬는데...

 

다 큰 여자고
이혼도 했잖아요

 

근데도 15살짜리 다루듯
옆에서 전전긍긍하고

 

그런데...

 

저녁 먹으면서
좀 이상하지 않았어요?

 

원래 별난 애예요
경고했잖아요

 

잘은 몰라도

 

남편에게 돌아갔거나
멕시코로 갔을지 모르죠

 

쫓기는 애라고 했잖아요
걔 때문에 날 차다니

 

혹시 찾아온 이유가...

 

다시 시작하자는 건
아니겠죠?

 

그건 좀 기회주의적인
행동 아니에요?

 

사랑에선 자기가 자신의
천적이 되기도 하죠

 

나이듦의
장점 중 하나는

 

실수에
관대해진다는 거예요

 

살면서 실수를
많이 했으니까요

 

그래서 용서가
가능한 거예요

 

용서 없는 세상은
얼마나 잔인하겠어요

 

다 알고 있어요

 

뭘요?

 

당신이 그런 거
알아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갑자기 말투가
거만해지네요?

 

지금쯤 죽어서
어딘가 버려졌겠죠

 

너무 끔찍해요

 

죽어서, 버려져요?
세상에!

 

너무 멜로 드라마적
발상 아니에요?

 

나도 다 알아요

 

험티, 점장님과
얘기해봤어요

 

식당의 전화가
고장이라

 

당신은
공중전화를 썼죠

 

카프리에 있는
존도 만나봤어요

 

어떤 여자가 전화했다가
끊었다더군요

 

그제야 알았죠

 

셜록 홈즈나 유진 오닐이
아니어도 알 수준이에요

 

인명구조원도
알 정도니까

 

돌려 말하는 게
뭔지 모르겠네

 

돌려 말하는 게
아니에요!

 

확신하는 거지

 

확신해요?

 

캐롤라이나가 사라졌는데
놀라 보이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알아요?

 

걔 아빠처럼 비정상적으로
딸한테 집착하지 않아서?

 

그리고 모르나 본데

 

몇 잔 마셨어요

 

술 안 마신다고
말했었지만

 

감정적으로
너무 힘드니까...

 

술이라도 안 마시면
두통이 안 가셔요

 

캐롤라이나를
내보내고 싶어 했죠

 

- 그건 망상이에요
- 아니에요

 

어떻게 내가 무슨...

 

진짜 못 참겠네요

 

어설픈 망상으로
내 인격을 모독하고...

 

- 경고할 시간도 있었으면서
- 얼마나 없이 봤으면

 

- 전화를 끊었어요!
- 사람을 이렇게 의심하고

 

무슨 엉뚱한 극본을
쓰는지 모르겠지만

 

- 정신 좀 차려요
- 전화를 그냥 끊었어요

 

결국엔 내 몸짓을
잘못 읽었네요

 

그게 과학처럼
정확한 건 아니니까

 

안 그래요?

 

그녀를 사랑했어요

 

기가 차서!

 

금방 만났잖아요!

 

하긴...

 

몽상가였지

 

첫눈에 반하는 걸
믿는 사람

 

생각 같아선...

 

뭐요?

 

뭐요?

 

이런 짓을 하고도
괜찮아요?

 

싸구려 드라마는
집어치워요

 

여기 받아요

 

날 죽여서
복수하지 그래요?

 

거기서도
늘 그런 식이잖아요

 

옛날 아테네 극장

 

저딴 것들이
무슨 경찰이라고

 

경찰은
우릴 못 지켜줘

 

당신 미친 사람 같네

 

왜 그렇게 봐?
나 괜찮아

 

뭘 어떻게 봐?

 

드레스는 왜 입었어?

 

미쳤네

 

성질 긁지 마

 

패버릴 거 같으니까

 

참아줄 기분 아니야

 

미친 사람
같단 말이야

 

나 좀 놔둬

 

지니, 미안해

 

미안해

 

날 떠나지 마

 

떠날 생각 아니었지?

 

리치가 영화 보고
올 때 됐다 싶어서

 

배고플 텐데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전처럼 이겨내게
도와줘

 

옛날처럼...

 

유니폼 빨아야 돼

 

코니 라이언하고
통화했어

 

노동절에 낚시 간대

 

당신도 갈래?

 

아니

 

난 낚시 싫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