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9th.Life.of.Louis.Drax.2016.1080p.BluRay.x264-DR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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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고를 당할
운명을 타고났어

 

그 사고로
난 죽게 되겠지

 

혹시 하늘에서 떨어지는
소년을 본다면

 

그게 바로
나일 거야

 

내 이름은
루이 드랙스

 

사고를 부르는
소년이지

 

첫 사고는
태어날 때 겪었어

 

줄리어스 시저처럼
제왕절개를 해야 했지

 

산모의 배를
칼로 가르고

 

피범벅이 된 나를
꺼냈으니까

 

잘하고 있어요

 

태아가 거꾸로 있어서
제왕절개를 해야겠어

 

100살 먹은
노인이라도

 

그런 공포는
잊기 힘들 거야

 

두 번째 사고는
16주가 되던 때였어

 

그 당시 엑스레이를
엄마는 아직도 간직해

 

아기의 자그마한 갈비뼈가
모조리 부러졌거든

 

거미에 물리고
벌에게 쏘이고

 

전기구이 통닭처럼
감전되기도 했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사고들이

 

나한테만 일어나

 

식중독은
수도 없이 겪었고

 

살모넬라균 감염, 파상풍
보톨리눔 식중독, 뇌수막염

 

종류도 다양해

 

지난겨울엔
소리를 계속 지르다가

 

9분 30초간
숨이 멎기도 했어

 

아홉 살 생일날엔
가족 소풍을 나갔어

 

엄마, 아빠, 나
모두 즐거워했지

 

마치...

 

두 분이 사랑했던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얼굴 없는 괴물이
사라진 것처럼

 

나를 죽게 할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엄마는 내가
천사라고 했어

 

고양이는
9개의 목숨을 가졌단다

 

죽은 뒤에도
영혼은 그대로 남아있대

 

네가 고양이라면
8개의 목숨을 쓴 셈이지

 

1년에 목숨 하나씩

 

하나 남은 목숨을
아껴야 해

 

주변이 온통 차가워

 

내가 죽은 걸까?

 

이게 너의
아홉 번째 목숨이란다

 

우리 함께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사고를 부르는 소년의

 

슬프고 기묘한
수수께끼

 

"나인스 라이프"

 

제이미 도넌

 

사라 가돈

 

에이든 롱워스

 

올리버 플랫

 

몰리 파커

 

바바라 허쉬

 

아론 폴

 

원작/ 리즈 젠슨

 

감독/ 알렉산드르 아야

 

피해자 모친을 발견하고
여행객이 신고했어요

 

이런 날씨엔
구조 작업이 어렵죠

 

발자국이
빗물에 씻겨가니까

 

추적은 해보겠지만
별 소득 없을 겁니다

 

- 부친 행방은?
- 아직 몰라요

 

수색팀 배치하고
전국 지명수배 내렸어요

 

- 꼬마는 어떻게 됐어?
- 헬기로 이송할 겁니다

 

지금 도착했네요

 

끌어올려!

 

벌써 2시간째요
진통제 좀 달라니까!

 

서둘러요!

 

심정지 환자입니다!

 

체온은 남아있고
맥박은 없습니다

 

동공은
확장된 상태입니다

 

- 심폐소생술 계속해
- 저도 들어갈래요!

 

들어가게 해줘요!

 

제발요!
들여보내줘요!

 

경동맥이 안 잡혀

 

들여보내줘요...

 

사망 시각 현재

 

19시 55분

 

루이!

 

어렸을 때
몽유병을 겪었어요

 

처음 증세가 나타난 건
네다섯 살 때였는데

 

침대 밑에 있는 저를
어머니가 발견하셨죠

 

뭘 찾느냐고
물으셨고

 

저는 "그거요"라고
대답했어요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을 찾기 위해

 

그 후로도
잠이 든 상태에서

 

우리 집 뒤뜰과

 

남의 집 뒤뜰

 

고향집에서 가까운
누드해변을 배회했죠

 

유아기의 경험은
평생 잊혀지지 않습니다

 

다만 그 기억들이
희미해질 뿐이죠

 

저는 잃어버린 세계를
여전히 갈망합니다

 

뇌는 인간의 육체를
좌우한다고 믿죠

 

우리는 모두

 

상처의 크기와
무관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빨리 옮겨!

 

길 좀 비켜주세요

 

외과 호출해요

 

어서요!

 

혈압 90/60

 

산소포화도 95%

 

옮깁니다

 

심혈관 안정적이고
호흡이 돌아오고 있어요

 

파스칼 선생님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 급한 전화라서요
- 실례합니다

 

환자명 루이 드랙스
9세 남아

 

응급실로 왔을 땐
사망한 상태였어요

 

부검 준비 도중
호흡이 돌아왔습니다

 

부상 원인은요?

 

땅끝 절벽에서
바다로 추락했습니다

 

수술 후
CT를 찍었는데

 

제대로 붙어있는
뼈가 없어요

 

2시간 동안
죽어있었어

 

이런 경우는
난생처음이야

 

내 실수였네

 

저체온증 증상이
사망 상태와 유사하죠

 

드물지만
가능한 일이에요

 

자책하지 마세요

 

현재 상태는요?

 

비장을 제거했네

 

부러진 갈비뼈가
좌측 폐를 압박 중이고

 

두개골도 골절됐어

 

상당히 안 좋아

 

살아있긴 하잖아요

 

혼수상태야

 

그래도 살아있잖아요

 

드랙스 부인?

 

네?

 

소아신경과 담당의
파스칼입니다

 

야넥 선생의 치료가 끝나면
제가 루이를 맡게 됩니다

 

우선 축하를
드려야겠네요

 

축하요?

 

의사들은 '기적'이란 말을
안 쓰는데

 

이번 경우는
예외로 해야겠군요

 

제 아들을
모르시잖아요

 

물론 그렇죠

 

하지만 앞으로
알아갈 겁니다

 

지금 아들을
볼 수 있나요?

 

그럼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늘 대화를 나눴어요

 

쌍둥이처럼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죠

 

믿기지도 않고
이상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루이를 안다면

 

지금껏 겪어온 일들을 알면
이해하실 거예요

 

루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라요

 

제 아들은
천사가 틀림없어요

 

사고뭉치 아들의
엄마로 사는 건 힘들어

 

늘 걱정을
달고 살아야 하지

 

아이를 지켜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보다시피
내 잘못이야

 

아들은 엄마를
울려선 안 돼

 

그래서 난
뚱보 페레즈를 만나야 했어

 

루이...

 

뚱보 페레즈가
누구니, 꼬마신사?

 

뚱땡이
독심술사인데

 

마음을 읽는 재주는
꽝이야

 

마흔 넘은
아저씨인데

 

얼굴은 아기처럼
토실토실해

 

어서 오세요
페레즈 박사입니다

 

네가 루이로구나

 

반갑다
드랙스 부인?

 

- 반갑습니다
- 들어오세요

 

실은 엘리베이터에서
사고가 있었어요

 

무슨 얘기 나눴어?

 

주로 내 관심사들

 

햄스터, 히틀러
해리 포터

 

보톡스, 박쥐...

 

난 박쥐 박사거든

 

루이, 어서 들어오렴

 

아저씨와 나만의
비밀이야

 

엘리베이터 때문에
오줌 쌌어요

 

폐소공포증의
흔한 증상이야

 

공간은 좁은데

 

넌 너무 크니까

 

아저씨보단 작거든요!

 

어른들은 재미도 없는데
맨날 웃더라

 

끼익, 끼익

 

최근에 재미있는 책
읽은 거 있니?

 

- 얘기해볼래?
- 성경책 읽어요

 

어느 부분이 좋은데?

 

뱀 나오는 부분요

 

뱀 아저씨가 뭘 하지?

 

더 자세히 말해봐

 

아담은 진짜 바보예요

 

벌을 받아도 싸요

 

무슨 짓을 했길래?

 

상담료는
얼마나 받아요?

 

그건 너희 부모님께
여쭤봐야겠지?

 

아저씨한테 묻잖아요
얼마나 받아요?

 

그게 왜 궁금한데?

 

나도 종일
의자에 앉아서

 

"자세히 말해봐"
이 말만 하면서

 

떼돈 벌고 싶어요

 

나도 그렇게
편히 살고 싶어요

 

그러니까 네 말은

 

어른이 되면
편해질 것 같니?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멍청한 질문이네요

 

왜 그렇지?

 

난 어른이 될 수
없으니까요

 

어째서?

 

치료실에 온 걸
환영한다, 루이

 

이제부터 여기서
널 보살펴 줄 거야

 

하나, 둘, 셋

 

자세한 사고 경위를
알고 싶은데요

 

달튼한테 못 들었나?

 

- 그게 누구죠?
- 여자 형사

 

이 사건 담당자야

 

아무 연락 못 받았어요
그럴 필요가 없어서겠죠

 

오늘 뉴스도 못 봤나?
절벽에서 밀려 떨어진 거야

 

누가 밀었는데요?

 

- 2번 환자 결과입니다
- 퇴원시켜도 되겠군

 

- 부친이 밀었대
- 루이 아버지요?

 

지금 어디 있죠?

 

도주 중이야
지명수배 내려졌어

 

그래서 접수처에
경관이 대기 중이지

 

조심해서
나쁠 거 없잖아

 

아이 엄마가 안됐지

 

의지할 사람이
별로 없나 보던데

 

내 이름은 앨런이고

 

파스칼 선생님이라고
불러도 돼

 

대부분
파스칼이라고 부르지

 

넌 지금 혼수상태란다

 

깊은 잠에 빠진 거야

 

너와 같은 환자들을
많이 봐 왔는데

 

간혹 깨어나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어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계속 잠을 자는 거지

 

넌 이제 안전하단다

 

팔은 왜 그러니
루이 드랙스?

 

- 사고가 있었어요
- 사고?

 

무슨 사고였는데?

 

무덤을 파다가
미끄러졌어요

 

무덤?

 

누구 무덤인데?

 

사람의 무덤요

 

덩치 큰 뚱보에
볼살이 통통한 사람요

 

사고를 많이도
당하는구나

 

제가 사고를 부르거든요
어쩔 수 없죠

 

크고 작은 사고가
여러 번 있었어요

 

큰 사고가 나면
병원에 입원하겠구나?

 

그것도 나쁘지 않아
병원은 재미난 곳이거든

 

아픈 건 싫어요

 

그건 진짜 별로예요

 

다 나았을 때가 좋죠

 

젤리 과자랑

 

아이스크림도 먹고

 

친절한 간호사들이
간식도 많이 줄 텐데

 

관심도 많이 받고

 

학교도 안 가도 되죠

 

혹시 그런 기분
느낀 적 없니?

 

병원에 있을 때가
더 편하다고

 

안전하니까

 

내가 일부러
다친다고 생각하죠?

 

그런 말은 안 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지?

 

어제 아저씨 책을
읽었거든요

 

- 말 바꾸기 선수네
- 나쁘진 않았어요

 

시크교도에게
최면 거는 부분이 좋았죠

 

최면요법 자주 해요?

 

가끔

 

나한텐 안 해요?

 

글쎄다
아직 결정 못 했어

 

도움이 되려나?

 

제가 미치광이라서요?

 

넌 특별하니까

 

제 또래가 겪는
흔한 증상인가요?

 

피터 드랙스가
다시 나타날까 걱정이죠

 

24시간 상주하는
직원이 있나요?

 

네, 2명요

 

입구에서 방문객 신원을
철저히 확인하고요

 

우리가 위험한가요?

 

조심하자는 거죠

 

용의자 행방을
모르는군요?

 

그런 말이 아닙니다

 

아이에 대해
알아야 할 건 없나요?

 

의학적 관점에서
도움이 될 만한 것들요

 

정신질환이
약간 있었어요

 

상담 치료를
받고 있었죠

 

마이클...

 

페레즈 선생님한테요

 

학교에 적응도 못 하고
친구도 없었어요

 

다른 아이들이
미치광이라고 불렀다더군요

 

진료 기록을 보니
끊임없이 다쳤던데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상담의는 관심받기 위해
자해를 했을지 모른대요

 

유아기 행태로
돌아갔단 거군요

 

그 부분에
주목하고 있죠

 

아버지의 상습적인
폭행이 있었나요?

 

언제쯤 깨어날까요?

 

최근 뇌파에 따르면

 

식물인간 상태가
장기간 유지될 것 같군요

 

그렇다면?

 

경과가 좋지 않다고요

 

오늘 아침
야넥 선생님께

 

파스칼 선생님의
융합의식 이론을 들었어요

 

아주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던데

 

본인은 아직
자신 없어 한다고

 

내 치료법이 효과적인 건
잘 모르겠지만

 

루이의 감각이 남아있단 건
확실해요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아직 우리 곁에 있죠

 

뇌와 영혼이
함께 존재할까요?

 

루이의 뇌가
손상됐지만

 

여전히 루이가 맞죠?

 

루이가 맞아요

 

루이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찾아야죠

 

찾아내서

 

잘 달래야 해요

 

숨어있단 뜻인가요?

 

그런 뜻은 아니에요

 

달랜다면서요

 

눈을 감았을 땐
보는 게 곧 생각이야

 

꿈꿀 때와 같은데
상황을 선택할 수 있지

 

밝은 빛과
어른들의 고함소리

 

내 안에 닿았던
차가운 감촉이 기억나

 

햇살을 떠올리면

 

따스함도
느낄 수 있지

 

보니를 내게 돌려줘

 

구름

 

 

추위

 

바다

 

괴물

 

끼익 끼익

 

야호 야호

 

행복

 

슬픔

 

뻔뻔한 남자들

 

죽음

 

쏟아낸 못된 말

 

풍선처럼
둥둥 떠다닌 기억들

 

엄마 여기 있어

 

아기한테 말하듯
속삭이는 엄마

 

이렇게 손을 꽉 잡으면
느낄 수 있지?

 

날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거야

 

내가 죽지 않아서
많이 기쁠 테니까

 

네 얘길 계속해봐

 

어느 날은
이런 일도 있었어

 

아빠와 수족관 구경을
하러 갔었거든

 

샌디에이고에서
주말을 보냈지

 

엄마를
쉬게 해주려고

 

아빠와 나는
남자잖아

 

남자들은 때로

 

좋은 일을 하려다
말썽을 피우기도 해

 

안녕하세요, 여러분
수족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제니퍼고요
바위 위에 서 있는데요

 

그건 바로
준비가 됐다는 뜻이죠!

 

루이, 이리 와봐

 

여러분도
즐길 준비 되셨죠?

 

루이, 어서 와
곧 시작한다

 

돌고래 쇼 시작한다
빨리 와!

 

피터

 

그곳에서 우연히
아빠가 아는 사람을 만났어

 

아빠는 점심 먹은 걸
토할 것 같은 표정이었지

 

여기서 만나네

 

그 여자한테
볼 뽀뽀를 하더라

 

얘가 루이구나

 

누구신데요?

 

케이틀린이라고 해

 

이쪽은 내 남편 알렉스

 

여보, 이쪽은
피터와 루이야

 

그 유명한 피터로군요

 

아줌마 애들은
왜 중국인이에요?

 

루이

 

- 그런 말 하면 못써
- 괜찮아

 

이 아이들은
중국에서 태어났거든

 

입양이 뭔 줄 알지?

 

메이와 롤라를
2년 전에 입양했는데

 

제롬이 짠하고
생겨났지 뭐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 치듯이요

 

- 반가웠어
- 그래, 나도

 

돌고래들에게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민디와 졸리가
감사 인사를 하네요!

 

해산물 스페셜, 새우 수프림
감자튀김과 맥주입니다

 

- 고마워요
- 감사합니다

 

저녁 먹자

 

공원에서 만난 아줌마
누구야?

 

아빠가 예전에
알던 사람

 

전에는 친구였어

 

친한 친구였지

 

- 루루...
- 섹스도 했어?

 

결혼했던 여자야

 

결혼?

 

그래

 

아주 오래전에

 

화내도 괜찮아

 

넌 물어볼 자격 충분해

 

아냐

 

내가 왜 화를 내?

 

지금은 엄마랑
결혼했잖아

 

안 그랬으면
우린 못 만났을 텐데

 

중국 애들 2명을
입양한 후에

 

뚱보 페레즈 얼굴처럼
통통한 아기를 낳았겠지

 

그랬겠지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진 몰라도

 

일단 이렇게 하자

 

오늘 아줌마를 만난 건
엄마한테 비밀이다

 

거짓말을 하라고?

 

아니, 거짓말을
하라는 게 아니라

 

그냥

 

모든 진실을
말할 필요는 없어

 

너희 엄마는

 

아주 연약한 사람이잖아

 

알았지?

 

- 우리 아들 왔니?
- 응

 

어서 와!

 

보고 싶었어
어디 보자

 

옷 샀네?

 

잘 놀았어?

 

들어가자
재미있었어?

 

좋았어

 

식당에 갔는데
하와이에 온 줄 알았어

 

그랬어?

 

아틀란티스 놀이기구를
3번이나 타고

 

아빠랑 결혼했었던
케이틀린 아줌마도 만났어

 

엄마한테
말하지 말랬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 아줌마 재혼했거든

 

중국 여자애 2명 입양하고
아기도 태어났대

 

루루, 방에 올라가서
TV 보고 있을래?

 

싫은데

 

루이

 

엄마 말대로 해

 

올라가

 

- 만지지 마
- 왜 또 이래?

 

돌아버리겠네!

 

어린애가 뭘 안다고
입막음까지 시켜?

 

닥쳐!
그만 좀 해!

 

소리지르지 마!

 

제발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

 

미치겠네!
내가 왜 이러고 있냐!

 

수족관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한테 말한 이유는?

 

뭐 어때서요?

 

어차피 서로
사랑하지도 않는데

 

중국 애들 입양한 아줌마는
남편이랑 사이가 좋았거든요

 

우리 부모님은
서로 싫어할걸요

 

이혼하고 싶은지도
몰라요

 

억지로 사는 거죠

 

- 나 때문에?
- 왜지?

 

내가 모르는 줄 알지만
다 알아요

 

뭘 아는데?

 

친아빠가 아니에요

 

아빠인 척하는 거죠

 

엄마는 어떠니?

 

친엄마 맞아요

 

그럼 친아빠는 누구지?

 

없어요

 

아빠가 없는 사람은
없단다

 

난 없어요

 

세상 사람 중에서
아무나 고를 수 있다면

 

누가 아빠였음 좋겠니?

 

- 아무나요?
- 그래, 죽은 사람도 괜찮아

 

아저씨요

 

나?

 

뻥이에요

 

엄마가 이제
들어와도 된대

 

엄마 허락이
필요한 줄 몰랐네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강해?

 

난 어림도 없지

 

그래서 권투를
그만둔 거야?

 

엄마가 관두라고 해서
그런 거야

 

그리고 네 아빠가 됐지

 

세상에서
제일 강한 아빠네!

 

타는 냄새가 나는데요

 

드디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왔군

 

오늘 아주 예쁘네

 

잠깐 실례할게요

 

어서 와
더 예뻐졌네

 

감사해요
좋아 보이세요

 

제 선물이에요?

 

선물 기다렸어?

 

어서 뜯어보렴
자긴 나랑 가자

 

선물 가져왔으면
한번 안아줘야지

 

얘들아, 물에서 놀지 마
감기 걸린다

 

먹어봐

 

드랙스 부인도
초대하셨어요?

 

기분 전환하라고

 

집이나 병원에서
벗어날 때도 있어야지

 

남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드는데요

 

지금껏 쭉 그래왔겠지

 

예쁜 여자만 보면
남자들은 정신을 못 차려요

 

요즘 별일은 없고?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간식 훔치는 걸
들켰네요

 

음식이 별로죠?

 

그러게요

 

고마워요

 

사실...

 

아까부터 온 줄
알았었는데

 

바빠 보여서요

 

일부러 저를
피하시는 줄 알았어요

 

그럴 리가요

 

당신이 초대받아서
기쁜데요

 

야넥 선생님이
저를 가엾게 보셨나 봐요

 

좀 어때요?

 

같이 온 분이
아내인가요?

 

네, 맞아요

 

미인이시던데요

 

칭찬 고마워요

 

저야 애써 버티고 있죠

 

당신 여기 있었네

 

화장실 가려다가
드랙스 부인과 마주쳤어

 

야넥 선생의 음식 솜씨를
흉보고 있었지

 

난 처음 뵙는 분 같은데

 

미안, 깜빡했네

 

이분은 나탈리 드랙스
이쪽은 제 아내 소피예요

 

새로 온 환자
루이의 어머님이셔

 

얘기 들었어요
힘든 일을 겪으셨다죠

 

- 부군께서 큰 힘이 되네요
- 그럼요

 

라스푸틴 3세

 

드랙스 부인이
햄스터를 가져왔어요

 

알았어요

 

루이의 친구를
데려왔어요

 

병실에 동물 출입은
안 됩니다

 

새끼잖아요
아무도 해치지 않아요

 

루이가 좋아하거든요

 

좋아요

 

이번만 예외로 해두죠

 

이번 한 번뿐입니다

 

나갈 때
데리고 가세요

 

고마워요

 

산책 가실래요?

 

날씨가 정말 좋거든요
바깥 공기를 쐬고 싶은데

 

그래요
잠깐 다녀오죠

 

루이가 친구랑
놀게 둡시다

 

이리 와, 라스푸틴

 

시간 다 됐어

 

아브라카다브라!

 

햄스터가 불쌍하지도 않니?
왜 죽이려고 하지?

 

그런 머리로 어떻게
박사가 됐어요?

 

규칙도 몰라요?

 

- 규칙?
- 네

 

법을 어기면
감옥에 가잖아요

 

비밀규칙도 있어요

 

그게 햄스터와
무슨 상관이 있지?

 

비밀규칙 중에
애완동물에 관한 게 있죠

 

동물을 키울 때

 

걔네들이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살면 안 돼요

 

쥐들은 2년이죠

 

내가 주인이니까
죽여도 상관없어요

 

그 비밀규칙에 붙은
이름도 있니?

 

네, 처분할 권한

 

처분할 권한?

 

독약이나 제초제를
사용해도 되고

 

방법은 여러 가지죠

 

그냥 무거운 책을
떨어뜨려도 돼요

 

의학 백과사전이나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그건...

 

어디서 배웠니?

 

비밀규칙 말이다

 

아빠에 대해 말해볼래?

 

그런 말씀은
하시면 안 되죠!

 

그래요, 루이를 여기
데려온 건 저예요

 

- 피터는 아무 잘못 없어요
- 루이 말로는...

 

- 드랙스 부인?
- 가자, 루루

 

둘이 무슨 얘기 했어?

 

이제 페레즈 박사님
그만 만나도 돼

 

내가 뭐 잘못했어?
아저씨가 뭐라는데?

 

왜 그렇게 화가 났지
꼬마신사?

 

우리끼리 한 얘긴
아무도 모를 거랬거든

 

아저씨와 나만의
비밀이니까

 

근데 거짓말이었어
엄마한테 말했잖아

 

아저씨도
다른 남자들과 똑같아

 

그들이 하는 게임을
똑같이 할 뿐이야

 

싫어하지 않는 척
숨기는 것

 

너는 왜
남자들을 싫어해?

 

엄마한테
나쁜 짓을 하니까

 

루이의 진료기록을 보니

 

사고 직전에 페레즈 박사와의
상담을 그만뒀더군요

 

페레즈는 피터를
의심했어요

 

남편의 험담을
듣기가 싫었죠

 

이젠 잘 모르겠네요

 

가족은 가까이 살아요?

 

부모님은 돌아가셨어요

 

친구들은요?

 

얘기 나눌 사람은?

 

여동생이 있는데
연락이 끊겼어요

 

민감한 부분인 거 아는데

 

저한텐 편하게
말해도 돼요

 

늘 질문이 많으시네요

 

맞아요

 

늘 궁금한 게 많죠

 

얘기를 털어놓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

 

루이의 아홉 번째
생일날이었어요

 

제 생일이기도 하죠
우린 많은 부분이 같아요

 

피터가 샌디에이고에서
돌아왔어요

 

별거 이후로
어머니 댁에서 지냈거든요

 

저는 소풍을
나가자고 했죠

 

모든 게 완벽했어요

 

차를 타고
절벽으로 갔죠

 

그러다 언쟁이
시작된 거예요

 

쓸모없는 언쟁요

 

뭐 때문이었죠?

 

루이의 상담을 끝냈다고
저한테 화를 냈어요

 

진짜 이유를
말하기 싫었죠

 

그러다 결국...

 

난폭해졌어요

 

당신을 때렸어요?

 

루이가 겁에 질려서
도망치고 말았어요

 

천천히 말해도 돼요

 

피터가 루이를
쫓아갔고

 

루이는 절벽 끝에
다다랐어요

 

루이!

 

추락할 때 루이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요

 

입을 꾹 다문 채

 

울지도 않았죠

 

얼굴엔 그저...

 

실망한 표정뿐이었어요

 

피터가 전에도
손찌검을 했나요?

 

루이나

 

당신에게

 

피터와 18살에
처음 만났어요

 

제 인생에 남자는
피터뿐이었죠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뭘 바라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보단 좋은 남자를
만날 자격 충분해요

 

어떻게 알죠?

 

그냥 알아요

 

방금 뭐였죠?

 

루이?

 

루이, 내 말 들리니?

 

루이!

 

내 말 들려, 루이?

 

루이?

 

내 목소리 들려?

 

뭔가 말하려고 했어요

 

아빠...

 

우리 아빠...

 

루이, 엄마 여깄어!

 

나탈리, 물러서요
그러다 환자 다쳐요

 

루이
파스칼 선생님이야

 

여긴 병원이란다

 

루이?

 

루이!

 

아들

 

무슨 책이야?

 

쿠스토 선장의
'살아있는 바다'구나

 

이 책이 좋아?

 

아빠가 할 말이 있어

 

당분간 어디 좀...

 

다녀올 거야

 

어디 가는데?

 

먼 곳은 아니야

 

샌디에이고로 가

 

할머니랑 지내려고

 

언제든지 전화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 내가 한 짓 때문에?
- 아니

 

수족관에서 있었던 일
엄마한테 말해서 그래?

 

그런 거 아니야

 

정말이야

 

넌 아무 잘못도 없어

 

아빠가 엄마를...

 

슬프게 만들었거든

 

그래서 엄마한테
시간을 주려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너무 많이 좋아하면
탈이 나

 

오늘 아주 잘했다, 루이

 

생각보다 우린
가까이 있어

 

계속 머물러주렴

 

엄마가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한단다

 

네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우리 모두

 

선물을 가져왔어

 

나랑 같이 읽어보자

 

네가 좋아하는 책이라며

 

'해가 밝아오기 전
12월의 고요한 새벽이었다'

 

누구세요?

 

메이시?

 

피곤해 보이네

 

잠을 못 자서요

 

- 스트레스 때문에?
- 악몽을 꿨어요

 

어렸을 때 이후로
처음이에요

 

소피랑은 어때?

 

평행선을 걷는 중이죠

 

모든 남편이 그렇지

 

사랑이 식었나 봐요

 

자네가 소피를
사랑하지 않는 거겠지

 

자네를 봤다더군

 

무슨 말씀이세요?

 

정원에서 말이야

 

놀랄 일도 아니지

 

공공장소였으니
사람들 눈에 띄잖아

 

누가 아는데요?

 

전부 다

 

루이의 사고 전부터
많이 힘들어했더군요

 

보호자에게 연민을 느껴
죄송합니다

 

연민이었다면
내가 오해했군

 

잔소리가 점점 느시네요

 

거참, 전화 좀 받게

 

저예요

 

여기 왔었나 봐요

 

아뇨, 집에 왔었나 봐요

 

무슨 일이죠?
지금도 있나요?

 

들어와요

 

우편함에 있었어요

 

루이가 넣어놓은 줄 알았는데
그건 불가능하잖아요

 

피터 짓일까요?

 

아무도 모르잖아요
피터밖에 없어요

 

경찰은 뭐래요?

 

나탈리?

 

당신한테 제일 먼저
연락한 거예요

 

'엄마에게'

 

'파스칼 선생님이 엄마랑
섹스하고 싶어 해'

 

'남자들을
멀리하도록 해'

 

'파스칼 선생님
같은 남자들'

 

'조심해, 엄마'

 

'위험이 다가오고 있어
나쁜 일이 생길 거야'

 

'사랑해, 루이가'

 

'키스와 포옹을 담아'

 

참 이상하네요
이거 보이시죠?

 

곡선의 가운데 부분과

 

들여 쓴 부분을 보면

 

평소에 쓰지 않는 손으로
글씨를 썼어요

 

신분을 감추기 위한
허술한 전략이죠

 

고마워요

 

남편의 글씨체와
대조해보도록 하죠

 

결과가 나오면
제일 먼저 알려드릴게요

 

안전하게 지낼 곳이
있나요?

 

병원에 방이 하나 있는데

 

당분간 머물러도 좋아요

 

부담 주기 싫어요

 

아뇨, 괜찮아요

 

지금 집에 있는 건
위험하잖아요

 

연락이 올지도 몰라요

 

피터에게 전화가 오거나
수상한 전화가 오면 연락 줘요

 

- 네
- 그래요

 

선생님은 저랑 잠깐
얘기 나누시죠

 

잠시만요

 

둘이 자는 사이예요?

 

네?

 

아뇨, 왜요?

 

다행이네요
계속 그렇게 해요

 

피터 드랙스가
나타날 때까지만이라도

 

선생님의 안전을 위해서

 

야간에 방문하는
보호자들과

 

당직 의사들을 위한
방이에요

 

보다시피 그렇게
훌륭하진 않지만

 

안전할 거예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루이와 가까이
있을 수 있잖아요

 

이만 가볼게요

 

늦었네요

 

유부남이라서요?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럴 필요 없어요

 

내일 봐요

 

조심히 가세요

 

개업하고 20년간
상담은 수도 없이 했죠

 

한 시간만 더 앉아있다간
머리가 터져버릴 거요

 

급히 연락드렸는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루이는...

 

아주 대단한 녀석이죠

 

그런 일이 있었다니
유감입니다

 

들어갑시다

 

특이한 증상이
있었더군요

 

루이의 상담 기록을
봤습니다

 

- 전 됐습니다
- 앉아요

 

내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요

 

얼마 전에 경찰들에게도
똑같이 답했어요

 

난 루이를 두세 달 정도
봤을 뿐입니다

 

박사님 소견은요?

 

루이의 반복되는...

 

비극 말이오?

 

그렇죠

 

한동안은
그리 생각했소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다치는 줄 알았는데

 

상황을 조합해보니

 

들어맞지가 않아요

 

그게 말이죠

 

엄마가 상담을 중단한 후에
루이가 편지를 보냈더군요

 

동료애를 발휘해서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이거라도 기꺼이

 

보여드리죠

 

햄스터의 대변을 모아
보냈더군요

 

참 루이다운 행동이죠

 

당신은 뚱보 거짓말쟁이야
페레즈 박사

 

비밀을 지켜주기로 해놓고
순 거짓말이었어

 

아저씨 싫어요

 

더러운 병이나 걸려라

 

루이 드랙스가

 

이것 좀 봐주실래요?

 

나탈리가 어제
우편함에서 발견했어요

 

'파스칼 선생님이 엄마랑
섹스하고 싶어 해'

 

그 녀석이 맞아요

 

틀림없어요

 

- 확실한가요?
- 그럼요

 

녀석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말을 하죠

 

현재 혼수상태입니다

 

불가능해요

 

그럼 루이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겠죠

 

박사님처럼요?

 

드랙스 부인이거나

 

나탈리요

 

조금 전
그렇게 불렀죠?

 

- 루이의 아버지는요?
- 그럴 수도 있죠

 

가능해요

 

그 사람에 대해
아시는 건요?

 

특별한 건 없어요

 

권투 선수였고
술을 좋아했고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었는데

 

루이는 나름의
추측을 하더군요

 

부모의 결혼생활에 대해서요
아주 똑똑한 아이죠

 

애들은 우리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어요

 

내 생일 선물로
아빠가 뭘 줄까?

 

햄스터
또 사주면 좋겠다

 

글쎄

 

잘 모르겠네

 

아빠다!
도착했나 봐!

 

우리 아들!

 

빨리 내려줘
악당 아빠

 

얼굴 보니까 좋네

 

선물 줄까?

 

아마 깜짝 놀랄걸

 

라스푸틴 3세야

 

이제 소풍 갈까?

 

이번엔
4, 6, 9로 할래

 

4 더하기 6은 10

 

곧 있으면
봄 방학이잖아

 

루이와 샌디에이고에서
일주일만 같이 지낼게

 

괜찮지?

 

이번엔 어렵게 간다
준비됐지?

 

3, 7

 

5, 1

 

루이 혼자 보내는 게
마음에 걸려

 

내가 데리러 올 거고

 

어머니랑
같이 지낼 거야

 

알았어

 

10 나누기 5는 2

 

2 빼기 1은
너무 쉽잖아

 

길 잘못 든 거야?

 

아니

 

제대로 가고 있어

 

- 난 생일날이 참 좋아
- 10분 전에 표지판 지났어

 

루이

 

아빠 좀 도와줄래?

 

안 도와줘도 돼
잘 가고 있어

 

루이 도움 받아
길을 얼마나 잘 찾는데

 

- 지도 줘봐
- 알았어

 

여기 있다

 

고마워

 

페레즈 아저씨? 캔디?
바지에 오줌 싸기?

 

이건 지도가 아니라
내 머릿속이잖아

 

- 안녕하세요, 선생님
- 별일 없죠?

 

소피

 

여기서 뭐 해?

 

당신이 집에 안 들어와서
우편물을 챙겨왔어

 

중요한 것 같던데

 

왜 뜯어봤어?
나한테 온 건데

 

소피

 

난 돌보지도 않고
우리 엄마랑 섹스할 생각뿐이죠

 

엄마에게서 떨어져요

 

이 경고를 무시하면
나쁜 일이 생길 거예요!

 

그만하세요

 

지금 상태로는
편지를 쓸 수 없단 거죠?

 

불가능해요

 

앉아서 말도 했잖아요
왜 불가능하죠?

 

그건 발작이었죠

 

근육 경련 같은 겁니다

 

순간적으로 의식이
돌아온 것처럼 보이죠

 

루이에게 직접 들으려면
인내심이 필요할 겁니다

 

남편이 부인을
스토킹하는 걸까요?

 

부인은 좀 어떤가요?

 

제정신이 아니죠

 

- 정신이상이 올까요?
- 아뇨

 

불안정하단 뜻입니다

 

과격한 행동을
하진 않을까요?

 

물론 이런 상황에서
오래 버티긴 힘들겠죠

 

루이의 추락과 관련해서
뭘 알고 계시죠?

 

나탈리에게서
들은 내용요

 

왜 물으시죠?

 

부인과 가깝게
지내는 것 같아서요

 

선생님 소견이
수사에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잘 모르겠군요

 

피터가 루이의 친부가
아닌 건 아세요?

 

알아요

 

그럼 루이가 어렸을 때
입양 보내려던 것도 알겠네요

 

그건 몰랐어요

 

말 안 해도
이상할 건 없죠

 

지극히
사적인 얘기잖아요

 

물론 그렇죠

 

하나 더요

 

편지에 대해 조사하려고
피터 어머니를 불렀어요

 

루이를 보게 해달라는데
막을 이유가 없죠

 

접수처에 말해둘게요

 

충고 한마디 하죠

 

애인은 잘 숨겨둬요

 

두 여자가
별로 안 친하다니까

 

명심하죠

 

당신을 보러 왔어요

 

시간 있어요?
할 말이 있는데

 

메이시가 샤워실을
이용해도 된다길래

 

그 얘기가 아니에요

 

들어와요

 

앉아 계실래요?

 

아뇨

 

다시 한번 고마워요

 

병원 사람들
모두 친절해요

 

접수처에 있는 분이
TV를 가져다 주겠대요

 

피터가 루이의 친부가 아닌 걸
왜 말 안 했죠?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피터가 유일한
남자였다면서요

 

왜 그런 거짓말을
한 거죠?

 

우선 옷 좀
입어도 될까요?

 

그럼요

 

뒤돌아 줄래요?

 

그러죠

 

됐어요

 

애 아빠가 누구죠?

 

조라는 사람이에요

 

조셉요

 

하룻밤 상대였어요

 

그 얘긴
하고 싶지 않아요

 

-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 안 그래요

 

다른 사람들이 알면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요
알 수가 없어요

 

루이의 주치의이자
당신의 친구로서...

 

일방적으로 당한
성관계였어요

 

나탈리, 미안해요

 

출산은 큰 고통이에요

 

둘 다 죽을 뻔했죠

 

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그런 일이 없었으면
루이도 세상에 없었겠죠

 

아이를 지킨 건
용감한 행동이에요

 

누구한테 들었어요?

 

달튼 형사요

 

오늘 병실에 왔었어요

 

또 무슨 말을 했죠?

 

그게 다예요

 

루이를 직접
보고 싶어서 왔대요

 

미안해요

 

내 인생을 포식자들에게
빼앗긴 기분이었어요

 

나도 가해자인가요?

 

다른 환자 보호자들과도
키스해요?

 

그런 기분 들게 해서
미안해요

 

당신을 절대로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피해의식이
있나 봐요

 

남자들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잖아요

 

남자라고
다 그렇진 않아요

 

전부 다는 아니에요

 

상담받은 지
겨우 석 달이야

 

루이를 거기
데려간 건 나야

 

루이!

 

어쩔 수 없었어

 

루이를 데려다주는 건
항상 나니까

 

상담을 하든 말든
내가 결정해

 

- 이제 겨우 시작인데...
- 무슨 권리로 참견이야?

 

- 당신은 여기 살지도 않잖아
- 그만해

 

기분 안 좋아?

 

아니, 그럴 리가
오늘은 행복한 날인데

 

이리 와
생일 축하해야지

 

받아

 

네가 좋아하는 거
전부 싸 왔어

 

- 이거 먹을래?
- 응

 

- 이것도 좋아하지?
- 좋아

 

네 아빠를 만나기 전엔
너랑 나 둘뿐이었어

 

처음 듣는 얘기지?

 

넌 이미
아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보면
넌 모든 걸 아는 것 같아

 

그날 밤엔
널 잃을 뻔했어

 

그런 날이
참 많았지

 

그날 처음으로

 

잘 모르는 남자한테
전화를 했어

 

네가 아기였을 때
잠깐 만났던 사람이었지

 

한달음에 뛰어와
날 안심시켜줬어

 

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내 곁을 지켜줬지

 

밤새 내 손을
꼬옥 잡아줬어

 

루이 부모님 되시죠?

 

의사가 착각을 했지

 

피터가
네 아빠인 줄 안 거야

 

우리를 부부로 본 거지

 

1년 뒤
우린 결혼했어

 

아빠의 첫 부인 때문에
좀 힘들었지

 

아빠는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았어

 

나를 사랑했지

 

하지만 이제 엄마를
겁나게 하는구나, 루루

 

어딘가에 그 사람이
있는 것만 같아

 

왜 이런 얘길
나한테 하는 거지?

 

그냥 주절주절 대는
소리로밖에 안 들려

 

점점 다가오는 것 같아

 

널 데려가려고

 

곧 부서질 것처럼
늘 속삭이지

 

들을 필요 없어

 

엄마는 모를 거야

 

엄마는 뭐든 다 알아

 

아니, 그렇지 않아

 

아이들은 부모가
뭐든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우린 어두운 곳으로
갈 거야

 

세상에서 가장
깜깜한 곳으로

 

사람들은 내가 널
데려갔다고 하겠지만

 

그건 진실이 아니야

 

너도 잘 알잖아
그렇지?

 

내가 따라가도
아무도 모를걸

 

나와 함께 갈래?

 

너한테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아

 

여긴 어디야?

 

아주 깊은 동굴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거지?

 

그건 네가 얼마나
용감한지에 달려있어

 

필체 견본서

 

이런 불길한 말로
꼭 확인해야 합니까?

 

직원들이 불안해하잖아요

 

'나쁜 일이 생길 거야'

 

두 편지에 공통으로
들어간 문장이잖소

 

선생님
저랑 잠깐 가시죠

 

- 무슨 일이죠?
- 드랙스 부인요

 

제가 환자 엄마예요
허락 못 합니다

 

이거 놓으라니까!

 

무슨 일이죠?

 

뺨에 닿지도 않았어

 

저를 때렸어요

 

누구시죠?

 

루이 할머니
바이올렛입니다

 

온다고
미리 말했을 텐데요

 

제 방으로 가시죠

 

괜찮아요?

 

방으로 가서 쉬어요

 

부인, 파스칼 선생입니다

 

따라오세요

 

힘든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오늘 행동은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병실에서
소란 피우시면 안 됩니다

 

앉으세요

 

피터가 실종되고 나서

 

아이 엄마가
루이를 못 만나게 하더군요

 

아드님 소식은 아세요?

 

아뇨, 몰라요
다들 찾고 있죠

 

아들 짓이 아니에요

 

하지만 정황상

 

제 아들은 루이를
절대로 해치지 않아요

 

제 말 듣고 계세요?

 

그 애 자신보다
루이를 더 사랑했어요

 

그래서 아이 엄마 곁에
계속 남았던 거고요

 

피터네 부부는
아무 문제 없었어요

 

케이틀린은 좋은 여자예요
정도 많고 상냥하죠

 

근데 저 교활한 계집이
거짓말로 꼬여냈어요

 

부인, 그만하세요

 

저 애는 내 아들과 나
루이를 속였어요

 

선생님도 속였겠죠

 

자기 엄마가
아프다고 말하던가요?

 

아니면 아버지가?

 

어렸을 때
학대받았다고 했나요?

 

그만 듣고 싶네요

 

강간당했다고 했죠?

 

타고난 금발이에요

 

- 노크 좀 하시죠
- 드랙스 부인?

 

죄송하지만
잠깐 시간 좀 내주세요

 

얘기 중인데요

 

중요한 일이에요

 

마음대로 하세요

 

무슨 일이죠?

 

절벽 근처에서
시신을 찾았는데

 

피터 드랙스 같대요

 

타고 내려가기엔
너무 가파른 것 같아

 

타고 내려가지 않아

 

뛰어내릴 거야

 

우린 다치지
않을 테니까

 

전에 여기서 떨어졌는데
죽었단 말이야

 

넌 뭐든 할 수 있어

 

아프지 않을 거야

 

내가 먼저 갈게

 

거기 있어?

 

내려와

 

괜찮아

 

생일 축하해
루이

 

하나

 

 

 

네 아빠를 찾았대

 

돌아가셨어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유감이야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귀 기울일 테니

 

다시 한번 말해줄래?

 

여기 숨어있으면
절대로 안 들키겠다

 

깜깜하고 춥잖아

 

또 올 사람 있어?

 

너뿐이야

 

여기가 너한테
말했던 곳이야

 

이곳에
이름을 적어뒀지

 

내 아내와
아기의 이름

 

나랑 같이 찾아보자

 

어디에 썼는데?

 

벽에 적어뒀어

 

'커다란
새날개갯지렁이가...'

 

- 저 소리 들려?
- 파스칼 선생님이야

 

새날개갯지렁이 이야기를
읽어주고 있어

 

완전 징그럽게 생겼어

 

한쪽은 엉덩이고
한쪽은 입이거든

 

재미난 이야기
아는 거 있어?

 

- '어린 왕자'
- 조잘조잘, 너무 유치해

 

벌써 여러 번 읽었어

 

알았어

 

옛날 옛적에...

 

박쥐!
박쥐 이야기 들려줘

 

그래

 

옛날 옛적에

 

박쥐 세 마리가
살았어

 

하나는 수컷이고
둘은 암컷이었지

 

한 암컷은
늘 웃기만 했어

 

다른 암컷은

 

늘 울기만 했지

 

수컷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했어

 

- 교미하려고?
- 그렇지

 

맞아

 

당연히

 

수컷 박쥐는
늘 웃는 암컷이 좋았어

 

하지만

 

우는 암컷이
너무 안쓰러웠지

 

그 암컷이 수컷을
더 필요로 했거든

 

수컷이 암컷 박쥐를
많이 사랑해주면

 

울음을
멈출 줄 안 거야

 

그 암컷은
왜 우는 건데?

 

자기가 울면

 

다른 이들이
불쌍하게 여기니까

 

그리고

 

우는 걸
더 좋아했으니까

 

장난치거나
사랑을 주는 것보다

 

넌 어땠는데?

 

난 행복했어

 

왜냐하면 나에겐

 

아기 박쥐가 있었거든

 

그 아기 박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근사했어

 

난 그 녀석을
아주 많이 사랑했지

 

집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거리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바닷속 물고기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아기 박쥐한텐
문제가 있어

 

모두를 슬프게 하잖아

 

아니!

 

아니야!

 

아기 박쥐는 완벽해

 

똑똑하고

 

엉뚱하지

 

반짝거리고

 

상냥해

 

너무나 사랑스러워

 

난 그 녀석이
자랑스러워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죽지 마, 아빠

 

알아

 

우리 아들

 

네 마음 다 알아

 

시신이 많이 훼손되고
부어올라서

 

검시관이 치아로
신원을 확인했어요

 

협곡으로 추락한 뒤 동굴로
휩쓸려간 것으로 보입니다

 

곳곳에 찰과상과
골절이 있고요

 

다량의 바닷물로
창자가 막힌 걸로 봐서

 

추락 후에는
생존해 있었군요

 

추락사가 아닌가요?

 

폐렴 같은데요

 

추정해 본다면

 

동굴에서 얼마나
버텼을까요?

 

1, 2주 정도요

 

필체 전문가예요

 

피터 드랙스가 쓴
편지가 아니랍니다

 

그렇겠지

 

지금 몇 시죠?

 

놀랐잖아요
깊이 잠드셨던데요

 

6시네요

 

죄송해요
깨울 수가 없었어요

 

- 코를 골던가요?
- 아뇨

 

돌아다니시던데요

 

- 네?
- 루이 옆에 앉았다가

 

일어서더니
여기로 오셨어요

 

한동안
여기 앉아서

 

처방전을 쓰시더군요

 

그리고는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리셨어요

 

그런 후에
일어나서는

 

다시 의자로 걸어가
잠이 드셨어요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깨우지 못해서
죄송해요

 

- 그 처방전 좀 보여줄래요?
- 네

 

저는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웃음만 나오실걸요
이상한 말만 쓰셨어요

 

나탈리 드랙스

 

인슐린 30mg
클로로포름 7,500pp

 

잠깐만요
뒤로 감아볼래요?

 

그러죠
신호 주세요

 

여기요, 여기

 

펜을 왼손에
쥐고 있어요

 

그래서요?

 

저는 오른손잡이예요

 

글씨 좀 보여주세요

 

네, 일치해요

 

그럼 얘기해 볼까요?

 

선생님 진술이
사실인지 아닌지

 

혼수상태인 루이가
당신의 몸을 조종한다니

 

도무지 설득력 없는
주장 아닌가요?

 

아홉 살 꼬마애가

 

독약 처방을
하는 것도 모자라

 

정확한 용법까지
어떻게 알죠?

 

약사의 지식을
갖췄네요

 

의사일 수도 있고

 

측근들 말에 따르면
아주 영리하고 박학다식했대요

 

그리고 이건 정확한
처방전이 아닙니다

 

인슐린
클로로포름?

 

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쓴 게 아니에요

 

뭔가 말하고 싶은 거예요

 

엄마를 죽이고 싶다고?

 

루이 엄마가
죽길 바라나요?

 

당연히 아니죠!

 

전에도 몽유병 증상이
있었으니

 

이런 행동은
충분히 가능한데다

 

그 편지들은
무의미해요

 

사고 전에는
피터와 루이를 몰랐으니

 

선생님은
용의자도 아니죠

 

좀 별나긴 해도
용의자는 아니라고요

 

근데 왜
취조하듯 대하죠?

 

피터 드랙스의 시신이
동굴에서 발견됐어요

 

루이가 구조된 곳에서
450m 떨어진 곳이죠

 

근데요?

 

그게 우연처럼 보여요?

 

두 사람의 시신이
한곳에서 발견됐는데?

 

루이가 나탈리에 대한
분노를 드러낸 적 없나요?

 

나탈리가 사고에
연관됐을 가능성은요?

 

궁금한 게 뭔가요?

 

루이가 그 처방전을 쓴 게
이상하지 않아요?

 

이상하지

 

엄마에게?
처방전을?

 

참으로 이상하지

 

그 편지들은
잊어버려요

 

그건 선생님의 좌절감과

 

공포

 

억압된 생각들과

 

소망을 표출한 거요

 

선생님 말씀이 옳아요

 

루이는 이 일과
무관한지도 모르죠

 

근데 선생님이
틀렸다면요?

 

루이가 도움을
청하는 거라면요?

 

주치의로서
도와줄 책임이 있잖아요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시도해볼 방법은 있소

 

신중하게
결정해야 돼요

 

선생이

 

미쳤다는 걸
공개해야 되니까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아요

 

의사가 자신의 병을
공개하는 건

 

결국 본인한테
불리한 거잖소

 

그렇죠

 

편안해요?

 

 

마음을 편히 가지고

 

내 지시를 따르면 돼요

 

좋아요

 

왼손을 들어볼래요?

 

회중 시계는
안 흔드세요?

 

선생한텐 안 해요

 

손바닥을
얼굴 쪽으로 돌려봐요

 

이제 그 손바닥에
집중해요

 

한곳을 응시해요

 

그곳의 손금 모양을
자세히 봐요

 

시선을
코끝으로 옮겨요

 

다시 손바닥을 봐요

 

눈을 감아요

 

손을 내려요

 

마음속에
흰 화면을 떠올려요

 

당신의 무의식을
불러낼 겁니다

 

긍정의 신호를
만들어봐요

 

'네!'라고

 

단순한 모양의

 

색깔이 들어간

 

로고를 떠올려요

 

지금은 부정의 신호네요
다시 해볼까요?

 

좋아하는 거
아무거나 떠올려요

 

당신만 볼 수 있어요

 

아무도 몰라요

 

아주 간단한 방식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대화를 시도할 거예요

 

내 목소리만
들으면 돼요

 

이제 신호로
답을 주세요

 

긍정인지 부정인지

 

알겠죠?

 

당신의 이름은
앨런 파스칼입니까?

 

여자인가요?

 

해변에 있다고
상상해봐요

 

화창한 날이에요

 

사람들로 붐비고
아이들이 장난을 치고 있죠

 

바다에서
따스한 미풍이 불러와요

 

햇빛 아래서
얼굴에 부는 바람을 느껴요

 

멀리서 파도가 쳐요

 

이제 황량한 해변을
떠올려요

 

혹시 그 해변에

 

누군가 있나요?

 

사람이 있으면
왼손을 들어봐요

 

다가가 보세요

 

다가갔으면

 

왼손을 내려요

 

이제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할 거예요

 

내가 질문하면

 

당신 말고
그 사람이 대답해야 해요

 

알았죠?

 

루이

 

너 맞니?

 

나야

 

페레즈 아저씨

 

내 목소리 들리니?

 

루이

 

거기 있니?

 

아저씨랑 얘기 안 할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볼래?

 

그날 무슨 일이 있었지?

 

라스푸틴을
소풍에 데려갔어요

 

근데 엄마가
계속 가둬뒀죠

 

소풍?

 

뭘 먹었니?

 

당연히 음식이죠

 

그새 뇌가 완두콩만큼
쪼그라든 거예요?

 

무슨 음식이었지?

 

물어볼 줄 알았지
뚱보 아저씨

 

다 말해줄까요?

 

그럼 엄청
배고파질걸요

 

그래

 

다 말해보렴

 

빵, 페퍼로니, 치즈

 

부모님 마실 맥주

 

내 건 사과주스요

 

배 아플지 모른다고
엄마가 천천히 먹으랬어요

 

엄마는 맨날 겁을 줘요

 

실수로 나사를
삼킬지도 모른다나

 

그런 적이 있긴 해요

 

실수로 나사돌리개를
씹었거든요

 

엄마한테 물어봐요

 

거짓말 아니에요

 

거짓말 아닌 거 알아

 

더 말해보렴

 

음식 얘기요?
더 듣고 싶어요?

 

아무거나

 

생일 케이크가 있었죠

 

초콜릿 맛요

 

소원도 빌었어요

 

엄마 소원은
내가 영원히 곁에 있고

 

나쁜 일이
그만 생기는 거예요

 

네 소원은?

 

아빠가 내 친아빠라서

 

계속 우리랑 살면
좋겠다고 빌었죠

 

소리 내서 말했니?
아니면 속으로 빌었니?

 

주절주절

 

무슨 뜻이지?

 

주절주절
말이 많다고요

 

- 속으로 빌었구나
- 내 말은...

 

말하려고 했는데

 

못 했어요

 

엄마랑 아빠가
사탕 때문에 싸웠거든요

 

나 먼저

 

- 왜?
- 루이 주려고 만든 거야

 

- 루이, 아빠 하나만
- 아빠 하나만 줘

 

안 돼, 왜냐면...

 

이건 루이 거야

 

하지 마

 

- 뭐가 문제야?
- 어서 짐 챙겨

 

- 늘 이런 식이야
- 또 시작이구먼

 

- 당신 취했어
- 돌겠네

 

- 아빠도 같이 가는 거야?
- 당연하지

 

당신이랑 안 가
취했잖아

 

- 나 안 취했어
- 이 상태론 운전 못 해

 

사탕에 무슨 문제 있어?

 

- 피터! 이리 내!
- 사탕에 뭐 들었어?

 

- 그만해!
- 이상한 거 탔지?

 

뭐 하는 거야?
이리 내!

 

알았어
그럼 먹어봐

 

- 먹어보라니까
- 그만해!

 

그다음엔?

 

내가 뛰어가고
엄마가 쫓아왔어요

 

아빠는 엄마를
쫓아왔죠

 

- 루이
- 루이, 어디 있니?

 

루이, 이리 와

 

루이, 이리 와

 

- 뒤로 물러서!
- 엄마가 절벽 끝으로 몰았죠

 

괜찮아, 이리 와

 

거긴 낭떠러지야

 

그 규칙 알죠?

 

- 무슨 규칙?
- 처분할 권한요

 

루이, 안 돼!

 

아빠는 그걸 몰랐어요
이해를 못 했죠

 

안 돼!
차에 가서 기다려!

 

왜 애를 해치려고 해?

 

-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 상관 마!

 

엄마가 힘껏 밀쳤고

 

아빤 만화 주인공처럼
날아다녔죠

 

나머진 알아서
추측해요

 

추락했구나?

 

사고일지도 몰라요

 

사고는 내가 또
전문이죠

 

사고였니?
루이, 진짜 그래?

 

- 사고였어?
-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그다음은?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해줬어요

 

늘 그래왔던 것처럼

 

루이?

 

이리 와

 

어떻게 했니?

 

뒷걸음쳤어요

 

이번엔 엄마 도움이
필요 없었죠

 

내가 발걸음을 셌어요

 

이리 와

 

다섯 걸음만
걸으면 됐어요

 

아주 쉬웠죠

 

하나

 

 

 

 

다섯

 

여섯을 세려고 했는데

 

더 이상
셀 수가 없었어요

 

여섯을 세는 대신
물에 빠졌거든요

 

그리고 죽었죠

 

3번 환자
코드 블루!

 

파스칼 선생
일어나요

 

100줄 차지

 

클리어

 

- 맥박 없습니다
- 다시, 150

 

클리어

 

클리어

 

다시

 

클리어

 

돌아왔어요

 

됐어요

 

모든 남자들이 하는 실수를
파스칼도 하고 말았어

 

엄마가 아름답기 때문에

 

착할 거라고
착각한 거야

 

엄마는 착하지 않아

 

그래서 병원에서
살게 됐지

 

바로 나처럼

 

엄마는 뚱보 페레즈한테
모든 걸 털어놨어

 

1인실로 옮겼네
치료에 협조적이야

 

루이가 너무 그립군

 

나탈리의 병에 대해
진단 내리셨어요?

 

어린이를 앞세운
뮌하우젠 증후군이야

 

병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거지

 

피해자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주로 어린이를 상대로

 

학대와 사랑을
맞바꾸는 거야

 

루이가 아기였을 때
실제로 해친 적이 있다더군

 

루이는 나이가 들면서
엄마의 의도를 알아챈 거야

 

엄마의 요구를
들어준 대가로

 

사랑을 받는 거지

 

그날 절벽에서
루이는 스스로 추락했어

 

루이가 사고를 당하면

 

엄마가 살려내는 거지

 

그럴 때마다 둘 사이의
유대감도 커졌을 테고

 

루이를 사랑하면서
증오한 거야

 

곁에 있어도 못 살고
곁에 없어도 못 살지

 

파스칼은 그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해

 

바로 나처럼

 

결과를 떠안고
살아야 하지

 

인생은
늘 결과투성이야

 

때론 재미난 결과를
낳기도 해

 

웃기다는 뜻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결과란 거야

 

'세일론 섬이
지평선 아래로 사라진 것은'

 

'1월 29일의 탐사 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날 불쌍하다고
생각하진 마

 

지금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냐

 

진짜야

 

'니모 선장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온 거지?'

 

'다시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유럽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냐'

 

'유럽으로 돌아간다고
누가 그래?'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난 아홉 살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어

 

9는 내 행운의 숫자거든

 

이건 나의
아홉 번째 목숨이고

 

제일 마음에 들어

 

그 전까진
정말 별로였거든

 

사고를 부르는
불행한 아이로 사는 건

 

정말 힘들어

 

엄마 아빠는
서로를 싫어하고

 

학교도 재미없고

 

미치광이로 불리는 건
이젠 지겨워

 

혼수상태로 있는 게
훨씬 나아

 

엄마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아빠가 보고 싶어서
슬퍼할 일도 없어

 

여기선 언제든 원하면
아빠를 만날 수 있거든

 

넌 여기 안 있어도 돼

 

넌 깨어나서
살아갈 수 있어

 

너만 원한다면

 

- 살고 싶니?
- 모르겠어

 

다음에 일어날 일이
궁금하지 않아?

 

세상을 떠올려봐, 루이

 

마법 같은 일들과

 

무한한 가능성이 있잖아

 

아빠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서 뭐해?

 

아빠는 늘
너와 함께 있어

 

언제나

 

바로 여기 있어

 

네 마음속에

 

눈앞에 없어도

 

손에 잡히지 않아도

 

언제든
말을 걸 수 있어

 

사랑한다, 아들아

 

갈게

 

가지 마
여기 있어

 

아빠 가는 거 싫어

 

미안해, 아들

 

많이 많이 사랑해

 

집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집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해

 

거리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해

 

바닷속 물고기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다 괜찮을 거야

 

꼬마신사

 

아빠가 약속할게

 

넌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남자니까

 

번역/ 국경주(Chl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