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독
오 우 삼

 

장쯔이 금성무 송혜교

 

황효명 동따웨이 나가사와 마사미

 

태평륜

 

1945년 7월, 중국 화동전장

 

반드시 집으로
데려다 주겠다

 

발포!

 

세 시간 전

 

소총 집어들어!

 

네!

 

통신병!

 

003 호출해서
전진시켜!

 

003
여기는 001

 

사단장님이
진격을 명하신다

 

빨리 옮겨!
기절하기 전에

 

참아

 

군의관님!

 

다리가 부러졌는데
기절했습니다

 

소독부터 해

 

군의관님
물 좀 드세요

 

돌격!

 

적 탱크에
포격을 집중하라!

 

네!

 

포격이 거세서

 

우리 탱크들도
발이 묶였습니다

 

이대로 돌격했다간
전멸입니다

 

적 탄약고로 간다
여기서 기다려

 

내가 소분대를 데리고
좌측을 치겠다

 

제가 가겠습니다

 

돌격 소분대!

 

네!

 

따라와라

 

사단장님!

 

장군께서 최전방에
서실 순 없습니다

 

화전통병!

 

엄호해

 

후퇴는 없다

 

철사망을
폭파하는 거다

 

마취제!

 

 

살려줘

 

장군님!

 

돌격!

 

003 호출해

 

좌표

 

056550, 24930

 

003, 여기는 001
응답하라

 

말하라!

 

적 벙커에
일제 포격!

 

적 벙커에
일제 포격!

 

좌표
05650, 24930

 

알았다

 

어떻게 넣는 거야?

 

쑤셔넣으십시오!

 

준비!

 

사단장님
어디로 쏩니까?

 

포구 화염을 잘 봐라

 

쏴!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잠깐!

 

난 일본인이 아니라
대만에서 온 의사다

 

어떻게
중국어를 하지?

 

고난 없는
병사는 없네

 

허나 보민위국은
병사의 의무일세

 

대장부의 목숨은
하늘에 달렸으니

 

생과 사는
반복되는 것

 

경례!

 

펑톈, 일본군 포로 호송 열차

 

쿤 씨

 

나 머리를 잘랐어요

 

당신이 돌아오면
자르려고 했는데

 

고양이가
벼룩을 옮겨서

 

어쩔 수 없이
자르게 됐어요

 

마사코가

 

자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자원봉사인 만큼

 

하루 두 끼를
제공하고

 

보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하실 분은
남아 주세요

 

이리 와봐

 

교육 좀 부탁해

 

수간호사님을
따라가세요

 

일을 배정하실 거예요

 

빨리들 오세요

 

조심하세요

 

여기요

 

부상자 명단이에요

 

이름이랑 맞춰보고

 

틀린 사람 있나
확인해 주세요

 

글을 못 읽어요

 

하지만 간호는
할 수 있어요

 

알았어요

 

그 사람은
분명히 살아있어

 

어디에 있든
꼭 찾아낼 거야

 

이게 내 운명이야

 

1947년 상하이, 겨울

 

자라난은
미소로 속삭이고

 

하늘엔
반짝이는 별들이

 

매괴화가
살며시 얘기하네

 

그 아가씨의
향기로운 마음

 

온유하고
사랑스런 영양

 

뛰어와
귀 기울이고

 

저 멀리 성하는
큰 물결 일으키며

 

큰 소리로 대답하네

 

저 멀리 성하는
큰 물결 일으키며

 

큰 소리로 대답하네

 

행복한 꿈

 

감사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 원장님

 

아동보육원 소년합창단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 아주 잘했다
- 아뇨, 실수했어요

 

저우윈펀 양의 연주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연주
정말 낭만적이었어

 

부러워 죽겠다

 

고맙네요
착하신 우리 언니

 

조신하게 있어야지
이젠 학생도 아닌데

 

그러게 신발 작다고
했잖아요

 

레이 장군님

 

장군님이야 말로
영웅이십니다

 

다리를 다치신 영웅담을
다시 듣고 싶습니다

 

바나나 껍질을
밟았었지

 

얘들아!

 

- 인사드리렴
- 레이 숙부!

 

- 재밌게 놀고 있어?
- 네!

 

군인들이란...

 

친구론 괜찮지만

 

배우자를 찾는다면
다시 생각해야 해

 

엄마, 15살 때부터
지겹게 들었어요

 

넌 너무 혁명적이야

 

엄마, 지금은
낭만의 시대예요

 

낭만?

 

혁명전사라도 될래?

 

상하이 교통은행장이신

 

저우중딩 행장님의
사모님께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기부하셨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좋습니다

 

노래 아주 잘했어

 

이번엔 준비도
수월했어요

 

저분 덕에요

 

저우윈펀 양

 

종종 오셔서
무료로 가르치시는데

 

워낙 상냥한 분이라
애들도 좋아해요

 

춤을 춥시다!

 

오늘 전보가 왔습니다

 

미 의회가 중국에
대출을 승인했어요

 

국민당이 만주에서
연패 중이라더군요

 

만주의 대부분이
공산당에게 넘어갔고

 

상황이 변하고 있어요
대비하셔야 합니다

 

걱정 안 합니다

 

정부가 바뀌는 게
나을 수도 있고

 

얼마 전 독일에서
돌아왔어

 

유럽은 전쟁으로
폐허가 됐지

 

재건이 필요한
도시가 많아

 

이번 전쟁은 말야

 

말 그대로 기회야

 

그래요?

 

동생아

 

이 사촌오빠가

 

네 맘에 들어갈
방법은 없을까?

 

없어요

 

안녕하세요
레이이팡입니다

 

누군지 알아요

 

유명하신 분이니

 

일본군과 싸운
영웅이시잖아요

 

신문에서 말하길

 

'광기의 레이'

 

미친 건 맞지만
영웅은 아니에요

 

같이 춤출 영예를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다음에요

 

신발이 너무 작아서
발이 아파요

 

왜 웃으세요?

 

걱정 말아요

 

내 다리도
정상은 아니니까

 

이제 알겠네요

 

왜 미쳤다고
얘기하는지

 

왜요?

 

진짜로 미쳤으니까

 

당신이 '대담한 저우'라고
불리는 이유도 알겠군요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없어요

 

부르게 될 겁니다

 

맨발로 나와 춤출
배짱을 가졌으니

 

구두가 정말 작군요

 

우리 엄마 허락은
어떻게 받았어요?

 

허락 안 하시면

 

7군 6만 장병을
모두 집합시켜서

 

집앞에 보초를
세우겠다 했죠

 

군인은 진지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나 진지해요

 

차가 단순해 보이는데

 

몰아봐도 돼요?

 

그렇게 해요

 

지프는 남자들의
차라고 하지만

 

나도 마음 먹으면
못 할 게 없어요

 

이 차는
조금 다르네

 

기어 내리고

 

클러치 떼면서
악셀 밟아요

 

꺾어요!

 

날 믿어 봐요
금방 배울 거예요

 

당연히 믿죠

 

나의 대담한 저우니까

 

1948년 상하이, 난징루

 

내전 반대 전단
한번 읽어보세요

 

레이 장군님이잖아

 

사모님도
엄청 미인이시네

 

영화배우 같아

 

일본과 싸워야
정말 영웅이죠

 

동족끼리 싸우는 데
무슨 긍지가 있어요?

 

위 소저?

 

 

들어갈까요?

 

조금 더 붙으세요

 

네, 조금 더

 

아기가 우네요
금방 끝납니다

 

여기 보세요

 

셋, 둘, 하나

 

소개해 주신 분이

 

위안으로 준댔는데

 

나도 그러고 싶지만
포고 못 봤어요?

 

우리도 금원권 싫은데
다른 돈이 없어요

 

이 사진이 없으면
가족 배급 못 받아요

 

사정 좀 봐주세요

 

고마워요

 

그런데 이름이
뭐라고 했죠?

 

본명도 아니고
지어낸 거예요

 

나중에 또 만날지
어떻게 알아요?

 

알았어요

 

난 부대 기다리는데
어디로 가요?

 

애 돌려주러요

 

남의 애였어요?

 

어쩐지 울어도
못 달래더라니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물어보세요

 

어느 부대에 있어요?

 

학생 놈들
전부 잡아!

 

화합해야 해요

 

- 왜 이래요!
- 전단 살포는 안 돼!

 

내전반대!
보위화평!

 

다 잡아들여!

 

아기 주세요

 

가요!

 

군인들이
사람 죽인다!

 

내전반대!
보위화평!

 

일단 여기 숨어요

 

통과!

 

뉴스를 알려드립니다

 

장징궈가 경제 회담을
요청했습니다

 

평화 회담이나
할 것이지

 

평화가 최고죠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보세요

 

두 사진을
합칠 수 있을까요?

 

하나인 것처럼

 

저 랑징산의
그림처럼 될까요?

 

같이 찍은 것처럼요?

 

 

그럼 복사해서
편집해 볼게요

 

비용은 좀 나가요

 

알겠습니다
근데 좀 급해요

 

며칠 후에
대만으로 돌아가서요

 

그럼 모레 오세요
이름 남기시고

 

 

우리의 마음 열어

 

서로를 끌어안고

 

수줍게 일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네

 

배고프셨나 봐요

 

고마워요
이제 드세요

 

천천히

 

고마워요

 

소금 넣으세요

 

조금 싱거워서

 

짜게 먹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북방인처럼 보여서요

 

고향이 어디세요?

 

상하이 쪽이에요

 

상하이 좋죠

 

상하이 사람들은
세련됐잖아요

 

군에 얼마나 있었어요?

 

일본놈들이랑
6년 싸웠어요

 

18살에 선양에서
입대했어요

 

살아있는 게 용하죠

 

군인은 군번이
하나씩 있죠?

 

네, 이 번호는
죽어도 따라다녀요

 

그럼 번호만 알면
사람 찾을 수 있어요?

 

이 번호만 외워두면
날 찾을 수 있어요

 

거짓말이 아니었구나

 

거짓말이 아니었어

 

다칭, 빨리 와!

 

기억해둬요

 

몸조심해요

 

살아 있어요
죽으면 안 돼요!

 

걱정 마요

 

당신과 우리 아들이
지켜줄 테니까!

 

여기서 남편이랑
사진을 찍었는데요

 

한 장 더
뽑으려고요

 

 

돈은 제가 낼게요

 

그러세요

 

남편 분 성함이?

 

탕다칭이에요

 

퉁다칭이요?

 

네, 퉁다칭

 

 

왜 그래?

 

가서 만두나
좀 먹어

 

다 없어질라

 

어르신

 

이 부대에서 온
부상병 더 없나요?

 

잘 모르겠네
방은 꽉 찼어

 

사람이 더 있으면
이송됐을걸

 

찾는 사람 있어?

 

양톈후라고

 

7사단 9연대
55대대 8중대예요

 

모르겠네

 

근데 부상병들은
대부분 대만으로 갔어

 

진정이 안 돼요

 

당신을 위한 곡을
쓰고 싶은데

 

아무리 노력해도

 

되질 않아요

 

언젠가 근사하게
연주하게 될 거야

 

나도 음악을
잘 알았다면

 

당신을 위해
곡을 쓸 텐데

 

이팡

 

대만에 가기 싫어요

 

가기로 했잖아

 

임신도 했는데

 

조용한 곳에서
쉬어야지

 

전쟁만 끝나면
바로 갈게

 

상황이 걱정되니까
날 보내는 거죠?

 

공산당이
북부를 먹었어

 

남부까지 잃으면

 

상하이가
아수라장이 될 거야

 

희망을 버린 건
아니야

 

당신이 안전해야

 

나도 전쟁에
집중할 수 있어

 

내 인생에서

 

죽어도 잃을 수 없는
존재가 있다면

 

바로 당신이야

 

그리고 우리 아기

 

당신은 난초 같아

 

3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아름답고

 

이렇게 강하고

 

세상 어디에 있건

 

늘 아름답게
자라는 난초

 

떠날 때
나오지 마세요

 

왜?

 

부정 탈까 봐요

 

다신 못 볼 것
같잖아요

 

태평

 

대만 가는 표
얼마예요?

 

칠판에 있잖아요

 

숫자가 너무 많아서요

 

지금 3등석이
583,400위안이에요

 

매일 올라요

 

살 거예요?

 

- 안 살 거면 비켜요
- 다음!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꼭 뵙고

 

혼자 보내려니
걱정이네

 

알았어요

 

큰 재앙 후에
천하태평이라 했다

 

선현들의 말씀이지

 

지금은 천지가
요동치지만

 

다 태평성대가
시작될 조짐이다

 

짧은 이별은
득이 되기도 한단다

 

애절한 마음이
더 커지잖니

 

이팡도 그럴 테고

 

널 더 사랑하게
될 게다

 

이모님, 기념으로
한 장 찍으세요

 

하나, 둘, 셋

 

됐어요

 

오라버니

 

나도 찍어줘요

 

그래

 

상하이 생각날 때
보려구요

 

그래

 

하나, 둘, 셋

 

뭐 하는 거야?
이리 내놔

 

마누라네!

 

솔직히 말해봐

 

어떻게 만났어?

 

달라니까

 

형수님도
만주 출신이에요?

 

같은 마을 살았어

 

만주 처자치곤
엄청 예쁘시네

 

진짜 예쁘잖아

 

남편도 없는데

 

이틀이면
누가 채 가겠네!

 

우리 아내는
그럴 사람 아니야

 

뭐가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아

 

그러니 장가를
못 가지

 

만주 분이면
좀 억세시겠네요

 

전혀 안 그래

 

얼마나 다정한데

 

많이 배워서
유식하고

 

아이들
돌볼 줄 알아요?

 

아뇨

 

주판 쓸 줄 알아요?

 

- 아뇨
- 은행에서 일해 봤어요?

 

아뇨

 

하는 게 없네
그만 가봐요

 

요리랑 빨래는 잘해요
두부도 만들고

 

다음

 

재주도 많고 예뻐

 

안 웃을 때도
예쁜데

 

웃을 땐
얼마나 예쁜지

 

그리고 마음씨도
정말 고와

 

보조개가 있으면
인정도 많다던데

 

우리 아내는
세 개나 있어

 

왼쪽에 하나
오른쪽에 두 개

 

성격도 정말 좋아

 

상냥한 사람이라

 

누구와
싸우는 법이 없어

 

누가 막 대해도
무시하고 말지

 

집세를 몇 달째
밀리는 거야!

 

혼자인 여자는
방 주지 말랬잖아

 

내가 떠나던 날

 

아내는 참지 못 하고

 

내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어

 

살아있어요
죽으면 안 돼요!

 

그 말 덕에

 

내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거야

 

1948년 늦가을, 대만 지룽항

 

환영합니다

 

- 어서 오십시오
- 잘 오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감사합니다
- 고마워요

 

옌쩌쿤

 

상하이에선
무슨 일 하셨죠?

 

전 의사입니다

 

의약품 구입하느라
매년 몇 번 들르죠

 

북방어는
어디서 배웠죠?

 

일본군에 징집되어
창춘에 2년 있었습니다

 

그럼 펑톈 포로수용소에
있던 겁니까?

 

 

 

- 피곤해?
- 아니

 

- 들어줄게
- 가족들은 잘 있어?

 

엄마는
형 걱정뿐이야

 

그래?

 

상하이는 어때?

 

점점 심각해져

 

학생들 시위도
많아지고

 

잘 지내시나요?

 

난 매일
쿤 씨를 생각해요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가셨다 들었어요

 

이제야 안심이에요

 

쩌쿤 왔구나

 

기다려봐

 

기다려봐

 

오늘 아침에
만든 떡이다

 

- 감사합니다
- 감사하기는

 

- 그대로시네요
- 얘는

 

어머니

 

형 왔어요

 

저 왔어요

 

어서 와라

 

이번엔 오래 걸렸네

 

약이 늦게 와서요

 

별일 없었으면 됐지

 

어머니

 

아기 받으러
다녀오마

 

모셔다 드릴게요

 

쩌밍이
데려다 줄 거다

 

내가 다녀올게

 

메이팡, 쩌쿤 왔다

 

피곤하시죠?

 

괜찮아요

 

삼촌한테 인사해야지

 

안녕 해봐

 

떼가 났어요

 

그러게요

 

이팡

 

이 집은
정말 고요해요

 

너무 고요해서
풍경 소리만 들려요

 

집 떠나온 이에게
조용히 속삭이듯이

 

누군가 날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있음을

 

안녕하세요, 아가씨

 

안녕하세요

 

- 여기서 푹 쉬세요
- 고마워요

 

이름이 뭐예요?

 

아만이에요

 

일본과 8년을
싸웠는데

 

일본식 집엔
처음 들어와봐요

 

아가씨

 

맨발로 마루를
걷다 보니

 

차가운 감촉이...

 

지난겨울의
상하이가 떠올라요

 

당신과 맨발로
춤췄던 그날

 

신발 벗어요

 

- 네?
- 신발 벗으세요

 

못 알아듣겠네
북방어로 해요

 

신발 벗으시라고요

 

피아노가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모든 게 날 위해
준비된 집 같아요

 

이제야
마음을 내려놓고

 

당신을 위한 곡을
쓸 수 있겠어요

 

주인마님
방 구하러 왔대요

 

말씀 좀 여쭐게요

 

방 구하신다고요?

 

죄송하지만

 

혼자인 여자 분에겐
못 빌려드려요

 

결혼은 했는데
남편이 군에 있어요

 

엄마, 추워

 

고마워요

 

물이 금방 식어서
먼저 좀 씻길게요

 

그냥 두면
감기 걸리니까

 

그러세요

 

제가 할게요

 

얼른 씻겨야죠

 

고마워요

 

아이가 있으세요?

 

아들이 있는데

 

지금 시어머니와
같이 있어요

 

남편은
어느 부대에 계세요?

 

7사단이요

 

전방 부대네요

 

우리 남편은
참모부에 있어요

 

똑바로 앉아야지

 

비뚤게 앉으면
글씨도 비뚤어져

 

가만있어
감기 걸릴라

 

누나 공부 끝나면
밥 먹자

 

더우사바오 먹고 싶어

 

그건 다 먹었어
다음에 해줄게

 

윗도리 입어

 

간호사예요?

 

그냥 혈압 재고
붕대 갈고

 

식사만 먹여요

 

남편 사진 있어요?

 

 

한 장밖에 없어요

 

지난달에 아파서
휴가 왔었거든요

 

복귀하기 전에
간신히 찍었어요

 

보기 좋네요

 

아들이
정말 귀여워요

 

이팡

 

당신이 받을지도
모르는 편지지만

 

계속 쓰려고 해요

 

고마워요

 

전쟁을 집으로
끌고오지 않고

 

삶의 아름다운 면만
보게 해줘서

 

공격하라!

 

중국 화동전장

 

포위당하기 전에
돌파해야 한다

 

그랬다간 병력을
더 잃습니다

 

멈춰있을 순 없다

 

여긴 혹한의 황무지다

 

식량과 탄약도 부족하고
보급선도 끊겼다

 

이대로 포위당하면
전멸이다

 

전군에 명령한다!

 

돌파 준비하라

 

두 시간 후
25, 108사단은

 

융청으로 진군한다!

 

알겠습니다!

 

군단장님
사령부의 전갈입니다

 

적군 선봉 3만이
협구에 도달

 

칭룽으로 접근 중

 

돌파작전을 중지하고
명령을 기다릴 것

 

돌파를 중지해?

 

보고합니다

 

돌파 준비
완료됐습니다

 

25, 108사단과
선두에 서고

 

34, 35사단이
측면을 맡습니다

 

자신있습니다

 

내일 새벽까지
포위망을 뚫고

 

융청에 도착하겠습니다

 

먼저 움직여서
미안하군

 

34사단은
어젯밤 빠져나갔네

 

3만에서 4만 명이
행방불명되고

 

5천 명이 전사했지

 

45사단이
갇히는 바람에

 

5사단에서
지원병력을 보냈네

 

아직 교전 중일세

 

공산당 놈들이
돌파작전을 눈치챘더군

 

작전은 취소됐네

 

그래도 멈추면
안 됩니다

 

가야 합니다

 

이대론 포위당합니다

 

상부의 명령이

 

추후 지시를
기다리라는 것일세

 

10만 명의 목숨이
걸려 있습니다

 

그 책임을
누가 질 겁니까!

 

이 늙은이가 진다

 

적군이 출병하였으니
원지에서 명령 대기할 것

 

그 순간
무력감이 들었어

 

전장에선
망설임 없이 죽겠지만

 

병사들의 무의미한 희생은
도저히 참기가 힘들어

 

사령부의 명령은

 

어리석다고 밖에
할 수가 없어

 

그 해

 

얼마나 많은 형제들이
여기서 일본군과 싸우고

 

숨을 거뒀는지 몰라

 

이젠 그 형제들이
적이 되어

 

다시 이 땅에서
죽어가고 있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전장에서
죽을 것을

 

그럼 후회는
없었을 텐데

 

윈펀

 

지금까지
날 지탱해 준 건

 

늘 당신이었어

 

전쟁이 없었다면

 

우리의 인생은
어땠을까?

 

이팡

 

이곳 사람들 말로는

 

가을, 겨울에
억새가 제일 예쁘대요

 

쩌쿤
1942년 가을

 

그러면 안 된다니까
참 고집 세시네

 

- 이리 줘요
- 대체 뭐라는 거야?

 

- 양지에 심어야 돼요
- 좀 놓으라니까

 

그래야 커요

 

- 이것 좀 놔요
- 알아듣게 말을 해!

 

그럼 어디 심게요?

 

싸우지 마세요
왜 그러세요?

 

아가씨, 저...

 

민남어에, 일본어에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우리말로 해!

 

아가씨
제가 잘 아는데

 

난은 양지에 심어야
잘 커요

 

근데 말을 안 듣고
저쪽에 심겠다잖아요

 

알았어요

 

난은 온실에서
제일 잘 커요

 

조만간 온실을
지을 거예요

 

앞으로 아만에게
민남어 배우세요

 

민남어요?

 

민남어로
'미안해'가 뭐지?

 

괜찮으이

 

저 노인네가!

 

난 가져와요!

 

가져가 보시게

 

- 어서
- 심어야 된다니까

 

이리 내요

 

왜 그러세요?

 

아가씨

 

이게 무슨 일이야!

 

의사 선생님 말씀
잘 들으세요

 

처방전이에요

 

밖에 환자가
더 있어요

 

따라오세요

 

쩌쿤아

 

숙부님

 

장군님의 사모님을
모시고 왔다

 

어서 봐드려라

 

 

선생님

 

부인, 옌쩌쿤이라고
제 조카입니다

 

쿤아
장군님 사모님이시다

 

손이나 발에
감각이 없으신가요?

 

아뇨

 

독사는 아니군요

 

독사는 아니래요

 

걱정 마세요
소독만 할 겁니다

 

이 약에
부작용은 없나요?

 

요새 가슴이
좀 답답해서요

 

그럼 좀 볼까요

 

단추를
풀어주시겠어요?

 

뭐 하는 거요?

 

뭘 하긴 뭘 해?
진찰하시는 거지

 

옷 벗으라잖아!

 

원래 진찰이
그런 거예요

 

환자 외 분들은
밖에서 기다리시죠

 

- 걱정 마세요
- 괜히 떠들어가지고

 

나가시죠

 

아가씨
걱정 마세요

 

걱정 마세요

 

괜찮습니다
이대로 하죠

 

심장 소리는
괜찮네요

 

대만엔
갓 도착하셨어요?

 

 

타향에 적응하시느라
부담이 심하셨겠죠

 

쉬시면 나을 겁니다

 

감사해요

 

별말씀을요

 

내가 전생에
무슨 빚을 졌길래

 

그래 봐야
동향 사람일 뿐인데

 

내 밥그릇까지
주려고 이러는지

 

그래서 춤추면
얼마나 버는데요?

 

바닥부터 시작하면
월 10만 위안?

 

많진 않네요

 

그래도 운 좋으면

 

부자의 정부로
갈 수도 있어

 

그럼 거지 같이
살 필요 없지

 

그건 관심 없어요

 

배표 값만
벌 수 있으면 돼요

 

걱정 마

 

내 옆에만 있으면
굶진 않으니까

 

여기 편지 좀
읽어 줄래요?

 

위전
정말 보고 싶어

 

내일 양쯔강을 건너
격한 전투가 되겠지

 

전쟁만 끝나면
같이 살 곳을 알아보자

 

잘 지내
양톈후

 

1947년 6월

 

6월?

 

4개월 전이잖아

 

국민당이
연패하고 있는데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마지막 말이네

 

함부로 말하지 마요

 

군인들은 전부
바람둥이라지만

 

난 알아요

 

그이는 진정
날 사랑해요

 

우리의 미래를
믿고만 있으면

 

이런 삶도
견딜만해요

 

그이가 희망을
주거든요

 

위전

 

우리 일에선

 

당분간은
순진해도 괜찮지만

 

낭만이 배를
채워주진 않아

 

우린 살고 싶다!

 

조용히 좀 해봐

 

우린 살고 싶다!
먹고 살게 해달라!

 

들어봐요

 

좀 들어봐요!

 

여러분

 

상하이 시청에서

 

전기 아끼라고
닫으라는 걸 어떡해요

 

우리도 방법이 없어요

 

통금이 끝나면...

 

우린 어쩌라고요?

 

먹일 가족이
여덟이나 되는데

 

그럼 매춘이라도
하란 소리예요?

 

자매들
인권을 보장하라!

 

인권을 보장하라!

 

인권을 보장하라!

 

인권을 보장하라!

 

괜찮아?

 

 

일어나

 

도망쳐

 

어디 안 다쳤어?

 

괜찮아요

 

출근 첫날인데
춤추긴 글렀네

 

아무도 안 볼 때
빨리 도망쳐

 

어쩌려고요?

 

걱정 마

 

내 앞가림은 해

 

조심해요

 

끌고 가!

 

조용히 해요

 

본인의 건강은
본인에게 달린 겁니다

 

천식이 있으신데도
담배를 피우시고

 

약 이리 주세요

 

물 많이 드세요

 

- 감사합니다
- 고마워요

 

조심하세요

 

선생님 그림 봤어요

 

1942년에 그린 그림

 

어디서요?

 

보는 눈이 많네요

 

근처에 등대가
하나 있어요

 

거기서 보죠

 

기다리게...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어느 쪽이
북서쪽이에요?

 

이쪽으로 오세요

 

이게 북서쪽에서
오는 바람이에요

 

중원 북부에서
불어온다고들 하죠

 

이팡

 

돌아오겠다고 했잖아요

 

부디 무사히
돌아와줘요

 

여기 자주 오세요?

 

친구와 자주 왔었죠

 

여기 같이 서서

 

바다를 보곤 했어요

 

그 친구 분이
마사코예요?

 

제 그림을
봤다고 하셨죠?

 

억새풀 사이에서
피아노 치는 여자 그림

 

어디서 보셨어요?

 

그분이 피아노 치던
방에서요

 

그림에 선생님 성함이
적혀 있더군요

 

그림 뒷면에
공책이 있었어요

 

선생님에게 남긴
물건 같아요

 

미완성곡도 남겼는데
정말 맘에 들어요

 

이 곡조 기억하세요?

 

정말 아름다워요
사랑하는 이를 위한 곡

 

그런 면에선
저와 많이 닮았어요

 

남편을 위한 곡을
쓰려고 노력하는데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어요

 

그분의 곡조로
시작하고 싶어요

 

나머지는
제가 완성하고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우리 둘에게
필요한 노래예요

 

어떤 분인지
얘기해 주세요

 

그분의 감정을 알면
더 잘될 거예요

 

죄송합니다

 

제 기억 속엔
전쟁과 죽음뿐

 

다른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생각날 거예요

 

아름다운 추억은
되살아나는 법이니까

 

"그 사람을 만난 후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 전엔
아무 생각도 없었다"

 

오늘 낮에는
그림 대회가 있었다

 

나는 우리 학교
대표로 나갔다

 

그 사람은 내 눈을
그리고 싶어했지만

 

용기가 없었다고 한다

 

내 눈을 제대로
보지도 못 하길래

 

장난을 조금 쳤더니

 

곧장 고개를 숙이고
다른 걸 그렸다

 

우리의 첫만남은
조금 어색했다

 

썩 괜찮군

 

축하한다

 

그 사람은
또 2등을 했다

 

안쓰러웠다

 

아무리 잘 그려도

 

1등은 항상
일본 학생 차지였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축하해줬더니

 

그 사람은 날 보며
수줍게 웃었다

 

한마디도 못 하고

 

나중에 들었지만

 

나처럼 심장이
엄청 빨리 뛰었단다

 

그 사람의
박자 감각은

 

조금 독특하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속마음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 사람의 아버지가
결핵으로 돌아가시면서

 

가난만을 남기셨지만

 

아무리 생활이 힘들어도

 

그 사람의 어머니는

 

친지들에게
돈을 빌리지 않으시고

 

우리집에
피아노를 파셨다

 

결혼할 때
가져오신 피아노를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나는 잘 안다

 

상태가 정말 좋구나

 

어머님께서
많이 아끼셨나보네

 

걱정하지 마
우리도 아껴줄게

 

 

감사합니다

 

- 고맙구나
- 감사합니다

 

마사코는 열이 있어서
누워서 쉬고 있어

 

- 차라도 마시고 갈래?
- 괜찮습니다

 

그만 가보겠습니다

 

쿤 오빠

 

괜찮아?
열 있다면서

 

그 날 드디어
내게 입을 맞췄다

 

우리의
첫 입맞춤이었다

 

내 심장은
두근두근거렸다

 

왜냐하면

 

어떤 운명이 기다릴지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일본놈들한테
잘할 거 없어요

 

결국 손해는
우리가 보잖아

 

그러게요
우리만 손해지

 

쿤이가 딱해요

 

- 애가 착해가지고
- 맞아요

 

일본 계집의 덫에
빠지는 거라니까

 

근데 결혼하면
일본에서 사나?

 

그래도 며느리가
말은 통해야지

 

상관 말고
가서 일이나 해요

 

이 사연들이
도움이 됐으면 해요

 

고마워요

 

얘기 들려줘서

 

안녕히 가세요

 

가을 억새

 

겨우 두 개?

 

대충 먹어

 

형제들!

 

조금만 버티자

 

날씨만 개면

 

공군이 물자를
보급해 줄 거다

 

조금만 버티자

 

윈펀

 

눈이 며칠째
내리고 있어

 

부대는 작은 마을에
갇혀 있고

 

보급도 끊겼어

 

상부에선
명령도 없고

 

이렇게 가다간

 

병사들 사기도
무너질 거야

 

위 소저

 

같이 사진 찍었던
퉁다칭이에요

 

전 배움이 짧아서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이렇게 말할게요

 

그날 국수집에서
젓가락을 닦아줬을 때

 

통신대장

 

군단장님!

 

감사합니다

 

힘들어도 버텨야지

 

라디오가 고장났는데
고쳐줄 수 있나?

 

걱정 마십시오!

 

군단장님

 

고맙다

 

저...

 

땜질만 했습니다

 

앉아

 

- 군생활 얼마나 했지?
- 보고 드립니다!

 

6년 됐습니다

 

보직은?

 

공병대에도 있었고
지금은 통신대장입니다

 

결혼했나?

 

 

가족사진 있나?

 

애들은?

 

아내 품에 있잖습니까
고향에 있습니다

 

그건 나보다 선배군

 

내 아내는
최근에 임신해서

 

대만에 있네

 

고향에서 처자식이
기다리고 있다니

 

정말 행운아군

 

군단장님

 

남의 아내와
헷갈리면 안 되지

 

와봐

 

내가 그린 집이야

 

작은 정원이 있는
조용한 집

 

어떤가?

 

좋긴 한데 잔디밭이
왜 이리 넓죠?

 

아내가 맨발로
춤추는 걸 좋아해

 

잔디에서 춤추는 아내를
상상하면 참 좋아

 

거리낌 없고
자연스럽고

 

좀 짓궂기도 하지

 

자네 아내는?

 

저는 열심히 복무하고

 

전쟁 끝나면
땅을 좀 받아서

 

가족들 먹이고 입히면
더는 욕심 없습니다

 

가족들도 자넬
자랑스러워할 거야

 

최선을 다하게

 

물론입니다

 

간호사!

 

간호사!

 

우리 가족은...

 

진정하세요

 

면회 온 지
3일이나 됐는데

 

걱정 마세요
다시 올 거예요

 

저번에 왔을 땐

 

며칠째 굶었다고...

 

제가 도와드릴 건
없을까요?

 

이 반지를
아내에게 전해줘요

 

전당포에 맡기라고

 

며칠 먹을 음식은
살 거예요

 

지나갈게요

 

받아요

 

돈 줘야지!

 

조금만 주세요

 

조금만 나눠주세요

 

그만 따라와!

 

줄 사람 있어

 

그만 따라와!

 

아우야

 

괜찮아?

 

어떻게 된 거야?

 

아우야!

 

톈통루 58롱이
어디예요?

 

쭉 가세요

 

- 류 씨 집이 어디죠?
- 어느 류 씨?

 

군인이요

 

저쪽일걸요

 

군인 류 씨
집이 어디죠?

 

류 씨 댁인가요?

 

 

이틀 전에
쥐약을 먹었어

 

사인은 폐감염
오후 2시 8분 사망

 

기록해

 

머리 좀 잘라주세요

 

여기 앉으세요

 

어떻게 해드릴까요?

 

저분처럼요

 

네, 그러죠

 

뭐라고 했어?

 

나랑 똑같이
하고 싶다고?

 

보자보자 하니까

 

당신이 뭔데?

 

창녀 주제에

 

그만해요

 

이 건물엔
단정한 사람들뿐인데

 

집세 몇푼 받겠다고
저런 걸 들여?

 

그만 좀 하세요

 

뭐야?
뭔데 노려봐?

 

내 말이 틀려?

 

진정하세요

 

내 얼굴을 봐서라도

 

- 더러운 년
- 제발 진정하세요

 

누굴 노려봐?

 

저년 닿은 가위로
건드리지 마요

 

안녕히 가세요

 

화내지 마시고

 

위 소저
그런 머리 모양은

 

이렇게 머리 작은
분들이 어울리죠

 

훨씬 잘 어울려요

 

잠깐 기다리세요

 

옛 전술이 최고지

 

맹렬하게 공격하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서로서로 돕는다

 

네, 군단장님!

 

서두르세요
질서들 지키고!

 

마을 주민들이
식량을 가져왔습니다

 

주민들을 보호하라

 

알겠습니다!

 

동지들
음식 가져왔어요

 

감사합니다

 

계속 가요

 

지도전을
전개하자 했을 때

 

우리가 손이 부족하고
시간도 없다 걱정했지?

 

아직도 걱정되나?

 

천천히

 

이 정도면
모두가 먹을 것이다

 

여긴 제가 잘 알아요
우리집이 근처거든요

 

거기까지 진군하면
식사 대접할게요

 

먹는 얘긴 그만하고
넌 왜 입대했지?

 

저요?

 

자원했어요

 

밭일도 힘들고
군인 되고 싶어서

 

대장은요?

 

나?

 

어려서부터
글을 배우고 싶었는데

 

집이 가난해서
학교를 못 갔지

 

그러다 군대 오니까
글을 가르쳐주고

 

말 타기도
가르쳐주고

 

다리 놓는 법
통신 기술

 

그리고...

 

사격도 가르쳐주더군

 

잡았어요!

 

고기다!

 

잠깐!

 

소금

 

조심

 

빨리

 

빨리

 

빨리 빨리!

 

다음에 봐

 

다음에 봐

 

잘 가

 

얼단

 

우리 엄마한테
안부 전해달랬어요

 

참 수완도 좋다

 

입이나 닦아
돌아가면 조용히 하고

 

저 바보 아니에요

 

두 배로 내세요

 

두 번 했으면
더 줘야지

 

이거 놔!

 

누굴 등쳐먹으려고

 

못된 년!

 

돈에 환장해가지고

 

몸 파는 년이

 

두 배 같은
소리하네

 

얼굴이 반반해서
따라올라 왔더니

 

더러운 년

 

기분만 더럽게

 

우리 때문에 깨셨죠?

 

죄송해요

 

먼 친척인데
돈 문제로 싸우다가

 

병원에서 만든
만두인데

 

맛있어요

 

가져다 드세요

 

고마워요

 

주무세요

 

국민당 형제들이여

 

무의미한 피를
흘리지 마십시오

 

국민당은 쉬저우의
학생들과 민간인들을

 

강제 징집했지만

 

이들은 군인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장교들도
전의를 잃었고

 

총 34개 사단이
궤멸되었습니다

 

이쪽엔 따뜻한 죽이
준비돼 있습니다

 

전향자의 안전은
보장하겠습니다

 

오늘 무기를 버리면
내일 집으로 돌아갑니다

 

국민당 형제들이여

 

고향이 그리우실 테니
노래 한곡 띄우겠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곡입니다

 

군단장님

 

더는 못 참겠습니다

 

군단장님!

 

일어나!
일어나라!

 

전부 일어나!

 

일어나라!

 

군단장님

 

차라리 전장에서
죽고 싶습니다

 

이렇게 굶어죽느니

 

무릇 병사라면

 

굶어죽든 싸우다 죽든
다를 바가 없다!

 

두려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머리 위의
하늘은 똑같다!

 

저쪽에도 똑같이
눈이 내리고 있다

 

왜 우리만
못 참는 것이냐!

 

모두 일어나라!

 

전방을 경계해라!

 

돌아와!

 

멈춰!

 

사격중지!

 

누가 쏘라고 했나!

 

군단장님, 그래도...

 

가겠다면
가라고 해라

 

108사단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

 

통신대장에게
통신선 점검시키고

 

연결되는 즉시
보고하도록

 

네!

 

108, 108

 

응답하라

 

나가봐라

 

이팡

 

오랜만이군

 

즈칭

 

오래 전에
전역한 줄 알았는데

 

사람 일이란 게
어디 뜻대로 되나

 

군단장이 돼서도
전선에서 지휘하는군

 

역시 자네다워

 

그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아직 술 한잔
같이 못 했군

 

 

같이 일본군과
싸울 땐

 

아무리 고달파도
주민들 덕에 버텼지

 

식량과 물을 주고
지뢰도 심어 주고

 

우리 편이었으니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이 공식적으로

 

국민당 지원을
중단하겠다 밝혔네

 

유일한 우방마저
전세를 따른 거지

 

이팡

 

자네들 병력은

 

세 갈래로
분산돼 있네

 

승산이 없어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자네와 참모들을
설득해서

 

무모한 희생을
막고 싶네

 

난 정치는 모르네

 

그저 군인일 뿐이니

 

군인의 본분을
지킬 뿐이지

 

투항하느니
전장에서 죽겠네

 

탈영을 생각하는
병사들도 있지만

 

한 명의 병사라도
남겠다 한다면

 

나도 끝까지
지휘할 것이네

 

이팡

 

몸조심하게

 

살펴가게

 

아군입니다

 

12군 통신대장
퉁다칭입니다

 

지휘부에서 교신이
어렵다고 하여

 

통신선을
점검하러 왔습니다

 

통신선은 괜찮다
돌아가라

 

그래도...

 

잘 들어라

 

이제 108사단은

 

12군의 명령을
받지 않는다

 

너도 굳이 돌아가서
목숨 걸 필요 없다

 

자네 부대에 보고하면
우리도 문제가 커진다

 

우리도
바보는 아닙니다

 

걱정 마십시오
입다물겠습니다

 

복귀는 해야겠습니다

 

안 가면 군단장님이
의심하실 거고

 

그럼 문제가 커지겠죠

 

복귀해서 통신선엔
이상 없다 하겠습니다

 

높은 분들이나
전쟁하려고 하지

 

우리 같은 졸병들이야
몸 사려야죠

 

다들 몸조심하고

 

나중에 봅시다

 

몸조심들 하시고

 

천천히 가

 

돌격대 동지들!

 

동지들의 임무는

 

명예롭고도
힘든 임무이며

 

이 전쟁의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비워라!

 

나를 희생하여
뜻을 이룬다

 

보고 안 하기로
했잖아요

 

이대로 버텼다간
군단장님이 죽어

 

보고는
절대로 안 돼요

 

뭐 하는 거야?

 

통신선 건드린 게
너였어?

 

매일 네가
점검했잖아

 

너 한참 전부터
내통했던 거지?

 

통신선 점검 갔다가
마주친 것뿐이에요

 

투항하란 얘기엔
코웃음 쳤는데

 

우리 엄마가 만든
만두를 가져왔었어요

 

대장님과 나눠먹으려고
남겨뒀단 말이에요

 

보세요

 

너희 가족들이랑
무슨 관계인데?

 

우리 집안은
대대로 가난해서

 

무시만 당하고
살았어요

 

근데 이 사람들은
달라요

 

우리 집 앞을
지나갈 때

 

그렇게 피곤하고
배고프면서도

 

주민들 집엔
손도 안 댔어요

 

엄마도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도

 

좋은 사람들이에요

 

그렇구나

 

 

형제를
죽일 순 없어요

 

이러지 마세요

 

형제...

 

듣기 좋네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안 볼 테니까

 

방아쇠만 당기면 돼

 

이러지 마세요

 

최종 명령이
하달됐다

 

후퇴는 없다

 

사령부에서 포위망을
돌파하라 하신다

 

우린 생사를 함께했다

 

제군들은
최선을 다했다

 

고맙게 생각한다

 

군단장의 명이다

 

즉시 해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라

 

군단장님

 

저희도 남아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일어나!

 

군단장님

 

왜 이리
오래 걸렸나?

 

어떻게 됐나?

 

제게 처벌을
내려주십시오

 

왜?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인가

 

소리만 큰 거야
자기 위치 사수해!

 

전원 위치 사수하고

 

후방을 주의해라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른다

 

알겠습니다!

 

108사단에서
지원이 오면

 

아직 돌파할
가능성은 있다

 

돌격!

 

포격!

 

108사단에 연락해서
현재 위치 파악해!

 

군단장님
108사단은

 

공산당에
투항했습니다

 

뭐?

 

그런 정보를 숨겨?

 

군법에
따르겠습니다

 

총을 들고
네 몸을 지켜라

 

죽어라!

 

군단장님!

 

괜찮나?

 

군단장님

 

괜찮습니다

 

그만둬라

 

살아서 도망칠 수
있었는데

 

왜 다시 돌아와서
처벌해 달라 했지?

 

아군이 투항한 걸
알면서도

 

즉시 보고하지
못 했으니까요

 

그리고

 

배급을 더 받으려고
아내 얘기도 속였습니다

 

아직 장가도
못 갔습니다

 

이렇게
정직하지 못한 놈을

 

많이도
믿어 주셨습니다

 

나도 정직하지
못했다

 

내 아내에게

 

무사히 돌아올 거라
약속했지

 

아내도
날 믿어줬다

 

너에게 마지막으로
임무를 주겠다

 

반드시 내 아내에게
전해줘야 한다

 

가라

 

군단장님은 어쩌시게요?

 

이대로 갈 순 없다

 

두고 온 게
있어서

 

윈펀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평온해져

 

매일같이
죽음을 마주하면서도

 

떠올릴 사람이
남아있다는 게

 

내 가장 큰
행복이었어

 

약속을 지키지 못 한
날 용서해줘

 

머릿속에
그림이 하나 있어

 

꽃으로 둘러싸인

 

넓은 잔디밭에서

 

당신은 맨발로

 

우리 아이와 함께

 

춤을 추고 있어

 

뛰고

 

웃으며

 

밝고 따스한
햇살 속에서...

 

1949년 1월 10일, 화동지역
55일간의 전투와

 

30일간의 포위전 끝에
국민당 혁명군 55개 사단의

 

555,000명이 전사했다

 

1949년 1월 27일

 

천여 명의 승객이
태평륜호에 승선했으며

 

위전, 옌쩌쿤, 퉁다칭
저우중딩과 피터도 승선했다

 

태평륜호는 음력 12월 30일
지룽을 향해 출항했다

 

그리고 어느날 밤 자정 15분 전
화물선과 충돌하여 침몰했다

 

2부로 이어집니다

 

오우삼 감독 작품

 

프로듀서 테렌스 창

 

각본 왕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