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dro Costa - (2014) Horse Money

호스 머니 (2014)
HORSE MONEY

 

자막: 박규재 (17.08.06)

 

벤투라, 코담배 가진 것 좀 있어?

 

여기 담배를 못 갖고 오게 하더라고

 

삼촌...

 

여기 음식 구려, 싱거워

 

벤투라, 여권 잊지마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도 몰라

 

난 네가 프랑스의 니스로
이민간 줄 알았어

 

그 군인들한테 호되게 맞았다며

 

날 좋아할 사람은 없지

 

구국군도 아니었어

 

우린 삶도 죽음도 같이 할 거 잖아

 

난 죽음이 두렵지 않아...

 

우린 우리 몫을 다 하고 죽을 거니까

 

그 자식 기억나?

 

델가두

 

그 타자수말이야

 

잠부잘에 좋은 집을 얻었대

 

가족들이랑 같이 사는데

 

어느 날, 그 자식이 저녁을 다 먹고나서

 

아들을 침대에 누이고

 

같이 잠 자려고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집에 불이 난거야

 

그 날 뒤로는 말을 잃었어

 

벤빈두,

 

네 조카 벤빈두가

 

간질 발작 때문에 힘들어해

 

그 애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데,

 

머리 위에 대들보 하나가 떨어져서,
3층 높이에서 추락했대

 

그 아이랑 같이 일 하던 친구까지

 

그 친구는 승강기통
바닥에 죽어있었고

 

렌투

 

포장 인부만큼 돈을 벌어야해서
마약을 팔았었지

 

그 사장이 걔를 참 아꼈어

 

마약 중독자는 제 때 돈을 주니까

 

언젠가 그 애가 경찰을 칼로 찔렀는데

 

결국 역까지 수갑을 차고 끌려갔어

 

지금은 신경 안정을 위해서
매일 주사를 놓아야해

 

영원히

 

그 군인들이 너에게 무슨 짓을 했는데?

 

아무것도

 

삶은 계속 버거울 거다

 

우린 계속 3층 높이에서 추락하고

 

계속 기계들에게 몸이 잘릴 거야

 

머리도 폐도 계속 아플거야

 

우린 불타버리고...

 

미쳐갈 거야...

 

벽에 난 곰팡이 같은 삶을 살거야

 

이런식으로 살다가 죽을 거라고...

 

이게 우리의 고질병이야

 

애초에 네가 날 칼로 찔러
죽이지만 않았어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벤투라, 조세 타바레스 보르제스

 

누가 여기로 모시고
오셨는지 아시나요?

 

*MFA가 데려왔어요, 혁명군이요
*Movimento das Forsas Armadas

 

본인이 원해서 오신겁니까?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나요?

 

앞으로 또 생길 겁니다, 확신해요

 

무슨 일인지 설명해주시겠어요?

 

전부 벽에 난 곰팡이 때문이에요

 

현재 사시는 곳이 어디죠?

 

폰타이냐스에 있는 판잣집이요

 

잠은 잘 주무시나요?

 

한밤중에 자다 깨신 적은 있나요?

 

큰 검은 새가

 

지붕 위에 나타나서...

 

태어난 곳은 어디죠?

 

카보베르데의 샹 두 몬테요

 

나이는요?

 

19살이요

 

어디서 어쩌다 길을 잃으셨죠?

 

폰타이냐스에서요...

 

지금 하시는 일이 있으신가요?

 

벽돌공이었는데 지금은 관뒀어요

 

기혼이신가요? 슬하에 자녀는요?

 

제가 누군지 아시나요?

 

지금 여기가 어딘지 아세요?

 

전 병원을 많이 알아요...

 

미구엘 봄바르다 요양소

 

줄리우 드 마토스 정신과

 

산타마리아랑 아마도라에 있는 병원도

 

지금은 무슨 계절이죠?

 

봄이요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되죠?

 

1975년 3월 11일

 

지금 대통령이 누군지 아시나요?

 

스피놀라 장군일걸요...

 

학교는 다니셨나요?

 

읽고 쓰실 줄은 아시나요?

 

어떤 남자가 우는 소리가 들려요

 

복용 중인 약이 있으신가요?

 

수전증이 있어요,
비계에서 떨어진 적이 있어서요...

 

가족 중에 신경 관련 질병을
앓고 계신 분이 있나요?

 

혹시 본인이 어떤 질병을
갖고 계신지 알고 계신가요?

 

알고있어요

 

자수해

 

피게이라 다스 나우스의 비탈리아?

 

샹 두 몬테의 벤투라?

 

어디 아파서 온 거야?

 

그냥 잠깐 들른거야

 

2013년 6월 23일에

 

동생이 내게 보여준 기사를 보고
심장이 멎을 뻔 했어

 

난 바로 아소마다로 달려가서

 

비자랑 여권을 챙겼어

 

너무 당황스러워서 앞이 깜깜했어

 

나 자신조차도 알아보지
못 할 정도였거든

 

내 얼굴은 완전 엉망이었고

 

여권에 들어갈 사진조차
못 찍을 정도였어

 

눈이 멀고 온몸이 마비가 된 것 같았지

 

비행기를 타려고 프라이아에 갔고,

 

그날 밤 비행기에서 거의 죽을 뻔했어

 

경찰이 날 비행기 계단까지 데려갔고

 

승무원이 날 부축해서
좌석까지 같이 가줬어

 

열 때문에 몸이 불덩이 같아서

 

그분이 날 자리에 앉히고
큰 알약 두 정을 줬어

 

그때 잠옷 차림이었어서
옷도 벗겨 줬어

 

내 옆자리였던 필로메나 씨가

 

화장실 가는 것도 도와줬는데

 

소변이 나오지 않아서

 

다시 자리에 돌아갔어

 

근데 그제야 소변이 마려워서

 

그 분이 다시 도와줬어

 

소변이 계속 나와서...

 

성인용 기저귀도 찾아주셨어

 

나는 불덩이 같은 몸으로
포르투갈에 도착했고

 

땀에 흠뻑 젖어서

 

얼어있었어

 

그게 6월 30일이야

 

2013년

 

남편의 장례식은 3일 일찍 치렀고

 

비탈리나, 네 남편은 나랑 같이 있잖아

 

나랑 똑같이

 

신경 질환이 있고

 

몸은 앙상하지만 살아는 있어

 

벤투라, 넌 지금 파멸의 길에 있어

 

오늘 하루 종일 뭘 했어?

 

벽에 대고 말을 했어

 

너 지금 떨고있어

 

고질병이야

 

그만 떨어

 

매일 약을 먹어서 그래

 

포기하지마

 

줄미라는 어떻게 됐어?

 

진작 그 사람 비행기 표 살 돈을 모았어

 

네 손가락은 여전히 길고 가늘구나...

 

튼튼하고 하얀 손톱도...

 

아름다워...

 

내 손가락은 마비됐어

 

그날 충격 때문에...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결혼반지를
끊어야 한다고 했어

 

그래서 끊었지

 

그게 바닥에 떨어졌는데
찾지를 못 했어

 

네 결혼 반지는?

 

철모를 쓴 남자가 훔쳐 갔어...

 

비탈리나, 그 자식이
당뇨이긴 해도 살아는 있어

 

산타카타리나 공증의

 

제 1조

 

혼인 사항은

 

남편분의 사망으로
파경을 맞았습니다

 

줄미라한테 웨딩드레스 전부 사줬어?

 

 

속옷도 사줬고?

 

 

면사포랑 드레스도?

 

모자랑...

 

신발도?

 

사줬어

 

결혼반지랑 반지쿠션도?

 

레몬 꽃 달린 거로 해줬어

 

오면서 샹 두 몬테에 있는 우리집 봤어?

 

봤어

 

철거됐었어

 

기둥 하나 안 남아 있었어

 

닭이랑 돼지들은?

 

- 염소들은?
- 도망갔어

 

내 당나귀도?

 

죽었어

 

내 말도?

 

독수리한테 갈기갈기 찢겼어

 

기분이 좀 나아졌어요

 

카보베르데 공화국의

 

대사관에서 보냅니다

 

친애하는 귀하

 

금년 6월 23일에 발생한

 

조아킴 드 브리투 바렐라 씨의

 

사망 소식을 전합니다

 

장례식을 진행을 맡을

 

다마이아 상조 유한회사를

 

알려드립니다

 

아내분의 도착 때까지

 

식이 보류되고 있었습니다

 

이로써...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포르투갈 대사관에서

 

비자를 보유하고 있고,

 

카보베르데에 거주중이신

 

비탈리나 타바레스 바렐라씨에게

 

아내분께서

 

장례식에 참석하실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다마이아 상조 유한회사에서

 

조아킴 드 브리투 바렐라 씨의

 

장례식을 진행합니다

 

6월 27일 목요일
식이 진행됩니다

 

장소는
아마도라 공동묘지입니다

 

3시에 시작합니다

 

사망신고서 171번

 

이름: 조아킴 드 브리투 바렐라

 

성별: 남성

 

나이: 56세

 

기혼여부:

 

비탈리나 타바레스 바렐라와 혼인

 

출생지: 산타카타리나, 카보베르데

 

최근주소지: 산타필로메나 거리

 

20 A번지, 코바 다 무라

 

부라카, 아마도라

 

사망시각:

 

오후 9시 정각

 

2013년 6월 23일

 

사인:

 

아마도라 공동묘지에 안장중

 

2013년 8월 14일

 

사인은...

 

산타카타리나 공증의

 

출생신고서 1108번

 

이름: 조아킴 드 브리투 바렐라

 

남아

 

출생시간:

 

0시 정각

 

1957년 1월 10일

 

산타카타리나 공증의

 

출생신고서

 

850번

 

1960년 8월 6일

 

오후 4시 출생

 

6월 20일

 

1960년

 

출생지:

 

피게이라 다스 나우스

 

산타카타리나의 교구 지역

 

여아

 

이름: 비탈리나 타바레스 바렐라

 

24세 벽돌공

 

제르바지우 다 실바 바렐라와

 

17세 주부

 

마리아 멘데스 타바레스의

 

법적인 딸

 

1960년 8월 6일

 

산타카타리나 공증의

 

10시 30분

 

12월 14일

 

1982년

 

공증 아래

 

신랑

 

조아킴 드 브리투 바렐라

 

25세

 

벽돌공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거주중

 

그리고 신부,

 

비탈리나 타바레스 바렐라

 

22세

 

주부

 

피게이라 다스 나우스에 거주중

 

동의된 두 시민은

 

축복을 받으며

 

공증인에게 부여된 권한으로

 

조아킴과 비탈리나를

 

신랑과 신부로 맞이합니다

 

기분이 어때 벤투라?

 

한결 나아졌어

 

근데 네가 의사야 뭐야?

 

쫙 빼입고 왔네, 멋져

 

내가 십 대 였을 때를
봤어야 하는데

 

자랑하고 싶은 거구나

 

프릴달린 셔츠랑

 

수 놓은 슬랙스

 

높은 굽있는 부츠

 

검은 주머니 안의 면도칼도

 

난 건설 현장의 막사를 떠나서

 

지하철을 타고

 

시내에서 내려서

 

에스트렐라 공원에서 산책을 했어

 

따뜻한 일요일이었어

 

나랑 내 형제들이
와인 5병을 들고와서는

 

모두 마셔버렸어

 

난 목이 말라서
분수에 있는 물을 마셨어

 

그 이가 웃으면서
내게 오는 걸 봤고

 

나팔바지를

 

입고있었어

 

주머니엔 여권이 있었고

 

그 이의 생일에 내가 사준

 

빨간 셔츠를 입고 있었어

 

그 날은 그가 쉬는 날이었고

 

J. 빌더 밑에서 일했는데

 

나도 그 사람 밑에서 일했어

 

너도 어떤지 알잖아 벤투라

 

카포베르데에서 사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맞아

 

백인놈들이 우리에게 채찍질을 하지

 

난 고개를 떨궜지...

 

그 놈이 면도칼로 날 공격했어

 

내 이마를 벴어

 

그래서 난 칼로 그 놈 팔을 그었지

 

그 때 거기서 마비가 된거야

 

도끼로 그 놈을 찍어 죽이려고 했는데

 

형들이 날 말렸어

 

군인들이 날 데려가서는

 

지프차에 던져놓고

 

병원으로 데려갔어

 

너 전부 봤구나...

 

넌 여전히 살아있어

 

여전히 숨쉬고

 

바닥에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하지만 아무도 면도칼은 보지 못했어

 

벤투라, 네가 네 삶을 망친거야

 

내 삶도

 

그 자식은 안 죽었어

 

그건 내가 너에게 준 재앙이야

 

93 바늘이나 꿰맸어

 

넌 맨발로 죽진 않을 거야

 

48번 고정했어

 

날 풀어줘

 

줄미라한테 편지를 써야돼

 

날 무척이나 걱정할거야

 

네가 날 은퇴하게 만들었잖아

 

내 아내는 어떻게 먹여살려?

 

비탈리나!

 

알토 쿠텔로에는
이제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네

 

뿌리도 마르고
물이 닿지가 않는다네

 

물은 닿지 않는 곳에만 흐른다네

 

여자는 일주일이 넘게
불이 나오길 기다린다네

 

아이들은 길가에 나앉고
일자리는 없다네

 

남편은 리스본으로 떠났다네

 

돈을 벌러 갔다네

 

리스본으로 떠났고
땅은 팔았다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일을 한다네

 

조선소, 공장, 건설현장에서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돈은 조금 받는다네

 

빛도 안들어 오는
판잣집에서 산다네

 

백인 형제에게 속았다네

 

꾐에 넘어가 착취당한다네

 

언젠간 집에 돌아갈거라네

 

우리는 물을 찾을 거라네

 

힘껏 팔을 뻗어서

 

오 내 양심이여

 

나도 일을 하는 사람이라네

 

난 땅도 있고, 힘도 있다네

 

언덕 위에 열매가 있다네

 

아이들이 달린다

 

항구에 배가 들어온다네

 

아이들이 달린다

 

항구에 배가 들어온다네

 

우리의 땅에

 

돌아와 벤투라!

 

"아마데우 과덴시우 건설"

 

여보세요?

 

시젤라씨?

 

조세 타바레스 보르제스에요

 

잘 지내요?

 

에르네스투 소장님 좀
바꿔주실 수 있나요?

 

여보세요?

 

경영진인가요?

 

벤빈두?

 

우리 벤빈두?

 

퇴원했니?

 

괜찮아졌어?

 

삼촌...

 

월급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 여기서 얼마나 기다리고 있던거야?
- 20년 넘게

 

- 코헤이아는?
- 새로운 삶을 살겠대

 

아를린두는?

 

아내랑 아이 데리고 갔어

 

해외로 떠났대

 

네 형은?

 

우리 형도 여기서

 

월급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어

 

제르마노는?

 

제르마노 그 불쌍한 놈은

 

기계에 찢겨 죽었어

 

온갖 장기가...

 

바닥에 흩뿌려져서는...

 

모자랑 재킷은 아직 락커에 있어

 

그 놈들이 널 자른거야?

 

아니 잘린 건 아니야

 

내가 간질 발작을 해서

 

앰뷸런스가 와서

 

병원으로 데려갔어

 

나는 3개월 동안 혼수상태였고

 

다시 돌아왔을 땐

 

여기 모든 게 난장판이 되어있었어

 

사장이 돈이랑 기계를 들고 튀었대

 

회사는 파산했고

 

나는 말 처럼 비명을 지른다네

 

오, 저 아름다운 처녀들

 

선생님, 전 어디가 아픈거죠?

 

몹시 굶주렸는데 먹지도 못해요

 

몹시 목마른데 마시지도 못해요

 

몹시 졸린데 잠들지도 못해요

 

아샤다 상 프랑시스쿠가 그리워요

 

아샤다 벨라 쿠사가 그리워요

 

페페 로피 동지가 그리워요

 

- 아니야 삼촌!
- 난 이렇게 외웠는데!

 

원래는 이렇게 부르는 거야

 

페피 로피

 

아샤다 페피 로피

 

틀렸어, 페피 로피 동지라고 불러야 돼!

 

페피 로피 동지!

 

아샤다 페피 로피!

 

나는 말 처럼 비명을 지른다네

 

오, 저 아름다운 처녀들

 

선생님, 전 어디가 아픈거죠?

 

아샤다 상 프랑시스쿠가 그리워요

 

몹시 굶주렸는데 먹지도 못해요

 

몹시 목마른데 마시지도 못해요

 

몹시 졸린데 잠들지도 못해요

 

에르네스투 소장님?

 

앉아도 될까요?

 

그냥 서 있을게요

 

항상 사무실에선 서 있었잖아요

 

그냥 앉는 게 낫겠어요

 

제 임금을 4천에서 3천으로
삭감하시겠다고요?

 

제가 아직 어리다고요?

 

제가 열일곱밖에 안됐다고요?

 

전 19년하고도 3개월이나
더 살았다고요!

 

소장님, 벽돌을 좀 구입하고 싶은데요
제 집을 지으려고요

 

8백 장이요

 

한 달에 천씩 보낼 수 있어요

 

8개월 동안 8천이요

 

시멘트도 8자루 필요해요

 

고마워요 다음 달에 뵙시다

 

여기서 뭐해?

 

죽은 남편의 연금을 받으려고

 

네 남편한테 온 편지야

 

- 태양을 피하고 싶어
- 여기에 태양은 없어

 

- 날 그늘로 보내줘
- 여기가 그늘이야

 

- 사람들이랑 같이 있어?
- 혁명군 만세!

 

같이 있냐고, 벤투라

 

- 혁명군 만세!
- 사람들이랑 같이 있어?

 

- 뭉치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
- 넌 항상 사람들 편이야

 

널 마지막으로 본 게
30년 전이지 아마

 

서른일곱일 때였나...

 

네가 병을 앓고 있다고 들었어

 

더 좋은 의사에게 진찰받고 있잖아

 

- 더 좋은 의사?
- 그래, 더 좋은 의사

 

이제 네 차례야

 

절름발이 간호사가 매일 밤
내게 주사를 놓아

 

그러면 검은색 변을 눠

 

의무실에 갔을 때 기억나?

 

"안녕하세요, 벤투라씨"

 

"안녕하세요, 간호사씨"

 

- 면도랑 목욕은 누가 시켜줬냐?
- 네 뒤도 못 닦냐? 이 멍청아

 

- 고맙다고 하지는 못할망정!
- 지린내 나는 주제에!

 

그리고 복도에서 밤새 소리 질렀지?

 

"엄마괴물이다!"

 

나 좀 내버려둬!

 

너에게 인사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혔어

 

네가 온다는 걸 들었을 때,
오장 육부가 뒤틀리는 것 같았어

 

넌 참 좋은 친구인데

 

- 곧 싸우기 시작했고
- 그때 건강한 편은 아니었어

 

더 이상 시멘트 자루를
나를 수도 없었어

 

어디가 아팠는데?

 

- 온 몸 구석구석
- 몸이 아픈거면 나는 도울 수 있는 게 없어

 

네가 했던 기도 기억나?

 

성모 마리아의 아들,
나사렛의 우리 주님

 

처녀의 젖을 맛 보시고

 

근데 그 짐승의 총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 파산하신 총리님!
- 사탄을 숭배하는 게냐?!

 

용맹하신 성 안토니오님!

 

아브라함의 검을 갖고...

 

- 루시퍼님!
- 사탄이야!

 

농담하는 거 아냐, 벤투라

 

이건 혁명이야

 

내가 여기 38년 동안 갇혀있던 걸
좋아했을 거라고 생각해?

 

차라리 농장에서 포도를 따거나

 

하나님께 미사드리는 걸 돕겠어

 

우리한테 맞는 일은 아니잖아

 

벤투라, 기억나?

 

우리가 막사에서 너무
느지막이 나와서

 

막사에 우리 말곤 아무도 없었잖아

 

눈을 감은 채로 밤새 행군했고

 

우리가 눈을 떴을 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잖아

 

정권을 뒤집는 거 말고는

 

거리에서 우릴 응원하는
사람들 못 봤어?

 

내가 감옥에 있었을 땐가?

 

리스본이 봉쇄됐었어,

 

아무것도 전해들은 게 없는 거야?

 

날 죽이려고 했었어?

 

넌 죽었어도 천 번은 더 죽었어

 

한 번 더 죽는 게 뭐 어때서?

 

난 좋은 삶을 살고 있었어

 

좋은 가족에...

 

그 좋은 삶이 보잘 것 없는 연금으로
간간이 살아가는 거야?

 

난 건물도 여러채 지었어

 

은행도

 

학교도...

 

뭘 위해서?

 

몸은 다 망가지고,
머리는 뒤죽박죽인데

 

대체 네가 뭘 안다고!

 

안드라데 코르보 거리에

 

전화국 건설 부지에 있을 때

 

네 사장이 쿠데타 때문에
일을 멈췄었잖아

 

기억나?

 

그때 우린 파시스트들에게 맞서싸웠고

 

너는 비계 위에 올라가 있었고,
나는 구석에 매복하고 있었어

 

난 철모를 썼고

 

넌 네 노란 안전모를 쓰고

 

총으로 파시스트 경찰들을 겨냥했고...

 

그 새끼들 때문에 오줌 지릴 뻔했는데

 

그 때 마침 제비가 날았고
널 올려다 봤어

 

넌 거기서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고

 

나만 부른 게 아니었어 다 같이 불렀지

 

석공, 벽돌공, 포장공,
너나 할 거 없이...

 

그리고 그 때 봄이 아니었어

 

제비도 아니었고

 

어느 밤에 날 찾아왔었어

 

큰 검은 새가...

 

내가 있는 판잣집 위를 날아다녔어...

 

그 거대한 검은 날개로...

 

엄마괴물이다!

 

봄이 아니었어

 

제비도 아니었고

 

너는 소리지르고 또 소리질렀지...

 

그건 파시스트들이 아니었어

 

길에서 잃어버린
네 더러운 속옷이었지

 

문을 열어라,
스피놀라 장군의 이름으로 명한다

 

애꾸눈아

 

배은망덕한 놈...!

 

깜둥이끼리 칼로 싸웠을 때,
기억 못 하는 거야?

 

너는 에스트렐라 공원에서
춤을 추고 있었지

 

내 얼굴에 묻은 피를 씻긴게 너야?

 

거의 죽어가던걸 도와준 게
누군데 이래?

 

칼을 숨긴 것도?

 

군병원에 데려다 준 게
누군데 이러기야?

 

머리를 93바늘이나 꿰매준 것도?

 

너가 한거야?

 

너는 민중의 자식이야

 

그렇지 않아?

 

파시스트 경찰을 쏜 것도 너야?

 

네가 깜둥이를 쐈으면
넌 진작 장군이 됐을 거야

 

저 멀리까지 보여?

 

판잣집에 숨어있어...

 

폰타이냐스, 다마이아, 검은 고양이...

 

내 아이들, 내 손주들...

 

내 형제들

 

꼼짝 마, 벤투라!

 

싸움은 이제 막 시작했어

 

난 죽어가고 있어

 

진정해

 

난 절대 죽지 않아

 

난 네가 누군지 몰라

 

정말 몰라?

 

하지만 너의 밤이 알고 있어

 

네 판잣집의 타일들 마저도 알고 있어

 

네 집 문 앞의 발판 마저도

 

- 뭐가 두려운 거지?
- 직장을 잃는 걸

 

판잣집을 완전히 지은 것도 아니잖아

 

더 이상은 못 싸워

 

더 이상 일도 못하겠어

 

넌 카보베르데에서
줄미라를 데려와야 해

 

웨딩드레스랑 신발도 다 사놨어

 

줄미라를 만난 적 있어?

 

7천 짜리 금반지랑 시계도 준비했어

 

- 7천이나?
- 당연하지

 

지옥같은 삶을 살았어

 

애 키우고 일 하느라 몸은 망가지고

 

- 지금은 은퇴했어
- 닥쳐 벤투라

 

지금은 다 자라서,
이제는 내가 도움받을 때야

 

- 난 은퇴했어
- 조용히 하라고!

 

네 자식들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

 

난 은퇴했어

 

난 지금 은퇴했다고

 

지금은 어디에 있어?

 

회사 막사에서 자고 있어

 

근데 지금 어디에 있냐고

 

전화국 건설 부지에 일하러 왔어

 

사장이 오늘은 일이 없대,

 

밖에 혁명이 일어나고 있대

 

넌 어디에 있어?

 

무서워

 

에스텔라 정원에 있어

 

토티랑 주앙, 릴리,
네네, 제제랑 같이 있어

 

카포베르데 사람이 많아
그 창녀들이...

 

언덕 위에

 

이젠 열매가 없다네

 

뿌리는 말랐고

 

물도 없다네

 

강은 깊은 곳에 흐르고
남자들은 쉴 수 없다네

 

여자는 일주일이 넘게
불이 나오길 기다린다네

 

아이들은...

 

아이들은 길가에 나앉고
일자리는 없다네

 

남편은 아주 예전에
리스본을 떠났다네

 

돈을 벌러 갔다네

 

리스본행 표를 사기 위해
땅을 팔았다네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일을 한다네

 

비계 위에서든 갱 아래서든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돈은 조금 받는다네

 

빛도 없는 판잣집에서 산다네

 

언제나 어둠 속에 있었다네

 

내 양심과 나

 

평생을 일해도

 

언덕 위에는 열매가 없다네

 

노래 그만 불러, 나한텐 안 통해

 

벤투라!

 

- 줄미라!
- 맞서내, 나와 같이 있어줘

 

기병들이 우릴 죽일거야

 

가지마...

 

그 놈이 우리 결혼 반지를 훔쳐갔어

 

우리의 삶도

 

내가 당신과 결혼했다는 걸 말하지 마

 

아이가 있었다는 것도

 

우리가 같이 살았다는 것도

 

당신이 노래하는 걸 들었는데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

 

당신이 자고 있는 걸 봤는데
평화로워 보이지 않았어

 

당신이 날 떠나면, 난 어떡해?

 

당신의 배가 불룩한 걸 봤는데
먹는 걸 본 적이 없어

 

한동안 쌀이나 닭도
입에 대지 않았잖아

 

당신 돼지고기 요리라면
환장을 했었는데

 

판잣집에 있는 것들을 튀겨먹었었어

 

혼자서

 

줄미라가 카보베르데에 오기 전에

 

당신도 나처럼 일자리를 잃었을 때

 

우린 집세조차 낼 수 없었는데

 

비토르가 혼자 클 때,
우린 그 앨 도울 수도 없었어

 

아델라이드는 비싼 눈 수술도
받아야 했어

 

이게 젊은이의 삶 이야기야

 

아직 찾아오지 않은 삶의 이야기이고

 

그리고 그 뒤에도 있을 이야기

 

내 옆에 있어, 시간이 금방 갈 거야

 

우리가 이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올 거야

 

이제는 두려울 것도,
신기할 것도 없어

 

운명도, 지평선도 없어

 

넌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어

 

우린 이 세상을 곧 뜰 거고,
모두들 우리를 잊을 거야

 

우리의 얼굴도 잊겠지

 

넌 더 이상 노래할 필요도 없고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우리의 고통은 다가올 모든 이들의
기쁨이 될 거야

 

우리가 좋은 사람이었다는
말을 하겠지

 

우리가 왜 살아있고,
왜 고통받아야 하는지

 

알게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

 

모든 걸 알게 될 거야

 

모든 걸...

 

우린 죽은 자들과 누워있는거야

 

침묵 속에 갇혀서

 

나 지금 떨고 있어?

 

이게 내가 자네에게
했어야 했던 말이네, 젊은이

 

벤투라 정신차려!

 

집중해!

 

집중하고 있었어요, 소장님

 

팔에 감각이 없어

 

의사가 날 퇴원시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