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사용(L' Emploi du temps / Time Out, 2001)

오를레앙 르코앵
(뱅상 역)

 

카린 비아르
(뮤리엘 역)

 

세르쥬 리브로제
(장 미셸 역)

 

감독
로랑 캉테

 

시간의 사용
(Time Out)

 

각본
로빈 캉필로, 로랑 캉테

 

안녕, 여보

 

잘 잤어?

 

앨리스는 잘 일어났고?

 

난 괜찮아

 

회의하러 마르세유
반대쪽까지 가야 해

 

벌써 늦었어

 

응, 오전 내내 바빠

 

모르겠어

 

1시에 전화할게
집에 있을 거야?

 

그래, 알았어

 

전화할게
사랑해

 

안녕

 

여보, 이제야 짬이 났어
출발했을까 봐 걱정했었어

 

그럼, 잘 마쳤지

 

마감 시한이 닥쳐서
내가 수습을 해야 했어

 

뭐? 농담이지?

 

장난치지 마!

 

난 만능이 아니야
안 들려...

 

잘 안 들려

 

이제 들려

 

아직 일이 남았어

 

다른 고객을 만나야 해

 

금방 끝나진 않을 거야

 

구조조정안을 짜야 하거든

 

일찍 끝나면 좋겠는데

 

집에서 저녁 먹긴
힘들겠어

 

그럼, 집에는 들어가야지

 

6시쯤 전화할게

 

그때 알려 줄게

 

사랑해

 

안녕

 

다음은 오늘의
증시 뉴스입니다...

 

잘 안 됐어

 

셋이 달라 붙었는데...
설득이 안 됐어

 

대책 회의 겸 해서
함께 저녁 먹을 거야

 

미안, 오늘은 못 가

 

내일은 꼭 갈게

 

스위스 건에 대해서
할 말 있어

 

자리가 났는데
잘 될 것 같아

 

확실하진 않아

 

자세한 얘긴 주말에 하자

 

가봐야겠어
사랑해

 

내일 봐

 

아빠! 아빠!

 

잘 있었니?

 

빨리 학교 바자회
가야 해!

 

엄마가 아빠는
늦을 거라고 했는데

 

그래?

 

일찍 왔네!

 

어제 야근해서
일찍 퇴근했어

 

나가는 길이라 당신한테
메모 남겨 놨어

 

선생 셋이 행사 준비를
다 했어, 힘들어 죽겠어

 

서둘러, 앨리스
이러다 늦겠다

 

누구 차로 갈까?

 

피곤해 죽겠어
조금만 쉬었다 갈게

 

펠릭스가 기대하고 있어

 

- 조금만 자고 갈게
- 알았어

 

안녕, 엄마!

 

안녕, 아들

 

뮤리엘 말로는
이직한다던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랬더니...

 

- 사실이니?
- 아직 몰라요

 

절대 말 안 할걸요!

 

할머니!

 

왜 얘기 했어?

 

새 직장 얘기는
언제 해 줄 거야?

 

곧 해 줄게

 

이따가 봐

 

잊어버리기 전에...

 

당신 동료...
그 영국 사람

 

- 제프리?
- 전화 왔었어

 

아마 지난
수요일이었을 거야

 

- 용건이 뭐래?
- 몰라, 당신 찾던데

 

이따가 봐

 

제프리, 집으로
전화하지 말랬잖아

 

말했잖아
아내 몸이 안 좋아

 

걱정 끼치기 싫어

 

나랑 통화가 힘들어도

 

집으로 전화하지 마
알았어?

 

미안한데, 좀 바빠
나중에 연락할게

 

안녕

 

뱅상...

 

뱅상...
일어나렴

 

안녕하세요, 아버지

 

오신지도 몰랐네요

 

몇시죠?
바자회 가야 하는데

 

- 너 데리러 온 거야
- 감사해요

 

아파 보이네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안색이 안 좋은데

 

업무에 시달려서 그래요

 

들었다
직장 옮긴다던데

 

소문 빠르네요!

 

- 어떻게 돼가니?
- 행운을 빌어야죠

 

왜 말 안 했어?
바보같이

 

내가 좋아할 줄 몰랐니?

 

빨간 건 얼마야?

 

- 이거?
- 아니, 옆에 거

 

15프랑

 

제정신이니!

 

- 왜 값을 낮춰?
- 몰라

 

다른 건 30프랑에
팔았잖아

 

그건 좋아했는데
이건 아냐

 

얘는 그걸 모르잖아

 

내 맘이야

 

15프랑, 거래 끝!

 

아빠의 판매전략에
관심이 없나 봐

 

그래도 설득해 봐야지

 

아빠, 할아버지가
음료수 사주신대!

 

잘됐네!

 

가보렴

 

감시 잘하세요
헐값에 팔고 있어요

 

걱정 말렴

 

- 안녕, 뤽
- 안녕하세요

 

샴페인 한잔 할 텐가?

 

좋죠
좋은 일 있으세요?

 

- 뱅상한테 물어보게
- 할 말 없어요

 

이직한다는데
입을 안 여는구먼

 

- 정말이야, 뱅상?
- 희망 사항이셔

 

정말이잖아

 

확정된 건 아니야

 

- 오랜만이야!
- 잘 지냈어?

 

반가워

 

패트릭 생일에
왔으면 좋았을걸

 

생각해줘서 고마워

 

- 그림은 잘돼 가?
- 말도 마!

 

이사는 했어?

 

2주 전에 했어
연락할게 와

 

다음 달에 집들이할 거야

 

- 이번엔 올 수 있어?
- 그래, 갈게

 

자, 다들 와서
건배합시다

 

뱅상의 이직을 위하여!

 

뮤리엘은 아무 말 없던데

 

아직 결정이 안 났어

 

- 어떤 일이죠?
- 나도 모르네!

 

- 또 컨설팅해?
- 됐네요!

 

스위스와 관련된 것
같은데

 

알겠다
은행에 취직했어!

 

어쩌면

 

연봉은 무조건
스위스 돈으로 받아

 

- 제네바로 가?
- 나중에 알려줄게

 

- 아빠, 회사 옮겨?
- 아빠도 몰라

 

뭐로 드릴까요?

 

- 난 콜라
- 콜라 나눠 마실게

 

넌 우리랑
샴페인 마셔야지!

 

그만해
뭘 그렇게 숨기니!

 

기대하지 마세요
실망만 하실 거예요

 

나 바보 아니다

 

불확실했다면
말도 안 꺼냈을 테지

 

전 말한 적 없어요!

 

회사 동료들은
알고 있니?

 

갑자기 그만두면 안 돼

 

1달 전에 얘기했어요

 

그럼 편하게
건배해도 되겠네!

 

당신 배짱 좋네

 

좋은 소식이잖니!

 

왜 말 안 했어?

 

화낼 것까진 없잖니!

 

언제부터 출근해?

 

이번 주에 스위스 가서
계약서 쓸 거야

 

바로 출근하겠네?

 

그럼 주 중에는
못 보겠네?

 

이런 반응 나올까 봐
말 못 했던 거야

 

틀린 말 했어?
얼굴 보기도 힘들잖아!

 

벌써부터 그만두고 싶었어

 

당신도 눈치챘을 거야
숨이 막혔었어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이직 문제로
뭐라는 게 아니라고

 

내 생각이 짧았어

 

하지만 내게는 기회야

 

흥미로운 일이거든
당신도 놀랄 거야

 

열정이 되살아난 것 같아

 

잘됐네
변화를 주는 것도 좋지

 

나만 제자리야
살림하고 애들 보고...

 

내 처지가 어떤지
당신도 알잖아

 

이 꼴로 살 줄은 몰랐어

 

틀에서 벗어나
보는 건 어때?

 

연봉이 두둑할 거야
당신 하고 싶은 거 해

 

공부나 더 해?
교수라도 되라고?

 

학교 일에 지친 거 알아

 

가르치는 거 말고
하고 싶은 게 있을 거야

 

집에서 50m 거리에
똑같은 얼굴들...

 

- 왜?
- 아니야

 

그냥...

 

내 삶이 싫다는
말은 아니었어

 

불평은 그만할게
그냥 부러워서 그래

 

내게는 변화가 절실해

 

가족을 위해서

 

모든 게 바뀔 거야

 

못 믿겠어?

 

모르겠어

 

날 믿어봐

 

저 녀석!

 

못 본 척하네!

 

오셨습니까!

 

- 잘 지내죠?
- 네, 그럼요

 

우편물 온 거 있나요?

 

없습니다만, 도착 즉시
올려보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아프리카 국가들의
이미지도 문제점입니다

 

나눠드린 문서에는
친기업 환경 구축에

 

적극적인 국가들의
순위가 정리돼 있습니다

 

역시나 남아공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모로코와
이집트 순입니다

 

저흰 친기업 환경지표에
관한 연구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된 지표는

 

안정된 정부와 강력한
규제력이었으며

 

이어서 법률집행과
사회 안정성 순이었습니다

 

이제 행정적인
부분만 남았어

 

사무실에 들러서
부서도 둘러봐야지

 

응, 진척이 빨라
정신이 없어!

 

월요일부터
출근할 것 같아!

 

- 주말에 다시 얘기하자
- 실례합니다

 

가봐야 해

 

끊을게

 

-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세요

 

- 직원이신가요?
- 아니요

 

약속이 잡혀 있으신지요?

 

아니요
어쩌다 남게 됐어요

 

누굴 만나셨던 거죠?

 

앉아 있지도 못합니까?

 

아닙니다만
벌써...

 

한 시간쯤 계셨습니다

 

나갈게요

 

- 내쫓으려는 건 아닙니다
- 괜찮아요

 

통행증 안 받으셨습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공공건물이 아니라서요

 

UCDI와 NGO 간의
협업이 증대되고 있다

 

UCDI와 NGO 간의
협업이 증대되고...

 

UCDI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및 사업에

 

NGO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몇몇 내부절차가 개정됐다

 

월터 리베이로 사무총장은

 

지난 포럼에서,
지역 상공회의소의

 

협조를 통한
NGO와의 협업으로

 

800개 이상의 사업을
일궈냈음을 상기시켰다

 

줄리앙 힘내라!

 

펠릭스, 밖에서 기다리자
형 바쁘잖아

 

잘했어!

 

너보다 10cm나
더 큰 애였잖아!

 

별거 아니었어요

 

덤벼!

 

- 바쁘니?
- 버스 타야 해요

 

- 우리랑 안 가?
- 뒤풀이 가야 해요

 

- 200km를 달려왔는데
- 전 오시라고 안 했어요

 

스위스에 있느라
네게 소홀했던 거 알아

 

- 이해 좀 해줘
- 전 신경 안 써요

 

- 여기 상처 났네?
- 시합 때 다쳤어요

 

잡혔을 때 그랬구나

 

- 만족 하니?
- 네, 기분 좋았어요

 

으스대긴!
근데 잘하더라

 

수고했어
빨리 가 봐

 

우린 할아버지 댁에
갈 거야

 

쟤가 오겠어?

 

펠릭스, 어디가니!

 

다른 대안은 없니?

 

대안이요?

 

아마...

 

네가 요구하면
숙소는 마련해줄 거야

 

분명 임원들에게 내주는
숙소가 있을 거야

 

딴 부서는 모르겠지만
전 해당이 안 돼요

 

제 동료들도
같은 처지예요

 

확실하니?

 

꼭 제가 떼쓰는 것
같잖아요

 

- 진정해
- 아버지...

 

계약금 20만 프랑이면
된다고요

 

싫으시면 딴 방법을
찾을게요

 

언성 높이지 마

 

임대가 낫지 않겠니?

 

생활비만 늘어날 텐데

 

맞아요

 

그래서 도움을
청하는 거예요

 

저희가 따져 봤는데요

 

집세를 아끼면 2년 안에
갚아드릴 수 있어요

 

호텔에서 지내는 것보단
싸니까요

 

맞는 말이야!
잘 알아봤나 보구나

 

20만 프랑이랬니?

 

그거면 돼요

 

뭐 해?

 

아빠한테 돈 주는 거야

 

난 안 줘?

 

- 펠릭스, 하지 마!
- 요런 여우!

 

아빠한테 주면
네게도 주는 거야

 

감사해요

 

이건 네 거

 

좋으면 뽀뽀해 줘야지

 

엄마, 내가 만들었어!

 

예쁘네
이제 가자

 

벌써?
대화도 못 나눴는데

 

죄송해요
애들이 피곤해해서요

 

새 직장은 어떤지
궁금하구나

 

좋아요
펠릭스, 신발 신어

 

며칠 전에 프레몽과
저녁 먹었는데

 

네가 UN에 들어갔다니까
그 인간 얼굴이...

 

세상에 소문 다
내시겠어요!

 

그래도...

 

국제기구의 임원은
특별한 지위인 거야

 

맞아요
왕자님 대접받으니까요

 

가끔 충격을 받곤 해요

 

모잠비크에 전화를
걸 일이 있었어요

 

통신망 재건을 위해서
애쓰는 사람이에요

 

문득 주위를 둘러봤죠...

 

대리석, 유리구조들...

 

공간들...

 

당신 불평하는 거야?

 

그냥 뭔가 비현실적이어서

 

가자, 앨리스

 

의욕에 찬 모습이
보기 좋구나

 

갈게요

 

외국자본의 주된
관심사는 천연자원이지만

 

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다

 

민영화로 인한 외국자본의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은

 

90년대 들어 더욱
고조되었다

 

1990년부터
1998년 사이

 

대규모 민영화가 이뤄졌다
남아공에선...

 

$14억

 

가나, $7억6900만

 

나이지리아, $5억

 

잠비아, $4억2천만

 

코트디부아르,
$3억7300만

 

내 트럭을 뺏고
날 어디론가 데려갔어

 

거기서 30분을 있었어

 

너무 무서워서
기도도 했어

 

총을 이렇게 들고서

 

돈이랑 카드를
다 뺏어갔어

 

다시 데려다주더니
자켓을 뺏고...

 

- 버리고 갔어?
- 팬티만 입혀 놓고!

 

프레드, 궁금한 게 있어

 

라비올리 통조림이
생각나서 그래

 

그 버너 아직 있어?

 

싫어, 못 믿겠어
차라리 레스토랑에 갈래

 

응, 직장 일은 잘돼 가

 

네게 소개해 줄
상품이 있어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

 

그르노블에 6시쯤
도착하는데, 어때?

 

그래, 프레드...

 

노보텔에서 보자

 

그때 봐

 

안녕

 

노보텔

 

- 프레드, 어디 가나!
- 잠시만요

 

- 너무 반갑다
- 나도

 

단체 사진만 찍고
바로 올게

 

그래, 다녀와

 

대표님, 제 친구
뱅상입니다

 

- 반가워요, 뱅상 씨
- 안녕하세요

 

DR 컨설팅에서
오래 있었습니다

 

그러시군

 

몇 년 만에 연락이
닿았습니다

 

- 동창회로군!
- 그런 샘이죠

 

어디지?

 

테라스로 나가시면 됩니다

 

조명 켜겠습니다

 

금방 올게

 

- 자넨 안 와?
- 네, 추워서요

 

한번 도전해 봤는데
잘 풀렸어

 

네게 달렸어

 

UN을 중심으로
사업 기회가 많아

 

새 파트너는
늘 필요하니까

 

이제 몸만 가면 되겠군!

 

난 해외 경험도 없고
내 분야도 아니야

 

잘 생각해 봐!
우린 파트너가 필요해

 

민간 부문 출신의
컨설턴트 말이야

 

내 팀을 보강해야 한다면
너부터 고려할 거야

 

난 커리어에 관심 없어

 

야망도 없고

 

직업적 의욕이 전혀 없어

 

- 동료애는 좋던데?
- 네 덕에 살았어!

 

대표님과의 회식?
넌더리 나!

 

-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
- 쉽지 않지

 

의욕이 없으니까 지루해져

 

퇴근하고 집에 가기
싫을 때가 있어

 

누군가를 만나야만 해

 

어울리면서 뭔가 했다는
기분을 내는 거지

 

그렇게 자위하는 거야

 

그러자니 돈이 들더라고

 

그래서 네 투자 건에...

 

관심이 가

 

자금이 많지는 않아

 

5만 프랑쯤 있는데...

 

충분할지 모르겠어

 

그정도면 충분해

 

묵혀두는 건 의미 없어

 

투자가 정답이야

 

그래, 맞는 말 같아

 

이 투자 건은
맛보기일 뿐이야

 

믿어 봐
계획은 다 짜뒀어

 

파트너가 있는데...

 

동유럽 쪽 일만 해

 

전문가야
그 친구가 리드할 거야

 

이 친구는 2년 만에
떼부자 됐어!

 

네 위험 부담은?

 

외교파우치를 통하면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아

 

통제권이 없거든
안 위험해

 

돈은 내일 아침에 줄게

 

제네바로 돌아가야 해서
안 돼

 

그럼...
다음주에 보자

 

그러자

 

- 월요일 어때?
- 난 좋아

 

- 9시?
- 그래

 

잘 가, 프레드

 

월요일에 보자

 

잘 가

 

손님!

 

창문 좀 내려보세요

 

안녕하십니까

 

사설 주차장인 거
아세요?

 

여긴 호텔입니다

 

방 많으니까
방을 잡으세요

 

웃기네요

 

좋은 말로 할 때 나가!

 

웃기다 말았네

 

빨리 차 빼!

 

빨리! 나가!

 

알았다고...

 

줄리앙, 같이 안 갈래?

 

암호는?

 

끊어, 아빠 얘기 하잖아

 

가봐야 해, 안녕

 

휴대폰은 비상용으로
사준 거야

 

수다용이 아니고

 

전 쇼핑 안 갈래요
약속 있어요

 

진짜야?

 

무슨 약속인데?

 

별거 아녜요

 

친구들 만나서...
영화나 보려고요

 

노는 거구나!

 

받아

 

뭐 하는 거야?

 

부자간의 일이야

 

애한테 500프랑은
너무 많잖아!

 

자기 옷은 알아서
살 나이잖아

 

공돈으로 퍽이나
사입겠다!

 

아차피 옷은 제가
고르잖아요

 

이건 특별히 주는 거야
알았지?

 

빨강은 싫어!

 

입어보고 딴 색도
찾아보자, 응?

 

잘 어울리네

 

- 잘 맞니?
- 응

 

아니

 

까다롭기는

 

난 저게 좋아!

 

자주 입을 옷을
사주고 싶은데

 

바지는 제가 살게요
딴 거 사주세요

 

바지는 내가 사도 되는데

 

저기 제프리 씨 아니야?

 

그러네

 

- 뱅상, 잘 지냈어?
- 응, 넌?

 

잘 지냈어

 

- 이쪽은 엘리자베스
- 안녕하세요?

 

우리 딸 롤라

 

- 이쪽은 뮤리엘
- 안녕하세요?

 

- 한 번 뵀죠...
- 몇 년 전에요

 

그러잖아도 남편한테
낯이 익다고 했어요

 

- 별일 없지?
- 그럼

 

- 담배 피우러 나가자
- 그래

 

불쾌해하지 마
돕고 싶어서 전화했었어

 

돕고 싶다고?

 

내가 남긴 메시지
안 들었어?

 

알아, 들었어

 

몇몇 회사에 연락해 뒀어

 

됐어

 

뭐가 됐어?

 

됐다는데 왜 그래?

 

너 해고됐잖아

 

소식도 끊기고
당연히 걱정되지

 

우린 그냥 회사
동료였을 뿐이야

 

장난해?

 

우리 친구 아니었어?

 

함께 점심 먹은
세월이 10년이야

 

퇴근 후에도...
아무것도 아니었어?

 

다 지난 일이야
나 취직했어

 

- 뭐라고?
- 잘 되고 있어

 

왜 말 안 했어?

 

너 이상해

 

- 네 아내는?
- 조용히 해

 

아프댔잖아

 

기적이네!
우울증은 완치됐나 봐?

 

내가 해고된 거 몰라

 

- 뭐?
- 사임한 거로 알아

 

미쳤어!

 

바보 같은 짓이야

 

뭐라 하든 관심 없어

 

난 잘 지내
됐지?

 

참견 마, 알았어?

 

쌍둥이 같네!

 

뱅상, 별일 없지?

 

- 응, 넌?
- 좋아

 

이쪽은 필립

 

앉자

 

필립 기억해?

 

난 기억이 잘....

 

우리 1년 후배야

 

미안, 기억이 안 나

 

- 곧 나겠죠
- 그러면 좋겠네요

 

내가 꼬셔왔는데
괜찮을지 모르겠어

 

전 지인들을 우선적으로
만나고 있어요

 

관리가 수월하니까요

 

필립이 관심 있대

 

많이요

 

나보다 나은 고객이야
돈이 많거든

 

더 많죠

 

- 30만 프랑 정도 됩니다
- 들었지?

 

잘 오셨어요!

 

프레드에게 듣고 오셨죠?

 

간략하게요
더 듣고 싶습니다만

 

물론이죠!

 

한마디로 돈을 드리면
계좌가 생기고

 

돈이 돌고...
그 후에는?

 

은행 내역서를
보내주시나요?

 

프레드에게 말했습니다만
드리는 건 없어요

 

- 난 이해했어
- 전 아니에요!

 

설명을 드릴 테니
잘 들으세요

 

무기명 계좌예요

 

비공식적이죠

 

- 합법은 아니에요
- 그건 압니다

 

물론 당분간은...

 

연락을 드릴 겁니다

 

상황을 보면서요

 

네 수수료 얘기도 해줬어

 

같이 돈 버는 건 좋지만

 

더 명확했으면 해요

 

관심은 있지만
무려 30만 프랑인데...

 

증서 같은 게 필요해요

 

영수증 같은 거요

 

농담 아니에요!

 

30만 프랑이라고요!

 

프레드, 당연한 거야

 

네 것도 써 줄게

 

- 됐어, 난 필요 없어
- 전 필요해요

 

이게 그...

 

계좌를 여는데
필요한 서류예요

 

꼼꼼히 읽어보고
잘 생각해봐요, 필립

 

만만히 보면 안 돼요

 

시간이 필요해요

 

관심은 있는데
검토 좀 해볼게요

 

차분히, 맑은 정신으로요

 

한번 더 뵙고 싶어요
투자 의향은 있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세요

 

시간 있으면
얘기 좀 합시다

 

무슨 얘기요?

 

스위스 얘기요

 

- 스위스요?
- 네

 

오늘은 시간이 안 됩니다

 

종일 바빠서 곤란해요

 

난 시간이 남아 돌아요

 

언제든 연락 줘요

 

- 또 봅시다
- 네

 

UCDI와 프랑스는

 

베냉, 말리,
부르키나 파소의

 

국제무역 교육역량
강화사업을 위한

 

투자협정을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228만4천 프랑이다

 

협정안의 내용은:

 

'전문교육센터를 설립하여

 

'국제무역 이슈와 연관된
각종 세미나를 개최하며,

 

'종합 교육 시스템을
개발하고

 

'현지화하여
공공 및 민간부문

 

'경영진들의 요구에
부응한다'이다

 

좋은 차죠!

 

- 조심히 가십시오
- 안녕히 계세요

 

- 엄마도 아세요?
- 아니, 놀래켜 줄 거야

 

얼마 주셨어요?

 

14만5천 프랑

 

- 중고예요?
- 새차나 다름없어

 

제롬네 아빠는
33만 프랑 줬대요

 

난 제롬네 아빠가 아니야

 

전화가 와서 끊어야 해

 

내일 전화할게
알았지?

 

- 알았어요
- 잘 자렴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누구시죠?

 

나 모르겠어?

 

맞혀 봐!

 

여보세요?

 

혹시 노노?

 

맞아!

 

왜 말이 없어?

 

어디야?

 

뭔 소리야?
자다가 깼어?

 

그냥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르노블에 왔었다고
프레드한테 들었어

 

연락하지 그랬어

 

프레드는 네 얘기
안 하던데

 

언제 또 와?

 

오늘은 힘들 것 같은데

 

아쉽네

 

금요일은 가능해
오후 6시쯤

 

좋아, 같이 저녁 먹자

 

- 나 알아 보겠어?
- 물론이지

 

친구 왔어!

 

- 안녕하세요, 잔이에요
- 뱅상입니다

 

- 반가워요
- 초대 감사합니다

 

그냥 오시죠...

 

얘한테는 껌값이야

 

- 딸 줄리예요
- 안녕, 줄리

 

아저씨께 인사해야지

 

- 착한 아저씨야!
- 웬일로 부끄럼을 타네?

 

- 정장이 무서운가 봐!
- 놀리지 마!

 

- 들어오세요
- 코트 걸어줄게

 

꽃병에 꽂아두자

 

집구경 시켜줄게

 

여긴 내...
피난처야

 

장비가 꽤 많네

 

전문 스튜디오 같아

 

전문가용은 아니지만
충분해

 

- 콘서트도 해?
- 아니

 

혼자서나 친구들과만 해

 

- 좀 들려줘
- 아직 실력이 부족해

 

듣고 싶은데

 

아직 울렁증이 좀 있어

 

나중에 들려줄게

 

또 뭐하며 지내?

 

일은?

 

바빠

 

- 항상 바빠
- 너...

 

아내 부려 먹는구나!

 

전혀요
전 바깥 일이 좋은걸요

 

남편은 음악하고
아이 돌보고요

 

얘가 날 포주로 보겠어!

 

아니, 맞는 말이야

 

제네바가 활기찬
도시는 아니야

 

국제적인 도시지만
보는 사람들은 늘 같아

 

대기업 직원들이나
은행가들

 

너 같은 능력자들!

 

장난 좀 그만 쳐

 

난 힘이 별로 없어

 

멋진 일을
하시는 것 같아요

 

아프리카를 돕는 일이라
보람이 크실 것 같아요

 

일반 회사와는
비교가 안 돼죠

 

네, 저도 만족해요

 

근데 아직 한 달
반밖에 안 돼서

 

도움을 줬는지는
모르겠네요

 

너무 겸손 떨지 마

 

- 대단한 일이야
- 또 놀린다

 

진심이야

 

난 네가 자랑스러워!

 

진짜예요
뱅상 씨를 흠모하거든요

 

그만 띄워
우쭐댄단 말이야

 

날 흠모한다고?

 

사랑 고백하려고
널 초대한 게 아니야!

 

다행이네

 

왜 초대했는지 모르겠어?

 

프레드한테 얘기 들었어

 

그래?

 

넌 관심 없을 줄
알았는데

 

내가 왜?

 

나만 빼고 다
연락한 거 같던데

 

난 돈 벌면 안 돼?

 

미안, 난 그저...

 

우리도 끼고 싶어
예금이 좀 있거든

 

1만2천 프랑
정도지만...

 

잠깐만요!

 

내키지 않아
너희는 안 돼!

 

왜? 우리도 끼고 싶어

 

액수가 너무 작아?

 

그게 아니라

 

투자비가 적으면
수익률도 낮아

 

- 솔직히 말하는 거야
- 그럼...

 

1만2천 프랑으로
뭘 해야 해?

 

모르겠어

 

은행에 두는 게
더 나을 거야

 

알다시피

 

불경기가 닥쳐도
빼질 못해

 

염려 마세요

 

불경기를 대비해서
모아둔 돈이거든요

 

근데 묵히고만 있네요

 

우리가 널 불편하게
만든 모양인데

 

우린 뭐라도 같이
하고 싶어서 그래

 

걱정돼?

 

아니야...
원한다면...

 

맘 변하기 전에
수표 써 줘

 

아니면 현금으로 줄까?

 

소액이니까 괜찮아

 

돈은 내 계좌에 넣어둘게

 

다시 말하지만...

 

기대는 하지 마
노다지는 없으니까

 

프레드는 있다던데!

 

영수증 써 줄게

 

괜찮아요, 뱅상 씨

 

우리 사이에
그럴 거 없어

 

줄리앙!

 

아빠, 놀랐잖아요

 

- 너무 늦었잖아
- 괜찮아요

 

차 좋네요!
드라이브 갈까요?

 

아빠 피곤해

 

조금만 해요

 

일찍 다녀야지

 

- 엄마가 걱정하잖아
- 엄마도 아세요

 

친구네 다녀온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래도 밤늦게 다니지 마

 

명심해

 

- 잘 자라
- 주무세요

 

자러 안 와?

 

안 졸려

 

당신 깨우기도 싫었고

 

일이 뜻대로 안 돼

 

얼마 안 돼서 그렇겠지만

 

너무 버거워

 

이제 막 시작했잖아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잖아?

 

안 그래?

 

동료들과는 별문제 없어

 

다들 좋아

 

분위기도 좋고

 

그런데도 불편해

 

나 자신을 속이게 돼

 

다 괜찮다고

 

거짓이지

 

두려워...

 

뭐가 두려운데?

 

실망시키는 거

 

기대에 못 미치는 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당신은 잘 이겨내 왔어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혀

 

그저 끌려갈 뿐

 

가끔 어쩔 줄을 모르겠어

 

머릿속이 하얘져

 

공황 상태가 돼

 

수화기 드는 것도 겁나

 

회의가 계속 물려있어서

 

업무 정리도 되질 않아

 

머리가 꽉 찼어

 

마음이 공허해

 

주변을 둘러봤어

 

같이 일하는 사람들

 

낯선 얼굴들

 

내 존재의 부재...

 

미안, 피곤해서 그래

 

안녕하세요

 

깨워서 미안해요

 

괜찮습니다
잠깐 졸았네요

 

야근을 했거든요

 

얘기 좀 할까요?

 

네, 오세요

 

- 고마워, 파티
- 천만에요

 

얘기를 듣고 싶은데...

 

어떤 투자죠?

 

인맥으로 거래하는

 

소규모 은행을 통해서
러시아에 투자하는 겁니다

 

걱정스럽군요

 

위험하지 않나요?

 

신흥 시장이잖아요?

 

그게 매력이죠

 

98년 모스크바 시장에서
400% 수익이 났었어요

 

흔치 않죠

 

네, 그렇긴 하죠

 

하지만 잊지 마세요

 

같은 해
같은 시장에서...

 

하루 만에 가치가
200% 폭락했었어요

 

위험부담이야 있죠

 

이상하군요...

 

친구들 앞에선
확신하시던데

 

용건이 뭔지 모르겠군요

 

불쾌했다면 미안해요

 

정말 미안한데...

 

설득력이 없어요

 

실례합니다
금방 올게요

 

- 괜찮아요?
- 금방 올게요

 

내가 알아서 할게
걱정하지 마

 

- 괜찮아요?
- 네, 괜찮습니다

 

앉아요

 

날 아실 텐데요

 

어쩌면요

 

확실해요
주자창에서 잤었잖아요

 

내가 쫓아냈었죠

 

- 잘못 보셨어요
- 아뇨, 얼굴을 기억해요

 

됐어, 스탄
이분과 대화 중이잖아

 

네, 사장님

 

뭐 좀 마실래요?

 

같은 거로요

 

파티!
커피 두 잔 부탁해

 

의심이 갔었어요

 

전에 친구분들과
있을 때...

 

이상했었어요

 

확신이 없어 보였거든요

 

어디까지가 진실이죠?

 

없어요?

 

저도 모르겠어요

 

그럼 처음으로 돌아가서

 

스위스에서 일 안 하죠?

 

실직한지...

 

3개월...
3개월 반쯤...

 

- 실직 수당은?
- 안 받아요

 

신청도 안 했어요

 

아내도 몰라요

 

가족들 전부 몰라요

 

친구들 돈은
어떻게 했죠?

 

진정해요!

 

그냥 얘기하는 거예요

 

좋은 사람 같은데,
난 경찰 아니에요

 

그런 거짓말이
얼마나 갈 것 같아요?

 

곧 친구들이
돈 달라고 할 텐데

 

6개월, 길어야 1년

 

그럼 어쩔 거죠?

 

오래 못 갈 거
아는데...

 

시간을 버는 겁니다

 

- 당분간은...
- 제정신이 아니군요

 

내가 본 사람들 말고
얼마나 더 꼬셨죠?

 

거의 다 만났어요

 

십여 명쯤 됩니다

 

다들 친구인가요?

 

거의요...

 

지인들도 있고...

 

이제...
어쩔 셈이죠?

 

- 안녕, 실비
- 안녕하세요

 

들어와요
문은 닫으시고

 

문이란 열고 닫는 것

 

그 문은 닫혀
있어야 해요

 

편하게 앉아요

 

이 시계 보이죠?

 

1만5천 프랑에 팔려요

 

폴란드에서 200에 샀죠

 

난 1천에 팔아요
100개씩만 들여오죠

 

신흥시장의 200%
리스크에 비하면

 

훨씬 안전하죠

 

시계...

 

스카프...

 

티셔츠...

 

이래 봬도
잘 팔려요

 

펜...

 

선글라스...

 

다 돈뭉치들이죠

 

그래서 투자 건에
관심이 갔었어요

 

스탄이 돕지만
역부족이에요

 

우리와 함께
일을 해줬으면 해요

 

보다시피, 대단찮아도
수익성은 좋아요

 

전 관심 없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뵈는데

 

개발 교육훈련이라고
들어보셨어요?

 

말만 거창하지!

 

자꾸 떠들면 재울 거야!

 

조용히 놀아, 알았지?

 

모르는 말씀이세요

 

개발 교육훈련이란 말이
거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빈말이 아니에요

 

정말 놀랐던 사실은

 

UN-NGO 위원회의
26명 중

 

UN대표는 6명 뿐이고

 

나머지 20명은
NGO 인원이란 거였어요

 

저희는 그 사람들에게
현지 상황을 배워요

 

조직에 관해선 나도 알아

 

회의는 잔뜩 해대지만
결과는 없지!

 

너희 위원회에선
뭘 했는데?

 

쉽게 말해, 개도국에서
회사 세우는 일을 도와요

 

말처럼 쉽진 않죠

 

회사 설립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사후지도 차원에서
컨설팅도 해주고요

 

아프리카에 컨설팅을 해?

 

그게 통하겠어?

 

되는걸 보니까요

 

당신이 담당하는
일이 흥미롭던데...

 

공정무역 말이야

 

커피도 그렇게 하더구나

 

그거 믿지마
다 사기야!

 

그런 작은 민간단체들은

 

후진국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어

 

포괄적 해결책이 없단 건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 그건 나도 알아
- 관둬, 여보!

 

시도를 한다는 건 훌륭해

 

더구나 내 아들이
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세상이
변하진 않아

 

꼰대들의 논리죠!

 

말 조심해, 뱅상!

 

널 탓하는 게 아니잖아

 

누구보다 널 응원하는
사람은 바로 나야

 

그런데 이렇게
정색을 하면...

 

됐어, 그만해!
잘 시간 됐어

 

가서 자

 

오늘은 일찍 재울 거야

 

잘 자라

 

- 뽀뽀해 줘, 엄마!
- 어서 자!

 

아파트 정리는 다 했니?

 

꾸민 건 없지만 편안해요

 

햇볕은 잘 들고?

 

네, 잘 들어요

 

근데 거의 늦게 들어가요

 

고개를 빼서 보면
강도 보여요

 

음식도 해먹니?

 

거의 피자 시켜 먹어요

 

손님 초대를 안 하니까

 

부엌도 텅 비어 있어요

 

커피메이커밖에 없어요

 

총각 때 처럼요!

 

한번 가봐야겠구나

 

그러세요

 

근데 제네바는
볼 게 없어요

 

우리도 가봐서 알아

 

여행 가려는 게 아니야

 

집 구경도 하고
어떻게 사나 보려는 거지

 

맘대로 하세요...

 

내가 투자한 아파트에
내가 간다는데

 

- 안 될 거 없지!
- 그만 하세요!

 

집 사고 차도 바꿔서
빠듯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갚아 드릴게요

 

아버지 말은
그게 아니야

 

그저 너와 하루
보내고 싶은 것뿐이야

 

조만간 이이랑 함께
다녀오기로 했어요

 

잘됐구나

 

둘만의 시간도 필요하지

 

애들 없이 둘이서
오붓할 것 같아요

 

애들 좀 보고 올게요

 

잠들었을 텐데

 

아빠, 뭐 해?

 

아빠?

 

저 앞이 국경이야

 

천천히 가

 

눈길이라 위험해

 

집중력이 대단하구먼!

 

운전을 좋아합니다

 

취직하고 제일 좋았던 게
운전이었어요

 

혼자 차 안에서...

 

아무 생각 없이...

 

담배 피우고 음악 듣고...

 

그런 게 좋았어요

 

제 업무 중에서
제일 좋았던 게

 

운전이었죠

 

그게 제겐 독이었어요

 

운전이 너무 좋아서
멈추기가 어려웠거든요

 

회의하러 200km를
가기도 했어요

 

목적지도 까맣게 잊고...

 

달렸었죠

 

그러다 사장님의
눈총을 받게 됐어요

 

그만하길 망정이었죠

 

제가 설 자리가 없더군요
쓸모없는 사람이었죠

 

퇴사는 쉽더라고요

 

아내에겐 왜 숨겼지?

 

글쎄요...

 

그게 편했던 것 같아요

 

3박스는 내일 쓸 거야
11시 전엔 안 돼

 

나 피곤해

 

마무리는 내가 할게요

 

시계 3백개라!

 

괜찮네요!

 

정리는 나중에 하고
뭐 좀 먹자고

 

- 안 힘들었어?
- 괜찮았어

 

안 왔을까 봐 걱정했어

 

아파트로 안 가?

 

시내로 가는 길이 아닌데

 

무슨 꿍꿍이야?

 

기다려봐...

 

- 깜짝 선물이야
- 걱정되네

 

그 옷은 뭐야?

 

좀 걸어야 해

 

준비 많이 했네

 

- 엄살 떨지 마
- 나 추워!

 

그래야 감정을 하지

 

진실을 말이야...

 

보자...

 

발, 다리...
좋아

 

안쓰럽게도
허벅지가 얇아졌어!

 

이건...

 

- 쓸만해
- 휴우!

 

여긴 좀 두툼해졌지만
난 좋아

 

거슬리는 곳이 있어

 

- 뱃살?
- 아니, 거기 말고

 

가슴이 늘어지고 있어

 

악담을 하네!

 

내 것도 마찬가지야
당신 가슴만 특별해?

 

아파트는 내일
보여 줄 거야?

 

그렇게 보고 싶어?

 

그것 때문에 왔잖아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보여주기 싫은가 봐

 

무슨 일 있어?

 

직장 때문에 힘들어?

 

걱정거리 있으면 말해줘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당신과 있고 싶어

 

아파트는 중요하지 않아

 

- 무슨 일 있지?
- 아무 일 없어

 

얘기해 볼래?

 

아니

 

괜찮아?

 

응, 괜찮아

 

여보!

 

잃어버린 줄 알았어?

 

이상한 게 사실이잖아
필립 입장을 이해해줘

 

돈 준 지 한참 됐는데
별 소식이 없었잖아

 

네게 업데이트해 줬잖아

 

두 달 만에
뭘 바라는 거야?

 

필립은 15만 프랑이나
투자했어

 

묻는 게 당연하지

 

네게 답해줬잖아
잔액도 업데이트 해줬고

 

대체 뭐가 불만이래?

 

필립은 은행과
직접 연락하고 싶대

 

더 효율적이라고

 

- 연락처를 달란 소리야?
- 그런 것 같아

 

은행에 연락하면 안 돼
더구나 프랑스에선

 

네게 해명을 들으려고
전화했어

 

솔직히 내 입장이
난처해졌어

 

그래서 필립이
돈 돌려달래?

 

사실 믿음이 안 가잖아

 

알았어
돌려준다고 해!

 

이해가 안 됐나 본데
필립뿐만이 아니야

 

이해했어
날 의심하는 거잖아

 

너희 두 사람 돈
다 돌려줄게!

 

이런 거 정말 불편해
할 말이 없다

 

머리가 복잡해

 

나도 할 말 없어

 

이렇게 많이 벌 줄
몰랐어요

 

월급 챙겨가
월 말이잖아

 

얼마 주신댔죠?

 

말 했잖아
4만 프랑!

 

가불 가능할까요?

 

얼마나?

 

두 배요

 

어이구!
염치도 없구먼!

 

친구들한테
돈 갚아야 해?

 

 

가져가

 

이건 뭐죠?

 

뭐?

 

- 주황색 공책?
- 네

 

내 자서전

 

읽어봐, 난 떳떳해

 

- 홍보 쪽 일 하셨었어요?
- 잠깐

 

정치권에 친구가 있었어

 

당에 돈이 필요하다더군

 

나도 필요했고!

 

같이 일을 벌였었어

 

어리석고 순진했었지

 

그래도 벌이는 좋았어

 

- 벌금 150만 프랑!
- 맞아

 

감옥에도 1년 다녀왔고

 

변명의 여지가 없지

 

내 딸 애니가
만든 책이야

 

사건 일지라더군

 

전부 다 오려 붙이고

 

메모도 해 뒀어

 

정말 잘 만들었어

 

- 따님이 계신 줄 몰랐어요
- 19살이야

 

거의 못 봐

 

내가 감옥에 있을 때가
더 좋았던 모양이야

 

한순간에 다 잃는 기분,
묘할 것 같아요

 

그렇지

 

이젠 괜찮아

 

처음엔 힘들었었지

 

지금은

 

다 떨쳐버렸어

 

오늘은 팔 만큼만
가져갈 거야

 

저번 물건은 25%가
불량이었어

 

치사하게 굴지마!

 

불량품 보여줘?

 

장사 잘 돼서
여유 있잖아

 

하여튼 부담이
큰 사업이야

 

- 그럼 폴로 500장...
- 여보?

 

잘 있었어?

 

내게도 좋은 주말이었어

 

기분 전환이 됐어

 

여보, 잠깐...
잠깐만

 

여보세요?
당신 괜찮아?

 

다음에 또 데려갈게

 

봄 되면 또 가자

 

회의 기다리고 있어
역시나 다들 늦네

 

안녕하세요?

 

동료야, 신경쓰지 마

 

잘 지내시죠
뮤리엘 씨?

 

내가 당신 얘기 했어

 

- 말씀 많이 들었어요
- 그만 하세요!

 

언제 한번 봬요

 

집사람도 뵙고 싶대요

 

여기 3만 프랑
잔금은 나중에 줄게

 

이따 밤에 전화할게

 

무슨 일 있어?

 

나도 보고 싶어

 

정말 괜찮아?

 

목소리가 안 좋아

 

안 좋다고?

 

괜찮은데

 

애들이 싸워서 가봐야 해
경찰 노릇해야지

 

나도 사랑해

 

제프리, 사무실로
전화 돌려줄게요

 

고마워요

 

여보세요?

 

네, 기억합니다

 

뱅상은 잘 지내나요?

 

전 모릅니다

 

잠시만요

 

아빠! 아빠!

 

왜 하필 유도를 하니?
합기도나 태권대는?

 

- 태권도겠죠!
- 비웃지 마!

 

유행성 스포츠라서요
내적 균형 어쩌고 하는

 

이해해, 넌 뉴에이지
같은 거 싫어하는구나

 

너무 보여주기 식이에요
겨루기 처럼요...

 

- 제가 반대해요!
- 걱정 마세요

 

너무 거칠어서
전 관심 없어요

 

장 클로드 반담 처럼
되고 싶지 않니?

 

얘가 유도에
너무 빠져있어요

 

걱정 마세요
학교 성적은 좋잖아요

 

뱅상, 다행으로 여겨
아들이 열정적이잖아

 

내게 아들이 있었으면
꿈을 쫓으라고 해줄 거야

 

어떤 일을 하시죠?

 

네? 합기도에 팔려서
못 들었어요

 

같은 부서에서
일하시는 건가요?

 

동료를 초대하는
일이 드물어서요

 

바로 답해 드릴게요

 

다행이도 같이
일하지는 않아요

 

천만 다행이지!

 

같은 층에 근무해서
알게 됐어

 

전 유럽위원회의
밀수방지국과

 

관련된 일을 합니다

 

마약 밀매 같은 거요?

 

그런 거에 관심있구나!
난 위조품 담당이야

 

심각한 일은 아니네요

 

심각성을 알리는 게
내 일이야

 

위조는 범죄거든

 

짝퉁 리복 때문에 제가
피해 보는 건 없는데요

 

싸구려는 금방
닳는 법이야

 

아빠가 어떻게 아세요?

 

친구들 거 보니까
튼튼하던데요

 

아빠보단 내가 잘 알지
장담하는데, 쓰레기야

 

운동장 세 바퀴 돌면
밑창 다 까져!

 

게다가...

 

불법이야
중범죄라고!

 

전 상관없어요

 

리복 신발이 반값이면
전 살 거예요

 

신발을 좋아하면
이탈리아를 추천할게

 

나폴리에 가 봐

 

거기가 유명해요?

 

나폴리는 옷이 유명해
티셔츠, 후드티...

 

플로렌스는 재미없을 거야

 

가죽 제품을 다루거든

 

토리노는 사치품이 유명해

 

보석, 귀금속, 시계...

 

다 아시면서
왜 못 잡아요?

 

쉽지가 않아

 

우리가 아는 짝퉁 공장이

 

토스카나에만
2백 개가 있어

 

대놓고 만드는 거야

 

같은 공장에서
진품도 만들거든

 

그렇기 때문에
합법과 불법을

 

구별 짓는 게
쉽지 않은 거야

 

그게 문제지

 

여보, 왜 그래?

 

뮤리엘?

 

괜찮아...
어지러워서 그래

 

가서 좀 쉴래?

 

괜찮아
과음 했나 봐

 

바람 좀 쐬고 오시죠?
안이 좀 덥네요

 

괜찮아요

 

- 부축해 줄게
- 됐어

 

제프리 씨와 통화했어

 

용건이 뭐래?

 

얘기 나눴어...

 

장 미셸 씨는?

 

아침 식사하시고
샤워하러 가셨어요

 

뱅상 씨, 실어놨으니까
출발하세요

 

- 파티, 커피 좀 줄래?
- 알았어

 

스탄, 이것 좀 봐!

 

저놈 뭐 하는 거지?

 

- 보셨어요?
- 뭘?

 

보세요!

 

미쳤나, 왜 저러죠?

 

내버려 둬

 

갑자기 웬일이야?

 

지나는 길에 들렀어

 

전화하지 그랬어
식사하고 가

 

좀 바빠
이거 주려고 왔어

 

뭔데?

 

깜짝 선물...

 

원금에 이자까지
1만5천 프랑이야

 

- 왜 벌써 줘?
- 자세한 건 묻지 말아줘

 

그냥 가면 어떡해!

 

3개월 후면 이자가
3천인데

 

- 그만 두라고?
- 그만해야 해

 

- 무슨 문제 생겼어?
- 걱정하지 마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

 

괜히 내가 미안하네

 

급한 돈 아니니까
걱정 마

 

돈 필요하잖아

 

너희 부부...
형편도 그런데...

 

- 돈 관리 잘해
- 대체 왜 이래?

 

우린 친구 사이잖아
설명을 해 줘

 

연락할게

 

이제 만족해?

 

- 안녕, 뱅상
- 왜 집사람한테 전화했어?

 

뮤리엘 씨?
내게 전화가 왔었어

 

- 뭐?
- 전화가 왔었다고

 

- 그만하면 안 돼?
- 뭘?

 

너 확실히
상태가 안 좋아

 

무슨 말이야?

 

난 그저...
널 이해하고 싶어

 

- 손 치워!
- 진정해!

 

그만 참견해

 

그거 알아?
너 미쳤어!

 

이 자식이!

 

부재중입니다

 

메시지 남겨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여보, 나야

 

너무 힘든 하루였어

 

몸이 안 좋아서
집에 가기로 했어

 

지금 가는 길이야

 

9시 반이나 10시쯤
도착할 것 같아

 

다들 집에 있으면 좋겠어

 

사랑해

 

아빠 왔다!

 

안녕, 아들

 

학교는 잘 다녀왔니?

 

유소프랑 싸웠어

 

- 다쳤니?
- 아니, 걔가 다쳤어

 

안녕, 앨리스

 

- 잘 있었니?
- 응

 

- 별일 없지?
- 응

 

- 엄마가 파스타 만들어
- 정말?

 

난 싫은데

 

투정하면 못써

 

잘만 먹으면서
꼭 말은 저렇게 해

 

안녕, 여보

 

- 줄리앙은?
- 방에 있어

 

줄리앙?

 

줄리앙!

 

곧 내려올 거야

 

형아, 빨리 내려와!

 

형은 왜 찾아?

 

형아 부르는 거야!

 

좀 도와줄까?

 

괜찮아, 다 했어

 

머리가 덥수룩하네!

 

- 아니야!
- 미용실 가야겠다

 

- 가기 싫어!
- 이러고 다니면 안 돼

 

괜찮아!

 

- 누나랑 싸웠니?
- 안 싸웠어

 

안 싸웠어
아빠 미쳤어!

 

말버릇 보니까,
너 미쳤구나

 

미쳤다는 나쁜 말 아니야

 

좋은 말도 아니야

 

줄리앙은 내려오는 거야?

 

줄리앙, 내려와!
저녁 다 됐어

 

줄리앙!

 

졸리구나

 

줄리앙, 내려와
아빠 오셨어

 

보기 싫어요

 

내려와서 저녁 먹어

 

아빠 보기 싫어요

 

- 소란 피우기 싫어요!
- 고집부리지 말고 내려와

 

보기 싫다고요!
그만 좀 하세요

 

형 왜 저러니?

 

문제 키우지 마

 

저딴 인간이랑
밥 먹기 싫어요!

 

엄마나 가서
실컷 보세요!

 

난 역겹다고요!

 

- 그만 해!
- 가세요!

 

왜 저러는 거야?

 

배 안 고프대

 

- 내가 가볼게
- 내버려 둬

 

왜?
아들이랑 말도 못 해?

 

왜 말이 없어?

 

다들 왜 이래?

 

아빠가 무섭니?

 

내가 무서워?

 

뭐가 문제야?

 

말해!

 

아시잖아요

 

몰라!

 

알면서...
우릴 속였잖아요!

 

- 뭐?
- 거짓말했잖아요!

 

뭐가 문제야?

 

말해봐

 

뭐가 달라졌는데?

 

아빠가 소홀했어?

 

가족을 안 챙겼어?

 

그래...

 

시간이 좀 걸렸어

 

쉽지 않았어

 

내가 역겹다고?

 

넌 예전 그대로야

 

그건 알고 있었니?

 

걱정 안 시키려고
그랬던 거야

 

도망칠 수도 있었어

 

알아?

 

도망칠 수도 있었다고

 

놔줘

 

놔줘, 겁먹었잖아

 

어서...

 

나랑 얘기해

 

할 말 없어

 

무슨 얘기?
난 할 말 없어

 

아버님이 오시겠대
얘기하고 싶으시대

 

와서 어쩌시겠단 거야?

 

당신이 부탁했어?

 

만나고 싶지 않아

 

정말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이러지 마, 여보

 

왜 오신다는 건지
모르겠어

 

할 말 없어

 

나 지쳤어

 

얼마나 힘든지 모를 거야

 

이번 주는 출근 안 할래

 

쉬어야겠어

 

무슨 구경났어?

 

밤새도록 쳐다볼 거야?

 

다들...
정신이 나갔어!

 

뱅상?

 

뱅상, 들리니...

 

뱅상, 끊지 마!

 

어디니?

 

별일 아니야

 

돈 문제는
해결할 수 있어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해명할 필요도 없어

 

한 달 후면 잊힐 거야
전부 다!

 

대답 좀 해주렴

 

여보, 나야

 

여보?

 

나 혼자있어
우리 둘 뿐이야

 

대답 안 할 거야?
응?

 

여보?

 

여보

 

차 세웠어?
괜찮아?

 

말 좀 해줄래?

 

듣고 있는 거 알아

 

그럼 나랑 대화하는 거로
여길게, 알았지?

 

여보

 

여보

 

당신 곁에 있고 싶어

 

당신이 그리워

 

놓아 버리지 마...

 

날 두고 떠나지 마...

 

피곤해, 여보

 

사랑해

 

DR 컨설팅에서 5년간
경험을 쌓았습니다

 

어떤 직책에 계셨었죠?

 

금융 컨설턴트였습니다

 

그 후에 파트너로
옮겼습니다

 

- 11년 계셨었죠?
- 네

 

파트너에서 11년이면
좋은 경력이죠

 

사임하셨는데
이유가 뭐였죠?

 

쳇바퀴를 도는 것
같았어요

 

미래가 보이지 않았죠

 

전 열정 없이는
못 살거든요

 

7개월이나 쉬셨네요!

 

왜죠? 이직 준비를
안 하셨었나요?

 

업계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들더라도 원하는
일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시군요

 

기다릴 줄 아는 것도
능력이죠

 

특히 한 회사에서
11년을 계셨다면요

 

저희의 요구사항과

 

우대조건에 관해
숙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버님을 통해 포부가
크시다고 들었습니다

 

저희와 통하는 부분이죠

 

그런 말씀을 하셨군요

 

포부는 경력의 원동력이죠

 

새 부서를 이끌어주실
분을 찾고 있습니다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겁니다

 

전략적인 금융투자
사업이 될 겁니다

 

저희에겐 인재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죠

 

8명의 팀원을
붙여드릴 겁니다

 

완벽히 끌어주셔야 합니다

 

도전적인 과제들이
주어질 겁니다

 

개인적인 투자도
동반되어야 하고요

 

물론 채용 후에 말입니다

 

확실히 해두자면...

 

부담을 드리려는 건
아닙니다만

 

업무 강도에 대한
타협은 없을 겁니다

 

전 두렵지 않습니다

 

그럼 세부 사항으로
넘어가 보죠

 

번역: 3-2

 

2016.08.13 #16
3dasi2.blogsp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