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2015.1080p.BluRay.DTS.x264-HDMaNiA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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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배포 : 시네스트 / Cineaste.co.kr

 

쉿!

 

계속 자

 

옛날 옛날,
내가 나타나기 전에

 

엄마는 하루 종일
울다가, TV 보다가...

 

좀비가 될 뻔 했대요

 

근데 하늘나라에서
내가 내려온 거죠

 

짜잔!

 

첨엔 엄마 배 안에서
발길질을 했어요

 

빵빵!

 

그리고 이 '룸'에
던져진 후 눈을 떴죠

 

그때 엄마가 말했어요
'안녕, 잭'

 

엄마, 나 이제
5살 됐어요

 

- 내 아들...
- 한 살 더 먹었어

 

- 많이 컸네
- 맞아

 

잘 잤니, 램프야?

 

잘 잤어, 화분아?

 

잘 잤니, 달걀뱀아?

 

잘 잔거지, 카펫아?

 

잘 잤니, 옷장아?

 

잘 잤어, TV야?

 

잘 잤지, 세면대야?

 

잘 잤어, 변기야?

 

다 잘 잤지?

 

다 했지?

 

- 5번째 생일이에요
- 알아

 

비타민 먹어
그게 마지막이야

 

비타민이구나...

 

이 썩어서 아파요?

 

그렇기는 한데
마음으로 이기는 거야

 

안 아프다 생각하면
안 아파져!

 

맞아

 

- 재밌는 거 하자
- 뭐?

 

생일 케익을 굽는 거야

 

생일 케익?

 

- TV에서 봤는데!
- 진짜 케익

 

짱 좋아!

 

뒤도 닦고

 

시작, 하나, 둘, 셋!

 

넷, 다섯, 더 닦아

 

잘했어, 넷, 다섯

 

이거

 

잘 자, 도라도라!

 

공룡 지켜줘서 고마워

 

사랑해

 

이제 TV 끄자

 

난 자꾸 자꾸 자라서
거인이 될 거야

 

머리 봐!
나 삼손처럼 힘세겠지?

 

당연하지

 

'잭과 콩나물'에 나오는
거인이 될 거야

 

멍멍이 '럭키'를 데리고
우주로 날아가야지

 

붕붕붕, 날아다녀야지!
별나라로 출발!

 

스트레칭 하자
이렇게

 

잘했어

 

발 바꾸기

 

반대로

 

열심히 하잖아

 

- 그렇게...
- 나 잘하고... 있는 거지?

 

개구리 점프

 

발 뒤로 하고 푸쉬업

 

달리기 시간

 

이쪽이다

 

오, 이쪽인데!

 

아니, 이 벽 말한 건데

 

진짜는 여기야

 

여기!

 

아니, 이 벽

 

잘했어!

 

달걀이 뚱뚱하다

 

잘하는구나

 

반죽이야?

 

응, 반죽에 버터를 넣자

 

버터다!

 

버터를 뭉개고

 

다 됐다

 

이제 해봐

 

- 할 수 있지?
- 응

 

수리수리 마수리!

 

초도 꽂아야지!

 

초는 없어

 

그래

 

진짜 생일 케익엔
초가 있어야 돼

 

촛불을 불어야지

 

 

초 없어요
생일 케익 맞아

 

일요일 장 볼 때
초도 사달라고 하지

 

내 바지 말고

 

미안해

 

꼭 필요한 것만
부탁해야 돼

 

구하기 쉬운 걸로

 

닉 아저씬 다 갖고 오잖아!
마술처럼!

 

케익이나 먹자

 

싫어!

 

 

케익 먹어보자

 

싫다니까!

 

이리 와

 

1주일 후에
나 6살 되면

 

진짜 초 사달라고 하자

 

1년 후

 

'에드몽은
가방을 뚫고 나와서'

 

'몬테크리스토 섬으로
헤엄쳐 갔다'

 

'친구가 말해준 곳에서
보물을 파내고'

 

'큰 배고 샀고'

 

'프랑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는
그 섬을 사고'

 

'자신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고 불렀고'

 

'옛날에 자신을 괴롭힌
악당들에게 복수했다'

 

생일 케익
더 먹어도 돼요?

 

내일 먹자

 

조금만

 

이 닦았잖아

 

그럼 얘기 하나
더 해줘요

 

들어가서
잘 시간이야

 

엄마, 노래...

 

태양이 지고
밤이 되면

 

정글이 불타오르네

 

우린 산길을
걸어갈 거야

 

돌아가지 않을 거야

 

먼먼 곳을 향해
가는 거야

 

눈부신 분수대를
찾아가 볼까?

 

나랑 같이 가서 보자

 

큰 얼음사탕

 

큰 얼음사탕

 

맑고 밝은 그곳에
같이 가보자

 

- 이건 애 바지
- 고마워요

 

포도는 없어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내

 

통조림이나 먹어

 

이건 다 뭐야?
생일 케익?

 

미리 말을 하지

 

선물이라도 사오게

 

몇 살 된 거냐, 4살?

 

5살인데...

 

1, 2, 3...

 

이 세상엔 '룸'이 있고...

 

'룸' 밖엔 우주와

 

TV 별나라가 있어요

 

다음은 하늘나라

 

화분 식물은 진짜
나무는 가짜...

 

거미는 진짜

 

내 피를 빨아먹은
모기도 진짜예요

 

근데 다람쥐랑 강아지는
TV에만 나와요

 

내 강아지 '럭키'만 빼고요
언젠가 만날 거예요

 

괴물은 대따 커서
진짜가 아니에요!

 

바다도 가짜예요

 

TV 속 사람들은 가짜,
평평하게 색칠한 거예요

 

그런데 나랑 엄마는
진짜예요

 

닉은 진짜일까
가짜일까?

 

반만 진짜일까?

 

47, 48, 49...

 

50, 51

 

뭐예요?

 

충치

 

나 가져도 돼?

 

왜 쫓아내!

 

살아있잖아
진짜라고

 

우리 먹을 걸 훔치잖아

 

내 걸 줄게!
난 배 안 고파

 

쥐는 병균을 옮기고
잘때 우리를 물어

 

쥐는 내 친구인데

 

엄마가 죽인 거야

 

안 죽었어, 쥐는 멀쩡해

 

- 거짓말!
- 아냐

 

잭, 쥐는 뒤뜰 집에서
자기 엄마랑 잘 살 거야

 

뒤뜰이 뭔데?

 

쥐는 TV 속 정원에만
살지 않아?

 

이걸로 UFO 만들까?

 

내 생일이라고
닉한테 왜 말 안했어?

 

우리 친구가 아니니까

 

선물 준다고 한 거
다 들었어

 

닉이 오면 넌 자는 거야
깨면 안 돼!

 

난 선물 받아본 적
없는데

 

닉 말은 진심 아냐

 

멍멍이 '럭키'를
사다줄 수 있었잖아!

 

여긴 좁아서
개를 키울 수도 없어

 

개가 짖거나
할퀴면 어쩌려고

 

'럭키'는 착해서
안 그래!

 

'럭키'는 없어

 

있어!

 

아니, 없어

 

네가 상상한 거야
진짜가 아니라고!

 

잭, 미안해

 

이리 와,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네 말이 맞아

 

우린 잠들면
어디로 가?

 

그냥 여기
있는 거야

 

그럼 꿈에선?

 

TV 속으로 들어가?

 

우린 아무데도 안 가

 

꺼내 봐도 돼?

 

앗싸!

 

왜 외계인이
대답을 안 하지?

 

우리 소리가
안 들리나 봐

 

더 크게 해볼까?

 

그래

 

내가 죽일 거야
덤비지 마!

 

어디 한 번 혼나 볼래?

 

엄마, 얘가 나 때려요!

 

안 되지!

 

잡았다

 

엄마, 이상한 냄새나

 

짜증나!

 

이 냄새는 뭐야?

 

치즈를 좀 태웠어요

 

- 받아
- 딴 생각 하다가

 

정신 팔고 사는 건
여전하군

 

알아요

 

- 이거
- 앉지 그래요

 

고맙군

 

애가 트럭은 좋아하나?

 

좋대?

 

사내자식은 뻔해

 

비타민은요?

 

쓸데없는 돈 낭비야

 

그럼 제대로
먹게 해주든가

 

또 시작이군

 

궁시렁대지 말고
고마운 줄이나 알아

 

고마워요

 

내가 얼마나
개고생하는지 알아?

 

다 감사해요

 

하긴 세상 물정을
알리가 없지

 

- 몰라요
- 당연해

 

전기요금, 먹는거
다 누가 내지?

 

당신이요

 

그 돈이
하늘에서 떨어져?

 

무슨 소리죠?

 

아무 것도 아냐

 

무슨 소리냐고요?

 

6개월 째 놀고 있어!
6개월!

 

그런 걱정 해봤냐?

 

이제 뭐 할 건데요?

 

일은 찾고 있어요?

 

일구하기 힘들어서
빡친다고!

 

- 야, 꼬맹이
- 애는 자요

 

아닐 걸

 

밤낮으로 애를
옷장에 가두나?

 

이 자식 뭐가 문제야?

 

이봐

 

그만해요

 

- 잭
- 침대로 와요

 

- 너...
- 침대로 가요

 

사탕 줄까?
사탕 좋아하지?

 

나와서 사탕 먹자

 

침대로 가요

 

제발

 

제발?

 

네 어미는 예의라곤
안 가르쳤나?

 

오, 이 녀석

 

애한테서 떨어져
만지지 마

 

- 손대지 마요
- 미쳤어!

 

- 손 치워
- 비켜!

 

- 안 돼
- 조용히 해

 

살고 싶어?

 

살고 싶냐구!

 

그럼 주둥이 닥쳐!

 

성질나게!

 

- 애한테 손대지 마
- 열 받네

 

한 번만 더 나한테
그딴 식으로 굴면

 

나한테 손대면

 

- 그땐 죽는다, 알아?
- 애는 안 돼요

 

누구 덕에 생긴
애인데!

 

잭, 잭?

 

옷장에서 나오면 안 되는데
잘못했어

 

- 괜찮니?
- 미안해

 

- 괜찮아
- 다신 안 그럴게요

 

나 입에서 연기 나와

 

나 용 같아!

 

전기를 끊었어

 

'앨리스는 말했다
요줌 신기한 일만 일어나'

 

- '앨리스...'
- '요즘'

 

'요즘 신기한 일이
많아도 했다'

 

'불가능한 건
없는 것 같았다'

 

'작은 문 옆에서
기다려도 소용없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엄마?

 

잭, 그 쥐 기억나?

 

- 응
- 그래?

 

그 쥐 지금 어디 있게?

 

난 알아

 

쥐는 이 벽 반대편에 있어

 

어떤 반대편?

 

모든 건 두 면이 있어

 

8각형은 아닌데

 

- 그렇지만...
- 8각형은 8면이잖아

 

그런데 벽은 이런 거야

 

벽은 이렇게 생겼고
우린 안에 있잖아

 

쥐는 밖에 있어

 

- 우주?
- 아니, 세상

 

우주보다 훨씬 가까워

 

근데 난 밖을
못 보잖아

 

네가 어렸을 땐
이해 못할 거 같아서

 

엄마가 말을 지어냈어

 

이젠 컸으니까
다 말해줄게

 

닉은 어디에서
먹을 걸 갖고 올까?

 

- TV 마술 아냐?
- 마술은 없어

 

TV에 나오는 건
진짜 사람, 진짜 물건이야

 

전부 진짜야

 

도라도라도 진짜야?

 

아니, 도라도라는
TV, 그림이지

 

모든 사람들은
우리처럼 얼굴이 있어

 

TV는 진짜를 찍은 거야

 

그러니까 원래
있는 거라고

 

진짜 바다, 진짜 나무
진짜 고양이, 진짜 개

 

아냐! 그럼 그 진짜는
다 어딨는데?

 

이 세상에 다 있어

 

세상에 있다고

 

잭, 넌 똘똘해

 

그래서 궁금해 했잖아

 

뭣 좀 먹으면 안 돼요?

 

나뭇잎이다, 보여?

 

어디?

 

- 저 위
- 안 보여

 

엄마가 보여줄게

 

더 가까이서 봐

 

자세히 봐, 보이지?

 

엄마 바보!
나뭇잎은 녹색이지!

 

나무에서 떨어지면
색이 변해

 

엄마가 말한
진짜는 어딨는 거야?

 

나무, 개,
고양이, 잔디...

 

여기에선 볼 수 없어

 

위만 보이잖아
옆은 못 봐

 

- 다 거짓말!
- 아냐

 

거짓말쟁이
엄마 똥짱꾸!

 

네가 어렸을 땐

 

엄마가 할 수 없이
거짓말했지만

 

이젠 진짜를 말해줄게

 

넌 5살이나 됐잖아

 

5살이면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어

 

넌 할 수 있다고!

 

우린 이렇게 살 수 없어
엄마를 도와줘

 

나 4살로 돌아갈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 알지?

 

앨리스가 어쩌다
이상한 나라에 들어갔니?

 

구멍에 빠졌어요

 

옛날엔 나도 앨리스처럼
'룸' 밖에서 살았어

 

엄마 이름은 '조이'였고

 

듣기 싫어

 

나도 엄마, 아빠랑
집에서 살았었어

 

네겐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겠지

 

- 어떤 집?
- 세상에 있는 집

 

정원에 해먹이 있는 집

 

해먹을 타면서
아이스크림도 먹었어

 

TV 속 집?

 

아니, 진짜 집이라고

 

내 말 듣는 거니?

 

엄마가 17살이었을 때

 

- 길을 걷고 있었어
- 그럼 난?

 

넌 하늘나라에 있었지

 

한 남자가 개가
아프다고 거짓말...

 

- 누군데?
- 닉 아저씨!

 

진짜 이름은 몰라

 

자기 개가 아프다고...

 

- 개 이름은 뭔데?
- 개는 없었어

 

거짓말로
날 속인 거야!

 

개를 핑계로
나를 끌고 온 거라고

 

다른 얘기 듣고 싶어!

 

안 돼, 다 들어야 돼

 

닉은 나를 창고에 가뒀어

 

여기, 이 방이
그 창고야

 

문은 늘 잠가두는데

 

번호를 아는 사람은
세상에 닉 밖에 없어

 

난 7년 동안
여기 갇혀 있었어

 

7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니?

 

이 얘기 재미없어

 

잭, 세상은 아주 커

 

얼마나 큰지
상상도 못할 걸

 

'룸'은 아주 작고
냄새나는 곳이라고

 

방귀만 안 뀌면
이 방은 냄새 안 나

 

그래, 알았다

 

엄마가 말한
진짜 세상은 없다고!

 

다시 따뜻해졌어

 

엄마

 

엄마

 

엄마

 

달걀뱀은 제일 오래된
친구인데 아주 예뻐요

 

말랑이 스푼으로
뭘 먹으면

 

입에 닿을 때
완전 좋아요

 

미로 통은 이렇게
구불구불 해서

 

친구들이 막 여기 숨어요

 

변기는 응아가
사라지는 곳

 

램프는, 전기 없을 땐
못 논대요

 

책 읽고 노래부르는 건
엄마가 최고예요

 

근데 엄마도
가끔 힘든가 봐요

 

난 그림도 잘 그리고
점프도 잘하고, 다 잘해요!

 

거북이는 이제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몸은 더 커졌고
등껍질은 딱딱해지고

 

짝짓기할 준비를
하는군요

 

바다를 건너 대서양
반대로 갑니다

 

평생 동안 2, 3년마다
여행을 가고...

 

거북이는 진짜야?

 

그래, 진짜야

 

엄마도 거북이 키웠어

 

악어와 상어는?

 

다 진짜야

 

이것도 진짜야?

 

그런 셈이지

 

다 진짜 사람인데, 특이한
옷 입고 일부러 저러는 거야

 

옛날에 살았던
사람을 흉내 내는 거지

 

저건 그냥 TV?

 

잘 아네

 

닉이 오면
내가 무찔러줄게

 

들어봐

 

엄마가 닉을
한 번 때린 적 있어

 

문 뒤에 숨어 있었어

 

변기 뚜껑을
들고 있었지

 

지금은 없지만 그땐
그게 가장 무거웠어

 

닉이 오자마자
머리를 내리쳤는데

 

실패한 거야

 

닉이 화가 나서
내 팔목을 꽉 잡았는데

 

지금도 팔목이
가끔씩 아파

 

그럼 닉이 잘 때 죽일까?

 

그럴 수는 있지만...

 

다음엔 어쩌게?

 

나갈 수도 없고
음식도 곧 떨어질 걸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면 되잖아요

 

우리가 여기 있는 건
아무도 몰라

 

여긴 지도에도 안 나와

 

잭, 들어봐

 

우리한테 기회가 왔어

 

시간은 얼마 없지만
한번 해보자

 

근데 네 도움이 필요해

 

닉을 속이려면
네 도움이 필요해

 

왜 이렇게 하는데?

 

네 얼굴이
뜨거워지면

 

닉이 널 병원에
데려갈 거야

 

의사를 보면
경찰을 불러달라고 해

 

6살 때 하면 안 돼?

 

오늘 밤!

 

오늘 밤 해야 돼, 잭

 

닉한테 이렇게 말할게

 

전기가 끊겨 추워서
네가 감기 걸렸다고

 

내일 하자, 제발

 

엄마가 대장이야
내 말 들어

 

아픈 척하고
가만 있으면 돼, 알았지?

 

움직이지 말고
말도 하지 말고

 

뭐 하는 거야?

 

엄마 이상해!

 

미안, 진짜 아픈 것처럼
보여야 해서

 

됐다, 그럼 이제...

 

그 메모지 어떻게
꺼낼 건지 해봐

 

병원에 왔다고 치고...

 

보자...
그건 뭐야?

 

이게 뭐니?

 

알겠지? 엄마의 일부가
늘 너와 함께 할 거야

 

됐어, 주머니에
다시 넣고

 

잘했어, 그래

 

넌 머리가 길어서
힘도 셀 거야

 

- 됐지?
- 무서워

 

알아

 

할 수 있어

 

괜찮아

 

드디어 오셨군

 

몇 번을 말해!

 

- 문 닫힐 때까지 보지 마
- 미안해요

 

잭이 아파요

 

너무 추웠어요

 

그래도 싸지

 

감기 들어서
몸이 불덩이에요

 

진통제 먹여

 

해봤지만
다 토했다고요

 

안 돼, 만지지 마...

 

가만있어

 

이런, 뜨겁군

 

독한 해열제를
먹이라고

 

겨우 5살짜리가
탈수까지 됐다고요!

 

- 항생제가 필요해
- 생각 좀 하고!

 

알았어

 

내일 갖다 줄게

 

제발 응급실로
데려가요

 

- 피곤해!
- 그냥 두면 안 돼요

 

나 병원 가는 거야?

 

아니, 이번엔 아냐

 

괜찮아

 

'몬테크리스토 백작' 알지?

 

에드몽이 어떻게
그 섬을 탈출했지?

 

죽은 친구 대신...

 

가방에 들어가서
죽은 척 하면서

 

가만 누워있었지?

 

너도 그렇게 하면 돼

 

아픈 척 하는 것보다

 

이게 훨씬 쉬울 거야

 

죽은 척 하는 거야

 

돌린다

 

난 죽는 거 싫은데

 

그런 척만 하는 거야

 

가만있어

 

이렇게 싸두면
닉은 네가 죽은 줄 알 거야

 

닉이 너를 이렇게
들어도, 가만있어

 

몸에 힘을 주고 버티는 거야
로봇처럼 뻣뻣하게

 

나중에 흔들리는
느낌이 올 거야

 

그건 닉의 트럭에
탔다는 거야

 

일하러 갈 시간이거든

 

소리 내지 말고

 

엄마는 늘 네 머릿속에서
얘기할 거야

 

돌고, 돌고
이젠 나와

 

- 안 할래!
- 해야 돼!

 

엄마, 무서워!

 

닉은 카펫 채 들고
밖으로 나갈 거야

 

너를 트럭에 싣고

 

적당한 곳을 찾겠지
너를 버리려고 말이야

 

하기 싫어

 

괜찮을 거야

 

그럼 넌 나와서

 

도망가는 거야

 

팔은 이렇게 하고

 

아깐 너무 많이 감았다
다시 하자

 

됐다

 

돌려, 돌려, 어서!

 

잭, 빨리 돌리고

 

이제 나오는 거야!

 

엄마 미워!

 

그래, 잘했어

 

트럭이 서면
돌리고 나와서 점프

 

- 달리기
- 점프는...

 

첫 신호등에서
빨간불이 켜지면

 

트럭이 설 거야
아무나 보이면 소리 질러

 

'우리 엄마는
조이 뉴섬이에요'

 

'아무나'가 누구야?

 

누구든지
처음으로 보이는 사람

 

진짜 사람?
살아있는 사람?

 

닉이 나를 풀어주면?

 

그럴 리 없어

 

엄마 충치 갖고 있지?

 

여기 있어서
안 잃어버려

 

우리 똘똘이...

 

분명 네가 좋아할 거야

 

뭘?

 

세상 말이야

 

해먹이 있는 정원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도 같이?

 

당연하지

 

가만있어
미안, 잭

 

가만있어

 

넌 할 수 있어

 

항생제 사왔어

 

뭐 하는 거야?

 

밤새 애가 앓더니...

 

아침에 못 일어났어요

 

이런

 

딱하게 됐군

 

그렇게 심각한 줄은...

 

당신이 죽였어

 

진정해, 좀 보자고

 

- 만지지 마
- 알았어

 

죽은 게 확실해?

 

확실하냐구요?

 

애를 여기
둘 수는 없겠군

 

당연하죠

 

애를 어디로
데려갈 거예요?

 

몰라, 생각 중이야

 

제발 좋은 곳으로

 

아이가 느껴져서
가까이 둘 수 없어요

 

- 알았어
- 나무가 많은 곳으로

 

나무라... 알았어

 

그 더러운 눈으로
쳐다보지도 마요!

 

약속하라고!

 

알았어

 

- 어두워지려면 한 시간...
- 당장!

 

- 견딜 수가 없어요
- 알았어

 

막 잡지 말아요

 

알았어

 

- 살살해요
- 이제 잡았어

 

- 살살
- 알았다니까!

 

물러서

 

벽 보고!

 

트럭이 서면

 

돌리고 나와서

 

점프, 달려
'아무나' 만난다

 

젠장!
날 속였군!

 

진정해!

 

애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죄송합니다

 

이봐요!
정말 미안해요

 

딸애는 괜찮나요?

 

- 내가 알아서 할 거요
- 알았소

 

사고를 당했나요?
구급차 부를까요?

 

사람 살려!

 

- 내가 알아서 할 거요
- 도와줘요!

 

얘야, 너 왜 그러니?

 

가만있어

 

그거 나한테 주려고?

 

당신이 참견할 일
아니거든

 

엄마!

 

- 경찰을 부르겠소
- 도와줘요

 

미치겠군

 

꼬마야!

 

안 다쳤니?

 

얘야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단다

 

잠시만,
경찰 불러줄게

 

빨간 트럭에서
여자애가 뛰어내렸어요

 

- 여자애를 끌고...
- 감사합니다

 

꼬마야, 반가워

 

난 파커 경찰이야
네 이름은 뭐니?

 

아가야?

 

 

다시 말해 줄래?

 

그래

 

혹시... 있잖아...

 

다른 이름은 없니?

 

잭?

 

괜찮아

 

몇 살이니?

 

5살이요

 

5살?
그래, 잘했어

 

그럼...
집이 어디니?

 

미아보호소에
넘기지 그래?

 

엄마는 어디 있니, 잭?

 

엄마...

 

잘했어, 엄마 이름 알아?

 

기억 안 나요

 

지금 엄마는 어디 계셔?

 

- '룸'에
- 룸, 어떤 방?

 

그 방은 어디에 있는데?

 

트럭 운전사가
네 아빠 맞니?

 

엄마 남자친구니?
아는 사람이야?

 

그건 뭐야?

 

엄마의 일부예요

 

괜찮아

 

고맙다, 잭
아주 잘했어

 

잘하고 있어

 

잭, 혹시 기억나는 거 없니?

 

아무 거나

 

그 방 밖에는
뭐가 있었지?

 

우주

 

아니, 세상

 

애가 제정신 아닌가?

 

잭, 네가 방문을
열고 나오면...

 

아니, 못 나와?

 

우린 문을
열 수가 없어요

 

광신교 집단이군
이빨, 긴 머리...

 

그 방에 빛은 들어와?

 

그래, 창문은 몇 개니?

 

없어요

 

햇빛은 어떻게 들어와?

 

꼭대기 구멍이요

 

구멍? 그래

 

천정에 구멍 있는
집에 사는구나

 

- 집이 아니에요
- 그래

 

- 그건...
- 그건?

 

- 그건...
- 잠부터 재우지 그래

 

톰, 가만 좀 있어

 

거긴 창고였대요

 

창고?
잘하고 있어

 

- 백만 년 걸리겠군
- 대답해 봐

 

왜 트럭에서
뛰어내렸지?

 

엄마가 내 머리 속에서
말했어요

 

엄마가 정확하게
뭐라고 하셨어?

 

트럭이 서면
뛰랬는데, 못 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했어?

 

세 번째 때 했어요

 

무슨 세 번째?

 

세 번째로
천천히 갈 때

 

차가 확 돌고 나서

 

차가 섰고
뛰어내렸어요

 

그래, 뭔지 알겠다

 

54-09

 

지역 확인이 어렵다

 

엘름 지역 남쪽

 

비치 교차로 지나
신호 세 번 받고

 

천정에
구멍이 있는 창고

 

빨간 픽업트럭을
위성으로 찾아 봐

 

54-09 이동한다

 

- 세상에
- 접수완료 54-09

 

잘했어, 잭

 

27-아담
하이 40019번지

 

아이랑 있어

 

걱정할 거 없어

 

쉬고 있으렴

 

- 파커 경관
- 어때요?

 

안에 사람 있나?

 

빨간색 트럭
번호판 확보

 

엄마

 

엄마...

 

엄마

 

엄마!

 

문 열어줘요!
열어줘요

 

- 잭, 어디 있니?
- 엄마, 여기야! 나 여깄어!

 

엄마, 우리
이제 자도 돼?

 

그럼

 

잘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줄 거야

 

아니, 우리 침대

 

우리 '룸'

 

엄마, 엄마!

 

잘 잤니? 잠꾸러기

 

너 일어나길 기다리다
다시 잠들었어

 

여긴 다른 별이야?

 

같은 곳인데
좀 다른 곳이야

 

여긴 말이지...

 

병원 병실이고

 

진짜 아픈 거야?
척만 하는 거야?

 

아픈 거 아냐
그 반대야

 

얼마나 여기 있을 건데?

 

잠깐이면 돼

 

할머니는 어제 오셨고

 

우리만 좋다고 하면
곧 집에 갈 거야

 

할아버지는?

 

일 때문에 멀리 계셔
비행기로 오고 계셔

 

나 오줌 쌌어요, 미안

 

- 그래?
- 실수로 그랬어

 

괜찮아

 

여보세요?

 

네, 방금요

 

네, 좋아요

 

20분 후가 좋겠어요

 

고마워요

 

벗자, 됐다

 

- 그냥 막 버려?
- 새 거 줄 거야

 

일요일 장보는 날?

 

앞으론 선물 많이
받을 거야

 

일요일만 주는 게 아냐

 

엄마, 욕조는?

 

샤워실 있어
물 튀기고 놀까?

 

잭, 이리 와

 

이게 우리야

 

엄마, 닉이 우릴 찾을까?

 

아니

 

절대 못 찾아

 

가자

 

자기 전에 씻는 게
우리 규칙이잖아

 

이제 규칙은 없어
원하는 걸 하면 돼

 

엄마 아파?

 

아니

 

물 튀겨 줄까?

 

엄마, 문에서 소리가 나요

 

잭, 괜찮아

 

- 잘 잤어요?
- 네

 

괜찮아

 

이제 모두 일어났군요

 

 

거기 둬요

 

괜찮아, 잭

 

잭, 반갑다

 

괜찮니?

 

나는 담당의사
미탈인데

 

아침에 와보니
네가 자고 있더구나

 

- 배고파?
- 아침 먹을래?

 

- 배고프겠다
- 뭣 좀 먹자

 

먹을 거 많아

 

팬케익, 과일

 

어디 보자

 

팬케익

 

너무 맛있겠지?

 

이거 진짜 맛있어

 

먹어볼래?

 

- 시럽도 있어
- 좋습니다

 

시럽이 달콤해

 

저기...

 

필요한 걸 좀 가져왔어요

 

- 선글라스
- 네

 

밖에 나갈 때
편할 겁니다

 

선크림도 꼭 바르시고

 

잭은 이거 하게 하시고

 

꼭 해야 하나요?

 

공기 중 세균에
익숙해져야 하거든요

 

이건 팔목 약이죠
통증은 줄일 수 있는데

 

나중엔 수술해야
할 겁니다

 

이건 수면제
필요하면 먹어요

 

네, 고마워요

 

먹자, 잭

 

팬케익 먹을까?

 

우리 얘기했던 거
생각해 봤나요?

 

생각은 했는데

 

고맙지만

 

집에 가고 싶어요

 

그러세요

 

- 제 생각은 알죠?
- 네

 

두 사람이 겪은 걸 볼 때

 

그리고 혹시나...
잭에게 치료가 필요할까 봐

 

잭에게는
아무 일 없었어요

 

이해합니다

 

아이는 괜찮겠죠?

 

정말 다행인 건...

 

애가 플라스틱처럼
적응 가능한 나이란 거죠

 

왜?

 

난 플라스틱 아냐

 

뭐라고, 잭?

 

자기는 진짜래요

 

플라스틱이
아니라고요

 

맞아, 잭

 

넌 진짜고, 아주 용감했다

 

나중에 얘기하자

 

아빠?

 

아빠

 

기다릴 수가 없었어요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우리 딸을
구해줘서 고맙구나

 

이 세상에 나온 지
37시간 됐어요

 

팬케익도 먹었고

 

계단도 봤고

 

새들...

 

창문, 자동차 수백 개...

 

구름도 보고

 

경찰, 의사도 봤죠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제 해먹 있는 집에서
같이 안 산대요

 

할머니는 친구 레오랑
거기에서 살고

 

할아버지는
멀리 이사갔대요

 

정말 미안하구나

 

사람들을
엄청 많이 봤는데

 

얼굴, 키, 냄새가
모두 달라요

 

그리고 모두 말을 해요

 

현재 납치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세상 모든 곳에
TV를 틀은 것 같고

 

한꺼번에 다 나와요

 

뭐부터 봐야할지
모르겠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

 

문도 엄청 많은데

 

문 뒤에 문이 또 있고

 

문 안에 또 문이 있어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멈추지도 않아요

 

또 있어요

 

밝았다 어두웠다
더웠다 추웠다 해요

 

안 보이는 세균도
돌아다닌대요

 

제가 어릴 땐
조금만 알았는데

 

지금은 5살이라
다 알아요

 

여기는 뉴섬 가족 댁
앞인데

 

밴이 두 대 보입니다

 

- 이대로 나가요?
- 빨리 가자

 

- 애 손 잡고
- 가자, 잭

 

뉴섬 부인, 채널5입니다

 

그만하세요

 

뒤는 막아 놨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 사생활은 지켜줘야죠
- 이제 집이야

 

- 나가 있겠습니다
- 고마워요

 

아버지는 변호사랑
얘기 중이야

 

신발 벗을까?

 

- 괜찮니?
- 네

 

아래층 구경가자

 

할 수 있겠니?
잡아줄까?

 

그래, 천천히 해봐

 

한 번에 한 개씩

 

- 잘했어, 하나 더
- 왔구나!

 

- 집에 잘 왔다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구나

 

- 저도요
- 잭

 

- 여기는 레오
- 반갑다

 

레오는 오랫동안
친구였어

 

잭, 인사해야지

 

괜찮아, 신경 쓰지 마

 

- 죄송해요
- 괜찮아, 들어가자

 

저기... 뭐 줄까?

 

배고픈 사람?
먹을 거 많아

 

이웃에서 엄청
갖다 주셨네

 

잭, 뭐 마실래?

 

잭?

 

할머니 말씀하시잖아
뭐 줄까?

 

배고파?

 

주스

 

주스 달래요

 

- 줄게
- 고마워요

 

- 넌 뭐 줄까?
- 난 괜찮아요

 

어른이 물어보시면
공손히 대답해야지

 

엄마한테
다 말 안 해도 돼

 

- 받지 마
- 그게 좋겠어

 

- 엄마
- 왜?

 

저건 뭐예요?

 

너한테 주는
장난감 선물

 

우리가 돌아온 거
축하한대

 

누가 준 건데?

 

그냥 사람들

 

아이스크림하고 해먹은?

 

글쎄, 나중에 나가보자

 

이건 뭐지?
한 번 볼까?

 

이거 어디에서 났어?

 

저기요

 

혹시 몰라서

 

개를 키우세요?

 

레오의 개, '세이무스'

 

지금 휴가 보냈어

 

시골 친구 집에서
잘 놀고 있겠지

 

병원에서 하는 말이

 

애 면역력 생길 때까지
동물은 피하래서

 

왜?

 

변호사 말로는
재판을 할 수도 있대

 

- 오늘은 일단 보냈어
- 다행이네

 

오늘은 더 이상
연락하지 말랬어

 

우리 가족을
존중해 달라고

 

이런, 내가 괜히 미안하군

 

마실 거 줄까?

 

고마워

 

스카치, 아무 거나

 

그래

 

뭐 하고 싶은 거 있니?

 

아무 거나 말만 하면
우리 같이...

 

그래, 올라가자

 

잘하네

 

그래...

 

엄마 방이란다

 

 

내일 머리 자르는 게
어때, 잭?

 

- 엄마?
- 왜?

 

- 내 머리는 힘샘이잖아
- 맞아

 

머리가 길어야
힘이 나온대요

 

그래

 

쉬고 아래층에서 보자

 

우린 아래 있을게

 

- 알았어요
- 그래

 

맛있군, 낸시

 

먹어볼래?

 

싫어? 너 사과
좋아하잖아

 

아이스크림은?

 

여기, 뭐라고 해야 하지?

 

감사합니다

 

- 더 크게 할 수 있지?
- 감사합니다

 

- 괜찮아
- 그래야 공손하지

 

- 레오?
- 맛있어

 

아이스크림이 이상해

 

머리가 얼얼하지?

 

천천히 먹으면 돼

 

난 이제 가봐야겠군

 

불편하세요?

 

아니

 

왜 이렇게 서두르세요?

 

하루가 길었다

 

잭한테 한마디도
안 했잖아요

 

조이, 제발!

 

지금 무슨 얘길 하겠니

 

인사라도 하시죠

 

애를 좀 봐요

 

아빠!

 

로버트!

 

제발

 

아빠!

 

미안하구나

 

도저히 못 하겠어

 

- 우린 올라갈게요
- 로버트, 조이!

 

- 올라가자!
- 그러지 마

 

조이! 로버트!

 

할아버지는?

 

집에 가셨어

 

장난감 갖고 놀까?

 

누군지 알겠어?

 

이거 엄마다!

 

그래, 나 맞아

 

스테이시 벤톤

 

헤더 노엘, 로라 설리반...

 

달리기 팀이었는데

 

난 마지막 주자였어
정말 빨랐거든

 

트랙을 달렸지

 

진짜 트랙?

 

큰 운동장에서

 

이 친구들 뭐 할까?

 

- 몰라
- 하긴!

 

그냥 별 일 없이
살았을 거야

 

오랜만에 만난 가족이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잭은요?
가족과 잘 지내나요?

 

창문에서 떨어져, 잭!

 

 

잘 됐습니다

 

또 한 가지 의논할 건

 

언론에 대한 겁니다

 

아직 그런 얘기 할
단계는 아니죠

 

알겠습니다

 

앞으로 비용이 들 텐데

 

황금시간대 인터뷰는
큰돈이 들어와요

 

엄마, 우리 얼마나
여기에 있어?

 

여기에서 쭉 살 거야, 잭

 

그게 내가 아는
전부인데

 

낸시는 더 많이 알겠죠

 

들어오면
연락하라고 하죠

 

- 고마워요
- 고맙소

 

자, 그럼...

 

이제 어쩐다?

 

아무도 없어서 심심하네

 

놀아줄 사람 없나?
얘기할 사람도 없나? 없군

 

근데 배가 고프네

 

맞았어!

 

주방에 뭐가 있을 거야

 

그래, 바로 그거야

 

맛난 게 많이
있을 거야

 

뭐가 있는지 보자

 

안녕

 

일어났는지 몰랐네

 

맛있지?
내 말 맞지?

 

나도 이 맛 좋아해

 

달콤하고, 부드럽고

 

개를 키우세요?

 

그래

 

이름이 '세이무스'

 

아주 작아

 

똑똑하지는 않고

 

언젠가 너도 만날 거야

 

너랑 악수도 할 걸

 

저는 '럭키'를 키웠는데
진짜 개는 아니었어요

 

그래?

 

'룸'에서 같이 살았죠

 

하늘엔 솜사탕 같은
구름이 있고

 

날씨가 맑구나

 

이 중에 누가 너지?

 

그 꼬마?

 

이건 누구야?

 

저건 뭐지?

 

고래

 

누가 다친 것 같아서
물에 들어가려고요

 

죄송해요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조이는 쉬게 하세요
거의 끝났어요

 

완성되면 어떤 그림이 될지
무지 궁금한 걸

 

- 걱정 마세요
- 안 내려온대요

 

정상이죠

 

이해합니다
치료는 시간이 걸리죠

 

집에 온 지
10일 됐나요?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내 배낭 안을 보면

 

바퀴 고치는
도구가 있을 거예요

 

가방이 사라졌어

 

잭, 아래층 갈래?

 

지금!

 

- 좋았어
- 잭!

 

이리 와

 

봐, 이 장난감
다 네 거야

 

싫어요

 

애들이 좋아하는 건데
넌 손도 안 대잖아

 

레고 갖고 놀아봐

 

이렇게 붙이는 거야

 

이제 알겠어?

 

해 봐

 

재밌니?

 

잭?

 

뭐라고 말 좀 해 봐

 

잭!

 

핸드폰만 붙들고 있어서
걱정돼요

 

괜찮을 거야

 

엄마도 핸드폰
주지 말아요

 

- 그래, 안 줄게
- 고마워요

 

잭은 세상과
소통해야 돼요

 

조이

 

잭은 잘하고 있어

 

뭐가 문젠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일단 넌 쉬어야 돼

 

아니, 쉬는 거 싫어

 

- 다 필요 없어
- 의사 말은...

 

그렇게 말 안 했어요!

 

의사 말은 비밀인데
엄마가 알 리 없죠

 

알았다, 너랑은 대화가
불가능하구나!

 

미안해요

 

- 그거 진심 아니잖아!
- 미안하지 않아요!

 

내 머리가 얼마나
복잡한지 엄마는 몰라

 

넌 엄마 맘 알아?
네가 오겠다고 했잖아

 

딸이 이 꼴 된 거
창피한 거잖아요!

 

어떤 모습이어도
넌 내 딸이야

 

엄마는 내가 필요 없어

 

그동안 나 없이도
잘 살았잖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니?

 

인생 망가진 게
너뿐인 줄 알아?

 

당연하죠

 

너도 잭을 잃었다고
생각해봐

 

- 듣기 싫어!
- 그만해

 

애를 봐라

 

애 생각부터 해

 

내 아들 어떻게 할지
엄마는 상관 마요

 

이제 착한 딸 놀이 안 해

 

엄마가 늘 착하라고만
안 했다면

 

착해야 한다는
부담만 없었다면

 

아픈 개 핑계 댄 그놈
안 따라갔을 거야

 

놀고 있어, 잭

 

변호사한테
전화할 거야

 

여기에서 못 살겠어

 

묻고 대답하는 식으로?

 

이 인터뷰는
당신이 주인공이죠

 

그냥 편하게 말하고

 

불편하다고 하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 좋아요
- 시작할까요?

 

변호사랑 얘기했어요

 

- 예뻐요
- 고마워요

 

갑시다

 

이 집을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았나요?

 

- 마음은 간절했죠
- 그랬나요?

 

맞아요

 

아래층 내려갈 시간이다

 

엄마가 말한 거 기억나?

 

웃겼던 거요

 

친구들과 장난치던 거

 

그랬군요

 

- 덥네요
- 네

 

- 조명 때문에
- 열이 나니까요

 

이걸 치웁시다

 

2주 전 미시건 게임 때

 

터치다운 두 번으로
우승할 수 있었죠

 

힘들었던 얘기를 들으니...
그런 생각도 했을 것 같아요

 

'신이 나를 버렸다'

 

- 절망의 순간에요
- 그래요

 

목숨을 끊을
생각도 했나요?

 

벗어나려고요

 

- 제 의뢰인은...
- 괜찮아요

 

- 얘기 들어보죠
- 조이?

 

괜찮아요, 티슈 좀

 

조이한테 티슈 좀

 

- 여기요
- 얘기하기 힘드네요

 

- 그러시겠죠
- 미안해요

 

사과 안 해도 되요

 

그런 상황에 처하면

 

누군들 버티겠어요?
울어도 됩니다

 

다음 질문 가도
괜찮을까요?

 

- 티슈는 아래 놓고
- 네

 

갑니다

 

자꾸 콧물이 나와서

 

- 볼까요? 좋아요
- 네

 

그럼...

 

잭을 낳고...

 

뭐가 달라졌나요?

 

잭이 생기고
다 달라졌죠

 

아이가 너무 예뻤고
그리고...

 

애를 지키고 싶었고

 

물론 그렇겠죠
이해합니다

 

애가 나이가 들면

 

아버지에 대해
말할 겁니까?

 

잭은 그 남자 애가
아닙니다

 

그럼 잭은...

 

딴 남자 애라고요?

 

아뇨!

 

그런 뜻이 아니고요!

 

자식을 사랑해야
아버지잖아요

 

물론 그건
맞는 말이지만

 

생리학적
관계를 보면...

 

그런 관계도 아니죠

 

잭은 다른 누구의 애도 아닌
내 애라고요

 

애가 태어났을 때...

 

그 남자한테
애를 줄 생각은요?

 

데려가라고
안 했나요?

 

데려가요?

 

예를 들어 병원에 놓고 오면
누가 데려갈 테니까요

 

왜요?

 

잭이 자유롭게요

 

물론 애를 키우신 건
엄청난 희생이었지만

 

애가 평범하게 크도록
할 수 있었잖아요?

 

- 애한테 내가 있잖아요
- 물론이죠

 

하지만 그게 잭한테
최선이었을까요?

 

엄마?

 

엄마?

 

엄마!

 

- 엄마
- 잭, 왜 그러니?

 

- 왜 그래?
- 무슨 일이야

 

- 조이, 정신 차려
- 잭, 이리 와

 

조이!

 

- 조이, 안 돼
- 이리 나와

 

- 구급차 불러
- 엄마

 

여보세요?
어때?

 

조이는 어때?

 

아니, 위층에

 

 

와볼래?

 

네 전화다

 

그렇게 말고
이렇게

 

- '여보세요' 해봐
- 여보세요?

 

잭?

 

듣고 있니?

 

엄마?

 

- 너 어때?
- 돌아와

 

지금은 갈 수가 없어

 

당장 돌아와

 

여기 좀 더 있다가 갈게

 

이번엔 내가 대장할래
빨리 와!

 

곧 갈게, 잭?

 

여보세요, 레오?

 

세상엔 볼 게
너무 많아요

 

근데 넓게 펼쳐져서
다 못 보겠어요

 

버터 바른 것처럼
말이에요

 

사람들은 말해요

 

'빨리 빨리', '어서 합시다'
'속도를 내야지'

 

'이것부터 끝냅시다'

 

그래서 엄만 하늘나라에
빨리 가려고 했나 봐요

 

난 어쩌라고!
바보 엄마

 

외계인은 엄마를
다시 던졌어요

 

돌아가!

 

근데 떨어지면서
다쳤죠

 

다 왔다

 

내릴까?

 

- 짐 좀 들어줄래?
- 네

 

- 괜찮아?
- 네

 

자, 꺼내자

 

고마워, 이게 가벼워

 

됐다

 

장 보셨나 봐요?

 

 

컵케익 만들려고요

 

맛있겠다

 

- 좋은 하루 보내요
- 들어가세요

 

네, 들어가자

 

잘하네

 

전에 우리 '룸'에서
해봤어요

 

해봤어?

 

거기에서 또 뭐 했어?

 

많아요

 

가끔 그리워요

 

방이 너무 작지 않았어?

 

방향을 바꿔서

 

끝에서 끝으로
계속 달렸는 걸요

 

그리고 엄마가
늘 같이 있었잖아요

 

그래

 

근데 옷장이 작았어요

 

거기에서 뭘 했는데?

 

잠잤어요

 

닉이 오면

 

엄마가 보고 싶어요

 

알아

 

근데 엄마는 잠깐
혼자 있는 게 좋대

 

잭? 누가 너를
만나고 싶대

 

잭!
이걸로 손 닦고

 

어서 가보자

 

 

세이무스랑 인사해

 

만져볼래?

 

또 흔든다
기분 좋은가 봐

 

저렇게 하면
기분 좋은 거에요?

 

응, 그렇대
너도 해볼래?

 

잘 뛰네

 

- 할머니
- 그래

 

- 가위가 필요해요
- 왜?

 

머리 자르게요

 

정말?

 

엄마한테
머리카락 보낼래요

 

- 왜?
- 엄마는 힘샘이 필요해요

 

할머니가 머리카락
갖다 주실래요?

 

내가 도와줄게

 

네, 부탁드려요

 

좋아, 해보자

 

실은 오랫동안 네 머리
잘라주고 싶었어

 

해보자

 

엄마 머리도
내가 잘라줬지

 

할아버지 머리도

 

그 실력이
살아있겠지?

 

괜찮을까요?

 

내 힘샘이가
엄마한테 힘을 줄까요?

 

물론이지

 

누구나 서로에게
힘을 주는 거야

 

혼자 강한 사람은
없단다

 

- 너랑 엄마도 돕잖아?
- 그럼요!

 

너랑 나, 너랑 레오
레오랑 나...

 

서로 힘샘을
나눠 쓰는 거야

 

- 그런 것 같아요
- 그래

 

해보자

 

준비됐니?

 

가만있어 봐

 

여기, 볼래?

 

어디 볼까?

 

어때?

 

시원하지?

 

눈에 비누
들어가면 안 돼요

 

여기 타월 있잖아

 

- 입에도 안 들어가게요
- 걱정 마

 

최고로 기분 좋은 순간

 

기분 좋지?

 

- 네
- 너무 좋겠다!

 

어디 보자

 

잘 됐네

 

사랑해요, 할머니

 

나도 사랑한다, 잭

 

계속 안 맞아

 

미안해, 잭

 

괜찮아

 

다신 그러지 마요

 

약속할게

 

이젠 괜찮은 거야?

 

응, 좋아지고 있어

 

- 잭
- 응?

 

할머니가 이거
가져왔을 때

 

이제 낫겠구나 했어

 

네가 나를 구한 거야

 

두 번이나

 

엄마 찌찌...

 

안 돼

 

이젠 없어

 

알았어

 

난 좋은 엄마가
아닌가 봐

 

그래도 엄마잖아!

 

맞아

 

난 엄마야

 

난 애런하고 놀게

 

내 친구야

 

그래

 

나 4살 때는 몰랐던
이 세상에서

 

이제 엄마랑 영원히
살려고 해요

 

죽을 때까지요

 

여긴 거리인데
도시 안에 있어요

 

도시가 모이면
미국이란 나라

 

돌고 있는 녹색별
지구에 있죠

 

빙글빙글 도는데
왜 안 떨어질까요?

 

그 밖은 우주, 근데
하늘나라는 아무도 모른대요

 

잘 잡아!

 

엄마랑 나는...

 

무엇이든
다 해보려고요

 

여긴 뭐가 엄청 많고

 

가끔은 무서운데

 

괜찮아요

 

늘 엄마랑 함께니까

 

'룸'에 가 봐도 돼?

 

 

그냥...
가보고 싶어서

 

조심하세요

 

여기가 '룸'이야?

 

그래

 

방이 작아진 거 같아

 

다 어디 갔지?

 

증거물로 가져갔어

 

우리가 여기
있었다는 증거

 

문이 열려서 그래

 

뭐가?

 

문이 열려 있으면
'룸'이 아니거든

 

닫을까?

 

아니

 

잭, 이제 갈까?

 

잘 있어, 화분아

 

안녕, 의자 1번

 

의자 2번

 

안녕, 테이블아

 

잘 있어, 옷장아

 

잘 지내, 세면대야

 

잘 있어, 빛 구멍아

 

엄마도 '룸'에
작별 인사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