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이집트

 

진실을 아는 자는
극소수다

내가 기억하기론
이런 이야기다

태초에 이집트는
생명의 발생지였다

신들은 자신들이 창조한
그 낙원을 사랑했기에

그곳에서 자신들을 본뜬
피조물들과 살기로 했다

바로 '인간'

하지만 인간과 신들은
구분이 어렵지 않았다

신들은 몸집이 크고
핏속엔 금이 흘렀다

 

그리고 짐승의 모습으로
변할 수도 있었다

 

이집트는 두 형제가
나누어 다스렸다

생명의 신 오시리스는

왕이 되어 나일 강 주변의
비옥한 땅을 다스렸고

 

동생 세트는
황량한 사막을 다스리며

모진 역경 속에서
힘을 키워 나갔다

허나 오시리스는 왕위를
물려줄 때가 다가와

외아들 호루스를
후계자로 지목했다

이는 형제의 결속을
시험하고

이집트의 운명을
좌우할 결정이었다

 

하지만 신들은 이 이야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신들도 운명의 방향을
결정할 힘은 없었고

판단력과 지혜와 용기를 가진
인간이 필요했다

아쉽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날 비웃기 전에
이것만은 명심하기 바란다

인간을 신보다 강하게
만드는 것도 있음을

 

바로 사랑이다

 

도둑이야!

 

이 드레스는
영 아니야

즉위식에 입고 가려면
리본이라도 달아야겠어

내일 가지 말고
나랑 있자

너랑 있을 거야
즉위식에서

신들께서 새 왕을
보내주신다잖아

호루스? 난 신들은
신경 안 써

그분들은 너 신경 쓰셔

- 그래?
- 벡, 이리 줘

 

특별한 옷이
필요할 것 같아서

 

가게에서 훔쳤어?
아님 어느 집에서?

신에게 기도한다고
옷이 생기진 않잖아

 

우리가 필요한 건
신들께서 다 주셔

그래, 관대함이
끝이 없으시지

 

정말 예뻐

 

자야, 나랑 도망치자

잘살게 해줄게

공주처럼 입히고
매일 새 옷 사주고

보석도 잔뜩 사줄게
황금 궁전에서 아이들 키우고

아이는 몇이나
갖고 싶은데?

 

열 명도 넘게

너만 행복하다면
뭐든지 할 거야

대관식을 앞둔 호루스는
어쩌고 있었냐고?

 

하늘의 신이시여

 

어젯밤엔
대단하셨더군요

군중들이 즉위식을 보려고
벌떼처럼 모였습니다

늠름해 보이실 거예요

 

드디어

 

영광! 영광!
호루스!

아직 호루스를
과소평가하지 마라

세상의 운명이
그들 손에 달렸을 땐

신들조차 자신들의 저력에
놀라는 법이니까

 

제가 즉위한다면

몇 시간씩 공들여
즉위사를 쓸 겁니다

그런다고 백성들이
더 사랑할까요?

따분한 연설은 필요 없다
생각하시는 거겠죠

입에 발린 건배사는
잘도 참으시면서

그거야 참아줘야지

내가 위대한 업적을
한두 번 남겼나

어제 해치우신 사자가
마을을 덮치던 놈이래요

그랬나? 좋군

노래로 남길 만 해

 

아주 좋아

 

아니야, 됐어

 

- 당신이군
- 늦어서 아쉽네

게다가 맨정신에
옷까지 입고 오다니

소문내지 마
조신해진 줄 알겠네

이리 와

안 돼, 안 돼

 

믿기 어렵지만
왕처럼 보이긴 하네

이런 옷에 흥분하는
모양이지?

난 보석에 흥분해

그럼 손목을 봐
딱히 안 바쁘면

42별의 팔찌

당신을 위해 처치한
악마들 기억나?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값진 보물이지

- 이 고물이?
- 어떻게 사랑의 신이

사랑을 몰라?

아양 떠는 여자만 보면
품는 것도 사랑은 아니지

위대한 사자 살해자

사냥 축하 자리였어
와서 보지 그랬어

난 죽은 동물보다

내 자유가 중요해

그럼 사자 모피는
당신이 입어

 

하토르, 안 돼

하지 마

왕비가 할
행동은 아니지

다행히도
난 왕비가 아니거든

종일 왕좌에 앉아서
따분하게 어떻게 살아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내가 뭐라고 했나?

 

그건 당신이
알지 않겠어?

 

호루스 님

시작합니다

 

사랑의 여신 하토르!

 

보호의 여신 네프티스!

 

괜찮으세요?

고맙네, 젊은이

 

오늘 유난히 친절하네

손 보여줘 봐

 

오시리스 신께 바칠
공물이야

빨리 와

지혜의 신 토트!

 

어서 오시게

자네의 제자가

이집트의 왕이 되리라
상상은 했었나?

호루스의 기질을 보면

지도자다운 것들도
분명 있습니다

잘 찾아보면

 

오시리스를 칭송하라!

 

이집트의 왕이시다!

 

태양신 라

만세!

태양신 라 만세!

 

아버지께서 오늘을
빛으로 축복하시고

너희들도 성의를 표시하며
우릴 축복하는구나

 

부유한 자가
바친 예물

 

가난한 자가
바친 예물

 

하나 둘 다 죽어
최후의 문 앞에 서면

그 둘의 가치는
얼마나 될 것인가?

똑같을 것이다

잘 살았다는
증거일 테니

사후 사계에서는
모두를 환영한다

 

이것이 내가 남기는
유산이다

오늘은 새로운 왕을
맞는 날이다

그 또한 언젠가
유산을 남길 것이다

나의 아들 호루스

하늘의 신!

 

준비됐느냐?

됐습니다

 

잠깐! 잠깐

늦어서 미안하군

 

사막을 건너느라
3일이나 걸렸다

네 숭배자들 뚫고 오느라
하루는 잡아먹었겠다

 

- 세트!
- 형님!

- 오랜만이오
- 오랜만이구나

집에 잘 왔다

 

가문의 경삿날이니
자랑스러우시겠소

그렇지

우리 조카
아주 근사하구나

썩 괜찮은
왕으로 기르셨소

못 오시나 했어요

놓칠 수야 있나

 

선물이다

 

사냥 뿔피리

신을 10명이나 밟아 죽인
숫양의 뿔이다

멋진데요

그래? 불어봐라

 

세트의 선물이다

 

라께서 들으시게
크게 불어봐라

 

소리가 제대로
들렸나 보군

 

이게 무엇이냐?

 

알아보겠소?

 

아버지께서
네게 주신 거지

 

사막에서 내 목숨을
지켜준 녀석이오

 

- 겨룹시다
- 아버지, 안 됩니다

물러서 있어라

 

- 왜?
- 1,000년간 평화를 누리며

뭘 이뤘소?

이제 백성들은
야심도 없소

- 이제 내 차례요
- 싸우지 않겠다

난 온 마음으로
널 사랑한다

 

안 돼!

 

나도 사랑하오
형님

 

안 돼!

 

오시리스!

 

정말 우리 가문의
경삿날이군

 

나 세트가

 

너희들의
진정한 왕이 되리라

이집트의 왕!

날 가로막은 자의
운명을 잘 봐라

 

신들은 들으라

 

복종하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날 거역하는 인간은
노예로 삼을 것이다!

 

벡!

형님은 사후세계를
선물로 주었다

 

왕이라면
포부가 커야지

 

지금부터 사후세계는
재물을 내고 들어간다

 

네 여정은
바로 지금부터다

 

네 차례다

 

우린 네 편이지만
지금은 참거라

 

- 난 당신을 존경했어
- 당연히 그랬겠지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창이 백발백중이라지?

그럼 재미없지 않아?

 

빗나가기도 하는군

 

제법이군

정말 형님의
아들이 맞느냐?

 

자야!

 

벡!

자야!

벡!

 

이집트를 위한 일이다

넌 왕의 재목이 아니야

 

안 돼!

 

안 돼!

 

세트!

 

용서하세요, 아버지

 

자야!

 

자야!

 

세트는 왕이 되었고

그 후 많은 신들이
반기를 들었지만

하나씩 목숨을
대가로 치렀다

 

인간들의 사정은
훨씬 심각했다

 

대부분 노예가 됐고

사후세계로 갈 노잣돈조차
마련할 기회가 없었다

눈을 빼앗긴 호루스는
추방당했고

호루스만 믿던 사람들은
절망에 빠졌지만

난 애초에 믿음과
거리가 멀었다

자야가 악독한 주인의
노예가 된 걸 알았지만

 

자야를 무슨 수로
구해낼 것인가?

 

무모하기 짝이 없는
계획이었다

 

바람을 어찌 못할 거면
덧문이라도 닫아야지

 

죄송합니다, 주인님

 

내 경고하는데
책상이 또 흐트러지면

나가서 돌덩이나
밀게 될 줄 알아

 

빨리빨리 해
종일 걸리겠다

 

절벽에서
밀어버리고 싶네

 

좋은 아침

 

언젠가
널 훔쳐낼 거야

또 도둑질이야?

지금 세상이 그래
금이 전부잖아

 

날 구해내도
가족이랑 친구들은?

세트한테 이집트 전체를
훔칠 수 있어?

 

호루스 님만
우릴 구할 수 있어

- 신들이 도와줄 것 같아?
- 오실 수만 있다면 도와주실 거야

 

보여줄 게 있어

 

세트의 군대가 전리품을 갖고 돌아왔어
오늘밤엔 보물 창고를 열어둘 거야

숨어들어 가기엔
최고의 기회야

왜?

호루스 님의 눈이
거기에 있대

힘을 되찾아드려야지

신의 물건을 훔쳐?
미친놈이나 할 짓이지

그렇게 미친 사람을
어디서 찾을까?

 

도면이 있을 거야

우르슈가 만든
보물 창고거든

 

이건 뭐야?

세트의
'모래의 피라미드'

 

불구덩이를
크게도 만드셨네

대단한 만찬을
준비하나 보지?

세상의 중심으로
향하는 구덩이야

세트의 힘의 원천이야
만찬이 아니라

 

찾았어

 

정문을 통과해야
들어가겠는데?

문제는 문이 아니라
창고 안이야

함정이 있는
다리가 두 갠데

우르슈가
지겹게 자랑했었어

반칙은 내 특기잖아

 

대접이 시원찮군요

이집트의 여왕을
기다리게 하다니

 

내가 그리웠나 보군

 

그리워해야죠
당신의 포로인데

포로 생활이
호화로운데?

얼마나 비참한데요

 

비참한 신세치곤
좋아 보이는군

칼 좀 빌려도 돼요?

기회가 생기면

 

날 죽이게?

어떻게 죽이겠어요

 

할 수 있다면
할 거잖아

그러니까
방심하지 마세요

 

세트 전하

 

여신님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아니, 들어와라
부끄러워 말고

 

따라와라

 

이렇게 라를 영예롭게
칭송한 분은 없습니다

그분도 탑을 지나시며
감탄하실 겁니다

 

저게 다야?

네?

 

더 높게 되겠나?

 

더 높게요?

쉬운 질문이잖느냐

이제서야 높이자면
좀 힘들겠지만...

진정해라, 우르슈
농담이다

 

말해봐라

 

왜 아버지께서 너를
왕실 건축사로 뽑으셨지?

네 형제들을 두고

제가 최고였으니
뽑으셨겠죠

나도 최고의 자식임을
증명하고 싶다

 

해가 뜨고 질 때까지
저 탑을 보실 것이다

제겐 전하의 만족이
금보다 귀합니다

사후세계 들어가고도
남을 금을 주마

건배!

이집트 최고의
건축가를 위해

 

내 유산을 위해

 

대체 저 많은 전갈을
어디서 구한 거야?

 

그림자만 스쳐도
골로 가겠네

 

저 원이
작동 장치야

 

비켜가면 되지

 

여긴 쉽네

 

세 번째 다리

 

세 번째 다리는
안 나왔는데

 

이건 반칙이잖아

 

눈도 하나뿐이고

 

좋아

자야, 너라면 기도하겠지만

난 주사위를 던질 거야

 

자야!

 

정말 미안해

 

내 집에서 밀회를
즐기는 것도 모자라

 

왕의 물건을 훔쳐?

 

난 서재를 꼼꼼하게
정리하는 편이다

 

그걸 몰랐나 보지?

이 같잖은 목걸이가
너흴 구해주진 않아

- 세트가 네 신이다
- 내가 꾸민 일이에요

거짓말!

 

훔쳐온 걸 내놔

 

고맙다

 

- 자칼 먹이로 던져줘라
- 잠깐!

 

다른 것도 가져왔어요

 

도망쳐!

 

해냈구나

다른 하나는?

하나 훔치는 것도
얼마나 힘들었는데

 

널 영원히
사랑할 거야

- 자야
- 죽음은 끝이 아니야

 

자야

 

내가 바로잡을게

 

숭배자는
더 필요 없다

 

공물을 가져와 봐야
썩은 내나 나지

 

포도주라면 모를까
아니면 꺼져라

 

난 숭배자가 아니에요

 

그럼 뭐냐?
도둑이냐?

 

네, 도둑이에요

 

세트에게 빼앗기신 걸
훔쳐왔어요

 

인간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날 따르는 신들의
시체에서 훔쳤겠지

그들은 창고 근처에도
못 갔어요

이리 내놔라

- 아직 안 돼요
- 내 눈을 내놔라

제안할 게 있어요

감히 흥정을 해?

 

장님 신세 탈출하려면
싫어도 해야죠

 

원하는 게 금이냐?

금은 훔치면 돼요

 

구해내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어디에서 구해내?

 

죽음에서

 

오시리스께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하셨어요

그건 불가능해

방법을 찾아보세요
하늘의 신 호루스잖아요

아니면 나일 강에
던져버릴 거예요

잠깐

 

산 자 곁에 머물라

 

산 자 곁에 머물라
산 자 곁에 머물라

 

영혼을 불러내기엔
이미 멀리 갔다

- 그래도 신이잖아요
- 신은 1,000년을 살아도

죽음을 치유할 순 없다

 

이제 보내줘야지

- 방법이 있을 거예요
- 나도 방법이 없다

 

영원불멸하신 이여

당신의 종을 죽음에서
새 삶으로 인도하소서

 

아누비스, 나오시오

 

육신에서 해방시켜주마

 

지하로 가는 문이
열렸다

네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노예로 죽었어요

보물이 없으면
최후의 문을 못 넘어요

무엇을 내겠느냐?

사후세계로
들어가지 못한다고요

 

아홉 활의 지배자
아누비스시여

 

제가 가진 건
미소뿐입니다

 

알았다

 

자야!

 

- 자야!
- 죽은 자는 듣지 못 한다

 

길을 따라오너라

 

이제 눈을 다오

 

- 한 게 없잖아요
- 내 눈

평생 장님으로
살아봐요

난 잃을 게 없어요
알아들어요?

- 내 눈을 내놔
- 내가 어떻게 해서든...

 

숨고 싶다면
말을 줄였어야지

 

여기 있어요

 

다른 한쪽은?

 

다른 한쪽은?

나도 확실히
모르지만...

목을 꺾어버리겠다

 

아버지의 원수니까
세트를 미워하시죠?

 

세트의 피라미드로
들어갈 방법을 알아요

 

어떻게?

 

어떻게?

 

세트가 자기 힘을
보관하는 곳이죠?

들여보내 드리면
죽일 수 있어요?

 

어떻게 하겠다고?

도면을 봤어요

- 말해봐라
- 안내해드릴게요

- 좋아
- 자야를 살려주면

 

방법이 있긴 해

 

사후세계로 들어가면
돌아올 수 없지만

아홉 문을 통과하려면
며칠은 걸린다

 

아누비스를 소환하는 건
왕만이 할 수 있지

 

내가 세트를 죽이고
왕좌를 되찾을 때까지

최후의 문에
도착하지 않았다면

 

살려낼 수도
있을 거다

 

뒤처지지 말고 따라와

 

내 용맹한 사냥개들이여

 

너희는 진정한
이집트의 아들이며

강철과도 같은
내 자식들이다

 

아비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반역자 신들은
우리 창에 죽었고

잔당들은 네프티스의
요새로 후퇴하여

우리를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너희
사막의 군단이

그들을
심판할 것이다!

 

금을 하사하노라!

 

전투에서 쓰러져
아홉 문을 지나거든

내 형님에게 너희 왕이
누군지 말하라!

세트, 아만, 타
라이 부대!

부대 차렷!

 

앞으로 가!

 

전하

 

보물 창고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우르슈

눈은 호루스의 추종자들을
죽이기 위한 미끼 아니었나?

 

네, 전하

그리고 네 함정들은...

 

뭐라고 불렀더라?

 

신성불가침?

네, 전하

추적할 수 있겠나?

찾아내겠습니다

이런 짓을 꾸민 신이
누군지도 알아내라

 

인간이었습니다

 

인간?

 

- 이 여자는 누군가?
- 우르슈의 종입니다

변명을 하자면...

네 변명이 뭔지
아주 궁금하다만

- 나중에 듣지
- 네, 전하

 

이집트에 너보다
영리한 인간이 있었군

이 도둑

 

계획이 뭐예요?

사막의 신을 죽이려면

사막을 죽여야지

사막을 죽여요?

 

사막을 어떻게 죽여요?

 

조부님께 가야겠다

우릴 도와주실 거다

조부님이요?
태양신 라 말씀이세요?

 

그 조부님이
어디 계시는데요?

 

농담하는 거죠?

내가 널 웃겨주려고
이 고생을 했겠느냐?

 

날아가면 편하잖아요

양 눈이 없으면
변신을 못 해

힘을 달라고
기도해야겠다

힘 빠지는 소리네요

계속 떠들면
산에서 내려갈 땐

밑으로 던져버린다

 

위대한 라여
제가 왔습니다

 

하늘의 신이
도움을 청합니다

 

조부님
도와주십시오

 

대단한데요!

 

내 그림자를
벗어나지 마라

- 왜요?
- 시키는 대로 해

 

위대한 라 만세!

 

보통은 새 한 마리
못 앉게 하는 곳이다

 

감히 창조의 원천으로
인간을 데려오다니

제게 귀한 자라
두고 올 수 없었습니다

왜 왔느냐?

청이 있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일을 멈추고
청을 들어드려야지

조부님, 죄송합니다
그런 말씀이 아니라

저런 불경한 놈

 

여기 있거라
조용히 하고

 

할 일이 있다

 

인간을 죽이기 싫다면
갑판 아래로 내려보내라

 

어둠으로 돌아가라 이 더러운 벌레야!

 

내 창조물은
집어삼킬 수 없다

 

기를 쓰고 덤벼봐라

 

자식들과 함께
나일 강변에서

살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난 아포피스와
밤낮으로 싸워야 한다

이집트가 혼돈으로
파괴되지 않도록

이제 알겠느냐?

세트보다 사악한
존재도 있느니라

 

그렇지 않습니다

제 아버지이자 조부님의
아들을 죽인

- 악마입니다
- 둘 다 내 아들이다

모든 피조물이 그렇듯
둘 다 귀한 자식이고

애초에 세상을 불확실하게
만든 것도 나다

 

그래서 찾아온
이유가 무엇이냐?

 

창조수를 이 병에
넣어가게 해주십시오

 

이 물은
내 것이 아니다

 

사막의 불꽃을
꺼버릴 생각이구나

 

세트를 죽이고
아비의 뒤를 이으려고

다시 날아갈 힘을
주십시오

좀 전에도 기도를
들어줬잖느냐

여기로 오게 해줬고
가는 것도 도와준다면

그 후엔?

양쪽 눈이 없이는

세트를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그럼 더 강해져라

얼마나 나태했으면

신의 삶이 고된 여정이란
사실도 잊었느냐?

네 여정에서 벗어나면
약해질 뿐이다

호루스!

왜 거추장스럽게
인간과 다니느냐?

배짱 좋은 놈이라
나름 요긴해서요

 

저 인간과의
약속 때문이 아니고?

인간과의 약속 따위
뭐가 중요합니까?

 

난 세트의 통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만

네가 훨씬 나을 거란
확신도 없구나

 

전하, 반역자 신들이
성으로 후퇴했습니다

 

마지막 한 놈까지?

네, 전하

그렇다면 한 번에
쓸어버려야겠군

 

좀 과하지 않나요?

네프티스는 죽을 때까지
싸울 생각이야

 

당신 부인이었잖아요

그러니 더욱 죽여야지

 

지금부터는
이런 식일 거야

너도 이번 기회에
익숙해지는 게 좋아

 

여신이 이런 하찮은
일을 해도 되는 건가?

 

당신이 왕이 된 후로
수의를 쓸 일이 많아서

 

당신은 왕비가
될 수도 있었어

거부한 이유는
잘 알 텐데?

 

그럼 내가
청혼했을 때

 

왜 승낙했지?

당신이 사막에서
돌아오던 날이 기억나

위풍당당하고
잘생긴 그 모습

당신 곁에 있기 위해
모래바람을 견뎠고

함께 이룰 미래를
상상하기도 했어

썩 나쁘진 않았지

 

좋던 시절도 있었어

 

있었겠지

우린 행복할 수도
있었을 거야

내가 당신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면

 

아무것도
날 만족시킬 순 없어

 

그래서 라께서 자식을
주지 않으신 거야

 

왜 이러는 거야?

 

내 뜻을 알게 됐을 땐
이미 늦었을 거다

 

다음엔 착지할 때까지
계속 날아주세요

라께서 능력을
도로 가져가신 거다

 

- 도와주시는 거 아니었어요?
- 필요한 건 구했다

 

나일 강을 다 부어도
세트의 불꽃은 못 끄지만

창조수 몇 방울이면
끌 수 있지

- 사막을 죽이는 거군요
- 불꽃이 꺼지면

세트도 약해지지

내가 마시면
어떻게 돼요?

 

기분이 상쾌해지고
죽는 거지

설마 창조수를
마시고 죽겠어요?

물을 낭비한 대가로
내가 죽일 거니까

 

이건 뭐예요?

 

내가 마시게
물을 담아 와라

 

난 당신의
노예가 아니에요

아버지께 인간을 때리면
품위가 떨어진다 배웠다

물 떠다 먹는 것도
안 배우고 뭐했어요?

 

죄송합니다, 아버지

 

이것들이 하나같이

 

호루스의 눈은
어디 있나?

네 엉덩이 잘 뒤져봐
그쪽에 숨겨놨으니까

 

호루스의 눈은
어디 있나?

여기 있다

 

진흙탕에서 허우적대며
살고 있겠거니 했더니

 

죽여라!

 

모두 봤느냐?
양 눈이 없으면 약하다

 

내가 장님에 벙어리고

 

팔다리가 없어도

 

너희들은
상대가 안 돼

 

내가 안 죽어서
안심한 표정이네요

라를 찬양하라

내가 죽으면
소용없잖아요

자야와 내가
여기 함께 있어야지

산 채로!

조심하세요!

 

호루스! 호루스!

 

라님
도와주세요!

 

호루스!

 

이러다 죽겠어요!

 

먼저 가시지

 

이래서 세트를
이길 수 있겠어요?

내가 구해주지 않았나?

- 날 구해줘요?
- 네가 쓸모가 있기 때문이야

어디에 쓸모가
있는지 알아요?

다른 쪽 눈을
훔쳐올 수 있어요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라, 인간

내 이름은
인간이 아니에요

 

그럼 뭐지?

벡이요

좋아, 벡, 이제 길은
감시당할 거다

세트가 정예들을
보낼 테니

 

계획대로
되진 않았군

네, 전하

내 조카가 외눈으로
벌인 짓이라고?

호루스의 힘을
과소평가했습니다

죽이기 힘든 놈이지

 

제 삼촌처럼

어디로 가던가?
그리고 동행은?

동행은 인간
한 명이었습니다

그럼 군대는 아니군

엿듣기론 그 인간과
거래를 했답니다

야심 한번
대단한 인간이군

호루스가 그자의 여자를
되살려주기로 했습니다

 

- 확실한가?
- 확실합니다, 전하

 

그만 가서 쉬어라

네, 전하 감사합니다

수고했다

 

처음부터 저희를
믿으셨어야죠

저희가 언제
실망시켜 드리던가요?

 

이번에도
만족하게 해다오

 

아내를 살려주셨어요?

 

언젠가 우리 모두
겪게 될 일이다

 

망자의 땅과 아홉 문

 

아주 정교하지?
'죽음의 여신'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지난 이름이에요

곧 온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망자의 땅만
정복하면 돼

그 땅은
가질 수 없어요

 

- 날 그리로 데려가다오
- 살아있으시잖아요

하지만 너도
살아있는 몸으로

망자들을 인도했지

내가 돌아가면
어떻게 될지 알잖아요

그 팔찌가 악마들을
막아줄 거다

그 말이 아니에요

너도 그립지?

안 그래?

 

네 안에 있는 어둠

아뇨

넌 선하지만은 않아
사랑의 여신

- 알아요
- 그럼 그대로 해

충성을 증명하고

세상을 차지하는 거다

 

함께

 

호루스

 

내 사랑

 

호루스...

 

아버지의 무덤
밖으로 나왔잖아?

 

어디 있는지
궁금했는데

 

잘됐군
고맙다

 

박쥐처럼 편을 바꾸는
배신자치고는

똑똑하지 않군

 

눈은 언제
되찾은 거예요?

알 게 뭐야?

 

난 이제
당신의 것이에요

당신 말만
따를 거예요

 

내가 호루스를 죽여도?

 

물론이죠

호루스야
어찌 되든 상관없어요

 

거짓말하는 것도
지칠 때가 됐지

 

사랑했던 네프티스의
날개도 잘랐는데

네겐 어떻게
할 것 같으냐?

 

도망쳐봐라
쫓아갈 테니

 

이리 와!

 

그만!

 

그래도 뛰는 것보단
괜찮았네

 

하필 왜 묘지에서
야영을 해요?

 

예전에 여긴
눈부신 정원이었다

 

어떻게 된 건데요?

 

내 아버지의
첫 번째 사원이었지

가난한 자들이 묻히도록
땅을 내어주신 거다

 

세트가 아버지의 가르침을
망가뜨리고 있어

 

아버지는
이곳을 사랑하셨다

 

그래서 세트가 여기서
아버지를 도륙했지

 

몸을 14조각 냈고

심장은 찾지도 못했다

여긴 세트가 소금을 뿌려
황무지가 된 건가요?

아니, 어머니의
눈물 때문이다

 

자결하시기 전에
흘리신 눈물

 

내가 두 분을
실망시켰다

 

유감이에요

라께선 이것도
여정이라 하셨다

 

여정이 끝나면
힘을 되찾겠지

 

- 어떻게 끝나는데요?
- 복수를 해야지

 

세트의 머리를
내 창으로 뚫을 것이다

 

저거 폭풍이에요?

 

구름도 없는데

 

세트의 추적자들이
애완동물을 타고 왔군

 

애완동물이요?
저게 고양이로 보여요?

지금은 저것들의 독을
버틸 힘이 없어

그럼 도망쳐야죠

- 도망쳐?
- 인간들은 이럴 때 도망쳐요!

 

더 빨리 뛰어!

이게 최대예요!

 

- 더 빨리 뛰세요!
- 이게 최대야!

 

뛰어!

 

- 같이 죽여봐요
- 같이?

낚시할 땐
뭐가 제일 중요하죠?

- 난 낚시 안 해
- 미끼예요

- 그건 너무 위험해
- 내 걱정하는 거예요?

아니, 투창 실력이
예전만 못해서

그럼 가까이서
던지면 되잖아요

 

어이! 예쁜 아가씨!

 

너 말고 뱀

 

방금 좋았어요
한 번 더 해요

이번엔 미끼가
더 오래 버텨야 돼

뒤에서 약점을
공격해야겠다

약점이 있는 건
어떻게 알아요?

몰라
어딘가 있겠지

가!

 

대견하네
화를 돋우셨군

 

날지도 못하다니
억울하시겠군

 

너도 마찬가지야

 

하토르!

입 다물고
비켜서 있어

 

그 여린 몸으로
어딜 덤비려고

 

태워버려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내가 도와주마

 

태워버려라!

넌 지금
너무 춥다

몸을 덥혀라
내가 명령하노라

 

서둘러

 

너와 있는 편이
더 낫겠다

 

- 화가 치미는군
- 살려준 인사가 그거야?

장님 신세로
무덤에 앉아있을 때

내 눈을 뽑은 놈과
침대에서 뒹굴던 주제에

앞도 못 보는 신에게
이 미모를 왜 낭비해?

내가 왜 당신을
믿어야 하는데?

복종하지 않는 신은
모두 죽이고 있어

나도 죽일 거야

세트의 사원으로 가서
호루스가 죽일 거예요

어떻게 들어가려고?

 

- 저 인간이?
- 도면을 봐서

- 길을 알아
- 스핑크스는 어쩌고?

까맣게 잊었어?

스핑크스요?

세트의 불꽃을
지키는 파수꾼이지

수수께끼를 못 맞히면
무자비하게 죽여

수수께끼에
대답할 순 있죠?

토트에게 도움을
청해야겠어

왜 굳이 토트까지
끌어들이려고 해?

이대로 죽느니
찾아가는 게 낫지

 

세트가 준 드레스야?

 

선물 받은 옷장에서
골라 입은 거지

세트가 좋아할 옷을
골라 입은 거겠군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은 거야

왜?
맘에 안 들어?

너무 과해

난 사랑도 과하게
주는 여신이야

당신에게도 과하게 줬지만
불평 한번 안 했었지

 

이젠 너무 간소하군

역시 만족시키기
어려운 신이네

당신 때문에
지체되겠어

 

안대를 차니까
악동 같아 보여

전엔 어떻게 보였는데?

둔해 보였지

- 그래도 귀엽긴 했어
- 뭐가 둔해?

지금도 그렇잖아
날 너무 몰라

뭐?

눈을 되찾았으면
날 구하러 왔어야지

내가 그 정도도
안 돼?

 

마실 물을
담아오너라

 

정중히 부탁하면
누가 죽인대요?

지금 말싸움할
기분이 아니다

물을 담아오너라

내가 명령하노라

 

신들은 하나같이
똑같다니까

 

그 여자 이름이
무엇이냐?

남자든 여자든 짐승이든
모두 부릴 수 있지만

마음을 뺏긴 자에겐
소용이 없지

 

사랑에 빠져있구나

 

이름은 자야예요

 

미안하구나

 

잘살게 해주겠다고
약속만 해놓고

아무것도
못 해줬어요

 

그래도 널 사랑했으니
네 곁에 있던 거지

다시 되찾을 거예요

- 그런데...
- 호루스가 되살려준댔어요

- 호루스가 그랬어?
- 성미도 급하고

복수에 미쳐있지만

 

나쁜 분은 아니에요

그렇긴 하지

 

여기 있군

 

저분이에요?
저분들?

- 아니야
- 이분들은 뭐예요?

토트가
신뢰하는 시종들

자신만을 믿는 신이지

퇴비를 더 주거라

화려한 색이군

주로 녹색, 적색

다색 품종으로
꽃차례의 형태는

다발 통꽃
다중 꽃받침

지혜의 신이시여
조언을 구합니다

잡초를 뿌리째 뽑아
태운 모양이군

이것의 기름은
활력을 더하고

잎은 영양분이
풍부하다

하지만 이것의
진실은 뭘까?

 

너, 뒤로 돌아라

뒤태가
보고 싶으세요?

아니, 그렇긴 하지

난 거짓말은 못 해
뒤로 돌아라

눈빛에 홀릴지 모르니

- 47
- 네?

내가 기록한 지식은

- 아직 47%에 불과하다
- 제가 필요한 건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해답이겠지

그건 어린아이라도
풀 수 있다

가서 물어보고
다시 와라

- 내가 풀어주마
- 그럼 한 명은 죽어야 합니다

그럼 제비를 뽑아

같이 가시죠

 

내가 하룻밤
같이 보내드리죠

 

안 돼

세상이 망하기 전에
세트를 막아야죠

지혜의 신이니
알 거 아닙니까

 

이 머리를
빼앗길지 모른다

난 별들의 진짜 이름을
모두 알고 있고

- 알아요
- 세상이 모래와 물에서

창조되는 걸 봤고

우주의 지혜를
모두 갖고 있지

하찮은 왕관보다
훨씬 귀한 지혜

떠올랐다!

이것은 신비와 정수

그리고 진실이다

 

이건 상추예요!

네 아버지가
방심하신 거다

형편없이
어리석은 행동이었지

나도 세트에게
당하지 않으려고

모든 지혜를 동원해
방어책을 찾고 있다

내 부모님이 죽음으로
폐를 끼쳤다니 죄송하군요

사과는 받겠다
그만 나가라

우릴 도와달라니까!

 

조심해라, 내가 수적으로
우세하단다

 

괜찮아요
제가 해볼게요

원숭이인가 했더니
인간이었군

내가 스핑크스와
겨뤄볼게요

네가 질 확률이
압도적이다

그렇겠죠
하지만 죽기 전에

지혜의 신에게
와달라 부탁했지만

틀릴까 봐 두려워서
못 왔다고 할 거예요

이런 얕은수에
내가 넘어갈 것 같아?

자존심을 공격해?

내가 그리
교만할 것 같으냐?

 

그럼...

알았다

알았어!

 

가자

 

안녕

 

잘했다

고마워요

 

자야를 되살릴 수
없는 거 알잖아

왕에겐
그런 힘이 없어

아누비스도
그런 힘은 없어

벡을 속인 거야

세트의 피라미드에서
죽을지도 모르는데

자기가 목숨을 바쳤어

자야를 구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

자기 멋대로
믿는 거지

당신은 지금 눈만
장님이 아니야

세상이 창조되는 걸
정말로 보셨어요?

난 거짓말 안 한다

어디서 보셨어요?
세상이 창조되기 전인데

내 설명을 들으면

네 뇌가 녹아서
귀로 흘러나올 거다

 

나라고 복수의 길을

선택하고 싶었겠어?

내가 뭘 선택할
힘이 있긴 해?

바로잡을 힘은 있어

진실을 말해줘야지

세트의 불꽃을 끄려면
저 인간이 필요해

아니면 모두 죽어
그러고 싶어?

 

평지를 건너긴 위험해

- 밤이 되길 기다리지
- 시간이 없잖아요

- 지금 가야 돼요
- 기다리라고 했다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하토르는 널 잊지 않았다

 

늘 마음속에
널 간직했지

마음이 어찌나 넓은지

여럿 들어가겠더군요

 

말해봐라
현명한 하늘의 신이여

왜 세트가
널 살려뒀을까?

 

하토르 덕분이다

 

그런데 하토르를
나무라는 거냐?

도와달라고
한 적 없습니다

 

내가 원한 건
단 하나였죠

내가 보기엔
세상 모두가 바보지만

그중에 네가
가장 어리석구나

 

자야 생각해?

 

당연히 그러겠지

 

난 '죽음의 여신'으로
불릴 때가 있었다

망자들을 사후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이었지

망자의 땅을
가봤다고요?

난 죽은 자들에게도
사랑의 여신이란다

 

그땐 어려서
쉽게 유혹당했지

유혹이요?

악마들에게
이 팔찌가 막아주고 있지

42별의 팔찌

호루스가 날 위해 해치운
악마가 42마리란다

그걸 보고 사랑을 느꼈지
네가 싸우고 있단 걸

자야도 알아야 해

그래야 희망을
버리지 않지

 

자야

 

자야

 

자야? 자야?

내 말이 들리느냐

- 자야
- 누구세요?

 

- 거기 누구세요?
- 죽음의 여신

- 하토르다
- 여신님

산 자의 땅에서
얘기하고 있다

네 연인과 함께

- 벡?
- 자야, 나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날 찾을 줄 알았어

 

그런데 보이질 않아

다시 만날 수 있어
돌아올 수 있대

어떻게?

 

호루스를 도와주면
날 도와주겠대

 

내가 사랑하는
그 벡이 맞아?

나도 신기해

내가 신을 믿다니

 

네 말이 맞았어
호루스는 정의의 신이야

"내가 뭐랬어"라고
하고 싶지?

응, 약간은

 

목소리가 너무 반가워

다 잘될 거야
나만 믿어

호루스가
되살려주실 거야

 

벡?

 

벡, 듣고 있어?

 

산 자와의 대화는
금지돼 있다

 

가라

 

안에 있는 바퀴를
돌리면 모래가 멈춰요

문만 통과하면 돼요

도면을 본 게
천만다행이군

어느 문인지 몰랐으면
아예 불가능했겠어

 

- 벡?
- 네?

어떤 문인지는
아는 거지?

그럼요
이거예요

 

아니, 저거

 

아니, 이거예요!

 

주사위를
던져보는 거야

 

- 찍은 거였지?
- 뭐...

 

운에만 맡기다니
보기 불안하군

계속 살아남으려면
공부를 해야겠다

 

그럼 스핑크스에게
가는 길은?

 

왕의 집을
침범하는 자

내게 답하지 않으면
죽으리라

 

해봐라

기다리잖나

 

나는 존재하지 않았고

늘 존재할 것이며

그 누구도
나를 보지 못하나

숨 쉬고 사는 모든 것들이
나를 믿고 있다

나는 무엇이냐?

 

질서
너는 질서다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틀렸다

 

다시 해보세요

 

틀릴 리가 없는데

 

너는 순수다

 

또 틀렸다

'존재하지 않았고'

'늘 존재할 것이며'

'미래에 있다면
너는 상상이다'

 

그렇지만,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았고

'늘 존재할 것이고'

- 토트
- 숨 쉬고 사는 모든 것들이

- 믿는 것이라면...
- 인간이 숨 쉬고 살잖아요

- 신처럼 생각하지 마세요
- 그럼 생각을 멈춰야겠구나

토트!

 

잠깐, 알았다!
너는 내일이다!

성가시구나

 

한 방울

 

안 돼!

 

고마워해야겠군

 

토트를 서재 밖으로
불러내 주다니

 

이걸로 완성이다

이 비겁한 놈
철창을 열고 싸우자

또?

네 여자 앞에서
또 질 셈이냐?

죽기 전에 창피한 꼴을
한 번이라도 피해야지

멈춰!

 

이게 뭔지 알겠지?

 

네 여자를 되살려주겠다고
얘기하더냐?

 

그건 불가능하다

- 심지어 나라도
- 그걸 믿으라는 거야?

 

난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눈먼 신은 그렇게라도 해야
네 도움을 구하겠지만

 

어서
물어봐라

 

- 부어
- 사실이에요?

벡, 어서 부어!

 

안 돼!

 

내 편이 아니라니
안타깝구나

죽음도 불사하는 자를
높이 사는 편이라

사랑에 빠져봐야
이런 꼴이지

 

둘 다 죽을 자리는
제대로 찾았군

너와의 대화가
그리울 거다

잠자리도

 

내 복수를
방해하다니

 

자야는 당신을
숭배했어요

 

이집트를 구해달라고
매일 기도해도

- 나타나질 않았잖아요
- 무덤에 있느라 못 들었다

듣질 않은 거죠

그저 복수에 미쳐서

 

내가 당신을
잘못 생각했나 봐요

 

그래도 신들에 대해선
확실히 알게 됐네요

당신들은 우릴
신경 쓰지 않아요

 

이제 알았군

 

아누비스, 나오라

 

여신님

여전히 태초의 여명처럼
아름다우십니다

하토르
뭐하는 거야?

이 인간의 연인은
저울에 올릴 것이 없다

우리가 돕고자 한다

과한 부탁입니다

특별한 보물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

안 돼

- 안 돼
- 이런 보물?

죽음의 여신께서
부탁하신다면

 

그렇게 하죠

저자가 직접
전하게 해다오

 

마지막으로
만나게 해주마

감사합니다

 

이건 안 돼

우린 벡을 속였어
이렇게라도 갚아야 해

당신을
희생할 순 없어

명령하노니
날 놓아라

내겐 통하지 않아
당신도 알잖아

 

난 사랑의 여신이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난 아무것도 아니야

다시 당신을
잃을 순 없어

 

안 돼!

 

받아라

 

할 일을 해라

 

두 진실의 전당

 

우리가 심판을
받을 곳이다

 

앞으로 나오라

 

무엇을 바치겠느냐?

 

앞으로 나오라

 

난 영원히
살 것이다!

 

무엇을 바치겠느냐?

 

앞으로 나오라

 

앞으로 나오라

 

무엇을 바치겠느냐?

 

무엇을 바치겠느냐?

 

자야

 

 

네프티스의 황금 날개를
받으시옵소서

모든 위험에서
전하를 지키리라

 

지혜의 신
토트의 뇌

고대의 지식을
받으옵소서

 

오시리스의 심장
모든 땅을 지배하게 하시리

 

전지전능한 눈
누구도 전하를 속이지 못 하리

 

눈부신 모습이옵니다

 

안다

 

아버지

 

네 탑은 봤다
대단하더구나

아버지께
바치는 겁니다

조금만 높았다면
배가 걸릴 뻔했다

배에서 눈을 돌려
제 위업을 보십시오

 

오시리스는
하지 못한 일들을

저는 모든 생명을
지배하고

세상 모든 것을
지배합니다

너는 태양 아래
가장 강대한 존재다

그럼 저를
인정해주십시오

내가 널 인정했으면

형제를 죽이는 일도
없었을 거란 얘기냐?

세상일을
보긴 하시는군요

 

말씀해보시죠
세상에 신경은 쓰십니까?

 

네 생각보단
많이 신경 쓰지

그럼 왜
저만 홀로 버려져

 

뜨거운 사막을 떠돌게 하고

형님만 나일 강 유역에서
편히 살게 한 겁니까?

 

왜 형님을 왕으로
삼으신 겁니까?

왜 형님에게만
아들을 주셨습니까?

제겐 자식을 가질
기회도 주지 않으시고

널 위한 시험이었다

형님을 시험하진
않으셨죠

이집트의 왕위를
준 게 시험이었다

하나 때가 됐을 때
권력에 욕심내지 않고

미련 없이 권력을 내주고
시험에 통과한 거다

저도 제 시험을
통과한 거겠군요

아직 아니다

네게 자식을
주지 않았던 것은

내 배려였다

나처럼 자식을
그리워하지 말라고

그리워해요?

 

내 자리를
물려주고 싶다

 

- 이곳을...
- 네 시험의 끝이 바로 여기다

이보다 큰
짐도 없지만

 

이보다 큰
영예도 없다

 

네가 한 짓들은
모두 용서할 수 있다

 

죽을 때까지
밤낮으로

저 악마와
싸우라는 겁니까?

원하는 게 무엇이냐?

불멸을 원합니다

불멸은 사후세계에서
모두가 누릴 수 있다

전 죽음이 아니라
살고 싶습니다

제가 정복한 왕국에서
영원히!

이게 내가 원하는
보상입니다!

네가 원하는 일이
가능하겠느냐?

불멸이 꿈이라면...

사후세계를 파괴해야죠

세상에 혼돈을
풀어놓을 셈이냐?

이 모든 걸
파괴하려는 게냐!

파괴가 아니라
재창조하는 겁니다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겠습니다

하지만 이따위 배에
처박힐 생각 없습니다

 

그 어떤 신도
이걸 버틸 수는 없다

 

난 한 명의 신이
아닙니다

 

무엇을 바치겠느냐?

사후세계에서의 자리를
마련해줄 거야

안 돼

 

너 없인 싫어

 

문이 파괴되었다!

혼돈의 아포피스가
이곳을 파괴할 것이다

 

호루스 님이
유일한 희망이야

믿을만한 신이 못돼

- 날 속였단 말야
- 한 번 더 기회를 줘

네가 도와주면 되잖아

내 힘은
무한하지 않다

하늘의 신에게
계획이 있다면

주저 말고
실행하라고 해라

그분을 못 믿겠으면
날 믿어

 

우린 다시
함께할 수 있어

 

라께서 패배하셨다
세트가 혼돈을 풀어놨어

그럼 어떻게 막죠?

 

넌 포기를 모르는군

자야가 그러라고
말했으니까요

우리 거래 얘기를
안 한 거냐?

다 얘기했는데도
아직 당신을 믿어요

 

도시로 돌아가자

 

걸어가려면
한참 걸려요

 

날아가면 되지

 

네프티스

죽은 후에도
우릴 돕는구나

 

오라, 악마여!

 

세트가 라의 창을
가지고 있어

생명의 근원 나일 강으로
아포피스를 부르는 거야

- 왜요?
- 나일 강을 마시게 해서

모든 피조물을 파괴하려고

라는 죽지 않으셨다
그분만이 맞설 수 있지만

저 창이 필요해

저걸 어떻게 뺏죠?

이번에도 낚시를
해보는 게 어때?

 

전하의 종이
도움을 청합니다

건축가

 

네 도움이 필요하다

 

전무후무한
위대한 건축물입니다

 

나의...

 

세트 전하의
오벨리스크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2,220큐빗 높이이며

화강암 블록 70억 개와
투라 석회암 슬라브 50억 개

황금 90억 달란트가
들어갔습니다

노예의 목숨은
얼마나 들어갔지?

 

5,930명

아니, 잠깐만

그 애까지
5,931명이군

 

안 돼
지붕까지 올라가야 돼

 

꼭대기에서 보자

 

친구라도 되는 것처럼
옆에 서 있더군

그 기분 잘 알지

신의 총애

중독이 심하지

그런데 넌 신을
잘못 골랐어

호루스도 발전하고 있어

그런다고 네 여자가
돌아오진 않잖아?

아깝군
예쁜 아이였는데

 

살갗도 부드럽고

 

사후세계를 위한
채비지

 

보다시피
난 죽을 준비 됐어

 

오라, 아포피스!

 

모래 밑에
얌전히 있었어야지

왕위를 탐내는 건 몰라도
이건 미친 짓이야

물론 이해 못 하겠지
어떻게 이해하겠어?

곱게 자란 아들의
곱게 자란 아들이

 

그건 그렇고 아포피스가
망자의 땅도 집어삼킬 거야

지금은 사후세계로
갈 수도 없어

뭐?

 

나보고 신을
잘못 골랐다고?

 

너와 오랜만에
회포를 풀어 좋구나

 

하지만 여전히
내 상대는 아니야

 

맞아

 

난 그냥 미끼니까

 

정말 화를
돋우는 놈이군

 

호루스!

 

눈이 나보단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그런 것 같군

 

지금껏 미안했다

 

- 이것도 포함해서
- 사과받아줄게요

 

눈 훔쳐다 주겠다고
말했었잖아요?

딱히 필요 없다고
말했으면 편했잖아요

라께서 길을 보여주셨지만

내가 듣질 않았다, 눈이 있어야만
변신하는 줄 알았지만

내 여정의 목적은
복수가 아니라...

 

내 백성을
지키는 것이었다

자기 자랑은
그만 좀 해요

아직 지킬 게
잔뜩 있잖아요

 

보라! 새 왕이노라

 

당신을 최고의 신이라
생각했었어

 

당신 꼴을 봐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최고의 신이다

난 널 살려줬었다

 

자비를 베풀었지

나도 같은 실수를
할 순 없지

 

조부님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거기까지다
이 짐승아!

 

고맙구나

 

나와 잘 맞던데

신이 아닌 게
확실해?

그래 봐야
무슨 신이겠어요?

 

멍청함의 신?

 

불가능한 일의 신

 

벡?

 

지금껏 빚진 적이 없다만
네겐 빚을 졌구나

 

원하는 걸 말해봐라

 

산들이 무릎 꿇고
바람이 복종할 것이다

아포피스가 다가오니
빨리 대답하거라

 

곧 밤이 찾아온다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저들에게 주고 싶은
기적 말고는

 

- 내가 지금...
- 돌아왔다

 

벡?
자야를 도와줘야지

 

자야

 

자야?

 

- 난 호루스다
- 전하

불가능한 일인 줄
알았는데요

불가능? 그렇지

 

태양신 라 만세!

 

지혜를 깨달았고

시험은 끝났고
두 번째 기회가 주어졌다

다시 살 기회
하나가 될 기회

호루스는 부모님을
추도했다

그들은 사후세계를
지난 지 오랜 후였다

하나 그는 최후의 문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라의 지혜임을 알았다

삶과 불멸 사이의
부술 수 없는 장벽으로...

제가 준비가 됐을까요?

 

진정한 의미의 준비는
성취가 극히 어렵지

 

하나 그 근처엔
도달한 것 같군

 

일어서시오, 호루스

이집트의 왕

 

지금 이 순간부터

사후세계는
금이 아니라

선행과 연민과
관용으로

 

얻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 어떻게 사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하토르를 생각하세요?

 

그러시겠죠

 

이집트 최고의 보물을
그냥 둘 줄 아셨어요?

 

며칠 자리 비운다고
누가 알아채려나?

왕의 수석 고문으로서

눈치채지 못하게
열심히 노력하죠

- 누가 묻거든
- 친구를 도우러 갔다고 전해라

 

네 유능한 손에
이집트를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