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ther.side.of.hope.2017.limited.720p.bluray.x264-usury.eng

희망의 저편

 

어머니, 어머니

 

등불을 켜줘요

 

난 곧 죽을 거예요

 

모든 걸 뒤로 하고

 

좋은 흰 양복을 사줘요

 

곧 차가운 땅에

 

죽어 잠들 거예요

 

"호스텔"

 

- 샤워
- 샤워?

 

역, 역 밑에
역 밑에

 

- 도와주실 수 있어요?
- 할 수 있는 거라면

 

- 가까운 경찰서가 어딨어요?
- 진짜요?

 

뭐 그래요

 

알려줄테니
알아서 해요

 

지금 여긴데
이 왼쪽으로 가요

 

안녕하십니까

 

핀란드에 망명 신청을
하고 싶은데요

 

망명은 별 거 아니지

 

댁이 처음도 아니고

 

환영해요
칼레드 알리, 따라와요

 

옆으로

 

171

 

71

 

오른쪽

 

왼쪽

 

서명해요
여기

 

여기서 기다려요

 

- 살람
- 살람

 

시리아에서 온 칼레드예요

 

이라크에서 온 마즈닥예요

 

저 사람한테 얻은 담배예요

 

- 감사합니다
- 다시 들르세요

 

이것만 받겠어요
시기가 안 좋아요

 

- 커피 한 잔 드려요?
- 좋습니다

 

딴 일 해보려고요
재고품 사시겠어요?

 

반값으로 셔츠 3천장

 

안 돼요

 

크리스마스에 관두고
멕시코 시티로 가려고요

 

사케 마시고 훌라 춤 추고

 

너무 조용히 살아서
기분 좀 내려고요

 

염두에 둔 일 있어요?

 

원래 식당업이 좋았어요
이론적 이야기지만

 

수익성 있는 사업이죠
잘 안 되면 마셔대잖아요

 

잘 되면 더 마시고

 

멕시코로 떠나면
다신 못 보겠네요

 

1년 사이 수용소에 5번째요

 

이싸, 이분들 방으로 안내해요

 

알겠습니다

 

따라오세요

 

여기와 저기

 

오늘 이민국에서
첫 면담이 있어요

 

아주 중요한데
준비됐어요, 칼레드?

 

 

여기 이민청 주소와 지도예요

 

이건 신분증이고

 

늘 지니고 다녀요

 

"핀란드 이민청"

 

가서 기다려요

 

애가 넷예요
어디서 왔어요?

 

시리아의 스웨이다요

 

- 칼레드 알리?
- 네

 

따라오세요

 

저는 정비공예요

 

알레포 변두리의
정비소에서 일했어요

 

지난 봄 4월 6일

 

일 마치고 왔는데

 

사고가 생겼어요

 

집에 와보니
다 무너져 폐허가 됐어요

 

누가 미사일을 쐈는지 몰라요

 

정부군인지 반군인지

 

미국인지 러시아인지
헤즈볼라인지 ISIS인지

 

여동생 미리암이
돌아왔어요

 

빵 가게에
줄 서 있었어요

 

바로 파내기 시작했고
이웃들이 도왔어요

 

아침이 돼서야
어머니, 아버지, 남동생

 

삼촌 부부와 조카들을
찾아냈어요

같이 점심을 먹고 있었어요

 

이튿날 아침에 묻고

 

사장한테 6천달러를 빌렸어요

 

사촌이 트럭으로
터키 국경에 데려다줬어요

 

걸어서 국경을 넘었어요

 

다행히 국경 경비원들이
없었어요

 

2주 뒤에 밀입국업자들에게
3천달러를 주고

 

그리스로 가는 배를 탔어요

 

거기서 마케도니아를 거쳐
세르비아까지 걸어갔고

 

헝가리 국경에 닿았어요

 

거긴 아수라장이었고
미리암을 놓쳤어요

 

저만 국경을 넘었고

 

미리암은 저쪽에 남았어요

 

경찰 저지선을 넘어
돌아가려 했어요

 

경찰 둘이 잡아 넘어뜨리더니

 

수갑을 채워
감옥에 넣었어요

 

폭력을 겪었나요?

 

계속요

 

3번 여동생을 데려가려 했는데

 

좋은 사람들이 도왔어요

 

왜 정비소 사장이
그렇게 큰돈을 줬나요?

 

약혼자 아버지예요

 

약혼자는 지금 어디 있나요?

 

전쟁 초기에 죽었어요

 

계속해요

 

감옥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얻어맞았지만
나흘 뒤에 풀려났어요

 

여동생을 찾아다녔는데
못 찾았어요

 

난민수용소에 다 가봤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2달 동안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와 독일을
돌았어요

 

세르비아에도 다시 갔어요
혹시 남아 있을까해서

 

어떻게 국경들을 넘었어요?

 

쉬워요

 

우리를 안 봤으면 해요

 

문제거리라고

 

딴 데서 망명 신청
한 적 없어요?

 

 

자유롭게 동생을
찾아다니기 위해서예요

 

분명히 살아 있어요

 

여기로 느껴요

 

동생 사진예요

 

동생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어요

 

또 아는대로 상세히 적어요

 

요청해서 찾아보겠어요

 

쉬었다 하겠어요?

 

왜요?

 

담배 하나 줘봐

 

못 알아들어요

 

대답해, 새끼야

 

맞을래, 새끼야

 

또 보자, 낙타 타는 놈아!

 

열쇠는 저장고 홀에

 

비면 알려줘요

 

알겠어요

 

들어갈 자리 있어요?

 

스터드 포커입니다

 

최소 100

 

무제한입니다

 

퀸 페어

 

2 페어

 

9 페어

 

자...

 

10 페어
2 페어 하이

 

2백

 

2백

 

5백

 

 

10 페어

 

 

5 페어

 

 

100

 

난 됐어요

 

 

10 쓰리

 

갑니다

 

단판에 끝냅시다

 

얼마나 있어요?

 

6백하고 잔돈 좀요

 

새 카드

 

클로버 6
에이스 하이

 

클로버 3
에이스 하이

 

클로버 2

 

에이스 페어 하이

 

클로버 5
스트레이트 플러쉬면 윈

 

3 에이스

 

4 에이스
스트레이트 플러쉬 윈

 

다신 오지 말아요

 

걱정 말아요, 안 와요

 

"사업 중개소"

 

- 비끄스뜨룀입니다
- 바이띤넨입니다

 

여기 있군요

 

말씀드렸듯 수익성 없는 건
취급 안 합니다

 

채무가 없는 식당이고

 

평판이 아주 좋습니다

 

지금 장소엔 이곳 뿐입니다

 

어디 보자
걸어서 금방이군요

 

"골든 파인트"라는
멋진 이름입니다

 

당장 목이 마르죠

 

월 1,400 이면
아주 적정한 임대료고

 

오랫 동안 일한 노련한

 

종업원 두 명 포함입니다

 

얼만데요?

 

제시 가격은 3만입니다

 

단골 고객이 있는
아주 알맞는 사업입니다

 

등기부와 세무 관계가
흠이 없다면

 

한 번 가봅시다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세무 당국과 좋은 관계가
사업의 열쇠죠

 

세무소와는 한 가족 같습니다

 

"골든 파인트"

 

"오늘의 요리
청어 필레 8유로"

 

어서 오십시오

 

들어 가십시오

 

또 왔어요

 

- 비품도 포함 되나요?
- 말하면 될 겁니다

 

그러기로 하고

 

2만5천으로 합시다

 

- 충분한지 주인한테 물어보죠
- 충분할 거요

 

축하해요, 좋은 데를
헐값에 사셨네

 

금싸라기인데
몸만 아니면

 

팔지 않았을 거요

 

척추에 이상이 있고
혈액 검사가 좀...

 

- 그러시군요
- 목이 좋습니다

 

부유한 학생들이
근처에 많이 삽니다

 

- 밀린 급료는요?
- 아침에 계좌로 넣을게

 

날 알잖아

 

계산할 것도 있고

 

공항으로 갑시다

 

이름이?

 

- 깔람니우스요
- 니르히넨요

 

꼴레마이넨 미르야예요

 

오랫 동안 일한
종업원이 누구요?

 

우리 둘요

 

그쪽은?

견습요
급료 미책정이죠

 

얼마면 되겠어요?

 

월 13,000요
더 주면 좋고

 

주먹구구식인가
노조임금인가 있잖아요

 

사장님을 어떻게 믿어요?

 

성함이라도 알아야죠

 

- 비끄스뜨룀이오
- 이름은요?

 

- 비끄스뜨룀은 흔해요
- 발데마르

 

- 친구들이 발루라 불러요?
- 친구 없어요

 

가서 일해요

 

오늘 점심은 미트볼이나

 

찐 감자와 페퍼 정어리입니다

 

정어리와 맥주 한 병

 

정어리요

 

- 빨리도 나오네
- 퓨전 주방이라서요

 

마음에 드십니까?

 

- 뭐, 그래요
- 네

 

마가목 열매가 다시

 

붉은 핏빛으로 빛날 때면

 

두루미 떼가 날아와

 

하늘 위로 지나가요

 

내가 따라갈 수 없는

 

아주 먼 곳에서 와요

 

날개 없는 나는

 

이 추운 땅에 묶여 있어요

 

누이는 밤 바람 속에

 

노래 하고

 

찬 빗방울이

 

유리창을 때려요

 

사람들은 서둘러

 

집 앞을 지나가는데

 

기다리는 여자는

 

오지 않아요

 

사장님, 좀 뵐까요

 

저는 깔람니우스고
문을 맡아요

 

기억해요
거기 좀 앉아요

 

딴 뜻은 없고

 

종업원 대표로 말씀드리는데

 

전 주인이
급료에 좀 무심했어요

 

그래, 어쨌는데요?

 

안 줬어요

 

석 달 밀렸어요
가족 있는 사람도 있는데

 

- 있어요?
- 독신예요, 그게 편해서

 

- 니르히넨은 어머니가 있어요
- 가불해줘요?

 

그럼 좋죠

 

알았어요

 

혼자만 알고 있으면 좋겠어요

 

저를 믿으세요

 

마즈닥

 

전화 한 번 더 써도 돼요?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써요, 언제든지

 

또 부탁이 있어요

 

이 번호 사촌에게
알려도 될까요?

 

여동생을 찾으면 연락하게요

 

그럼요, 진작 말하지

 

- 고마워요
- 고맙긴요

 

여보세요, 핫산?

 

안녕, 핫산

 

칼레드야

 

고마워

 

그래, 미리암 소식 있어?

 

어떻게 지내?

 

어디야, 아직 알레포야?

 

신의 가호를

 

- 여기요
- 소식 있어요?

 

없어요, 맨날 그래요

 

사촌 가족이
터키 국경으로 갔는데

 

못 넘는대요
국경을 막아놔서

 

여동생 소식을 아무도 몰라요

 

바에 갈래요?

 

맥주든 이상한 거 뭐든
한잔 하게요

 

거기서 구두 고쳐요

 

손재주가 좋아 잘 고쳐요

 

저 위에는 -
저기 위에는

 

사촌 친구 가게가 있어요

 

뭐 드려요?

 

맥주 2잔요, 바로

 

- 바로?
- 당장에!

 

집에서 1차 하셨나

 

- 고마워요
- 천만에

 

- 어디 앉아요?
- 아무 데나

 

핀란드말 잘 하네요
뭐랬어요?

 

맥주 2잔 달랬어요

 

꼭 여기 사람 같았어요

 

궁하면 통해요

 

호수 옆 들녘에

 

아궁이 있는 오두막이 있었네

 

호수 옆 들녘에

 

한 농부가 살았네

 

봄이 와 5월인데

 

숲은 푸르지 않았네

 

농부는 오로지

 

곡식이 자라기만 기원했네

 

그 땅은 돌 많고 거친 땅

 

날은 흐리기만 하고

 

신의 은총이 미치지 않는

 

척박한 땅이었네

 

그 땅은 돌 많고 거친 땅

 

날은 흐르기만 하고

 

신의 은총이 미치지 않는

 

척박한 땅이었네

 

옥수수가 결연히 자라고

 

농부는 조용히

 

수확을 꿈꿨네

 

다가올 운명을 몰랐네

 

차가운 밤이 계속됐네

 

9월에 찬 비가 내리고

 

농부의 소망도 헛되이

 

젖은 옥수수는 시들었네

 

미치겠어요

 

왜요?

 

온 지 벌써 1년인데
이것도 저것도 아니에요

 

일해야 하는데

 

이라크에선 뭐 했어요?

 

간호사였어요

 

여기선 경력이 소용없어요

 

2달 동안 지하철에서
청소했어요

 

2달 동안 했어요

 

가족 데려오려면
몸이 셋이라도 모자라요

 

아무 낙이 없어요

 

이 모양인데
어떻게 누굴 도와요

 

만족스럽고 즐거워 보여요

 

그런 척해요

 

처져 있으면 먼저 보내요

 

처진 사람부터 보내요

 

죽기엔 젊어요

 

아직 죽고 싶지 않아요

 

이맘도 내가 세속적이랬어요

 

이맘까지

 

그래서 살아났어요

 

집으로 잡으러 왔을 때
시내에 있었어요

 

새벽에 짐 싸서 달아났어요

 

나도 웃는 척해야 할까요?

 

그래요, 그래!
도움이 돼요

 

거리에선 웃지 말고
미쳤다고 할테니

 

말썽 생겨요

 

헷갈리네요
웃어요, 울어요?

 

좀 있음 알 거예요

 

어느 파에 속해요?

 

수니, 시아, 알라위테...

 

가족과 함께
예언자고 신이고 다 묻었어요

 

그럼 무신론자로 적겠어요

 

아무래도 좋지만
그것도 아니에요

 

무종교로 적겠어요

 

왜 핀란드로 왔어요?

 

본의가 아니었어요

 

폴란드 그단스크의

 

부두에서 나치 스킨헤드가
공격해왔어요

 

도망치다
외항 화물선에 숨었어요

 

지쳐서 잠 들었는데

 

깨어보니 배가
바다에 나와 있었어요

 

한 선원이 발견했는데

 

좋은 사람이라
선장한테 말 안 했어요

 

먹을 것과 물을 갖다줬고

 

배가 핀란드로 간댔어요

 

핀란드가 어떠냐고 물었어요

 

모두 동등한 좋은 나라랬어요

 

핀란드도 전쟁을 겪어

 

피난민의 처지를 알고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나라의
좋은 사람들이랬어요

 

어떻게 생각했어요?

 

운 좋다 생각했어요

 

지금은?

 

전쟁 없는 나라예요

 

여기 있고 싶어요

 

말 배우고
일 찾고

 

여동생도 데려오고 싶어요

 

미래가 보장될 거예요

 

본인은요?

 

상관없어요

 

소식 들으면 알려줄게요

 

신의 뜻대로
고마워요

 

어떻게 지내요, 칼레드?

 

잘 지내요, 고마워요

 

체류 허가가 결정났어요

 

근데요?

 

모르겠어요
내일 아침 경찰서에 가봐요

 

경찰입니다

 

알레포의 안전 상황의
전개에 관해

 

알레포의 다수 주민의

 

폭력 행위로 인한
치사율을 감안할 때

 

외무부장관은 알레포 지역에서

 

주민 다수에게

 

심대한 위해를 끼칠만한

 

교전 사태가 없다고 판단해

 

이민법 88조 1항에 따라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알레포의 안전 상황과
현재의 거주 상태

 

개인적인 환경을 고려할 때

 

부차적인 보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신청인은 내일
핀란드 공화국의 비용으로

 

터키의 앙카라로 가며

 

터키 당국자가 시리아 국경까지
동행할 것이다

 

이제 수용소로 호송될 것이며

 

내일 오전 공항에 갈 때까지
그곳을 떠나선 안 된다

 

이 결정에 상소할
권리는 없다

 

다음 사람

 

오전 7시에 준비해요

 

내일 송환하니 잘 살펴요

 

여기 있을 겁니다

 

외신입니다

유엔은 시리아 상황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늘어난 전투로
많은 희생자가 났습니다

 

어제 시리아군이 무자비하게

 

알레포의 아동병원을
공격했습니다

 

휴전은 아주 허약한 듯합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로

 

수요일과 목요일에 걸쳐
61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가장 참혹한 공격은

 

알레포의 아동병원에
이뤄졌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27명의 희생자가 났습니다

 

유엔은 계속되는 전투로

 

구호품 전달이
더 어려워질거라고 합니다

 

휴전은 잠시 뿐

 

알레포 시가
계속 파괴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군은 며칠째

 

동 알레포의 반군 지역을
폭격하고 있습니다

 

식량과 연료, 의약품
모든 물자가 부족합니다

 

역사적으로 규탄 받을
무참한 살상 행위가

 

시리아에서 5년 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이탄과
특히 고성능 지하관통 폭탄으로

 

민간인들을 무차별 폭격하는 일은

 

전쟁범죄로 간주됩니다

 

사촌 핫산의 전화번호예요

 

또 모르죠, 가서 잘 될지도

 

전화 구하면 연락할게요

 

신의 뜻대로, 칼레드

 

칼레드

 

연주 좀 해봐요
기분이 울적해요

 

실례해요
악기 좀 써도 돼요?

 

켤 줄 알아요?

 

써요

 

공항 이송입니다

 

샤워하고 있어요
커피 한 잔 하시겠어요?

 

네, 그러죠

 

죽어도

 

하겠어

 

이유는 없어

 

하겠어

 

운 좋으면

 

잘 되겠지

 

겁이 나면

 

못 해

 

배 타고

 

여기서 나가

 

감비아든 베네수엘라든
갈 거야

 

하지만 죽어도

 

쇠르까를

 

못 벗어나

 

죽어도

 

하겠어

 

이유는 없어

 

하겠어

 

운 좋으면

 

잘 되겠지

 

겁이 나면

 

못 해

 

"핀란드 해방군"

 

하염없이

 

주위를 서성여

 

역 시계는

 

재깍재깍 가고

 

하염없이

 

흔들리며 가

 

7번 전차가

 

선로를 질주해

 

죽어도

 

하겠어

 

더 좋은 생각이 있어

 

핫도그

 

꺼져, 새끼들아

 

다음엔 넌 죽었어

 

왜 그래?

 

저건 뭐야?

 

꼬이스띤넨예요

 

내보내

 

내일까지 시간 주겠어

 

거기서 뭐 하나?

 

여기 살아요
내 방예요

 

아니지, 내 쓰레기 터야

 

- 누가 그래요?
- 내가

 

붙어보겠어요?

 

- 내가 더 큰데
- 그래서 뭐?

 

사정은 딱하군

 

이제 어쩐다지?

 

저 꼴로 거리엔
오래 못 있어요

 

제법이던데
내가 이겼지만

 

일하고 싶나, 칼레드?

 

네, 정말요

 

냉동실을 끌 순 없어요

 

또 눕지도 못 하고

 

아무튼 여기선 못 지내

나도 평온하게 살고 싶어

 

사생활을 지키는 게
잘못이야?

 

피 눈물 없이 독한 거야?

 

그렇게 악랄한 거야?

 

왜 제게 그러세요?
사장님이시잖아요

 

이럴 땐 자리 따지는군

 

물은 여기

 

먹는 건 일하는 데서

 

- 돈은 있어?
- 없는데요

 

자릿세

 

일은 8시에 시작이야
잘 자게

 

주무세요

 

떴어요

 

좋아, 행동 개시

 

경찰

 

이제 열어

 

어서 오십시오
9시에 시작합니다

 

그 동안 커피는 됩니다

 

점심은 11시부터입니다

 

오늘의 요리는
가정식 피쉬볼입니다

 

지역 사무소에서 나왔어요

 

소방 점검도 할 거예요

 

직원들 신분증과
냉동 관리 서류를 보고 싶군요

 

소방관께는
비상구 보여드려요

 

손님들이 들어오시면
잘 안 나가십니다

 

비끄스뜨룀입니다

 

반갑습니다
처음 뵙습니다

 

새 주인입니다

 

관청 분들을 뵐 기회가
없었군요

 

직원들은 고참입니다
뭘 좀 드릴까요?

 

고맙지만 공무부터 봐야겠어요

 

신분증 좀 봅시다

 

- 핀란드 법은 시민에게...
- 외국인 같아 보이는데요

 

이따 가져오면 안 될까요?

 

잘 넘어갔어

 

홀과 주방을 개조해야겠어

 

곧 9시인데
열어야겠어요

 

- 칼레드는요?
- 칼레드가 뭐?

 

- 이제 나오게 해요?
- 그래, 깜빡했네

 

개가 아주 영리해요

 

아랍어를 알아 듣고
이슬람으로 개종했어요

 

불교보다 재밌나봐요

 

내일이면 부다페스트와
벨그라드를 누빌 거예요

 

합법이든 불법이든
칼레드는 신분증이 필요해

 

이러다 걸리면 장사 망해

 

칼레드 내쫓고 전처럼 해요

 

본인부터 나가시지

 

그런다고 답이 나오나

 

천재 조카가 있어요

 

허언증 집안 아냐?

 

컴퓨터로 15분이면
칼레드 신분증 뚝딱해요

 

데려와봐

 

할 수 있어?

 

식은 죽 먹기죠
얼마 내시겠어요?

 

- 많이는 못 줘
- 천으로

 

노르망디 상륙 때
사람으로도 돼요

 

그렇게 나이 안 많아

 

내일 생으로 해도
돈은 같아

 

좋아, 이름이 뭐지?

 

윈스턴으로 해두죠

 

- 언제 시작하지?
- 당장요

 

이름 대봐요
본명과 엇비슷하게

 

칼리드 후세인

 

출신과 생일

 

다마스커스
1991년 6월 6일

 

남성, 여성?

 

안 통하는 농담예요

 

남성

 

신원 기록 보안이 허접해요
있으나마나

 

이거 써요

 

공항에선 안 되고

 

할 건 다했어요

 

칼리드 후세인
망명이 허용됐고

 

지난 9월부터
거주와 노동 허가

 

지불 하셔야죠

 

젊게 해드릴 수 있는데

 

- 신분 상으론
- 가봐

 

신분증 좀 보여주세요

 

정기 점검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수고하세요

 

마즈닥

 

칼레드!

 

무사했군요

 

네, 오래 못 있어요

 

- 나 찾는 사람 없어요?
- 경찰 뿐예요

 

핫산이 연락했어요?
여동생 소식 있어요?

 

없어요
주변에 이야기해뒀어요

 

뭐라도 있으면 연락올 거예요

 

지금 어디서 지내요?

 

골든 파인트라는
식당에서 일해요

 

- 잘 됐네!
- 핀란드를 좋아해요

 

그래도 나갈 방법을 찾아주면
고맙겠어요

 

신의 뜻대로

 

정말 고마워요

 

- 몸 조심해요
- 몸 조심해요

 

맞춰보니 장사가 신통찮아

 

잘 되는 것 같은데요

 

사장님, 한 말씀 드릴게요

 

댄스 음악을
내세우면 어떨까요?

 

좋은 생각이야
잘 될 것 같아?

 

아무렴요

 

한 번 생각해보지

 

칼람니우스 말이 일리가 있어요

 

뭘 해도
지금보다는 나을 거야

 

맥주는 잘 팔리는데
딴 건 별로야

 

요리 쪽을 개발해야겠어

 

왜요?

 

요즘 추세가 뭐지?

 

초밥요
아무렴요

 

사촌이 초밥집을 해요

 

근데 왜 여기 와 있어?

 

제가 불렀어요
친구 도와달라고

 

- 더 나빠질 건 없겠지?
- 뭐 그렇죠

 

"제국 초밥"

 

어서 오세요

 

들어가세요

 

뭘로 드릴까요?

 

초밥 4인분요

 

된장국이 떨어졌네

 

양배추 써
버섯도 넣고

 

니기리 초밥 40인분요

 

- 사장님
- 뭐?

 

연어가 떨어졌어요
송어도

 

벌써?
얼마나 샀어?

 

반 킬로씩요
이럴 줄 알았나...

 

가서 사케 한 잔씩 돌려

 

뭐가 있지?

 

미트볼 말고

 

"절인 청어"

 

- 여름용으로 쟁여뒀어요
- 언제부터?

 

와사비 때문에
짠 맛 안 날 거예요

그럼 해보자고

 

집에 가
내가 정리할테니

 

"오늘의 요리

 

미트볼 8유로
소스 피쉬볼 9.5유로"

 

저녁 어스름이 내리면

 

또 다시 그리워져요

 

낯에는 감추고 있던

 

쓸쓸함이 되살아나요

 

조용한 추억의 노래가

 

가슴 속을 파고들고

 

멀리 떠난 옛사랑이

 

아련하게 떠올라요

 

언제든 어디서든

 

가버린 옛사랑의

 

속삭임이

 

밤 바람을 타고

 

귓가를 스쳐가요

 

차가운 흔적만 남기고

 

내 사랑은 떠나갔고

 

사무친 그리움만
가슴 속에...

 

칼레드 만나러 왔어요

 

안에 있어요?

 

밖에서 기다려요

 

친구

 

- 이런, 칼레드 셰프
- 잘 지내요, 형제?

 

그래요, 좋은 직장이네!

 

뭔지 알아요?

 

핫산이 15분 전에 전화했어요
여동생을 찾았다고

 

당장 가야겠어요

 

여동생이 리투아니아의
난민 수용소에 있대요

 

빨리 가야 해요

 

국경이 많아
생각 좀 해보고

 

급해요

 

현명하게 굴어
내가 인생 선배야

 

연락 좀 해보고

 

뭐 좋은데 언제 가요?

 

빠를수록 좋아
상황이 수시로 변해

 

리투아니아로 가는
짐이 있어야

이상하게 안 보이죠

 

근데 어떻게 믿게 해요?

 

칼레드
여동생에게 편지를 써

 

믿어야 하니까 사진 주고

 

주소도 있으면 좋죠

 

주소도 쓰고

 

뒤에 비었어요
짐을 못 구했어요

 

그래도 열어봐요

 

좋아, 가봐요

 

미리암

 

칼레드

 

고맙네
얼마 주면 되지?

 

짐 가득 싣고 갔어요

 

돈 안 받아도 돼요

 

"간디
인도 요리"

 

몹시 걱정했어

 

거짓말 아냐

 

신경쇠약에 걸렸어

 

어떻게 널 찾을까 신경 쓰다가

 

헤매다녔지만
좋은 사람들이 도와줬어

 

아프가니스탄 가족이
수양딸로 받아줬어

 

나보다 어린 애들이 일곱인데도

 

미리암

 

이제 세상에 단 둘이야

 

꿋꿋이 견뎌야 해

 

걱정 마, 엄마 딸이야

 

죽긴 쉽지만 살 거야

 

한 청년이 신분증을 만들어줬어

 

마술 같았어

 

네게 새 인생을 열어줄 거야

 

아냐, 그럴 필요 없어

 

이름 바꾸고 싶지 않아

 

신분을 지키고 싶어

 

내일 신고하러 갈 거야

 

좋을대로 해

 

미르야한테 데려가고

 

내일 경찰서에 바래다줄게

 

제일 좋은 오빠야

 

어릴 때 놀리던 거 기억나?

 

말라깽이라고 놀렸어

 

기억 안 나

 

내일 아침에 경찰서에
좀 데려다주겠어요?

 

눈에 안 띄어도
거기 가 있을게요

 

몇 시에요?

 

10시요

 

경고했지, 유대놈아

 

당신이야?

 

웬 일이야?
막 닫으려고 했는데

 

한 번 와봤어

 

당신 떠난 뒤로
술 입에 안 댔어

 

이 매점 열었어

 

뭐 좀 줘?

 

그럴 필요 없어
집에 태워다주려고

 

- 어떻게 지내?
- 잘 지내

 

좀 외롭긴 해
당신은?

 

식당 차렸는데 잘 돼
급사장이 필요해

 

이거 간직했어

 

여전히 바란다면...

 

잠깐 기다려

 

칼레드!

 

칼레드 곧 올 거야

 

괜찮겠지?

 

가서 식당 열어야 해

 

미리암

 

안내계에 가면
어떻게 할지 알려줄 거야

 

바로 망명 신청하러 왔다고 해

 

기다려줄 거야?

 

지금 가봐야 해

 

저녁에 만나

 

자, 가봐

 

피터 폰 바흐를 기리며

 

각본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