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Walk.2015.1080p.BluRay

하늘을 걷는 남자

 

이 이야기는 실화임

 

'왜?'

 

제가 제 일 많이
듣는 질문이죠

 

'어째서? 뭣 때문에?'

 

'왜 줄을 타는 거지?'

 

'왜 목숨을 걸고'

 

'그런 도박을 하지?'

 

하지만

 

전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죽음이란 단어를...

 

물론 지금 한 번,
아니 세 번쯤 말했지만

 

다신
입에 안 담을 겁니다

 

전 그 반대말이 좋아요

 

 

제겐 줄 위를 걷는 게
곧 삶이죠

 

이것이 인생이다

 

이제 상상해 보세요
1974년 뉴욕 시에서 전

 

두 건물과
사랑에 빠졌어요

 

정확히 말하면 세계 무역 센터
트윈 타워죠

 

저들이 날,

 

내 속의 뭔가를
흔들어 깨웠죠, 꿈을...

 

내 꿈은

 

트윈 타워 사이에
줄을 걸고

 

그 위를 걷는 것이었어요

 

물론 불가능한 일이었죠

 

또, 당연히 불법이고...

 

근데 왜 이룰 수 없는
불가능한 꿈을 꿨냐고요?

 

말로는 대답할 수 없고

 

그 때의 상황을
설명하려면

 

시간을 거슬러
대서양을 건너야 돼요

 

나의 타워 사랑은
뉴욕에서 시작된 게 아니거든요

 

난 여기 출신이 아니에요

 

또 다른 아름다운 도시에서
내 얘긴 시작되죠

 

파리로 가볼까요?

 

프랑스 파리

 

1973년

 

여긴 파리예요

 

지금 난 여기서 아무 존재 없는
무명의 곡예사로

 

거리 공연을 하며
근근이 살고 있죠

 

캐릭터도 있어요
모자에,

 

검은 옷만 입죠
원도 완벽하게 그려요

 

이 원 안에선
한 마디 말도 않죠

 

누구도 나의 원 안으로
발가락 하나 넣을 수 없어요

 

구경꾼이 내 성역을
계속 침범하면

 

더 강경한 수단을
쓸 수밖에요

 

난 내 공연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공연합니다

 

물론
경찰은 예외죠

 

공연 허가 따윈
안 받아요

 

하지만 어딜 가든
뭘 하든

 

난 늘 찾죠

 

나의 줄을 달
완벽한 장소를...

 

치통이 심해요, 진료 좀 받게 해줘요

 

전화 예약 하셨나요?

 

아뇨, 전화가 없어요

 

그럼 기다리세요

 

상황이 급한데요

 

두 시간이면 될 거예요

 

두 시간이나 통증을 참으라고요?

 

아파서 죽으면 책임져요

 

난 갑자기 얼어붙었죠

 

치통도 사라졌어요

 

잡지에 타워의 기사와
삽화가 있었거든요

 

아직 짓고 있지만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된대요

 

이 한 줄의 연필 선으로

 

내 운명은 결정됐죠

 

이게 내 꿈의
시작이었어요

 

난 8살 때
줄 타는 사람을 처음 봤어요

 

우리 동네에
세계 최고의 줄타기 팀인

 

오만코프스키 가족 곡예단이
온 거예요

 

이름하여 '하얀 악마들'

 

내 아들 놈이 서커스단 광대라니...

 

난 줄타기를 독학했고

 

기어오르기, 중심 잡기, 저글링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됐죠

 

하지만 더 배우고 싶었어요

 

당장 내려와!

 

난 이렇게 루디 오만코프스키 1세를
만나게 됐죠

 

'하얀 악마들' 곡예단의
우두머리

 

일명 파파 루디

 

그는 출신지를 말하지 않았어요
프랑스인은 아니었죠

 

파파 루디는 최고의 줄타기 곡예사이자
저글러였어요

 

그 순간, 그가 내게서
뭔가를 본 거 같아요

 

필립!

 

난 체코 말 몰라요

 

난...

 

영어할 줄 알아

 

오늘은

 

입장하는 법을
배울 거야

 

'컴플리먼트'를 잘 해야 돼

 

컴플리먼트?

 

그게 뭔데요?

 

몸으로 전하는 메시지지

 

관객들의 주의를
끌기 위한...

 

공연이 끝난 뒤엔,
감사를 전하는

 

표현이기도 해

 

답례지

 

답례

 

알았어요, 알았어요

 

아냐, 필립

 

그건 엉터리고!

 

동작이 너무 과해

 

아무것도 하지 마
다시!

 

아무것도 하지 말래도!
긴장해서 오버하는 거 같잖아

 

당당해 보여야 돼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

 

아무것도 하지 마
다시!

 

건방져 보이게
왜 가만 있어?

 

아무것도 하지 말라면서요?

 

겉으론 아무것도
하지 말되

 

마음으론

 

- 정중히 인사를 해야지
- 마음으론?

 

뭔 소리예요?

 

관객에게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심을 느껴야 돼

 

어째서요?
줄 타는 건 난데...

 

관객에게 감사하고
존경을 표하라고!

 

관객이 없으면

 

공연도 없어!

 

그걸 모르면
서커스 공연 못 해

 

난 서커스단에서 공연 안 해요
난 어릿광대가 아니고

 

아티스트라고요!

 

그렇게 난

 

파파 루디의 집에서 쫓겨나

 

다시 거리로 나왔죠

 

그리곤 잠시 뒤...

 

광대짓으로 인생 낭비할 거야?

 

줄타기로 밥 못 먹고 살아!

 

한 번만 더 기회를 줘요

 

안 돼

 

당근이 푹 익어버렸어

 

네, 그래요

 

이젠 돌이킬 수 없죠!

 

필립!

 

이왕 돌이킬 수 없게 된 거,

 

난 나의 길을
가기로 했죠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기 위해
난 떠났어요

 

파리로...

 

댁이 올 때까진 좋았어요

 

이젠 내 말 들려요?

 

마임할 땐 말 못 하죠

 

난 마임 안 해요

 

상상의 벽 뒤에
안 숨는다고요

 

내 공간을 모욕 말아요

 

여긴 내 성역이오

 

그냥 가던 길
가시 면 안 될까요?

 

이건 사적인 대화예요

 

아, 그런 거였소?

 

- 공연인 줄 알았는데...
- 아녜요

 

자, 받아요

 

네, 감사합니다

 

갈게요

 

영어 발음 좋네
미국인 같아요

 

순 날도둑

 

영어가 더 듣기 좋네

 

재수 없게 잘난 척은!

 

확실히 영어가 나아

 

당신은 내 최고의 관객들을
빼앗아 갔어요

 

그 따위 저질 곡예로!

 

다들 내 고공 줄타기를
좋아해요

 

그게
'고공' 줄타기예요?

 

엄청 낮은 고공이네요

 

알아요, 마드모아젤

 

근데 제일 큰 나무
두 그루는

 

당신 공연장에 있잖소

 

난 딴 아티스트의 영역은
침범 안 하거든요

 

비 오겠네요

 

성난 길거리 여가수께

 

타협안을 하나
제시하죠

 

당신이 없을 때만
저 광장에서 공연할게요

 

난 주말과 격주 화요일에
쉬어요

 

알았어요

 

난 필립이오

 

- 애니예요
- 애니, 이름 예쁘네

 

왜 영어만 하죠?

 

연습하느라고...
뉴욕에 가거든요

 

뉴욕?
신나겠네요

 

- 그래요? 같이 갈래요?
- 좋죠

 

노래 스타일이
참 좋던데요?

 

나 노래할 때
댁도 공연했잖아요

 

좀 일찍 와서 들었어요
당신은 날 못 봤겠지만...

 

멋지던데요

 

고맙네요

 

와인 한잔 사도 돼요?

 

아뇨, 됐어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와인 한잔 사게 해주면

 

라틴 광장 근처에선
절대 공연 안 할게요

 

포기 안 하는
타입이죠?

 

네, 엄청 끈질겨요

 

봐요

 

이게...

 

내 꿈이오

 

- 이건 당신이고?
- 네

 

사상 최고로 멋진
고공 줄타기가 될 거요

 

그러려면 줄을 얼마나
높이 달아야 돼요?

 

100층 높이 이상

 

그렇게 키 큰 나무가
있나요?

 

이건 나무가 아니오

 

두 개의 거대한 타워죠

 

에펠탑보다
100미터나 더 높은...

 

그렇군요

 

어때요?

 

모르겠어요
굉장히...

 

- 굉장히...
- 아름답죠

 

네, 그렇지만

 

위험해 보여요

 

말도 안 돼
미쳤군요

 

네, 미쳤어요
이건...

 

이건 내 꿈이오

 

꿈이면 도전해야죠

 

다들
미쳤다고 해도요?

 

남들 생각은
신경 쓰지 마요

 

당신 생각은 어떤데요?

 

멋진 꿈이네요

 

- 그래요?
- 네

 

지금 내 마음
말해줘요?

 

아뇨

 

안 궁금하다?

 

- 눈꼽만큼도?
- 네

 

그래도 말할래요

 

말해도 관심 없어요

 

멋진 나무 두 그루가
있는 곳을 알아요

 

그 당시엔 몰랐지만

 

애니는 내
첫 공범이 됐어요

 

- 애니
- 응?

 

자기도 이제

 

이 줄 위로 올라와

 

아냐, 난 됐어

 

올라와, 줄 세례식을
치러야지

 

싫어

 

괜찮아, 애니
날 믿어

 

알았어

 

심호흡하고

 

발을 내디뎌

 

애니의 아트스쿨 정원에
멋진 나무 두 그루가 있어서

 

그녀의 주선으로
그곳에 줄을 달았죠

 

완벽한 연습 장소였어요
매일 가서

 

애니도 볼 수 있고...

 

어느 날 연습하는데

 

진지한 표정의
한 청년이 다가왔죠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그러세요

 

난 필립이오

 

장 루이...
영어 잘해요?

 

네, 왜요?

 

연습하려고...
미국 가거든요

 

공연하러요?

 

맞아요

 

내 공연은 단순한
쇼가 아니고

 

하나의
쿠데타가 될 거요

 

쿠데타?

 

그래요

 

모두의 눈을 피해
몰래 줄을 달 거요

 

세상에서 제일
멋진 무대에...

 

그리고
경고 없이

 

짠 나타나

 

깜짝 공연을 하는 거죠

 

불법적인
줄타기 공연을...

 

성공하면 세기의
예술적 쿠데타가 되는 거죠

 

 

내 사진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보여줄게요

 

반체제적인
작품들이죠

 

그냥 사진작가가 아니고
무정부주의자신가?

 

모든 예술가는
그런 기질이 있죠

 

- 안 그래요?
- 맞아요

 

무정부주의 아티스트인
당신이

 

내 공식

 

전속 사진사가 돼주겠소?

 

이렇게 해서 장 루이는
나의 친구이자

 

두 번째 공범이 됐죠

 

쿠데타 중에 이러면

 

세기의 예술적
대참사가 되겠네요

 

더 배워야겠어요

 

넌 노크도 할 줄 모르냐?

 

고공에 줄 매는 법 좀
가르쳐 주세요

 

그건 왜?
넌 길거리 곡예사잖아

 

줄을 제대로
묶는 법을 배워야 돼요

 

적당한 케이블의 종류,

 

무게, 굵기, 하중 강도도
알아야 되고...

 

그래서

 

지금 내 비법을

 

알려달라는 거야?

 

내가 평생 배워온
비법,

 

내 아들들에게만
알려준 비법을

 

그냥 너한테 알려달라?

 

돈 드릴게요
돈 있어요

 

얼마든 상관 없어요

 

서커스 극장으로 와

 

동 틀 때...

 

저글링으로 번 돈도
가져오고...

 

기둥과 케이블 사이에
나무 블록을 끼워

 

 

나무 블록이 완충 역할을 해서

 

기둥이 흔들려도
줄이 안 끊어져

 

줄 매는 건 늘
네가 직접 확인해야 돼

 

확인하기 전엔

 

절대로
줄 위에 오르지 마

 

알겠나?

 

 

로만이라는 위대한
폴란드인 줄타기 곡예사는

 

줄의 적절한 탄성을
엉덩이의 느낌과

 

소리만으로
알 수 있다고 했어

 

밑으로!

 

고리에 넣고

 

단단히 묶어

 

꽉...

 

그리고

 

돈!

 

왜 찢어진 돈을 줘?

 

다 받아요

 

그래도...

 

파파 루디는 공연에
날 데리고 다녔죠

 

물론 난
공연은 못 했어요

 

하지만 공연장이
빌 때마다

 

줄 위에서
연습을 했죠

 

대부분 도착 지점에 와서
떨어져 죽어

 

아직 남았는데
다 왔다고 생각하거든

 

세 걸음 남았는데

 

이제 다 왔다고 방심해서

 

건방 떨며 걷다가

 

죽는 거지

 

이건 공짜로
알려주는 거야

 

고마워요

 

몇 주 뒤

 

난 첫 데뷔를 했죠

 

이 동네는 작아서
지도에도 안 나오지만

 

이장은 봄마다
축제를 열었고

 

파파 루디는 그에게 내 공연을
주선했죠. 마을 호수,

 

아니, 웅덩이에서...

 

괜찮아요?

 

감촉과 소리로
네가 판단해

 

애니가 와서
전축을 틀었어요

 

사진을 찍기 위해
장 루이도 왔죠

 

난 공연을 시작했고
모든 게 순조로웠어요

 

근데 어디선가 낄낄대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죠

 

알고 보니 그날
낚시 대회도 있었던 거예요

 

그들은 그 호수, 아니
웅덩이에서 술을 마시며

 

날 조롱하면서
집중을 방해했죠

 

줄타기는 정신력의
싸움이기도 해요

 

집중이 안 되면
균형이 깨지죠

 

필립!

 

난 무릎까지
웅덩이에 잠긴 채

 

파파 루디식
인사를 했죠

 

그게 내 첫 공연이었어요

 

대실패였죠

 

그날 일로 난

 

우울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자괴감에 빠져
센 강을 걷다 문득

 

위를 봤는데

 

노트르담 사원이
보이더군요

 

난 말했죠

 

'내가 줄을 매달 곳은
바로 여기야'

 

'여기서 다시
구원을 받는 거야'

 

야밤을 틈 타,
만능 열쇠로

 

우린
대성당에 잠입했죠

 

난 낚싯줄을
저글링 공에 묶어

 

맞은 편 장 루이 쪽으로
던졌어요

 

그 낚싯줄 끝에 얇은 밧줄을
연결해서 반대편으로 보낸 후

 

굵은 밧줄, 강철 케이블을
차례로 연결해서 보냈죠

 

우린 두 탑 사이에
줄을 연결하며 밤을 새웠어요

 

아침 첫 관람객들이
왔을 때

 

공연은 시작 됐어요

 

성공이었죠

 

난 첫 고공 줄타기
불법 공연을 해냈고

 

처음으로
그 짜릿함을 맛 봤어요

 

다른 세계로
들어간 듯한

 

이상한 느낌이었죠

 

난 구원 받은 거예요

 

그렇다고 생각했죠

 

경찰

 

파리 인간들은
잘난 척만 하지,

 

아름다움을 느낄 줄 몰라

 

딴 나라에선 찬양 일색이야
독일, 스페인, 영국, 러시아까지...

 

나더러 거장,
용감한 젊은 시인이래

 

근데 프랑스만 날

 

악동, 범법자래

 

- 필립
- 범법자!

 

 

이건 계시야

 

내 노트르담 기사가 실린
신문에! 이건 계시야

 

거의 완공 됐대
아래층은 입주도 했고...

 

애니, 짐 싸자

 

어마어마하네

 

그러게

 

엄청나군

 

 

생각보다 훨씬 높네

 

그래

 

할 말이 없네

 

말문이 막힌다

 

이건 현실이 아냐

 

상상을 초월하잖아

 

높이가 끝도 없어
말도 안 돼

 

끝났어, 끝났어
틀렸어

 

- 뭐가?
- 쿠데타, 내 꿈 다!

 

이 엄청난 괴물을 봐

 

이건 짐승이야

 

진정해!

 

보면 모르겠어?
다 틀렸어, 불가능해!

 

이건 가능한 일이 아냐

 

어이

 

안녕하쇼

 

계단이 있네

 

호텔에 가있어

 

5시간 안에 못 돌아가면
경찰서에 있을 거야

 

난 아무 제지도 안 받고
옥상까지 올라갔죠

 

하늘 위의 섬에
떠있는 느낌이었어요

 

깊은 나락을
내려다 보며...

 

눈길이 저절로
건너 편 타워를 향했죠

 

난 용기를 내어
시선을 돌렸어요

 

아래로...

 

나 같은
줄타기꾼들은

 

발 밑의 허공에 익숙하죠
하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어요

 

그래도 난 용기를 내어
속삭였죠

 

악마가 못 듣게
작은 소리로...

 

'이건 불가능해'

 

'하지만 난 할 거야'

 

영어로만 말해
뉴요커처럼 보여야 돼

 

그 '쿠데타'는
완전히 자살행위야

 

- 영어로 말해도 똑같아
- 계획이 다 있어

 

계획?
지금 농담해?

 

맞은 편 옥상엔
뭐가 있는지,

 

인부들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작업하는 지도 모르고

 

두 타워 사이의
실제 거리도 모르잖아

 

카발레티를
걸 방법은 있어?

 

건물 외벽엔
걸 곳이 없잖아

 

근데, 이 모형 만드는데
며칠 걸렸어?

 

왜? 멋지잖아

 

카발레티가 뭐야?

 

이 당김줄

 

파파 루디는 이걸 카발레티라고 불러
이게 케이블 줄을 잡아줘

 

케이블 줄?

 

두 타워에 어떻게
케이블을 연결할 거야?

 

노트르담 때처럼

 

낚싯줄, 로프와 케이블을
차례로 연결해서 보내야지

 

그걸 어떻게
맞은 편으로 보내?

 

그래, 저글링 공을
던지긴 너무 멀지

 

그래서
무선 비행기를 동원,

 

줄을 달려고...
멋지겠지?

 

필립

 

무선 비행 면허 따려면
몇 년 걸려

 

- 알아?
- 올 여름에 해야 돼

 

타워 완공 다 돼가
시간 없어

 

제발 도와줘
성공하면 이건

 

역사상 가장 대담한
예술 작업이 될 거야

 

대담한? 대담한?

 

- 이건 미친 짓이야
- 알아

 

제정신이면
그런 꿈도 안 꿔

 

그래서 하려는 거야
처음이니까!

 

맞아, 나 미쳤어

 

- 그래?
- 그래!

 

- 미쳤다?
- 그래!

 

- 완전히 미친 거야?
- 완전히!

 

너도 내가 미쳐서
좋은 거잖아!

 

나 미쳤어
완전히 돌았다고!

 

나 갈래

 

줄을 달 방법을 연구해볼게

 

넌 카발레티 달 방법을 연구해 봐

 

- 그럼 됐지?
- 됐어

 

카발레티는 절대로...

 

수직으론 못 세워

 

줄과 수평이 되게

 

평행으로 설치해야 돼

 

평행으로요?

 

모양새는 안 예뻐도
그래야 줄이 안 흔들려

 

카발레티 조임쇠엔
볼트 세 개를 조여

 

두 개는 안 돼, 그 정도 스케일이면
동판이 압력을 엄청 받지

 

걸을 때 체중 때문에
볼트가 깨질 수도 있고...

 

그리고 나무 블록!

 

와이어와

 

건물 버팀대 사이에
나무 블록 끼우는 거 잊지 마

 

안 그러면
진동이 있을 때

 

케이블이 튕겨 자네 몸이
반 토막 날 수도 있어

 

알았어요

 

블록

 

그리고

 

이것도 명심해, 필립

 

의상 밑에 꼭

 

안전 벨트를 매고
D자형 고리로

 

안전줄과 연결해

 

안전줄이오?

 

D자형 고리?

 

그딴 거 매고
줄을 탈 순 없어요

 

그 높이에선 안 보여
아무도 모른다고!

 

첫 카발레티에
도착했을 땐요?

 

연기를 해

 

줄 위에서 무릎 꿇고
풀어서 반대쪽에 끼워

 

- 인사하는 것처럼...
- 난 못 해요, 절대로!

 

그럼 여긴 왜 왔어?

 

그렇게 다 아는데!

 

내가 틀렸다는 거냐?

 

난 줄 매는 법을
제대로 배우려고 왔어요

 

겁쟁이 사기쇼를
배우러 온 게 아니고!

 

왜 그래? 둘 다 똑같네

 

내 생각을
전혀 이해를 못 해

 

저 노인네는
나랑 생각이 너무 달라!

 

가서 화해해

 

- 화해하라고?
- 그래, 가서 사과해

 

- 사과 못 해!
- 해야 돼, 알잖아

 

파파 루디, 죄송해요

 

하지만 안전줄을 달고 하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필립

 

내 아들들은
훌륭한 줄타기꾼들이지만

 

걔들이 안전 장비 없이
그런 공연한다면 난 허락 안 해

 

그럼 당신은요?

 

안전 장비 달고
줄 탈 건가요?

 

몇 년 전 이 집에서
처음 날 가르치실 때

 

내가 철이 없어서
말을 안 들어도

 

당신은 늘
중요한 말을 해줬죠

 

'무대 위에선
거짓말 하지 마라'

 

'관객은 언제나
네 마음을 꿰뚫어 본다'

 

이젠 그 말을
알 거 같아요

 

그래, 필립

 

네가 하는 일
난 이해가 잘 안 되지만

 

그건

 

분명히...

 

특별한 일이야

 

특별하고 아름다운 일...

 

내 조부가 쓰시던 거다

 

필요할 거야

 

이것도...

 

이제 내 비법은
다 전해줬다

 

고마워요

 

더 빨리!

 

힘껏!

 

더!

 

애니, 더 힘껏!

 

더 빨리!

 

힘껏!

 

- 더는 안 돼
- 넌 폭풍이야

 

두 타워 사이에 휘몰아치는
강력한 허리케인이라고!

 

아, 장 루이

 

어서 와

 

- 잘 지냈어?
- 어서 와

 

정말 잘 왔어

 

여긴 내 친구
장 프랑수아야

 

쿠데타의 공범이 되고 싶대

 

늘 모험을 찾아 헤매지

 

제프라고 부르세요

 

영어 이름, 맘에 드네

 

환영해요
쿠데타 동지 제프

 

이런 일 해본 적...

 

제프는
영어를 전혀 못 해

 

영어 조금 해

 

예를 들어
6 곱하기 6은 36

 

그러네, 제법 하네

 

숫자만 잘 알아
고등학교 수학 교사거든

 

그리고

 

고소공포증이 있어

 

완벽하네

 

난 수학이 무섭거든

 

환영해요, 쿠데타 동지

 

말해봐요
81 나누기 27은 뭐죠?

 

3

 

정답! 당신은 내 공범 3호요

 

11 곱하기 10은 뭐죠?

 

110

 

110층이오

 

두 타워의 높이가...

 

이거 봐
난 내 숙제 해왔어

 

활과 화살이네

 

무선 비행기만큼
멋지고 폼 나진 않지만

 

대신 훨씬 조용하지

 

성공이다, 성공이야!

 

이제 자금도 충분하고
공범들도 있고, 계획도 세웠으니

 

날짜 정하는 일만
남았죠

 

날 추워지고 타워 완공 되기 전에
실행해야 돼서

 

8월 6일로 정했어요

 

8월 6일로 결정했어

 

오늘부터 석 달 뒤

 

제프와 장 루이는
7월 말에 뉴욕으로 올 거야

 

그동안 우린
미국인 공범을 구해야 돼

 

결정 났어

 

8월 6일로!

 

폴리프로필렌 밧줄, 삼베 밧줄

 

롤러 셋짜리 소형 도르래랑
롤러 하나짜리 대형 도르래

 

슬링, 강철 와이어
6밀리 케이블

 

체인 블록, 작업용 장갑

 

몽키스패너, 줄자

 

사방형 균형잡기용 장대

 

다 뭐에 쓰는 거죠?

 

무역 센터 타워 사이에
케이블 매고 줄타기를 하려고요

 

잘 해봐요

 

다음!

 

뉴욕에 돌아온 후
난 탐색에 들어갔죠

 

매일 타워에 갔어요
아침 일찍 가기도 했죠

 

매일 다른 변장을 하고...

 

다 사진을 찍고

 

타워의 모든 걸
메모했죠

 

북쪽 타워는 지난 2년간
완공됐고

 

남쪽 타워는 80층까지 완성,
상업 시설만 개장했습니다

 

토졸리 씨, 잠시만요

 

'라시텍트'지
툴르즈 세잔 기자입니다

 

남쪽과 북쪽 타워 간의
정확한 거리를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뭐요?

 

두 타워 간의
정확한 거리요

 

루?

 

42.67미터입니다

 

42.67미터요

 

난 모든 엘리베이터를 타봤죠

 

고층 스카이 로비행 고속 엘리베이터,
저층 스카이 로비행 고속 엘리베이터...

 

수백 번은 탔죠

 

용역팀과 하역장도 탐색하고
운송 차의 움직임도 관찰했죠

 

몇 시에 도착, 얼마나 머무나,
주고 받는 서류는 얼마나 되나?

 

제일 히트는
건축가 변장이었죠

 

넥타이 매고 설계도 들고
무게 좀 잡았더니

 

공사 현장 어디나
통과되더군요

 

상처가 꽤 심해

 

병원 가서 꿰매는 게
낫겠어

 

아냐, 그럴 여유 없어

 

쿠데타가 3주 뒤야

 

장 루이와 제프가
다음 주에 오는데

 

아직 북쪽 타워 옥상에
가보지도 못했어

 

그 발로 줄 탈 수 있겠어?

 

그때까진 낫겠지
근데 당장

 

내일부터 이 발로
어떻게 탐색 작업을 하지?

 

- 목발 필요해?
- 필요 없어

 

그래, 맞다
목발!

 

- 제가 잡아드릴게요
- 감사합니다

 

여기요
자, 목발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이걸 타시죠

 

고속 엘리베이터예요

 

빨리 나으시길 빕니다

 

몇 주 후면
많이 좋아질 거예요

 

- 몇 층 가시죠?
- 85층 부탁합니다

 

실례지만

 

하나 물어봅시다

 

여긴 왜 온 거요?

 

여기서 일 안 하잖소

 

그래, 내 생각이 맞네

 

당신은

 

여기서 일하지 않아

 

맞죠?

 

필립?

 

역시!
필립 페팃이군

 

배짱 좋은 줄타기꾼

 

노트르담 성당 꼭대기에서
줄 타는 거 봤소

 

- 네
- 세상에, 와!

 

경찰도 어쩔 바를 모르더군

 

늘 그렇죠

 

- 난 배리요, 배리 그린하우스
- 안녕하세요

 

뉴욕에서 공연하시게?

 

네, 그런데

 

여기서 일하세요?

 

 

보험 회사

 

그 남잔
82층에서 일하더군요

 

그건 중요한 정보였죠
그가 공범만 돼 준다면...

 

북쪽 타워에서 일하니까

 

그쪽 계단과 옥상 출입이
자유로웠거든요

 

저기요, 배리!
잠깐만요!

 

우린 그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죠

 

노트르담과 무역 센터는
공통점이 많죠

 

난 메모한 노트와
노트르담 기사를 가져갔어요

 

내 굳은 각오를
보여주기 위해서...

 

그리고 눈앞에
계획을 보여줬죠

 

그리고 해가 뜨면

 

시작하는 거죠

 

그건
명백한 불법 행위고

 

체제 반항적인 행위야
위험한 건 둘째 치고...

 

뒤틀리고 반사회적인
무정부주의자들,

 

불만분자들이나
그 따위 짓을 하지!

 

내가 힘껏 도와줄게!

 

휘발유

 

필립!

 

어서 와

 

어서 와, 제프!

 

반가워, 잘 지냈어?

 

친구

 

잘 왔어

 

바로 저거야

 

이건 자살 행위야

 

옥상엔 왜 밤에 올라가?

 

낮엔 사람들을 만날
확률이 크니까...

 

밤에 들키면
핑곗거리도 없어

 

낮에 사람을 만나면
어딜 가냐고 물을 거야

 

낮엔 '누구 만나러 어디 간다'고
말할 수 있잖아

 

하지만 밤엔
그런 변명 안 통해

 

넌 왜 떨어?

 

고소공포증 있다니까

 

이 높이가 무섭냐?

 

난 사다리도 무서워

 

경비원은 어쩔 거야?

 

밤엔 경비원이 한 명인데
공사 현장만 지켜

 

그리고 어차피 경비원은
옥상에 안 올라가

 

필립

 

- 필립, 어디 가?
- 인터폰 사야 돼

 

그럼 이걸 쓰세요

 

워키토키예요

 

아뇨, 유선형
인터폰이 필요해요

 

- 이거요?
- 네

 

- 이거?
- 네

 

이건 안 돼요

 

유선은 구식이고
요즘 인기는...

 

이거요

 

- 무선형
- 난 이게 필요해요

 

이거

 

좋은 걸 골라줘도
못 알아듣네

 

이건 단종 돼서
A/S도 못 받아요

 

상관 없으니까
그냥 유선형으로 줘요, 제발!

 

알았소, 맘대로 해요

 

손님이 왕이지

 

- 우릴 호구로 아나 봐
- 순 사기꾼

 

워키토키는 왜 안 돼?

 

유선으로 해야 경찰이 못 들어

 

이봐

 

마약 거래나 은행 강도를 계획 중이면

 

조심해

 

뉴욕에 프랑스 말 하는 사람이
너희뿐인 줄 알아?

 

걱정 마

 

다 이해해

 

은행 강도들 안 싫어해

 

저녁 식사에 초대하자

 

필립이에요

 

장 피에르야

 

미국 이름은 J.P.

 

J.P.

 

피셔 산업용 철망

 

뉴저지 피셔 산업용 철망 회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진짜 같은데?

 

- 누가 만든 거야?
- 사연이 길어요

 

그렇겠지
직함은 뭐야?

 

뉴욕에서 제일 오래 사셨으니
인사 과장하세요

 

멋지네
근데 뭘 하면 돼?

 

공범을 더 모아줘요

 

적임자들이 있지

 

줄 매는 거 도와줄게

 

내 전문이야
새우잡이 배에서 일했거든

 

그래, 나도 끼워줘

 

멋진 경험을 해보고 싶어

 

알딸딸할 만큼!

 

뭔지 알지?

 

알잖아, 알딸딸한 거!

 

근데 왜 무역 센터지?

 

그 흉물 다들 싫어하는데...

 

꼭 거대한 캐비닛 같잖아

 

동감이야

 

차라리 크라이슬러 사옥에
도전하는 게 어때?

 

멋질 텐데...

 

불길해

 

쟤 둘, 믿음이 안 가

 

J.P.

 

저 둘, 믿어도 돼요?

 

시간이 너무 없었어

 

싫으면

 

노숙자 구해보든지...

 

내일이야!

 

내일이라고,
쿠데타 날짜가!

 

내일이 D데이야!

 

다들 작전 알지?

 

인부들보다 1시간 빨리
6시엔 올라가야 돼

 

다들 안 듣네

 

말하고 있는데
왜 딴짓들 해?

 

뭐 좀 먹어

 

지금 밥이 넘어가?

 

계획을 검토해야지!

 

벌써 20번도 넘게
검토했어

 

그럼 21번 검토하자

 

오후 2시에
밴에 짐 싣고 J.P.가 도착,

 

장 루이, 애니, 알버트를
북쪽 타워에 내려주면

 

배리와 만나서

 

82층에 숨었다가
옥상으로 잠입해

 

나머지 우리,

 

나랑 J.P.랑
제프, 데이빗은

 

작업인부로 변장,

 

줄과 장비를
작업용 엘리베이터로 운반하는 거야

 

조사에 의하면, 82층까진
올라갈 수 있어

 

그런 뒤 잽싸게 올라가

 

줄 매는 작업을
시작해야 돼

 

자정까진 끝내야 돼!

 

다들 들었어? 자정!

 

그럼 북쪽 타워에 가서
장비를 확인할 여유가 있어

 

내가 양쪽 타워의 장비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해

 

그리고 아침 6시에 난

 

첫 발을 딛는 거야

 

- 필립
- 응

 

- 좀 연기하자
- 안 돼!

 

더 유능한 조력자를 구해야 돼

 

지금 아니면 못 해

 

당근이 푹 익었어

 

당근이 익었다고?

 

- 뭔 말이야?
- 프랑스엔

 

음식 속담이 많아

 

치즈만 해도
365가지나 있는 나라니까

 

당연히 야채 비유도 많지

 

'당근이 푹 익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너무 무모해

 

멋진 계획이긴 한데

 

난 감옥 가기 싫어

 

야채에 집착하는
프랑스 녀석한테 낚여서...

 

감옥

 

완전히 찬물을 끼얹네

 

쟨 완전히 미쳤어

 

어쩌려고?

 

걔 죽는 걸
구경하자는 거야?

 

줄을 탈 줄은 안대?

 

당연히 알죠
문제는,

 

걔가 미쳐간다는 거요

 

미쳐간다 해도
결코 포기는 안 해요

 

우리가 도와줘야 돼요

 

쟨 해낼 거야

 

굉장히...

 

'보'가 뭐지?

 

아름답다

 

아, 맞아

 

굉장히...

 

아름답게...

 

쿠데타 전날, 난 당연히
잠이 오질 않았죠

 

난 중요한 걸 잊고 있었어요
관에 못 박는 일을...

 

실은 관이 아니라
케이블을 담은 상자였죠

 

하지만 난 그게 꼭
관처럼 생각됐어요

 

필립!

 

뭐해?
이웃 다 깨겠어!

 

관에 못을 안 박았어

 

관이라고 하지 마!

 

관이 될 수도 있잖아

 

농담 마
대체 왜 그래?

 

정말 죽고 싶어?

 

그 말 쓰지 마
난 그 말은 안 써

 

관이나, 죽는 거나

 

- 뭐가 달라?
- 왜 이래?

 

왜 갑자기 엇나가?

 

엇나가? 내가 제일
열심히 도왔어

 

근데 그런 말을 해?

 

제일 위험한 공연을
앞둔 전날 밤?

 

진짜 배려심 없네

 

배려심이 없어?

 

자긴 이기적이고
오만하고...

 

그래, 나 오만해!
그래야만 돼

 

줄을 타고
줄을 다스리려면!

 

도와주는 사람들한텐
왜 그래?

 

감사의 말 한마디
전하지 않았잖아!

 

고마워하는 거
다들 알아!

 

그럴까?

 

왜, 지금 가서
고맙단 말이라도 해?

 

다 깨워서
고맙다고 할까?

 

감사합니다!

 

- 가서 누워, 피곤해 보여
- 애니

 

나 혼란스러워

 

확신이 안 서

 

허공에 올라서는 순간...

 

과연 첫 발을
뗄 수 있을지...

 

자기 마음이
길을 알려줄 거야

 

애 니

 

날 아는 건
자기 뿐이야

 

자기 때문에
이 일도 할 수 있어

 

자긴 나한테 힘을 줘
자기 없인 못 해

 

잘 될 거야

 

모두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아직 못한 말을
지금 해야겠어

 

중요한 말이야

 

고마워

 

고마워

 

모두 쉬어
내일은 중요한 날이니까!

 

 

제정신이 아냐

 

일반 화물

 

다들 밴에 탄 후
난 생각했죠

 

'좋아, 이제 시작이다'

 

'쿠데타는 시작됐다'

 

'내 운명은 활시위를 떠났다'

 

북쪽 타워 플라자야!

 

서둘러,
주차 금지 구역이야

 

내부의 조력자
배리의 도움으로

 

알버트와 장 루이는
북쪽 타워에 내렸어요

 

해 질 때까지 배리가 그들을
숨겨주기로 했죠

 

서둘러!

 

안녕

 

곧 만나

 

사랑해

 

나도 사랑해

 

알버트와 장 루이는
건축가로 완벽히 변신했죠

 

그들의 손엔 장비가 든
무거운 가방과

 

활과 화살이 든
설계도 원통이 들려있었죠

 

차는 내리막 길로
접어들어 남쪽 타워의

 

하역장에 도착했죠

 

난 느낌이 왔어요
거기서 딱 걸릴 거라고!

 

거기 잠깐 정지!

 

조용히 하고 있어

 

무슨 일이오?

 

피셔 철망 회사에서 왔습니다

 

철망 회사에서 왜?

 

안전망을

 

철거하고
재설치 하래서요

 

내려가요
중간 하역장으로...

 

엄청 의심하는 눈초리더라

 

똥 지릴 뻔했어

 

좀 더 실어

 

이봐, 이봐!

 

안 돼, 못 실어!

 

82층에 가져가는 거요
피셔 철망 회사예요

 

오늘은 메트사 밖에
못 실어

 

엘리베이터를 다 임대했거든
다음 주에 와

 

- 다음 주요?
- 그래, 다음 주

 

어서들 돌아가

 

들었냐?

 

임대했대

 

오늘은 텄어

 

돌아갈 순 없어요

 

설득해 봐요

 

우린 쉬고 있을 테니까...

 

가기 전에
성함 좀 알 수 있을까요?

 

프랭크 시엘라니야

 

- 시실리 출신이세요?
- 칼라브리아

 

다행이네, 내 아랫집이
시실리 사람들인데

 

늘 냄새 고약한
오징어 요릴 해요

 

그렇겠지

 

닉슨 이 인간, 웃기지 않아요?

 

그런 자는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돼

 

우리 아버지처럼
말씀하시네

 

케네디 암살 후
이 나라가 망해간대요

 

맞는 말이지

 

- 이름이 뭐라고?
- J.P.요, J.P. 모건을 땄죠

 

난 답답한 마음으로
인부들을 보며 앉아있었죠

 

마음 급해 죽겠는데
왜들 그렇게 느려터졌는지!

 

퇴근들 해

 

수고했어
내일 보자고

 

아직 그러고 있나?

 

솔직히 말할게요

 

물건 못 옮기면 저희 짤려요
필립 쟨,

 

완전히 끝장이고요

 

물건이 뭔데?
몇 층 가?

 

82층이오

 

지미! 이 친구들
82층까지 올려줘!

 

- 농담이죠?
- 이게 마지막 운행이잖아

 

- 타
- 감사합니다

 

그래, 그래...
빨리들 퇴근해

 

- 몇 층이오?
- 아, 82...

 

110층이오

 

최상층 110층

 

110층? 거긴
기계 장비들 뿐인데...

 

거기가 옥상과
제일 가깝잖아요

 

옥상?
옥상엔 왜...?

 

이거 다
안테나 부품이에요

 

안테나 기둥이랑
전자 보안 장비,

 

- 절연재랑...
- 측량 장비도 있어요

 

장비 설치 전에
측량부터 해야 돼요

 

- 일이 밀렸어요
- 4달이나...

 

알았어요
손가락 조심해요

 

J.P.

 

도착해서 장비를 밖으로 던지면

 

이 사람과 내려가요

 

운이 따라줬죠

 

엘리베이터로
110층에 도착한 후

 

J.P.는 엘리베이터맨을 데리고
내려가야 했죠

 

그가 있으면
다 허사니까요

 

110층이오

 

지미, 정말 고마워요

 

갑시다, 맥주 살게요

 

쟤들은 장비 다
확인해야 돼요

 

시간 걸릴 거요
알아서 내려오겠죠

 

- 알았소, 손가락 조심해요
- 갑시다

 

'코메다스'
그리스 이름이에요?

 

우리 아랫집 그리스 사람은
늘 양고기만 먹어요

 

오로지 양고기만...

 

젠장, 작업이
만만치 않겠네

 

여기서 꺼내자

 

좋아

 

케이블 먼저 꺼내

 

누가 물으면
안테나 와이어라고 해

 

- 엄청 무겁네, 젠장할
- 조용히 해

 

진짜 너무 무거워

 

농담 아냐
더럽게 무겁네

 

젠장, 아무래도 이거
느낌이 안 좋아

 

빌어먹을

 

젠장, 짭새들이다

 

- 짭새들 왔어
- 숨어, 숨어

 

젠장, 우린 끝이야
어떡해, 어떡해

 

나 너무 무서워

 

밑에서 나는 소리야

 

난 못 하겠어

 

너무 무서워 죽겠어

 

그래
넌 없어도 되니까, 가

 

- 알았어
- 어서 가

 

그 계단 말고
82층으로 연결된 계단으로 가

 

82층에 엘리베이터 있어

 

나도 이 멋진 일에
동참하고 싶은데

 

알잖아, 이해해 줘

 

겁이 나서 안 되겠어
나 간다

 

이젠

 

경비원이 딴 층으로 안 가면
어두울 때 몰래 지나갈 수밖에요

 

결국 다 틀린 건가,
솔직히 걱정도 됐어요

 

어이, 애니

 

- 한참 찾았어요
- 다 잘 돼가요?

 

애로가 좀 있었지만
잘 돼가요

 

 

이런 맙소사

 

왜 여길
안 막아놓은 거야?

 

사고 나면 어쩌려고

 

우린 철강빔 위에
간신히 중심을 잡고 앉아 있었죠

 

무거운 작업화 때문에

 

발이 아파서
제일 힘들었어요

 

워키토키는 있는데
경비원이 안 보였어요

 

경비원이 간 걸까요?

 

아니면 안 보이는 곳에
있는 걸까요?

 

워키토키를 놔두고
가진 않을 텐데 말이죠

 

제프를 보자,

 

얼굴이 공포에
질려있더군요

 

그 공포가 내게로 옮아,

 

점차 끔찍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계속 봐도 워키토키는

 

그 자리에 있었고
난 의아했죠

 

'그 인간은 워키토키 놔두고
어딜 간 거야?'

 

'날 갖고 노는 건가?'

 

'내가 나갈 때까지
기다리나?'

 

'잠이 들었나?'

 

그런데...

 

해가 지고 한 시간 뒤쯤...

 

갔어

 

진짜 갔어?

 

안 보여

 

계획보다 3시간 늦어졌어

 

저 인간 왜 저래?

 

약 먹었나?

 

죽은 거 아냐?

 

봐, 올라갔다!

 

쏠 준비 됐네

 

망 잘 봐

 

장 루이와 난
수신호를 연습해뒀죠

 

이건 화살 쏠 준비가
됐다는 신호였어요

 

신호 보낸 뒤
5초 뒤에 쏘기로 돼 있었죠

 

근데 5초 뒤에도
소식이 없었어요

 

화살이 꽂히는 소리가
안 들렸거든요

 

보이는 것도 없었어요

 

너무 멀리 날아갔나 싶어서

 

혹시 낚싯줄이 팔에 걸릴까 하고
휘저어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어요

 

필립, 뭐 하는 거야?

 

낚싯줄 찾으려고!

 

난 옷을 벗었죠
맨살을 많이 드러내면

 

낚싯줄이 더
잘 느껴질 테니까...

 

도와줘?

 

아냐, 망이나 봐!

 

안 돼
안 돼, 안 돼!

 

필립!

 

경비원 갔어!

 

난 다시 옷을 입었고, 우린 급히
장비를 옥상으로 옮겼죠

 

좀 쉬었다가
동 트기 전에 옵시다

 

난 여기 있을래요

 

- 밤새도록?
- 네

 

우린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다 필립 손에 달렸지

 

그리고, 망원경 걸고
그렇게 서 있으면 수상해 보여요

 

돌아다니죠, 뭐

 

- 뉴욕에선 위험해요
- 괜찮아요

 

밤새 여기 있는 거
필립이 알까?

 

- 아침에 도넛 사올게요
- 고마워요

 

좋아, 표시를 해놨네

 

장 루이가 한
표시야

 

장 루이, 내 말 들려?

 

- 잘 들려
- 좋아, 통신은 이상 없군

 

로프를 재서
카발레티 위치를 정할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목숨 걸고 지킬게

 

가보스키, 일어났나?

 

하나도 안 웃겨

 

지금
37층에 좀 와봐

 

왜? 무슨 일인데?

 

페퍼로니 소시지 피자가
자넬 기다려

 

그럼 얼른 가야지

 

걸릴 뻔했네

 

경보 장치가 필요해

 

카발레티 연결했고
케이블 보낼 준비 됐어

 

- 준비됐어?
- 응

 

무거운 로프 먼저 보내고
케이블을 보낼게

 

로프 잡았어

 

이젠 케이블 보낸다

 

좋아, 좋아

 

잡아, 잡아, 잡아!

 

문제가 생겼다

 

어떻게든
케이블을 끌어올려보자

 

두어 시간 뒤면
동 터

 

모든 방법을 다 써보자

 

필립, 이 속도로는
제때 못 끝내

 

아냐, 끝낼 수 있어

 

아냐, 불가능해

 

이러다 우리 잡혀
난 감옥 가기 싫어

 

장비도 불안해

 

너 떨어지는 걸 볼 순 없어
난 갈래

 

알버트

 

그래, 알았어

 

동틀 때까지 못 끝내거나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그땐 포기할게

 

진짜 밤을 꼬박 새웠네

 

도넛 사왔소

 

고마워요

 

봐요, 줄을 달았네

 

근데 아직 느슨해요

 

뭔가 이상해요

 

필립, 거기 있어?

 

응, 여기 있어

 

일단 이쪽은
와이어가 제대로 연결됐어

 

근데 알버트가 빠지겠대

 

이제 곧 해 뜬다고
쿠데타는 끝났대

 

앵커 포인트와 케이블 사이에
나무 블록 끼웠어?

 

내 말 못 들었어?

 

알버트가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해

 

게다가 카메라도 가져왔대

 

네 사진을 찍어서 팔겠대

 

내가 뭐랬어?
이 인간 믿지 말랬지?

 

진정해, 친구

 

이젠 우리뿐이야

 

그리고 하나 더

 

넌 영원한
내 공식 사진사야

 

된다!

 

케이블이 움직여요!

 

계속 할 건가 보네

 

줄이 팽팽해져요

 

휠이 움직여!

 

이리 와, 도와줘

 

엘리베이터 올라와

 

인부들 곧 도착해

 

따라와!

 

카발레티를 조여야 돼

 

필립, 난 자신이 없어

 

제프, 부탁이야!

 

네 도움 없인 쿠데타 성공 못 해

 

난 못 해

 

밑을 보지 말고 머릴 비워

 

내려와

 

곱셈하자

 

7 곱하기 7

 

49

 

9 곱하기 8

 

- 72
- 좋아

 

잘 봐

 

이쪽으로 돌려

 

- 알았지?
- 응

 

난 옆에 거 조일게

 

나 두고 가지 마!

 

괜찮아!

 

7 곱하기 8!

 

56

 

96 나누기 8!

 

12!

 

됐어, 이제 올라가자!

 

잘했어, 고마워

 

멈춘다!

 

그걸로 뭘 하려고 했어?

 

뭐?

 

그를 난
이렇게 이름 붙였죠

 

'수수께끼의 방문객 '

 

누군지 모르겠어요
이후로 본 적도 없고요

 

그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제 의상을 입을
차례였죠

 

이 건물 외벽을 드레싱 룸 삼아
옷을 갈아 입었어요

 

맨해튼 시 민들이
볼 수 없게...

 

파파 루디는 말했죠
'드레싱 룸은'

 

'마음가짐을 바꾸는 장소다'

 

범법자, 무단 침입자가
이곳에서 새롭게

 

변신하는 거예요

 

아티스트로!

 

맙소사, 떨어져요!

 

아니에요

 

필립의 셔츠네요

 

셔츠예요

 

안녕

 

아직 시작 안 했소?

 

서둘러야 되는데...

 

손대지 말 것
고공 줄타기 장비

 

한 사람의 생명이 달렸음

 

의상을 잃어버렸어!

 

망했어!

 

내 인생 최고의 공연인데
의상이 없어!

 

- 의상이 없다고!
- 뭐?

 

터틀넥이 없다고!

 

이건 공연 의상이 아냐!

 

그럼 어쩌지?

 

그냥 해야지

 

이 티셔츠를 입고
그냥 해야지

 

한 발은 건물 옥상에

 

한 발은 줄 위에 올려놓자...

 

주변의 세상이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제프도 사라지고

 

온 타워가 텅 비어버렸죠

 

도심의 소음도
들리지 않았어요

 

모든 게 고요해지고

 

내 눈에 보이는 건 오직

 

허공에 무한대로 뻗은
외줄 뿐이었어요

 

이 줄에
내 몸을 맡기는 순간

 

난 줄타기꾼이
되는 거죠

 

줄 위에 온 체중을
싣는 순간

 

난 심장 깊숙이 느꼈어요
이 줄이

 

날 받쳐주고 있음을...

 

타워가 이 줄을
받쳐주고 있음을...

 

맙소사, 시작했어요

 

시작했어요!

 

보여요?
오, 세상에!

 

줄을 타고 있어요

 

여러분, 모두 보세요
저길 봐요!

 

줄을 타고 있어요!

 

저기요!

 

그래, 그래!

 

좋아, 잘하고 있어!

 

첫 카발레티에 도착해보니
뒤집혀 있더군요

 

근데 자세히 보니

 

안전해 보였어요

 

고마워요, 파파 루디
볼트 세 개 조이라고 한 거

 

카메라를 봐, 필립

 

필립!

 

잘했어, 필립
정말 잘했어, 필립

 

세상에, 너무 멋지다

 

난 북쪽 타워에 도착했죠

 

너무도 벅찬 희열과

 

생전 처음 느끼는
뿌듯함을 만끽하면서...

 

필립, 여길 봐

 

필립, 옳지

 

그래, 아주 좋아

 

이제 오른쪽 뒤를 봐

 

필립, 웃어

 

내 친구

 

고맙다

 

난 타워를 건넜고

 

쿠데타는 끝났어요

 

근데 남쪽 타워를
보는 순간

 

녀석이 날 부르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죠

 

'다시 저리로 건너가 볼까?'

 

다시 줄에 올라갔다

 

그 순간

 

난 뭔가를 느꼈어요

 

한번도 진정으로
느껴보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그래서
한쪽 무릎을 꿇고

 

인사를 했죠

 

먼저 케이블에게

 

그리고 타워에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대한 도시 뉴욕에게...

 

헌데 일어선 순간
제복 둘이 보였어요

 

경찰이었죠

 

하나님 맙소사
저게 뭐야?

 

수갑 채워

 

이봐, 머리에 손 올려

 

엎드려, 엎드려!
손 올리고 엎드려!

 

난 프랑스인이오, 영어 몰라요

 

맙소사, 얘 '바게트'네

 

프랑스, 프랑스인이오

 

너랑 저 댄서 녀석
콩밥 먹을 각오해

 

어이, 이봐

 

어서 이리 올라와

 

우리하고
얘기 좀 하자고!

 

빨리 올라와

 

올라와, 옳지

 

쇼는 끝났어

 

그래, 빨리 올라와

 

영어 좀 할 줄 아나?

 

조심해!

 

맙소사!

 

그 경관들을 보는 순간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때가 기억나더군요

 

하지만 여기선
못 쫓아오죠

 

이제 어떻게 하지?

 

이젠 날 보고 있을
저 밑의 사람들이 의식되더군요

 

내 관객들이...

 

줄타기꾼이 해선 안 될
금기를 어기고

 

난 아래를 봤죠

 

발 밑의 세상은

 

평화로웠어요

 

고요하고 평온했죠

 

위험하지도 않고...

 

들었어?

 

누가 온다, 가자

 

뛰어, 뛰어, 뛰어

 

옥상에 왔다

 

이봐!
거기서 뭐 하는 거야?

 

- 맙소사, 저것 좀 봐
- 완전히 미쳤네

 

이봐, 빨리
그 줄에서 내려와

 

왜 이러는 거야?

 

이리 와

 

이봐

 

시간 낭비하지 말자고!

 

어서 내려와, 장난 말고...

 

이봐, 정신 차려

 

이런...

 

오, 젠장

 

안 돼, 안 돼...

 

안 돼, 떨어져!

 

조심해, 떨어진다고!

 

- 젠장
- 저 자식 미친 거 아냐?

 

양쪽이 막혔으니
어쩔 수 없이

 

줄 위에 있어야 했죠

 

- 이봐, 이봐
- 안 돼, 안 돼

 

믿어지질 않네

 

자네가 잡아
붙들어줄게

 

- 알았어, 꽉 잡았지?
- 응

 

꽉 잡았지?

 

자, 이리 와

 

- 그래, 천천히...
- 옳지

 

옳지, 천천히
침착하게...

 

자, 날 잡아

 

그래

 

옳지

 

어서 올라와

 

그래

 

옳지, 어서
그래...

 

그래, 한 걸음만 더

 

- 뭐야, 왜 그래?
- 젠장

 

뭐 하는 거야?

 

저 망할 자식!

 

왜 그래?

 

기가 차서!

 

세상에 별일 다 보네

 

그러게요

 

저 친구 대단하네

 

이제 그만하지
곧 폭풍이 온다는데...

 

그만 됐어, 필립

 

이제 그만해

 

누우니 온 하늘이
눈에 가득 들어오더군요

 

구름이

 

음악 같았어요

 

그때
뭔가가 나타났죠

 

유령처럼...

 

그건 새였어요!

 

그 새가 날 바라봤죠

 

난 말없는 위협을
느꼈어요

 

조심해, 조심

 

조심!

 

순간 의심이 몰려왔죠

 

'케이블이 더 이상
못 버티면 어쩌지?'

 

'두 타워가 이제 날
지겨워하면 어쩌지?'

 

'밀어내면 어쩌지?'

 

이젠 이 불법 이벤트를
끝내야겠다 싶더군요

 

뉴욕 항만 관리청
경찰이다!

 

지금 당장
그 줄에서 내려와라

 

넌 시 조례
100개 조항을 어겼다

 

당장 줄에서
안 내려오면

 

강제력을 행사해서
널 끌어내리겠다

 

네가 좀 설득해봐!

 

필립!

 

이들이 널 죽이려고 해!

 

케이블을 끊을 건가 봐!

 

빨리 투항시켜

 

필립!

 

이 작자들 미쳤어

 

케이블을 자르려 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풀 죽은
패배자의 모습으로

 

줄에서
내려갈 순 없었어요

 

난 결심했죠

 

승리자의 모습으로
나의 줄과 타워를

 

떠나기로!

 

그래, 조심 조심...

 

됐어

 

팔을 더 뻗어

 

옳지, 그래

 

뉴욕 경찰청의
경관님들

 

기다려줘서 감사합니다

 

난 경찰관들에게

 

- 저의 타워 줄타기 공연은...
- 공연이 끝났음을 알렸죠

 

끝났습니다

 

하지만
끝난 건 아니었어요

 

세 걸음이 더 남았죠

 

괜찮아?

 

조심해

 

- 자, 올라와
- 어서!

 

잡았어

 

난 줄타기꾼
필립 페팃입니다

 

엎드려, 이 양아치야

 

쇼는 끝났어

 

바비, 수갑 채워

 

허그 한번 합시다!

 

굉장하죠?

 

내가 성공한댔잖아

 

세상에, 필립
정말로 해냈네

 

나의 필립

 

안 돼, 안 돼
자르지 마요, 자르지 마!

 

닥쳐, 저깟 줄이 뭐라고!

 

너무 팽팽해서
튕기면 사람 다쳐요!

 

- 잠깐
- 일단 느슨히 풀어야 돼요

 

맞아
손잡이 어딨나?

 

벽 속의 구멍에
숨겨놨어요

 

저기 온다

 

비켜요, 지나갑시다

 

좀 비켜요!

 

손가락 조심해요

 

날 속여 넘긴 솜씨,
인정해주지, 프랑스 친구

 

솔직히 자네

 

정말 대단했어

 

내 평생 언제 또
그런 구경을 하겠나?

 

배짱이 대단하더군

 

멋졌어

 

채널 6 뉴스입니다
왜 그런 일을 하시는 거죠?

 

- 채널 3인데요, 왜...
- 왜 그렇게 위험한 일을 하세요?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아름다운 곳에
줄을 달고 싶을 뿐이죠

 

그는 다시 줄을 타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단, 이번엔 센트럴 파크에서

 

아이들을 위해서 말이죠

 

거리의 아티스트, 타워를 건너다

 

나의 쿠데타 얘긴
전 세계 신문에 났죠!

 

프랑스의 파파 루디는
그 기사를 보고 무척 기뻐했어요

 

파파 루디는 화날 땐
엄청 무섭지만

 

기분이 좋을 땐

 

개한테 간식을 팍팍 주죠

 

제일 짜릿했던 순간은

 

네가 내 발사 신호에
답을 해줬을 때야

 

그때 알았지
쿠데타가 성공할 걸...

 

뭔 소리야? 화살을
잃어버릴 뻔했는데...

 

일부러 그쪽으로 쏜 거야

 

이제 인정해
얠 벗기려고 그런 거잖아

 

그래, 어쨌거나...

 

이제 다 같이 건배합시다

 

내 모든
공범들을 위하여!

 

나도 알아요
내가 좀...

 

대책 없는 놈인 거...

 

하지만 여러분은

 

날 포기하지 않았죠

 

그 덕에 난
그 공연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 영광을
허락해준 여러분...

 

감사합니다

 

- '건배'라고 해야지
- 건배!

 

건배, 건배!

 

저거 봐

 

우린
온 세상에 보여준 거야

 

불가능은 없다는 걸...

 

달라 보이네

 

저 건물이 달라 보여

 

그래, 달라졌지

 

자네가 저 위를
걸었기 때문에...

 

뉴요커들도 이젠
저 타워가 좋아졌대

 

자기가 타워에
생명과

 

영혼을 불어넣은 거야

 

장 루이와 제프는

 

곧 프랑스로 돌아갔지만

 

전 남아서

 

자랑스러운 뉴요커가
되기로 했죠

 

그러기 위해선
사회에 진 빚을 갚아야 했어요

 

그래서 한 판사가 센트럴 파크
무료 공연을 명령했죠

 

물론 난 기꺼이
따랐고요

 

애니는

 

슬프게도
프랑스로 돌아갔어요

 

잠깐만...

 

확고한 거야?

 

확고해

 

자긴 꿈을 이뤘으니
이젠 내 차례야

 

곧 볼 수 있지?

 

안녕

 

애니

 

고마워

 

모든 거 다...

 

나도 기뻐
타워가 자길 불러줘서...

 

필립 페팃 : 1974년 8월 7일

 

멋지긴 했네만

 

- 다신 그런 짓 마
- 네

 

기자 회견했던
토졸리 씨 기억 나시죠?

 

타워 건설 책임자인
그가

 

내 공연을 보고
출입증을 발급해줘서

 

이젠 전망대에
맘대로 갈 수 있어요

 

그래서 혼자 수시로 가죠

 

이 넓은 허공을
바라볼 때면

 

늘 그날이 생각나고

 

그 느낌이 떠올라요

 

그날은 정말...

 

아름다운 날이었죠

 

이 출입증은 원래

 

유효 기간이 있어요
만료 날짜가 쓰여 있죠

 

근데 내 출입증엔
토졸리 씨가 날짜를 지우고

 

이렇게 써줬어요

 

'영원히'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원작: 필립 페팃
'구름 위를 건너다'

 

조셉 고든 레빗

 

벤 킹슬리

 

샬롯 르 본

 

제임스 뱃지 데일

 

하늘을 걷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