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gies.Plan.2015.LIMITED.1080p.BluRay.x264-GECKOS

수입/배급 오드(AUD)

 

미안!
늦어서 미안

 

안녕!

 

- 안녕, 맥스
- 안녕

 

아직도 아기 냄새가
남아 있네

 

이거 봐

 

나도 애 가져야겠어

 

애 갖고 싶어?

 

하여튼 성미는
급해 가지고

 

기다릴 거 있어?

 

애는 혼자 낳냐?

 

인정하자

 

지금껏 6개월 넘게
사귀어본 남자도 없어

 

우리 2년 만났잖아

 

그건 대학생 때고
피차 괴롭기나 했지

 

하긴

 

인정해

 

괴로웠지만

 

행복하기도 했어

 

그래

 

- 그치?
- 그래

 

실은 정자 은행에
맡겨놓은 거 있어

 

생각 있음 말해

 

뭐? 펠리시아는
애 그만 갖는다며

 

펠리시아는
갖기 싫다는데

 

좋은 사람 생기면
쓰려고 얼려놨지

 

거짓말

 

눈치는 빨라요

 

근데 생각이 있어
혹시 또 모르잖아

 

대학 동창 중에
가이 차일더스 기억나?

 

그 친구 아니야?
요새 피클 판다는

 

피클 사업이야

 

아무튼...

 

정자 기증해 준대서
인공수정 해보려고

 

걔 얼굴 들이밀고
말하는 애잖아

 

그럼 어때서?
걘 수학 전공했어

 

결혼하는 게 아니라
유전자만 빌리는 거야

 

성격 닮으면 어쩌려고
가이 차일더스?

 

조금씩 문제 없는
사람이 어딨어?

 

사람들이
정자 기증할 때

 

다 솔직하게
적을 것 같아?

 

이런 걸 준비하면서
어떻게 말도 안 해?

 

- 소리지를 거니까
- 소리지르는 게 아니라

 

그런 건 50살 직전에
절박해서 하는 거야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긴 싫어

 

내 의지로 하고 싶지
난 엄마 될 준비 됐어

 

사랑하는 남자를 찾을
확률도 없을 뿐더러

 

날 6개월 넘게 사랑해줄
남자도 없을 거야

 

난 내 현실을
직시하는 거야

 

그래서 언젠데?
파티는 할 거야?

 

4개월 후에

 

나 입냄새 나?

 

아니

 

나는?

 

매기스 플랜

 

3년 전에 집에서
시작한 건데

 

이젠 직원이
12명이야

 

‘홀푸드’에서도
주문 들어왔어

 

이번에 잘되면
확 뜨겠지

 

아직도 다
수작업이야

 

피클 하나하나
스탬프를 찍어

 

하나 먹어봐

 

맛있다

 

‘바바리안’이야
제일 기본이지

 

이렇게 맛있는 피클
처음 먹어봐

 

스케이트 타?

 

응, 일요일마다

 

어릴 때부터
빙판에서 살았어

 

맞다
하키 팀이었지?

 

나도 어릴 땐
스케이트 많이 탔어

 

- 우리 계획 얘긴데
- 응

 

여기...

 

건강 검진 기록

 

읽어봐

 

좋네

 

나도 가져왔어

 

그거 담은 후에
따뜻하게...

 

속주머니에 넣고
곧장 와주면 돼

 

그래

 

그래서 언제 한다고?

 

3월 23일

 

그 사이에
돈 좀 모으려고

 

하긴 그렇지

 

건강 보험 문제는
다 처리해놨어

 

지금 궁금한 건...

 

친권을 어디까지
원하는지야

 

내가 다 가졌으면
좋겠는데

 

상의는
해볼 수 있어

 

친권 없는 게
좋겠어

 

그래

 

그게 부담 없잖아

 

난 걱정 없이
회사나 키우고

 

어떡해

 

안녕하세요, 베벌리

 

월급이 이중지급 됐어요
저야 좋긴 하지만

 

개별 건 아니에요?

 

그럼 좋겠지만

 

수표가 날짜도 똑같고
밀린 월급도 없어요

 

실례합니다
우연히 들었는데

 

이분은 이중지급이지만
전 못 받았어요

 

성함이?

 

- 하딩이에요
- 전 조안나 하딘이에요

 

이름이 매기인데

 

수취명이 그래요
조안나 마가렛 하딘

 

착오가 있었나 봐요

 

네, 금방 확인돼요

 

빨리 해결되면
좋겠는데요

 

연락드리죠

 

켈베루스가
동물병원에 가면

 

지옥 수문장
시켜도 되겠어요

 

베벌리가 좀 무섭죠
뭐 가르치세요?

 

‘가족 역학 내
혼합비평적 관점’

 

‘현대 가정에서의 가면’

 

‘빅토리아 시대부터 현재’

 

- 심리학과예요?
- 인류학과예요

 

인류학자는
처음 만나봐요

 

뭐 가르치세요?

 

예술디자인 전공생 지원 및
사업 개발과 과장이에요

 

그게 뭔데요?

 

졸업생의 디자인계
진출을 돕는 부서죠

 

예술과 시장을 잇는
다리인 셈이에요

 

많이 젊어 보이시는데

 

MBA 학위도 있고
예술경영 석사예요

 

- 멋지네요
- 잘 처리되길 빌게요

 

펠리시아

 

파이크 장학금 미팅
언제예요?

 

목요일 7시예요

 

네, 고마워요

 

존 하딘 알아?

 

위원회에 같이 있거든

 

발정난 인간이야

 

왜?

 

아니, 월급 수표가
나한테 왔었거든

 

이름이 비슷해서
하딘, 하딩

 

혼합비평 분야에서
알아주는 사람이야

 

시카고에서 잘나갔대

 

여긴 단기로 왔는데
정교수로 앉히려나 봐

 

근데 거절한대?

 

뭔가 아내 때문에
사정이 있다나 봐

 

보통 독한 여자가
아니라던데

 

- 어디서 들었어?
- 여기저기서

 

콜롬비아 대학
종신교수라더라

 

조젯 노가르

 

아주 고약하고
얼음장 같은 여자래

 

근데 나도 사람들이
광년이라고 수군대거든

 

내 생각엔
괜찮기만 하구먼

 

소문을
다 믿으면 안 돼

 

“고약한 여자 같다”는

 

“고약한 여자다”보다
훨씬 약한 말이야

 

“같다”는
언어적 콘돔이지

 

치킨은
어디 처박힌 거야?

 

하딘!

 

안녕하세요

 

뭐 해요?

 

미팅 전에
산책 중이에요

 

돈 받았어요?

 

- 아뇨
- 농담이죠?

 

베벌리가 수표 보냈대요
같이 걸을까요?

 

그러세요

 

탄자니아에서 온
마사이족을 알았는데

 

여기 마라톤 하러
왔었거든요

 

몸 풀면서 뉴욕을
구석구석 누볐는데

 

다 큰 어른이
개 따라다니면서

 

똥 줍는 걸 보고
아주 기겁했대요

 

얼마나 웃던지
나중엔 울더라고요

 

하긴 이상하게
보일 것도 같아요

 

방금 뭐예요?

 

“같다”는 언어적 콘돔이라고
하시는 걸 들었거든요

 

근데 혼합비평적
인류학이 뭐예요?

 

인류학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민족학적 관찰과
스토리텔링이 섞인 건데

 

가설 같은 거예요

 

그만 돌아갈까요?
아님 더 걸을까요?

 

좀 더 걸어요

 

정교수 되기
정말 어렵잖아요

 

아내가 콜롬비아대
종신교수거든요

 

난 그냥 강의나
몇 개 하면서

 

오래전부터 생각한
소설 좀 쓰려고요

 

소설 집필에만
매진하시려고요?

 

모든 관계엔 정원사와
장미가 있다고들 하죠

 

우리 조젯이 장미예요

 

교수님이 정원사겠네요

 

근데 원예에
소질이 없어요

 

교수님이
장미일지도 모르잖아요

 

장미라고 보기엔
너무 후줄근하죠

 

아내도
멋진 사람이에요

 

날 못 잡아먹어
안달이라 그렇지

 

이번 주 내내
날씨가 엉망이더니

 

오늘은 좋네요

 

“그녀와 보냈던
지루한 시간들을”

 

“후회하고 있소”

 

“헤르미아가 아니라
헬레나를 사랑하오”

 

“누군들 비둘기보다
까마귀가 좋겠소?”

 

고마워요

 

우린 애가 둘이에요
내 사는 낙이죠

 

- 어떤 럭키가이예요?
- 남자는 없어요

 

아빠가 돼 달라고
부탁한 남자 이름이

 

‘가이’이긴 해요

 

‘미스터 폭스’처럼
먹네요

 

누구요?

 

그 책 있잖아요
영화도 있고

 

아! 우리 애들이
그 영화 좋아해요

 

아무튼 생각이
정말 맘에 들어요

 

혼자 애 갖는 거

 

물론 힘들겠죠
죽어라고 힘들 거예요

 

그래도 용기가 멋져요
그리고 아기들 예쁘잖아요

 

내 운명을
맡겨버리기 싫어서...

 

- 운명에?
- 네

 

어디로 가라고?
이렇게 쫓아내면 어떡해?

 

- 궁금한 게 있어요
- 네

 

내 책 첫 챕터
읽어줄래요?

 

- 좋죠
- 이상한 거 알아요

 

그냥 첫 독자로
적격 같아서...

 

예술과 시장을 잇는
다리라면서요

 

다리가 필요해요

 

좋아요, 주세요

 

- 진짜 고마워요
- 그게 뭐 어렵다고

 

여기 있어요

 

그럼 오늘 저녁에
읽을게요

 

그럼 되겠네

 

빨리 가야겠어요

 

젠장!
나도 가야 돼요

 

나중에 봐요

 

- 고마워요
- 네, 잘 가요

 

‘점령하라 운동’에 나온
마스크는 어떻게 보세요?

 

그 마스크 쓴 혁명가는
어떻게 보자면

 

그 독재자의 반영이죠

 

본질적으론 카리스마에 기댄
개인적 파시즘이니까요

 

늦어서 죄송해요

 

존 하딩 씨입니다

 

많은 책을 쓰셨고
주요 저서로는

 

‘제국의 끄트머리에 있는
상품물신주의의 의식들’

 

‘점령하라 운동’을
언급 중이었...

 

‘점령하라 운동’의
상징이 된

 

‘브이포벤데타’ 마스크의
저작권자가

 

워너브라더스라는 게
아이러니죠

 

그게 싫든 좋든

 

미국에서 가장 강력하고
신성시되는 상징들은

 

영화와 TV 기반의
상징들이에요

 

그러니 급진적이고
대중적인 운동이

 

- 타깃으로 삼는 거죠
- 하지만 현실을 보면

 

자본주의의 내러티브 내에서
계산된 움직임에요

 

저렇게 냉소주의에
빠져 있어서야

 

꿈속에 살지 않는다고
냉소주의자로 매도할 거면

 

지금 쏴 죽이세요

 

그렇다면 이런...

 

혁명은 터지기 전엔

 

그 누구도
짐작을 못 해요

 

이건 지도부가 없는
운동이고

 

일정에 맞춰
움직이지도 않았어요

 

진정한 민중 봉기라고
할 수 있죠

 

- 네, 그럼...
- 그렇긴 하지만

 

정치 속 마스크의
쓰임으로 돌아와보죠

 

전 익명성의 가능성과
집단 소속감에

 

더 관심이 가요

 

마스크의 익명성에 기댄
원시적인 전술이

 

20~21세기 운동에
많이 사용됐어요

 

사파타주의자들이나
반세계화 운동은 물론

 

‘푸시 라이엇’까지

 

감사합니다

 

도와줄 거면
전화 좀 내려놓지?

 

잠깐만

 

- 봤지? 끝났어
- 잘했어

 

왜 도입부에 쓴 말을
결론부에 또 써요?

 

논지를 설명하려면
전개된 형태로 해야 돼

 

근데 뭐하러
그렇게 해요?

 

그래야 결론부쯤에서
논지가 입증되는 거지

 

쉽게 말하면
자기 자랑이네요

 

쉽게 말하면
자기 자랑이지

 

폴의 반에
또 벼룩이 생겼대

 

벼룩이 아니라 이야
이리 와봐

 

- 그래, 이
- 어디 보자

 

이 없어, 가봐

 

식탁에선
문자 금지야

 

누구한테 배웠을까?

 

난 일하는 거고

 

이럴 땐 망치로
때려부수고 싶어

 

웬일이에요?

 

샐러드?

 

뭔데?

 

콜롬비아대에서
학과장을 맡아달래

 

축하해
아주 잘됐네

 

시간 많이 뺏길 텐데

 

높은 자리가
다 그렇지

 

책은 언제 쓰지?
12월 마감인데

 

뭘 걱정해
연봉 확 오르잖아

 

나 두드러기 나

 

좋은 생각 있어
케일럽이랑 통화해

 

저스틴
문자 보내고 싶어?

 

폴, 게임하고 싶어?
아이패드 가져와

 

나도 답문자나
하나 보내야지

 

살가운 가족 연기는
여기까지 하자고

 

이 헛짓거리는
나중에 하지, 뭐

 

발신자: 매기
첫 챕터 다 읽었어요

 

톤이 정말 독특해요!

 

‘스크루볼 초현실주의’라면
맞을까요?

 

네, 그거 좋네요
스크루볼 초현실주의!

 

캐릭터들도 어쩜

 

평범한 우체국 직원
마틴 님스와

 

1950년대 코네티컷에서
결혼한 여자가

 

계속 두그러기가 나는
미친 브라질 여자라니

 

- 정말 기발해요
- 그래요? 그래요?

 

그리고 음악 콜렉션
묘사 있잖아요?

 

- 레코드판 얘기죠?
- 네, 정말 좋아요

 

- 거기 재밌죠?
- 훌륭해요

 

미안한데 너무 추워서
벤치에 달라붙겠어요

 

커피라도 마실까요?

 

우리 집이
바로 근처거든요

 

- 옷도 좀 껴입고
- 네, 가요

 

아무튼 좀...
너무 추워서요

 

책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아니에요
정말 재밌었어요

 

그 두드러기 장면
역하진 않았어요?

 

시인 집인데
잠깐 빌렸어요

 

뜨거운 차 드려요?
아님 와인도 있는데

 

좀 이르지만
위스키도 있고

 

뜨거운 위스키로 하죠
꿀이랑 레몬 있어요?

 

네, 어디 보자...

 

레몬 반 개랑
꿀 있어요

 

내가 만들게요

 

그러세요

 

책을 많이 보네요

 

집주인 책이에요

 

- 위스키 받아요
- 고마워요

 

진짜 좋네요

 

그럼...

 

말해봐요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요

 

내 어떤 면이
궁금한데요?

 

모든 면요

 

어디부터 시작할지
모르겠어요

 

처음부터 말해봐요

 

- 덥네요
- 그죠

 

옷 좀 벗을게요

 

난 시작이
좀 특이했어요

 

 

부모님은 일찍 결혼하셨고
아이도 없었어요

 

둘 다 위스콘신 대학
교수셨죠

 

그러다 이혼하셔서
아빠가 떠났어요

 

근데 1년 후에
파티에서 마주쳤죠

 

그러다...

 

그날 밤을
같이 보냈대요

 

그렇게 얼떨결에
임신이 된 거예요

 

엄마는 태어날 운명이라
그렇게 된 거래요

 

그 생각 재밌네요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이
인간의 신들이고

 

우리 어리석은 인간들의
운명을 결정해주는

 

그럼...

 

그 후에
재결합하셨어요?

 

아뇨, 엄마가
혼자 키웠어요

 

19세기 영시를
가르치는 교수셨죠

 

세상 물정
모르시던 분이라

 

사소한 집안일은
내가 다 했어요

 

12살 때부터는
청구서까지 정리했죠

 

외가가 퀘이커 교도
집안이라서

 

퀘이커 교도 모임에도
자주 데려가셨어요

 

요새도 가끔 가요

 

퀘이커라...

 

엄마랑 나는...
즐겁게 살았어요

 

그러다 16살 때

 

엄마가 돌아가셨죠

 

그래서...

 

필라델피아로 가서
아빠랑 살았어요

 

거기선 어땠어요?

 

화목했어요

 

조용했고

 

외로웠고?

 

 

우리 집은 365일
싸우던 집이었어요

 

낙원이네요

 

아빠는 상냥하셨어요

 

둘 다 최대한
밝게 지내려 했죠

 

교수님은 어때요?
어떤 환경에서 자랐어요?

 

환경이라...

 

아버지는 애틀랜틱시티에서
카지노 딜러였어요

 

말하자면 길어요

 

그만 불량 가정으로
돌아가야겠어요

 

난 믿어요

 

뭘요?

 

태어날 운명이었다는 거

 

마틴 님은 매일 밤
같은 꿈을 꿨다

 

하지만 그 내용은
기억나질 않았다

 

그의 아내 탈리아는
죽은 듯이 잤다

 

탈리아는
체구가 작았다

 

뱀떼처럼 넘실대는
머릿결과

 

화난 밍크의 성미를 지닌
조그마한 미인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정전기 왔어요?

 

- 정전기는 안 왔어요
- 그래도 웃겼죠?

 

- 웃기긴 했죠?
- 엄청 웃었어요

 

진짜 꾸역꾸역
추잡하게 먹는 거예요

 

무슨 말인지 알죠?
그러다 갑자기

 

턱수염 얘기를
꺼내는 거예요

 

그때 키스하는 거죠

 

더럽잖아요

 

이래야 진짜로
사랑하는구나 하죠

 

여기 좀 장황해요?

 

중편 소설 같은데

 

간결하고 아주 묘해
비유 같기도 하고

 

지금까진 맘에 드는데
내 의견이 필요하대

 

그 사람 부인은
뭐라는데?

 

부인은 몰라

 

남편 일에
관심이 없나 봐

 

자기도취가 좀 심해
나르시시스트 같아

 

당연히 그렇겠지

 

뭐가 당연해?

 

존이 정신과 간호사처럼
수발을 들고 있어

 

그런 환경에선
소설 못 써

 

둘째 낳은 후로
사이가 틀어졌는데

 

- 발목 잡힌 거지
- 말은 그러시겠지

 

왜 거짓말을 하겠어?

 

네 바지 벗기려고!

 

안녕

 

안녕

 

고마워

 

꽂아둘게

 

가져왔어?

 

젠장!

 

그거 담아오라고
용기 준 거잖아

 

화장실 어디야?

 

내 유전 금광을
어디에 캐오면 될까?

 

살균한 거야

 

저기...

 

그래도 전통적인 방식을
써보는 건 어떨까?

 

너도 이렇게 예쁘고

 

나도 오늘 한가한데

 

아니, 사양할게

 

그럼 일이
복잡해질 것 같아

 

예의상 물어봤어

 

잠깐 나가 있을까?

 

아냐, 그냥...

 

뭐 읽고 있어

 

금방 찍해서 찍해올게

 

- 가이
- 응?

 

왜 수학자가
안 됐어?

 

수학이 아름다워서
좋아한 것뿐이야

 

수학자가 될
생각은 없었어

 

그래?
수학이 아름다워?

 

누구든 수학의
옷깃만 만져도

 

그 아름다움을
느낄 거야

 

난 옷깃으로
충분했어

 

좌절감을
감당할 수 없었거든

 

무슨 뜻이야?

 

전체를 볼
방법이 없으니까

 

늘 전체의 일부만
어렴풋이 볼 뿐이지

 

평생 진리의 조각만
찾아다니는 삶이잖아

 

빠르네

 

숙녀분께
드릴 거라면

 

얘기가 다르지

 

혹시 쏟을까 봐
여분까지 챙겼어

 

고마워

 

고마워, 가이
정말로...

 

정말 고마워

 

고맙긴

 

셀카 하나만

 

당신의 가임 확률은
71%입니다

 

안녕, 어플 정보가 달라
나중에 할까 봐

 

그래, 5년쯤 있다가

 

그냥 무시해
오늘따라 저래

 

목소리가
좀 까칠하네

 

그런 거 같아?

 

가이의 집안에
정신병력 있을 거라고

 

펄펄 뛰고 난리야

 

걔네 엄마 봤는데
무슨 킬러처럼 생겨서

 

계속 한숨만 쉬더라
그리고 술꾼이었어

 

들었지?

 

널 너무 사랑해서
독차지하고 싶나 봐

 

거기까지 해
아닌 거 알잖아

 

네가 어른 되는 게
싫은 모양이야

 

그럼 자기도
철들어야 하니까

 

주둥이 다물어

 

닥쳐 좀

 

체온이 몇 도까지
올라가야 돼?

 

글쎄
약간이면 될걸

 

38도
무조건 38도!

 

당신이 배란을
해보긴 했어?

 

책에서 봤어

 

책은 못 믿어
오데트가 그러는데...

 

잠깐!
잠깐만 기다려

 

미친 여자잖아

 

행위예술가라니까!

 

안녕!

 

맥스네 반에
일일교사로 불렀더니

 

‘내 잠지’란 말을
세 번이나 했어

 

매기, 다 했어?

 

끝났어?

 

누구세요?

 

존이에요

 

제기랄!

 

잠깐만 기다리세요

 

존?
아직 있어요?

 

어서 와요
무슨 일 있어요?

 

그게...
집 문이 잠겨서요

 

조젯이 애들 데리고

 

펜실베이니아에 가서

 

우리 소파에서
주무실래요?

 

아뇨, 괜찮아요

 

지금 5챕터를
읽고 있어요

 

지금까진 제프리 부인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창백한 얼굴에
믿음직한 인물이죠

 

콧수염이 있는데도
매력적이에요

 

읽다 보니까
좀 궁금해요

 

그 부인의 행동이
심해지면 어떨지

 

언제 한번
우리 집 와봐요

 

그 책의 다큐판이니까
모르겠어요

 

내가 부인의 행동을
과장하는 걸지도

 

아뇨, 정말 재밌어요
바꾸진 마세요

 

의도보다 조금 더
들어갔을 수도 있죠

 

원한 건 아니지만

 

젠장!

 

당신을
사랑하는 걸까요?

 

집 문이 잠긴 건
사실이지만

 

당신을 사랑해요

 

더는 조젯의 남편으로
살고 싶지 않아요

 

제발 당신 옆에서
자게 해줄래요?

 

그 피클맨의 아이를
갖는 거 싫어요

 

나랑 가져요

 

할 말이 있어요

 

이미...
이미 시도했어요

 

언제요?

 

- 최근에요
- 어떻게 됐어요?

 

실패했어요
근데 말하는 이유는...

 

이유는?

 

당신을 사랑하니까

 

나도 사랑해요

 

네가 넣을래?

 

그래, 잘 잡아
잡았지?

 

이제 넣자

 

안녕

 

엄마 코 만져봐

 

- 차갑지?
- 차가워

 

아빠!

 

노래는 왜 꺼?

 

너무 시끄러워서

 

시끄러우라고
켜놓은 거야

 

다시 켜줄까?

 

다큐로 받는 걸 보면
위스콘신 출신다워

 

맞아

 

나 전화 회의 있는데
애 좀 봐줄래?

 

더 쓰려던 참인데

 

다 먹었지?

 

- 내가 봐줄게
- 고마워

 

개구리 데려가도 돼?

 

그래, 데려와
개구리 데려가자

 

뭐 하고 놀까?
집 어지르고 싶어?

 

- 응
- 아빠도

 

저번에 스케이트보딩과
건축물이 테마랬지?

 

아직 그대로야?

 

그럼요
나약하고 작은 인간이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걸로

 

스케이트보드 타고
구겐하임에서 내려오듯이?

 

네, 그거예요
딱 좋아요

 

진짜 구겐하임을
얘기한 건 아니야

 

왜 안 돼요?

 

잠깐만

 

존?

 

개구리가 물에 빠졌어

 

존?

 

개구리가 물에 빠졌어
엄마!

 

잠깐만

 

미안하지만
급한 전화가 와서

 

금방 걸게

 

엄마!

 

개구리가 떨어졌는데
배고프대

 

치우자

 

세상에, 난리네
이건 뭐야?

 

개구리 구해주자

 

내가 씻겨도 돼?

 

그래, 씻겨주자

 

- 여기 놓고...
- 내가 할래

 

우리가 구해냈어
이제 씻겨줘야지

 

그때 보죠

 

일단 전화부터 하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개구리 꺼내줬어?

 

자기가 했어야지

 

‘페러렐 프레스’에서
전화가 왔어

 

잘됐네, 뭐래?

 

4시에 보재

 

릴리 봐주기로 했잖아
나 학생이랑 미팅 있어

 

그렇지

 

어떻게 해볼게

 

폴이랑 저스틴은
누가 데리러 가?

 

젠장, 알았어

 

됐어
미팅 미뤄볼게

 

- 괜찮겠어?
- 그래

 

- 정말?
- 응

 

그래, 고마워

 

여보세요?

 

뭐라고?

 

알았어, 잠깐만

 

매기

 

폴이 체육 시간에
발목을 삐었대

 

- 데리러 가줄래?
- 지금?

 

아빠는요?

 

회의가 있대

 

많이 아파?

 

저스틴 나오려면
시간 좀 남았어

 

릴리부터 태우고

 

착하지

 

우리 같이
춤을 추자

 

다행이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전화 줘서 고마워요

 

잠깐만요
미안해요

 

폴, 누나 왜 아직도
안 나오나 가봐

 

- 네
- 그래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미팅 일정을 잡으려고요

 

우리 대학원생이에요

 

코미코 크라우스라고
장난감 특허를 냈는데

 

관심이 있으시면
보여드리고 싶어요

 

잘됐네요

 

네, 좋아요
감사해요

 

- 안녕
- 안녕하세요

 

사물함에
갇혀 있다 왔어?

 

신발을 못 찾아서요

 

이제 다 왔네

 

저녁은 뭐예요?

 

좋은 질문이야

 

장 보러 갈 거야
아빠는 회의 갔어

 

엄마는 언제 와요?

 

글쎄
계획이 있겠지

 

 

출발하자

 

조젯, 선금으로
5천만 더 써

 

잘하는 편집자
쓰라니까

 

또 똑같은 말이네

 

먼로가 편집자로
딱 맞다니까

 

몇 번을 말해!

 

파라렐 프레스랑
미팅 어떻게 됐어?

 

목요일로 밀렸어

 

조젯이
또 앓는 소리 하느라

 

전화를
못 끊게 해서

 

무슨 일인데?

 

영국 출판사 두 군데서
제안이 왔는데

 

갈등되나 봐

 

근데 전남편 말고
상의할 사람이 없대?

 

그것도 이번 책은
우리 불륜 얘기고

 

자기 인생 망쳤다는
내용인데

 

알았어
시간 뺏어서 미안해

 

나보다 내 학생한테
미안해야지

 

코미코는...

 

예민한 애야

 

걔랑 미팅해보고

 

장난감 회사랑
미팅 잡을 거였어

 

자기 미팅 있대서
그 미팅 취소했더니

 

자기는 출판사 미팅
나가지도 않고

 

전화로 조젯을
달래주고 있잖아

 

나 달래주는 사람은
왜 아무도 없어?

 

자긴 괜찮잖아

 

그런 일 있어도
혼자 잘 이겨내고

 

내가 그렇게
능력 있어?

 

신경 끊어도
될 정도로?

 

삐걱대는 바퀴엔
기름칠해주고

 

선인장엔
물 안 주는 거야?

 

이리 와, 이리 와

 

자기가 꼭 필요한
상황이 있단 말야

 

아니, 나 없어도
큰 지장 없어

 

사실 나 없어도
자긴 괜찮잖아

 

폴 다리 삔 거
꾀병인 거 알아?

 

아빠가 왔으면 해서
꾀병 부린 거야

 

무슨 소리야?

 

누나 데려오라니까
뛰어가더라

 

깜빡한 거지

 

- 그거 희한하네
- 안 희한해

 

왜 그런지 알아?

 

걔 엄마는 지금
레이캬비크에서

 

아이슬란드인들의
엄마들을 연구 중이니까

 

아빠의 관심이
필요한 거야

 

나도 그렇고

 

둘이 바람 쐬러 가자
조젯만 돌아오면

 

응?

 

앞으론
자주 삐칠래

 

조젯한테 배워
전문가시니까

 

누가 과자
깔고 앉았어?

 

앨리슨이

 

매기?

 

안녕, 가이

 

안녕
엄마 친구야

 

얘가...

 

아니, 얘는 릴리야
나 결혼했어

 

진작 말하는 건데

 

너한테 샘플 받고서
그쯤에 남편 만났어

 

어떻게 지내?

 

바쁘지, 뭐

 

홀푸드에서 내 피클을
전국 판매하겠대서

 

급히 생산량도
늘려야 돼

 

정말 잘됐다

 

그래서 가게 차렸어

 

공장이
너무 정신없어서

 

혹시 아직도
바바리안 피클 팔아?

 

그럼

 

그게 제일 잘나가

 

그럼 한 통만
사가도 될까?

 

그럼

 

우리 피클
언제 먹어?

 

얼른 집에 가서
먹어 보자

 

맛있겠다

 

세상에, 피클 통이
뭐 이렇게 커?

 

얼마야?

 

결혼 선물이야

 

고마워, 갈게

 

- 이제 가자
- 안녕, 릴리

 

집에 가서
피클 먹자

 

우리 애기
어쩜 이렇게 예뻐

 

어쩜 이렇게 예쁘니

 

안녕

 

방금 뽑았네?

 

조젯이
여행 취소했다고

 

다음 주는 애들이랑
보내고 싶대

 

내가 제프리 부인이지?

 

당신이 사랑에 빠진
평범한 우체국 직원

 

뭐든 당신한테
맞춰주는 여자니까

 

제프리 부인을 만든 건
우리 만나기도 전이야

 

그럼 날 그 여자처럼
바꿔놨나 보네

 

그래도 난
콧수염은 없어

 

아직까진

 

별자리 운세
읽어줄까?

 

아니

 

내 사랑이 식어가는 게
겁이 날 지경이야

 

펠리시아랑 난 매주
냉탕, 온탕 반복이야

 

사람이 어떻게
한결같이 살아

 

소설가 되게
돕고 싶었는데

 

이젠 내내 글만 써
벌써 500페이지인데

 

반도 안 됐나 봐

 

다 읽어봤어?

 

거의

 

아직도 읽을 만해?

 

갈수록 내용이
복잡해져

 

너무 똑똑해서 소설가로
실격인 사람도 있을까?

 

못 들어봤어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걸까?

 

너한테?

 

응, 병인가 싶어서
사랑이 식는 병

 

아마도?

 

죽을래!
진심이야?

 

- 그래! 아니!
- 이게 병이라고?

 

몰라, 그런가 보지
아니, 아니야

 

아니면 아직 제짝을
못 찾았나 보지

 

펠리시아한테 물어봐
난 잘 모르니까

 

얘 걷기는 해?

 

맥스?

 

금요일까지
책 다 봐야 한대

 

당연히 잘 걷지
축구팀 주장이야

 

유모차 축구?

 

재밌어 죽겠네

 

솔직히 말할게요

 

이 책은 고통에서
태어났어요

 

진정으로 사랑했던
내 남편은...

 

물론 결혼생활이
힘겹긴 했지만

 

젊은 여자에게 떠나
새 가족을 꾸렸죠

 

이 끔찍한 고문에서
얻은 것은

 

여성으로서 받은
이 배신감이

 

인류학자로서의 나를
자극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자문했습니다

 

이런 집착적이고
독점적 관계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망치는 건 아닐까?

 

매기?

 

 

저스틴의 휴대폰에서
사진을 봤어요

 

낭독하시는 걸...
꼭 보고 싶었어요

 

정말...

 

나 없는 동안
애들 봐줘서 고마워요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정말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착한 애들이에요

 

가끔 이렇게 봐요

 

내가 좀 유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애들 같이 키우는
입장인데 말이에요

 

그럼 좋죠

 

종종 전화해요

 

번호는 알죠?

 

책을 샀어?

 

분위기가 그래서

 

사인까지 받아야 돼?

 

받아야지

 

- 정말 멋진 여자야
- 정말?

 

응, 정말...

 

따뜻하고 강하고
매력적이고

 

존이 집착하는
이유를 알겠어

 

그래도 같이 살면
피곤한 타입이야

 

맘에 들어

 

정말 맘에 들어

 

바보 된 기분이야

 

“병적인 자기중독자한테서
존을 구출해내고”

 

“책을 탈고하게 도와주자”

 

내가 곁에 있으면
잘 풀리겠거니 했어

 

근데 자기밖에 몰라서

 

살림도 내가 하고
돈도 내가 벌어

 

게다가...

 

릴리라도 없었으면
대실수라고 통곡했을 거야

 

전처한테 반품도
못 하고 어쩌니?

 

브루셀프라우트 싫어

 

딱딱하잖아

 

퀘이커 교도 모임

 

이제 꼬마 죄수들은
다른 간수에게 가는구나

 

엄마 만나는데
안 좋아?

 

엄마 보는 건 좋지

 

내 물건 아무 데나
처박았을 게 뻔해서

 

나도 빨리 엄마 돼서
애들 짐 밀어놔야지

 

이럴 때 보면
좀 바보 같더라

 

뭐 하는 거지?

 

난 좋던데

 

넌 강아지처럼
먹여만 주면 좋아하잖아

 

혹시 뭐 잘못됐어요?

 

아니

 

여기서 합법 주차구역을
찾아낸 게 놀라워서

 

들어오실래요?

 

인사만 하고 가야지

 

- 안녕
- 안녕

 

안녕

 

안녕하세요, 매기

 

존이 미팅이 있어서
제가 데리고 왔어요

 

- 들어와요
- 네

 

간식 만들어 놨어

 

그 유치한 드라마
딱 한 편만 봐

 

간식 먹고

 

간식은 올려놨어

 

- 간식 투정하기 없기다
- 네

 

커피 끓이려던
참이에요

 

- 차가 좋아요?
- 커피도 좋아요

 

집이 정말 예뻐요

 

학교에서
지원해준 거예요

 

난 버터를 넣어요

 

이러면 오후에
당이 덜 당겨서

 

좋네요

 

사진 귀엽죠?

 

 

고마워요

 

이렇게 만나다니
정말 좋네요

 

아무런 악감정도
없다곤 못 해요

 

그러시겠죠

 

- 가식은 못 떨어요
- 저도요

 

매몰차게 구는
전처 역은 질색이라

 

그러긴 싫어요

 

- 안 그러세요
- 그래요?

 

네, 지금도 존과...

 

깊은 유대감이
있으시잖아요

 

친구로 남기로
했으니까요

 

통화도 자주 하시고요

 

그게 못마땅해요?

 

아뇨

 

부부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부모니까요

 

양육 문제 아니라도

 

하루에 서너 번은
통화하시잖아요

 

오해하지 마세요
전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게...

 

본론이?

 

아직도 존을
사랑하시잖아요

 

무슨 꿍꿍이로
하는 말이에요?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어요

 

존은 그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러다 낭독회에서
뵙고 나니까

 

혹시나 만에 하나라도

 

두 분이 재결합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알겠네요

 

알겠어요

 

이 불륜 관계가
질린 거군요

 

지겨워졌나 봐요

 

그래서 이참에
죄책감도 덜 겸

 

그 황당한 해피엔딩으로
모두를 끌고 가고 싶다?

 

남의 인생 쥐고 흔드는
별 인간들을 다 봤고

 

솔직히 나도
그쪽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신을 보니까
난 아마추어네요

 

모욕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염치가 있으면
존을 떠나요

 

당신 이기심으로
내 인생과 아이들 인생과

 

존의 인생까지
망친 장본인이니까

 

당신이 자초했으니
알아서 해결해요

 

그렇게 완벽한
결혼생활이었다면

 

존이 왜 그렇게
불행했어요?

 

존을 무시하고 이용하고
재능도 안 믿었잖아요

 

그렇게 못난 여자라면

 

왜 재결합시키려고
하는 건데요?

 

솔직히 말해서

 

자기도취와 애정결핍이
지나친 분 같지만

 

존은 그게 있어야
균형을 잡아요

 

당신 생각을 안 하면
자기 생각만 한다고요

 

나가요, 나가요
나가요

 

- 나가요?
- 못 알아들어요?

 

아, 제 얘기죠?
죄송해요

 

평생 이런 모욕은
처음이야

 

진짜 미치겠어

 

- 무슨 생각에 그랬지?
- 조울증인가 보지

 

그래도
좋은 생각이었잖아

 

인생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질 않아

 

상자에서 죄다 꺼냈다가
도로 넣을 순 없어

 

도와주기나 할 것이지

 

왜 그렇게 까칠해?

 

화딱지가 나니까!

 

전부 화딱지 나

 

왜?

 

왜 보통 사람처럼
이혼을 못 해?

 

버리는 것 같잖아

 

버려?
순진해 빠져 가지고

 

버리는 게 아니야
존이 종이인형이야?

 

사랑은 너저분한 거야
비논리적이고

 

소모적이고
너저분한 거라고

 

사방 풀려 있어서
얽힌 실타래처럼

 

근데 넌 무조건...

 

깔끔하고 반듯하고
윤리적이어야 돼

 

유부남이랑 잤을 때
이미 망한 거야

 

내 친구
아닌 거 같아

 

아니
난 네 친구야

 

이런 게 친구야
솔직하게 말해주잖아

 

넌 늘 좋은 의도로
그랬다고 하지

 

퀘이커 아가씨답게
천상 모범생이야

 

근데 어떻게 된 게
매번 일을 망쳐

 

너 짜증 나

 

그래, 짜증 내

 

솔직하게 충고하고
친구 노릇 한 건데

 

이제 오지 말고

 

크레용은
여기 왜 있어?

 

매기, 미안해

 

매기

 

미안하다니까

 

미안해

 

릴리를 생각해

 

아빠는 있어야지

 

나도 알아
나도 아는데

 

애가 아빠 없이
크는 것도 두렵지만

 

망가진 가정에서
크는 것도 두려워

 

부모들이 아닌 척해도
애들은 안단 말야

 

나도 알아
힘든 일이지

 

미안해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한다고 해줘

 

뭘 한다고 해?

 

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

 

단둘이

 

저번에 나가자며

 

생각한 거 있어?

 

글쎄
뉴욕 탐험?

 

차이나타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존 하딩이에요

 

왕 씨를 찾는데
아래층에 계세요?

 

안녕하세요
존 하딩이에요

 

주인의 도박장인데
아버지랑 자주 왔었어

 

죄송해요

 

이게 뭐야?

 

그냥 마셔
여기선 마시는 거야

 

이겼다!

 

이겼어

 

지금처럼만 하면 돼

 

- 좋은 거야?
- 응

 

- 정말?
- 아니

 

안 돼, 안 돼요!
어딜 가져가요

 

술 먹고 쓰러져야지

 

천천히 마셔

 

방 있을까요?

 

여기 호텔이야?

 

어느 사람한텐
호텔이지

 

감사합니다
얼마죠?

 

여기 50달러

 

옷 벗으시죠!

 

다섯

 

 

 

둘, 하나

 

빌어먹을 타이즈
벗어버려!

 

둘째 갖고 싶단
생각 해봤어?

 

책 마저 써야지

 

둘째 낳으면
쓰러질 거야

 

넷이면 너무 많지

 

뭐?

 

한 명 더 낳아도
있는지도 모를 거잖아

 

무슨 말이 그래?

 

사실이 그래

 

 

자기 집필하는 동안
도와줄 순 있지만

 

꼭 당신 인턴이나
보모 된 기분이야

 

진짜 미치겠네
당신 뜻대로 해주잖아

 

당신은 당신 일,
난 내 일 하고

 

내 일은
책 쓰는 거야

 

- 그건 나도 알아
- 그런데?

 

맡은 일 잘하는데
왜 화를 내?

 

지금도
날 좋아하긴 해?

 

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건데?

 

그 질문은
내가 하고 싶어

 

- 가방 들어줄까?
- 됐어, 괜찮아

 

앉아도 돼요?

 

 

이번 12월에
캐나다에서 열리는

 

혼합비평적 인류학
컨퍼런스에 참석해요

 

혼합비평적 인류학은
존의 분야예요

 

알아요

 

할게요

 

정말요?

 

당신을 믿을
이유는 없지만

 

나도 잃을 게
전혀 없으니까

 

존을 발표자로 세우긴
어렵지 않아요

 

존이 받아들일까요?

 

지젝도 발표해요

 

존은 지젝을
엄청 좋아하죠

 

컨퍼런스 발표자로
초청장이 왔어

 

정말? 잘됐다

 

근데 퀘벡까지
가긴 그렇지

 

아냐, 꼭 가

 

왜?

 

이 기회에
바람도 쐬고 좋잖아

 

하긴

 

그때 조젯도 출장이라던데
당신 혼자 애들 못 봐

 

볼 수 있어
괜찮아

 

지젝도 발표한대

 

자기가
지젝 좋아하잖아

 

어떻게 알아?

 

자기가 말했을걸

 

잠깐만요

 

존 하딩 씨?

 

‘제국의 끄트머리에 있는
상품물신주의의 의식들’

 

- 읽고 있어요
- 네, 안녕하세요

 

대단한 책이더군요

 

발표하신다고 해서
동료들과 왔어요

 

지젝도 볼 겸

 

그렇죠

 

민망하긴 하지만

 

- 사인해 주시겠어요?
- 네, 주세요

 

- 성함이?
- 알이에요

 

- 고마워요
- 별말씀을

 

여기서 보니
더 반갑네

 

여긴 웬일이야?

 

발표자로 왔어

 

출장이라고만 했지
여기라곤 안 했잖아

 

글쎄
말 안 했나

 

괜히 왔다 싶어?

 

아니, 당신 옆에만
있을 것도 아니고

 

좋아 보이네

 

잘 지내니까

 

여기 근사하지?

 

그래, 공기도 좋고
경관도 좋고

 

앉아도 될까?
어울리긴 그런가?

 

괜찮아, 앉아
친구 사이잖아

 

이분은 데비 와서맨
예일에서 오셨어

 

- 안녕하세요
- 반가워요

 

매기가 나 만났던
얘기 했어?

 

응, 좋았다더라

 

재밌는 사람이야

 

- 그래?
- 아주 놀랐어

 

바쁘신 분이
놀랄 시간도 있어?

 

내가 생각한 라이벌의
이미지가 있는데

 

전혀 다르더라고

 

잘됐네

 

폴이 매기랑
스케이트장 가서

 

8자로 타는 거
배웠다고 자랑하더라

 

폴이랑 잘 놀아줘

 

그래, 능력 있는
사람 같더라

 

타고난 엄마지

 

당신한테도
훌륭한 짝 같아

 

잠깐 실례해도 될까?
전화를 해야 해서

 

식사 안 해?

 

배 안 고파

 

생각해 보니까
당신이 맞아

 

자주 어울리는 건
안 좋겠어

 

서로 성질 긁으면서
헤어질 게 뻔한데

 

코미코의 인형은
특허품 최초로

 

장기가 분리돼요

 

아동의 60%가
죽음을 두려워해요

 

그래서 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고자

 

안에 있는 걸
보여주는 거죠

 

장기에 그림을
그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장기들은
세탁이 가능하죠

 

‘지식 기혼’ 장난감에
관심 있는 부모들에게

 

인기가 있을 거예요

 

아니
‘지식 기반’ 장난감요

 

히터도 없고
인터넷도 안 되고

 

발전기가 터져서
휴대폰 충전도 못 해

 

그리고 여기
누가 있는지 알아?

 

조젯!

 

정말?
아니... 어떻게?

 

나도 몰라
여기서도 짜증이야

 

힘들겠네

 

애들은 어때?

 

괜찮아
다들 잘 있어

 

공항이 언제 여는지도
알 방법이 없어

 

무슨 감옥도 아니고

 

눈신발을 꺼내고 있는데
뭔가 조짐이 불길해

 

너무 예쁘다
정말 잘했어

 

엄마가 정말 사랑해

 

얼만큼?
잠깐, 알아

 

얼만큼인데?

 

25,362만큼

 

어떻게 딱 맞혔네
정확히 그만큼이야

 

엄만 비눗방울 속에서
살고 싶어

 

나도

 

근데 내 비눗방울
있으면 좋겠어

 

그래, 하나씩
가지면 되지

 

아빠도 비눗방울 있어?

 

아빠도 자기 비눗방울
속에 있어

 

괜찮아

 

괜찮아

 

어쩜 저래

 

발자국 따라가면 돼

 

눈이 오니까
어딘지 모르겠네

 

어제 당신 발표
정말 훌륭했어

 

그쪽 연구도 하는 줄
몰랐거든

 

내 책 안 본 지
오래됐나 보네

 

보고 싶긴 해

 

그래?

 

서로의 글 읽어주고
얘기할 때가 좋았지

 

난 별거 아니야

 

당신 어제 발표가
정말 대단했지

 

그래 봐야
진부한 발상이지

 

토크빌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었어

 

당신은
모르는 게 없네

 

정말 신선했어

 

그런 상품물신주의 해석은
지금껏 없었으니까

 

쑥스럽게

 

아직 소설 써?

 

 

- 어떻게 돼 가?
- 잘돼 가

 

 

당신 소설을
욕하려는 게 아니야

 

당신이 해온 연구가
아까워서 그러지

 

발표할 때
반응 봤잖아

 

연구든 뭐든
포기할 생각 없어

 

가자
동상 걸리겠다

 

왜 그래?

 

말할 게 있어

 

그래, 뭔데?

 

미안해

 

- 뭐가?
- 나만 생각해서

 

당신이 필요한 게
뭔지 듣지도 않고

 

당신 일에
신경도 안 써서

 

이럴 거 없어

 

내 평판과 성공에만
너무 집착해서

 

당신과 우리와
결혼생활을 등한시했어

 

이제 성공하고 나니까
터널에서 나온 기분이야

 

앞으론 내게만 집중하며
살지 않을 거야

 

혹시라도 다시 사랑할
기회가 온다면

 

그게 무슨 소리야?
당연히 기회가 오겠지

 

그럴까?

 

그럼 당연하지
남자들이 줄을 설걸

 

우리 여기서
죽는 거야?

 

아니야

 

이봐요!

 

아무도 없어요?

 

사람 살려요!

 

프랑스계 캐나다 양반들!

 

여기가 어딘지
누가 말 좀 해줘!

 

괜찮아

 

헤매다 왔어요

 

같이 불러야지!

 

너무 깊이 들어가서
내용이 산으로 가

 

마무리도 못 하겠고
갈수록 재미없어

 

- 그럼 그만 써
- 안 돼

 

내가 걸작을
써내지 않으면

 

매기가 날
포기할 거야

 

매기는 책 때문에
나한테 빠진 거라고

 

솔직히 말하는데
3년간 깨달은 거라곤

 

내가 소설가 자질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거야

 

정말 사랑한다면

 

소설가든 청소부든
자길 사랑해줄 거야

 

당신은 날 그렇게
사랑했지?

 

공항 열었대요!
내일 집에 가요!

 

짐 싸야지

 

난 가기 싫어

 

당신을 떠나기 싫어

 

 

당신을 간절히 원해
아무 생각이 안 나

 

지난 3년이
없던 일 같아

 

무슨 환영처럼

 

다 일어난 일이야

 

알아, 알아

 

현실적으로 생각해야지

 

눈이 녹고 있어

 

 

당신이 알아야
할 게 있어

 

뭔데?

 

후회해?

 

우린 운명이야

 

사실 나한텐
원나잇이었어

 

진짜로
맘이 달라졌어

 

당신 없이도
살 수 있겠어

 

이제 알겠더라

 

잘됐네

 

당신 소설
읽어보고 싶어

 

그래?

 

사본 가지고 있지?
아까 교정 보던데

 

후회나 하지 마

 

어서 와

 

릴리는?

 

펠리시아가
댄스 강습 데려갔어

 

발표는 잘했어?

 

반응이 좋았어
웃음도 좀 터지고

 

조젯하고는?

 

화는 좀 풀렸더라

 

다행이네

 

말할 게 있어

 

 

우리 폭설로
갇혀 있었잖아?

 

그래서 조젯과
이틀이나 붙어 있었어

 

내내 붙어 있으니까

 

분위기가...

 

내가 묵은 감정을
끄집어냈어

 

옛날 감정들

 

좋은 감정?
아님 나쁜 감정?

 

모르겠어

 

감상적이고...

 

그리운...

 

똑같은 감정

 

뭐랑 똑같은데?

 

제기랄

 

정말 미안해

 

어떻게 됐는데?

 

조젯이랑 잤어

 

조젯 말이 맞았네

 

뭐가?

 

우린...

 

우린 그냥 불장난으로
끝났어야 했어

 

이러지 마

 

당신이 결혼생활에
힘겨워할 때

 

- 내가 나타난 것뿐이야
- 그럼 릴리는?

 

- 릴리는?
- 알아

 

우리 감정은 진짜였어

 

자길 만났을 때
난 길을 잃은 상태였어

 

엉망진창이었어
그렇게 흔들렸는데

 

당신이 날 구해줬어
날 구해낸 거야

 

뭘 어째야 할지
진짜 모르겠어

 

- 알잖아
- 아니야

 

조젯에게 돌아가

 

진심이야?

 

조젯을 사랑한다면

 

그렇게 생각해?

 

젠장

 

갈피를 못 잡겠어

 

그건 해봤어요
학교에서만 하는데

 

꼭 땅에 떨어져요

 

근데 한참 있다가
내가 해내면

 

다들 신나서
박수를 치고

 

한 5초 있으면
아무도 안 봐요

 

그럼 또 그래요
“좀 봐!”

 

여긴 웬일이세요?

 

학교에서 우연히
엄마를 마주쳤어

 

서로 폴을 데려올
차례라고 생각한 거지

 

맞아요!
진짜 재밌었어요

 

근데 고맙게도
저녁 먹고 가라길래

 

일정 조정을
잘해야겠네요

 

가족이라면
자주 보는 게 좋지

 

근데 이혼하면
얘기가 다르지 않아요?

 

이제 가족 아니잖아요

 

모두 반가웠다!
저스틴, 가서 숙제해

 

젠장, 젠장

 

엄마?

 

왜 그러니?

 

나 배고파

 

방금 먹었잖아

 

뭐 먹어도 돼?

 

크래커 한 접시랑
치즈스틱, 사과 먹어

 

사과 깎아줄 거야?

 

저스틴 불러!

 

누나 바쁘대

 

내가 미쳤지
가야겠어

 

어디서 자려고?

 

몰라, 친구네서 잘게
호텔은 안 갈 거야

 

애들한테 준비할
시간을 줘야겠어

 

폴, 엄마가
사과 깎아줄게

 

조나단
저기 혹시나...

 

집이 비나 하고
그럼 전화 좀 줘

 

벤, 소파 하루만
빌려도 될까?

 

맥주 사갈게

 

펠리시아, 살았네
집에 있었네요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요?

 

그럭저럭요

 

벌써 매기가
전화한 거예요?

 

- 전화했었어요?
- 나한테만 말했어요

 

토니는 오늘 바빠서
통화 못 했어요

 

매기가 뭐래요?
괜찮을 거 같아요?

 

걔 어떤지 알잖아요
알아서 잘 버텨요

 

감정적이라 그렇지

 

이런 일들이
실감이 안 나요

 

알아요

 

지금은 솔직한 게
최고 같아요

 

당연하죠
나도 노력 중이에요

 

상황 될 때...

 

놀라서 그래요

 

알아요, 아니...

 

나는 모르지만
상상은 돼요

 

존!

 

- 캐나다에 있다더니
- 돌아왔어

 

네, 돌아왔어요

 

- 재판 있었어요?
- 네

 

- 이겼어요?
- 박살 냈죠

 

- 무슨 소송이었어요?
- 썩은 푸딩요

 

썩은 푸딩으로도
소송을 해요?

 

그래요

 

그래야 앞으로도 아내가
포스트모던 안무를 하고

 

난 자기혐오에
허우적대죠

 

그렇게라도 해야
집구석이 돌아가요

 

그렇게 굴 거면
그냥 가서 자

 

아니, 싫어

 

바닐라 위스키
마실 거야

 

당신이 성탄절 때
선물로 주셨던 거

 

그래? 벌써 질펀하게
드시고 온 느낌인데

 

아니, 아니

 

맛이 코카인 뺨쳐요
맘에 들 거예요

 

마실 수 있죠?

 

잔뜩 부었어요

 

 

- 미치겠네!
- 왜?

 

불알 깔고 앉았어

 

아예 그 배우처럼
위로 당겨서 붙여

 

그 사람 누구였죠?

 

몇 방만 꿰매면
위로 훅!

 

주름살 당기듯이

 

할 말 있어요?

 

매기랑
통화 안 했어요?

 

네, 푸딩 때문에
워낙 바빠서

 

- 그...
- 말해줘요

 

- 존이랑 매기가
- 저기...

 

미안해요
존이랑 조젯이...

 

그게 성공했어?
어이가 없네

 

뭐가 성공해요?

 

무슨 소리예요?

 

술과 가슴에 대한
격언이 생각나네요

 

“하나는 적고
셋은 너무 많다”

 

괜히 마셨네

 

- 술도 못 하면서
- 못 하지

 

젠장

 

이게 조젯이
하려던 말이었군요

 

아니에요

 

- 조젯은 아마...
- 짜고 날 속인 거예요?

 

아뇨!

 

- 누가 속여요?
- 짜긴 무슨

 

짜고 속였다는 건
말이 좀 심하죠

 

존?

 

다 시험이었어?

 

아직 조젯을
사랑하나 보려고?

 

내가 그렇게 보였어?

 

이제 만족하셨겠네

 

우리가 헤어질 거란
느낌이 들었어

 

당신도 아직 조젯을
사랑하는 것 같고

 

결국 사실이었잖아

 

그럼 릴리는?

 

애는 어쩌자고
이런 짓을 벌여?

 

헤어질 거라면
지금 헤어져

 

애가 뭘 모를 때

 

난 헤어지기 싫어!
그러기 싫다고

 

우선 난 결혼생활에
충실한 사람이야

 

그리고 애도 있잖아

 

날 원해서가 아니잖아

 

이러려고
날 선택했어?

 

이리저리 갖고 놀다가
가정이나 깨라고?

 

난 인정 못 해
인정 안 해!

 

어떻게 사람을
감쪽같이 속여서

 

아내를 배신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만들어

 

날 다시 전처에게
돌아가게 하려고

 

둘이서 짜고
날 컨퍼런스에 보내?

 

누굴 핫바지로 알아?

 

지금부터 이 꼭두각시는
실을 끊어버릴 거니까

 

둘 다 엿이나 먹어

 

나랑 결혼해 있으면서도

 

조젯과 헤어진 게
아니었잖아

 

뭐?

 

헤어졌다 생각했겠지만
실제론 아니었어

 

이게 증거잖아
제발 좀 솔직해봐

 

- 이게 당신이 원하는 거야
- 아니, 매기

 

당신이 원하는 거
그게 중요한 거야

 

당신이 원하는 게
뭔데?

 

솔직하게 살고 싶어

 

그럼 출발점을
잘 찍으셨네

 

가식적인 결혼생활
유지하고 싶지 않아

 

단절된 관계의 언저리를
헤매고 싶지 않다고

 

난 소신대로
행동한 거야

 

아주 윤리적이시네

 

딴 여자와 잔 건
당신이야

 

그 소린 꺼내지도 마
그게 누구 탓인데

 

어디 가는데?

 

나도 몰라

 

애들은 어쩌고?

 

당신과 조젯은
죽이 잘 맞으니까

 

둘이 알아서 해

 

우리 딸, 엄마가
난장판을 만들어놨어

 

응가 했어?

 

 

어떻게 청소할지
감이 안 와

 

왜 스폰지 안 썼어?

 

그냥 잊어버려

 

- 존이 눈치챘어요
- 어떻게요?

 

내 친구 토니가
술김에 말했어요

 

하긴 나도 몇 번이고
말할 뻔했어요

 

그게 내 계획
최대의 결점이에요

 

지금 어딨어요?

 

모르겠어요

 

우리한테 질렸을 거예요
특히 나한테

 

조젯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당신은
재밌는 사람이에요

 

뭔가 순수한 면을
간직하고 있고

 

바보 같은 면도 있고

 

어딘가 천진난만한
성격인데

 

본인이 자각을
못 해요

 

도리가 없네요
맘에 들어요

 

당신 탓은 아니에요
애초에 반대했어야죠

 

캐나다에 있을 때도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다 눈 때문이에요
그 포근한 눈

 

우린 의식도 못 하고
서로에게 빠져들었어요

 

내 남편을
되찾고 싶었죠

 

이대로 헤어질
필요는 없어요

 

그 사람 만나면
꺼지라고 전해줘요

 

내 앞에서
꺼져달라고

 

저스틴, 이리 와

 

제가 아이들
며칠 봐드릴까요?

 

아뇨, 늘 모두에게
신경 쓸 거 없어요

 

힘들지도 않아요
애들이랑도 친해졌고

 

그냥 무슨 일인지
말해주면 안 돼요?

 

아빠랑 크게 싸웠는데
아빠가 쉬고 싶나 봐

 

아빠랑 재결합
하는 거예요?

 

상황이 복잡해

 

슬퍼?

 

- 아뇨
- 화났어?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이죠?

 

계획도 없잖아요

 

있어요?

 

저스틴

 

- 충전기 찾았어?
- 네

 

내 과학책 어딨어?

 

이런...
좀 잤어요?

 

두 시간쯤?

 

다시 자요

 

아뇨, 도와줄게요
이따가 잘래요

 

우린 괜찮아요

 

돕고 싶어요

 

알았어요

 

릴리, 신발 신자

 

저스틴, 농구 유니폼
잘 챙겼어?

 

세탁해서 개어놨어

 

점심 도시락은
싱크대에 있어

 

15분 지났어
늦겠다

 

양말 안 보여요

 

세탁 바구니 뒤져봐

 

전부 더러워요

 

그냥 신어

 

얼른 나와
이제 가자

 

매기?

 

응?

 

일단 짐들 챙겨
금방 갈게

 

같이 가!

 

폴, 안으로 들어가
릴리 태우게

 

우리 왔어요

 

다녀왔습니다

 

뭐 타고 있어요?

 

아뇨

 

안녕, 우리 아들

 

금요일이라 다행이지

 

그러게요

 

일단 다 같이
스케이트 타러 가고

 

그 영화는 저스틴만
데려가서 보세요

 

폴은 무서워서
못 봐요

 

싫어요!

 

걱정 마
우린 다른 거 하자

 

재밌게 놀면 되지

 

저스틴
반창고 어딨니?

 

존한테서
연락 왔어요?

 

저한테 왔어요

 

차 팔고
오토바이 샀대요

 

일요일에 야구 경기
보러 가재요

 

세상에

 

어디 산대?

 

야구장 가면
물어볼게요

 

저스틴, 폴 데리고
TV 보고 있을래?

 

가자

 

왜 그래요?

 

두 분은 다시
만나기만 하면

 

아뇨, 이제 됐어요
생각 그만해요

 

아예 생각 면허증을
취소해 버려요

 

다신 누군가의 운명에
끼어들지 않을 거예요

 

내 운명에도

 

완전히 수동적이고
간섭도 안 하는

 

불교 신자로 살래요

 

그래도 한 번만
둘이 만나보면...

 

그만 잊어요

 

거기 집착할수록
자기만 괴로워져요

 

나로 사는 게
지긋지긋해요

 

‘두드리기’
한번 해봐요

 

네?

 

생체자기제어 워크숍에서
배운 건데 효과 좋아요

 

바꾸고 싶은 부분을
파악한 다음

 

한 문장으로
만드는 거예요

 

예를 들면
“집착하지 말자”

 

그 성격을
바꾸고 싶은 거라면

 

네, 맞아요

 

그럼 이렇게
“집착하지 말자”

 

- 집착하지 말자
- 집착하지 말자

 

- 집착하지 말자
- 집착하지 말자

 

나한테
볼일 있다고?

 

그래
책 돌려주려고

 

어디다 뿌릴까?

 

아무 데나

 

하고 많은 것 중에
책을 태우다니

 

어처구니가 없네

 

그래 봐야 사본이잖아

 

- 읽지도 않았겠지
- 읽었으니 태웠지

 

우리 결혼 얘기를
구구절절 썼잖아

 

당신도 책에
우리 얘기 썼잖아

 

난 픽션은 안 써

 

‘게이샤를 떠올리다’의
우리 모습이

 

현실 그대로라고?

 

어떻게 출판도 안 한
원고를 화장해?

 

당신 거짓말들은
다 얼버무리면서

 

난 거짓말 안 해

 

이번에 속이고
격 떨어지게 군 건

 

당신을 끔찍이
사랑했기 때문이야

 

영광인 줄 알아

 

날 사랑했으면
그냥 말하지 왜?

 

당신은 결혼했잖아

 

조젯

 

당신은 이런 상황에
책임이 전혀 없고

 

마냥 피해자인 거야?

 

난 피해자가 아니야
인생 말아먹은 놈이지

 

지금은 에어비앤비를
전전하는 중이고

 

- 할 말 끝났어
- 그래

 

- 이제 할 말 없어
- 그래

 

당신 책이
안 풀리는 건

 

비유가
과하게 많아서야

 

픽션으로 논지를
입증하고 있잖아

 

책에서 꼭 필요한 건
경제학 이론이야

 

내러티브와 이론의 결합이
당신의 특기잖아

 

그러면 당신 책은
대성공할 거야

 

정말 그럴까?

 

확실해

 

예일대 출판부에서
내기만 하면 돼

 

스크리브너 말고

 

베이트슨 상 후보엔
올라갈 거야

 

수상할지도 모르고

 

젠장

 

또 그러네

 

뭘?

 

나보다 날
더 잘 알아

 

가끔은 나도
이래서 싫어

 

이 조명 받으니까
정말 예쁘네

 

그럼 나가면서
조명 물어봐야겠네

 

예쁘기도 해라
엄마 맘에 쏙 드네

 

- 엄마, 잘 탄다!
- 아니야

 

하키 선수 시켜도
되겠는데

 

선생님 오셨다

 

생일 축하해, 릴리!

 

재밌게 놀아

 

잘 부탁드려요

 

겨울 스포츠는
영 아니시지?

 

미치겠어
서 있기도 벅차

 

빙판 올라갈 때마다
평생 따라 다녀줄게

 

- 이제 빨리 갈 거야
- 존, 안 돼!

 

저렇게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어?

 

네가 사랑의 묘약을
뿌린 것도 아닌데

 

- 당연히 생각해봤지
- 그래?

 

네 덕인지 운명의 힘인지는
모르는 거야

 

이제 우주의 신비를
인정하고

 

남들 인생에
신경 끄기로 했어

 

퍽이나 되겠네요
간섭쟁이 아줌마

 

나중에 우리 얘기
책으로 쓸까 봐 겁난다

 

3000, 100, 15000

 

무슨 세 살배기가
숫자를 저렇게 좋아해?

 

존이 수학 잘했어?

 

넌 아니고

 

모르겠어

 

번역 황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