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ngriest.Man.in.Brooklyn.2014.1080p.BluRay.x264.DTS-HD.MA.5.1-RARBG

앵그리스트


( 2 0 1 4 )

 

1989년 9월

 

아빠 잡자!
모두 아빠 잡자!

 

아빠 잡아라!

 

내 잘못이 아냐

 

- 망가졌나 본데
- 카메라 잘 안 되면

 

내가 가져가야겠네

 

어쩜 좋아

 

하루 종일 봐도
안 질리겠어

 

아녕, 아빠

 

무슨 생각해?

 

행복하단 생각

 

25년 후

 

헨리는 병원 가는 길에

 

신호를 기다리다가

 

'내가 싫어하는 목록'에
카오디오도 넣기로 했다

 

그 짧은 목록엔
개똥과 경적 소리

 

엉터리 주차 표지판
쌍둥이 유모차

 

엉덩이골 노출 패션

 

남자 향수, 풍선껌
자전거, 햄스터

 

쓰레기차, 이웃들
메탈 행거, TV 리모콘

 

연하장, 쪼리
고데기, 뚱보

 

비둘기, 일기예보 채널
오줌 지린내, 초보 엄마

 

신용카드 영업
스팸 전화

 

큰 우산, F노선
JFK, 간선도로

 

A.T.M. 수수료
99센투샵, 라디오 DJ

 

네트워킹, 스타벅스
뉴욕 닉스

 

닉스, 닉스

 

그리고 신이 있었다

 

무슨 짓거리야?
무슨 짓거리냐고!

 

빨간불이었잖아
당신 색맹이야?

 

운전 면허 딸 때
시험 안 봤어?

 

색맹 시험 봤잖아

 

빨간불이 가란 신호야?

 

차에 갖다 박으란
신호야?

 

- 노란불이었어요
- 노란불?

 

오, 댁 택시처럼?

 

아님 개나리처럼?

 

당신 나라에선
개나리 신호에 박아?

 

개나리 유치원에서
그따위로 배우셨어?

 

내 성질 긁으라고?

 

당신 면허
정지시켜 버리고

 

당신 고향으로
보내 버리겠어

 

- 인종차별주의자!
- 인종차별?

 

무슨 인종차별이야?
어디 놈인지도 모르는데

 

- 우즈벡이야
- 우즈벡이시구만

 

우즈벡 놈들은 질색인데
당신은 특별히 싫어!

 

당신은 죽었어

 

뭐? 뭐라고??

 

너도다!
이 씨...

 

섀런 길은 어떤 여자의
고양이를 보자

 

얼마전 키우던 고양이
해럴드 생각에 슬퍼졌다

 

해럴드는 3일 전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알고 보니 고양이들은
이런 사고가 잦았다

 

그나마 10층에서 떨어져도
발로 착지한 게

 

위안이랄까

 

해럴드의 죽음으로
깨닫게 되었지만

 

섀런은 정서적으로
탈진한 상태였다

 

제시 로스 진료소

 

아무리 그래도 아픈 환자보다
죽은 고양이에 신경을 쓰는 건

 

어떤 의사가 봐도
이인장애였다

 

벌리세요

 

더 넓게

 

더 넓게

 

더 넓게

 

잠시만요

 

전도 유망한
의대생일 때만 해도

 

이런 현실에 대해선
듣지 못 했다

 

선생님?

 

그땐 한 번에 한 명씩
생명을 구하리라 믿었다

 

선생님

 

진료와 수요가
같을 줄만 알았다

 

진료는 한정돼 있고
수요는 끝이 없다

 

선생님!
비켜요!

 

말이 진료지

 

환자 한 명당
겨우 15분이다

 

- 파인 부인이 와 계세요
- 누구요?

 

필딩 선생님 환자예요

 

선생님이 맡으셨잖아요

 

두 명 더 있어요

 

알았어요, 금방 가요

 

1시간이나 기다리셨어요

 

섀런은 또 궁금해졌다

 

해럴드가 뛰어내린 게
잘한 짓이 아닐까?

 

나야

 

애런 거기 있어?

 

못 봤어요

 

혹시 메시지 남겼어?

 

아뇨

 

회의 늦는다고 전해줘

 

알트먼 씨

 

나도 아직 몰라
그렇게만 전해

 

길 선생님은
금방 오신대요

 

내 담당의는
필딩 선생이에요

 

필딩 선생님은 바쁘셔서

 

길 선생님이 오세요

 

- 언제요?
- 바쁘셔서 좀 걸려요

 

가운부터 입으세요

 

가운 필요 없어요

 

얼굴만 보면 되는데

 

무슨 짓거리오?
무슨 짓거리냐고!

 

2시간이나 가다렸네

 

정말 죄송해요
정신이 없어서요

 

- 누구요?
- 닥터 길이에요

 

필딩 선생 불러주시오

 

이해는 하지만
응급 진료 중이세요

 

응급 좋아하시네
칼퇴근하셨겠지

 

스캔을 보니까...

 

대학은 졸업한 거요?

 

결과는 들으셨죠?

 

못 들었소

 

전화도 못 받으셨어요?

 

편두통일 거랬소
원래 두통이 심해서

 

- 언제 들으셨어요?
- 저번 진료 때

 

스캔 전이었죠?

 

그렇소

 

뭐요?

 

- 앉아 주실래요?
- 왜?

 

- 그러셨으면 해서요
- 뭐 하러?

 

- 그냥 앉아 주세요
- 서 있겠소

 

그럼 그러세요

 

뇌동맥류가 있으세요

 

알트먼 씨

 

뇌동맥류가
뭔지 아세요?

 

삼촌이 그걸로 가셨소

 

이 닦다 말고 가셨지

 

헹구지도 못 하셨소

 

뇌이 혈관벽이
부푸는 병이에요

 

- 벽이 터지면?
- 출혈성 뇌졸중이죠

 

그럼 죽은 거네

 

동맥류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달라요

 

얼마나 큰 거요?

 

저는 인턴이에요
전문가와 얘기하세요

 

- 스캔 봤잔소
- 심정은 이해하지만

 

- 전문의를 만나셔서
- 알 거 아니오

 

연락도 취해 놨으니까

 

댁 뇌도 아니잖소

 

그냥 말해 보라니까

 

커요

 

위치는?

 

정말 전문의와
상의하시는 게...

 

위치는?

 

뇌간 옆이에요

 

치료 불가능한 거요?

 

저는 말씀 못 드려요

 

이미 했잖소

 

언제부터 있던 거요?
꽤 오래됐겠지

 

왜 지금까지
발견 못 한 거요?

 

무능한 거요?
그냥 무관심한 거요?

 

- 무관심한 거구만
- 아니에요

 

- 뭐가 아니야?
- 저는 신경 써요

 

웃기고 있네!
불편하고 짜증나고

 

힘들고 비위 상하겠지

 

우리 딱한 공주님
죽어가서 참 미안하네!

 

혈압 오르면 위험해요
이러지 말고 앉으세요

 

얼마나 남았소?

 

- 저도 몰라요
- 알잖소

 

- 모른다니까요
- 얼굴에 다 쓰였있구만

 

댁이 한마디 한다고
내가 질질 짤까봐?

 

댁은 관심도 없고
그냥 일이잖소

 

아픈 고양이를 봐도

 

이것보다 신경 쓰겠네

 

아픈 고양이가
약점인가 보지?

 

그게 우리 공주님의
관심사였나?

 

여기도 죽어가는
애완동물 있으니까

 

얼마나 남았는지
얘기해 보라고!

 

- 몰라요
- 얼마야!

 

- 모른다니까요
- 얼마 남았냐고!

 

- 숨을 못 쉬겠어
- 숫자만 말해봐

 

숫자 말하라니까!

 

숫자, 숫자, 숫자

 

숫자 말할 때까지
여기서 안 나가

 

- 90
- 90 뭐?

 

분이요

 

- 그게 의사로서 소견이오?
- 그래요

 

지랄하고 있네!

 

물어보셨잖아요

 

90분?

 

이 시계 보이쇼?

 

아버지가 주신거요
90살까지 사셨지

 

장장 90년을!

 

90분 후에
어떻게 되나 말해줘?

 

6시 22분이겠네
오후 6시 22분에도

 

난 살아있을 거요

 

맥주 홀짝이면서
웃고 있겠지

 

왜 웃고 있냐고?
댁이 해고될 거니까

 

병원장한테 전화해서

 

당장 자르라고
지랄할 거요

 

반송장 주제에

 

의사라는 년이

 

염병할!

 

택시!

 

택시!

 

브룩클린 시내 갑시다

 

헨리도 90분은
어이없다 생각했지만

 

진단인지 저주인지 모를
그 말을 생각할수록

 

점점 초조해졌다

 

정말이라면?

 

죽음엔 4~5단계가 있단
얘기가 떠올랐다

 

뭐하는 거요?
인도로 가든 해야지

 

트럭 뒤에서 죽긴 싫어

 

분노도 그 단계 중
하나였다

 

그럼 90분 후의 죽음도
진짜가 아닐까?

 

헨리가 6시 22분에
정말 죽게 된다면?

 

이런 염병할
뭘 해야 하는 거야

 

알트먼 씨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전화 부탁드린다고
전해 주시겠어요?

 

- 정말이야?
- 뭐가?

 

- 정말이야?
- 뭐가 정말인데?

 

환자한테 90시간 남았다고

 

통보해 버렸다면서

 

아냐

 

그럴 줄 알았어
말도 안 되잖아

 

왜?

 

아냐

 

- 저질렀구나
- 아냐

 

- 어쩐지
- 아냐

 

- 병원에 소문이...
- 조용히 좀 해

 

들어가기나 해

 

알아, 알아

 

계속 숫자 내놓으라고
소리를 질러서

 

숨도 못 쉬고
정신이 나갔었어

 

그럴 만하네

 

어찌나 밉던지

 

뭐, 이해는 돼
환자들 짜증나잖아

 

근데 무슨 병이래?

 

뇌동맥류

 

근데 그냥 보냈어?

 

- 그럴 생각이 아녔어
- 세상에

 

번스타인 병원으로
보내려고 했단 말야

 

너 사고 친 거야

 

알아
내가 못된 년이야

 

그래도 계속 연락했어

 

휴대폰, 집, 직장
전부 안 받아

 

왜 그렇게 봐?

 

눈이 왜 그래?
약 먹었어?

 

나중에 얘기해
농담 아냐

 

- 진짜야?
- 그래, 진짜야

 

이러다 큰일나

 

정직은 물론이고
면허 취소감이야

 

내 환자도 아녔어!

 

필딩의 환자였고
난 그냥 대타였어

 

'난 가족이랑
주말 보내고 싶어'

 

'자식들도 있고
내 생활도 있거든'

 

등 뒤에 칼 꽂는
빌어먹을 자식!

 

- 내가 경고했잖아
- 하긴 뭘 해

 

했었어

 

이혼한댔단 말야

 

날 사랑한다고...

 

감정은 믿을 게 못 돼

 

이성에 집중하자고
그 환자 이름이 뭐야?

 

알트먼
헨리 알트먼

 

이름은 아주 좋네

 

아주 건전하고
가정적인 이름이야

 

당장 민원 낼 정도로
괴팍하진 않을 거 같아

 

너 해고하려고
안달하진 않겠지

 

딱 그런 사람이란
느낌이 오는데

 

다 엉망이야

 

그냥 오해가 있어서
이렇게 된 거잖아

 

본인을 위해서라도
오늘 입원시켜야 돼

 

그럼 번스타인에서

 

고민할 문제잖아
맞지?

 

그렇긴 하지

 

당장 찾아야겠어

 

닥터 길이 계속 전화했어요

 

- 애런은?
- 중요한 일이라던데요

 

애런 어디 있어?

 

회의 중이에요

 

148, 65 찰스 가

 

한쪽은 6개월 선불
한쪽은 6개월 연체

 

잃어버린 형이
드디어 돌아오셨네

 

148항에 보류 위반을
걸어보면 어떨까?

 

- 쓰레기 문제?
- 보일러도

 

- 질문이 있는데
- 보일러 얘기요?

 

아니오
조언이 필요해요

 

살 시간이 90분 남은
의뢰인이 있는데

 

- 뭘 해야 할까요?
- 지금 회의 중이잖아

 

- 생각나는 건 있네요
- 뭔데요?

 

울어야죠

 

딱 20분만

 

그리고 태국 마사지샵에서
아가씨 품고 놀 거예요

 

난 이스라엘 사원에서
기도하고 기부할 거야

 

이제 회의해도 돼?

 

- 나 같으면 몇 명 죽이겠어요
- 왜요?

 

우리 사회를 위해
아주 사악한 놈들로

 

- 예를 들면?
- 브룩클린 사는데 찾기 어렵겠어요?

 

농담 하나 하죠

 

의사가 어떤 사람에게
10시간 후면 죽는다 했어요

 

엄청난 충격이겠죠
그 사람이 어쨌게요?

 

전화기를 들고
아내에게 전화했어요

 

'여보, 최고급 호텔이랑
최고급 식당에 가서'

 

'메뉴에 있는 걸
다 먹어 보자'

 

'그리고
레인보우 룸 가서'

 

'다시 젊어진 것처럼
신나게 춤추자'

 

'그리고 집에 가서'

 

'격정적인 사랑을
밤새 나누는 거야'

 

'그러다 해가 뜨면'

 

'당신 품에서 죽을 거야
어떻게 생각해?'

 

아내가 그랬죠
'당신이나 쉽지'

 

'출근 안 해도 되니까'

 

- 헨리
- 왜요?

 

집에 가서 아내와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누고

 

행복하라고 말해줘요

 

결국엔

 

우리가 가진 거라곤
가족뿐이니까

 

가족?

 

맞아요

 

가족, 고마워요

 

저것도 시간당 상담료로
청구하진 않을 거죠?

 

형, 잠깐만

 

- 어디 가는 거야?
- 집

 

회의하기 싫으면

 

그냥 빠져도 되니까

 

이상한 짓 하지 마

 

얘기 오래 걸려?

 

점점 심해지네

 

알고는 있어?

 

- 할 일이 많아
- 90분 안에?

 

그것도 안돼

 

가족?

 

그래, 가족

 

동생은 안 쳐줘?
우리 할 일 많거든

 

내 가족 얘기야
베트나 토미

 

왜?

 

왜라니
형수랑 토미?

 

형수랑은 2년 내내 싸웠고
토미랑은 연락은 해?

 

금붕어랑 사는 놈이

 

가족을 알기나 해?

 

형 가족은 잘 알지

 

90분 내로
회복하겠다고?

 

태국 아가씨나 불러

 

- 사랑한다
- 그래

 

- 나중에 봐
- 진짜 이상하네

 

말해

 

어디야?

 

택시 잡고 있어
그 사람 사무실 가게

 

그 환자 파일 봤는데

 

불만이 엄청 많아
엄청 꼬장꼬장하더라

 

더 충격적인 소식
듣고 싶어?

 

- 그래
- 스캔 검토했는데

 

이미 혈관벽 밖으로
출혈이 시작됐어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어

 

그런데 너 해고시키고

 

투스카니로 휴가 가서

 

실컷 놀아도
안 죽을지 모르고

 

재밌네

 

얘기하는 사람들
연락처 찾아줘

 

프리다 민클
내 첫사랑이야

 

하버스틴 선생님
3학년 때 선생님이야

 

토마스 프리엘
내 로스쿨 멘토야

 

빅 필드, 내 죽마고우야
이메일로 명단 보냈어

 

네, 받았어요
25명이나요?

 

요새 갱년기예요?

 

인생 정리 같은 거야

 

점말 중요한 일이니까
주니어에서 보자고 해

 

30분 후에

 

- 그게 말이 돼요?
- 일단 해줘

 

부고문 쓰기

 

취하기

 

토미...

 

앤도버 대학에서 4년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4년

 

뉴욕 대학에서 3년

 

내가 너 춤꾼 만들려고
428,000달러 부었냐?

 

춤을 좋아하게
가르친 분이 누군데요

 

베이글 좋아한다고
제빵사 하던?

 

- 그건 아버지 생각이죠
- 그게 아니라니까!

 

지금 못 하면
평생 못 해요

 

우리 명함을 봐라

 

'알트먼 & 알트먼'

 

'알트먼 & 춤꾼'도 아니고

 

'알트먼 & 제비'도 아냐

 

피터 형 주려고
만들었던 거잖아요

 

난 형이 아니에요

 

어디 네 인생
잘 망쳐봐라!

 

브룩클린 댄스 아카데미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저기... 젠장

 

브룩클린 댄스 아카데미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염병할

 

브룩클린 댄스 아카데미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 토미 알트먼 있소?
- 누구시죠?

 

헨리 알트먼이오

 

토미, 헨리 알트먼 씨가
전화하셨는데

 

이런, 미안

 

다시 하자

 

무슨 일이실까?

 

로스쿨 학비
갚으라는 거겠지

 

안 궁금해?

 

무슨 일인지 몰라도
파리 다녀와서 처리할래

 

- 토미
- 메시지 받아 줘

 

다시

 

30분 내로요

 

주니어에서

 

저도 몰라요

 

메시지 남겨 주실래요?
고마워요

 

밀면서 돌려요

 

그쪽

 

안녕하세요

 

헨리 알트먼 씨를
뵈러 왔는데요

 

누구시죠?

 

닥터 섀런 길이에요

 

약속하셨어요?

 

아뇨
죄송하지만 급한 일이라

 

- 죄송하지만 나가셨어요
- 어떻게 오셨죠?

 

헨리 알트먼 씨를
꼭 봐야 하거든요

 

헨리의 동생,
애런 알트먼이에요

 

저는 닥터 길이에요

 

반가워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조용히 얘기할 곳
없을까요?

 

고마워요

 

헨리는 마지막으로...

 

아내와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 마지막으로 했는지
기억도 없다는 것이다

 

1년 전?
더 됐을 거다

 

마지막 정사의 체위로
뭐가 적합할지 고민하다가

 

측위가 아닐가 싶었다

 

그러다 사형수의
마지막 식사로...

 

피넛버터&젤리 샌드위치가
인기란 기사가 떠올랐다

 

섹스계의 피넛버터젤리는
누가 뭐래도 정상위였다

 

물론 가장 큰 걱정은
따로 있었다

 

'깃발이 서기는
할 것인가?'

 

헨리는 뛰면서
의학적 기적이 아니라

 

그 단순한 능력이
돌아오길 기도했다

 

여기서 말씀드리는 건

 

규정 위반이지만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거부하고 계세요

 

저런

 

- 형의 담당의세요?
- 네

 

아뇨, 그러니까...

 

담당의 선생님이
바쁘셨거든요

 

진단은 확실한 건가요?

 

안타깝지만 그래요

 

방금 왔었는데

 

내가 고깝게 굴었어요

 

모르셨잖아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어요

 

근데 형이 워낙
이상한 면이 있어서

 

피터라고
아들이 있었는데

 

2년 전 사냥 중에
사고로 죽었거든요

 

그 후로 형도 변했죠

 

전엔 점심을
매일 같이 먹었어요

 

형이 종이 봉투를
들고 오면

 

그 안에 샌드위치가
두 개 있었죠

 

그땐 얘기도
많이 했는데

 

이젠 서로 말도 없어요

 

잠깐만요
90분...

 

그 90분이라는 건
어떻게 확신하세요?

 

그건 오해예요

 

그걸 어떻게 오해해요?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찾아서 입원시키는 거예요

 

집으로 갔어요

 

베트, 애런이에요
집으로 가고 있어요

 

핸드폰으로 전화 줘요
급한 일이에요

 

주의사항은요?

 

혈압 오를 일은
절대로 금물이에요

 

- 가령?
- 화를 낸다거나

 

우리 형 만나본거 맞죠?

 

야근할 줄 알았더니

 

프랭크, 안녕하세요
나가요

 

- 왜 그래?
- 빨리 내보내

 

우리 이웃이잖아

 

안 돼
단둘이 있어야 돼

 

왜?

 

당장 섹스할 거니까
꼭 껴안고

 

당신 미쳤어?

 

아니, 부부의 시간을
갖고 싶을 뿐이야

 

가족이 그런 거잖아
시간이 별로 없어

 

- 가야겠네요
- 있어요

 

- 가요!
- 있으라니까요

 

그만해! 어디가 잘못됐나 몰라도
섹스할 생각 없어

 

베트, 들어 봐

 

지난 2년간
힘들었던 거 알아

 

내가 심하긴 했지

 

변덕에 심술에
힘들었을 거야

 

- 알긴 해?
- 그래도 당신을 계속 사랑했어

 

인생 결국엔 뭐야?
가족이잖아, 우리 가족

 

이게 원래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야

 

사랑을 나누는 건
아주 당연한 거야

 

주방에서 할까?

 

당신 대체 왜 이래!

 

- 내 아내랑 섹스도 못 해?
- 못 하지

 

- 왜 안 돼?
- 섹스는 순간적인 죄책감을

 

무마해 주는
마법의 스위치가 아냐

 

- 무슨 죄책감?
- 못 돼 처먹은 거?

 

- 누가 못 돼 처먹었대?
- 그건 인정하셔야지

 

- 왜 아직 있어?
- 이제...

 

앉아 있어요

 

원래 심술이 좀 있었지만

 

귀여운 심술쟁이였어

 

그런데 피터가 죽은 후론
심술 그 자체야!

 

난 아들을 잃었어!

 

난 아니야?

 

죽은 아들을 못 잊어서

 

살아있는 아들을
밀어버렸잖아

 

토미가 무슨 죄야!

 

토미가 무슨 상관이야!

 

애가 선택한 길을
인정 안 했잖아

 

춤이 무슨 인생길이야

 

젊은 놈들 객기지

 

- 까고 있네!
- 그럴까?

 

- 아직도 하고 싶으시다?
- 그럴걸

 

마지막으로 했던 날
기억이나 해?

 

- 그래
- 난 기억도 안 나!

 

난 계속 섹스했거든
당신이랑만 안 했지

 

프랭크랑?

 

- 설마
- 프랭크가 왜?

 

수준이란 게 있지

 

무슨 수준?

 

당신 발끝에도
못 미치는 양반이야!

 

우린 서로 사랑해

 

토 나오네

 

인내심 많고 상냥하고
내 옆에 있잖아

 

개도 그래
데려다 길러!

 

나가 뒈져버려!

 

소원 이루시겠네!

 

톰킨스 가로 가요

 

5분 내로 도착하면
팁 왕창 줄게요

 

불가능해요

 

가능해요
막 밟고 가줘요

 

그럴 것까진 없어요

 

- 응급 상황이에요
- 사고 내면 안 돼요

 

카메라가 있어서
딱지 뗄 거예요

 

- 얼마자린데요?
- 50달러요

 

-100달러 줄게요
- 400달러

 

- 벨트 이상 없죠?
- 175달러

 

300달러

 

- 200달러
- 400달러

 

경주도 아니잖아요
벨트 고장났네

 

- 175달러
- 300달러

 

- 200달러
- 250달러

 

- 난 의사예요
- 빨리 갈 거 없어요

 

- 미치겠네
- 적당히 빨리 가주세요

 

- 225달러
- 좋아요

 

- 돈 줘요
- 네?

 

- 지갑 놓고 왔어요
- 225달러라면서요

 

괜찮아요
일단 줘봐요

 

줘요

 

- 액수가 좀...
- 받아요

 

뭐하는 거예요?
이게 아니라니까

 

뭐가 아니에요

 

응급 상황인데!

 

그건 나도 아는데
나부터 살아야지!

 

- 빨리 가요
- 죽기 싫어요

 

브룩클린 댄스 아카데미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안 돼, 젠장!

 

브룩클린 댄스 아카데미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또 헨리 알트먼이오
토미 거기 있소?

 

아뇨, 죄송해요
피자 먹으러 갔어요

 

- 얼마나 남았소?
- 언제 오냐구요?

 

- 그렇소
- 장담 못 하는데요

 

- 해봐요
- 정말 못 해요

 

해 보라고!
잘 들어 발레리나 꼬마야

 

당장 토미 찾아서
전화하라고 해

 

안 그러면
당장 쳐들어가서

 

발레복을 목구멍에
쑤셔넣어버릴 테니까!

 

여보세요?
여보세요?

 

염병할!

 

정신병자네

 

진짜 환장하겠네!
살살 좀...

 

젠장!

 

고마워요

 

원래 일 관련해서
이렇게 열정적이에요?

 

- 나 왔어요
- 애런, 와줘서 고마워요

 

이쪽은 닥터 길
이쪽은 베트

 

- 그 망할 인간이...
- 섀런이에요

 

미인이네요
할 말이 많아요

 

들어와요

 

주니어

 

여보, 빨리 전화해
방금 소식 들었어

 

왜 말 안 했어?

 

섹스 얘기만 하고

 

프랭크는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사랑해

 

섀런은 헨리의 집을
둘러보았다

 

헨리 가족의 사진을 보니
구역질이 올라왔다

 

사진이 말했다

 

'난 가정적인 남자다'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히틀러도 사랑을
할 줄 알았다

 

기르던 개일망정

 

섀런은 해럴드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떠올렸다

 

헨리의 가족 사진은

 

섀런이 헨리를
더욱 미워하게 만들었다

 

가족이 있으세요?

 

아뇨, 없어요

 

아니, 부모님은 계시죠

 

이혼했다 결혼했다

 

세 번이나!

 

명절만 되면
아주 난리예요

 

아마...

 

그래서 평범이란 걸
잘 모르나 봐요

 

알고 보면 평범한 사람
아무도 없어요

 

네, 제인

 

아뇨, 나도 헨리
찾는 중이에요

 

설마, 진짜요?

 

네, 고마워요

 

뭔데요?

 

파티를 열었다는데요

 

헨리!

 

- 헨리
- 빅스?

 

알아, 알아
내가 좀 불었어

 

고래가 됐네

 

여전히 미남이네

 

- 나머진 어딨어?
- 무슨 나머지?

 

오기로 한 사람들

 

차가 막히나 보지
얼마나 오는데?

 

25명

 

뭐, 나 왔잖아

 

고교 최고의 말썽꾼
나가자, 나이츠!

 

- 그게 33년 됐나?
- 43년

 

근데 무슨 일이야?

 

옛친구를 다 부르고

 

전화도 없었잖아

 

- 나 죽어가
- 혹시 돈 필요해?

 

나도 거덜났거든

 

아니, 죽어간다고

 

누군 안 죽어?

 

곧 죽어

 

진짜로?

 

진짜로

 

난 비유적으로
말하나 했어

 

난 벌써 몇 년째
죽어가는 기분이거든

 

뇌동맥류라는데
뇌에 좀...

 

헨리

 

이게 무슨 일이야

 

이런 개떡 같은 일이

 

그러게

 

- 얼마나 남았대?
- 한 시간 반

 

그게 다야?

 

그런가봐

 

마지막을 나와
보내고 싶었어?

 

정말 감동했어
정말 감동이야

 

오래된 인연이
제일 강한 법이지

 

나도 자네 심정 이해해

 

작년에 요로결석 있었는데

 

빼내기 전엔
죽는 줄 알았어

 

의사들이 분만보다
힘들었다더라

 

- 애가 둘이지?
- 그랬지

 

12년 전엔가
네 성탄절 카드 받았을 때

 

정말 행복해 보였어

 

난 애도 없잖아

 

그래도 좋게 생각해
그 덕에 취미 살리잖아

 

난 게이머야
나름 유명인이지

 

닉네임은 '데이곤'이야
혹시 들어 봤어?

 

- 모르겠네
- 내 닉네임이야

 

네가 고등학교 다닐 때
뺏어간 여자 기억나?

 

뭐?

 

글로리아
나랑 사귀던 애

 

누구?

 

글로리아 캐머론
빨간 머리 몰라?

 

- 우유 빛깔 피부
- 몰라

 

야, 진짜 몰라?

 

- 무슨 헛소리야?
- 사랑!

 

사랑!
네가 뭉게버렸지

 

내가 죽어간다는데
네 얘기만 해?

 

40년이나 지난
첫사랑 얘길?

 

- 한 맺혀서 그런다
- 그걸 지금 말해?

 

지금 아니면 언제 말해
정말 기억 안 나?

 

미치겠네

 

외롭고 딱한 등신으로
살게 해서 미안하지만

 

가야겠네
나가 뒈져!

 

- 너나 뒈져
- 나가 뒈져

 

- 뒈져 버려
- 너나 뒈져

 

브룩클린 댄스 아카데미가
멀다는 건 알고 있었다

 

시간 내로
찾지도 못 하고

 

거리에서 죽는 건
영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에게
마음을 전해야 했다

 

널 사랑한다고
꼭 말해야 했다

 

지금 말해야 했다
너무 늦기 전에

 

캠코더 주세요
빨리 하나 주세요

 

어떤 종류 찾으세요?

 

상관 없어요
아무거나 주세요

 

저거 주세요
그쪽에 작은 거

 

파나소닉? 아니면

 

- 후지쯔?
- 아니, 저거요

 

삼성?

 

네, 삼성

 

그거 살게요

 

- 보증서 드려요?
- 됐어요

 

어떻게 작동하죠?

 

먼저 충전이 필요한데

 

- 배터리요?
- 배터리

 

얼마나 걸리죠?

 

- 네시간
- 오...

 

왜 이렇게 꼬이지

 

충전된 거 없어요?

 

그럼...

 

후지쯔나

 

후지

 

뭘 추천하시겠어요?

 

후 후 후... 후지쯔?
후 후 후... 후지?

 

- 후래자식
- 재밌으시네

 

사무실 가 볼게요
돌아왔을지 몰라요

 

난 집으로 갈게요
와 있을지 몰라요

 

섀런, 포기 말아요

 

알았어요

 

섀런은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버렸다

 

2주간 저지른
한심한 일들이

 

모두 후회로 다가왔다

 

그 한심한 일들이
섀런을 이렇게 만들었다

 

길 선생

 

네, 필딩 선생님

 

이번 검진 결과
검토해 줄래요?

 

이번 주말에 계획 있어?

 

아니, 왜요?

 

금요일 전에?

 

어, 왜요?

 

우리 부부 결혼 기념일이라
부모님 집에 가려고...

 

그래서 나 대신
금요일 진료 대신 봐줬으면 해...

 

나 끝났어...

 

등신 같은 년!

 

여기 캠코더 쓸 줄
아는 분 계세요?

 

스튜디오 이사였어요

 

- 내가 알아요
- 정말?

 

이런 캠코더도 알아?

 

그런 거 있어요
팔려고요?

 

아니
찍어줬으면 해서

 

준비됐어요, 보스

 

토미, 이걸 볼 때쯤
난 죽었을 거다

 

- 컷!
- 왜?

 

어떻게 켜요?

 

녹화 버튼만 눌러!

 

됐어요
액션!

 

토미,
최대한 간단히 말하마

 

사랑한다

 

그게 내 진심이고
내 속마음이야

 

내 벌거벗은 마음이
그렇단다

 

시뻘겋게 태어난 순간부터

 

널 사랑해 왔단다

 

바로 이 순간까지도

 

사랑은 순수하고
관대하다고 하지

 

그렇지 않아

 

작고 이기적이란다

 

널 데려다 쓰고 싶었다

 

내 옆에 앉히는 게
꿈이었으니까

 

'알트먼 & 알트먼'

 

좋은 꿈이었지

 

네가 원했던 꿈은
듣고 싶지도 않았어

 

내가 잘못했구나

 

용서해다오

 

네 행복을 빈다

 

네가 뭘 하고 살든

 

널 사랑하고 축복한단다

 

죽을 때가 돼서
이러는 게 미안하다만

 

인생이란 게 그렇지

 

갈 때 후회 없는 놈은
바보나 싸이코패스야

 

난 후회가
차고 넘친단다

 

퀸스에서 서기 할 때

 

우리 아버지한테
꺼지라고 소리나 칠걸

 

부모 눈치 본다고
당하기만 했어

 

네 엄마를 밀어낸 것도
얼마나 비겁한 짓이냐

 

네 형도...

 

왜?

 

주님, 왜요?
무슨 신이 이래!

 

무슨 세상이 이래?

 

역겨운 사기판이야

 

참고 기다리면
좋은 날 온다면서

 

뒤에선 도끼로
머리를 찍지

 

시간이 지나면
슬픔도 지워져?

 

개소리!

 

'화내지 마세요
그냥 흘려버리세요'

 

지랄하고 있네!

 

세상이 남겨 준 건
분노밖에 없어

 

분노가 내 피난처고
내 방패야!

 

분노는 내 권리야!

 

할 일이 많아

 

90분 안에?

 

그것도 안돼

 

가족?

 

그래, 가족

 

동생은 안 쳐줘?

 

지난 2년간
힘들었던 거 알아

 

내가 심하긴 했지

 

변덕에 심술에
힘들었을 거야

 

그래도 당신을
계속 사랑했어

 

가족...

 

슬로우, 퀵, 퀵
앞으로, 옆으로

 

뒤로, 옆으로, 가까이
앞으로, 퀵, 퀵

 

슬로우, 퀵, 퀵

 

어머님 전화야

 

엄마, 무슨 일이세요?

 

혹시 아빠 봤니?

 

한 2년 전에요
저 미워하시잖아요

 

- 너 안 미워해
- 설마요

 

토미, 아빠가 아파
뇌동맥류야

 

네?

 

- 어디 계신데요?
- 모르겠어, 뛰쳐나갔어

 

그게 무슨 소리예요?

 

병원에 안 계세요?

 

우리도 찾는 중이야

 

- 젠장!
- 왜?

 

아까 전화 왔었어요

 

뭐라던?

 

전화 안 받았어요

 

젠장...

 

알았다, 잘 들어

 

다시 전화해서
어딘지 말하거든

 

바로 전화하렴
알았지?

 

낫는 거래요?

 

모르겠어
일단 전화해줘

 

헨리는 의식을 차리며
뭔가를 깨달았다

 

화를 내지 않고는
아들에게 사랑한단 말도

 

전할 수 없단 거였다

 

여보세요?

 

엄마,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위스콘신 지역
면허가 아니라서

 

처방전 못 쓴다니까요

 

엄마, 말상대 필요해서
전화한 거예요

 

제발 좀...

 

 

알았어요
나중에 얘기해요

 

잠깐만요!
잠깐만요!

 

- 어디 있어요?
- 누구요?

 

이 동영상 속 남자
어디 있냐고요

 

- 댁은 누군데요?
- 의사예요

 

그 양반 치료를
아주 잘하셨던데

 

담당의가 아니라
진료를 대신...

 

그래요
내가 담당의예요

 

그러니까 내 책임이에요

 

어딨는지 말해줘요

 

갑자기 쓰러지더니
일어서서 갔어요

 

어디로 갔는데요?
중요한 일이에요

 

그 양반한테는
아닐 수도 있죠

 

나한테도 별일 아니고

 

돈 드릴게요

 

내가 궁해 보여요?

 

일단 말해줘요
뽑아 올게요

 

무슨 의사가 돈도 없어?
토론토도 아니고

 

약은 어때요?
약은 좀 있는데

 

진정제 같은 건데
아무튼 좀 있어요

 

왜요?

 

약쟁이는 딱 보면 알아요
꺼내봐요

 

그게 다예요

 

중요한 일인가 보네

 

부탁할게요

 

브룩클린 다리에서 뛰고도
살아남은 사람들 있어요

 

물에 잘 부딪히면
죽진 않아요

 

잠깐만요
거리로 갔어요?

 

♪ 뉴욕의 가을이여 ♪

 

♪ 왜 이리 유혹적인지 ♪

 

♪ 뉴욕의 가을이여 ♪

 

♪ 첫날밤의 전율을
불러오는구나 ♪

 

♪ 반짝이는 군중들
일렁이는 구름들 ♪

 

♪ 철의 협곡에서 ♪

 

♪ 내 마음 어느새
집에 온 듯 하네 ♪

 

♪ 뉴욕의 가을이여 ♪

 

헨리!

 

헨리!

 

헨리, 멈춰요!

 

진짜 돌겠네!

 

뭐야?

 

당신 뭐야?

 

뭐냐고 묻잖아

 

하늘이 내린 벌인가?

 

마지막 순간까지
괴롭혀야겠어?

 

양심도 없는 거야?

 

염병할 예의도 없어?

 

돕고 싶을 뿐이에요

 

이제 뛰아야 돼

 

여기선 뛰지도 못 하네

 

- 90분은 거짓말이었어요
- 뇌동맥류도 거짓말이야?

 

아뇨, 그건 맞아요!

 

90분이라고 한 건
과장한 거라고요

 

계속 소릴 지르고
내 고양이로 놀렸잖아요

 

창문에서 뛰어내려
죽었단 말이에요

 

뭐?

 

내가 90분 후에
죽는다고 했던 게

 

고양이가 창문으로
뛰어내려서였어?

 

다들 힘든 날 있잖아요
난 오늘이 그랬다고요

 

개소리는!

 

어떡해, 어떡해

 

저기, 전 약을
아주 많이 해요

 

약을 먹어서
예민했던 거예요

 

어쩜 좋아

 

어떡해!

 

당신 담당의랑

 

불륜 관계였어요
알았어요?

 

나한테 환자 다 맡기고

 

혼자 가버렸다고요

 

이해심이 많지도 않고

 

고슴도치 같은 여자지만

 

제기랄!
원래 이렇진 않았어요!

 

나도 환자를 사랑했어요

 

그래서 의대 간 거예요!

 

세상에, 안 돼

 

어떡해

 

결국 이렇게 됐지만

 

정말로 뛰면

 

우리 둘 인생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지는 거예요

 

당신이 준 90분
아직 남았어

 

제발...

 

제발 저랑 병원에 가요

 

90분이 당신에겐
별의미 없겠지만

 

내겐 의미가 커

 

무의미한 거예요!

 

당신이 날 멈추게 했어

 

이렇게 변했잖아

 

그래봐야 칠면조 굽는
시간에 불과해요

 

당신이 맞아

 

우린 돌이킬 수 없이
망가졌어

 

안 돼!

 

헨리!

 

헨리!

 

헨리!

 

젠장

 

헨리가 다리에서 떨어지자

 

시간이 느려졌다

 

헨리는 인생을 짐으로 여길
필요가 없단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짧고 깨지기 쉽고
하나뿐인 것이니까

 

매시, 매분, 매초에

 

소중한 것이 숨어 있다

 

아름답고 놀라운 무언가가

 

물에 부딪혀 죽기 직전에

 

이걸 깨달았단 생각에

 

헨리는 아주 화가 났다

 

이리 와요

 

얌전히 따라와요

 

세상에

 

손이라도 저어
이 망할놈아!

 

알았어

 

됐어요

 

손가락 따라와 봐요

 

자기 이름 알아요?

 

헨리

 

오늘 무슨 날이죠?

 

지금껏 세월을
너무 낭비했어

 

미국 대통령이
누군지 알아요?

 

간만에 기분 좋은데
열받게 하려는 거야?

 

알았어요

 

몇 시지?

 

병원 갈 시간이에요

 

- 몇 시냐고
- 제발 화내지 마세요

 

진정하셔야 해요

 

화내시면 혈압이

 

갑자기 올라서

 

그냥 몇 시인지나
말하라니까!

 

알았어요

 

6시 3분이에요

 

고마워

 

19분 남았군

 

어디 가세요?

 

내 아들 토미 보러

 

전화해 드릴 테니까
병원에서 보세요

 

안 돼

 

왜 안 되는데요?

 

내가 먼저 찾아가야 돼

 

어디 있는데요?

 

브룩클린 댄스 아카데미
윌리엄스버그

 

- 윌리엄스버그요?
- 그래

 

잘 걷지도 못 하면서

 

그게 그렇게 중요해요?

 

중요해!

 

알았어요

 

모셔다 드릴게요

 

대신 화내지 않고
진정하겠다고 약속해요

 

그 후엔 곧장
병원으로 가고요

 

요란 떨지 않고
두말하지 않고

 

알았죠?

 

가요

 

됐어요

 

지나갈게요

 

- 비켜!
- 진정 못 해요!

 

- 미안, 축하해요
- 고마워요

 

택시! 택시!

 

잠깐, 잠깐, 멈춰요!

 

윌리엄스버그로 가요

 

메트로폴리탄 근처요

 

- 주말 잘 보내
- 너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 헨리 알트먼은
- 자리에 없습니다

 

삐 소리가 들리면

 

저기요

 

급해서 그러니까
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 혹시 돈 있어요?
- 좀 있어

 

팁 드릴 테니까

 

히터 좀 켜주세요

 

더 추워지는데?

 

뒷자석에
히터가 안 와요

 

왜 천천히 가요?

 

녹색불이잖아요

 

- 노란불이에요
- 녹색불이에요

 

아뇨, 노란불이에요

 

개나리처럼

 

- 내려야겠어
- 네?

 

내리긴 어딜 내려

 

당신이 먼저 건드렸어

 

면허 취소시킨다고
그렇게 협박하더니

 

또 내 택시에 탔네

 

- 서로 알아요?
- 구면이야

 

- 유태인놈
- 염소나 쳐

 

- 인종차별자!
- 이런 개...

 

안 돼요, 진정, 진정

 

얘기로 해요

 

- 얘기는 무슨, 죽여 버려야지
- 뭐요?

 

- 죽여 버릴 거야
- 배짱도 없으면서

 

헨리, 진정해요!

 

내가 진정시켜주지

 

이런 개자식
넌 죽었어!

 

너야 말로 죽었어!

 

왜들 이래요!

 

- 들어와, 들어와
- 어디 붙어 보자!

 

그래, 죽어봐라

 

의사 선생님 앞에서
소릴 지르고 지랄이야!

 

의사가 말을 하면
얌전히 들어야지!

 

내가 진정하라면

 

진... 정... 해!

 

이게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워?

 

- 아뇨
- 그럼 찌그러져 있어!

 

택시 훔치는 거야?

 

22분까지 아들 보고 싶어?

 

- 네, 선생님
- 그럼 빨리 타

 

차 없지?

 

네, 왜요?

 

괜찮아요

 

진정해요, 진정

 

진정해야지, 어떻게?

 

동생처럼 겁쟁이네

 

내 동생을 알어?

 

총알 택시 타고
벌벌 떨더라고요

 

가끔 소심한 놈이지

 

날 사랑하는 놈이야

 

그런 동생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삶의 선물이야

 

그래서 애들을
둘 낳은 거야

 

- 아드님들은 서로 사랑했어요?
- 그랬다고 믿지

 

- 자기들 방식으로
- 네

 

서로 무척 달랐거든

 

전 외동딸이에요

 

외로웠겠군

 

- 그렇지도 않았어요
- 그래?

 

지금은 어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누가 올까 싶어요

 

죽음 같은 일?

 

죽음 같은 일

 

보여?

 

보여요

 

때려밟아!

 

그렇지!

 

그렇지, 좋아!

 

진정, 진정, 진정!

 

운전 면허증 주세요

 

전 닥터 섀런 길이고

 

- 지금 응급 상황이라
- 면허증 주세요

 

이쪽에 계신 환자가

 

- 뇌수술이 필요해요
- 면허증 있으시죠?

 

안 가지고 왔어요

 

선생님 택시예요?

 

아뇨, 네!

 

실은 삼촌 택시예요

 

- 안 돼요?
- 안 됩니다

 

- 방법이 없네요
- 내가 맡지

 

- 어쩌려고요?
- 사실대로 말해야지

 

그거 재밌겠네

 

경관님, 한 시간 전에 이 택시가
제 차를 받았어요

 

그리고 병원에 갔더니
제가 뇌동맥류래요

 

- 살 시간이 90분 남았다고
- 차 사고 때문에요?

 

아뇨, 그리고 직장에 갔더니
어떤 사람이 농담으로

 

주기 전에 마누라랑
자는 거라 하길래

 

저도 솔깃해서
아내를 보러 갔죠

 

갔더니 이웃집 남자와
앉아 있더군요

 

지금껏 나 몰래
놀아난 거였어요

 

그리고 작별인사하러

 

주니어에 갔는데
딱 한 놈 나와서는

 

고등학교 때 자기 여자를
뺏었다고 화를 내요

 

- 난 기억도 없는데!
- 진정, 진정

 

그래서 가게에 가서
캠코더를 샀어요

 

주인이 좀...

 

그래도 착했어요
사기도 안 치고

 

그리고 노숙자한테 부탁해서
아들한테 영상을 남겼죠

 

좀 화가 났었어요
로스쿨을 나와서

 

변호사가 아니라
댄서가 되겠다니까

 

- 노숙자가요?
- 아뇨, 내 아들!

 

명함까지 찍어 놨는데
뭘 어쩌겠어요?

 

화가 나서
잠깐 기절했다가

 

브룩클린 다리에서
뛰어내렸어요

 

그때 이 선생이 와서
날 건져냈어요

 

그리고 택시를 잡았는데
아까 날 친 택시였고

 

선생이 기사를 패고

 

택시를 뺏은 거예요

 

- 희안하죠?
- 네

 

뇌수술 필요하단 말이
농담이 아니었군요

 

당연하죠

 

- 감사해요
- 별말씀을요

 

차에서 내리세요

 

잠깐, 잠깐만요
잠깐만요, 그렇지

 

지금 이 번호는

 

병원 전화예요

 

닥터 조던 리드에게
확인해 보세요

 

닥터 조던 리드
부탁드립니다

 

경찰입니다

 

닥터 길과
알트먼 씨 아십니까?

 

이런 세상에

 

- 어느 병원이에요?
- 마이모니데스요

 

- 따라오세요
- 네

 

- 붙어서 오세요
- 노력해 볼게요

 

감사합니다

 

- 안 따라갈 거지?
- 당연하죠

 

좋았어!
아주 화끈하시네!

 

- 전화 왔어?
- 아니

 

다시 안 거실지 몰라

 

만나기도 전에
돌아가시면 어쩌지?

 

앞서 가지 마

 

내가 전화 안 받았잖아

 

네 잘못이 아냐
아버님이...

 

원래 그러시진 않았어

 

7살 때 카드 게임을
가르쳐 주셨는데

 

정말 싫었어
내가 맨날 졌거든

 

그랬더니 속임수를
가르쳐 주시더라

 

정말 크고 요란하고
재밌는 분이셨어

 

그러다 형이 죽고

 

내가 떠나니까

 

모든 게 달라졌어

 

정이 넘치던 분이셨어

 

거의 볼 때마다
끌어안으시고

 

안아 본지도 오래됐어

 

자기야

 

자기 집으로
전화하실지 몰라

 

오실지도 모르고

 

집에서 기다릴까?

 

이제 6시 18분이네요

 

그래

 

가봐요

 

난 차 처리할게요
불태워야지

 

- 정말?
- 아뇨

 

소화전 옆에
주차해 둘 거예요

 

- 헨리
- 왜?

 

괜찮을 거예요

 

- 섀런?
- 나야

 

번스타인에 전화해서
뇌수술 잡아 줄래?

 

그래

 

괜찮은 거야?

 

모르겠어

 

♪ 왜 이리 유혹적인지 ♪

 

안녕

 

아빠

 

토미

 

좀 어떠세요?

 

아주 좋아

 

일단은 괜찮아

 

저랑 어릴 때 다리에
갔던 거 기억하세요?

 

- 언제?
- 이 노래하시고

 

모르겠는데

 

왜 이러세요
이 노래도 하셨고

 

또 뭐?

 

같이 춤췄잖아요

 

- 우리가?
- 네

 

보여주렴

 

잘하네

 

직업 삼아도 되겠어

 

이게 정말 그리웠다

 

몇 시지?

 

7시 2분이요

 

아시겠지만

 

아직 살아계세요

 

다행이군

 

 

언제 죽게 될지
알고 싶어?

 

아뇨

 

안다면

 

남은 날을 안다면
뭘 하고 싶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서 가고 싶어요

 

그럼 그러지 왜?

 

해 볼게요

 

괜찮다면
눈 좀 감고 싶은데

 

헨리는 하루도
못 버틸 것 같았다

 

하지만 8일을
더 살았다

 

마치 기적 같았다

 

그 8일 동안
부인과 긴 얘길 나누고

 

동생이 종이 봉투에
싸온 점심을 먹고

 

카드 게임에서
아들에게 속임수를 썼다

 

내 비문은 이거다
'헨리 알트먼 1951-2014'

 

지금껏 중요한 건
날짜인 줄 알았는데

 

- 중요한 건 대시 기호야
- 대시요?

 

이런 영악한 놈
알고 있었지?

 

글쎄요

 

네 길을 선택했고

 

날 열받게 했어도
네 인생을 살았으니

 

네가 자랑스럽다

 

- 소매에 있던 카드잖아요
- 아까 꺼낸 거다

 

8일 동안 헨리는
한 번도 화내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

 

죽음에게 나가 뒈지라고
욕한 것만 빼면

 

그리고는 즐거웠던 일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멀어져 갔다

 

섀런이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리라 생각진 않았다

 

실제로도
돌아가지 않았고

 

같은 날 직장과 약

 

필딩과 작별했다

 

그리고 버건 가에 있는
무료 진료소에 들어갔다

 

그곳에선 환자 한 명에게
15분 이상 쓸 수 있었고

 

늘 꿈에 그리던
의사가 될 수 있었다

 

여름이 되자

 

행복해지겠다는 약속을
지켰단 생각이 들어서

 

새 고양이도 입양하고

 

새로운 남자친구도
만나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이번 겨울에
무슨 계획 있니?

 

하와이에서
자전거 여행 하려고요

 

자전거는 잘 못 타
아버지가 안 가르쳐주셨어

 

형은 자전거 질색했지

 

왜요?

 

생긴 게 징그럽다나

 

말이 나온 김에
헨리 누구한테 있어요?

 

이제 해야지

 

저한테 있어요

 

- 엄마가 할래요?
- 종이 봉투네

 

- 단순한 분이셨잖아요
- 맘에 들어

 

헨리는 이스트강에
두 번째로 들어가기 전에

 

싫어하는 것 목록에
이것도 추가했다

 

'이스트강 속에 있는 것'

 

하지만 동시에
편안함도 느꼈다

 

이런 방식으로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을 테니

 

이봐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

 

무슨 짓거리야?
무슨 짓거리냐고!

 

뭐 하고 있는지
몰라서 물어?

 

당신이 무슨
강 미화 순찰대야?

 

우리가 요정 가루라도
뿌리고 있었을까요?

 

요정 가루도 단속하시나?

 

알레르기라도 있으셔?

 

양심도 없어요?
염병할 예의도 없냐고!

 

유골도 몰라요?

 

친구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의 유골

 

이 멍청한 인간아!

 

이해가 안 되면
와서 확인해 봐

 

아버지도 없어요?

 

아버지도 없나?

 

도망 잘 가네

 

나가 뒈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