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19,953 --> 00:00:30,022 하나오카 세이슈의 아내 2 00:00:33,833 --> 00:00:38,327 카에가 8세 때 처음으로 오츠키 부인을 보았다 3 00:00:40,774 --> 00:00:42,674 유모와 몰래 4 00:00:43,143 --> 00:00:46,544 하나오카 가문의 약초밭을 엿보았다 5 00:00:47,380 --> 00:00:49,177 저기 나오셨네요 6 00:00:49,549 --> 00:00:51,618 저분이 오츠키 부인이에요 7 00:00:51,618 --> 00:00:54,421 무척 아름다우시죠 8 00:00:54,421 --> 00:00:56,289 게다가요 9 00:00:56,289 --> 00:00:58,391 매우 현명하신 분이라며 10 00:00:58,391 --> 00:01:01,952 모두가 저분을 칭찬하고 있답니다 11 00:01:27,620 --> 00:01:30,418 그녀의 남편 하나오카 나오미츠는 12 00:01:30,957 --> 00:01:33,526 가난하지만 풍체 좋은 의사인데 13 00:01:33,526 --> 00:01:36,290 기슈의 후라야마까지 내려와 14 00:01:36,596 --> 00:01:38,723 자주 카에 집을 찾아왔다 15 00:01:41,134 --> 00:01:44,035 관직에서 물러난 카에의 조부는 16 00:01:44,771 --> 00:01:47,763 하나오카가 허풍 떠는 걸 즐겼지만 17 00:01:48,341 --> 00:01:50,844 카에는 이 남자가 18 00:01:50,844 --> 00:01:54,746 그 미인의 남편이란 게 도무지 믿기질 않았다 19 00:01:59,452 --> 00:02:02,046 자네 부인은 말일세 20 00:02:02,422 --> 00:02:04,791 자네완 너무도 달라 21 00:02:04,791 --> 00:02:08,056 용케도 그런 부인을 얻었네 그려 22 00:02:11,097 --> 00:02:12,724 저는 말씀이죠 23 00:02:12,999 --> 00:02:15,524 전부터 맘에 두곤 있었는데 24 00:02:16,402 --> 00:02:18,071 제 아내는 25 00:02:18,071 --> 00:02:21,307 염색업을 하는 마을 대지주의 26 00:02:21,307 --> 00:02:23,376 고명딸이었던지라 27 00:02:23,376 --> 00:02:26,937 감히 언감생심이었습죠 28 00:02:27,714 --> 00:02:29,382 그런데요... 29 00:02:29,382 --> 00:02:33,318 하늘이 도우셨는지 아내가 16세 되던 해 30 00:02:35,321 --> 00:02:37,721 심한 피부병에 걸렸는데 31 00:02:38,491 --> 00:02:41,358 근처 의사들도 고치질 못했지요 32 00:02:42,061 --> 00:02:44,597 다들 죽는구나 하던 참인데 33 00:02:44,597 --> 00:02:46,933 제가 서둘러 기슈로 내려와 34 00:02:46,933 --> 00:02:48,924 그 집으로 쳐들어갔죠 35 00:02:49,469 --> 00:02:51,404 반드시 고치겠습니다 36 00:02:51,404 --> 00:02:54,674 만약 제가 그 병을 고치면 37 00:02:54,674 --> 00:02:57,040 제게 따님을 주십쇼 했죠 38 00:02:58,211 --> 00:03:02,614 오사카에서 날고 기던 의사들을 다 물리치고 39 00:03:03,283 --> 00:03:06,309 멋지게 아내를 차지했던 거죠 40 00:03:06,753 --> 00:03:09,153 참 넉살도 좋네 그려 41 00:03:09,889 --> 00:03:11,720 무슨 말씀을 42 00:03:12,525 --> 00:03:16,928 의사의 역할은 사람을 살리는 게 우선이죠 43 00:03:17,931 --> 00:03:20,559 환자를 살리지 못했을 때 44 00:03:21,000 --> 00:03:24,837 나로 인해 죽었다는 죄책감에서 오는 45 00:03:24,837 --> 00:03:28,398 그 괴로움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죠 46 00:03:29,542 --> 00:03:31,444 어쨌든 간에 47 00:03:31,444 --> 00:03:35,081 똑똑한 여잘 얻어서 48 00:03:35,081 --> 00:03:38,218 저보다 나은 의사를 낳고 싶었기에 49 00:03:38,218 --> 00:03:41,710 죽기 살기로 아내를 살린 겁니다 50 00:03:42,422 --> 00:03:46,926 그래서 얻은 자식이 바로 운페라고요 51 00:03:46,926 --> 00:03:49,486 아주 대단한 놈입니다 52 00:03:49,963 --> 00:03:54,200 제 이런 뜻을 모두 품고 있는 천재지요 53 00:03:54,200 --> 00:03:57,503 자네의 자식 자랑을 듣고 있으면 54 00:03:57,503 --> 00:04:00,028 잠이 아주 잘 온다네 55 00:04:11,417 --> 00:04:14,580 조부가 뇌출혈로 돌아가셨을 때 56 00:04:15,288 --> 00:04:17,916 카에는 다시 그 부인을 봤다 57 00:04:22,028 --> 00:04:24,792 나무아미타불 58 00:05:42,608 --> 00:05:46,738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늦은 봄에 그 부인은 59 00:05:47,213 --> 00:05:50,671 카에의 부모를 찾아왔다 60 00:05:52,218 --> 00:05:55,016 부군께선 안녕하신지요 61 00:05:55,655 --> 00:05:57,890 선친께서 돌아가신 후로 62 00:05:57,890 --> 00:06:02,589 남편은 낙담하여 눈에 띄게 늙었답니다 63 00:06:03,329 --> 00:06:04,764 그래서 오늘은 64 00:06:04,764 --> 00:06:07,699 제가 대신해서 찾아뵌 겁니다 65 00:06:08,201 --> 00:06:10,601 생각해 줘서 고맙군요 66 00:06:10,937 --> 00:06:13,531 근데 무슨 일인가요? 67 00:06:15,274 --> 00:06:17,243 이댁 따님인 카에님과 68 00:06:17,243 --> 00:06:19,946 제 아들 운페를 결혼시키고자 69 00:06:19,946 --> 00:06:22,574 두 분께 청을 드리러 왔습니다 70 00:06:24,617 --> 00:06:27,745 그거 뜻밖의 말씀이군요 71 00:06:29,489 --> 00:06:32,754 헌데 운페는 여기 없는 걸로 아는데? 72 00:06:33,259 --> 00:06:37,230 예, 초봄에 수도로 상경했습니다 73 00:06:37,230 --> 00:06:41,724 3년 동안 의술을 더 익히겠다며 갔죠 74 00:06:42,335 --> 00:06:45,538 공부한 의술로 명의가 될 수 있도록 75 00:06:45,538 --> 00:06:48,741 내조 잘할 수 있는 아내를 찾아주는 게 76 00:06:48,741 --> 00:06:51,437 에미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77 00:06:53,212 --> 00:06:55,548 의사 부인이라면 모름지기 78 00:06:55,548 --> 00:06:58,918 우선 몸이 건강해야 하고 79 00:06:58,918 --> 00:07:02,054 다음으론 대범해야 하죠 80 00:07:02,054 --> 00:07:05,291 피나 고름을 보고 놀라는 농가의 딸은 81 00:07:05,291 --> 00:07:09,421 의사 집안의 고된 일을 견뎌내기 힘들 겁니다 82 00:07:10,463 --> 00:07:12,954 장사치의 딸도 불가해요 83 00:07:13,666 --> 00:07:16,396 의사에겐 주판이 없기 때문이죠 84 00:07:17,069 --> 00:07:20,273 병은 빈부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니 85 00:07:20,273 --> 00:07:24,903 환자가 치료비를 못 내도 다 감내해야 한답니다 86 00:07:27,213 --> 00:07:31,274 이 댁은 이 마을의 무사 집안이시기에 87 00:07:31,751 --> 00:07:34,387 150석의 녹봉까지 물려받은 88 00:07:34,387 --> 00:07:37,857 명문 높은 가문이시라 89 00:07:37,857 --> 00:07:42,328 카에님이야말로 운페의 천생연분이라고 90 00:07:42,328 --> 00:07:44,193 생각하고 있습니다 91 00:07:46,866 --> 00:07:49,402 여하튼 갑작스런 얘기니 92 00:07:49,402 --> 00:07:52,200 좀 생각해 보고 답변 드리겠소 93 00:07:53,706 --> 00:07:58,044 저 또한 하나오카라는 가난한 의사 집안에서 94 00:07:58,044 --> 00:08:02,310 이런 청을 드리는 게 당치 않다고 여깁니다만 95 00:08:02,748 --> 00:08:04,978 부디 카에님께 96 00:08:05,451 --> 00:08:09,355 큰 집안에 갇혀 조용히 지낼까 아니면 97 00:08:09,355 --> 00:08:12,692 가난한 집에 와서 집안을 일으킬까 98 00:08:12,692 --> 00:08:16,829 어느 게 나은지 생각해 주십사는 99 00:08:16,829 --> 00:08:20,731 제 말씀을 꼭 전해 주십시요 100 00:08:27,340 --> 00:08:31,043 우리와 하나오카와는 신분도 맞질 않고 101 00:08:31,043 --> 00:08:32,442 집안 내력도 달라 102 00:08:34,146 --> 00:08:38,742 그 의사 놈의 허풍이 부인까지 전염시켰나 봐 103 00:08:40,286 --> 00:08:42,655 집안의 고질병인가 보네 104 00:08:42,655 --> 00:08:45,180 부인까지 이상해졌으니 말야 105 00:08:48,461 --> 00:08:51,589 카에도 벌써 스물 하나예요 106 00:08:52,365 --> 00:08:56,168 지금까지 많은 혼담을 너무 자로 쟀기 때문에 107 00:08:56,168 --> 00:08:59,365 마땅한 혼처를 고르지 못했을 거예요 108 00:09:00,406 --> 00:09:04,310 카에를 이 큰 집에 가둬 놓고 109 00:09:04,310 --> 00:09:07,280 답답하게 살게 하는 것보다 110 00:09:07,280 --> 00:09:10,249 작은 집에서 편히 살게 하는 게... 111 00:09:10,249 --> 00:09:12,012 그야 그렇지만 112 00:09:12,618 --> 00:09:15,212 이건 하나미치의 검은 속내야 113 00:09:15,955 --> 00:09:17,823 며느리를 들이는데 114 00:09:17,823 --> 00:09:20,560 택도 없는 명문가를 택하다니 115 00:09:20,560 --> 00:09:22,027 난 절대 허락 못 해 116 00:09:22,862 --> 00:09:24,597 그게 걱정이시라면 117 00:09:24,597 --> 00:09:27,099 그 집에 시집 보내도 될지를 118 00:09:27,099 --> 00:09:29,969 제가 직접 가서 보고 올까요? 119 00:09:29,969 --> 00:09:32,772 유모인 제가... 120 00:09:32,772 --> 00:09:35,673 감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121 00:09:36,542 --> 00:09:40,112 여러 번 아가씨의 의중을 떠봤는데 122 00:09:40,112 --> 00:09:43,749 솔직히 말은 안 했지만 맘속으론 123 00:09:43,749 --> 00:09:48,087 하나오카 집안으로 가려고 굳힌 것 같습니다 124 00:09:48,087 --> 00:09:50,180 - 운페를 만났나? - 아뇨 125 00:09:50,656 --> 00:09:54,226 아가씨는 전부터 그 부인을 존경하여 126 00:09:54,226 --> 00:09:58,664 그 부인의 며느리가 되기를 원했답니다 127 00:09:58,664 --> 00:10:00,529 뭐를 존경한다는 거야? 128 00:10:01,667 --> 00:10:05,438 지 마누라 등 떠밀어 딸을 달라는 집안인데 129 00:10:05,438 --> 00:10:09,041 그쪽에서 청혼해 준다면 좋겠지만 130 00:10:09,041 --> 00:10:12,111 만약 그렇게 안 되면 어쩌나 해서 131 00:10:12,111 --> 00:10:15,603 밤에 잠도 못 자고 운 적도 많답니다 132 00:10:19,218 --> 00:10:20,014 카에야 133 00:10:21,153 --> 00:10:24,850 네 솔직한 심정을 말해 보거라 134 00:10:27,026 --> 00:10:31,831 저는 하나오카 집안의 135 00:10:31,831 --> 00:10:34,026 며느리가 되고 싶습니다 136 00:12:16,068 --> 00:12:20,562 감독 마스무라 야스조 137 00:12:32,651 --> 00:12:35,221 운페가 집을 비웠기에 138 00:12:35,221 --> 00:12:39,487 대신 본초강목을 내왔다 139 00:12:41,327 --> 00:12:46,355 명나라의 이시진이 집필한 약초전서를 140 00:12:47,500 --> 00:12:51,904 내 선친이신 하나오카 운센께서 141 00:12:51,904 --> 00:12:53,963 다시 모사하신 글로서 142 00:12:54,707 --> 00:12:57,938 선친과 나와 143 00:12:58,544 --> 00:13:00,808 내 자식 운페의 144 00:13:01,947 --> 00:13:05,684 3대에 걸친 피와 땀이 145 00:13:05,684 --> 00:13:09,848 곳곳에 묻어 있는 책이다 146 00:13:11,323 --> 00:13:13,492 여기 모인 사람들이 147 00:13:13,492 --> 00:13:17,596 하나오카 가문의 사람들이지만 148 00:13:17,596 --> 00:13:22,234 이밖에도 운페의 동생 둘이 더 있다 149 00:13:22,234 --> 00:13:25,504 하나는 불가에 입문했고 150 00:13:25,504 --> 00:13:30,271 또 하나는 지금 장사를 배우러 나갔느니라 151 00:13:31,043 --> 00:13:36,811 저쪽은 내 제자인 시모무라다 152 00:13:38,851 --> 00:13:41,149 그럼 시작하게 153 00:14:01,440 --> 00:14:03,965 운페 신 154 00:14:05,578 --> 00:14:07,980 운페가 태어난 건 155 00:14:07,980 --> 00:14:11,717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의 일이다 156 00:14:11,717 --> 00:14:14,320 여기 어머니께서 157 00:14:14,320 --> 00:14:18,624 이마에 진땀을 흘리며 통증을 호소했지 158 00:14:18,624 --> 00:14:21,493 그래서 물을 끓이고 159 00:14:21,493 --> 00:14:25,030 막 애를 받으려고 하는데 160 00:14:25,030 --> 00:14:30,970 맑은 가을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161 00:14:30,970 --> 00:14:34,406 장대비가 쏟아지고 162 00:14:34,406 --> 00:14:36,442 하늘이 갈라지더니 163 00:14:36,442 --> 00:14:40,546 번개가 대지를 내리쳤다 164 00:14:40,546 --> 00:14:44,149 난 이 사람의 손을 잡고 165 00:14:44,149 --> 00:14:48,687 정신차려, 하면서 마구 소릴 질러댔지 166 00:14:48,687 --> 00:14:51,190 번개가 내리칠 때 167 00:14:51,190 --> 00:14:55,461 운페를 받아낸 게 바로 나란 말이다 168 00:14:55,461 --> 00:14:58,487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지 169 00:14:59,465 --> 00:15:03,369 그 핏덩이는 내 품에서 버둥거리면서 170 00:15:03,369 --> 00:15:07,863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단다 171 00:15:09,642 --> 00:15:11,872 그때 정신을 차려 보니 172 00:15:12,511 --> 00:15:15,742 어느 틈엔가 하늘은 개었고 173 00:15:16,448 --> 00:15:19,818 까마귀가 하늘 높이 날고 있었지 174 00:15:19,818 --> 00:15:21,620 난 무심코 175 00:15:21,620 --> 00:15:26,489 기린아가 태어났다고 목청껏 외쳐댔지 176 00:15:27,693 --> 00:15:29,388 그렇게 해서 177 00:15:30,462 --> 00:15:33,989 번개를 따서 호를 '신'이라 했고 178 00:15:34,633 --> 00:15:39,127 아호는 청명한 하늘을 연상해 '운페'라 지었다 179 00:15:40,406 --> 00:15:43,398 운페의 몸에는 180 00:15:44,243 --> 00:15:48,407 선친의 의술에 대한 열정과 181 00:15:48,814 --> 00:15:52,113 나의 집념이 담겨 있다 182 00:15:52,818 --> 00:15:56,555 그걸 허풍이라 생각지 말거라 183 00:15:56,555 --> 00:15:58,657 반드시 184 00:15:58,657 --> 00:16:02,027 하나오카 가문의 뜻을 받들어 185 00:16:02,027 --> 00:16:04,229 일본의 의학을 짊어질 186 00:16:04,229 --> 00:16:07,630 위대한 의사가 될 것이다 187 00:16:09,601 --> 00:16:10,625 그만요 188 00:16:11,136 --> 00:16:14,333 자랑스런 운페 얘긴 그만하시고 189 00:16:15,074 --> 00:16:16,564 이제 그만 쉬세요 190 00:17:39,258 --> 00:17:40,520 아가야 191 00:17:41,126 --> 00:17:43,295 다른 집 여자들은 192 00:17:43,295 --> 00:17:46,131 시집 갈 지참금을 마련하기 위해 193 00:17:46,131 --> 00:17:48,500 옷감을 짜야 하지만 194 00:17:48,500 --> 00:17:50,525 우리는 다르단다 195 00:17:51,703 --> 00:17:55,935 공부하는 운페의 학비를 대기 위해서지 196 00:17:56,642 --> 00:17:58,677 저도 하겠습니다 197 00:17:58,677 --> 00:18:00,668 짜는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198 00:18:13,692 --> 00:18:15,861 서두르지 말거라 199 00:18:15,861 --> 00:18:18,125 그러면 실이 엉킨단다 200 00:18:25,204 --> 00:18:28,002 새색시께서 짰다고요? 201 00:18:28,907 --> 00:18:30,738 아주 잘 짰네요 202 00:18:31,310 --> 00:18:33,078 올도 아주 촘촘하고 203 00:18:33,078 --> 00:18:37,208 이런 걸 해 보지도 못했을 아이인데 204 00:18:38,217 --> 00:18:41,120 운페도 좋은 색시를 얻어 205 00:18:41,120 --> 00:18:43,247 만족할 거예요 206 00:18:43,856 --> 00:18:46,916 대금은 운페에게 직접 보내겠습니다 207 00:18:47,159 --> 00:18:49,719 그렇게 해 주세요 208 00:18:54,399 --> 00:18:55,764 아가씨 209 00:18:56,268 --> 00:18:57,970 그 주머닌 어머니가 210 00:18:57,970 --> 00:19:00,439 목욕하실 때 쓰시는 거죠? 211 00:19:00,439 --> 00:19:01,640 네 212 00:19:01,640 --> 00:19:04,743 흑설탕과 새똥을 함께 넣은 건데 213 00:19:04,743 --> 00:19:07,479 몸을 닦고 난 후 그냥 버리시는 걸 214 00:19:07,479 --> 00:19:11,917 저와 동생이 주워서 다시 쓰고 있어요 215 00:19:11,917 --> 00:19:14,753 저도 쓰게 해 주세요 216 00:19:14,753 --> 00:19:18,280 어머니처럼 미인이 되고 싶거든요 217 00:19:32,204 --> 00:19:33,466 어머니 218 00:19:33,739 --> 00:19:37,368 이 미치광이풀은 어디다 쓰는 건가요? 219 00:19:37,910 --> 00:19:40,845 친정에선 그렇게 부르는구나 220 00:19:41,180 --> 00:19:44,547 강 너머에선 흰독말풀이라 부르지만 221 00:19:45,050 --> 00:19:47,883 아버님께선 만다라게라고 하시지 222 00:19:48,453 --> 00:19:51,924 강한 독이 있어 만약 사람이 먹으면 223 00:19:51,924 --> 00:19:54,916 미치광이처럼 웃다가 목숨을 잃지 224 00:19:55,661 --> 00:19:57,229 이 잎은 말이다 225 00:19:57,229 --> 00:20:00,858 말려서 담배와 같이 피우면 천식에 좋고 226 00:20:01,400 --> 00:20:05,302 즙을 짜 환부에 바르면 진통제 역할을 한단다 227 00:20:06,838 --> 00:20:09,568 처음 여길 와 보았을 때 228 00:20:09,908 --> 00:20:13,469 하얀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어요 229 00:20:13,979 --> 00:20:16,675 그게 언제 얘기니? 230 00:20:17,616 --> 00:20:21,353 제가 여덟 살 때였어요 231 00:20:21,353 --> 00:20:24,117 어머 그때 왔었구나 232 00:20:24,456 --> 00:20:26,048 뭣 하러? 233 00:20:26,592 --> 00:20:28,651 어머님의 소문을 듣고 234 00:20:29,194 --> 00:20:33,290 그 아름다운 모습을 한번 보고 싶어서요 235 00:20:33,632 --> 00:20:35,600 죄송해요 어머니 236 00:20:37,970 --> 00:20:40,372 내 배로 낳지는 않았지만 237 00:20:40,372 --> 00:20:42,474 어머니라 불러 주니 238 00:20:42,474 --> 00:20:46,812 친딸 마냥 사랑스러워 보이는구나 239 00:20:46,812 --> 00:20:49,414 우리의 이 한없는 인연을 240 00:20:49,414 --> 00:20:51,712 깊이 간직하자꾸나 241 00:20:56,521 --> 00:20:59,285 또 3년이란 세월이 흘러 242 00:21:00,325 --> 00:21:01,792 봄이 찾아왔다 243 00:21:07,833 --> 00:21:10,199 잘도 내리는구나 244 00:21:10,936 --> 00:21:14,673 이제 봄도 다 지나가는데 245 00:21:14,673 --> 00:21:17,801 마치 겨울이 다시 온 것 같다 246 00:21:21,947 --> 00:21:24,643 온 집안에 곰팡내가 가득해서 247 00:21:25,250 --> 00:21:28,413 내뱉는 숨까지 퍼렇구나 248 00:21:37,896 --> 00:21:40,865 오빠, 오빠가 오셨어요 249 00:21:55,280 --> 00:21:56,770 수고했구나 250 00:22:11,630 --> 00:22:13,962 오빠 오셨어요 251 00:22:14,700 --> 00:22:15,967 안녕하셨어요 252 00:22:15,967 --> 00:22:19,095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단다 253 00:22:19,938 --> 00:22:21,506 발 씻을 물 줄게 254 00:22:21,506 --> 00:22:23,064 뜨거운 물 좀... 255 00:22:25,277 --> 00:22:26,539 운페야 256 00:22:27,546 --> 00:22:30,082 네 아내 카에란다 257 00:22:30,082 --> 00:22:32,243 지금까지 널 기다렸어 258 00:22:36,688 --> 00:22:37,620 그런가 259 00:22:45,664 --> 00:22:49,156 운페, 이제야 왔구나 260 00:22:50,302 --> 00:22:52,167 기다렸다 261 00:23:07,819 --> 00:23:09,554 형 오셨어요? 262 00:23:09,554 --> 00:23:12,614 료헤이도 많이 컸구나 263 00:23:19,464 --> 00:23:22,024 다 끝났으니 치워라 264 00:23:35,080 --> 00:23:36,948 외과 의사가 되려면 265 00:23:36,948 --> 00:23:39,644 먼저 내과에 정통해야 한다기에 266 00:23:40,352 --> 00:23:43,622 네덜란드식 외과는 물론 267 00:23:43,622 --> 00:23:45,988 한방 내과도 같이 배웠어요 268 00:23:47,025 --> 00:23:49,728 모든 신체의 원리를 익혀서 269 00:23:49,728 --> 00:23:52,063 그에 따라 수술을 한다면 270 00:23:52,063 --> 00:23:55,123 어떤 난치병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271 00:23:55,934 --> 00:23:58,027 마치 '화타'처럼요 272 00:23:58,703 --> 00:24:00,534 화타라고 했느냐? 273 00:24:01,239 --> 00:24:05,610 2천 년 전 중국에 살았던 명의로 274 00:24:05,610 --> 00:24:08,447 수술의 대가지 275 00:24:08,447 --> 00:24:12,315 훌륭한 뜻을 품었구나 276 00:24:12,851 --> 00:24:14,318 화타는 말이죠 277 00:24:14,653 --> 00:24:18,453 두개골을 쪼개 그 속의 종기를 제거했고 278 00:24:18,790 --> 00:24:21,850 환자에게 약을 먹여 재운 뒤 279 00:24:22,594 --> 00:24:24,729 흉부를 갈랐는데 꿰맬 때도 280 00:24:24,729 --> 00:24:27,833 신음소리 한 번 안 낸답니다 281 00:24:27,833 --> 00:24:29,391 그렇지만 282 00:24:29,868 --> 00:24:33,071 만든 얘길지도 모르잖니? 283 00:24:33,071 --> 00:24:36,234 워낙 그 나라의 문장은 284 00:24:36,975 --> 00:24:38,875 과장이 심하거든 285 00:24:39,744 --> 00:24:41,735 그 얘기 반만 믿더라도 286 00:24:42,013 --> 00:24:44,379 잠든 사이에 몸을 가른다면 287 00:24:44,616 --> 00:24:47,252 환자는 고통을 못 느낄 테고 288 00:24:47,252 --> 00:24:50,517 어떤 어려운 수술도 쉽게 끝낼 겁니다 289 00:24:51,223 --> 00:24:54,124 전 반드시 그 수면약을 찾아내서 290 00:24:54,392 --> 00:24:58,328 일본의 화타가 되어 난치병을 고칠 겁니다 291 00:24:59,164 --> 00:25:01,433 이봐 마누라 292 00:25:01,433 --> 00:25:05,665 운페가 이렇게 훌륭하게 돼서 돌아왔네 293 00:25:07,572 --> 00:25:09,441 나도 이젠 294 00:25:09,441 --> 00:25:13,434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게 됐다고 295 00:25:13,812 --> 00:25:18,112 어려서부터 불가능이란 모르고 자란 아이니 296 00:25:18,783 --> 00:25:22,446 분명히 그렇게 하고 말 거예요 297 00:25:23,021 --> 00:25:25,924 이건 제가 주문해서 만든 298 00:25:25,924 --> 00:25:27,892 네덜란드 수술 도구예요 299 00:25:28,994 --> 00:25:30,462 대단하구나 300 00:25:30,462 --> 00:25:32,831 내가 쓰던 301 00:25:32,831 --> 00:25:37,063 남방식보다 훨씬 발전된 도구로구나 302 00:25:38,303 --> 00:25:41,540 이건 상처를 감는 303 00:25:41,540 --> 00:25:44,142 네덜란드식 붕대고요 304 00:25:44,142 --> 00:25:47,202 무명과는 달리 신축성이 있죠 305 00:25:48,213 --> 00:25:52,617 오빠 그 무명이라면 우리도 짤 수 있어요 306 00:25:52,617 --> 00:25:54,419 그러면 만들어 봐 307 00:25:54,419 --> 00:25:56,546 쓰일 데가 많을 거다 308 00:25:57,122 --> 00:25:58,723 네 동생 둘 다 309 00:25:58,723 --> 00:26:01,359 무명 짜는 덴 도사가 됐지 310 00:26:01,359 --> 00:26:04,296 3년간 네 생활비를 보내려고 311 00:26:04,296 --> 00:26:07,666 둘이 열심히 짰단다 312 00:26:07,666 --> 00:26:08,633 고맙다 313 00:26:09,200 --> 00:26:12,692 너희 둘이서 이걸 사 준거나 다름없구나 314 00:26:31,957 --> 00:26:34,255 - 새아가 - 네 315 00:26:34,826 --> 00:26:37,488 오늘은 혼자 자거라 316 00:26:47,138 --> 00:26:50,266 먼 길 오느라 피곤하겠다 317 00:26:51,409 --> 00:26:55,175 오늘 밤은 푹 쉬는 게 좋을 것 같구나 318 00:27:00,652 --> 00:27:03,280 혼자서 편히 자거라 319 00:27:03,622 --> 00:27:05,283 혼자서다 320 00:27:28,346 --> 00:27:30,075 운페야... 321 00:27:31,416 --> 00:27:33,850 부탁한다... 322 00:27:34,519 --> 00:27:37,852 하나오카 가문에 323 00:27:40,258 --> 00:27:44,456 꽃을 피워주기 바란다 324 00:28:00,545 --> 00:28:04,072 오늘 밤은 운페와 같이 자거라 325 00:28:06,084 --> 00:28:08,518 기다리고 있을 게다 326 00:28:12,190 --> 00:28:14,886 베개 가지고 가라 327 00:28:44,689 --> 00:28:45,747 들어와 328 00:28:50,261 --> 00:28:51,592 어서 들어와 329 00:29:12,083 --> 00:29:14,813 가슴 만지면 아파? 330 00:29:18,089 --> 00:29:19,056 아파요! 331 00:29:55,360 --> 00:29:57,191 안녕히 주무셨어요 332 00:30:17,148 --> 00:30:18,172 어머! 333 00:30:19,050 --> 00:30:22,053 새언니 겨주머니 만들어요? 334 00:30:22,053 --> 00:30:22,917 네 335 00:30:30,562 --> 00:30:35,192 겨주머니는 지금까지 내 걸로만 썼는데 336 00:30:36,334 --> 00:30:39,167 제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337 00:30:58,690 --> 00:31:01,318 그게 무슨 꽃인지 알아? 338 00:31:03,761 --> 00:31:06,097 만다라게 아닌가요? 339 00:31:06,097 --> 00:31:08,361 잘 알고 있군 340 00:31:09,234 --> 00:31:12,203 - 따면 안 되나요? - 아니야 341 00:31:12,871 --> 00:31:15,305 씨보다 꽃을 먼저 실험하지 뭐 342 00:31:15,974 --> 00:31:19,034 그늘에 말려야 하는데 어디가 좋을까? 343 00:31:19,544 --> 00:31:22,947 부엌 천장에서 말리면 어떨까요? 344 00:31:22,947 --> 00:31:25,149 거기라면 잘 마를 거예요 345 00:31:25,149 --> 00:31:26,047 잘됐군 346 00:31:32,023 --> 00:31:34,926 - 마른 천으로 닦아 둬 - 네 347 00:31:34,926 --> 00:31:37,690 - 닦은 걸레는 버려 - 네 348 00:31:38,596 --> 00:31:41,266 이 꽃엔 독이 있다죠? 349 00:31:41,266 --> 00:31:44,802 맹독은 아니지만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350 00:31:44,802 --> 00:31:45,769 네 351 00:32:09,627 --> 00:32:11,254 얘야... 352 00:32:11,796 --> 00:32:15,033 - 그건... - 만다라게예요 353 00:32:15,033 --> 00:32:18,161 그이가 말려 두라고 해서요 354 00:32:18,903 --> 00:32:23,107 아깝게스리 뭐 하는 거니? 355 00:32:23,107 --> 00:32:26,599 그이가 꽃을 잘 닦으라고 했거든요 356 00:32:31,816 --> 00:32:35,843 그 꽃엔 독이 있으니 나중에 손 꼭 씻어라 357 00:32:36,421 --> 00:32:39,185 그 손으로 솥 만지면 큰일 난다 358 00:33:01,179 --> 00:33:03,982 이 만다라게를 솥 위에 걸어서 359 00:33:03,982 --> 00:33:07,110 말려야 하니까 저 좀 도와주세요 360 00:33:21,299 --> 00:33:22,561 다녀왔습니다 361 00:33:24,002 --> 00:33:25,536 왔나 362 00:33:25,536 --> 00:33:28,403 운페가 기다리고 있네 363 00:33:41,853 --> 00:33:43,488 운페야 364 00:33:43,488 --> 00:33:45,581 요네지로가 왔단다 365 00:33:47,458 --> 00:33:50,859 이 고양이 너무 귀엽네요 366 00:33:56,434 --> 00:33:58,197 많이 모아 왔구먼 367 00:33:58,903 --> 00:34:01,773 - 좋은데 - 요즘 같은 때엔 368 00:34:01,773 --> 00:34:05,732 먹을 것도 부족하다며 어서 가져가라더군요 369 00:34:06,277 --> 00:34:09,347 그런 사람들을 위해 개와 고양이가 370 00:34:09,347 --> 00:34:10,939 더 많이 필요하다고 371 00:34:11,883 --> 00:34:13,251 여보 372 00:34:13,251 --> 00:34:16,988 먹이 잘 주고 정성껏 키우라고 373 00:34:16,988 --> 00:34:18,012 네 374 00:35:12,510 --> 00:35:14,842 다 죽었네 375 00:35:16,013 --> 00:35:18,607 만다라게 양이 많았던 거야 376 00:35:41,639 --> 00:35:42,901 새언니! 377 00:35:51,215 --> 00:35:54,150 오빠, 새언니가! 378 00:35:59,991 --> 00:36:01,322 여보 왜 그래? 379 00:36:02,994 --> 00:36:06,191 새아기한테 애가 생긴 것 같구나 380 00:36:07,598 --> 00:36:09,088 그래? 381 00:36:09,800 --> 00:36:11,165 거참 잘됐네 382 00:36:17,108 --> 00:36:20,669 정말 지겹게도 내리네요 383 00:36:21,145 --> 00:36:23,481 2년 동안 계속 내린 비로 384 00:36:23,481 --> 00:36:25,483 쌀값은 2배로 뛰고 385 00:36:25,483 --> 00:36:30,488 전국적으로 수십 만 명이 굶어 죽고 있대요 386 00:36:30,488 --> 00:36:32,581 큰일이네요 387 00:36:33,457 --> 00:36:36,627 이 비로 강물이 넘치고 쌀까지 썩더니 388 00:36:36,627 --> 00:36:39,096 이상한 유행병까지 돌아요 389 00:36:39,096 --> 00:36:41,632 덕분에 돈 버는 건 약방뿐이죠 390 00:36:41,632 --> 00:36:44,100 인삼은 없어서 못 팔아요 391 00:36:44,502 --> 00:36:46,837 아무리 비싸더라도 392 00:36:46,837 --> 00:36:49,774 사람 목숨이 우선이죠 393 00:36:49,774 --> 00:36:51,935 어떤 유행병인가? 394 00:36:52,710 --> 00:36:55,413 뼈가 썩고 몸 이곳저곳에 395 00:36:55,413 --> 00:36:58,015 혹 같은 게 생긴다던데요 396 00:36:58,015 --> 00:37:02,042 그걸 눌러보면 딱딱하고 무척 아프대요 397 00:37:02,587 --> 00:37:04,817 - 육종인가요? - 아냐 398 00:37:05,690 --> 00:37:07,681 뼈에 난 혹일 거야 399 00:37:08,226 --> 00:37:10,592 뼈가 썩고 물이 찬다니 말야 400 00:37:11,062 --> 00:37:14,198 이 비 탓에 식물이 변질됐을 거야 401 00:37:14,198 --> 00:37:16,063 고칠 수 있나요? 402 00:37:16,834 --> 00:37:18,392 나라면 가능하지 403 00:37:19,370 --> 00:37:22,139 진통용 고약을 붙인 후 404 00:37:22,139 --> 00:37:24,369 썩은 뼈를 깎아 내는 거야 405 00:37:59,910 --> 00:38:01,741 고맙습니다 406 00:38:39,383 --> 00:38:41,952 우리 운페의 소문을 듣고 407 00:38:41,952 --> 00:38:44,255 야마토, 가와우치... 408 00:38:44,255 --> 00:38:48,191 멀게는 오사카에서도 환자들이 오고 있다 409 00:38:48,893 --> 00:38:51,162 먹고 살기도 힘든 때라 410 00:38:51,162 --> 00:38:54,757 돈을 내고 가는 사람도 많지 않고 411 00:38:55,199 --> 00:38:58,536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는 중에도 412 00:38:58,536 --> 00:39:03,166 우린 죽이라도 먹을 수 있단 걸 고맙게 여겨라 413 00:39:04,408 --> 00:39:07,545 자, 어서 먹자꾸나 414 00:39:07,545 --> 00:39:09,069 잘 먹겠습니다 415 00:39:10,881 --> 00:39:12,016 어머님! 416 00:39:12,016 --> 00:39:15,315 저도 똑같은 걸 먹겠습니다 417 00:39:15,886 --> 00:39:19,253 너와 우리 운페는 다르단다 418 00:39:19,924 --> 00:39:23,327 운페는 집에서 제일 귀한 사람이고 419 00:39:23,327 --> 00:39:26,421 그 다음이 바로 너란 말이다 420 00:39:27,598 --> 00:39:29,100 잘 들어라 421 00:39:29,100 --> 00:39:33,196 며느리로서 그걸 먹는 게 송구한 게 당연하지만 422 00:39:33,771 --> 00:39:36,741 배 속의 아인 우리 가문의 애란다 423 00:39:36,741 --> 00:39:40,199 튼튼히 키우는 게 네 임무란 걸 잊지 마라 424 00:39:41,779 --> 00:39:46,417 상 위의 밥과 생선은 그 아이가 먹는 것이니 425 00:39:46,417 --> 00:39:49,079 모두 아낌없이 주는 거란다 426 00:39:50,388 --> 00:39:53,323 걱정 말고 먹거라 427 00:39:54,358 --> 00:39:57,225 한창 입맛이 당길 때 아니겠니? 428 00:40:25,689 --> 00:40:26,917 만다라게야 429 00:40:27,958 --> 00:40:30,256 전에 당신이 꺾어 준 만다라게를 430 00:40:31,562 --> 00:40:34,463 술에 풀어서 먹였더니 431 00:40:35,199 --> 00:40:37,190 처음엔 죄다 죽었는데 432 00:40:37,668 --> 00:40:39,659 요즘엔 이처럼 433 00:40:40,504 --> 00:40:42,631 다들 잠들어 버렸지 434 00:40:44,241 --> 00:40:46,410 자고 있을 때 수술을 하면 435 00:40:46,410 --> 00:40:47,934 어디든 쨀 수가 있지 436 00:40:48,779 --> 00:40:49,871 잘 보라고 437 00:41:01,258 --> 00:41:02,418 실패야 438 00:41:02,993 --> 00:41:04,426 아직 멀었어 439 00:41:19,944 --> 00:41:21,036 새아가 440 00:41:22,279 --> 00:41:25,680 이제 출산할 때가 온 것 같구나 441 00:41:26,083 --> 00:41:27,072 네 442 00:41:27,418 --> 00:41:29,716 그래서 하는 얘긴데 443 00:41:30,054 --> 00:41:34,855 여기선 초산은 친정에서 치르는 풍습이 있단다 444 00:41:36,527 --> 00:41:39,930 아범도 그렇게 하길 바라고 있으니 445 00:41:39,930 --> 00:41:41,898 친정으로 가거라 446 00:41:43,400 --> 00:41:46,971 그렇지만 어머니께선 여기서 그이를 낳고 447 00:41:46,971 --> 00:41:50,065 아버님이 품에 안으셨다고 했잖아요 448 00:41:50,674 --> 00:41:52,335 그때는 449 00:41:52,843 --> 00:41:56,714 집안에 여자가 나밖에 없어서 그랬지 450 00:41:56,714 --> 00:41:58,182 저도... 451 00:41:58,182 --> 00:42:01,242 남편이 애를 받아 줬으면 합니다 452 00:42:02,586 --> 00:42:07,888 너는 아범에게까지 산파 짓을 시킬 셈이냐 453 00:42:10,094 --> 00:42:14,622 그렇게 친정에 가는 게 못마땅하면 454 00:42:15,132 --> 00:42:17,965 그냥 있든지 455 00:42:20,571 --> 00:42:23,506 친정으로 가겠습니다 456 00:42:25,910 --> 00:42:30,040 어머나, 조금도 야위질 않은 걸 보니 457 00:42:30,614 --> 00:42:33,344 안심이 되는구나 458 00:42:33,884 --> 00:42:36,854 모두 안사돈 덕분이에요 459 00:42:36,854 --> 00:42:40,291 가을 가지는 며느리도 주지 말라며 460 00:42:40,291 --> 00:42:42,960 먹을 걸 줄이는 판에 461 00:42:42,960 --> 00:42:46,953 이렇게 잘 돌봐 주니 둘도 없는 시어머니구나 462 00:42:47,631 --> 00:42:50,768 - 고마운 일이다 - 정말 그렇죠 463 00:42:50,768 --> 00:42:54,204 정말 시집은 잘 보냈어요 464 00:42:55,439 --> 00:42:58,375 사위도 이 지방 최고의 의사라며 465 00:42:58,375 --> 00:43:00,611 칭찬이 자자하더라 466 00:43:00,611 --> 00:43:03,876 새로운 제자들도 많이 생겼다던데 467 00:43:04,315 --> 00:43:06,317 대단한 사람이야 468 00:43:06,317 --> 00:43:07,443 엄마! 469 00:43:07,718 --> 00:43:10,521 우리 시어머니 정말 못됐어 470 00:43:10,521 --> 00:43:12,421 겉하곤 딴 판이에요 471 00:43:13,390 --> 00:43:17,190 뱃속은 썩은 심통으로 가득 차 있어요 472 00:43:18,062 --> 00:43:20,698 현명하다고들 하는데 473 00:43:20,698 --> 00:43:24,259 사실은 음흉한 속물덩어리라고요 474 00:43:25,502 --> 00:43:28,232 그이가 없을 때 날 받아들인 것도 475 00:43:28,572 --> 00:43:31,769 옷감을 짜 돈을 벌 목적이었다고요 476 00:43:34,011 --> 00:43:36,775 그리고 친정으로 날 보낸 것도 477 00:43:37,014 --> 00:43:40,745 먹는 게 아까워서일 거예요 478 00:43:41,619 --> 00:43:44,816 게다가 이 몸으론 옷감도 못 짤 테니 479 00:43:45,289 --> 00:43:47,257 그렇게 생각하면 못써 480 00:43:47,257 --> 00:43:50,961 착한 시어머닐 욕하면 벌 받는다 481 00:43:50,961 --> 00:43:53,828 엄만 아무것도 몰라요 482 00:43:54,498 --> 00:43:56,000 왜 이러니! 483 00:43:56,000 --> 00:43:58,594 그러다 탈 나면 어쩌려고! 484 00:44:01,105 --> 00:44:04,597 지금은 애 잘 낳을 생각만 해라 485 00:44:04,975 --> 00:44:07,273 그게 여자의 본분이야 486 00:44:08,445 --> 00:44:10,310 보란 듯이 낳겠어요 487 00:44:10,748 --> 00:44:12,883 하나오카의 며느리로서 488 00:44:12,883 --> 00:44:15,545 당당하게 남편의 아이를 낳겠어요 489 00:44:24,762 --> 00:44:26,930 조금만 참아라 490 00:44:26,930 --> 00:44:29,767 초산은 반나절 정도 진통을 한다 491 00:44:29,767 --> 00:44:31,428 그러니 참거라 492 00:44:50,287 --> 00:44:51,777 이쁘게 생겼네 493 00:44:53,157 --> 00:44:54,317 고벤이라 부르자 494 00:44:54,858 --> 00:44:57,122 난 전부터 딸인 줄 알았어 495 00:44:57,795 --> 00:44:59,524 수고 많았구나 496 00:45:00,264 --> 00:45:03,290 다음엔 아들을 낳아 주려무나 497 00:45:04,034 --> 00:45:06,770 우리 가문에 후사를 보아야만 498 00:45:06,770 --> 00:45:09,136 안심할 수 있지 않겠느냐 499 00:45:10,074 --> 00:45:11,041 네 500 00:45:12,376 --> 00:45:13,843 다음엔 꼭... 501 00:45:14,278 --> 00:45:15,913 몸조리하거라 502 00:45:15,913 --> 00:45:19,144 튼튼히 키운 후에 돌아오렴 503 00:45:19,750 --> 00:45:22,913 집안일은 조금도 걱정하지 말거라 504 00:45:27,324 --> 00:45:29,760 우리에게 소중한 며느리니 505 00:45:29,760 --> 00:45:32,558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506 00:45:34,865 --> 00:45:36,457 그로부터 4년 후 507 00:45:37,801 --> 00:45:41,328 비와 기근의 고통은 겨우 사라졌지만 508 00:45:49,546 --> 00:45:51,776 오가츠 아프니? 509 00:45:53,117 --> 00:45:56,314 숨 쉴 때마다 답답해요 510 00:45:57,287 --> 00:45:58,447 언제부터? 511 00:45:59,690 --> 00:46:01,749 삼월 삼짇날부터 512 00:46:02,426 --> 00:46:05,190 작은 몽우리가 생겼어요 513 00:46:06,029 --> 00:46:07,929 왜 그때 얘기 안 했어? 514 00:46:10,768 --> 00:46:13,032 유방암이죠, 오빠? 515 00:46:14,505 --> 00:46:18,601 어차피 죽을 병이라 말 안 했어요 516 00:46:20,811 --> 00:46:23,981 - 엄마 왜 그래? - 아무것도 아냐 517 00:46:23,981 --> 00:46:25,414 저리 나가 놀아 518 00:46:28,252 --> 00:46:29,344 오빠 519 00:46:30,621 --> 00:46:34,113 오빠가 만든 진통용 고약을 붙여 주세요 520 00:46:34,992 --> 00:46:38,257 그건 베인 상처에는 효험이 있지만 521 00:46:38,762 --> 00:46:41,465 유방암에는 소용이 없단다 522 00:46:41,465 --> 00:46:45,335 그럼 고양이와 개한테 실험했던 523 00:46:45,335 --> 00:46:48,930 잠자는 약이라도 524 00:46:51,241 --> 00:46:54,142 목숨을 살리는 게 의사의 본분인데 525 00:46:54,978 --> 00:46:58,573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사약을 줄 순 없다 526 00:46:59,383 --> 00:47:00,509 정 그러면 527 00:47:02,219 --> 00:47:04,653 내 몸을 절개해서 528 00:47:04,988 --> 00:47:08,355 오빠가 잘하는 수술이라도 해 줘요 529 00:47:11,094 --> 00:47:13,392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530 00:47:13,797 --> 00:47:16,129 널 이렇게 두진 않아! 531 00:47:18,902 --> 00:47:20,028 아범아 532 00:47:20,938 --> 00:47:24,141 오가츠가 저렇게 애원하는데 533 00:47:24,141 --> 00:47:28,544 쟤 말대로 고약이라도 붙여 주면 안 되겠니? 534 00:47:29,046 --> 00:47:31,776 어머닌 저 애를 죽일 작정이세요? 535 00:47:32,316 --> 00:47:35,114 어느 부모가 자식을 죽이겠니! 536 00:47:35,686 --> 00:47:39,247 저렇게 아파하니 대신 죽고 싶은 심정이다 537 00:47:39,790 --> 00:47:41,382 그 고약엔 538 00:47:41,758 --> 00:47:44,352 먹으면 죽는 독이 발라져 있어요 539 00:47:45,796 --> 00:47:47,491 그걸 가슴에 붙여 주면 540 00:47:48,098 --> 00:47:50,532 쟤는 분명 먹어 삼킬 거라고요 541 00:47:51,468 --> 00:47:53,231 몰라서 그러세요! 542 00:47:56,006 --> 00:47:59,209 유방은 여자의 생명이라서 543 00:47:59,209 --> 00:48:01,879 잘라 내면 죽는다지만 544 00:48:01,879 --> 00:48:04,609 네 실력으로도 못 고치는 거냐? 545 00:48:05,415 --> 00:48:07,940 이미 혹이 주먹만 해졌고 546 00:48:08,318 --> 00:48:10,921 겨드랑이, 가슴까지 퍼져서 547 00:48:10,921 --> 00:48:13,219 유방만 잘라선 안 돼요 548 00:48:13,790 --> 00:48:15,587 몸도 쇠약해 있어 549 00:48:16,360 --> 00:48:18,521 고통과 출혈로 위험해져요 550 00:48:20,163 --> 00:48:22,358 마취약만 있어도 됐을 텐데 551 00:48:23,300 --> 00:48:26,235 마취약은 벌써 만들었잖니? 552 00:48:26,770 --> 00:48:31,742 요즘 개와 고양이도 죽은 것처럼 잠들었다가 553 00:48:31,742 --> 00:48:34,011 깨면 잘 걸어다녔잖아? 554 00:48:34,011 --> 00:48:35,638 아직 미완성이에요 555 00:48:38,849 --> 00:48:39,781 어머니 556 00:48:40,951 --> 00:48:42,646 어머님도 괴롭겠지만 557 00:48:43,954 --> 00:48:46,388 의사인 제가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게 558 00:48:47,291 --> 00:48:49,759 몇 배 더 괴롭습니다 559 00:48:50,727 --> 00:48:52,820 혀라도 깨물어 죽고 싶어요! 560 00:48:56,033 --> 00:48:57,100 선생님! 561 00:48:57,100 --> 00:48:59,670 - 이 고양이가 - 왜 그래? 562 00:48:59,670 --> 00:49:03,273 담에서 떨어져 돌에 부딪혀 죽었어요 563 00:49:03,273 --> 00:49:04,808 혼자 떨어졌나? 564 00:49:04,808 --> 00:49:06,843 비틀비틀 걷다가 565 00:49:06,843 --> 00:49:10,210 그냥 아래로 툭 떨어졌어요 566 00:49:15,485 --> 00:49:16,747 어머니 567 00:49:18,055 --> 00:49:22,355 이 고양인 마취약 탓에 뇌가 망가진 거예요 568 00:49:23,560 --> 00:49:25,460 이걸 쟤한테 썼다간 569 00:49:26,229 --> 00:49:28,527 어찌 될지 몰라요 570 00:50:00,530 --> 00:50:01,588 엄마 571 00:50:02,099 --> 00:50:06,103 누나가 죽은 건 개랑 고양이의 저주라고 572 00:50:06,103 --> 00:50:08,128 마을 사람들이 그래요 573 00:50:08,572 --> 00:50:09,596 닥쳐! 574 00:50:10,474 --> 00:50:12,942 두 번 다시 그런 말 하지마! 575 00:50:14,578 --> 00:50:16,671 개와 고양이의 저주라면 576 00:50:17,080 --> 00:50:19,810 고벤도 무사히 태어나지 못했어 577 00:50:21,051 --> 00:50:23,220 며느리는 제쳐 두고 578 00:50:23,220 --> 00:50:25,984 우리 오가츠만 저주 받을 리 없다 579 00:50:39,036 --> 00:50:40,196 세이슈 선생님 580 00:50:41,371 --> 00:50:43,532 괴로우시겠지만 581 00:50:43,940 --> 00:50:46,966 오가츠는 명이 다했다고 생각하세요 582 00:50:48,178 --> 00:50:52,046 나더러 환자의 죽음을 보고만 있으란 건가? 583 00:50:54,184 --> 00:50:55,412 어떤 병이라도 584 00:50:56,219 --> 00:50:59,052 환자가 죽으면 그건 다 의사 탓이야 585 00:51:01,158 --> 00:51:02,921 오가츠를 죽인 건 나야 586 00:51:03,760 --> 00:51:04,784 나라고! 587 00:51:06,797 --> 00:51:08,196 죽게 내버려둔 건 588 00:51:08,899 --> 00:51:10,799 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야! 589 00:51:14,471 --> 00:51:16,268 7년이 흐른 뒤 590 00:51:16,840 --> 00:51:19,536 세상은 평온을 되찾았다 591 00:51:23,013 --> 00:51:27,245 동생인 오가츠도 운페를 위해 일하다가 592 00:51:27,818 --> 00:51:30,946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 버렸기에 593 00:51:31,721 --> 00:51:35,092 남은 애들도 혹여 그럴까 싶어 594 00:51:35,092 --> 00:51:38,619 작년에 살길을 마련해 줬죠 595 00:51:39,729 --> 00:51:42,399 막내 료헤이도 의술을 배우려고 596 00:51:42,399 --> 00:51:44,230 수도로 떠났어요 597 00:51:45,168 --> 00:51:48,538 허허, 그러셨군요 598 00:51:48,538 --> 00:51:52,065 몹시 쓸쓸하시겠군요 599 00:51:52,642 --> 00:51:53,944 그렇긴 해도 600 00:51:53,944 --> 00:51:57,209 제자들이 많이 늘어났기에 601 00:51:57,581 --> 00:52:01,574 - 집을 넓힐 생각이에요 - 네... 602 00:52:01,918 --> 00:52:04,409 며느님은 잘 계시죠? 603 00:52:05,489 --> 00:52:09,391 그 앤 늘 잘 있답니다 604 00:52:16,533 --> 00:52:17,801 엄마! 605 00:52:17,801 --> 00:52:20,237 아빠가 고양이랑 놀아요 606 00:52:20,237 --> 00:52:22,068 재밌으니 가 봐요 607 00:52:27,944 --> 00:52:30,970 작은마님, 고양이가 이젠 잘 섭니다 608 00:52:31,181 --> 00:52:32,113 보라고 609 00:52:33,416 --> 00:52:34,383 으쌰! 610 00:52:39,756 --> 00:52:41,892 3일 만에 깨어났는데 611 00:52:41,892 --> 00:52:44,156 잠들기 전과 똑같다고 612 00:52:44,661 --> 00:52:46,094 아주 건강해 613 00:52:46,363 --> 00:52:51,596 시작한 지 10년 만에 마취약을 성공하셨네요 614 00:52:52,035 --> 00:52:53,866 아범아 축하한다 615 00:52:54,471 --> 00:52:56,473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616 00:52:56,473 --> 00:52:59,067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617 00:52:59,376 --> 00:53:00,710 아니에요 618 00:53:00,710 --> 00:53:03,042 성공이라고 하긴 일러요 619 00:53:03,480 --> 00:53:05,778 사람은 고양이와 달라서 620 00:53:06,082 --> 00:53:10,212 고양이에게 먹인 양으론 듣지 않을 테고 621 00:53:10,754 --> 00:53:14,713 사람에겐 어느 정도의 양이 필요한지 622 00:53:15,292 --> 00:53:17,783 이제부터가 힘든 일이죠 623 00:53:18,495 --> 00:53:20,053 그렇구나 624 00:53:39,015 --> 00:53:40,312 아범아 625 00:53:40,917 --> 00:53:44,020 오랜 생각 끝에 하는 말이니 626 00:53:44,020 --> 00:53:46,656 진지하게 듣거라 627 00:53:46,656 --> 00:53:49,147 무슨 말씀이신데요? 628 00:53:51,828 --> 00:53:55,821 마취약 실험에 날 써 보거라 629 00:53:59,302 --> 00:54:03,506 어머니, 한밤중에 생각하신 게 그거예요? 630 00:54:03,506 --> 00:54:05,709 놀래키지 마세요 631 00:54:05,709 --> 00:54:09,907 마취제를 사람에게 쓸 수만 있다면 성공이잖니 632 00:54:10,547 --> 00:54:14,916 그런 것도 눈치 못 챈다면 등신이지 633 00:54:17,020 --> 00:54:19,989 난 너를 낳은 어미이기에 634 00:54:20,657 --> 00:54:24,261 네가 뭘 원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635 00:54:24,261 --> 00:54:27,597 그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636 00:54:27,597 --> 00:54:30,100 당치 않으신 말씀이세요 637 00:54:30,100 --> 00:54:33,236 그 실험은 제가 하려고 638 00:54:33,236 --> 00:54:36,306 진작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639 00:54:36,306 --> 00:54:40,868 - 제가 하겠어요 - 너야말로 가만 있거라 640 00:54:41,478 --> 00:54:44,047 만약 너한테 변이라도 생기면 641 00:54:44,047 --> 00:54:46,538 내 어찌 얼굴을 들고 다니겠느냐 642 00:54:47,484 --> 00:54:50,186 너는 네 목숨을 보존하여 643 00:54:50,186 --> 00:54:52,347 이 집안이나 잘 지키거라 644 00:54:53,790 --> 00:54:57,920 얼굴 못 드는 건 며느리인 저라고요 645 00:54:59,329 --> 00:55:01,998 귀하신 시어머님께 약을 먹인 646 00:55:01,998 --> 00:55:05,627 며느리가 어떻게 편히 살겠어요? 647 00:55:06,503 --> 00:55:09,973 이번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648 00:55:09,973 --> 00:55:11,736 왜 이러느냐 649 00:55:12,409 --> 00:55:15,312 내가 살면 얼마나 살 것이며 650 00:55:15,312 --> 00:55:18,448 아범에겐 현모양처인 네가 있으니 651 00:55:18,448 --> 00:55:21,281 난 죽어도 여한이 없다 652 00:55:22,252 --> 00:55:25,088 허나 넌 아직 가문의 대를 이을 653 00:55:25,088 --> 00:55:27,924 사내아이를 낳지 못하고 있으니 654 00:55:27,924 --> 00:55:31,758 그 일을 해낼 때까지 몸을 보존해야 한다 655 00:55:32,529 --> 00:55:34,130 결혼해서 3년간 656 00:55:34,130 --> 00:55:36,325 무자식이면 나가라 했습니다 657 00:55:36,700 --> 00:55:38,895 이 집에 들어와 15년 동안 658 00:55:39,269 --> 00:55:41,863 달랑 딸 하나 낳은 무능한 여잔데 659 00:55:42,172 --> 00:55:44,868 삶에 무슨 미련이 있겠나요? 660 00:55:45,742 --> 00:55:47,610 제가 하겠습니다 661 00:55:47,610 --> 00:55:50,613 얘가 정말! 662 00:55:50,613 --> 00:55:53,183 시어미 말을 거역하는 거냐? 663 00:55:53,183 --> 00:55:56,118 네, 이번 일만큼은요 664 00:55:56,586 --> 00:55:59,622 늙으신 어머님께 그런 일까지... 665 00:55:59,622 --> 00:56:02,659 - 저는 뭐가 됩니까? - 며늘아! 666 00:56:02,659 --> 00:56:06,062 난 늙었으니 쓸모없단 얘기냐? 667 00:56:06,062 --> 00:56:06,963 그만! 668 00:56:06,963 --> 00:56:08,931 그만! 그만들 해요! 669 00:56:12,035 --> 00:56:13,969 그렇게 죽고 싶어요? 670 00:56:14,971 --> 00:56:17,098 목숨이 아깝지 않아? 671 00:56:18,141 --> 00:56:21,042 내 약을 먹으면 죽는다는 거야? 672 00:56:21,277 --> 00:56:23,871 난 사약을 만드는 게 아니야! 673 00:56:25,115 --> 00:56:26,377 죄송해요 674 00:56:26,883 --> 00:56:30,580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뭘 망설이는 게냐 675 00:56:31,221 --> 00:56:32,916 날 선택하거라! 676 00:56:38,795 --> 00:56:39,762 좋아요 677 00:56:40,764 --> 00:56:42,254 두 사람 다 하죠 678 00:56:43,066 --> 00:56:45,762 사람한테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679 00:56:47,003 --> 00:56:49,005 둘 다 시험해 보겠다면 680 00:56:49,005 --> 00:56:52,634 말 꺼낸 건 나니까 내가 먼저 먹겠다 681 00:56:53,343 --> 00:56:54,537 그렇게 하죠 682 00:56:55,912 --> 00:56:58,107 제자들에겐 비밀로 하세요 683 00:57:14,164 --> 00:57:15,598 마신 후에 684 00:57:15,598 --> 00:57:18,396 얼마나 있어야 약효가 나느냐? 685 00:57:18,935 --> 00:57:21,733 2시간 정도면 나타날 겁니다 686 00:57:40,657 --> 00:57:44,160 생각보단 그렇게 쓰질 않구나 687 00:57:44,160 --> 00:57:46,958 약효가 강하니 어서 누우세요 688 00:57:47,597 --> 00:57:51,533 그 전에 부탁할 게 있다 689 00:57:51,868 --> 00:57:53,028 뭔데요? 690 00:57:54,304 --> 00:57:56,772 료헤이가 공부 마치고 오면 691 00:57:56,906 --> 00:57:58,840 양자로 받아들여라 692 00:57:59,542 --> 00:58:00,873 동생을요? 693 00:58:01,010 --> 00:58:03,613 집안을 이을 후사가 없는 게 694 00:58:03,613 --> 00:58:06,173 맘에 걸리는구나 695 00:58:07,217 --> 00:58:08,309 그렇게 하죠 696 00:58:08,852 --> 00:58:11,421 그놈도 의술을 배우고 있으니 697 00:58:11,421 --> 00:58:13,389 잘할 겁니다 698 00:58:15,158 --> 00:58:16,955 그 말을 들으니 699 00:58:17,527 --> 00:58:19,427 이제야 맘이 놓인다 700 00:58:37,113 --> 00:58:39,707 저, 어머니께서... 701 00:58:49,392 --> 00:58:50,359 어머니 702 00:58:50,927 --> 00:58:51,951 답답하세요? 703 00:59:05,475 --> 00:59:07,534 어머니! 어머니! 704 00:59:11,548 --> 00:59:12,981 아범아 705 00:59:13,883 --> 00:59:15,043 답답해요? 706 00:59:16,586 --> 00:59:19,111 몸이, 왜 이리... 707 00:59:19,956 --> 00:59:21,821 열이 나... 708 00:59:22,225 --> 00:59:25,422 그 약을 먹으면 열나는 게 당연해요 709 00:59:26,062 --> 00:59:29,554 난 괜찮다 710 00:59:30,934 --> 00:59:34,199 얘가 호들갑을 떨어 널 불렀구나 711 00:59:35,071 --> 00:59:38,939 그럼 쉬고 계세요 환자가 많이 밀렸거든요 712 00:59:40,944 --> 00:59:43,879 - 아범아 - 왜요? 713 00:59:45,048 --> 00:59:49,109 너는 내가 낳은 자식이다 714 00:59:49,719 --> 00:59:51,050 그럼요... 715 00:59:53,356 --> 00:59:54,846 운페야... 716 00:59:57,427 --> 00:59:58,826 나는... 717 01:00:06,002 --> 01:00:08,027 잠이 드셨구먼 718 01:00:21,284 --> 01:00:23,047 뭐 하시는 거예요? 719 01:00:23,620 --> 01:00:27,215 허벅지는 몸에서 제일 통증을 잘 느끼는 데지 720 01:00:27,757 --> 01:00:30,624 조금 꼬집었는데 통증을 느낀다는 건 721 01:00:31,461 --> 01:00:33,122 약했나 봐 722 01:00:35,465 --> 01:00:36,625 여보 723 01:00:37,934 --> 01:00:40,203 정말 약효가 없는 건가요? 724 01:00:40,203 --> 01:00:42,330 미동도 안 하시잖아요 725 01:00:43,306 --> 01:00:47,174 소주에다 만다라게 즙을 조금 타서 먹인 거라 726 01:00:47,744 --> 01:00:49,871 술 취해서 자는 것과 마찬가지야 727 01:00:51,614 --> 01:00:53,707 그랬군요 728 01:00:53,916 --> 01:00:55,747 어머님껜 비밀로 해 729 01:00:56,753 --> 01:00:57,811 네 730 01:01:03,092 --> 01:01:06,061 얼마나 잤느냐? 731 01:01:06,362 --> 01:01:08,523 2시간 정도요 732 01:01:10,667 --> 01:01:13,465 전혀 모르겠는 걸 733 01:01:14,971 --> 01:01:17,030 약효가 대단해 734 01:01:18,107 --> 01:01:21,133 머리나 몸 아픈 덴 없어요? 735 01:01:23,479 --> 01:01:24,707 없어 736 01:01:25,815 --> 01:01:27,180 조금도 737 01:01:27,850 --> 01:01:29,750 눈은 잘 보이세요? 738 01:01:32,755 --> 01:01:34,848 그럼 보이고말고 739 01:01:36,325 --> 01:01:39,556 난 아무렇지도 않단다 740 01:01:40,797 --> 01:01:44,563 실험은 대성공이구나 아범아 741 01:01:44,867 --> 01:01:46,357 어머님 덕분이에요 742 01:01:47,670 --> 01:01:49,228 기력제 드세요 743 01:01:55,578 --> 01:01:56,636 얘야 744 01:01:57,380 --> 01:02:00,941 내 건강한 모습을 보니 안심했지? 745 01:02:01,718 --> 01:02:04,778 조금도 걱정할 것 없다 746 01:02:06,189 --> 01:02:07,451 그러니까 747 01:02:08,191 --> 01:02:12,924 너까지 마실 필요는 없을 것 같구나 748 01:02:13,196 --> 01:02:18,566 어머님이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749 01:02:23,106 --> 01:02:26,709 큰마님 정말 대단하셔 고개가 절로 숙여져 750 01:02:26,709 --> 01:02:29,712 어머니가 아니면 그런 일 못 하지 751 01:02:29,712 --> 01:02:30,679 그럼 752 01:02:35,618 --> 01:02:36,846 나오셨어요? 753 01:02:37,253 --> 01:02:40,222 - 나오셨어요? - 수고들 하게 754 01:02:54,971 --> 01:02:58,771 어머님께선 우리와의 약속을 어기시고 755 01:02:59,175 --> 01:03:03,839 마취 실험에 성공했다며 얘길하고 다니시니 756 01:03:04,947 --> 01:03:07,814 곤란해지는 건 바로 당신이에요 757 01:03:09,185 --> 01:03:13,122 수술할 때 환자가 마취약을 써 달라고 하면 758 01:03:13,122 --> 01:03:15,215 그땐 어떡하냐고요 759 01:03:16,392 --> 01:03:17,450 글쎄 말야 760 01:03:18,561 --> 01:03:22,732 어머니보다 8배 강한 만다라게를 쓴다면 761 01:03:22,732 --> 01:03:24,757 사람에게 효험이 생길 거야 762 01:03:25,334 --> 01:03:27,734 그럼 제가 먹어 볼게요 763 01:03:29,772 --> 01:03:33,509 아무리 독해도 당신을 위해서라면 764 01:03:33,509 --> 01:03:35,568 뭐든 다 먹을 수 있어요 765 01:03:42,385 --> 01:03:43,374 여보 766 01:03:44,720 --> 01:03:46,153 해 줄 수 있겠어? 767 01:03:47,356 --> 01:03:48,323 네 768 01:03:55,231 --> 01:03:57,722 엄마 머린 참 길다 769 01:03:58,868 --> 01:04:01,928 난 언제나 엄마처럼 될까? 770 01:04:05,241 --> 01:04:06,731 고벤... 771 01:04:07,343 --> 01:04:08,833 왜 울어? 772 01:04:10,012 --> 01:04:13,641 눈에 물이 들어가서 그래 773 01:05:13,342 --> 01:05:15,333 숨 쉬지 말고 먹거라 774 01:05:16,279 --> 01:05:17,906 한숨에 쭈욱 마셔 775 01:05:32,762 --> 01:05:33,786 물 줄까? 776 01:05:36,532 --> 01:05:39,023 어머니, 물 주세요 777 01:05:43,172 --> 01:05:44,070 답답해? 778 01:05:46,275 --> 01:05:47,242 더워? 779 01:06:24,046 --> 01:06:26,776 고벤, 고벤을... 780 01:06:27,516 --> 01:06:28,448 왜? 781 01:06:29,452 --> 01:06:33,149 고벤에게 부탁할 말이 있어요 782 01:06:34,056 --> 01:06:36,217 괜찮아 안 죽어! 783 01:06:37,126 --> 01:06:39,185 그래도 고벤을! 784 01:06:41,864 --> 01:06:43,798 알았어, 알았다고 785 01:06:44,300 --> 01:06:48,396 그 앤 당신 딸이에요 786 01:06:50,439 --> 01:06:51,838 왜 모를까 787 01:07:29,612 --> 01:07:32,843 세게 꼬집었는데도 통증이 없는 걸 보니 788 01:07:33,449 --> 01:07:35,417 마취가 잘된 것 같군 789 01:07:36,118 --> 01:07:39,849 아범아 벌써 3일째 못 잤잖니 790 01:07:40,189 --> 01:07:41,986 몸 상하면 어쩌려고 791 01:07:42,425 --> 01:07:44,450 어머니나 가서 쉬세요 792 01:07:53,302 --> 01:07:54,326 큰마님! 793 01:07:55,037 --> 01:07:58,040 작은마님께서 3일째 저러시는데 794 01:07:58,040 --> 01:08:02,170 만일 깨어나지 않으시면 큰일 아닙니까요? 795 01:08:03,379 --> 01:08:06,712 저 애야 죽으면 그만이지만 796 01:08:07,183 --> 01:08:10,016 고통스러운 건 바로 날세 797 01:08:10,986 --> 01:08:14,820 누구보다도 일어나 주길 바라고 있다네 798 01:08:16,659 --> 01:08:19,526 괜한 짓 하겠다고 나서더니 799 01:08:20,029 --> 01:08:22,327 만약에 변이라도 생긴다면 800 01:08:23,132 --> 01:08:25,862 내 어찌 얼굴을 들고 살 수 있겠는가 801 01:08:32,675 --> 01:08:35,337 여보 정신이 들어? 802 01:09:06,809 --> 01:09:07,867 어머니 803 01:09:08,677 --> 01:09:10,304 이제 무사합니다 804 01:09:11,180 --> 01:09:13,978 앞으로 1시간 후면 깨어날 거예요 805 01:09:15,551 --> 01:09:17,520 흰죽을 끓여서 806 01:09:17,520 --> 01:09:20,717 날계란 3개를 노른자만 먹이세요 807 01:09:21,157 --> 01:09:24,456 3일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잖아요 808 01:09:25,060 --> 01:09:28,461 아범도 아무것도 안 먹었잖니 809 01:09:28,898 --> 01:09:30,166 그렇군요 810 01:09:30,166 --> 01:09:33,226 그럼 저도 해 주세요 같이 먹게 811 01:09:46,282 --> 01:09:49,683 큰마님 죽은 왜 끓이세요? 812 01:09:50,419 --> 01:09:53,149 며느리가 잠에서 깨어나 813 01:09:54,256 --> 01:09:56,417 아범이 좋아하고 있다네 814 01:09:57,226 --> 01:10:00,753 둘이서 죽을 같이 먹겠다고 해서 815 01:10:01,830 --> 01:10:02,990 둘이서만... 816 01:10:15,578 --> 01:10:17,705 작은마님이 일어나셨대 817 01:10:18,414 --> 01:10:20,541 실험이 성공한 것 같아 818 01:10:21,050 --> 01:10:24,853 큰마님도 기뻐 우시면서 죽을 끓이고 계셔 819 01:10:24,853 --> 01:10:26,956 그거 잘됐네 820 01:10:26,956 --> 01:10:29,158 큰마님도 작은마님도 821 01:10:29,158 --> 01:10:31,760 의사 집안의 자랑거리야 822 01:10:31,760 --> 01:10:33,862 실험을 위해 목숨까지 거니 823 01:10:33,862 --> 01:10:36,558 대단한 분들이셔 824 01:10:40,769 --> 01:10:42,236 꿈은 꿨어? 825 01:10:44,206 --> 01:10:46,140 그래, 꿨다고? 826 01:10:48,978 --> 01:10:50,309 머리는 아파? 827 01:10:51,981 --> 01:10:53,107 그래? 828 01:10:54,516 --> 01:10:56,211 몸 상태는 어때? 829 01:10:57,253 --> 01:10:59,949 다리가 움직이는지 움직여 봐 830 01:11:02,324 --> 01:11:03,916 됐어, 들면 안 돼 831 01:11:05,261 --> 01:11:06,228 어때? 832 01:11:06,862 --> 01:11:08,796 관절은 안 아파? 833 01:11:10,065 --> 01:11:11,157 아프지 않아? 834 01:11:12,234 --> 01:11:14,225 그래, 됐어 835 01:11:16,405 --> 01:11:17,463 그런데, 여보 836 01:11:17,906 --> 01:11:21,307 이 끈 묶는 법 누구한테 배운 거야? 837 01:11:22,544 --> 01:11:27,583 할머니께서 무사 집안의 여자라면 알아야 한다며 838 01:11:27,583 --> 01:11:29,608 가르쳐 주셨어요 839 01:11:30,653 --> 01:11:33,520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더 조여져서 840 01:11:33,956 --> 01:11:37,517 절대 풀 수 없는 매듭이라 하셨어요 841 01:11:37,926 --> 01:11:38,824 그랬군 842 01:11:48,737 --> 01:11:49,829 이렇게 했지 843 01:11:56,545 --> 01:11:57,534 과연 844 01:11:58,314 --> 01:11:59,212 어머니 845 01:11:59,715 --> 01:12:02,384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846 01:12:02,384 --> 01:12:04,978 지혜가 담긴 매듭법 같아요 847 01:12:06,088 --> 01:12:08,556 지혈하는 데도 쓸모 있을 것 같고 848 01:12:09,258 --> 01:12:11,627 역시 무사 집안의 여자라 849 01:12:11,627 --> 01:12:13,254 다르긴 다르구먼 850 01:12:14,563 --> 01:12:17,657 정말 그런가보구나 851 01:12:50,999 --> 01:12:52,261 아범아 852 01:12:52,501 --> 01:12:54,837 네 처는 약에서 깨어난 후 853 01:12:54,837 --> 01:12:57,203 보름이나 누워 있으니 854 01:12:57,706 --> 01:13:02,544 몸이 이리 약해져서야 성공이라 할 수 있겠니? 855 01:13:02,544 --> 01:13:05,035 수술한 환자가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856 01:13:06,615 --> 01:13:10,574 이 앤 마취에 약한 체질일 거야 857 01:13:12,521 --> 01:13:17,823 심려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858 01:13:18,394 --> 01:13:21,063 병치레 안 하고 애 많이 낳은 내가 859 01:13:21,063 --> 01:13:23,232 더 건강하지 않니? 860 01:13:23,232 --> 01:13:25,996 내가 한 번 더 해야 할 것 같다 861 01:13:26,668 --> 01:13:29,605 넌 내가 낳은 자식이다 862 01:13:29,605 --> 01:13:32,335 에미로서 뭐든 도움이 되고 싶구나 863 01:13:35,577 --> 01:13:38,171 그러면 그렇게 하죠 864 01:13:46,989 --> 01:13:48,388 너로구나 865 01:13:51,059 --> 01:13:52,754 정신 드셨어요? 866 01:13:54,196 --> 01:13:56,630 얼마나 잤느냐? 867 01:13:57,399 --> 01:13:58,627 그게... 868 01:13:59,201 --> 01:14:01,328 3일 정도인 것 같아요 869 01:14:01,937 --> 01:14:05,407 저도 한숨 못 자 피곤해서 그런지 870 01:14:05,407 --> 01:14:07,466 확실치가 않네요 871 01:14:08,577 --> 01:14:10,704 먼저 약부터 드세요 872 01:14:15,951 --> 01:14:17,486 아범은? 873 01:14:17,486 --> 01:14:20,011 급한 환자 때문에 나갔어요 874 01:14:25,894 --> 01:14:29,057 이번엔 대성공이야 875 01:14:29,998 --> 01:14:34,059 너와는 다르게 조금도 힘들지 않고 876 01:14:34,870 --> 01:14:36,929 정신까지 말짱하구나 877 01:14:39,308 --> 01:14:43,645 아범을 위해 너도 기쁘지 않니? 878 01:14:43,645 --> 01:14:44,713 네 879 01:14:44,713 --> 01:14:47,375 정말 기쁩니다 880 01:14:51,119 --> 01:14:52,654 - 아가씨 - 네 881 01:14:52,654 --> 01:14:57,125 어머님께 흰죽하고 계란 노른자 좀 드리세요 882 01:14:57,125 --> 01:15:00,788 저보다 아가씨가 드리면 더 좋아하실 거예요 883 01:15:01,563 --> 01:15:05,659 난 더 어두워지기 전에 풀질을 해야 하거든요 884 01:15:08,170 --> 01:15:09,398 어둡다뇨? 885 01:15:11,673 --> 01:15:12,571 언니? 886 01:15:13,008 --> 01:15:15,677 날씨가 좋을 줄 알았는데 887 01:15:15,677 --> 01:15:17,736 갑자기 어두워지네 888 01:15:18,647 --> 01:15:21,411 이러다간 풀질도 못 하겠어요 889 01:15:39,601 --> 01:15:42,035 고벤, 왜 그래? 890 01:15:45,574 --> 01:15:46,666 어디 아프니? 891 01:15:48,877 --> 01:15:49,673 고벤 892 01:15:51,513 --> 01:15:52,502 고벤! 893 01:15:53,048 --> 01:15:54,015 고벤! 894 01:16:18,373 --> 01:16:22,275 겨우 3일 감기를 앓았을 뿐인데 895 01:16:23,378 --> 01:16:26,404 아무 손도 못 써 보고 죽다니 896 01:16:28,417 --> 01:16:32,410 고벤이 너무 불쌍해요 897 01:16:33,889 --> 01:16:35,322 울거라 898 01:16:36,158 --> 01:16:38,217 맘껏 울거라 899 01:16:39,895 --> 01:16:42,762 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야 900 01:16:45,233 --> 01:16:47,633 눈물이 마른 것처럼 901 01:16:48,170 --> 01:16:50,195 불행한 건 없다 902 01:16:52,407 --> 01:16:56,578 나도 오가츠를 떠나보낸 후론 903 01:16:56,578 --> 01:17:02,317 하루 빨리 죽어서 그 애 곁으로 가고 싶다고 904 01:17:02,317 --> 01:17:04,012 늘 생각하고 있단다 905 01:17:05,387 --> 01:17:06,649 어머니! 906 01:17:09,992 --> 01:17:11,323 불쌍한 것 907 01:17:32,581 --> 01:17:33,605 왜? 908 01:17:34,182 --> 01:17:36,218 매일 밤 혼자서 909 01:17:36,218 --> 01:17:39,449 마취약을 먹고 계시는 거 맞죠? 910 01:17:41,923 --> 01:17:43,914 눈치챘군 911 01:17:46,028 --> 01:17:47,586 직접 먹어 보고 912 01:17:48,196 --> 01:17:50,790 적당한 양이 얼마인지를 보는 중이야 913 01:17:51,900 --> 01:17:54,528 그러다 잘못 되면 어쩌려고요 914 01:17:56,471 --> 01:17:58,996 왜 저를 놔두고 그러세요 915 01:17:59,875 --> 01:18:03,208 당신은 너무 강한 약을 먹었어 916 01:18:03,745 --> 01:18:05,681 - 더는 무리야 - 아뇨 917 01:18:05,681 --> 01:18:07,615 제가 먹게 해 주세요 918 01:18:09,584 --> 01:18:15,113 이젠 사람이 죽는 게 두려워요 919 01:18:17,225 --> 01:18:20,991 고벤은 명대로 갔다고 하더라도 920 01:18:22,631 --> 01:18:25,862 오가츠는 마취약만 있었으면 921 01:18:26,268 --> 01:18:28,236 분명 살릴 수 있었을 거예요 922 01:18:30,772 --> 01:18:34,833 제가 마취약을 먹을 수 있게 해 주세요 923 01:18:39,281 --> 01:18:41,340 - 여보 - 네 924 01:18:42,184 --> 01:18:43,617 그럼 마지막으로 925 01:18:44,619 --> 01:18:45,745 해 줄 수 있어? 926 01:18:47,456 --> 01:18:48,388 네 927 01:18:51,927 --> 01:18:54,996 이건 만다라게를 한아름 모아 928 01:18:54,996 --> 01:18:57,365 바짝 졸여서 말린 걸 929 01:18:57,365 --> 01:18:59,601 잘게 부숴 가루로 만든 거라 930 01:18:59,601 --> 01:19:01,159 먹긴 쉬울 겁니다 931 01:19:07,809 --> 01:19:11,210 실험은 내가 한 게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932 01:19:11,713 --> 01:19:13,943 왜 또 하는지 모르겠구나 933 01:19:24,192 --> 01:19:26,422 오가츠를 떠나보냈을 때 934 01:19:26,895 --> 01:19:30,422 난 죽으려고 실험을 자청했는데 935 01:19:31,333 --> 01:19:35,770 저 애도 지금 나와 같은 심정일 게다 936 01:20:02,597 --> 01:20:03,564 여보 937 01:20:04,166 --> 01:20:05,326 정신이 들어? 938 01:20:06,001 --> 01:20:07,025 네 939 01:20:10,505 --> 01:20:13,167 - 혼자 일어나 봐 - 네 940 01:20:21,316 --> 01:20:22,578 못 일어나겠어? 941 01:20:23,285 --> 01:20:24,377 네... 942 01:20:44,906 --> 01:20:45,838 왜 그래? 943 01:20:47,075 --> 01:20:48,007 말해 봐! 944 01:20:49,477 --> 01:20:50,842 어서 말해 보라고! 945 01:20:51,847 --> 01:20:54,509 - 눈이 - 어떤데? 946 01:20:55,150 --> 01:20:56,378 아파요 947 01:20:56,785 --> 01:21:00,516 머릿속까지 욱신욱신 쑤셔요 948 01:21:01,656 --> 01:21:03,783 - 눈 때문에 - 네 949 01:21:04,092 --> 01:21:05,024 아범아 950 01:21:05,694 --> 01:21:10,098 얘는 고벤이 죽고 나서 계속 울기만 했으니 951 01:21:10,098 --> 01:21:12,032 눈이 아파서일 게다 952 01:21:12,567 --> 01:21:15,092 약 때문에 그런 게 아니야 953 01:21:16,104 --> 01:21:19,631 물로 씻으면 괜찮아질 거야 954 01:21:20,041 --> 01:21:21,133 엄마! 955 01:21:22,210 --> 01:21:24,440 언닌 울어서 아픈 게 아니라 956 01:21:25,180 --> 01:21:27,616 고벤이 죽기 전부터 그랬어요 957 01:21:27,616 --> 01:21:31,108 전에 그 약을 먹은 후부터라고요 958 01:21:34,122 --> 01:21:36,113 왜 내게 말 안 했어? 959 01:21:37,125 --> 01:21:39,116 그럼 먹이지 않았을걸 960 01:21:40,028 --> 01:21:41,586 왜 이제 말하는 거야! 961 01:21:42,297 --> 01:21:45,528 하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잖니? 962 01:21:45,934 --> 01:21:47,869 나도 약을 먹었는데 963 01:21:47,869 --> 01:21:52,374 어머니가 드신 약은 아주 소량이었어요 964 01:21:52,374 --> 01:21:56,367 두 번 모두 2시간쯤 잘 만큼의 수면제였어요 965 01:21:58,647 --> 01:21:59,773 운페야! 966 01:22:08,590 --> 01:22:09,579 며늘아! 967 01:22:10,926 --> 01:22:15,397 너도 알고 있었느냐? 968 01:22:15,397 --> 01:22:16,386 네 969 01:22:18,099 --> 01:22:19,566 알면서 970 01:22:20,735 --> 01:22:22,635 내게 거짓말을? 971 01:22:23,705 --> 01:22:25,866 3일 동안 잤다고 했어? 972 01:22:26,408 --> 01:22:27,238 네 973 01:22:34,182 --> 01:22:38,414 너 정말 몹쓸 애구나! 974 01:23:14,589 --> 01:23:15,556 여보 975 01:23:16,725 --> 01:23:17,919 미안하구먼 976 01:23:19,094 --> 01:23:20,391 의사인 내가 977 01:23:21,463 --> 01:23:23,988 빨리 알아챘어야 했는데 978 01:23:26,368 --> 01:23:27,460 아직도 아파? 979 01:23:27,936 --> 01:23:31,167 아까보단 나아요 980 01:23:34,676 --> 01:23:35,734 지금이... 981 01:23:36,611 --> 01:23:39,239 며칠째 밤인가요? 982 01:23:40,749 --> 01:23:41,773 밤? 983 01:23:42,617 --> 01:23:48,021 왜 빛이 보이질 않는 거죠? 984 01:23:50,992 --> 01:23:51,822 여보! 985 01:24:02,170 --> 01:24:03,398 며늘아 986 01:24:10,979 --> 01:24:12,378 운페를 987 01:24:14,282 --> 01:24:17,843 우리 운페를 부탁한다 988 01:24:29,597 --> 01:24:31,030 며늘아 989 01:24:32,867 --> 01:24:35,199 내가 그렇게도... 990 01:24:36,838 --> 01:24:39,204 밉단 말이냐... 991 01:24:43,611 --> 01:24:44,839 왜 그래, 당신 992 01:24:46,915 --> 01:24:49,008 애가 선 것 같아요 993 01:24:54,222 --> 01:24:55,519 이번엔 아들을 낳아 994 01:24:56,458 --> 01:24:58,293 그러면 내 이름을 따서 995 01:24:58,293 --> 01:25:00,022 운페라고 짓자고 996 01:25:06,901 --> 01:25:10,928 오츠키 부인이 죽은 지 1년이 지났다 997 01:25:14,509 --> 01:25:16,841 작은 운페는 998 01:25:17,779 --> 01:25:21,215 돌아가신 엄마를 쏙 빼닮았어요 999 01:25:22,250 --> 01:25:25,617 그럼 무척 이쁘겠네요 1000 01:25:28,389 --> 01:25:32,792 다 포기했는데 이렇게 아들을 낳다니 1001 01:25:34,963 --> 01:25:37,193 엄마가 살아계셨다면 1002 01:25:38,199 --> 01:25:40,929 무척이나 기뻐하셨을 거예요 1003 01:25:42,270 --> 01:25:44,795 아가씨, 아픈가요? 1004 01:25:46,141 --> 01:25:50,237 목소리가 탁하고 숨도 거칠고 1005 01:25:51,246 --> 01:25:54,306 - 어디 아파요? - 맞아요 1006 01:25:55,683 --> 01:25:57,844 눈이 보이지 않고 나서 1007 01:25:58,219 --> 01:26:00,346 예전보다 귀가 밝아졌어요 1008 01:26:01,923 --> 01:26:02,912 언니 1009 01:26:04,792 --> 01:26:08,193 목 주위에 몽우리가 생긴 뒤부터 1010 01:26:09,697 --> 01:26:11,933 점점 아파와요 1011 01:26:11,933 --> 01:26:13,264 목에요? 1012 01:26:14,302 --> 01:26:15,462 어디 봐요 1013 01:26:29,450 --> 01:26:30,576 오빠 1014 01:26:31,586 --> 01:26:33,383 종양인가요? 1015 01:26:34,756 --> 01:26:36,121 글쎄 1016 01:26:36,691 --> 01:26:39,421 상태를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 1017 01:26:47,202 --> 01:26:51,229 종양이라면 대체 어떤 병이죠? 1018 01:26:52,207 --> 01:26:53,765 암과 같은 거지 1019 01:26:54,776 --> 01:26:57,006 몸속에 혹이 생긴 거야 1020 01:26:57,979 --> 01:26:59,003 그렇다면 1021 01:26:59,914 --> 01:27:03,406 - 오가츠와 같은... - 이미 알고 있었지만 1022 01:27:04,352 --> 01:27:06,320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어 1023 01:27:08,523 --> 01:27:10,548 수술해서 고칠 수 없나요? 1024 01:27:11,192 --> 01:27:14,025 제가 먹은 마취제를 쓰면 1025 01:27:16,831 --> 01:27:19,601 당신은 무사 집안의 딸이니 1026 01:27:19,601 --> 01:27:22,136 여자가 자살하는 법을 알지? 1027 01:27:22,136 --> 01:27:23,125 말해 봐 1028 01:27:24,539 --> 01:27:25,528 그건... 1029 01:27:26,441 --> 01:27:28,671 목덜미에 손을 대고 1030 01:27:29,177 --> 01:27:31,112 숨골을 찾은 다음 1031 01:27:31,112 --> 01:27:33,774 칼로 찌른다고 했어요 1032 01:27:34,182 --> 01:27:38,086 저 아이의 종양이 바로 그 자리라 수술도 못 해 1033 01:27:38,086 --> 01:27:39,986 잘못 칼을 댔다간 죽어 1034 01:27:43,625 --> 01:27:44,592 여보 1035 01:27:46,427 --> 01:27:47,860 난 이번에도 1036 01:27:49,297 --> 01:27:51,822 동생이 죽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어 1037 01:27:54,736 --> 01:27:57,136 의술의 길은 멀고도 멀어 1038 01:27:58,573 --> 01:27:59,938 끝이 안 보여 1039 01:28:01,109 --> 01:28:03,043 화타가 되긴 글렀어 1040 01:28:16,157 --> 01:28:17,385 언니 1041 01:28:18,860 --> 01:28:21,055 울고 있는 거예요? 1042 01:28:22,563 --> 01:28:24,224 눈은 보이지도 않는데 1043 01:28:24,666 --> 01:28:28,227 눈물이 나는 게 너무 이상하네요 1044 01:28:29,304 --> 01:28:31,568 왜 우는 거죠? 1045 01:28:33,408 --> 01:28:35,672 시집도 안 간 아가씨가 1046 01:28:36,277 --> 01:28:38,302 이런 병에 걸리다니 1047 01:28:41,182 --> 01:28:43,912 시집을 못 갔다고 해서 1048 01:28:44,419 --> 01:28:48,355 불행하다기보다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해요 1049 01:28:50,992 --> 01:28:52,926 난 분명히 봤어요 1050 01:28:53,828 --> 01:28:56,126 엄마와 언니의 모든 걸 1051 01:28:56,631 --> 01:28:58,599 똑똑히 봤다고요 1052 01:28:59,767 --> 01:29:01,394 섬뜩한 눈빛을 1053 01:29:04,772 --> 01:29:07,138 나도 죽은 언니처럼 1054 01:29:08,343 --> 01:29:11,141 같은 병으로 죽겠지만 1055 01:29:12,547 --> 01:29:15,016 아무런 후회도 없어요 1056 01:29:15,016 --> 01:29:17,382 언니처럼 고통을 겪는 것보다 1057 01:29:18,353 --> 01:29:21,413 이게 더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1058 01:29:22,290 --> 01:29:25,793 아가씨... 나는요 1059 01:29:25,793 --> 01:29:30,355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며느리로 받아 주셨고 1060 01:29:31,265 --> 01:29:34,234 아름답고 현명하셨던 어머니는 1061 01:29:34,569 --> 01:29:37,197 저를 딸처럼 보살펴 주셨어요 1062 01:29:38,206 --> 01:29:42,176 그렇다면 그 무서운 약을 1063 01:29:42,176 --> 01:29:47,045 엄마랑 경쟁하듯 마신 건 왜죠? 1064 01:29:48,149 --> 01:29:50,885 눈이 멀 정도로 마신 건 1065 01:29:50,885 --> 01:29:52,512 뭣 때문이죠? 1066 01:29:53,521 --> 01:29:55,455 경쟁한 게 아니에요 1067 01:29:56,657 --> 01:30:01,896 어머님도 저도 의사 집안의 여자로서 1068 01:30:01,896 --> 01:30:04,432 도움이 되기 위해서예요 1069 01:30:04,432 --> 01:30:06,332 진심인가요? 1070 01:30:07,268 --> 01:30:09,168 진심이에요 1071 01:30:12,707 --> 01:30:14,538 그렇게 생각하는 건 1072 01:30:16,177 --> 01:30:17,838 언니가 이겼기 때문이에요 1073 01:30:20,047 --> 01:30:21,344 이겼다고요? 1074 01:30:26,921 --> 01:30:27,979 언니 1075 01:30:30,558 --> 01:30:32,355 남자라는 게 1076 01:30:33,428 --> 01:30:36,363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1077 01:30:39,233 --> 01:30:41,258 엄마와 언니 사이를 1078 01:30:42,136 --> 01:30:45,907 오빠 같은 사람이 모를 리 없었을 거예요 1079 01:30:45,907 --> 01:30:48,576 그냥 모른 체하면서 1080 01:30:48,576 --> 01:30:51,010 두 사람에게 약을 먹인 거라고요 1081 01:30:54,248 --> 01:30:56,944 어느 집안이든 여자들의 불화는 1082 01:30:58,886 --> 01:31:01,422 결국 남자를 성공시키기 위한 1083 01:31:01,422 --> 01:31:03,219 도구밖엔 안 돼요 1084 01:31:05,159 --> 01:31:08,595 그 불화를 견디지 못하는 약한 남자는 1085 01:31:10,198 --> 01:31:12,826 비료를 너무 많이 준 나무처럼 1086 01:31:14,469 --> 01:31:16,369 말라 죽고 마는 거예요 1087 01:31:18,906 --> 01:31:22,069 난 다시 여자로 태어난다 해도 1088 01:31:23,644 --> 01:31:25,578 시집은 안 갈 거예요 1089 01:31:26,881 --> 01:31:29,748 아무리 행복하다 할지라도 1090 01:31:32,086 --> 01:31:33,314 며느리도 1091 01:31:34,922 --> 01:31:37,618 시어머니도 안 될 거라고요 1092 01:31:40,495 --> 01:31:44,192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어느 겨울날 아침 1093 01:31:54,242 --> 01:31:56,437 여보 기뻐하라고 1094 01:31:56,978 --> 01:31:59,003 지금 유방암 환자가 왔어 1095 01:31:59,947 --> 01:32:02,750 암수술을 할 수 있게 됐어 1096 01:32:02,750 --> 01:32:04,819 잘됐네요 1097 01:32:04,819 --> 01:32:06,854 당찬 여자더라고 1098 01:32:06,854 --> 01:32:08,856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1099 01:32:08,856 --> 01:32:11,416 내 수술이라도 받고 죽고 싶대 1100 01:32:12,493 --> 01:32:17,298 이제야 마취약을 쓸 수 있게 됐네요 1101 01:32:17,298 --> 01:32:18,230 그래 1102 01:32:18,766 --> 01:32:21,132 시작한 지 15년 만이지 1103 01:32:22,203 --> 01:32:25,536 여자가 유방을 잘리면 죽는댔지만 1104 01:32:26,140 --> 01:32:28,074 난 분명히 고쳐 보일 거야 1105 01:32:28,976 --> 01:32:30,944 정말 자신 있다고 1106 01:32:32,246 --> 01:32:34,612 천천히 상태를 살펴보고 1107 01:32:35,149 --> 01:32:36,980 수술에 들어갈 거야 1108 01:32:37,785 --> 01:32:39,719 성공하신다면 1109 01:32:40,888 --> 01:32:43,379 유방암으로 죽은 동생 오가츠도 1110 01:32:44,058 --> 01:32:45,548 기뻐할 거예요 1111 01:32:49,163 --> 01:32:50,027 왜 그래? 1112 01:32:51,065 --> 01:32:53,397 셋째가 생긴 것 같아요 1113 01:32:55,369 --> 01:32:57,530 벌써 마흔인데 1114 01:32:58,205 --> 01:32:59,638 경사로군 1115 01:33:00,274 --> 01:33:02,674 좋은 일이 계속 생기는구먼 1116 01:33:03,844 --> 01:33:06,574 - 튼튼한 애 낳아줘 - 네 1117 01:33:08,349 --> 01:33:09,145 여보 1118 01:33:10,251 --> 01:33:11,309 만져 봐 1119 01:33:12,186 --> 01:33:14,922 당신이 알려 준 매듭법을 1120 01:33:14,922 --> 01:33:16,583 가문의 문양으로 했어 1121 01:33:18,926 --> 01:33:21,190 어깨 띠로도 사용하고 있어 1122 01:33:21,729 --> 01:33:22,525 좋지? 1123 01:33:31,606 --> 01:33:34,575 1805년 10월에 1124 01:33:35,710 --> 01:33:37,712 세계 최초로 1125 01:33:37,712 --> 01:33:41,580 전신마취에 의한 유방암 수술이 행해졌다 1126 01:35:39,533 --> 01:35:40,522 여보! 1127 01:35:41,869 --> 01:35:43,962 수술은 대성공이야 1128 01:35:45,840 --> 01:35:48,172 암 덩어리를 잘라 냈어 1129 01:35:49,210 --> 01:35:51,303 이젠 뭐든 할 수 있다고 1130 01:35:52,446 --> 01:35:54,414 어떤 수술이라도 자신 있어 1131 01:35:56,550 --> 01:35:59,849 이제야 화타 흉내라도 낼 수 있게 됐어 1132 01:36:00,721 --> 01:36:03,815 정말 축하드려요 1133 01:36:04,692 --> 01:36:06,387 다 당신 덕이야 1134 01:36:06,994 --> 01:36:08,222 아니예요 1135 01:36:09,463 --> 01:36:13,957 돌아가신 어머님 덕분이에요 1136 01:36:15,770 --> 01:36:18,136 어머님이 안 계셨다면 1137 01:36:18,706 --> 01:36:21,004 지금의 저는 없었을 테니까요 1138 01:36:38,893 --> 01:36:41,225 여기가 치료실이야 1139 01:36:42,930 --> 01:36:45,057 전보다 두 배는 더 넓어 1140 01:36:48,936 --> 01:36:50,801 이곳은 수술실이고 1141 01:36:56,043 --> 01:37:00,605 여긴 고약 만드는 방인데 8평이야 1142 01:37:02,550 --> 01:37:07,078 그 옆이 4평짜리 약 조제실이고 1143 01:37:08,856 --> 01:37:11,381 여긴 약제소야 1144 01:37:14,795 --> 01:37:16,057 이곳은 1145 01:37:16,664 --> 01:37:20,122 50명이나 되는 제자들의 숙소지 1146 01:37:22,436 --> 01:37:26,707 좀 있다가 당신 별당도 지을 거야 1147 01:37:26,707 --> 01:37:30,666 저는 지금 이대로 지내는 게 좋아요 1148 01:37:32,079 --> 01:37:34,648 어머님 숨결이 남아 있는 1149 01:37:34,648 --> 01:37:37,173 작은 방에서 지내겠어요 1150 01:37:41,155 --> 01:37:42,986 마을에서는 1151 01:37:43,891 --> 01:37:46,519 새로운 미담이 생겨났다 1152 01:37:49,330 --> 01:37:53,460 그건 남편을 돕다가 눈이 먼 부인의 이야기다 1153 01:37:55,436 --> 01:37:57,734 그런 걸 원치 않았던 부인은 1154 01:38:01,575 --> 01:38:03,475 더욱 말을 아꼈고 1155 01:38:04,545 --> 01:38:06,979 사람 앞에 나서는 일도 없었다 1156 01:38:49,089 --> 01:38:55,358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