永遠の0,The Eternal Zero 2013

우리말 번역 :
슐츠 (http://blog.daum.net/schultz105)

 

상업적 용도로의 무단전제 및
제작자 정보 수정을 금합니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도 카마가제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우익 영화입니다

 

불의한 이웃에 대한 감시자로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감상바랍니다

 

2004년
오이시 마츠노(大石松乃)의 장례식

 

- 아버지
-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저렇게 울다니...

 

처음 봐, 나도

 

할머니를 많이 사랑했기 때문이지

 

할머니는 정말 행복하게 사셨나봐

 

하지만 할머닌 전쟁때
고생 많으셨잖아

 

전남편도 특공(가미카제)으로 돌아가셨고

 

- 전남편?
- 응

 

잠깐만, 잠깐만
처음 듣는 이야긴데?

 

말도 안돼

 

말도 안된다니...?

 

내 진짜 아버지

 

응?

 

 

어째서 여태 자고 있는거야?

 

그래가지고 올해 괜찮겠어?

 

잔소리하고는...
무슨 일인데?

 

할머니의 전남편에 대해서 말야

 

좀 조사해보지 않을래?

 

뭐?

 

전에 했던 얘기 말야!

 

엄마도 마음에 걸린다고 했거든

 

나한테 상담한 것도 아닌데
누나가 조사해보면 되겠네?

 

바보처럼 토라지긴...

 

피를 물려준
진짜 할아버지에 대한 거야

 

흥미 있지?

 

미안한데

 

나 그 이야기 아직
받아들이기 힘들거든

 

내년이 전후 60주년이야

 

이 이야기를 추적하다보면
책으로 낼수도 있지 않겠어?

 

듣고 있는거야?

 

나도 언제까지 프리라이터로
있을 수도 없고 말야

 

응, 도와줘

 

결국 그 이야기였어?

 

마음대로 해
끊을께

 

잠깐 기다려,
기다려!

 

아르바이트비는 줄께

 

오이시(大石)

 

여전하시네요, 할아버지

 

돈 안되는 사건 뿐이네요

 

변호사라는건 상식적으로

 

돈이 되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말이에요

 

넌 붙었니?

 

역시나...

 

4년 연속으로 떨어졌다는건
다시 생각해봐야 할것 같아

 

사법시험은 포기하는게 낫지 않을까

 

뭐 의지가 약한거겠지

 

할아버지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죠?

 

정말이지 겐타로(健太郞)는

 

그런 이야기나 듣자고
여기 온건 아니잖아?

 

네가 할아버지에게 양해도 구하지 않고

 

조사하는건 싫다고 해서 온거잖아

 

조사한다구?

 

아, 네

 

그렇구나

 

몰래 그분에 대해 조사하는건 싫어서요

 

아니

 

조사해봐

 

네?

 

너희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미야베 큐조(宮部久蔵),
1918년(대정 7년) 도쿄에서 태어나

 

1934년(소화 9년) 해군에 입대

 

1945년(소화 20년) 오키나와에서 전사

 

응, 유서도 남기지 않아

 

인생의 형적이 거의 없어

 

할머니하곤 1941년(소화 16년)에 결혼해서
이듬해에 엄마가 태어났어

 

하지만 결혼생활은 겨우 4년...

 

대부분은 전장에 나가 있었나봐

 

향년 26세

 

26세?

 

지금의 너랑 같은 나이지

 

뭐야

 

무리인걸...

 

60년이나 시간이 흘러서

 

글자도 읽을 수 없게 되버렸어

 

어떻게 하지?

 

인터넷에서 전우회 몇개를 찾아서
편지를 보냈어

 

"미야베 큐조를 혹 아시나요" 하고 말야

 

그랬더니 여기 답장이...

 

이야, 이렇게나 많이?

 

 

저...저희 할아버지를 아시나요?

 

알지

 

저기...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보는 중입니다

 

녀석은 해군 제일의 겁쟁이였어

 

네?

 

무엇보다도 목숨을 아끼던 녀석이었어

 

그건 무슨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야

 

목숨이 아까워서
견딜수가 없다는 뜻이지

 

우리 조종사들은 목숨을 나라에 맡겼어

 

그런데 미야베 큐조란 녀석은
그렇지 않았어

 

이기는것 보다도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는게
녀석의 유일한 희망이었어

 

내가 팔을 잃던 날에도 녀석의 비행기는
상처 하나 없이 돌아왔어

 

한발도 맞지 않고 말이야

 

그런 난전중에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녀석은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어

 

어딘가 멀리 떨어져 있었던거지

 

죄송하지만, 할아버지는
특공으로 돌아가셨는데요

 

그런분이 겁쟁이라는건 좀...

 

녀석이 그랬다면

 

아마도 상부의 명령으로
울면서 출격했겠지

 

상점가를 들썩이고 있는 화제의 메뉴는?

 

이쪽입니다!

 

무슨 일 있어?

 

엄마

 

엄마는 할아버지에 대해 뭐 들은거 없어?

 

물어본 적이 있지

 

"진짜 아빠는 어떤분이셨어?" 하고 말야

 

그래서?

 

할머닌 웃기만 하고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어

 

어쩌면 그다지 행복한 결혼이
아니었던 건지도 모르지

 

만약에 말야
할아버지가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그런거야?

 

아니, 예를 들면 말야

 

지금부터 조사해서 만약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면 어쩌나 하는 말야

 

말해주지 않은건
그 때문인지도 모르지

 

"제국해군의 수치"라고 불렸습니다

 

하늘을 도망쳐 다녔었죠

 

폭격기 몇대의 희생은

 

그자가 호위를 게을리한 책임이야

 

가자

 

저... 할아버지는...

 

겁쟁이였죠?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왔나?

 

그게... 모두들 그렇게 말하더군요
수치였다고...

 

돌아가게

 

내가 해줄 얘긴 아무것도 없어

 

잠깐만요

 

돌아가라고 했잖아!

 

생각해보게

 

미야베가 겁쟁이라면
어째서 특공에 나갔겠나?

 

그만두고 싶다고?

 

처음부터 줄곧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으니 말야

 

비겁자, 겁쟁이, 목숨을 아끼는 자

 

결국엔 "수치"라는 말까지 듣질 않나...

 

그런가하면 그렇게 말했다고 화내질 않나...

 

이제부터 취재하러 가면
뭐라고 할건데?

 

그러니까 이번까지만
따라간다고 하잖아!

 

아...

 

그런 사람의 피를 물려받았다니...

 

겁쟁이라...

 

분명 그렇게 불리곤 했지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소대장님은 곤란할 정도로
실력이 아주 뛰어난 조종사였어

 

실력이 뛰어났다구요?

 

최고중에 최고였지

 

그런 사람이 소대 안에 있으면

 

선두에 서서 적기를
멋지게 격추시켜 줄거라고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게 소대장님은 말이지...

 

공중전이 시작되면 곧...

 

멀리 달아나 높은곳에서 지켜봤지

 

하여간 난전에 말려드는걸 싫어했어

 

그래서 악의적인 소문이 돌았지

 

네...

 

제로센(零戰)에 대해 들어봤나?

 

아... 잘 모릅니다

 

제로센은...

 

정말 대단한 전투기였지

 

짧은 반경으로 선회가능하고
속도도 빠른데다

 

무장도 강력했어

 

게다가 엄청나게 긴 거리를
날수 있었지

 

다른 전투기가 기껏 수백키로를 날던 시대에

 

제로센은 1800리,
약 3천키로를 족히 날수 있었지

 

그 제로센과 소대장의 조합이라면

 

무적이라고 할 수 있었지

 

그런데도...

 

모두가 겁쟁이라고 험담해도

 

어쩔 수가 없었어

 

1941년(소화 16년)

 

66호기, 바퀴 준비,
후크 준비

 

착함!

 

66호기, 착함!

 

온다, 온다!

 

왔다!

 

실제 착함은 지상의 훈련과는
사정이 다르다구

 

흔들리는 바다 위에서의 착함은
사나운 말을 타는 것과 같지

 

68호기, 바퀴 준비, 후크 준비
착함!

 

68호기, 착함!

 

착함!

 

훌륭한걸

 

저 녀석은 12호기 아냐?

 

다른 항모에 착함한 적이 있습니까?

 

아니, 착함은 처음이지만

 

선임 조종사가 가르쳐준대로 했을뿐이야

 

미야베 큐조 중사다
잘 부탁한다

 

이자키(井崎) 일병입니다

 

이봐

 

너 미야베의 실력에 감탄하고 있다간
나중에 실망하게 될거야

 

녀석은 일본제국해군 제일의
겁쟁이라구

 

입버릇처럼 "목숨을 소중히"라고
하고 다닌다구

 

그후에도 맹렬한 훈련을 받았어

 

소위 "월화수목금금금"이었지

 

그 당시 우리들 해군전투기의 기량은

 

명실공히 세계제일이었어

 

세계최고의 비행기에

 

세계최고의 조종사가 타고 있었으니까

 

그중에서도 소대장의 기량은

 

군계일학이었지

 

그리고 곧 그 능력을 시험해볼
전투가 벌어졌지

 

태평양전쟁의 서막을 연

 

진주만 공격이었지

 

1941년(소화 16년)
12월 8일

 

발함배치 준비!

 

만세! 만세! 만세!

 

자 그러니까...

 

바버즈 곶(岬)을 벗어나니
포드섬이 눈 앞에 나타났어!

 

태평스레 정박중인 전함들을 향해

 

우리 제국해군 기동함대의 공격대가

 

차례로 어뢰를 떨어트린거야!

 

쾅!

 

정말이지, 전함 아리조나에
대폭발이 일어났어!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구

 

화산처럼 말야!

 

중사님!

 

이자키인가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습니까?
기쁘지 않습니까?

 

항모가 한척도 보이지 않았어

 

항모를 격침시키지 못하면
오늘 작전은 실패야

 

게다가 미귀환기가 29대 이상이나 된다구

 

오늘...

 

해면에 충돌하는 폭격기를 봤어

 

순식간에 3명의 목숨이 날아가 버렸어

 

무서워

 

난 죽고 싶지 않아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그때는 소대장의
"죽고 싶지 않다"는 말에

 

심한 혐오감을 느꼈어

 

그리고 소대장이 걱정했던

 

항모를 격침하지 못했던 실책은

 

이듬해 6월 5일 무서운 형태로

 

우리를 덮쳐왔어

 

미드웨이 해전이었지

 

1942년 (소화 17년)
6월 5일

 

영~차!

 

적 항모는 아직 발견못한거야?

 

겁먹고 내뺀거 아냐?

 

폭격기를 봐

 

어뢰도 도움이 안되겠군

 

상부에서도 항모는 걱정없다고 판단한건가

 

적기동부대 발견!

 

즉시 폭탄을 어뢰로 교체하라

 

이제 막 끝냈더니!

 

멋대로 말하는군!

 

못들었나?

 

다시 어뢰로 교체한다!
서둘러라!

 

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냐!

 

항모가 노출되었다면
즉시 출격해야만 해!

 

하지만 어뢰가 아니면
항모를 격침시킬 수 없습니다

 

격침시키지 못해도 좋으니
아무튼 선수를 쳐야만 해

 

하지만 어떻게든 격침시키고 싶지 않습니까?

 

그럼 왜 어뢰를 폭탄으로 바꿨던거야?

 

제일의 목표가 항모라면

 

어뢰로 무장한채 적항모 발견의
보고를 기다려야만했어

 

지금 공격당하면 가망이 없어

 

호위전투기 조종사들은
즉시 갑판으로!

 

무운을 빕니다!

 

간다!

 

좋아! 잡았어!

 

떨어진다!

 

좋았어!

 

우현!

 

좋아!

 

이봐!
적기가 바로 위에서 급강하중이야!

 

대피해! 대피!

 

미끼였나!

 

그게 내가 본 미드웨이 해전이었어

 

모함을 잃은 우리는 해면에 불시착해서

 

구축함의 캐터필러에 수용되었어

 

아버지, 이제 그만하세요

 

그래요, 좀 쉬시는게...

 

아니, 아직 말하지 않은게 있어

 

1942년 (소화 17년) 여름

 

일단 귀국한 후에

 

우린 라바울로 보내졌어

 

여기에는 제국해군중에서도
선발된 최정예만 모여 있었어

 

소위 라바울 항공대였지

 

곧 미야베씨는 소대장이 되어

 

나랑 코야마(小山)가 2번기,
3번기로 배속되었지

 

이자키!

 

너 저 소대장 밑에 있는걸
참을 수 있어?

 

배면비행 밖에 않고 말야

 

하지만 아랫부분은 전투기의 사각이야
주의해서 나쁠건 없지 않겠어?

 

그렇다해도 지나치다구!
비웃음거리가 된단 말야

 

그 사람 밑에 배속된건
상부의 명령이야

 

하는 수 없잖아!

 

게다가 난전이라도 벌어지면
곧 이탈이야

 

난 적과 싸우고 싶다고!

 

그러면서도 사소한 것에는
철저하게 엄격해

 

조금만 엔진상태가 좋지 않아도 난리법석이니

 

고회전시에 진동이 불규칙하다

 

한번 더 분해해서 정비점검을 부탁하네

 

 

정비원들도 약이 오른 모양이야

 

매일 이렇게 단련해 온겁니까?

 

 

출격한 날에도 말입니까?

 

 

어째서 그렇게까지?

 

사진관에서 찍어서 보내왔어

 

아내와 딸이야

 

"힘들어, 그만하자"는 생각이 들땐
이걸 보곤 해

 

나 한사람이 죽는다고 해서
전쟁이 달라지는건 없어

 

하지만 아내와 딸의 인생은
크게 달라지겠지

 

때문에 나에게 있어서 살아서 돌아가는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야

 

그렇게나 목숨이 소중합니까?

 

살아서 돌아가고 싶다는
그 소대장의 언동은

 

그 시대에는 터무니 없는
사고방식이었어

 

그 시대에 살지 않았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

 

즉...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엄마를 사랑했던 거네요?

 

 

그 시절엔 사랑 따위의 말은
쓰지 않았어

 

하지만 소대장은 아내와 딸을 위해
살아서 돌아가고 싶다고

 

확실히 말했어

 

우리 세대에 있어서 그건

 

사랑한다는 말과 같지

 

단순한 겁쟁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곧 살아남는것 조차
곤란한 싸움이 시작되었어

 

태평양전쟁 최대의 격전지

 

과달카날 섬과 솔로몬 해역에
걸친 싸움이었지

 

일본 해군은 이 전투에 의해

 

주옥같은 베테랑 조종사
대부분을 잃고 말았어

 

모두들!
다시 한번 지휘소에 모여!

 

라바 공습은 취소됐고
새로운 목표로 향한다

 

비겁하게도 연합군은
우리군의 비행장이 완성되기를 기다려

 

완성과 동시에 습격해
몇 안되는 공병부대를 전멸시키고

 

비행장을 빼앗았다!

 

우린 이제부터

 

과달카날 상륙부대에 폭격을 개시한다

 

이건 조의를 표하는 전투다

 

이상!

 

경례!

 

바로!

 

해산!
네!

 

쇼틀랜드 제도까지 270리

 

540리...

 

20...

 

560리인가...

 

무리야
이런 거리에선 싸울 수 없어

 

미야베,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어째서 항상 그런 소릴 하는거지?

 

어금니 꽉 깨물어!

 

사기가 떨어지잖아!
다시는 그런 소리 마

 

소대장님!
왜 그런 말씀을 하신겁니까?

 

애초에 소대장님은

 

과달카날을 알고 계셨던겁니까?

 

몰라
하지만 560리라는 거리는 알지

 

도착할때까지 3시간 반

 

그것도 적기를 경계하면서의 3시간 반이야

 

돌아올 연료를 감안하면

 

과달카날 상공에서 싸울 수 있는건
고작 10분 정도

 

어떤 싸움이 될지 상상이 되지

 

소대장님이 말한대로였어

 

왜 그래?

 

돌아가겠습니다

 

돌아가서 자폭할 셈인가?

 

안돼!

 

그만둬!

 

소대장님...

 

아!

 

살았다!
살았어!

 

젠장!

 

곧 구조를 요청할테니
어떻게든 버텨!

 

코야마! 힘내!

 

착수지점에 코야마 상병의 모습은 없고...

 

어떻게 됐나?

 

그 지점엔...

 

상어가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소대장님!

 

왜 자폭을 허락하지 않은겁니까?

 

코야마는 상어에게 먹히는 것보다

 

적과 부딪혀 아름답게 산화하는 편이
훨씬 행복했을겁니다!

 

그 시점엔 구출될 가능성이 있었어

 

정말로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겁니까?

 

몰라!

 

하지만 자폭하면 확실히 죽어

 

죽는건 언제든 가능하니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거야

 

어차피!

 

이 전쟁에서 전 살아남지 못할겁니다

 

만약 제가 피탄된다면

 

미련없이 자폭하게 해주십시오!

 

이자키, 아직도 모르겠나!

 

너에겐 가족이 없나?

 

네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 없는건가?

 

대답해, 이자키!

 

고향에 부모님이 계십니다

 

그뿐인가?

 

동생도 있습니다

 

가족들은 네가 죽어도
슬퍼하지 않을것 같나?

 

아뇨...

 

그렇다면 죽지마!

 

어떤 역경이 닥쳐도
살아남도록 노력을 해!

 

이전에도 이후에도,

 

소대장님이 화내며 소리치는건
그때 뿐이었어

 

그래서 그 말은 내 가슴속 깊이
계속 남아 있었어

 

그 소대장의 말이 되살아난건
라바울을 떠난 후였지

 

1944년 (소화 19년)
마리아나제도 해전에서

 

매복해 있던 그루먼(F4F 와일드캣)에게
연료탱크가 뚫려

 

이제 끝이로구나 싶어 적기를
길동무 삼아 자폭하려 한적이 있었지

 

그 때...

 

"이자키! 아직도 모르겠나!"

 

소대장의 음성이
머리속에서 울려퍼졌어

 

다음 순간 난 급강하해서 탈출했지

 

연료는 곧 떨어져
난 기체를 해면에 불시착시켰어

 

상어를 두려워하며
9시간 동안 수영을 계속했어

 

몇번이나 좌절할뻔 했지만
그때마다 소대장의 음성을 떠올렸지

 

어떤 역경이 닥쳐도
살아남도록 노력을 해!

 

죽음의 심연에 올라섰을 때,
비로소 그 말의 의미가 가슴에 전해져 왔어

 

덕분에 내가 여기 있는거지

 

내 딸은 소대장이 없었다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거야

 

이젠 확실히 말할 수 있어

 

그 시절 그런 생존방식을 선택한 소대장님은

 

누구보다도 강한 사람이었어

 

강한 사람이었기에 그런 생존방식을
고수할 수 있었던거야

 

결코 겁쟁이 따위가 아니었어

 

그럼 결국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엄마를
만나지 못했던 건가요?

 

아니, 딱 한번 진주만 공습후에

 

항모 아카기(赤城)가 요코스카항에
입항한 적이 있었지

 

네?

 

그때 소대장은 집으로
돌아갔다고 들었어

 

미야베(宮部)

 

여보!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돌아온다고 연락이라도
좀 하지 않구...

 

아, 미안하게 됐어

 

요코스카에 입항한건
극비사항이라서 말야

 

키요코(淸子)는?

 

네가 키요코구나

 

자, 키요짱

 

아빠란다

 

작구나!

 

키요코

 

물온도는 괜찮은가요?

 

마츠노! 큰일났어!
마츠노!

 

왜 그래요?

 

아...

 

목욕탕에서 오줌을 싸다니
간 큰 녀석이네

 

상당히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에요

 

그렇지? 키요짱

 

아빠랑 둘이서 목욕하니 좋지?

 

그럼...

 

다녀올께

 

부디...

 

무사히...

 

마츠노

 

 

돌아올께

 

설령 팔이 없어진다 해도

 

다리가 없어진대도 돌아올께

 

설령 죽는다해도

 

그래도 난 돌아올거야

 

다시 태어나서라도

 

꼭 너와 키요코의 곁으로 돌아올거야

 

약속한거에요

 

사실 난 말기암이야

 

네?

 

반년 전에 의사가
"앞으로 3개월"이라고 했었지

 

그게 어찌 된 영문인지
반년이 된 지금까지도 아직 살아 있어

 

어째서 오늘까지 수명이 늘어난건지
이제 알겠어

 

이 이야기를 자네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였던거야

 

자네들에게 소대장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였던것 같아

 

소대장님

 

손주들을 만났습니다

 

소대장님

 

보이시나요?

 

나...
좀 더 알고 싶어

 

 

더욱 더 알고 싶어

 

 

아내와 딸의 곁으로 돌아갈 때까지
절대로 죽을 수 없어

 

이제 그걸로 됐어

 

난 그 말을 들은것 만으로도...

 

게다가 딱 한번 만난적이 있다니...

 

근데...
그렇다면 어째서...

 

응?

 

어째서 할아버지는 특공을 택한걸까?

 

10시부터는...

 

타케다(武田) 회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또 당신입니까?

 

시간을 못낸다고 말씀드렸을텐데요!

 

미야베 큐조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좀 하세요!

 

미야베 큐조?

 

응, 부탁하네

 

자...

 

이걸로 오전 스케쥴은 전부 취소했네

 

네? 아... 죄송합니다

 

많이 닮았군

 

교관님에 대해선
잘 기억하고 있네

 

처음 만났을 때 미야베씨는
우리들 예비학생의 교관이었어

 

1945년 (소화 20년)
전황은 심히 악화되어

 

병역을 면제받고 있던 우리 학생들도

 

학도병이라는 이름하에 끌려나왔었지

 

체력도 있고 학습능력도 높았던 우리 학생들은

 

급히 조종사를 양성하는데는 안성맞춤이었어

 

우리는 해군항공대의 조종사가 되기 위해

 

힘든 훈련을 받았다네

 

하지만 공중전의 훈련은 거의 없었어

 

왜 그런지 아나?

 

우린 처음부터
특공을 위한 훈련을 받았던거야

 

우리도 처음부터 특공을 위한 훈련이라고
알고 있었던건 아니야

 

그런데 비행훈련이 끝나고
실전에 배치되기 직전

 

특공지원서가 전원에게 배부되었어

 

지원서를 받았을때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지

 

하지만 3일 뒤엔 거의 전원이
지원을 결심했어

 

타케다 타카노리 (武田貴則)
희망함

 

실제로 특공으로 사망한 약 4400명중
그 반수 가까이가

 

나와 같은 학도병 출신의
예비사관이었다고 하더군

 

네!

 

착륙시의 풍속에 주의해!

 

- 네!
- 이상이다

 

경례!

 

바로!

 

해산!

 

네!

 

교관님!

 

오늘은 꼭 합격을 부탁드립니다

 

불합격이야

 

어째서 입니까?
오늘의 돌입훈련은 성공적이었는데요

 

놀랬어
아주 잘 해주었어

 

그렇다면 어째서...
설명해주세요!

 

불합격이야

 

불합격, 불합격, 불합격!

 

도대체 언제쯤 합격을 줄 생각이지,
저 사람은?

 

이대로라면 우린 영원히 전장에 못나가

 

듣자하니 전선에서 도망다니기만 했을뿐
쓸모없는 사람이었다고 하더군

 

그래서 본국으로 돌려보낸거로구만

 

명백한 이야기야

 

소문에 의하면

 

저 사람 필리핀에서 특공을
거부한 적이 있는 모양이야

 

오, 이제 알겠군!

 

요컨데, 겁쟁이구만 미야베는

 

그런 주제에 우릴 불합격시키다니

 

우리가 잘하는게 맘에 안드는거지

 

특공을 거부한 이야기
확실한거야?

 

글쎄

 

하지만 그 겁쟁이라면
그럴만도 하지

 

38번, 강하!

 

51번, 강하!

 

오, 이토(伊藤)구나

 

저 녀석, 오는구만

 

이토! 이토!

 

죽은 예비사관은 얼빠진 놈이었다

 

귀중한 비행기를 날리다니
무슨 일인가

 

적과 마주치기 전에
목숨을 잃는 녀석은

 

군인축에도 못드는
불충한 녀석이다

 

소령님,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죽은 이토 소위는 훌륭한 군인이었습니다

 

군인축에도 못드는 사내가 아닙니다

 

너...

 

이토 소위는 훌륭한 사내였습니다

 

특무사관 주제에 뭐라고 떠드는거야!

 

네 소문은 들었어

 

이 녀석들에게 합격을 주지 않았다지?

 

특공에 보내고 싶지 않은건가?

 

응?

 

이런 국가존망의 위기에
무슨 짓이야

 

이 수치덩어리가!

 

얼어나
얼어나!

 

일어나지 못해!

 

교관님!

 

교관님...

 

괜찮으십니까?

 

응, 보는대로야

 

적기 우전방!

 

산개해!

 

젠장!

 

정신 차려!

 

무사하셨습니까?

 

왜 바보같은 짓을 했어?

 

교관님은 일본에 필요한 사람입니다

 

아니야!
너야말로 살아남아야할 사람이야

 

살아서 이 나라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해야만 해!

 

방심했다

 

그 예비사관의 심정은
잘 알고 있어

 

난 그후 큐슈의 토미타카 기지에 보내져

 

그후 교관님과 만나질 못했어

 

교관님이 특공으로 돌아가셨다고 들었을 때

 

참을 수가 없었네

 

그분이야 말로
살아남아야할 사람이었어

 

어째서 할아버지는
특공을...?

 

모르겠어

 

특공대원의 괴로움은

 

출격한 사람밖에 모르지

 

나같은 특공요원과
돌아오지 못한 자와의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네

 

하지만

 

전우를 전송할 때의 기분만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어

 

그때의 기분만은

 

잊으려해도 잊을 수가 없네

 

자네는 지금 하는 일이...?

 

사법고시생...

 

아니, 빈둥빈둥 놀고 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괜찮아

 

네?

 

자넨 교관님의 피를 물려받았어

 

분명 훌륭한 일을 하게 될걸세

 

교관님 몫까지 확실히 살아야 하네

 

 

이런 날이 올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교관님의 손자에게
내가 이런 말을 하는 날이 올줄이야

 

섬에 불시착한다거나

 

그런 방법도 있었을텐데...

 

어째서 특공을 택한건가요,
할아버지

 

 

겐타로, 늦었잖아
지금 어디야?

 

오!

 

그럼 수학여행이잖아

 

사이판 어때?

 

무슨 구두쇠같은 소릴 하는거야

 

여자들과 함께 가는거라면
하와이지

 

하와이 좋네
하와이로 하자

 

우와...

 

응? 정장 입고 오는거였어?

 

바보! 여자들이 오는데
그런 옷차림은 곤란하잖아

 

말도 안돼

 

최종적으로는 어느곳의 리조트에
데려갈지 의논하던 중이야

 

팀 플레이야
부탁이니 다리를 잡지 말라구

 

리조트?

 

사이판이냐, 오키나와냐

 

하와이냐

 

기다렸지?

 

안녕, 어서 앉아

 

- 오랜만이야
- 처음 뵙겠습니다

 

특공대?

 

 

또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너 말야, 그런 이야기 할 상황이 아니잖아

 

그래 좋아, 겐타로에겐
겐타로 대로 생각이 있을테지

 

게다가 자폭 테러는 옛날만의
이야기도 아니고 말야

 

자폭 테러?
끔찍하다, 그런 이야기...

 

미안하지만, 자폭 테러와 특공은 달라

 

같아, 결국 세뇌당한거잖아

 

아니, 달라
특공의 목표는 항공모함이야

 

항모는 살육병기지

 

무차별하게 민간인을 습격하는
자폭 테러와는 전혀 다르다구

 

다른 이야기 하면 안될까?

 

그치?

 

그런 지엽적인 게 아니라

 

신념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는 이상의
근본적인 부분을 말하는 거야

 

보라구, 외국인이 봤을땐

 

특공과 자폭 테러는 같은거야

 

광신적인 애국자에 불과하다구

 

아니, 그러니까...!

 

이봐, 이봐

 

특공대의 유서를 읽어본적이 있는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걸
명예로 여기고 있더라구

 

뭐, 일종의 영웅주의겠지 그건

 

아냐, 아냐
미안하지만 그건 잘 몰라서 하는 소리야

 

알아, 잘 안다구

 

너 사법고시에 계속 떨어져서
자기가 누군지 모르게 된거라구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도피하고 있는걸테지

 

그러니까 아니라고 말했잖아

 

뭐야?

 

왜 흥분하고 그래?

 

애당초 특공이 자폭테러인가 아닌가 따위

 

우리하곤 아무 상관도 없잖아

 

그래, 즐거운 자리잖아

 

자, 마시자구

 

미안, 이만 가볼께

 

성가신 녀석...

 

그 칼은 사람의 피를 빨아먹지

 

카게우라(景捕)씨

 

지금 몇시라고 생각하나?

 

미야베 큐조...아니

 

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조금은 좋은 낯짝이 되어 온것 같군

 

넌 네 할아버지를 겁쟁이라고 했지?

 

그런 녀석에게 해줄말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어

 

그후로 더 조사해본건가?

 

하지만 의문은 여전히 풀지 못했습니다

 

미야베가 왜 특공을 택했나 하는것 말인가?

 

 

녀석이 살아남고 싶어했다는건 알고 있어

 

하지만 마지막엔
스스로 그 희망을 끊어버렸지

 

난 녀석을 미워했었어

 

1943년 (소화 18년) 가을, 라바울
난 공중전을 좋아했어

 

하늘 위야 말로
내가 사는 세계라고 생각했지

 

설령 적에게 격추되어 죽는다 해도
후회는 없었어

 

난전이 되면 될수록
피가 끓어올랐지

 

과거의 검호처럼
살고 싶었던거야

 

하지만 그 싸움의 한 가운데에서

 

그 녀석은 분명히 싸움을 피하고 있었어

 

그럼에도 녀석은
기량이 뛰어난 조종사였지

 

난 그런 녀석의 존재 그 자체를
용납할 수 없었어

 

미야베 상사님,
부탁이 있습니다

 

뭔가?

 

모의공중전을 한번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럴 필요 없어

 

카게우라군은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미야베 상사님의 모의공중전 실력은
천하제일이라 들었습니다

 

한수 가르쳐 주십시오

 

거절하겠어!

 

해보나마나 뻔하다는 뜻입니까?

 

저한테 질리가 없다고 생각하는건가요?

 

이제야 상대해주는건가,
미야베 상사

 

잡았다!

 

이런!
어째서...!

 

쏴!

 

쏘라구!
난 널 쐈어!

 

날 쏴 죽이라구!

 

쏴! 쏘라구!
죽여!

 

쏴!

 

변명은 하고 싶지 않아

 

난 결코 해선 안될 짓을 저질렀어

 

총탄이 어째서 빗나간걸까

 

녀석은 비행기를
똑바로 나는 것처럼 보이고서는

 

정면으로 날아오는 총탄을
옆으로 비켜가게 할 작정이었어

 

놈은 나를 시험한거야

 

그날부터 난 목숨이 아까워졌어

 

"미야베를 격추시키는 날까진
절대로 죽을 수 없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야

 

곧 전황은 더욱더 악화되었어

 

총력을 기울인 마리아나제도 해전에서

 

괴멸적인 패배를 당한 일본군은

 

절대방위권 안에 있던 사이판까지 잃고

 

적은 필리핀, 오키나와에까지
추격해왔어

 

궁지에 몰린 일본군은
결국 광기의 수단을 썼어

 

특공이지

 

특공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소름이 끼쳤어

 

이 전쟁도 마침내
여기까지 왔나 하고 말야

 

살아남을 확률이 1할이라도 있다면
기꺼이 죽으러 갈 수 있어

 

하지만 특공은 100% 사망!

 

성공은 곧 죽음!

 

이런걸 작전이라고 부르다니!

 

"이런 작전을 생각해낼 정도라면
일본은 패한다"고 생각했어

 

그후 난 이동을 명받아

 

미야베와는 떨어지게 되었지

 

이번에는 큐슈의 카노야 기지에 보내졌어

 

특공기를 호위해서 적함 근처까지
보내는 임무에 정나미가 떨어졌어

 

거기서 다시

 

녀석을 만났어

 

하지만

 

녀석은 전혀 내가 알던 미야베가 아니었어

 

미야베 교관님!

 

오!

 

테라니시(寺西), 야마다(山田),
카가와(香川)!

 

너 이제 괜찮은거야?

 

좋아보이는걸? 응?

 

엄마...

 

저것이

 

특공이야

 

오늘 간 것도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야

 

저런걸

 

매일같이 보고 있어

 

녀석들이 저 상황에서 대체
뭘 할수 있다고 생각해?

 

이미 적기의 성능은
제로센을 훨씬 능가하고 있어

 

대공포화도 나날이
위력을 더해가고 있구

 

오늘도

 

대부분이 적함에 다다르지 못했어

 

모두

 

이렇게 죽을 사람들이 아니었어

 

전쟁이 끝난 뒤의 일본을 위해서

 

살아남아야할 사람들이었어

 

그런데도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저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하지 마!

 

몇명이...
몇명이나 죽었는지 알아?

 

내 임무는 특공기를 지키는거야!

 

설령 내가 방패가 되어서라도
지킬 의무가 있어!

 

그런데도...

 

그런데도 난 달아났어

 

녀석들을 죽게 내버려뒀다구

 

난 녀석들의 희생을 통해
연명하고 있어

 

녀석들의 죽음을 통해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구

 

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할아버지가 특공을 받아들인건
그래서였을까요?

 

몰라

 

그날의 미야베는 벌써
열반에 한 발을 올려놓은것 같았어

 

그런 분위기를 온몸으로 내뿜고 있었지

 

이 세상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어

 

그때쯤엔 우리같은
고참 조종사들에게까지

 

특공지원서를 모집하게 되었지

 

하지만 난 결코 지원하지 않았어

 

이런 작전으로 죽는건
개죽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러던 어느날

 

특공 조종사 명단에서
미야베의 이름을 발견했어

 

어떻게 된겁니까?

 

어째서 소위님이
특공에 나가는 겁니까?

 

왜 지원한 겁니까?

 

너!

 

넌 상부의 결정에 불만이 있는건가?

 

말씀해주세요!

 

"나같은 숙련 조종사를
특공 따위로 개죽음시키지 말라"고요

 

특공이 어떤건지 보셨잖아요!

 

말씀해주세요!

 

대부분이 적함에 다다르지도 못했다구요

 

대부분이 개죽음 당했다구요!

 

괜찮아, 카게우라

 

괜찮아

 

그때 나는 맹세했어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최후까지 미야베를 지키겠다

 

적의 총탄은 한발도
맞지 않게 하겠다

 

미야베에게 덤비는 놈은
모두 내가 쏘아 떨어트리겠다

 

탄약이 떨어지면
육탄공격으로라도 떨어트린다

 

하지만

 

난 또다시 녀석을 놓치고 말았어

 

미야베가 출격하던 날

 

적 함대까지 100리쯤 되는 상공에서

 

매복에 걸려 난전이 벌어졌지

 

그 때 내 비행기의 엔진이
고장을 일으켰어

 

미야베가 공역에서 이탈하는걸 봤지

 

난 미야베를 쫓아갔어

 

어디까지라도 계속 따라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

 

하지만 그러지 못했어

 

미야베가 내 시계에서 홀연히 사라졌어

 

한가지 더 기묘한 일이 있었지

 

특공이 있던 날
미야베는 52형이 아닌

 

구형인 21형의 제로센에 탑승했어

 

출격직전에 다른 조종사와 바꿔탄거야

 

어째서죠?

 

그건 모르겠어

 

미야베는 21형에 타는걸
꽤나 집착했어

 

진주만 이래로 익숙해져 있던 비행기로

 

가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지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점이 있어

 

미야베와 바꾼 52형도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

 

적지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키카지마에 불시착한 기록이 남아 있어

 

설마...

 

그 비행기에 탔던 사람은
살아남은건가요?

 

그래

 

곧 오키나와가 함락되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특공은
거의 없었다고 하더군

 

그런...

 

비행기를 바꿔타지 않았다면
할아버지는 살았을거에요

 

몰라

 

하지만 그 가능성은 높았을테지

 

그럼, 할아버지는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를 마지막 기회를

 

우연하게도 스스로 놓쳐버렸단 말인가요?

 

어떻게 그럴 수가...

 

할아버지와...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때...

 

특공이 있던 날

 

21형에 올라탄 녀석의 눈은

 

죽음을 각오한 사람의 것이 아니었어

 

겨우 가족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것 같은 눈빛이었지

 

그 살아남은 사람이
어디의 누군지 알고 싶나?

 

혹시 살아계신다면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 때의 모습이 어땠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명부야

 

감사합니다

 

고맙다고 할것도 없네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야

 

젊은이를 배웅해주게

 

아, 아뇨
누나가 데리러 올겁니다

 

그런가

 

 

난 젊은이가 좋아

 

정말 뭐하고 있는거야, 쟤는!

 

이봐, 너 흠뻑 젖었잖아

 

왜 그래?

 

할아버지였어

 

응?

 

할아버지였다구!

 

불시착한 52형에 타고 있었던건
우리 할어버지였던거야

 

뭐?
무슨 소리야?

 

오이시 켄이치로 (大石賢一郞)

 

언젠가 너희들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

 

마츠노는 아이들에게 말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난 말할 생각이었어

 

마침내 그 때가 왔군

 

 

미야베씨와 만난건
츠쿠바의 항공대였어

 

그때 미야베씨를
목숨걸고 지켰던 사람이

 

할아버지였던거죠?

 

그분은 이토의 명예를 지켜줬어

 

그때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그분을 지키겠다고 결심했어

 

1945년 (소화 20년),
해군병원

 

지금의 내겐
이런것 밖엔 줄게 없어

 

아내가 손질해준거야

 

그런 귀한 걸 받을 순 없습니다

 

괜찮아

 

네가 받아줬으면 좋겠어

 

키요코라고 해
"맑은 아이"라고 쓰지

 

키요코씨는 미인이군요

 

아, 아니
아내는 마츠노라고 해

 

키요코는 갓난아기야

 

아...

 

진주만 공격 이후에 태어났어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난 죽고 싶지 않아

 

오이시군은 전쟁이 끝나면
어떻게 할거야?

 

글쎄요

 

생각하기 어려운가?

 

아!

 

뭐지?

 

아...
아닙니다

 

말해 봐

 

만약 살아남는다면

 

뭐라도 좋으니
사람을 돕는 일 같은걸 하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군

 

미야베 교관님!

 

오!

 

테라니시, 야마다,
카가와!

 

괜찮은거야, 너?

 

좋아 보이는걸?

 

미야베 교관님?

 

오이시군...

 

다 나았나?

 

네, 덕택에...

 

다행이군

 

아니...

 

그렇지만도 않군

 

신주불멸(神州不滅)을 믿고
유구한 대의에 사는거다!

 

성공을 빈다!

 

해산!

 

네!

 

내일 여명에,
여기 적힌 사람들은

 

오키나와 전투에서
적함선에 특공을 수행한다

 

이상

 

경례!

 

바로

 

오이시 켄이치로

 

오이시...

 

난 괜찮아

 

테라니시랑 야마다도 갔는걸

 

각오는 되어 있어

 

그것보다, 봐

 

미야베 큐조

 

어떻게 된겁니까?

 

괜찮나?

 

기분이 좋아보이는군

 

이상합니다

 

물이 차갑고

 

잡초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요

 

그런 지금까지 아무래도 좋았던 것들이,
전부 가엾게 느껴집니다

 

지금처럼 진심으로
가족과 일본의 미래를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처럼 제가 죽은 후의 일을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제가 죽고 나서도
이 나라는 계속 존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살아갈 아이들과
그 자손들은

 

이 전쟁에 대해 어떻게 서로 이야기 할지

 

그런것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 일본은
어떤 나라가 되어 있을까?

 

각자 필사필중(必死必中)의 신념을 가져라

 

성공을 빈다

 

오이시 소위,
부탁이 있다

 

비행기를 바꿔주겠나?

 

미야베씨는 52형 아닙니까?

 

왜 굳이 이런 구식의 21형을
타려 하시는건가요?

 

21형은 내가 처음 탄
제로센과 같은거야

 

함께 죽는다면
이 비행기가 좋아

 

하지만...

 

내 마지막 고집을 들어주지 않겠나?

 

미야베 교관!

 

젠장!
젠장!

 

싫습니다!

 

미야베씨!

 

미야베씨!

 

미야베씨는 돌아오지 않았어

 

난 여기 남았어

 

그게...

 

할아버지의 운명...

 

아니야!

 

아니라구!

 

난 그걸 말하기 위해

 

전쟁이 끝나자마자
마츠노의 행방을 쫓았어

 

하지만...

 

미야베씨가 살고 있던 요코하마는
공습으로 모두 불타버리고

 

이웃에도 마츠노의 행방을
아는 사람이 없었어

 

후생성에서 일하는 친구의 연락으로

 

사는곳을 알게 된건

 

전쟁이 끝나고
2년후의 일이었어

 

마츠노는 오사카의 판자집에서
살고 있었어

 

여자 혼자서 키요코를 키우며
상당히 고생을 해왔던것 같아

 

꼭...

 

돌아올께

 

거짓말쟁이

 

여보...

 

죄송합니다

 

전 오이시 켄이치로라고 합니다

 

전쟁중 부군께 신세를 진 사람입니다

 

미야베의 아내입니다
남편이 신세 많았습니다

 

아뇨...

 

신세를 진건 접니다

 

가슴이 조이는 기억이었어

 

미야베씨가 그렇게나
지키고 싶었던 두 사람이

 

이런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게 슬펐어

 

난 마츠노에게 미야베씨와 비행기를
바꿔탄 이야기를 했어

 

그 결과 나만 살아남게 되었다는 것도...

 

각오는 하고 있었어요

 

죄송합니다

 

제 탓입니다

 

그게 그 사람의 운명이었던거죠

 

당신 탓이 아니에요

 

아닙니다!

 

미야베씨가 52형을 양보해준건

 

키카지마에 불시착했을 때

 

전 조종석에서

 

이 사진과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52형에 올라탔을 때,
미야베씨는 엔진 고장을 알아차린듯 합니다

 

게다가 이 사진과 쪽지를 제게 남겼습니다

 

만약 오이시 소위가 이 전쟁에서
운좋게 살아 남는다면

 

내 가족이 길거리를 헤매며
괴로워하고 있다면

 

도와줬으면 해

 

어째서...

 

용서해 주세요!
제가 죽어야 했습니다

 

돌아가 주세요

 

부탁이에요
돌아가 주세요

 

그때부터 난
할수 있는한 어떤 일이라도 해보자고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에 들렀어

 

키요코,
이걸로 쥬스라도 사와

 

쥬스?

 

그래도 돼?

 

안돼

 

부디 저희들에게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그러면 미야베씨를
대할 낯이 없습니다

 

부디 이걸...

 

약소합니다만...

 

받을 수 없어요

 

이건 받을 수 없습니다

 

추워

 

아저씨!

 

난 월급을 받을 때마다
오사카에 들렀어

 

마츠노는 좀처럼 받지 않았지

 

하지만 난 몇번이고 찾아갔어

 

그렇게 하는게 의무라고 생각했지

 

 

고마워요

 

이쪽이에요

 

많이 피었군요

 

닿아?

 

- 안 닿아
- 안 닿아?

 

어때?
닿았어?

 

- 닿질 않아
- 못 만졌어?

 

아! 괜찮으세요?
여기

 

젖어버렸어!

 

자, 잘 닦아야지

 

얘!

 

이리 와!
이리 와!

 

이리 와!

 

자, 감기걸리겠어

 

- 재미 있었니?
- 응

 

한번 더!
한번 더!

 

영~차!

 

왜 그렇게 잘해주는거죠?

 

미야베씨에게 목숨을 빚졌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할 필요는 없어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의무를 다했어요

 

이제 더 이상 호의를 받아들일 수는...

 

그렇지 않아요

 

아닙니다

 

처음엔 의무였지만

 

어느새 여기에 오는게
제 기쁨이 되었습니다

 

당신들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돕고 있다는게

 

제 인생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전 당신을...

 

전 불결한 놈입니다

 

가지말아주세요

 

이제 알겠어요

 

네?

 

그 사람은

 

약속을 지킨거에요

 

그 사람은 말했어요

 

"설령 죽는다 해도"

 

그래도 난 돌아올거야"

 

"다시 태어나서라도"

 

"꼭 너와 키요코의 곁으로 돌아올거야"

 

당신이 지금
여기 있어요

 

남편은

 

약속을 지킨거에요

 

어떻게든 살아서 돌아가고 싶어했잖아요?

 

어째서...

 

나도 확실히 말할순 없어

 

말로 설명할 수 있는게 아냐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그분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던게 아냐

 

마츠노와 너의 인생이
파괴되어 버리는걸 두려워했던거야

 

살아남은 사람이 해야하는건

 

그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거다

 

이야기를 계속하는거다

 

곧 우린 결혼했어

 

두 사람 사이에서 미야베씨에 대한
말이 나온적은 한번도 없었어

 

하지만 두사람 모두
그분에 대한걸 잊은적도 한번도 없어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은...

 

우리들만이 특별한건 아냐

 

그 시대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런 이야기가 있어

 

모두 저마다 가슴에 숨겨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고 있는거야

 

그게 전쟁에서 살아남았다는 거야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우리들 세대는 대부분 없어져 버려

 

이 이야기를 너희들에게
들려줄 수 있어서 다행이야

 

이상한 일이 전에도 한번 있었어요

 

당신에겐 솔직히 전부 말해두려고 해요

 

전 전쟁이 끝난 직후,
속아서

 

어떤 야쿠자의 첩이 된적이 있었어요

 

거길 빠져나올 수 있었던건

 

어떤 사람이 목숨을 걸고
우릴 구해주었기 때문이에요

 

그 사람은 피투성이의 칼 같은걸 들고
뛰어들어 왔어요

 

그리고 가지고 있던 지갑을 제게 던지며
"살아!"하고 말했어요

 

그 모습이 제겐 남편이
구해주러 온것 처럼 보였어요

 

그 사람은?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저와 딸아이는
이리로 도망쳤기 때문에

 

그분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좀 더 빨리 왔어야 했어요!

 

당신을 홀로 남겨두는게 아니었어요

 

당신을 좀 더 빨리 찾아야만 했어요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마츠노

 

그때 일본은 어떤 나라가 되어 있을까?

 

아내와 딸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어떻게든 죽을 수 없어

 

나에게 있어 살아서 돌아간다는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야

 

그런 날이 오면 좋겠군

 

이자키, 아직도 모르겠나?

 

심난함을 감하고
인고함을 인하여서

 

만세를 위해서...

 

기합을 보이라구!

 

미야베

 

미야베

 

나를 두고 가는거냐, 미야베!

 

짐은 여기에
국체의 호지함을 얻어 충량한...

 

미야베!

 

미야베씨

 

용서해 주세요

 

녀석은 해군 제일의 겁쟁이였어

 

미야베가 왜 특공을 택했나 하는것 말인가?

 

그분이야 말로
살아남아야할 사람이었어

 

그게 전쟁에서 살아남았다는 거야

 

우리들 세대에 있어서
그건 사랑한다는 말과 같아

 

그 사람은 약속을 지킨거에요

 

영원의 제로
(The Eternal Zero, 2013)

 

우리말 번역 :
슐츠 (http://blog.daum.net/schultz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