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회 공판 ]

 

항상 저기 앉는 사람들은
누구예요?

 

사법 수습생들이에요
사법 고시를 통과하고 연수 중인 사람들이죠

 

연수생?

 

아뇨, 수습생요

 

아, 그냥들 계세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그럼 개정하겠습니다

 

잠시만요

 

방청을 원하시면
조금 좁혀서 앉아보도록 하죠

 

괜찮으시죠?

 

뭘 하려는 건가요?

 

'차폐'예요

 

피해자의 프라이버시를 배려해

 

피고인과 방청석에서는
증인을 볼 수 없게 하는 거죠

 

- 저걸로 가려서?
- 네

 

피고인은
긴 의자에 앉아 주세요

 

 

또 차폐야?

 

공개가 원칙이구만

 

피해자 보호에 대한 최근 흐름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죠

 

이쪽으로 오세요

 

겁내지 않아도 돼요

 

카드에 적힌 이름이 본인 이름이 맞죠?

 

 

그럼 거기 적힌 선서를
소리내어 읽어 주세요

 

양심에 따라 진실을 말하고

 

어떤 것도 숨기지 않으며
거짓을 말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자리에 앉아요

 

겪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세요

 

거짓 증언을 할 경우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세요

 

검찰관, 심문 시작하시죠

 

증인은...

 

심호흡을 한번 해볼까요?

 

네...

 

죄송해요, 전 괜찮아요

 

무사시다이 역을 출발한 후

 

뒤에서 누가 부시럭대며
움직이는 걸 느꼈지요?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왠지 기분 나쁘다고...
여러 번 치한을 만나서

 

오늘도 그런가 생각했어요

 

부시럭댄다는 건 구체적으로
몸에 뭔가가 닿았다는 얘긴가요?

 

뒤에 있는 사람이 전차의 흔들림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느낌이었고...

 

가끔 딱딱한 것이
엉덩이 아래쪽에 닿고

 

떠밀리는 느낌이 들어서...
치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어떻게 됐죠?

 

굉장히 무서웠어요

 

그런데 이번엔
스커트가 들춰지는 느낌이 들었고

 

엉덩이 오른쪽을 더듬었어요

 

엉덩이를 더듬고 있는 게 다른 사람의
손이란 걸 눈으로 확인했나요?

 

아니오

 

하지만 위아래로 움직이고
좌우로 움직이고...

 

그리고...
주무르는 듯한 느낌도 들어서

 

분명히 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범인을
붙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까?

 

범인의 손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 범인의 손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예전에 치한을 만났을 때
경찰에 얘기했더니

 

손을 붙잡거나 해서
증거를 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어요

 

손을 붙잡을 때
주의했던 점이 있습니까?

 

치한의 행동을 하는 중인 손을
붙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범인의 손은
어디쯤에 있었습니까?

 

오른쪽 엉덩이입니다

 

그런데... 앞쪽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서

 

앞쪽으로 움직이는 손을
붙잡은 거군요?

 

 

그냥 놔뒀다가 앞쪽으로 손이 오는 건
정말 싫었기 때문에

 

오른손으로 붙잡았습니다

 

범인의 손 어느 부분을
붙잡았습니까?

 

손목의...
약간 위쪽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신은
어디를 보고 있었습니까?

 

범인의 손을... 제가 붙잡은
손을 보고 있었습니다

 

범인의 손가락까지 보였습니까?

 

보이지 않았습니다

 

스커트에 덮여 있어서
팔밖에 안 보였어요

 

손을 잡을 때
범인의 옷도 같이 붙잡았습니까?

 

 

범인의 옷 색깔은 알 수 있었습니까?

 

검은색에 가까운 색이었어요

 

붙잡은 손은 어떻게 됐나요?

 

뒤쪽으로 확 잡아당겨졌습니다

 

손을 놓치고 말았군요?

 

 

범인의 손을 시야에서 놓쳤습니까?

 

아뇨, 잡아당겨진 손을
눈으로 쫓았습니다

 

그 손은 어느 쪽으로 당겨졌습니까?

 

뒤쪽입니다

 

당신의 등에

 

옆으로 빠져나가는 감촉은 없었습니까?

 

없었습니다

 

당신 오른쪽으로 빠져나가거나

 

아래쪽으로 빠져나가는 감촉은?

 

없었습니다

 

눈으로 범인의 손이 빠져나간 방향을
쫓았다고 했지요?

 

 

그게 뒤쪽이었고요?

 

 

당신은 그 뒤 어떻게 했습니까?

 

눈으로 빠져나간 범인의 손을 따라갔더니
제 뒤에 있던 사람이었고

 

붙잡았던 옷 색과 비슷한 색이어서

 

"그만 하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증거 제 17번 재현사진 촬영 보고서에 첨부된
사진 1에서 3을 보이겠습니다

 

이 사진에 있는 사람은 5월 10일

 

당신이 치한 피해를 입었을 때
당신이 붙잡았던 사람입니까?

 

 

이상입니다

 

당신이 범인이라 생각하고
붙잡았던 남자 외에

 

차 안에 있던 사람 중
기억나는 사람이 있습니까?

 

예를 들어
당신 앞에 있던 사람이나

 

오른쪽 뒤, 왼쪽 뒤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재판관 쪽을 보고 대답하세요

 

취조 때엔 앞에
중년 여성이 있었다고 대답했는데요

 

그럼 그게 맞을 거예요

 

그 외엔 기억나는 게 없나요?

 

예를 들어 왼쪽 뒤에
뚱뚱한 남자가 있었다든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기사카와 역에 내린 후의 일을
질문하겠습니다

 

역 사무실에 갔을 때 피고인이
뭔가 해명을 했습니까?

 

문에 웃옷이 끼어서
잡아당기고 있었을 뿐이라고...

 

역 사무실에 회사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오지 않았습니까?

 

네, 왔습니다

 

그 여성이 뭐라고 했나요?

 

"남자의 옷이 문에 끼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움직임이 이상했다"고 했습니다

 

사건 당일의 경찰 취조에서는

 

"사무실에 왔던 여성은"

 

"남자의 옷이 문에 끼었다고 말했다"

 

이렇게밖에 얘기하지 않았는데요

 

그런가요...
하지만 움직임이 이상했다고 했는데...

 

그 후 그 여자분은 어떻게 했나요?

 

어느샌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당신이 붙잡은 남성은

 

그분을 돌려보내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모르겠어요

 

사무실에 가서 바로
안쪽으로 들어갔거든요

 

변호인 아라카와입니다
몇 가지 확인을 하겠습니다

 

아까의 얘기에서 당신은
범행 중인 범인의 손을 잡았고

 

잡은 그 손을 봤다고 했지요?

 

 

그 뒤 범인은 손을 잡아당겼고

 

 

눈으로 쫓은 그 손은
어느 쪽으로 갔습니까?

 

뒤쪽으로 갔습니다

 

뒤쪽으로 간 손도 보고 있었습니까?

 

 

손을 보고...
빠져나간 손을 따라서...

 

그 방향을 눈으로 쫓았더니
비슷한 색 옷을 입은 사람이 있었어요

 

지금 "비슷한 색 옷을 입었다"고 했는데

 

계속 눈으로
범인의 손을 쫓았다면

 

확실히 그 손이란 걸 알았을 테고

 

그랬다면 "비슷한 색"이 아니라
"같은 색"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비슷한 색" 이라고 말하는 건

 

한 순간 시야에서 손이
사라졌기 때문 아닙니까?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계속 보고 있었고...

 

그래서 그 방향을 본 거였어요

 

범인의 손을 보았지요? 붙잡았을 때...

 

그리고 놓쳤고

 

놓친 순간에 범인의 손이
시야에서 순간적으로 사라졌습니까?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에 제 오른손이 있지요?

 

여기서 왼쪽으로 손을 움직여도
시야에선 사라지지 않지요?

 

 

하지만 이 손이 순간적으로
소매에 가려졌을 땐

 

-손이 보이지 않게 되죠
- 네

 

그런 식으로 순간 사라진 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겁니다

 

잘 기억해 보도록 하세요

 

기억나지 않습니까?

 

 

변호인, 계속하세요

 

당신은 손을 붙잡았고 그 손을 보았다...
그리고 놓쳤다

 

지금부터 하는 얘기를 잘 들어 주세요

 

빠져나간 방향을 바로 봤지만
순간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비슷한 색 옷이 있어서
그걸로 확인할 수 있었는가

 

손은 빠져나갔지만
시야에서는 사라지는 일 없이

 

계속 그 손을 보고 있었는가

 

이의 있습니다
질문이 중복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입니다

 

증인은 다시 한 번 잘 기억해 보세요

 

한순간 사라져서

 

빠져나간 방향을 봤더니

 

비슷한 색 옷을 입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걸로 같은 사람인 걸 확인했군요?

 

오른손이 빠져나간 방향이나

 

옷 색이나 손 방향을 보고
이 사람이구나, 하고...

 

한순간 놓치긴 했지만
알 수 있었다는 거지요?

 

 

좀 전에 검사의 질문에
범인의 손이 빠져나갔을 때

 

등에 옆쪽으로 빠져나가는 감촉은
없었다고 대답했지요?

 

 

그럼 왼쪽 뒤에 있던 사람이
만졌을 가능성은 없다는 겁니까?

 

 

등의 감촉만으로
단언할 수 있을까요?

 

형사님도 "왼쪽 뒤에 있는 사람은
만질 수 없으니"

 

"바로 뒤에 있던 사람이
틀림없다"고 하셨어요

 

형사가 "왼쪽 뒤에 있는 사람은
만질 수 없다"고 했어요?

 

 

왜 안 되는지 이유를 말해 줬나요?

 

그런 실험을 한 적 있다고...

 

잠깐만, 형사가 "왼쪽 뒤에 있는 사람은
만질 수 없다" 는 걸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했습니까?

 

 

어느 형사가 얘기했는지
기억하고 있습니까?

 

아뇨

 

여성이었나요, 남성이었나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그렇게 얘기했어요

 

이제 재판소 측에서
몇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으니
조금만 더 힘내요

 

 

역 사무실에 왔던 여성은

 

"남자의 옷이 문에 끼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움직임이 이상했다" 라고
말했습니까?

 

 

왜 그 여성이 굳이 사무실까지 와서

 

그 얘길 해준 거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치한이에요" 라고
말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여성은
당신이 붙잡은 남성에 대해

 

"이 사람은 범인이 아니에요" 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재판관님, 피해자 증언에 언급된

 

경찰의 재현 실험에 관한
보고서 제출을 요청합니다

 

검찰 측, 괜찮겠죠?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만

 

존재할 경우엔 제출하세요

 

검토하겠습니다

 

사무실에 왔던 여자는

 

옷을 당기고 있었기 때문에
치한이 아니라고 했대

 

"움직임이 이상했다"고 했으면
왜 텟페이가 돌려보냈다고 화를 냈겠어

 

'피해자 감정'이라는 걸까

 

자신은 치한을 만났고
여자분이 굳이 와주었으니

 

분명 자기 편일 거라 생각한 거지

 

그래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얘길 들은 걸지도 몰라

 

혹은 자기가 잡은 남자가
범인이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에

 

그렇게 들은 걸지도요

 

잘 버텼어

 

앞으로도 지지 말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게

 

자네한테만 살짝 해주는 얘긴데...

 

담당 형사 말이
설마 기소할 줄은 생각도 못 했대

 

고마워

 

이런 곳에 있었구나

 

몰랐어

 

너 먹고 싶은 걸로 시켜

 

 

오니기리

 

웬 오니기리?

 

그 기분 알아

 

나도 유학 가 있을 때
잘 지은 밥이 너무 먹고 싶었거든

 

4개월이나 있었지?

 

그런 걸 '인질 사법'이라 한대요

 

몇 번 보석 신청을 했었지만...

 

왜 안 된 거예요?

 

첫째,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치 않을 때

 

둘째,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을 때

 

세째, 피의자에게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

 

대부분은 두 번째인
증거 인멸이 이유래요

 

박사 다 됐네
근데 증거랄 게 없잖아?

 

피해자를 협박할 수가 있죠

 

그래서 피해자 증언이 끝나면
보석을 허락하는데

 

보석 조건이, 사건 구간의 전차는
못 탄다는 거예요

 

뭐야 그게?

 

보석금은 얼마야?

 

2백만 엔...

 

지금까지 재판은
나쁜 사람들이 심판받는 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돈 내고 석방이라니...

 

맞아, 재판은 유죄인가 무죄인가
판단하는 거잖아

 

아, 당연한 소리지만...

 

재판관은 항상 2백 건 이상의
사건을 맡고 있어요

 

대부분은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명백한 유죄들이고

 

그러니 나쁜 사람을 심판한다는 말이
틀린 건 아니죠

 

다만 그 와중에 피고인의 말을
진지하게 듣기란 쉽지 않아요

 

게다가 단기간에 많은 사건을 판결하지 않으면
근무 평가에 영향이 있고

 

다들 지나치게 바쁘달까...

 

재판관의 능력은
처리 건수로 평가되니까

 

빨리 끝낼 방법만 생각하죠

 

감사합니다

 

재판 단계 중에서는
어느 정도 온 건가요?

 

검찰측 입증이 끝났고
이제 이쪽에서 반증할 차례입니다

 

이론 상으론 검찰 측 주장의
약점을 지적하기만 해도 충분하지만

 

실제론 그렇게 만만치 않아요

 

이쪽에서 적극적으로
무죄를 입증하지 못하면 집니다

 

그 정도 각오가 필요해요

 

그래서 제안하는 건데
재현 비디오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피해자 주장대로의 상황을 만들고
가네코 씨 주장과 맞춰서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겁니다

 

증거로 쓸 수 있을진 알 수 없지만

 

문서만으로는 사건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들어요

 

당일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피해자의 증언에 모순은 없는지
검증하고 싶습니다

 

돈도 들 테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사타 씨도 만들었다고 했어요
한번 의논해 볼게요

 

[ 제 4회 공판 ]
치한 행위를 직접 목격하셨습니까?

 

아뇨, 문앞에서 꼼지락대는 남자가 신경쓰여
가끔 쳐다만 봤습니다

 

왠지 부자연스러워서...

 

그때 당신이 본 남자는...

 

피고인입니다

 

탈 때부터 좀 위험해 보여서
보고 있었어요

 

재판관을 향해 대답하세요

 

위험해 보였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여학생 등에 자기 앞쪽을
딱 붙이고 있었기 때문에

 

치한이구나, 싶었달까

 

'나같음 반대로 서서 탔을 텐데'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어디서 보고 있었나요?

 

다음 문 앞에서
앉아있는 사람들 머리 너머로 봤습니다

 

기시카와에 내린 후의 일을
질문하겠습니다

 

당신이 피고인을
역 사무실까지 데려갔습니까?

 

아뇨, 홈에서 다투는데 역무원이 왔고
그제서야 단념했는지

 

역무원과 피고인이 앞서서 걷고

 

피해자와 제가
나란히 뒤따라갔습니다

 

사무실로 또 한 명,
회사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왔죠?

 

 

그분은 무슨 얘기를 했나요?

 

그러니까...

 

"치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수상하다"

 

그 비슷한 얘길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비슷한 얘기"라 하면?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바로 가버려서요

 

그 여성이 간 후 피고인은
아무 말 없었나요?

 

"왜 돌려보내느냐"고 했던 것 같습니다

 

사무실에 왔던 목격자 여성은

 

"피고인은 치한이 아니다" 같은 말은
한 마디도 안 했군요

 

네, 그런 식으론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상입니다

 

상관없습니다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

 

무죄를 판결했던 사건 중에...

 

사실은 유죄였을지도 모른다고
고민했던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사실 인정이란 어디까지나
검찰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허용치 않을 만큼의 증명을
해냈는가를 판정하는 작업입니다

 

"증거는 없지만
피고인이 진범일지도 모른다"

 

이런 건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그런 걸로 재판관이 고민하면
증거가 없어도 검찰의 주장만 중시하다가

 

때로는 무죄인 사람을
유죄로 만들 수 있습니다

 

검찰관의 증명을 숙고해
유죄라는 확신을 얻을 수 없다면

 

무죄인 겁니다

 

형사 재판의 최대의 사명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진실을 규명하는 것?

 

 

공평히 임하는 것?

 

 

공평성?

 

최대의 사명은...

 

죄가 없는 사람을
벌하지 않는 것입니다

 

증언에 나왔던
피해자 왼쪽 뒤의 남자는

 

치한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실험 보고서는

 

제출되지 않을 겁니다

 

"미상"이라고 합니다

 

미상?

 

발견되지 않았단 말이죠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발견되기라도 하면
거짓말을 한 게 되니까

 

"미상" 이라고 하는 거죠

 

그럼 있는 건가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있는데도
보여주지 않으려는 걸 수도 있고

 

진짜로 찾지 못한 걸 수도 있어요

 

정말로 없는 거라면

 

형사가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해서

 

가네코 씨가 범인이라고
확신시킨 게 돼요

 

있는데도 보여주지 않는 거면요?

 

 

어쩌면, 마네킹을 갖고 촬영한 사진처럼

 

너무 엉성한 보고서여서

 

재판관에게 나쁜 인상을 줄 거라
판단했을 수도요

 

알 수 없는 일이지

 

그건 그렇고
한 가지 알려줄 일이 있습니다

 

재판관이 바뀌었어요

 

네?

 

그런 경우도 있나요?

 

그래요, 그렇게 드문 일은 아녜요

 

 

지금까지 한 심리는 어쩌고요?

 

없었던 게 되진 않아요

 

다만 새 재판관은
지금까지 법정에서 오간 내용을

 

문서만으로 보고 판단하게 됩니다

 

[ 제 5회 공판 ]

 

[ 제 5회 공판 ]
기립!

 

재판관이 변경됐습니다

 

공판 절차는
종전대로 해도 괜찮겠죠?

 

 

 

정원은 20명입니다

 

나중에 들어오신 분은 퇴실해 주세요

 

지난 번 재판관님은
좁혀 앉으라고 하셨는데

 

여긴 제 법정입니다

 

무슨 소리야!

 

맞아!

 

정숙한 가운데 심리를 진행하고 싶으니
정원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거기 안경 쓰신 분

 

뭐야, 이게...

 

사무실에 온 여성은
뭐라고 얘기했습니까?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확실히 알아듣지 못해서...

 

문에 끼었다던가, 뭐 그런 얘길 했는데...

 

그 여자분 얘기를 제대로
들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나요?

 

그게...

 

듣고 말고도 없는 게
바로 가버려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피고인에게서
상황 설명을 들었습니까?

 

아니오

 

전혀 듣지 않았단 말인가요?

 

 

당신은 피고인에게 사무실에서
얘기를 듣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래서 피고인은 당사자끼리 얘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따라갔던 건데요?

 

그렇게 말씀하셔도...

 

그런 건 저희의 업무가 아닙니다

 

그럼 이런 경우
역무원이 해야할 일은 무엇입니까?

 

당사자 신원을 확보하고
경찰에 연락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사무실까지 온 여성이

 

중요한 목격자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습니까?

 

아니오, 도대체 무슨 관계인 건지도
몰랐습니다

 

사무실에 왔던 여성은

 

"피고인은 범인이 아니다" 라고
한 적이 없다는 거죠?

 

네, 그런 얘길 했던 것 같진 않습니다

 

알겠습니다

 

변호인이 제출을 요청했던

 

경찰 측의 재현 실험 보고서는?

 

미상입니다

 

따라서, 조사 담당이었던 야마다 형사의
재심문을 요청합니다

 

검찰 측, 어떻습니까?

 

불필요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재판관으로서도
불필요하다 생각됩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피고인을
범인이라고 확신한 것은

 

취조관의 암시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만약 그랬다고 해도

 

피해자가 누구에게 들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니

 

야마다 형사를 불러도
소용없지 않겠습니까?

 

취조의 위법성 부분은
변론을 통해 주장해 주세요

 

야마다 형사의 증인 신청은
각하합니다

 

왜 재판관이 바뀐 걸까요?

 

재판관의 전근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밀려난 걸 수도 있어요

 

왜요?

 

요전에 무죄 판결을 내렸던 두 건이

 

고등법원에서 둘 다 뒤집혔거든요

 

정말요?

 

그것 땜에 좌천?

 

글쎄요

 

무죄 판결로 기뻐할 사람은
누구겠습니까?

 

피고인과 그쪽 관계자겠죠

 

경찰과 검찰은?

 

그쪽이야 열받겠죠
체면 구기는 건데

 

무죄 판결을 내리는 건
경찰과 검찰을 부정하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
국가에 반항하는 일이지요

 

그래서야 출세를 할 수 없죠

 

어차피 재판소도 관료 조직이고

 

조직 안에서 인정받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죠

 

피고인을 기쁘게 해봐야
얻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유죄만 남발한다고
출세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하여간 무죄 판결은
큰 용기와 능력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 거였군요, 처음 알았네...

 

...여섯 살

 

그래? 똑똑하기도 하지

 

바깥분께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아녜요
재판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아는걸요

 

저희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뭐든 말씀하세요

 

저희도 힘내야죠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요

 

노모토 씨, 죄송한데요

 

사다리 위에서 찍어주시겠어요?

 

위에서요?

 

오구라 씨는 측면에서...

 

그러죠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면 되나?

 

 

어때요?

 

네, 좋습니다

 

그럼 먼저 피해자 역 요코 씨
자리에 서세요

 

 

사이토 씨와 스도 변호사님 서시고

 

 

맞죠?

 

이제 승객들, 안으로 들어오세요

 

- 네
- 감사합니다

 

실제론 정원의 두 배를 넘어가서

 

역무원이 밖에서 밀어야
간신히 탈 정도니

 

되도록 딱 붙어 서세요

 

 

- 가네코 씨
- 네

 

그날 했던 것처럼
웃옷을 당겨 보세요

 

 

죄송합니다

 

사이토 씨
가네코 씨를 밀어 보세요

 

 

- 요코
- 응?

 

엉덩이에 뭔가 닿지 않아?

 

닿았어

 

텟페이 가방이야

 

이걸 사타구니를 밀어붙인 걸로
착각한 거야

 

이번엔 피해자가 "그만 하세요" 라고 하고
범인의 손을 잡고 돌아보는 부분을

 

피해자 주장대로 재현하겠습니다

 

우선 가네코 씨가 했다고 가정하고

 

피해자 엉덩이 근처에 손을 올리세요

 

 

만지는 시늉만 할게

 

실제로 만지면서 해
그래야 제대로 알 수 있으니까

 

괜찮아, 안에 반바지 입고 왔어

 

만지세요

 

손목을 잡아요!

 

뺄 수가 없어요

 

해보길 잘했네요

 

문 바로 앞이었잖아요
뒤로 손을 뺄 공간이 없는 거예요

 

이렇게 간단한 걸 왜 몰랐을까

 

그래서 현장 검증이 중요한 거지
반드시 필요해

 

이번엔 내 쪽에서 해볼까?

 

아, 그래

 

손이 빠져나간 방향이
등쪽인지 뒤쪽인지 알 수 있었나요?

 

확실히 알 수 없었어요

 

엉덩이를 만진 손이
어느 쪽에서 나왔는지도 알기 힘들었어요

 

텟페이 넌?
타츠오가 만진 거 느껴졌어?

 

아뇨, 전혀...

 

그런데 이거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 전철이지?

 

당신이 등을 대고 있던 문이
진행 방향에 대해 왼쪽이에요

 

왼쪽...

 

[ 제 6회 공판 ]
피고인, 증언대로

 

[ 제 6회 공판 ]

 

앉으세요

 

 

문에 낀 상의를
당기고 있었다고 했는데

 

옷은 바로 빠졌습니까?

 

아니오

 

그래서 당황해서
몸을 비틀어 보거나

 

오른손으로, 되도록 문 가까이에서
옷을 쥐고 잡아당겼습니다

 

차 안이 상당히 혼잡했을 텐데

 

당신의 움직임에
주변 사람이 불쾌해 하지 않았습니까?

 

나름대로 조심은 했지만

 

오른쪽에 있던 여성이
의심스러운 듯이 쳐다보길래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끼어있는 옷을 눈짓해 보였습니다

 

옷을 잡아당기던 당신의 손이나 몸이
그분에게 닿았던 겁니까?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경찰 취조에서

 

당신 왼쪽에 있던 뚱뚱한 남자가
치한이었을 수도 있다고 했죠?

 

 

왜 그 남자가
수상하다고 생각했나요?

 

옷을 당기고 있을 때
그 남자한테 밀리는 바람에

 

제가 오른쪽 여성을
떠미는 듯한 상태가 됐습니다

 

전차의 흔들림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었고

 

나중에 치한 얘기를 듣고

 

혹시 피해자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려고

 

저를 밀었던 게 아닐까 했어요

 

그런데 당신이 내렸던 기시카와 역은

 

옷이 낀 쪽의 문이 열리게 돼있는데

 

왜 무리해서 옷을 빼내려 했던 겁니까?

 

그건 제가 착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전철을 타는 스미레가오카 역은
기시카와 역과 반대편 문이 열립니다

 

그래서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기시카와에서 내리려면

 

차 안을 가로질러야 합니다

 

그런데 그날은
가방 속을 살피기 위해

 

무사시다이에서 내렸습니다

 

무사시다이는 기시카와와
같은 쪽 문이 열리기 때문에

 

이미 차내를 가로질러
차에서 내렸던 건데

 

그날은 늦잠을 자고
이력서까지 놓고 왔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차에 타고 보니
옷이 문에 끼어 버렸는데

 

그때 전 평소 익숙한 대로 기시카와에서
반대편 문이 열릴 거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생각한 모양이다"는 무슨 의미입니까?

 

 

전에 변호사님이나 부검사님이
왜 굳이 옷을 당겨야했냐고 물으셨는데

 

그땐 저도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재현 비디오를 찍으면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날 옷을 잡아당기던 와중에

 

'어, 이 차 어느 쪽으로 가고 있지?'하고
생각했는데

 

그때 갑자기 옷이 빠졌고

 

그 직후 "그만 하세요"라는 소릴
들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무사시다이 역에서 탔는데
너무 정신이 없다 보니

 

평소처럼 스미레가오카에서 탄 걸로
착각을 했다...

 

그래서 어느 쪽 문이 열리는지도
착각을 했다는 얘기지요?

 

네, 그렇게 된 겁니다

 

마지막으로
역 사무실에 왔던 목격자의 발언 말인데요

 

그분이 뭐라고 했습니까?

 

 

"이 사람은 문에 낀 옷을
잡아당기고 있던 것뿐이고"

 

"치한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확실하지요?
"치한이 아니다" 라고 했다는 거지요?

 

 

피해자가 "그만 하세요" 라고 했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습니까?

 

옷 쪽을 보면서
잡아당기고 있었는데

 

겨우 빠져서... 하지만 아직
옷자락을 쥐고 있었습니다

 

피해자 목소리를 듣고 어떻게 했습니까?

 

돌아봤습니다

 

피해자의 얼굴을 봤습니까?

 

아니오

 

목소리는 들었지만 누가 누구에게
얘기하는 건지 몰랐습니다

 

피해자와 당신의 몸은
어느 정도 밀착돼 있었습니까?

 

당시엔 피해자인지 몰랐는데

 

앞에 있던 여성과 제 상반신의
왼쪽 반 정도가 딱 붙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왼손엔 가방을 들고 있었지요?

 

 

그래서 제 가방이
그 여자분 몸에 닿았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진범이라고 주장하는 왼편의 남자는
어느 정도 밀착돼 있었나요?

 

제 몸 왼편으로
상당한 압박을 느꼈습니다

 

그 남자는 어떤 자세였나요?

 

저는 옷을 당기느라

 

오른쪽 뒤를 향해 있었고

 

그래서 어떤 자세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자세였는지도 모르면서
그 남자가 범인이라는 겁니까?

 

범인이라고 단정하는 게 아닙니다

 

제 몸이 느꼈던 압박감을 근거로
수상하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 남자가 범인이라고 가정하면

 

그 남자의 오른팔은 당신과 피해자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게 되겠군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초만원인 전철에서 사람들 사이로
손이 비집고 들어오면

 

보통은 눈치를 챌 텐데
눈치채지 못했습니까?

 

네,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재현 비디오를 찍을 때...

 

질문에 대해서만 대답하세요

 

네,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당신의 방에 보관해둔
소장품 DVD와 책 맞지요?

 

소장품이라니,
그런 거창한 물건이 아니에요

 

그럼 무엇입니까?

 

버릴 수가 없어서
내버려뒀던 것들입니다

 

그렇군요
제목을 읽어 주시겠습니까?

 

이의 있습니다, 불필요합니다

 

검사가 직접 읽으면 안 됩니까?

 

그런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치한 지옥"
평소에도 치한에 흥미가 있었던 것 아닙니까?

 

이의 있습니다
관련성이 없습니다

 

괜찮아요, 답변하겠습니다

 

친구에게 받은 것 중 우연히
치한물이 하나 있었던 것뿐입니다

 

이 잡지엔 세일러복 차림의
소녀가 실려 있는데

 

여학생에도 흥미가 있었군요

 

그 누드 잡지에 우연히
그런 게 실려 있던 거지

 

여학생에 대해
특별히 흥미가 있는 게 아닙니다

 

중간에 내린 무사시다이 역에서
무엇을 했습니까?

 

이력서를 갖고 왔는지 확인하려고

 

가방 안을 뒤져봤지만
안에 없어서...

 

가지러 돌아가면 면접에 늦게 되니
포기했습니다

 

당신이 다시 전철을 탈 때

 

그 문으로 탔던 이유가 있습니까?

 

가장 가까웠달까...

 

하여간 제일 먼저 눈에 뜨인 문에
뛰어들어갔습니다

 

당신이 문으로 뛰어갈 때

 

그 칸에 타려는 승객 중 가장 뒤에
누가 있는지 알았습니까?

 

몰랐습니다

 

차에 오른 바로 그 순간엔
눈 앞에 누가 있는지 알았겠죠?

 

 

피해자 여성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차에 타니 눈 앞에
젊은 여성이 있었다는 거죠?

 

 

아니, 기시카와에서
내리고 나서 알았던가...?

 

맞아요
탈 때엔 몰랐습니다

 

여자라는 건 알고 있었죠?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당신은 경찰 취조 중에

 

"저는 발차 직전인 급행 전철에 타려는"

 

"여중생의 뒤에서"

 

"역무원에게 등을 밀려"

 

"여중생의 등에 몸을 밀착시킨 채
전철에 탔습니다"고 했는데요

 

탈 때엔 앞에 누가 있는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런가요?

 

하지만 그렇게 쓰인 조서에
당신의 서명이 있는데요

 

그건 형사가 맘대로 그렇게 적은 거고
제가 몇 번이나 요청했는데도

 

정정해 주지 않았던 거예요

 

당신은 보통 만원 전철에 탈 때

 

몸을 어느 방향으로 해서 탑니까?

 

평소엔 사람이 너무 많은 차는
타지 않지만...

 

평범하게 안쪽을 향해 탑니다

 

만약 만원 전철에
꼭 타야할 상황인데

 

눈 앞에 여성이 있다면
몸 앞쪽이 여성과 밀착되지 않도록

 

바깥쪽을 향해 타거나 하지 않나요?

 

그렇게 한 적은 있습니다

 

이번엔 하지 않았고요

 

그 차를 놓치면 지각하게 될 상황이라

 

어떻게든 타야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앞에 어린 소녀가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차에 타는 일만 생각했다"라는 뜻입니까?

 

전 그저 차에 탈 생각뿐이었고

 

앞에 여자가... 소녀가 타든

 

아줌마가 타든 아무 상관 없었어요

 

하여간 어떻게든 타려고
서두르고 있었을 뿐이에요

 

하지만 앞에 있는 게
젊은 여성인 건 알고 있었죠?

 

만약 그랬다고 쳐도

 

뒤에서 역무원이 밀고 있었다구요

 

하여간 그때엔 앞에 탄 사람이고 뭐고
타는 게 제일 중요했단 말예요!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차 안에서 피해자가
"그만 하세요"라고 했을 때

 

자신한테 한 말이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진술했지요?

 

 

그건 이상하지 않나요?

 

치한이 아니었더라도
당신은 혼잡한 차 안에서 옷을 당기고

 

최소한 오른편에 있던 여성에게
사과까지 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에
"그만 하세요" 라는 말이 들리면

 

당신한테 한 말이라고
여기지 않을까요?

 

그렇게 심하게 당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신의 행동을 목격하고

 

굳이 사무실까지 와줬던 여성이
있을 정도니

 

상당히 눈에 뜨이는 행동이었겠죠?

 

말했잖아요!
그 여잔 내가 아니라고 했다고!

 

뭐야! 나는 안 했어!

 

질문받은 내용에만 대답하세요

 

네가 한 거야?

 

넌 뭐야?

 

이봐, 거기 서

 

넌 왜 만날 오는 거야?
내가 구경거리인 줄 알아?

 

진정해요!

 

여기는 법정이야!

 

그냥 재판 오타쿠예요

 

흥미 본위로 성범죄 재판만
찍어서 보러다니는

 

구제불능의 인간들이에요

 

갑시다

 

재판관들은 피고인에게만은
속아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건 치욕이니까

 

똑똑하다고 자신하는 사람일수록

 

눈앞에 있는 사람의 말이
혹시 거짓이면 어쩌나...

 

거기에 넘어가면 치욕이다, 라는
심리가 강한 법이죠

 

무죄 판결에는
무죄라는 확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의문 나는 부분은
직설적으로 묻습니다

 

거기에 납득할 만한 대답이 돌아올지...

 

치한 사건은
아무 증거도 없기 때문에

 

최종적으론 피해자와 피고인 중
어느 쪽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핵심 부분뿐 아니라 주변 사실에 관해서도
거짓말을 하고 있진 않은가

 

그런 게 판단의 근거가 돼버립니다

 

텟페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가요?

 

아뇨, 텟페이 군은 최선을 다해
정직하게 대답했다고 봐요

 

그렇게 편견을 갖고 묻는데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이상한 거죠

 

사실을 얘기하는데
계속 말꼬리만 물고 늘어지고...

 

마치 검사 같더군요

 

억울한 죄명으로
그것도 첫 번째 재판에서

 

딱 한 번 있는 피고인 심문입니다

 

아무리 변호사와 많은 준비를 했대도

 

어떻게 대답했는지에 따라
유죄가 돼버리죠

 

두 번째 기회 따윈 없는 단판 승부예요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답하면 된다는
변호사도 있지만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예상 못한 질문을 받으면
머릿속이 하얗게 됩니다

 

직접 겪었던 일조차 혼란스러워지죠

 

재판관에게 악의가 있는 건 아닐 겁니다

 

매일같이 거짓말쟁이를 만나...

 

도둑질을 해선 안 된다,
남을 다치게 해선 안 된다...

 

때론 인기 가수의 노래까지 인용해 설교하고...
계속 그 반복입니다

 

무서운 건

 

99.9%의 유죄율이

 

재판의 결과가 아니라
전제가 되는 상황입니다

 

저...

 

처음에 만났던 변호사를
증인으로 신청하면 어떨까요?

 

이제 와서 어떻게 하려고?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싶어요

 

어떤 증언을 시키려고?

 

당번 변호사는 인정하고
합의하라고 권했다면서요

 

하지만 텟페이 군은 거부했어요
결백했기 때문이죠

 

당번 변호사가 누구였는지 아나?

 

아뇨...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알아볼 필요 없어

 

어떻게 된 거예요

 

왜 합의하라고 권했던 거예요?!

 

그날 접견은... 가능하면 다른 사람에게
바꿔달라고 하고 싶었어

 

오후에 판결이 있었거든

 

징역 1년 3개월 실형이었어

 

지독한 재판이었지

 

전철 안에서의 외설 혐의였는데

 

보석금이 5백만 엔이야

 

전과도 없는 데다

 

처자식도 있는 성실하기만 한
샐러리맨이었는데

 

피해자 증언이 끝나고

 

재판관을 만나러 갔더니
뭐라고 했는지 알아?

 

"5백만 엔 낼 능력이 있으면"

 

"당장 가서 피해자하고
합의를 하고 와라"

 

"그러면 집행 유예로 해주겠다"

 

믿어져?

 

우린 진지하게
무죄를 증명하려 하는데

 

한창 재판 중에 그런 소릴 하는 거야

 

'무죄 추정'은커녕 '유죄 추정'이지

 

그 자리에서 욕이라도 퍼붓고 싶었어

 

하지만 재판관의 심기를 거스르면
더 불리해질 거란 생각이 들더군

 

그 후로 필사적이었어

 

재판관의 심중을 이미 알아버렸으니까

 

하지만 소용 없었지

 

난 말야
합의를 권할 생각은 아니었어

 

다만 "결백하면 재판에서 밝혀질 것이다"

 

"재판관은 알아줄 것이다"

 

그런 생각이 얼마나 큰 착각인지...

 

그건 옳지 않아요!

 

그런 건 나도 알아!

 

하지만...

 

현실의 재판이 어떤 건지
알려주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싸우란 말 난 못해

 

그래도...

 

증언은 해주실 거죠?

 

결백한 사람을
유죄로 만들어선 안 돼요

 

[ 제 7회 공판 ]

 

[ 250%의 혼잡 상황에서는 알아보기 힘들므로
당사자와 그 주변에 있던 사람만 촬영]

 

다음 공판에서 증거 관계를 정리하고

 

다다음 공판에서
논고를 하는 걸로 하지요

 

 

재판관님, 처음에 피고인과 접견했던
당번 변호사를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입증 취지는?

 

체포 직후의 피고인 진술을
명확히 밝혀

 

당번 변호사가
합의를 권했는데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온
피고인의 결백을 증명하겠습니다

 

검찰측 의견은?

 

불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만

 

재판소에서도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럼 당번 변호사의 접견 보고서와 메모를
문서 증거로 요청합니다

 

둘 다 부동의입니다

 

323조 2호에 규정된 업무 문서
혹은 동 조 3호의

 

특신 문서로 요청하겠습니다

 

검찰측 의견은?

 

요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재판소에서도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므로
각하합니다

 

방금의 증거 결정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서기관, 이 말을
기록에 남겨 주세요

 

기시카와 역 사무실에서

 

"이 사람은 치한이 아니다"라고 해주신
여성을 찾습니다

 

감사합니다

 

치한 사건의 목격자를 찾고 있습니다

 

[사타 사건 항소심 판결]
피고인, 앞으로

 

주문(主文) - 원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개월에 처한다

 

부당한 판결이다!

 

맞아!

 

정숙하세요

 

또다시 발언하면 퇴정시키겠습니다

 

당신은 항상 이렇지

 

내가 누군지 기억하나?

 

엉? 기억하냐고!

 

퇴정을 명합니다

 

회사 공금을 횡령했단 누명을 썼어요

 

그 재판관에게
1심에서 유죄를 받았고

 

대법원까지 갔지만 결국 패소했어요

 

죄송합니다

 

유죄율 99.9% 라는 건
변호사에게 참 편리한 거요

 

유죄를 받으면 당연한 거니까
비난받을 일이 없고

 

무죄를 받아내면 영웅이 되잖소

 

아, 실례...

 

찾았대!

 

 

그 남자가 맞습니까?

 

그런 것 같네요

 

텟페이 군은?

 

네? 아...

 

맞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바쁘신 중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중요한 증인을 찾았다면서요?

 

네, 사건 직후부터 찾고 있던 목격자가
드디어 나타났습니다

 

그거 잘 됐군요

 

현재 증인의 확실성을 확인 중인데

 

만약 이 사건의 목격자라는 게
확실히 입증되면

 

꼭 증인 심문을 잡아주셨으면 합니다

 

검찰 측에는?

 

확증이 나오면 바로 통보하겠습니다

 

[ 제 9회 공판 ]

 

[ 제 9회 공판 ]
당신은 무사시다이 역에서

 

피고인 옆에 승차했지요?

 

 

무사시다이 역을 출발한 후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출발하고 나서 좀 있다가

 

뭔가가 등과 허리에 닿는 느낌이 들길래

 

상반신을 틀어서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뒤에 있던 남자가
문에 낀 옷을 잡아당기고 있었고

 

저와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머리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신 뒤에 있던 사람은
여기 있는 피고인입니까?

 

그렇습니다

 

아... 그렇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됐습니까?

 

네...

 

다시 앞을 향했고 그 뒤로는

 

등에 뭔가가 닿는다기보다

 

가볍게 부스럭거리는 듯한 움직임을
계속 느꼈습니다

 

언제까지 그런 움직임을 느꼈나요?

 

"그만 하세요" 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후로는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만 하세요" 라는 말은

 

무엇을 그만두란 말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어쩌면 저처럼 뭔가가 몸에 닿아서

 

그것 때문에 그런가 생각했습니다

 

기시카와에 도착한 후의 일을
질문하겠습니다

 

역무원과 함께 걸어가는 피고인을 보고
역 사무실로 가셨지요?

 

 

당신은 역무원에게
뭐라고 얘기하셨나요?

 

 

"저 남자분은 문에 낀 상의를
잡아당기고 있던 것뿐이고"

 

"치한은 아닐 거예요" 라고 말했습니다

 

전단지를 보고 변호사 측에
연락을 하셨다는데

 

왜 사건이 있고 7개월이나 지난 후에
연락을 하신 겁니까?

 

사건이 있던 날은 제가 회사를 그만둔 날이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후 그 남자분이 어떻게 됐을지
하루종일 마음에 걸렸지만

 

사건 다음날에 저는
언니가 있는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석 달 전에 귀국했습니다

 

전단을 본 건 어느 회사의
면접을 보러 가던 도중이었고요

 

문에 상의가 끼어있는 걸 확인한 건
한 번뿐이었나요?

 

 

그 뒤 "그만 하세요" 라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습니까?

 

시간요?

 

시간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돌아본 게 무사시다이 역을 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니까

 

노부쿠로 역을 지나기 전부터

 

기시카와 역에 거의 다 왔을 때까지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10분 정도겠군요?

 

네, 그 정도일 것 같아요

 

그 시간 동안 당신은 뒤쪽으로
움직임을 느끼고 있었고요?

 

 

끊인 적 없이 계속인가요?

 

아뇨, 계속이라기보단...
깨닫고 보면 그때마다...에 가까워요

 

마지막으로 확인하겠습니다

 

당신이 피고인은 치한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피고인이 문에 낀 상의를
잡아당기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저와 눈이 마주쳐
사과했던 사람이

 

바로 옆 사람에게 그럴 것 같진 않아요

 

치한은 보통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려 하는 법이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변호인, 더 질문 없습니까?

 

 

[ 제 10회 공판 ]
피해자가 민감한 시기의 소녀임을 고려할 때

 

피해자에게 미칠 영향은 지대합니다

 

이런 이유로 피해자와 그 모친은

 

엄중한 처벌을 원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개전의 정을 전혀 보이지 않으며
재범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같은 사건의
예방 견지에서 볼 때도

 

엄중한 태도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제반 사정과
이에 준하는 법안을 적용해

 

피고인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함이
합당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 제 11회 공판 ]
조사기관은 피해자 진술만을 받아들이고

 

[ 제 11회 공판 ]
피고인 주장은 기록하지 않았으며

 

공판 단계에서도

 

피고인이 일관된 해명을
해왔음을 시사하는

 

피해자 진술서나 그밖의 증거를
제출 않는 부당한 태도를...

 

...원칙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진술과 증언이

 

유죄 입증의 결정적이고도
유일한 증거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논한 바와 같이
신뢰성이 없으며

 

많은 합리적 의문이 존재합니다

 

형사 재판에서 이같이 허술한 증거로
치한 범죄의 범인임을 인정하면

 

이후로도 많은 원죄 피해자가
발생할 것입니다

 

재판소에서 신중, 냉정히
본 건을 분석해 줄 것을

 

피고인과 변호인 측은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피고인은 무죄입니다

 

피고인은 앞으로

 

 

이 사건의 심리는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세요

 

 

저는 결백합니다

 

절대로 치한과 같은 비열한 행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에 휘말린 이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아마 피해자 본인과

 

그 가족도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증오해 마땅한 범죄를 저지른 건
제가 아닙니다

 

이것을 체포당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해 왔습니다

 

부디 본 법정에서

 

공정하고 신중한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판결은 5월 10일 수요일
당 법정에서 오전 11시부터입니다

 

괜찮아
넌 하지 않았으니까

 

분명 무죄가 나올 거야

 

[ 제 12회 공판, 판결]

 

[ 제 12회 공판, 판결]
기립

 

[ 제 12회 공판, 판결]

 

그럼 판결을 내리겠습니다
피고인은 앞으로

 

 

주문 - 피고인을 징역 3개월에 처한다

 

이 재판의 확정일로부터 3년간...

 

말도 안 돼!

 

정숙하세요!

 

규칙 외 발언에 대해선
퇴정을 명할 수도 있습니다

 

이 따위 재판 더 보고 싶지도 않아!

 

이 재판의 확정일로부터 3년간
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소송 비용은
피고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제부터 이유를 이야기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자리에 앉아 주세요

 

피고인, 앉으세요

 

선 채로 듣겠습니다

 

피고인은 2005년 5월 10일
오전 7시 34분 경부터

 

당일 오전 7시 44분경 사이에

 

도쿄도 스기나미구 무사시다이 4-10-1 소재
조호쿠 급행 전철 무사시다이 역에서

 

신주쿠구 니시타카다 1-25-1 소재인

 

기시카와 역 사이를 운행 중인 전차 안에서

 

당시 15세인 후루카와 토시코의
스커트 안에 손을 넣어

 

속옷 위로 둔부를 만지는 등의 행위로
공공의 교통수단에서

 

타인에게 명백히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사실인정의
보충 설명에 들어가겠습니다

 

피해자는 15세의 어린 나이에도
용기 있게 범인을 체포했으며

 

공판정에서도 진지한 진술 태도로
피해 체험을 증언했고

 

그 내용은 구체적이고 상세하여

 

경험자만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는
현장감 넘치는 증언이었다

 

변호인의 반대 심문에서도
진술의 일관성을 잃지 않았고

 

모르는 부분은 모르겠다고
솔직히 답하고 있다

 

피해자는 본 사건이 있기까지
피고인과 아무 면식이 없는

 

어떤 이해관계도 갖지 않은 자로서

 

피고인을 모함해야 할 사정은 없으며

 

따라서 허위 진술일 가능성은 낮다

 

피고인이 주장하듯이

 

피고인 좌측에 있던
뚱뚱한 남자가 범인이라면

 

범인의 오른손은
피고인의 몸 앞을 지나

 

피해자의 우측 둔부에 닿게될 것이므로

 

피고인이 깨닫지 못했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좌측 남성의 범행을
깨닫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므로

 

본 건의 범행이 이 남성의 소행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피고인 자신의 진술에 의해
명백해졌다 할 수 있다

 

피고인의 위치가
문 바로 앞이었으므로

 

잡힌 손을 뒤로 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으나

 

피해자는 등의 감촉을 통해
손 방향을 판단한 것에 지나지 않아

 

위로 빠져나간 것을 뒤쪽으로 오인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손이 뒤로 빠져나갔음을 전제로 한
피고인의 주장은

 

전제에 이미 결함이 있으며

 

따라서 이 주장은

 

피고인이 범인임을 인정하는 데
장해가 되지 않는다

 

본 건에서 벙행 차량에 동승했던 증인
이치무라의 증언에 의해

 

이치무라가 사건 직후
역 사무실에 와서

 

피고인이 치한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증언에 대해 검토한다

 

증언에 의하면 이치무라는
무사시다이 역을 출발 후

 

등과 허리에 뭔가가 닿는 것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으며

 

피고인이 상의를
당기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증인과 눈이 마주치자 피고인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말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 몸을 돌린 후에는
노부쿠로 역을 통과해

 

기시카와 역 도착 직전, 피해자의

 

"그만 하세요" 라는 말을 듣기까지의
대략 10분 간

 

계속 등에 피고인의 움직임을 느끼면서도

 

피고인을 다시 돌아본 일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증언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그만 하세요" 라고 말하기
10분 전 피고인이

 

문에 낀 상의를 당기고 있었다는
사실뿐이다

 

이 사실은 피고인의 주장을
일부 뒷받침하기는 하나

 

범행 발생 시점의 피고인 행동과
직접적 관련이 없으며

 

그 시점에 피고인이 치한 행위를 하는 것과도
논리적으로 양립 가능하므로

 

이같은 사실이

 

피고인이 범인임을
부정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

 

그밖의 관련 증거 검토에서도

 

피고인 진술에는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진술 전체가 신뢰성이 낮으므로
변호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은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개전의 정은 보이지 않으며
재범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이에 더해 전차 내 저속한 행위의 근절이
사회적으로 높이 요구되는 바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에
엄중히 대처하는 것으로

 

이러한 범행의 방지를 꾀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상의 내용으로 피고인의 형사 책임을
가볍게 볼 수 없어...

 

나는 마음 속 어딘가에서
재판관은 알아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얼마나 재판이 혹독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타이르면서도

 

"정말로 하지 않았으니까
유죄가 될 리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진실은 신만이 알고 있다"고 말한
재판관이 있다고 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최소한 나는,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재판에서 정말로 심판을
할 수 있는 이는 나밖에 없다

 

최소한 나는
재판관을 심판할 수 있다

 

당신은 실수를 범했다

 

나는 결백하니까

 

나는 처음으로 이해했다

 

재판은 진실을 밝히는 곳이 아니다

 

재판은 피고인이 유죄인가 무죄인가를

 

모아들인 증거를 가지고
임의로 판단하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유죄가 되었다

 

그것이 재판소의 판단이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이 판결에 불복할 경우

 

14일 이내에
항소를 할 수 있습니다

 

항소하겠습니다

 

"부디 당신이 심판받기를 원하는 그 방법으로
나를 심판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