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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일요일"

 

뒤로 물러나주세요
위험합니다

 

승, 하차 시에는 차례대로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벌써 3일째 못 피웠어

 

늦어서 미안해요

 

안 오는 게 나았어

 

네!?

 

와도 별수 없단 말이야

 

왜 그러죠?

 

15엔 밖에 없어
그걸로 데이트를 어떻게 해

 

저, 조금은 있어요

 

나도 남자야
여자 돈으로 데이트 하긴 싫어

 

왜 그래요...

 

정말 고마워요

 

저기, 가진 돈이라 해도
20엔 정도밖에 안 돼요

 

비록 돈이 없다 해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어
그렇지만 지금은...

 

낙오자가 되다 보면 돈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돼

 

변했네요, 유죠 씨

 

세상사는 지혜가 붙은 거지

 

그런 얘기, 이제 그만해요

 

어쨌든 나한테 맡겨요

 

모처럼의 일요일인데

 

35엔짜리 일요일이라...

 

신규 모델 하우스

 

살기 좋고 정말로 저렴합니다

 

신청자 선착순 100명에 한해
특별가 10만 엔

 

괜찮은데 한번
들어가 보지 않을래요?

 

입장은 무료니깐

 

우리에겐 꿈같은 소리야

 

뭐 어때요, 어서 들어가요

 

빨리

 

어서 올라와요

 

어머, 현관에서... 들어와야죠

 

그러지 말고 들어와요

 

어서오세요

 

왜 그래요?

 

정말 괜찮네요, 밝고

 

너무 비싼 거 아냐?

 

예전 같으면 1000엔 정도로
살 수 있는 집인데

 

그건 그렇지만
구조도 그리 나쁘진 않네요

 

여기가 거실이구나

 

그릇장을 여기다 놓고

 

밥상 겸용으로 쓸 수 있는
나무책상은 여기에...

 

화장대나 장롱은 필요 없지만

 

거울 있는 옷장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등의자도
있으면 좋겠다

 

뜰이 있다면 토마토나
완두콩을 가득 심을 거예요

 

그만 가자, 다 쓸데없어

 

왜 그런 말을 하죠?

 

너무 현실하고
동떨어진 소리잖아

 

꿈같은 얘기만 하긴
우린 빈털터리야

 

빈털터리란 말 하지 말아요

 

맞잖아

 

문자 그대로
가진 게 하나도 없잖아

 

좀더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야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말야

 

험난한 세상이기 때문에
더욱 꿈을 가지고 싶단 말이에요

 

꿈이 없으면
세상사는 맛도 없어요

 

꿈으론 배를 채울 수 없어

 

예전엔...

 

전쟁터로 떠나기 전엔
당신도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결혼하면 둘이서 작고 좋은
빵집을 열자고 그랬죠

 

서로 이야기했었죠

 

맛있는 커피나 과자를
저렴하게 팔자고

 

모두의 가게 '히야신스'

 

과자가게 이름도
생각했었잖아요

 

그런 꿈
전쟁으로 다 잊어버렸어

 

지금은 좀더 현실적으로
둘이서 어떻게 살아나갈 건지

 

그런걸 우선 고민해야지

 

그야 나도...

 

나는 하루에 몇 십 번이나
생각하고 있어

 

우선은 집이 있어야 돼
그게 없는 한은

 

당신은 언니 집에서
난 친구 하숙집에서...

 

대체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건지

 

내게 남은 건 당신밖에 없어

 

어쨌든 아무리 좁아도 좋아

 

오붓하게 둘이 있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별거 아니잖아

 

그래도, 햇빛은 잘 들어오고

 

집이 너무 초라해

 

그래도 10만 엔이면 싸지...

 

돌아가자

 

실례했소

 

난 이런
성냥갑 같은 집은 싫어요

 

싼 게 비지떡이니깐
어쩔 수 없잖아

 

그래도 당신, 아까 보고 온
셋방에 비하면 훨씬 낫잖아

 

요즘 집들은 이런 목재가
마디가 없어서 좋아

 

저... 실례지만 방금 전
말씀하셨던 셋방이 어디죠?

 

아, 그거 너무 지저분해서
고민할 거리도 안 됩디다

 

그렇지?

 

저어...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알았어요

 

보자, 저기 지금 가는
저 차 꺾었죠

 

저길 쭉 가면 건널목이 있어요

 

저어, 좀 물어볼게요

 

방이 있다고 듣고 왔는데요

 

있긴 있어요

 

넓이는 어느 정도죠?

 

세 평이에요

 

햇빛은 절대 안 들어와요

 

창문에서 보이는 건
건너편 공장의 변소뿐이죠

 

그런 방에서 겨울 한번 나면
류마티스 걸릴게 뻔하지요

 

게다가 여름은 더 심각하죠

 

발진 티푸스 걸리기
십상입니다

 

그래도
방 한번 볼 수 없을까요?

 

그야 상관없지만

 

그다지 권하지는 못하겠네요

 

실은 그 방에
제가 있었거든요

 

두 달 치 방세를 막 모았다 싶었는데
병 때문에 다 날리고

 

짐은 차압당하지
방에서 쫓겨나지

 

지금 목욕탕에서 살고 있지요

 

게다가 낮에는 여기서 일하고...

 

어쨌든 여기 주인이 고약한
양반이라 말이죠

 

임차하시는 분은 반듯한 직업을
가지고 계십니까?

 

예?

 

자녀가 있는 분께는 원칙상
임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어... 자식은 없습니다만

 

보증인으로는 도쿄에 살고 있는
사람, 3명이 필요합니다

 

네, 있어요

 

방세는 월초에, 지불할 때에는
전부 새 화폐로 부탁합니다

 

관두세요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그래도, 방세는 얼마인가요?

 

제가 좋은 예라니깐요
저 양반...

 

방세는 600엔
보증금은 2000엔입니다

 

당분간은 맞벌이를 한다 쳐도

 

봉급을 합쳐봐야
한 달에 1200엔쯤이겠지

 

저런 아파트, 그만두죠

 

그 중 반 달치 월급을
방세로 낸다 치고

 

몇 번을 해봐도 무리예요

 

반 달치 안 먹고 지낼 수 있는
묘안이 없으면

 

게다가 보증금으로 2000엔은
또 어떻게 하고...

 

쳇!

 

집주인은 반듯한 직장이
있는지는 왜 물어보지

 

제대로 된 직장이 있어도
못 낼 수도 있잖아

 

무시하고 있어

 

요즘엔 암거래가 붐이래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예외고

 

공 좀 던져주세요

 

큰 집에 사는 사람들은
좀 남도 생각해주지

 

뭘 바래

 

자기들만 좋으면 되는 거지

 

아줌마, 여기예요

 

쳇, 둘이 심각해져 있네

 

쳇!

 

어이, 아저씨도 한번 쳐보자

 

괜찮지?

 

괜찮으니깐 한번 시켜줘

 

괜찮으니깐 쳐보라 해
쳐보라 해

 

외야수는 뒤로 가!
되로 가!

 

플레이 볼!

 

타자, 타자

 

아웃 시켜, 아웃 시켜버려

 

이쪽으로 보내보시지

 

자, 와라

 

자, 와라

 

스트라이크!

 

쳐 봐, 쳐 봐

 

이것 좀!

 

타임, 타임

 

자, 간다

 

좋아, 와라

 

볼!

 

쳤다, 쳤다, 쳤다

 

어떤 녀석이야!
못 말리는 녀석들

 

울지 마, 꼬마야 착하지

 

댁이야? 한 덩치 하는구먼

 

죄송합니다

 

피해는 없나요?

 

뭐? 피해?

 

이거, 어떻게 해줄 거요?

 

얼마죠?

 

어쩔 수 없지
10엔만 내쇼

 

이게 무슨 난리야

 

뭐야, 뭐야

 

후후, 엄청난 타자네

 

저 양반, 하나 덤으로 주던데

 

착하지, 울지 마 알았지?

 

자, 상이야

 

좋겠네

 

울면 안 된다, 알았지?

 

꼬마야, 착하구나

 

이런 사고라도 없으면

 

만쥬 같은 건
좀처럼 먹기도 힘들 거야

 

맛있네

 

이제 25엔 남았어

 

떨어졌는데, 이게 누구죠?

 

전우야

 

매일 얻어맞기만 했었지

 

경례하나 제대로 못했구

 

그렇지만, 사회에선
대단한 솜씨라더라구

 

최근에 우연하게 만났어

 

캬바레를 경영하고 있다더군

 

어디 한 번 봐요

 

에헴

 

꼬마야, 꼬마야

 

캬바레란 어떤 곳일까
한 번 가보고 싶네

 

재미없을 거야
춤도 못 추는데

 

그냥 구경만 하면 되잖아요
한 번 데려가 줘요

 

그 녀석, 별로 안 좋아해

 

그래도 친구는 친구잖아요

 

 

그럼 부탁하면
보여줄 거 아녜요

 

그야 그렇겠지만

 

그럼 됐잖아요
한 번 가보고 싶단 말예요

 

알았죠?

 

저어... 세가와 군 있나요?

 

네?

 

어서 오십시오

 

사장 말이야
사장을 만나고 싶다구요

 

있나요?

 

자, 잠시 기다리세요

 

어떤 용건이시죠?
제가 전해드리겠습니다만

 

난 그냥...
세가와 군을 만났으면 하는데

 

친구입니다

 

예에...

 

지금 사장님께서는 잠시...

 

있소, 없소? 확실히 말해요!

 

자자, 진정하시고

 

잠시 이쪽으로

 

이 봐

 

이쪽입니다

 

잠시 안내해

 

이쪽으로

 

이쪽입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이봐, 처음 보는 얼굴이네

 

댁은 누구요?

 

네?

 

딴청 피우지마
누구 가족이냔 말이야

 

누구 만나러 왔냐고!

 

뭐야, 너 아직 풋내기로구만

 

편히 즐기세요
곧 매니저가 올 겁니다

 

자네...

 

난 세가와를 만나러 왔어
그 친구가 없으면...

 

잠시 기다리세요

 

풋내기치곤 크게 나오네

 

세가와를 만나고 싶다니
통이 크구먼

 

아마 5, 6병은 내올 거야

 

그렇지만 너, 사장 만나러 왔다고 하면
좀 적게 내올걸

 

5, 6병 내오고는
그럼 잘 가시오 이렇게 되지

 

저기...

 

자자, 기다려

 

무엇이든 배우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지

 

이 방법도 말이야
그리 쉽게는 터득할 수 없거든

 

간단히 말해서
사장하고 만나고 싶다고 해보라지

 

확 끌어내질 않나
계단에서 걷어 차내질 않나

 

또 오기만 해봐라, 이러지

 

이봐, 이봐, 어이

 

어이쿠

 

에구, 아깝군

 

정말 저놈들, 벌 받을 거야

 

이거 전부 100엔이
넘는 것들이야

 

안 돼

 

여기선 안 돼, 알았어?
화장실은 저쪽이야

 

가끔씩 저렇게
토하러 온다니깐

 

불쌍하게도 말이야

 

술 매상이 저조하니깐
무리하는 거야

 

사장은 용건이 있어서...
천천히 즐기세요

 

대단한데, 한 건했네

 

이봐, 어떻게 할 거야

 

이봐

 

여보게, 이거

 

이거 어쩔 거야, 이봐

 

이봐, 이봐

 

어땠어? 사장 있었어요?

 

없었나 보네

 

괜찮아요

 

다음주 일요일에 다시 와요

 

자, 즐거운 일요일의

 

기념으로 가지세요

 

이렇게 지내는 것도 벌써...
처음엔 벚꽃이 피었었지

 

금방 봄이 올 거예요

 

그렇지만, 점점 추워질 테고
눈이라도 내리면...

 

눈사람을
두 개나 만들 수 있어요

 

겉옷 더 없어?

 

괜찮아요
이 레인코트, 천이 꽤 두꺼워요

 

구두도... 봤어

 

큰 구멍 난 거 말이죠?

 

물들어오면 빠져나가라고
일부러 낸 거예요

 

왜 그래요? 화났어요?

 

아니

 

그냥, 내 자신이 너무도
한심스러워서 말이야

 

왜?

 

지금 직장, 정말 진절머리나

 

이대로라면 언제까지나
우린 지금 이대로일 거야

 

과감하게 사표를 던질까도
생각 중이야

 

그만두고 어쩌려구요?
다른 데서 일하려구?

 

아니

 

뭘 할 생각이죠?

 

암표상?

 

싫어요, 암표상 같은 건

 

착하게만 살면
전철도 탈 수 없는 세상이야

 

그래도...

 

뭐야, 돈 달라고?

 

돈 같은 건 필요 없어

 

주먹밥이 먹고 싶어

 

10엔 줄 테니깐 하나 줘

 

돈은 됐단다

 

무리하지 마, 받아둬

 

괜찮아, 먹으렴

 

그래?

 

고마워

 

/너, 부모님은?

 

형제는 있니?

 

춥지 않냐?

 

시끄럽네
다들 똑같은 소리하구

 

딴 사람 신경 쓰지 말고
자기 걱정이나 해

 

그렇지, 누나

 

누나, 매일 얼마나 돈 벌어?

 

어느 여인숙에 있어?
휴업 중이야?

 

구제불능이군

 

칫, 잘난 척 하지 마

 

당신 제대군인이지?
우리랑 하나도 다를 거 없으면서

 

집에 돌아가면
감자만 먹는 주제에

 

바보같이...
우리 탓이 아니야

 

그래도... 나

 

무슨 소리야, 가자

 

뭔가 답답해요

 

마음이 정리가 안돼요

 

그러지 마

 

완전 다르네
똑같이 어린 애인데

 

떠돌이는 애가 아니야

 

적어도 우리보다
더 늙은 것 같아

 

그만해요, 오늘밤 꿈에
나올 것만 같아요

 

이제 그만하라니깐

 

이제 그만할래요

 

이제... 어디로 갈까요?

 

동물원 갈까?

 

어린아이처럼 싫은 일은
전부 잊어버리자구

 

23엔 남았다

 

어릴 때 여기에만 오면
뛰어 놀았잖아요

 

 

뛸까?

 

어머, 사자우리에
돼지가 살고 있네

 

요즘은 어딜 가나
돼지 같은 놈들이 득세하지

 

암거래가 꽃피는 세상이라니

 

이 쌍은 정말 행복해 보이네

 

물 위에서도 잘 수 있으니깐

 

흐음, 외투가 끝내주는데

 

그만둬요

 

편하겠다
종이 먹고 살 수 있다니

 

무슨 소리!
휴지도 백장에 20엔은 하는데

 

멋진 집에 사네

 

스팀 난방도 된데요

 

이봐

 

우리가 보는 게 아니라
저 놈이 우릴 보는 것 같네

 

봐, 저 원숭이

 

인간이란 참 불쌍하군 하는
표정 짓고 있어

 

그만해요

 

이 새, 우울해 보이네

 

저기, 이 새...

 

아파트 접수창구
아저씨 같지 않아요?

 

햇빛은 절대
안 들어와요 라...

 

이 녀석도 우울해 보이는데

 

당신이 우울한 거예요

 

짐승은 행복할 지어라

 

동물의 세계에는
인플레이션이 없을 지어라

 

게다가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는군

 

겨울이면 겨울답게
눈이 오면 좋을 텐데

 

이제부터 어떻게 할래요?

 

시간이 아직
충분히 남아있는데

 

돈이 없는 시간 따윈
아무리 있어도 소용없어

 

그래도 아직 20엔 있는데

 

영화라도 봐요

 

영화 보거나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는
그런 데이트는 이제 지긋지긋해

 

마유코

 

왜요?

 

왜 그래요?

 

당신

 

말을 해요

 

내 하숙집에 가지 않을래?

 

그렇지만...
친구 있다면서요

 

아니

 

오늘은 밤중까지 안 들어와

 

그보다, 우리 집에
오지 않을래요?

 

열여섯 식구 집에...

 

비좁은 집에 놀러가는 건
상식에 어긋나잖아

 

질렸어요?

 

우선 당신 언니
대하기가 힘들어

 

어쩔 수 없어요

 

그렇다 해도 푸념을
너무 많이 늘어놓더라

 

나하곤 성격이 180도 달라서...

 

자, 가자, 지저분하지만
차 정도는 대접할 수 있어

 

가기 싫어?

 

왜?

 

알면서...

 

그럼 여기서 헤어질까?

 

이런 데서 계속 서 있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그렇잖아

 

35엔짜리 일요일은 35엔 정도의
일밖에 없었다는 거지

 

난 여기서부터
전철로 갈게, 그럼

 

잠깐 기다려요
너무해요

 

그럼 갈래?

 

응?

 

어떻게 할 거야?

 

갈 거야? 응?

 

빨리 정해

 

음악 들으러 가요, 어때요?

 

기억 안 나요?

 

첫 데이트 때...

 

그 때도 연주회 갔었는데...

 

이것과 같은 제국 교향악단의
미완성 교향곡이었죠

 

그때하고 지금은
멤버들이 완전히 틀려

 

듣고 실망할 게 뻔해

 

그래도...

 

그 당시 멤버는 대부분
댄스홀에서 돈벌이하고 있어

 

그래도 슈베르트까지 댄스홀에서
돈 벌고 있는 것도 아니고

 

미완성 교향곡은
미완성 교향곡이잖아요, 그렇죠?

 

들으러 가요, 응?

 

요즘에 10엔 내고 들어갈 수
있는 데가 어디 있어

 

자아, 이거 봐요

 

B석, 세금 포함해서 10엔
예술은 대중들 편이라니깐

 

지금부터 서둘러 가면
볼 수 있을 거예요, 어때요?

 

빨리 가요

 

가요

 

응?

 

응!

 

이 전철은 왜 이리 느리담

 

좀더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알레그로, 알레그로 비바체

 

다행이다, 들어갈 수 있어

 

B석, 이만큼 줘요

 

안 되는데...

 

그냥 달라는 게 아니잖아

 

티켓 필요하세요? 15엔입니다
15엔, 필요하신 분

 

B석, 나한테도 이만큼 주쇼

 

남은 건 이게 다예요

 

됐으니깐 그거 다 주쇼

 

빨리 하란 말이야

 

뻔뻔스럽기 짝이 없네
B석은 매진입니다

 

A석은?

 

A석은 있습니다

 

A석은 있습니다

 

이봐, 뭐해
뭐 하는 거야!

 

빨리 해요!

 

티켓 15엔입니다
티켓 필요하신 분

 

1장에 15엔 티켓 있어요

 

한 장에 15엔, 안 살래요?

 

한 장에 15엔, 15엔입니다

 

티켓 안 필요해요?
B석 있습니다

 

티켓 살 분? 15엔 이예요

 

티켓 사실 분!

 

15엔, 15엔입니다!

 

15엔, 15엔

 

예예, 있습니다
15엔, 15엔 이예요

 

10엔에 팔아

 

지금 장난해요?

 

남이 피해를 보잖아
10엔에 다른 사람들한테 팔아

 

내가 내 돈으로 샀단 말이야

 

팔아

 

시끄러, 머저리 같은 놈

 

뭐야, 뭐

 

뭐야, 이 자식
뭐야 이 놈!

 

빠...빨리 돌아가요

 

자, 빨리

 

비켜, 비켜

 

무슨 짓이야
남의 장사 망칠 셈이냐?

 

이 자식, 뭐 하는 거야
쓸데없는 짓을 하다니

 

감히 날 쳤겠다, 이 자식!

 

그만 가자

 

티켓 필요하세요?
15엔입니다

 

B석 있어요
필요한 분, 15엔입니다

 

괜찮아요? 다친 데는 없고?

 

이상한 일요일에 돼 버렸네

 

난 집에 갈래

 

당신도 집에 가

 

왜 그래요

 

난 이런 식으로
헤어지는 건 싫어요

 

이런 마음으론 집에 못 가요

 

다음 일요일까지
못 만나는데

 

팔이 아파요?

 

아픈 건 몸이 아냐

 

차라도 끓일까요?

 

마시고 싶지 않아

 

과자라도 사올까요?

 

별 생각 없어

 

어떻게 하면 되죠?

 

괴롭히기만 하구...

 

이봐요

 

그런 무서운 표정
짓지 말아요

 

슬슬 정나미 떨어지지?

 

난 들개 같은 존재야

 

이젠 정말 신물 나

 

이렇게 비참한 자신이...

 

그야 누구나 다 비참해요
요즘 같은 세상에선

 

너무 비참해

 

당신은 항상
지금만을 생각하네요

 

미래를 좀더 밝게
생각해보려고 는 전혀 안 하고

 

이런 꼴로
생각할 수 있을 리 없잖아

 

모든 게 다 암담해

 

못 참겠어

 

요즘 모든 사람이 나한테
등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나 스스로도 점점
움츠러드는걸 알 수 있어

 

내 자신을 믿을 수가 없어

 

차라리 그냥

 

엉망이 돼버리는 게

 

마유코!

 

나한테는 당신 밖에 없어

 

당신뿐이야

 

싫어, 싫어요! 싫어, 싫어

 

 

언제까지나
요조숙녀인척 하긴

 

나 가겠어요

 

 

이제 끝났군

 

마유코!

 

됐어

 

알았어

 

바보같이

 

됐다니깐

 

됐어

 

바보야

 

됐어, 됐어

 

됐어, 됐다니깐

 

마유코의 마음, 잘 알았어

 

 

마유코

 

알았지, 마유코

 

바보야

 

울지 마

 

바보구나

 

 

날이 개는데

 

다시 한번 거리로 나가보자

 

차라도 마시자, 응?

 

어서오세요

 

무슨 생각해?

 

아무것도

 

화났어?

 

아니

 

행복해

 

아까부터 계속
아무 말도 안 하구

 

난 행복할 때는
아무 말도 안 해요

 

코코아 두 잔 주세요

 

왜 그래?

 

어머?

 

난감하네

 

30엔?

 

이상하네

 

봐, 커피는 5엔이지

 

과자가 5엔이고

 

역시 5엔 맞는데

 

5엔짜리 4개 하면
20엔 맞는데

 

 

정말 이상하네

 

앗!

 

밀크 커피로 되어있네
밀크 커피 2잔, 20엔

 

과자 두 개까지 합해서 30엔

 

사기 당한 기분이야

 

어쩌지

 

가자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30엔 되겠습니다

 

다음에 그냥 주셔도 됩니다

 

내일 찾으러 오겠소

 

저 사람, 얼마 모자랐던 거야?

 

10엔이요

 

저런 가게, 처음부터 가지 말걸

 

모처럼...

 

모처럼 행복했었는데
또 엉망이 돼버렸네

 

아니야

 

우리 둘이서 '히야신스'를 열자

 

3년 뒤든
5년이 걸려도 괜찮아

 

둘이서 빵집을 하는 거야

 

아니, 반드시 여는 거야

 

저런 건 커피가 아냐
그냥 갈색 물일뿐이야

 

거기다 겨우 몇 방울
밀크를 떨어뜨리기만 하다니

 

약간 섞은 것 가지고
20엔이라니, 장난하는 거야 뭐야

 

어쨌든 저런 가게를
혼내주기 위해서라도

 

값싸고 양심적인 가게를
세울 의무가 있는 거야

 

멋져요!
예전의 유죠 씨로 돌아왔군요

 

놀리지 마

 

누가 뭐라던
난 그런 가게를 세울 거야!

 

아무리 작아도 상관없어
텐트를 세워도 좋아

 

뭐야, 야외라도 상관없어

 

비 오는 날은 쉬고?

 

말도 안 돼!
그러면 손님들이 가만 안 있지

 

비가 오던 바람이 불던
내 가게의 커피만 찾을 만큼

 

기똥차게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파는 거야

 

게다가 저렴하게

 

그럼 물론이지

 

물론 값싸고 많이 팔아야지

 

모두의 커피숍 '히야신스'

 

나중에는 말이지

 

좀 좁으면 어때?

 

여기가 유리문이야

 

유리에다 '모두의 커피숍
히야신스'라고 금색으로 쓰는 거야

 

아니, 금색보단 코발트블루나
다른 에나멜 색이 나을 텐데

 

그렇지만 금색은 뭐랄까...
멋있잖아

 

코발트색이 낫다니깐

 

우선 금색 글자는 대중적이라는
느낌이 안 들어요

 

그렇지만...

 

뭐, 됐어

 

먼저 회전문을 이렇게

 

여기가 카운터야

 

손님들 바로 앞에서
커피를 만드는 거지

 

이래봬도 나
커피 끓이기의 달인이거든

 

과자가 들어있는 통은
여기에다 놓고...

 

 

우아한 유화 액자를
이쯤에다 하나 걸고

 

창문 커튼은 차분해 보이는
코발트색으로 하고

 

아직도 코발트 타령이야?

 

그건 맡겨둬요

 

손님 자리는 이쯤에다...
되도록이면 간격을 좀 두고

 

고객 중심주의란 말이죠?

 

 

테이블은 모두에게 익숙한
긴 테이블로 하고

 

절대 반대예요!

 

왜?

 

연인들을 위한 작은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차분한 분위기가 포인트예요

 

레코드가 꼭 필요하겠다

 

레코드 음반은 엄선하고

 

유행곡은 안 돼

 

비틀즈 노래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

 

메뉴는 주인이 자신 있게
내놓는 커피

 

아내가 직접 만든 예쁜 과자
손님 역을 한번 해 볼게요

 

어서오세요!

 

커피 한잔 주세요
그리고 과자도요

 

 

어머나, 벌써 나왔어요?

 

다른 커피숍처럼
느릿느릿 안하고

 

더욱이 맹물 같은 커피는
절대 팔지 않습니다

 

음, 딱 좋아요

 

크림은 어떠세요?
크림을 넣어도

 

10엔 더 받지 않겠습니다

 

이봐요

 

엉?

 

장래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있겠어

 

꿈같은 건 절대 가질 수 없다던
사람이 누구더라?

 

어?

 

♪ 떴다, 달이 떴다 ♪

 

♪ 둥글고, 둥글고 둥근 ♪

 

♪ 쟁반같은 달이 ♪

 

바보 같아

 

마유코

 

응? 왜 그러죠?

 

꿈만으론 배를
채울 수 없다고 했었잖아

 

그거 취소할게

 

왜?

 

오늘은 저녁 굶었지만
전혀 배고프지 않네

 

아하! 아!

 

어린아이 같아

 

이 세상에서
제일 작은 꼬마아이 같아

 

마유코!

 

어마, 위험하잖아요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갑자기 뭐예요?

 

특석이야

 

뭘 하려구요?

 

당신은 꿈을 그릴 수 있지?

 

좋아

 

그럼 '미완성 교향곡'을
들려줄게

 

내가 지휘자야

 

악단 멤버는 투명인간이고

 

웃으면 안 돼

 

 

저길 봐

 

다들 턱시도 차림으로
악기를 가지고 자리에 앉아 있어

 

나한테는 잘 보여

 

봐, 지금 음을 맞추고 있어

 

들리지?

 

응?

 

들리잖아

 

좋아!

 

왜 그래요?

 

마유코

 

들릴 것 같아?

 

들릴 거예요
꼭 들릴 거예요

 

좋아!

 

마유코

 

오늘은 우리 생애에서
가장 멋진 밤이 될 거야

 

왜 그래요?

 

왜 그만둔 거죠?

 

역시 안 되나봐

 

그렇지 않아요
나한테는 확실히 들렸어요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응? 해봐요

 

자아, 빨리 해봐요, 응?

 

왜 그래요?

 

들릴 거예요
꼭 들릴 거예요

 

응? 해줘요

 

네? 해봐요

 

부탁이에요, 응?

 

해봐요!

 

여러분, 부탁이에요

 

부디 박수를 쳐 주세요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부디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부탁입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처럼
가난한 연인들이 많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부디
여러분들께서 박수를 쳐 주세요

 

이 세상의 차디찬 바람에

 

언제나 움츠릴 수밖에 없는
가난한 연인들에게

 

부디 여러분들께서
따뜻한 성원을 보내주세요

 

우리들도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주세요

 

부디 박수를 쳐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부디 박수를 쳐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부탁이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아

 

잠깐만 기다려요

 

그럼 잘 자

 

다음 일요일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