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풋볼
1925년

 

1년 뒤면 졸업이군요

 

- 앞으로 계획은?
- 글쎄요

 

직장 구해서
돈 벌어야겠죠?

 

- 풋볼이 그리울 텐데?
- 물론이죠

 

- 어떤 직업이 좋을까요?
- 모르죠

 

- 길이 좁은데
- 프로라면 환영이죠

 

프로풋볼
1925년

 

공격수로부터
수비를 따돌리기 위한

 

확실한 방법이 있지

 

그냥 육탄으로
밀어부쳐

 

- 블로킹 말인가?
- 너무 거친데

 

- 그럼 다쳐
- 맞아

 

프랭크?
블로커 하나 구해줘요

 

동감이야, 다지

 

찜해둔 고교생이
있긴 한데

 

- 고딩?
- 음, 꽤 성숙해

 

버그처럼요?

 

57, 11

 

물은 됐고
볼이나 주워

 

하나 남은 볼이야

 

없애버려

 

- 3번 뿐인가?
- 그래

 

개판을 보여주자

 

코치, 다른 볼 없소?

 

딴 데 알아보슈
유일한 볼이었는데

 

빨리 구해봐요
아님 기권패니깐

 

기권?

 

- 우리가 이기는데?
- 볼은 홈팀이 챙겨야지

 

볼 못 구하면
규칙상 기권패요

 

- 누가 그래요?
- 관행상 그래

 

- 금시초문인데
- 늙다리라 귀가 어둡나?

 

그만 손 떼야겠군요

 

손실이 큰데

 

홈경기를 이렇게
망치다니

 

- 그런 규칙 알아요?
- 낸들 아나

 

그 따위 룰로
경기를 운영해?

 

빌어먹을 규칙

 

물 떠놨으면
내 면도기 좀 가져와

 

- 직접 가져와요
- 젠장, 프랭크

 

볼 하나에 얼마야?

 

누가 볼 거저준데?

 

그럼 구단한테
돈 좀 달라던가

 

나 열 있냐?

 

- 누구만큼은 아냐
- 식구들이 감기라

 

식구들 다 걸려도
넌 끄떡없어

 

내 꼴을 봐
꽝이잖나

 

덕분에 밀워키행
기차 놓치겠군

 

- 밀워키? 애크런은요?
- 애크런은 포기했어

 

- 대신 밀워키지
- 난 안 되는데

 

- 레슬링 경기가 있어요
- 치워

 

- 100달러 짜린데
- 꼭 와라

 

- 됐어, 꼬마면 돼
- 그 고딩?

 

방과 후에만
연습 가능하대

 

- 언제 와요?
- 나중에

 

워터포드역으로
온다고 했어

 

- 이빨 또 나갔어요
- 먼저 그런 거잖아

 

아뇨, 다지
이거 오늘 그랬지?

 

글쎄, 네 면상
안 본지 오래라

 

이빨 내놔봐
물어줄게

 

그걸 어떻게 찾아요?

 

- 준비됐나?
- 그래

 

'오늘 불독스는
불릿츠에 패했다'

 

'해괴한 룰이 판치는'

 

'더티한 경기였다'

 

- 그놈의 룰
- '짜릿한 장면이..'

 

- 안녕, 조
- 모자 멋진데

 

고마워
방금 샀어

 

행크 켈리 좀
만나게 해줄래?

 

- 그런 모자 싫어할 텐데
- 렉시, 사냥가나?

 

엄청 비싸요
1년치 월급이죠

 

하비 씨가 찾으셔

 

내가 손봐줄까?

 

- 그럴래?
- 단속 뜬 줄 알겠다

 

좋아, 문장은 됐으니
다음엔 기사 작성!

 

- 피트, 행크 좀 부탁해요
- 기자 질색이라니깐

 

- 안녕하세요
- 멋진 항아리군

 

- 별말씀을
- 의자에 앉지

 

안에선 편해야죠?
누구세요?

 

맥 스타이너 중위요

 

렉시, 여깄네

 

혹시 '총알'
카터 러더퍼드 아나?

 

풋볼 선수요?
전쟁영웅 출신?

 

꽤 미남이네요

 

참전하느라
학업까지 미뤘어

 

일개 소대 전원을
항복시켰지

 

카리스마에 눌려
총을 내려놨대

 

그럼 스카웃해요
나머진 쫓아내고

 

- 그를 다뤄보세
- 어떤 관점으로?

 

- 다 거짓이죠
- 죄다 뻥이야

 

라디오 쇼랑
광고를 뛴다는데

 

CC 프레이저란
프로모터를 고용해서

 

잡지마다
제 얼굴을 도배했어

 

- 맘에 드는 면도긴데
- 나도 그래

 

그럼 실상은요?

 

함께 복무했는데
영웅은 개뿔

 

다음 달쯤 카터와
CC를 만나봐

 

한껏 추켜세워주게

 

우쭐하게끔!

 

그리곤 단숨에
무너뜨리는 거지

 

그런 일 전문가
많잖아요?

 

저 양반들 어때요?

 

얼씨구나 나설 텐데

 

- 전 별로라
- 렉시

 

CC는 우리더러
카터를 띄워달래

 

수락할 테니
자네가 맡게나

 

잠깐 얘기 좀?

 

죄송해요, 대위님

 

중위예요
홀에서 기다리죠

 

고마워요

 

왜 저죠?

 

큰 건인데다
자넨 최고니까

 

제가 가장
성실하단 말씀?

 

성실은 조지

 

좋아요, 하죠

 

그러니까 제가
'폭탄'을 취재해서..

 

- '총알'이야
- '총알'

 

- 실체를 폭로하면..
- 부편집장은 자네 몫이지

 

알겠어요

 

그럼 대위를
맡아주세요

 

'4쿼터에 짜릿한
장면이 있었다'

 

'데이비스 측면의
다지 코넬리가'

 

'무수한 태클을 가로질러'

 

'엔드존으로 질주했다'

 

'어쨌든 논란이
치열했던 경기는'

 

'지켜본 관중들의
마음 속에나마'

 

'덜루스 불독스의
완승으로 남게 됐다'

 

- 끝내주네
- 맘에 쏙 든다

 

시상이 떠올라
주체가 안 되네

 

오버하지 마

 

날아갈 듯한
느낌이라니깐

 

인파가 대단한데?

 

그러게
학창시절 이후 처음이야

 

- 대학 다녔어?
- 좀

 

다음 역은
워터포드입니다!

 

워터포드요!

 

워터포드

 

빅 거스 실러?

 

- 안녕한가?
- 안녕하세요

 

얼른 타

 

자, 신참을
소개하지

 

펜로즈 고교생
빅 거스 실러

 

안녕하세요?
형님들?

 

- 진짜 고딩이냐?
- 예

 

꿀었지?

 

아뇨

 

어이, 학교에선
포지션이 뭐냐?

 

키커요

 

- 키커?
- 설마?

 

코치님이 정해주셨어요

 

- 코치가 누군데?
- 수학 선생님요

 

고개 숙여

 

커브죠

 

17, 32, 24
하이크!

 

으악!
거시기가..

 

여기 서서 누구든
접근하면 까버려

 

누구든 간에!

 

41

 

33, 37
하이크!

 

쓸만한데

 

다지, 얘기 좀 해

 

포기라뇨?
밀워키가 그럴 리가?

 

파산했대
애크런처럼 망했어

 

우리도 그렇고

 

- 우리도? 시즌 개막인데?
- 거덜났다니깐

 

돈이 없으니
기차도 못 타고

 

구장도 못 빌려

 

끝났어
그만 관두자

 

지분 51퍼센트는
우리한테 판대

 

팀원들은 어쩌고?

 

글쎄

 

밀워키전이 열렸다면

 

빅 거스도
일조했을 텐데

 

밀워키는 워시번이
걸물이라지만..

 

이젠 글렀어

 

다 끝났지

 

절반은 탄광으로
돌아가야겠군

 

피고용인 처우가
엉망이구만

 

마땅한 대책도
없을 텐데

 

젠장!

 

대신 읽어줄게

 

'유감스럽게도 스타치는'

 

'덜루스 불독스
후원을 중단한다'

 

그렇게 됐어

 

다 끝났지

 

마지막 봉급이니
각자 살 길을 찾아봐

 

너희들을 코치해서
영광이었다

 

필드에선
다들 훌륭했어

 

빅 거스, 오느라
수고했다

 

- 성함이?
- 코넬리

 

다지 코넬리

 

- 연령은?
- 38세

 

39세

 

45세
기술은요?

 

무슨 말씀인지?

 

기계공이라던가
배관기술 같은 거요

 

아하

 

참전하셨죠?

 

- 네
- 기술 좀 익혔겠군요

 

전혀 아닌데요

 

코넬리 씨
그럼 대체

 

지난 20년간
어떻게 사셨죠?

 

- 커피 한 잔, 얼마지?
- 10센트

 

여기 15센트
잔돈은 가져

 

드디어 집을
장만하게 됐어

 

겨우 시즌 중반임에도

 

'총알' 러더퍼드는
터치다운 14개에

 

720야드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후 전쟁영웅을
만나봤습니다

 

- 카터, 지금 심정은?
- 아주 좋아요

 

수비가 견고해도
마음만 먹으면

 

다 뚫리더군요

 

전장의 경험 덕분이죠

 

과감함이 거기서
비롯됐군요

 

수많은 팬들에게
용기를 주죠

 

지난 토요일에만
4만 관중이었어요

 

마침 시 한 수가
떠오르네요

 

4만 관중?

 

CC와 접촉을
시도 중인데

 

말씀해주시지 않고?

 

코넬리라고 합니다
풋볼 얘기죠

 

저도 그쪽을
모릅니다만?

 

저기, 여보세요?

 

이런

 

- 드레스 마음에 든대서?
- 설마요!

 

- 정말인데
- 시시해

 

- 진심이에요
- 건성으로 들려요

 

- 이름이?
- 레너드요

 

레너드, 약혼자 오기 전에
얼른 가요

 

워낙 과격한 남자라

 

죄 진 거 없잖아요?
인사나 건냈는데

 

엄마 찌찌나 찾는
애 같군요

 

- 엄마 뭐요?
- 찌찌요, 바보!

 

대신 내 찌찌가
탐나던가요?

 

- 아뇨, 전혀
- 왜요? 내 찌찌가 어때서?

 

리틀턴 양, 공공장소니
예의를 지켜주시죠

 

요즘 세상에
예의는 무슨!

 

따분한 타입한테
예의라뇨?

 

마흔줄엔 증세가
더 심해지죠

 

- 욕먹자고 온 거 아녜요
- 혹시 단골집에선 인기?

 

가만히 계신다고
엿듣는 거

 

모를 줄 아세요?

 

잡지 뒤 아저씨?

 

도청죄도 구속감인데?

 

- 저요?
- 아님 진짜로

 

- 여성지 애독자던가
- 정기구독하죠

 

아하

 

- 누구 기다려요?
- 제게 물으셨나요?

 

미국식 발음 연습할 겸
함 물어봤어요

 

네, 사람 기다려요

 

- 누구?
- 사업 파트너

 

사업 파트너?
의미심장하네요

 

여인네 끼어들
분위긴 아니군요

 

그러시다면야

 

바쁜 분께서
어쩌다

 

제 옆까지 오셔서

 

대화를 엿듣는 걸까요?

 

해명하세요
곤란하신가요?

 

곤란하긴요

 

레너드를 사랑해요

 

우습겠죠
다들 그래요

 

당신 오기 전까진
행복했죠

 

근데 그렇게
홱 차버리다니?

 

- 재밌군요
- 그만하시죠?

 

좋아요, 누구세요?

 

- 성함이?
- 다지요

 

- 다지 코넬리, 덜루스
- 렉시 리틀턴, 일리노이

 

렉시, 저녁 어때요?

 

진짜 재밌군요

 

헌데 이만 관두죠

 

약혼자가 거구니
빨리 피하세요

 

- 내 한몸은 지켜요
- 과연? 코넬리 씨

 

코넬리는 부친이고
전 다지예요

 

- 다지, 가셔야 이로워요
- 누구한테?

 

친한 척 말아요

 

좀 웃었지만
초면이잖아요?

 

- 미안해요
- 괜찮아요

 

하지만 당신을 알아요

 

- 그래요?
- 네

 

- 정말로?
- 그럼요

 

칵테일 같은 여자죠

 

달콤하지만 자극적인

 

작업 거는 남자보다

 

안 거는 남자를
더 혐오하고

 

그럼 당신도 작업을?
몰랐는데?

 

눈 나쁜 우리
이모라면 통하려나?

 

꼭 읽고 싶은
기사가 있거든요?

 

당신도 뻔해요

 

덜루스에선 잘나가는
사기꾼인가 본데

 

그래봤자 우물안
개구리죠

 

- 안 그래요?
- 피차 훤하군요?

 

- 궁합도 딱이겠는데
- 됐네요

 

그러슈

 

렉시?

 

프레이저 씨
렉시 리틀턴이에요

 

늦어서 미안해요

 

- 귀염둥이는 어딨죠?
- 뒤따라 왔는데

 

저깄군요

 

공공장소 다니려면
땀깨나 빼야죠

 

카터

 

네, CC!

 

팬들을 좋아해요

 

트리뷴지의 리틀턴 양일세
취재하러 오셨어

 

안녕하세요

 

- 반가워요, 러더퍼드 씨
- 카터라고 불러요

 

렉시예요

 

- 안녕하세요
- 잘됐네요

 

차 좀 불러줄래요?
나갈 건데

 

- 직원이 아닌 듯싶소만
- 그래요?

 

보이처럼 생겨서

 

- 다지, 여기서 일해?
- 아뇨, 뵙고 싶었어요

 

미안, 선약이 있네
보이나 찾아볼까요?

 

2만 달러짜리
용건인데요?

 

그러니깐 코넬리
자네 말은

 

프로풋볼을 인정해달라?

 

- 맞아요
- 헌데 솔직히

 

프로풋볼은
너무 야만적이거든

 

광부에 농사꾼
전쟁광들 천지에

 

무밭이란 밭은
다 휘저으며

 

서로 박치기만 일삼잖나

 

그래서 자네
의도는 뭔데?

 

프로를 살려내서
팀에 투자하려고요

 

그치만 난
투자에 관심 없어

 

수익이 20퍼센트
이상이면 모를까

 

프로풋볼은
아무 매력도 없고

 

투자한단 자체가
낡은 발상이야

 

다지

 

우리 예전엔 좋았지?

 

- 누군 좋았겠죠
- 그래

 

난 즐거웠어

 

- 이만
- 좋아요

 

이러면 어때요?

 

카터가 학교를 접고
불독스에서 뛰는 겁니다

 

- 네?
- 들어봐

 

자넨 유명인사잖나?

 

- 그저 풋볼선수죠
- 겸손할 거 없어

 

얘긴 들었네

 

참전하느라
학업까지 미뤘다지?

 

옳은 일이니까요

 

대통령한테
훈장까지 받고

 

어쩌다 운이 좋았죠

 

사정이야 어쨌든
자넨 전쟁영웅이야

 

학교로 돌아와선
풋볼영웅이 됐고

 

- 코넬리 씨, 전 다만..
- 카터

 

학교 복도에도
팬이 들끓지?

 

가끔요

 

졸졸 따라다니고?
사인해달라며?

 

그렇긴 하지만
뭐 대수롭나요?

 

다들 자네에게
뭔가 기대하잖나?

 

어디 신경 쓰여서
공부가 되겠어?

 

수업료까지 내는데

 

하나 묻지
풋볼 좋아해?

 

물론이죠

 

1년 뒤면 졸업이야

 

그리곤 뭐할 건데?

 

예일대 로스쿨
제의를 받았어요

 

학위만 따면
몇 군데 로펌에서

 

자리를 주겠대요

 

저도 나름대로
학구파거든요?

 

음.. 그랬군

 

그렇담 탄탄대로란
말씀인데

 

세상에 변호사는
널렸거든?

 

풋볼선수 카터는
하나뿐이지만

 

풋볼은 따로 배울
필요도 없지

 

자넨 풋볼로
성공해야 마땅해

 

말은 되네요

 

죽이 맞는군요

 

열정적이군
속셈이 뭔가?

 

카터를 임시로 덜루스에서
뛰게 해주세요

 

한 경기당
5천 드리죠

 

일단 한잔하세

 

그럴까요

 

둘은 인터뷰나
하고 오지?

 

난 코넬리와 자네
미래를 의논할 테니

 

가요, 카터

 

그만한 돈에 카터를
보낼 순 없어

 

5천이 아니라
1만인데?

 

당장 지불하는 건가?

 

- 그럼요
- 개런티 형식으로

 

부탁해
초과 출장 지분도

 

5퍼센트 보장하죠

 

더 쓰길 기대했는데?

 

- 10?
- 25

 

난감한 거 알아
대부분 거절해

 

일부는 수긍하지만

 

서지?
잘 들어

 

카터가 덜루스에서
뛰기로 했어

 

뭐? 아냐
밤차로 갈게

 

아침엔 도착하겠지
다들 불러

 

그럴싸한 환영회쯤
있어야지?

 

나만 믿어
고마워

 

하비, 계획이 바뀌었어요
덜루스로 가요

 

네? 정신 말짱해요
사연이 길어요

 

말미를 줘요
맥은 어떻게 됐죠?

 

그럼 놔두세요

 

걱정 말아요
주말까진 결딴낼 테니

 

안녕히

 

무슨 짓이야?

 

죄송

 

사실 전
야구가 체질이죠

 

근데 대학 야구는
인기가 없어서

 

참전은 어쩌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용기랄 건 없죠

 

독일군 소대를
항복시켰잖아요

 

허풍쟁이도 넘치던데

 

다른 얘기하죠?

 

이를테면
리틀턴 양께선

 

- 어쩌다 기자가 되셨죠?
- 현모양처감은 아니죠

 

남편 하기 나름이죠

 

여기네요

 

- 바쁜 하루였어요
- 잘 자요, 렉시

 

안녕, '총알' 씨
앞날이 기대되네요

 

저기, 렉시

 

덜루스행 결정은
잘한 걸까요?

 

아주 훌륭했어요

 

기쁘네요

 

기쁘다니 다행이네요

 

안녕히

 

기쁘다니
나도 다행이군요

 

간도 크군요!

 

당신 자린 줄 몰랐어요
주의할 걸

 

차장을 불러야겠군요

 

- 옷 벗었는데
- 예의 좀 지키죠?

 

댁도 벗었잖수?

 

- 봤어요?
- 힐끗요

 

- 단추 채워줄까요?
- 아뇨

 

- 좋은 밤이죠?
- 그러게요

 

좀 놀라셨겠죠

 

맘대로 진로를
좌지우지했으니

 

나도 고민은 했어요

 

- 아침에 얘기하시죠?
- 그러고 싶지만

 

리틀턴 양
카터는 내게 소중해요

 

우호적인 기사
부탁해요

 

- 전 워낙 직설적이라
- 렉시

 

카터는 전쟁영웅이니
국가에 득이죠

 

판매부수가 늘면
트리뷴지도 득이고

 

- 당신도 득이죠
- 렉시

 

아름다운 여성과
얘기하자니

 

한잔하고픈데
어때요?

 

- 주무세요, CC
- 안녕, 렉시

 

- 왜요?
- 그냥 여기서 잘래요

 

절대 안 돼요!

 

정말요?

 

'하비, 걱정 말아요
주말까진 결딴낼 테니'

 

- 날 감시했군요!
- 좀 구경했죠

 

- 치사를 떠시겠다?
- 나중에요, 지금은 피곤해서

 

이젠 됐죠?

 

- 무슨 수작을 부릴는지?
- 글쎄요

 

- 이런 경우 첨인데
- 다들 그래요

 

- 코 골지 마요
- 당근이죠!

 

낮에 무례한 언사
사과할게요

 

됐네요

 

- 어떤 부분?
- 자극적인 여자란 소리

 

다 잊었어요

 

- 나도 무례했다면 미안해요
- 됐어요

 

- 어떤 부분?
- 우물안 개구리요

 

뻔하단 부분은
아닌가요?

 

- 뻔한 건 맞아요
- 여전하군요!

 

- 카터 최고!
- 여기요!

 

카터!

 

카터 덕분에
호강하는군요

 

네, 굉장하네요

 

다지, 봐!
대인기야!

 

안녕!

 

대학 고별전은 언제죠?

 

벌써 끝냈어요

 

팀을 물갈이하나요?
누굴 자르죠?

 

전 코치 아닌데요?
선수들도 훌륭해요

 

다들 어딨지?

 

CC가 연습장을
대학으로 옮겼어요

 

뭐?

 

왜?

 

카터 '총알' 러더퍼드

 

기사 났어요?

 

- 늦었군요
- 누가요?

 

8시 반이니
지각이죠

 

- 일은 잘되시고?
- 물론이죠

 

결딴내긴 아직?

 

전에도 관중이
들끓었나요?

 

- 수천은 됐죠
- 그래요?

 

다지!

 

관중들 보여?
그냥 연습인데!

 

걱정 끝났어
이거 봐

 

- 행복하지?
- 그럼요

 

- 다지, 유니폼 좀 봐
- 믿어져?

 

그래

 

다지, 이거 봐!

 

- 아주 끝내줘!
- 멋지군

 

- 안녕, 다지
- 안녕

 

다들 안녕

 

늦으셨군요

 

프린스턴에서 쓰던
포메이션이죠

 

- 그래?
- 생각해봤는데

 

윙플레이 보단

 

싱글백 포메이션을
써야겠어요

 

싱글백도 좋지만
우린 주로..

 

- 난 어디야?
- 여기 가드 뒤요

 

우리 플레이 방식을
일러줘야겠군

 

스타일은 비슷해요
좀 더 효율적이죠

 

- 우리 플레이는 과격해
- 일장일단이 있죠

 

중요한 건 승리잖아요?
안 그래요?

 

- 맞아!
- 그래, 카터!

 

왔네요
가봅시다!

 

- 사이즈 10.5죠?
- 11이야

 

오늘 경기는
큰 이슈죠

 

카터 러더퍼드가
불독스 멤버로

 

에니스 필드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릅니다

 

멀리 애크런, 오하이오
켄터키로부터

 

훤칠한 풋볼영웅을
보기 위해

 

관중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티켓은 어른 75센트
12세 이하는 25센트지만

 

허스커스 팬은
10달러랍니다

 

농담이고
클리블랜드 파이팅입니다

 

경기장에서 뵙죠

 

여러분, 카터 파이팅!
불독스 파이팅!

 

비가 오길 빌더군요

 

- 취재실에 웬 여자?
- 러더퍼드 말론 유능하대

 

그래?
홀딱 넘어갔나?

 

- 어디 기자요?
- 트리뷴지요

 

- 트리뷴이 풋볼도 다뤘나?
- 이제부터 하려고요

 

- 노트 안해요?
- 머릿속에 담아두죠

 

저장용량도 방대하고
도둑맞을 리 없고

 

- 안 그래, 밥?
- 빌!

 

시작이네요

 

2, 34, 하이크!

 

카터 정말 물건이지?

 

- 훌륭해, 다지
- 잘했어

 

23, 하이크!

 

13, 12, 11, 10
9, 8, 7, 6, 5

 

4, 3, 2, 1

 

불독스!

 

안녕히

 

'고대하던 프로
데뷔전에서'

 

'러더퍼드는 경이적인
162야드를 기록했다'

 

'연봉으로 따지면
야드당 100달러인 셈이다'

 

'준족의 새내기에겐
정당한 대가다'

 

'누구도 저지 못할
천하무적'

 

'카터의 가세로
프로풋볼은'

 

'새롭게 거듭났다'

 

단독 플레이가 심한데
이렇게 쓰라고?

 

- 어쨌든 이겼잖아?
- 그렇긴 하지

 

- 대단한 선수야
- 맞아

 

- 그럼 얼마나?
- 총수입의 10퍼센트

 

10퍼센트나?

 

자네들 봉급
인상분에 비하면 약소해

 

카터는 영화 출연
제의까지 받았어

 

나도 영화계에
진출해볼까?

 

그래, 표만 사

 

다이어트 및
훈련 일정 숙지해

 

카터도 그래서 성공했지

 

'러더퍼드 다이어트'는
특허까지 냈어

 

또 만나려면
어디로 가죠?

 

- 아마 시카고겠죠
- 꼭 갈게요

 

헌데 나이가?

 

- 신사께서 그런 질문을
- 신사 아닌데요

 

풋볼선수죠
한 서른?

 

비슷해요
당신은? 스물넷?

 

막 지났죠
고맙군요

 

- 거짓말
- 맞아요

 

- 서른하나예요
- 네

 

덜루스 3연승 행진

 

질문이라도?

 

프로풋볼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주당 3경기씩인데
적응은 어떻게?

 

경기가 제게
적응하고 있죠

 

대단합니다
믿어지십니까?

 

그렇죠, 네!
터치다운!

 

준비됐어요?
자, 찍습니다

 

'기막힌 패스에 이어진'

 

'놀라운 주력으로 카터는'

 

'무기력한 포츠빌을 상대로'

 

'불독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패배한 팀들은 향후'

 

'러더퍼드의 대학식
기술을 차용하던가'

 

'속절없이 낙오되는
수밖에 없다'

 

'불독스의 관중
동원력은 대단하다'

 

'입장료 수익만으로도
러더퍼드의 불독스가'

 

'프로풋볼의 새 장을
열었음을'

 

'모든 팀에게
각인시켜준다'

 

이쯤 해둬

 

내일 경기 끝나면
돌아갈게

 

- 알았어
- 바꿔줘

 

렉시

 

- 알아요, 하비
- 4주나 지났잖아?

 

다들 어려운데
기사로 힘을 줘야죠

 

조금만 기다려요

 

사기극을 방관할 텐가?

 

편집장 자리나 치워놔요

 

부편집장이야

 

한잔하러 갈까?

 

사양할게
나중에

 

어때, 컬리?
시내 구경할까?

 

됐어
잠이나 잘래

 

어이, 날건달
넌 어때?

 

싫어
외출금지 시간이야

 

외출금지?
언제부터?

 

아까 투표로 정했어

 

금시초문인데?

 

졸았잖아

 

- 나라도 떠나겠다
- 실수였나요? 꽃도 보냈는데

 

그럼 용서가 되죠

 

그래요

 

참전 얘기는
안 들려줘요?

 

- 누가 궁금하대요?
- 제가요

 

시간이 흐르면
과장되기 마련이죠

 

- 전쟁에 안 나갔군요?
- 대단치도 않은데

 

전부 우연이었죠

 

차라리 털어놓는
편이 낫겠어요

 

정말 나으려나?

 

우린 계곡에 고립됐었죠

 

사흘쯤 갇혀 있었나?

 

꼬박 일주일
비가 내리더군요

 

그래서 동료들과

 

여우굴에 숨어
날이 개길 기다렸죠

 

타임즈 종군기자도
함께 있었어요

 

원래 술 못 먹지만
눅눅하고 추워서

 

몇 모금 들이켰는데

 

카터, 그러다
이빨 썩을라

 

캬, 좋은데

 

- '이히 게베 서렌더'였나?
- '아우프'

 

'이히 게베 아우프'
불가피한 경우 총 버리고

 

'이히 게베 아우프'라고 외쳐
그래야 살지

 

이히 게베 아우프!

 

탄약도 부족한 데다
고작 아홉뿐이라

 

살아남기 위해선
독일어라도

 

배워야 했죠
포로 신세면 어때요?

 

총알이 바닥나도록
밤새 전투가 계속됐어요

 

그렇게 36시간을 버텼건만

 

음주가 탈이었죠

 

자, 어차피
사수하긴 글렀어

 

일단 접고
나중을 노리자

 

세상 모르고 잤죠

 

몇 시간쯤 흘렀을까

 

여우굴은 이미
독일군 차지였는데

 

엄폐가 잘됐는지
아무도 저를 못 봤죠

 

저도 전혀 몰랐어요

 

불가항력이라 믿었기에
전 외쳤어요, '이히 게베 아우프!'

 

- 이히 게베 아우프!
- 이히 게베 아우프!

 

동료로 오인했는지
죄다 총을 버리더군요

 

엉겁결 항복이죠

 

이히 게베 아우프!
비무장이에요!

 

바로 그때부터
씁쓸함이 시작됐어요

 

카터?

 

상황이 수습되자

 

중위는 입막음이
최선이라고 여겼죠

 

타임즈용으로 찰칵!

 

결과야 어쨌든 말이죠

 

갈수록 얘기는
부풀려졌고요

 

훈장까지 받았는데?

 

동료들은 사기꾼 취급했죠

 

다 틀어졌어요

 

고민이 컸겠군요

 

확 늙어버렸죠

 

기구한 사연이네요

 

이젠 아셨죠?

 

우리 아직 친군가요?

 

고기창고 아래
술집을 차렸죠

 

고기덩이 사이를
지나가야 해요

 

매달린 고기
쇠고기, 베이컨

 

도착하면 양조장
냄새가 나요

 

- 도살장이겠지
- 도살장

 

지그펠드 씨는 내가
최고 댄서래요

 

- 물론
- 음

 

자빠질 정도로
발차기가 높거든요

 

- 그럼 위험해
- 맞아요

 

뭐 유연하니깐

 

뒤로 구부리면
머리가 발뒤꿈치에 닿죠

 

조심해야지

 

카터 정말 훤칠한가?
커보이던데

 

당신이 작아서 그런가

 

안녕

 

- 다지, 어서 와
- 안녕

 

- 안녕, 다지
- 안녕하세요

 

시장님도 알아요?

 

알고 말고
다섯번이나 찍어줬는데

 

혹시 다지 코넬리?
아님 마마보이?

 

렉시 리틀턴?
통금 위반이군요

 

피차 불문에 부치죠

 

이쪽은 벨린다
위플워스 양

 

- 반가워요
- 안녕

 

쉬하러 갈래

 

매력적이네요
이런 데 오려면 21쯤?

 

스물하나 맞아요

 

아이큐 얘긴데요

 

의원 만들
생각 없어요

 

그래요?
그럼 뭐하려고?

 

일상적인 일이죠

 

어깨뽕에 헬멧 씌워
자빠뜨리게?

 

벌써 누군가
선수쳤겠죠

 

의원 체질이군요

 

당신도 누구
못잖게 멋져요

 

덜루스 한복판에서
이렇게 썰렁할 수가?

 

혼자 떠나요?
아님 '총알'과?

 

웬 관심?
빵빵한 영계 놔두고

 

이런 모습 당신한테
안 어울려요

 

누구 낚겠다고
이러는 거 아니거든요?

 

춤이나 추죠

 

 

어서요

 

무슨 일 있어요?

 

그는 당신네들을
정말 좋아해요

 

피차일반이죠

 

그러니 더욱

 

'요크 상사'란 허울이
부담스러웠겠죠
*요크 상사 : 1차 대전 당시 유명한 전쟁영웅

 

카터의 무용담이
거짓이란 뜻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