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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 by 'Mad Rabbit'
madrabbit000@naver.com

 

이상한 꿈을 꿨어요

 

제가 '하얀 백조'를
연기하는 거였죠

 

우리 발레단 거와
안무가 좀 다르긴 했지만

 

도입부였어요

 

마법사가 주문을 거는 부분이요

 

색깔 좀 봐요. 너무 예쁘네요

 

너무 예쁘지

 

- 기분이 좋은가보구나
- 이번 시즌은 잘 될 것 같아요

 

그럼, 그래야지

 

너도 연기한 지가 꽤 됐잖니

 

발레단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발레리나이기도 하고

 

팔 올리렴

 

- 이건 뭐니?
- 뭐가요?

 

여기 말이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같이 안 가줘도 괜찮겠니?

 

우리 이쁜 딸

 

'베스' 돌아온 거 봤니?

 

돌아왔다는 게 안 믿겨

 

- 이제 은퇴할 때도 되지 않았나?
- 죽을 때까지 하려는 것도 아니고

 

발레단도 예전 같지 않잖아
이제 그녀를 찾는 사람도 없어

 

사실 요즘은 사람들이
발레를 잘 보지도 않잖아

 

그건 아냐
'로열 발레단'은 지금이 전성기라더라

 

감독이 좀 새로운 걸 시도할 필요가 있어

 

아니, 필요한 건 새로운 '사람'이지

 

적어도 누구처럼
폐경기가 가깝지는 않은 사람

 

슬픈 일이야

 

뭐가 슬픈데?

 

베스는 아름다운 발레리나잖아

 

그 나이치고 잘하기는 하지

 

- '마고 폰테인'은 50대에도 춤을 췄는걸
- 누가 그걸 모르니

 

다행이다

 

지하철서 잘못 내려버렸지 뭐야

 

걸어오느라 죽는 줄 알았네

 

언제나 아름답구나, 니나

 

힘 좀 빼고

 

잠시 멈출래요?

 

자세잡고

 

줄거리는 모두 잘 알겠지

 

백조의 몸에 갇히게 된

 

순수한 소녀

 

그녀는 자유를 갈망하고

 

진정한 사랑만이 주문을 깰 수 있다

 

왕자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면서

 

변치 않는 사랑이 이루어지려 하지만

 

탐욕스런 '검은 백조'가 나타나
그를 유혹하지

 

망연자실한 '하얀 백조'는
절벽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죽음을 맞음으로

 

자유를 찾게되지

 

만나서 기쁘군, 여러분

 

이번 시즌은 '백조의 호수'로 시작한다

 

열심히 하는건 알지만

 

아직 부족해

 

내면 깊숙이서 꺼내
청중에게 감동을 주는 게 필요해

 

새로운 '백조의 여왕'이 필요하다

 

세상에 내보일 새로운 얼굴 말야

 

너희 중 누가
'두 명'의 백조를 표현할 수 있을까?

 

'하얀 백조'와 '검은 백조'

 

내가 살짝 건드린 무용수들은

 

오늘 오후에 있을
리허설에 참가하고

 

내가 안 건드린 사람들은

 

5시에 오디션 준비를 하도록

 

그럼

 

다시해보자. 왼쪽까지 했었지?

 

내가 '하얀 백조'만 필요했었더라면
너를 뽑았을거야

 

근데 그게 아니거든

 

'검은 백조'의 종결부 부탁해요

 

니 속에 있는 '검은 백조'를 보여줘봐

 

니가 통제하려 하지 말고
우리를 유혹하란 말이야

 

왕자만이 아니라, 무대 전체
관객, 모든 세상까지도

 

그래, 거미줄을 치는 거미처럼

 

- 일찍도 왔구나
- 죄송해요

 

여긴 릴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왔고
레베카의 빈자릴 맡을 거야

 

몸 좀 풀도록

 

괜찮아요

 

바로 할 수 있어요

 

다시할까요?

 

아니, 충분히 봤어

 

베로니카, 하얀 백조를 연기해봐

 

어서오렴

 

늦길래 전화해봤단다

 

오디션 봤다면서! 잘됐구나

 

어떻게 됐니?

 

그냥 그랬어요

 

그냥 그랬다고?

 

무슨 일 있니?

 

괜찮니, 니나?

 

괜찮아요

 

다 됐다

 

몸도 생각하면서 연습하렴

 

연습할 때 갑자기
들어온 애 말이에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

 

내가 일일이 데려다 주지 않았더라면
너도 처음엔 헤매고 다녔을걸

 

내일 감독을 찾아가서
완벽히 할 수 있다고 할거에요

 

거짓말 할 필요는 없잖니

 

그의 마음을 돌리긴 어려울거야

 

우리 이쁜 딸

 

너무 실망할 거 없단다

 

너도 나이가 들면 알겠지만

 

삶이란 게 쉬운 게 아니잖니

 

그래도 다 괜찮아 질거란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말이야

 

다른 공연 연습해 보는건 어떻니

 

다른 것도 괜찮아 보이던데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지
뭘 하든 간에...

 

넌 빛날 테니까 말이다

 

고마워요

 

아침이 되면 괜찮아 질거란다

 

항상 그랬듯이

 

잘 자렴

 

무슨 일이지

 

잠시 시간 좀 내 주실래요?

 

- 안 좋은 시기란 건 알지만...
- 아니, 지금이 좋아

 

용건이 뭔가

 

어제 밤에...

 

종결부분을 연습했거든요

 

이제 완벽하게 할 수 있어요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솔직히 말하면
이제 니가 어떻든간에

 

- 별 관심은 안 가는구나
- 어제는...

 

안돼

 

이미 베로니카로 정하기도 했고

 

미안하구나

 

시간내주셔서 고마워요

 

이게 끝인가?

 

내 마음을 돌릴 생각은 없어?

 

그럴 결심으로 온 거 아니었나?

 

아니면 그렇게
꾸미고 온 이유가 뭐야?

 

배역을 주셨으면 해서 왔어요

 

사실은 말이지

 

너를 볼 때 생각나는건
하얀 백조 뿐이야

 

넌 확실히 아름답고, 섬세해

 

하얀 백조에는 완벽하지

 

하지만 니가 검은 백조를
소화하는건 너무 어려운 일이야

 

검은 백조도 잘할 자신 있어요

 

그래?

 

4년동안 쭉 지켜봐왔지만

 

넌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집착만 하지

 

니 자신을 내맡기란 말이야
연습은 뭐하러 했나?

 

- 전 그냥 완벽해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 뭐라고?

 

완벽해지고 싶다구요

 

'통제'할 수 있다고 해서
'완벽'해질 수 있는 건 아냐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도 필요하지

 

너 자신마저도 놀라게 될 때
관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거야

 

말 그대로 '초월'하는 거지

 

저도 그럴수 있을거 같아요

 

날 깨물어?

 

믿기지가 않는구만

 

죄송해요

 

아프잖아!

 

쟤는 왜 맨날 저렇게 쳐다보는거래?

 

발표났대

 

베로니카

 

...축하해

 

지금 장난치는 거야?

 

나 열받으라고 그런거지?

 

뭐?

 

죽어버려

 

축하해

 

너무 잘됐다

 

- 여보세요 - ...엄마

 

왜 그러니?
무슨 일 있어?

 

난 괜찮아요

 

엄마, 저 뽑혔어요

 

제가 뽑혔다구요

 

- '백조의 호수'에?
- 제가 '백조의 여왕'이에요

 

- 금방 갈게요
- 빨리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 사랑한단다
- 저도 사랑해요

 

니나, 나오렴
저녁 준비됐다

 

우리 딸이 백조의 여왕이라니

 

니가 좋아하는거야
딸기 바닐라 케잌

 

엄마, 조금만요

 

너무 많아요

 

- 축하해야지. 한 번 인데 어때
- 엄마...

 

갑자기 배가 좀 아파서요

 

좋아

 

그럼 버려야지 뭐

 

그러지마요
제가 잘못했어요

 

난 그냥 우리 딸이...
너무나 자랑스러워서 그래

 

한 입 줘봐요

 

수고했어

 

아주 잘했다

 

확실히 하얀 백조는 문제 될게 없지만

 

검은 백조의 어두운 느낌이
좀 부족해

 

어제의 느낌을 살려봐

 

나한테 보여준 그 강렬함 말이야

 

니가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어두운 기운에 갇혀버린 느낌으로

 

그것을 느끼면 느낄수록
점점 더 빠져드는 거야

 

좀 더 간절하게

 

붕 떴다가 다시 가라앉는 것처럼...

 

아주 잘했어

 

그녀의 움직임을 봐

 

완벽하진 않지만
너무나 자유롭지

 

스스로에 내맡기는 거야

 

이제부터 베스랑
같은 방을 쓰게 될 거야

 

고마워요

 

그 꽃은 감독님이 보내신거야

 

예쁘네요

 

좀 있다 뵙도록 하죠

 

준비는 됐겠지

 

활짝 웃어주라구

 

신사숙녀 여러분
잠시 주목해주시겠습니까?

 

멋진 밤이군요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잘 알고 계시겠지만

 

누구나 한번은
그녀의 황홀함에 넋을 잃고

 

아름다움에 빠져보신 적이 있겠죠

 

그녀는 제 작품들의
중요한 영감이자

 

모든 무용수의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그녀의 존재 자체가
곧 우리 무용단이었습니다

 

제가 누굴 말하는 건지 아시겠죠

 

베스 맥킨타이어에게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너무나 아쉬운 일이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겠죠

 

베스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제 첫 작품이기도 했고
그녀가 연기하기도 했던

 

'멜포메네'를 마지막으로
연기하게 될 것입니다

 

나의 사랑스러운 공주

 

우린 언제까지나 그대를
존경할 것이며

 

그대를 절대 잊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한쪽문이 닫히면
언제나 새로운 문이 열리기 마련이죠

 

이번 시즌에는 새롭게 쓰여진
'백조의 호수'를 선보일 것입니다

 

새로운 '백조의 여왕'
아름다운 니나 세이어스를 소개합니다

 

그녀의 연기를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지금은 건배를 하도록 하죠
우리 모두와 베스, 니나를 위해

 

아름다움을 위하여

 

사람 있어요

 

좀 기다리라니까!

 

빨리 좀 나와요!

 

너였구나!

 

지금까지 인사도 제대로 한 적 없었지

 

- 난 릴리라고해
- 니나야

 

여왕님을 모를 리가 있나

 

- 잠시만 좀 들어줄래
- 물론

 

너무 좋겠다

 

떨리거나 하진 않아?

 

- 조금 그래..
- 그렇지?

 

밖은 너무 답답하다니깐

 

난 이제 가봐야...

 

아냐, 여기 있어

 

나랑 같이 있자

 

먼저갈께

 

한참 찾았잖아, 빨리 와

 

막상 하고 나니까 별거 아니지?

 

잘해줬어

 

- 정말요?
- 그럼

 

집은 어딘데?

 

올라가서 왼쪽으로 가면 돼요

 

같은 방향이네
우리 집에 들렀다 가지

 

토마스, 사람들한테 인사하셔야죠

 

뽀뽀해줄 엉덩이가 끝이 없군
금방 올테니까 기다려

 

베스!

 

이렇게 떠나게 되셔서
너무 아쉬워요

 

그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너를 마음이 들어 하지 않았었는데

 

어떻게 마음을 바꾼 거지?

 

다리라도 벌려줬나?

 

모든 사람이 당신 같은 건 아니에요

 

이 미친년이!

 

미친년이 죽고싶어서 환장했구나!

 

뭐하는 짓이야?

 

우리 얘기 좀 해요

 

- 취했어. 빨리 집에 가봐
- 할 말 있다니까

 

나한테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말란 말이야!

 

공주님, 어서 가보세요

 

- 가자
- 나중에 찾아갈게

 

- 감사의 표시로 줄 게 있으니까
- 그러든가

 

- 좋을 때 잘하는 게 좋을 거야, 니나

 

맨날 있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마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게 좋겠군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사이에 숨기거나
할 건 없었으면 해

 

- 저도 그래요
- 잘됐군

 

그래서...
남자친구는 있나?

 

없어요

 

사귀기는 많이 사귀어 봤나?

 

별로요

 

그냥 지나가는 인연들이었죠

 

설마 처녀는 아니지?

 

아니에요

 

그럼 터놓고 말하면 되겠군

 

사랑을 나누는 걸 즐기나?

 

뭐라고요?

 

섹스 말이야

 

즐기냐구

 

진지하게 얘기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야

 

숙제를 내주도록 하지

 

집에 가서 너 자신을 만져보도록 해

 

변화를 좀 주란 말이지

 

늦었으니 가봐 내일은 할 일이 많으니까

 

안내인이
택시를 잡아줄거야

 

재밌게 보냈나 보구나
나도 갔었으면 좋았을 것을

 

물어봤었잖아요

 

그랬었지

 

감독이 좋아하진 않을 것
같아서 말이다

 

왜요?

 

그를 뭐라 할 건 없지

 

이건 어디서 난거니?

 

모조품이에요

 

감쪽같구나

 

제가 할게요

 

하루종일 감독이 옆에 있었겠구나

 

너를 자랑스러워하며 말이지

 

- 니나...
- 그냥 별거 아니에요

 

이게 별거 아닌 거로 보이니?

 

며칠 전엔 더 심했어요
그나마 나아진 거에요

 

- 긁는 버릇 아직도 못 고쳤니
- 그런거 아니에요

 

엄마!

 

안 좋은 버릇이라니까...

 

한동안 안 하길래
없어진 줄 알았더니

 

옷을 걸치는 게 좋겠다

 

앉아봐
색깔을 골라보렴

 

상처를 가려줄게다

 

그 비싼 크림도 다시 찾아봐야겠구나

 

아무도 못 보게 말이다

 

엄마, 괜찮다니까요

 

연기 때문에 그런 거지?
부담이 심한가 보구나

 

너무 부담 될 줄 알았다니까...

 

괜찮아

 

다 괜찮아질거란다

 

베스가 병원에 입원했어요

 

사고가 있었대요

 

어떻게 된 거에요?

 

길을 걷다 차에 부딪혔다는군

 

내 생각엔...

 

분명히 일부러 그런 걸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베스가 그 자리까지 올라간 것도
그 어두운 충동 때문이거든

 

그게 베스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말야

 

너무나 위험하고

 

치명적인 아름다움이지

 

장미꽃의 가시처럼

 

우리랑 헤어진 다음이었죠?

 

무슨 생각하는 거야 너랑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구

 

이런데 신경 쓸
여유 같은 건 없어

 

지금은 니가 주인공이야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야

 

흐름에 맡겨, 니나
내면의 열정을 보여줘

 

거기서 힘을 주고
그렇지

 

횡격막에 집중해보세요

 

수축되는게 느껴질거에요

 

들이쉬고
들이쉬고

 

조금만 더

 

내쉬고

 

'플리에' 할 때마다
좀 걸리는 느낌이 들진 않아요?

 

가끔씩 그래요

 

- 한 번 더 할게요
- 알았어요

 

- 괜찮죠?
- 네

 

뭐 하나 물어보지, 데이빗

 

까놓고 말해서
자네라면 이 여자랑 하고싶겠나?

 

당연히 아니지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니나

 

니 움직임은 너무 차갑다고 할까...

 

젠장!

 

조명은 뭐 하는 거야

 

서두르라고!

 

고맙군

 

수고했으니 다들 가봐

 

니나 너는 남아야지

 

둘이서 잘 해봐요

 

내가 왕자 역을 맡지

 

그래, 자연스럽게

 

감각을 집중해서

 

손길을 느껴봐

 

입을 벌려봐, 그렇지

 

니가 유혹당하는 게 돼버렸군

 

우리가 필요한 건 그 반댄데 말이지

 

기다려요...

 

누구야?

 

안녕

 

괜찮니?

 

여기선 담배피면 안 돼

 

보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그래...

 

이제 얼마 안 남았네

 

하루빨리 니 멋진 모습을
보고 싶은데 말이지

 

고마워

 

이제 무슨 일인지 말해볼래?

 

...너무 힘들어

 

감독이 너무 몰아세우는 거 같던데

 

힘내, 니나
그 자식은 멍청이잖아

 

아냐, 멋진 사람이야

 

그렇긴 하지만
별로 좋은 사람도 아니잖아

 

넌 그를 잘 몰라...

 

너 선생한테 빠졌구나?

 

괜찮아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집에 가야겠다

 

니나, 그냥 장난쳐 본거야

 

얘야, 무슨 일 있니?

 

한 번 더

 

한 번 더

 

고칠 점이라도 말해주셔야죠

 

릴리가 그러던데
니가 울고 있었다더군

 

불평을 하면서 말이야

 

나한테 화를 냈다던가

 

그렇게 말한 적 없어요

 

휴식이 좀 필요한가?

 

아예 한 달 동안 쉬는 건 어때?

 

걔 말 들으시면 안 돼요

 

니가 애초에 질질 짜지 말았어야지

 

안 그랬어요

 

넌 재능은 넘치지만

 

동시에 겁쟁이이기도 해

 

...죄송해요

 

그딴 말 하지 마라니까!
내가 말하는 게 바로 그런거야

 

약한 모습 좀 보이지 말란 말이다

 

다시!

 

릴리

 

여왕 폐하가 무슨 일로 납시었네

 

얘기 좀 해

 

알았어

 

지금 당장

 

왜 그래?

 

너 지난밤일 토마스한테 말한 거야?

 

감독이랑 얘기하는데
니가 좀 힘들어 한다길래

 

너한테 그런 말은 왜 하는 건데?

 

여왕이 아니면 말도 못 나누니?

 

니가 엄청 열심히 하고 있고
그만큼 잘할 거라 말한 거 뿐이야

 

앞으로 좀 조심해줬음 좋겠다

 

알았어

 

그가 건들지는 않더니?

 

그쪽으로 좀 유명하잖아

 

걱정이 좀 돼서 그래
요즘 너무 늦게 들어오잖니

 

리허설 때문인 건 알지만
그가 좀 맘에 걸리는구나

 

그런 사람 아니에요

 

알았다

 

그냥 엄마가 했던 실수를
안 하길 바라는 마음이야

 

고맙네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 경력을 말하는거야

 

무슨 경력이요?

 

널 갖게 돼서 포기하게 된 거 말야

 

저도 이제 28살이에요

 

그래서?

 

제가 알아서...

 

알아서 뭐?

 

아니에요

 

- 뭔데?
- 아무것도 아니에요

 

상처는 좀 어떻니?

 

괜찮아요

 

- 가만히 두는거 맞지?
- 그럼요

 

보여주렴

 

- 당장 셔츠 벗어
- 싫어요

 

누구시죠?

 

누군데요?

 

아무도 아냐

 

신경 쓸 거 없다니까

 

무슨 일이야?

 

사과하러 들렀어

 

감독한테 그런 말 하는 게 아니었는데

 

- 얘야
- 잠시만 있어봐요

 

- 저녁준비가...
- 엄마, 제발 좀요

 

멋진 분이시네

 

내가 여기 사는지는 어떻게 알았어?

 

다 방법이 있지

 

농담이야, 사무실에 물어봤어

 

내가 너무 미안해서 말야
어떻게든 보상해주고 싶어서 그런데

 

내가 저녁 사주는게 어때?

 

- 글쎄..
- 좋아, 그러면

 

술 마시러 가자

 

좀 쉬는게 어떻니?

 

- 이건 무슨..
- 기다려

 

뭐하는거니?

 

나갈거에요

 

니나!

 

내일 연습있잖니!

 

감독이 베스 부르는거 말이야

 

- 징그럽지 않니
- 난 다정하고 좋은 거 같은데

 

우리 공주님?

 

- 만나는 여자마다 그렇게 부를껄?
- 아냐 안 그래

 

베스한테만 그러는거야

 

조만간 너도 그렇게 불릴 거야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될 거야
그냥 한번 대주라니까

 

치즈버거 나왔습니다

 

고마워요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맛있겠네요

 

필요한거라도?

 

조용히 먹었으면 하네요

 

맛있게드세요

 

좋아

 

멋 좀 내볼래?

 

난 항상 여러벌 들고다녀

 

언제 어디서 눈 뜨게 될지 모르니깐

 

그래서 넌 어떻게 생각해?

 

토마스말야

 

모르겠어

 

- 말해봐
- 그냥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

 

알았어

 

넌 좀 느긋해질 필요가 있어

 

너 하나

 

나 하나

 

걱정할 거 없어, 최상급이거든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송해왔지롱

 

이게 뭔데?

 

장난하는거니?

 

약 해본적 없구나?

 

괜찮아
기분좋게 해줄꺼야

 

모든 걸 잊을 수 있게 말이지

 

언제까지 효과 있는 건데

 

길어야 2시간

 

...난 됐어

 

알았어

 

사람들 소개해줄게
얘는 톰이고, 여기는 제리

 

사실 앤드류에요

 

- 나 가봐야...
- 안돼, 방금 주문했단 말야

 

안돼...

 

내일 리허설 있잖아

 

그래서 어쩔건데?
엄마한테 달려가려구?

 

재미 좀 보자
변화를 주자구

 

2시간이랬지?

 

길어봐야

 

건배

 

그쪽에 대해 좀 말해줘요

 

전 춤을 춰요

 

아니, 이름 말이에요

 

- 니나에요
- 둘이 자매에요?

 

- 네
- 아뇨

 

- 피로 맺어진 형제
- 같은 무용단이죠

 

아, 발레리나군요
그래서 비슷하게 생긴 거구나

 

당신 같은 게이들은
전부 다 그렇게 말하나 봐요

 

- 참 재밌네요
- 제가 원래 좀 웃겨요

 

전 발레 보러 가본 적이 없는데

 

그럼 일단 당신은 게이가 아니네

 

사실 좀 지루하지 않나요?

 

- 솔직히 말해서
- 전혀 안 그래요

 

모두가 좋아하지는 않는 것 뿐이죠

 

언제 한번 보러 오세요
티켓 구해 드릴 수 있는데

 

그럼요

 

기대되네요

 

한 잔 더 해야지?

 

원샷

 

그래서 지금하는 작품은 뭔가요?

 

잠시만요

 

'백조의 호수'에요

 

들어보셨어요?

 

들어보긴 했는데

 

잘은 몰라요

 

무슨 내용인데요?

 

백조로 변하게 된 소녀 얘기에요

 

사랑을 해야만 주문을 깰수있죠

 

하지만 왕자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결국 그녀는 자살하고 말아요

 

해피엔딩은 아니네요

 

아름다운 얘기죠

 

당신처럼요

 

네?

 

당신은 아름다워요

 

그게 웃긴가?

 

이제 슬슬 약기운이 올라오나보네

 

가자, 춤춰야지

 

니나!

 

어디가는데?

 

지금이 몇 신지 알긴 하는 거니?

 

저녁인가?

 

어디 갔다 온 거니

 

좋은데 갔다 왔어요

 

술 마셨구나

 

또?

 

또 무슨 짓하고 온 거니?

 

이름이라도 알려 드려요?

 

- 일단 앉아서 얘기하자
- 톰이랑 제리. 두 명이었어요

 

- 어서 들어가, 니나
- 셋이서 했다니까요

 

입 닥쳐!

 

- 들어올 생각마요
- 이게 뭐니?

 

나도 사생활이 필요해요
더 이상 12살이 아니라고요

 

- 내 딸이 어떻게 된거니...
- 저 좀 내버려 두라구요!

 

왜 안 깨우셨어요?

 

집 나갈 거에요

 

내 음악이잖아!

 

미안해요, 토마스

 

계속해

 

가서 몸이나 풀어

 

잘했어

 

사실 아주 맘에 드는군

 

10분 휴식

 

그냥 시켜서 해본 것 뿐이야
무슨 말인지 알지?

 

나 늦잠잤어

 

이런...
그래도 재밌게 보냈으니까

 

니가 약 줬잖아

 

그렇지

 

아침에 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해

 

아침에?

 

그래, 우리 같이 있었잖아

 

음... 아닌데

 

니 이름이 톰이고
거기가 달려있다면 또 모르지만

 

왜 그래?

 

설마 나랑 자는
야한 꿈 꾼 건 아니겠지?

 

- ...아냐
- 어머

 

맞구나!
나랑 자는 꿈을 꿨단 말이지?

 

- 시끄러!
- 나 잘하디?

 

마지막 장

 

춤을 추려 노력하고

 

넌 꿈을 이룰 수 있었지
손에 닿을 듯 했지만...

 

결국 부서지고만 꿈을!

 

가슴이 무너지고

 

상처받는다
살아갈 힘을 잃어버려

 

핏방울이 떨어진다

 

검은 백조가 너의 사랑을 뺏어간 거야
고통을 끝낼 방법은 단 한 가지

 

두려움 따위는 없어
오히려 그것을 받아들여

 

마법사를 내려다보고

 

그 다음은 왕자

 

청중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뛰어내리는거야!

 

빨리 뛰어내려!

 

물 좀 마시면서 쉬도록

 

살이 좀 빠졌네요

 

윗옷 좀 벗어주세요

 

좋습니다

 

앞을 보고, 거의 다 됐어요

 

다 됐습니다

 

전 릴리에요
토마스가 보냈어요

 

사이즈를 재야 하니까
이쪽으로...

 

여기서 뭐하는거야?

 

내가 대역이야

 

만약을 위한거야

 

- 토마스!
- 왜?

 

이럴 수는 없어요

 

이럴 수는 없다구요

 

먼저 가 있게
곧 가도록 하지

 

무슨 일인데?

 

릴리가..
제 대역이라면서요?

 

원래 예비로 한 명씩 있는 거야
릴리가 잘하기도 하고

 

릴리는 제 역할을
뺏으려 한단 말이에요

 

이 세상 모든 발레리나들이
니 역할을 원해

 

이건 달라요
나를 끌어내려 한다니까요

 

- 제자리를 차지하려 해요
- 아무도 너를 끌어내려 하지 않아

 

믿어주세요...

 

힘들었단거 잘 알아
그래도 아까는 멋지게 잘했잖아

 

내일은 너의 무대가 될 거야
릴리든 누구든 걱정할 필요 없어

 

난 너를 믿으니까

 

한 번 더 갈게요

 

왜 그래요?

 

나도 사람이라 지친다고
당신도 쉬는 게 좋을 거야

 

아직 사람있어요

 

조명 좀 다시 켜주실래요?

 

누구없어요?

 

뭐하는 짓이야?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저도 이제 그 기분을 알아요
그녀가 제자릴 뺏으려 해요

 

전 어떡하죠?

 

이거 내 물건들 아니니?

 

당신처럼 완벽해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완벽해?

 

난 완벽하지 않아

 

사실 아무것도 아니지...

 

아무것도 아니라고!

 

뭐하는거니?

 

얘야?

 

내버려둬요!

 

문 좀 열어보렴

 

좀 가버려요!

 

나가요!

 

- 어떻게 된거야
- 나가래도!

 

무슨 일인지 말해봐

 

나가라니까!

 

괜찮아

 

내가 있잖니

 

밤새 긁어대길래

 

시계는 어딨어요?

 

- 신경 쓰지 마
- 지금 몇 시죠?

 

- 오늘 밤이 공연이에요. 가봐야...
- 아냐, 아냐...

 

걱정하지마렴

 

극장엔 몸이 아프다고 전화해뒀어

 

전 가야 해요!

 

- 그렇게는 안되
- 이거 놔요!

 

몸이 괜찮아질 때까지
좀 쉬어야지 않겠니

 

손잡이 어딨어요?

 

그 역할이 너를 망치고 있어

 

- 비켜봐요!
- 니나...

 

- 우리 착한 딸이 어떻게 된거니..
- 이제 없어요!

 

- 넌 아프잖니!
- 신경 꺼요!

 

넌 못해낼 거야

 

제가요?

 

난 백조의 여왕이에요
내가 못해낼 건 없다구요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아프다면서요!

 

얘기 좀 해볼게

 

괜찮은거야?

 

괜찮아요

 

니나

 

니나

 

왜요?

 

릴리가 하기로 했어

 

아직 발표한 건 아니잖아요?

 

안 좋은 소리는 베스 일
만으로도 충분히 들었을 텐데요

 

내가 여기 있잖아요

 

내가 할 거에요

 

니가 이겨내야 할 건
오로지 너 자신뿐이야

 

너 자신을 놓아주는 거야
스스로에게 맡기는 거지

 

하얀 백조 10분 남았습니다

 

여기서 뭐 해요?
무대로 가야지

 

도대체 뭐하는 짓이지?

 

제 잘못이 아니에요
그가 절 떨어뜨린 거에요

 

시작부터 이래서야..
꽤 쪽팔렸겠구나

 

당장 여기서 나가

 

다음무대가 걱정돼서 그래

 

니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발 그만해

 

내가 검은 백조를
대신 연기하는 건 어때?

 

날 좀 내버려 둬!

 

그건 내꺼야!

 

내꺼라고!

 

내꺼야!

 

검은 백조는 내꺼야

 

검은 백조 5분 남았습니다

 

잘했어요
종장까지 15분 남았습니다

 

너 정말 멋지더라

 

사실 우리 사이에
안 좋은 일도 있긴 했지만

 

아무렴 어때!
진짜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니까!

 

끝나고 마저 얘기하자

 

어쨌든 끝까지 멋지게 해줘

 

저 소리 들리지?

 

다 너를 위한 거야!

 

사랑스러운 공주...
결국 해낼 줄 알았어

 

가자, 인사하러 가야지

 

아무나 좀 불러와!

 

빨리!

 

어떻게 된 거야?

 

설명 좀 해봐...

 

...느꼈어요

 

...완전함을 느꼈어요

 

완벽한 무대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