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마리아치 (El Mariachi)

잘 지냈나, 아줄

누군지 알겠나?

 

모코

 

몇 년 만에 웬일이지?

새로운 동지들과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다가

근처에 자네가 있다길래

안부나 전할까 해서, 친구

 

친절도 하시군

빌어먹을 놈

 

어서 날 여기서 꺼내고
내 몫을 주는 게 어때?

 

네 놈이 누구 덕에
그 자리에 있지?

정말 나오고 싶나?

 

듣자 하니,
자네 거기서

전화 한대와

애들 몇 명 데리고
사업을 한다고?

그것도 나쁘진 않지

두고 보라고

나중에 자네에게

받을 돈에 비하면
이건 푼돈이야

그러니 날 도와주게

...친구

그래야지, 곧 말야

 

며칠 후에
그리로 친구들을

 

보내겠네

 

그거 좋지

역시 모코다운 대답이야

 

힘내라고

 

내가 자네의 큰 공로를
잊을 수가 있나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오늘 꺼내주려고?

 

무장한 세 사람이 왔어!

자네가 보냈나?

 

나 아직 여기 있다, 모코
네 친구들도

오래 있진 않아

네 친구들이
할 말이 있대

잘 들어봐

네가 내 앞에서
하게 될 말이다

 

그 날 아침은
여느 때와 같았지

 

사랑도 없고

행운도 없고

 

차도 없고

 

변한 게 없었지

 

거북이 한 마리가

도로 위를 지나가네

 

우린 그 길을 걸으며
함께 시간을 보냈지

 

난 나의 시간이

다해 가는 것을

알지 못했네

 

'아이스 코코넛 주스'

 

코코넛 하나 줄래요?

 

'우정의 땅
아쿠나-코아후일라 입니다'

공짜 코코넛

난 이 도시가 좋아졌네

 

난 늘 악사가 되고 싶었지

 

내 아버지, 할아버지와

증조 할아버지처럼

아직 그 분들 만큼은
못 돼도

난 좋아지고 있다네

내 꿈은 그 분들의
발자취를 좇다가

내 기타와 함께 죽는 것

 

난 여러 도시에서 연주하며

색다른 경험들을 하네

 

이 도시는 다음 여정

 

도시 입구에서의
공짜 코코넛이

이 도시에서의 행운을
기대하게 하네

하지만 그건 착각일 뿐

 

- 뭘 드릴까요?
- 소다 팝이오

 

음악은?

 

- 왜요?
- 난 떠돌이 음악가예요

발라드나 사랑 노래

옛날 노래, 최신 노래
뭐든 연주하죠

그래서요?

 

제가 이 가게를
좀 더 빛내고 싶군요

월급은 거의 안 받죠

주로 팁을 받으니까요

전 고정 일자리가 필요해요

분명 손님이 늘 겁니다

이미 완벽한 밴드가 있는데

왜 당신을 쓰겠소?

 

봤소?

한 사람만 있어도
악사는 충분하오

아시겠소?

 

고맙군요

 

진짜 돈을 벌고 싶으면
진짜 악기를 연주해야지

멍청하긴

 

못 참겠어

 

- 왜 이래요?
- 곧 돌아올게

 

이건 또 누구야?

악사들의 날인가?

 

당신도 헛수고야

 

바텐더, 맥주

 

병으로, 멍청아

 

옛 친구를 찾고 있다

 

이름은 모코

 

- 어디 있나?
- 가끔 오지

 

자기 저택이 있어

- 그를 아나?
- 자요

물론, 그 밑에서 일하니까

안됐군

 

들고 있어

 

무슨 일이야?

 

- 대답해!
- 모코!

 

전화 좀 줘봐

 

쓰게

 

죽어?

전부 다?
언제?

 

어떻게 생겼지?

 

기타를 들고

 

검은 옷에...

 

걱정 마, 모코

우리가 찾아 죽여서

개밥으로나 주지

 

검은 옷 입고
기타 든 놈을 보면

 

이리로 전화해

이름은 아줄이다

전화 안 하면

자네가 날 죽이겠지?

 

아니

놈이 죽일 거야

 

이곳에서 그리 운이
좋지 않음을 느꼈네

 

기타리스트들이 신처럼
대우받던 시절은 어땠을까?

내 조상 때처럼

 

기술 문명은...

우릴 깨뜨리고...

우리의 문화를 앗아갔네

기계 문명으로 변했네

그 날, 거북이 외에
가장 아름다운 존재를

만날 수가 있었네

 

뭘 드릴까요?

 

뭘 드릴까요?

- 소다요
- 소다?

- 어린애 같으시군요
- 난 가수라 술, 담배는 안 해요

 

목소리가 재산이죠

 

건배

 

난 월급은 거의 안 받아요

주로 팁으로 살죠

 

고정 일자리가 필요해요

- 어디서요?
- 당신 바에서요!

 

악사를 둘 여유는 없어요

 

운이 안 따르는군

 

뭐라고요?

 

고마워요

 

싼 방 있나요?
1주간 묵을 건데

일자리를 찾거든요

 

돈은 나중에 드릴게요

 

그러시죠

나중에요

 

잠깐만요
보증금이라도 내시죠

 

못 믿나요?

 

미안해요
얼마나 갖고 있죠?

 

몇 페소 뿐이에요

 

됐어요, 쉬시죠

 

거기가 아냐!
10호야, 10호!

 

저리로 가잖아, 멍청아!

 

검은 옷을 입었다
찾아라!

 

여기야, 여기!

 

왜 그러시죠?
소다 팝을 너무 많이 드셨나요?

 

방금 네 명을 죽였어요

 

정말요?

 

잠깐, 당신 이름이 뭐요?

도미노

잠깐만요, 도미노
정당 방위였어요

 

난 여기 출신이 아니에요
이곳엔...

 

친구도 없고

 

적도 없어요

 

- 도둑을 죽인 건가요?
- 도둑은 아니었어요

네 명이었어요

 

싸구려 호텔에 묵었는데

귀중품도 돈도 없는 나를

그저 죽이려고 덤벼들었죠

 

헌데 여긴 왜 왔어요?
나까지 죽이려고?

어딘가 피해있을 곳이
필요해요

 

다른 이들이 또 올 거예요

난 그저 떠돌이 악사예요

 

이층에 방이 있어요

내 방인데
아무 것도 손대지 마요

나중에 올라갈게요
친구 관계로 해요

 

고마워요,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

 

이 쪽이에요

 

개를 조심해요

 

- 안녕, 도미노
- 어서 와요

 

전화 좀 줘
모코에게 전화해야 해

 

도미노, 혹시 낯선 사람
온 적 없나?

 

- 낯선 사람은 늘 있어요
- 검은 옷을 입고

- 기타를 들었지
- 아뇨

놈이 내 친구 10명을 죽였어

하루만에

 

- 전화 안 걸어요?
- 마실 것부터 줘

 

모코, 사라졌어

내게도 총을 쏘고

여러 명을 죽였어

 

그 망할 놈 혼자서

얼굴을 잘 못 봐서

옷을 바꿔 입으면
못 알아 볼 거야

걱정 마

놈은 항상 검은 옷에
기타 가방을 들고 다닌다

놈의 스타일이지

가방 안엔 기타가 아니라

 

무기로 가득 차 있어

 

왜요?

기타가 아니래

 

무기로 가득 찼대

그걸로 사람을 죽이는 거지

 

또 봐

 

잘 마셨어

 

곧 올게

 

손대지 말랬잖아요

피로 좀 풀려고요
나갈게요

 

됐어요, 마저 해요

 

샴푸 줘요?

 

좋죠

 

당신 누구야?

악사요

여기 뭐가 들었어?
총? 칼?

내 기타요!

봐야겠어

 

아주 겸손하시군 그래

열 명을 죽여 놓고

네 명만 죽였다고?

 

자랑하고 싶지 않았나?

 

연주 해!

부드러운 노래로!

 

연주 해!

 

노래 해!

 

난 벌거벗은 채 잡혀 있네

거세가 될 것 같아

여러 명의 남자들이

날 잡아 죽이려고 하더니

이젠 칼을 든 공주님이

날 해치려 하네

큰 눈에

황홀한 몸매의 공주님이

 

내가 해 본 연주 중
최고예요

 

당신 덕분이에요

좋아요

악사 맞군요
훌륭해요

날 고용해요

난 월급 줄 돈도 없어요

이런 근사한 곳에
돈이 없다고요?

사실이에요

 

먹고 자게만 해줘요

 

매번 이렇게
칼을 넣어 줄까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고정 일을 구할 때까지만
있을게요

일 구하긴 힘들거예요
아무튼 좋아요

 

유머 감각을 좀 더 길러요

여기서 일하려면

편지 여는 기구예요

 

네?

 

잠시만요

 

친구

하루종일
전화를 안 받더군

열 명 죽이느라 바빴겠지

- 여섯이야
- 뭐?

여섯 만 죽였어,
이 멍청아!

넌 항상 산수에 약했어

그러니까
내 돈도 안 주는 거야

그래, 물론 그 돈의
절반은 네 거야

하지만 너무 겸손하군
열 명을 죽여 놓고...

여섯

내일까지
두 배를 죽여줄게

내가 욕심이 과했어

진작 줬으면
돈도 덜 들었을 텐데

열 명을 더 구하게 됐군

- 여섯!
- 열 명이야!

잘 들어, 내 돈만 주면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

네 놈도 살려주마

너무 늦은 것 같은데

끝까지 해보자고

역시 모코답군 그래

아직도 흰옷을 입나?

 

뭐가 보이나?

내겐 피에 절은
흰 옷이 보이는데!

 

준비 됐나요?

 

- 다들 기다려요
- 거의요

 

- 뭐 좀 줘요?
- 됐어요

 

서둘러요

 

이 노래는
'가나 드 비'라고 합니다

 

맥주

 

정말 여기서 자도 돼요?

 

넘어오지만 말아요

 

내겐 이 무기와

 

저 녀석이 있어요

 

처음에 부른 노래는

당신이 지은 거죠?

 

어떻게 알았죠?

누군가를 위해
지은 것 같았어요

 

맞아요

 

잘 자요

 

호텔에 가서 돈을
받아야겠어요

 

곧 올게요

 

보관 좀 해줘요

 

나 도미노예요

 

알아

 

안 열려요

 

제기랄!

 

- 어서 오세요, 뭘 드릴까요?
- 맥주

 

병으로, 멍청아

 

여자는 없나?

 

있는데 주인이에요
곧 올 겁니다

여자가 주인이야?

그럼 모코의 여자겠군

몰라요

악사하고 있던데

 

기타 케이스를
든 사람을 봤어요

 

그들이 찾는 사람일 거예요

아무 말 없었어?

그저 술만 마셨어요

 

그가 틀림없어요

 

가자, 세 명쯤이야

놈이다

확실치 않아

 

- 속에 뭐가 들었지?
- 기타

- 떠돌이 악사인 척 하지 마
- 난 악사요

 

열어 봐

 

정말 기타라면 보내주지

 

아니면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가라

 

당분간 기타 들고
다니지 말아요

그 사람을 찾는 거니까

 

이층에 두는 게 낫겠군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놈이다!

 

저기야!

 

무서워서요

- 어쩔 줄을 몰랐어요
- 혼자 충분할 줄 알았는데

 

혼자 충분하다고?

 

무기를 든 세 명을 상대로

 

이 걸로 말야?

 

멍청한 악사와
케이스가 바뀌었다

 

어디 있는데요?

지금쯤 죽었을 거다
가서 찾아봐!

 

그가 나타났을 때
어디 갔었어요?

통화 중이었어요

이번 일에 대해
잘 아는 친구와

- 내 얘기도 했어요?
- 아뇨

아줄이란 사람 얘기만 했어요

 

이름이 아줄인데
왜 파란 옷을 안 입지?

 

글쎄요

아무튼 그는 마약상인
모리시오를

 

죽이려 해요
일명 모코라고 하죠

 

그가 아줄을 찾는 거군요

 

내겐 왜 그러는 거죠?

모코 외에 아줄을
본 사람은 없어요

 

검은 옷에 기타 케이스를
들었다는 것만 알죠

 

꼭 당신 얘기 같잖아요?

그럼 모코에게 말해요

닮은 둘이 있다고요
살인자와...

 

악사

모코에겐 그런 말 못해요
안 나가는게 최고죠

 

당분간 옷과 기타 케이스를
숨겨 둬요

 

얼굴을 똑똑히
봐 뒀습니다

 

놈이 피나와 타고를
죽였습니다

다신 도망 못 가게
하겠습니다

 

월요일엔 늘 쉬나요?

 

아니면 내가
기타를 잃어 버려서?

월요일마다 쉬어요

해볼래요?

 

'도미노'

 

- 여보세요?
- 한번 오지

 

안돼요

 

오지 그래?

 

몸이 안 좋아요

 

오토바이는 타 봤나?

 

끊어야 해요

 

남자 친구?

 

- 백인이에요?
- 네

 

궁금한 게 있는데

그렇게 가난하다면서

어떻게 이 곳을 샀죠?

 

선물로 받았어요

- 누구에게서요?
- 모리시오요

모코?
날 죽이려는 사람?

당신을 노리는 게 아녜요

부하들이 혼동한 거예요

마찬가지예요

 

알잖아요

남자가 여자를 원할 땐

꽃이나 사탕 혹은

보석을 주죠

 

여자를 얻을 때까지

 

그렇죠

 

모리시오도 내게 꽃과

보석을 줬어요

 

날 그의 바에서
일하게 하다가

그 바를 내게 줬죠

 

마지막 선물은 뭐였죠?

 

오토바이요

 

날 그에게 주기로
맘먹으면

그걸 타고 오라는 거예요

 

날 설득시킬 수
있을 거라 믿죠

 

될까요?

 

예전이면 몰라도

 

이젠 안돼요

 

잘 잤어요?
이걸 받아요

 

내가 모은 거예요
이 걸로 기타를 사요

 

받아요
최상품은 못 사겠지만

임시로 사서 오늘 밤
다시 연주해요

 

로코, 놈을 찾아
검은 바지에 흰 셔츠다

 

- 어디 갔나?
- 내 트럭에 탔다

 

데려와

 

그가 아냐

 

내 케이스는 찾았나?

 

못 찾았어요

 

모코의 농장으로
잡혀가셨다 길래

 

확인하러 온 거예요

 

그 악사를 잡아갔군

 

- 뭘 드려요?
- 맥주

 

다른 건요?

 

내 기타 케이스

 

그 사람 어딨죠?

 

내 케이스 어딨어?

 

- 이층에요
- 가져와

 

그 악사를 만날 거면
따라와

왜 나를 돕죠?

모코의 농장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니까

 

가요

 

잘 해보자고!

 

도미노, 갑시다, 어서!

- 갔어요
- 어디로?

- 당신을 찾으러요
- 케이스는?

그에게 돌려주던데요

 

문 안 열면 죽이겠다!

 

유감이군

당신을 이용해서 왔다니

 

돈을 주지 않으면
여자를 쏘겠다!

 

놔줘라
돈을 주겠다

 

모코의 농장이 어디요?

 

그를 어쩔 셈이죠?

 

누구?

아줄과 닮은 악사요

 

그래서 어제 밤
전화를 끊은 게로군

 

날 빼고
파티를 하려고?

 

그 악사에게
모든 걸 주려고?

돈을 안 주면 죽이겠다!

모든 걸 다해줬는데

이렇게 되 갚다니...

난 요구한 적 없어요
그를 풀어줘요

 

여자를 죽이겠다!

그렇겐 못할걸

 

내가 죽일 테니까

 

여자에게 미안하지?
그렇지?

난 내 돈만 원했는데

네 놈은 모두를 죽이는군

 

그래서 네가 나처럼
크질 못하는 거야

 

정이 너무 많아

 

그러니까

네가 바로 그 악사였군

내 부하들을 죽이고

내 여자를 뺏은 놈이야!

 

기타를 치다니

 

재주가 좋은 모양인데

 

이 걸로 끝이다!

 

내 집에서 나가라

 

그 손도 가지고 말야

 

내가 원한 건
내 조상들과 같은

악사가 되는 것 뿐

 

행운을 줄 줄 알았던
이 도시는

저주만을 주었네

내 기타와

내 손과

 

그녀를 잃었네

 

다신 기타를 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

 

그녀없인 사랑도 없어

 

하지만 이 개와

무기들로

내 미래를

준비한다네

'아쿠나 시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