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3

번역:최민영 (연세대학교 일본문화동아리)
싱크:양윤배 (야지마 자막팀)
배포일: 2009년 03월21일

 

어렸을때 느꼈던 겨울은 이토록 춥지는 않았다

 

도쿄에서 야마가타로 돌아온지 2개월,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고있었다

 

이쪽이에요

 

실례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성심껏 염 해드리겠습니다. 잠시 실례해도 괜찮겠습니까?

감사드립니다

 

살아계신거같아요

아마 연탄자살일거야

어떻게 아세요?
/ 아직 몸이 따뜻해. 발견이 빨랐던거야

미인이군요

 

해보겠나?

 

 

그러면 지금부터 고인의 염습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유족분들 가까이 오셔서 보셔도 됩니다

 

그러면 시신을 닦도록 하겠습니다

 

응?

 

달려있는데요

뭐가
/ 그거요

그거라니?
/ 남자의 거기요

 

음..

 

저기 괜찮으십니까?

지금부터 고인분을 화장해드릴텐데 여성식과 남성식이 있는데 어떤걸로 할까요

아.. 잠깐만요

누나, 토메오의 화장 말인데 남자로 할거야 여자로 할거야?

내가 처음부터 여자애로 낳았으면 자살은 안했을텐데

씨가 나쁜건지

 

여자애로 하는거지?

여자로 부탁드립니다
/ 알겠습니다

 

토메오

 

굿 바 이 (おくりびと)
[제8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오늘도 손님 없네요. 선전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그래, 악단 홈페이지 만들지 않겠어요? 제 마누라가 디자이너거든요. 공짜로 할수있어요

그거보다 다이고 괜찮아?

무리해서 산 첼로니까 다른 일도 찾아봐야 하는거 아니야?

여러분,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손님은 없었지만 연주는 좋았습니다

그런데요. 오늘은 단장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답니다

 

악단은 해체하겠습니다

 

그럼..

 

겨우 손에넣은 오케스트라 연주자라는 직업, 그것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렸다

이 첼로에겐 아무 죄도 없다

나같은 놈에게 팔린 죄로 이 첼로는 연주될 곳을 상실해버렸다

이 첼로는 어쩌면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감사합니다

 

다녀왔어요

문어 받았어요

옆집 아줌마가 주셨어. 아침에 잡은거래

왜그래?

해체했어
/ 뭐가

악단

 

그래?

또 다른 일 찾으면 되잖아

다음은 없어

 

내 정도의 실력으론 무리니까

첼로 대출금도 남아있고

얼마인데?

 

괜찮아

1천만원 정도는 내가 갚을수 있어

1억 8천만원이야
/ 1억8천?

프로 연주자는 그정도는 구입하는게 보통이고 오히려 싼 편이야

 

왜 말 안했어?

반대할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중요한일 왜 말 안해주는거야

미안해

 

밥 할께

 

세상 모든것이 우리들의 무대야

연주 여행하면서 함께 살아가자

그것이 프로포즈였다

그러나 현실은 차가웠다

아니, 좀더 빨리 자신의 재능의 한계를 깨달았어야했다

 

으악

 

이 문어 살았나봐
/ 정말로 살아있네

 

이젠 잡히지 마라

 

어라?

 

그만둘까?

뭘?

첼로

그만둬서 어쩌려고?

 

야마가타 본가에 돌아가지 뭐

 

찬성

뭐?

괜찮아?

시어머니가 남겨주신 집에서 살면 월세 걱정 안해도되고 말야

그래도 괜찮겠어?
/ 응

 

인생 최대의 분기점을 돌았다고 생각했지만 첼로를 팔고나니 오히려 마음은 홀가분해졌다

지금까지 잡혀있던 것으로부터 해방된거 같았다

내가 꿈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마도 꿈이 아니었나보다

 

2년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겨주신 단 하나의 재산

처음엔 아버지가 찻집을 했던거 같지만 나에게 기억은 없다

아버지가 애인과 함께 집을 나간후로 어머니는 술집을 차려서 나를 키워주셨다

밥 다됐어

 

시골이라서 싫어할줄 알았는데

아니야, 꽤 신선해

공기도 시원하고 밥도 맛있게 지어지는거 같구

그래?

나 가게나 할까?
/ 무슨가게?

 

이거다

이거 이거

연령 관계없이 노동시간도 짧아. 곧바로 정사원으로 채용해준대

무슨 회사야?

출발 준비를 돕는 회사래. 여행사인가?

그래? 여행도우미 뽑는거 아니야?

경험 없는분 환영이래. 한번 가봐야겠다

 

여기구나

 

안녕하세요

여기 NK에이젼트입니까?
/ 네

오전에 전화한 코바야시입니다

면접인가요? 사장님 곧 돌아오실거에요
/ 네 감사합니다

 

저요. 사장님이 신문광고할때 반대했어요

이 업계는 정말로 하기 힘드니까요

여기 뭐하는 회사인가요?

어머, 아무것도 모르고 오셨나요?

여행준비를 돕는 곳이라고 하던데요

 

아닌가요?

 

사장님, 면접보러 오셨대요

처음 뵙겠습니다. 오전에 전화드렸던 코바야시입니다
/ 아, 자네인가

잘 왔네. 그것봐. 신문에 광고하니까 좋잖아. 마실것좀 내와
/ 네

 

이력서입니다
/ 그래요. 앉아요

 

여기서 열심히 일할거지?
/ 네

합격
/ 네?

이름 뭐였지?
/ 코바야시 다이고입니다

명함 만들어줘

잠깐만요. 아직 아무런 대화도 없이.. 월급이라던가

아 그렇군

처음엔 반값정도로 괜찮나?

반값이라면 50만원 말인가요?

500만원
/ 500만원이요?

너무 적은가?

아니요. 그렇게 많이 주시는거에요?

자네는 따라오기만 하면 되니까
/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건데요?

그렇군. 우선은 나의 조수

구체적으론?
/ 염습사

염습사요?
/ 시신을 곱게 화장하고 꾸미는 일이야

시신이라면 죽은 사람 말하는거죠?

 

자네 일 잘할거같이 생겼는데?

 

아뇨 저..

광고에는 여행을 돕는다고 하던데요

저는 여행사인줄 알았어요

아, 글자가 빠졌구먼

여행이 아니라 영면을 돕는 회사야

그러니까 NK는 장의사의 NK야

이것도 무언가의 인연이겠지

어쨌든 해보게

이건 오늘치 돈
/ 아뇨..괜찮아요

 

다녀왔어

이거

뭐야?

여기오면 스키야키 먹고싶다고했지?

소고기야?

최고급으로 사왔지

우와 이거 비싸지?

급료 받았거든

다 정해진거야?
/ 응, 대충

그럼 오늘은 축하파티다

무슨 일이었어? 점원이야?
/ 아니

영업사원?

왜그래?

여행사가 아니었어

그럼 어디야?

관혼상제랑 관련있는거

결혼식장?

그러면 또 첼로 켤수 있겠다

 

빨리 준비할께 스키야키

 

서둘러 가야겠다

 

다녀와

 

좋은 아침
/ 안녕하세요

일단 사장님 의자에 앉어

 

명함 다 됐어

 

그렇게 신기해?

진품은 처음봐요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땐 너무 어렸고 어머니 돌아가셨을땐 외국에 나가있어서 돌아오니까 무덤속에 계셨으니까요

아버지는?

6살때 애인이랑 집 나가셨어요

어머님 외로우셨겠다

 

그런데 죽은 사람 본적도 없는 제가 이런일 할수 있나요?

곧 익숙해질거야

시체에 말인가요?
/ 응

최근엔 죽은 사람이 없어서 일이 없었지만 계절이 바뀌면 죽는 사람 자주 나오니까

도와드릴까요

일 많이 나올거야

일은 어디에서 주는 거에요?
/ 장의센터

장의사요?
/ 응, 염습일은 원래 고인 가족들이 하는 일이었어

그게 요즘 세상엔 전문 염습사한테 맡기게 된거지

그래서 우리같은 회사도 생기는거고

말하자면 가족사업 같은거지

이거 꽤 무겁네요

가격도 다 달라

50만원, 100만원, 300만원

그렇게 차이가 나나요?

민무늬가 제일 싸고, 측면 장식된게 그다음, 그리고 향나무 장식 관이 제일 비싸

재료와 장식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군요

응, 화장터에 넣으면 다 똑같이 타버리는데 말야

인생 최후의 쇼핑은 관이라는거지

왠지 아이러니하네요

 

네. NK에이젼트입니다

네. 계십니다만

지금 바로 오라구요? 알겠습니다

사장님인가요?
/ 응, 일 있대

 

NK에서 오신 분인가요?
/ 네

오셨어요

저희 신입사원 코바야시입니다

오늘의 모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옷 갈아입고 바로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저기 가셔서 의상이랑 메이크업 받으세요

메이크업이요?
/ 네

사장님

괜찮어 괜찮어

 

모델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응 괜찮군

저기 이거 어디에 방송되는거에요?

괜찮어, 광고용 DVD니까 TV에는 안 나와

 

고인분의 염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염이란 돌아가신 분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단장하는 것으로서 저세상으로 출발하는 길을 돕는 것입니다

 

면은 살짝 적셔서 닦아주시면 됩니다

지금은 장의를 입은 덮은 상태에서 닦도록 하겠습니다

 

장례는 고인 분에게 존경을 표하는 마음을 담아서 알몸이 보이지 않도록 정성껏 감쌉니다

 

살아계실 때의 표정이 나오도록 혈색이 도는 화장을 합니다

특히 남자 고인께는 얼굴근육의 수축과 피부를 고려하여 듬뿍 발라서 화장합니다

고인의 몸은 상처가 나기 쉬우므로 조심스럽게 신중하게 면도해 드립니다

 

아퍼!

아파

 

아퍼요

괜찮어, 조금밖에 안 까졌어

 

왜그래?

얼굴 다쳤어?

회사에서 전기 좀 만지다가 다쳤어

집에서 전구도 못 갈아끼는 당신이?

사장이 시키니까 할수없었어

이상한 회사야

 

첫 일은 갑자기 찾아왔다

저기.. 저는 무얼 하면 되나요

오늘은 보기만 하면 돼
/ 네

그치만 그렇게 오래 묵으면 처리하기가 곤란한데 말야

네?
/ 아니야 아무것도
/ 놀래키지 마세요

 

기다리셨어요

시신은요?

혼자사는 할머니셨는데요. 2주정도 된거같아요. 꽤 진행되었더군요. 조심해서 해주세요

 

누구에요?
/ 장의사장. 우리 의뢰인

 

그럼 들어가볼까

 

지독하군

 

이리로 와

 

이리와서 거들어

 

다리 좀 잡아봐

다리

 

보기만 하라고 하셨잖아요

살살 해봐

제대로 잡아

 

죄송해요

 

오늘은 그만 돌아가게

 

첫 일이었는데 너무 충격이 컸겠군

 

오늘 쇼핑하러 갈래?
/ 남친 있으니까 오늘은 안돼

 

야. 오늘 뭐 이상한거 먹었니?

아니, 니 머플러 냄새 아니야?

 

야. 저기 검은옷 입은 사람 냄새같애
/ 설마

 

아 아직도 있었구나

 

바구니에 넣으면 되요

3천원이에요
/ 감사합니다

수건 가지고 들어가요

 

지금이면 비싸게 팔수 있다니까

여긴 죽어도 못파니까 돌아가
/ 난 어머니 생각해서 그러는거에요

생각해주는척 좀 하지마

나는 니가 걱정해줄만큼 늙지 않았어. 그치? 시오리야

저 또 놀러와도 되요?
/ 응 또 오렴

시오리를 위해서라면 할머니가 맛있는거 많이 해줄테니

다이고냐?

야마시타
/ 언제 돌아왔어? 연락 좀 해주지

미안해 요즘 좀 바빠서

 

아이고 코바야시네 댁 다이짱이구나

안녕하세요
/ 오랜만이구나

엄청난 일 하고 있다면서?
/ 아.. 네

뭐였지? 악기
/ 첼로, 바이올린의 할아버지 쯤 되는거

그래 첼로. 저 아저씨말야. 도쿄에서 첼로라는 악기 연주하는 대단한 분이셔

 

우리 아들은 왜 저 모양이지
/ 어머니

나중에 술이나 한번 마시자

다음번에 마누라 데리고 놀러와. 결혼했지?
/ 네

우리 바보아들 없을때 조용할때 와
/ 어머니가 낳았잖아요. 어쨌든 다시 생각해보세요

난 여기 죽어도 못 판다

아 맞아. 이렇게 하면 되는군
/ 풀렸어요?
/ 풀렸어

 

무슨일 있었어?
/ 아니

그럼 먹자

 

옆집 후지이씨가 주셨어

아침에 잡은거라 신선하대. 날로 먹어도 될 정도래

 

왜 그래?

괜찮아?

 

왜그래

 

무슨일이야

 

다이짱 오늘 이상해

 

잠깐만

부끄러워 여기서는

 

다이짱

 

잠깐만
/ 미카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못한 벌인가

앞으로 무슨 일을 겪게 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첼로를 켜고 싶어졌다

기억을 잊기위해서 첼로를 켜고 싶었다

 

연어인가요?
/ 네

 

아 저기 돌멩이 있는곳

힘내렴

 

왠지 슬프네요

죽기 위해서 저렇게 거슬러 올라오다니

어차피 죽을거면 저런 고생 안하더라도 될텐데

운명이겠지요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야하는

 

점심 먹으러 가세

 

사장명령이다

 

우연인가요?
/ 뭐?

부패한 시체 염 시킨거요

 

운명이겠지
/ 무슨 소리..

자네의 천직인걸쎄. 염습사는

 

적당히 말하는거 그만두세요

 

죄송합니다. 왜이렇게 안오는거야

 

화내고 있어요. 사사키씨 왜 이렇게 늦은거에요

 

늦었어. 5분이나 늦었잖아

너희들 죽은사람 염해서 밥벌어 먹는거 아니야? 빨리빨리 움직여

정말로 죄송합니다

 

부인께서 좋아하셨던 입술연지 있으신가요?

 

돌아가신 분을 보내드리기 위해 영원의 미를 추구한다

그것은 냉정하고 정확하며 무엇보다도 상냥하게 이루어진다

작별하여 고인을 보내드리는 것

고결하며 모든 것들이 숭고한 일 같았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관을 덮도록 하겠습니다

 

나오미

 

나오미

 

저기요

 

오늘은 정말로 실례했습니다
/ 아니요. 저야말로

이거 받아주십시오
/ 감사합니다

집사람.. 지금까지 본 것중에 가장 예뻤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왜그래?
/ 아무것도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설마..
/ 네. 제 처입니다

이쁜 부인 얻었구나
/ 아니에요

천천히 쉬다가 가세요
/ 네. 감사해요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여기 오셨죠?
/ 네. 50년도 더 됐네요

이 온탕은 정말로 좋은것 같아요

그래요. 여기처럼 아직도 장작을 때워서 덥혀주는 곳은 드물지

그렇군요

일본 제일의 목욕탕이죠
/ 네

 

안녕히계세요
/ 잘 가세요

 

도와드릴까요
/ 손님이시니까 쉬세요

 

전부 혼자서 하시나요?

네, 영감이 죽은지 오래됐으니까요

구청에서 일하는 아들놈은 여기 팔고 맨션짓자고 하지만 여기 없어시면 손님들 불편하시니까요

 

남편께 잘 해드리세요

다이짱 상냥한 아이니까요. 전부 혼자서 고민하고 받아들이죠

부모님 헤어졌을때도 어머니 앞에선 울지 않았어요

그 아이는 혼자 있을때 울어요

남들앞에서는 밝은 모습 보이면서.. 그러니까 잘 해드려요
/ 네

 

오늘은 장사 잘 됐어요?
/ 그저 그렇지 뭐

잘 어울리는구려. 그거

 

우와 눈이다

내일부터 추워질거야

한잔 마시고 갈래?

좋은 가게 알고있어. 가자

 

음.. 맛있다
/ 오랜만인데. 이렇게 마시는거

왠지 트롯트 분위기네

 

시어머니, 이런 음악 들으셨구나
/ 전부 아버지꺼야

그렇구나

여기 원래는 아버님이 하신 찻집이었댔지

기억하고 싶지도 않아. 기억도 안나지만

만나고 싶지않아?
/ 만나기 싫어

그치만 만일에 만나면
/ 만나면?
/ 때려버릴거야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곡이야

 

나 생각하지만 다이짱 어머니는 쭉 아버지를 사랑하셨나봐

 

설마
/ 그렇지 않으면 레코드를 이렇게 모아두실리 없지. 이렇게 잘 정리해서

 

빨리 와줘야겠어
/ 지금요

역 앞에 스타호텔에서 목 메달아 자살했대
/ 사장님은요?

그게 사장님이 다른곳에 출장가셔서 오늘은 혼자서 해줘야겠어
/ 알겠습니다

 

다녀와
/ 갔다올께

 

안녕하세요
/ 안녕, 새벽에는 고생했어

경찰관 아저씨가 감동했대. 젊은 사람이 염 잘한다고

네..정신없이 해버렸어요

 

오늘 춥네

여기
/ 감사합니다

눈 빨갛다. 잠 못잤나보네. 이 일 사람 피곤하게 하니까

 

우에무라씨는 왜 이 일을 하게되었나요?

젊었을때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내 고향에서는 있을수가 없게 되었어

어떤 일도 오래할수가 없었어

어쩌다가 보니 이 동네 술집에서 일하게 되었어

그런데 거기 마담언니가 뇌출혈로 갑자기 죽은거야

 

그래서 사장님이 오셔서

나 말야. 그때 염하는거 처음 본거야

나 죽으면 이사람한테 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왠지 사람이 바뀐단말야

 

그래서 여기에서 일하게 되었지

 

사람 운명은 참 알수가 없네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래
/ 맛있는데요

 

오 야마시타

친구분?
/ 안녕하세요

인사 안해도 돼
/ 당신..

먼저 가있어

 

소문났어
/ 뭐가?

좀 더 제대로 된 일 해라

 

다녀왔어

 

어라?

 

미카?

 

미카

 

왜그래?

 

유족분들에게 보이지않도록 입 속을 닦습니다

다음은 항문 닦기입니다

이렇게 거즈를 들고 항문의 안쪽까지 넣어 타액을 닦아냅니다

 

도대체 뭐야

내 가방 함부로 뒤진거야?
/ 그런건 아무래도 괜찮아

이건 어쩌다가 찍은거야
/ 무슨 일 하는지도 다 알아봤어

그랬어?
/ 왜 말해주지 않은거야

말하면 반대했을테니까
/ 당연하잖아

이런 일 한다니 창피하지도 않아?

왜 창피한 일이야?

죽은 사람을 만지니까?

보통 일을 하길 바랄뿐이야
/ 보통일이라는건 뭐야

누구든지 죽는거 아니야? 나도 언젠가는 죽고 너도 언젠가는 죽어

죽는거 자체가 보통인거야

변명은 됐으니까 지금 당장 그만둬. 부탁해

 

나, 지금까지 아무 불평도 안했잖아

다이짱이 첼로 그만두고 시골에 간다고 했을때도 웃으면서 따라왔잖아

그치만 사실은 슬펐어

그래도 당신을 사랑하니까

그러니까 이번 한번만 내 말 들어줘

 

싫다고 말한다면

평생 이 일 할수있어?

 

친정에 돌아갈래

일 그만둔 다음에 연락해
/ 미카
/ 만지지 마

더럽단 말야

 

이게 아냐
/ 네?

우리 아이는 이런 얼굴이 아니야

머리색도 다르고 전부 달라!

미유키는 저런 얼굴이야. 당신 뭐하는거야!

완전히 달라. 다시해줘
/ 네

 

이제와서 뭐라는거야. 니가 애들교육 똑바로 안시키니까 이런일이 생긴거 아냐

 

그런 말은 심한거 아닌가요
/ 뭐?

미유키한테 신경 안쓴건 아저씨도 똑같잖아요
/ 이새끼 뭐라는거야?

니 새끼랑 오토바이 타다가 죽었잖아
/ 그만두세요

너희들 돌아가라. 너희들 탓으로 미유키가 죽은건 사실이니까

니들은 미안한 줄도 모르는거냐

평생 저런 염쟁이 같은 일하면서 살고싶냐?
/ 죄송합니다

 

사장님 서운하시겠다

당신 꽤 마음에 들어하셨으니까
/ 그러셨나요?

그럼. 그것보다 사원같은건 당신이 처음이었으니까

그러고보니 면접도 대충하고 합격이었네요

항상 직감적으로 움직인단 말야

당신 보지마자 필이 꽂힌거야
/ 그런 말씀 하셔도

미안하지만 사표 낼거면 직접 사장님한테 말해줄래?

지금 위에 계시니까

 

실례합니다

들어와
/ 네

 

점심 아직이지?
/ 네?

부인 집 나갔다며
/ 네

밥 먹고 가. 내가 한게 자네가 한 밥보다는 맛있을거야. 아마도

 

자 여기

뭔가요 이건

민물문어, 이렇게 구워먹으면 맛있어

 

내 마누라야. 9년전에 죽었지

 

부부란 말야 언젠가 헤어지니까 남은 쪽은 괴롭다네

 

예쁘게 해줘서 보내줬지

 

내 첫 일이었어

그 이후로 염습사가 되었지

 

이것도 시체지

 

생물은 생물을 먹고 살수밖에 없어. 화분은 다르지만

 

죽기 싫으면 먹을수 밖에 없지. 먹는다면 맛있는 편이 좋지

 

맛있지?
/ 맛있어요

맛있단말야. 이럴때일수록

 

도쿄에서 야마가타로 돌아온지 2개월,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고있었다

 

나는 정말로 이 일을 하면서 살아갈수 있을것인가?

 

해보겠나?

 

 

떨어지지 않도록 천천히 들어주세요

 

토메오

 

실례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토메오랑은 항상 싸움만 해서 그 녀석 얼굴 제대로 본 적도 없었어요

그렇지만 웃으면서 보내줄수 있게 되었어요

내 아이구나. 비록 여자모습으로 떠나보내지만 이 녀석은 내 아이구나 라고요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맛있다

 

맛있으세요?

진짜 맛있군

 

아, 첼로 가져왔나?
/ 우와 듣고싶어

잠깐만 기다리세요

 

생음악으로 첼로듣는건 처음이군

오케스트라에도 들어갔었다며?
/ 그치만 금방 해체되버렸어요

언제부터 배운거야?
/ 유치원때부터요

우와 그때부터

이 첼로는 그 때 사용했던 어린이용이지만 아버지가 억지로 시키셨어요

교육열이 높은 아버지셨나보군

최악의 아버지였어요. 작은 찻집을 하셨지만 그곳 종업원이랑 눈맞아서 집 나가셨죠. 최악이에요

지금은 어떻게 살고계신데?
/ 글쎄요. 벌써 돌아가셨을걸요

 

그럼 뭘 연주해볼까요

그럼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걸로 할까

 

저기 종교 문제같은건 없겠죠?

괜찮아. 나는 불교든 예수든 이슬람이든 힌두교든 다 믿으니까

그러면 성야의 밤을 위하여

 

네. NK에이젼트입니다. 항상 신세지고 있습니다. 내일이요? 상주명은?

지금부터 염습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저기요. 할머니께서 생전에 루즈삭스 신어보는게 소원이셨어요

네. 알겠습니다

 

할머니 바이바이

할머니 수고하셨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멘

 

사장님 피곤하신가보네

 

여보, 고마워요

 

미카

 

청소 안하는거야?
/ 가끔식

거짓말 한번도 안했으면서

2번정도 했어

가끔씩이 아니잖아

역시 내가 없으면 안되는구나

 

보고할 것도 있고
/ 뭔데?

 

나 임신했어

정말이야? 내가 아빠가 되는거야?

 

그러니까 이제 적당히 사는건 그만두자

자기 직업 아이한테 당당히 말할수 있어?

분명히 이지메 대상이 될거야

돈 많이 안벌어도 되니까 셋이서 행복하게 살자

 

네. 여보세요

네? 지금부터요?

네? 알겠습니다. 금방 갈께요

 

이런 때에.. 일하러 가는거야?

목욕탕집 할머니 돌아가셨대

 

제 처인 미카입니다

 

혼자서 장작 옮기시다가 쓰러져서 그대로 돌아가셨다는군

마지막까지 일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네요

이제 이 목욕탕 사라지고 나면 쓸쓸하겠구만

 

그러면 유족분들께서 고인의 얼굴을 닦아주시고 작별인사를 해주십시오

 

어머니

 

어머님

 

시오리, 할머니랑 작별하는거야

 

고생하셨어요

 

이곳에서 일하셨습니까?

 

그러면 여러분, 합장해주시기 바랍니다

 

관을 덮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다시 만납시다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 봐도 되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아마도 사람은 예감이 맞는가봐

작년에 나랑 둘이서 크리스마스 보냈었거든

설마 이 나이먹고 크리스마스 파티할 줄은 몰랐지만

꼭 하고 싶다길래 둘이서 조그만 케잌사서 촛불 붙이고 파티했지

그러다 갑자기 같이 목욕탕 해보지 않겠냐고 하더라구

나 이래뵈도 장작 피우는건 자신있으니까 말야

 

이런일 하다보면 곧잘 생각하게돼

죽음이란 문이라고 말야

죽는다는건 헤어짐이 아니라 다음 세상을 맞이하는 문이라고

나는 문지기로서 여기서 많은 사람들을 보내주었다네

 

다녀오세요. 다시 만납시다 라고 말하면서

 

어머니 미안해요

미안해요

 

뭘 찾고있어?

이거다

 

뭐야?

 

돌 편지
/돌 편지?

옛날엔 말야. 문자가 없었을때는 사람이 자기 마음을 닮은 돌을 주워서 상대방에게 전해줬대

받은 사람은 그 돌의 감촉이나 무게를 가지고 준 사람의 마음을 헤아렸대

예를 들어 화가 났을때는 마음의 평화를 바라고

힘들때는 상대방을 걱정한다던가 말야

 

고마워

뭘 느꼈어?
/ 비밀

멋진 얘기야

누가 얘기해준거야?
/ 아버지

그럼 그 커다란 돌멩이도?
/ 응, 아버지가 주셨어

몰랐었어

매년 돌 편지를 준다고 말했는데 결국 그 한번뿐이었지. 역시 최악의 아버지야

 

태교를 위해서 매일 들려줄래?
/ 응

 

날씨 화창하구나

 

안녕하세요

코바야시댁 맞죠?
/ 네

카즈코씨 앞으로 온 전보입니다. 카즈코씨 안계세요?

아뇨.. 시어머니께선 2년전에 돌아가셨어요
/ 네? 그런가요

아, 열어보시면 안되요

 

다이고군 핸드폰 꺼놨지?

 

아버님 돌아가셨대
/ 누구 아버지요?

당신 아버지
/ 무슨 말씀이세요?

그래서 여기로 연락하게 된거래

아버지 유품속에 우리집 주소가 있었대

그래도 이제와서 아버지라고 하다니

30년전에 도망간 사람이야. 우리 아버지가 아니야

계속 혼자서 지내셨대

내일 아침에 화장터로 보낸대

지금 아버지 시신 그곳 보건센터에 도착했대

 

어쨌든 나랑은 인연끊은 사람이니까 보건센터에 유족확인 못해준다고 전해줘
/ 다이짱

 

가보는게 어때?
/ 정말로 괜찮아요

부탁할께

나도 말야

처녀때 낳은 아이 버린적이 있어. 6살이었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엄마 엄마 하는 어린애 손 뿌리치고 집 나왔었어

아들분이랑은..
/ 만나고 싶지만 만날 면목이 없잖아

어째서요

만나고 싶으면 만나러 가면 되잖아요

자식을 버린 부모들은 모두 그런겁니까?

그렇다면 너무 무책임해요!

 

부탁해. 마지막 모습 보고오지 않겠어?

 

다이짱

 

사장님

 

이봐

마음에 드는걸로 가져가

 

괜찮으니까

 

오늘 아침에 들려보니까 죽어있었어요

깜짝 놀랐죠

어디 출신인지도 모르는 분이 혼자서 열심히 뱃일 도와주셨어요

하루하루 날품팔이 하면서 살아오셨습니다
/ 그랬군요

무뚝뚝하고 말없는 사람이었지만 다행이네요

가족분들이 와주셔서

 

좀 있으면 장의사 분께서 오실겁니다

 

당신의 아버님

한심하게도 기억나지 않아.. 아버지의 얼굴이

이런 얼굴이었다니 봐도 못 알아보겠어

 

뭐였던걸까. 이 사람의 인생은

70여년 살아오면서 남은건 박스랑 가방 하나

 

실례합니다

 

그러면 시작해도 될까요?

 

이대로 넣지요 뭐

저기

제가 해도 괜찮겠습니까?
/ 아니요. 저희들이 할께요

관 뺀 다음에 남은 물건이나 챙겨가세요

 

뭐하는거요?

남편은 염습사에요

 

아버지

 

모토키 마사히로

히로스에 료코

요 키미코

스기모토 뎃타

 

번역:최민영 (연세대학교 일본문화동아리)
싱크:양윤배 (야지마 자막팀)
 
- 연세대학교 09학번 신입생 여러분 환영합니다 -

 

야마자키 츠토무

 

음악 : 히사이시 조

 

감독 : 타키타 요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