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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원1)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아이비카드 상담원 최…
[상담원들이 저마다 말한다]

 

(고객1) 아, 선생님
그, 분명히 거기 사장님이

 

내역서에 그렇게 안 뜰 거라고
그랬었거든요

 

해장국집 이름 같은 거 뜬다고
분명히 그래서

 

제가 믿고 결제를 했는데

 

귀사 핸드폰 앱으로
딱 확인을 해 봤더니

 

이렇게 돼 있는 거 아닙니까

 

여기, 쭉빵 노래 클럽 말씀이십니까?

 

(고객1) [웃으며] 선생님, 그건데요

 

저도 좀 당황스러운데

 

그래 가지고 굉장히 지금 놀라 가지고

 

선생님, 제가 직접 가서 취소를 했어요

 

- (아이) 아빠
- (고객1) 그 가게에서도…

 

(고객1) 어, 아빠, 저기
전화, 전화 중이야, 어

 

아, 예, 참, 죄송합니다

 

그게 가게에서도 착오가 있었다고

 

다시 취소해서 결제를 해 줬어요

 

그런데

 

선생님, 제가 어제
또다시 확인해 봤는데

 

취소 내역이 사라지지 않고
다, 다 뜨는 거예요

 

- (아이) 아빠
- (고객1) 어, 어, 잠깐만

 

 

(고객1) 선생님
제가 이상한 곳을 간 게 아니고요

 

[안내 음성] 이번 정류장은
미도 아파트입니다, 다음은…

 

(영상 속 여자1) 내 옆구리, 가슴
지적질 말라고 그랬지?

 

(영상 속 남자1) 아, 난
지적질한 게 아니야, 니가 얘기…

 

(영상 속 여자1) 야, 나 원래 커

 

[버스 벨이 울린다]
큰 거 모르고 만났어? 큰데 어떻…

 

(영상 속 남자1) 알았어
내가 미안해, 어, 어, 가자

 

(영상 속 여자1) 아, 놔 봐

 

야, 내가 좀 물어보자

 

도대체 나한테 뭐 해 주는데?

 

(옆집 남자) 안녕하세요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불이 벌써 켜진다

 

(영상 속 여자1) 뭐, 핸드크림?

 

(영상 속 남자1) 아, 알았어…

 

(옆집 남자) 퇴근하시나 봐요

 

네?
[새가 지저귄다]

 

아, 네

 

(옆집 남자) 제가 인터넷 보니까

 

성냥으로 담뱃불 붙이면 맛이 다르대요

 

근데 제가 해 보니까 연기도 달라요

 

[옆집 남자가 성냥을 탁탁 켠다]

 

이거 보세요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쉬세요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도어 록 작동음]

 

[TV에서 음성이 계속 흘러나온다]

 

[가방을 툭 내려놓는다]

 

[진아가 우물거린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굉음이 쾅쾅 울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심호흡]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TV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새근거린다]

 

[사무실이 분주하다]

 

[마우스 조작음]
[통화 연결음]

 

(진아) '10월 26일'

 

'9시 16분'

 

'밤부 커피, 사천 원, 일시불'

 

'10월 26일'

 

'11시 47분'

 

'이탈리아 브레드
만 사천 원, 일시불'

 

'10월 27일, 23시 30분'
[휴대전화 진동음]

 

'24시 올레 편의점'

 

'천이백 원, 일시불'

 

'10월 28일, 13시 45분'
[휴대전화 진동음이 연신 울린다]

 

(진아) '교통 카드 종합 결제
육천오백 원, 일시불'

 

[휴대전화 진동음]

 

[통화 연결음]

 

(진섭) 어, 진아야, 많이 바빠?

 

(진아) 무슨 일이에요?

 

(진섭) 점심은 먹었어?

 

(진아)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진섭)

 

야, 내가 요새 주일마다 교회 나가잖아

 

주일만 나가는 게 아니고

 

수요 예배도 드리고
금요일 날에는 성경 공부도 해

 

[웃으며] 아유, 참

 

아, 그래, 너도 교회 좀 다녀라

 

사람들이 다 착하고
잘해 주고 너무 좋아

 

일요일에는 밥도 주더라니까

 

밥도 완전히 맛있어

 

이야, 내가 이 교회 다니기 시작하면서
위로가 많이 됐어

 

다음 주에는 집에 목사님도 오시고

 

우리 구역 식구들이랑
같이 예배도 드리려는데

 

아이고, 내가 이, 요리를 못하잖냐

 

대접을 해야 되는데…

 

(진아) 아버지, 용건 없으세요?

 

(진섭) 어, 그래그래

 

저, 뭐 때문에 전화했냐면

 

(진아) 네

 

(진섭) 이번 주 토요일에

 

정 변호사 만나기로 했어

 

(진아) 네

 

(진섭) 어, 2시에
집에 오기로 했으니까

 

너 꼭 와야 된다

 

(진아) 네, 끊을게요

 

(진섭) 어, 그래, 응

 

[한숨]

 

(팀장) [손뼉 치며] 자, 자, 자, 주목!

 

저번 달 실적 나왔어요

 

아, 이번 달에도
우리 진아 씨가 일등이네

 

자, 박수

 

[사람들의 박수]

 

여러분, 봐 봐

 

지난달에 모친상 치른다고
이틀 쉰 사람이 또 일등이잖아

 

이거 보면 뭐
느껴지는 것들 없어? 어?

 

- (팀장) 특히 아름 씨
- (상담원2) 네?

 

자기는 콜 한번 받았다 하면
3분이 넘어가더라

 

어, 들었어?

 

그래 갖고 내가 하루에 몇 콜 채우는지
여기서 까발려 줘?

 

(팀장) 쯧, 아, 여러분

 

그, 뭐야

 

AI가 상담사를 대신할 거라느니
뭐, 그런 시대예요

 

잘들 좀 합시다, 어?

 

[손뼉 치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파이팅들 하시고

 

(상담원들) 네

 

(팀장) 진아 씨는 점심 먹고
나 좀 봐요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여자2) 굉장히 살이
생각보다 없어요

 

맛은 약간 그, 닭 날개 양념?

 

식당 가면 파는 닭 날개 양념이랑
되게 비슷하고요

 

오, 드디어 나온 닭 날개라고 합니다

 

이거 맛있을 거 같아요
먹어 보겠습니다

 

[팀장의 헛기침]

 

(팀장) 자기 다음 주에 신입 하나 받자

 

네?

 

신입 교육 하나 맡자고

 

5일만 빼 줘

 

싫어요

 

(팀장) 아, 그래, 나도 싫어

 

아니, 콜 제일 잘 받는 사람더러
교육을 하라니까

 

이게 무슨 낭비야

 

야, 애들이 자꾸 퇴사하는 게

 

신입 때 트레이닝을
제대로 못 해서란다

 

[질색하는 신음]

 

아니, 뭘 몰라도
한참 몰라서 하는 소리 아니냐

 

그래도

 

이거 하는 동안에는
교육 수당도 나오니까, 어?

 

콜도 덜 받아도 되고

 

전 콜받는 게 더 편한데요

 

근데 어쩔 수 없어

 

(팀장) 좀 쉰다고 생각해, 5일이야

 

[종이컵을 탁 내려놓으며]
첫날에는 자기가 콜받는 거 보여 주고

 

나머지 4일 동안에는
애 받는 거 피드백 좀 해 주고

 

알았지?

 

어?

 

[팀장이 호로록거린다]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쨍그랑 소리가 들린다]

 

[도어 록 작동음]

 

(TV 속 캐스터) 주말인 오늘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겠습니다

 

[진아의 피곤한 신음]
전국적으로 어제보다 오늘 기온이

 

10도가량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숨]

 

나들이 준비하시는 분들은
두꺼운 옷 챙기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 철원은 영하 3도
[휴대전화를 탁 집는다]

 

서울은 1도를 기록하며

 

올겨울 들어 가장 춥겠습니다

 

오늘 날은 대체로 맑겠지만

 

낮 동안에도 찬 바람이 강하게…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도어 록 작동음]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진동음]

 

[어두운 음악]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진섭의 헛기침]

 

[TV 전원음]
[진섭의 헛기침]

 

[진섭의 한숨]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이고, 이게 약이 몇 개야

 

네 엄마가 병 수발 들어 줄 때는
그래도 좀 나았었는데

 

그 여편네 가고 나서

 

자꾸 어디가 아프고
여기저기 쑤시고

 

말도 못 해

 

[시원한 탄성]

 

아휴

 

네 엄마가 나보다
더 오래 살았어야 했는데

 

이래서 남자는 나이 먹으면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고 그러더라고

 

[리모컨 조작음]
[강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진섭의 한숨]
[빠른 음악이 흘러나온다]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초인종이 울린다]

 

아이고, 오셨네

 

[문이 달칵 열린다]

 

(진섭) 아유, 어서 오세요, 변호사 님

 

(정 변호사) 아, 예, 안녕하세요

 

[문이 달칵 닫힌다]
잠시만요

 

예, 그리고 대표자 신분증 사본

 

[달칵거린다]
[정 변호사가 말한다]

 

- (정 변호사) 죄, 죄송합니다
- (진섭) 아, 바쁘시네요

 

[정 변호사가 달그락거린다]

 

(정 변호사) 자, 그러면은

 

지난번에 제가 그, 구두로
대강 설명드린 대로

 

이게 그, 고인 김희자 님께서
생전에 작성하신 유서고요

 

[한숨 쉬며] 근데 뭐, 20여 년 전에
아버님이 집을 나가셔서

 

어, 정식으로 이혼 절차도 밟으셨고

 

이게 뭐, 법대로 하면 그 따님…

 

(진섭) 저기…

 

17년 전입니다, 17년, 네

 

아, 예, 그…

 

(정 변호사) 그, 법대로라면은

 

그, 따님께서 모든 유산을
상속받게 되는 거는 맞는데

 

그, 재작년부터 다시 아버님과
함께 사시면서

 

그때 그, 작성한 거거든요, 이 유서가

 

네, 알아요

 

그, 예, 그러면은

 

자, 자, 이제 요약을 하면은

 

어, '고인 김희자 님께서'

 

'남편 유진섭 님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

 

뭐, 그런 내용이고요

 

(정 변호사) 따님께서는

 

요거 하나만

 

여기다가

 

[정 변호사가 코를 훌쩍거린다]

 

[정 변호사가 호로록거린다]

 

말씀하셨던 서류 여기 다 있어요

 

(정 변호사) 네

 

이제 다 된 거 맞죠?

 

(정 변호사) 네, 됐습니다

 

- (진아) 고생하셨습니다
- (정 변호사) 네, 들어가세요

 

(진섭) 진아야, 잠깐만

 

(진아) 다 됐잖아요, 도장도 다 찍었고

 

(진섭) 너 설마 화난 건 아니지?

 

(진아) 화 안 났어요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SD 카드가 탁 삽입된다]

 

[마우스 조작음]

 

[어두운 음악]
[마우스 조작음]

 

[노트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마우스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영상 속 진섭) 예, 저기 119죠?

 

예, 지금 사람이 숨을 못 쉬고 있어요

 

지금 빨리 좀 와 주세요

 

예, 저, 예, 예, 잠깐만요

 

[문이 달칵 열린다]

 

아, 저, 여기요, 저

 

[영상 속 진섭이 울먹인다]

 

[달그락거린다]

 

[영상 속 진섭의 다급한 숨소리]

 

[알람이 울린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알람이 연신 울린다]

 

[진아의 불쾌한 신음]

 

[불쾌한 신음]

 

[도어 록 작동음]

 

[코를 킁킁거린다]

 

(옆집 남자) 인사 좀 해 주지

 

(진아) 아, 경비실이죠?

 

저, 803호인데요

 

저희 층에서 뭐 썩는 냄새가 나서요

 

[문이 달칵 열린다]

 

[카메라 셔터음]

 

[탁탁 소리가 난다]

 

[입바람을 호 분다]

 

[놀란 신음]

 

오, 안녕하세요

 

(수진) 유진아 선배님이시죠?

 

저는 박수진이라고…

 

(팀장) 왔어?

 

(진아) 팀장님
저 이거 진짜 해야 돼요?

 

내가 말했잖아

 

[의자를 드르륵 당기며]
이제 와서 왜 이래?

 

(진아) 못 하겠어요, 안 할래요

 

[팀장의 한숨]

 

(팀장) [물건을 툭 던지며]
그럼 아예 다 하지 마, 잘라 줄게

 

말썽 피우지 말고 시키는 거 하자

 

[책상을 툭툭 치며]
이것도 일이야, 일

 

대신 내가 다음번에는 꼭 빼 줄게

 

[진아의 한숨]
[키보드를 쓱 당긴다]

 

[마우스 조작음]

 

일은 별거 없어요

 

그냥 교육받은 대로 하면 돼요

 

하다 보면 다 알아요

 

(수진) 네

 

[마우스 조작음]

 

저, 선배님

 

제가 잘할게요

 

[마우스 조작음]
[통화 연결음]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아이비카드 상담원 유진아입니다

 

(고객2) 네, 저 카드가 안 긁혀서요

 

(진아) [키보드를 탁탁 치며]
네, 소지하신 카드로

 

결제가 안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고객2) 네, 맞아요

 

어제까지는 괜찮았거든요?

 

네, 그러시군요

 

한도가 남아 있는데도

 

계속 결제 오류가
발생한다는 말씀이시죠?

 

(고객2) 한도요?

 

저 이번 달에 거의 안 썼는데

 

네, 고객님

 

어, 먼저 고객 정보 확인부터
진행해 드리고

 

상담 도와드려도 괜찮을까요?

 

(고객2)

 

(진아) 네, 청구서 받으시는
주소 한 번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끼익 소리가 난다]

 

(고객2) 어, 마포구 희우정로 39번지

 

[마우스 조작음]

 

네, 확인되었습니다

 

어, 고객님,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카드를 재발급받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고객2) 금방 되나요?

 

(진아) 네, 3일 내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고객2) 아, 네

 

(진아) 네, 감사합니다
자택과 직장 중 어디가 더 편하실까요?

 

[마우스 조작음]

 

[진아가 키보드를 탁탁 친다]

 

[진아가 헤드셋을 탁 내려놓는다]

 

(진아) 우리 팀은
한 시까지 점심시간이에요

 

[덜컥거린다]
[수진의 당황한 신음]

 

(팀장) 아

 

나 불 좀

 

[라이터를 달칵 켠다]

 

(팀장) 음

 

어때, 할 만해?

 

(진아) 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밥 먹고 와

 

(진아) 네

 

[발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여자3) 음

 

[휴대전화 진동음]

 

(영상 속 여자3) 제가
인스턴트 안 먹거든요?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진짜 맛있어, 짠

 

[영상 속 여자3의 놀란 신음]

 

[다가오는 발걸음]

 

네, 고객님

 

[펜을 달칵 떨어뜨린다]

 

아, 그러시군요

 

 

아니요, 저한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진아가 커피를 탁 내려놓는다]
(고객3) 아, 저, 그러니까

 

그, 제가, 이 유효 기간이 불안해서요

 

그, 제가 2002년으로 가면
이 카드를 못 쓸 수도 있겠네요?

 

네, 고객님

 

그때는 아직 그 카드를
사용을 못 하시는 거죠

 

(고객3) 아…

 

그럼 미래로 가도 마찬가지인 건가요?

 

네, 저희가 시간 여행을 하시는
고객님들에 대한 상품이

 

아직 개발이 안 돼 있습니다

 

(고객3) 아휴, 참

 

아, 현금은 무거워서 못 들고 가는데

 

아, 불편을 끼쳐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고객님

 

(고객3) 어?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게 뭐, 상담사님 잘못은 아니죠

 

네, 알겠습니다

 

네, 고객님, 이해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더 문의하실 사항은 없으실까요?
[마우스 조작음]

 

(고객3) 네, 괜찮아요

 

정말 친절하시네요
[진아가 키보드를 탁탁 친다]

 

(진아) 네,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상담원 유진아였습니다

 

[통화 종료음]

 

[진아가 키보드를 탁탁 친다]

 

뭐예요, 방금 이 사람은?

 

(수진) 시간 여행 한다고요?

 

[옅은 탄성]

 

[진아가 키보드를 탁탁 친다]

 

그럼 이런 전화 많이 와요?

 

 

그렇구나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키보드를 탁탁 친다]

 

똑같이 하면 돼요

 

네?

 

[마우스를 조작하며] 다 똑같다고요

 

[키보드를 탁탁 친다]

 

(옆집 주인) 아, 그래서
언제 여기서 철수할 건데?

 

(경찰1) 이제 조사 마무리 단계니까

 

아, 근데 철수해도 들어오시면 안 돼요

 

(옆집 주인) 아, 누가 들어간대?

 

아유, 나 험한 꼴 보기도 싫어

 

아, 근데 당신들이 빨리 가야
여길 치우든 말든 할 거 아니야

 

- (옆집 주인) 저, 아유, 그…
- (경찰1) 잠깐만요

 

(경찰1) 일로 오시면 안 됩니다

 

저쪽이 제 집인데요

 

(옆집 주인) 아가씨 여기 살아?

 

 

저 집 살던 총각이랑은 잘 알아?

 

아니요

 

전혀?

 

그냥 얼굴 정도만 알아요

 

(옆집 주인) 아이고, 아이고, 하여튼

 

이 젊은 사람들은 이게 문제야

 

서로 관심이 없어

 

아니, 어떻게 옆집에 사람이 죽었는데

 

일주일씩이나 그걸 몰라?

 

[어두운 음악]
네?

 

저는 오늘 아침에도 봤는데요

 

[옆집 주인의 헛웃음]

 

퍽이나 봤겠다, 아이, 참

 

그…

 

사람이 썩어 가지고
난리가 났다더구먼

 

(옆집 주인) 여자 벗은 잡지를
이렇게 그냥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거기 깔렸다더구먼

 

아유, 나 이제 어떡하면 좋니, 아이

 

저기서 나오는 세로 겨우 먹고사는데

 

사람 죽어서 나간 집에서
누가 들어오기나 하겠어?

 

아유, 아, 저 청소 비용은 또 어떡하고

 

그냥 완전히 싹 들어내 갖고
[경찰1의 놀란 신음]

 

완전히 새로 다 해 놔야 될 거 아니야

 

[경찰1이 중얼거린다]
아유, 정말, 내가…

 

[와장창 쏟아진다]
[옆집 주인의 놀란 신음]

 

어머나, 이게 뭐야, 뭐야, 뭐야, 뭐야

 

[경찰1의 당황한 신음]

 

어머나, 아유, 집 망가져요

 

(경찰2) 아, 할머니, 알았어, 알았어

 

(옆집 주인) 할머니라니
이 사람이 미쳤나

 

[경찰2의 당황한 신음]

 

(옆집 주인) 아이고, 이거 어떡해
이거 장판 비용 더 들겠네, 이거
[병이 쨍그랑거린다]

 

- (경찰2) 아유, 안 들어요, 괜찮아요
- (옆집 주인) 아이고

 

[경찰1이 달그락거린다]
(옆집 주인) 어머, 냄새

 

아유, 이거 어떡해
아, 좀, 빨리 좀 치워 봐요, 좀!

 

(경찰2) 아, 좀 가 계세요, 아

 

[옆집 주인과 경찰2가 소란스럽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쨍그랑 소리가 들린다]

 

[사무실이 분주하다]

 

- (고객4) 아, 여보세요
- (수진) 네?

 

(고객4) 지금 하고 계시는 거죠?

 

아, 네, 네, 잠시만요

 

[고객4의 한숨]

 

(수진) 선배님, 이거 정보 확인

 

(고객4) 네?

 

고객님한테 말씀드린 게
아니, 아니고요

 

[모니터를 탁탁 짚는다]

 

[작은 목소리로] 이, 이거?

 

[난감한 신음]

 

(고객4) 저기요

 

(수진) 네

 

(고객4) 제가 나중에
다시 전화드릴게요

 

바빠서요

 

(수진) 아

 

네,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모니터를 탁 짚으며] 여기
청구지 주소 물어보시거나

 

아니면 여기 결제 계좌 번호 물어봐서
고객 확인하면 돼요

 

그리고 고객한테
목소리 안 들리게 하려면

 

여기 뜨는 뮤트 누르고

 

(수진) 네

 

다 배운 건데 갑자기…

 

상담 내용 입력해요

 

(수진) 네

 

[수진이 서류를 사락 넘긴다]

 

[수진이 키보드를 탁탁 친다]

 

[무거운 음악]

 

[라이터를 달칵 켠다]

 

(수진) 선배님

 

진아 선배님

 

선배님

 

(수진) 아, 죄송해요

 

계속 불렀는데 못 들으셔서

 

저 선배님이랑 같이 점심 먹어도 돼요?

 

저 좀 멀리 가는데요

 

괜찮아요

 

선배님은 맨날 이렇게
점심 혼자 드시는 거예요?

 

 

왜요?

 

전 혼자가 편해요

 

[놀라며] 진짜요?

 

전 진짜로 못 하겠던데

 

괜히 막 사람들 다 쳐다보는 거 같고

 

‘쟨 친구도 없나?’
뭐, 이러는 거 같고

 

아, 근데 저 친구 원래 진짜 많거든요

 

다 춘천에 있어서 그렇지

 

아, 저 춘천 출신이에요

 

사투리 완전 티 안 나죠?

 

[키오스크 조작음]

 

[키오스크 작동음]

 

저, 선배님

 

제가 아까는 첫 콜 너무 못 받았죠?

 

아까는 너무 당황해 가지고

 

[영수증이 직 나온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수진) 선배님, 여기 자리

 

[손님이 호로록거린다]

 

[진아의 한숨]

 

[진아의 한숨]

 

[어두운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탁 닫힌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수진) 선배님

 

이거

 

이거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래요

 

목에 좋은 거라고 아빠가 보내 준 건데

 

선배님 거까지요

 

네, 잘 쓸게요

 

이걸
[칙 소리가 난다]

 

이렇게 뿌리는 거거든요

 

(수진) 한번 '아' 해 보세요

 

아, 됐어요

 

한 번만 '아' 해 보세요

 

아, 괜찮아요

 

여기, '아' 하시면

 

- 왜…
- (수진) '아'

 

[놀란 신음]

 

아, 어떡해, 어떡해

 

괜찮으세요?

 

(수진) 죄송해요

 

[한숨]

 

- (진아) 수진 씨
- 네

 

점심 먹을 때 쫓아오지 마요

 

[진아가 헤드셋을 달그락 집는다]

 

(팀장) 지금 콜 안 받는 사람들 뭐 해!

 

콜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수진의 헛기침]

 

[마우스 조작음]
[통화 연결음]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고객5) 야, 야, 야, 씨발, 됐고

 

네?

 

(고객5) 나 이거 왜 결제가 안 되냐?

 

어?

 

(수진) 아, 네
어떤 결제 말씀하시는…

 

(고객5) 귀가 처먹었나? 씨발

 

왜 카드 긁는데 결제가 안 되냐고!

 

네, 제가 한번 확인해 보고
상담 도와드리겠습니다
[마우스 조작음]

 

(고객5) 아, 야, 네가 뭘 도와?

 

네?

 

(고객5) '네'는 무슨 '네'야

 

네가 뭔데 날 돕냐고

 

넌 날 돕는 게 아니라
그냥 네 일 하는 거잖아

 

야, 너 내가 우습냐?

 

아, 아니요, 그게 아니고요

 

(고객5) 와, 씨발
이거 교육 개판으로 받았네

 

너 초짜지?

 

내가 너 잘리게 해 줄까?

 

어? 못 할 거 같아?
[마우스 조작음]

 

죄송하다고 해요, 일단

 

(고객5) 왜 말이 없어?

 

뭐,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마우스 조작음]
죄송하다고 해요

 

(고객5)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 너 지금 내 말
무시하는 거야, 지금?

 

네,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직원이 말실수를 했네요

 

(고객5) 뭐야, 이건 또

 

네, 제가 상담해 드리겠습니다

 

(고객5) 씨발, 무슨 애들 교육을
이따위로 시켜?

 

[진아가 호응한다]
내가 바쁜 일이
진짜 많은 사람인데 말이야

 

아, 그러셨군요

 

(고객5) 아까도 내가
정말 중요한 사람 만나서…

 

[고객5가 말한다]
(수진) 제가 왜 죄송하다고 해야 돼요?

 

[어두운 음악]
(고객5) 근데 씨발, 이게 안 긁히니까
내가 얼마나 쪽팔렸겠냐고

 

씨발, 쪽팔려 뒈지는 줄 알았어

 

- (고객5) 아, 나 진짜
- (진아) 네

 

정말 불편하셨겠어요, 고객님

 

(고객5) 당연히 불편하지! 씨

 

(진아) 네, 정말 죄송합니다

 

(고객5) 이게 당신네 같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수진) 전 잘못한 게 없잖아요

 

(고객5)
비즈니스라는 게 말이야

 

한 번 우습게 보이면
그걸로 끝이란 말이야

 

(진아) 네

 

(고객5) 거기 당신네들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돼

 

네, 맞습니다

 

(고객5)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그런 위기감도 없어?

 

사람 들고 나는 거
티도 안 날 일 하면서

 

[마우스 조작음]

 

[진아의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칙칙 소리가 난다]

 

(상담원3) 근데 이게 효과가 있어요?

 

(수진) 네, 뭐, 좀 나은 것 같더라고요

 

(상담원3) 어디서 사는 건데요?

 

(수진) 그건 잘 모르겠어요

 

아빠가 보내 주신 거라

 

(상담원3) 여기요

 

(팀장) 진아 씨

 

수진 씨랑 면담실로 좀 와 봐

 

[팀장의 한숨]

 

내가 어제 둘이
뭔가 일이 있는 거 같아서

 

녹취를 들어 봤는데

 

(팀장) 수진 씨?

 

 

(팀장) 앞으로도 이런 이상한 전화
많이 올 텐데 괜찮겠어?

 

다음 주부터는 옆에서 선배가
도와주지도 못하잖아

 

열심히 해 볼게요

 

(팀장) 어, 열심히 하는 건
중요한 게 아니야

 

잘해야 되는 건데

 

그럴 땐 일단 '죄송합니다'부터
깔고 들어갔어야지

 

친구랑 통화해?

 

왜 일하면서 감정 섞고 진심 섞어?

 

그리고 진아 씨는

 

일단 나가 봐

 

혼자 콜받는 거 연습할 겸
먼저 하나 받고 있어요

 

 

[팀장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팀장) 자기는 사수가 돼서
후배 관리라는 걸 전혀 안 하나?

 

아니, 나는 진아 씨가
콜 안 받는 것만으로도

 

손해가 얼만데

 

그거 감수하고 붙여 놨으면은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뭔가
성과가 있어야 될 거 아니야

 

하고 있어요

 

(팀장) [한숨 쉬며] 하긴 뭘 해?

 

그리고 쟤 주눅 든 거 안 보여?

 

일뿐만이 아니라, 어?

 

멘털도 좀 챙겨 주고
[책상을 탁탁 친다]

 

아니, 진상 콜 몇 번 받고
놀라서 나가 버리면은

 

기껏 교육한 거 다 날아가잖아

 

어? 내 말 듣고 있어?

 

전 똑같이 하고 있는 건데요

 

뭐?

 

팀장님이 제 사수일 때랑
똑같이 하고 있다고요

 

[사무실이 분주하다]
아, 네, 고객님

 

네, 아무래도 힘들 것 같습니다

 

네, 지금 제가 확인을 해 봤는데

 

지난달 실적이 부족하시거든요

 

네, 아무래도 힘들 것 같습니다

 

(고객6) 하, 그렇게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방법을 좀 찾아보라고

 

네, 그건 저희 약관에
쓰여 있는 거라…

 

(고객6) 내가 지금 약관을 몰라서
지금 이러고 있는 거 같아?

 

나 대학에서 강의하는 사람이야

 

내가 지금 여기 카드를
몇 년째 쓰고 있는데

 

그런 걸 모르겠어? 어?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고객님

 

(고객6) 아, 나 길게 말하기 싫으니까

 

알아서 해결해서 나한테 전화해

 

내 정보 거기 다 뜨지?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통화 종료음]

 

[마우스 조작음]

 

[수진의 한숨]

 

[칙 소리가 난다]

 

[뚜껑을 달칵 닫는다]
[헛기침]

 

(수진) 선배님

 

어제는 죄송했어요

 

앞으로 잘할게요

 

[마우스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통화 연결음]

 

[한숨]

 

[진섭의 기침]

 

(진섭) 어, 진아야

 

아이, 또 어쩐 일로 전화를 다 했어?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진섭) 뭐 하긴, 말했잖아
나 병원 왔다고

 

거짓…

 

[한숨]

 

어디 병원인데요?

 

(진섭) 어?

 

아, 그냥 근처

 

별거 아니라고 그래서
지금 금방 집에 갈 거야

 

[짜증 섞인 신음]

 

저기, 그건 그렇고

 

너 이번 주일에 시간 못 내냐?

 

(진아) 왜요?

 

(진섭) 너희 엄마 사십구재잖아

 

내가 그거 해야 된다고 그랬더니

 

교회 사람들이 믿는 사람은
그런 거 안 한다고

 

추모 예배 드리자고 그러더라고

 

그날 목사님도 오시기로 했어

 

(진아) 다 같이 영암까지 간다고요?

 

(진섭) 아니, 그냥 집에서 할 거야

 

아, 그 인원이
그 멀리까지 어떻게 가냐

 

(진아) 그럴 거면 그런 걸 왜 해요?

 

그냥 산 사람들끼리
편하자고 하는 건데

 

[진섭의 한숨]

 

(진섭) 넌 엄마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어두운 음악]

 

뭐라고요?

 

(진섭) 난 너 장례식 때도 깜짝 놀랐어

 

어떻게 그렇게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니?

 

뭐 대단한 직업이라고

 

굳이 따로 나가 살면서

 

집에도 거의 안 왔다며

 

아휴, 내가 이 집에서 혼자 죽어도

 

너는 한참 모를 거야

 

막말로 내가 없었으면은
너희 엄마 임종 누가 지켰겠어?

 

바람나서 집 나간 사람이
할 말은 아니죠

 

(진섭) 아니, 넌 다 지난 일 갖고
왜 그러냐?

 

[진아의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탁 닫힌다]

 

(성훈) 아니에요, 형

 

언제까지 거길 뭘 가지고 살아요, 쯧

 

결혼해야지
[숨을 후 내쉰다]

 

어? 형, 미안, 내가 다시 전화할게

 

[목발을 탁 짚으며] 저기요, 잠시만요

 

[성훈의 힘주는 신음]
네?

 

[멋쩍은 신음]
안녕하세요

 

저는 한성훈이라고 하는데요

 

혹시 여기 사세요?

 

왜요?

 

(성훈) 아니, 여기 집이
너무 싸 가지고

 

몸이 이런 상태인데
좀 둘러보러 왔어요

 

여기 막상 계약하려니까
찝찝해 가지고

 

혹시 뭐 아는 거 있으세요?

 

이 집에 귀신 나와요

 

[새가 지저귄다]

 

아…

 

귀신

 

아, 귀신 나와서 여기
집이 싼 거구나

 

진짜예요

 

말도 했는데요

 

[성훈의 고민하는 신음]

 

그, 뭐라시던가요?

 

[머뭇거린다]

 

담배를 성냥으로 붙이면
연기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신음]

 

[성훈의 웃음]

 

(성훈) 아, 아, 저, 미안해요, 아

 

저기요

 

[성훈의 웃음]

 

아, 저, 죄송해요, 진짜, 아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아, 진짜

 

[탄식]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 (영상 속 진섭) 아이고, 누추한데
- (영상 속 여자4) 아유, 세상에

 

[TV 전원음]
- (영상 속 진섭) 앉으세요
- (영상 속 남자2) 그동안 괜찮으세요?

 

(영상 속 진섭) 아, 예, 감사합니다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진섭) 아유, 예
[사람들의 웃음]

 

[영상 속 진섭의 웃음]

 

[영상 속 진섭의 헛기침]

 

- (영상 속 남자2) 어떠세요?
- (영상 속 진섭) 아, 기가 막히네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한숨]

 

[지직거린다]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전동 드릴 작동음]

 

[집안이 소란스럽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진아의 피곤한 신음]

 

[지직거린다]

 

[커튼이 촥 쳐진다]

 

[복도가 소란스럽다]
[성훈 친구1이 말한다]

 

(성훈 친구2) 우리가 당연히
도와줄 거라고 생각을 하니까는

 

저렇게 배짱을 부리는 거지

 

조기 축구는 도대체 왜 나가냐고

 

- (성훈) 야, 빨리빨리 안 해?
- (성훈 친구1) 오빠 왔다

 

(성훈) 응? 입으로 하고 있어

 

[성훈 친구2가 중얼거린다]

 

- (성훈 친구2) 어?
- (성훈) 야, 조심해서 해야 돼

 

(성훈) 야, 네 옷이 제일 깨끗해, 지금

 

(성훈 친구2) 야, 새로 산 거야
[성훈의 웃음]

 

- (성훈) 빨리 쉬었다가 해
- (성훈 친구1) 어?

 

- (성훈) 이게 우유가 없다
- (성훈 친구1) 생큐

 

(성훈 친구2) 이 새끼는
예진이부터 맨날 챙겨 주네

 

(성훈) 조용히 해

 

(성훈 친구3) 둘이 도대체
언제 사귀어?

 

[저마다 말한다]

 

- (성훈) 야, 이것도 옮겨야겠다
- (성훈 친구2) 어

 

(성훈) 어, 옆집, 안녕하세요

 

[힘주는 신음]
우리 이제 이웃이에요

 

아, 그리고 제가 알아보니까 이 집에…

 

TV가 안 돼요

 

TV가 안 돼요?

 

(진아) 뭐, 선 같은 거
잘못 건든 거 아니에요?

 

아니, 아닌데, 잠시만요

 

(성훈) 야, 뭐, 텔레비전 뭐 건드렸냐
선 같은 거?

 

(성훈 친구1) 아니,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 오빠 집인데

 

(성훈) 아니, 여기 TV가 안 나온다는데

 

(성훈 친구2) 모르지, 우리야

 

죄송해요, 지금 정신이 없어 가지고

 

이따가 한번 확인해 볼게요

 

빨리해 줘요

 

 

죄송합니다

 

(성훈) 야, 테이블

 

- (성훈) 테이블 있잖아
- (성훈 친구2) 어

 

[키보드를 탁탁 친다]

 

[수진의 헛기침]
[뚜껑이 탁 열린다]

 

[칙칙 소리가 난다]

 

[뚜껑이 달칵 닫힌다]

 

근데 이 소리 저만 들리는 거죠?

 

(진아) 소리요?

 

(수진) 이거 통화 연결될 때
막 뚜뚜, 뚜뚜 하는 그 소리요

 

어제 잘 때도 들리더라고요

 

뭐, 나아지겠죠

 

[마우스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통화 연결음]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아이비카드 상담원 박수진입니다

 

(고객3) 아, 네, 안녕하세요
박수진 상담원님

 

그, 저 궁금한 게 있어서요

 

아, 네, 말씀하세요

 

(고객3) 아, 이걸 제가 어떻게
설명해 드려야 될지 모르겠는데

 

[고객3이 머뭇거린다]

 

[작은 목소리로] 실은 제가
타임머신 하나를 만들었거든요

 

아, 네

 

(고객3) 어, 근데 제가 이걸 타고
2002년으로 가려고 하는데

 

어, 현금이 너무 무거우니까
카드를 들고 가면 좋잖아요

 

네, 그렇죠

 

(고객3) 어, 제가 이걸
거기 가서 쓸 수 있을까요?

 

아, 저 진짜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요

 

[고객3의 심호흡]

 

이거 저한테 진짜
너무 중요한 문제거든요

 

아무도 안 믿어 줘 가지고
제가 국가 지원도 못 받고

 

이거 제가 지금 혼자 해결한 건데

 

겨우 카드 하나 때문에
막힐 수가 없는 거잖아요

 

[진아가 툭 친다]
네?

 

그런 거잖아요

 

아, 네,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희가 시간 여행을 하는
고객님들에 대한 상품이

 

(수진) 아직 개발이 안 돼서요

 

(고객3) 아, 그래요?

 

[고객3의 탄식]

 

너무 막막하네요

 

[고객3의 한숨]

 

(수진) 근데 2002년으로는
왜 가시려는 거예요?

 

(고객3) 네?

 

[고객3의 옅은 웃음]

 

[신비한 음악]
아, 그거야 당연히
한일 월드컵 때문이죠

 

아, 월드컵

 

그게 그렇게 재밌었어요?

 

(고객3)

 

아, 아이, 조금 어리시구나

 

아, 진짜

 

그때 정말 어마무시했거든요

 

아,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똑같이
빨간 옷 입고 노래 부르고

 

골 들어가면 막 동시에 '와!' 이러면서

 

'대한민국', '꺅'

 

사람들끼리 어깨동무하고
얼싸안고 춤추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다시 한번 저 진짜 거기 가고 싶어요

 

그 사람들 속 안에 들어가서

 

[한숨 쉬며] 그때가 진짜 좋았거든요

 

뭐, 지금은 다들 바쁘고

 

[한숨 쉬며] 할 일도 많고

 

그렇잖아요

 

저도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고객3) 진짜요?

 

어, 예, 전 너무 좋죠

 

[고객3의 놀란 신음]

 

저한테 이런 얘기 해 주시는 분
처음이에요

 

같이 가요, 같이 가요
박수진 상담원님

 

저, 저랑 같이 가요

 

이 카드 문제만 해결되면

 

지금 당장이라도
바로 출발할 수 있으니깐요

 

(고객3) 다시 가는 거예요

 

2002년 월드컵 그 사람들 속으로

 

[영상 속 진섭의 힘주는 신음]

 

[영상 속 진섭의 힘주는 신음]

 

(영상 속 진섭) 아유, 선생님

 

(영상 속 여자5) 아유, 잘 지내셨어요?

 

(영상 속 진섭) 예, 예

 

[저마다 인사한다]

 

[저마다 인사한다]

 

(영상 속 목사) 아이고
모두들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호응한다]

 

(영상 속 목사) 오늘 우리가
함께 드리는 추모 예배는

 

돌아가신 고인을 기억하며

 

(함께) ♪ 할렐루야 ♪

 

♪ 찬양하세 ♪

 

(영상 속 목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함께) 아멘

 

(영상 속 진섭) 아이고
아, 목사님, 잠깐만요

 

[사람들이 대화한다]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사람들의 웃음]

 

(영상 속 남자3) 뭐야?
[TV가 지직거린다]

 

(영상 속 진섭) 아니, 이게

 

[영상 속 진섭의 멋쩍은 웃음]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초인종이 울린다]

 

(성훈) 옆집

 

옆집

 

전데요

 

계세요?

 

[초인종이 울린다]

 

TV 때문에 왔거든요

 

[초인종이 울린다]

 

(성훈) 아, 안녕하세요

 

아니, 아까 말씀하신 거

 

보니까 확실히 선을 좀
잘못 건드린 거 같더라고요

 

음, 내일 기사님 부르면

 

내일 고칠 수 있을 거 같은데

 

알겠어요

 

(성훈) 아, 저, 잠시만요

 

요거 한번 봐 보세요

 

제가 알아봤는데

 

저 집에 일이 좀 있었더라고요

 

아니, 제가 사실 저 집 구한 게

 

결혼해서 살 집이거든요?

 

제가 의외로 나이가 많긴 한데

 

좋아하는 여자도 있고 하니까

 

근데 또 살 집에
뭐, 저런 일이 있다고 하니까

 

[쨍그랑 소리가 들린다]
마음이 그래 가지고

 

그거 어디서 찾았어요?

 

(성훈) 네?

 

아, 이거

 

어디 굴러다니는 거 같던데

 

그렇게 막 아무거나 주워서
쓰고 그래요, 원래?

 

그쪽은 원래 그렇게

 

뭐든지 화가 나요?

 

[무거운 음악]

 

[함께 웃는다]

 

(영상 속 진섭) 다음 주에 결혼식장도
가셔야 될 거 같은데

 

(영상 속 남자4) 아유, 지금 제가
그런 나이가 아닌데

 

[영상 속 사람들의 웃음]

 

(영상 속 진섭) 아, 뭐, 저녁 때
또, 뭐, 스케줄 있어요?

 

(영상 속 남자4) 아, 예
모임 있어 가지고, 송년회

 

[사람들이 호응한다]

 

(영상 속 진섭) 목사님

 

이 오이소박이 맛있는데
한번 드셔 보시겠어요?
[영상 속 목사가 호응한다]

 

[액자가 달그락 떨어진다]
[사람들의 놀란 탄성]

 

아이, 괜찮습니다

 

아, 집사람이 생전에
이 오이소박이 좋아했는데

 

먹고 싶었나 봐요

 

[함께 웃는다]

 

[휴대전화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사람들의 웃음]

 

(영상 속 여자6) 이거 좀 드셔요

 

(영상 속 남자5) 왜 넣어도 들어가?

 

(영상 속 남자6) 어어, 왜, 또, 왜, 또

 

(영상 속 진섭) 아이고, 참
[사람들의 탄성]

 

(영상 속 남자5) 야, 박수 한번 주세요

 

[함께 웃는다]

 

[영상 속 사람들이 떠들썩하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지직거린다]

 

[깨진 음성이 흘러나온다]

 

[지직거린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팀장) 진아 씨, 왔어?

 

얼굴이 왜 그 모양이야?

 

어제 잠 못 잤어?

 

아, 어이구, 월요일이라 콜도 많은데

 

그, 자기네 신입 아직 안 왔네?

 

자기가 전화 좀 해 봐

 

어?

 

[탁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달그락거린다]

 

[한숨]
[마우스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통화 연결음]

 

(고객7) 아, 저, 여보세요

 

아, 아,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아이비카드 상담원 유진…

 

[기침]

 

아, 죄송합니다, 고객님
다시 상담 도와드리겠습니다

 

(고객7) 그, 저, 신용 카드
그, 하나 만들려고요

 

네, 고객님

 

(고객7) 제가, 그, 이 체크 카드는
[뚜껑을 달칵 연다]

 

그, 저, 아이비 게 있어요

 

[칙 소리가 난다]
그리고 그, 계속 쓰고 있는데

 

[뚜껑을 달칵 닫는다]

 

(고객7) 이게 그, 주유 할인이
없어 가지고요

 

[무거운 음악]

 

[젓가락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상담원3) 뭐 어때요
어차피 두고 간 건데

 

(상담원4) 그렇죠?
근데 써 보니까 좋더라고요

 

(팀장) 뭐 해? 안 들어가고

 

아, 수진 씨한테 전화는 해 봤어?

 

내가 전화번호 보내 줬잖아

 

아니요

 

[팀장의 탄식]

 

내 전화는 안 받을 거 같던데

 

[팀장이 혀를 쯧 찬다]

 

하기는, 뻔하겠다

 

해 봤자지, 뭐

 

[달그락거린다]

 

[물건들을 탁 내던진다]

 

[헤드셋을 달그락 집는다]

 

[의자를 드르륵 당긴다]

 

[의자를 드르륵 당긴다]

 

[한숨]

 

[한숨]

 

[마우스 조작음]
[키보드를 탁탁 친다]

 

[통화 연결음]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아이비카드 상담원 유진아입니다

 

(고객8) 여보세요?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8) 제가 이번 카드 명세 내역을
쭉 보는데

 

잘못 청구된 게 좀 있는 거 같은데

 

그쪽이 한번
쭉 읽어 봐 줬으면 좋겠어요

 

네, 고객님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마우스 조작음]
(고객8)

 

네, 고객님, 이번 달 청구 내역

 

전부 읽어 드리면 될까요?

 

(고객8)

 

네, 고객님, 읽어 드리겠습니다

 

'11월 1일, 9시 16분'

 

'우리 슈퍼, 천이백 원, 일시불'

 

'11월 1일, 12시 53분'

 

'정가네 정육 식당
구천칠백 원, 일시불'

 

[통화 연결음]

 

(고객8)

 

'11월 1일'

 

'19시 5분'

 

'패밀리 25, 사천오백 원'

 

'일시불'
[통화 연결음]

 

[어두운 음악]

 

(고객8) 네, 그다음은요?

 

어, '11월 2일'

 

[통화 연결음]

 

'9시 32분'
[통화 연결음]

 

(고객8) 뭐라고요?

 

어, 어, 아니

 

'23분'
[통화 연결음]

 

- (고객8) 아이, 잠깐만, 스톱
- (진아) 이…

 

(고객8) 이런 식으로 읽을 거면
하지 마세요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통화 연결음이 연신 들린다]

 

돈이 왔다 갔다 하는 건데
[힘겨운 신음]

 

금감원에다 신고를 해야겠으니까
그쪽 이름 다시 말해 봐요

 

아까 그쪽 이름 뭐라고 그랬죠?

 

어, '2'…

 

'23분'

 

(고객8) 저기요, 그만하라니까요

 

'밤부 커피'

 

(고객8) 제가 그만하라고 하잖아요
지금

 

[통화 연결음이 연신 들린다]
- '사천이백 원'
- (고객8) 저기요, 아가씨!

 

- 어…
- (고객8) 지금 내 말 무시해요?

 

'11월'

 

[가쁜 숨소리]
(고객8) 내 말 안 들려요? 멈추라고요!

 

(고객8) 스톱!

 

[통화 연결음]

 

[괴로운 신음]

 

[떨리는 숨소리]

 

[사무실이 분주하다]

 

[초인종이 울린다]
[진아의 한숨]

 

[초인종이 연신 울린다]

 

[문을 쾅쾅 두드린다]

 

[진아의 가쁜 숨소리]

 

[문을 쾅쾅 두드린다]

 

[진아의 한숨]

 

[진아의 가쁜 숨소리]

 

[통화 연결음]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진섭) 여보세요

 

지금 어디예요?

 

(진섭) 뭐라고?

 

왜 전화를 안 받아요?

 

(진섭) 어?
[통화가 뚝뚝 끊긴다]

 

진아야, 지금 안 들려
나 지금 나와 있어

 

뭐라고요?

 

(진섭) 여보세요, 여보세요

 

[한숨]

 

지금 거기 어디예요?

 

(진섭) 진아야, 내가 지금 여기
나와 있지 않아서…

 

뭐라고 하는 거예요?

 

(진섭) 어? 여보세요?

 

아, 하, 하나도 안 들리…

 

(진섭) 뭐?

 

[한숨]
[흥겨운 음악이 계속 흘러나온다]

 

어디를 그렇게 돌아다니는 거예요?

 

아, 뭐가 그렇게 즐거운데요!

 

아, 엄마 핸드폰은
왜 자꾸 쓰는 거예요?

 

[가쁜 숨소리]

 

(진섭) 어?

 

[한숨]

 

(진섭) 진아야
너 왜 화가 나 있어, 어?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요

 

잘못했다고 해요

 

엄마한테도

 

아, 미안하다고 해!

 

[분한 신음]

 

[통화가 뚝 끊긴다]

 

[통화 연결음]
[가쁜 숨소리]

 

[안내 음성] 지금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습…

 

[훌쩍인다]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지금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습…

 

[통화 연결음]
[가쁜 숨소리]

 

[안내 음성] 지금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습…

 

[휴대전화 조작음]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힘겨운 신음]

 

(진아) 엄마

 

[진아의 한숨]

 

[한숨]

 

[한숨]

 

[신호등 알림음]

 

[자전거 벨이 딸랑 울린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탁 닫힌다]

 

[무거운 음악]

 

(성훈) 2019년 12월 16일…

 

803호 전 세입자는

 

[성훈이 말한다]

 

혼자 떠나가신 외로움을 위로하니

 

술과 몇 가지 음식을 준비하여

 

제사를 드리니 받아 주시옵소서

 

[젓가락을 잘그락 집는다]

 

[젓가락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숟가락을 잘그락 집는다]

 

[숟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성훈) 안녕히 가세요

 

(성훈 친구3) 안녕히 가세요

 

(성훈 친구2) 좋은 데 가세요

 

(성훈 친구1) 안녕히 가세요

 

[쨍그랑 소리가 들린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통화 연결음]

 

[심호흡]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삐 소리가 난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진동음]

 

(수진) 여보세요

 

수진 씨

 

(수진) 네, 누구세요?

 

저예요, 유진아

 

(수진) 어, 선배님

 

선배님, 죄송해요

 

네?

 

뭐, 뭐가요?

 

(수진) 이것 때문에
전화하신 거 아니에요?

 

제가 말없이 회사도 안 나가고

 

사실 일도 잘 못했고

 

밥도 혼자 못 먹어서
사람들 귀찮게만 했잖아요

 

아, 아니,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니에요, 수진 씨

 

(TV 속 여자7) 됐거든요?
엄마나 잘하세요

 

(TV 속 여자8)

 

(진아) 잠깐만요

 

수진 씨

 

아, 저도 사실 전화를 걸긴 했는데

 

무슨 말을 해야 될지 잘 모르겠어요

 

사무실에서 전화할 땐

 

어렵지 않았는데

 

근데 사실 저도 혼자

 

밥 못 먹는 거 같아요

 

(수진) 네?

 

혼자 잠도 못 자고

 

버스도 못 타고

 

혼자 담배도 못 피우고

 

사실 저 혼자
아무것도 못 하는 것 같아요

 

그냥 그런 척하는 것뿐이지

 

있잖아요, 수진 씨

 

전 사실 오늘, 아니…

 

[침을 꼴깍 삼키며] 아, 최근에
좀 많은 일들이 있었거든요

 

수진 씨 만난 것도 그렇고

 

아, 다 설명하기는 좀 어렵고

 

뭐, 아직도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이거 하나는 알겠어요

 

난 수진 씨한테

 

제대로 된 작별 인사가 하고 싶어요

 

작별 인사요?

 

(진아)

 

아, 그러니까

 

(진아) 수진 씨

 

잘 가요

 

[잔잔한 음악]

 

만나서 반가웠어요

 

못 챙겨 줘서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수진이 흐느낀다]

 

[수진이 연신 흐느낀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도어 록 작동음]

 

(남자7) 형님, 술 한잔 받으세요
[남자8이 호응한다]

 

(여자9) 하세요, 하세요
신경 쓰지 말고 하세요

 

[사람들이 대화한다]

 

(남자7) 아니, 근데 형님
뒤에, 뒤쪽에, 조금…

 

(성훈 친구2) 아, 저는
성훈이 친구예요

 

(남자9) 아, 여기 새로 온 총각?
새로 온 총각?

[성훈 친구2가 호응한다]

 

[사람들이 대화한다]

 

[달그락거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성훈) 어, 옆집

 

[성훈이 신발을 쓱쓱 끈다]

 

왜 여기 있어요?

 

들어가서 밥이나 좀 먹고 가요

 

내가 요리는 좀 하거든요

 

옆집

 

봐 봐요

 

[성훈이 달그락거린다]

 

봤어요?

 

진짜 다르긴 하더라고요

 

[차분한 음악]

 

[영어로 말한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진아가 달그락거린다]

 

[TV 전원음]

 

[한숨]

 

[옷걸이를 탁 건다]

 

[진아가 달그락거린다]

 

[진아의 한숨]

 

그래서

 

휴직하고 뭐 할 건데?

 

잘 모르겠어요

 

이직 준비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그것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시간이 좀 필요해요

 

있잖아

 

(팀장) 내가 요즘 들어서 생각한 건데

 

우리가 이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거 아닌가 싶어

 

좀 설렁설렁할 걸 그랬나?

 

[진아가 담배를 쓱쓱 비벼 끈다]

 

정리되면 밥이나 같이 먹어요

 

치, 뻥치지 마

 

가 봐

 

[휴대전화 진동음]

 

(진아) 여보세요?

 

(진섭) 어, 진아야
웬일로 바로 받네?

 

너 저번에 전화하다 끊겼지?

 

그때 무슨 얘기 하려고 그런 거야?

 

나 하나도 못 들었는데

 

(진아) 별말 아니었어요

 

(진섭) 아, 나 진짜 하나도 못 들었어
하나도

 

아버지

 

(진섭) 어, 어

 

아버지 집 거실에
홈 캠이 있어요

 

(진섭) 어? 뭐가 있어?

 

카메라가 있다고요

 

원래는 엄마 혼자 있을 때 보려고
달아 놓은 건데

 

그걸로 아버지 집 거실 볼 수 있어요

 

(진섭) 그게 무슨 소리야?

 

너 지금 내가 보인다고?

 

네, 볼 수 있어요

 

그걸로 자주 아버지 들여다볼게요

 

딱 그렇게까지만 지내요, 우리

 

(진섭) 진아야, 너 도대체 그게 무슨…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Provided by D.LUF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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