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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스트 라이브즈 "

 

어떤 사이일까?

 

음..

 

모르겠어

 

어렵네

 

내 생각엔..

 

백인 남자와 아시안 여자가 거플이고

 

아시안 남자와는 남매일 것 같애

 

아니면 아시안 여자와

 

아시안 남자가 커플이고

 

백인 남자는 친구일 수도 있어

 

백인 남자와는
얘기도 안 해

 

어쩌면 둘이 관광객이고

 

백인이 가이드일 수도 있어

 

새벽 4시에
같이 술을 마신다고?

 

하긴 말이 안 되네

 

셋이 동료일까?

 

모르겠어

 

24년 전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노라입니다
이름이 뭐예요?

 

제 이름은 미셸입니다

 

어떻게 지내요, 미셸?

 

좋아요, 당신은요?

 

좋아요, 당신은요?

 

좋아요, 당신은요?

 

좋아요, 당신은요?

 

좋아요, 당신은요?

 

좋아요, 당신은요?

 

좋아요, 당신은요?

 

- 좋아요, 당신은요?
- 좋아요, 당신은요?

 

좋아요..

 

한국에서 가져 온 서류예요

 

여기 여권이요

 

12년 후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어요

 

특히 좋았던 건

 

“허물어지는 긴 여정”이었어요

 

저도요

 

긴 호흡이 좋았어요

 

‘이터널 선샤인’이란 영화..

 

내가 어쨌길래

 

널 너무 사랑해

 

너만 행복하다면
뭐든 할 수 있어

 

나한테 바라는 게 뭔지 말만 해
다 할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전 노라예요

 

아서예요
반가워요

 

언제 왔어요?

 

오늘 아침예요

 

- 젤 안 좋은 방이던데..
- 그렇죠?

 

알아요

 

한국말 중에..

 

인연이라는 말이 있어요

 

섭리..

 

운명이라는 뜻인데

 

좀 더 정확하게는

 

두 사람의 관계를 말하는 거예요

 

제 생각엔 불교의 윤회에서
온 개념 같아요

 

인연의 개념에서 보면

 

두 사람이 길거리에서

 

우연히 옷깃을 스치는 건

 

전생에서

 

두 사람 사이에
뭔가가 있었기 때문이죠

 

만약 두 사람이 결혼한다면

 

8천 번의 생을 통해
8천 겹의 인연이 겹쳤기 때문이래요

 

믿어요?

 

뭘요?

 

그러니까..

 

당신과 내가 전생에
알았을 거라고 말예요

 

지금 이렇게 같이..

 

같은 테이블에서..

 

같은 도시에서..

 

같은 시간에 있으니까?

 

그럼 우리도 ‘인연’일까요?

 

음..

 

그건 한국에서 누굴 유혹할 때
하는 말예요

 

12년 후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목적지가 어디세요?

 

뉴욕시요

 

방문 목적은요?

 

거기 살아요

 

직업은 어떻게 되세요?

 

작가요

 

네?

 

둘 다 작가예요

 

토론토에는
얼마나 머물렀죠?

 

10일요

 

방문 목적은요?

 

이 사람 가족을 만났어요

 

서로 친척인가요?

 

부부예요

 

감사합니다!

 

이 공연의 표를 사고

 

여기 오기 위해 지하철을 타셨다면

 

여기 오기 위해
비용을 쓴 것이죠

 

그리고 여기서 나이든 여성들과
몇 시간을 보내게 되요

 

그것도 일종의 이민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저는 여기 오기 위해
태평양을 건넜어요

 

어떤 경우는
더 많은 비용이 들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삶을 전부 바쳐야 합니다

 

대부분은 앉아 있지만..

 

결국..

 

저녁때 즈음 뭔가 쓰게 되죠

 

제 경우는 그래요

 

학생이시죠?

 

나도

 

몰라

 

- 뭐가 먹고 싶냐면..
- 뭐?

 

치킨 윙스

 

이런..

 

탁월한 선택이야

 

치킨 윙스!

 

무슨 생각해?

 

전에 말했던 혜성, 기억나?

 

 

그게 이번 주야?

 

 

왜 온다고 했었지?

 

휴가

 

- 안녕
- 안녕, 여보

 

어땠어?

 

당신 말이 맞았어

 

내 말?

 

 

나 보러 온 거였어

 

성인이 된 걸 보니까
되게 이상하더라고

 

평범한 직장인에
평범한 삶을 사는..

 

전형적인 한국 사람이더라

 

아직까지 부모님이랑 살 정도로

 

되게 한국적이야

 

세상에 대한 관점도

 

한국적이었어

 

그 사람 곁에선 내가
한국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니까

 

또 한편으로는

 

내가 더 한국인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엄청 이상했어

 

여기 한국인 친구들도 있는데

 

그 사람은 한국계 미국인이 아니라

 

완전 한국 사람인 거지

 

매력적이야?

 

그런 편이지

 

남자답달까..

 

그것도 한국적인 거지

 

당신도 끌려?

 

아니

 

글쎄..

 

아냐

 

오랫동안 기억 속에서

 

소년일 뿐이었고

 

그 후엔 노트북에서 본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진짜 사람이니까

 

그래서 긴장하는 거지

 

끌리는 건 아냐

 

그냥 보고 싶었던 것 같애

 

서울을 그리워 했던 거지

 

그 사람도 당신이 보고 싶었대?

 

그 사람은 오래 전에 알았던

 

울보 소녀를
그리워했던 것 같애

 

울보였어?

 

 

내가 울 때 걘 항상
옆에 가만히 보고 있었어

 

언제 돌아가?

 

모레 아침

 

화났어?

 

아니

 

그런 것 같아서

 

화낼 수가 없지

 

무슨 소리야?
화내도 돼

 

아니지

 

그 친구는 13시간이나 날아왔잖아

 

그런데 만나지 말라고

 

말하면 안 되지

 

어릴 때 좋아했던 소년인데

 

그 친구랑 도망갈 것도 아니고

 

그럴 거야?

 

당연하지
여기 삶을 내팽개치고

 

서울로 도망가야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

 

그 사람 때문에
내 리허설을 망치진 않아

 

알아

 

잘 알지

 

왜 그래?

 

이게 얼마나
좋은 이야기인지 생각했어

 

- 혜성이랑 나?
- 응

 

난 경쟁이 안돼

 

무슨 소리야?

 

어린 시절 좋아했던 사람들이
20년 후에 다시 만나서

 

서로에게 운명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 거야

 

- 그런 거 아냐
- 알아

 

이게 이야기라면
난 나쁜 미국인 남편인 거지

 

운명적 사랑을 가로막고 서 있는

 

그만해

 

이야기가 너무 재밌잖아?
우리 이야기는 너무 재미가 없어

 

작가 숙소에서 만났는데

 

둘 다 싱글이어서 자게 됐고

 

둘 다 뉴욕이 집이니까

 

절약 차원에서 동거했고

 

영주권 때문에 결혼했으니까

 

로맨틱한 이야기는 아니지

 

내 말이..

 

이야기 속에서
난 전 애인에게

 

당신을 뺏기는 남자인 거야

 

걘 전 애인이 아냐

 

작가 숙소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뉴욕 사는 다른 작가말야

 

당신이랑 읽은 책들이 같고

 

본 영화들도 같고

 

당신 대본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리허설 불만도 잘 들어주고?

 

인생은 그런 식으로 되지 않아

 

맞아

 

하지만 그랬다면 그 사람이랑
지금 누워있지 않을까?

 

이게 내 삶이고
난 너랑 살고 있어

 

그래서 행복해?

 

이 삶이 서울을 떠날 때

 

상상했던 거야?

 

12살 때?

 

미래의 모습을 그렸을 때

 

이스트 빌리지의 작은 집에서

 

책 쓰는 유태인 남자랑

 

한 침대에 누워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어?

 

부모님이 바랬던 당신 모습일까?

 

그러니까 아서 자터랜스키 당신이

 

우리 가족이 이민할 때
꿈꾸던 거냐고 묻는 거야?

 

- 응
- 맙소사

 

그니까

 

지금이 우리 삶이고

 

여기가 내가 살 곳이야

 

그래

 

왜?

 

당신은 내가
더 나은 삶을 살게 했는데

 

나도 당신에게
그런 존재인지 궁금했어

 

그런 존재야

 

난 그냥 한국에서 온
소녀일 뿐이야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부분을 빼먹었어

 

잊지 않았어

 

가끔 믿기 어려울 뿐이지

 

당신은 잠 잘 때

 

한국말 하는 거 알아?

 

- 그래?
- 응

 

영어는 안 해

 

한국말로만 꿈을 꾸는 거지

 

몰랐어

 

왜 말 안 했어

 

그냥 귀엽다고 생각했어

 

근데 가끔은..

 

두렵기도 해

 

뭐가?

 

당신이 내가 모르는 언어로
꿈을 꾼다는 게

 

당신 안에 내가
절대로 닿지 못하는

 

세상이 있는 거 같아서

 

그래서 내가 한국어를
배우려고 했던 것 같애

 

당신이 싫어하는데도

 

내가 꿈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싶어?

 

 

분명 헛소릴 거야

 

저도 반갑습니다

 

배고프세요?

 

파스타 좋아하시는구나?

 

- 파스타 먹으러 가죠
- 파스타

 

두 분 오늘 뭐했어요?

 

자유의 여신상 봤어

 

페리를 타셨구나

 

어.. 좋았어요

 

전 타본 적 없어요

 

- 네?
- 정말?

 

한 번도 가본 적 없어

 

우리 정말 안 갔었어?

 

안 갔어

 

제가 24살 때

 

군대 갔대

 

아..

 

한국 남자는 전부
군대가는 거 알지?

 

응, 아버님이 말씀 많이 하셨어
어땠어요?

 

좋았어요?

 

군대랑 일이랑 같아요

 

같다뇨?

 

그러니까..

 

둘 다 상사가 있어요

 

한국엔 근무 외 수당이 없대

 

매우 힘들어요

 

일이 힘들대

 

육체적으로 힘들어요?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둘 다요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고

 

- 어..
- ‘정신적으로’

 

정신력은 제가 강해요

 

이 사람이 당신 얘기 하고 있어

 

둘 만 얘기해서 죄송합니다

 

그만 얘기할게요

 

괜찮아요

 

오랫만에 만나셨잖아요

 

제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지 몰랐어요

 

네?

 

당신과 이렇게 앉아서..

 

'인연'을 아세요?

 

네, 노라가 처음 만났을 때
애기해 줬어요

 

당신과 나..

 

그렇죠, 당신과 나도

 

"인연"이죠

 

그쵸?

 

우릴 방문하셔서 기뻐요

 

잘 오셨어요

 

우버 타는 거 보고 올게

 

그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저도 반가웠습니다

 

한국에 놀러 오세요

 

꼭 그럴게요

 

금방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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