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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디야, 어?

 

나도 여긴 처음이라

 

저기 뭐 지나갔어!

 

이게 뭐야?

 

복수할 거야

 

복수할 거야

 

수련이?

 

수련아?

 

복수할 거야

 

이수련

 

이수련 맞지, 어?

 

복수할 거야

 

분향당 신목에
깃들어 살던 신령인데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한을 풀어준대

 

복수할 거야

 

- 복수할 거야!
- 누나!

 

- 누나, 괜찮아?
- 어? 어

 

- 뒤로 가 있어
- 어, 그래

 

누나!

 

반!

 

내가 허락 받고
움직이라고 했을 텐데

 

그, 수련이 집에 왔는데

 

여기가 어딘지, 어떻게 된 건지
도통 모르겠어

 

여긴 벤줄래가 만들어 놓은 숲이야

 

벤줄래 숲?

 

수련이!

 

수련이부터 구해야 돼
빨리 수련이 좀 구해 줘!

 

- 인과율
- 인과율, 그게 뭐야?

 

- 저기요
- 한을 풀어주고 대가를 받은 거야

 

인과율을 깨트릴 순 없어

 

아직 어린애잖아

 

두렵고 무서워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것뿐이잖아

 

그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거야

 

그리고 한 번 다시 얘기하지만
이런 건 계약에 없어

 

겁쟁이

 

저기, 저기요

 

- 뭐?
- 겁쟁이라고

 

- 너 다시 얘기해 봐, 뭐라 했어?
- 겁쟁이

 

둘이 싸울 때가 아니라
지금 사람 한 명이 죽고 있…

 

맞잖아, 지금 저 괴물 무서워서
도망치는 거 아니야?

 

난 살면서 그런 얘길
들어본 적이 없어

 

내가 저런 벤줄래 따위를
겁낼 거 같아?

 

응, 많이 들어봤을 거 같은데
지금도 겁먹은 거 같은데?

 

그럼 왜 못 구하는데?

 

내가 아까도 얘기했잖아

 

- 그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거라고
- 핑계도 좋네

 

야… 야!

 

나랑 계약했잖아
돈도 다 받아갔잖아!

 

그러니까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당장 가서 구해!

 

아이, 씨, 야!

 

나한테 그런 식으로 명령하지 마

 

겁쟁이

 

누나!

 

누나, 아, 좀!

 

누나, 괜찮아요?

 

진짜 뭐야?

 

누나!

 

반!

 

 

반! 반!

 

왜 방해하는 거지?

 

드디어 복수할 수 있게 됐는데

 

수련아, 거기서 나와

 

나랑 같이 집에 가자

 

닥쳐!

 

난 돌아가지 않아

 

너는 몰라
그 새끼가 무슨 짓을 했는지

 

이건 엄마도, 아빠도
도와줄 수 없어

 

아무도 못 해!

 

내가 할 거야, 내가!

 

내가 도와줄게, 어?

 

정말이야

 

- 선생님이 약속할게
- 웃기지 마!

 

내가 할 거야, 내가

 

벤줄래 님이 그 새끼를
지옥으로 같이 데려갈 거야

 

전부 다 끝내 줄 거라고!

 

이수련

 

벤줄래 님, 벤줄래 님

 

와령와령 내려왕 나 한을 들어줍서

 

경허민 정성으로 제를 올려

 

벤줄래 님을 모시쿠다

 

제발, 날 이렇게 만든 놈한테
복수해 주세요

 

그 대신 제 몸을 가져가세요

 

수련아

 

이수련!

 

이것 좀 놔 봐!

 

이수련!

 

수련아

 

수련아, 수련아!

 

이수련!

 

복수?

 

이 괴물은
네 복수를 해주는 신이 아니야

 

염지가 그랬지?

 

벤줄래는 억울한 사람의
한을 풀어주는 신령이라고

 

그런데 이 벤줄래가
너한테 무슨 복수를 해줬어?

 

그놈 팔다리를 잘라줬어?
아니면 심장을 파내서 갖다줬어?

 

벤줄래 님

 

제 복수는요?

 

벤줄래 님

 

내 얘기 잘 들어

 

네 복수, 그거 내가 해줄게
내가 해줄 수 있어

 

네가 이렇게 될 때까지
좀 늦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그놈 죗값을 치르게 만들 거야

 

내가 해줄게, 약속할게

 

살려주세요

 

내가 살려줄게

 

내가, 내가 도와줄게

 

그러니까 선생님이랑
여기서 나가자, 어?

 

수련아

 

살려주세요

 

어? 수련아

 

살려주세요

 

수련아!

 

수련이…

 

수련아!

 

- 수련아?
- 수련아!

 

괜찮아, 너?

 

- 걱정 마, 잠깐 기절한 것 같아요
- 그래?

 

우리, 여기서 어떻게 나가지?

 

- 누난 괜찮아요?
- 응

 

안 괜찮아

 

수련이는?

 

옆 방에

 

벤줄래는? 죽었어?

 

벤줄래는 숲의 정령이야
죽지 않아

 

다시 숲으로 돌아갔어

 

그게 무슨…

 

대가를 받고 한을 풀어주긴 해도
이런 악랄한 복수극 같은 건 안 해

 

아니, 그럼 그거는 뭐였지?

 

오염된 거 같아, 정염귀한테

 

정염귀…

 

정염귀!

 

- 그렇다는 건…
- 맞아

 

저 아이를 미끼로
처음부터 너를 노린 거야

 

아니…

 

아니, 아휴

 

대체 왜, 왜?
아,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니까 다 떠나서

 

결국 수련이도
나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거야?

 

아니라고 하는 거야, 이럴 땐

 

눈치가 없어

 

- 어디 가?
- 나쁜 짓 하러 갑니다, 어?

 

됐어?

 

잘 좀 부탁드립니다, 의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수련이 어때요?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은 없습니다만

 

혼수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특별히 신경 좀 써주세요
양 박사님

 

알겠습니다, 아가씨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수련이, 정말 괜찮겠죠?

 

애가 저 지경이 되도록
알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고맙다고 말씀드려야 될지

 

수련이 괜찮을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맞아, 저 아이를 미끼로
처음부터 널 노린 거야

 

나, 나야

 

누나!

 

넌 또 뭘까? 정지!

 

저, 정지?

 

- 너 뭐야?
- 응?

 

정체가 뭐냐고

 

- 누나
- 똑바로 말해

 

너 정체가 뭐야?

 

그래서 누나가
여기서 겪었던 이상한 일들

 

그걸 전 조사하러 왔어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다 알고 의도적으로
나한테 접근한 거네, 응?

 

그 말은, 장집사 아저씨도
모든 걸 다 알면서 너를…

 

내가 찾았고, 내가 온 거예요

 

그래서 결론이 뭐야?

 

뭐가요?

 

조사하고 있었다며?

 

난 자꾸 나 때문에
안 좋은 일들이 생기는 것 같고

 

계속 막 그런 일들이
일어날 거 같은데

 

정말 그런 거야?

 

누나가 겪었던 일들이랑
앞으로 겪게 될 일들…

 

그게 나쁘진 않을 거예요

 

-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 어떻게 몰라요?

 

직접 구했잖아요, 수련이
본인 선택이라면서

 

누구보단 낫네

 

아유, 싸가지, 진짜!

 

눈치 없는 똥멍청이 같으니라고!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그 싸가지랑 거리를
조금만 두는 건 어때요?

 

벤줄래까지 정염귀가 됐다니

 

천벌을 받을 놈들!

 

영험한 탐라의 신령까지
그렇게 만들다니

 

큰일이다, 큰일이야!

 

저놈들은 그냥
점점 영악해 지는데

 

너는 계속 혼자서 싸워야 하니

 

또 요기들을 끌어다 싸우다

 

영영 그쪽으로 넘어가 버리면
어쩌나 싶어 조마조마해

 

그럴 일 없어

 

뭐로 장담해?

 

내가 눈으로 본 게 있는데

 

아이, 알았다, 이눔아!

 

죽지도 못해서 총명함이
안 없어져서 그래

 

그 총명함 내가 없애 줄까?

 

이 주리랄 놈!

 

아, 근데…

 

내 잠시지만
그 아이의 기운을 느꼈다

 

내가 느낀 거 맞지?

 

넌 직접 봤을 거 아니야?

 

그래, 맞아

 

오, 이거? 듣던 중
반가운 얘기로구나, 어?

 

아니, 근데 너 왜 이렇게
수심이 가득해?

 

벤줄래가 오염돼 있었다고

 

그럼, 누군가 수작을 부린 거다?

 

아직 모르겠어

 

당분간 할망도 조심해

 

야, 말하다 말고 일어서면 어째?
기분 께림칙하게!

 

아, 하던 말
마저 해주고 가야지, 이눔아!

 

아이고, 저런!

 

할망!

 

그래, 또 공짜로 줬다, 어쩔래?

 

그만 좀 땍땍대

 

- 배고파
- 뭐?

 

배고프다고

 

아나, 아나, 이거 새 거여, 먹어

 

아, 네

 

조사해 주세요

 

직업, 학력, 재산
부모, 친구, 여자

 

하다못해 돌 때 뭘 잡았는지까지

 

- 샅샅이 조사해 주세요
- 아가씨, 굳이 이런 것까지

 

- 가야 하는 건…
- 그러니까요

 

굳이 내가 안 하려고
아저씨한테 부탁하는 거잖아요

 

아가씨!

 

알아요, 무슨 말씀하시려는지

 

사고 쳐서 내려온 주제에

 

사고를 보태서
또 어쩌려고 그러냐?

 

멍청한 거 아니냐?

 

- 정신 좀 차려라
- 아니, 제가요? 언제 그렇게…

 

내가 너 때문에 제명에 못 살겠다

 

언제까지 네 뒤치다꺼리하면서
살아야 되냐?

 

나도 늙을 만큼 늙었다

 

- 제발, 그만 좀 해라!
- 네, 가고 있습니다

 

아까부터 가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힘을 보였습니다

 

아마도 깨어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때가 임박했다는 증거일 테지

 

문제는…

 

검은 옷의 '그자'입니다

 

그는 정염귀의 힘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녀를 지키고 있어요

 

지킨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린가?

 

그가 예언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위험한 존재라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런데…

 

제 느낌에 그녀를

 

해칠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여러 번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준 것도 사실이고요

 

그는 이미 예전에 원정을
해친 적이 있지 않은가?

 

예언은 신성한 것이고
틀린 적이 없었어

 

명심하게, 요한 신부

 

그대의 사명은
잠들어 있는 그녀를 깨워

 

보호의 성막을 치는 일이야

 

어떤 일이 있어도
그녀를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되네

 

그렇다면 방법이 없군요

 

제가 직접 빠져보는 수밖에

 

누나가 그쪽 엄청 믿고 있던데
알고 있었어요?

 

근데 뭘 보고 믿는 거지?

 

일단, 이 외모는…

 

뭐, 성격이… 으휴

 

그, 본인은 본인이
좀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세요?

 

소감이 어땠어요?

 

뭐, 다시 만난 소감?

 

질문이 좀 어렵나?

 

자신의 손으로 죽인 자를

 

다시 만난 소감을
물어봤어야 됐나?

 

맞아요?

 

맞나 보네!

 

와! 나 실은
조금 긴가민가했거든요

 

예언서 속 내용이 진짜
이게 진짜 맞는 건지

 

- 와, 근데 이게!
- 지금 여기에서

 

내 손에 죽은 자들에 대한 소감을

 

직접 느끼게 해줄 수도 있어

 

그건 다음 기회에! 좀 바빠 가지고

 

근처 맛집들을
좀 가봐야 되거든요, 예

 

일종의 성지 순례 같은 느낌으로
이게 갈 필요가 있어 가지고

 

근데 시선이
왜 자꾸 날 보고 있는 거지?

 

뭐, 좀 매력적이긴 하죠

 

전 이만 가볼게요
저기, 다음엔 꼭 대답해 줘요

 

윤경준, 22세

 

현재 탐라제일대학교
휴학 중입니다

 

근데, 아가씨

 

진짜 이유가 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냥, 별 거 없어요

 

난 열받았고

 

받은 건 곱절로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고

 

그럴 능력도 있고

 

나쁜 놈 혼내줬다
잘난 척 좀 해보려고요

 

그럼, 그 잘난 척을
진짜 잘난 것처럼 예쁘게 포장해서

 

- 기사화해 줄 테니까
- 누가요?

 

우리 유능한 장집사님이요

 

수련 양하고 유사한 케이스가
많이 있었습니다

 

데이트 폭력이나
스토킹으로 의심되는

 

사건들이 다수 있었는데

 

그 어떤 것도, 단 한 번도
처벌된 적이 없었습니다

 

아니, 처벌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요?

 

윤경준의 부친이

 

제주 지역사회에서
꽤 영향력 있는 인사라는 점도

 

작용한 거 같습니다

 

아무튼, 모든 사건이

 

정황과 심증은 있으나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수련 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수련이 핸드폰 드렸잖아요

 

- 그거 아직 조사 안 됐어요?
- 네, 그게 좀…

 

-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왜요?

 

'사일런트 챗'이란
채팅 애플이 깔려 있는데

 

이게 기본적으로

 

-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
- 아무것도 안 남아 있다?

 

개발사에 요청하면요?

 

뭐, 별도로 백업 같은 거는
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 애플에 주목했던 게

 

강력한 보안 체계인데

 

이 보안 체계가 악용되면서
사건, 사고가

 

아주 끊이질 않았습니다

 

근데 이 회사는 수사 협조 요청에

 

개발사의 방침을 내세우면서

 

단 한 번도
응해줬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럼, 강제로 빼내면요?

 

그냥 해커라도 고용해서요

 

해커를 시키면 증거물을 찾겠죠

 

하지만 불법으로 취득하면
채택이 안 되잖아요

 

우리가 귀중한 증거물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 그러면 방법이 없다는 거네요?
- 없다고는 안 했습니다

 

'사일런트 챗'을 만든
회사 정보입니다

 

아직 비상장 기업이고
스타트업 기업인데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걸로 추산됐습니다

 

제가 지금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이…

 

없습니다

 

아, 돈이 없다면

 

돈 있는 사람을 움직여야죠

 

조건은요?

 

대한호텔이랑 문화재단

 

더 이상 건들지 않기로 했어요

 

아저씨, 나 이거 미친 짓이죠?

 

누가 봐도 미친 짓이죠

 

아니, 3년이요?

 

검사님, 증거물 보셨어요?

 

협박하고, 사진 찍고, 동영상 찍고
근데도 3년이요?

 

아, 이게 합의 하에
촬영을 한 건지

 

아니면 뭐
비밀리에 촬영을 한 건지

 

그게 제일 중요한 사안이거든요?

 

그런데 뭐, 지금까지 나온
피해자 진술이나

 

확보된 증거만으로는

 

앞선 사안에 대한
검증이 부족해요, 예

 

아니, 피해자는
평생을 고통받을 텐데

 

그렇게 사형시켜도 모자랄 새끼를
고작 3년?

 

법이 그래요, 법이, 예

 

아니, 나쁜 짓 한 놈
그에 맞게 처벌해 달라는 건데

 

무슨 법? 무슨 법이 그런데?
무슨 법!

 

제가…

 

네, 검사님

 

제가 다시 전화드리죠

 

예?

 

아, 지금 이게
이게 말이 되냐고요?

 

아가씨

 

오늘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합의를 구하러 간다고 하네요

 

뭐라고요?

 

다 잘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아버지한테 잘 말씀드려 봐

 

윤경준?

 

너, 너 지금 네가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찾아와?

 

잠깐만요
이게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지금 윤경준 씨는 실수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러 온 겁니다

 

실수?

 

이런 미친…

 

너,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벌 받게 할 거야

 

- 저기, 이봐요!
- 아, 저, 잠시만요

 

- 아니야…
- 아, 괜찮습니다

 

원미호 씨

 

안녕하세요

 

당신이었군요, 우리 수련이를
도와주고 계신다는 분이

 

죄송합니다

 

아무리 교제하는 사이여도

 

제가 그런 짓을 하면 안 됐는데

 

아무리 우리 수련이가

 

동의했다고 해도
제가 그런 걸 찍었으면 안 됐는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근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너, 이 새끼…

 

 

네가 뭔데 나서? 나서긴, 어?

 

아이, 씨

 

어쩐지, 말 잘 듣던 애가
왜 갑자기 변했나 했네

 

그쪽과 나 같은 우월한 존재들은

 

베풀고 살아야 한다는
뭐, 그런 자부심인 건가?

 

암만 그래도

 

수련이 걔는 상종할 수 있는 급이
너무 미달이잖아, 안 그래?

 

너무 애쓰지 마세요

 

원미호 씨

 

경준아

 

꽉 잡아라, 이거 한정판이다

 

아이, 씨

 

 

뭐?

 

할 얘기 있으면 하고

 

저, 그, 수련이는…

 

곧 괜찮아질 거야

 

실력 있는 의료진들이
보고 있으니까

 

곧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날 거야

 

병문안 가 볼래?

 

아니에요

 

그 자식은 어떻게 됐어요?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어, 법이 그렇대

 

근데

 

꼭 벌 받을 거야

 

그런 놈들 벌 안 주면

 

여기 위에 계신 분들
다 근무태만이거든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뭐, 알라신이든

 

누구 한 분 정도는
제대로 근무하고 계시겠지?

 

고맙습니다

 

벤줄래

 

그 아이 거야

 

대가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버지, 내가 맞았다고요, 예?

 

원미호, 그년 고소할 거야

 

내가 또 당하고만은 못 살지

 

아, 됐고

 

똑같이 갚아줄 겁니다

 

아이, 씨!

 

이수련

 

그래, 어디 네년도
얼굴 들고 다니나 보자

 

내가 싹 다 풀어버려야지

 

기대해라

 

수련아!

 

- 엄마
- 정신이 들어?

 

어유, 잘했어, 내 딸

 

잘했어, 내 딸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잘했어, 잘했어

 

맞구나!

 

- 네?
- 아유, 잘 왔다

 

- 잘 왔어
- 할머니, 왜 이러세요?

 

그래

 

못 알아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 어머, 금백주 어르신!
- 어

 

나오셨어요?

 

- 수진아, 이 할머니 알아?
- 그럼! 얼른 인사드려

 

우리 탐라고가 있는 동네의
제일 큰 어르신이고

 

저기 산속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대상군 해녀이셔

 

물질해서 버신 돈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고
매번 기부도 하시고

 

이렇게 떡도 해다가

 

우리 선생님들도
가끔 챙겨주시는 분이야

 

- 내, 염지 할망이요
- 염지요? 부염지?

 

시간 날 때
우리 가게에 꼭 한 번 들러요, 꼭!

 

내 해줄 얘기가 산더미외다

 

어르신, 살펴 가세요

 

그래

 

어이구!

 

아무튼 성격 급한 건 알아줘야 돼

 

왜, 또? 이번에도
그 총명함이 안 없어져서 왔어?

 

보고 싶어서 왔다, 이눔아

 

내가 품고 있었던
아이가 아니더냐?

 

그립고 보고 싶었다

 

어쩜, 그리도 똑 닮았는지

 

옛날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여튼

 

네놈도 그래서
옆에 있는 것 아니냐?

 

아니, 뭘 그래서 옆에…

 

아, 원정이 깨어날 때까지만이야
걘 원정이 아니잖아

 

그래, 네놈이랑 있으면 그 아이가

 

기억을 빨리 찾을지도 모르지

 

잘 지켜줘라

 

아니, 뭘 맨날 잘 지켜…

 

아이고, 잘 해왔잖아!
지금까지 잘도 했으면서 뭘 그려

 

할망

 

둘이 아는 사이야?

 

아나, 아무래도 조합이 수상한데

 

나 그쪽한테 물어볼 거 있는데

 

여기서 얘기하긴 좀 그렇고

 

따라와

 

첫 출근 기념인데
맛있는 거 먹어야지, 응?

 

- 뭐 해? 안 먹어?
- 응, 난 닭은 생각 없어

 

그래? 그러면 내가 먹지

 

- 먹어 봐
- 아니…

 

아까 그 할머니, 아는 사이야?

 

- 응?
- 누구?

 

그, 학교에 온 할머니
염지 할머니

 

- 할망이 기억이 나?
- 뭔 소리야?

 

- 아니야, 먹어
- 아, 빨리 먹어 봐, 아유

 

- 난 진짜 괜찮아
- 먹어 봐, 먹어 봐

 

치즈랑, 치즈랑!

 

맛있구먼!

 

진짜요?

 

아, 예, 알겠습니다

 

반…

 

반!

 

누나!

 

- 어?
- 어유, 씨!

 

- 왜 이리 급해요?
- 어, 왔어?

 

- 네
- 나 잠깐만 갔다…

 

잠깐!
제가 어디 갔다 온 줄 알아요?

 

제가 그 맛있다는 딱새우 고로케를
딱 사왔다는 거…

 

먼저 먹고 있어
누나 잠깐 갔다 올게!

 

- 누나
- 먹어!

 

반!

 

윤경준 죽었대

 

그쪽이 그런 거 아니지?

 

난 사람은 안 죽여

 

그래?

 

아휴, 아니면 다행이고

 

아, 참, 기분이 묘하네

 

잘됐다 그러는 한편…

 

아, 이건 아닌데
이렇게 끝나면 안 되는데

 

그런 생각이 들어서

 

모두가 다 만족할 만한
결론이라는 건 없어

 

그쪽…

 

우리 아빠랑
진짜 많이 닮은 거 알아?

 

아니, 따뜻한 구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어

 

사람 위로할 줄도 모르고
정도 없고

 

받아요

 

이게 뭐냐면요, 휴, 대, 폰!

 

휴대폰 몰라요? 휴대폰?

 

알아

 

- 모르네, 휴대폰 모르네
- 알아

 

전화기는 알죠?

 

컴퓨터도 아나?

 

이게 스마트폰이라는 건데

 

전화하고 카메라하고
컴퓨터가 합쳐진 아주 스마트한!

 

손 전화기

 

바보냐? 휴대폰 정도는 나도 알아

 

알아?

 

- 아니, 근데 왜 없데?
- 필요 없으니까

 

이 휴대폰이라는 게 그래

 

이게 본인은 없어도
불편한지 모르는데

 

상대방이 미치는 거거든

 

연락을 못 하니까

 

전화만 받아요

 

내 전화만, 따박따박!

 

무슨 일이 있어도!

 

- 너, 이 씨!
- 왜요?

 

맞잖아! 고용주

 

아니, 싫으면 저장은 바꾸시든지

 

아, 내가 왜 저 인간한테
쩔쩔매야 돼, 어?

 

아니, 내 위치상, 직분상
그리고 사회 통념상!

 

갑질을 해도
내가 갑질을 해야 되는 게 맞지?

 

어유, 씨!

 

라고 하기엔

 

이 비루한 목숨이 진짜…

 

맛있어!

 

그 인간은 이런 거
생전 먹어보지도 못했겠지, 응?

 

미쳤어, 미쳤어, 아니!

 

왜 챙겨? 그런 싸가지를 왜 챙겨!

 

나만 먹으면 되지

 

내가 다 먹을 거야

 

언제까지 숨어서 볼 거냐?

 

나와

 

나? 나 들켰나?

 

아이, 진짜!

 

눈치 엄청 빠르네, 저 아저씨

 

흔적을 지운다고 지웠는데, 역시!

 

- 너한텐 애송이 냄새가 나거든
- 어르신!

 

이 냄새에 좀 많이 예민하시네

 

나…

 

당신이랑 원정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는데

 

너 같은 애송이가 함부로 입에
올릴 만한 그런 이름이 아니야

 

원정이란 이름만 들어도
막 이렇게…

 

죄책감이 올라오나 봐요?

 

- 너, 이, 씨!
- 근데…

 

왜 미호 누나 옆에 있어요?

 

언젠가 미호 누나를, 아니…

 

원정을…

 

죽일 텐데

 

잠깐, 잠깐, 어휴!

 

제가 또
바로 싸우는 스타일이 아닌데

 

날도 춥고 이 몸을

 

이 근육을 잘 풀어줘야 돼요

 

미안, 둘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요?

 

잔머릴 쓰는군

 

제가 말했죠?

 

당신은 꼭 시험을 치러야 돼요

 

뭐, 일종의 안전 점검이랄까?

 

이야!

 

반!

 

반!

 

아휴, 진짜!
이런 고용주가 어디 있어?

 

이 배려심!

 

아, 근데 진짜 어디 간 거야?

 

요한이 얜…

 

뭐야?

 

요한?

 

저도 원래 이렇게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애초에 인간이랑 요괴랑 싸우는 게

 

좀 불공정하잖아요

 

근데 막, 생각했던 거만큼
그렇게 막…

 

엄청 세진 않네?

 

그래?

 

역시 정염귀가 확실하네

 

어? 조심해요

 

그렇게 하면 손목 날아가요

 

성 미카엘 대천사
천상 군대의 영도자시여

 

세상의 모든 악신과 사탄들을

 

하느님의 힘으로
지옥에 떨어트리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묻는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누나…

 

반…

 

누…

 

Subtitles translated by Sung In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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