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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 어느 은행
신축 공사장에서

 

오래된 음반 한 장이 발견됐다는 소식
여러분도 들으셨나요?

 

더욱 반가운 건 글쎄
그 음반이 1944년

 

단 한 차례의 공연으로
전설이 된

 

얼굴 없는 가수 서연희 선생의
미발표 음반인

 

'조선의 마음'이라네요

 

곧 복원이 된다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시구요

 

여러분의 '가요반세기'
출발합니다

 

서연희...

 

내가 그 아이를
처음 만난 건

 

지금은 남아있지 않은
대성권번에서 였다

 

안녕하세요

 

하나, 둘

 

그 시절 나라를 빼앗겼어도
요릿집은 성황이었고

풍류에는 기생이 필요했다

 

예인의 품위를 갖춘 기생이
필요했던 권번들은

 

따로 기생학교를 마련해

 

어린 아이들을
예인으로 키워냈다

 

♪ 모란은 화중왕이요 ♪

 

♪ 향일화는 충신이로다 ♪

 

아 예향이는
주문이 찼다니까

 

어, 월선이

 

아, 저저저저

 

일향이...

 

고려관 항아...
응 고려관 항아

 

알았어!

 

♪ 행화 소인이라 ♪

 

지금 소율이가 부른 곡은

 

정가 중에서도 가장
으뜸가는 가곡이다

 

부르기도 어렵거니와

 

듣는 이로 하여금
높은 귀가 필요하지

 

하여 예로부터 풍류를 아는 자
귀 있는 자들은

 

바로 이 가곡을 우리 소리 가운데
제일로 치며 아껴온 게다

 

니 입은 하품이나 하라고 달린 게로구나

 

언니들이 돼서 소율이 보기
부끄럽지도 않니?

 

재주가 없으면
깎기라도 해야지

 

너는 뭘 먹어서 그렇게
소리를 잘하니?

 

엄마 젖

 

어머니가 천하의
명창이셨으니

 

돈 얼마 되지도 않는 것 갖고
그러지 말어 이 양반들아!

 

왜? 왜?

 

누구 장살 말아먹을려고
이 아줌마가 엉?

 

어제 옷 없어가지구

 

놀음 못간 애가 대체
몇 인지나 알아요? 어쩔거요?

 

대체 어쩔거요!

 

저는요, 약속 시간 딱 맞춰서 이 아저씨
인력거에 옷 보따릴 실어줬다니까요

 

근데 이 정신나간 양반이
투전판에 홀려서는

 

갚으면 될 거 아뇨
갚으면!

 

얼마 되지도 않는거 갖고
지랄 염병을 다하네

 

나와!
나와 이년아

 

애미없이 자라서, 뭐든 시키면
곧 잘 할 거요

 

이 년 몸값으로 십원 치고...

뭐?

 

아아...

 

오원 치고

 

나머진 이년
일삯으로 합시다

싫어요, 아부지

 

싫기는 이년아
가!

 

나도 필요 없어 이제

 

♪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

 

너도 이난영 선생님
좋아하는구나?

 

너 인력거 아저씨 딸이지?

 

넌 이름이 뭐야?

 

응?

 

서연희
됐니?

 

난 소율이야
정소율

 

여기 되게 재밌는거
많이 배운다

 

너도 다니고 싶지?

 

내가 어머니께 한번
말씀드려볼까?

 

너 정말 성가신 애구나?

 

우리 같이 배울까?

 

가시꽃처럼 뾰족했던 연희

 

그렇게 연희와
나는 만났고

우린 곧 둘도 없는
동무가 되었다

 

졸업시험 끝나니까
날아갈 것 같애

 

설마 남색은 아니겠지?

 

너야 당연히 붉은 빛이지
나야말로 걱정이다

 

남색이면 나
죽어버릴 거야

미쳤어! 니가 무슨
남색이니?

걱정마, 아주 고운
붉은 빛일 테니까!

 

- 서금홍!
- 네!

 

수고했다

 

- 김옥향
- 네!

 

수고했다

서연희!

 

함을 여는 순간, 너희들은
더 이상 학생이 아니라

 

우리 대성권번 기적에 오르는
정식 기생이 되는 것이다

 

권번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매사 삼가고 또 삼가거라

 

네...

 

자... 열어들 보거라

 

- 다행이다
- 축하해

 

아쉬움이 남거든
불만을 품기보단

 

남은 날들 기생의 도와
재주를 깎는데 정진하도록

 

- 알겠느냐?
- 예

 

자, 붉은빛과 주홍빛은
초일기에 쓸 사진을 찍을 것이니

 

용모 단정히 하고
연못가에 모이도록

 

네!

 

- 거 봐, 내가 뭐랬어!
- 너무 좋아!

 

우린요?

응, 니네 뭐

우리는 사진도 안 찍어요?

 

너네는 남색이잖아!

 

그니까 지금 우리가
삼패란 거예요?

 

 

창기처럼 몸이나 팔려고
4년이나 고생한 거 아니란 말이에요!

 

예로부터 기생이란...

 

말을 알아듣는 꽃
'해어화'라 했다

 

말인 즉슨, 사람의 말을
헤아린다는 뜻이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학문과
예술을 안다는 뜻인 게다

 

신분은 미천하나...

 

예인으로서의 높은
기량을 이룬다면

 

그 어떤 고관대작도 그 앞에서
눈을 열고 귀를 열 뿐

 

감히 꺾을 길 없는 고귀한
꽃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재주를 팔든 웃음을 팔든
몸뚱일 팔든

 

중요한 건 뭣이냐!

 

바로 이 '팔아야' 된다는 것이다
그럼, 팔아서 뭣을 사려는 것이냐

 

오?

 

쌀?

 

쌀쌀 맞게 생겨가지구 쌀은!

 

옷?

그러니 옥향이 넌
삼패가 딱이다!

 

이것만 샀다하면 평생 쌀이든
옷이든 쏟아져 나오는데

 

고것이 바로 무엇이냐?

 

사내의 마음이다

 

사내를 믿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비록 너희가 사내들 놀음에 나아가
춤을 추고 소리를 하나

 

재주란 결코 그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럼 사내의 마음은
어디에 붙었느냐?

 

여기?

 

그럼 여기?

 

으음...

 

바로!

 

여기다!

 

사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자부심!

 

창녀라는 소리잖아!

 

하나, 둘...

 

셋!

 

명심하거라
기생이란

 

다름 아닌 예인이다

 

권번에서 나고 자란 나는

 

권번 밖 세상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기생은 예인이라는 믿음으로
매일 매일 정가를 부르고 또 불렀다

 

하지만 예인의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었다

 

세상은 새로운 노래와
가수로 들썩였고

 

연희와 나는 빠르게
그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난영 선생님이다...

 

진짜...
이난영 선생님...

 

♪ 스며드는데 ♪

 

♪ 부두의 새악시 ♪

 

♪ 아롱젖은 옷자락 ♪

 

아이고, 산월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어가시지요

 

그래, 애들 얼굴 좀 볼까?

 

대성기생 사진집

 

이 아이가 초향이 딸이로군

 

사내들 애간장 끓인다는
얘긴 벌써 들었네

 

그 어미에 그 딸이야

 

오늘은 저와
회포나 푸시지요

 

첫 놀음값 받은 거로 뭐했어?

 

음...
그냥 뭐

 

아버지 다 드렸구나?

 

내 그럴 줄 알았지

 

짠!

 

이게 뭐야?

 

선물!

 

열어봐

 

너 이거 갖고 싶어 했잖어

 

왜 울어!

 

나는 아무 것도...
너한테 해준 게 없는데

 

소율아...

 

넌 내 하나밖에 없는
동무잖어

 

고마워

 

연희야, 나 잠깐 나갔다 올게

 

어... 어디?

 

그래, 어떻드냐?

 

뭐가요?

 

그 처자 말이다

 

너 보기엔 어때?

 

글쎄...

 

여태 오라버니가 보낸 사진 중에
낫기는 제일로 나은 것 같은데

 

그래?

 

어디보자

 

반달 같은 눈매며
단정한 매무새며

 

맘씨가 여간 곱지가 않겠는데

 

근데 요 입매가 좀...

 

입매가 뭐!

 

...가요

 

따박 따박

성질머리가
여간하질 않겠지?

 

내가 언제?

 

요 봐라, 요거

 

여간하질 않겠어

 

내 눈엔 이보다 고운 처잔
다신 없을 거 같은데

 

오라버니 어머님은

 

천하없어도 기생은
안 된다고 하셨는데

 

소율아

 

오빠는 말이야

 

신식이야! 신식!

 

울 어머니도
어쩌지 못 할

허랑방탕
자유로운 영혼이지!

 

바보같애

 

한 2년이면 되겠지?
내 색시

 

누가 시집이나 간댔나

 

이난영 선생님이다

 

선생님?

 

이난영을 아는 것도 신기한데
선생님이라니까 의외라서

 

조선 팔도에 이난영 선생님
모르는 사람이 어딨게요

 

그럼 노래도
들어 봤겠네?

 

그럼요! 얼마나 좋아하는데

 

언젠가는 꼭 한번
만나뵙고 싶어요

 

그럼...

 

이 노래도 들어봤어?

그럼! 젤 좋아하는 노랜데!

 

최치림 작사 작곡
〈봄날의 꿈〉

 

이 노래 몰라요?

 

어디갔다 온 거야
미쳤어!

 

권번장님 찾고
난리 났어

 

아, 인사해
연희야

 

여긴 김윤우 오라버니

 

그리고 이쪽은...

 

둘도 없는 내 동무
서연희예요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셨습니까, 아주머니

 

오랜만이구나

 

언제 돌아왔니?

 

오늘 아주 귀국해버렸죠

 

왔으면 어머니한테나
갈 일이지

 

와... 아주머니께서는 여전히
눈밭에 핀 꽃처럼 고우십니다

 

따라오너라

 

예 어머니...

 

소율이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가야 된다는 걸
제가 꼬여낸 겁니다!

 

 

여섯시요?

 

감사합니다
참사관 어르신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예...

 

- 오늘 저녁...
- 6시라구요?

 

- 소율이 준비...
- 준비시키겠습니다!

 

자동차잖아

타!

 

안돼요, 좀 있다
놀음이 있어요

 

안타면 후회 할 텐데?

 

아 안돼요

 

오늘은 워낙에
중요한 놀음이래

 

몇 신데, 놀음이?

 

6시요

 

5시까지 요자리...
고대로 내려준다!

 

오케이?

 

- 근데 무슨 찬데?
- 친구 차

 

- 어디 가는 데요?
- 친구 만나러

 

- 어딘데에?
- 친구 집!

 

야! 너...

 

- 여기가 어딘데에?
- 친구 집

 

이.. 이난영 선생님?

 

내가 불편해요?

 

아니요!

 

아니에요, 그런 거

 

저는... 저는 정말로
선생님을 존경하고 있어요

 

소율양

 

난 그냥 유행가 가수야

 

존경 받을 건 오히려 어린 나이에
정가의 명인이 된 소율 양이지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제 노랜 아직 너무...

 

어쩜 이렇게 곱고 이쁠까?

 

복사꽃 같지?

 

맞다! 그러네... 복사꽃

 

제목, '복사꽃'

 

그런 노래 나오면
니 노랜 줄 알아라

 

미스터 김 뮤즈가
소율양이었구나... 어쩐지

 

난 미스터 김이
만든 노랜 다 좋더라

 

노래요?

 

몰랐어요?

 

일본에 있을 때부터
꽤 유명한 작곡가였는데

 

어머니한텐 비밀이다

 

내 노래 중에도 한 곡 있는데
'봄날의 꿈'

 

'봄날의 꿈'은?

 

- 최치림 작사 작곡
- 음! 맞아요 최치림!

그게 미스터 김
가명이잖아

 

너 내가 누구랑 있는지
알면 정말 깜짝 놀랄걸?

 

지금 올 수 있어?

 

지금?

 

무례한 청인데
허락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연히 들어줘야지
내 팬은 언제든 환영이기도 하고

 

대신 소율양도 부탁 하나
들어줄래요?

 

그럼요
말씀만하세요

 

정가 한곡 들려줘요

 

에이 또 무슨
정가야

나, 정가 정말 좋아해요

날 위해 들려줄 수 있죠?

 

♪ 일각이... ♪

 

♪ 여삼추... ♪

 

아무리 철이 없기로 말이야

 

그래 니가 정신이
있는애니, 없는애니 응?

 

세상에 나는, 얌전히 방에서
단장하고 있는 줄만 알았네!

 

지금말이야! 화장도 해야지
머리도 해야지, 옷두...

 

어우 시간이 몇시야?

아우 또 시계도
안차고 왔네

 

넌 있어, 여기

 

여기가 어딘데...
혼자는 싫어

 

오라버니, 우리 연희 좀
잘 부탁해요

 

 

출발!

 

잘가!

 

- 들어가 봐요
- 네?

 

팬이라면서요
들어가 봐요 얼른

 

총독부 경무국장
히라타 기요시

 

냉혹하기로 유명하지만
또한 예술에 조예가 높기로 유명하다

 

반드시 그의 마음을
사로잡거라

 

♪ 일소 ♪

 

♪ 백미생 ♪

 

이리 와 한 잔 올리거라

 

들을만 하셨습니까?

 

이 아이의 어미도
유명한 명창이었습니다

 

조선의 정가라지?

 

예. 우조 평거입니다

 

일본의 조루리를 아는가?

 

요쿄쿠는 들을 기회가 많았으나...

 

조루리는 흔치 않아서

 

언젠가 기회가 있다면
제대로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쪽으로

 

목욕을 마치시면
이 옷으로 갈아입으십시오

 

각하께선 예술에 조예가 높으시고

 

예인을 아끼신다 들었습니다

 

이에 미천하나마 소리로 보답했습니다

 

어른께 바칠 것도 그것 뿐

 

아무 것도 지니고 오지 않았습니다

 

해어화란 꺾이지 않는 꽃이라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어찌하여 기생을 꽃이라 부르고
놀음 값을 화대라고 하는 줄 아느냐?

 

꽃은 한 번 꺾여
화병에 꽂히면 그뿐

 

원하는 것을 이뤄줄 사내에게
꺾이려고 피는 게

 

바로 기생이란 말이다!

 

그렇다면 기생이란
결국 창녀군요!

 

내 너를 어찌 키웠는데, 감히!

 

여기서 뭐하세요? 아가씨!

 

오라버니

 

어젠 한참을 기다렸다
무슨 놀음이 그렇게 길어

 

그냥...

 

배고파요, 저

 

학교는요? 정말로
그만두실 작정이세요?

 

작정이 아니라
진작에 그만 뒀다

 

아주머니 아심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실텐데

 

울 어머니 욕심은
끝이 없지

 

아마 내가 조선 총독이 된대도
만족하지 못하실 걸?

 

소율아

 

이런 세상에선 말이다
출세를 하는 것 자체가 죄악이다

 

출세를 하면 할수록
조선 백성을 짓밟게만 돼 있으니

 

그보단 차라리
이 땅을 어루만질

 

노래를 만드는 편이
훨씬 더 보람 된 일이 아니냐

 

너 나중에 내 노래
꼭 불러줘야 된다

 

아유... 내가 무슨
가수를 해요

 

왜, 유행가는 천해서 싫으냐?

 

아니요
절대로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난 정가가
제일 좋은 걸

 

근데 말이다
소율아

 

저들 중 누구 한 사람

 

평생가야 단 한번이라도
니 노랠 듣게 될 사람이 있을까?

 

'저들은 귀가 없고 무식해서
들을 자격이 없다'

 

그래

 

어쩌면 산월 아주머니 말씀이
옳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저들에게 필요한 건
한가하게 음미할 노래가 아니다

 

저들에게 필요한 건
눈물이고 웃음이야

 

난 이 시대의
아리랑을 만들 거다

 

지치고 힘없는 이들이
고달픔으로 부르는 노래

 

조선의 마음이 부르고 불러서
비로소 완성되는 노래

 

아차

 

이난영 선생님 음악회잖아?

 

난영 누이가 특별히 주는 거다
너한테

 

연희랑 같이 가면 되겠다!

 

정말로 고마워요!

 

갈게

 

오라버니!

 

나는요, 정가가 좋아요

 

그래도 꼭 부르고 싶어
오라버니가 만든 노래

 

그리고... 그럴 수만 있다면 나

 

조선의 마음이
되고 싶어요

 

♪ 얼마나 그만 가야하나요 ♪

 

♪ 나는요 싫어요 싫어요
♪ 오늘은 안돼요 ♪

 

앵콜! 앵콜! 앵콜!

 

감사합니다
여러분!

 

오늘은 정말 밤이 새도록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특별히 제가 청한 분들과
함께 노래를 나누니 정말 행복합니다

 

며칠 전 우연히 어느 아가씨의
노래를 듣게 됐어요

 

참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리였지요

 

얼마나 좋던지...

밤새 잠이 오질 않았어요

 

노래란 진정... 이렇게도
사람 맘을 흔들어 놓는 것일까

 

새삼 노래하는 행복을
되찾아 준 그 아가씨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답니다

 

다시 한 번 들려줄 거죠?

 

여러분! 뜨겁게
환영해주세요!

 

야!

 

서연희양!

 

얼른 나가봐 얼른!

 

얼른

 

최치림 작사, 작곡
서연희양이 부릅니다

 

'봄날의 꿈'!

 

♪ 봄바람 부네 온 지천에 ♪

 

♪ 진달래 피네
♪ 봄이 왔네 ♪

♪ 산골 아가씨 고운 등도 ♪

 

♪ 휘어지던 물지게 마저도 가벼웁다 ♪

 

♪ 남녘에 봄바람이 불어오네 ♪

 

♪ 지천에 다시 진달래 피면
♪ 어쩜 이리도 좋나 ♪

 

♪ 에헤 기분이 좋아 ♪

 

♪ 내 님 오시는 길에 마중 나가야지 ♪

♪ 혹시 서로 엇갈려 ♪

 

♪ 지나치려나 ♪

 

여러분, 뜨겁게
환영해주세요!

 

서연희 양!

 

여기

 

앉아요

 

연희야!

 

어디 갔다와?

 

어, 어!

 

그 사람있잖아... 니 오라버니

 

윤우 오라버니?

 

 

좀... 이상한 사람 아니니?

 

무슨 레코드를 내재

 

- 오라버니가, 너한테?
- 응

 

자기가 최치림이래
'봄날의 꿈' 작곡한

 

그래서, 넌?

 

어?

 

넌 뭐라 그랬는데?
하겠다 그랬어?

 

진짜...구나...

 

끝내주게 좋은 가수를
찾았는데

 

레코드 내실 생각이
없으시다네?

 

아니 왜? 누군데? 왜 싫다는데?
내가 내준대도 싫대? 어?

 

아니, 앞 뒤 뭐 들어 볼 생각도 없이
단칼에 싫어요!

 

이건 뭔 놈에
승질머리가 진짜

 

아유...

 

여자들이란 하여튼 어쩔 수가 없다
나밖에 안보이지 뭐

 

야, 봐봐라
봐봐!

 

최...

 

치림 선생님?

 

여기서요?

 

 

'사의 찬미' 알죠?

 

♪ 광막한 광야에 ♪

 

♪ 달리는 인생아 ♪

 

♪ 너의 가는 꿈 ♪

 

♪ 그 어데이냐? ♪

 

♪ 쓸쓸한 세상 ♪

 

♪ 험악한 고해에 ♪

♪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

 

들어가봐요

 

낼 오전에 다시 와요

 

왜? 아직도 고민 중?

 

나예요, 나!
이 시대 최고의 작곡가!

 

김윤우, 아니
최치림!

 

레코드 내려면
권번을 나와야 해서

 

참... 난 또 뭐라구!

레코드만 나와 봐요
놀음보다 훨씬 더 많이 벌 테니까

 

그게 아니라...
소율이랑 약속했거든요

 

평생 기생의 도를
지키면서 예인으로 살자구

 

얼어죽을...
기생의 도는 무슨!

 

저도 소율이도 기생이에요!

 

함부로 모욕하지 마세요!

 

이봐요, 서연희씨

 

기생 아들이 어떻게
기생을 모욕하지?

 

기생을 무시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기생들의 놀음이란

 

하룻 저녁 술값에 수십원씩
뿌려대는 한량들을 위한 거야

 

니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넌

 

만두 장사든 인력거꾼이든

 

하다못해 거렁뱅이들 까지도
가져야 하는 그런 목소릴 가진거야

 

모두의 것이 되어야 마땅한
그런, 그런 목소리가!

 

조선의 마음이
되어야 하는 거라고

 

내 말이 틀렸나?

 

가수가 돼야겠어

 

선생님이 그러셨어

 

내 목소리가 조선의 마음이
되어야 된다고

 

소율아!

 

소율아!

 

소율아?

 

왜 내가 아니라 연희예요?

 

들어와

왜 연희냐구요?

 

미안하다

 

하지만 지금 내 노래엔
연희가 필요해!

 

들어와

 

소율아

 

그래서 그래...

 

오라버니는 내 노랠
들은 적이 없잖아

 

맨날 정가만 불러서

 

오라버니두 이난영 선생님두
그래서 그래

 

♪ 봄바람 부네 온 지천에 ♪

 

♪ 진달래 피네
♪ 봄이 왔네 ♪

 

♪ 산골아가씨 고운 등도 ♪

 

♪ 휘어지던... ♪

 

이 노랜 어때요?

 

♪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

 

♪ 삼학... ♪

 

잘 들어...

 

지금까지 나

 

단 한 순간도 너 아닌 다른 사람
맘속에 품은 적 없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내 마음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응?

 

알아요... 나두

 

근데 왜 울어?
바보같이

 

나두... 나두 오라버니 노래
부르고 싶어서

 

불러! 부르면 되지, 어?
내가 얼마든지 만들어 준다

 

아주 배터지게
만들어 줄께, 어?

 

어쩌면 니 주제엔

 

유행가가 딱 인지도
모르겠구나

 

유행이 왜 유행인 줄 아니?

 

기어이 흘러가 사라지니
유...행인 것이다

 

한번 떠나면 그 뿐
다시 돌아올 수 없단 것만 명심하거라

 

연희 씨가 직접
가사를 써보는 건 어때?

 

제가 어떻게?

 

진솔하게
기교 없이

 

그게 제일 중요하거든

 

오케이?

 

좋아요

 

좋았어!

 

괜찮으세요?

 

♪ 너는 폭풍이 돼라 ♪

 

♪ 눈감은 하늘을
♪ 모두 잠깨워다오 ♪

 

오케이!

 

연희씨 잘하네!
야 윤우야 좋다!

 

어, 왔어?

 

마지막 두 번째가
제일 좋았던 것 같긴 한데

 

어땠어요?

 

두 번째 느낌이 소리가
예쁘게 들어온 것 같은데?

 

연희는?

음... 전 마지막께
제일 좋았던 것 같은데

편했던 것 같기도 하구
감정도 좋구요

 

아... 근데 무겁기도 하고

 

좀 감정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데

 

- 넌 어땠냐?
- 난 맛있었어

 

마지막으로 후회없이

 

오케이?

 

자! 하이!

 

고려관
중선이, 정월이

 

천향원에
채선이, 복향이

 

이 네 사람
빨리 준비해

 

야! 거기서 얘기해
오지마!

나는요!

 

아 잠깐만!
잠깐만요, 잠깐만

 

왜 이리 적극적인
성격이어가지구 이게

 

오늘은 아서원도 없잖아

 

건 우릴 안 받겠대요?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이가?

동생 월사금도
내야 되는데...

 

세워주세요!

 

소율아!

 

너...

 

너... 머리!

 

이상하지?

 

나도 영 어색해서

 

아냐... 아냐, 멋있어
정말로 가수 같아

 

못 보고 가나 걱정했어

 

나왔구나? 나왔어

 

아직 정식 발매는 아니구

 

총독부 심의용으로
스무장 먼저 찍은 거야

- 너한테 주려고 졸랐지
- 고마워

 

얼른 같이 들어보자

 

아... 저 소율아

 

밴드랑 무용수들 기다리는데
겨우 빠져나왔어

 

레코드 나오기 전에
공연이 있거든

 

어... 그래
얼른 가 그럼

 

갈게

 

안에 표 있어
공연 꼭 와줘야 돼!

 

그럼!

 

♪ 하지만 믿어볼까? 믿어볼까?
♪ 심심한 내 젊음아 ♪

♪ 가지마라 가지마라
♪ 청춘의 밤이여 ♪

 

연희씨! 옷 갈아입으셔야죠!

 

♪ 홀로 메마른 들판 위에 ♪

 

♪ 기댈 곳 하나 없이 ♪

 

♪ 외로이 서 있네 ♪

 

♪ 못다핀 꽃한송이 ♪

 

♪ 기나긴 어둠 속에 ♪

 

♪ 태양은 뜨지 않아 ♪

 

♪ 힘겨운 하루하루 ♪

 

♪ 눈물만 흐르네 ♪

 

♪ 눈물아 비 되어라 ♪

 

♪ 서글픈 세월 맘을
♪ 적셔다오 ♪

 

♪ 아아 침묵아 ♪

 

♪ 이제 천둥이 되라 ♪

 

♪ 숨죽인 저 대지를
♪ 흔들어 다오 ♪

 

♪ 설움아 ♪

 

♪ 너는 폭풍이 돼라 ♪

 

♪ 눈감은 하늘을
♪ 모두 잠깨워 다오 ♪

 

가시꽃, 연희...

 

연희가 무대 위에서
가시를 털어내고 있었다

 

♪ 눈물아 비 되어라 ♪

 

♪ 서글픈 세월 맘을 적셔다오 ♪

♪ 아아 침묵아 ♪

 

♪ 이제 천둥이 되라 ♪

♪ 숨죽인 저 대지를 흔들어 다오 ♪

 

♪ 설움아 ♪

 

♪ 너는 폭풍이 되라 ♪

♪ 눈감은 하늘을
♪ 모두 잠깨워 다오 ♪

 

어때요? '조선의 마음'!

 

좋은데!
제 2의 이난영이 될 것 같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예!

 

- 잘 될 것 같아!
- 감사합니다!

 

소율아!

 

왔구나

 

- 공연 봤어?
- 싫어!

 

오라버니가 초대해주길
기다렸는데

 

오라버니가 너무 했어
그쵸?

 

반성하세요!

 

가요!

 

자! 여러분!
다들 잔들 드시고

 

제가 '조선의 마음을 위하여'
하면 '위하여'

 

자! 조선의 마음을 위하여!

 

위하여!

 

수고하셨습니다

 

소율아!

 

어이구! 소율씨도 오셨네

 

윤우야! 윤우야!

 

정말로 멋있었어

 

야! 난 내일 신문 보면 있잖아
심장마비 올 거 같애... 어?

 

연희씨!

 

내일 부턴 오늘의
서연희가 아니야! 오케이?

 

미영아!

 

빨리 빨리 좀 와라!

- 축하해요 연희씨
- 고마워요

 

자 박수!

 

꽃도 못사왔네

 

자! 가수 서연희씨!
앵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같이 부르고 싶어요

 

저의 오늘을 저보다 더
기뻐해 줄 단 한 사람

 

소율아

 

아니야!

 

에헤이... 자자자! 빼지 마시고
자자 박수 박수 박수!

 

뭐하지?

 

봄 아가씨 할까?

 

봄아가씨요

 

자아...

 

제가 오늘 두 미인을 위해서
써비스로 빛을 쏴드리겠습니다

 

촥!

 

♪ 봄 아가씨 ♪

♪ 가슴에 꽃이 피고 ♪

 

♪ 봄 아가씨 ♪

 

♪ 한숨에 달이지네 ♪

 

♪ 버들피리 소리만 ♪

 

♪ 삐삐리삐리 삐삐리삐리
♪ 삐삐리삐리삐리 ♪

 

♪ 봄아가씨 가슴은 ♪

 

♪ 싱금 싱금 싱금 ♪

 

♪ 봄 아가씨 당기는
♪ 다홍당기 ♪

 

♪ 봄 아가씨 첫사랑
♪ 싹트건만 ♪

 

♪ 시냇물 소리만 ♪

 

♪ 졸졸졸졸졸 졸졸졸졸졸
♪ 졸조로졸졸졸 ♪

 

♪ 봄아가씨 가슴은... ♪

 

♪ 생동 생동 ♪

 

잠깐만요!

 

아직 안 갔어?

 

들어가

 

다리가 왜 그래?

 

네...?

 

아... 아무 것도 아녜요

 

언제부터 이랬어? 어?

괜찮아요

 

하나도 안 아픈데

 

괜찮아요

 

진짜 괜찮은데...

 

못 들었어?

 

홍석이도 그러잖아
연희는 이제 그냥 연희가 아니라고

 

왜 그렇게 화를 내세요

 

화가 나

 

화가 난다고

 

왜 그렇게 화를 내냐고?
화가 난다고!

 

지금까지 나...

 

단 한순간도 너 아닌
다른 사람 맘 속에 품은 적 없어

 

한 2년이면 되겠지?
내 색시

 

안에 있니?

 

소율이 너...
이게...

 

너...

 

걱정 마세요

 

어머니 원대로

 

권번은 지켜드릴 테니까

 

2천장 더 얹어가지고
5천장은 찍어야지! 응?

 

아 그럼 그럼! 사나이가 말이야
배포가 그 정도는 돼야지!

 

아주 전화통에
불이 납니다!

 

- 신문에 나왔어요?
- 응

 

에헤이! 허가 기다리다
언제 물량을 맞추나

허가야 하늘이 두 쪽 나도
낼 모레면 떨어지게 돼 있고!

 

아니 서사장...
이 돈이 우두두두 떨어져 있는데

이거 안쓸어 담을꺼야? 어?

 

서사장은 그냥
돈 쓸어담을 가마니만

가만히 준비하세요, 예?

 

가수가... 되고 싶어요

 

불허

 

저기요! 아! 저기요!

 

당신네들 이거
한번이라도 들어봤어? 어?

 

한번이라도 들어봤냐구?

 

이게 어떻게 만든건데

놔! 놔아! 놔아!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각하께서 이렇게
직접 찾아주시니 영광입니다

 

반드시 훌륭한 레코드로
보답하겠습니다

 

소율양 이쪽으로

 

 

창법미숙?

 

야 윤우야, 창법미숙이
말이 되냐 이게?

 

말이 되냐구 이게!

 

아니 뭔 놈의
경무국장이야

내가 평생 경무국장하고는
코빼기도 얽힌 적이 없구만은

 

암튼... 내가 더 알아볼 테니까

 

사태파악 될 때까진
둘 다 꼼짝 말고 숨어 있어

 

알겠지?

 

연희씨도

 

반드시 찾을게
우리 노랠 세상에 알릴 방법

 

연희랑 함께 할 방법

 

윤우씨...

 

견뎌줘 조금만...

 

너만 있으면
어디든 상관 없어

 

이렇듯 성대한 공연
감사합니다

 

나를 만족시키면

 

너도 내게 만족하게 될 거란 말

 

기억하나?

 

자...

 

시작일 뿐이다

 

난년이네
난년이야

 

저게 어떻게 난년이야
난잡한 년이지

 

영감이 집도 사주고
레코드도 내주고 그런다잖아

 

몸까지 팔아서 그렇게까지
가수가 되고 싶을까?

 

창녀도 저런 창녀가 없다

 

옥향아

 

좋은 가수가 되어야 해

 

누가 뭐라건
그것만 생각해

 

소율아...

 

♪ 달그림자 벗 되리라 ♪

 

수고했어요

 

야! 야!

 

야야야야야!

 

왜 또 왜? 왜? 왜?

 

왜 또?
몰라서 물어?

형도 정신 차려요!

 

이게 벌써 몇 번짼데?

 

총독부가 사들인 거 빼면
제대로 팔린 거?

다 합쳐야
이백장 될까 말까야

 

근데 쟤가 경무국장
이거 아니냐...

방법이 없어
내라면 내는거야

 

미안한데 정소율씨
당신 길은 이거 아냐

 

진짜 하고 싶으면
정가 해요 정가!

 

소율양

 

이해를 좀 해줘야겠어요

 

저 친구가 다 좋은데
융통성이 좀 없어

 

작곡가 바꿔요

 

처음부터 나랑 안 맞는
곡들뿐이었으니까

 

우리가 시간이 없잖아요
소율양?

 

그니까 창법을 쪼금 이렇게
그러니까 이렇게 좀

창법?

 

창법을 이렇게 좀
어떻게 하란 거죠?

 

그러니까 그게
이를테면...

 

아, 같은 권번 출신이니까 알겠네
서연희, 서연희 처럼

 

서연희 앨범이 요즘에
암거래 시장에서 난리 난리가 났어요

그러니까 서연희
창법이 확확 멕혀!

 

설마 창법미숙으로 불허된
서연희를 말씀하시는 거에요?

 

작곡가 김윤우 데려와요

 

♪ 아아 침묵아 ♪

 

♪ 이제 천둥이 돼라 ♪

 

♪ 숨죽인 저 대지를
♪ 흔들어 다오 ♪

 

뭐야 저 자식

 

신경쓰지 말고 술이나 마셔

 

이런 조선놈이!

 

죽을래! 이 자식이!

 

죽여!

 

♪ 눈물아 비 되어라 ♪

 

♪ 아아 침묵아 ♪

 

♪ 이제 천둥이 되라 ♪

 

♪ 설움아 ♪

 

♪ 너는 폭풍이 되라 ♪

 

♪ 눈감은 하늘을
♪ 모두 잠깨워다오 ♪

 

♪ 아아 침묵아 ♪

 

♪ 이제 천둥이 되라 ♪

 

♪ 숨죽인 저 대지를
♪ 흔들어 다오 ♪

 

♪ 설움아... ♪

 

그 작곡가 김윤우 있잖아요?

 

그 친구 문제가
좀 생겼네?

 

출정군인을 팼다는데
몇 년은 썩을 것 같은데

 

조금만 참으세요

 

내가...

 

나갈 방법을 찾을게

 

연희...

 

소식은 좀 아니?

 

너한테... 해야 할 말이 있다

 

이럴 시간이 없잖아요

 

소율아...

우선은...

 

우선은 여기서
나가는 게 중요한데

 

소율씨!

 

마침 잘됐네

 

잠깐만요
이 쪽으로

 

이 쪽으로

 

저기...

 

이거 좀 윤우나 연희씨
한테 좀 전해줘요

 

이게... 뭐

 

아, 두 사람 출국허가서랑
이태리 비자예요

연희씨 데려다가 이태리서
음악공부 시키고 싶대서

출국허가서
받아 놨더니

아니 윤우 이 자식이구 연희씨구
코빼기도 안보이네요

 

둘이... 떠난다구요?

 

아... 모르셨구나

 

암튼, 그 윤우가 물어보면

 

저 빚쟁이들 땜에
숨어 있을꺼라고 좀 전해주세요

 

알겠죠?

 

부탁해요 소율씨!
갈게요!

 

이제 오지마라

 

홍석이 만나서 사정 전하고
너는 이제 오지마

 

왜요?

 

난 오라버니한테
아무것도 아니니까?

 

여기서 나가면 연희랑
떠날 거니까?

 

그래

 

나는요?

 

약속했잖아

 

맹세했잖아

 

내 말대로 해줘

 

오라버니가
마음 바꿔요

 

그렇게 쉬운 거

 

한번 변한 맘 두 번은
못 변할까

 

부탁이 있어요

 

대일본제국을 모욕한 자다

 

형기를 채울 때까지
석방은 없다

 

그대로...

 

가둬주세요

 

아무도 만나지 못하게

 

연희야

 

미안, 많이 기다렸지?

 

아니...

 

녹음이 길어져서

 

니 노래 들었어

 

축하해
정말

 

고마워

 

소율아

 

윤우씨...
소식 좀 아니?

 

어느새 윤우씨가 됐구나?

 

바보

 

오라버니가 뭐라구
그렇다구 나까지 찾지도 않아?

 

소율아

 

오라버닌 아마
잘 지낼 거야

 

난 니가 더 걱정이다

 

연희야

 

오라버니

 

너무 믿지마

 

나는 그 사람 믿어

 

반드시 함께 할 방법
찾겠다 그랬어

 

찾고 있을 거야
지금도...

 

소식 들음 알려줘

 

그럼

 

오라버니 아니어도
레코드는 다시 낼 수 있어

 

내가 도울게

 

고맙다... 정말

 

근데 지금은 안 될 거야
허가증이 없어서

 

정말?

 

소율아...

 

혹시 내가 노래
할만 한 데 없을까?

 

노래가 너무 하고 싶어

 

정소율양과는
어떤 사이요?

 

동무예요, 둘도 없는

 

둘도 없는 동무라?

 

틀린 말은 아니네

 

어쨌든 돈 하나는
두둑하니

 

여기, 지장

 

근데...

 

총독부 특별 촉탁
가수가 뭐예요?

 

그것도 모르고 왔소?

 

말 그대로 '특별' 한 가수

 

에헤이

 

예쁜데?

 

잘 어울린다

 

마셔, 마셔

 

왜요?

 

저는 이러면 안되나요?

 

난 창녀니까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하는 거죠?

 

누구요?

 

누구요?

 

소율이... 소율아...

 

연희야! 연희야!

 

금팽아! 금팽아!

 

정신차려!
연희야!

 

아이고 어떻하냐...
큰일났다

 

연희야... 정신차려

 

문 열어!

 

빨리 문 열어!

 

빨리 문 안 열고 뭐해!

 

아이구,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셨는데

제가 말씀드릴게요

아 저기요, 저기요!
그게요

 

아니 저기

 

저기! 제 말도 좀
들어보시라니까요!

 

잠깐만 잠깐만

 

제 말씀 좀 들어보시라구요!
아 저기요...!

 

아니 왜들

 

아, 여기 없다구요!

연희 걔는 애저녁에
여길 떠났어요

 

지금 없다니까요!

 

무슨 일입니까?

 

살해범을 수색하러 왔다

 

살해범을 찾는데

 

어찌 권번을 수색한단 말입니까?

 

얌전히 있어라

 

히라타 기요시!

 

나는...

 

히라타 기요시 경무국장 각하의 여자다

 

여기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한다면

 

경무국장께서

 

오늘의 무례에 답할 것이오

 

가자!

 

아침에 소란이 있었다지?

 

동물원에 가본 적 있나?

 

우두머리는 권위에 도전하는
놈들의 숨통을

 

가차없이 끊어버린다

 

서연희

 

다시는 널 울리지 못할거다

 

지금까지 다...

 

니가 한 짓이었어

 

지금 나가면 안돼

 

내 말 들어 연희야!

 

연희야!

 

연희야!

 

놔!

 

연희야!

 

지금 나가면 안돼!

 

니가 왜!
나한테 왜!

 

니가 그렇게 만들었잖아

 

모든 걸

 

훔쳐갔잖아

 

모든 걸 줬는데 왜?

 

넌 나한테 왜그랬는데?

 

난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어

 

봐!

 

근데 왜 난 아무것도 없지?

 

너도...

 

윤우 오라버니도

 

노래도

 

니가 없어졌으면
좋겠어 연희야

 

너만 아니면

 

내가 이럴 수는 없어

 

아니

 

널 그렇게 만든건 너야

 

넌 이제 아무것도 아니야

 

동무도 아니야

 

넌 그저 더러운 창녀야!

 

더러운 왜놈의 창녀!

 

아니야!

 

아니야!

 

윤우씨 어딨어?

 

말해! 윤우씨 어딨어?

 

아니야!

 

아니야!

 

서연희!

 

너를 마츠다 히데키 중위
살해범으로 체포한다

 

저항하면 발포한다

 

쏴!

 

나를 원망하나?

 

너 역시 바라던 바 아니었나?

 

김윤우 선생?

 

노래 하나 만듭시다 우리

 

지금은 쓸 수가 없습니다

 

제 노랜, 허가도
나지 않구요

 

허가? 허가는 무슨 허가
정소율 양이 부를 노랜데

 

소율양 뜻이라면
안되는 게 없는 세상 아니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거 아뇨
경무국장 애첩

 

정소율!

 

정소율 나와!

 

연희 어딨어?

 

너무 매정하게
그러지 마요

 

오라버니한테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어

 

♪ 사랑 ♪

 

♪ 거~즛 말 ♪

 

♪ 님 ♪

 

♪ 날 사랑 ♪

 

♪ 거~즛 말 ♪

 

사랑은 다 거짓말이래

 

그래?

 

잘 들어요

 

지금까지 나

 

단 한 순간도 다른 사람
마음 속에 품은 적 없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내 맘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연희 어딨어?

 

죽었어요, 연희

 

내가 그런 거 아냐

 

걔가 운이 나빴을 뿐

 

무슨 짓을 한 거야!

 

그 애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오라버니...

 

내가... 내가 왜...
여깄는지

 

왜 창녀가 됐는지...
물어봐야지... 응?

 

왜?

 

니가 뭐가 됐든 상관없어!

 

니가 한 짓을 알아야 될 뿐이야!

 

손대지 마!

 

그 분께 손대지 마!

 

내 노래를 작곡하실 분이야

 

만들어줘요
나만을 위한 노래

 

응?

 

약속했잖아

 

응?

 

소율아

 

맹세했잖아
약속했잖아

 

해방이다!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일로와!

 

여... 여기 창녀가 있다!

여기 경무국장한테
몸을 판 창녀가 있다!

 

서연희 선생의 앨범 복원이
마무리 됐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오래 기다리셨죠? 드디어

내일, 그 전설의 노래

 

'조선의 마음'을
들려드립니다

 

서연희 선생에 대해
아시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연을
갖고 계신 분

저희 가요 반세기
담당자한테

연락주시는 거
잊지 마시구요

저는 물러갑니다
이양희 였어요

 

서연희 선생을 아신다고요?

 

저... 실례지만
관계가 어떻게 되시는지?

 

접니다

 

제가 서연희 에요

 

아... 제가 몇 가지만 더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번에 대성권번
터에서 발견된

 

뭐 아직 언론에
발표되지 않았으니까

 

선생님의 미발표곡에 대해
좀 설명을 해주시면

 

♪ 홀로 메마른 들판 위에 ♪

 

♪ ...흔들어다오 ♪

 

♪ 설움아 ♪

 

♪ 너는 폭풍이 되라 ♪

 

♪ 눈감은 하늘을
♪ 모두 잠깨워 다오 ♪

 

서연희...

 

궁금해가...
안와볼 수가 있어야제

 

맞제?

 

니는 진짜로
못 알아보는기가?

못 알아보는 척
하는기가?

 

내는 단박에
알아 봤는데

 

그 늙은이 죽고
나는 바로 재혼했다

 

남편도 아들도 모른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니가 아는 옥향이는
오래 전에 죽었다

 

내가 알던 소율이도
죽었을끼다

 

맞제?
내말이 맞제?

 

잊지 말그래이

 

누가 뭐라캐도
좋은 가수가 되는 거

 

그거 뿐인기라

 

노래 잘 들었어요
서연희 씨!

 

선생님!

 

선생님!

 

저 좀 보고 가시라니까요

 

잠시만 계세요, 선생님

 

선생님이 엄청
좋아하실 거 같아서

 

'하늘아래 하나뿐인 동무'

 

정소율에게...

 

여기 적힌 정소율이...
이분 맞죠?

 

엄청 친하셨나봐요
두 분이...

 

들어보신 적은 있으세요?
이 노래?

 

글쎄 너무 오래전이라...

 

좀 그렇긴 하죠?

 

솔직히 이분 노래들은...
꼭 다 선생님 아류 같았으니까

 

근데, 참... 이상하죠?

 

'사랑, 거짓말이'

 

이 노래 하나만은
희한하게 달라요

 

전통적인 창법을
가요에 접목시킨 것도 그렇고

 

일단 소리가요...

 

이 분 목소리가...

 

음정 하나하나, 박자 하나하나
완벽하게 정석이면서도

 

지독하게 처절한 게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마음이 그냥 그대로 느껴져요

 

아 또 말하다보니
울컥하네

 

암튼 지존!
지존 중의 지존!

 

아니 저...

 

아니, 선생님이
선생님이 더 훌륭하시죠

 

왜 몰랐을까요...

 

그렇게 좋은 걸

 

그 때는 왜 몰랐을까요?

 

에이 선생님

 

들어보심 아시죠! 자자

 

노래 들어갑니다!

 

♪ 거즛말이 ♪

 

♪ 거즛말이 ♪

 

♪ 님 날 사랑 거즛말이 ♪

 

♪ 거즛말이 ♪

 

♪ 사랑 거즛말 ♪

 

♪ 사랑 거즛말 ♪

 

♪ 사랑 거즛말 이로다 ♪

 

♪ 꿈에 보인다는 말이 ♪

 

♪ 더더욱 더더욱 ♪

 

♪ 거즛말이 ♪

 

♪ 사랑 거즛말이 ♪

 

♪ 사랑 거즛말 ♪

 

♪ 사랑 거즛말 ♪

 

♪ 사랑 거즛말 이로다 ♪

 

♪ 아 사랑 ♪

 

♪ 아 사랑 ♪

 

♪ 거즛 거즛말 ♪

 

sub2smi by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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