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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되는 효과음]
[까마귀가 깍깍 운다]

 

[바람이 휭 분다]

 

[새가 푸드덕거린다]

 

[장엄한 음악]

 

[까마귀가 크게 깍깍 운다]

 

[화살이 픽 박힌다]

 

[아파하는 신음]

 

[전투 소리]

 

[챙챙]

 

[푹 찌른다]

 

[방원과 여자의 격정적인 신음]

 

[적군의 신음]

 

[방원과 여자의 격정적인 신음]

 

[민재의 힘주는 신음]

 

[방원과 여자의 격정적인 신음]

 

[칼로 쓱 벤다]

 

[말이 투루루 숨을 내뱉는다]

 

[전투 소리]

 

[방원의 격정적인 신음]

 

[여자와 방원의 격정적인 신음]

 

[힘주는 민재]

 

[휙]
[챙]

 

[힘주는 민재]

 

[말이 투루루 숨을 내뱉는다]

 

[방원과 여자의 격정적인 신음]

 

[민재의 힘주는 신음]

 

[민재의 힘주는 신음]

 

[적장의 아파하는 신음]

 

[적장의 아파하는 신음]

 

[여진어로]
비열한 잡종 새끼

 

[코웃음]

 

[칼로 푹 찌른다]

 

[방원과 여자의 격정적인 신음]

 

[전투 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도전)
옛 폐단을 고쳐 나라를 새롭게 하고자
새 왕조를 연 작금에

 

공신들이 국록을 먹으며
나라의 보호를 받으면서도

 

사사로이는 병사들을 거느리고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것은

 

이치에 어긋날뿐더러 국력을
분열시키는 행동이라 사료되옵니다

 

해서 공신들의 사병을
모두 삼군부로 귀속시키고

 

[대신들이 불평한다]
사분오열된 병력을 하나로 모아

 

진법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옵니다, 전하

 

수만의 군사가
갑작스레 훈련을 하다가는

 

(조준)
상국 대명 황제의 오해를 살 게
뻔하잖습니까?

 

그 뒤를 어찌 감당하시려 하십니까?
[대신들이 동조한다]

 

좌정승께서는 조선의 내정보다

 

상국의 눈치가 중요하십니까?

 

하면 이 나라가 전란에라도 빠지길
바라신다는 뜻입니까?

 

(대신1)
닥치시오!

 

[대신들이 논쟁한다]

 

[큰 소리로]
그만들 하시오!

 

(태조)
개국한 지 얼마나 됐다고 어찌 이리도
뜻이 모이질 않는단 말이오?

 

전하

 

(상선)
조영규 도총제사와
김민재 우군 총제사가 도착했사옵니다

 

[반가워하며]
오, 들라 해라

 

신 도총제사 조영규, 성은을 입어
북방 오랑캐를 토벌하고 왔나이다

 

어서 오시게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나

 

(민재)
신 우군 총제사 김민재
인사드리옵니다

 

경이 이번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다 들었소

 

(태조)
그대를 보면 씁, 꼭 내 젊은 날을
보는 듯하여 흐뭇허이, 음?

 

[태조의 만족스러운 웃음]

 

- 좌정승
- 예, 전하

 

경이 주도하여
승전하고 돌아온 두 장군들을

 

(태조)
섭섭지 않게 위로토록 하시오

 

(좌정승)
명을 받들겠나이다

 

[태조의 호탕한 웃음]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사내가 아이들을 쫓아낸다]

 

[말이 투루루 숨을 내뱉는다]

 

(주인)
자, 은화 20정부터 들어갑니다
은화 20정...

 

(주인)
은화 20정 나왔습니다
21정 있습니까, 21정?

 

- (양반) 21정!
- (주인) 21정 나왔습니다

 

(주인)
22정 기다립니다, 22정...

 

[시끌벅적하다]

 

[탁]

 

(방원)
아니, 이게 누구신가?

 

사지에서 큰 공을 세우신
김민재 우군 총제사 나리가 아니신가?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내 자네 덕에 평안하다마다
[호탕한 웃음]

 

- 강비 소생 막내가 세자가 되었네
- 예, 알고 있습니다

 

그 일로 오신 겐가?

 

무슨 말씀이신지...

 

이 이방원이가 세자가 되지 못해서

 

울적할까 염려돼서
온 거냐고 묻는 걸세

 

자네 빙부가 정했다 들었네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세자 자리는 주상 전하께서
정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네 빙부가 참으로 부럽네

 

이처럼 강한 사내를 곁에 두고 있으니
무슨 근심 걱정이 있겠는가

 

아무튼 긴 이야기는
이따가 연회 자리에서 나누세나

 

[말이 투루루 숨을 내뱉는다]

 

내 가네

 

[수하가 말을 채찍질한다]

 

[여자 비명]

 

(남자)
도둑이야, 저놈 잡아라!

 

[사람들이 웅성댄다]

 

[아이의 놀란 숨소리]
[아이의 아파하는 신음]

 

(가희)
아니 됩니다!

 

[가희의 가쁜 숨소리]

 

노리개를 훔쳤다 하여
어린것을 불구로 만들려 하십니까?

 

(가희)
그저 배고픈 어린아이일 뿐입니다

 

[못마땅한 한숨]

 

너는 이걸로 몇 끼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나에겐 헤어진 어머니가 주신
하나밖에 없는 선물이란다

 

[차분한 음악]

 

(가희)
우선은 이걸로 끼니를 해결하고

 

앞으로 이런 짓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알겠지?

 

누구나 소중한 것이 있는 법이란다

 

[가희의 난처한 숨소리]

 

결례를 범하였습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콧숨을 내뱉는다]

 

가자
[말이 투루루 숨을 내뱉는다]

 

(도전)
정안군을 만나고 왔다고?

 

(민재)
그렇습니다

 

[코웃음]

 

이빨 빠진 호랑이 흉내를 내지만
내 눈은 못 속이지

 

[긴장되는 음악]

 

발톱을 숨기고 있음이야

 

(도전)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그가 어떤 성정을 가졌는지

 

(도전)
이제부터는 예전과 같은 친우의 정으로
그를 생각하면 곤란할 것이야

 

알았는가?

 

(민재)
알겠습니다

 

(도전)
삼군부 수장으로 자네가 결정됐으니
그리 알고 준비하게

 

(민재)
하나 빙부 어른

 

이번 전투를 끝으로 쉬겠다고
분명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도전)
시국이 그렇지가 못하네!

 

(도전)
배다른 막내가 세자가 됐어
게다가 군제 개편으로 시끄러운 판국에

 

내부의 결속을 위해
밖의 적들을 이용할 걸세

 

요동 땅을 칠 것이야!

 

그러니 자넨 그저
조용히 명만 따르게

 

[옅은 한숨]

 

그래, 차도가 좀 있더냐?

 

[웃으며]
지난번에 주신 탕약 덕에
많이 나았습니다

 

다행이구나

 

빨리 쾌차하여
공주도 빨리 2대손을 이어야지

 

[경순 공주와 도전의 웃음]

 

(경순 공주)
[멋쩍게 웃으며]
아바마마도...

 

(태조)
내 일부러 이리 온 것은

 

부마에게 직접
전해 주고픈 것이 있어서라네

 

- (태조) 들여오거라
- (상선) 예

 

(태조)
열어 보게

 

[진과 경순 공주의 감탄하는 신음]

 

[태조의 웃음]
(도전)
이것은...

 

(태조)
삼봉, 기억하는가? 향낭일세

 

이 귀한 것을 제 외손주에게
하사하신 것이옵니까?

 

(태조)
그, 대대로 장인이 사위에게
직접 전해 주는 귀한 것이니

 

(태조)
항시 몸에 지니고 있게나, 어?

 

망극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전하

 

[호탕한 웃음]

 

씁, 사실 그 향낭은

 

사위에게 은근히
후사를 종용할 때 쓰는 것이라네

 

(태조)
알아듣겠는가?

 

[함께 웃는다]

 

[술을 조르르 따르는 태조]

 

(태조)
아니, 이리 있어도 되겠는가?

 

자네를 위한 연회인데
늦어서는 안 되지

 

(태조)
괜찮으니 어서 가 보시게

 

- (민재)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 (태조) 음

 

[멀어지는 발걸음]

 

(태조)
자, 한잔하시게나
[함께 웃는다]

 

(태조)
오늘 밤 이 술 한잔 먹고
어찌 안 되겠나?

 

[도전과 태조의 호탕한 웃음]

 

[흥겨운 연주가 흘러나온다]

 

[좌중이 즐겁게 떠든다]

 

[방원의 호탕한 웃음]

 

(방원)
아니, 그래, 그랬단 말인가?

 

(기녀)
그렇사옵니다, 쭉

 

[반가워하며]
오, 왔는가?

 

아, 이보게, 주인공이 이리 늦으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죄송합니다
집안일 때문에, 좀...

 

[조준 술 취한 목소리로]
흥하는 집안은 역시 바쁜가 봅니다

 

삼봉 대감도 못 오신다 하시고

 

[영규 술 취한 목소리로]
아니, 뭐, 장인이나 사위나
큰일은 죄다 가로채!

 

공을 세우려 하시니
공사가 다망하신 것은 당연하시겠지

 

(방원)
그러게 내 뭐랬습니까?

 

대감께서는 그 몸을 좀 더
날렵하게 하라 하지 않았소?

 

안 그렇습니까?

 

[방원과 좌중의 호탕한 웃음]

 

(방원)
자, 쭉!

 

(좌중)
쭉!
[좌중의 웃음]

 

(매향)
저 아이는 가희라 하는 아이입니다

 

요즘 명에서 유행하는 춤인데

 

오늘 자리를 위해
성심껏 준비했다 합니다

 

[애잔한 음악]

 

[고조되는 애잔한 음악]

 

[영규의 힘주는 신음]

 

[가희의 힘주는 신음]

 

[와장창]
[좌중의 놀란 비명]

 

[음악이 끊긴다]
춤에도 예도와 법도가 있는 법입니다
아실 만한 분이 이 무슨 짓입니까?

 

(영규)
이 천한 것이!

 

[스릉]
[영규의 힘주는 신음]

 

[영규 격분하며]
오늘이 네년의 제삿날이렷다!

 

[매향 다급하게]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아직 머리도 올리지 못한 아이이니
제발 너그러이 봐주시옵소서

 

(영규)
뭐라?

 

머리도 못 올려? 좋다!
[긴장되는 음악]

 

[탁]

 

그럼 네년의 머리를 내가 올려 주마

 

이 자리에서 죽으면 죽었지
그리는 못 하겠습니다

 

차라리 죽겠다?

 

네년의 버릇을
오늘 단단히 고쳐 주마!

 

[좌중의 놀란 비명]

 

[음흉한 웃음]

 

그만하시지요

 

네놈이 공을 좀 세우고
주상 전하의 총애를 받는다고

 

[힘주며]
이젠 내가 아랫것으로 보이느냐?

 

[긴장되는 음악]

 

이쯤에서 그만하시지요

 

[영규의 코웃음]

 

그럼 네놈도 이년의 머리를
올리고 싶은 게야?

 

[영규 비열하게 웃으며]
좋다

 

누가 이 계집의 머리를 올릴지

 

이참에 아예
피로 승부를 보자, 뽑아라!

 

[탁]

 

내 아무리 공신 책봉도 받지 못한
일개 군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이 명색이 왕자인데

 

너무들 하십니다

 

그럼 말입니다, 선택권을 저 계집에게
한번 줘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방원의 호탕한 웃음]

 

그거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방원)
내 기쁜 마음으로 연회에 참석했는데

 

저 계집 때문에 이리 없는 사람
취급당하고

 

게다가 피까지 봐야 한다니요

 

(방원)
두 분 중 한 분이
저 계집의 선택을 받아 주시지요

 

[차분한 음악]
(방원)
옳거니, 그것이 네 마음이렷다!

 

자, 우리 다 같이

 

(방원)
저 두 사람을 위해서
지화자 한번 하는 거 어떻겠습니까?

 

[방원의 웃음]

 

[방원 큰 목소리로]
자, 지화자!

 

(좌중)
지화자!

 

[좌중이 즐겁게 떠든다]
[흥겨운 음악]

 

(민재)
무슨 생각으로 이리하였느냐?

 

피를 흘리시기에 그랬을 뿐입니다

 

[한숨 쉬며]
뭐, 곤란한 상황은 넘겼으니 쉬어라

 

[민재의 힘주는 숨소리]

 

(가희)
지금 이리 가시면
제 입장이 곤란해집니다

 

(민재)
무슨 말이냐?

 

이곳에서도 초야에 소박맞은 계집은
재수가 없다 하여

 

(가희)
사내들이 찾지 않는다 합니다

 

[구경꾼들의 놀란 숨소리]
[풀벌레 울음]

 

[아련한 음악]

 

[탁 친다]

 

[구경꾼들의 놀란 신음]

 

[멀어지는 바쁜 발소리들]

 

[아련한 음악]

 

[민재 당황하며]
그만하거라

 

(민재)
이만하면 소박맞았다
책망받지 않을 것 아니냐

 

[민재의 옅은 한숨]

 

(가희)
듣기론 흉포하고
거친 분이라 들었는데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가희)
살생하기에 거리낌이 없어

 

수저 들기보다
쉽게 하신다고까지 합니다

 

그저 명을 받들 뿐이다

 

살생을 하는데
어찌 거리낌이 없겠느냐?

 

(민재)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쉬어라

 

[무거운 음악]

 

[병사들이 소란스럽다]

 

[장작이 타닥거린다]

 

[병사의 힘주는 신음]

 

[무희가 저항한다]

 

[병사의 고함]

 

엄니, 엄니, 엄니!

 

[무희의 저항하는 소리]

 

[고조되는 무거운 음악]

 

[풍덩]

 

[어린 민재의 힘주는 신음]

 

[칼로 쓱 벤다]

 

(도전)
진정한 복수를 하고 싶으냐

 

[민재의 놀란 숨소리]

 

[아련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처녀)
정녕 새끼 고양이만 꺼내 주면

 

그 노리개 저한테 주시는 거죠?

 

그렇다니까

 

아니, 내 손이 당최 커서, 응?

 

틈에 껴서 구슬프게 울고 있는
소리가 들릴 것이니

 

자네만 들어가게
난 밖에서 기다리겠네

 

[남자1의 음흉한 웃음]

 

[고양이 울음]

 

[놀라게 하는 신음]
[처녀의 비명]

 

[처녀의 놀란 비명]

 

[처녀의 저항하는 소리]
(진)
쉿, 쉿

 

[처녀가 울부짖는다]
(진)
가만있어, 가만있어, 응?

 

[아파하는 진]

 

[무거운 음악]
[처녀의 고통스러운 신음]

 

- (진) 이 천한 것이, 감히...
- (처녀) 살려 주세요

 

[진 분노하며]
네가, 네가, 감히!

 

[때리는 소리]
[처녀의 비명]

 

[친구들의 당황한 신음]

 

[숨을 크게 내뱉는다]

 

[진의 힘주는 신음]
[처녀의 힘겨운 신음]

 

[비열한 웃음]

 

[진의 힘주는 숨소리]

 

[힘주는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진의 격정적인 신음]

 

[키득거리는 남자들]

 

[새가 지저귄다]

 

[코웃음]

 

(남자1)
이 사람 좀 보게
[친구들의 웃음]

 

(남자2)
전에 건드린 계집이 양인이었다더군

 

(남자3)
관에서 고변을 접수 받은 모양이야

 

[남자2 웃음]

 

아, 그러게 천것들만
잘 봐 가면서 꼬셨어야지

 

딱 봐서 천것인지 양인인지
어찌 구분하나?

 

행색이 그러니까 천것인 줄 알았지!

 

[친구들의 웃음]

 

[진의 못마땅한 한숨]

 

우리 아비들이 피땀으로 세운 나라에서
자식들이 덕 좀 보려는데

 

[비열하게 웃으며]
일이 이리 꼬이나?

 

아무튼 그리됐으니, 그만들 두고
이제 다시 기방 출입이나 하세나

 

[친구들의 음흉한 웃음]

 

아, 우리야 그래도 상관없지만

 

이 지엄하신 주상 전하께서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시는

 

(남자1)
우리 부마 나리는 이를 어이할꼬?
[친구들의 웃음]

 

아, 제길
생각지도 못한 부마... 쯧

 

어쩌겠는가, 대단하신 외조부님과
아버님을 둔 자네 운명이 그런 것을

 

그나저나 말이 나와서 말인데
자네들 그 소문 들었는가?

 

무슨 소문 말인가?

 

(남자1)
글쎄 이 친구 부친께서

 

어젯밤 동기 계집의 머리를 올렸다는
소문이 아주 파다하네

 

[새어 나오는 웃음]

 

[상을 탁 치며]
사실이야? 내 그럴 줄 알았지!

 

(진)
겉으로는 아닌 척
있는 무게는 다 잡더니...

 

[진의 웃음]

 

[불길한 음악]
어차피 사내 속이야
다 똑같은 것이야

 

[음흉한 웃음]

 

[친구들의 웃음]

 

(태조)
어떻게 세운 나라인지 잘 알 것이네

 

예, 전하

 

(민재)
전하

 

[무거운 음악]

 

(태조)
그 칼을 주는 것은

 

자네가 이젠 최렴보다 더한
내 분신이 되어 주길 바라서일세

 

나와 세자를 위해서
다른 누구보다 자네가 필요해

 

해서 과거 전 왕조로부터 내려온

 

(태조)
삼군도총제부 체제를 철폐하고 새로이

 

의흥삼군부로 군제를 재편하노니

 

(병사들)
충!

 

(태조)
내 곁에서 나를 위해 칼을 들게
그 칼로 세자를 지켜 주게나

 

내 첫 부탁이자 어명이네

 

(태조)
새로운 삼군부의 수장으로
김민재 우군 총제사를

 

(태조)
판의흥삼군부사로 임명하노라

 

어심을 받들어 명을 지키겠나이다
전하

 

[북이 둥둥 울린다]
[병사들의 기합]

 

[병사들이 대련한다]

 

(영규)
이,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평생을 칼 밥 먹은 저에게

 

예조 전서라니
[영규의 깊은 한숨]

 

[흥분하며]
좌천도 이런 좌천이 어디 있습니까?

 

[병사들이 대련한다]
그렇지, 그렇지, 옳지
[방원의 호탕한 웃음]

 

[큰 소리로]
아니, 이 나라가 삼봉과 김민재
둘의 손에 다 넘어가게 생겼습니다!

 

둘의 손이라니요?

 

김민재야 삼봉의 개가 아닙니까?

 

[개 흉내를 낸다]

 

[방원과 민씨 부인이 깔깔 웃는다]

 

아,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아, 솔직히 이 나라를 세우는 데

 

나리만큼 큰 공을 세우신 분이
어디 있습니까?

 

(영규)
한데 세자 책봉에
저들이 죄다 뒤흔드니

 

[흥분하며]
제가 화가 나서 그럽니다

 

[방원의 실없는 웃음]

 

그렇지, 그렇지
그렇게 수를 읽어야지, 옳지

 

[답답해하며]
아이고, 나리, 아!

 

난 말입니다
난 이렇게 지내는 게 좋습니다

 

[영규 흥분하며]
나리!
[방원의 실없는 웃음]

 

[병사들의 함성]

 

[기녀들의 웃음]

 

[흥겨운 연주가 흘러나온다]
(영규)
내 오늘은 그 계집의 수청을

 

기필코 받아 내야겠으니
준비되는 대로 바로 들이거라

 

[매향 당황하며]
하나 그 아이는
뫼신 분이 있는 몸이라

 

기예만 파는 예기옵니다

 

[버럭 하며]
야!

 

들이라면 들일 것이지
뭔 잔말이 그렇게 많아!

 

[떨리는 목소리로]
알겠습니다

 

[영규의 못마땅한 한숨]

 

[쾅]

 

[개운한 숨을 내뱉는 영규]

 

[웃음]

 

[흥겨운 연주가 흘러나온다]

 

(이제)
나리, 저, 저기...

 

(매향)
왜 이러는 것이냐?
[말이 투루루 숨을 내뱉는다]

 

[긴장되는 음악]
(매향)
어서 내려오너라, 어서!

 

[민재의 힘주는 신음]
(매향)
왜 이러는 게야, 어?

 

(가희)
아무리 천한 곳이라 해도
지켜야 할 법도가 있고

 

천한 기녀라 해도
지켜야 할 마음이 있는 법입니다

 

계속해서 저를 찾으시겠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뛰어내릴 것입니다

 

[코웃음]

 

[사람들의 걱정하는 목소리]

 

네깟 년이 그리 죽는다고

 

(영규)
누가 정절을 지킨 열녀라고
봐줄 줄 아느냐?

 

그저 미친년 하나
자재한 것밖에 더 되겠느냐?

 

[사악한 웃음]

 

영감과 같은 사내들 품에 안겨
웃음을 파느니

 

차라리 미친년으로 자진하는 게
더 나을 듯싶어 이리합니다

 

[격분하며]
뭐라?

 

[사람들이 말린다]
가희야, 왜 이러는 것이냐?

 

[말이 투루루 숨을 내뱉는다]

 

[매향 울먹이며]
이러지 말아라, 안 된다

 

[슬픈 숨소리]

 

[사람들의 놀란 목소리]
(매향)
가희야!

 

[풍덩]
(수하들)
나리!

 

(수하1)
나리, 안 됩니다!

 

[수하들의 말리는 목소리]

 

[사람들의 걱정하는 목소리]

 

(매향)
이런 일이 또 없을 거라
누가 알겠습니까?

 

나리께서 머리를 올려 주신 이후로
이 손수건을 품에 품고 다니며

 

그 어떤 사내들의 제안도
모두 거절한 아이입니다

 

몸을 추스르는 대로
이곳에서 내보낼 생각입니다

 

(민재)
어찌하려 그러느냐?

 

나리께서도 이 아이를
거두실 생각은 없지 않습니까?

 

[애잔한 음악]
(매향)
저도 꽃에 나비가 모여들어야

 

먹고사는 계집입니다

 

(매향)
하나 향내를 피우지 않는 꽃은
이곳에 맞지 않는 법

 

그저 제 살길 찾아가라 해야지요

 

[민재의 한숨]

 

[고조되는 애잔한 음악]

 

[비가 후드득 떨어진다]

 

[탁탁 소리가 들린다]

 

[힘주는 신음]

 

[기합]

 

[장면 강조 효과음]

 

[새가 지저귄다]

 

(정씨 부인)
사내를 믿을 만큼
순진하고 깨끗하냐?

 

그 더러운 몸으로
어디 대감의 발목을 잡으려 했느냐?

 

(정씨 부인)
어차피 너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더냐?

 

대감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되기 싫거든
이 길로 썩 멀리 사라지거라

 

"송"

 

[사람들이 도란도란 떠든다]

 

[가희 내레이션]
나리를 위하는 길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애절한 음악]
소녀에게 베푸신 나리의 은혜가
너무 큰 나머지

 

취향루에서 왔다고 합니다

 

[가희 내레이션]
소녀도 그만
나리를 연모하게 되었습니다

 

하나 이 몸이 그저
나리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될까 두려워
[쾅]

 

그 마음 서편과 함께 적어 보내고
그만 떠나려 하오니
[기합]

 

부디 강녕하소서

 

아씨, 가희 아씨!

 

[놀란 숨을 내뱉으며]
나리

 

[가희의 놀란 숨소리]

 

[가희와 민재의 격정적인 신음]

 

[민재와 가희의 격정적인 신음]

 

[데구르르]

 

[가희와 민재의 거친 숨소리]

 

[가희와 민재의 격정적인 신음]

 

[가희와 민재의 격정적인 숨소리]

 

[가희의 떨리는 숨소리]

 

[가희의 떨리는 숨소리]

 

[거친 신음]

 

[가희와 민재의 격정적인 신음]

 

[가희의 격정적인 신음]

 

[민재의 힘주는 신음]

 

[가희의 떨리는 호흡]

 

[가희의 격정적인 신음]

 

[가희와 민재의 격정적인 신음]

 

[가희와 민재의 격정적인 신음]

 

[민재와 가희의 가쁜 숨소리]

 

(경순 공주)
어떤 이인지 궁금했는데
듣던 대로 참 곱구나

 

송구스럽습니다

 

어려워 말고
곁에서 말벗이나 되어 주게

 

부족하지만 공주마마께
선물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위응물의 '유거'로구나

 

시문을 가까이하신다 들어
부족하지만 손수 지어 봤습니다

 

사실 부끄럽지만
나도 글을 좀 쓰고 있는데...

 

무슨 글입니까?

 

그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적고 있다네

 

나중에 꼭 한번 봐 주게나

 

[살짝 웃으며]
알겠습니다

 

(하녀)
부마 나리 듭십니다

 

[경순 공주의 힘주는 신음]

 

이 사람이 아버님의...

 

그렇습니다

 

대감님께 인사 올립니다
가희라 하옵니다

 

[웃음]

 

두 분이 무슨 얘길
그리 정답게...

 

[경순 공주 웃으며]
보시어요

 

[진이 감탄한다]

 

(진)
'귀하고 천한 건 다르나 제각각
일이 있어 어찌 귀하지 않을까'

 

[진의 옅은 웃음]

 

[경순 공주와 가희의 웃음]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경순 공주의 웃음]

 

(경순 공주)
어떻습니까, 훌륭하지 않습니까?

 

[웃으며]
훌륭합니다

 

[멋쩍은 웃음]

 

[작은 소리로]
아주 훌륭하네요

 

[부스럭부스럭]

 

[긴장되는 음악]

 

[탁]

 

주위를 청렴히 하여
몸을 낮추어도 모자랄 판에

 

[버럭 하며]
계집을 집안에 들이다니
왕가의 사돈임을 잊었나!

 

세자 저하를 도와
북벌을 해야 할 판에

 

[버럭 하며]
이 무슨 경거망동이란 말인가!

 

내가 자네를 거두지 않았으면
어찌 살았을 것 같나

 

더러운 오랑캐 놈들과 뒤섞여

 

(도전)
죽은 동물의 살이나 탐하는
들짐승처럼 살았겠지

 

어미가 이족임을 알고도
사위로 받아들였는데

 

제가 빙부 어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진이가 부마가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발끈하며]
지금 진이가 친자식이 아님을
만천하에 고하겠다는 말인가!

 

내 딸의 허물을 이용해
날 욕보일 셈인가

 

빙부 어른과의
약속을 어길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도전의 떨리는 숨소리]

 

(가희)
이 무슨 무례십니까?
어서 나가 주십시오

 

[신발을 툭 놓는다]

 

아버님의 첩이 된 이가
너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떨리는 목소리로]
난...

 

난 네가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가희)
죽다 살아났지요

 

천한 목숨이야 살아지기도

 

[의미심장한 음악]
죽어지기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땐 왜 갑자기 사라졌느냐
내가...

 

내가 널 얼마나 찾았는지...

 

정말 저를 찾아다니셨습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암, 그럼

 

(진)
네가 다시 이렇게 가까이

 

곁에 있게 되어 기쁘다

 

비록 첩이긴 하나
지금은 아버님의 여자입니다

 

(가희)
강상죄라도 범하시렵니까?
어서 나가시지요

 

[진의 떨리는 숨소리]

 

(순분)
아씨, 공주마마께서 찾으십니다

 

[새가 지저귄다]
[개가 멀리서 짖는다]

 

[멋쩍게 웃으며]
다 보았느냐, 어떠하냐?

 

재미있습니다, 귀양 온 양반과
그를 연모하는 기녀의 마음이

 

슬프고도 아름다웠습니다

 

[웃음]

 

다행이구나
뭐 더 해 줄 말은 없느냐?

 

이 글을 보니 생각이 난 건데...

 

(진)
부인 계십니...

 

어이쿠

 

[진의 어색한 웃음]

 

이거 두 분이 담소를 나누시는데
제가 방해를 했나 봅니다
[진의 멋쩍은 웃음]

 

[경순 공주 당황하며]
아닙니다, 들어오세요

 

그래, 계속 말해 보거라, 어서

 

(가희)
그것이, 제가 기방에 있을 때

 

비단 보부상에게서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 (경순 공주) 그래?
- 예

 

한데 그 이야기는
마마께서 쓰신 것과는 달리...

 

무엇이 다르냐?
어서 말해 보거라

 

귀양에서 풀린 양반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기녀가 출세에 지장을 줄까
부담스러워

 

기녀를 해하고
홀로 돌아가는 이야기였습니다

 

불쌍한지고

 

그래,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더냐?

 

근데 그 기녀가 죽지 않고 살아나서

 

그 양반에게 복수를 한다지요

 

(경순 공주)
그래? 어떻게 한다더냐?

 

그게...

 

뒷이야기는 듣질 못했습니다
다음에 와서 들려준다 하였는데...

 

재미로 듣지만
참으로 마음 아픈 이야기로구나
[의미심장한 음악]

 

설마 사실이겠습니까?
그리 악한 인간이 있으려고요

 

(경순 공주)
그럼, 그럴듯하게 지어낸 이야기겠지

 

다음에 그 보부상이 오면
꼭 뒷이야기를 듣고 전해 주게

 

예, 알겠습니다

 

죽은 계집이 살아 돌아왔다
이게 말이 되는가?

 

아, 잠깐, 잠깐, 잠깐

 

아니, 그러니까
이 입막음을 위해 죽인 계집이

 

(남자1)
아버지의 첩이 되어 살아 돌아왔다
그 말이구먼

 

내 자네답지 않게 한 계집을 자꾸
찾을 때부터 불안, 불안하다 했네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남자2가 혀를 찬다]

 

[한숨 쉬며]
제길

 

그 천한 것 미색에
눈이 먼 게 잘못이었네

 

[남자2의 코웃음]

 

나 같으면 간 떨려서
가만있지 못할 텐데

 

[한숨 쉬며]
그, 어머니께 알려야 하지 않겠나?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제대로 입막음해야지

 

[부엉이 울음]

 

[가희의 신음]

 

[가희와 민재의 격정적인 신음]

 

[가희와 민재의 격정적인 신음]

 

[가희의 격정적인 신음]

 

[비가 후드득 떨어진다]

 

[긴장되는 음악]

 

[천둥이 우르릉 친다]

 

[몸싸움 소리]

 

[몸싸움 소리 계속]

 

[천둥이 우르릉 친다]
[챙]

 

[칼싸움 소리]

 

[천둥이 우르릉 친다]

 

[놀란 숨소리]

 

[하인들의 놀란 목소리]

 

[민재 큰 소리로]
여봐라, 나오지 마라!

 

[몸싸움 소리]

 

[천둥이 우르릉 친다]

 

[고조되는 긴장되는 음악]

 

[몸싸움 소리]

 

[민재의 힘주는 신음]

 

[몸싸움 소리 계속]

 

[천둥이 우르릉 친다]

 

[천둥이 우르릉 친다]

 

(민재)
누구냐, 누구의 사주를
받은 것이냐!

 

[가희의 놀란 숨소리]

 

- (가희) 나리!
- (순분) 아씨!

 

[민재 다급하게]
가희야!

 

[가희의 아파하는 신음]
(민재)
가희야!

 

[천둥이 우르릉 친다]

 

[하인들의 놀란 신음]

 

- (민재) 의원을 불러라!
- (하인들) 예!

 

[하인들의 다급한 목소리]

 

[순분 울먹이며]
아씨

 

[천둥이 우르릉 친다]

 

[격분하며]
공주가 머무는 곳에 자객이라니!

 

대체 누가 삼군부사의 집에 괴한을
보낸단 말인가!

 

누구의 소행인지 발본색원하여

 

(조준)
응당 대가를 치르게 함이
당연한 일이겠사오나

 

사병 철폐를 진두지휘하는
삼군부사의 집에서 그 하인들이

 

칼을 들고 싸웠다는 것 또한,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일이라 사료되옵니다

 

주인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칼을 든
하인이 사병이라도 된단 말입니까?

 

부사와 부마, 공주마마의 목숨을
위협한 자들이 누군지

 

밝혀내는 것이 우선이옵니다, 전하

 

자객이 모두 죽었사온데
죽은 이를 어찌 문초할 것이며

 

누구에게 죄를 물을 것입니까?

 

칼을 든 하인이
사병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삼군부가 먼저 나서 하인들을
삼군부에 귀속시키는 것이 옳사옵니다

 

이 모든 일은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이번 일과 관련된 하인들은
모두 삼군부로 보내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단호하게]
이번 일은 이것으로 정리할 것이다

 

이 일을 다시 말하는 자가 있거든
엄벌에 처할 터이니 모두 그리 아시오

 

[긴장되는 음악]

 

[꽹과리 소리]
[멧돼지 울음]

 

[병사들이 소리친다]

 

[멧돼지 울음]

 

[꽹과리 소리]

 

[화살이 쉭 날아간다]
[픽]

 

[픽]
[병사의 다급한 목소리]

 

[방원 반가워하며]
아, 아니, 이거 부사 나리 아니신가

 

여기까지 어쩐 일로
귀한 발걸음을 하셨나

 

오랜만에 같이
활 좀 당겨 볼까 해서 왔습니다

 

나야 좋지, 언제든지 환영이네

 

[힘주며]
자!

 

[긴박한 음악]

 

[픽]
[멧돼지 울음]

 

[픽]

 

[픽]

 

[꿀꿀거린다]

 

[화살이 쉭 날아간다]
[픽]

 

[긴장되는 음악]

 

[픽]
[꿀꿀거린다]

 

(방원)
자네 그 실력 여전하구먼

 

다들 움직임이 좋고 날랜 자들인데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그저 하는 일 없이 주야장천
사냥질이나 하고 다니니

 

들짐승만큼 날랠 수밖에

 

[잔을 툭 내려놓으며]
군께서 제게 손님들을 보내셨습니까?

 

이거 참으로 섭섭하구먼

 

어찌하여 이런 식으로
사병을 키우십니까?

 

난 말일세

 

그저 저 한량들이랑 어울려서
산짐승을 잡으면서 노는 것뿐이라네

 

그럼 저들이 삼군부에 오도록
도와주십시오

 

[숨을 깊게 내뱉는다]

 

왜 하필 이럴 때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려는 겐가?

 

[긴장되는 음악]
나라의 병력을 하나로 모음은
당연한 일 아닙니까?

 

[병사들이 훈련한다]

 

[호탕한 웃음]

 

요동이라도 칠 생각인가, 아니면

 

어린 세자를 앞세워서
옥좌라도 노리시려는 겐가?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하긴, 자네는 무슨 연유에
이런 훈련을 하는지 모르겠지

 

그저 삼봉의 칼잡이 노릇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야

 

사병은 국력을 사분오열시키는...

 

민재야

 

[병사들이 훈련한다]

 

이보게, 김민재

 

나는 삼봉의 말이 아니라
자네의 말이 듣고 싶네

 

(방원)
내 앞에 앉아 있는 이 사내가

 

김민재인가, 삼봉 정도전인가

 

삼봉의 나팔수 노릇이
그리도 좋으시던가?

 

전 그 누구의 사람도 아닙니다

 

칼로 왕을 모시고 백성을 지킬 뿐

 

[한숨]

 

그게 진실이었으면 하네

 

[방원의 호탕한 웃음]

 

(방원)
아니, 그게 그렇게도 좋으십니까?

 

(영규)

[방원과 영규의 호탕한 웃음]

 

[영규 웃으며]
좋다마다요

 

대감들이
그리 도와주실 줄 몰랐습니다

 

[방원과 영규의 호탕한 웃음]

 

- 하 대감이 그러더군요
- (방원) 응

 

'죽은 자를 어찌 문초할 것이며
누구에게 죄를 물을 것이냐'

 

[방원과 영규의 호탕한 웃음]

 

근데, 근데 말입니다

 

그, 키우던 개가 죽으면
그 개 밥그릇은 누가 치울까요?

 

그거야 당연히 개 주인이...

 

그렇게 개 몇 마리 풀어서
맹견 한 마리만 죽이면

 

이 일이 끝날 줄
아셨습니까, 대감?

 

[방원의 한숨]

 

[술병을 탁 든다]

 

[긴장되는 음악]

 

[술을 조르륵 따르는 방원]

 

혹여 저의 목이라도 달아났다면

 

대감이 그 자리에 앉아서

 

이 술 한 잔
받을 수 있었겠습니까?

 

(가희)
이 미친년 목숨에
조 영감 안위가 달려 있다니

 

재미있습니다
[영규의 놀란 숨소리]

 

(가희)
매사가 새옹지마 아닙니까?

 

이번 일을 계기로
일이 수월해질 것입니다

 

(방원)
김민재의 어미가 누군 줄 아십니까?

 

여진족 기녀입니다

 

[비웃으며]
사내들이야 본시에
어미 품을 그리는 법 아닙니까?

 

나리, 엿보는 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화살이 쉭 날아간다]

 

[픽]
[남자의 아파하는 신음]

 

[하륜의 호탕한 웃음]

 

역시 나리는 신궁이신 주상 전하를
쏙 빼닮으셨습니다

 

[함께 웃는다]

 

(방원)
이제 슬슬
모란이 피어도 될 듯합니다

 

[병사들이 훈련한다]

 

(순분)
아씨, 포목점에 비단 보부상이 왔다고
기별이 왔습니다

 

- (가희) 여기서 기다리거라
- (순분) 예

 

[탁]

 

(가희)
계시오?

 

[긴장되는 음악]

 

(가희)
계시오?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음흉한 웃음]

 

[갓을 툭 던진다]

 

그때 못 한 얘기

 

마저 해야 하지 않겠느냐?

 

[진의 놀란 신음]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십니까?
[진의 신음]

 

[진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지

 

[진의 음흉한 웃음]

 

이제야 얘기가 통하는구나

 

강상죄는

 

참수형이라는 걸 아시는지요

 

알다마다

 

범한 자나...

 

그 상대 또한 같이 참수당하지

 

[진 긴장된 숨을 내뱉으며]
그러니

 

너와 내가 입을 맞추어

 

같이 살 방법을
모색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

 

[새어 나오는 웃음]

 

[긴장한 숨소리]

 

[진과 가희의 긴장한 숨소리]

 

여기선 지난번처럼
빠져나갈 구실이 없을 것이야

 

찾아오는 이도 없고
[진의 음흉한 웃음]

 

보부상?

 

그건 내가 너를 빼내려
거짓 연통한 것이다

 

[가희의 경박한 웃음]

 

보부상이오? 무슨 보부상?

 

[통쾌한 웃음]

 

그 얘기가 진짜인 줄 아셨습니까?

 

[가희의 경박한 웃음]

 

그, 그, 그, 그게 무슨...

 

불쌍한 공주

 

재미있으라고 한 거짓말이지요

 

[가희의 코웃음]

 

[진의 놀란 신음]

 

(가희)
재미를 보려거든

 

핑곗거리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 네 말이 맞다
네 말이 맞다

 

대감이 원하는 것을 취하시기 전에

 

저에게도

 

무엇이든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 뭐, 뭐든, 뭐든 주마

 

[진의 긴장한 숨소리]

 

이것을 정표로 주십시오

 

[당황하며]
이것은, 주, 주상 전하가...

 

[진의 놀란 숨소리]
[가희의 웃음]

 

서로 목숨을 건 징표입니다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진의 흥분한 신음]
[가희의 떨리는 숨소리]

 

[진의 떨리는 숨소리]

 

[진의 흥분한 신음]

 

[진 떨리는 목소리로]
그, 그래, 그래, 알았다

 

[떨리는 숨소리]

 

[풀썩]
[진의 신음]

 

[진의 거친 숨소리]

 

[흥분하는 진]

 

[진의 비명]

 

[씩씩댄다]

 

[할아범의 당황한 목소리]

 

뭐 하는 것이냐?

 

[당황한 목소리로]
아이고, 죄, 죄, 죄송합니다

 

쇤네가 그만...
[할아범의 멋쩍은 웃음]

 

웃어?

 

[놀라며]
예? 아이고, 아닙니다, 대감

 

[쾅]

 

(진)
웃어?
[할아범의 아파하는 신음]

 

(진)
웃어?
[하인들의 놀란 목소리]

 

[진 힘주며]
네가 웃어?
[하인들의 걱정하는 목소리]

 

(민재)
무슨 짓이냐!

 

[씩씩대며]
이, 이놈이

 

제 신발에 흙을 묻혀 놓고
웃질 않겠습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나리, 제가 잘못했습니다

 

들으셨죠? 제가 잘못한 게 아닙니다

 

할아범은 네가
강보에 싸여 있을 때부터

 

(민재)
네 수족처럼 움직인 자다

 

따라와라

 

[긴장한 목소리로]
아, 아버님

 

[무거운 음악]

 

(상인)
다음 장에 와요

 

[상인들이 시끌벅적하다]

 

[힘겨워하는 어린 가희]

 

[고통스러워하는 어린 가희]

 

[울부짖는 어린 가희]

 

[진의 격정적인 신음]

 

[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파하는 신음]

 

일어나라

 

[진의 힘겨운 신음]

 

막아라

 

[진의 아파하는 신음]

 

[진의 아파하는 신음]
[달그락]

 

[버럭 하며]
일어나라, 어서!

 

[다급하게]
아버님, 모두 저의 불찰입니다

 

공주는 비키시오
부자간 훈육 중입니다

 

[간절하게]
지아비를 제대로 모시지 못한
제 덕이 부족한 탓이오니

 

저를 꾸짖어 주십시오

 

공주가 끼어들 일이 아니오

 

(정씨 부인)
이게 무슨 소란이랍니까?

 

[정씨 부인의 화난 숨소리]

 

대감, 아들이기에 앞서
이 나라의 부마입니다

 

아랫것들 볼썽사납게
이게 무슨 행동이십니까?

 

부인이 이리 감싸고만 도니
수족을 함부로 대하고

 

제 손에 칼 한 자루
제대로 못 쥐면서

 

[버럭 하며]
시정잡배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 아니오!

 

원치도 않는 부마 자리에 앉혀 놔
벼슬길도 다 막아 놓고

 

[발끈하며]
저한테 뭘!

 

[경순 공주 다급하게]
서방님!

 

[민재의 한숨]

 

친자가 아니라서
그리 함부로 하시는 겁니까?

 

진정 그리 생각하시오?

 

그렇지 않다면, 대감이 지금 그리
역정을 낼 까닭이 없지 않습니까?

 

나는 단 한 번도
진이를 그리 생각한 적 없소

 

그리 생각하는 부인의 태도가
더 문제 아니겠소?

 

저도 낯이 있어 뭐라 하진 않았지만

 

기첩 년 치마폭에 둘러싸인
대감이 그리 말을 하니 우습군요

 

[언성을 높이며]
다른 것은 다 참아도 내 아들에게
그러는 것은 못 참습니다

 

누구 덕에 여기까지 왔는지

 

정녕 잊으셨단 말입니까?

 

[무거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그게

 

정녕 누구를 위함인지
물어도 되겠소?

 

[멀어지는 발걸음]
[화난 숨소리]

 

[풀벌레 울음]

 

(가희)
마마, 가희이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너라

 

[다가오는 발걸음]

 

공주마마가 염려되어 왔습니다

 

(가희)
답답한 마음, 저에게라도
쏟아 내십시오

 

아니다, 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훌쩍이는 경순 공주]

 

그러니 오늘 일은
이만 잊어 주었으면 하네

 

[살짝 웃으며]
그리하겠습니다

 

[웃으며]
기왕 이렇게 왔으니
밤새 말벗이나 되어 주게

 

아, 보부상은 만났는가?

 

예, 그 뒷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반가워하며]
어, 그래
그 기녀는 어찌 되었느냐?

 

[슬픈 음악]

 

[가희 내레이션]
그 일을 알게 된 양반의 어미가
이를 사주하였는데

 

[가희 모 울먹이며]
제발 좀 들어가게 해 주세요

 

[가희 내레이션]
억울함을 호소하려던 기녀의 어미는
도리어 변을 당하고

 

[큰 소리로]
어머니!

 

[어린 가희 흐느끼며]
어머니

 

[가희 내레이션]
심부름을 하던 자가 기녀의 어미를
기녀로 착각하였더랍니다

 

[불이 확 피어오른다]
[사람들의 걱정하는 목소리]

 

[어린 가희의 울음]

 

[오열하는 어린 가희]

 

(경순 공주)
근데 어찌 착각하였을꼬

 

하늘의 뜻이 아니겠습니까?

 

어미가 딸 대신에 죽은 것이로구나

 

공주마마라면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끝내시겠습니까?

 

[슬픈 숨을 내뱉으며]
글쎄

 

(경순 공주)
너무 마음 아픈 이야기라
지금은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구나

 

[픽]

 

또 실패입니다, 저도 어서 빨리
형님들처럼 활을 잘 쏘고 싶습니다

 

[방원의 호탕한 웃음]

 

저하께서도 주상 전하를 닮으셨다면
그 실력이 금세 느실 겁니다

 

[상선 큰 목소리로]
주상 전하 듭시오

 

아바마마!

 

[화살이 쉭 날아간다]

 

[태조의 웃음]

 

부르기 전엔 들지 말라 했을 텐데

 

연유가 무엇이옵니까?

 

[목을 가다듬는다]

 

필요할 땐 손에 피를 묻게 하시더니

 

[긴장되는 음악]
지나고 나니 피 묻은 놈은

 

필요가 없어진 것이겠지요

 

[버럭 하며]
네 이놈!

 

노여움 거두십시오, 주상 전하

 

우리 세자 저하께서
저리도 놀라시지 않으십니까?

 

[사악한 웃음]

 

[화살이 픽 날아간다]

 

[새가 지저귄다]

 

[회상]
(방원)
민재야

 

이보게, 김민재

 

삼봉의 나팔수 노릇이
그리도 좋으시던가?

 

누구 덕에 여기까지 왔는지

 

정녕 잊으셨단 말입니까?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십니다

 

(가희)
무슨 말 못 할 일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민재 한숨 쉬며]
아니다

 

잠시 지난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네가 내 곁에
있게 된 지도 시간이 꽤 흘렀는데

 

어머니께 사실을 알려 드렸느냐?

 

그, 그것이...

 

연통이 끊긴 것이라면
내가 어머님을 찾아 주겠다

 

[슬픈 음악]
사람을 풀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는 찾을 수 없습니다

 

(민재)
저 강에 유골을 뿌렸느냐?

 

(가희)

 

[새가 지저귄다]

 

[당황한 숨을 내뱉으며]
나리

 

이러시면...

 

[난처한 숨소리]

 

어찌 미리 말하지 않았단 말이냐?

 

제겐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

 

(가희)
차마 말씀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훌쩍이며]
송구스럽습니다

 

[안타까운 숨소리]

 

아니다

 

그래, 내가 너를 지켜 주마

 

그 어떠한 위협에서도 반드시

 

(민재)
반드시 너를 지켜 줄 것이다

 

[바람이 휭 분다]

 

[순분의 울음]

 

[훌쩍인다]

 

[뻐꾸기가 뻐꾹 운다]

 

[민재의 화난 숨소리]

 

[불이 확 피어오른다]

 

[순분의 다급한 목소리]
[민재 큰 목소리로]
멈추어라!

 

뭐 하느냐, 어서 다 태우지 않고!

 

[순분의 울음]
[민재를 말리는 하인들]

 

대감, 고정하시지요

 

[순분과 가희의 울음]

 

[애잔한 음악]

 

[가희 다급하게]
위험합니다, 나리!

 

[하인들의 걱정하는 목소리]

 

[가희의 울음]

 

[가희의 놀란 숨소리]

 

[가희의 떨리는 숨소리]

 

미안하다

 

다행히 끝만 조금 그을었구나

 

[민재 한숨 쉬며]
어머님께는 면목이 없구나

 

[멋쩍은 웃음]

 

[숨을 깊게 내뱉으며]
왜 그러셨습니까?

 

어머니 유품이 아니더냐

 

[떨리는 목소리로]
이러시면...

 

이러시면 전 어찌하란 말입니까?

 

[한숨]

 

너에게 해 줄 수 있다는 걸로
나는 족하다

 

더 해 주지 못하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구나

 

[슬픈 숨소리]

 

[애절한 음악]

 

[가희의 떨리는 숨소리]

 

[가희와 민재의 떨리는 숨소리]

 

[가희와 민재의 떨리는 숨소리]

 

[민재와 가희의 가쁜 숨소리]

 

(민재)
꿈을 꾸었다

 

(가희)
무슨 꿈입니까?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는데

 

(민재)
그곳은 마치

 

살기 위해 남을 해하거나
탈을 쓸 필요도 없는 곳 같아서

 

모두가 구분 없이 한데 어우러져
흥겨워하고 있었다

 

[병사들이 훈련한다]

 

(민재)
그곳에서 너와 내가

 

손을 맞잡고 웃고 있더구나

 

(민재)
그 손이 참 따뜻했다

 

(가희)
좋은 꿈이네요

 

[새가 지저귄다]

 

(민재)
가희야

 

네 슬픔을 내가 어찌 모르겠느냐?

 

내 너와 함께

 

그 꿈처럼 살아가고 싶구나

 

[가희의 웃음]

 

[민재와 가희의 행복한 웃음]

 

[한숨]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손 놓지 않을 것이다

 

[떨리는 숨소리]

 

너도 약조할 수 있겠느냐?

 

[작은 소리로]

 

[풀벌레 울음]
[탁]

 

(도전)
이리 마주한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방원 웃으며]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 이 늙은이한테
무슨 볼일이 있어서 찾아오셨습니까?

 

그, 일전에 삼군부사가 찾아왔길래

 

제가 궁금한 것이 있어 물었더니
그 답을 듣지 못해서

 

이리 직접 대감을 찾아뵙고
여쭈러 왔습니다

 

진법 훈련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대감?

 

요동을 쳐서
대조선 제국을 세우기 위함입니다

 

일전에 많이
들어 본 이야기 같습니다
[방원의 어색한 웃음]

 

무슨...

 

요동을 정벌하러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그 이야기 말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하면 이 삼봉이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능글맞은 웃음]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떻겠습니까?

 

만수산 드렁츩처럼 서로 얽혀서

 

이, 백 년 누리기
참으로 어렵습니다, 대감

 

근자에 사냥과 격구를 핑계 삼아
사병을 키우는 무리들이 있으니

 

[단호하게]
반드시 이들을 엄벌에 처하고
군의 기강을 바로잡아

 

나라의 근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
옳을 줄로 아옵니다

 

군사 충당을 명분 삼아
사냥과 격구까지 금한다면

 

결국 공신들의 사기를 꺾고

 

적으로 만드는 꼴이
되지 않겠사옵니까?

 

궐을 짓고 천도만 하면
마음껏 놀아도 된다는 말이오?

 

오늘부로 모든 이에게
사냥과 격구를 금할 터이니

 

[단호하게]
그에 쓰이는 모든 무기와 말들을
압수토록 하시오

 

[새가 지저귄다]
[병사들이 도란도란 떠든다]

 

(민재)
주상 전하의 명을 전달코자
이리 찾아뵈었습니다

 

이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말만 남겨 두고

 

모든 말은 삼군부에 귀속되며

 

(민재)
사냥과 격구 또한 금하신다 하옵니다

 

(방원)
지금 뭐라고 하셨는가?

 

무엇을 금한다고?

 

사냥과 격구를 금하셨습니다

 

사냥과 격구를 금한다

 

(방원)
우리 주상 전하께서

 

어찌도 이리 약해지셨을꼬

 

내 어떤 말을 남겨 둘지
정해도 되겠는가?

 

그리하십시오

 

고맙네

 

[긴장되는 음악]

 

[휙 하는 효과음]
[말 울음]

 

[말 울음]

 

[장면 강조 효과음]

 

[말 울음]

 

[털썩]

 

[긴장되는 효과음]

 

[말 울음]

 

[고조되는 긴장되는 음악]

 

[피가 뚝뚝 떨어진다]

 

[긴장되는 효과음]

 

이보게, 민재

 

내 가진 말이

 

저놈 한 마리뿐이라
자네에게 내어 줄 말이 없네

 

이 어떡한다?

 

정안군을 만만히 봐서는 안 됩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대신1)
이런 식으론 그를 막을 수 없습니다

 

자칫하다간 먼저 당하겠습니다

 

(대신2)
그럼 당장 우리부터
위험한 것 아닙니까?

 

그 손에 죽으려 이 나라를 세운 게
아니지 않습니까?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요동으로 떠나기 전에

 

정안군을 먼저 해치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상을 탁 내려치는 도전]

 

경신일

 

경신일

 

(하륜)
모두가 밤을 새워 축제를 즐길 테니

 

그 혼란을 틈타
일을 벌이면 되겠습니다

 

아마 저들도 그때를 놓치지 않고

 

병사들을 움직일 겝니다

 

주상 전하께서
오후에 기침을 하실 때면

 

모든 상황을 끝낼 수 있을 겁니다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삼군부사의 칼끝에 달린 문제겠지

 

[풀벌레 울음]

 

[회상]
(태조)
나를 위해 칼을 들게

 

그 칼로 세자를 지켜 주게나

 

내 첫 부탁이자 어명이네

 

(도전)
짐승을 사람으로
키워 준 이가 누군가?

 

전하와 나를 위해
목숨을 내걸어야 할 것이야

 

주상 전하께서 부마에게 내린
향낭이옵니다

 

[풀벌레 울음]

 

너와 내가 뜻을 모은 일이

 

이제 서서히 그때가 되어 가는구나

 

미리 연통을 드리겠습니다

 

(방원)
네 계획이 실행이 되면

 

그 집안의 몰락과 동시에
이 나라의 군부는 마비가 될 것이야

 

하면

 

삼군부사는 어찌 되옵니까?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가희)
밤이 늦었으니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문이 드르륵 닫힌다]

 

(매향)
말씀드렸던 그 아이옵니다
[문이 탁 닫힌다]

 

[방원과 가희의 가쁜 숨소리]

 

[방원의 거친 신음]

 

앞으로 이것이 너의 어미이자
너의 본분이 될 것이다

 

네 어미가 어찌 죽었는지를
절대로 잊어서는 아니 된다

 

(방원)
모란꽃이다, 새겨 두어라

 

다행히 끝만 조금 그을었구나

 

[슬픈 음악]

 

(이제)
정안군이 분명
사병들을 이끌고 올 것입니다

 

아무래도
동쪽 문을 노릴 것 같습니다

 

(민재)
성 밖 병력까지 궁궐 안으로 배치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도록...

 

가지고 왔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가희)
경신일에 따로 은밀히 뵙고자 합니다

 

[웃으며]
그럼 그렇지, 제깟 년이 별수 있나

 

[만족하는 숨소리]

 

(진)
공주의 탕약이냐?

 

(하녀)
그렇습니다

 

그래, 이리 주거라
내가 직접 전해 주겠다

 

갑자기 어지러운 게
저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내 전하께 심려치 않도록
잘 말씀드릴 테니

 

부인은 아무 걱정 마시오

 

[꽹과리 소리]
(수하)
나리, 김민재가 움직였다 하옵니다

 

내 얼마나 잤나?

 

(민씨 부인)
한 시진 조금 못 됩니다

 

[불길한 음악]

 

지금부터 나리께서 하시는 일은

 

옥황상제도 영영 모를 것입니다

 

[흥겨운 연주가 흘러나온다]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민재)
주상 전하와 세자 저하를 뵙습니다

 

경순이는?

 

몸이 불편하여
대신 안부를 전해 달라 했습니다

 

(태조)
저런, 많이 아픈가?

 

걱정하실 정도는 아니옵고 허한 상태에
어지럼증이 난 것 같습니다

 

누이가 많이 아프시면 아바마마께서
탕약을 보내 주시옵소서

 

[태조의 감탄하는 숨소리]
[태조의 만족하는 웃음]

 

[진과 정씨 부인의 웃음]

 

저하, 해서

 

저는 인사만 여쭙고
돌아가 병간을 했으면 하온데

 

오, 그러시게

 

얼마나 자상한 부군인가, 응?

 

[태조의 웃음]

 

[긴박한 음악]
(방원)
모란꽃에게서 연통은?

 

(영규)
방금 약속 장소로
병사들을 보냈습니다

 

[문이 덜컥 닫힌다]

 

(민재)
준비는 다 끝났나?

 

(이제)
예, 모두 철저하게 마쳤습니다

 

[찰싹]
[가희의 신음]

 

[가희의 가쁜 숨소리]
[진의 한숨]

 

(진)
지난번 일은 용서해 주마
[사모를 툭 던지는 진]

 

하나

 

오늘은 확실히 해야 할 것이야

 

[가희의 가쁜 숨소리]

 

난 손해 보고는 못 살거든

 

[씩씩대는 진]

 

[가희의 거친 숨소리]

 

정표를 주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할 것 아니냐, 응?
[음흉한 웃음]

 

[가희의 거친 숨소리]

 

[진을 푹 찌르는 가희]
[진의 비명]

 

[아파하는 진]

 

살길을 궁리해 보니

 

사람 구실 못 하는 네놈보다는
그 아비가 더 낫겠다 싶어

 

[떨리는 목소리로]
마음이 바뀌었지

 

[발끈하며]
네놈?

 

[분노하며]
이년, 이년이 미쳤나

 

[진의 힘주는 신음]
[가희의 아파하는 신음]

 

[진 흥분하며]
다시 말해 봐, 응?

 

[광분하며]
그 더러운 주둥이로
어디 다시 한번 말해 봐!

 

[가희의 아파하는 신음]
(진)
주둥이로

 

(진)
말해, 주둥이를...

 

[광분하는 진]
[아파하는 가희]

 

[힘주는 진]
[가희의 가쁜 숨소리]

 

[가희의 아파하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병사들의 뛰어오는 발걸음]

 

[고조되는 긴장되는 음악]

 

[가희의 가쁜 숨소리]
[씩씩대는 진]

 

[가희와 진의 거친 숨소리]

 

[진의 힘주는 신음]

 

[문이 끼익 열린다]

 

[가희의 힘겨운 신음]
[진의 놀란 숨소리]

 

[부엉이 울음]
[풀벌레 울음]

 

[긴박한 음악]
(방원)
쳐라!

 

[병사들의 함성]

 

[병사들의 함성]

 

[전투 소리]

 

[민재의 힘주는 신음]

 

[남자의 아파하는 신음]

 

[사악한 웃음]
[영규의 힘주는 신음]

 

웬 소란이냐? 어서 알아보거라!

 

[영규의 힘주는 신음]

 

[포효하는 영규]

 

[전투 소리]

 

[사람들의 겁먹은 목소리]

 

[사람들의 비명]

 

전하, 세자 저하
[문이 쾅 열린다]

 

(방원)
어서 피하십시오
[사람들의 비명]

 

[큰 소리로]
뭣들 하는 것이야!
전하를 보필하지 않고!

 

[무거운 음악]

 

[버럭 하며]
당장 그만두지 못할까!

 

저들이 모반을 꾀했나이다

 

그럴 리 없사옵니다, 전하

 

정안군이 병사들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

 

[발끈하며]
삼봉!

 

[큰 소리로]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는가!

 

[분노하며]
방원이 네 이놈!

 

김민재가 동문에 병사들을 배치하고
기회를 노려 모반을 꾀하려 했나이다

 

[발끈하며]
모함입니다, 전하!

 

(방원)
이것이 모반이 아니라면

 

성곽을 지켜야 될 군사들이 어찌
이 도성 안에 들어와 있겠사옵니까?

 

정도전과 김민재는
자신의 혈육이자 이 나라의 부마인

 

한성위 김진의 불륜 사실을 알고

 

(방원)
그 사실을 알게 된
저와 대신들을 죽여 없애

 

없는 일로 만들기 위해서
모반을 꾀했나이다

 

그게 무슨 말이오?

 

[분노하며]
누가 누구와 불륜을 저질렀단 말이오!

 

부마가 강상죄를 지었다니
네놈 말을 어찌 믿겠느냐!

 

이 소자에겐

 

저들에겐 없는 증거가 있사옵니다

 

[큰 소리로]
들라!

 

(영규)
죄인은 여기 있나이다

 

[정씨 부인의 놀란 숨소리]

 

[울먹이는 경순 공주]

 

경순아

 

[울먹이며]
아바마마

 

(태조)
오늘의 연회는 여기서 파한다

 

죄인들은 하옥하고 나머지는

 

[분노하며]
모두 물러가라!

 

[무거운 음악]

 

[한숨]

 

[놀란 숨소리]

 

[쿵]

 

어찌하여 이런 변고가

 

[경순 공주의 울음]

 

누구의 서찰이냐?

 

[하녀의 당황한 숨소리]

 

(하녀)
가희 아씨가 해시가 되면
공주마마께 전해 달라 했습니다

 

[가희 내레이션]
지금 창고로 오시면

 

이야기의 끝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문이 덜컥 열린다]
[거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놀란 숨소리]

 

[다급하게]
부인, 부인

 

(경순 공주)
물러서시오!

 

저 사람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부인, 나, 난 그저...

 

저년이 날 유혹하여...

 

아무리 보아도

 

유혹한 몰골로는 아니 보입니다

 

(경순 공주)
그래

 

너는 어찌 내가 알게 하는 것이냐?

 

(가희)
마마께서는

 

자신을 농락한 지아비를 용서하고

 

평생 함께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격분하며]
네 어찌 감히!

 

내 아바마마에게 고해
널 죽일 수도 있음이야!

 

애초에 어찌 살길 바랐겠습니까?

 

(가희)
하나 나리께는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

 

천한 계집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으니

 

깊이 헤아려 주십시오

 

[슬픈 숨소리]

 

(가희)
저야 어찌 돼도 상관없으나

 

나리만 부디...
[다가오는 발걸음]

 

웬 놈들이냐!

 

(경순 공주)
제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태조)
방원이가 가만있을 놈이 아니어서

 

애초에 놈에게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었다

 

내 자네를 믿고

 

그렇게 부탁했거늘

 

내 마음을 보여

 

자네를 대한 보답이

 

(태조)
결국 이거란 말인가?

 

죽여주시옵소서

 

(태조)
공주의 요청대로 목숨은 살려 주겠다

 

그러니

 

[의미심장한 음악]
오늘 밤 안으로
은밀히 계집을 죽여라

 

(태조)
왜 대답이 없어?

 

명을 어길 셈인가?

 

놈들에게 실각의 명분을 주어
나와 세자를 위험에 빠트릴 생각이야?

 

[격분하며]
계집을 죽여 그 입을 막아!
어명이다!

 

[풀벌레 울음]

 

[옅은 한숨]

 

[민재의 놀란 숨소리]

 

[애잔한 음악]

 

[칼을 챙 겨눈다]

 

[떨리는 숨소리]

 

진정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었단 말이냐?

 

어미의 복수를 하기 위해
나를 이용한 것이었냔 말이다

 

말해 보거라

 

이제 와 대답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가희)
제가 부인한들

 

돌이킬 수 없다는 것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정말 내 손에 죽고 싶은 것이냐?

 

죽는 것이 두려웠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것입니다

 

(가희)
제게 잘못이 있다면

 

천한 계집으로 태어나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이 죄 아닙니까?

 

살아남은 것이 어찌 죄란 말이냐?

 

천한 년이 살아남았으니 죄입니다

 

사람이 아닌데 살아남았으니 죄이지요

 

(가희)
이 나라는 천한 목숨 셋보다
소 한 마리 값이 더 귀합니다

 

천한 년은 범해도 상관없고
죽어도 그 죄를 묻지 않지만

 

아비의 첩을 건드리면

 

피로 그 죗값을 묻습니다

 

(민재)
나와 함께 있는 동안

 

[울먹이며]
한 번도

 

단 한 번도 진심이었던 적이
없었단 말이냐?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저도 죽었습니다

 

제 어미의 죽음은
부마의 목숨을 내놓아도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울먹이며]
죗값을 물을 수 있다면
지옥 불에라도 뛰어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 진심입니다

 

[가희 흐느끼는 소리]

 

아니다

 

(민재)
이것이 네 진심이라면
어찌 공주에게 사실을 알렸단 말이냐?

 

나만은 살려 보겠다고

 

너 혼자

 

계획을 틀어버리려 했던 것 아니냐!

 

죽이십시오

 

제가 죽어야 나리가 삽니다

 

(민재)
그만...

 

(가희)
절대 용서하시지 마십시오

 

[민재의 힘주는 신음]

 

(민재)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살아야 한다

 

[가희가 흐느낀다]

 

[흐느낀다]

 

(상선)
나리

 

[호통치며]
물러가라 하지 않았더냐!

 

[방원의 깊은 한숨]

 

계집과 김민재가 달아났사옵니다
주상 전하

 

어찌하시겠사옵니까?

 

저 어명을 어기고 달아난
대역 죄인 김민재를 말입니다

 

[옅은 신음]

 

이제부터 관련된 모든 것은

 

[탁]

 

[가슴을 탁 친다]

 

이 소자가

 

다 처리하겠사옵니다

 

[긴장되는 음악]

 

[가희의 거친 숨소리]

 

[화살이 픽 박힌다]

 

정녕 한 치의 잘못도 없으십니까?

 

난 정말 억울하오

 

그 천한 년이 재물에 눈이 멀어
내 것을 훔친 것을 알고

 

돌려받으려 아주 조금
겁을 준 것뿐이오

 

알겠습니다

 

서방님의 말씀이니 믿겠습니다

 

아바마마께는 제가 소명하겠습니다

 

고맙소, 부인

 

[잔을 툭 내려놓는 진]

 

[술을 쪼르륵 따르며]
하나 언제부터인가

 

서방님에게서
향낭의 향내가 나질 않았습니다

 

[당황하며]
그...

 

그건
[헛기침]

 

(경순 공주)
그리고는 그 향이

 

[진의 헛기침]

 

[의미심장한 음악]
가희에게서 나기 시작했었죠

 

[괴로워하는 신음]

 

차마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일인지라

 

[힘겨운 목소리로]
너 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와장창]

 

[고통스러워하는 신음]

 

그래도 진실을 말씀하셨더라면

 

[가랑가랑한 숨소리]

 

이리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민재의 거친 숨소리]

 

(사병)
작화!

 

(사병)
발사!

 

[민재의 다급한 숨소리]

 

(가희)
위험합니다!
[가희의 신음]

 

[민재의 놀란 신음]

 

[가희가 울먹인다]

 

소인에게도 처리할 기회를 주십시오

 

가!

 

[박진감 있는 음악]

 

[민재의 애쓰는 신음]

 

[민재의 힘주는 신음]

 

타십시오, 나리

 

같이 가셔야 합니다

 

살아남으면 뒤따라갈 것이다

 

어찌 나리를 두고
혼자 가라 하십니까?

 

[가희의 떨리는 숨소리]

 

걱정하지 말아라

 

[애잔한 음악]
금방 따라갈 것이다

 

[가희가 훌쩍인다]
(민재)
그러니

 

살아야 한다

 

[민재의 힘주는 신음]

 

[울먹이며]
안 됩니다

 

나리, 나리!

 

[가희의 슬픈 숨소리]

 

나리!

 

(가희)
나리!

 

[가희가 흐느낀다]

 

나리

 

(가희)
안 됩니다, 나리!

 

[가희 흐느끼며]
나리

 

[긴장되는 음악]

 

[고함]

 

[포효]

 

[긴장되는 음악]
[힘주는 신음]

 

[울먹이며]
나리

 

[몸싸움 소리]

 

[사내들의 힘주는 신음]

 

[민재의 힘주는 신음]

 

[사내들의 힘주는 신음]

 

[영규의 힘주는 신음]

 

[힘주는 민재]
[아파하는 영규]

 

[영규의 신음]

 

[푹]
[영규의 신음]

 

[영규의 가랑가랑한 숨소리]

 

[영규가 툭 쓰러진다]

 

[사병들의 함성]

 

[애잔한 음악]
[울부짖으며]
나리, 나리!

 

(가희)
어서 오십시오, 어서 피하십시오!

 

나리...

 

[민재 내레이션]
약조하지 않았더냐

 

- 나리!
- [민재 내레이션] 지키겠다고

 

[가희가 울부짖는다]

 

[울부짖는 가희]

 

[민재 내레이션]
그 어떤 위협에서도 지켜 내겠다고

 

[사병들의 함성]

 

내 입으로 약조하지 않았더냐

 

(가희)
나리!

 

[비장한 음악]
[전투 소리]

 

[전투 소리 계속]

 

[가희가 흐느낀다]

 

[전투 소리]

 

[전투 소리 계속]

 

[민재의 아파하는 신음]

 

[민재의 아파하는 신음]

 

[전투 소리]

 

[전투 소리 계속]

 

[울부짖으며]
나리!

 

[민재의 아파하는 신음]

 

[사병1의 아파하는 신음]

 

[사병2의 아파하는 신음]

 

[가희의 간절한 목소리]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울부짖으며]
나리, 나리!

 

[화살이 휙 날아간다]

 

[애잔한 음악]

 

[민재 내레이션]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손 놓지 않을 것이다

 

너도 약조할 수 있겠느냐?

 

[가희 내레이션]

 

[회상]
(민재)
꿈을 꾸었다

 

(가희)
무슨 꿈입니까?

 

(민재)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는데

 

그곳은 마치

 

살기 위해 남을 해하거나

 

칼을 쓸 필요도 없는 곳 같아서

 

모두가 구분 없이

 

한데 어우러져 흥겨워하며 있었다

 

그곳에서

 

너와 내가

 

손을 맞잡고 웃고 있더구나

 

(가희)
좋은 꿈이네요

 

[가희 독백]
나리와 함께

 

그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바람이 휭 분다]

 

시신은 찾지 못했다 하옵니다

 

알겠습니다

 

이들과

 

그 가족들과 관련된 모든 일은

 

기록에서 삭제하십시오

 

그리고 그의 빈자리는

 

그의 부장 이제와

 

삼봉의 이름으로 채워 넣습니다

 

(하륜)
명 받들겠나이다

 

[애잔한 음악]

 

[웅장한 음악]

 

[구슬픈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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