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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선리기연

 

프로듀서
양국휘

 

감독
유진위

 

무술감독 정소동
특기감독 마언량

 

촬영 반항생
미술 양화생

 

진행감독
강약성

 

총기획
진미령, 조경문

 

기안

 

출연
주성치, 오맹달

 

출연 주인, 채소분
남결영, 막문위

 

출연 나가영, 강약성
육수명, 오각근

 

정말 멋지다!

 

잠시만 기다리면
불이 붙을 것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주인장, 그렇게 해서
언제 불이 붙어요?

 

기름만 있지 심지가 없잖아요

 

나도 안다오

 

하지만 심지가 없으니
별수 없잖수?

 

사면 되죠

 

맞는 말인데

 

만약 여래불 신등의
심지가 보이지 않으면

 

어디 가서 사야하오?

 

뭔가 수상하더라니
본 모습을 나타내라!

 

이랑신과 남천문의
사대천왕이셨군

 

너와 네 언니 청하선자는
일월명등의 심지가 아니냐

 

어찌 함부로 하늘을 떠나서는

 

네 자청보검을 뽑는 자를
낭군으로 삼겠다고 하느냐!

 

넌 신선인데 감히
그런 속된 생각을 하다니?

 

요괴가 네 보검을
뽑기라도 하면

 

우리 신선들은
웃음거리가 될 거 아니냐?

 

신선도 좋고 요괴도 좋아

 

보검은 내 마음속에 있는
사람만이 뽑을 수 있지

 

그가 요괴라도
난 평생 그를 따를 거야

 

그렇지 않으면 옥황상제를
시켜준대도 싫어

 

닥쳐라! 어리석은 것

 

하늘을 대신해
신선계에서 없애주마

 

신선보다는 원앙이 그리우니
마음대로 해라

 

무엄하구나!

 

아무 말 말아라

 

이 일을 누설한 자는
내 손에 죽을 것이다

 

말하지 말랬지

 

이랑신의 후천견이
저기서 암캐를. . .

 

저것도 속된 생각을. . .
오늘밤에 잡아먹겠다

 

좋아요, 예전부터
바라던 거예요

 

정정!

 

정정!

 

어떻게 된 거야?
모두 어디로 간거지?

 

신선?

 

그럼 요괴예요?

 

고마워요

 

반사동은 함부로
들어가면 안 돼요!

 

반사동?

 

내가 글씨도 모르는 줄 알아요?
수렴동이잖아요

 

수렴동

 

반사동도 좋은 이름이네요

 

반사동
반사동으로 고치지, 뭐

 

좋아, 앞으로
여기서 살아야겠다

 

잠깐만요

 

정중하게 선포하는데
이 산에 있는 건 모두 내 거야

 

너도 포함해서

 

나도?

 

당연하지, 저 노새처럼
도장을 찍겠다

 

넌 이제 내 사람이니까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면
내 이름을 대라

 

오늘부터 난
반사대선이다

 

반사대선?

 

지금이 500년 전이라고?

 

네가 손오공의 현신으로
변하지 않는 것은

 

너에게 반점 3개를 줄 사람을
아직 못 만났기 때문이다

 

열려라, 참깨!

 

닫혀라, 참깨!

 

못 믿겠어, 싫어!
난 원숭이가 될 수 없어

 

정정을 구하러 가야 된다고

 

제발 월광보합을 돌려줘!

 

열려라, 참깨!

 

말도 안 돼
'열려라 참깨'라고 했는데

 

열려라, 참깨!

 

속았다!

 

잘났어, 정말!

 

다른 수는 없을까?

 

올라가자

 

이쪽으로

열려라, 참깨!

 

누구야?

 

누구야?
대답해 봐

 

납작하게 깔려버렸네

 

멋지다!

 

월광보합이 생겼으니

 

청하 언니가 쫓아와도
걱정 없겠네

 

나와! 뭐가 부끄럽다고
숨어있어?

 

이 월광보합은. . .

 

내 거야!

 

산에 있는 건 다
내 거라고 말했을 텐데

 

- 어떡하려고?
- 아니에요. . .

 

곧 가신다고 들었는데. . .
나도 데려가줘요

 

너도 쫓기고 있니?

 

사람을 구하러 가야 해요

 

- 누구를?
- 내 마누라요

 

백정정이라고 아실 텐데. . .

 

- 몰라
- 곧 알게될 거예요

 

백정정이 당신
제자가 될 거니까

 

- 그리고 이 월광보합은. . .
- 내 거야

 

안다고요
내가 당신한테 준 거죠

 

나중에 당신이
다시 나한테 줬죠

 

그래서 내가
여기로 돌아온 거죠

 

그리고 다시 당신한테
돌려준 거고, 알겠소?

 

알겠다

 

미쳤구나?

 

아무튼 날
데려가야만 해요

 

내가 왜 그렇게
잘해줘야 하지?

 

내 주인이니까요

 

당신이 떠나면
나 혼자 남아서 뭐하죠?

 

정말이야?

 

앉아

 

바닥에!

 

 

착하지

 

이따가 새 옷을 사줄 테니
부인 만나러 가라

 

짖어봐

 

제대로 해

 

선자님. . .

 

빨리 나와봐요
달이 떴어요

 

- 갑시다
- 어디로?

 

안 갈 거요?

 

그럼 나 혼자 가게
월광보합을 줘요

 

그게 뭔데?

 

내일 밤까지
기다릴 수 없어요

 

빨리 서둘러요

 

무서운 언니가
쫓아올지도 모르잖아요

 

못된 것, 사방에
내 욕을 떠들어댔군

 

무슨 소리죠?

 

내가 바로
그 못된 것의 언니다

 

헛소리를 믿다니!

 

지존보

 

이봐, 지존보

 

어젯밤에
왜 나 안 깨웠어?

 

왜 그래?

 

어딜 가는 거야?
서지 못해!

 

앉아!

 

의자에

 

왜 그래?

 

왜 그렇게 쳐다봐?

 

뭘 봤는데 그래?

 

언니를 본 거야?

 

진짜 우리 언니를 봤군!

 

이렇게 빨리 쫓아올 줄이야

 

너한테 뭐라고 했어?

 

언니 말을 믿지 마
정신병자라고

 

전생에서 우리는
너무 심하게 싸워

 

관음보살이 우리를
심지로 만들어

 

수행을 해서 원한을
풀도록 한 거야

 

유감스럽게도
결과는 정반대였지

 

전보다 사이가
더 나빠져버렸어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빨리 떠나야 해!

 

내가 정신분열이라고
생각하나 본데

 

내가 아니야

 

아까 나타난 건
정말 언니라고

 

못 믿겠다 이거지

 

손 이리 좀 줘봐

 

손을 서로 묶어놓으면
알게 될 거야

 

오늘밤은 달이 안 뜨겠군요

 

그래?

 

못된 것, 내 손에서
벗어날 수 없어

 

- 이름이 뭐요?
- 임가다!

 

우리 형이 말했던
임청하 씨군요

 

네 형이라고?

 

어제 당신에게 맞았던
지존보 말이에요

 

넌 누군데?

 

쌍둥이 동생인 지존옥이오

 

지존보와 지존옥?
날 속이는 거지?

 

눈치 빠르시네요

 

사실 우리 형의 본명은
진한이에요

 

난 진상림이오

 

여기서 뭐 하는 건데?

 

- 당신을 사모하오
- 날 사모한다고?

 

사모하는 정도가 아니라
당신을 잃을까 봐

 

이렇게 내 몸에
묶어놨지 않소

 

내 사랑을 받아주시오

 

둘이 함께
멀리 날아갑시다

 

날 사랑하면
대가를 치러야 해

 

말도 마요
당신을 끔찍이 미워합디다

 

오늘밤 당신을
죽였다고 할 테니

 

그 대신 언니가 믿게
증표를 줘요

 

목걸이, 노리개, 보석이나
아니면 월광보합이라도. . .

 

좋아, 그런 거 말고

 

이 자청보검을 보여주면
틀림없이 믿을 거야

 

그것도 좋죠

 

저 사람이었네

 

날이 저물기 전에
시장 구경이나 하자

 

- 왜요?
- 쉿

 

- 왜 그래요?
- 가슴이 너무 뛰어

 

- 그럼 어쩌죠?
- 가자

 

대사형이 사람 모습을 하고
자하선자하고 같이 있어

 

사부님을 잡는데 자하선자도
관계있는 건 아니겠지?

 

쥐도 새도 모르게
미행해야 해

 

지혜와 무공에서
내가 훨씬 높지만

 

지금은 자하선자와 같이 있으니
내가 밀릴 거야

 

내가 있잖아

 

네가 있어서 내가
나서지를 못 하는 거야

 

이 돼지 머리
반만 잘라주세요

 

돼지 머리는 안 판다
돼지 채찍은 싫으냐?

 

- 왜 그래요?
- 내 배필감이 근처에 있어

 

- 직접 봤소?
- 그건 아니고

 

내 자청보검이 '뚜뚜'하고
신호를 보내줬어

 

어디서 난다는 거요?

 

'뚜. . . 뚜. . . 뚜. . . '
들리잖아

 

그건 당신 입에서
나는 소리잖아요

 

못 들으니까
내가 소리를 내준 거지

 

무서워

 

거짓말 아냐
정말 무섭단 말이야!

 

뭐가 무서운데?

 

하늘에서 맺어준 인연이니
무서울 수밖에

 

또 시작이군

그래, 내 심장이 뛰고 있어

 

보검도 소리를 내고 있고
어쩌지?

 

그에게 뭐라고 말하지?
어떻게 해?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말하는 수밖에요

 

날 싫어하면?
부인이 있으면 어쩌지?

 

뭘 그렇게 따져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면서

 

- 정말?
- 하늘의 뜻을 누가 거역해요

 

맞아, 그래. . .

 

그 사람 왔어

 

설마 난 아니겠죠?

 

바로 당신이야!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말할지 고민했는데

 

자기 눈치 한번 빠르네

 

하지만 난 아내가 있는데

 

알아, 어쩔 수 없잖아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서

 

부인을 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그리고 나와 가는 거야

 

그것도 좋지!

 

- 좋아?
- 좋다고요

 

그럼 지금부터 사랑하기로 해

 

어려울 것 없지요

 

- 그럼 뽀뽀부터 해줘
- 좋지, 듣기만 해도 흥분되는 걸

 

그럼. . .

 

월광보합을 꺼내 봐요

 

날 속였어
방금 한 말도 다 거짓이지?

 

진짜요, 월광보합을 내봐요

 

내 마음을 꺼내서
보여줄까요?

 

내가 직접 보면 돼!

 

심장이 야자같이 생겼네요!

 

아가씨, 난 생긴 건
좀 못생겼어도

 

마음씨 따뜻하고
거짓말을 못해요

 

그럼 솔직히 말해줘요

 

그이가 부인을
정말 사랑하나요?

 

내 성질 건드렸다간
다 죽지

 

보리 형님, 저것 보세요

 

한번 볼까나

 

정말 안 움직이네

 

알았어요

 

- 뒤져봐
- 예

 

노형, 무슨 짓이오?

 

형씨 몸매가 하도 좋아서
만져보는 거요

 

그렇군요
그럼 계속 만지시오

 

그렇지, 계속 만지자고

 

누구 손이야?

 

뭐라고?

 

저리 안 치워!

 

요괴다!

 

이제 다 했나?

 

화내지 마
장난 좀 한 것 뿐이니까

 

보합은 언니가 가지고 있어

 

언니가 너에게 돌려줄 거야

 

어찌 감히 누님께
화를 내겠어요?

 

관음보살님으로 모셔도
부족한걸요

 

날이 어두워졌으니
언니 찾으러 갈 거야

 

행운을 빌게

 

나에게 행운이
올 리가 없지

 

청하

 

어디 있는 거요?

 

빨리 나와요

 

당신 동생은
내가 처치했어요

 

손오공, 이 축생아

 

넌 우마왕의
동생과 혼인하려고

 

사부인 당삼장을
예물로 삼아

 

요괴와 함께 당삼장을
먹기로 약속까지 해?

 

닥쳐라

 

넌 나를 3일이나 쫓아다녔다

 

네가 여자라 살려주는 거지

 

무서워서가 아니야

 

오공아

 

관음보살께 버릇없이
그게 뭐냐?

 

시끄러워!

 

나를 또 겁주는 거냐?

 

손오공과 당삼장이네

 

네 죄가 얼마나
큰지 알겠느냐?

 

자하선자의
월광보합까지 빼앗다니

 

날 피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결사적으로 싸울 수밖에

 

뭘 하려는 거냐?

 

오공이는 너무 장난이 심해

 

물건을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왜 말을 안 듣느냐?

 

아직 말도 안 끝났는데
또 막대기를 버리는구나

 

월광보합은 보물이지만
버리면 환경을 더럽히지

 

아이들이 다치면 어떡하니?

 

화초에 떨어져
상처가 날 수도 있고

 

뭐 하려고?

 

이 손 놔!

 

갖고 싶으냐?

 

오공아, 갖고 싶으면
말을 해야지

 

갖고 싶다면 줄게

 

네가 갖고 싶다는데
내가 왜 안 주겠니

 

네가 달라는데 안 주고

 

싫다는데 억지로
주지는 않는단다

 

셋을 셀 테니
확실히 말해라

 

꺼져 버려!

 

손오공. . .

 

다들 봤지

 

저자는 입만 벌렸다 하면
어찌나 잔소리를 하는지

 

마치 파리 한 마리가
옆에서 웅웅거리는 것 같아

 

아니, 한 마리가 아니고
파리떼가 앵앵거리며 날다가

 

귀로 달려드는 것 같아

 

살려줘. . .

 

살려줘!

 

그래서 난 파리를 잡아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

 

그걸로 파리의 목을 칭칭 감아
힘껏 잡아당겼지

 

어때, 혓바닥이
다 튀어나왔지

 

나는 손으로 그걸
잘라버렸지, 화악!

 

이 세상은 깨끗해졌지

 

이제 모두들 알 것이다

 

내가 왜 그걸
죽이려고 했는지를

 

정말이냐?

 

오공, 넌 온갖
핑계를 대고 있지만

 

서경을 가지러
갈 생각이 전혀 없구나

 

당삼장과 날 모욕한 죄를
용서할 수 없다

 

관음보살님

 

그건 잘못하는 거요

 

오공이 나를 먹으려는 것은

 

생각뿐이지
아직 실행에 옮기진 않았소

 

게다가 증거도 없이
죄가 성립되겠소?

 

나를 먹은 다음에

 

충분한 증거를 대서
벌을 줘도 늦지 않아요

 

당삼장이 말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말이
많을 줄은 몰랐소

 

원숭이를 다스리라고 준
금강권은 사용하지도 않고

 

금강권은
크기가 안 맞아요

 

앞이 무겁고 뒤가 가벼우며
왼쪽은 넓고 오른쪽은 좁아

 

그걸 차면 매우 불편하고

 

밤새 잠을 못 자
나까지 맘이 안 편해요

 

비록 원숭이라도
함부로 대할 수는 없소

 

다들 내가 동물을
학대한다고 할 거예요

 

금강권은. . .

 

작년에 진가촌의
대장장이를 보니

 

기술도 좋고 값이 싼 게
바가지도 안 씌우던데

 

그 사람을 소개해 줄 테니
다시 맞추는 게 어떻소?

 

닥치라고!

 

닥쳐라!

 

죄악이로구나

 

이제 너희도
내 고통을 느꼈겠지?

 

대답해봐

 

잘됐다

 

함부로 물건 버리지 말랬잖아

 

원숭이 녀석, 혼나봐라

 

네가 뭔데
나를 혼낸다는 거야!

 

네가 여래불이라도
되는 줄 아냐?

 

싸우지 마시오

 

관음보살님, 손오공을
다치게 하지 마시오

 

싸우지 마시오

 

내가 하늘을 대신해
벌을 내리마

 

관음보살님, 자비를 베푸시오
잘못 없는 자가 어디 있겠소?

 

저 아이는 내 제자니

 

제자가 잘못하는 데는
사부도 책임이 있소

 

관세음보살님
손오공을 용서하시오

 

저 아이를 그냥 두었다가
옥황상제님을 무슨 낯으로 뵙겠어요

 

그럼 할 수 없군요

 

옥황상제님께
잘 말씀드려주시오

 

소승이 대신 벌을 받겠소

 

뭐라고?

 

내가 지옥에 안 가면
누가 가겠소?

 

관세음보살님, 부탁하오

 

내가 이렇게 해서
어리석은 제자를 깨우쳐

 

부처님의 자비로움에
보답할 수만 있다면. . .

 

선재라. . . 선재라. . .

 

오공아, 언젠가는 네 사부님의
살신성인 정신을 깨닫기를 바란다

 

나무아미타불. . .

 

또 꿈을 꾼 건가?

 

큰일 날 뻔 했어
이상한 꿈만 자꾸 꾸니

 

청하는?
안 왔었나 보군

 

청하!

 

형씨들, 안녕하시오?

 

날씨가 몹시 추운데
옷은 두껍게 입으셨소이까?

 

소생 길을 잃어서
여기서 하루 신세질까 하오만

 

아부는. . .
저 안에서 자도록 해요

 

오늘 귀인을 만났네요
복 받으실 겁니다

 

대사형이 이쪽으로 갔는데
왜 안 보이지?

 

다 너 때문이야

 

오줌을 좀 참았으면 되잖아

 

소변보는 것도 죄가 되나?

 

흑풍령

 

흑산노요?

 

오공아

 

또 사람 모습을 하고 있네

 

이 사부님을 알아보겠니?

 

또 그 파리야?

 

오공아

 

말도 안 돼

- 꿈을 꾸는걸 거야
- 오공아

 

꿈을 꾸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내가 시공을 가로질러 올 때
꿈에서 늘 너를 봤지

 

이 스승을
그리워한 거 아니냐?

 

맞아, 월광보합이
당신한테 있나요?

 

내가 가지고 있어
아직도 갖고 싶으냐?

 

누구야?

 

- 뭐냐?
- 병사예요

 

병사?

 

여기서 하루만 묵고 간대요

 

우리 아버진데 괜찮죠?

 

- 네 아버지라고?
- 네

 

아버지, 나와서
형님들께 인사하세요

 

아버지는 어디서 왔냐?

 

인도에서 왔소

 

인도?
처음 들어보는 곳이군

 

내일 길을 떠나야 하니
저쪽에서 주무슈

 

고맙습니다

 

- 시끄러워서 죽겠네
- 누가 아니래

 

안쪽으로 들어가요

 

시차가 안 맞아서 야단났군

 

방금 인도에서
자다 깼는데 또 자래

 

자라고 하면 잘 것이지

 

월광보합은 어디 있어요?

 

오공아, 점잖게 굴어라
어찌 그리 성급한 거냐

 

저길 봐

 

- 뭐 하는 거지?
- 양기를 들이마시고 있어

 

자는 척 하자, 실컷 마시고
배부르면 그냥 가겠지

 

빨리 자!

 

으악!

 

날 몰라보겠니?

 

방금 인도에서 온
하산이라고. . .

 

- 맘에 들면 가져
- 난 너희 사형이 아니라고!

 

내 제자가 부르니 이만. . .

 

불장난 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

 

아미타불. . . 안녕

 

난 너희들 몰라
제발 따라오지 말라고

 

사부님, 뵙게 돼서
정말 다행이에요

 

보합은요?

 

또 우마왕이야?

 

아우야
당삼장을 잡아 왔구나

 

아가씨, 축하드려요. . .
헤헤. . .

 

아가씨, 수건요

 

혼인식인데 왜 울어요?

 

우는 게 아니라
좋아서 침 흘리는 거예요

 

- 축하합니다
- 와줘서 고맙소

 

사형

 

오늘은 경사가 겹쳤소

 

겹치다니요?

 

오늘 동생 결혼뿐 아니라

 

이 우가가 첩을
들이는 날이기도 하오

 

첩을 들인다고?

 

그럼 형수가 가만있을까요?

 

그깟 마누라?

 

십만 구천 리나 떨어진
화염산에 있으니

 

알아도 날 어쩔 수 없을 거야

 

우형, 새 부인은
어떻게 사귄 거요?

 

그저께 낙양 사막을 지나다
아리따운 젊은 여자가

 

길에 쓰러져있는 걸 발견했지

 

- 대사형 이제 어쩔 거예요?
- 괜찮아, 아무 일 없다고

 

진짜 괜찮아요?

 

야, 정말 잘 됐네

 

자하, 당신 이름 참 예쁘군

 

이리 와요, 내 동생과
매제를 소개하지

 

향향, 아우야

 

이리 와봐

 

이쪽은 우리 매제

 

이쪽은 내 동생 향향

 

자하 소저

 

여긴 결혼하러 온 거야?

 

아마도!

 

집에 있는 부인은 어쩌고?

 

부인이라고?
둘이 아는 사이야?

 

- 부인이 있어요?
- 이미 이혼했소

 

부인이 있다는 말은
안 했잖아요

 

얘야, 남자가 여자 여럿
거느리는 거야 보통이지

 

호들갑 떨 필요 없다

 

아우야, 안 그래?

 

그. . . 그래요

 

자하, 솔직히 말하면
이틀 동안 함께 지내면서

 

당신을 너무 사랑하게 되었소

 

당신에 대한
내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형제들 앞에서
정식으로 청혼하고

 

이 월광보합을
약혼 예물로 주겠소

 

나한테 시집오시오

 

이 결혼 반대요!

 

- 무슨 소리냐?
- 잠깐만요

 

무슨 소리요?

 

이렇게 어울리는 천상 배필을
요괴가 반대한단 말이오?

 

자하선자는 결혼상대를
고르는 원칙이 있소

 

형님이 그걸 해낸다면
우리도 반대하지 않겠소

 

무슨 원칙인데?

 

자하선자가 맹세하기를. . .

 

누구든 자청보검을
칼집에서 뽑는 자는

 

자하선자의 배필감이라고 했소

 

정말?

 

자청보검이네

 

내가 해보지

 

그럴 필요 없어요

 

그건 사람들 앞에서
장난으로 해 본 소리예요

 

장난으로?

 

이 검을 뽑느냐 안 뽑느냐는
아무 상관없어요

 

이 나쁜 자식들
내 구역에서 감히 흉계를 꾸며?

 

반대하는 자는
가만두지 않겠어!

 

날 막는 자는 죽음뿐이야

 

대왕, 철선 공주가 왔어요

 

뭐라고?

 

아니, 왜 여기 숨어있소?

 

당시 칼날과 내 목의 거리는
불과 0.01cm

 

그러나 바로 잠시 후

 

검의 여주인은 나를
완전히 사랑하게 된다

 

왜냐하면 내 거짓말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평생 동안 셀 수 없는
거짓말을 했지만

 

이번이 가장 완벽한 것 같다

 

앞으로 반 걸음만 나오면
넌 죽어

 

그렇게 해야지

 

난 죽어야 되오

 

진정한 사랑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난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그걸 잃었을 때. . .

 

비로소 크게 후회했소

 

인간사의 가장 큰 고통은
바로 후회요

 

당신의 칼로
내 목을 잘라버리시오

 

더 망설일 필요 없소

 

하늘이 내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난 그녀에게
이렇게 말해줄 거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만약 사랑에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

 

당신 부인한테
어떻게 말할 거예요?

 

말해야지

 

그래서 월광보합을 가지고
당신과 함께 가서 말할 거요

 

날 손가락질해도 상관없소

 

후세에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리 날 욕해도

 

혼자서 그 짐을 지겠소

 

날 속이는 건 아니겠죠

 

월광보합을 가져갈 수 없는
못난 내가 원망스럽소

 

- 난. . .
- 내가 도와줄게요

 

아니요, 너무 위험하오

 

갖기 싫어요?

 

갖고 싶소!

 

내가 어떻게 첩을 들이겠소?

 

- 헛소문이오, 여보
- 당신 말을 어떻게 믿어?

 

거기서 뭐 하는 거야?

 

이 여자는 누구지?

 

당신한테 묻잖아?
이 여자는 누구야?

 

아우야, 누군지 빨리 말씀드려

 

이 여자는 제 처입니다

 

마누라가 있는데 너무 심한 거 아냐?
잘했어, 동생!

 

저런 인간한테
향향을 주려고 했단 말이야?

 

그러니 마누라가 못 참고
칼을 겨누고 있잖아

 

이리 와봐
너한테 할 말이 있다

 

알고 보니 부인이 있었군요

 

정도 다 떨어졌다오

 

나한테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알지?

 

말씀드렸잖아요, 형수님

 

- 나를 형수라고 불렀겠다?
- 죄송합니다, 우 부인

 

옛날에 나랑 달 구경할 때는
귀염둥이라고 하더니

 

새 여자랑 살더니
날 우 부인이라고?

 

귀염둥이?

 

여기까지 달려온 게
저 우가 때문인 줄 알았어?

 

양심도 없는 더러운 원숭이
당신 때문이라고

 

아우야, 너한테
못할 짓 하는구나

 

나하고는 상관없다고!

 

상관 안 할 테니 오늘밤
11시에 여기서 기다려 줘

 

할 말이 있으니까

 

내가 당신이라면

 

남편이 첩을 들인다면
죽어버리겠어

 

- 정말로?
- 물론!

 

그전에 당신부터 죽이겠지만!

 

가요

 

- 자하, 사실 난. . .
- 당신을 믿어요

 

오늘 월광보합을 가져 올 테니
밤 11시에 여기서 만나요

 

사형!

 

동생들이 부르니
저녁에 봅시다

 

망할 원숭이, 11시인데
아직도 안 나타나네

 

대사형! 대사형!

 

대사형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말했지?

 

틀림없이 사부님을
구하러 온 걸 거야

 

이 늦은 시간에
설마 소변보러 나왔겠어?

 

좀 띄워줬다고 너무
잘난 척 하지 말아요

 

- 빨리 사부님 구하러 가요
- 맞아요

 

- 정말 못 참겠단 말이야
- 어서 가요

 

- 괴로워서 못 참겠어
- 나도야

 

- 사부님이 안에 계실 거야
- 맞아, 틀림없어

 

사부님 외에는
저렇게 할 사람이 없지

 

- 먼저 들어가면 뒤따라 갈게
- 무슨 소리를! 가운데 서요

 

여기야, 여기

 

사부님 여기 계시니
들어가봐

 

- 사부님
- 사부님!

 

저희가 모시러 왔습니다

 

난 갈 수가 없다

 

- 네?
- 왜 못 가시는데요?

 

우리 네 사람이 서역에
경을 가지러 가려면

 

어려운 일이 많을 것이다

 

그 이유는 서로 협력을 하지 않아서
요괴들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왕 그렇게 된 거. . .

 

감옥 안이나 밖이나
뭐가 다르겠느냐?

 

바깥세상이 나에겐
큰 감옥에 지나지 않는다

 

대사형에게 할 말이 있으니
둘은 나가 있거라

 

사부님

 

저팔계는 또
말을 안 듣는구나

 

사부님, 그게 아니라. . .

 

밖에서 동정을
살피고 있을게요

 

- 사오정, 나가자
- 알았어

 

대사형은 저리 가요

 

♪풍선을 불자, 풍선을. . .

 

뭘 떨어뜨렸네

 

- 오정아, 처리해라
- 왜 내가 해야 되지?

 

- 내가 너보다 무공이 높잖아
- 높긴 뭐가 높다고

 

들어와 앉아라

 

솔직히 말하면
난 대사님의 제자가 아니에요

 

제자가 되고 싶지도 않고요

 

대사님, 자비를 베풀어서
절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당당당'이 뭔지 아느냐?

 

'당당당'이라뇨?

 

당당당은 바로. . .

 

♪ 오직 너만이

 

♪ 나와 함께 서경을
♪가져올 수 있단다

 

♪ 오직 너만이

 

♪ 요괴와 마귀를 물리칠 수 있지

 

♪ 오직 너만이
♪날 보호할 수 있어

 

♪괴물들이 나를 먹을 수 없게

 

♪재주있는 아이는
♪ 오직 너 하나란다

 

♪ 오직 너만이

 

♪사부의 잔소리를 탓하지 않고

 

♪금강권을 쓴다네

 

♪죽는 게 두려워 떨지 마라

 

♪모든 짐은 내가 질 것이니
♪걱정 마라

 

♪중생을 위해 희생해도
♪ 보람있는 일

 

♪ 나무아미타불

 

정말 전 안 돼요, 저는. . .

 

- ♪오직. . .
- 그만 좀 해요

 

안 된다고 말했는데
아직도 '오직'이오?

 

듣는 사람 생각도 해줘야지

 

또 노래 불렀다간
가만 안 둘 거요

 

오공아

 

날 죽이고 가라

 

사는 게 얼마나 슬프고
죽는 건 또 얼마나 괴로운지

 

살신성인이 뭔지 알게 되면

 

다시 돌아와 이 노래를
나와 함께 부르겠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

 

자하!

 

사형, 여자를 데리고
가서 어떡하려고요?

 

300리 밖 나무에서 만나자면서
사부님은 벌써 출발하셨다

 

- 빨리 가야 한단 말이다
- 잠깐만

 

앞에 누군가 매복해 있다

 

그냥 보이는데
뭘 들어보고 난리야?

 

멍청이

 

안고 있어

 

향향! 여긴 어떻게 왔소?

 

손에 웬 피가 흐르지?

 

이 피는 네가 안고 있는
여자의 것이다

 

이 여자?

 

그렇다!

 

오늘 밤

 

저 여자가 자는 틈에
내가 찔렀다

 

저 여자를 죽이지 않으면

 

당신이 내게
돌아오지 않을 거니까

 

당신. . .

 

억지로 되는 게
아니지 않소?

 

하늘의 뜻이 그렇다면
따라야지

 

닥쳐!

 

하늘이 당신한테
저팔계를 사랑하라고 하면

 

그럴 수 있어?

 

정말 그래야 할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잖소

 

좋아

 

하늘에 물어볼 필요도 없지

 

무슨 짓이지?

 

저리 가!

 

이형환영대법!

 

널 돌하고 바꿔버릴 테다

 

날 놔줘!

 

네 가슴을. . .

 

자하. . . 자하!

 

정신차려!

 

대사형, 날 끌어안고
뭐 하는 거예요?

 

저팔계?

 

그래요

 

- 자하는?
- 진상림

 

청하?

 

설마 농담이겠지

 

큰일 났다

 

가슴이 배꼽으로 내려왔어요

 

내 모습을 싫어하는 건
아니겠죠?

 

물론 아니지

 

날 싫어하는 게 분명해!
좋아, 헤어져요!

 

시간을 좀 줘요

 

토하고 나면
곧 익숙해질거요

 

좋아요, 믿을게요

 

시간을 줄 테니
다 토하고 나서 말해요

 

이제 됐어요

 

나무랄 것 없어요
내가 봐도 토할 것 같으니

 

다 돼지 같이 생긴
너 때문이야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까지 토하겠어?

 

날 생각해서 그러는 거니
저이에게 시집갈 거야

 

따뜻한 가정을 갖게 해주고
저이의 아이를 많이 낳을 거야

 

상림 씨!

 

널 죽여버리겠어!

 

- 잠깐만
- 죽어버려

 

사제, 너도 당했니?

 

빨리 바꿔줘

 

떠들지 마!

 

널 난처하게 하진 않겠다
빨리 우리를 제자리에 돌려놔

 

나라고 그러기 싫은 줄 알아?

 

한번 무공을 쓰면 49일이 지나야
다음 무공을 쓸 수 있다고

 

49일이나?
난 몰라

 

상림 씨
현실을 직시해야죠

 

빨리 손 안 쓰고
뭐 하는 거야?

 

바보 같은 척 하지 말고 어서!

 

빨리!

 

- 빨리!
- 내 안에 누가 있는 거야?

 

네 안에 누가 있냐고?
나도 내가 어디 있는지 몰라

 

- 뭐야? 목소리가 둘이잖아?
- 넌 누구야?

 

난 저팔계다
넌 누구냐?

 

난 자하야

 

상림

 

- 지존보!
- 사형!

 

자하

 

자하, 그 안에 있는 거야?

 

흥, 못된 것!

 

드디어 나타나셨군
어떻게 된 거야?

 

한동안 안 보이더니
어떻게 이런 모양이 됐지?

 

월광보합은?

 

깜박 잊고 안 가져왔네

 

놀랬지?

 

- 이리 줘
- 잠깐만, 월광보합으로 뭘 하려고?

 

나랑 멀리 떠날 거야

 

이봐 뚱보, 그 사람을 놔줘!

 

상림 씨가 너랑 멀리 간다고?

 

우마왕!

 

이제 그만 꿈 깨시지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날 사랑한다더니 이걸 갖고
자하와 떠나려는 거였군

 

잠깐만. . .
결코 그게 아니오

 

못 믿겠다면
이 썪을 물건을 버리면 되잖소

 

- 좋아요!
- 기다려요

 

그렇다고 너무
충동적일 필요는 없지

 

뻔뻔스럽게 죽어도 아니래?

 

던져버릴 거야

 

오빠

 

- 남자답기도 하지
- 닥쳐!

 

자기 멋져!

 

어디까지 도망갈 줄 알았어?

 

우형, 어떻게 그렇게 다쳤소?

 

내 마누라는
나보다 더 심해, 봐라!

 

날 속이고 도망가려고

 

- 사실 그게 아니오
- 상림

 

저 여자는 누구지?

 

당신을 어떻게 믿어?

 

이 작자야!
이제 정식으로 이혼할 테니

 

앞으론 상관 말라고!

 

좋다, 당신은 당신 길로
난 내 길로 가는 거야!

 

빨리 자하를 구해야 돼
당신 육신도 되잖아

 

싸우다 많이 다치면
데려와도 소용없잖아

 

맞는 말이야

 

달아나려고?

 

오늘 확실히
대답하기 전엔 못 가!

 

그만두지 못해?

 

뚱보 아줌마!
내 일이니 끼어들지 말란 말이야

 

김칫국은. . . 내 육신이
망가질까 봐 나선 거야

 

누가 널 돕는다고 그래

 

싸우면 싸웠지
무슨 말이 그리 많아?

 

저자와 한편이 되어
널 칠까 봐 걱정된 거지?

 

해보지 그래?

 

난 여잔데, 진짜 해 보자는 거야?
죽기살기로 해 볼 테다

 

난 도와주지 않을거야
얼마나 오래 싸우나 보자

 

- 빨리 가자고
- 안 돼요!

 

월광보합을 가져가서
부인한테 말해야 하잖아요

 

당신 정말 의리 있군
정말 대단해

 

- 정말이요?
-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소?

 

- 어떡해
- 잠깐!

 

네 놈이!

 

지독한 마누라야
내 여자 때리지 마

 

때릴 거야!

 

네 젊은 애인이 도망가잖아

 

도망 가는 모습도
어쩜 저리 멋질까

 

너무 행복해

 

할 수 없다
뛰어내린 척 해야지

 

신발을 가까이 둬야 믿겠지

 

손오공!

 

뛰어내리면 안 돼!

 

나도 떨어지기 싫어

 

낭떠러지에 몸을 던지면서까지
날 피하다니

 

그만두고
화염산으로 돌아가자

 

병력을 강화한 사실을
진작 알았으면

 

이런 짓 안 했을 텐데

 

포도 좀 훔친 게 무슨 큰 죄라고
군대까지 동원해?

 

그럴 줄 알았으면
도둑질 안 하는 건데

 

그러니까 도둑질 하지 말고
나처럼 군대에 왔어야지

 

이젠 늦었다고

 

신선이 구해주면 모를까

 

진작 알았으면
군대에 안 왔을 텐데

 

정말 신선이 구하러 왔네

 

신선님!

 

정정

 

열이 펄펄 끓는데
만두 삶아도 되겠어요

 

시끄럽다

 

정정. . .

 

날 또 만지기만 해 봐!

 

자기를 좋아하니까 그렇지

 

잘 들어
넌 이제 내 여자야

 

네 오빠처럼 했다간
그냥 두지 않겠어

 

알았어요

 

가자

 

- 차 들어요
- 폐가 많습니다

 

그런 소리 마시오

 

날 왜 이 동굴로 데려왔죠?

 

내가 데려온 게 아니오

 

형씨가 거의 쓰러져가는 와중에도
우릴 여기로 안내했소

 

정정이 많이 그리웠나 봐요

 

그래요, 정신을 잃고

 

정정이라는 이름을
98차례나 불렀다오

 

정정은 내 아내예요

 

자하라는 이름도
무려 784차례나 불렀다오

 

예?

 

784차례나 부르다니. . .

 

자하가 당신에게
많은 빚을 진 것이 분명해

 

난 반사대선을 만나야 해

 

수렴동을 반사동으로
고친 사람인데

 

- 그런 사람 없다고 잡아뗄 거야?
- 우린 몰라요

 

더러운 원숭이
아직도 여기 있었군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정정, 다시 만나서 다행이오

 

뭐라고?

 

말랐네

 

난 손오공이 아니오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소
당신이 안 믿을게 뻔하니까

 

당신은 믿어요

 

그 원숭이라면 나한테
이렇게 잘해줄 리가 없죠

 

당신, 대체 누구예요?

 

난 500년 후 당신 남편이오

 

500년 후 당신이 나 때문에
지금의 사랑을 버렸고

 

천신만고 끝에 여기까지 온 것도
모두 당신 때문이오

 

정정, 보고 싶었소
너무너무 그리웠소

 

정말 그리웠소

 

- 이래도 안 믿소?
- 못 믿어요

 

당신을 탓할 수만도 없지
어떻게 된 건지. . .

 

근데 당신을 알 거 같아요

 

알고 말고

 

낯이 익어요

 

몹시 익겠지

 

- 500년 후라고요?
- 그래요

 

우린 어떻게 알게 된 사이죠?

 

어느 날 달이 뜨고
바람이 불어 음산한 밤에

 

나 지존보, 당신 백정정의
기묘한 사랑이

 

다리 위의 불에서부터
시작되었지

 

내가 고개를 돌려
당신 쪽을 가리키는데

 

내 손 전체에
불이 붙었지 뭐요

 

게다가 당신은 나를
죽어라 때리기까지 했지

 

죽어라 말이지!

 

아니, 이렇게 때린 게 아니라

 

요렇게. . . 맞아!

 

바로 이렇게 때렸다고

 

그 후의 일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이 복잡했소

 

갑자기 우마왕이
나타나는 바람에

 

당시 당신은 우마왕과
한바탕 접전을 치른 후

 

날 데리고 반사동으로 갔소

 

시간은 그야말로
화살처럼 빨리 지나갔소

 

눈깜짝할 새에
중요한 부분까지 왔거든

 

낭떠러지 위에서
즉, 감정이 복받치는 순간

 

난 걷잡을 수 없는 격정으로
당신을 쓰다듬고

 

당신 역시 모든 걸 잊고
나를 어루만졌소

 

그리고 영원히
같이할 것을 맹세했고

 

하지만 즐거운 시간은
짧기만 했소

 

돌아오는 것은
끝없는 고통과 탄식뿐!

 

당신이 왜 죽어야 하지?

 

당시 난 월광보합으로 시간을
되돌려 사실을 밝혀야 했소

 

결국 당신이 자살했다는 걸
밝혀냈소

 

마지막 순간

 

난 마침내 당신을 살려냈소!

 

하지만 마지막에
월광보합이 고장 나는 바람에

 

아차 하는 순간에
500년 전으로 와버렸소

 

형님!

 

이게 다요

 

그래서 지금 어떡할 건데요?

 

당신을 만났으니
돌아가고 싶지 않소

 

우리 결혼합시다

 

난. . . 지금 막 일어나서
밖의 일은 잘 몰라요

 

스승님을 모시고
무예를 익히려고 왔어요

 

갑자기 결혼하자고 하니. . .

 

난. . . 아직 이도
안 닦았는데요

 

못 믿는 거 알아요

 

내 마음을 꺼내 보여줄 수만
있다면 진심을 알 텐데

 

간단해요

 

- 와, 마치. . .
- 야자 같다고?

 

전에 왔던 아가씨도 그러더군

 

그럼 야자님. . .

 

그이가 방금 한 말
진심인가요?

 

뭘 꾸물거려?
늘 하던 대로 아래를 뒤져

 

야자님, 고마워요

 

그럼 그이가 제일
사랑하는 게 나 맞아요?

 

오자마자 하루 종일

 

월광보합만 내놓으라는 게
말이 되나?

 

나랑 결혼하자고 하면
계속 미루기만 하면서

 

나한테 시집올
생각은 있는 거요?

 

그럼요

 

당신 동생 미친 거 아니야?
밤새 중얼대기만 하니

 

미친 건 아니지만
약간 돌았다고 할 수 있지

 

돌았어도 상관없어

 

자하가 한다고 했으니
7일 후 결혼할 거요

 

정말 저자한테
시집갈 거니?

 

거짓말이지

 

우리 낭군님이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그 교활한 자가
데리러 올 걸 믿는다고?

 

정말 나타난다면
그야말로 축하할 일이군

 

설사 데리러 온다고 해도

 

무슨 수로 널
우마왕의 손에서 빼내지?

 

하늘이 그 사람에게
자청보검을 뽑게 한 걸 보면

 

평범한 사람은
아닌 게 분명해

 

틀림없어!

 

수많은 사람들이 우러러 볼 모습으로
그가 나타날 거야

 

멋진 갑옷에 치장을 하고

 

오색 구름을 타고 와서
날 데려갈 거야

 

그러니까 돌았다고 하지

 

돈 게 아니라
높은 이상이야

 

인정해! 미친 것아

 

인정 못해!

 

노형, 백정정과 이렇게
빨리 결혼하게 될 줄은 몰랐소

 

그래요, 나도 예상 밖이요

 

정말 기쁜 일이오

 

고맙소

 

어젯밤 자면서 자하를
785차례나 부릅디다

 

지난번보다 한 번이
더 많더군요

 

벌써 엿새가 지났어
내일 밤이 혼례식이야

 

올 리가 없지!

 

어젯밤 거미에게
말을 전해달랬어요

 

내가 당신을 그리워한다고요

 

알고 있었어요?

 

당신은 알고 있소?

 

그동안 당신을 속여왔소

 

속일 테면 속이라지

 

불나방은 죽을 걸 뻔히
알면서도 불로 뛰어들죠

 

불나방은 그렇게 어리석어요

 

포도, 이리 나와요

 

노형을 감시하는 게 아니라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이 뭔지 연구 중이었소

 

노형, 강도 짓이나 잘 할 것이지
왜 갑자기 학문 타령이요

 

강도도 공부가 필요해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잠이나 잡시다

 

자하는 노형 마음속의
느낌표요 아니면 마침표요?

 

아니면 머릿속에
가득 찬 물음표요?

 

자하는 그냥
아는 여자일 뿐이오

 

그동안 거짓말로 그 여자를 속였고
지금은 양심의 가책을 느낄 뿐이오!

 

점점 싫어지고 있다고요

 

난 내일이면 결혼하는 몸인데
뭘 어쩌란 거요?

 

싫어했던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그 감정은 걷잡을 수 없죠

 

싫어하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죠?

 

이유를 좀 대봐요, 제발!

 

사람을 사랑하는데
이유가 필요한가?

 

- 필요없단 말이오?
- 필요하냐고?

 

- 필요없단 말이오?
- 필요하오?

 

필요없소?

연구를 해보자는 건데
뭘 그렇게 정색하오?

 

이유가 필요한가?

 

누구요?

 

혼례식을 시작하겠소

 

형제는 몇 명이냐?
부모님은 살아계시고?

 

난 그저 죽기 전에
친구를 사귀고 싶을 뿐이야

 

큰일이다
어떻게 사부님을 구한다?

 

그래서 요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인자한 마음이 있어야 하지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요괴가 아닌
사람에 가까운 도깨비야

 

저 친구는 알았다는군
자네는 어떤가?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거야
바보 같은 것

 

노형, 편지요

 

당신 양심이 말해줬어요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건
내가 아닌 다른 여자라고

 

그 여자가 당신 양심에
남겨놓은 물건을 보고

 

당신이 500년이 지나
다시 찾는 것은 내가 아닌. . .

 

그 여자라는 걸 느꼈죠

 

이건 하늘의 뜻이라는 걸
믿어야 해요

 

전설 속의 인연이기도 하겠죠

 

- 정정은 떠났어요
- 알아요, 편지를 봤어요

 

- 보리 형님
- 어떻게 된 거죠?

 

- 너희들도 편지 봤어?
- 안 봤어요!

 

읽어봐

 

어딜 가?

 

내 사매 백정정이
여기 온 거 다 알아

 

- 지금 어디 있지?
- 몰라요

 

얼마나 큰 원한이 있길래

 

이렇게 오랫동안 당신 사매를
용서하지 못 하오?

 

이것 봐, 손오공
그애 하고 친하잖아

 

어디 갔는지 빨리 말해

 

어디 있는지 몰라요

 

모른다고?

 

듣자니 당신 마음이
약하다던데

 

저쪽은 네 친구렸다?

 

안 돼!

 

알아 몰라?

 

사람을 죽일 거면
날 죽이시오

 

저 사람들은
당신 사매를 몰라요

 

무고한 사람들이오

 

맞소!

 

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존경하지

 

그렇게 죽고 싶다면
소원대로 해주마

 

잠깐만요

 

죽는 걸 겁내지 않는 줄
알았는데?

 

어차피 죽을 목숨
부탁 좀 합시다

 

칼을 재빨리 뽑아서
제대로 찌르면

 

사람을 찔러도 즉시
죽지 않는다고 하던데

 

눈도 똑똑히 보이고요

 

이왕 하는 거 재빨리 해서

 

내 심장을 꺼내
내가 볼 수 있게 해주시오

 

무슨 소리냐?

 

한 친구가 내 심장에
뭘 두고 갔다고 해서요

 

뭘 두고 갔는지
보고 싶소

 

도통 알 수가 없어

 

겁주는 거냐?

 

사람이나 요괴나
어머니 뱃속에서 나온 건 같단다

 

다른 건 사람의 엄마는 사람이고
요괴의 엄마는 요괴인 것뿐

 

더 이상 못 듣겠어!

 

네 엄마 성이 뭐냐?

 

신랑신부 하늘과 땅에 참배!

 

- 새 신부, 어서 나갑시다
- 잠깐 기다려요

 

지금은 동생이
언니를 구하려고 하고

 

조금 있으면 언니가
여동생을 구할 거야

 

어쩌겠다는 거요?

 

혼례를 올리기 전에
언니부터 놓아줘요

 

약속을 지킬게요

 

다신 언니랑 싸우기 싫어

 

여길 떠나

 

언니는 하나밖에 없는
내 언니야

 

언니!

 

우마왕, 내 동생을
너한테 줄 수 없다!

 

언니

 

무슨 말이냐?

 

너도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이야

 

덤벼!

 

내 말이 맞았지?

 

나보다 먼저 가버렸네
대단한걸

 

이때다!

 

이형환영대법!

 

- 향향!
- 난 네 동생이 아니야!

 

향향아, 뭐 하는 거냐?

 

오빠, 내 이형환영대법이
잘못돼서

 

- 향향
- 개의 몸으로 들어왔어요

 

넌 누군데?

 

난 청하야

 

언니!

 

죽여버릴 테다

 

사부님부터 구해!

 

우리 언니 해치지 마!

 

빨리 좀 구해줘

 

- 그 여자를 죽여버려라!
- 안 돼!

 

- 그건. . .
- 비켜!

 

날 막는 자는 다 죽이겠다!

 

관음대사님

 

이제 대사님의
말씀을 이해하겠어요

 

전엔 사물을 육안으로 봤는데

 

죽는 그 찰나에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어요

 

모든 사물이 전에 없이
똑똑히 보이더군요

 

그 여자는. . .

 

제 심장에 눈물 한 방울을
남겨 두었어요

 

그녀가 얼마나 슬퍼했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속세의 일은
더 이상 연연하지 않겠지?

 

상관없어요
사는 것도 죽는 것도 고행길이니

 

좋은 말이오, 좋은 말이야

 

좋은 말이오, 좋은 말이야

 

노형, 잘 있었소?

 

- 앉아요
- 앉으시죠

 

세 분 친구에게까지
피해를 준 게 가장 걸립니다

 

세 분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었죠

 

- 그러게 말이오
- 말도 마시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10년, 50년씩 사람을 미워하고

 

심지어 500년을
증오한다는 겁니다

 

어째서 그 정도로
사람을 미워하는 걸까요?

 

그래서 당삼장이 서경을
구하러 가지 않느냐

 

그분은 경을 가져와
속세의 갈등을 화해시키려는 거다

 

알겠습니다

 

난 여기 남아서 할 일이 있으니
세 분은 어서 환생하러 가시오!

 

알았소

 

이번 생에서 세 분을
칼에 맞아 돌아가시게 했으니

 

다음 생에서 신세 갚을
기회가 있길 바라오

 

- 세 번 갚는 거요?
- 뭐든 상관없소, 친애하는 포도님

 

자, 그럼 우린 이만
잘 있어요

 

멀리 안 나갑니다

 

다시 한 번 일러두는데

 

금강권을 쓴 다음부터는
더 이상 보통 사람이 아니니

 

세속의 욕망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욕심을 품으면 금강권이
머리를 점점 조여서

 

큰 고통을 줄 것이다

 

알았어요

 

금강권을 쓰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을 해라

 

진정한 사랑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난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그걸 잃고 나서야
비로소 후회했네

 

인간사의 가장 큰 고통은
바로 후회요

 

하늘이 내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면

 

난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겠소

 

사랑에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

 

일배

 

이배

 

삼배

 

조상님께 참배하고
합환주를 마셨으니

 

넌 이제 우가의 며느리다

 

대왕 만세!

 

- 뭐지?
- 무슨 일이야?

 

오색 구름이다!

 

진짜 큰 솜사탕이다

 

설마 그가?

 

조심들 하셔요!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거니
빨래도 걷고요!

 

내 마누라를 뺏어간
원숭이 녀석 아냐?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그런 말로 날 비방하면
안 되지 않을까?

 

당장 죽여버리겠어

 

또 재채기 한다
조심해!

 

미안해

 

재채기로는
몹시 실망하셨을 테니. . .

 

지존보

 

이번엔 다들 만족하셨겠지?

 

사부님

 

손오공이었구나

 

난 비구름인 줄 알았네

 

사부님!

 

이 제자 그동안
큰 잘못을 했습니다

 

다행히 관음대사께서
제 잘못을 일깨워 주셔서

 

이제는 완전히
부처님께 귀의했습니다

 

다시는 세속의 욕망에
연연하지 않고

 

사부님을 모시고
서경을 가져오는 임무를

 

이 제자 열심히
수행할 것입니다

 

고맙구나

 

마침내 개과천선했구나

 

지존보

 

지존보, 드디어 왔군요

 

아가씨

 

난. . . 지존보라는
친구를 압니다

 

자하선자라는 분
얘기도 하던데

 

아가씨가 맞소?

 

지존보

 

멈춰요!

 

그 사람 맞느냐고 물었소
맞는지 말해요

 

말해요 말. . .
말해. . . 말하란 말이야!

 

맞는데요

 

그렇지!

 

지존보는 이미
예전의 곳으로 돌아갔다면서

 

아가씨도 하루빨리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고 전하래요

 

나 놀리지 말아요, 지존보

 

다시 한 번 말하죠

 

내 이름은. . . .

 

제천대. . . 성이라 하오

 

이름 제대로 불러줘요

 

오늘은 기필코 널 죽이겠다

 

변해라!

 

원숭이 녀석, 때려죽일 테다

 

삼지창을 받아라!

 

♪난 닭날개 구이가
제일 맛있더라!

 

내 삼지창으로
닭날개를 굽다니

 

맞다!
잊을 뻔 했네

 

이제 채식만 해야 되는데

 

돌려줘!

 

받아라!

 

너무 재미있지 않아?
말해봐

 

말하라니까

 

말해봐, 말해. . .

 

말해! 말해!

 

왜 언제나. . . 늘. . .

 

말을 안 하는 거야?

 

빨리 날 구해줘

 

미안해, 부하들 앞에서
이렇게 창피를 줘서

 

내가 도와주지

 

일어나라!

 

돌려줄게

 

좋아, 본때를 보여주지

 

무적의 벼룩떼!

 

난 소 벼룩이 제일 무섭더라

 

내 원숭이 분신도
만만치 않거든

 

원숭이들을 모조리 죽여라

 

죽이라고 해

 

제천대성 손오공 맞죠?

 

서경 가지러
서역 안 가세요?

 

나도 데려가요

 

그래. . .

 

여자를 데려가면
외로울 때 위안이 되겠지

 

생각만 해도 정말. . .

 

안 돼, 그럴 수 없어

 

이리 와서 날 안아 봐요

 

- 당신, 날 못 봐줄 거야
- 봐줄 건데요

 

내가 당신을 못 봐줘!
너무 못생겼어

 

도와주는 의미에서
귀찮게 하지 말아줬으면 해

 

나한테 왜 이렇게 대하죠?

 

화났어요?

 

화낼 거예요

 

그럼 울어봐요

 

이 축생들을 모두
서역으로 보내주마

 

파초선이네

 

살려줘요

 

아유, 귀찮아!

 

사부님!

 

오공아, 구해줘!

 

믿을 수 없어

 

사형!

 

너희 둘은
사부님을 지켜드려

 

알았어요

 

자하, 안 돼!

 

- 뭐 하는 거요?
- 왜 그러는거죠?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갑자기 웬 관심이죠?

 

관심이 아니라
하는 짓이 딱해서 그렇소

 

신선 노릇 이렇게 할 거면
차라리 때려치우라고

 

손오공
넌 날 이길 수 없어

 

땅이 갈라졌다!

 

사부님을 구해야 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이곳을 통째로
태양 쪽으로 날려버리겠어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게

 

큰일 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죽으려면 멀리서 죽어요

 

기다려요!

 

또 속였어

 

원숭이 녀석이
땅덩어리를 받들고 있군

 

다 무너뜨릴 테다

 

내가 상대해 주지

 

너무 뜨거워서
불이 붙었네

 

나쁜 놈!

 

- 날더러 어쩌라고?
- 나쁜 자식!

 

- 당신이 더 나빠
- 마찬가지예요

 

넌 사람도 아냐!

 

이제 정신차려

 

내가 아까 한 말
알아들었어?

 

당신은 내가 더 이상
신선이 아니라는 거 알아요?

 

내가 한 가지
확실히 깨달은 건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너무 힘들다는 거예요

 

나한테 그런 쓸데없는
말 하지 말아요

 

사람 잘못 봤다고 했잖아요!

 

그럼 이 방울
어디서 났어요?

 

위험해

 

자하!

 

사부님 조심하세요

 

자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의 영웅이에요

 

어느 날 오색구름을 타고
나를 색시로 맞으러 올 거예요

 

앞부분은 맞췄지만

 

뒷. . .부분은 맞추지
못. . .했어요

 

사부님

 

네 목숨을 내놔라!

 

너무 뜨거워! 이러다간
통돼지구이가 되겠어요

 

여긴 곧 폭발할거다

 

월광보합이 있어야
여길 떠날 수 있어

 

가자

 

태양에 부딪치겠어요
빨리 갑시다

 

사부님 모시고 먼저 가

 

청하

 

내 동생은 이제 없어요

 

난 여래불에게 돌아가
심지가 되려고 해요

 

부디 조심하세요

 

대사형, 일찍 일어나셨네요

 

무슨 일이야?

 

대사형, 생각 안 나요?

 

어젯밤 큰 바람이 불어서
사형이 여기로 데려왔잖아요

 

가자

 

- 어디를 가요?
- 천축

 

무슨 대답을
저렇게 하시는 거야?

 

사부님 말씀은 늘
간단명료했죠, 갑시다

 

사부님, 천천히 가세요

 

- 사형, 조심해요
- 고맙네

 

500년 전 제천대성이
우마왕을 죽이고

 

당삼장을 구해낸 후로
요괴가 다 사라졌답니다

 

그때부터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모여들었죠

 

어떤 사람은 돼지탈을 쓰고
저팔계를 사칭하는가 하면

 

오, 형씨. . .

 

형씨는 또 손오공으로
분장하셨군요

 

그렇다면 손오공다운
재주 좀 보여주쇼

 

이것 봐, 털 붙인 게
표가 나잖아

 

머리에는 떡 두 개를 붙였군

 

이왕 꾸밀 거면
돈을 좀 들이지 그랬수?

 

보긴 뭘 봐? 그 차림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아셔?

 

열 받아도 할 수 없어

 

화 안 낼 거요

 

석 대 더 때려요

 

때리라면 못 때릴 줄 알아?
이 멍청아

 

고맙소

 

왜 석 대를 때리라고 했지?

 

대사형, 출발해야죠

 

어? 보리동이네

 

- 두부 한 모 줘요
- 나도 줘요

 

고맙습니다

 

- 대사형, 뭘 보고 있어요?
- 팔계야

 

- 두부 파는 저 두 사람. . .
- 저 두 사람이요?

 

두부 아줌마라고. . .

 

저 두 여자는 힘들게 고생하며
두부를 판 돈으로

 

과거시험을 보는 남편
뒷바라지를 하고 있대요

 

장원 도착했어요

 

아줌마, 아줌마

 

두 분 축하해요!
아저씨가 장원급제하셨대요

 

빨리 나가서 맞이하셔야죠

 

여보

 

- 여보
- 서방님

 

저리 비켜, 뭘 쳐다봐!

 

여보

 

두부 만드느라 고생했소

 

당신도 두부 만드느라
고생했소

 

- 서방님
- 서방님

 

두부 만드는 게 뭐 대단하다고
나도 할 수 있어

 

- 가자
- 갑시다

 

♪풍선을 불자
풍선을 크게 불어

 

♪크게 불어서
풍선을 가지고 놀자

 

저기 구경거리가 있네

 

오공아

 

사부님

 

가봐라

 

알겠습니다

 

- 저기 좀 봐
- 3일이나 됐대

 

저 두 사람 3일 밤낮을
저러고 있다는군

 

이것 봐, 요괴야

 

대단하네. . .

 

내가 괜히 온 것 같군요

 

그걸 알기엔
너무 늦었어요

 

추억으로 남겨두면
안 되겠소?

 

추억보다는

 

당신을 남겨두고 싶어요

 

그래 봐야 얻는 건
내 육체일 뿐

 

내 마음을 가질 수는 없소

 

난 이미 부인이 있는 몸

 

우린 이루어질 수 없으니
그냥 보내 주시오

 

좋아요, 보내드리죠

 

하지만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입맞춤해줘요

 

- 입맞춤해줘요
- 입맞춰줘요

 

아무리 그래도
이 몸은 석양의 무사

 

당신이 하라는 대로
입을 맞추는 건

 

내 명예를 더럽히는 거요

 

거짓말!

 

입 맞추는 게 두려운 거죠

 

당신은 날 사랑하니까!

 

당신이

 

이번에 날 거절한다면
평생을 후회하며 살 거예요

 

후회하더라도 어쩔 수 없소

 

너무 늦게 만난 인연과
운명을 탓할 수 밖에

 

- 입맞춰요
- 어서

 

웬 바람이람. . .

 

어떻게 된 거지?

 

잘됐어

 

평생 당신을 떠나지 않겠소

 

당신을 사랑해

 

잘됐네, 잘됐어

 

뭘 보는 거요?

 

저 사람이 이상하게 생겨서. . .

 

나도 봤소

 

꼭 개처럼 생겼네

 

♪풍선을 불자
풍선을 크게 불어

 

♪크게 불어서
풍선을 가지고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