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Dose.of.Sunshine.S01E02.1080p.WEB.h264-EDITH <-- Open play menu, choose Captions and Subtitles, On if available --> <-- Open tools menu, Security, Show local captions when present -->

[부드러운 음악]

 

[간호사1] 주사 놓을게요

 

수액 들어갈 동안
잠깐 쉬고 계실게요

 

호출하셨어요?

 

팔이 묵직하니 좀 아파서요

 

아, 수액 맞을 때 간혹
아프다고 하시는 분들 많아요

 

약은 잘 들어가고 있네요

 

[다가오는 발소리]

 

[환자1] 저, 선생님

 

팔이 좀 아파서요

 

[간호사2] 아, 원래 수액 맞을 때
간혹 아프신 분들 계세요

 

약은 잘 들어가고 있는 거 같은데

 

아! [옅은 숨소리]

 

이게 속도가 좀 빨라서
그런 거 같으니까

 

제가 좀 늦춰 드릴게요

 

[멀어지는 발소리]

 

[환자1이 중얼거리며]
씨, 진짜 짜증 나

 

[환자1의 아파하는 신음]

 

환자분,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

 

팔이 좀 아파서요

 

아, 원래…

 

[환자1] 원래 수액 맞을 때
좀 아프다고요?

 

어… 네

 

[환자1] 약도 잘 들어가고 있고요

 

- 네
- [환자1] 다른 간호사분들도

 

그러시더라고요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잔잔한 음악]

 

[안내 방송 속 여자]
…입원 생활을 위해

 

매일 자체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

 

[반짝이는 효과음]

 

[다은] 바늘 한번 바꿔 볼게요

 

혈관이 약하시면
많이 아프실 수 있으세요

 

소아용 바늘로 한번 바꿔 볼게요

 

소아용 바늘이
훨씬 부담이 덜 되거든요

 

바늘이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요

 

[달그락]

 

[툭 놓는 소리]

 

[조절 밸브 조작음]

 

좀 어떠세요?

 

훨씬 나아요

 

[웃음] 다행이에요, 이건 맞아서

 

- 감사합니다, 선생님
- [달그락 기구 챙기는 소리]

 

별말씀을요, 쉬세요

 

[경쾌한 음악]

 

- [툭 떨어지는 소리]
- [환자2] 어머

 

[다은] 여기요

 

- [환자2] 감사합니다, 선생님
- [다은] 네

 

[음악 소리가 작아진다]

 

[음악이 멈춘다]

 

[공기 주입하는 소리]

 

[공기 빠지는 소리]

 

[조심스레 벨크로 뜯는 소리]

 

[환자의 옅은 신음]

 

[멀리 사이렌 소리]

 

[더 조심스레 뜯는 소리]

 

[나머지 벨크로 뜯는 소리]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요?

 

[다은] 아, 712호 안정수 환자분
불면증 있으시잖아요

 

어렵게 잠드셨는데 혹시 깨실까 봐

 

조심조심하느라고 좀 늦었어요

 

[간호사1] 다은 쌤, 간호사 1명이
맡아야 되는 환자가

 

몇 명인 줄 알아?

 

자는 환자들 다 깨워 가면서

 

그렇게밖에 환자를 볼 수 없는 건

 

그래야 환자를 다 볼 수 있어서야

 

[간호사2] 환자분들
배려하는 거 가지고

 

뭐라 그러는 게 아니라요

 

다은 쌤 몫까지
다른 간호사들이 다 해야 돼서

 

그걸 뭐라 그러는 거예요

 

좀 보세요

 

여기 할 일 산더미인데
지금 다 밀려 있잖아요

 

[다은] 죄송해요, 제가
그거까지는 생각 못 했어요

 

[여자] 마셔

 

[다은] 아, 네

 

[여자의 짧고 나직한 콧노래]

 

[다은] 저 때문에
다른 간호사들이 좀 힘들어하죠?

 

말이 좀 있네?

 

앞으로는 제가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일게요

 

다은 쌤 지금도 부지런해

 

- 다은 쌤
- 네

 

정신과에 티오가 났는데

 

정신과요?

 

[무거운 음악]

 

내가 볼 때 다은 쌤은
그쪽이 더 잘 맞을 거 같은데

 

어때?

 

[여자] 아, 쌤, 알잖아

 

간호사가 친절만 하다고
다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근데 그 친구는 너무 막 친절해

 

그래도 환자들은
좋아하는 거 같던데?

 

아니, 그러니까
환자들만 좋아하면 뭐 하냐고

 

딴 간호사들한테 민폐인데

 

정말 바빠서 죽을 거 같은데
그 친구만 일이 밀리니까

 

다른 간호사들이
그 친구 몫까지 해야 되는 거잖아

 

[여자의 한숨]

 

아무튼 정다은은

 

간호사 쪽으로는
적성이 안 맞는 거 같아요

 

[다은] 아픈 말은
언제 들어도 아프다

 

[달그락 집는 소리]

 

[다은의 놀란 소리]

 

- [위태로운 음악]
- [와장창 소리]

 

[다은] 아, 죄송합니다

 

[달그락 식기 소리]

 

아, 죄송합니다

 

- [남자] 제가 할게요
- 아, 제, 제가 할게요

 

- [다은] 아, 어떡해
- [무거운 음악]

 

- [다은의 가쁜 숨소리]
- [달그락 식기 소리]

 

[달그락 식기 정리하는 소리]

 

[다은이 가쁜 숨을 몰아쉰다]

 

[주제곡]

 

[다가오는 오토바이 소리]

 

[유찬] 배달 다녀왔습니다

 

[유찬 모] 왔어, 아들?

 

- 다은이 와 있어
- [유찬] 예?

 

[유찬의 한숨] 야

 

뭐냐, 이건 또?

 

오늘은 좀 취하고 싶어서

 

[유찬] 아, 줘 봐

 

[다은] 뭐야?

 

취하고 싶다며

 

이게 딱 네 주량이잖아

 

자, 남은 거는 킵해 놓을게

 

늬에늬에, 감사합니다

 

[유찬의 한숨]

 

[유찬] 야, 너 진짜…

 

훠이, 훠이, 훠이

 

훠이, 훠이, 훠이, 훠이

 

[답답해하는 숨소리]

 

작작 마셔!

 

에휴, 저거, 저거

 

[하 내뱉는 탄성]

 

[달그락 설거지하는 소리]

 

[한숨 쉬며] 아이고

 

유찬아, 다은이 취했다

 

[유찬] 예

 

[유찬의 코웃음]

 

다 마시지도 못했네

 

- [차분한 음악]
- [한숨]

 

[오토바이 소리]

 

[다은이 한숨 쉬며] 아…

 

바다 보고 싶다!

 

[유찬] 야, 천지가 바다다

 

너 이러는 꼴 보니까 오늘 또
병원에서 무슨 일 있었네

 

이번에는 뭔데?

 

바다 여기 말고 다른 데 가 줘?

 

뭐, 속초, 양양 이런 데면 되나?

 

병원은?

 

[유찬] 하루 제껴!

 

쳇, 제끼면?

 

제끼면 뭐
네가 나 먹여 살릴 거냐?

 

[유찬] 너 삼시 세끼
닭만 먹을 자신 있냐?

 

아, 그냥 바다 안 볼래!

 

[유찬] 그럼 바람이나 쐐

 

꽉 잡아

 

엄마, 나 갔다 올게

 

[다은 모] 어

 

야, 이거 가져가

 

이거 뭐야?

 

쑥개떡

 

이거 식었다 싶으면은
그냥 전자레인지 2분만 돌려

 

엄마, 요즘 사람들
쑥개떡 안 좋아해

 

안 먹어 봐서 그래

 

아, 안 가져갈래

 

[다은 모] 야

 

먹어 보면 다 잘 먹어

 

엄마

 

때로는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고

 

지켜봐 주기만 할 때도
필요한 거야

 

엄마가 직접 들고 가?
인사도 할 겸

 

- 그러지, 뭐
- [다은] 아이, 알았어, 알았어

 

내, 내, 내가 가져갈게, 가져갈게

 

나오지 마

 

[다은 모의 웃음]

 

[잔잔한 음악]

 

[승객들의 놀란 소리]

 

[다은의 한숨]

 

- [정차 벨 소리]
- [다은이 기뻐하며] 오! 오!

 

[다은의 옅은 숨소리]

 

- [다은의 한숨]
- [쉭 문 닫히는 소리]

 

[안도하는 한숨]

 

[흥미로운 음악]

 

[고윤] 또 보네요?

 

어?

 

어, 안녕하세요

 

대장항문외과 선생님 맞으시죠?

 

[고윤] 네, 아…

 

이 동네 사나 봐요?

 

아, 저는 버스에서 몇 번 뵀었는데

 

- 저를요?
- 네

 

아, 진짜요?

 

[킁킁 냄새 맡는 소리]

 

[연신 킁킁대는 소리]

 

쑥 냄새인데

 

[익살스러운 음악]

 

혹시 이거 떡인가요?

 

오, 완전 개코

 

아니, 제 말은 그…
냄새를 되게 잘 맡으시네요

 

저 개코 맞아요

 

 

야, 이 쑥 냄새 보니까
이거 제대로 된 맛집인가 보네

 

아, 이거 엄마가
직접 캐서 하신 거예요

 

아, 어쩐지

 

냄새부터가
뭔가 이렇게 남다르다 했어

 

야…

 

[다은] 아, 이거, 저…

 

아직 따끈따끈하다 [웃음]

 

- [어색한 웃음]
- [고윤] 냄새 보니까

 

쑥버무리는 아닌 거 같고
쑥개떡이죠?

 

냄새가 미묘하게 달라

 

쑥을 빻았느냐, 아니냐

 

그거에 따라서
쑥에 약간 좀 차이도 있고

 

- [안내 음성] 이번 정류장은…
- [고윤] 아무튼

 

- [정차 벨 소리]
- 와, 이거…

 

- [다은] 아
- [고윤] 아, 예

 

[안내 음성] 다음 정류장은
명신대병원입니다

 

- 실례합니다
- 아…

 

- [쉭 문 닫히는 소리]
- [다은] 네

 

[경쾌한 음악]

 

오늘은 되게 멀쩡하시네요

 

네?

 

아니, 며칠 동안 이렇게

 

손이랑 대화를 하고 계셔 가지고

 

[놀란 숨소리] 아, 그거요?

 

제가 손가락 꺾는 버릇이 있거든요

 

[다은] 아…

 

강박인 거 같아서 못 하게 하려고

 

[고윤의 놀란 소리]

 

아, 깜짝이야

 

나 손가락 안 꺾는다

 

언제부터 안 꺾었지?

 

그건 반말인데

 

예?

 

혼잣말이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당황한 소리]

 

혼잣말을 되게 잘 들리게 하시네요

 

[다은의 옅은 한숨]

 

[정차 벨 소리]

 

[철우] 좋아하는 게
뭐 별거인가요?

 

손을 꺾다가
그걸 멈추게 하는 게 있으면

 

그게 좋아하는 거죠

 

쑥개떡 때문인가?

 

[남자] 떡은 반입이 안 되세요

 

그, 최근에 다른 병원에서
떡 때문에 사고가 있어서

 

[다은] 아…

 

어쩔 수 없죠

 

[고윤의 한숨] 걱정이네, 이거

 

여기서 다 먹고 들어가야 하나?
[쩝 입소리]

 

양이 좀 많죠, 이거?

 

[보안 요원] 일단
저희가 맡아 놓을 테니까

 

- 나중에 찾아가세요
- [다은의 수긍하는 소리]

 

그럼 되겠다
잘 좀 부탁하겠습니다

 

저기, 선생님

 

[익살스러운 음악]

 

몰래 드시면 안 돼요, 그거

 

 

아니, 저, 근데

 

저희 과에는 왜…
무슨 볼일 있으세요?

 

아니요

 

어? 나 여기 왜 왔지?

 

[고윤, 다은의 인사하는 소리]

 

[씁 냄새를 들이켜며]
아, 쑥 냄새 진짜 좋다

 

[뛰어가는 발소리]

 

[음악이 뚝 멈춘다]

 

[들레] 딱 보기에도
바지런해 보이지는 않잖아요

 

[수연] 주변 사람들
진짜 피곤했겠다

 

[정란] 다른 사람들이
고생 많았대요

 

뒷수습하느라고

 

[들레] 난 같이
일 못 할 거 같은데요

 

[정란] 나도

 

[한숨]

 

소문 안 나는 게 이상한 거지

 

[수간호사] 입조심!

 

괜히 의사들 뒷담화하고 다니지 마

 

가뜩이나 패 나누기 딱 좋은데
왜 그래?

 

[정란] 그 선생님은
자기 얘기 하는 줄도 모를걸요?

 

죄송합니다

 

조심할게요

 

[들레] 다녀오세요

 

[수연] 아, 들레 쌤
기욱 님 이벤트 노티했어?

 

[들레] 네, 외래 있으셔서
미리 말씀드렸어요

 

[다은의 한숨]

 

[간호사1] 그리고 이원미 님

 

밤에 잘 못 주무시더라고요
복도에서…

 

[간호사2] 하정 님
20시에 액팅아웃 했어요

 

[간호사1] 낙상 위험 때문에
SR에 재우고 봤거든요?

 

509호 김성식 님

 

오후에 지방 병원으로
전원 가셔, 알지?

 

네, 아무래도 대학 병원에는
두 달 이상 계시기 어려우니까

 

장기 치료를 위해서

 

2차 병원으로 가신다고 들었어요

 

김성식 님 이송 서류 챙기고

 

네, 진료 소견서, 초진 기록지

 

경과 기록지, 투약 기록지
CT, MRI 결과지요

 

앰뷸런스 탑승 1시간 전에
진정제 놓는 거 잊지 말고

 

[다은] 네, 선생님

 

- [카트 소리]
- [다은] 김성식 님

 

[잔잔한 음악]

 

간밤에 잠은 잘 주무셨어요?

 

오늘 오후에 지방 병원으로

 

전원 예정되어 있으신 거 아시죠?

 

기분은 좀 어떠세요?

 

제가 뭐 도와드릴 건 없을까요?

 

없어요

 

거기서도 좋은 분들
많이 만나실 거예요

 

[다은] 어?

 

고양이 좋아하시나 보네요?

 

[다은의 옅은 웃음]

 

근데 이제 이건 뗄게요

 

병동 규칙상
이런 거 붙이시면 안 되거든요

 

[성식]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 몰,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 제가 빨리 떼겠습니다
- 아, 제가 할게요

 

아, 몰, 몰, 몰랐어요

 

죄, 죄송합니다
제가 뗄게요, 제, 제가

 

제가 뗄게요

 

- [힘주는 소리]
- [탁탁 긁는 소리]

 

아, 나 안 된다

 

[남자] 아니, 이유를
말해 달라니까요?

 

아, 내가 뭐
총을 달래, 칼을 달래?

 

아, 진짜 열통 터져서
왜요, 왜 안 되는데?

 

제가 입원 시에 설명드렸는데요
다시 한번 말씀해 드릴까요?

 

[환자] 아가씨
나 그딴 거 모르겠고

 

의사 선생님 불러와

 

아가씨가 아니고 간호사님이세요

 

[들레] 이러시면 곤란하세요

 

보호 병동에서는
볼펜 같은 필기도구는

 

자, 타해 위험이 있어서
반입이 어렵…

 

그쪽하고 말 섞기 싫다고! 씨!

 

의사 불러오라니까
의사랑 얘기할 거야

 

[환자가 가쁜 숨을 몰아쉰다]

 

음, 그러니까
일기가 쓰고 싶으시다?

 

예, 선생님

 

근데 손가락으로 쓸 수는 없잖아요

 

좀 어떻게 안 될까요?

 

[들레] 환자분 혼자만
허락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형평성 문제도 있고요

 

[한숨]

 

해 주세요

 

- [흥미로운 음악]
- 네?

 

[환자] 거봐요, 된다시잖아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선생님

 

안 그래도 저분
병동 생활이 불성실하신데

 

그렇게 쉽게 허락해 주시면

 

저희 입장이 뭐가 되나요?

 

[여환] 본인이
신의 아들이라고 믿는

 

바이폴라 환자잖아요

 

갑상선 기능 저하도 있고

 

뭔가 발산할 것이 있으면

 

여러 가지로 치료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요

 

[옅게 웃으며] 부탁 좀 드릴게요

 

[옅은 한숨]

 

[정란] 진짜 황 쌤이 그랬어?

 

더 자주 살펴보라고?

 

왜? 아예 그냥 같이 살라고 하지

 

[들레] 치료에 도움 된다니까
할 말은 없는데

 

근데 기분이 좀 그래요

 

아, 자기야 말 한마디면 끝이지만

 

우리는 내내 쫓아다녀야 되잖아

 

저러니까 환자들이
우리를 더 무시하지

 

간호사들한테는 툭하면은

 

'아가씨', 뭐 '이 여자, 저 여자'
막 대하고

 

나한테는

 

아줌마래

 

어? 그래 놓고서
의사 쌤들 앞에서는

 

'선생님, 선생님'

 

180도 그냥 확 바뀌고

 

아, 진짜 너무 얄밉지 않냐?

 

[들레] 하루 이틀도 아니고
뭐, 얘기한다고 달라지겠어요?

 

그냥 신경 쓰지 마시고
우리는 우리 할 일만 하죠

 

가끔은 들레 쌤이 부러워

 

감정적으로
잘 안 휘둘린다고 해야 되나?

 

[한숨] 나는 완전
유리 멘털이어 가지고

 

차기 수 쌤다워

 

[들레가 웃으며] 에이

 

쌤, 왜 이래요?

 

뭐?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데

 

- [도어 록 작동음]
- [달칵 문소리]

 

[프린터 작동음]

 

- [도어 록 작동음]
- [달칵 문소리]

 

[혁수] 수고들 많아요

 

- [다은] 아, 교수님
- [혁수] 네

 

저, 오늘 김성식 환자
전원 가는 날 맞죠?

 

네, 맞으세요

 

[혁수] 김성식 환자

 

제가 외래 때부터
쭉 보던 분이에요

 

아, 그러세요?

 

지금 병실에서 준비 중이실 거예요

 

[혁수] 어…

 

난 인사만 하고 올라갈 테니까
전원 잘 부탁합니다

 

[다은] 네, 잘 처리하겠습니다

 

- [혁수] 김성식 환자, 남성, 40세
- [무거운 음악]

 

수면 욕구 감소 증상으로 첫 내원

 

직장 내 업무 과다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스스로 인식하고 있지만

 

[성식] 잠이 잘 안 오네요, 요즘

 

[혁수] 음

 

일을 좀 줄여 보는 건 어떨까요?

 

아휴, 그럴 여유가 없어요

 

불면이 올 정도면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닙니다만

 

저기, 실은

 

직장 상사 한 분이

 

저한테 좀 까칠하셔 가지고

 

[혁수] 아이, 저런

 

[혁수] 새로 부임한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성식] 처음 모셔 보는 분이라서
그런지

 

아, 스타일 파악을
아직 못 해서 그런가 봐요

 

저, 이번 프로젝트

 

정말 잘하고 싶어요

 

저한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요

 

일단 잠을 좀 잘 자게 해 주세요

 

[혁수]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으로 보여진다

 

[딸깍 줄당김스위치 소리]

 

[딸깍]

 

- [딸깍]
- [고조되는 무거운 음악]

 

[딸깍]

 

[딸깍]

 

[딸깍]

 

[딸깍]

 

[옅은 한숨]

 

[혁수] 가스라이팅은 '가스등'이란
연극에서 나온 말이다

 

남자는 폴라를
이용하기 위해 접근했고

 

집 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어둡게 만들고는

 

폴라가 집 안이
어두워졌다고 말하면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비난한다

 

당하는 폴라는 점점 자신의
현실 인지 능력을 의심하면서

 

판단력이 흐려지고

 

결국 남자한테
의존할 수밖에 없어진다

 

[뚝뚝 손톱 물어뜯는 소리]

 

[성식]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부장님

 

변명 필요 없고

 

왜 그쪽한테만 일이 가면
성과가 안 나는 거야?

 

- 제가 더 잘하겠습…
- [부장] 차라리

 

양 대리한테 다 맡겨

 

어떻게 된 게 팀장이라는 사람이
대리보다 일을 못하나?

 

- 죄송합니다
- [부장의 쯧 소리]

 

월급 루팡이라는 말 알아?

 

월급 도둑이라는 얘기야

 

옛날 같으면
맞아도 몇 번을 맞았어

 

행여나 맞아도

 

'감사합니다' 하며
다녀야 돼, 당신은

 

정말 죄송합니다

 

[혁수] 결국 스스로를
부족한 사람으로 여길 때까지

 

정신적 학대를 이어 간다

 

[부장] 아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우리 김 팀장이

 

다 알아서 할 겁니다, 예

 

[혁수] 환자는 이미 상사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당하고 있었다

 

[성식] 두 번째는

 

아이 중심 체험형
교육 커뮤니티 단지입니다

 

체험형 시설을 계획하여

 

단지 내 타깃층인 3040
맞벌이 부부가 중요시 생각하는

 

아이 중심의 단지가

 

될 수 있도록 하였, 하였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성식의 긴장한 숨소리]

 

세 번째

 

세 번째가…

 

수, 수변…

 

[긴장이 고조되는 음악]

 

수…

 

수, 수변…

 

수변…

 

'수변' 뭐요?

 

[떨리는 목소리로] 죄, 죄송합…
죄송합니다

 

세 번째가 뭡니까?

 

화, 화, 화장실 좀…

 

[참석자들의 짜증 섞인 탄식]

 

[부장의 옅은 한숨]

 

[성식의 괴로운 신음]

 

[성식이 힘겹게]
잠깐만 저, 화장실 다녀와서

 

[쾅 문 열리는 소리]

 

- [불안한 음악]
- [부장의 성난 한숨]

 

[탁]

 

[부장이 한숨을 내뱉는다]

 

[덜컥 문 닫히는 소리]

 

[분을 삭이는 숨소리]

 

 

너 미쳤어?

 

야,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아니… [한숨]

 

내 얼굴에 똥칠하려고
일부러 개판 쳤지?

 

아닙, 아닙니다, 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분을 참는 소리]

 

너 앞으로 회사에서
화장실 가지 마

 

걸리면 죽여 버릴 거니까

 

[혁수] 촉발된 사회 공포증은
더욱 심화되었고

 

- [덜컥 문 닫히는 소리]
- [성식의 기괴한 비명]

 

우울증은 중증도를 넘어섰다

 

[성식] 요즘 수분 섭취를
최대한 줄여요

 

- 화장실 때문에 불안해 가지고
- [어두운 음악]

 

- [혁수] 어…
- 아, 그러니까

 

소변은 마려워 가지고 미치겠는데

 

막상

 

화장실 가면 안 나와요

 

아, 근데 자꾸만

 

아, 못 간다고 생각하니까

 

아, 지금도 막 계속
가고 싶어지고 그래요

 

아휴…

 

[성식] 아, 아, 맞다

 

아, 제가 그리고 또 좀
이상한 버릇이 생겼어요

 

[카드 인식음]

 

[성식의 괴로운 신음]

 

[계속되는 카드 인식음]

 

[혁수] 이게 뭐예요?

 

[성식] 그, 제, 그 출근길에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다 정리해 놓은 지도예요

 

[혁수] 화장실에 대한 집착과
강박 증세도 출현하기 시작했다

 

성식 씨, 뭘 좋아하세요?

 

[야옹 고양이 울음]

 

[여자] 다들 사람 손 한 번씩
탔던 애들이에요

 

아, 이렇게 이쁜 애들도
그냥 버려지네요?

 

[직원] 그러게 말이에요

 

[개 낑낑대는 소리]

 

아무튼 다시 한번
정말로 감사드려요

 

진짜로 좋은 일 하시는 거예요

 

[성식] 제가 고맙죠

 

저기, 실은 요즘에…

 

- [야옹 고양이 울음]
- 저…

 

[야옹]

 

[직원] 어머

 

- [계속되는 고양이 울음]
- [차분한 음악]

 

[직원의 의아한 웃음]

 

아니, 우리 후크 선장이
웬일이야? 어?

 

- 후크 선장이요?
- [직원] 예

 

얘는 좀 아픈 애예요
발견했을 때

 

- 한쪽 눈이 실명됐었거든요
- [고양이 울음]

 

어떤 나쁜 사람한테
못된 짓을 당한 건지

 

저희 직원들 아니면
아무한테도 가까이 안 가는데

 

- [계속되는 고양이 울음]
- [직원의 어르는 소리]

 

- [직원의 연신 어르는 소리]
- [야옹]

 

혹시 제가 한번 안아 봐도 될까요?

 

아, 예, 그럼요

 

- 자, 가자
- [고양이 울음]

 

- 옳지, 옳지, 괜찮아, 괜찮아
- [성식의 어르는 소리]

 

- 어, 어이구
- [야옹]

 

- [성식의 어르는 소리]
- [야옹]

 

혹시, 이 아이는 어떠세요?

 

제 느낌에는 김성식 씨가

 

집사로 간택당하신 거 같은데요?

 

[다른 고양이들의 울음]

 

- 안녕, 후크 선장
- [갸르릉 소리]

 

어, 내가 너 이제 아빠야

 

[직원의 옅은 웃음]

 

[직원] 와, 후크 선장

 

김성식 씨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어, 어?

 

- [갸르릉 소리]
- [작게 어르는 소리]

 

[부장이 소리치며] 너 같은 새끼는
없어도 돼, 이 새끼야!

 

[위압적인 음악]

 

너는 도대체 왜 사냐? 어?

 

내 복장 터트리려고 사냐?

 

죄송합니다

 

[부장] 차라리 사표 써라

 

어?

 

너 같은 거 없어도
회사 문제없이 굴러간다니까?

 

[혁수] 환자는 물론이고

 

죄송합니다

 

[부장] 안 되겠다

 

[혁수] 가해자마저도

 

[부장] 그럼 너 맞자, 좀

 

- [웅성대는 소리]
- [남자] 부장님

 

[혁수] 폭력에
점점 무뎌진 것으로 보인다

 

[쓸쓸한 음악]

 

학대를 지속적으로 겪으며

 

심리적 한계에 다다랐다

 

완전히 억압당한 나머지

 

스스로를 포기했다

 

[멀리 비행기 소리]

 

[훌쩍이는 소리]

 

[철우] 다은 쌤, 울어요?

 

[다은] 아, 아니요

 

운 건 아니고 그냥
눈에 뭐가 들어가 가지고

 

에이, 아닌 게 아닌 거 같은데요?

 

저한테 말씀을 하시면
제가 어떤 치료를…

 

[아파하는 비명]

 

[민서] 또 아무나
환자 만들고 다닐래?

 

김성식 님 이송이 오늘이죠?

 

[다은] 아, 네, 선생님

 

[철우] 임 교수님 환자분이요?

 

- 그 사회 불안 장애
- [민서] 응

 

사회 불안 장애는
그럼 사회생활이 어려운 거예요?

 

[철우] 그렇죠

 

일단 다른 사람들이랑
상호 작용 하는 거 자체를

 

좀 두려워하고 피하니까요

 

낯선 사람들이 자기를 막

 

유심히 지켜보는 것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자기 얘기 할까 봐서
막 신경 쓰이고요?

 

[철우] 그렇죠

 

뭐, 남들이 욕하는 거
평가당하는 거를

 

엄청 두려워해요

 

[한숨 쉬며] 그, 실제로
어떤 느낌일까요?

 

불안이라는 거

 

마치 투명한 우리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

 

[긴장되는 음악]

 

- [둔탁하게 부딪치는 소리]
- [성식의 놀란 소리]

 

[성식의 헐떡임]

 

[긴장이 고조되는 음악]

 

[성식의 거친 숨소리]

 

[다은] 모두가 나를 지켜보고
구경 중인 기분이요

 

나를 모르는 사람조차도

 

- 긴장되고
- [음악이 잦아든다]

 

압박되고

 

부끄러웠겠죠

 

다은 쌤은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예? 아니, 그냥 그럴 거 같아서요

 

근데 문제는

 

불안 장애 환자들이
자기한테 병이 있는지를 모르고

 

알아도 병원을 잘 안 온다는 거야

 

[철우] 예, 맞아요

 

그냥 좀 부끄럼 많이 타거나

 

좀 소심한 성격이거니 해 버리죠

 

옛날 엄마들 같은 경우에
그런 성격 좀 고치려고

 

뭐, 웅변 학원 보내고
연기 학원 보내고

 

[다은] 어? 저도 다녔었는데

 

[철우] 그래요?

 

평소에 좀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에요?

 

저요?

 

어… 조금요?

 

이 불안 장애의
3대 증상 중의 하나가

 

걱정이거든요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걱정을 하는 거죠

 

둘째는 그 걱정 때문에

 

긴장된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거예요

 

그리고 셋째는 그 긴장 때문에

 

두통, 흉통, 소화 불량까지
이어지는 거죠

 

만약 이런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

 

별 이상이 없다고 나온다

 

그러면 불안 장애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거죠

 

선배, 저 되게
많이 알고 있지 않아요?

 

저 이 세상 모든 불안 장애를

 

- 다 치료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꼬르륵 소리]

 

[밝은 음악]

 

몽고반점이 있으시네?

 

[남자] 네?

 

아, 예

 

크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안 없어지더라고요

 

아, 예, 이거 참… [쩝 입소리]

 

몽고반점이

 

쑥개떡처럼 생겼다

 

- 네?
- [고윤] 아

 

죄송합니다 제가 딴생각을 좀…
[헛기침]

 

수술 잘 끝나셨습니다

 

- [간호사] 지홍주 님
- 네

 

- 한 달 뒤에 뵐게요
- [홍주] 감사합니다

 

[간호사] 수고하셨습니다

 

[헛웃음] 이번에는 쑥개떡이에요?

 

저번에는 그…

 

[힘주며] 콩가루 대신
카스테라로 묻힌 인절미

 

[간호사] 제 친구가 떡집 하는데

 

한번 알아볼게요

 

진짜요? 감사합니다, 예스!

 

근데 오늘은
손 한 번도 안 꺾네요?

 

그러게요

 

손을 안 꺾고도 마음이 편안하네

 

[들레] 앉았다 일어나시고요

 

- [영상 속 남자의 구령 소리]
- 하셔야 돼요

 

- [힘찬 음악이 흘러나온다]
- 팔도 쭉쭉 펴시고, 쭉쭉 펴시고

 

김재환 님, 어디 불편하세요?

 

[재환] 배가 더부룩하고
너무 아파서요

 

[흥미로운 음악]

 

김재환 님, 잠시만 계세요

 

- [여환의 피곤한 숨소리]
- [들레] 황 선생님

 

 

선생님, 김재환 님 면담 좀요
자꾸 배가 아프시다고 하세요

 

아, 지금요?

 

- 네
- [철우] 배가요?

 

어떻게 아프신데요?

 

공 선생님
황 선생님 환자분이세요

 

[철우] 아이, 환자에
내 환자, 네 환자

 

네 환자, 내 환자가
어디 있습니까?

 

모두 다 우리 환자

 

[철우의 아파하는 소리]

 

여기서 네가 제일 환자야

 

- [철우의 신음]
- 보면 모르겠냐?

 

어제 논문 때문에
뻔히 못 잔 거 알 텐데

 

다분히 의도적으로
환자 맡기는 거?

 

그런 거예요?

 

처방된 소화제는
벌써 다 드렸거든요

 

면담해 보시고

 

다른 검사 해 보실 건지
결정해 주셔야죠

 

김재환 환자

 

모시고 오세요

 

 

- [정란] 들레 쌤, 밥 먹으러 가자
- [음악이 잦아든다]

 

우리 제시간에
밥 먹는 거 얼마 만이야?

 

[들레] 그러게요

 

[덜컥 문소리]

 

[여환] 아, 들레 쌤

 

여기 김재환 님 이모분이세요

 

- [다시 커지는 흥미로운 음악]
- [들레] 예?

 

오늘 우리 병동 이렇게
처음 면회를 오셨다네요

 

재환이 이모입니다

 

아, 이모님이요?

 

클로스 환자분들은
직계가족만 면회 되시고

 

담당의 허락이 있으셔야 되는데요

 

아, 제가 허락했어요

 

제가 담당의거든요

 

궁금하신 게 많다니까
상세히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정란] 그래서 지금까지
붙잡혀 있었어?

 

이거 지금 나 엿 먹으라는 거죠?

 

맞죠?

 

- [수연] 이미 먹었구만, 뭘, 응?
- [음악이 잦아든다]

 

[정란] 근데 김재환 님은 원래
어머님이 면회 오시지 않았나?

 

[들레] 당분간 가까운 친척분들이
돌아가면서 오신대요

 

문제는 새로 오실 때마다

 

상태 전부
다시 말씀드려야 한다는 거죠

 

그냥 황 쌤이 면담하시면 안 되나?

 

[들레] 알잖아요

 

의사들하고 짧게 끝날 얘기
간호사들한테는 엄청 길어지는 거

 

[한숨 쉬며] 그렇지
우리는 편하니까

 

[들레] 이, 씨

 

아까 분명히 봤어요

 

상세히 설명해 주라고
하면서 웃는 거

 

- 궁금하신 게 많다니까 상세히…
- [흥미로운 음악]

 

상세히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내가 자기한테 환자 토스 쳤다고

 

- 지금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 [도어 록 작동음]

 

[달칵 문 닫히는 소리]

 

[수연] 공철우 쌤
뭐 먹고 다니시면 안 돼요

 

내가 몇 번을
얘기하는지 몰라, 진짜

 

[속삭이며] 누가 보면
얼른 넣을게요

 

[안타까운 탄성]

 

[수연] 철우 쌤, 철우 쌤아

 

[정란] 됐어

 

[다은] 점심은 다 드셨네요?

 

병실에 가 계시면
제가 점심 약 드리러 갈게요

 

 

내 얘기 하는 건가?

 

[불안한 음악]

 

[답답한 숨을 내쉰다]

 

한심해, 진짜

 

[다은의 심호흡]

 

[정란] 들레 쌤, 배고프지?

 

내가

 

여기 간식 숨겨 놨…

 

- [둥둥 울리는 비장한 음악]
- [들레의 놀란 숨소리]

 

'쉣'!

 

[정란의 분한 숨소리]

 

공철우, 공철우 맞지?

 

그, 아까 물고 가던 거 내 거지?

 

아, 씨, 배고파

 

아, 배고파

 

[다은] 저기

 

[음악이 잦아든다]

 

혹시 떡 좋아해?

 

[정란의 감탄하는 소리] 맛있어

 

- [들레] 맛있어요?
- [정란] 응 [옅은 탄성]

 

[들레] 부케는
누가 받기로 했어요?

 

- [무거운 음악]
- 다은 쌤, 얼른 와

 

[다은] 어

 

[들레] 다은 선배랑은
원래 잘 아시죠?

 

[간호사] 그럼요, 내과에서
3년을 같이 일했는데

 

여기서는 잘하고 계시죠?

 

마카롱 좀 같이 먹어요

 

[정란] 너도 떡 가져왔다며

 

아, 어

 

- [정란] 이거야?
- 응

 

[정란] 포장까지 했어

 

- [정란의 놀라는 소리]
- [들레] 우와, 이게 뭐예요?

 

아, 쑥개떡이야
엄마가 쑥을 캐 오셔 가지고

 

[정란] 맛있겠다

 

[정란의 신기해하는 소리]

 

- [들레의 감탄하는 소리] 달다
- [간호사] 맛있죠?

 

- [들레] 음
- [정란] 나도 이거부터 먹어야지

 

단 게 들어가 줘야 돼

 

아니, 자기들만 바쁘고 피곤한가?

 

맨날 은근히 일 떠넘기고?

 

그러니까요

 

우리처럼 일하면
일주일도 못 버틸걸요?

 

와, 진짜 어느 과나 다 똑같네요

 

[정란] 이따 회식도 가기 싫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

 

고기도 우리가 맨날 다 굽잖아
지들은 먹기만 하고

 

[들레] 저 먼저 갈게요

 

- 잘 먹었어요
- 가요

 

[정란] 아, 씨, 나도 가야 돼

 

다은 쌤, 안 가?

 

어, 나 이거 남은 것 좀
챙겨서 갈게

 

얼른 와

 

잘 먹었어요

 

[간호사] 그거 은근 부담스러운데

 

쑥개떡이요

 

내과 처음 왔을 때도 해 왔잖아요

 

근데 요즘 사람들이
떡을 잘 안 먹지 않나?

 

[익살스러운 음악]

 

[환희에 찬 효과음]

 

[고윤의 감탄하는 소리]

 

[성스러운 효과음이 울려 퍼진다]

 

진짜 맛있다

 

[고윤의 쩝쩝 먹는 소리]

 

파는 거랑 확실히 맛이 다르네요

 

[감탄하는 소리] 냄새도 달라

 

먹어 봤어요? 진짜 맛있는데

 

아니요, 아니요
저는 마카롱을 많이 먹어서요

 

무슨 롱?

 

마카롱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마카롱…

 

마카롱이랑 떡이랑 같나?

 

이 쑥이 사람한테
진짜진짜 좋아요

 

아이, 먹어 봐요

 

맛있죠?

 

네, 뭐, 맛… 아, 맛있네요
[어색한 웃음]

 

그렇죠?

 

거봐요, 내 말이 맞다니까?

 

적당히 찰지고

 

야, 이거

 

습식 쌀가루인가?

 

요?

 

[도어 록 작동음]

 

[수연] 다은 쌤, 이제
김성식 님 이송 준비하자

 

그, 주사제

 

- 거부감 느끼실 수도 있거든
- [다은] 네

 

이송 때 편안하게
가시는 거 도와드리려고

 

진정제 놔 드린다고 잘 설명하고

 

- [다은] 네, 선생님
- 어, 할 수 있지?

 

- [다은] 네
- [수연] 응

 

[잔잔한 음악]

 

[다은] 김성식 님

 

조금 있으면 이송 가실
병원 차 도착한대요

 

마음의 준비는 되셨어요?

 

[옅게 떨리는 숨소리]

 

[놀라며] 어? 김성식 님

 

왜 이렇게 떠세요?

 

간호사님은

 

내가 나, 나을 거 같아요?

 

[무거운 음악]

 

나으셔야죠

 

[성식의 떨리는 숨소리]

 

나 같은 건 차라리…

 

그냥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부장] 꺼져라, 이 새끼야

 

[답답해하는 소리]

 

안 때린다, 안 때려

 

너 같은 거 패고 내가
뭔 험한 꼴을 당하려고, 씨

 

영원히 좀 꺼졌으면 좋겠네

 

[부장의 한숨]

 

[화면 전환 효과음]

 

[혁수] 지속된 약물 처방과
상담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호전되지 않았다

 

[혁수] 참

 

많이 힘드셨겠어요

 

이제 부장님은 참을 만해요

 

그럼 이제 뭐가 힘든가요?

 

사람이요

 

[어두운 음악]

 

사람들 시선이

 

전부

 

나를 보고 있어요

 

다 내 얘기 하고

 

[혁수] 다른 사람들이

 

성식 씨 얘기 하는 걸
실제로 들은 건가요?

 

아니면 그런 생각이
드시는 건가요?

 

다 내 얘기 하는 거 같아요

 

그런 생각이
참 마음을 아프게 하죠

 

아픈 게 아니라

 

그냥 저를 경멸하는 거 같아요

 

[계속되는 어두운 음악]

 

[성식의 힘없는 숨소리]

 

[음악이 뚝 멈춘다]

 

[다시 시작되는 어두운 음악]

 

[성식의 다급한 숨소리]

 

[멀리 자동차 경적]

 

[불안한 음악]

 

[성식의 옅은 숨소리]

 

- [쓸쓸한 음악]
- [성식의 옅게 떨리는 숨소리]

 

[멀리 비행기 소리]

 

엄마

 

엄마

 

[성식의 울부짖는 소리]

 

[흐느끼는 소리]

 

[성식의 옅게 떨리는 숨소리]

 

[다은] 주사 놔 드릴게요

 

편안하게 가시는 데
도움 되실 거예요

 

[후 내뱉는 숨소리]

 

나 꼭, 꼭 거기 가야 돼요?

 

[다은] 네?

 

[성식의 옅은 한숨] 거기

 

[머뭇대며] 집에서 멀어요

 

후크 선장도 걱정되고

 

후크 선장이면
키우시는 고양이 말씀이세요?

 

[성식] 아는 사람한테 맡겼는데

 

저, 불안하고 걱정돼 가지고

 

[한숨 쉬며] 나, 나 못 가겠어요

 

잘 있을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목멘 소리로] 밥을

 

내가 줘야 잘 먹는데

 

한 번만 좀 보고 가게 해 주세요

 

병원 규정상
애완동물은 출입 금지세요

 

[구슬픈 음악]

 

[성식이 울먹이며] 아는데…

 

나…

 

[성식의 떨리는 숨소리]

 

아, 나 안 되는데
딱, 딱 한 번만

 

[흐느끼며] 이렇게 좀
부탁 좀 할게요

 

부탁 좀 할게요, 한 번만

 

네?

 

[메시지 수신 진동음]

 

[유찬] 어때?

 

기분 좀 나아졌냐?

 

파도치는 바다 영상이라도
하나 보내 줘?

 

[땡 종소리 효과음]

 

[활기찬 음악]

 

[다은] 네, 김성식 님
보호자분 되시죠?

 

[보호자] 여기요

 

이 안에 다 있다네요

 

우리 성식이 괜찮은 거죠?

 

네, 곧 나으실 거예요

 

[음악이 멈춘다]

 

보세요, 건강하고 예쁘게
잘 크고 있어요

 

그, 그렇, 그렇네요

 

- 이 털에도 윤기가 돌고
- [차분한 음악]

 

코도, 코도 반짝거리고

 

정말 고맙습니다, 간호사님

 

밥때 되면 밥 달라고
다리를 막 비비고 그런대요

 

[다은의 웃음]

 

자기 말을 너무 잘 듣는다고

 

본인이 입양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네요?

 

자, 이제 다 보셨으면
주사 맞으실게요

 

아니, 후크 선장이
그 사람을 잘 따른다고요?

 

 

아니, 후크 선장은
아빠밖에 모르는 애인데

 

아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네?

 

밥도 내, 내가 줘야지 먹고

 

물도 분명히
내가 줘야 잘 마셨는데?

 

[흥분한 말투로]
나만 따르던 애인데!

 

아, 그, 그게 아니면 내가 지금

 

할, 할, 할 게 없어지는데?

 

- 예?
- [다은] 저기…

 

- 쓰, 쓸모가 없어지는데, 내가?
- [긴장되는 음악]

 

- 예?
- 아, 저, 그게 아니고요

 

[성식] 안 되겠어요!

 

나 지금 가 가지고
우리 후크 선장 찾아와야겠어요

 

김성식 님
이제 그만 주사 맞으셔야 돼요

 

비켜!

 

- [다은] 이러시면 안 돼요
- [환자1의 울음]

 

[성식의 성난 고함]

 

나 지금 빨리 집에 보내 달라니까!

 

[다은의 놀란 비명]

 

[환자2] 아저씨
좀 그만 좀 해, 좀!

 

[다은] 아, 저, 환자님
일단 나와 계실게요!

 

- [환자1의 울음]
- [성식] 이거 놔, 좀!

 

[다은] 성식 님!

 

[긴박한 음악]

 

[수연] 병실에 들어가 계세요

 

들어가 계세요, 들어가 계세요

 

- [다은] 진정하세요!
- [성식] 놔요, 좀!

 

[다은의 비명]

 

- [환자1의 불안한 신음]
- [성식] 좀 놔요, 좀!

 

- 윤 보호사님!
- [다은] 안 돼요, 성식 님

 

- [수연] 네네
- [성식] 놔요, 놔

 

[수연] 진정하실게요

 

집에 가고 싶으세요?

 

- [성식] 놔 봐
- [수연] 보호사님

 

- [들레] 성식 님, 진정하세요
- [성식의 울부짖음]

 

- [수연] 진정할게요
- [성식] 집에 한 번만!

 

[먹먹하게 울리는 성식의 비명]

 

- [수연] 괜찮아요
- [들레] 몸 좀 잡아 주세요

 

- 성식 님, 괜찮으세요
- [성식의 신음]

 

베드째로 SR실로 옮길 거예요

 

- [들레] 네, 노티하겠습니다
- [성식] 진짜 한 번만, 네?

 

- 한 번만 집에요, 딱 한 번
- [윤 보호사] 다리 잡아 주세요

 

다리, 다리!

 

- [성식] 집에 가야 돼요
- [정란] 진정하실게요

 

- [성식] 아!
- [수연] 네

 

[성식] 아, 후크 선장!

 

[수연]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여환] 지금은 안정되셨습니다만

 

아, 오늘 이송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습니다

 

오늘 못 가면
그 병원 아예 못 들어가요

 

뭐, 고양이 사진만 보여 주면
된다면서요, 그 간호사가!

 

[수간호사] 죄송합니다

 

간호부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수연] 아니
주사 놓으라고 했으면

 

주사만 놨어야지

 

뭐 하는 거야, 도대체? 어?

 

죄송합니다

 

저는 김성식 님한테
뭐라도 해 드리고 싶어서

 

[수연] 의도가 어쨌건 간에

 

환자분은 흥분해서
주사도 못 맞았고

 

결과적으로 이송도 못 가고

 

어렵게 알아보신
병원 베드도 놓쳐서

 

그 책임은 간호사들이
다 져야 되고!

 

[옅은 한숨]

 

김성식 님 문제는 내가
나이트 팀에 인계할 거니까

 

일단은 다들 회식들 가

 

[정란] 네

 

[수연의 깊은 한숨]

 

- [달칵 문 여닫히는 소리]
- [정란의 한숨]

 

- [다은] 미안해
- [차분한 음악]

 

[혁수] 김성식 환자 얘기는
들었어요

 

뭐, 처음이니까
선배들이 잘 타일러 주고

 

자, 오늘은 이거 마시면서
다 털어 냅시다

 

자, 잔들 채우시고

 

아니, 왜? 또 과음했어요?

 

[수간호사의 웃음]

 

[속삭이며] 소맥

 

- [혁수] 자, 건배
- [수간호사] 자, 건배

 

- [철우] 건배!
- [수간호사] 건배

 

[철우] 정란 쌤
이 분야 전문가신데

 

- 오늘은 어째 가만히 계시네요?
- [벅벅 불판 긁는 소리]

 

저희도 굽는 거보다
먹는 게 더 좋거든요?

 

예?

 

그런 뜻은 아, 아니었는데?

 

[들레] 하루 종일
환자분들 수발들고

 

보호자 상담까지
해 드리느라 힘들거든요

 

- 이런 일까지는 떠밀지 말죠?
- [민서] 아…

 

[여환] 어째 말 속에
가시가 든 거 같습니다?

 

[들레] 다행히 이해하셨네요?
모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김성식 님 이송 갈 병원에
베드 놓친 거

 

어떻게 하신대요?

 

문제 삼으면 골 아파질 텐데

 

그거 정다은 선생님 책임이잖아요

 

예, 알고 있습니다

 

지적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요

 

책임 소재 분명히 해 둬야
피차 깔끔하니까요

 

그리고 정다은 선생님은

 

오티 다시 받으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니, 이런 실수는
좀 말이 안 되는 거 같아서

 

[수연] 예, 저희 간호부가
책임질 거예요

 

그러셔야죠

 

[여환] 그만 좀 해, 응?
다은 쌤도 있는데

 

[수연] 그, 선생님
그, 기억나시죠?

 

왜, 저 신규 때

 

그때는 진짜 의사 쌤들
장난 아니었잖아요

 

환자 액팅아웃 해 가지고
마, 마, 맞고 있으면

 

그냥 막 같이 달려들어 가지고
같이 상대도 해 주고

 

- [혁수] 그럼
- 그랬었지, 그때는

 

[수연] 어휴

 

근데 쌤, 요즘, 요즘
의사 쌤들은 패기가 없어요

 

- [정란] 제 말이요
- [수연] 그렇지? 어

 

점점 하얘지고 작아지고

 

뜯겨 보지를 않아 가지고
머리숱도 풍성하잖아요

 

아니, 아까도 김성식 님
액팅아웃 해 가지고

 

막 난리가 났는데

 

옆에서 팔짱만 끼고
서 계시고, 참

 

[민서] 아니, 그거는요

 

[정란] 그리고 철우 쌤

 

[철우] 예?

 

[정란] 이런 말씀까지는
안 드리려 그랬는데요

 

저희 간식 좀
몰래 훔쳐 먹지 마세요

 

- [수연] 어머
- [철우] 예?

 

그거 다 저희 돈 모아 가지고
사 놓는 거거든요?

 

의국에는 돈도 많고 협찬에
선물도 엄청 들어오잖아요!

 

 

아니, 의국은 멀잖아요!

 

아, 매번 간식 하나 먹으러
왔다 갔다 왔다 갔다

 

그거 어떻게 그래요?
와, 진짜

 

[혁수] 아, 간식 그거
나도 먹었는데, 왜?

 

[흥미로운 음악]

 

[수간호사가 한숨 쉬며]
교수님, 그거는 아니죠

 

엄연히 간호부 쪽 사비로
준비한 자산인데

 

의사들이 마음대로
유용하는 거는 분명히 문제죠

 

그럼 우리 전통적으로
내려왔던 룰로

 

해결 보시죠, 뭐

 

[사이렌 효과음]

 

[저마다 응원하는 소리]

 

[탁]

 

- [간호사들] 으쌰라 수 쌤!
- [혁수의 웃음]

 

- [간호사들] 으쌰라 수 쌤!
- [의사들] 쌤, 쌤, 쌤!

 

[간호사들] 으쌰라, 마셔라
으쌰라, 마셔라, 마셔라

 

- [저마다 응원하는 소리]
- [철우] 원샷! 원샷! 원샷!

 

수 쌤! 수 쌤!

 

- [민서] 마셔! 마셔!
- [철우] 교수님! 교수님!

 

가자, 가, 가, 가!

 

[벌컥벌컥 들이켜는 소리]

 

- [시원한 탄성]
- [간호사들의 환호성]

 

[힘겹게 들이켜는 소리]

 

[조르르 뱉는 소리]

 

[징 소리 효과음]

 

- [혁수의 헛구역질 소리]
- [민서의 탄식]

 

- [혁수의 기침]
- [탁 내려놓는 소리]

 

[달그락 술병 소리]

 

[트림 소리]

 

[어리광 부리는 말투로]
누나, 진짜 싫어, 씨

 

[땡 울리는 효과음]

 

[간호사들의 환호성]

 

[수연] 자! [신난 괴성]

 

황여환 선생님

 

수 쌤이 이기셨으니까

 

앞으로 간호부 간식은
의국에서 책임지고 대 주세요

 

언제까지? 명신대병원
폐업할 때까지입니다

 

[정란] 폐업까지!

 

[들레] 폐업까지!

 

콜입니다

 

[간호사들의 환호성]

 

[수연, 정란의 웃음]

 

[수연] 선생님, 잘 먹을게요

 

[수연] 어, 어, 미안해, 미안해

 

엄마 오늘 좀 늦으니까
아빠하고 먼저 코 자

 

 

아이, 예쁜이, 잘 자, 그래

 

 

[수연의 한숨]

 

어, 난데, 나이트 팀 먹으라고
커피 보냈는데 받았어?

 

아, 네네, 받았어요

 

아유, 야, 진짜 미안하다

 

우리 팀 애가 실수를 해 가지고

 

안 그래도 바쁠 텐데

 

에이, 괜히 듀티가
나눠져 있겠어요?

 

'완벽히 못 한 일이
있어도 괜찮다'

 

'다음 듀티가 채워 줄 테니까'

 

프리셉터 쌤한테
제일 처음 배운 거예요

 

대신 저희가 실수하면 그때는
데이 팀이 채워 주셔야 돼요

 

아유, 당연하지
내가 다 커버 쳐 주지

 

고마워, 진짜

 

 

수고해

 

[한숨]

 

[다은] 저기, 선생님

 

[수연] 어

 

- 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 어

 

병원에 좀 들어가 보면 안 될까요?

 

지금? 왜?

 

김성식 님 때문에요

 

빨리 병원 찾아봐 드리면
도움이 될 거 같아서

 

그건 나이트 팀으로
인계 넘어갔잖아

 

다은 쌤이 지금 병원에
가 봐야 할 일이 없을 텐데?

 

저도 같이 알아봐 드리면은…

 

[수연] 다은 쌤아, 나 이제 알겠다

 

내과 수 쌤이 너 왜 보내셨는지

 

지금 우리

 

- 네 환영 회식 중이잖아
- [무거운 음악]

 

근데 네가 책임진답시고
여기서 가 버리면

 

딴 사람들이 뭐라 그러겠어?

 

너 가고 나면
네 얘기 나올 거 진짜 몰라?

 

너 그냥 개념 없는 애 되는 거야

 

난 그런 거까지는 커버 못 쳐 준다

 

그래도

 

저는 그게 맞는 거 같아요, 선생님

 

너 가고 싶으면 가든지

 

나는 모르겠다

 

[깊은 한숨]

 

[멀어지는 발소리]

 

오늘 고기 괜찮았죠?

 

나 원래 목살파인데요, 예

 

삼겹도
예, 덜 기름지고 좋더라고요

 

아, 이게 파무침하고
같이 먹으니까

 

- 아주…
- 파무침

 

맛있다는 말씀하시려고
저 부르셨어요?

 

아니, 그건 아니고요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세요

 

[여환] 들레 쌤도 [옅은 웃음]

 

대충 알고 있을 거
같기는 한데, 예

 

[씁 들이켜는 숨소리]

 

[주저하며] 제가
할 말이 뭐냐면요, 어…

 

알아요

 

알아요?

 

저 좋아하신다고
저번에 말씀하셨잖아요

 

- 아, 난 저번에도
- [잔잔한 음악]

 

그 저번에도 대답이 없길래요
혹시나 해서…

 

저 선생님 싫어요

 

[멋쩍은 웃음]

 

나도 감은 있었어요

 

그래도 이…

 

이유라도 제대로…

 

[들레] 저 만나는 거

 

황 쌤 똥 밟는 거예요

 

들레 쌤 같은 사람이 왜 똥이에요?

 

예, 뭐
쌤 같은 분에 비하면 저는 똥이죠

 

음… 황 쌤 아버님은 우리 병원
흉부외과 교수님이시죠?

 

어머님은 신장내과 교수님이시고

 

형제분들도 다 의사 선생님이시고

 

그런 집안 막내 아드님이랑
저 같은 게

 

진짜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무슨 그런 말을…

 

들레 쌤, 지금 21세기예요

 

21세기건 31세기건
계급은 영원한 거예요

 

그것도 모르는 순진한 남자라면
더 답 없고요

 

그러니까 우리는 '노'

 

아…

 

[정란] 철우 쌤
고기 다 태우면 어떡해요?

 

[철우가 억울한 말투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저도

 

[수연] 쌤, 여기 계세요?

 

선생님?

 

[정란] 줘 봐, 내가 구울게요
철우 쌤, 소맥 하나만 더

 

- [철우] 그건 제가 전문이죠
- [쿵 소리]

 

- [수연] 어머, 저…
- [익살스러운 음악]

 

선생님, 저 잠깐만 들어갈게요
잠깐만 [힘주는 소리]

 

아유,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괜찮으세요?

 

아유

 

아유, 선생님, 뭘 그렇게
죽기 살기로 그렇게까지 해요?

 

[수간호사의 개운한 탄성]

 

너희들 기 살려 주려고
내가 목숨 걸었지

 

- [수연의 헛웃음]
- [웃음]

 

의사들 얼굴 봤지?

 

[수연, 수간호사의 너털웃음]

 

아, 저 진짜 간만에
개사이다였어요, 진짜

 

야, 그나저나 정다은 어디 갔다니?

 

[수연의 한숨] 김성식 님 병원
알아봐 주겠다고 갔어요

 

[수간호사] 뭐?

 

아니, 아무리 지 잘못이라지만

 

지금 자기 환영 회식 중이잖아요

 

근데 이걸 굳이 빠지면서
간다는 게

 

애가 착한 거는 같은데

 

착해요, 어, 근데

 

융통성도 없고 진짜 너무

 

답답하네요 [한숨]

 

- 수연아
- 네

 

[한숨] 교수님에 수간호사에
선배들 다 있는 회식은

 

빠지면 안 되는 거니?

 

[수연] 예?

 

- 환자들 보는 것보다
- [잔잔한 음악]

 

사회생활 잘하는 거

 

그게 더 중요한가?

 

너 혹시 김성식 님
고양이 이름 알아?

 

글쎄요, 그건 왜요?

 

후크 선장이래

 

나도 오늘 처음 알았다

 

우리 병원 선생님들 중에

 

김성식 님 고양이 이름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정다은 하나일걸?

 

나는 정다은 보면

 

옛날의 우리 보는 거 같아

 

병원 절차나 규율보다

 

환자 마음부터 생각했던 그때

 

우리가 바쁘게 사느라고
그거 잊고 살았네?

 

야, 너도 그럴 때 있었잖아

 

환자 붙잡고
같이 엉엉 울던 애잖아, 너

 

아유, 왜 그때 얘기를 하세요?
언제 적 얘기를?

 

[수간호사의 웃음]

 

자질은 좋은 아이야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가지고
방법을 몰라서 실수한 거니까

 

그 마음까지 혼내지는 말자

 

 

[달그락거리는 소리]

 

[서완] 저 때문에 괜히

 

힐러님이 여기까지 오셔 가지고

 

감사합니다, 안 오셔도 되는데

 

사실 이곳을 나가면 자꾸

 

그, MP랑 HP가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어서요

 

아… 괜찮아요

 

다음 협진 때 뵐게요

 

- 예?
- [간호사] 어, 다 하신 거죠?

 

- 가실까요?
- [고윤] 자, 이렇게 싹…

 

[간호사] 서완 님

 

- 옷 한번 내리시고
- [고윤] 오케이

 

[차분한 음악]

 

[드드득 꺾는 소리]

 

[다은] 아, 네
명신대 정신건강의학과

 

정다은 간호사입니다

 

이렇게 밤늦게 전화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혹시 병원에
남는 베드 하나 없을까요?

 

[고윤의 감탄하는 소리]

 

어떻게 안 될까요?

 

열심이네

 

[다은] 네, 알겠습니다

 

[깊은 한숨]

 

못났다, 진짜

 

어? 선생님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수연] 왜 왔겠니?
사고뭉치 후배 도와주러 왔지

 

[다은] 죄송합니다

 

[수연] 아유, 야, 너한테 그렇게
얘기했다고 수 쌤한테 혼났다?

 

앞으로는

 

- 진짜 절대 실수 안 할게요
- [서류 넘기는 소리]

 

사람이 어떻게 실수를 안 하니?

 

앞으로는 했던 실수만 또 하지 마

 

[다은] 네

 

- 선생님
- [수연] 응

 

[다은] 선생님은
실수 같은 거 안 하시죠?

 

야, 나라고 왜 실수를 안 하겠니?

 

나 병아리 때

 

병실에 들어갔는데

 

야, 환자가 숨을 안 쉬는 거야

 

너무 놀라 가지고
바로 응급 콜하고

 

심폐 소생술 막 했는데

 

그냥 수면 무호흡 환자였더라고

 

예? 진짜요?

 

수 쌤이 그때
내 프리셉터 쌤이었거든?

 

야, 수 쌤 그때 진짜 무서웠다?

 

그래 가지고

 

너무 무서우니까 혼날까 봐

 

그냥 계속 모른 척
심폐 소생술 했어

 

환자분이랑 눈도 마주쳤는데
끝까지 나 못 본 척했잖아

 

[다은의 웃음이 터진다]

 

- 재미있니?
- 네? 아니요

 

그래? 딴 애들은 빵빵 터지던데

 

[서류 넘기는 소리]

 

자, 그러면은 다은 쌤이
병원 정보를 찾아보자

 

내가 아는 선생님들한테
연락 돌려 볼게

 

- [다은] 네, 선생님
- 응

 

[수연의 깊은 한숨]

 

[서류 넘기는 소리]

 

다은 쌤은 우리 과랑
잘 맞을 거 같아

 

[부드러운 음악]

 

이 선생님이
아직 정원 쌤으로 계신가?

 

[들레] 선생님도 오셨어요?

 

[수연] 어머, 야

 

[정란] 에? 다 여기들 있으셨네?

 

- [다은] 어?
- [수연] 어, 야

 

[함께 웃는다]

 

[정란] 너 집에 간다며?

 

[간호사들이 까르르 웃는다]

 

- [정란] 이거 되게 맛있다
- [수연] 응

 

- 아까 이거부터 먹을걸
- [들레] 음

 

[수연] 나는 마카롱보다
이런 떡이 훨씬 더 맛있더라

 

근데 다은 쌤은 왜 안 먹고
눈치만 보고 있어?

 

미안해서요
다들 저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이럴 때는

 

'미안해'가 아니라
'고마워' 하는 겁니다

 

[수연] 그래, 그거 좋다

 

응, 맛있다

 

[들레] 아, 도대체 몇 개째예요?

 

[정란] 이게 세 개야

 

- [들레] 체해요
- [수연] 응

 

- [정란] 아니야
- [수연] 체해

 

[정란] 응? 고윤 쌤?

 

- [수연] 어? 안녕하세요
- [간호사들] 안녕하세요

 

아아, 정신과 식구들이구나

 

퇴근 안 하셨어요?

 

김서완 님 협진 때문에

 

- 아…
- [수연] 아, 서완 님

 

- 제가 여기 뭘 두고 갔는데
- [수연] 선생님

 

- [고윤] 밤이라 못 찾겠다
- [수연] 선생님, 떡, 떡 좀

 

[정란] 이거 와서 떡 좀 드세요
진짜 맛있어요

 

샌드위치

 

- [정란] 배가 많이 고프신가 보다
- [수연] 선생님

 

[정란] 두 개나 드시고

 

예, 뭐

 

[한숨]

 

샌드위치 산 건 좀 오버였어
[쯧 하는 입소리]

 

[다가오는 버스 소리]

 

[멀어지는 버스 소리]

 

[계속 뛰어오는 발소리]

 

[가쁜 숨소리]

 

- 어? 안녕하세요
- 예

 

[다은] 아직 안 가셨네요?
버스 안 왔어요?

 

오늘 버스가 좀 늦네요

 

아, 예

 

[서정적인 음악]

 

쑥개떡 때문이 아닌가?

 

[고조되는 서정적인 음악]

 

[성식] 아이고, 제가 갈 병원을
알아보셨다고요?

 

[다은] 네

 

환경도 좋고 베드도 남아 있대요

 

잘 맞으실 거예요

 

힘, 힘드셨죠? 저 때문에

 

어, 아니에요

 

성식 님 잘못하신 거 1도 없으세요

 

주사 못 놓은 제가 잘못한 거죠

 

아닙니다

 

[한숨 쉬며] 다 제가
잘못한 거예요

 

다른 사람 잘못까지
다 떠안지 마세요

 

조금 더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속상해요, 여기는
착한 분들만 오시는 거 같아서

 

그래서

 

선생님도 여기 계신가 봐요?

 

네?

 

- [밝은 음악]
- 이곳에는

 

착한 사람들만 온다면서요

 

[다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마도 미움받을 용기일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사랑받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맞춰

 

내 영혼에 칼을 들이댄다

 

그래서 우리는

 

늘 끊임없이 아프고 불행하다

 

-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유찬] 아, 힘들어

 

[유찬 모] 배달 또 들어왔어
오션파크 B동 611호

 

예?

 

[헛웃음] 미쳤어, 진짜, 씨

 

[달그락거리는 소리]

 

[짜증 섞인 한숨]

 

[유찬이 씩씩댄다]

 

[도어 록 작동음]

 

- 총알 배달이야
- [익살스러운 음악]

 

[부스럭 비닐봉지 소리]

 

- 역시 치킨은 찬이네지, 응?
- 손님

 

같은 건물인데
그냥 내려와서 드시죠?

 

배달시키는 건
손님 마음 아닙니까?

 

엘베 땡 하면 도착인데
그걸 못 내려와요?

 

엘베 땡 하면 도착인데
그걸 못 올라와요?

 

수고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닭 다리 하나 어디 있어?

 

[긴장되는 음악]

 

아이, 씨 [쯧 하는 입소리]

 

[휴대전화 연결음]

 

야, 송유찬

 

닭 다리 하나 어디 있니?

 

배달 가다가 배고파서
제가 하나 먹었는데요?

 

너 진짜 죽을래? [한숨]

 

아, 선배가 후배한테
닭 다리 하나 못 줘요?

 

후배는 무슨, 네가 왜 내 후배야?
의사도 아니면서

 

학교 후배잖아요, 학교 후배

 

야, 됐고, 너 딱 기다려

 

[긴장이 고조되는 음악]

 

[헛웃음]

 

씨!

 

[고윤이 씩씩댄다]

 

- [유찬] 어서 오세요!
-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남자1] 저녁을 그렇게 먹고
또 치킨이에요? 아유

 

- [남자2] 회식에는 치킨이야
- [여자] 무슨 소리야…

 

[남자3] 회식에
치킨이 빠지면 안 되지

 

[남자2] 그렇지, 그렇지

 

[남자1] 그럼 치킨 한 마리랑
골뱅이 소면 하나

 

[여자] 오케이, 좋아요, 좋아

 

[남자1] 어!

 

너 송유찬 아니야?

 

[유찬] 오랜만이다

 

자, 뭐 먹을래?

 

[남자1] 어

 

[남자2] 아는 사람이야?

 

[남자1] 아, 회사 동기예요

 

아, 아니, 아니
그, 동기였어요

 

[남자2] 아…

 

- [동기] 주문하시죠?
- [남자2] 일단 시키자고

 

[동기] 치킨 어떤 거? 뭐?
아까 말한 거

 

- [남자3] 마늘 소스 치킨
- [동기] 갈릭?

 

- 갈릭이 좋아요?
- [불안한 음악]

 

갈릭 하나랑 골뱅이 소면

 

- [남자2] 좋아, 좋아, 좋아
- [가빠지는 숨소리]

 

[엘리베이터 도착음]

 

진짜 빡치네, 씨

 

- 닭 다리가 생명인데, 씨
- [어렴풋한 거친 숨소리]

 

[유찬의 힘겨운 숨소리]

 

[유찬의 고통스러운 신음]

 

[위태로운 음악]

 

[힘겨운 숨소리]

 

[불안한 음악]

 

Modify by Blu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