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45,389 --> 00:00:47,096 종종아, 가자 2 00:00:47,099 --> 00:00:48,181 {\an8}예 3 00:00:49,044 --> 00:00:50,262 {\an8}갑니다 4 00:01:03,613 --> 00:01:04,822 {\an8}그래서 말이지 5 00:01:05,101 --> 00:01:08,618 {\an8}그 능군리 꼬리 아흔아홉 개 달렸다는 그 여인도 말이지, 뭐 6 00:01:08,621 --> 00:01:10,912 {\an8}얼마나 대단하겠느냐 싶다만은 7 00:01:13,760 --> 00:01:14,707 {\an8}오니? 8 00:01:14,710 --> 00:01:15,653 {\an8}오고 있니? 9 00:01:18,380 --> 00:01:21,089 {\an8}어? 옵니다, 와요! 10 00:01:23,007 --> 00:01:24,342 {\an8}내가 말한 거 있지? 11 00:01:24,668 --> 00:01:26,636 {\an8}위험할 텐데 12 00:01:26,886 --> 00:01:28,121 {\an8}할 수 있어, 종종아 13 00:01:28,124 --> 00:01:29,430 {\an8}넌 할 수 있다 14 00:01:29,433 --> 00:01:31,182 {\an8}난 우리 종종이만 믿는다 15 00:02:13,002 --> 00:02:16,293 분꽃이 피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소? 16 00:02:16,293 --> 00:02:17,353 뭐, 뭐요! 17 00:02:21,482 --> 00:02:22,482 아니 18 00:02:22,775 --> 00:02:24,902 나야말로 뭐요, 기껏 도와줬더니 19 00:02:24,905 --> 00:02:26,404 누가? 내가? 20 00:02:27,146 --> 00:02:28,990 내가 언제 그쪽 보고 날 도우랬소? 21 00:02:29,198 --> 00:02:30,950 에? 아니 22 00:02:31,826 --> 00:02:34,582 그럼 뭐 받아주기로 맡아놓은 사람이라도 있습니까? 23 00:02:34,582 --> 00:02:36,122 그야 당연히 우... 24 00:02:50,967 --> 00:02:52,388 운도 좋으시구먼? 25 00:02:52,391 --> 00:02:54,015 예? 운이 좋다고요? 26 00:02:54,246 --> 00:02:56,058 아, 낭자가 아니고 내가 운이 좋다고? 27 00:02:56,061 --> 00:02:58,478 초면에 나랑 이리 길게 말도 섞고 28 00:02:58,492 --> 00:02:59,729 운이 좋아, 운이 29 00:03:00,686 --> 00:03:02,940 여튼 어디서 굴러온 도령인 줄은 모르겠으나 30 00:03:02,943 --> 00:03:04,525 가던 길로 다시 굴러가시오 31 00:03:04,984 --> 00:03:06,986 도련님 운은 이것으로 끝이니 32 00:03:07,779 --> 00:03:10,865 아니, 그래도 적어도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해야... 33 00:03:11,234 --> 00:03:13,075 그 말, 말을 하고 있는데 가? 34 00:03:13,133 --> 00:03:14,660 이게 고친 것입니까? 35 00:03:14,686 --> 00:03:17,205 도련님, 참으로 실망입니다! 36 00:03:17,451 --> 00:03:19,496 그러게 아직 다 고친 것이 아니라고 37 00:03:21,380 --> 00:03:23,252 다시 고쳐놓겠습니다! 38 00:03:23,828 --> 00:03:26,047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39 00:03:28,293 --> 00:03:31,093 아이씨, 제대로 해야지! 40 00:03:31,096 --> 00:03:32,428 제대로 좀 하라니까 그냥! 41 00:03:32,431 --> 00:03:33,636 아, 대오야! 42 00:03:33,892 --> 00:03:34,892 나? 43 00:03:35,095 --> 00:03:38,267 거 꽃 소리 한번 요란합니다 44 00:03:39,769 --> 00:03:40,769 내놔! 45 00:03:41,687 --> 00:03:42,687 꽃? 46 00:03:43,880 --> 00:03:45,733 꽃은 누가 꽃이야, 어? 47 00:03:46,901 --> 00:03:48,236 뭐가 분꽃이야 48 00:04:02,916 --> 00:04:04,794 애, 애기씨... 49 00:04:08,923 --> 00:04:11,968 또 둘이 재미없는 얘기를 하는 모양이야 50 00:04:13,899 --> 00:04:15,263 오늘은 이만 가자 51 00:04:15,680 --> 00:04:17,557 역시 버선이 맘에 들지 않아 52 00:04:23,472 --> 00:04:24,397 음? 53 00:04:25,439 --> 00:04:27,395 옳거니 저기 가는구먼 내 가서 따져야겠다 54 00:04:33,870 --> 00:04:34,991 아니, 근데 55 00:04:35,879 --> 00:04:37,159 왜 저리 맥이 풀렸어? 56 00:04:37,162 --> 00:04:38,995 시퍼렇게 성질 부릴 땐 언제고 57 00:04:39,367 --> 00:04:40,137 그러게요 58 00:04:40,137 --> 00:04:42,540 어디 가서 뺨이라도 맞고 울고 싶은 얼굴인데 59 00:04:42,543 --> 00:04:43,145 응? 60 00:04:43,145 --> 00:04:44,418 아닌가 61 00:04:44,421 --> 00:04:47,044 누가 뺨이라도 때려서 울리고 싶은 얼굴인가? 62 00:04:48,589 --> 00:04:49,505 뭔 소리니, 그게 63 00:04:49,508 --> 00:04:51,507 뭔 소리야, 뭔 소리야 64 00:04:55,015 --> 00:04:56,137 음 65 00:04:57,229 --> 00:04:58,472 나야, 나 66 00:05:09,499 --> 00:05:11,444 왜 뿔이 잔뜩 나서리 67 00:05:19,646 --> 00:05:20,646 그 68 00:05:21,036 --> 00:05:23,080 이 마을에 사는 그 낭자 말이지 69 00:05:23,426 --> 00:05:26,292 아, 능군리 사는 낭자가 한둘입니까? 70 00:05:26,341 --> 00:05:27,285 아, 왜 있잖소 71 00:05:27,288 --> 00:05:29,462 자기가 무척이나 예쁜 줄 알고 잘난 척하는 72 00:05:29,465 --> 00:05:32,506 아, 길채 애기씨 73 00:05:32,509 --> 00:05:33,716 딱 나오는구먼 74 00:05:34,759 --> 00:05:35,759 한데 75 00:05:37,303 --> 00:05:38,512 기, 길채? 76 00:05:38,640 --> 00:05:41,182 예, 유길채 77 00:05:41,382 --> 00:05:43,225 유교연 나리 따님 78 00:05:44,007 --> 00:05:46,479 그 사내 여럿 울렸지, 아마 79 00:05:46,992 --> 00:05:49,857 어, 도련님도? 80 00:05:49,964 --> 00:05:51,609 아하 81 00:05:52,610 --> 00:05:53,746 이 사람아 82 00:05:53,832 --> 00:05:55,481 '아하'는 무슨 '아하' 83 00:05:56,580 --> 00:05:58,991 아, 길채 애기씨한테 홀딱 했어 84 00:06:01,363 --> 00:06:05,519 해서 우리 장현 도련님도 별수 없지메야 85 00:06:07,509 --> 00:06:08,516 왜 웃나? 86 00:06:10,422 --> 00:06:12,213 왜 그리 웃어? 어? 87 00:06:13,639 --> 00:06:15,633 뭐가 별수 없어, 이 사람아! 88 00:06:19,141 --> 00:06:22,098 일을 보고 이제 집으로 돌아왔네 89 00:06:22,214 --> 00:06:23,414 아이고 90 00:06:24,051 --> 00:06:25,893 옷고름 한번 풀어 봅시다 91 00:06:26,899 --> 00:06:28,511 저 노인네 92 00:06:28,645 --> 00:06:30,668 하루라도 닭살 돋는 짓을 안 하면 93 00:06:30,671 --> 00:06:31,774 하늘이 무너지지 94 00:06:32,672 --> 00:06:33,651 남이사 95 00:06:33,654 --> 00:06:34,485 응? 96 00:06:35,736 --> 00:06:36,612 야 97 00:06:36,992 --> 00:06:38,380 너 그 바느질 그만하고 98 00:06:38,380 --> 00:06:41,117 나 서원 들어간 일이나 어찌 됐는지 알아보고 오너라 99 00:06:41,768 --> 00:06:44,954 받아주기 싫다는 데를 굳이 기를 쓰고 들어가야겠소? 100 00:06:45,805 --> 00:06:48,825 그 답안지도 백지로 내놓고는 참 염치도 없네 101 00:06:51,296 --> 00:06:53,713 서원에도 못 들어가는 주인 창피하다며! 102 00:06:55,758 --> 00:06:56,674 그리고 103 00:06:56,983 --> 00:06:58,028 그 길채인지 뭔지 104 00:06:58,028 --> 00:07:00,011 꼬리 아흔아홉 개가 하는 말 못 들었느냐? 105 00:07:01,512 --> 00:07:03,472 나보고 굴러왔다잖아 106 00:07:03,848 --> 00:07:06,350 어서 다른 데로 굴러가라잖아 107 00:07:09,937 --> 00:07:12,982 내 보란 듯이 이 마을에 뿌리를 내려야겠다 108 00:07:19,609 --> 00:07:22,700 홍시값을 세 배로 쳐서 쌀로 주겠으니 109 00:07:22,799 --> 00:07:24,626 서원에 넣어달라? 110 00:07:24,910 --> 00:07:25,911 예 111 00:07:25,914 --> 00:07:27,038 이놈! 112 00:07:27,386 --> 00:07:29,040 {\an8}아무리 사창이 비었다 한들 113 00:07:29,043 --> 00:07:31,792 {\an8}우리가 돈을 받고 서원에 들일성싶으냐! 114 00:07:33,246 --> 00:07:34,293 예 115 00:07:38,257 --> 00:07:41,469 쌀이 넘쳐 주체를 못 하겠는가? 116 00:07:42,052 --> 00:07:45,014 하면 뭐 그 쌀을 버릴 수도 없고 117 00:07:45,297 --> 00:07:48,225 어쩔 수가 없지? 우리라도 받아야겠지? 118 00:07:50,872 --> 00:07:52,938 참으로 잘 생각하셨습니다 119 00:07:54,106 --> 00:07:55,191 한데 120 00:07:55,803 --> 00:07:59,028 왜 기를 쓰고 우리 서원에 들어오려는 겐가? 121 00:07:59,254 --> 00:08:01,155 과거에 급제하고 싶으면 122 00:08:01,384 --> 00:08:03,741 더 명망 높은 서원도 많거늘 123 00:08:04,031 --> 00:08:05,993 저는 과거엔 뜻이 없습니다 124 00:08:06,827 --> 00:08:07,827 한데 125 00:08:08,977 --> 00:08:10,706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126 00:08:10,786 --> 00:08:11,665 뭐? 127 00:08:12,041 --> 00:08:13,417 또 청이 있어? 128 00:08:14,249 --> 00:08:15,336 내 뭐랬는가 129 00:08:15,339 --> 00:08:17,505 이자가 다른 꿍꿍이가 있다 했지 130 00:08:17,628 --> 00:08:19,340 송추 할배를 아시지요? 131 00:08:20,848 --> 00:08:24,206 섣달이 되면 송추 할배가 혼인한 지 꼭 예순 해랍니다 132 00:08:24,477 --> 00:08:26,931 {\an8}해서 제가 회혼례를 치러주고 싶은데 133 00:08:28,379 --> 00:08:31,347 {\an8}이 서원 땅을 맡아 농사짓는 노인이니 134 00:08:31,612 --> 00:08:34,647 이곳 서원에서 회혼례를 올려도 될는지요 135 00:08:35,564 --> 00:08:37,261 아, 아, 물론 136 00:08:37,608 --> 00:08:39,318 그 회혼례라는 것이 137 00:08:39,597 --> 00:08:41,445 이 양반들이나 하는 것이니 138 00:08:41,448 --> 00:08:43,656 송추 할배에겐 가당치도 않겠으나 139 00:08:43,659 --> 00:08:46,492 송추 할배가 혼인한 지가 벌써 예순 해가 되었소? 140 00:08:47,433 --> 00:08:48,869 연상 연하라지? 141 00:08:48,994 --> 00:08:51,372 이랑 할멈이 나이가 더 많단 말인가? 142 00:08:51,375 --> 00:08:52,706 동안이군 143 00:08:52,709 --> 00:08:54,333 그 소문 들었는가? 144 00:08:54,602 --> 00:08:56,440 그 내외는 요즘도 밤에 145 00:08:56,443 --> 00:08:58,838 예끼, 이 사람 말이 되는 소리를 하게 146 00:08:59,296 --> 00:09:00,798 참말인가? 147 00:09:01,952 --> 00:09:03,134 오... 148 00:09:06,277 --> 00:09:07,277 한데 149 00:09:07,774 --> 00:09:10,141 회혼례를 왜 자네가 치르는가 150 00:09:10,520 --> 00:09:13,659 우리 서원 점사를 맡아 보는 송추 할배 회혼례니 151 00:09:13,659 --> 00:09:15,354 우리가 치러야지 152 00:09:15,672 --> 00:09:18,858 {\an8}회혼례는 사족이 올리는 것이긴 하나 153 00:09:18,861 --> 00:09:19,929 {\an8}본시 154 00:09:22,147 --> 00:09:24,822 예는 정에서 나온다 했어 155 00:09:27,037 --> 00:09:29,535 '예는 정에서 나온다' 156 00:09:30,995 --> 00:09:34,290 이 마을에서 참으로 죽향이 나는 것 같지 않느냐 157 00:09:36,250 --> 00:09:37,251 에구머니나! 158 00:09:47,367 --> 00:09:48,367 혹시 159 00:09:48,869 --> 00:09:50,264 나를 기다렸소? 160 00:09:51,515 --> 00:09:52,266 응? 161 00:09:52,368 --> 00:09:54,463 아니, 나는 저기 서원에서 일보고 162 00:09:55,298 --> 00:09:56,937 우리 이러지 맙시다 163 00:09:57,007 --> 00:09:59,064 내 이 길로 지나는 건 어찌 알고 164 00:09:59,857 --> 00:10:00,858 이보시오 165 00:10:01,512 --> 00:10:03,319 거 듣자 듣자 하고 보자 보자 하... 166 00:10:03,986 --> 00:10:04,986 나는 167 00:10:05,507 --> 00:10:07,406 낭자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168 00:10:07,409 --> 00:10:09,491 내 갈 길을 가는 중이었소 169 00:10:09,909 --> 00:10:11,327 내가 가던 길을 170 00:10:11,369 --> 00:10:13,244 앞만 보고 뚜벅뚜벅 171 00:10:13,244 --> 00:10:14,246 그렇겠지 172 00:10:14,538 --> 00:10:16,165 다들 말은 그리합니다 173 00:10:16,672 --> 00:10:18,979 원 어디서 천 년 전 바보 온달이 174 00:10:18,982 --> 00:10:21,629 평강 공주를 꼬실 때나 쓸법한 뻔한 수작을 175 00:10:22,932 --> 00:10:23,756 아무튼 176 00:10:23,800 --> 00:10:24,924 난 길이 바빠서 177 00:10:25,591 --> 00:10:26,467 아... 178 00:10:27,760 --> 00:10:30,679 바, 바보 온달? 수작? 179 00:10:31,852 --> 00:10:33,015 어, 어이없어 180 00:10:34,850 --> 00:10:37,061 그, 종일 어이가 없구나 어이가 없어! 181 00:10:57,297 --> 00:10:58,297 낭자 182 00:10:59,382 --> 00:11:01,126 이런 말을 하여 미안하지만 183 00:11:01,129 --> 00:11:03,879 본시 서원은 여인들이 출입할 수 없는 184 00:11:03,882 --> 00:11:05,965 그런 고지식한 말은 마셔요 185 00:11:07,596 --> 00:11:10,135 역시 낭자는 못 말립니다 186 00:11:22,174 --> 00:11:23,315 그러지 마셔요 187 00:11:23,563 --> 00:11:25,234 지금 그거 말입니다 188 00:11:25,501 --> 00:11:29,154 제게 향하는 마음을 애써 외면하지 마시란 말씀이어요 189 00:11:34,804 --> 00:11:36,954 낮에도 절 보고 웃어 주셨죠? 190 00:11:37,710 --> 00:11:39,123 저는 잘 압니다 191 00:11:39,456 --> 00:11:41,458 그 웃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192 00:11:44,295 --> 00:11:45,295 예 193 00:11:46,088 --> 00:11:48,757 낭자를 보니 절로 웃음이 지어졌겠죠 194 00:11:49,057 --> 00:11:50,759 누군들 아니 그러겠습니까? 195 00:11:51,223 --> 00:11:52,302 도련님 196 00:11:52,492 --> 00:11:54,013 낭자는 누구든 197 00:11:54,305 --> 00:11:56,056 어떤 남자든 가질 수 있죠 198 00:11:57,099 --> 00:11:57,891 하나 199 00:11:59,184 --> 00:12:01,687 은애 낭자에게는 나뿐입니다 200 00:12:28,203 --> 00:12:31,133 예전에 근삼이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201 00:12:31,643 --> 00:12:33,761 너는 나 없이도 살 수 있지만 202 00:12:33,854 --> 00:12:35,721 약순이는 나 없으면 못 살아 203 00:12:36,305 --> 00:12:39,058 그러더니 저를 뻥 차고 약순이한테 갔습니다 204 00:12:40,682 --> 00:12:42,770 사내들이 그런 말 할 때는 205 00:12:42,931 --> 00:12:44,688 사실 속마음은 다... 206 00:12:44,691 --> 00:12:46,357 내가 너무 안이했어 207 00:12:48,063 --> 00:12:51,065 그동안 한양 생활을 한 연준 도련님에 대해서는 208 00:12:51,065 --> 00:12:52,112 아는 게 없어 209 00:12:53,172 --> 00:12:54,239 생각해 보렴 210 00:12:54,784 --> 00:12:56,283 성균관 유생들은 211 00:12:56,286 --> 00:12:59,828 장차 대과에 급제해서 임금님을 지척에서 뫼실 분들이니 212 00:12:59,948 --> 00:13:02,247 매파들이 얼마나 눈독을 들였겠니? 213 00:13:03,921 --> 00:13:05,292 도움이 필요해 214 00:13:06,182 --> 00:13:07,628 물정에 밝고 215 00:13:07,631 --> 00:13:11,131 한양 사람들의 세련된 취향과 기호를 잘 아는 216 00:13:16,139 --> 00:13:17,429 에구머니나! 217 00:13:17,966 --> 00:13:18,889 어우, 망측해! 218 00:13:18,892 --> 00:13:21,934 어, 어우, 안 될 말이지 안 될 말이야 219 00:13:22,103 --> 00:13:24,019 왜 그러셔요? 220 00:13:25,187 --> 00:13:27,106 아무리 그자가 견문이 넓고 221 00:13:27,109 --> 00:13:30,317 아는 것이 많고 한양 물정에 밝다고 해도 222 00:13:30,556 --> 00:13:34,446 내가 그런 비혼 나부랭이에게 도움을 받다니, 참! 223 00:13:41,671 --> 00:13:42,871 이보시오? 224 00:13:42,874 --> 00:13:45,390 나는 절대로 그대를 여기서 기다린 것이 아니니 225 00:13:45,390 --> 00:13:46,390 오해일랑... 226 00:13:47,438 --> 00:13:48,438 아니지 227 00:13:49,737 --> 00:13:51,255 송추 할배네 집인데 228 00:13:54,479 --> 00:13:55,717 나를 기다렸소? 229 00:13:57,633 --> 00:13:58,429 혹 230 00:13:58,498 --> 00:14:00,931 나와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231 00:14:02,220 --> 00:14:03,684 내 기회를 드리리다 232 00:14:19,647 --> 00:14:21,076 날 좀 도와주시오 233 00:14:23,041 --> 00:14:25,956 내 도움 맡아놨소? 내가 왜 낭자를 도와줍니까? 234 00:14:25,959 --> 00:14:26,790 그야 235 00:14:27,026 --> 00:14:29,877 그리도 들어가고 싶어 하는 우리 마을 서원 스승님이 236 00:14:29,880 --> 00:14:31,211 내 아버지시니까요? 237 00:14:32,852 --> 00:14:35,799 하지만 난 이미 서원에 들어가기로 예정된 몸이오 238 00:14:36,928 --> 00:14:39,261 재물을 대고 들어가기로 했다죠? 239 00:14:39,472 --> 00:14:40,637 그건 압니다만 240 00:14:40,924 --> 00:14:43,390 이번에 날 도와주시면 241 00:14:43,439 --> 00:14:45,726 나도 도련님을 도와드리죠 242 00:14:52,090 --> 00:14:53,025 아 243 00:14:55,328 --> 00:14:57,362 이쪽으로 가까이 244 00:14:57,644 --> 00:14:58,669 응 245 00:15:05,699 --> 00:15:09,625 다음번 서원 시험 시제를 몰래 훔쳐 보여 드리죠 246 00:15:23,940 --> 00:15:25,098 참으로 247 00:15:27,142 --> 00:15:31,188 다음번 서원 시험 시제를 내게 몰래 보여 주시겠소? 248 00:15:31,191 --> 00:15:32,856 그렇다니까요 249 00:15:33,544 --> 00:15:35,151 지난번 서당 시험 때 250 00:15:35,189 --> 00:15:36,944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면서요? 251 00:15:37,310 --> 00:15:39,071 그러니 사람들이 도련님 보고 252 00:15:39,074 --> 00:15:41,406 가짜 양반 아니냐고 쑥덕거리죠 253 00:15:44,148 --> 00:15:47,204 근데 그 대가로 나한테 무슨 도움을 받고 싶으시오? 254 00:15:53,287 --> 00:15:55,879 전 이곳 능군리에서 나고 자랐지만 255 00:15:56,199 --> 00:15:58,632 사실 이런 곳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256 00:15:59,353 --> 00:16:03,011 제겐 더 화려하고 근사한 곳이 어울리죠 257 00:16:03,014 --> 00:16:04,346 이를테면 258 00:16:05,013 --> 00:16:06,598 한양이랄까? 259 00:16:08,848 --> 00:16:09,705 해서 260 00:16:09,708 --> 00:16:11,687 한양 생활에 대해 궁금합니다 261 00:16:11,690 --> 00:16:15,034 한양 사람들은 어떤 대화를 하고 무슨 옷을 입고 262 00:16:15,034 --> 00:16:16,233 무엇을 좋아하는지 263 00:16:16,676 --> 00:16:18,944 어떤 사람을 멋스럽게 느끼고 264 00:16:19,206 --> 00:16:21,488 사귀고 싶어 하는지 말이지요 265 00:16:24,160 --> 00:16:26,369 근데 왜 바보 온달 수작이나 부리는 266 00:16:26,372 --> 00:16:28,760 나 따위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하실까? 267 00:16:30,077 --> 00:16:31,790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268 00:16:32,313 --> 00:16:36,044 전 도련님이 내게 흑심을 품고 접근한 것이라 여겨 경계했는데 269 00:16:36,047 --> 00:16:38,130 생각해 보니 도련님은 그 270 00:16:38,374 --> 00:16:40,632 비혼인가 뭔가로 산다고 했다면서요? 271 00:16:41,216 --> 00:16:41,927 응 272 00:16:41,930 --> 00:16:43,677 그럼 되었지요 273 00:16:43,922 --> 00:16:46,763 도련님과 저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지요 274 00:16:47,264 --> 00:16:49,599 우리는 절대 혼인할 사이가 아니니 275 00:16:49,602 --> 00:16:51,323 서로 여인과 사내가 아니지요 276 00:16:51,323 --> 00:16:52,323 아니 277 00:16:52,654 --> 00:16:54,021 저는 여인이지만 278 00:16:54,024 --> 00:16:55,856 도련님께서는 여인이 아니고 279 00:16:56,095 --> 00:16:57,858 도련님도 뭐 사내지만 280 00:16:58,019 --> 00:17:00,402 제게 도련님은 사내가 아닌 것입니다 281 00:17:00,694 --> 00:17:01,528 그냥 282 00:17:01,981 --> 00:17:02,784 어 283 00:17:03,650 --> 00:17:04,656 돌덩어리나 284 00:17:06,283 --> 00:17:07,701 풀때기 같은 것이죠 285 00:17:11,541 --> 00:17:14,958 그러니 우리는 서로 거리낌없이 도움을 주고받을 수가 있죠 286 00:17:17,461 --> 00:17:19,755 도와주시겠지요? 287 00:18:00,848 --> 00:18:02,506 어서 오십시오 288 00:18:04,110 --> 00:18:05,300 요즘은 말이죠 289 00:18:05,956 --> 00:18:09,221 버선을 발 크기보다 작게 만들어 신는 것이 유행입니다 290 00:18:13,266 --> 00:18:14,434 아, 그리고 291 00:18:15,216 --> 00:18:17,688 그 한양 삼정승 댁 따님들은 292 00:18:17,786 --> 00:18:19,354 전부 다 이런 색의 연지... 293 00:18:19,354 --> 00:18:20,524 어쩐지 294 00:18:20,527 --> 00:18:22,150 내게 어울릴 것 같더라니 295 00:18:22,184 --> 00:18:23,902 이런 색을 너무 싫어하고 296 00:18:29,269 --> 00:18:31,743 이런 연지를 바릅니다 297 00:18:43,922 --> 00:18:47,092 한양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책들입니다 298 00:18:47,363 --> 00:18:49,761 한양 사람들의 욕망과 바람이 299 00:18:50,040 --> 00:18:51,888 고스란히 드러나 있죠 300 00:18:52,034 --> 00:18:52,848 음 301 00:18:56,490 --> 00:18:58,061 음, 받으시오 302 00:19:01,528 --> 00:19:02,691 운영전? 303 00:19:05,664 --> 00:19:06,878 한 선비가 꿈속에서 304 00:19:06,878 --> 00:19:09,740 운영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적은 소설이지 305 00:19:10,699 --> 00:19:11,658 꿈이요? 306 00:19:13,952 --> 00:19:15,078 사실 307 00:19:16,580 --> 00:19:19,458 나도 가끔 아주 생생한 꿈을 꿉니다 308 00:19:21,878 --> 00:19:24,796 어떨 땐 꼭 그 꿈이 진짜같이 느껴지고 309 00:19:26,551 --> 00:19:27,799 그 꿈에 나오는 310 00:19:32,543 --> 00:19:34,181 지금 뭐 하십니까? 311 00:19:50,742 --> 00:19:52,365 왜 그래요? 312 00:19:56,729 --> 00:19:58,121 옷 갈아입으시오 313 00:19:59,958 --> 00:20:00,891 이제부터 갈 곳은 314 00:20:00,891 --> 00:20:03,210 사족 여인들은 못 가는 곳이거든 315 00:20:03,966 --> 00:20:05,252 어디 보자 316 00:20:05,255 --> 00:20:08,173 이게 맞으려나? 음 317 00:20:09,004 --> 00:20:10,133 지금 나보고 318 00:20:10,136 --> 00:20:12,052 사내 옷을 입으라는 겁니까? 319 00:20:12,273 --> 00:20:13,970 한양 가 살기 싫으시오? 320 00:20:17,817 --> 00:20:21,853 아니, 위로 올려서 돌돌 말라니까 321 00:20:25,982 --> 00:20:26,858 이렇게요? 322 00:20:27,715 --> 00:20:28,752 반대로 반대로 323 00:20:28,752 --> 00:20:29,694 반대로 324 00:20:30,252 --> 00:20:31,321 이렇게? 325 00:20:31,449 --> 00:20:32,531 아니, 그 326 00:20:32,534 --> 00:20:34,385 아하, 참 거 327 00:20:35,237 --> 00:20:36,576 답답하오, 정말 328 00:20:37,369 --> 00:20:39,287 여 앉아 보시오 329 00:21:14,946 --> 00:21:16,408 아직 멀었습니까? 330 00:21:17,674 --> 00:21:18,785 다 됐소 331 00:21:25,544 --> 00:21:26,918 사내로 났어도 332 00:21:27,160 --> 00:21:28,879 참으로 미남이었겠어 333 00:21:32,144 --> 00:21:33,425 그렇소 334 00:22:41,159 --> 00:22:42,369 량음아 335 00:22:42,372 --> 00:22:43,995 언제 나오는 것이냐 336 00:22:44,235 --> 00:22:45,580 어서 나오거라! 337 00:22:46,428 --> 00:22:48,208 아니, 량음이가 나온다고? 338 00:22:48,463 --> 00:22:49,542 량음이다! 339 00:22:54,005 --> 00:22:56,174 량음이 누구요? 340 00:22:57,573 --> 00:22:59,094 운 좋은 줄 아시오 341 00:22:59,414 --> 00:23:01,830 내 오늘 조선 최고 명창의 소리를 342 00:23:01,833 --> 00:23:03,139 듣게 해 줄 테니 343 00:23:04,277 --> 00:23:07,769 한양 우심정 같은 곳에서나 들을 수 있는 소리오만 344 00:23:07,772 --> 00:23:10,730 오늘은 특별히 량음이 예까지 행차를 해 주셨거든 345 00:23:10,876 --> 00:23:11,982 뭐 346 00:23:13,595 --> 00:23:15,860 능군리에서 꽃놀이나 하던 처지에 347 00:23:16,277 --> 00:23:18,697 좋은 소리를 알아들을지는 모르겠지만 348 00:23:36,464 --> 00:23:43,221 '아득히 바라본다' 349 00:23:44,292 --> 00:23:51,646 '정다운 그대 얼굴' 350 00:23:52,731 --> 00:24:01,133 '먼 바람에 실려 온' 351 00:24:01,194 --> 00:24:08,913 '그리운 그리운 그 얼굴' 352 00:24:10,188 --> 00:24:16,588 '그대도 나만 같아' 353 00:24:18,033 --> 00:24:25,680 '두 손에 고개를 묻고' 354 00:24:26,592 --> 00:24:34,898 '기다리오 나 그대' 355 00:24:35,080 --> 00:24:43,740 '그 길 위로 오시기를' 356 00:24:44,339 --> 00:24:52,021 '댓잎만 흔들려도' 357 00:24:52,043 --> 00:24:58,483 '헤적이는 달빛에도' 358 00:24:58,486 --> 00:24:59,389 우시오? 359 00:25:01,194 --> 00:25:04,761 '떠오르는' 360 00:25:05,389 --> 00:25:08,723 '그 뒷모습' 361 00:25:09,012 --> 00:25:17,816 '이제 돌아 미소하네' 362 00:25:18,162 --> 00:25:22,028 '남은 그리움은' 363 00:25:22,031 --> 00:25:25,865 '저 청유 세월 속에' 364 00:25:25,868 --> 00:25:29,427 '한 방울 한 방울' 365 00:25:29,439 --> 00:25:34,724 '모두 떨구려 하오' 366 00:25:34,727 --> 00:25:38,525 '그대를 사랑하는' 367 00:25:38,571 --> 00:25:42,841 '잃다 만 마음' 368 00:25:42,942 --> 00:25:51,558 '마음으로 마음으로만' 369 00:25:51,975 --> 00:26:00,233 '아아아 아아아' 370 00:26:00,528 --> 00:26:08,533 '아아아아아' 371 00:26:20,662 --> 00:26:22,297 역시 명창이로세 372 00:26:24,010 --> 00:26:26,926 좋습니다, 참으로 좋습니다 373 00:26:29,473 --> 00:26:32,015 내 태어나 이런 귀호강은 처음입니다 374 00:26:52,856 --> 00:26:54,245 역시 명창이로세 375 00:26:56,206 --> 00:26:57,248 이만 갑시다 376 00:27:24,035 --> 00:27:25,485 한데 무슨 꿈이오? 377 00:27:27,656 --> 00:27:28,529 예? 378 00:27:28,905 --> 00:27:32,158 가끔 진짜처럼 생생한 꿈을 꾼다하지 않았소? 379 00:27:33,505 --> 00:27:35,370 아, 그게 380 00:27:38,724 --> 00:27:39,624 아닙니다 381 00:27:40,630 --> 00:27:41,630 뭐야 382 00:28:00,356 --> 00:28:02,397 역시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군 383 00:28:03,440 --> 00:28:05,203 나랑 이렇게 단둘이 있는데도 384 00:28:05,225 --> 00:28:07,318 볼이 붉어지거나 말을 더듬지 않아 385 00:28:07,849 --> 00:28:11,114 비혼인가 뭔가로 살려는 이유가 386 00:28:11,117 --> 00:28:12,991 사내구실을 못 해서라더니 387 00:28:15,411 --> 00:28:16,411 뭐? 388 00:28:25,403 --> 00:28:26,629 아, 아니오? 389 00:28:27,046 --> 00:28:28,214 그럴 리가 없는데 390 00:28:33,725 --> 00:28:35,513 아, 뭐가 그리 웃깁니까? 391 00:28:42,659 --> 00:28:43,994 아, 아유 392 00:28:44,256 --> 00:28:45,400 아니오, 낭자 393 00:28:45,676 --> 00:28:48,067 어, 그만 가지 394 00:28:55,509 --> 00:28:56,509 낭자 395 00:28:58,383 --> 00:29:00,406 여태껏 낭자가 만난 사내들은 396 00:29:00,406 --> 00:29:02,623 평생 서원에서 공부만 한 397 00:29:03,708 --> 00:29:06,669 소심하고 물정 모르는 어린 유생들이었겠지 398 00:29:08,046 --> 00:29:13,134 그래서 낭자 눈길 한 번에 어쩔 줄 몰라 했을 게야 399 00:29:16,095 --> 00:29:17,263 하지만 낭자 400 00:29:19,744 --> 00:29:21,309 난 그들과 달라요 401 00:29:25,730 --> 00:29:26,730 뭐 402 00:29:28,107 --> 00:29:29,400 곧 알게 되겠지 403 00:29:39,449 --> 00:29:40,449 왜 404 00:29:41,662 --> 00:29:44,207 내가 갑자기 풀떼기나 돌덩어리가 아니고 405 00:29:44,707 --> 00:29:46,084 사람으로 보이오? 406 00:30:01,969 --> 00:30:03,309 자, 받으시오 407 00:30:10,733 --> 00:30:11,984 이 옷은 408 00:30:15,073 --> 00:30:16,656 언제 돌려드립니까? 409 00:30:18,408 --> 00:30:20,760 나는 내일 홍시와 바꿀 쌀을 가지러 떠납니다 410 00:30:20,760 --> 00:30:22,120 몇 달쯤 걸릴게요 411 00:30:23,040 --> 00:30:24,789 그럼 옷도 돌려드릴 겸 412 00:30:25,080 --> 00:30:26,666 제가 내일 배웅을 하죠 413 00:30:28,167 --> 00:30:29,168 그거 좋군 414 00:31:03,382 --> 00:31:05,830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415 00:32:12,219 --> 00:32:15,024 '내 마음에 어린 님'? 416 00:32:18,402 --> 00:32:19,570 그게 뭡니까? 417 00:32:22,365 --> 00:32:24,408 아마도 어느 여인이 준 모양이지 418 00:32:25,685 --> 00:32:27,828 이런 물건을 아무 데나 흘리고 다니다니 419 00:32:28,005 --> 00:32:29,789 그런 사내에게 내가 무슨 420 00:32:31,710 --> 00:32:32,583 저기 421 00:32:32,664 --> 00:32:35,336 연준 도련님이 마님 사랑채에 드셨대요 422 00:32:51,769 --> 00:32:52,603 어? 423 00:33:04,240 --> 00:33:05,783 울 애기씨는 못 오십니다 424 00:33:05,947 --> 00:33:07,618 도련님들이 오셨거든요 425 00:33:19,880 --> 00:33:20,880 가자 426 00:33:25,667 --> 00:33:28,681 하면 이대로 상소를 올리겠습니다 427 00:33:29,532 --> 00:33:30,899 제가 읽어 보이지요 428 00:33:32,142 --> 00:33:34,604 저리 당당한 연준 도련님을 두고 429 00:33:34,981 --> 00:33:36,856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야 430 00:33:37,333 --> 00:33:39,775 오랑캐가 스스로 칭제하는 이때에 431 00:33:39,994 --> 00:33:41,736 예의의 나라인 우리나라가 432 00:33:41,739 --> 00:33:42,987 이를 두고 본다면 433 00:33:43,526 --> 00:33:45,781 우리 역시 짐승과 다를 바 없어 434 00:33:45,979 --> 00:33:48,492 끝내는 인심을 수습할 수 없을 것입니다 435 00:33:49,006 --> 00:33:50,453 하오니 상께오서는 436 00:33:50,456 --> 00:33:52,121 싸울 방도를 마련하여 437 00:34:02,081 --> 00:34:03,257 전하 438 00:34:03,895 --> 00:34:06,986 팔도에서 오랑캐와 척화하고 싸우기를 청하는 상소가 439 00:34:06,986 --> 00:34:08,387 빗발치고 있사온데 440 00:34:08,643 --> 00:34:11,432 {\an8}굳이 사신을 보내 오랑캐의 비위를 살피시려는 뜻이 441 00:34:11,435 --> 00:34:12,516 {\an8}무엇이옵니까? 442 00:34:12,519 --> 00:34:14,650 {\an8}지금 사신을 보내 달래지 아니하면 443 00:34:14,852 --> 00:34:16,370 저들이 그것을 빌미삼아 444 00:34:16,370 --> 00:34:18,105 반드시 군을 몰고 올 것이오 445 00:34:18,199 --> 00:34:19,732 하면 좋소이다 446 00:34:20,354 --> 00:34:21,859 국선을 보내되 447 00:34:22,185 --> 00:34:24,879 정묘년의 약조를 지키지 못한 것을 꾸짖는 내용이 448 00:34:24,901 --> 00:34:26,030 담겨야 할 것이오 449 00:34:26,152 --> 00:34:29,450 민심은 한번 흩어지면 다시 담기 어려운 것! 450 00:34:29,929 --> 00:34:32,703 그것이 오랑캐보다 더 무서운 것임을 모르시오? 451 00:34:41,962 --> 00:34:42,880 전하 452 00:34:44,029 --> 00:34:47,510 후금에 정묘년의 약조를 지키라 꾸짖는 국서를 보내시면 453 00:34:47,684 --> 00:34:49,428 일을 그르칠 것이 옵니다 454 00:34:50,846 --> 00:34:53,474 알지, 내 어찌 모르겠는가 455 00:34:54,433 --> 00:34:55,433 하나 456 00:34:56,352 --> 00:34:58,931 광해가 오랑캐와 화친한 것을 벌하고자 457 00:34:58,934 --> 00:35:00,815 내 반정을 일으켰거늘 458 00:35:01,941 --> 00:35:04,068 이제와 후금의 비위를 맞추면 459 00:35:04,495 --> 00:35:07,571 저 나이 어린 간관이며 유생들이 어찌 나오겠는가 460 00:35:07,947 --> 00:35:11,033 어린 간관들의 말들을 모두 들으실 필요는 없나이다 461 00:35:13,319 --> 00:35:14,537 어쩌면 462 00:35:15,371 --> 00:35:18,040 전쟁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 463 00:35:21,497 --> 00:35:25,506 {\an8}10년 전 강화도 파천의 고통이 아직도 생생하거늘 464 00:35:32,179 --> 00:35:36,308 {\an8}안주는 저들이 반드시 뺏으려는 성이니 465 00:35:36,940 --> 00:35:39,432 {\an8}내탕고에 저장한 목면 천 필을 내어 466 00:35:39,435 --> 00:35:40,855 군졸들에게 나눠주고 467 00:35:41,472 --> 00:35:43,611 나머지는 청천강 이북 산성으로 보내 468 00:35:43,611 --> 00:35:45,609 저들의 침략에 대비케 하라 469 00:35:47,124 --> 00:35:50,281 정묘년 이래 산성 대비를 꾸준히 해왔으니 470 00:35:50,825 --> 00:35:53,117 이제 저들을 믿을밖에 471 00:35:54,994 --> 00:35:57,079 설사 일이 잘못되어도 472 00:35:58,199 --> 00:36:00,124 강화도가 있지 않은가 473 00:37:39,446 --> 00:37:40,777 배곯아 다 죽어가는 놈 474 00:37:40,806 --> 00:37:42,261 살리는 법 아십니까? 475 00:37:44,552 --> 00:37:46,002 곡기부터 멕이면은 476 00:37:46,024 --> 00:37:49,064 창시가 놀라 토하다가 참말로 죽지요 477 00:37:49,064 --> 00:37:49,900 해서 478 00:37:50,098 --> 00:37:51,986 똥물을 한 대접 먹여야 합니다 479 00:37:52,008 --> 00:37:54,716 {\an8}오래 삭힌 똥물을 멕여서 480 00:37:55,186 --> 00:37:57,128 {\an8}혈색이 누르죽죽 돌아오면 481 00:37:57,128 --> 00:37:58,862 그때 쌀죽을 먹여야 482 00:37:58,862 --> 00:38:00,761 사람 꼴을 한다 이겁니다 483 00:38:00,761 --> 00:38:02,121 끗쇠 그놈이! 484 00:38:03,289 --> 00:38:05,833 내 똥물 먹고 살아난 놈이오 485 00:38:05,954 --> 00:38:06,954 한데 486 00:38:07,495 --> 00:38:10,504 내 사업을 가로채려고 날 관에 찔러? 487 00:38:10,921 --> 00:38:11,921 해서 488 00:38:12,321 --> 00:38:14,842 그 끗쇠 놈 볼기짝이라도 때려달라는 게야? 489 00:38:14,883 --> 00:38:16,719 그걸로는 부족하지 490 00:38:18,940 --> 00:38:19,972 죽일 거요 491 00:38:41,016 --> 00:38:42,016 안 돼 492 00:38:42,019 --> 00:38:42,953 안 돼? 493 00:38:42,977 --> 00:38:44,580 뭐가 안 돼? 왜 안 돼? 494 00:38:44,892 --> 00:38:47,015 내가 이러려고 그 상납금 바치는 줄 알아? 495 00:38:47,015 --> 00:38:48,792 상납금은 끗쇠도 낸다 496 00:38:49,126 --> 00:38:50,169 너보다 많이 497 00:38:51,378 --> 00:38:52,755 관에다 끗쇠가 498 00:38:52,910 --> 00:38:54,613 널 찔렀다는 증좌 있니? 499 00:38:54,882 --> 00:38:56,714 아, 그건 쓰에다 말이 500 00:38:56,714 --> 00:38:58,886 이 미련한 놈 501 00:38:59,409 --> 00:39:01,180 쓰에다 말을 믿네? 502 00:39:02,069 --> 00:39:03,724 날 무시해? 503 00:39:03,727 --> 00:39:06,936 내 아직도 여진족 떠돌이 닝구친인 줄 아니? 504 00:39:15,678 --> 00:39:16,678 닝구친 505 00:39:17,651 --> 00:39:18,822 잊디 말라우 506 00:39:19,448 --> 00:39:20,417 너는 507 00:39:22,026 --> 00:39:24,920 내가 허락하는 똥물 안에서만 놀 수 있어 508 00:39:35,479 --> 00:39:37,341 오늘은 그만 가시죠 509 00:39:42,179 --> 00:39:43,550 해서 510 00:39:43,550 --> 00:39:45,407 큰형님은 닝구친이랑 끗쇠 중에 511 00:39:45,407 --> 00:39:46,934 누구 손을 들어주시겠대? 512 00:39:47,111 --> 00:39:48,143 모르지 513 00:40:00,335 --> 00:40:02,074 아, 이걸로 백 근 준비해 주시오 514 00:40:02,959 --> 00:40:06,370 내 능군리에서 온 최상급 홍시 열 상자로 값을 치르지 515 00:40:06,526 --> 00:40:09,415 {\an8}홍시 열 상자를 남초 백 근이랑? 516 00:40:09,583 --> 00:40:11,104 {\an8}아, 아무리 어르신 청이라도 517 00:40:11,104 --> 00:40:12,334 그렇게는 안 됩니다 518 00:40:13,252 --> 00:40:14,378 대신 519 00:40:15,045 --> 00:40:17,648 지금 고방에 쌓인 묵은 남초를 520 00:40:17,648 --> 00:40:19,591 내가 직접 팔아 주겠소 521 00:40:20,292 --> 00:40:22,653 일전에도 남초 팔려고 강까지 넘어갔다가 522 00:40:22,653 --> 00:40:25,389 물건만 뺏기고 제값도 못 받았다지? 523 00:40:25,448 --> 00:40:27,641 참말로 직접 팔아 주실 겁니까? 524 00:40:28,100 --> 00:40:29,386 남초를 이리 많이 사서 525 00:40:29,386 --> 00:40:30,352 뭐 하려고? 526 00:40:31,773 --> 00:40:34,106 능군리에 보낼 쌀이랑 바꿀 거야 527 00:40:34,460 --> 00:40:36,358 일났소! 528 00:40:36,361 --> 00:40:37,589 일났소 529 00:40:38,066 --> 00:40:38,996 성님! 530 00:40:39,590 --> 00:40:41,697 쓰에다가 카, 칼을 맞았답니다 531 00:41:39,701 --> 00:41:41,666 오랜만에 조선 잡놈 532 00:41:42,314 --> 00:41:43,509 여진 잡놈 533 00:41:44,431 --> 00:41:48,017 대마도 잡놈들 다 보니까 좋구나야 534 00:41:50,798 --> 00:41:52,736 쓰에다 놈이 죽었다지? 535 00:41:54,798 --> 00:41:57,751 우리 같은 놈들이야 비명횡사를 해도 536 00:41:58,082 --> 00:42:00,543 고통 없이 죽었다믄 호상이디 537 00:42:02,152 --> 00:42:03,988 한디 이 의주에선 말이야 538 00:42:05,464 --> 00:42:07,863 내가 모르는 칼부림이 나선 안 돼 539 00:42:09,346 --> 00:42:11,678 수일 전에 쓰에다가 내게 급히 할 말이 있다고 540 00:42:11,700 --> 00:42:13,920 연통을 보냈습니다, 한데 541 00:42:15,256 --> 00:42:17,004 날 찾아오는 길에 죽었어요 542 00:42:17,026 --> 00:42:18,214 누군가! 543 00:42:19,241 --> 00:42:21,259 입막음하려고 죽인 거지 544 00:42:22,459 --> 00:42:25,623 필시 내 사업을 탐내는 놈 짓이겠지 545 00:42:27,475 --> 00:42:28,967 뉘 일에 탐내간! 546 00:42:29,217 --> 00:42:30,397 쪼잔하게시리 547 00:42:31,272 --> 00:42:34,358 {\an8}그 세곡미 빼돌리는 거이 사업 축에나 끼네? 548 00:42:35,803 --> 00:42:37,709 세곡미를 빼돌리자믄 549 00:42:37,731 --> 00:42:39,998 여 바닥서부터 저 머리통까지 550 00:42:40,020 --> 00:42:42,014 매수해야 될 관리가 얼마나 많소? 551 00:42:42,897 --> 00:42:46,284 우리 형제들의 피땀을 바쳐서 매수하는 관리들을 552 00:42:46,420 --> 00:42:48,131 몽땅 데려다 쓰면서 553 00:42:48,491 --> 00:42:50,246 지 사업이니 상관티 말라? 554 00:42:50,280 --> 00:42:51,639 오냐! 555 00:42:51,717 --> 00:42:54,417 그래서 니가 날 관에 찔렀구나! 556 00:42:54,990 --> 00:42:57,655 입막음하려고 쓰에다를 죽였어! 557 00:42:57,677 --> 00:42:58,936 증거 있어? 558 00:43:02,342 --> 00:43:03,876 만일 이 중에서 559 00:43:04,592 --> 00:43:06,522 쓰에다를 죽인 놈이 있다믄 560 00:43:07,631 --> 00:43:09,256 내가 직접 손보갔어! 561 00:43:14,725 --> 00:43:18,374 끗쇠 놈이 선수 치기 전에 우리가 손을 봐야 돼 562 00:43:50,675 --> 00:43:52,016 이 쌍놈의 새끼 563 00:43:52,731 --> 00:43:54,465 니가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니? 564 00:43:54,996 --> 00:43:59,021 내래 천하의 닝구친이야! 565 00:44:00,440 --> 00:44:02,770 거, 조선 욕도 찰지게 잘한다니까 566 00:44:04,098 --> 00:44:05,770 근데 뭐 하나만 묻자 567 00:44:06,637 --> 00:44:09,450 그, 오랑캐 놈들이 조선을 쳐들어올 것 같아? 568 00:44:09,629 --> 00:44:10,512 뭐? 569 00:44:10,957 --> 00:44:12,832 기딴 걸 왜 나한테 묻니? 570 00:44:13,090 --> 00:44:14,840 기딴 걸 왜 나한테, 기딴... 571 00:44:14,862 --> 00:44:17,332 왜긴, 이놈아 니놈도 오랑캐니까 묻지 572 00:44:17,590 --> 00:44:19,752 그, 청나라 오랑캐 놈들도 573 00:44:20,433 --> 00:44:24,050 한때는 조선을 형님으로 모셨었다 574 00:44:24,072 --> 00:44:24,715 한데 575 00:44:25,347 --> 00:44:28,957 이제는 방귀깨나 뀐다면서 예전 형님을 치려고 벼르고 있어 576 00:44:29,785 --> 00:44:30,785 어때? 577 00:44:32,425 --> 00:44:34,519 하는 짓이 네놈이랑 똑같지? 578 00:44:39,511 --> 00:44:40,439 왜? 579 00:44:44,004 --> 00:44:46,404 네놈이 끗쇠를 치겠다 큰소리치면서 580 00:44:46,426 --> 00:44:48,652 뒤로는 끗쇠랑 손잡고 581 00:44:50,660 --> 00:44:54,199 우리 큰형님을 죽이려고 했던 걸 내 모르는 줄 알았느냐? 582 00:44:56,511 --> 00:44:57,511 한데 583 00:44:58,956 --> 00:45:00,793 너랑 끗쇠 사이를 오가던 584 00:45:02,014 --> 00:45:04,815 쓰에다가 죽고 나니 니놈들 우정 따위는 585 00:45:04,837 --> 00:45:07,612 지나던 거지발싸개만도 못하더라 586 00:45:07,745 --> 00:45:08,698 그 말이야 587 00:45:08,720 --> 00:45:09,720 아, 아니요 588 00:45:10,306 --> 00:45:11,790 나, 나는 589 00:45:12,729 --> 00:45:13,806 싫다고 했어 590 00:45:13,828 --> 00:45:14,706 음 591 00:45:14,728 --> 00:45:16,190 끗쇠 그놈이 그, 그 592 00:45:16,495 --> 00:45:18,447 생각했어, 응 593 00:45:32,385 --> 00:45:34,677 이놈 말 믿지 마시오 594 00:45:35,010 --> 00:45:36,768 내는 죽어도 싫다고 했어! 595 00:45:38,143 --> 00:45:39,457 다 니놈 짓이야! 596 00:45:39,479 --> 00:45:40,831 네 이놈! 597 00:45:40,853 --> 00:45:43,419 그 주둥이를 닥치지 못할까! 598 00:45:43,441 --> 00:45:44,916 닥쳐, 이 오랑캐 새끼야! 599 00:45:44,938 --> 00:45:46,604 이 두꺼비같이 생긴 놈이! 600 00:45:46,643 --> 00:45:49,216 난 네가 처음부터 싫었어! 601 00:45:49,744 --> 00:45:51,768 이, 썩어질 새끼가 오늘... 602 00:45:52,378 --> 00:45:55,012 이 썩을, 이놈이 피둥피둥 살만 쪄 가지고! 603 00:45:58,487 --> 00:45:59,651 아, 아, 아 604 00:46:00,096 --> 00:46:01,456 니 부하놈들이 올 거야 605 00:46:02,885 --> 00:46:03,753 살려 줘 606 00:46:04,823 --> 00:46:06,791 아, 살려 줘 607 00:46:06,813 --> 00:46:09,206 걱정하지 마 니 부하 놈들도 불렀어 608 00:46:09,463 --> 00:46:11,838 닝구친을 잡아 죽이겠다고 하더군 609 00:46:12,940 --> 00:46:15,201 아, 아 이제 둘이 원수 된 기념으로 610 00:46:15,721 --> 00:46:17,721 한번 원 없이 싸워 봐 611 00:46:22,463 --> 00:46:23,846 야, 구잠아, 온다. 612 00:47:07,963 --> 00:47:08,963 다친 데는? 613 00:47:09,072 --> 00:47:10,072 고생했지? 614 00:47:10,353 --> 00:47:11,525 고생은 무슨 615 00:47:12,000 --> 00:47:13,759 입만 나불나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 616 00:47:15,064 --> 00:47:15,928 큰형님은? 617 00:47:35,720 --> 00:47:36,574 왔네? 618 00:47:38,338 --> 00:47:40,327 형님! 살려 주십시오. 619 00:47:40,635 --> 00:47:42,872 살려만 주십시오! 620 00:47:48,157 --> 00:47:50,713 니 춤 좀 추네? 621 00:47:50,939 --> 00:47:51,714 예? 622 00:47:53,119 --> 00:47:53,971 춤이요? 623 00:48:11,064 --> 00:48:12,353 니 내 아들 할래? 624 00:48:14,385 --> 00:48:15,654 니랑 내랑 625 00:48:15,924 --> 00:48:18,244 아바이, 아들 하면서 626 00:48:19,158 --> 00:48:21,752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요 의주에서 627 00:48:21,939 --> 00:48:24,588 알콩달콩 오손도손 628 00:48:26,072 --> 00:48:28,292 이 노인네 망령이 들었나? 629 00:48:29,885 --> 00:48:30,669 싫어? 630 00:48:31,768 --> 00:48:32,549 싫어 631 00:48:34,000 --> 00:48:35,000 와 싫네? 632 00:48:43,072 --> 00:48:44,072 알갔어 633 00:48:44,314 --> 00:48:46,853 내 니놈을 의주에 뿌리 박게 해 주갔어 634 00:48:47,221 --> 00:48:48,954 - 노인네 성질하고는 - 비켜! 635 00:48:53,072 --> 00:48:55,424 음, 멈추지 말고 636 00:48:56,877 --> 00:48:57,877 계속 637 00:49:38,329 --> 00:49:39,549 일어나셨어요? 638 00:49:39,571 --> 00:49:40,462 아, 고럼 639 00:49:41,611 --> 00:49:42,611 뭐 하는 게야? 640 00:49:43,361 --> 00:49:44,118 너 641 00:49:44,533 --> 00:49:45,533 너 누구니? 642 00:49:45,596 --> 00:49:49,123 새벽이슬처럼 영롱하고 초롱하다 하여 영랑이라 합니다 643 00:49:49,416 --> 00:49:51,182 가만 계십시오 저도 다 할 줄 압니다 644 00:49:51,204 --> 00:49:52,710 그만, 그만, 그만, 그만 645 00:49:55,033 --> 00:49:56,033 벗겨 드릴까요? 646 00:49:56,055 --> 00:49:57,611 그만, 그만, 647 00:49:57,633 --> 00:49:58,549 하지 마, 하지 마 648 00:49:58,571 --> 00:49:59,571 저리 가! 649 00:49:59,783 --> 00:50:00,801 저리 가거라 650 00:50:02,197 --> 00:50:03,197 그 651 00:50:08,064 --> 00:50:09,602 아니, 그래 652 00:50:10,072 --> 00:50:10,893 네가 653 00:50:11,447 --> 00:50:13,085 그 이름이 뭐라고 그랬니? 654 00:50:13,107 --> 00:50:14,064 영랑이라 합니다 655 00:50:14,086 --> 00:50:16,932 그래, 영롱초롱 영랑인 건 내가 알겠는데 656 00:50:17,603 --> 00:50:20,494 왜 여기서 옷을 벗어 제끼고 그러냔 말이다, 내 말은 657 00:50:20,587 --> 00:50:21,885 아니, 왜긴요? 658 00:50:22,080 --> 00:50:23,127 뫼시러 왔디요 659 00:50:23,275 --> 00:50:24,158 뫼시러? 660 00:50:24,322 --> 00:50:25,659 장현 오라버님 뫼신다니 661 00:50:25,681 --> 00:50:27,870 다들 얼마나 다퉈 나섰는지 아십니까? 662 00:50:28,260 --> 00:50:30,822 그만, 그만, 손, 음 663 00:50:31,439 --> 00:50:33,876 너 그... 664 00:50:34,275 --> 00:50:35,838 그 솜털이나 떨어지고 665 00:50:37,728 --> 00:50:38,908 너 근데 몇 살이니? 666 00:50:39,150 --> 00:50:40,299 이제 열다섯 667 00:50:41,807 --> 00:50:44,150 사실은 열여섯 됐지만 668 00:50:44,408 --> 00:50:46,283 아직 열다섯으로 보이고 669 00:50:50,236 --> 00:50:51,644 이 노인네를 내가... 670 00:50:52,455 --> 00:50:54,447 나리, 여기 좀 봐 주세요 671 00:50:54,696 --> 00:50:56,482 이 애미나이들 잽싸구나야! 672 00:50:56,504 --> 00:50:57,941 여기 좀 봐 주세요! 673 00:50:58,182 --> 00:51:00,408 - 이쪽으로 오시면 안 됩니다! - 나리! 674 00:51:00,611 --> 00:51:01,987 야, 이! 675 00:51:02,009 --> 00:51:03,337 어유, 너 잡았다! 676 00:51:03,665 --> 00:51:05,361 아이고, 나도 잡았다 677 00:51:05,383 --> 00:51:07,205 이 노인네를 진짜, 이씨 678 00:51:07,721 --> 00:51:09,453 오, 왔네? 679 00:51:10,658 --> 00:51:11,872 나가라우, 나가라우 680 00:51:13,478 --> 00:51:15,392 아유, 참 681 00:51:15,549 --> 00:51:18,003 솜털도 안 떨어진 걸 내 방에 들여보내? 682 00:51:18,314 --> 00:51:19,830 왜, 마음이 안 드네? 683 00:51:20,314 --> 00:51:22,635 오, 그럼 다른 아이 붙여주갔어 684 00:51:24,221 --> 00:51:26,041 아, 이 노인네가 이래도 685 00:51:27,400 --> 00:51:29,572 내 이런다고 여기 붙어 있을 줄 알고? 686 00:51:31,346 --> 00:51:32,025 뭐? 687 00:51:33,025 --> 00:51:34,416 의주를 또 뜨갔다고? 688 00:51:36,884 --> 00:51:37,981 아니, 일전에도 689 00:51:38,346 --> 00:51:39,947 달포 바람 쐬고 온다더니 690 00:51:40,018 --> 00:51:41,650 해를 넘겼디 않아! 691 00:52:03,611 --> 00:52:04,877 나도 이젠 늙었어 692 00:52:07,689 --> 00:52:08,689 이제 나도 693 00:52:14,541 --> 00:52:16,783 거지왕 구양천이 어디 갔수? 694 00:52:17,635 --> 00:52:18,393 어? 695 00:52:19,752 --> 00:52:21,158 이번엔 참말로 696 00:52:23,424 --> 00:52:25,353 홍시값만 치르고 온대도 697 00:52:39,908 --> 00:52:41,846 아, 저건 왜 데리고 가? 698 00:52:42,424 --> 00:52:44,869 오라버니! 오라버니! 699 00:52:45,150 --> 00:52:47,416 아, 작은오라버니! 700 00:52:49,385 --> 00:52:50,179 어 701 00:52:50,842 --> 00:52:53,098 영롱초롱 영랑이 날 배웅 나왔누? 702 00:52:53,120 --> 00:52:55,951 아, 예 제가 오라버니께 머리 올렸다고 703 00:52:55,973 --> 00:52:58,061 다들 얼마나 잘해 주는지 아십니까? 704 00:52:58,083 --> 00:52:58,854 아, 그래? 705 00:53:00,146 --> 00:53:03,029 한데 내가 왜 고자란 소문이 났을꼬? 706 00:53:05,299 --> 00:53:06,631 애옥이 고년 707 00:53:06,653 --> 00:53:09,022 아, 내가 아무한테도 말하디 말랬는데 708 00:53:09,319 --> 00:53:10,592 - 영랑아 - 예? 709 00:53:10,803 --> 00:53:13,163 내 단언코 말하지만 710 00:53:13,475 --> 00:53:14,745 난 그, 고... 711 00:53:17,303 --> 00:53:18,279 고... 712 00:53:18,301 --> 00:53:20,959 고... 고 뭐시기라서 내가 713 00:53:21,162 --> 00:53:22,881 널 두고 간 것이 아니다 714 00:53:28,491 --> 00:53:29,343 미안해? 715 00:53:30,319 --> 00:53:33,639 미안하면 내 청 하나만 들어주겠느냐? 716 00:53:33,959 --> 00:53:35,678 뭐든 말씀하시라요 717 00:53:36,084 --> 00:53:38,959 너 이거 솜털 떨어지기 전까진 718 00:53:39,217 --> 00:53:40,623 절대로! 719 00:53:41,702 --> 00:53:43,440 머리 올릴 생각은 말 거라 720 00:53:43,725 --> 00:53:44,817 어째서요? 721 00:53:44,936 --> 00:53:46,842 - 넌 너무 어려서... - 혹 722 00:53:47,717 --> 00:53:50,113 저를 온전히 차지하고 싶으셔요? 723 00:53:50,936 --> 00:53:54,259 그러믄 고 아랫도리병도 724 00:53:54,281 --> 00:53:55,490 고쳐 오시갔디요? 725 00:53:55,512 --> 00:53:56,967 아, 아니라니까 726 00:53:56,989 --> 00:53:57,989 아니라고 727 00:53:58,011 --> 00:53:59,202 - 아니란다 - 자, 갑시다 728 00:53:59,224 --> 00:54:00,647 이왕 밝혀진 거 길게 말해 뭐 해요? 729 00:54:00,669 --> 00:54:02,726 - 아니, 아니잖아 - 구차하게 730 00:54:02,856 --> 00:54:03,856 제가 어떻게 알아요? 731 00:54:03,878 --> 00:54:05,928 아닌 걸 알잖아, 너는, 어? 732 00:54:05,950 --> 00:54:08,467 아, 놔! 아, 진짜인 줄 알잖아 733 00:54:10,381 --> 00:54:13,022 오라버니! 기다리겠음다 734 00:54:13,044 --> 00:54:15,514 5년이고 10년이고 기다리디오 735 00:54:15,764 --> 00:54:18,732 그러니 아랫도리병을 꼭 고치셔야 됩니다! 736 00:54:18,963 --> 00:54:22,471 아랫도리가 건강해져서 오셔야 됩니다, 꼭! 737 00:54:22,493 --> 00:54:24,189 아니야! 738 00:54:25,076 --> 00:54:26,733 아니라고! 739 00:54:34,111 --> 00:54:37,786 날 좋고 바람 좋구나, 하하 740 00:54:40,182 --> 00:54:43,709 이제와 말이지만 쓰에다 그놈 참말로 잘 죽었소 741 00:54:44,533 --> 00:54:46,986 아, 그놈이 쥐새끼처럼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742 00:54:47,008 --> 00:54:48,494 이간질, 협잡질하는 통에 743 00:54:48,516 --> 00:54:50,064 거, 사람 여럿 죽어 나가지 않았습니까? 744 00:54:50,086 --> 00:54:51,174 억울하게 745 00:54:52,416 --> 00:54:55,338 끗쇠 놈도 그래놓고 쓰에다 죽인 거 자기 아니라고 746 00:54:55,360 --> 00:54:57,385 거, 눈 부릅뜨는 꼴하고는 747 00:54:57,471 --> 00:54:59,975 에휴, 그놈도 사기꾼 다 됐지, 뭐 748 00:55:05,635 --> 00:55:07,733 성님, 끗쇠 놈이 749 00:55:08,814 --> 00:55:09,924 본시 머리가 나빠서 750 00:55:09,946 --> 00:55:12,510 거짓말 같은 거 잘 못하는 놈이긴 하지만... 751 00:55:18,549 --> 00:55:20,954 혹시 쓰에다 죽이라고 시킨 게... 752 00:55:38,869 --> 00:55:39,932 대체 왜요? 753 00:55:42,994 --> 00:55:45,145 왜긴, 나도 잡놈이니까 그렇지 754 00:55:55,791 --> 00:55:57,282 이쪽 기둥은 다 됐어 755 00:55:58,736 --> 00:56:00,869 어, 바짝 세워, 바짝 세워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756 00:56:00,891 --> 00:56:02,087 자, 병풍 757 00:56:02,166 --> 00:56:03,581 - 병풍 받으시게 - 예 758 00:56:49,900 --> 00:56:53,213 예순해 전, 밭일하다 759 00:56:53,924 --> 00:56:55,650 신부 온단 소리에 760 00:56:56,369 --> 00:56:59,778 개울 물에 얼굴만 닦고 내려갔시오 761 00:57:00,518 --> 00:57:03,015 내 주제에 색시는 무신 762 00:57:04,416 --> 00:57:05,642 아, 한데 763 00:57:06,252 --> 00:57:09,396 저만치서 둥실둥실 764 00:57:09,908 --> 00:57:11,611 보름달 같은 애기가 765 00:57:11,744 --> 00:57:14,408 봇짐 하나 덜룽 안고 오지 않갔슴네까? 766 00:57:15,627 --> 00:57:17,408 내래 말도 못 하고 767 00:57:18,572 --> 00:57:21,366 봇짐만 채서리 툭툭 걸어갔디 768 00:57:22,010 --> 00:57:26,111 신방에 들어가지도 않고 술만 마시니까네 769 00:57:27,549 --> 00:57:28,838 사람들이 770 00:57:29,994 --> 00:57:32,697 말 못 하는 신부를 얻어서 기린다 771 00:57:33,353 --> 00:57:35,080 수군댔지만은 772 00:57:36,947 --> 00:57:38,533 그게 아니었시오 773 00:57:40,478 --> 00:57:42,049 미안했습네다 774 00:57:43,744 --> 00:57:45,893 아, 밭 한 떼기 없는 땅꾼한테 775 00:57:45,986 --> 00:57:50,393 아, 저런 고운 신부가 가당키나 해야 말이디 776 00:57:54,049 --> 00:57:55,299 나만 믿으시오 777 00:57:56,658 --> 00:57:59,588 세상에서 제일 고운 신부로 만들어 드리리다 778 00:58:08,289 --> 00:58:09,685 아이고! 779 00:58:30,697 --> 00:58:32,002 마지막으로 780 00:58:44,885 --> 00:58:46,243 이장현 그 사람 781 00:58:46,690 --> 00:58:49,746 회혼례에 맞춰 온다더니 내 뭐랬나? 782 00:58:50,127 --> 00:58:52,207 그자를 마냥 믿어선 안 된다 했지? 783 00:58:54,118 --> 00:58:56,086 아빠, 아빠! 784 00:58:56,108 --> 00:58:58,268 쌀이 왔어요, 쌀이! 785 00:59:46,815 --> 00:59:48,221 자! 786 00:59:48,236 --> 00:59:50,807 신랑 드시오 787 01:00:03,338 --> 01:00:05,244 어서 오시게, 어서 오시게 788 01:00:10,775 --> 01:00:12,037 신부 드시오! 789 01:00:22,703 --> 01:00:24,341 신부 드시오! 790 01:00:54,049 --> 01:00:57,525 시자침주 791 01:01:08,501 --> 01:01:14,016 서읍부졸음거찬 792 01:01:23,899 --> 01:01:26,556 백년해로하시게! 793 01:01:26,578 --> 01:01:29,197 천수를 누리시게! 794 01:01:42,626 --> 01:01:45,102 아, 누구야? 795 01:01:45,220 --> 01:01:46,313 귀한 자리 796 01:01:46,704 --> 01:01:48,751 노래 한 곡조 뽑아 올리겠습니다 797 01:01:49,118 --> 01:01:50,844 노래한대, 노래 798 01:01:58,618 --> 01:02:04,798 '아득히 바라본다' 799 01:02:05,891 --> 01:02:13,165 '정다운 그대 얼굴' 800 01:02:13,821 --> 01:02:20,751 '먼 바람에 실려 온' 801 01:02:21,907 --> 01:02:24,635 '그리운' 802 01:02:24,657 --> 01:02:29,538 '그리운 그 얼굴' 803 01:02:30,204 --> 01:02:36,446 '그대도 나만 같아' 804 01:02:38,399 --> 01:02:45,634 '두 손에 고개를 묻고' 805 01:02:45,970 --> 01:02:53,948 '기다리오 나 그대' 806 01:02:53,978 --> 01:03:00,815 '그 길 위로 오시기를' 807 01:03:02,673 --> 01:03:16,388 '댓잎만 흔들려도 헤적이는 달빛에도' 808 01:03:21,368 --> 01:03:23,509 마음에 둔 사내가 있었어 809 01:03:25,712 --> 01:03:26,606 흠 810 01:03:28,140 --> 01:03:29,533 아, 얼른 오래도! 811 01:03:33,876 --> 01:03:37,462 내 오늘 연준 도령에게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할 것이다 812 01:03:37,907 --> 01:03:40,188 거절, 뭐요? 813 01:03:40,782 --> 01:03:42,735 - 내 입술을 줄 거야 - 에구머니! 814 01:03:43,251 --> 01:03:45,644 마님 아시면 어쩌려고요 815 01:03:45,666 --> 01:03:46,918 아버지가 왜 알아? 816 01:03:47,431 --> 01:03:50,025 그러니 얼른 가서 연준 도련님 모셔 와 817 01:03:50,369 --> 01:03:51,431 길채 애기씨가 818 01:03:51,610 --> 01:03:53,727 갑자기 얼굴이 퍼렇게 질려서 쓰러졌다고 그래 819 01:03:53,749 --> 01:03:56,469 어서, 우리 종종이 가, 응? 820 01:03:58,915 --> 01:03:59,973 음 821 01:04:03,900 --> 01:04:05,019 아 822 01:04:09,736 --> 01:04:10,556 아니 823 01:04:17,603 --> 01:04:18,486 도련님 824 01:04:19,837 --> 01:04:20,743 도련님 825 01:04:26,923 --> 01:04:28,501 낭자! 아이고! 826 01:04:29,195 --> 01:04:30,122 낭자! 827 01:04:30,462 --> 01:04:32,143 도련님 828 01:04:32,165 --> 01:04:34,007 아니, 어찌 이리 땀을 흘립니까? 829 01:04:34,509 --> 01:04:35,692 아... 830 01:04:35,775 --> 01:04:36,775 아, 물이라도 831 01:04:36,797 --> 01:04:38,915 - 종종아 - 아, 아닙니다 832 01:04:38,962 --> 01:04:39,721 음 833 01:04:39,743 --> 01:04:41,598 잠시 놀란 것뿐이어요 834 01:04:42,361 --> 01:04:43,516 종종아 835 01:04:51,173 --> 01:04:52,173 아, 놀라다니요? 836 01:04:53,048 --> 01:04:54,915 항시 씩씩한 낭자가 무엇 때문에? 837 01:04:54,937 --> 01:04:57,447 씩씩하다니? 838 01:04:57,728 --> 01:04:59,199 무슨 말씀을 839 01:05:01,243 --> 01:05:02,785 전 파리 한 마리 840 01:05:06,131 --> 01:05:07,290 에구머니! 841 01:05:13,842 --> 01:05:15,764 요놈아, 요놈아 842 01:05:15,786 --> 01:05:18,510 아, 창피해, 진짜 843 01:05:18,772 --> 01:05:21,596 낭자, 쫓아 버렸소 844 01:05:22,119 --> 01:05:23,223 괜찮습니까? 845 01:05:36,915 --> 01:05:37,915 도련님 846 01:05:39,470 --> 01:05:42,994 그간 제가 도련님 마음을 떠보기만 할 뿐 847 01:05:43,384 --> 01:05:45,751 제 진심은 보이지 않아 답답하셨지요? 848 01:05:47,696 --> 01:05:48,957 이제 말씀드리지요 849 01:05:49,633 --> 01:05:50,667 예 850 01:05:51,142 --> 01:05:53,626 저도 도련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851 01:05:58,712 --> 01:05:59,592 무슨... 852 01:06:26,096 --> 01:06:26,911 낭자 853 01:06:27,737 --> 01:06:29,831 나는 은애 낭자와 혼인할 사이오 854 01:06:30,682 --> 01:06:33,471 코흘리개 시절에 한 약조가 무에 그리 중요합니까? 855 01:06:33,604 --> 01:06:34,933 난 어릴 적 약조 때문에 856 01:06:34,955 --> 01:06:36,588 은애 낭자 곁에 있는 게 아니에요 857 01:06:37,049 --> 01:06:40,432 난 은애 낭자를 진심으로 아낍니다 858 01:06:44,284 --> 01:06:45,174 하면 859 01:06:46,041 --> 01:06:47,784 그간 내게 보낸 눈빛이며 860 01:06:48,229 --> 01:06:50,268 부드러운 말들은 다 무엇입니까? 861 01:06:50,909 --> 01:06:52,228 나를 희롱한 것이오? 862 01:06:52,250 --> 01:06:53,813 그대는 스승님의 따님이고 863 01:06:54,149 --> 01:06:56,096 또한, 은애 낭자가 가장 좋아하는 벗이기에 864 01:06:56,118 --> 01:06:57,025 해서 865 01:06:57,198 --> 01:06:59,549 그저 상냥하게 대해 준 것뿐이다? 866 01:07:01,252 --> 01:07:02,135 거짓말 867 01:07:02,698 --> 01:07:04,018 전부 거짓말이야 868 01:07:04,565 --> 01:07:05,658 난 알아 869 01:07:05,893 --> 01:07:07,368 도련님은 분명 나를... 870 01:07:08,854 --> 01:07:10,580 오늘 일은 없던 것으로 하지요 871 01:07:20,041 --> 01:07:21,257 내가 먼저야 872 01:07:21,674 --> 01:07:23,343 도련님을 먼저 좋아한 것도 873 01:07:23,365 --> 01:07:25,666 도련님을 은애와 만나게 해 준 것도 나야! 874 01:07:25,688 --> 01:07:26,823 내가 먼저 연모... 875 01:07:26,845 --> 01:07:27,845 길채야 876 01:07:27,867 --> 01:07:28,627 어? 877 01:07:31,971 --> 01:07:33,107 길채야 878 01:07:35,424 --> 01:07:36,565 길채야 879 01:07:54,948 --> 01:07:57,659 내 천년 놀림거리에서 구해드린 겝니다 880 01:08:06,995 --> 01:08:08,513 길채야 881 01:08:11,721 --> 01:08:13,059 길채야 882 01:08:14,682 --> 01:08:16,896 아, 쓰러졌다면서 어딜 간 거야 883 01:08:18,182 --> 01:08:19,299 길채야 884 01:08:19,321 --> 01:08:20,817 그러게 말이에요 885 01:08:21,440 --> 01:08:22,610 애기씨 886 01:08:32,323 --> 01:08:33,479 엿들었소? 887 01:08:34,323 --> 01:08:35,323 엿듣다니? 888 01:08:36,346 --> 01:08:38,870 그, 요란한 사랑 고백이 무슨 수로 안 들립니까? 889 01:08:39,284 --> 01:08:41,504 이런 무례한! 890 01:08:41,557 --> 01:08:43,252 친구의 친구를 연모했네 891 01:08:43,274 --> 01:08:44,590 뭐, 그런 것인가? 892 01:08:46,471 --> 01:08:49,220 내 저자에서 들은 통속극 내용과 비슷합디다 893 01:08:50,002 --> 01:08:51,791 일종의 만남이되 894 01:08:52,252 --> 01:08:55,059 해서는 안 될 잘못된 만남 뭐, 그런 것이겠지 895 01:08:56,124 --> 01:08:57,870 그 통속극 내용이 뭔고 하니 896 01:09:00,251 --> 01:09:03,776 나는 너를 믿었던 것만큼 내 친구도 믿었기에 897 01:09:05,026 --> 01:09:08,237 널 아무런 부담 없이 내 친구에게 소개시켜 줬고 898 01:09:08,823 --> 01:09:11,784 그런 만남이 있은 후로부터 우리는 함께 자주 만나며 899 01:09:12,495 --> 01:09:14,307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900 01:09:14,979 --> 01:09:17,909 함께 어울렸던 것뿐인데 901 01:09:26,010 --> 01:09:27,633 연준 도령을 좋아했소? 902 01:09:28,901 --> 01:09:29,760 아! 903 01:09:30,065 --> 01:09:33,198 그때 그 그네터에서 기다렸던 사내가 연준 도령이었소? 904 01:09:33,510 --> 01:09:36,402 어허, 내 능군리에 꼬리 아흔아홉 개 달린 905 01:09:36,424 --> 01:09:38,352 요물이 있다 하여 기대를 했건만 906 01:09:38,870 --> 01:09:41,189 남자 마음 하나를 못 잡아서야 907 01:09:41,370 --> 01:09:42,732 말 908 01:09:43,550 --> 01:09:44,753 다 했소? 909 01:09:45,730 --> 01:09:46,730 무슨 말? 910 01:09:47,863 --> 01:09:48,738 아! 911 01:09:49,527 --> 01:09:50,527 요물? 912 01:09:51,808 --> 01:09:52,988 꼬리 아흔아홉 개? 913 01:09:54,941 --> 01:09:57,096 그, 말이야 내 관뚜껑 닫히기 전까지 914 01:09:57,118 --> 01:09:58,909 주절댈 수 있소만 915 01:09:59,792 --> 01:10:02,136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른 건 아니고 916 01:10:04,409 --> 01:10:07,378 아무리 봐도 연준 도령과는 가망이 없는 것 같으니 917 01:10:07,400 --> 01:10:08,400 그 입 918 01:10:08,816 --> 01:10:09,917 다무시오 919 01:10:09,939 --> 01:10:11,316 헛된 마음 품지 말고 920 01:10:11,338 --> 01:10:12,941 다물라 하였을 텐데? 921 01:10:13,363 --> 01:10:14,425 나한테 오시오 922 01:10:26,706 --> 01:10:28,363 내게 청혼하시는 겁니까? 923 01:10:28,722 --> 01:10:29,904 청혼이라니? 924 01:10:30,058 --> 01:10:32,298 당치도 않소 그, 알지 않습니까? 925 01:10:32,449 --> 01:10:34,331 난 아니할 비, 혼인할 혼 하여 926 01:10:34,353 --> 01:10:36,344 아하, 비혼? 927 01:10:36,366 --> 01:10:38,613 정혼 따위를 하여 우리 마음속 낭만을 928 01:10:38,635 --> 01:10:40,665 갉아먹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929 01:10:41,847 --> 01:10:46,144 남녀의 죽고 못 사는 정 또한 몇 번 즐기다 보면 시들해지거늘 930 01:10:46,496 --> 01:10:47,785 해서 내 말은 931 01:10:48,355 --> 01:10:50,222 혼인이니 뭐니 그런 거추장스러운 건 932 01:10:50,244 --> 01:10:51,566 다 던져 버리고 933 01:10:52,285 --> 01:10:53,886 우리 한번 뜨겁게 934 01:10:54,402 --> 01:10:55,471 뜨겁게? 935 01:10:57,050 --> 01:11:00,434 운우지정이라도 나눠 보는 것이 어떨까 싶은 게지요 936 01:11:02,339 --> 01:11:03,550 아, 아, 아, 아 937 01:11:03,572 --> 01:11:05,746 나 이런 말 아무한테나 하는 거 아니오 938 01:11:06,527 --> 01:11:09,569 다른 여인들하곤 이런 대화가 통하질 않아, 한데 939 01:11:10,074 --> 01:11:11,246 낭자는 940 01:11:11,714 --> 01:11:13,636 배짱도 두둑한 것이 941 01:11:14,175 --> 01:11:16,075 나랑 대화가 통할 것 같거든 942 01:11:21,996 --> 01:11:23,916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시는구먼 943 01:11:26,503 --> 01:11:28,121 나한테 반하시었소? 944 01:11:28,839 --> 01:11:30,363 뭐, 사내라면 945 01:11:30,385 --> 01:11:32,770 나를 보고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946 01:11:33,371 --> 01:11:35,246 한 번 본 순간 숨이 막히고 947 01:11:35,598 --> 01:11:37,434 두 번 보면 마음이 간절해지고 948 01:11:37,676 --> 01:11:40,116 세 번 보면 끝내는 상사병에 걸려 949 01:11:40,138 --> 01:11:42,387 아이처럼 울며불며 부모님께 매달리지요 950 01:11:42,692 --> 01:11:43,978 그게 바로 951 01:11:44,285 --> 01:11:47,589 이 마을 사내들이 한 번씩 앓는 정체 모를 병의 실체로 952 01:11:47,668 --> 01:11:50,443 다 나에게 반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953 01:11:52,176 --> 01:11:52,940 한데 954 01:11:53,473 --> 01:11:54,572 그거 아십니까? 955 01:11:57,598 --> 01:11:59,067 나는 그대가 956 01:12:00,168 --> 01:12:01,371 아주 싫소 957 01:12:05,504 --> 01:12:06,637 내가 싫다? 958 01:12:07,387 --> 01:12:08,457 그것도 아주? 959 01:12:08,856 --> 01:12:10,371 예, 싫습니다 960 01:12:10,606 --> 01:12:13,043 듣자 하니 그간 여러 여자들 웃겼다 울렸다 해 가며 961 01:12:13,065 --> 01:12:14,707 흥청망청해 온 모양인데 962 01:12:14,801 --> 01:12:15,943 나한테는 안 통하니 963 01:12:15,965 --> 01:12:17,981 며칠 더 놀다 어서 다른 데로 굴러가시오 964 01:12:18,003 --> 01:12:18,964 마을 물 흐리지 말고 965 01:12:18,986 --> 01:12:20,248 어허, 어허 966 01:12:22,418 --> 01:12:24,518 도대체 왜 나는 안 된다는 겁니까? 967 01:12:25,551 --> 01:12:26,762 궁금하십니까? 968 01:12:27,051 --> 01:12:28,473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을 969 01:12:28,839 --> 01:12:30,733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970 01:12:34,324 --> 01:12:37,239 오랑캐 놈들이랑 말 섞으며 도리를 갖추지 못하고 971 01:12:37,528 --> 01:12:40,534 감언이설로 어르신들을 호도하여 그 속을 들었다 놨다 972 01:12:40,792 --> 01:12:43,287 쥐새끼처럼 숨어서 남의 얘기나 엿듣고 973 01:12:43,309 --> 01:12:46,932 감히 외간 여자의 손목을 잡아채 예의도 없이 지분거리는가 하면 974 01:12:47,567 --> 01:12:50,801 여인들의 마음을 훔치곤 돼먹지 않게 뒤꽁무니나 빼면서 975 01:12:50,823 --> 01:12:53,285 비열하게 뭐? 비혼? 976 01:12:53,903 --> 01:12:55,403 비혼? 977 01:12:56,864 --> 01:12:58,231 그리고 무엇보다 978 01:12:59,013 --> 01:13:01,231 그 조잔한 면상이 싫소 979 01:13:04,450 --> 01:13:06,268 응, 못생겼어 980 01:13:18,341 --> 01:13:22,468 '둥둥둥 내 낭군' 981 01:13:22,490 --> 01:13:26,075 '오호 둥둥 내 낭군' 982 01:13:26,708 --> 01:13:31,013 '둥둥둥' 983 01:13:31,035 --> 01:13:33,598 '오호 둥둥 내 낭군' 984 01:13:33,620 --> 01:13:34,647 저기 온다 985 01:13:35,216 --> 01:13:39,318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986 01:13:39,481 --> 01:13:43,681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987 01:13:43,703 --> 01:13:47,918 '이히 내 사랑이로다' 988 01:13:47,950 --> 01:13:52,051 '설마 둥둥 내 사랑이야' 989 01:13:52,075 --> 01:13:56,145 '달아 달아 밝은 달아' 990 01:14:01,177 --> 01:14:02,450 쟤들 991 01:14:02,763 --> 01:14:05,177 나를 놓고 또 뒷소리들을 하는 모양이지 992 01:14:05,888 --> 01:14:07,329 이번엔 뭐라고 하던가요? 993 01:14:09,794 --> 01:14:12,418 {\an8}낭자가 필시 성종조에 교형 당한 994 01:14:13,278 --> 01:14:16,270 {\an8}어우동 꼴이 나고 말 것이다 그리 말합디다 995 01:14:18,692 --> 01:14:20,234 {\an8}나쁜 사람들 진짜 996 01:14:26,403 --> 01:14:27,731 차라리 어우동처럼 997 01:14:28,427 --> 01:14:30,728 내 마음도 여러 길이면 좋겠습니다 998 01:14:32,130 --> 01:14:33,773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999 01:14:34,481 --> 01:14:35,911 변치 않을 사람에게 1000 01:14:36,231 --> 01:14:38,295 변치 않을 마음을 주는 것뿐인데 1001 01:14:43,747 --> 01:14:46,427 연준 도령이 변치 않을 사람이라는 거요? 1002 01:14:47,247 --> 01:14:48,037 예 1003 01:14:48,552 --> 01:14:50,706 연준 도련님은 한결같은 분이죠 1004 01:14:51,427 --> 01:14:54,460 사내들이란 본시 지조도 절개도 없는 자들이라 1005 01:14:54,833 --> 01:14:57,481 그저 더 예쁜 꽃을 찾아 매양 눈이 돌아가지만 1006 01:14:58,294 --> 01:15:00,424 연준 도련님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1007 01:15:06,559 --> 01:15:08,766 난 그저 연모하는 이와 더불어 1008 01:15:11,802 --> 01:15:13,372 봄에는 꽃구경하고 1009 01:15:15,216 --> 01:15:17,191 여름엔 냇물에 발 담그고 1010 01:15:19,583 --> 01:15:21,445 가을에 담근 머루주를 1011 01:15:21,872 --> 01:15:23,489 겨울에 꺼내 마시면서 1012 01:15:34,856 --> 01:15:36,794 함께 늙어가길 바랄 뿐인데 1013 01:15:44,622 --> 01:15:46,512 그리 살고 싶습니까? 1014 01:15:47,630 --> 01:15:51,600 '내일 날 오지 말고' 1015 01:15:51,817 --> 01:15:55,855 '백년 여일 이 밤 같이' 1016 01:15:56,013 --> 01:16:00,302 '이 모양 이대로' 1017 01:16:00,324 --> 01:16:04,458 '늙지 말게 하여다오' 1018 01:16:04,480 --> 01:16:08,801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1019 01:16:08,823 --> 01:16:14,039 '어허 둥둥 내 사랑' 1020 01:16:19,645 --> 01:16:22,089 혼롓날 눈이 오면 백년해로한다지요 1021 01:16:23,059 --> 01:16:26,154 두 어르신 모두 만수무강하십시오 1022 01:16:26,176 --> 01:16:29,185 만수무강하시게! 1023 01:16:29,287 --> 01:16:32,516 만수무강하시게! 1024 01:18:53,802 --> 01:18:55,638 오랑캐가 쳐들어왔소! 1025 01:18:57,177 --> 01:18:58,177 오랑캐... 1026 01:18:59,732 --> 01:19:01,665 오랑캐가 쳐들어왔소! 1027 01:19:03,427 --> 01:19:04,752 오랑캐가... 1028 01:19:05,169 --> 01:19:07,880 임금님을 가두었소! 1029 01:19:17,285 --> 01:19:18,834 아, 정말인가, 순약이? 1030 01:20:04,794 --> 01:20:06,063 {\an8}조선의 백성이여 1031 01:20:06,085 --> 01:20:07,482 {\an8}임금을 구합시다 1032 01:20:07,504 --> 01:20:09,625 {\an8}심장이 뜨거운 자들은 나오시오! 1033 01:20:09,647 --> 01:20:11,615 {\an8}내가 가리다! 또 누구 없소? 1034 01:20:11,771 --> 01:20:13,341 {\an8}제가 도울 수 있습니다 1035 01:20:13,363 --> 01:20:14,945 {\an8}도련님이 죽을 수도 있어 1036 01:20:15,083 --> 01:20:16,083 {\an8}말려야 해 1037 01:20:16,105 --> 01:20:18,016 {\an8}의병 나가는 걸 그만두세요 1038 01:20:18,201 --> 01:20:19,141 {\an8}낭자 1039 01:20:19,163 --> 01:20:21,802 {\an8}나라가 넘어가고 임금이 갇힌 판국에... 1040 01:20:21,824 --> 01:20:22,868 {\an8}전장에 나가시면 1041 01:20:22,890 --> 01:20:24,899 {\an8}그 거친 오랑캐 놈들에게 필시... 1042 01:20:24,943 --> 01:20:25,791 {\an8}하면 1043 01:20:25,923 --> 01:20:28,210 {\an8}운이 좋게 살아 다시 돌아오게 되면 1044 01:20:28,337 --> 01:20:29,337 {\an8}그때는 1045 01:20:29,359 --> 01:20:31,630 {\an8}낭자의 그 귀한 입술을 한번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