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ecdoche.New.York.2008.1080p.BluRay.H264.AAC-RARBG-[Original]

살고 싶은 곳이 있죠
내겐 소중한 곳

 

모호크족과 GE의 고향
'스케넥터디'라는 마을

 

내가 태어났고
내가 죽을 곳

 

첫 집도 마련하고

 

아이도 낳고
영원히 머물고 싶은 그곳

 

내가 죽어 땅에 묻히면

 

 
 
그곳 벌레들이
내 머리를 파먹겠지요

 

시네도키, 뉴욕          
 
그곳 벌레들이
내 머리를 파먹겠지요

 

 
 
그곳 벌레들이
내 머리를 파먹겠지요

 

스케넥터디는 청명한
9월 22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오늘

 

 
 
유니언 대학 문학교수인
엘케 푸츠카머 선생과 함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유니언 대학 문학교수인
엘케 푸츠카머 선생과 함께

 

 
 
유니언 대학 문학교수인
엘케 푸츠카머 선생과 함께

 

문학 속 가을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교수님
- 안녕하세요, 알렉스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이
가을에 관련된 글을 쓸까요?

 

끝으로 가는 시작이라고
느끼기 때문이겠죠

 

인생을 일 년으로 본다면
9월, 즉 가을의 시작은

 

꽃이 지고
사물이 죽어가는 시기죠

 

우울한 달이기에
또 대단히 아름다운 거겠죠

 

청취자들에게
읽어주실 글이 있나요?

 

그럼요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외로운 사람은
홀로 남아'

 

'책을 읽고 저녁 내내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나뭇잎들이 뒹구는 거리를'

 

'이리저리 불안스레
거닐게 되겠죠...'

 

너무 절망적인데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사실적이잖아요

 

엄마, 다 눴어

 

알았다

 

잘 잤어

 

- 일부러 안 깨웠는데
- 눈만 뜨고 누워있었어

 

- 케이든, 전화 좀 받아줘
- 마리아야, 안 받을 거야

 

케이든...
색깔이 이상하네

 

엄마, 내 똥 이상해?

 

그냥 좀 녹색이야
녹색 음식을 먹었나 보다

 

안 먹었는데
나 뭐 잘못된 거야?

 

전화 좀 받을게
잘못된 거 아냐, 알았지?

 

- 엄마...
- 기다려, 올리브

 

딸 엉덩이 닦아주고 있었어

 

농담이겠지
말도 안 돼!

 

몸이 안 좋아

 

세상에

 

'당신의 병을 돌봅니다'

 

해롤드 핀터가 죽었네

 

나이가 많았잖아

 

노벨상을 탔었지

 

- 왜, 우리 딸?
- 내 똥 한번 더 봐 줘

 

- 괜찮은 거야?
- 그냥 물 내려

 

살아있으면 어떡해?
내가 죽이는 거 아냐?

 

- 완전 녹색이야
- 살아있는 거 아냐

 

해롤드 핀터 '덤 웨이터'
내가 연출했던 거 기억나?

 

오트밀 먹으렴

 

땅콩버터랑 젤리 먹고 싶어

 

여긴 식당이 아니야

 

- 오트밀 싫은데
- 먹지 마

 

터키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대

 

추수감사절 터키 말고
터키라는 나라에서

 

학교 갈 때까지 TV 봐도 돼?

 

그래

 

땅 아래엔
뭔가가 자라고 있어요

 

눈에 안 보이는
바이러스처럼 성장하다가

 

그 무언가가
당신을 변화시켜요

 

유통기한이 지났네

 

- 알았어
- 어휴

 

- 이건 꼭 먹어
- 알았어

 

어떻게 여기 왔는지
궁금한가요?

 

즐거운 할로윈이에요
스케넥터디

 

앨라배마 대학의
첫 흑인 졸업생이 죽었대

 

비비안 말론 존스

 

뇌졸중으로
63세에 죽었어

 

이런 젠장!

 

도와줘! 아델!

 

여보, 왜 그래?

 

면도하는데 저게 터졌어!

 

세상에!
당신 머리에서 피나!

 

젠장!

 

잠가지지가 않아

 

잠깐만

 

엄마, 아빠한테 피나요

 

- 흉터가 남을까요?
- 아마도요

 

흉터가 안 남았으면 하는데요

 

저 양반 짜증 나요
매주 병원으로 출근을 해요

 

됐어요
여기 좀 보세요

 

왜요?

 

대변에 변화가 있어요?

 

평소보다 좀 노랗던데, 왜요?

 

안과에 가보는 게 좋겠어요

 

안경과요?

 

아뇨, 안과요

 

- 들려요?
- 예

 

오늘은 화요일
엄마, 오늘 화요일이야?

 

아니, 오늘은 금요일이야

 

의사가 뭐래?

 

그러니까 내 동공이...

 

- 제대로 개폐가 안 된대
- 동공 팽창이구나

 

- 아냐
- 맞아

 

- 의사 말은 그게 아니었는데
- 맞아

 

의사 말은 안 그랬다니까

 

- 머리 부딪혀서 그렇대?
- 잘 모르겠대

 

아닌 것 같다는데
잘 모르는 것 같아

 

- 나도 모르지
- 그만해, 알아들었어

 

- 의사도 모른다고
- 미안해, 좀 불안하네

 

아빠, 주사 맞아야 돼?

 

아니, 불안해서 그래

 

- 나도 주사 맞아야 돼?
- 아니야

 

의사 선생님한테
나 녹색 똥 눈다고 말했어?

 

제길, 이럴 때에

 

- 여보!
- 미안해

 

리허설이 있는데... 제길

 

- 자꾸 이럴래
- 미안

 

미안, 모두들 미안

 

난 몇 년 있으면 주사 맞아?

 

아주 오랫동안은
그럴 일 없어

 

수백만 년?

 

- 의사 선생님 말 기억...
- 아빠, 배관공이 뭐야?

 

- 뭐 하는 남자냐면...
- 여자일 수도 있지

 

그래, 남자 혹은 여자인데

 

부엌, 화장실을
고치는 사람이야

 

- 파이프가 뭔지 아니?
- 아뇨

 

- 짐, 사고가 생겼어
- 아빠가 피우는 거?

 

그거랑은 다른 거야
알았어, 끊어

 

집에는 파이프가 있는데

 

관처럼 생겨서 벽 뒤쪽이랑

 

바닥 아래에도 있고
어디에나 다 있지

 

- 그리고...
- 왜 그래, 아가야?

 

- 아무 데나 다?
- 무서운 거 아냐

 

물을 날라주는 거야
부엌이나 화장실에서

 

네 몸 속에도 있어

 

- 혈관이랑 비슷해
- 모세혈관

 

모세혈관으로
피가 다니는 거야

 

나 피 있어?
나 피 싫어

 

- 뭐 하는 거야?
- 배관 설명하잖아

 

- 됐어, 그만해
- 그럼 어떻게 설명해?

 

걱정할 거 없어
너는 피 없어

 

애한테 피가 없다는 말은
좀 그렇잖아

 

- 케이든, 적당히 해
- 나 피 싫어

 

바로 진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머리 충격 때문인가요?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신경과로 가셔야겠어요

 

- 신경과요?
- 뇌 전문가 말이에요

 

신경과가 뭔지는 압니다

 

- 질문하시기에...
- 비뇨기과라고 한 줄 알았죠

 

왜 신경과에
가야 하는 겁니까?

 

검사가 필요하니까요

 

눈도 뇌의 일부거든요

 

아닌 줄 알았는데요

 

아닌 얘기를
왜 하겠습니까?

 

옳은 것 같지 않은데요

 

도덕적으로 말입니까
아님 정확도에서 말입니까?

 

글쎄요, 후자 같은데요

 

재미있군요

 

킥오프할 때
70야드 킥을 날려

 

그 공을 쫓아
바로 따라 들어가

 

수비수랑 붙으면 몸을 낮춰
세게 밀어붙이는 게 중요해

 

관중석에 중요 인사들이
많이 있거든

 

가장 유의해야 할 건...

 

벤?
난 어디로...

 

내가 어떻게...

 

윌리, 올라올 거야?

 

윌리?

 

윌리, 대답 좀 해

 

윌리! 이런!

 

뭐야

 

클레어, 괜찮아요?
어쩌다 이런 거야?

 

막판에 이러면 곤란하지

 

죄송합니다, 감독님
우리가 복구할게요

 

- 깜짝이야
- 괜찮아요?

 

- 가발이 목숨을 살렸네요
- 그러네요

 

진짜 괜찮아요

 

연기 좋았어요, 톰

 

- 그래요?
- 응

 

색다르게 해 보려고
다른 방식으로 부딪힌 건데

 

- 양쪽으로
- 봤어요, 잘했어요

 

잊지 않도록 해요
'윌리 로만' 역의 젊은 배우는

 

절망적인 삶을 연기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비극적인 건 그가 실제로

 

이 비참한 지경을 맞이하게
된다는 겁니다

 

알았어요

 

좋아요

 

- 다시 하죠, 얼마나 걸릴까?
- 15분 정도요

 

저는요?

 

이제 뭘 하나?

 

- 감독님
- 안녕하세요

 

안에선 신호가
잘 안 잡혀서요

 

여기선 신기하게도
신호가 잘 잡혀요

 

- 신기하네요
- 휴대폰이 미쳤나 봐요

 

- 나중에 봐요
- 네

 

헤쉬보그 선생이
진찰받으라고 해서요

 

눈동자가 이상해요

 

대변에 피가 비치는 것 같아

 

사무실에서 봤다고?

 

- 올리브를 임신했을 때...
- 어떤 기분이었죠?

 

글쎄요
희망적이었다고나 할까

 

변화의 예감 같은 거요

 

실제로 변화가 있었나요?

 

- 변했죠
- 그렇죠

 

- 많은 게 변했죠
-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미안해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닌데

 

말을 가릴 필요는 없어요
진실 아니면 거짓만 있으니까

 

섬뜩한 얘기해도 되나요?

 

해봐요

 

케이든이 죽어가는
상상을 해요

 

죄책감 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나쁘단 건 알아요

 

케이든, 소름 끼치나요?

 

- 네
- 좋아요

 

리허설이 엉망진창이 됐어요

 

저런

 

요즘 '심판'을 읽고 있어요

 

- 그래요?
- 네

 

- 재미있어요?
- 아주 좋던데요

 

이런 책도 모르고 바보였어요

 

- 알고 보니 유명한 책이던데요
- 맞아요

 

헤이즐은 바보가 아니에요

 

그 뒤엔 이렇게 말해야죠

 

'사실 아주 총명한 사람이고
당신 눈도 맘에 들어요'라고

 

- 아주 총명한 사람이에요
- 제가요?

 

- 그리고 당신 눈도 맘에 들어요
- 그래요?

 

그 다음엔 뭐라고 할까요?

 

- 말할 수 없어요
- 왜요?

 

음탕해서요

 

잠시 나와 주시겠어요?

 

볼일 봐요, 같은 남자끼린데

 

싱크대에 소변 좀
누면 안 될까?

 

알았어, 눠

 

매진됐어

 

잘 됐네

 

멋지네

 

고마워

 

리허설은 어땠어?

 

죽는 줄 알았어
조명 큐가 560개나 되거든

 

왜 그리 복잡하게 만들었는지

 

- 그게 당신 일이잖아
- 하긴

 

어쨌든 잘 마쳤어

 

예쁘게 그렸네

 

케이든, 미안한데...

 

나 오늘밤 공연 못 가

 

내일까지 보내야 할
그림이 두 개나 되거든

 

- 말도 안 되는 거 알아
- 오프닝인데

 

알아, 나도 가고 싶어

 

준비해야 해

 

뭘 입어야 할지 모르겠어

 

뭘 입을지 정해야 돼

 

 

윌리?

 

나 돌아왔어

 

오늘 망친 것 같아요

 

안녕, 톰

 

몸도 퉁퉁 불었고

 

아뇨, 괜찮아요
무대에서도 좋았고

 

- 괜찮아요?
- 머리가 좀 아파서

 

고맙단 말 하고 싶었어요

 

정말 재능 있는 분이에요

 

감독님 없이는
절대 못했을 거예요

 

어디 안 가니까 걱정 마요

 

제가 애같이 굴었죠

 

술이나 마셔야겠네요

 

그래요, 클레어

 

수고했어요

 

- 잘했어요
- 제 걱정은 마요

 

- 진심이에요
- 전 괜찮아요

 

감독님

 

먼저 인사해 놓으려고요

 

- 앉을래요?
- 좋아요

 

사모님은요?

 

일하고 있어요
베를린에서 곧 전시가 있거든요

 

함께 한 달간
가기로 했어요

 

- 왜 이렇게 감독님이 좋을까?
- 절대 모르겠어요

 

나도요

 

그거 피우세요?

 

가끔씩이요

 

지금 피울래요?
내 차에서

 

그걸 피우면

 

좀 그렇게 되거든요

 

좀 그렇게 되다니요?

 

있잖아요

 

심란해진달까

 

심란해지다니요?

 

- 알잖아요
- 몰라요

 

흥분된달까

 

차에서 나랑 피웠다간
아주 위험하겠네요

 

그럴 수도

 

재미 꽝이세요

 

리뷰 봐야 하는데
신문이 언제 올까?

 

나야 모르죠

 

그이 가장 친한
친구의 손가락하고

 

아기 두 명하고
고양이 두 마리...

 

안녕?

 

안녕, 케이든
어땠어?

 

- 왔어
- 응

 

늦었어

 

마리아가 놀러 왔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네

 

작업 다 마치고 쉬었어
암튼 못 가서 미안

 

연극은 어땠어?

 

잘 됐어
성공적이었어

 

리뷰도 좋았어

 

주인공들을 젊은 배우로
캐스팅한 게 절묘했대

 

- 대단하네
- 케이든, 잘 됐네

 

내일 꼭 보고 싶다
아니, 오늘 밤

 

잘했어

 

우와, 정말 늦었다
이른 건가

 

해 떴네!

 

늦었네
나도 연극 보고 싶은데

 

마리아 초대권 있어?

 

자기 뭐 좀 피웠구나

 

그냥 조금, 몰라

 

자기도 기분 좋지?

 

응, 당신 생각도 듣고 싶어

 

내 생각은 상관없잖아

 

당연하지, 그건 당신만의
예술적 만족감이니까

 

- 축하해
- 고마워

 

이 집이 항상
맘에 들었어요

 

네, 훌륭한 집이에요

 

사실 살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었어요

 

요즘은 집 내놓는
사람들이 많아요

 

쉽지 않은 결정이에요
혼자서 집을 사다니

 

하지만 이제 서른여섯이고
뭘 망설일까 싶어요

 

집을 산다는 건
늘 떨리는 일이죠

 

더욱이 불이 난 집은

 

60평이면 괜찮은 크기죠

 

완성이 덜 된 지하실을
빼고도 말이에요

 

모르겠어요

 

일단 잘 봤어요

 

혼자 지내실 분에겐
딱 좋은 크기죠

 

저도 맘에 들어요

 

불에 타 죽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죽는 방식을 선택하는 건
대단한 거예요

 

제 아들 데릭을
만나 보실래요?

 

데릭!

 

이혼한 뒤로
지하실에서 살고 있긴 한데

 

엄마

 

- 가요, 엄마
- 잠시만 시간을 줘

 

절대로...

 

용서해라, 데릭
울 수가 없어

 

왜 그런지 몰라도
울 수가 없어

 

자기가 그냥
여행을 간 느낌이야

 

돌아오기를 기다렸는데
왜 죽어버린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돼

 

오늘에야 집 잔금도
다 지불했는데

 

완전히 우리 집이 됐는데

 

우린 이제 자유인데

 

좋았어
아주 성공적이던걸

 

좋았던 것 같아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왜 그리 젊어 보이냐?

 

일부러 그런 건데
나중에 설명할게요

 

다른 사람 작품이라는 게
난 좀 탐탁지 않아

 

당신만의 것이 없잖아

 

관객들은 다 훌쩍이며
극장 문을 나서던데

 

변두리 동네 극장에서

 

할인권으로 관람한
노인네들이나 울리면 돼?

 

- 연극이 길지 않았어?
- 아니

 

남는 게 뭔데?

 

평생 그런 식으로 살 거야?

 

죽으면 모든 게 끝이야

 

한 세 시간 잤나
우리 둘 다 피곤해

 

아니, 밤새 올리브
껴안고 있었어

 

잘 잤어?

 

일어났어

 

관절염이 있나 봐

 

바늘 가는 데 실 가야지

 

갈 거야

 

아니, 확실해
나중에 전화할게

 

알아, 네 말이 맞아

 

'부고'

 

관절이 뻣뻣해

 

누구였어?

 

- 마리아
- 그렇군

 

장장 세 시간을 통화했어

 

나 올리브하고만
베를린에 갈까 봐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런...

 

잘 잤니, 얘들아

 

나는 왜 가면 안 되는데?

 

둘만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래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면 좋겠어?

 

- 아빠가 지퍼 올려줄까?
- 응

 

아빠 얼굴이 왜 그래?

 

염증이 났어

 

'농포'라는 거야

 

'정신이상'하고
철자가 다른 거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모르는 게 당연해
두 가지 '사이코시스'가 있어

 

철자는 다르지

 

Psy로 시작되는 건
미쳤다는 뜻이야, 엄마처럼

 

Sy로 시작되는 건 이것들처럼
보기 싫은 것들이고

 

- 아빤 두 개 다 할 수 있잖아
- 그럴 수 있지만 안 할래

 

뭐 좀 물어봐도 돼?

 

내가 당신 실망시켰어?

 

나도 잘 모르겠지만
잠시 떨어져 지내보자는 거야

 

돌아와서
얘기해 보자, 응?

 

실망 안 시키는 사람은 없어
알면 알수록 더 그래

 

로맨틱한 사랑이라는 것도
주관적인 거잖아?

 

나도 잘 모르겠어

 

미안해

 

사랑해

 

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돌아오면 얘기해 보자

 

알았지?

 

'플러로스테인 TR'은

 

화학 요법을 받는
당신의 삶을 돕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의사에게 문의하세요

 

시골을 떠나는
첫 기차에 몸을 실었죠...

 

이 기적의 솔은
모든 걸 닦아 냅니다...

 

- 둥근 해가 떴습니다!
- 다리를 올려요!

 

낙하산이 안 펴질 때
대처할 방법은 없어요

 

당신은 추락하고
아래로 떨어지네요

 

당신은 추락했고 죽었네요

 

누군가는 울겠지만

 

당신의 옛 아내는
울지 않는군요

 

외로워요

 

다른 문제는요?

 

- 아파요
- 그리고요?

 

아델 말이 맞아요

 

- 진짜로 뭔가 한 적이 없대요
- 어떤 게 진짜죠?

 

죽는다는 게 두려워요

 

잘못 산 건 아니지만

 

살아있는 동안
뭔가 중요한 걸 하고 싶어요

 

지금이 때인 것 같네요

 

당신에게 도움될 만한
책이 있어요

 

- 도움될 만한?
- '좋아지기'란 책이에요

 

- 누가 썼죠?
- 내가요, 전부 다

 

- 저걸 다 쓴 줄은 몰랐네요
- 내가 썼답니다

 

저자 - 마들렌 그레비스 박사

 

결론은
고양이가 쥐를 먹는다

 

그의 배관공사에서
나는 살아있는 신경이다

 

합성 질액...
상당한 주름...

 

45달러예요

 

수백만 부 판매고를 올린

 

연극 연출가 케이든 코타드
'이 책이 내 삶을 바꿀 겁니다'

 

5단계

 

5단계

 

5단계

 

5단계가 몇 개 있네요

 

치실 사용하시고
석 달 뒤에 오세요

 

6단계

 

6단계

 

6단계

 

치주 전문 병원에 가 보세요
잇몸수술을 권할 겁니다

 

- 여보세요?
- 겨우 연락 됐네

 

- 누구시죠?
- 나 케이든이야

 

- 엘렌?
- 나라고

 

자기랑 올리브 보고 싶어서
못 참겠어...

 

끊을게, 파티가 있어서
나 유명해졌거든

 

잘 지내...

 

911입니다
상황을 말씀해 주세요

 

- 아파요! 아프다고요!
- 여보세요?

 

'홀리데이 스타일'

 

'아델처럼 사는 게 좋다'

 

'눈을 뜨면 보이고
보이면 그리죠, 간단해요'

 

코타드 씨?

 

'이제는 유쾌하고 건강한
사람하고만 있고 싶어요'

 

코타드 씨?

 

일종의 발작입니다

 

- 무슨 말이죠?
- 시냅스 퇴행 현상인 것 같아요

 

곰팡이가 슨 것처럼

 

자율신경계가
날뛰게 되어

 

침샘 기능과 우는 기능 등이
상실될 겁니다

 

심각한가요?

 

잘은 모르지만
그렇다고 봐야죠

 

바이오 피드백 프로그램에
넣어드릴게요

 

스스로 제어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같이 한잔하면
좋을 텐데

 

어색할 텐데요

 

어색한 거 좋아요
당신도 좋고?

 

어쨌든 불편하게 만들고
싶진 않아요

 

아니, 불편하게 만들고 싶어요

 

난 그저 작은 사람...

 

바다의 한 사람...

 

이제 어쩌죠?

 

우리 집에 갈래요?

 

'됐어요' 하면서
도망갈 생각은 말아요

 

아델은 휴가를 간 거예요

 

떠난 지 1년이 됐는데도
연락이 없잖아요

 

일주일밖에 안 됐어요

 

달력을 사 줘야겠군

 

좋아요

 

딱 한 잔만이에요

 

스크랩북에
스크랩해야겠네

 

컨디션 때문에
더 이상은 못 마시겠어요

 

뭐 넣었어요?

 

생각한 그거라면
벌써 넣어뒀죠

 

사랑의 묘약 69번

 

좋은데요

 

제게 키스하고 싶게
만들지 않나요?

 

그런 것 같네요

 

이유를 말해 봐요

 

그러고 싶으니까요

 

애원해보지 그래요?

 

- 왜 그래요, 헤이즐
- 무릎 꿇고

 

뭐라고요?

 

무릎 꿇고 키스해달라고
애원해 봐요

 

그냥 재미로

 

왜 그래야 하죠?

 

재미를 위해서요

 

고민을 잊고 싶은데
도와주겠어요?

 

그래요

 

깨끗이 잊게 해주죠

 

- 왜요?
- 모르겠어요

 

- 왜 그래요?
- 모르겠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 왜요?
-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래요

 

미안해요

 

나는...
병에 시달리는데다

 

죽어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애도 있고
결혼도 했는데

 

같이 자면 뭔가 변할 거라
생각한 것뿐이에요

 

즐거웠어요
당신 좋은 사람 같아요

 

이 상황에 어울리는 말은
아니네요

 

가세요

 

헤이즐이에요
메시지를 남기려면 남기세요

 

한동안 연락이 없어서
안부 전화 걸어 본 거예요

 

반가워요, 헤이즐

 

'지금, 지금
여기에 존재하라'

 

올리브가 자기 일기
읽지 말라고 전해달래

 

깜박하고 베개 밑에
두고 왔대

 

코타드 씨, 선생이 맥아더 기금
수혜자로 선정된 것을

 

알려드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선생이 얻게 된
이 재정적인 자유를

 

지역사회와 전 세계에
무한한 가치를 가지는

 

타협 없는 진실과 아름다움을
창조하는데 써 주시길 바랍니다

 

- 맥아더 기금을 받았어요
- 축하해요

 

- 상금이 상당해요
- 뭘 할지 정했어요?

 

연극을 올릴 거예요

 

거대하면서 진실하고
강한 연극을

 

드디어 내 참모습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거죠

 

당신 참모습이 뭔데요?

 

아직은 모르겠어요

 

이 기금은 '천재상'이라
불리는데

 

합당한 뭔가를 하고 싶어요

 

대단해요
잘 되길 빌게요

 

참모습부터
발견해야겠지만

 

- 그렇죠?
- 그래요

 

애들은 몇 살에 글쓰기를
시작하는지 아세요?

 

네 살짜리가 쓴
훌륭한 소설도 있어요

 

- 정말요?
- '꼬마 윙키'란 작품이죠

 

귀엽네요

 

귀엽긴요, 꼬마 윙키는
악성 반유대주의자인걸요

 

KKK단 가입에서 시작해

 

포르노 산업에 빠져들었다가

 

결국 흑인 전과자에 의해서
몰락하게 됐는데

 

그 흑인 이름은 '에릭
워싱턴 잭슨 존스 존슨'이죠

 

- 네 살짜리가 썼다고요?
- 제퍼슨이에요

 

네 살짜리가 쓴 책이라!

 

작가는 다섯 살에
자살했어요

 

왜죠?

 

모르죠, 당신은 왜죠?

 

- 뭐라고요?
- 왜 자살하겠냐고요

 

모르죠

 

제 작품을 뉴욕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중요한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거든요

 

- 빠를수록 좋겠어요
- 이 극장은 중심부에 있어요

 

극장가의 중심부라
연극 올리기 딱이에요

 

- 그래요?
- 그렇고말고요

 

저기예요

 

- 전엔 무슨 용도였죠?
- 극장이요

 

- 연극용 극장?
- 네, 셰익스피어요

 

리어왕

 

폭풍...

 

대규모 연극을
할 생각이야

 

타협하지 않고 솔직하게

 

연극을 본다는 건
사고의 시작이거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실이랄까

 

턱을 한 방 맞은 느낌이나

 

혼돈 속의 사랑처럼

 

배우나 관객들 모두

 

대중탕에 같이
들어가는 느낌이면 좋겠어

 

유대인이 말하는
목욕정화의식 같은 거야

 

결국 모두 같은 물에
몸을 담그고

 

젖어 드는 거지

 

생리혈과 몽정액에
함께 젖는 거야

 

이게 내가 전달하고픈
메시지야

 

주문하신 샐러드 나왔어요

 

- 수프 나왔어요
- 고마워요

 

- 고마워요
- 맛있게 드세요

 

뭐 해요?

 

침 나오게 하는 거야

 

바이오 피드백 훈련이야

 

날 도와줄 수 있겠어?

 

- 매표소에서?
- 아니

 

내 조수로

 

잘 모르겠네

 

아직 좀 화가 나 있거든

 

우리 사이를 풀고 싶어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보고 싶었어

 

- 거 참 역겹네
- 나도 알아

 

사랑스런 일기야, 좋은 친구가
되어 줘 정말 고마워

 

난 올리브 코타드고
네 살이야

 

초콜릿을 좋아하고
분홍색을 제일 좋아해

 

이게 분홍색이네요

 

네, 좋네요

 

발신인 : 아빠
수신인 : 올리브 코타드

 

솔직한 대화로 시작해 봅시다

 

그것을 토대로
연극 내용도 개선될 겁니다

 

시작할게요

 

요즘 전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괜찮을 거예요

 

- 말이라도 고마워요, 클레어
- 진심이에요

 

이 연극이 어떻게 되든

 

나는 죽어갈 거고

 

당신도 마찬가지고

 

여기 있는 모두가
그럴 거예요

 

그게 내가 탐구하고자
하는 겁니다

 

우리 모두는 죽음으로
내달리고 있어요

 

하지만 우린 여기 이 순간
살아 있습니다

 

우린 각자 언젠가
죽는다는 걸 알지만

 

그렇지 않다고들 믿고
살고 있는 거죠

 

훌륭해요

 

그게 본질이에요

 

'카라마조프'의 주제죠

 

- 그만해
- 그냥 물어보는 건데

 

자기 정말 밉상이야

 

- 밉상으로 보이면 안 되는데
- 그야 그렇지

 

그렇지?

 

클레어!

 

- 안녕하세요...
- 헤이즐이에요

 

알아요, 헤이즐

 

- 매표소에서 일하시잖아요
- 네, 매표소에서 일하죠

 

- 잘 지내세요?
- 잘 지내요, 그 쪽도?

 

저도 별 일 없어요

 

실은 여기서 코타드 감독님을
만나기로 했어요, 아시죠?

 

코타드 감독님 알다마다요

 

그럼 전...

 

- 어!
- 응!

 

- 왔어
- 안녕하세요, 감독님

 

- 안녕, 케이든
- 안녕, 헤이즐! 클레어도!

 

- 이쪽은 데릭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데릭

 

- 자기, 안녕
- 안녕하세요

 

우리 자리로 가볼게요

 

- 만나서 반가웠어요
- 잘 지내요

 

왜 굽실거리고 있지?

 

그럼 가 볼게요

 

어색했어요

 

그런 것 같네요

 

제가 뭘 하면 좋을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 제 배역에서 말이에요
- 아

 

함께 천천히 생각해 보죠

 

모델로 삼을만한 실제 인물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헤이즐이란 여자
좀 흥미가 가요

 

저 나이에 왜 아직도
매표소에서 일할까요?

 

글쎄, 별로 흥미로울 게
없는 것 같은데요

 

배우가 되고 싶은데
확신이 부족한 건 아닐까요?

 

그럴 수도... 얘기해 보죠

 

- 정말 흥분돼요
- 그래요, 왜요?

 

감독님 작품은
대담한 프로젝트이고

 

마치 혁명에 참여하는
기분마저 들거든요

 

'아르토'나 '사무엘 베케트'
같은 작가들 작품이나

 

폴란드의 '그로토프스키'가
생각나요

 

뭐하는 짓인지
잘 모르겠는 걸요

 

그 점이 좋은 거예요

 

모른다는 걸 안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거잖아요

 

모르겠어요

 

- 감독님이 자랑스러워요
- 고마워요

 

엄마가 어제 돌아가셨어요

 

이런, 정말 안됐네요
그런데 밖에 나왔어요?

 

제가 이래요

 

저...

 

만나서 반가웠어요

 

제가 지금 '만나서 반갑다'고
했나요?

 

- 이런 바보 같은 소리가
- 말이 헛나온 거죠

 

'프로이트의
무의식적 실수' 맞죠?

 

프로이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첫 만남이 좋았다는 뜻이었어요

 

그래요

 

그녀는 랄프 킨을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을 했고

 

부부의 첫 아이로
클레어가 태어났죠

 

나도 예전엔 아기였어요

 

클레어 엘리자베스 킨은
쾌활한 아이였고...

 

- 유감이네요
- 소중한 딸이었죠

 

그녀의 성품과 뛰어난 실력은
부모님을 뿌듯하게 했습니다

 

자긴 정말 아름다워

 

일곱 살 때 배우가 되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힌 그녀는

 

학교에서 공연한 대부분의
뮤지컬에 출연했고

 

'오클라호마'에선
'아도 애니' 역을

 

'아가씨와 건달들'에선
'아델레이드' 역을

 

'사운드 오브 뮤직'에선
'마리아' 역을 맡았습니다

 

당신을 안고 싶어

 

당신만을 사랑하겠습니다

 

수신 : 올리브 코타드, 아델
독일

 

- 표 한 장 주시겠어요?
- 네

 

- 잠깐만요
- 40달러예요

 

이건 좀 아닌데...
연구 좀 해야겠어요

 

개개인이 갖는 개성을
알아내려면

 

각자 따로 얘기해야
할 것 같아요

 

데이비스부터 얘기할까요?

 

시작은 맘에 들었는데...

 

'데이비스부터 얘기할까요?'

 

날 아껴주는 거하고
모르는 사람인 척하는 건 달라

 

애리얼도 태어났고
우리 사이도 다 알려졌잖아

 

당신 배역 얘기는
애리얼 재우고 하지

 

알았어

 

플라워 걸

 

이제야 감이 잡히는 것 같아

 

- 이 배역은 정말 아름답고...
- 내 딸을 찾으러 가야겠어

 

자기 딸은 여기에 있어

 

- 내 진짜 딸
- 뭐라고?

 

내 첫 딸 올리브를
찾으러 가야겠어

 

우리에게 이러지 마!

 

내 딸이 문신을 했어!

 

문신은 누구나 해!

 

이렇게 흉한 문신을 하다니

 

- 책임감을 가져
- 금방 다녀올게

 

넘치면 흐르기 마련이다
삶은 남쪽으로 흐른다

 

현재만이 있을 뿐이고
난 항상 당신과 존재한다

 

예를 들어, 왼쪽을 보라

 

안녕하세요

 

당신이 진료를 취소해서
시간이 남아 여행가요

 

이 책 내용이
쉽게 와 닿지 않는데요

 

하지만 책이
당신을 사로잡았어요

 

당신은 이미 그 속에
빠져들었는걸요

 

고마워요

 

난 당신에게
내 다리를 보여준다

 

난 가까이 서 있고
당신은 내 향기를 맡는다

 

나의 농익은 육체를
제의했지만 당신은 거부한다

 

이 책은 끝났다

 

안녕하세요
독일어 할 줄 모르는데요

 

네, 뭘 도와드릴까요?

 

아델 코타드를 찾고 있어요
'아델 랙'이라고도 하더군요

 

사적인 정보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난 그 사람 남편입니다

 

선생님은 그분
남편이 아닌데요

 

작가님 남편은
'군터'와 '헤인즈' 씨예요

 

- 난 딸인 올리브 아빠예요
- 그렇군요

 

죄송합니다만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사랑스런 일기야
독일은 정말 좋은 곳이란다

 

친구들도 많고
새 아빠는 완전 미남이야

 

극장의 실력 있는
연출가이기도 해

 

안녕하세요

 

당신도 여기 있어요?

 

지금 아델, 올리브
군터, 헤인즈

 

우쉬, 브리트랑 살고 있어요
보모 역할을 맡았죠

 

내 딸을 보고 싶어요

 

그들이 날 보냈어요

 

그들?

 

그들이 누군데?
우쉬며 브리트가 누구야!

 

아직은 만날 때가
아니라고 결정했어요

 

결정을 해? 누가?
내 딸 문신하게 둔 놈들이?

 

내가 한 거예요
올리브는 내 프로젝트거든요

 

걔는 네 살짜리 애야!

 

이제 겨우 네 살이라니까!

 

이제 11살이 넘었어요

 

올리브는 나의 여신이고
내 사랑이에요

 

사랑은 무슨 사랑!

 

내 딸 어디 있어!

 

내 딸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죽음은 생각보다
더 빨리 옵디다

 

선생님, 오늘 진료는
끝났어요

 

제니퍼, 모른 척하지 마

 

- 무슨 말씀인지
- 우리 사이의 느낌 말이야

 

불륜은 무대 밖에서 하세요

 

알았어요

 

- 별로 안 좋아요
- 알겠어요

 

당신은 배우를 연기하는
배우예요

 

당신은 촬영기사일 뿐 아니라
장면 안에 있는 거고

 

그렇게 말이죠...

 

얘기하면서 이 사람에게
끌린다는 걸 느끼게 돼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릴까?

 

다른 누군가도 그걸 알고있다는 걸
알리자니 미안하죠

 

아빠, 놀아줘

 

지금은 시간이 없단다

 

아빠는 우리랑 같이 안 살아
자기 자신을 찾아야 한대

 

발가락이 좀 끼는데요

 

논쟁을 해

 

논쟁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안 보여

 

거지같이 구는군

 

살 테니까 맞는 걸 달라고!

 

톰, 연기 변화를 주라고 했지
다른 인물이 되라고 한 건 아냐

 

증상이 오늘 시작됐나요?
예전엔 이런 적이 없었고요?

 

됐어요

 

옷 입으세요

 

의사니 아시겠죠?
저 죽어가고 있나요?

 

아뇨

 

- 아니라고요?
- 말 할 수 없어요

 

말 할 수 없어서
말을 안 해주시는 거예요?

 

아뇨

 

아니라고요? 규정상
말 못하시는 거예요?

 

아뇨

 

리틀 윙키

 

케이든!

 

여긴 웬일이야?

 

언젠가 마주칠 줄은 알았는데

 

- 좋아 보이네
- 고마워

 

- 머리 새로 잘랐나?
- 좀 됐지

 

뉴욕에는 어쩐 일이야?

 

데릭하고 애들이랑 왔어
잠깐 휴가 보내려고

 

- 애들?
-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 몇 살인데?
- 다섯 살

 

쌍둥이야
로버트, 다니엘, 앨런

 

그렇군

 

이름 좋네
다들 어디 있어?

 

데릭이 자연사 박물관에
데려갔어, 나 쇼핑하라고

 

만나니 정말 좋네, 케이든

 

어떻게 지내?

 

클레어랑 살았었어

 

딸도 하나 있는데
지금은 별거 중이야

 

당신은?

 

잘 지내
렌즈 가공사로 일하면서

 

잘됐네!
하얀 가운도 입겠네

 

- 만나서 반가웠어
- 나도

 

이봐요!

 

내가 마리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녀는 케이든보다
더 아빠 같은 존재다

 

아빠는 술 마시고
이상한 냄새도 나고, 이도 썩어간다

 

꼴도 보기 싫다
불쌍하기도 하고

 

하지만 마리아는!

 

돌아가고 싶어

 

당신과 올리브를
돌보고 싶어

 

아니, 애리얼!

 

애리얼...

 

늦었잖아
받지 마, 제발

 

여보세요?

 

알았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저런

 

암이 퍼져 있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계셨대

 

손가락을 다쳐서
병원에 가셨다는군

 

끔찍하게 아파하셨나 봐

 

그러고 나서...

 

돌아가시기 전에
나를 찾으셨고

 

당신 삶을 후회한다는
말을 남겼대

 

많은 얘기를 하셨대

 

다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이제껏 그 누구도
접하지 못한

 

가장 길고 슬픈
유언이었다네

 

너무 수척해 지셔서

 

관을 솜으로
채웠다는구나

 

관에서 굴러다니지 않게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어요

 

감사합니다
잠시 실례할게요

 

화장실에 좀 갔다 올게

 

그래

 

당신과 가족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신의 가호가 있기를
잠시만요

 

헤이즐이에요
메시지를 남기려면 남기세요

 

여기야

 

- 케이든?
- 안녕하세요, 데릭

 

독일의 한 대형제약사가

 

관절염 약물 사용으로 인한
유전자 손상을 주장하는

 

환자들과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나한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 줄래?

 

삶은 스스로 헤쳐 가는 거야

 

예전처럼 날 봐 주면 안 될까

 

미안하지만 그렇겐 못해

 

미안해

 

모든 걸 망쳤고
용기도 전혀 남아 있지 않아

 

그리고 미안해

 

케이든

 

난 괜찮아

 

괜찮지 않길 바라

 

내 말은...
괜찮길 바라지만

 

나 없이 괜찮다는 게
너무 괴로워

 

도울 방법이 있으면 도울게

 

나도 도울게

 

난 괜찮다니까
데릭이 있잖아

 

알았어, 이만 갈게

 

여보, 나 들어가

 

사랑스런 일기야
오늘 가랑이 사이가 젖는 걸 느꼈어

 

마리아 말이
나도 이제 여자가 됐대

 

마리아가 알려준 대로
여자가 된다는 건 멋진 일이야

 

올리브?

 

올리브

 

올리브, 아빠야

 

올리브, 아빠야!

 

올리브, 아빠야!
아빠라고!

 

그렇게 쳐다보지 마!

 

저리 가!
내 딸이란 말이야!

 

이거 놔!

 

냉혹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거예요

 

냉혹하게!

 

냉혹하게!

 

매일 여러분들에게
쪽지를 줄 겁니다

 

쪽지엔 그날 일어난 일이
쓰여 있을 거예요

 

가슴에 혹이 느껴지더라

 

집사람을 봤는데
낯설게 보이더라, 등등

 

감독님?

 

왜?

 

도대체 이 연극을
언제 선보일 건가요?

 

벌써 17년째인데요

 

이 연극에서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닙니다

 

나를 연기할 사람을 캐스팅해서

 

나의 암울하고
비겁함으로 가득 찬

 

외롭고 망가진 존재 속으로
파고들게 할 거예요

 

그 사람도 쪽지를
받을 겁니다

 

이 쪽지는 매일매일
내가 신에게서

 

전해 받은 진실 된 느낌
그대로입니다

 

일합시다!

 

숙취가 있다

 

더 이상 살 의미가 없다

 

아내가 유산을 했다

 

계속 혀를 깨문다

 

어젯밤에 강간을 당했다

 

오늘 회사에서 잘렸다

 

나 잘렸어

 

나 때문에 결막염이
발생했대

 

저런

 

손을 안 씻었는데
손에 결막염 균이 있었나 봐

 

- 안됐군
- 난 너무 멍청해

 

그 망할 기독교 사립학교
때문에 죽을 지경이야

 

싼 곳이 아니잖아

 

데릭이 그러자고 한 건데
난 종교 같은 것도 없잖아

 

착하게 살면 그만 아닌가

 

나 뭐 할 일 없어?

 

조수도 이미 있는데

 

- 매표소는 아직 없고...
- 제발, 케이든

 

제발, 케이든

 

부탁이야

 

새미 버나단 씨?

 

새미 버나단이에요

 

이력서나 사진도
안 들고 왔어요

 

배우도 한 번도
해 본적 없고요

 

그럼 여긴 왜 오신 거죠?

 

그게...

 

선생님을 20년 동안
따라 다녔어요

 

그래서 이 오디션도
알게 됐고

 

선생님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어요

 

절 고용하면 선생님이
누구인지 알게 될 거예요

 

찾았다

 

해볼게요

 

헤이즐, 다른 사람 면접은
안 해도 되겠어

 

이 사람을 당장 캐스팅할 거야

 

같이 한잔하면
좋을 텐데

 

우리 사이에 대해서
얘기도 하고

 

내가 그때 왜 울었는지도

 

왜냐하면 어느 누구에게도
당신한테 느꼈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거든

 

그리고 널 안고 싶어
'키메라'가 될 때까지

 

남자, 여자 성기가 영구적으로
같이 있는 신화적 존재

 

두 쌍의 눈은
서로만 보고 있고

 

두 개의 입은
항상 맞닿아 있고

 

하나의 목소리만
자신에게 속삭이는

 

좋아요

 

캐스팅됐어요

 

회색 변은 처음 봐요

 

최근 일이에요

 

잘했어요

 

오프닝이 언제죠?

 

준비되면요

 

들어가고 싶어요
밖에 있으니 힘드네요

 

미안해요

 

제목을 '시뮬라크룸'이라고
붙이면 어떨까?

 

그게 무슨 뜻인데?

 

나 오줌 안 만지면
용돈 줄 거야?

 

 

'사랑과 슬픔의 허망한 빛'
은 어때?

 

잘 모르겠어

 

클레어, 당신이 당신 역을
했으면 해

 

새미가 내 역할을 위해
이 아파트로 이사올 거야

 

당신 남편 역을 하다니
영광입니다, 클레어

 

당신은 대단한 여배우예요

 

작년에 극장에서
당신 연극을 봤어요

 

그래요?

 

재미있는 연극이었어요

 

감정적으론 힘들었지만
충족감은 엄청났었죠

 

연기파 여배우들과
공연하는 기회였거든요

 

내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 볼게

 

시작한다고?

 

우리가 왜 아델을
떠났죠, 케이든?

 

아델이 우릴 떠난 거죠

 

누구보다도 더 잘 알 텐데

 

나만 빼고는

 

놀라운 예술가죠

 

현존하는 최고의 예술가예요

 

그 누구도 그녀처럼
진실을 직시하진 못하겠죠

 

아랫도리도 사랑스럽고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읽었어요

 

그런데요...

 

아델이 어디 있는지 몰라요

 

뉴욕에 집을
얻었을 지도 모르죠

 

메트로폴리탄에서
회고전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마도

 

이걸 왜 줘요?

 

그곳에 따라가 당신이 얼마나
방황할지 알고 싶어서요

 

연구하는 셈이죠

 

역할을 위해서

 

파트너

 

작은 기적들
아델 랙 회화전

 

마리아 2015
캔버스에 유화

 

천사 데이 스파

 

가족 구성원의 죽음
신은 슬픔을 달래주신다

 

잠깐만요

 

잠깐만요

 

기다려 달라는데

 

미안해요, 버튼을 눌렀어요
한발 늦으셨네요

 

버튼을 안 눌렀잖소

 

- 안녕히 주무셔요
- 고맙소이다

 

- 혹시 엘렌이세요?
- 뭐라고요?

 

- 엘렌 배스컴 씨세요?
- 네?

 

31Y호 열쇠를
엘렌에게 줘야 하거든요

 

네, 제가 엘렌이에요

 

그냥 들어가서 일하면 된대요

 

- 시트 꼭 갈아 달래요
- 알았어요, 고마워요

 

어휴, 여보

 

아델?

 

아델?

 

엘렌, 빨래 해주고
시트는 꼭 갈아줘요

 

수고비는
토스터기 밑에 있어요

 

그리고 옷장에 기부할 옷
챙겨놨으니 원하는 건 가져요

 

산책하고 왔어
생각 좀 하느라

 

밤새?

 

이상한 냄새가 나
립스틱 발랐어?

 

아니

 

나한테 냄새 나?

 

안 좋은 냄새야?
영감 냄새 같은 거?

 

모르겠어, 곰팡이나
세제 같은 냄새야

 

꼭 생리 냄새 같아

 

생리?

 

나도 몰라

 

생리를 안 하는데
생리 냄새가 날 리가 있나

 

난들 알겠어?

 

- 자기 역할인 배우 맘에 안 들어
- 새미 말이야?

 

- 왜? 잘하는 것 같은데
- 그 사람 잘라 버려

 

내 나이 마흔 다섯에
이딴 연극을 할 순 없어

 

자를 수 없어
제일 잘하고 있다고

 

- 당신 빼고는
- 껄떡댄단 말이야

 

리허설 중에
내 엉덩이에 손도 댔어

 

남편이니까 그렇지

 

- 됐어요, 지미
- 내 남편은 당신이지!

 

당신 정말 이럴 거야?

 

리허설 하러 갈 거야

 

이 연극은 사실적인 걸
추구하는 데 의미가 있어

 

다들 잘했어요
좋았어요, 새미

 

- 시간 있으세요?
- 네

 

뭐죠?

 

헤이즐이 필요한 것 같아요

 

헤이즐 역할이 없으니
케이든의 모든 면이 안 나와요

 

- 그렇겠네요
- 내 역할도 생기는 거야?

 

- 응
- 신난다

 

안녕하세요, 엘렌
지난밤 일은 잘해줬어요

 

시트를 다시 갈아줄래요?

 

밤새 뒹굴어서
냄새도 나고 좀 불결해요

 

안녕, 아델
캐비닛에 새 책을 넣었어

 

맥아더 기금을 받았다는 걸
자기에게 알리고 싶어

 

연극을 하나 진행하고 있어
순수하고 진실한 내용으로

 

엘렌이

 

산책하고 왔어
생각 좀 하느라

 

밤에 뭐 하고 다녀?

 

나도 알 권리가 있어

 

아델의 집에 갔었어

 

청소도 좀 하고

 

내가 우리 관계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는지 알아?

 

당신을 위해?

 

누가 문 좀 열어줘!

 

심각한 상황인가
내가 방해한 건가요?

 

무슨 일이야, 헤이즐?

 

나를 연기할 여배우가
오늘부터 온다고요

 

잘 됐네!
두 명의 헤이즐이라

 

저 대사에 맞춰 퇴장하죠

 

- 헤이즐 변기 청소도 하겠군
- 그럴 수도

 

이제 끝이야

 

안 돼, 클레어

 

당신이랑 얘기 안 해!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새미가 한 거야

 

- 생각은 했잖아!
- 생각만 했지 말은 안 했어

 

나 다른 연극에서
제의 받았어

 

그거 할 거야

 

내 아파트에서
나가줬으면 해

 

진짜 아파트 말이야
여기는 당신 가져

 

클레어!

 

이러지 마

 

클레어 대역이
필요하게 됐어요

 

클레어!
난 그런 말 안 했어!

 

클레어 대역에게
전화해 놨어요

 

하지만 이제 끝내야겠어

 

그냥 이렇게?
기회조차 안 주고?

 

난 기회를 주는 여자가 아니라
재미를 추구하는 여자잖아

 

나도 재미있을 수 있는데, 봐

 

내 심리 상담가 말이
당신한테 콤플렉스가 있대

 

한때는 그 콤플렉스를
즐겼었잖아

 

그건 내가 그런 얘기를
듣기 전이고...

 

이게 내 마지막 물건이야

 

- 잘 가요
- 잘 가

 

처음부터 다시 할까?

 

니들맨, 당신 잠재성은 무한해

 

하지만 이제 끝내야겠어

 

미안해

 

니들맨, 당신 잠재성은 무한해

 

하지만 이제 끝내야겠어

 

그냥 이렇게?
기회조차 안 주고?

 

난 기회를 주는
여자가 아니라

 

재미를 추구하는 여자잖아

 

한때는 그 콤플렉스를
즐겼었잖아

 

그건 내가 그런 얘기를
듣기 전이고...

 

이건 거짓이야

 

나도 재미있을 수 있는데, 봐

 

자기가 얼마나 그 여자를
싫어하는지 얘기하더라

 

 

벽을 쌓아
전부 다

 

클레어!

 

오, 니들맨!

 

그만해!

 

상금을 받다니 축하해

 

침실처럼 드나들 수 있는
벽장을 설치했어

 

퀸즈까지 힘들게
안 다녀도 되게

 

한번 생각해 봐
잘 있어, 아델

 

올리브의 물건

 

사랑하는 일기야
난 심하게 아프단다

 

이럴 때 사람들은
과거의 일을 추억하나 봐

 

어릴 적에 입었던
녹색 재킷처럼 말이야

 

아빠랑 같이 걸었던 기억

 

함께 했던 놀이
우린 요정놀이를 했어

 

난 여자 요정이고
이름은 '로렐리'였고

 

넌 남자 요정이고
이름은 '티터리'였어

 

요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우린 싸웠어

 

그럼 난 말했지
'때리지 마, 안 그럼 죽는다'

 

넌 다시 날 때렸고

 

내가 '죽을 수밖에 없군' 하면
넌 '보고 싶을 거야'라고 했어

 

그래도 난 말해
'죽어야 해'

 

'그리고 나를 다시 보려면
수백만 년을 기다려야 해'

 

'난 상자 안에 들어가
자그마한 물 한 컵과'

 

'작은 피자 조각들만
있으면 돼'

 

'그 상자는 비행기처럼
날개가 있을 거야'

 

너는 묻지
'상자가 널 어디로 데려가?'

 

난 말해
'집으로'

 

이걸 끼고
여기에다 영어로 말해요

 

죽어가고 있어요...

 

마리아한테서 얘기 들은 대로

 

꽃 문신이 감염되어
꽃들도 죽어가고 있어요

 

나도 그렇고요

 

이게 인생인가 봐요

 

다 마리아 때문이야

 

아빠가 날 떠난 뒤
마리아만이 살아갈 이유를 줬어요

 

이 꽃들이 나의 본질이었다고요

 

네 엄마랑 마리아가
널 데려가 버렸어

 

오랫동안 널 찾으려 했지
널 버린 게 아냐

 

아빠의 동성애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난 동성애자가 아니야

 

마리아 말대로
부인하시는군요

 

마리아는 거짓말쟁이야
네게 거짓말 한 거라고

 

나도 마리아와 사랑하고
그런 혼란을 겪었어요

 

불온하고 고통스런
관계를 시작했을 때

 

마리아가 네 연인이니?

 

그래요

 

마리아가 내 정체성을
일깨워 줬어요

 

나와 마리아의 은밀한 육체도
알게 해주고

 

마리아가 얼마나 사악한지
넌 모를 거야

 

죽기 전에
아빠를 용서하고 싶은데

 

용서를 구하지 않는 사람을
용서할 순 없잖아요

 

시간이 없다고!

 

아빠가 용서를 구했으면 해요

 

날 용서해주겠니?

 

뭐에 대해서?

 

널 포기한 것

 

날 포기한 것

 

동성 연인인 에릭과
항문성교를 하기 위해

 

그대로 말할게

 

널 포기한 것

 

동성 연인인 에릭과
항문성교를 하기 위해

 

못해

 

미안해, 못하겠어

 

용서할 수 없어

 

이제 행복한가, 호모양반

 

아니, 행복하지 않아

 

창고로 가는 지도

 

2번 창고

 

내가 전에 말했잖아

 

이 연극은 연애가 아니라
죽음에 관한 거라고

 

자신의 감정을 담아
움직여

 

저렇게 소리칠 필요 없는데

 

연애에 관한 연극 맞아
죽음만 다루는 연극이 아니라

 

모든 걸 다 담는 연극이지

 

연애, 출생, 사망, 생활, 가족
모든 걸 담아

 

- 진짜처럼 안 보이는데
- 뭐?

 

- 진짜가 아니라고
- 안 들려

 

좋은 아침, 헤이즐

 

안녕, 케이든
잘 잤어?

 

응, 당신은?

 

필립이 복통이 있어서
밤새 깨어 있었어

 

- 그랬어?
- 힘들었겠네

 

다 왔어?

 

새미가 안 왔어
지미가 전화를 했는데

 

지하철에 문제가 생겼대

 

늦어서 미안해요

 

- 안녕, 헤이즐
- 안녕, 새미

 

새미가 자길 좋아하는군

 

이걸 좀 지어줬으면 해
이건 외관 모습들인데

 

아델의 집이 될 거야
엘렌을 캐스팅할 거거든

 

내부 구조는
나중에 알려 줄게

 

며칠이면 되겠지?

 

엘렌 바스콤, 2024
캔버스에 오일

 

밀리센트 윔즈 씨?

 

- 감독님, 이분은...
- 이 제목 어떤 것 같아?

 

'알려지지 않은, 키스 받지 못한
그리고 잊혀진'

 

밀리센트 윔즈 씨 왔어요

 

앉으세요

 

청소 잘하세요?

 

아주 잘해요

 

역할에 청소 일이 많거든요
청소부 역이에요

 

입센의 극에서 '에가'라는
청소부 역할을 했었죠

 

- 잘 됐네요
- 그리고...

 

'빡빡 씻어요'에서
돕슨 부인 역도 했어요

 

이 배역에 대해 내가 상상한 것과
신기할 정도로 맞군요

 

그런 말을 들으니
기쁘네요

 

죄송해요, 여러분!

 

모리스, 무슨 일이야?

 

신입 몇명이 들어왔는데
손발이 좀 안 맞네요

 

- 이제 가도 되지?
- 네

 

놀랐지

 

엘렌 씨인가요?

 

엘렌 배스컴 씨세요?

 

이런

 

대사 좀 알려줘요

 

'뭐라고요?'

 

알았어요

 

뭐라고요?

 

31Y호 열쇠를
엘렌에게 줘야 하거든요

 

네, 제가 엘렌이에요

 

열쇠가 안 맞네요

 

금방 나갈게

 

- 저 소리 들었어?
- 뭐?

 

지금 무대와 관객 사이의
벽을 무너뜨리고 있어요

 

- 열쇠가 안 맞잖아
- 내가 열게요

 

- 내가 열어야 하는 거잖아요
- 있어 봐요

 

- 안에 있어?
- 안엔 아무도 없어

 

- 아델?
- 케이든

 

샤워 중이야
금방 나갈게

 

커피 마실래?
새로 내려줄게

 

이젤에 있는
새 그림 봤어?

 

어때?

 

오늘 아침
해 줘서 고마워

 

사람들은 그렇게 걷지 않아

 

네?

 

그냥 평소대로 걸어봐

 

한 번 봐 주세요

 

이만 갈게

 

이러면요

 

헤이즐이랑 새미는
어디 있어?

 

새미

 

새미!

 

새미!

 

- 왔어요, 감독님
- 뭐 하는 거예요?

 

선생님 역할 연기 중이었어요

 

헤이즐을 좋아하는 역이니
헤이즐을 좋아하는 겁니다

 

이 헤이즐은
당신을 위한 게 아니야

 

헤이즐을 좋아하려면
저 헤이즐을 좋아하라고

 

나도 그렇게 말했어요

 

피해를 준 것도 아니잖아
그냥 좀 쉰 거야

 

10분 후 시작합니다!

 

- 헤이즐
- 왜?

 

자기 새미 좋아하는 거
아니지?

 

새미를 보면 자기가 생각나

 

내가 난데 다른 사람 보면서
날 떠올릴 필요는 없잖아

 

걱정 마, 케이든
난 당신이 더 좋거든

 

정말이야
새미는 그저 재미있을 뿐이야

 

나도 재미있어

 

자기는 재미없어

 

잠깐만
여보세요?

 

- 케이든 코타드 씨세요?
- 네

 

스케넥터디 경찰서의
멜리니 경관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선생 모친께서
가택 침입을 당하셨습니다

 

- 무슨 얘기죠?
- 모친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같이 서 계셨을까?

 

어떤 분이신지
난 모르잖아요

 

돌아가셨으니까
죽은 사람처럼 보이겠지

 

그런 분 못 봤어요

 

아버진 덩치가 커

 

뭐가 됐든...

 

같이 와 줘서 고마워

 

별것 아닌데요

 

헤이즐에게도 말했었는데

 

오늘 바쁘다고 하기에
당신이 생각났지

 

당신이 그녀의
차선책이란 말은 아니고

 

헤이즐 역을 하니까
편하게 느껴져서

 

이해되지?

 

무대 밖에서 당신은
헤이즐과 전혀 닮지 않았는데

 

무대에선 헤이즐 역을
정말 잘하거든

 

헤이즐이 오늘 밤
뭐 할 거라고 얘기하던가?

 

오기 전에 헤이즐 집에
전화했는데 남편이 받더니

 

오늘 집에 늦게
들어올 거라던데

 

필립이 아프다고 했었는데
좀 이상하다 싶어

 

새미랑 저녁 먹을 거라던데요

 

- 그거 재밌군
- 새미는 날 좋아해야 하는데

 

새미랑 얘기 좀 해봐야겠군

 

화장실에 좀 가야겠어

 

휴대폰 들고 가요

 

고마워, 태미

 

헤이즐이에요
메시지를 남기려면 남기세요

 

부모님 방에서 자

 

누군가 치워놨을 줄
알았는데

 

누가요?

 

몰라, 누구든지

 

내 방인데, 여기서 자

 

어디서 주무시게요?

 

거실 소파에서

 

나랑 자고 싶지 않아요?

 

섹스나 하자고요

 

좋아요

 

당신만 괜찮다면

 

옷을 쉽게도 벗는군

 

옷이야 매일 벗는걸요

 

사람 앞에선 다르지

 

이해가 안 되는데요

 

괜찮은 몸을 가지고 있어서

 

- 옷을 쉽게 벗는 건가
- 그럴 수도 있겠네

 

하고 싶어요?

 

하고 싶어, 당신은?

 

- 옷 벗어요
- 미안해

 

난 너무 너무 외로워

 

모르겠어

 

뭐가 잘못된 건지...

 

미안해

 

이해하겠어?

 

외로움을 이해할 수 있겠어?

 

그게...

 

모르겠어요
난 그런 때가 별로 없거든요

 

섹스가 도움이 될 거예요

 

미안해

 

괜찮아요, 신경 안 쓰니까
옷이나 벗어요

 

당신 참 예쁘다

 

고마워요

 

나도 저렇게 예쁘면 좋겠단
생각을 가끔 해

 

여자였으면 좋겠단 생각을?

 

그랬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

 

재미있네요
여러 면에서 지장이 있겠네

 

- 남자 좋아해요?
- 아니, 여자만 좋아해

 

이러다 감기 걸리겠어요

 

당신 멋져

 

말이나마 고마워

 

침대로 와요

 

어제 그렇게 맥주를
마셔대는 게 아니었는데

 

어떻게 할 거야?

 

난 점심 먹을 건데
당신은?

 

젠장

 

- 잘했어, 롤랜드
- 고마워요, 선생님

 

저 사람 잘라야 해

 

자를 필요 없어

 

제레미는 우리에게
연기를 하고 있어

 

그저 대화를 하라고 해
알아서 들을 테니

 

새미는 대사가 장황해서
해설적이란 느낌이야

 

좀 줄일 필요가 있어
'제레미, 잘해 봐!' 이렇게

 

감독님, 얘기 좀 할까요?

 

해요

 

헤이즐이 새미를 사랑하고
케이든이 헤이즐을 사랑하면

 

큰 충돌이 있을 거예요

 

케이든이 내게

 

'새미가 내 대역인 게 분명해'라고
얘기하는 장면에서

 

헤이즐이 울만한
좋은 장면이 나올 거예요

 

아니면 화를 내거나
뭐가 나을지는 모르지만

 

- 뭐든 간에 극적일 거예요
- 그런 일은 없었어요

 

헤이즐이라면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해요

 

헤이즐은 그런 적
없었어요, 태미

 

선생님 생각은요?

 

가능할 것 같은데
해 봅시다

 

- 좋아요
- 쳇

 

한번 해 보죠
감독 테이블에서 해 봅시다

 

젠장

 

태미가 맞아, 자기가 왜
새미를 만나는지 모르겠어

 

친절하고 싱글이거든
울지 않고 섹스도 하고

 

자기가 언제부터 싱글이었어?

 

자기 때문에 데릭이
떠나고 나서부터

 

언제?
왜 그 얘기를 안 한 거야?

 

모든 걸 다 말하고
살 수는 없잖아

 

데릭 연기한 배우는
내보내야겠네

 

- 그 사람 이름 뭐지?
- 뭐?

 

정말 로맨틱한 반응이네
감격스러워

 

- 반응이 아니라 생각난 거야
- 데릭 연기한 배우라

 

마침 예산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 그래

 

어디 보자

 

- 조
- 그만해, 알았지

 

난 태미가 맘에 안 들어
나랑 전혀 닮지도 않았고

 

자긴 어째서
그 여자가 좋아?

 

- 자기랑 비슷하거든
- '조 아버나쉬', 안 비슷해

 

나랑 섹스하자고도 했어

 

- 아버나쉬?
- 그래

 

- 좋았어?
- 괜찮았어

 

솔직하게 말하면 좋았어
끝내주는 정도는 아니었어도

 

- 울었어?
- 아니

 

발전이 있네

 

사실 하기 전에
약간 울었어

 

헤이즐, 자긴 항상
나의 일부였어, 모르겠어?

 

숨 쉴 때마다
자기 이름을 되뇌지

 

-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 그러게

 

데릭하고 애들이랑
휴가 보내던 장소네

 

케이든?

 

케이든

 

케이든, 날 좀 봐요

 

뭐 하는 거야?

 

새미, 거기 있어요
내가 올라갈 테니까

 

올라올 것 없어
당신 잘못이 아냐, 헤이즐

 

뭐 하는 거야?

 

난 당신을 항상
지켜봤어요, 케이든

 

당신은 자신을 보는 만큼
타인을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니 나를 봐요

 

나의 비통함을 봐
내가 뛰어내리는 걸 봐

 

죽음 뒤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봐

 

볼 것도 없고
따라다닐 것도 없고

 

사랑도 없다는 걸

 

나 대신 헤이즐에게
작별인사나 해줘요

 

당신한테도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요

 

새미! 내려와!

 

헤이즐, 사랑해!

 

새미!

 

난 뛰어내리지 않았어, 새미

 

어떤 남자가 날 막았었어
일어나!

 

난 뛰어내리지 않았다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세상엔 1천 3백만 가까운
사람들이 살고 있어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게
상상이나 돼?

 

그 중에 엑스트라는
한 사람도 없어

 

모두가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지

 

합당한 존중을 받아야 해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세상엔 1천 3백만 가까운
사람들이 살고 있어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게
상상이나 돼?

 

그 중에 엑스트라는
한 사람도 없어

 

모두가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지

 

합당한 존중을 받아야 해

 

무슨 의도인지 알겠지?

 

오늘 밤에 우리 집에 와

 

부탁이야

 

같이 살 집을 구하자
아파트도 좋고

 

듣기만 해도 좋아

 

내 딸이 그리워
같이 살면 좋을 텐데

 

난 올리브가 그리워

 

둘째 딸도

 

- 난 나쁜 사람이야
- 아니, 안 그래

 

나쁜 사람 맞아
새미랑 사귀지 말아야 했어

 

당신 때문에 그랬던 거야

 

당신은 누군가를
자살하게 만들 사람이 아냐

 

새미는 문제가 많았어

 

케이든

 

젊었을 때
이랬어야 했는데

 

숱한 세월이 지나갔네

 

당신 때문에
가슴이 너무 아파

 

지금 같이 있잖아

 

나 여기 있어

 

이 순간이 끝날까봐
가슴이 아파

 

그래도
끝은 시작을 만들잖아

 

그러니 어쩌겠어?

 

자기 너무 멋지다

 

엉망인걸

 

- 그래도 잘 어울리지?
- 맞아

 

약이니 뭐니
그런 것 때문에

 

늘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야

 

- 약을 많이 먹거든
- 괜찮아

 

창피하군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마

 

- 나 때문이거나
- 괜찮아

 

제목이 생각났어

 

'흐린 세상에
흐린 달이 비친다'

 

좀 과한 것 같은데

 

아마도

 

위로 좀 와 주시겠어요?

 

스크랩북

 

연기 흡입으로 보입니다

 

헤이즐이에요
메시지를 남기려면 남기세요

 

이제 이 연극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

 

모든 일은 하루 동안에
일어날 거야

 

그날은 당신이 죽기
전날이 될 테지

 

내 삶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고

 

난 그 날을 영원히
살 수 있을 거야

 

좀 있다가 봐

 

오늘 리허설에 쓸 새로운
아이디어 있나요?

 

- 제목이 생각난 것 같아
- 아

 

'소의 전염병'

 

많은 의미가 담긴 제목이란 걸
알게 될 거야

 

헤이즐을 위한
케이든이 하나 필요해

 

케이든 역에는
제가 적역일 텐데요

 

저도 알아요

 

관행을 벗어난
캐스팅이라는 건 알지만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케이든을 이해하거든요

 

나도 이해 못하는데

 

케이든 코타드는
이미 죽은 사람이에요

 

코타드는 자신이 만들어낸
현실 속에 살고 있어요

 

시간은 한 장소에 집중되어 있고
연대기적으로는 뒤죽박죽이죠

 

최근까지는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은
딱딱하게 굳어버렸죠

 

좋네요

 

감사합니다

 

- 좋아요
- 맞는 말인가요?

 

전 그렇게 안 봤는데
좀 더 긍정적이지 않나요

 

그 중에 엑스트라는
한 사람도 없어

 

모두가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지

 

이건 지루해
이러면 안 되지

 

당신들 장면 끝났으니
무대에서 내려가 줄래요?

 

뭐 하려는 거죠?

 

연기 지도를 하려는 거예요

 

관 옆에 좀 앉아 줄래요?

 

선생님 느낌이
전혀 안 나는데요

 

저렇게 올라가지도 않고
배우들이랑 얘기도 안 하잖아요

 

여기 바닥에 앉아요

 

좋아요, 다시 시작해보죠

 

세상은 여러분 생각보다
더 복잡합니다

 

진실의 10%만을
볼 수 있을 뿐이죠

 

여러분의 선택에는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매 순간의 선택으로
삶을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0년 동안
그 사실을 모를 것이고

 

그 사실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제대로 된 선택을 할 기회는
딱 한 번 밖에 없습니다

 

이혼을 생각해 봅시다

 

운명은 없다고 말하지만
분명히 있습니다

 

당신이 만든 겁니다

 

세상이 영원의 시간으로
계속된다 하더라도

 

찰나의 순간만
여기에 존재할 뿐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은 죽음 또는
태어나기 전의 상태로 흐릅니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허무하게 세월을 낭비하죠

 

당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 같은

 

전화, 편지, 시선 등을
기다리면서

 

기다리면 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죠

 

결국 당신은
헛된 후회나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헛된 희망 속에서 살죠

 

고립감을 없애줄 뭔가를
충족감을 느끼게 해줄 뭔가를

 

사랑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줄
뭔가를 기다리면서

 

그러나 진실은

 

정말 화가 납니다

 

진실은

 

정말 더럽게 슬프고

 

더럽게 아프다는 겁니다
그것도 정말 오랫동안

 

괜찮은 척 해왔던
딱 그동안만큼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였지만

 

왜 이렇게 사는지
이유는 모릅니다

 

각자 자신만의
고통을 가졌기에

 

남의 고통에 대해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자...

 

나가 뒈집시다

 

- 아멘
- 아멘

 

- 정말 좋았어요
- 고마워요

 

아이디어가 고갈됐어

 

난 끝났어

 

기운 차릴 때까지 한동안

 

제가 감독님 역을
할 수는 있어요

 

지친 것 같아요, 감독님
창조적인 일을 오랫동안 했으니

 

시간이 필요한 것뿐이에요
재충전할 시간이

 

연극에서 손을 뗄 순 없어

 

엘렌 역이 필요해요

 

- 그게 무슨...
- 저 대신에 잠시 동안만

 

중요한 역할이잖아요

 

나 청소하는 거 좋아해

 

엘렌인가요?

 

 

케이든이 이걸 주라고 했어요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대요

 

죽음에 너무도 가까운
아델의 이웃을 보고 슬퍼진다

 

아델의 이웃에게
'감사하다'고 말한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아가씨

 

- '좋은 하루'라고 말한다
- 좋은 하루 되세요

 

그래야지

 

화장지를 집는다

 

손에 감는다

 

닦는다

 

뭔가 다른 것이
있을 수도 있었다

 

가질 수도 있었던
특별한 뭔가를

 

평온함

 

사랑

 

아이들

 

단 한 명이라도...

 

아이들

 

의미

 

괜찮아, 에릭?

 

그냥 그래

 

그는 나를 미워한다

 

그를 실망시켰고
그는 나를 증오한다

 

실망 안 시키는 사람은 없어
알면 알수록

 

엄마랑 함께 한
소풍이 기억난다

 

내 모습 좀 봐

 

엘렌, 왜 그러니?

 

난 정말 어리다

 

엄마, 난 지금 이 순간을
평생 기억할 거예요

 

그리고 20년 후에
내 딸이랑 여길 와서

 

똑같은 소풍을 즐길 거예요

 

희망으로 가득 차 보인다

 

지금껏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사랑스런 말이네

 

세상에

 

미안해, 엄마

 

내 딸은 어디 있지?

 

내 어린 딸 어디 있니?

 

탁자에 있는
아델이 보낸 메모를 본다

 

'아델은 어젯밤에
폐암으로 죽었습니다'

 

'그 벽장에 계속
사셔도 됩니다'

 

창밖을 바라본다

 

그녀를 위해 그림의 모델이
되어줬던 때를 기억해?

 

당신이 멋있다고 했던
그녀의 말을 말이야

 

자신이 멋있게 느끼도록
뭐라고 말해 줬는지

 

얼마나 그녀를 그리워할지
생각한다

 

일어난다

 

이제 기다린다
아무도 관심을 안 기울인다

 

당신의 기다림이 끝나도
이 방은 계속 존재하고

 

여전히 신발, 옷, 상자들이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이
살게 될지도 모른다

 

안 그럴 수도 있고

 

방은 어쨌거나
상관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작동시키는
사람이 없어요

 

극한의 행복 느끼기

 

전에 당신에게 존재했던
흥미롭고 신비스런 미래는

 

이제 다 과거에 존재한다

 

살아왔고, 이해했고
실망했다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당신은 존재하기 위해
발버둥쳐왔고

 

이제 그 존재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이건 모든 이들이 겪는다
각각, 개개인의 경험

 

개성은 별로 문제 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사람이다

 

그래서 당신은 아델이다

 

헤이즐이고 클레어고
올리브고

 

엘렌이다

 

그녀들의 메마른 슬픔은
당신 것이다

 

그녀들의 모든 외로움
회색의 뻣뻣한 머리카락

 

붉고 거친 손 모두
당신의 것이다

 

자신도 남과 다르지 않다는 걸
이해해야 할 때다

 

걷는다

 

당신을 존경하던 사람들이
더 이상 존경하지 않는 것처럼

 

그들이 죽거나
제 삶을 찾아가는 것처럼

 

그들을, 그리고 자신의 젊음을
버리는 것처럼

 

세상이 당신을
망각하게 하라

 

자신의 덧없음을
알아차리게 되면서

 

당신의 개성을 하나씩
잃게 되면서

 

당신을 지켜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있은 적도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운전에만 집중한다

 

출발지도 없고
목적지도 없다

 

그냥 운전을 한다
시간을 헤아리면서

 

이제 당신은 여기에 존재한다
7시 43분에

 

이제 당신은
7시 44분에 존재한다

 

이제 당신은... 사라진다

 

다들 어디 갔죠?

 

대부분 죽었어요
몇몇은 떠났고

 

잠시 제 곁에 있어주실래요?

 

너무 지쳤고 외롭거든요

 

아는 분 같아요

 

엘렌의 꿈 속에서
엄마로 나왔었죠

 

그랬군요

 

기억보다 나이 들어
보이세요

 

꽤 오래 전의
꿈이었잖아요

 

사과한다

 

나이 들어 보인단 말은
아니었어요

 

저 모든 집 속에
개개인들의 꿈이 있어요

 

결코 알지 못할
그 사람들의 생각들도

 

그게 진리겠죠

 

제 딸이랑 소풍을
가고 싶었어요

 

제가 부인을
엄청 실망시킨 것 같네요

 

아니에요

 

당신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도 되는지 물어본다

 

어깨에 머리를 좀
기대도 될까요?

 

 

사랑해요

 

나도요

 

이제 이 연극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내 생각에...

 

- 모두가...
- 죽는다

 

sub2smi by  Michael Arch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