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7,737 --> 00:00:10,245 나무를 심은 사람 2 00:00:42,450 --> 00:00:43,740 아주 오래전 3 00:00:43,840 --> 00:00:45,577 난 사람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4 00:00:45,677 --> 00:00:47,570 산길을 따라 여행을 떠났다 5 00:00:47,670 --> 00:00:50,877 그곳은 알프스 높은 곳에 있는 오래된 마을로 6 00:00:50,977 --> 00:00:54,680 아래로 내려가면 프로방스가 나왔다 7 00:00:55,283 --> 00:00:59,442 1200m쯤 올라가자 8 00:00:59,783 --> 00:01:02,740 처음 눈앞에 나타난 것은 황무지였다 9 00:01:02,840 --> 00:01:06,011 땅은 메마르고 야생 라벤더뿐 10 00:01:06,730 --> 00:01:10,373 그곳은 아무것도 자라고 있지 않았다 11 00:01:11,026 --> 00:01:12,857 나는 그 널따란 황무지를 가로질러 걸어갔다 12 00:01:12,957 --> 00:01:14,650 그렇게 사흘을 걷고 나자 13 00:01:15,269 --> 00:01:18,036 말할 수 없이 쓸쓸하고 황량한 경치가 14 00:01:18,483 --> 00:01:19,913 눈앞에 펼쳐졌다 15 00:01:20,477 --> 00:01:23,359 난 사람들이 떠나버린 마을에 천막을 쳤다 16 00:01:23,877 --> 00:01:25,927 준비해 온 물은 어제 다 떨어졌다 17 00:01:26,410 --> 00:01:28,171 물을 찾아야 했다 18 00:01:28,711 --> 00:01:30,910 버려진 채 뜯긴 벌통같이 보이는 19 00:01:31,010 --> 00:01:32,977 쓰러져 가는 집들이긴 하지만 20 00:01:33,077 --> 00:01:35,547 근처에 샘터나 21 00:01:35,647 --> 00:01:39,238 어쩌면 우물이 있을지도 몰랐다 22 00:01:41,962 --> 00:01:44,054 샘터가 보였다 23 00:01:44,922 --> 00:01:46,490 그러나 말라 있었다 24 00:01:52,189 --> 00:01:55,148 비바람에 지붕마저 날아간 25 00:01:55,549 --> 00:01:57,451 예닐곱 채의 집들과 26 00:01:57,956 --> 00:02:00,401 종탑이 무너져 내린 조그마한 예배당이 27 00:02:00,758 --> 00:02:04,599 사람 사는 마을처럼 옹기종기 들어서 있었다 28 00:02:05,085 --> 00:02:07,502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29 00:02:08,618 --> 00:02:12,380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초여름 날씨였다 30 00:02:12,559 --> 00:02:15,666 그러나 버려진 이 산속 마을에는 31 00:02:15,766 --> 00:02:19,222 바람이 사납게 쌩쌩 불고 있었다 32 00:02:20,746 --> 00:02:23,338 바람은 뼈대만 남은 집들 사이를 33 00:02:23,438 --> 00:02:26,605 먹이를 먹다 빼앗긴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불고 있었다 34 00:02:26,905 --> 00:02:29,527 난 천막을 거둬야 했다 35 00:02:51,781 --> 00:02:54,334 다섯 시간이나 걸었지만 36 00:02:54,434 --> 00:02:56,646 어디에도 물은 보이지 않았다 37 00:02:57,129 --> 00:03:00,284 아니 있을 것 같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38 00:03:01,575 --> 00:03:03,691 어느 곳이나 모두 39 00:03:03,791 --> 00:03:05,651 메말라 있었다 40 00:03:06,988 --> 00:03:09,720 여기도 라벤더만이 자라고 있었다 41 00:03:14,325 --> 00:03:17,406 그때 저 멀리서 뭔가가 눈에 들어왔다 42 00:03:17,775 --> 00:03:20,567 거무스름한 게 마치 43 00:03:21,141 --> 00:03:23,787 나무 그루터기인 것 같았다 44 00:03:24,209 --> 00:03:27,374 어쨌든 난 그쪽을 향해 걸어갔다 45 00:03:31,974 --> 00:03:33,657 양치기였다 46 00:03:35,638 --> 00:03:38,939 곁에는 서른 마리쯤 되는 양들이 47 00:03:39,561 --> 00:03:41,420 마른 풀 위에서 쉬고 있었다 48 00:03:45,234 --> 00:03:48,402 그는 내게 물통을 건네줬다 49 00:03:49,927 --> 00:03:51,264 그러고는 50 00:03:52,087 --> 00:03:54,606 고원의 움푹한 골짜기에 있는 51 00:03:55,447 --> 00:03:57,354 양들의 우리로 날 데려갔다 52 00:03:58,394 --> 00:03:59,871 그가 물을 길어 올렸다 53 00:03:59,971 --> 00:04:01,287 기가 막힌 맛이었다 54 00:04:01,387 --> 00:04:03,850 우물은 깊었다 55 00:04:04,275 --> 00:04:09,090 그는 엉성한 아마 두레박을 매달아 놓고 있었다 56 00:04:10,408 --> 00:04:12,252 그는 말이 없었다 57 00:04:12,831 --> 00:04:14,754 혼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58 00:04:15,502 --> 00:04:20,719 그러나 왠지 자신감에 차 있는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 59 00:04:21,262 --> 00:04:25,019 하지만 황량한 그곳에선 어쩐지 이상하게 느껴졌다 60 00:04:25,755 --> 00:04:27,792 그는 오두막이 아니라 61 00:04:27,892 --> 00:04:30,962 돌로 만든 집다운 집에서 살고 있었다 62 00:04:31,555 --> 00:04:35,362 벽을 보니 그가 이 집을 다시 세우느라 63 00:04:35,462 --> 00:04:38,999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64 00:04:39,415 --> 00:04:43,059 지붕은 아주 튼튼해 보였다 65 00:04:43,159 --> 00:04:45,582 그 위에선 바람 소리도 66 00:04:45,972 --> 00:04:48,096 밀려온 파도처럼 잠잠해졌다 67 00:04:50,804 --> 00:04:52,688 집안은 아주 깨끗했다 68 00:04:52,962 --> 00:04:54,578 엽총과 그릇들은 69 00:04:55,028 --> 00:04:57,196 잘 닦여져 걸려 있었고 70 00:04:57,872 --> 00:05:00,717 난로에선 수프가 끓고 있었다 71 00:05:01,502 --> 00:05:05,263 그는 말끔히 면도도 하고 있었다 72 00:05:05,735 --> 00:05:08,428 그의 웃은 단추 하나 달랑거리지 않았으며 73 00:05:08,788 --> 00:05:12,495 기운 자국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74 00:05:12,595 --> 00:05:15,065 꼼꼼하게 잘 꿰매져 있었다 75 00:05:20,631 --> 00:05:22,864 그는 내게 수프를 나눠줬다 76 00:05:32,984 --> 00:05:34,034 식사 후 77 00:05:34,924 --> 00:05:37,087 난 그에게 담배를 권했다 78 00:05:37,515 --> 00:05:39,631 그는 피우지 않는다고 했다 79 00:05:41,904 --> 00:05:42,959 그의 개도 80 00:05:44,104 --> 00:05:45,869 주인을 닮아 조용했다 81 00:05:47,517 --> 00:05:49,061 순하고 82 00:05:49,551 --> 00:05:50,850 얌전했다 83 00:05:58,261 --> 00:06:01,094 그는 내게 하룻밤을 묵도록 해주었다 84 00:06:01,374 --> 00:06:05,876 가장 가까운 마을도 이틀이나 걸어가야 나온다고 했다 85 00:06:06,790 --> 00:06:12,032 그 지역에 드문드문 박혀 있는 마을들의 사정에 대해 86 00:06:12,477 --> 00:06:14,457 난 잘 알고 있었다 87 00:06:14,950 --> 00:06:19,410 길이 끊기면서 나타나는 하얀 참나무 숲속 여기저기에 88 00:06:19,510 --> 00:06:23,758 네다섯 개쯤 되는 마을들이 산비탈 위로 흩어져 있었다 89 00:06:24,176 --> 00:06:27,596 마을 사람들은 숯을 구워 먹고 살았다 90 00:06:28,219 --> 00:06:30,724 모두 가난했다 91 00:06:31,169 --> 00:06:34,229 여름이나 겨울이나 살을 에는 92 00:06:34,329 --> 00:06:36,956 모진 추위는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93 00:06:37,249 --> 00:06:39,159 게다가 고립감은 그들의 삶을 94 00:06:39,259 --> 00:06:40,830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95 00:06:40,930 --> 00:06:42,027 탈출구는 없었다 96 00:06:43,900 --> 00:06:50,320 탈출코자 하는 욕망은 무서운 야망이 되었다 97 00:06:50,420 --> 00:06:52,827 남자들은 숯을 구워 도시로 갔다가 98 00:06:52,927 --> 00:06:54,320 집으로 돌아왔다 99 00:06:54,553 --> 00:06:59,606 착실하게 살던 이들도 끔찍한 현실 앞에 무너졌다 100 00:07:01,442 --> 00:07:04,222 여자들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101 00:07:04,849 --> 00:07:06,424 그들은 모든 것에 경쟁을 했다 102 00:07:06,524 --> 00:07:10,136 숯을 파는 것에서 교회에 가는 일까지 103 00:07:10,475 --> 00:07:15,495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더 잘하기 위해 104 00:07:15,595 --> 00:07:20,982 칭찬이든 비난이든 더 받기 위해 서로 끊임없이 싸웠다 105 00:07:22,566 --> 00:07:23,796 게다가 늘 바람이 불었다 106 00:07:23,896 --> 00:07:26,366 바람은 사람들의 정신을 갉아먹었다 107 00:07:26,466 --> 00:07:28,631 자살하는 사람들 108 00:07:28,731 --> 00:07:30,742 미쳐서 살인을 저지르는 이들이 109 00:07:30,878 --> 00:07:32,952 전염병처럼 번졌다 110 00:07:40,106 --> 00:07:42,206 담배를 안 피우는 양치기는 111 00:07:42,531 --> 00:07:46,883 조그마한 자루를 가져오더니 도토리를 한가득 쏟아 놨다 112 00:07:47,439 --> 00:07:50,393 그는 그걸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피면서 113 00:07:50,493 --> 00:07:54,849 좋은 도토리와 나쁜 도토리를 가려내기 시작했다 114 00:07:56,480 --> 00:07:58,394 담배를 피우고 있던 내가 115 00:07:58,740 --> 00:08:00,513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116 00:08:01,220 --> 00:08:03,692 그는 자기 일이라고 말했다 117 00:08:03,986 --> 00:08:05,101 하긴 그가 118 00:08:05,507 --> 00:08:07,873 그처럼 꼼꼼하게 가려내는 걸 본 난 119 00:08:08,040 --> 00:08:09,505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120 00:08:10,940 --> 00:08:13,827 우리가 만나 처음으로 나눈 대화였다 121 00:08:15,007 --> 00:08:17,943 쓸만한 도토리가 웬만큼 모이자 122 00:08:18,207 --> 00:08:20,208 그는 그걸 10개씩 나눴다 123 00:08:20,520 --> 00:08:21,433 그러면서 124 00:08:21,763 --> 00:08:25,783 다시 그 도토리들을 눈앞에 들어 살펴보면서 125 00:08:25,883 --> 00:08:28,720 너무 작거나 흠이 난 것들을 126 00:08:28,820 --> 00:08:29,759 또 가려냈다 127 00:08:30,293 --> 00:08:33,596 그렇게 가려낸 좋은 도토리들이 100개쯤 모이자 128 00:08:34,067 --> 00:08:35,179 그는 일을 멈췄다 129 00:08:35,978 --> 00:08:37,934 우린 잠자리에 들었다 130 00:08:39,087 --> 00:08:42,772 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평화로웠다 131 00:08:45,065 --> 00:08:49,212 이튿날 아침 난 하루 더 그의 집에 머물러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132 00:08:50,058 --> 00:08:52,031 그는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였다 133 00:08:52,470 --> 00:08:54,212 아니 오히려 어떤 일에도 134 00:08:54,312 --> 00:08:57,579 결코 방해받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135 00:08:58,486 --> 00:09:01,284 사실 난 하루 더 쉬어야 할 정도로 지쳐 있지 않았다 136 00:09:01,639 --> 00:09:03,457 하지만 난 그에 대해 137 00:09:03,557 --> 00:09:05,420 호기심이 생겼다 138 00:09:06,973 --> 00:09:11,009 그는 우리에서 양떼를 몰고 나와 목초지로 데리고 갔다 139 00:09:12,374 --> 00:09:14,129 떠나기 전 140 00:09:14,894 --> 00:09:17,557 그는 어제 꼼꼼히 골라낸 141 00:09:17,807 --> 00:09:19,694 도토리가 든 주머니를 142 00:09:19,794 --> 00:09:23,938 물이 든 양동이에 푹 담갔다 143 00:09:25,001 --> 00:09:29,374 그의 지팡이가 눈에 띄었다 144 00:09:29,474 --> 00:09:34,032 두께가 내 엄지만 한 쇠막대기로 길이는 내 어깨쯤 되어 보였다 145 00:09:46,423 --> 00:09:49,214 난 느릿느릿 산책하는 척하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146 00:09:49,929 --> 00:09:52,912 그와 일직선으로 한참 떨어져 걸어갔다 147 00:09:53,549 --> 00:09:56,262 목초지는 골짜기 아래에 있었다 148 00:09:56,723 --> 00:09:59,146 그는 양떼를 개한테 맡기고 149 00:09:59,246 --> 00:10:01,433 내가 서 있는 언덕 쪽으로 올라왔다 150 00:10:01,793 --> 00:10:04,687 날 야단 치러 오는 줄 알았다 151 00:10:05,051 --> 00:10:06,263 그게 아니었다 152 00:10:06,363 --> 00:10:09,213 그가 가는 길에 내가 서 있었던 것뿐이었다 153 00:10:09,313 --> 00:10:10,879 함께가겠냐고 물었다 154 00:10:11,166 --> 00:10:12,896 봉우리 쪽으로 한참 더 155 00:10:13,333 --> 00:10:14,664 올라가는 곳이었다 156 00:10:18,458 --> 00:10:21,246 목적지에 다다르자 157 00:10:22,059 --> 00:10:25,250 그는 지팡이로 땅을 꾹꾹 찔렀다 158 00:10:25,528 --> 00:10:28,172 구멍이 파이자 159 00:10:28,566 --> 00:10:30,663 도토리를 넣고 160 00:10:31,079 --> 00:10:33,424 다시 구멍을 메웠다 161 00:10:35,227 --> 00:10:37,637 참나무를 심고 있었던 것이다 162 00:10:39,027 --> 00:10:41,676 난 그의 땅이냐고 물었다 163 00:10:42,927 --> 00:10:44,485 아니라고 했다 164 00:10:45,096 --> 00:10:46,630 주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165 00:10:46,730 --> 00:10:48,190 모른다고 했다 166 00:10:48,627 --> 00:10:51,807 아마도 공유지거나 주인이 있는데 167 00:10:51,907 --> 00:10:54,900 그냥 버려두고 있는 땅인 것 같다고 했다 168 00:10:55,434 --> 00:10:58,809 그는 그런데 무관심했다 169 00:10:59,779 --> 00:11:01,611 그는 도토리 100알을 170 00:11:02,045 --> 00:11:03,198 하나하나 171 00:11:03,709 --> 00:11:05,925 정성스럽게 심어 나갔다 172 00:11:11,392 --> 00:11:13,039 점심을 먹고 나서 173 00:11:13,452 --> 00:11:16,134 그는 다시 도토리들을 가려내기 시작했다 174 00:11:16,685 --> 00:11:19,551 아무래도 내가 끈질기게 물었었나 보다 175 00:11:19,658 --> 00:11:21,139 그가 대답해 주었다 176 00:11:22,525 --> 00:11:24,008 지난 3년간 177 00:11:24,652 --> 00:11:27,812 그는 아무도 살지 않는 땅에 나무를 심어 왔다고 했다 178 00:11:28,005 --> 00:11:30,148 10만 그루를 심었다고 했다 179 00:11:30,745 --> 00:11:32,115 그 10만 그루 중에서 180 00:11:32,215 --> 00:11:33,705 2만 그루가 싹을 틔웠다 181 00:11:33,905 --> 00:11:35,255 하지만 182 00:11:35,355 --> 00:11:38,622 그 2만 그루 중 절반은 다람쥐에게 갉혀 먹히거나 183 00:11:38,722 --> 00:11:42,577 프로방스 특유의 환경 때문에 잃게 될 거라고 했다 184 00:11:43,145 --> 00:11:44,153 그렇다면 185 00:11:44,852 --> 00:11:49,507 앞으로 만 그루의 참나무들이 자라나게 될 것이었다 186 00:11:49,607 --> 00:11:51,961 그 황무지에서 말이다 187 00:11:54,567 --> 00:11:57,759 난 그의 나이가 궁금해졌다 188 00:11:58,427 --> 00:12:00,930 쉰은 확실히 넘어 보였다 189 00:12:01,030 --> 00:12:02,555 쉰다섯이라고 했다 190 00:12:02,840 --> 00:12:04,564 그 양치기의 이름은 191 00:12:04,664 --> 00:12:07,143 엘제아르 부피에였다 192 00:12:11,327 --> 00:12:14,734 그는 산 아래에서 농사를 지었었다 193 00:12:15,627 --> 00:12:17,737 그게 인생 전부였다 194 00:12:18,217 --> 00:12:20,023 그는 하나뿐이었던 아들과 195 00:12:20,694 --> 00:12:22,075 아내를 잃었다 196 00:12:22,576 --> 00:12:24,820 그 후 이 외진 곳으로 들어와 197 00:12:24,920 --> 00:12:27,363 양떼와 개와 함께 조용히 살아가는 걸로 198 00:12:27,907 --> 00:12:29,999 만족하고 있었다 199 00:12:30,290 --> 00:12:34,515 그는 나무가 없어 땅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200 00:12:34,615 --> 00:12:35,747 그리곤 201 00:12:36,183 --> 00:12:38,750 달리 할 일도 없어서 202 00:12:39,070 --> 00:12:42,595 자신이 이 땅을 살려내 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203 00:12:43,554 --> 00:12:47,600 미래에 대한 젊은이다운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204 00:12:47,950 --> 00:12:50,140 난 이렇게 말했다 205 00:12:50,240 --> 00:12:51,984 30년 안에 이 만 그루의 나무는 206 00:12:52,084 --> 00:12:54,189 아주 커다란 숲을 이루게 될 거라고 207 00:12:55,368 --> 00:12:57,364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208 00:12:58,001 --> 00:12:59,734 앞으로 30년을 더 살게 된다면 209 00:12:59,834 --> 00:13:01,124 이 만 그루 따위는 210 00:13:01,224 --> 00:13:05,574 바닷물에 떨어뜨린 물 한 방울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211 00:13:05,674 --> 00:13:07,788 더 많은 나무를 심어 나갈 것이라고 212 00:13:08,961 --> 00:13:11,924 그는 진작에 너도밤나무도 심어두었다 213 00:13:12,167 --> 00:13:15,545 그것은 벌써 한가득한 묘목장이 되어 있었다 214 00:13:15,798 --> 00:13:18,127 양 떼들로부터 지켜왔던 것들이다 215 00:13:18,228 --> 00:13:19,882 참으로 아름다웠다 216 00:13:20,121 --> 00:13:23,827 그는 또 자작나무를 심을 거라고 했다 217 00:13:23,927 --> 00:13:28,433 골짜기 아래쪽은 땅 위에 습기가 조금 남아 있다는 것이다 218 00:13:30,617 --> 00:13:32,778 다음 날 우린 헤어졌다 219 00:13:33,721 --> 00:13:35,394 이듬해인 1914년 220 00:13:35,494 --> 00:13:37,087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 221 00:13:37,187 --> 00:13:40,642 난 전쟁터에서 5년을 보냈다 222 00:13:41,187 --> 00:13:46,957 병사였던 난 나무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223 00:14:16,700 --> 00:14:18,107 전쟁이 끝나자 224 00:14:19,420 --> 00:14:23,418 난 얼마 안 되는 보상금에 매달려 살았다 225 00:14:24,007 --> 00:14:28,528 맑고 깨끗한 공기가 그리워 견딜 수가 없었다 226 00:14:29,460 --> 00:14:32,284 생각만 하고 있다가 어느 날 227 00:14:32,980 --> 00:14:35,666 그 외지고 황량한 곳을 다시 찾아가 보았다 228 00:14:36,760 --> 00:14:38,711 그곳은 예전 그대로였다 229 00:14:40,094 --> 00:14:40,994 하지만 230 00:14:41,895 --> 00:14:43,458 멀리 버려진 마을 건너 231 00:14:44,148 --> 00:14:45,768 저 멀리 높은 산등성이에는 232 00:14:45,868 --> 00:14:47,720 융단처럼 덮고 있는 233 00:14:48,161 --> 00:14:50,890 회색빛의 엷은 안개가 보였다 234 00:14:52,428 --> 00:14:53,851 어제부터 난 줄곧 235 00:14:54,834 --> 00:14:57,980 나무를 심던 그 노인을 생각하고 있었다 236 00:14:59,141 --> 00:15:00,648 '참나무 만 그루라' 237 00:15:00,748 --> 00:15:02,027 상상해 보았다 238 00:15:02,178 --> 00:15:05,279 '엄청나게 큰 숲이 되었겠는걸' 239 00:15:08,774 --> 00:15:11,494 지난 5년 동안 난 수많은 사람이 죽는 걸 보아왔다 240 00:15:12,114 --> 00:15:15,210 엘제아르 부피에도 세상을 떠났을지 몰랐다 241 00:15:15,434 --> 00:15:16,398 하긴 242 00:15:17,041 --> 00:15:18,624 20대 젊은이가 보기에는 243 00:15:18,725 --> 00:15:20,388 50대란 할 일이라곤 244 00:15:20,581 --> 00:15:23,965 죽는 일밖에 남지 않은 나이였으니까 245 00:15:32,867 --> 00:15:34,851 하지만 그는 살아있었다 246 00:15:35,216 --> 00:15:37,216 하는 일도 그대로였다 247 00:15:37,653 --> 00:15:40,172 양은 네 마리밖에 안 남았지만 248 00:15:40,272 --> 00:15:43,860 대신 벌통을 100개 이상이나 치고 있었다 249 00:15:44,733 --> 00:15:47,533 그는 양들이 나무에 피해를 줘 250 00:15:47,633 --> 00:15:49,247 팔아 버렸다고 했다 251 00:15:49,621 --> 00:15:52,544 전쟁도 그를 막지는 못했다 252 00:15:53,133 --> 00:15:54,033 그는 253 00:15:54,460 --> 00:15:56,364 조용히 나무만을 254 00:15:56,959 --> 00:15:58,970 심어 왔던 것이다 255 00:15:59,270 --> 00:16:02,234 1910년에 심었던 참나무들은 10년이 지난 지금 256 00:16:02,523 --> 00:16:05,173 노인이나 나보다도 크게 자라 있었다 257 00:16:05,570 --> 00:16:09,760 난 그 멋진 모습에 258 00:16:10,223 --> 00:16:11,554 넋을 잃고 말았다 259 00:16:11,855 --> 00:16:13,919 여전히 그는 말이 없었다 260 00:16:14,192 --> 00:16:16,665 우리는 하루 종일 아무 말 없이 261 00:16:16,765 --> 00:16:18,769 숲속을 거닐었다 262 00:16:19,298 --> 00:16:21,242 세 구역으로 이루어진 숲은 263 00:16:21,342 --> 00:16:23,018 가로가 11km 264 00:16:23,118 --> 00:16:26,051 세로는 3km쯤 됐다 265 00:16:27,292 --> 00:16:29,614 아무 기술이나 기계의 도움 없이 266 00:16:30,013 --> 00:16:32,342 오직 양치기 노인의 영혼과 손에 의해 267 00:16:32,442 --> 00:16:34,518 이런 숲이 이뤄진 것으로 보아 268 00:16:34,618 --> 00:16:35,930 이 노인은 269 00:16:36,773 --> 00:16:39,926 하느님만큼이나 능률적으로 일할 줄 아는 270 00:16:40,026 --> 00:16:42,960 사람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271 00:16:47,257 --> 00:16:49,300 그는 자신의 꿈을 이뤘다 272 00:16:50,376 --> 00:16:51,690 내 어깨높이로 자라난 273 00:16:51,790 --> 00:16:54,397 끝없이 널리 펼쳐져 있는 너도밤나무들이 274 00:16:54,497 --> 00:16:55,697 바로 그 증거였다 275 00:16:55,797 --> 00:16:57,644 참나무들은 단단해서 276 00:16:57,744 --> 00:17:00,547 다람쥐들의 이빨을 잘 견뎌냈다 277 00:17:00,647 --> 00:17:02,538 이 숲을 없애려면 278 00:17:02,638 --> 00:17:04,488 프로방스에는 없는 279 00:17:04,588 --> 00:17:07,841 회오리바람이라도 불어야만 할 것 같았다 280 00:17:11,342 --> 00:17:14,038 그는 자그마한 5년생 자작나무숲으로 281 00:17:14,138 --> 00:17:15,506 날 데려갔다 282 00:17:15,862 --> 00:17:17,782 내가 베르됭에서 싸우고 있던 283 00:17:17,882 --> 00:17:20,248 1915년에 심은 것들이었다 284 00:17:20,725 --> 00:17:22,762 땅 표면에 습기가 있을 거라고 285 00:17:22,862 --> 00:17:27,568 그가 생각했던 바로 그곳에 심어져 있었다 286 00:17:27,669 --> 00:17:30,424 자작나무들은 마치 아이들처럼 부드럽고 287 00:17:30,652 --> 00:17:32,261 씩씩했다 288 00:17:32,755 --> 00:17:35,864 숲은 자연의 순리를 따라 자라고 있는 것 같았다 289 00:17:36,315 --> 00:17:37,807 그는 걱정하지 않았다 290 00:17:38,222 --> 00:17:42,436 그저 꾸준히 나무만을 심을 따름이었다 291 00:17:42,948 --> 00:17:45,742 마을을 거쳐 아래로 내려가자 292 00:17:45,842 --> 00:17:48,708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293 00:17:48,895 --> 00:17:52,333 언제나 메말라 있었던 시내였다 294 00:17:53,468 --> 00:17:54,368 그것은 295 00:17:54,848 --> 00:17:57,201 내가 이 산에 올라와 본 것 중 가장 소중한 296 00:17:57,301 --> 00:17:59,234 숲이 내린 선물이었다 297 00:17:59,448 --> 00:18:00,855 아주 오래전 298 00:18:01,568 --> 00:18:04,667 이 시내에는 물이 가득 흘렀었다 299 00:18:05,121 --> 00:18:08,995 앞에서 말했던 그 비참한 마을들에는 300 00:18:09,095 --> 00:18:14,552 아직도 로마 시대 마을의 유적들이 남아 있었다 301 00:18:15,024 --> 00:18:18,517 그곳을 발굴하던 고고학자들은 302 00:18:18,617 --> 00:18:20,351 낚싯바늘을 발견했다 303 00:18:20,451 --> 00:18:22,393 하지만 20세기 사람들은 304 00:18:22,543 --> 00:18:23,847 물을 얻기 위해 305 00:18:23,947 --> 00:18:28,142 무언가를 짓거나 만들어야만 하게 되었다 306 00:18:28,864 --> 00:18:31,692 바람은 씨들을 널리 퍼트렸다 307 00:18:32,244 --> 00:18:35,307 시냇물이 흐리기 시작하자 308 00:18:35,407 --> 00:18:39,312 버드나무가 갈대가 초원과 들과 꽃들이 309 00:18:39,651 --> 00:18:41,662 살아나기 시작했다 310 00:18:42,117 --> 00:18:43,017 하지만 311 00:18:43,191 --> 00:18:45,833 변화는 아주 서서히 일어나 312 00:18:46,244 --> 00:18:49,420 마치 늘 그래왔던 것 같았다 313 00:18:49,975 --> 00:18:52,937 산토끼나 멧돼지를 잡으러 314 00:18:53,037 --> 00:18:55,022 들어왔던 사냥꾼들도 315 00:18:55,231 --> 00:18:58,226 어린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았다 316 00:18:58,326 --> 00:19:02,729 하지만 그들은 땅이 부리는 변덕일 뿐이라고 여겼다 317 00:19:03,064 --> 00:19:06,664 그래서 노인의 숲은 그대로 있을 수 있었다 318 00:19:07,037 --> 00:19:08,767 사람이 한 일이라는 걸 알았다면 319 00:19:08,867 --> 00:19:10,464 그대로 두지 않았을 것이다 320 00:19:11,051 --> 00:19:13,277 하지만 대체 누가 의심했었겠는가 321 00:19:13,531 --> 00:19:15,446 마을 사람들이나 관리 중 322 00:19:15,724 --> 00:19:18,588 그 누가 이렇듯 고집스럽게 323 00:19:18,688 --> 00:19:23,381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상상했겠는가 324 00:19:29,847 --> 00:19:31,537 1920년 이래로 325 00:19:32,073 --> 00:19:35,995 난 매년 거르지 않고 엘제아르 부피에를 찾아갔다 326 00:19:36,607 --> 00:19:38,836 그는 지치는 법도 없이 꾸준히 327 00:19:39,307 --> 00:19:40,580 나무를 심을 뿐이었다 328 00:19:40,680 --> 00:19:41,722 하느님은 329 00:19:42,033 --> 00:19:44,850 그에게 이미 천국을 보여주셨던 게 틀림없었다 330 00:19:45,153 --> 00:19:47,603 난 그의 고통에 대해선 생각해 보지 않았다 331 00:19:47,973 --> 00:19:50,867 틀림없이 그는 이런 숲을 이루기까지 332 00:19:50,967 --> 00:19:53,609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333 00:19:53,820 --> 00:19:56,480 자신의 신념을 이루기 위해 334 00:19:56,773 --> 00:19:59,902 수없이 절망감과 싸워야 했을 것이다 335 00:20:00,760 --> 00:20:04,529 우린 그가 완벽한 고독 속에서 336 00:20:04,900 --> 00:20:10,084 일을 해왔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337 00:20:10,656 --> 00:20:14,176 너무도 철저히 혼자여서 나중에 그는 결국 338 00:20:14,276 --> 00:20:16,715 말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339 00:20:17,090 --> 00:20:18,084 아니 340 00:20:18,423 --> 00:20:19,960 아마도 필요조차 341 00:20:20,596 --> 00:20:22,179 안 느꼈을 것이다 342 00:20:23,696 --> 00:20:25,341 1933년 343 00:20:25,577 --> 00:20:29,228 산림 감독관이 놀란 얼굴로 찾아왔다 344 00:20:29,470 --> 00:20:33,994 산에서 불을 피우면 안 된다는 명령이 내려왔다며 345 00:20:34,557 --> 00:20:39,238 자연이 내린 숲을 해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346 00:20:39,750 --> 00:20:42,700 아무것도 모르는 이 순진한 감독관은 347 00:20:43,143 --> 00:20:46,245 숲이 스스로 생겨난 건 처음 봤다며 감탄했다 348 00:20:46,650 --> 00:20:51,429 1935년에는 정부 관리들로 이루어진 대표단이 349 00:20:51,529 --> 00:20:55,375 자연이 내린 숲을 조사하기 위해 찾아왔다 350 00:20:55,600 --> 00:20:58,233 그들 중에는 산림부 고위 관리들과 351 00:20:58,333 --> 00:20:59,676 몇 명의 국회의원들 352 00:20:59,776 --> 00:21:02,428 그리고 전문가들도 있었다 353 00:21:05,919 --> 00:21:08,692 그들은 의논하고 또 의논했다 354 00:21:09,066 --> 00:21:11,645 결국 뭔가 조처를 하기로 했다 355 00:21:11,953 --> 00:21:14,440 다행히도 한 가지 반가운 일만 빼고 356 00:21:14,713 --> 00:21:16,500 아무 일도 실행되지 않았다 357 00:21:16,600 --> 00:21:19,153 숲은 정부 관리 책임하에 들어가게 됐고 358 00:21:19,253 --> 00:21:22,220 숯 굽는 일은 금지됐다 359 00:21:22,720 --> 00:21:24,440 어린나무들이 내뿜는 360 00:21:24,540 --> 00:21:28,760 건강한 기운과 아름다움에 넋을 잃어서다 361 00:21:28,995 --> 00:21:31,759 숲은 국회의원들에게조차도 362 00:21:31,952 --> 00:21:33,891 마법을 걸었던 것이다 363 00:21:38,458 --> 00:21:42,259 그 정부 대표단 관리 중 364 00:21:42,772 --> 00:21:44,720 내 친구 한 명이 있었다 365 00:21:45,932 --> 00:21:48,585 난 숲의 비밀에 대해 말해 주었다 366 00:21:51,454 --> 00:21:53,304 일주일쯤 지나 367 00:21:53,745 --> 00:21:56,732 우린 엘제아르 부피에를 찾아 산 위로 올라갔다 368 00:21:57,478 --> 00:21:58,434 그는 369 00:21:59,230 --> 00:22:00,486 일에 몰두해 있었다 370 00:22:00,691 --> 00:22:04,073 대표단이 들렸던 곳에서 20km쯤 떨어진 곳이었다 371 00:22:04,751 --> 00:22:07,671 내가 짐작했던 대로 친구는 372 00:22:07,771 --> 00:22:10,063 노인이 하는 일의 소중함을 알아차렸다 373 00:22:10,658 --> 00:22:13,832 난 노인에게 갖고 간 달걀을 건넸다 374 00:22:14,364 --> 00:22:16,554 우린 함께 점심을 먹었다 375 00:22:17,024 --> 00:22:18,837 그리곤 한참 동안 376 00:22:19,090 --> 00:22:20,456 아무 말 없이 377 00:22:20,677 --> 00:22:21,957 주위 경치를 378 00:22:22,390 --> 00:22:24,051 바라보기만 했다 379 00:22:25,404 --> 00:22:27,054 언덕을 올라갔다 380 00:22:27,177 --> 00:22:30,432 그곳은 우리 키의 네 배 정도로 자라난 나무들로 덮여있었다 381 00:22:30,984 --> 00:22:33,824 1913년 당시 모습이 생각났다 382 00:22:34,564 --> 00:22:35,896 황무지였었다 383 00:22:37,330 --> 00:22:39,058 그러나 꾸준한 노동 384 00:22:39,344 --> 00:22:40,693 산 위의 맑은 공기 385 00:22:40,915 --> 00:22:42,172 소박한 생활 386 00:22:42,272 --> 00:22:43,354 무엇보다도 387 00:22:43,668 --> 00:22:45,781 노인의 평온한 영혼 덕분에 388 00:22:46,195 --> 00:22:48,734 그는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모든 걸 389 00:22:49,175 --> 00:22:50,786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390 00:22:51,848 --> 00:22:54,248 그는 신이 내린 일꾼이었다 391 00:22:55,022 --> 00:22:58,711 얼마나 더 나무를 심을 계획인지 알 수 없었다 392 00:22:59,148 --> 00:23:01,401 숲을 떠나면서 친구는 393 00:23:01,501 --> 00:23:05,241 그 땅에 가장 잘 맞는 나무 종류에 대해 394 00:23:05,341 --> 00:23:06,968 가볍게 조언했다 395 00:23:07,208 --> 00:23:08,534 하지만 강요하진 않았다 396 00:23:08,634 --> 00:23:10,287 산에서 내려오면서 그가 말했다 397 00:23:10,494 --> 00:23:12,641 '노인이 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더군' 398 00:23:13,614 --> 00:23:16,185 줄곧 생각하고 있었던 듯 399 00:23:16,285 --> 00:23:18,564 한 시간쯤 후 그가 또 말했다 400 00:23:19,058 --> 00:23:21,592 '그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401 00:23:21,985 --> 00:23:24,862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402 00:23:25,759 --> 00:23:27,558 이 친구 덕분에 403 00:23:27,658 --> 00:23:29,298 숲뿐만 아니라 404 00:23:29,612 --> 00:23:32,992 엘제아르 부피에 노인의 행복도 지켜질 수 있었다 405 00:23:34,938 --> 00:23:37,058 단 한 번 위험했던 적이 있었다 406 00:23:37,158 --> 00:23:39,460 1939년 2차 세계 대전 때였다 407 00:23:40,645 --> 00:23:43,285 나무를 사용하는 자동차 기관 때문에 408 00:23:43,612 --> 00:23:45,466 나무가 모자라게 되었다 409 00:23:46,565 --> 00:23:50,179 그러자 사람들은 참나무를 베어내기 시작했다 410 00:23:51,645 --> 00:23:55,972 하지만 숲이 깊어 운반이 불편하자 411 00:23:56,532 --> 00:24:01,106 경제적으로 손해인 것이 드러났다 412 00:24:01,738 --> 00:24:03,130 사람들은 떠났다 413 00:24:08,205 --> 00:24:09,783 하지만 노인은 아무것도 몰랐다 414 00:24:10,249 --> 00:24:12,141 1914년에도 그랬다 415 00:24:12,241 --> 00:24:16,218 이번에도 전쟁이 아랑곳하지 않고 416 00:24:16,411 --> 00:24:19,041 숲속에서 조용히 일할 뿐이었다 417 00:24:19,751 --> 00:24:22,884 1945년 6월 난 마지막으로 418 00:24:23,038 --> 00:24:25,047 엘제아르 부피에를 봤다 419 00:24:25,225 --> 00:24:26,290 그때 그의 나이 420 00:24:26,618 --> 00:24:28,008 여든일곱이었다 421 00:24:28,731 --> 00:24:32,108 난 옛날엔 황무지였던 그곳을 다시 찾아 나섰다 422 00:24:32,369 --> 00:24:35,585 전쟁이 남기고 간 혼란에도 불구하고 423 00:24:35,828 --> 00:24:40,475 그곳에는 뒤랑스 골짜기와 산 사이를 오가는 버스가 있었다 424 00:24:41,187 --> 00:24:44,191 버스가 너무 빨리 달려서 그런 탓인지 425 00:24:44,308 --> 00:24:45,880 내가 옛날에 426 00:24:46,157 --> 00:24:48,114 처음 왔을 때 걸었던 길을 427 00:24:48,214 --> 00:24:50,156 더 이상 알아볼 수가 없었다 428 00:24:50,362 --> 00:24:52,431 마을 이정표를 보고 나서야 429 00:24:52,683 --> 00:24:55,642 비로소 그토록 황량했던 바로 그곳에 430 00:24:55,742 --> 00:24:58,163 내가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431 00:25:03,730 --> 00:25:07,431 난 베루봉에서 버스를 내렸다 432 00:25:09,557 --> 00:25:10,968 1913년 당시 433 00:25:11,130 --> 00:25:13,036 이 마을엔 집 12채 434 00:25:13,266 --> 00:25:14,578 사람 3명이 있었다 435 00:25:14,950 --> 00:25:16,410 그들은 서로를 미워하며 436 00:25:16,510 --> 00:25:17,853 덫을 놓아 437 00:25:17,953 --> 00:25:19,601 짐승을 잡아먹고 살았다 438 00:25:19,983 --> 00:25:22,604 희망이라곤 없는 삶이었다 439 00:25:23,291 --> 00:25:24,940 하지만 모든 것이 440 00:25:25,396 --> 00:25:26,400 변해 있었다 441 00:25:26,576 --> 00:25:27,693 공기부터 달랐다 442 00:25:28,334 --> 00:25:32,239 그처럼 모질게 쌩쌩 불어대던 바람 대신 443 00:25:32,657 --> 00:25:34,575 향기롭고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444 00:25:34,763 --> 00:25:36,057 날 맞았다 445 00:25:36,743 --> 00:25:39,997 물소리 같은 소리가 산봉우리 쪽에서 들려왔다 446 00:25:40,397 --> 00:25:41,949 숲속에서 나는 447 00:25:42,263 --> 00:25:43,478 바람 소리였다 448 00:25:44,034 --> 00:25:44,934 그런데 449 00:25:45,357 --> 00:25:47,033 더욱 놀랍게도 450 00:25:47,935 --> 00:25:50,220 진짜 물소리가 451 00:25:50,750 --> 00:25:52,176 들려왔다 452 00:25:52,897 --> 00:25:54,990 물이 흘러내리도록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샘터였다 453 00:25:55,090 --> 00:25:56,346 그 곁에는 454 00:25:56,477 --> 00:25:57,863 너무나도 감동스럽게도 455 00:25:57,963 --> 00:25:59,983 보리수가 심어져 있는 게 보였다 456 00:26:00,083 --> 00:26:03,270 그건 마치 부활의 상징과도 같았다 457 00:26:15,282 --> 00:26:19,111 베루봉 여기저기 재건을 꿈꾸며 마을 사람들이 시작한 일들이 458 00:26:19,655 --> 00:26:21,288 눈에 띄었다 459 00:26:21,442 --> 00:26:23,335 희망이 다시 살아난 것이었다 460 00:26:23,435 --> 00:26:24,855 잿더미는 치워지고 461 00:26:24,955 --> 00:26:26,856 부서진 담들이 다시 지어지고 있었다 462 00:26:26,956 --> 00:26:29,588 새로 칠한 집들 주위에는 463 00:26:29,895 --> 00:26:32,507 야채와 꽃들이 골고루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464 00:26:32,613 --> 00:26:34,320 정원들이 있었다 465 00:26:34,420 --> 00:26:37,610 양배추와 장미 466 00:26:37,710 --> 00:26:39,568 금어초와 백합 467 00:26:39,668 --> 00:26:42,432 샐러리와 아네모네가 함께 있었다 468 00:26:42,960 --> 00:26:44,511 누구나 살기를 469 00:26:44,913 --> 00:26:45,979 꿈꾸는 곳으로 470 00:26:46,373 --> 00:26:48,524 변해 있었다 471 00:26:49,833 --> 00:26:51,103 여기서부터 472 00:26:51,203 --> 00:26:53,454 난 걸어가기로 했다 473 00:26:53,860 --> 00:26:55,260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474 00:26:55,360 --> 00:26:57,740 산은 아직 활력을 되찾지 못했다 475 00:26:57,840 --> 00:27:00,744 하지만 죽어 있던 산은 다 살아나고 있었다 476 00:27:01,127 --> 00:27:03,247 산비탈 맨 아래쪽에는 477 00:27:03,563 --> 00:27:07,125 호밀과 보리가 가득 자라고 있는 조그만 들판이 보였다 478 00:27:07,358 --> 00:27:09,244 산골짜기 사이로는 479 00:27:09,564 --> 00:27:11,771 파릇파릇한 풀밭이 보였다 480 00:27:21,010 --> 00:27:24,423 이로부터 8년 후 산 전체는 481 00:27:25,063 --> 00:27:30,065 자연이 선사해 준 건강한 생명력으로 넘쳐흘렀다 482 00:27:31,090 --> 00:27:34,236 1913년에 보았던 무너진 집터 위에는 483 00:27:34,650 --> 00:27:38,115 이제 깨끗한 농가들이 사이좋게 들어서 있었다 484 00:27:38,530 --> 00:27:42,911 모두들 행복하고 만족한 모습이었다 485 00:27:44,156 --> 00:27:45,622 고대로부터 내려온 486 00:27:46,143 --> 00:27:49,466 샘들은 눈과 비를 잘 보전해 준 숲 덕분에 487 00:27:49,567 --> 00:27:51,671 다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488 00:27:51,909 --> 00:27:56,164 단풍나무 숲 사이에선 샘에서 떨어져 내린 물이 489 00:27:56,264 --> 00:27:59,843 융단처럼 깔린 박하잎들을 적시고 있었다 490 00:28:00,319 --> 00:28:02,475 마을은 천천히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491 00:28:02,575 --> 00:28:06,825 비싼 땅값 때문에 평야 지대에서 옮겨온 사람들이 492 00:28:06,925 --> 00:28:10,354 마을에 젊음과 활기 모험심을 가져다주었다 493 00:28:10,485 --> 00:28:15,119 거리마다 소박한 시골 생활의 맛을 알게 된 사람들의 494 00:28:15,219 --> 00:28:19,040 건강하고 티 없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495 00:28:24,961 --> 00:28:27,214 옛날부터 이곳에 살아왔지만 496 00:28:27,314 --> 00:28:29,847 지금은 새 사람처럼 달라진 마을 사람들과 497 00:28:29,968 --> 00:28:31,481 새 이주자들까지 합치면 498 00:28:31,881 --> 00:28:34,140 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499 00:28:34,240 --> 00:28:37,716 엘제아르 부피에 덕분에 행복을 되찾은 것이었다 500 00:28:38,703 --> 00:28:40,636 자신의 영혼과 몸밖에는 501 00:28:41,417 --> 00:28:44,806 아무것도 없었던 한 남자가 502 00:28:45,577 --> 00:28:46,892 그 황량했던 대지를 503 00:28:47,410 --> 00:28:50,784 이런 약속의 땅으로 바꿔 놓은 걸 생각하면 504 00:28:51,397 --> 00:28:53,023 그의 인생은 505 00:28:53,439 --> 00:28:55,735 너무나도 멋진 것이었다 506 00:28:56,598 --> 00:29:01,795 이 모든 걸 가능케 한 그의 신념과 인내 507 00:29:02,490 --> 00:29:04,752 그리고 아낌없는 영혼을 508 00:29:04,852 --> 00:29:06,662 생각할 때마다 509 00:29:07,803 --> 00:29:10,874 내 가슴은 그 노인을 향한 말할 수 없는 510 00:29:11,449 --> 00:29:13,891 존경심으로 가득 차오른다 511 00:29:14,716 --> 00:29:16,755 그는 오직 신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을 512 00:29:16,896 --> 00:29:18,965 스스로 해냈던 것이다 513 00:29:20,809 --> 00:29:23,835 엘제아르 부피에는 1947년 바농에서 514 00:29:24,082 --> 00:29:25,639 평화로이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