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43,208 --> 00:00:47,358 {\an8}에릭 로메르 감독의 4계절 이야기 2 00:00:47,694 --> 00:00:51,115 {\an8}봄 이야기 3 00:05:46,610 --> 00:05:48,597 미안해요, 잠깐만요 4 00:06:04,593 --> 00:06:07,759 가엘의 애인 질다스예요 5 00:06:08,096 --> 00:06:09,924 가엘인 줄 알았어요 6 00:06:11,373 --> 00:06:16,275 집에 없는 줄 알았어요 전화할 걸 그랬네요 7 00:06:16,485 --> 00:06:19,264 나 때문에 아직 있어요 아는 줄 알았는데 8 00:06:19,502 --> 00:06:23,369 알아요, 그냥 짐 놔두러 잠깐 온 거예요 9 00:06:23,505 --> 00:06:25,147 당신 집인걸요 10 00:06:25,283 --> 00:06:27,541 가엘은 수업 다 마쳤대요? 11 00:06:27,778 --> 00:06:32,858 네, 일요일에 떠나요 제가 근처 부대에 있어서요 12 00:06:33,420 --> 00:06:35,448 그렇군요 13 00:06:41,691 --> 00:06:43,714 - 잔느 - 가엘 14 00:06:43,852 --> 00:06:46,536 너무 반갑다 잘 지냈어? 15 00:06:46,738 --> 00:06:48,766 잘 지냈지 16 00:06:50,146 --> 00:06:52,445 하루종일 찾았잖아 17 00:06:52,580 --> 00:06:57,797 월요일 아침까지 이틀만 더 묵어도 될까? 18 00:06:57,935 --> 00:07:01,798 그래, 괜찮아 수업은 어땠어? 19 00:07:01,933 --> 00:07:05,798 좋았지 괜찮았던 것 같아 20 00:07:05,933 --> 00:07:08,197 저번엔 망쳤다고 했잖아 21 00:07:08,332 --> 00:07:12,992 예상보단 나았어 10등 안엔 못 들었지만 22 00:07:13,131 --> 00:07:15,187 10등이라고? 23 00:07:15,422 --> 00:07:18,001 10명만 심화 과정을 들을 수 있거든 24 00:07:18,238 --> 00:07:20,503 어차피 기대 안 했어 25 00:07:21,199 --> 00:07:23,943 언제 만날 수 있어? 26 00:07:24,080 --> 00:07:25,614 지금 만나고 있잖아 27 00:07:25,750 --> 00:07:28,187 보답하고 싶어 내일 아니면 일요일? 28 00:07:28,323 --> 00:07:31,808 다른 데 가 있을 거야 신경 쓰지 마 29 00:07:31,943 --> 00:07:35,637 - 도와줘서 고마워 - 사촌인데 당연하지 30 00:07:35,772 --> 00:07:40,153 옷을 가지러 왔어 이제 봄이잖아 31 00:07:40,389 --> 00:07:43,347 오늘은 정말 그렇더라 32 00:07:55,511 --> 00:07:57,639 잔느, 네 전화야 33 00:08:06,573 --> 00:08:09,504 안녕, 코린 34 00:08:09,842 --> 00:08:11,928 나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 35 00:08:12,659 --> 00:08:16,731 게임 재밌었지 잠깐 들른 거야 36 00:08:16,867 --> 00:08:19,826 온 지 5분도 안 됐어 이제 가려고 37 00:08:20,596 --> 00:08:22,387 축하해 38 00:08:24,099 --> 00:08:27,407 오늘 밤은 안 돼 계획이 39 00:08:29,732 --> 00:08:31,560 그래 40 00:08:33,558 --> 00:08:36,899 사실 별다른 계획은 없어 41 00:08:37,035 --> 00:08:39,263 알았어, 갈게 42 00:08:41,103 --> 00:08:42,968 몽모랑시? 43 00:08:43,276 --> 00:08:45,197 어딘지 알아 44 00:08:45,733 --> 00:08:49,204 클레망소 애비뉴 5번가, 4층 45 00:08:49,940 --> 00:08:53,391 기억할 수 있어 대문 비밀번호는? 46 00:08:53,830 --> 00:08:56,555 알았어, 안녕 47 00:08:56,891 --> 00:08:58,319 나중에 봐 48 00:10:08,776 --> 00:10:10,804 더 마실래요? 49 00:10:11,201 --> 00:10:12,772 괜찮아요 50 00:10:15,105 --> 00:10:17,056 난 나타샤예요 51 00:10:17,292 --> 00:10:19,908 난 코린의 친구 잔느예요 52 00:10:20,077 --> 00:10:22,641 코린? 난 모르는데 53 00:10:25,015 --> 00:10:27,209 이 집 주인이에요 54 00:10:27,345 --> 00:10:29,604 모르는 사람 투성이네요 55 00:10:29,740 --> 00:10:32,526 나도 그래요 코린만 빼고 56 00:10:32,661 --> 00:10:35,555 친구 데리러 간다고 나가버렸죠 57 00:10:42,189 --> 00:10:44,312 - 혼자 왔어요? - 네 58 00:10:44,623 --> 00:10:46,510 - 파리에서? - 네 59 00:10:46,848 --> 00:10:48,348 금방 갈 거예요? 60 00:10:48,484 --> 00:10:52,243 가능한 한 늦게 가려고요 그쪽은 가려고요? 61 00:10:53,386 --> 00:10:58,362 애인이 갑자기 가버려서 62 00:10:58,498 --> 00:11:01,288 차를 태워줄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63 00:11:01,423 --> 00:11:03,135 지금 당장은 없을걸요 64 00:11:03,471 --> 00:11:04,899 그럼 기다려야죠 65 00:11:07,752 --> 00:11:10,654 원하면 내가 데려다줄게요 66 00:11:11,190 --> 00:11:14,463 가능한 한 늦게까지 있겠다면서요? 67 00:11:14,598 --> 00:11:18,628 당신을 데려다주고 다시 오면 되죠 68 00:11:22,631 --> 00:11:25,697 - 코린을 만나러요? - 그렇진 않아요 69 00:11:26,326 --> 00:11:28,555 못 만나도 상관없어요 70 00:11:28,890 --> 00:11:31,997 친구들이 많으니까 이해해 주겠죠 71 00:11:32,332 --> 00:11:36,340 우린 동창인데 연락이 오래 끊겼었어요 72 00:11:36,575 --> 00:11:38,211 예의상 초대한 거죠 73 00:11:38,348 --> 00:11:40,339 내가 왜 왔는지 모르겠어요 74 00:11:41,582 --> 00:11:43,610 그 이유를 알면서도 75 00:11:45,233 --> 00:11:47,397 모르겠네요 이해해요? 76 00:11:47,632 --> 00:11:49,897 알아요, 사실은 77 00:11:50,032 --> 00:11:53,278 - 뭐요? - 이유가 아주 많을걸요 78 00:11:53,613 --> 00:11:56,156 코린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나려고 왔겠죠 79 00:11:56,292 --> 00:11:59,608 지금은 없지만 곧 나타날 누군가를 80 00:12:00,047 --> 00:12:05,345 가능하지만 그건 아니에요 현실은 소설과는 다르니까 81 00:12:05,681 --> 00:12:08,467 너무 황당해서 소설 같을 때도 있지만 82 00:12:09,644 --> 00:12:12,715 - 누가 기게스의 반지를 꼈다면 - 반지요? 83 00:12:13,748 --> 00:12:16,834 플라톤의 '국가'에 나오는 기게스의 반지요 84 00:12:17,538 --> 00:12:20,609 그걸 끼면 투명 인간이 돼요 85 00:12:21,850 --> 00:12:25,635 누군가가 내가 오늘 했던 행동을 86 00:12:25,770 --> 00:12:28,241 몰래 지켜보고 있었대도 87 00:12:28,744 --> 00:12:31,730 지금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모를걸요 88 00:12:31,939 --> 00:12:36,048 물론 아주 유치한 한 가지만 빼고 89 00:12:36,285 --> 00:12:38,827 - 그게 뭔데요? - 별거 아니에요 90 00:12:40,175 --> 00:12:43,491 - 말해줘요 - 아무것도 아니에요 91 00:12:43,831 --> 00:12:46,655 난 절대 지루하지 않아요 92 00:12:46,991 --> 00:12:50,898 지루할 때도 생각을 하면 바빠지죠 93 00:12:51,133 --> 00:12:56,879 그런데 오늘은 어린애처럼 조급하고 집중이 안 돼요 94 00:12:59,927 --> 00:13:01,847 누구를 기다리는 거예요? 95 00:13:02,082 --> 00:13:05,283 아뇨, 기다리는 사람 없어요 96 00:13:06,221 --> 00:13:08,254 코린도 그렇고 97 00:13:08,390 --> 00:13:11,684 시간이 흐르고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죠 98 00:13:11,819 --> 00:13:13,144 불면증 있어요? 99 00:13:13,279 --> 00:13:14,966 전혀요 100 00:13:15,505 --> 00:13:18,892 당신이 오기 전까진 졸려서 죽을 뻔했죠 101 00:13:19,030 --> 00:13:20,472 그럼 자요 102 00:13:20,974 --> 00:13:23,523 - 여기서요? - 파리의 집에서요 103 00:13:25,946 --> 00:13:27,779 집이 없어요? 104 00:13:28,415 --> 00:13:30,073 바로 그거예요 105 00:13:30,711 --> 00:13:33,283 하지만 집 열쇠는 2개나 있죠 106 00:13:34,605 --> 00:13:41,423 좋아하는 곳을 빌려줬거든요 107 00:13:41,560 --> 00:13:45,089 쫓아낼 순 없었어요 애인도 함께라서요 108 00:13:47,297 --> 00:13:49,490 - 나머지 집은요? - 비었어요 109 00:13:50,600 --> 00:13:53,043 거긴 비어 있어서 싫어요 110 00:13:54,739 --> 00:13:56,932 하지만 거기로 가야 할 것 같네요 111 00:13:58,147 --> 00:14:00,523 혼자 있는 게 무서워요? 112 00:14:00,858 --> 00:14:02,717 그렇진 않아요 113 00:14:03,154 --> 00:14:08,336 같이 사는 친구가 며칠 여행을 갔어요 114 00:14:08,474 --> 00:14:12,777 원래 혼자일 땐 내 집에 가 있곤 하거든요 115 00:14:17,585 --> 00:14:21,630 그럼 당신 집도 그의 집도 아닌 곳으로 가요 116 00:14:21,966 --> 00:14:23,709 그래서 여기 와 있잖아요 117 00:14:23,844 --> 00:14:27,983 - 잠잘 수 있는 곳을 알아요 - 어디요? 118 00:14:28,121 --> 00:14:32,580 파리에 우리 집이 있는데 아빠 방이 비었어요 119 00:14:34,137 --> 00:14:36,365 신경 쓰지 말아요 120 00:14:36,849 --> 00:14:39,704 내가 괜한 소리를 했네요 121 00:14:39,839 --> 00:14:42,104 그런 거 아니에요 122 00:14:43,495 --> 00:14:47,603 아빠가 넘겨준 집이라 맘대로 초대할 수 있어요 123 00:14:48,603 --> 00:14:51,818 더는 여기 못 있겠어요 124 00:14:51,953 --> 00:14:54,174 당신도 지루하다면서요 125 00:14:54,410 --> 00:14:56,661 가요, 더 조르게 만들지 말고 126 00:15:09,779 --> 00:15:13,617 6년 전 엄마가 떠난 후로 아빠는 여기를 싫어하셔 127 00:15:13,852 --> 00:15:15,986 나 때문에 그냥 둔 거지 128 00:15:16,421 --> 00:15:21,858 엄마는 다른 데 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잘 못 만나 129 00:15:22,094 --> 00:15:27,309 가장 큰 이유는 내가 파리에서 피아노를 배워서야 130 00:15:27,444 --> 00:15:28,570 정말? 131 00:15:28,905 --> 00:15:31,349 아빠는 파리에 있는 애인 집에 있어 132 00:15:31,587 --> 00:15:34,411 마흔 살인데 스무 살처럼 군다니까 133 00:15:34,646 --> 00:15:36,675 그러니 걱정할 거 없어 134 00:15:37,653 --> 00:15:40,961 - 아까 그 남자가 아버지야? - 아까? 135 00:15:42,347 --> 00:15:45,584 부엌에서 뭐 좀 마실게 목이 마르네 136 00:15:45,894 --> 00:15:48,574 그 사람은 내 친구야 137 00:15:48,710 --> 00:15:50,738 내 남자친구 138 00:15:52,987 --> 00:15:55,321 우리 아빠랑 나이가 비슷해 139 00:15:55,456 --> 00:15:58,973 아빠 애인은 내 또래고 놀랐어? 140 00:15:59,108 --> 00:16:01,129 아니 취향의 차이니까 141 00:16:01,264 --> 00:16:03,110 네 애인은 네 또래야? 142 00:16:03,245 --> 00:16:07,144 몇 달 차이야 내가 연상이지 143 00:16:07,280 --> 00:16:08,951 네 애인은 어디 갔는데? 144 00:16:09,088 --> 00:16:10,594 윌리엄? 145 00:16:12,844 --> 00:16:15,016 일하러 갔어 146 00:16:15,451 --> 00:16:16,943 기자거든 147 00:16:18,789 --> 00:16:20,876 - 마실래? - 좋아 148 00:16:22,475 --> 00:16:25,748 내일 가기로 했는데 신문사에서 갑자기 연락해선 149 00:16:25,883 --> 00:16:29,716 오늘 밤에 특별기를 준비해 놨다는 거야 150 00:16:29,952 --> 00:16:31,973 그래서 날 데려다줄 시간이 없었어 151 00:16:32,108 --> 00:16:35,737 - 넌 무슨 일 해? - 고등학교 교사야 152 00:16:35,972 --> 00:16:38,137 - 뭐 가르치는데? - 철학 153 00:16:38,275 --> 00:16:41,350 그런 것 같았어 154 00:16:41,550 --> 00:16:44,220 정말? 다들 모르던데 155 00:16:44,557 --> 00:16:49,272 네 외모 때문이겠지 선생들은 대부분 못생겼잖아 156 00:16:49,807 --> 00:16:52,046 네가 말하는 걸 보고 알았어 157 00:16:52,381 --> 00:16:55,097 - 너무 현학적이야? - 전혀 158 00:16:55,233 --> 00:16:57,226 내가 어떻게 말하는데? 159 00:16:57,597 --> 00:16:59,720 아주 간단하고 160 00:17:00,031 --> 00:17:04,520 쉽게 말해, 특히 네 생각에 대해 말할 땐 161 00:17:04,656 --> 00:17:08,000 마치 네가 생각에 사로잡힌 것 같아 162 00:17:08,307 --> 00:17:10,641 그런 편이야 163 00:17:10,776 --> 00:17:15,177 내가 지나치게 생각을 많이 하나 봐 164 00:17:15,479 --> 00:17:18,765 하지만 내가 철학을 가르쳐서가 아니야 165 00:17:19,156 --> 00:17:23,459 아빠도 생각이 많아 철학자도 아닌데 166 00:17:24,094 --> 00:17:29,289 아빠는 반은 예술적이고 반은 행정적인 일을 해 167 00:17:30,632 --> 00:17:33,869 이론을 끌어내고 일반화하지 넌 그렇지 않잖아 168 00:17:34,004 --> 00:17:35,955 난 숨기니까 넌 어때? 169 00:17:36,090 --> 00:17:40,550 난 주로 몽상을 하지 일반화하는 건 싫어 170 00:17:40,890 --> 00:17:43,357 하지만 철학 시험에서 'A'를 받았어 171 00:17:43,493 --> 00:17:45,842 멋지다 172 00:18:24,500 --> 00:18:26,129 가방 이리 줘 173 00:18:45,125 --> 00:18:47,353 - 마실래? - 좋아 174 00:19:05,011 --> 00:19:06,875 이 장치들은 뭐야? 175 00:19:07,510 --> 00:19:10,082 장치? 딱 어울리는 말이네 176 00:19:10,784 --> 00:19:13,012 난 이것들이 싫어 177 00:19:15,125 --> 00:19:18,985 이것 때문에 부모님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했어 178 00:19:20,694 --> 00:19:23,373 약간 과장이지만 사실이야 179 00:19:23,685 --> 00:19:26,557 엄마가 좋아하던 젊은 건축가 180 00:19:27,093 --> 00:19:31,547 좋아한 거 이상인 것 같은데 내가 알 바 아니지 181 00:19:31,682 --> 00:19:34,402 그가 부엌을 개조하라고 했어 182 00:19:34,538 --> 00:19:37,517 원래 엉망으로 돼 있었거든 183 00:19:38,394 --> 00:19:41,038 그 남자가 황당한 아이디어를 낸 거야 184 00:19:41,349 --> 00:19:44,100 원래 건축가들이 종종 그래 185 00:19:44,335 --> 00:19:48,272 공간을 정해놓고 주위를 돌아다니게 한 거지 186 00:19:48,408 --> 00:19:52,000 식탁 주변을 보호하려고 이해되니? 187 00:19:53,520 --> 00:19:55,993 아빠는 마음에 들어 했어 188 00:19:56,128 --> 00:20:00,243 하지만 결과를 가장 못마땅해한 건 엄마였지 189 00:20:01,483 --> 00:20:04,547 결국 건축가와 싸우곤 우리를 떠나버렸어 190 00:20:04,682 --> 00:20:07,911 내 기억엔 그때 12살 때였지 191 00:20:08,147 --> 00:20:11,326 사실 그때 이미 두 분 사이가 안 좋았어 192 00:20:12,784 --> 00:20:16,758 아빠는 반대로 이것들을 좋아했다니까 193 00:20:17,097 --> 00:20:20,160 그렇게 골칫거리인데 왜 없애지 않아? 194 00:20:20,296 --> 00:20:23,189 없앨 수가 없어 그게 문제지 195 00:20:24,433 --> 00:20:27,928 콘크리트 바닥에 철골을 심었거든 196 00:20:28,363 --> 00:20:33,726 파내려면 아래층 천장이 무너져내릴걸 197 00:20:33,962 --> 00:20:35,843 어차피 이제는 익숙해졌어 198 00:20:35,978 --> 00:20:38,457 나쁘지 않아 보이는걸 199 00:20:38,760 --> 00:20:43,889 괴상망측하고 답답한 느낌이긴 하지만 200 00:20:45,063 --> 00:20:47,561 다른 용도가 있는 것 같아 201 00:20:47,796 --> 00:20:49,861 얘기할 때 등을 기대는 용도 202 00:20:50,171 --> 00:20:51,942 바로 그거야 203 00:20:52,878 --> 00:20:54,706 내 방을 보여줄게 204 00:20:58,203 --> 00:21:00,475 옛 문을 그대로 둬서 좋다 205 00:21:00,811 --> 00:21:02,597 예쁘지? 206 00:21:03,037 --> 00:21:05,065 여기야 207 00:21:05,854 --> 00:21:07,809 네 아버지 방인데 쓰시지 않겠어? 208 00:21:08,044 --> 00:21:10,452 여기 안 오신다니까 209 00:21:10,756 --> 00:21:12,484 침대 시트 줄게 210 00:21:21,570 --> 00:21:25,043 침대는 나중에 정리해 내 방 볼래? 211 00:21:27,483 --> 00:21:31,475 짐은 여기에 넣어 공간을 만들어줄게 212 00:21:49,286 --> 00:21:52,901 어릴 때부터 여기 있었어 장난감도 그대로지 213 00:21:54,640 --> 00:21:59,513 반대편에 오빠 방이 있는데 지금은 창고야 214 00:22:00,273 --> 00:22:02,360 아빠 방이 훨씬 나을 거야 215 00:22:04,550 --> 00:22:08,066 난 집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거든 216 00:22:08,202 --> 00:22:10,301 언젠간 떠나야겠지만 217 00:22:10,736 --> 00:22:13,708 하지만 헤어지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어 218 00:22:15,539 --> 00:22:19,962 지금은 비어 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물이었어 219 00:22:22,076 --> 00:22:24,027 - 너야? - 아니 220 00:22:24,163 --> 00:22:25,562 오래돼 보이네 그럼 어머니? 221 00:22:26,389 --> 00:22:27,887 또 아니야 222 00:22:28,023 --> 00:22:29,386 그럼 할머니? 223 00:22:29,587 --> 00:22:30,535 아니 224 00:22:32,091 --> 00:22:34,119 우리 할아버지야 225 00:22:35,534 --> 00:22:38,700 저것도 할아버지야 조금 나이 들었을 때지 226 00:22:42,836 --> 00:22:44,864 이건 할머니야 227 00:22:49,582 --> 00:22:51,498 네 아버지 직업이 정확히 뭐야? 228 00:22:51,634 --> 00:22:53,567 정확히? 229 00:22:54,103 --> 00:22:55,289 말하자면 길어 230 00:22:55,424 --> 00:22:59,698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협회의 회장이야 231 00:22:59,836 --> 00:23:01,478 흥미로운걸 232 00:23:01,714 --> 00:23:05,500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아빠한텐 너무 관료적인 일이지 233 00:23:10,025 --> 00:23:13,096 아빠는 공무원 일에 안 맞거든 234 00:23:14,128 --> 00:23:16,572 예술 비평가가 되고 싶어 하셔 235 00:23:16,883 --> 00:23:19,252 둘 다 하면 되잖아 236 00:23:19,488 --> 00:23:20,965 물론 그렇지 237 00:23:21,300 --> 00:23:23,872 항상 책을 쓴다고 하시는데 238 00:23:24,108 --> 00:23:27,467 계속 주제를 바꿔서 완성이 안 돼 239 00:23:27,902 --> 00:23:31,689 여자들이 나쁜 영향을 끼치는 거지 240 00:23:31,828 --> 00:23:33,334 여자들? 241 00:23:35,200 --> 00:23:38,143 우선 부인인 우리 엄마가 그래 242 00:23:38,678 --> 00:23:40,664 엄마가 예술을 싫어하셔? 243 00:23:41,077 --> 00:23:44,493 좋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244 00:23:44,981 --> 00:23:49,774 엄마는 아빠가 예술가가 되길 바랐지만 아빠는 창의적이지 못해 245 00:23:49,909 --> 00:23:54,490 스스로에겐 너무 비판적이고 남들한텐 너무 관대하지 246 00:23:55,717 --> 00:23:57,576 아버지가 그림 그리셔? 247 00:23:57,912 --> 00:23:59,172 아니 248 00:23:59,508 --> 00:24:04,739 엄마는 아빠가 화가나 건축가 음악가가 되길 바랐어 249 00:24:04,876 --> 00:24:07,618 아니면 작가라도 재능이 있으니까 250 00:24:07,853 --> 00:24:13,590 아빠는 글을 잘 쓰는데 글 쓰는 게 힘든 일이잖아 251 00:24:14,325 --> 00:24:18,784 글을 고쳐 쓰는 걸 엄마가 싫어해서 아빠가 힘이 빠진 거야 252 00:24:19,119 --> 00:24:20,670 나머지는? 253 00:24:21,205 --> 00:24:23,234 나머지 여자들? 254 00:24:24,196 --> 00:24:28,763 여자친구인 에브가 있지 그녀는 달라 255 00:24:29,100 --> 00:24:31,128 반은 뱀파이어랄까 256 00:24:31,603 --> 00:24:35,853 아빠의 아이디어를 훔쳐서 자기 여행 잡지에 실어 257 00:24:36,089 --> 00:24:39,475 재능은 있나 봐 수완도 좋고 258 00:24:39,810 --> 00:24:42,465 에브는 사적이지 않은 잡지 기사를 써 259 00:24:42,700 --> 00:24:45,398 아빠가 경쟁심을 느끼진 않아? 260 00:24:46,034 --> 00:24:49,449 네가 아빠를 몰라서 그래 글 쓸 마음이 사라진 거야 261 00:24:50,737 --> 00:24:54,911 그래서 몇 년간 원고에 손도 안 댔다니까 262 00:24:55,149 --> 00:24:56,940 안타깝다 263 00:24:57,927 --> 00:25:01,613 그 외에도 여러 면에서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264 00:25:02,795 --> 00:25:04,918 오래 사귀지 않았으면 좋겠어 265 00:25:05,055 --> 00:25:07,875 사랑이 아니라 환상일 뿐이라고 266 00:25:08,011 --> 00:25:11,153 에브가 아빠를 사랑한다고 생각해? 267 00:25:11,489 --> 00:25:12,848 에브가? 268 00:25:12,983 --> 00:25:16,047 아니 269 00:25:16,183 --> 00:25:18,760 그 나이대를 좋아하는 거야 270 00:25:18,895 --> 00:25:21,820 아빠가 그녀한테 더 많은 걸 주니까 271 00:25:21,955 --> 00:25:26,549 에브는 부정적인 영향만 끼쳐 272 00:25:26,684 --> 00:25:29,204 같이 어울리기 힘든 여자라니까 273 00:25:29,440 --> 00:25:34,442 나도 노력해봤는데 계속 틀어지기만 했어 274 00:25:35,517 --> 00:25:39,702 에브가 나랑 아빠 사이를 질투하거든 275 00:25:40,038 --> 00:25:41,766 말도 안 되지 276 00:25:44,419 --> 00:25:47,313 - 피아노 칠 줄 알아? - 아니 277 00:25:47,448 --> 00:25:50,038 난 손으로 하는 건 잘 못해 278 00:25:50,374 --> 00:25:54,060 - '새벽의 노래'가 아주 좋지 - 그 곡을 알아? 279 00:25:55,686 --> 00:25:57,672 슈만의 곡 중에서 제일 좋던데 280 00:25:57,911 --> 00:26:01,287 - 연주해볼까? - 조금 늦지 않았어? 281 00:26:01,423 --> 00:26:04,674 제목과는 달리 밤에 어울리는 곡이야 282 00:26:07,369 --> 00:26:10,780 이웃들은 걱정하지 마 283 00:26:10,916 --> 00:26:14,759 위층엔 피아니스트가 살고 아래층은 사무실이거든 284 00:26:16,584 --> 00:26:19,448 - 내일 일해? - 아니, 토요일엔 쉬어 285 00:26:19,684 --> 00:26:22,920 난 일하는데 8시에 일어나야 해 286 00:26:23,156 --> 00:26:28,172 소란 피우지 않고 나갈 테니 푹 자, 정오에 만나자 287 00:26:28,307 --> 00:26:30,235 난 일찍 일어나 288 00:26:34,909 --> 00:26:38,668 실수해도 이해해 이제 배우기 시작했거든 289 00:28:45,345 --> 00:28:47,821 나타샤, 아빠 왔다 290 00:28:47,957 --> 00:28:49,363 나타샤는 나갔어요 저는 친구고요 291 00:28:49,565 --> 00:28:52,068 미안, 침실에 들어가도 될까? 292 00:28:52,204 --> 00:28:54,032 잠시만요 293 00:28:55,522 --> 00:28:57,250 물건 좀 챙기고요 294 00:28:59,069 --> 00:29:00,897 미안하다 295 00:29:07,623 --> 00:29:09,852 - 실례해요 - 미안 296 00:29:50,429 --> 00:29:52,878 - 왜 밖에 서 있니? - 천천히 하세요 297 00:29:53,082 --> 00:29:56,909 괜찮아, 들어가렴 난 볼일 다 봤어 298 00:29:57,245 --> 00:30:01,819 출장 때문에 물건 챙기러 온 거야 299 00:30:03,017 --> 00:30:05,045 난 나타샤의 아빠란다 300 00:30:06,325 --> 00:30:08,769 나타샤가 네 얘기를 안 해줬어 301 00:30:09,107 --> 00:30:12,373 - 깜빡했겠지 - 정말 죄송해요 302 00:30:12,510 --> 00:30:15,296 우리 둘 다 사과할 필요는 없어 303 00:30:15,432 --> 00:30:20,408 나타샤의 잘못이니까 집은 그 애가 관리하거든 304 00:30:20,643 --> 00:30:22,330 학교에 간 거지? 305 00:30:22,568 --> 00:30:24,024 네, 정오에 돌아와요 306 00:30:24,160 --> 00:30:25,590 여기 있을 거니? 307 00:30:25,725 --> 00:30:27,993 메시지 좀 전해줄래? 308 00:30:28,228 --> 00:30:31,652 로마에 갔다가 수요일에 돌아올 텐데 309 00:30:31,888 --> 00:30:34,735 목요일 오전 7시에 가방을 두러 올 거야 310 00:30:34,870 --> 00:30:37,586 - 고맙다, 잘 있으렴 - 가세요 311 00:31:02,415 --> 00:31:03,543 일어나지 마 312 00:31:06,410 --> 00:31:09,611 꽃이잖아 너무 예쁘다 313 00:31:09,748 --> 00:31:12,385 요즘 꽃이 한창 예쁠 때잖아 314 00:31:29,195 --> 00:31:33,341 내 방에도 놔줘서 고마워 정말 감동이야 315 00:31:33,776 --> 00:31:36,214 꽃을 받아 본 적이 없거든 316 00:31:36,349 --> 00:31:39,830 - 잘 잤어? 내가 깨우진 않았어? - 9시까지 잤는걸 317 00:31:39,965 --> 00:31:42,591 - 겨우? - 네 아버지가 들렀었어 318 00:31:42,926 --> 00:31:47,411 양복 가지러 말한다는 걸 깜빡했네 319 00:31:47,546 --> 00:31:50,436 - 일어나 있었어? - 샤워 중이었어 320 00:31:50,571 --> 00:31:54,574 - 그럼 못 만났겠네 - 만났어, 바보처럼 321 00:31:54,710 --> 00:31:57,260 옷을 가지러 방에 들어갔거든 322 00:31:57,396 --> 00:31:58,817 벗은 채로? 323 00:31:58,953 --> 00:32:03,393 수건만 둘렀지 날 뭐라고 생각했을까? 324 00:32:03,929 --> 00:32:07,728 서로 쳐다보지도 못했다니까 325 00:32:07,963 --> 00:32:10,305 정말 못 쳐다봤겠네 326 00:32:10,740 --> 00:32:14,356 그래, 집에서 나갈 때 옷 입고 인사했어 327 00:32:15,048 --> 00:32:18,294 너한테 메시지 전하라더라 328 00:32:18,429 --> 00:32:22,961 로마에 가는데 목요일 아침 7시에 짐 가져온대 329 00:32:23,371 --> 00:32:26,573 우리 아빠 굉장히 다정했지? 330 00:32:26,710 --> 00:32:28,939 생각보다도 더 그랬어 331 00:32:29,274 --> 00:32:33,081 자꾸 사과하셔서 내가 너무 죄송했어 332 00:32:33,417 --> 00:32:37,280 마치 침입자가 된 것처럼 부끄러웠다니까 333 00:32:37,416 --> 00:32:39,171 넌 내 손님인걸 334 00:32:39,506 --> 00:32:43,713 네 아버지도 그렇게 말했지만 남의 방을 차지했잖아 335 00:32:43,849 --> 00:32:45,765 여기서 안 산다니까 336 00:32:45,901 --> 00:32:48,317 그래도 네 아버지 방이잖아 337 00:32:48,652 --> 00:32:52,045 그분이 살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걸 338 00:32:52,347 --> 00:32:57,292 난 정리에 집착하는 편이라 남의 흔적도 잘 봐 339 00:33:07,052 --> 00:33:10,902 그분 책상에 있는 물건을 건들지 않으려고 340 00:33:11,038 --> 00:33:16,018 여기에 앉아서 학생들 시험지를 채점했다니까 341 00:33:16,714 --> 00:33:21,034 물건은 건들지 않더라도 다른 건 맘대로 해도 돼 342 00:33:21,270 --> 00:33:23,849 얼마든지 오래 머물러도 돼 343 00:33:24,086 --> 00:33:28,394 고마워, 내일까지만 있을게 월요일에 집이 빌 거야 344 00:33:29,824 --> 00:33:34,520 방해된다는 생각은 마 네가 있어서 좋거든 345 00:33:34,657 --> 00:33:37,282 정말 집 같은 느낌이랄까 346 00:33:37,617 --> 00:33:40,607 이해 안 되겠지만 알아줬으면 해 347 00:33:40,742 --> 00:33:42,555 오늘은 뭐 할 거야? 348 00:33:42,690 --> 00:33:46,377 볼 일이 좀 있는데 급한 건 아니야 349 00:33:46,615 --> 00:33:50,100 너만 괜찮다면 집에서 책 읽고 싶어 350 00:33:50,236 --> 00:33:53,612 - 교외로 나가는 건 어때? - 데려다줄 순 있어 351 00:33:53,748 --> 00:33:57,821 퐁텐블로에 별장이 있어 자주 가진 않지만 352 00:33:57,960 --> 00:34:01,654 바보 같은 이유 때문이지 353 00:34:01,989 --> 00:34:04,389 별장을 팔기 전에 가서 즐기고 싶어 354 00:34:04,598 --> 00:34:08,042 지금쯤 벚나무가 만발해서 아주 멋질 거야 355 00:34:12,839 --> 00:34:14,889 센강에서 좌회전해 356 00:34:17,567 --> 00:34:19,396 같이 가 357 00:34:19,732 --> 00:34:21,560 서둘러 358 00:34:32,138 --> 00:34:33,565 근사하다 359 00:34:34,537 --> 00:34:37,322 버려진 곳처럼 보이진 않는데 360 00:34:37,458 --> 00:34:42,260 아빠가 작년에 손봤거든 올해는 안 했을 거야 361 00:34:50,811 --> 00:34:53,161 꽃을 밟을까 봐 무서워 362 00:34:53,397 --> 00:34:56,169 발이 젖을 거야 장화를 줄게 363 00:35:02,147 --> 00:35:03,576 벽지는 무시해줘 364 00:35:03,712 --> 00:35:07,371 엄마가 고른 건데 아직 못 바꿨어 365 00:35:07,607 --> 00:35:10,286 나쁘지 않은데 색깔이 예뻐 366 00:35:10,875 --> 00:35:12,903 이게 네 방이야 367 00:35:16,621 --> 00:35:20,865 - 돌담이 멋진걸 - 사생활 보호도 잘돼 368 00:35:22,524 --> 00:35:24,552 내 방 구경할래? 369 00:35:39,265 --> 00:35:41,564 앵초는 늦게 필 줄 알았는데 370 00:35:41,700 --> 00:35:44,344 요즘이 제철이야 하지만 제비꽃은 저버렸지 371 00:35:45,977 --> 00:35:48,135 잔디도 짧고 지금이 딱이야 372 00:35:48,272 --> 00:35:51,859 잔디를 다듬지 않으면 6월쯤엔 정글이 될걸 373 00:35:52,197 --> 00:35:55,836 정자도 다시 칠해야 해 녹슬었거든 374 00:35:56,374 --> 00:35:58,951 여기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야 375 00:35:59,086 --> 00:36:02,738 엄마는 싫다면서 나무를 잘라버리려고 했지 376 00:36:04,466 --> 00:36:05,973 왜 웃어? 377 00:36:06,382 --> 00:36:09,240 네가 엄마에 대해 하는 얘기라고는 378 00:36:09,546 --> 00:36:11,733 비판하는 것뿐이라서 379 00:36:13,750 --> 00:36:18,302 엄마도 날 비판했어 아무리 해도 질리지 않을 만큼 380 00:36:19,105 --> 00:36:23,485 이젠 끝난 사이라 더는 날 신경 쓰지 않지만 381 00:36:25,016 --> 00:36:27,044 내가 못된 것 같아? 382 00:36:27,419 --> 00:36:28,468 아니 383 00:36:28,772 --> 00:36:32,566 사실 엄마를 존중해 엄마가 날 비판한 이유는 384 00:36:32,701 --> 00:36:37,021 기대가 큰 탓이었지 난 거기에 따라야 했고 385 00:36:37,256 --> 00:36:39,384 하지만 잘 따르고 있잖아 386 00:36:40,352 --> 00:36:44,525 예술학교에 들어간 후로 그렇지 387 00:36:44,763 --> 00:36:46,405 떨어져 산 게 도움이 됐어 388 00:36:46,541 --> 00:36:48,627 계속 엄마를 비판하네 389 00:36:50,367 --> 00:36:54,197 버릇이 됐나 봐 잘못된 거지 390 00:36:54,504 --> 00:36:57,776 내가 또 그러면 네가 혼내줘 391 00:36:57,912 --> 00:37:00,241 - 어떻게? - 네가 결정해 392 00:37:00,377 --> 00:37:01,999 정말? 393 00:37:02,637 --> 00:37:05,079 가끔 엄마를 만나? 394 00:37:05,214 --> 00:37:07,061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어 395 00:37:07,197 --> 00:37:10,669 여름에 2주 정도 남부에서 함께 휴가를 보내 396 00:37:11,509 --> 00:37:14,901 난 바다가 좋아서 1년에 한 번은 꼭 봐야 해 397 00:37:15,404 --> 00:37:18,689 - 필라 사구 알아? - 한 번도 못 가봤어 398 00:37:19,224 --> 00:37:24,448 멋진 곳이야, 한쪽엔 바다 다른 쪽엔 숲이 있거든 399 00:37:24,757 --> 00:37:28,308 여기 근처에도 멋진 숲이 있어 400 00:37:28,543 --> 00:37:31,507 내일 가보자 비가 온대도 말이야 401 00:37:45,060 --> 00:37:48,475 - 꽤 힘든걸 - 다 왔어 402 00:37:55,114 --> 00:37:59,066 이런, 안개가 껴서 내 밀림이 안 보이잖아 403 00:38:02,782 --> 00:38:05,893 그만 흔들어 꽃 떨어지겠어 404 00:38:06,229 --> 00:38:09,700 비켜봐, 너한테 살충제 뿌리기 싫거든 405 00:38:13,681 --> 00:38:18,863 오늘은 이 정도만 하고 내일은 정자를 칠해야겠어 406 00:38:19,001 --> 00:38:22,065 - 다음 주 일요일에 시간 돼? - 응, 마티외가 안 오면 407 00:38:22,201 --> 00:38:24,047 마티외랑 같이 와도 돼 408 00:38:24,183 --> 00:38:27,320 나중에 같이 올게 손재주가 좋은 애거든 409 00:38:27,630 --> 00:38:28,889 아빠 대신 괜찮겠다 410 00:38:29,025 --> 00:38:31,397 우리끼리 여기를 관리할 수 있겠네 411 00:38:32,633 --> 00:38:34,870 아버지는 정말 안 오셔? 412 00:38:35,106 --> 00:38:37,609 출장을 자주 다니는 데다 413 00:38:37,744 --> 00:38:40,910 바로 애인한테 가버리거든 414 00:38:41,048 --> 00:38:43,597 - 애인을 데려올 수도 있지 - 안 돼 415 00:38:45,882 --> 00:38:49,926 우선 에브가 싫어해 여기를 지루해하거든 416 00:38:50,263 --> 00:38:53,291 - 나도 싫고 - 잠깐 들를 수도 있지 417 00:38:53,527 --> 00:38:58,165 내가 있든 없든 에브가 여기 오는 건 싫어, 모독이라고 418 00:38:58,300 --> 00:39:00,443 과민반응 아니야? 419 00:39:01,047 --> 00:39:04,628 에브가 내가 어릴 적 걷던 길을 걷고 420 00:39:04,763 --> 00:39:07,207 나처럼 꽃향기를 맡고 421 00:39:07,445 --> 00:39:11,132 엄마가 날 무릎에 앉힌 채 앉았던 의자에 앉는 게 싫어 422 00:39:11,271 --> 00:39:13,134 농담이지? 423 00:39:13,635 --> 00:39:17,501 말이 안 되지만 가끔은 엄마가 그리워 424 00:39:18,429 --> 00:39:22,674 아빠를 사랑한다면서 애인을 싫어하다니 425 00:39:22,811 --> 00:39:26,984 다른 여자는 괜찮아 예를 들어서 너라면 괜찮지 426 00:39:27,297 --> 00:39:29,125 오히려 기쁠걸 427 00:39:31,400 --> 00:39:33,428 그렇지 않아서 유감이야 428 00:39:35,921 --> 00:39:37,872 우리 아빠를 어떻게 생각해? 429 00:39:38,107 --> 00:39:43,452 말했잖아, 너무 정중해서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고 430 00:39:43,853 --> 00:39:48,304 외모는 어때? 별로 마음에 안 드나 봐 431 00:39:48,439 --> 00:39:54,223 아니, 왜 어린 여자들이 좋아하는지 알겠어 432 00:39:54,359 --> 00:39:58,173 영계는 아니지만 아주 젊으시더라 433 00:39:59,809 --> 00:40:01,274 눈도 참 예뻤어 434 00:40:01,409 --> 00:40:04,480 내가 엄마 눈을 닮은 게 한이지 435 00:40:04,782 --> 00:40:06,597 - 혼나야겠네 - 걸렸다 436 00:40:06,903 --> 00:40:09,026 벌로 뭘 할지 말해 437 00:40:09,164 --> 00:40:11,149 없어 농담이었는걸 438 00:40:11,285 --> 00:40:12,631 난 진심이었어 439 00:40:13,167 --> 00:40:15,095 네가 정해 440 00:40:16,292 --> 00:40:17,464 좋아 441 00:40:21,960 --> 00:40:23,988 이야기를 해줄게 442 00:40:24,882 --> 00:40:26,358 옛날이야기? 443 00:40:26,794 --> 00:40:28,066 아니 444 00:40:28,776 --> 00:40:30,797 물론 그 반지가 있다면 445 00:40:30,932 --> 00:40:33,360 기게스의 반지 446 00:40:34,723 --> 00:40:37,402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텐데 447 00:40:39,595 --> 00:40:41,166 탐정 이야기야? 448 00:40:41,903 --> 00:40:43,336 말하자면 그래 449 00:40:43,972 --> 00:40:47,357 제목은 '수수께끼의 목걸이' 실화야 450 00:40:47,592 --> 00:40:51,502 확실히 공개하고 싶어서 말하는 거야 451 00:40:52,039 --> 00:40:56,146 경찰이나 살인범은 없는 그냥 절도 사건이지 452 00:40:56,282 --> 00:40:59,172 목걸이 도난 사건? 누구 건데? 453 00:40:59,307 --> 00:41:00,632 내 거 454 00:41:00,767 --> 00:41:02,788 누가 훔친 것 같아? 455 00:41:02,924 --> 00:41:04,787 - 에브? - 응 456 00:41:05,188 --> 00:41:07,632 네 아버지는 뭐라셔? 457 00:41:08,070 --> 00:41:12,214 아빠는 날 안 믿어 그게 문제지 458 00:41:12,525 --> 00:41:15,234 무조건 에브 편만 든다니까 459 00:41:15,372 --> 00:41:19,410 - 증거는 있어? - 얘기를 듣고 판단해봐 460 00:41:20,245 --> 00:41:24,039 아빠가 엄마 목걸이를 나한테 물려줬어 461 00:41:24,174 --> 00:41:27,426 18살 생일 때 받기로 돼 있었지 462 00:41:28,139 --> 00:41:31,481 깜짝 선물을 하려고 나한텐 비밀로 했어 463 00:41:31,616 --> 00:41:34,305 하지만 에브한테 빌려줬던 거지 464 00:41:34,641 --> 00:41:38,033 그런데 내 생일 전날 밤 목걸이가 사라졌어 465 00:41:38,536 --> 00:41:42,437 그전에 아빠가 에브와 파티에 갔는데 466 00:41:42,644 --> 00:41:46,159 나 모르게 목걸이를 빌려준 거야 467 00:41:47,125 --> 00:41:52,318 에브는 그 후에도 돌려주지 않고 계속 목걸이를 했어 468 00:41:52,653 --> 00:41:56,587 하루는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 모르지만 469 00:41:56,722 --> 00:41:58,987 내 앞에서 목걸이를 하고 있더라고 470 00:41:59,322 --> 00:42:02,333 난 아빠가 줬다고 생각하곤 굉장히 화가 났어 471 00:42:02,669 --> 00:42:07,365 갖고 싶어서가 아니야 그땐 내 선물이란 걸 몰랐거든 472 00:42:07,502 --> 00:42:12,548 하지만 목걸이는 가보였고 에브는 가족이 아니었으니까 473 00:42:13,084 --> 00:42:18,287 생일 전날에 아빠가 목걸이를 봤냐고 물었어 474 00:42:18,525 --> 00:42:21,971 난 에브가 하고 있는 걸 봤다고 했고 475 00:42:22,107 --> 00:42:24,406 아빠가 주지 않았냐고 했더니 476 00:42:24,541 --> 00:42:27,293 절대 아니라는 거야 477 00:42:27,601 --> 00:42:31,116 '그냥 빌려만 준 거야 너한테 줄 선물이니까' 478 00:42:31,252 --> 00:42:35,911 '돌려받아서 주머니에 넣어 왔는데' 479 00:42:36,051 --> 00:42:39,881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구나'라잖아 480 00:42:41,337 --> 00:42:43,981 아빠는 확실하게 481 00:42:44,292 --> 00:42:47,808 주머니에 열쇠와 함께 넣어왔다고 했어 482 00:42:47,943 --> 00:42:51,559 문을 열 때 주머니에 있는 게 느껴졌다면서 483 00:42:51,699 --> 00:42:56,395 바로 상자 안에 넣으려고 했었대 484 00:42:56,633 --> 00:42:59,527 하지만 전화가 울려서 전화를 받았고 485 00:42:59,762 --> 00:43:02,448 목걸이에 대해 잊은 채 옷을 갈아입었지 486 00:43:02,683 --> 00:43:05,473 바지 주머니에서 빠진 게 아닐까? 487 00:43:05,809 --> 00:43:07,872 그래야 당연한 건데 488 00:43:08,008 --> 00:43:11,501 옷장 바닥엔 아무것도 없었어 489 00:43:15,389 --> 00:43:20,048 옷장에도, 방에도 아무 데도 없었지 490 00:43:20,387 --> 00:43:22,886 아빠 말이 사실인 것 같아? 491 00:43:23,621 --> 00:43:25,303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어 492 00:43:25,638 --> 00:43:28,047 하지만 에브한테 주고 싶었다면 493 00:43:28,320 --> 00:43:31,386 왜 나한테 주겠다는 말을 했겠어? 494 00:43:31,723 --> 00:43:33,809 더 그럴듯한 얘기가 있어 495 00:43:34,544 --> 00:43:36,682 그보다 며칠 전에 집에 와보니까 496 00:43:36,818 --> 00:43:40,329 에브가 아빠한테 옛날 옷을 입히고 있더라고 497 00:43:40,664 --> 00:43:45,746 오래된 것들을 버리려고 한 거지 그게 에브의 유일한 장점이야 498 00:43:45,884 --> 00:43:49,214 옷장을 뒤지다가 바닥에서 목걸이를 발견하고는 499 00:43:49,349 --> 00:43:54,612 주머니에 넣어서 가져갔을 거야 500 00:43:54,848 --> 00:43:56,768 나중에 현장을 보여줄게 501 00:44:06,814 --> 00:44:09,638 아빠는 이런 바지를 입었었어 502 00:44:09,874 --> 00:44:12,551 패치 포켓이라 뭘 흘리기 쉽다고 503 00:44:12,686 --> 00:44:15,129 내 목걸이로 실험해보자 504 00:44:23,571 --> 00:44:27,122 바지를 접어서 옷걸이에 걸게 505 00:44:28,447 --> 00:44:30,468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데 506 00:44:30,703 --> 00:44:33,102 깜빡하고 말 안 했네 나도 거기 있었어 507 00:44:33,238 --> 00:44:35,232 어디에? 언제? 508 00:44:35,567 --> 00:44:39,691 피아노를 치고 있어서 소리를 못 들었을 거야 509 00:44:40,127 --> 00:44:43,221 아빠가 들어올 때 내가 전화를 받았는데 510 00:44:43,356 --> 00:44:45,729 에브가 아빠를 찾더라 511 00:44:45,865 --> 00:44:49,158 전화를 끊은 후 다시 피아노를 쳤지 512 00:44:49,894 --> 00:44:51,749 내일 가야 해? 513 00:44:52,084 --> 00:44:55,250 사촌이 떠나는데 여기 있을 이유가 없지 514 00:44:55,388 --> 00:44:59,990 왜 없어? 날 위해서지 이틀 동안 즐거웠잖아 515 00:45:00,226 --> 00:45:02,605 다음 주 토요일에 또 만나면 되잖아 516 00:45:04,082 --> 00:45:05,446 그 사이에는? 517 00:45:05,681 --> 00:45:10,069 우리 둘 다 저녁에 한가하니까 월요일에 외식하자 518 00:45:10,275 --> 00:45:12,369 네 집에서 먹는 건 어때? 519 00:45:12,605 --> 00:45:15,630 그건 나중에 정리 끝나면 520 00:45:15,765 --> 00:45:17,793 알았어, 잘 자 521 00:45:19,103 --> 00:45:21,131 - 잘 자 - 너도 522 00:45:43,936 --> 00:45:47,064 - 잔느, 너니? - 응 523 00:45:47,270 --> 00:45:49,298 금방 나갈게 524 00:45:50,469 --> 00:45:52,097 서두를 거 없어 525 00:46:00,668 --> 00:46:01,929 들어와 526 00:46:02,579 --> 00:46:05,250 이틀 동안 널 얼마나 찾았다고 527 00:46:08,973 --> 00:46:12,345 - 멀리 가 있었어? - 교외에 528 00:46:12,481 --> 00:46:14,671 이제 돌아왔으니까 됐어 529 00:46:15,506 --> 00:46:17,883 - 그거 알아? - 뭔데? 530 00:46:18,019 --> 00:46:22,349 - 나 상위 10명 안에 들었어 - 축하해 531 00:46:22,484 --> 00:46:26,974 네가 나가자마자 알았어 난 떨어질 줄 알았는데 532 00:46:27,109 --> 00:46:30,390 친구가 명단에서 내 이름을 봤대 533 00:46:30,726 --> 00:46:33,059 그래서 1주일 더 있어야겠어, 괜찮아? 534 00:46:33,195 --> 00:46:35,246 - 괜찮지 - 호텔에서 지내도 돼 535 00:46:35,381 --> 00:46:37,997 어림없는 소리 536 00:46:38,232 --> 00:46:42,756 난 여기 오는 일이 드물다니까 책 가지러 온 거야 537 00:46:42,892 --> 00:46:46,408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넌 너무 친절해 538 00:46:46,648 --> 00:46:49,576 질다스가 토요일에 데리러 올 건데 539 00:46:49,812 --> 00:46:52,776 저녁 식사 대접해도 될까? 540 00:46:53,011 --> 00:46:54,583 약속 있을 것 같은데 541 00:46:54,719 --> 00:46:58,336 - 꼭 그러고 싶어 - 전화할게, 여기 있을 거지? 542 00:46:58,649 --> 00:47:01,756 저녁 6시에서 7시 사이엔 여기 있을 거야 543 00:47:03,099 --> 00:47:06,150 나 때문에 신경 쓰지 마 집에 거의 없으니까 544 00:47:23,863 --> 00:47:25,992 - 누구세요? - 잔느야 545 00:47:32,587 --> 00:47:34,615 어떻게 됐게? 546 00:47:35,995 --> 00:47:38,612 - 사촌이 안 떠났구나? - 맞았어 547 00:47:39,751 --> 00:47:41,258 너무 좋다 548 00:47:41,594 --> 00:47:43,727 이제 도망 못 가겠네 549 00:47:44,063 --> 00:47:49,179 사촌의 수업이 늘어났대서 걔랑 너, 모두 행복하게 해주려고 550 00:47:49,314 --> 00:47:51,134 - 물론 나도 그렇고 - 너도 좋잖아 551 00:47:51,469 --> 00:47:55,442 마티외의 집에 있는 게 아니란 말은 못 했어 552 00:47:56,825 --> 00:48:00,462 그랬다간 호텔로 가려고 할 테니까 553 00:48:00,898 --> 00:48:05,979 비밀을 털어놓는 사이도 아니야 내가 잘못 안 걸 수도 있지만 554 00:48:06,392 --> 00:48:10,251 걔가 눈치가 빠른데다 비뚤어진 애라서 555 00:48:10,487 --> 00:48:13,733 내가 어디론가 도망쳤다고 생각할걸 556 00:48:13,968 --> 00:48:16,893 어떤 면에서 보면 맞는 말이지 557 00:48:17,028 --> 00:48:18,179 정말? 558 00:48:18,767 --> 00:48:20,709 넌 어떻게 생각해? 559 00:48:21,445 --> 00:48:24,688 내가 남자친구 집에서 묵지 않는 게 이상해? 560 00:48:27,460 --> 00:48:32,298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어 여행 간 거 맞아? 561 00:48:32,606 --> 00:48:34,234 응, 거짓말 아니야 562 00:48:36,397 --> 00:48:41,339 남의 집에 혼자 있는 게 싫다고 했잖아 563 00:48:41,474 --> 00:48:44,190 너랑 친해지니까 뭔지 알겠어 564 00:48:44,482 --> 00:48:45,996 그래 565 00:48:46,389 --> 00:48:49,627 가끔은 다른 어디보다도 566 00:48:50,063 --> 00:48:53,275 거기가 제일 싫어 567 00:48:53,610 --> 00:48:57,526 폭파하고 싶을 만큼 568 00:48:58,061 --> 00:49:00,089 방화범이 된 듯한 기분인걸 569 00:49:00,947 --> 00:49:06,480 겉은 침착해 보이지만 가끔 내 생각들이 날 두렵게 해 570 00:49:06,615 --> 00:49:09,470 마티외와 그의 집을 떠올릴 때마다 571 00:49:09,605 --> 00:49:12,478 그가 굉장히 싫어지거든 572 00:49:13,013 --> 00:49:14,964 끔찍하지 않아? 573 00:49:15,099 --> 00:49:17,016 그보단 심각한 거지 574 00:49:17,351 --> 00:49:19,831 넌 장소에 특히 예민한 것 같아 575 00:49:19,968 --> 00:49:25,327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연인끼리도 사적인 공간이 필요해 576 00:49:25,463 --> 00:49:27,244 특히 일하는 곳이라면 577 00:49:27,379 --> 00:49:30,864 대부분 커플은 각자 일터가 있지만 578 00:49:31,000 --> 00:49:34,285 우리는 집에서 일할 때가 많거든 579 00:49:34,620 --> 00:49:40,188 해결책은 더 큰 집을 찾는 건데 지금은 기다려야 해 580 00:49:40,523 --> 00:49:42,340 작년에 교직을 이수해서 581 00:49:42,575 --> 00:49:46,520 올해는 학교에 나가서 교생 실습 중이거든 582 00:49:47,056 --> 00:49:50,471 마티외가 가는 지역으로 지원하려고 583 00:49:51,229 --> 00:49:54,093 그는 지금 국가 연구원에 있는데 584 00:49:54,328 --> 00:49:59,065 내년엔 그르노블에서 가르칠 거야 그럼 우린 결혼하는 거지 585 00:49:59,201 --> 00:50:02,638 - 정말? - 응, 못 믿겠어? 586 00:50:05,069 --> 00:50:07,128 네가 그렇다면야 587 00:50:07,289 --> 00:50:09,571 그런데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네 588 00:50:10,007 --> 00:50:15,370 난 결혼 없이 결혼한 삶을 사는 게 더 신경 쓰여 589 00:50:15,605 --> 00:50:20,064 '무질서한 삶'이라더니 딱 그거라니까 590 00:50:24,960 --> 00:50:28,589 난 앞으로 이틀간 바쁘니까 넌 자유야 591 00:50:28,724 --> 00:50:33,946 하지만 목요일엔 같이 저녁 하자 아빠가 오니까 거절하지 마 592 00:50:51,666 --> 00:50:53,824 여긴 잔느 우리 아빠야 593 00:50:53,961 --> 00:50:56,303 전에 만났었지 이제 이름을 알았네 594 00:50:56,538 --> 00:51:00,297 잔느가 사촌한테 집을 빌려줬는데 둥지를 틀어버렸대요 595 00:51:00,507 --> 00:51:02,430 재밌는 표현이네 596 00:51:02,867 --> 00:51:05,265 걱정 마세요 주말이면 떠나요 597 00:51:05,401 --> 00:51:08,009 더 있어도 돼 난 여기 없다니까 598 00:51:08,148 --> 00:51:10,203 - 그래요? - 가방 두러 온 거야 599 00:51:10,338 --> 00:51:12,982 설명할 필요 없어요 저녁 드실래요? 600 00:51:13,195 --> 00:51:15,804 오늘은 안 돼 다음에 하자 601 00:51:16,042 --> 00:51:18,692 이렇게 만났는데 못 보내요 602 00:51:18,828 --> 00:51:21,500 그렇다면 전화해볼게 603 00:51:42,891 --> 00:51:45,840 에브는 안됐지만 식사하고 가세요 604 00:51:49,459 --> 00:51:52,068 - 내가 사러 갈게 - 아뇨, 제가 갈게요 605 00:51:52,206 --> 00:51:55,026 - 내가 가요 - 내가 갈게 606 00:51:55,162 --> 00:51:58,399 빵만 사면 되니까 금방 올게요 607 00:52:03,237 --> 00:52:05,066 여기 칼 608 00:52:10,740 --> 00:52:14,148 - 토마토, 살라미 중에 뭐 드려요? - 아무거나 609 00:52:27,779 --> 00:52:29,465 둘이 친해진 지 오래됐니? 610 00:52:29,900 --> 00:52:34,123 아뇨, 지난 금요일에 파티에서 만났어요 611 00:52:34,429 --> 00:52:37,152 나타샤가 참 친절했죠 제가 잘 데가 없었거든요 612 00:52:37,659 --> 00:52:39,962 집을 빌려주다니 참 착하구나 613 00:52:40,198 --> 00:52:43,362 넌 여행 중인 거니? 614 00:52:43,497 --> 00:52:48,098 아뇨, 남자친구 집에서 머물고 있어요 615 00:52:49,382 --> 00:52:52,855 난 여자친구 집에서 머물고 있는데 616 00:52:52,990 --> 00:52:55,113 아예 거기서 살 생각이야 617 00:52:55,325 --> 00:52:59,010 저도요, 하지만 남자친구가 지금 여행 중이에요 618 00:52:59,145 --> 00:53:03,882 설명하긴 힘들지만 강박증 같은 게 있거든요 619 00:53:04,017 --> 00:53:06,145 무슨 뜻이지? 620 00:53:07,769 --> 00:53:10,012 - 제가 이렇게 어설퍼요 - 나도 그래 621 00:53:18,866 --> 00:53:20,538 에브? 622 00:53:22,625 --> 00:53:24,453 이제 막 왔어 623 00:53:25,960 --> 00:53:27,752 저녁 먹고 가려고 624 00:53:29,537 --> 00:53:31,565 연락이 안 되더라고 625 00:53:33,745 --> 00:53:36,461 오늘 밤에 바쁘다며 626 00:53:37,265 --> 00:53:40,658 여기로 와 그건 신경 쓰지 말고 627 00:53:41,473 --> 00:53:43,701 이제 그만 좀 하지 628 00:53:45,437 --> 00:53:48,679 나타샤의 친구도 있어 당신은 몰라 629 00:53:49,015 --> 00:53:50,186 잠깐만 630 00:53:51,270 --> 00:53:52,420 나타샤 631 00:53:53,921 --> 00:53:55,649 에브죠? 632 00:53:56,530 --> 00:53:57,916 오라고 해요 633 00:53:58,829 --> 00:54:02,350 나타샤가 오래 통화해볼래? 634 00:54:04,463 --> 00:54:06,326 부엌으로 가버렸어 635 00:54:07,062 --> 00:54:10,355 와서 화해하면 좋잖아 636 00:54:11,160 --> 00:54:14,132 나타샤가 손을 내밀었으니 당신이 와야지 637 00:54:15,864 --> 00:54:18,718 계속 교직에 있어야 해요? 638 00:54:19,054 --> 00:54:23,512 5년 계약이 끝나면 상관없는데 난 가르치는 게 좋아요 639 00:54:25,044 --> 00:54:30,153 좀 더 활동적인 삶은 어때요? 나처럼요 640 00:54:31,990 --> 00:54:34,440 전시회를 조직한다거나 641 00:54:34,776 --> 00:54:37,670 언론이나 시청각 출판 일을 하거나요 642 00:54:37,905 --> 00:54:42,295 내 스타일이 아니에요 당신의 기질에는 643 00:54:42,531 --> 00:54:46,224 맞을지 모르지만 난 아니에요 644 00:54:46,360 --> 00:54:51,177 최고의 자리에 올라도 대부분 누군가 혹은 뭔가에 645 00:54:51,315 --> 00:54:55,502 좌우되잖아요, 하지만 교실에선 내가 대장이죠 646 00:54:56,409 --> 00:55:00,096 - 애들이 말을 잘 들어야죠 - 그게 문제예요 647 00:55:00,409 --> 00:55:02,707 애들이 말 잘 들어요? 멋지네요 648 00:55:02,842 --> 00:55:05,097 말을 안 듣는다면 내 잘못이죠 649 00:55:05,233 --> 00:55:07,096 더 중요한 문제가 있어요 650 00:55:07,820 --> 00:55:10,636 애들이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죠 651 00:55:10,945 --> 00:55:15,512 철학 학위를 공부 중이라 잘 알아요 652 00:55:15,847 --> 00:55:18,978 하지만 난 내 철학을 잘 지키고 있죠 653 00:55:19,291 --> 00:55:23,411 내 철학이나 플라톤 스피노자를 모르면 654 00:55:23,846 --> 00:55:27,083 상대방과 의견을 나누지도 않아요 655 00:55:27,218 --> 00:55:30,635 그건 잘못이에요 내 생각은 달라요 656 00:55:30,774 --> 00:55:35,647 내 학생들은 지식인이 아니라 노동 계층이에요 657 00:55:35,982 --> 00:55:39,148 하지만 철학을 흥미롭게 생각하죠 658 00:55:39,285 --> 00:55:40,575 전부 다요? 659 00:55:40,710 --> 00:55:45,587 문학이나 역사보다 더 좋아할걸요, 장담해요 660 00:55:45,822 --> 00:55:49,755 학생들한텐 자부심인 셈이에요 661 00:55:49,891 --> 00:55:52,607 철학 점수가 낮으면 아주 부끄러워하죠 662 00:55:54,029 --> 00:55:56,958 자신의 사고 능력이 부족하단 거예요 663 00:55:57,293 --> 00:56:00,183 수학은 못해도 되지만 철학은 달라요 664 00:56:00,321 --> 00:56:03,387 가장 중요한 과목이죠 665 00:56:03,522 --> 00:56:06,102 못하면 선생님의 잘못이라는 거군 666 00:56:06,339 --> 00:56:09,237 선생님의 철학적 견해나 667 00:56:09,373 --> 00:56:11,254 가르침으로 668 00:56:11,389 --> 00:56:15,188 아이들의 견해를 넓혀줘야죠 대체하는 게 아니라요 669 00:56:15,524 --> 00:56:17,788 힘들지만 흥미로운 일이에요 670 00:56:20,422 --> 00:56:25,639 하지만 최신 유행하는 언론이나 정신분석학적 혹은 671 00:56:25,777 --> 00:56:30,144 사회과학적 견해로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낸단 건 아니에요 672 00:56:30,680 --> 00:56:35,861 진짜 철학으로 시작해서 흥미를 끌어내죠 673 00:56:36,000 --> 00:56:39,131 형이상학적으로요? 674 00:56:39,269 --> 00:56:40,870 그렇진 않아요 675 00:56:41,008 --> 00:56:45,288 소위 말해 '거대한 문제'들로 시작하죠 676 00:56:45,424 --> 00:56:49,496 신이나 우주, 자유 모두 답이 있으니까요 677 00:56:49,631 --> 00:56:51,859 순진무구하긴 하지만 답은 있어요 678 00:56:52,553 --> 00:56:56,660 - 초월주의적이죠 - 초월주의? 679 00:56:56,795 --> 00:56:59,095 그래요, 칸트 학생들한테 칸트를 권했어요? 680 00:56:59,403 --> 00:57:02,719 아뇨,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말해 주진 않아요 681 00:57:03,054 --> 00:57:07,614 순수한 사고를 가능하게 해주려고 할 뿐이죠 682 00:57:07,853 --> 00:57:10,395 넓은 관점에선 초월적이라 하겠죠 683 00:57:10,531 --> 00:57:14,637 - 후설의 관점에서도요? - 물론이에요 684 00:57:14,773 --> 00:57:17,493 - 넌 어떻게 생각해? - 뭐가요? 685 00:57:17,728 --> 00:57:20,337 초월주의란 뜻 말이야 686 00:57:21,658 --> 00:57:23,894 잔느의 말처럼 687 00:57:24,161 --> 00:57:27,594 정점에 도달한 철학이죠 모든 걸 뛰어넘는 688 00:57:27,730 --> 00:57:32,872 - 모든 견해를 초월한 거요 - 그게 아니야 689 00:57:33,307 --> 00:57:37,309 99퍼센트의 사람들처럼 '초월'과 '초월주의'를 혼동하네 690 00:57:37,445 --> 00:57:40,389 그렇다고 부끄러운 건 아니죠 이래 봬도 난 691 00:57:40,696 --> 00:57:45,420 그래, 넌 기말에서 'A'를 받았지 난 'B'를 받았고 692 00:57:45,656 --> 00:57:48,063 삐치지 마 설명하려던 것뿐이야 693 00:57:48,269 --> 00:57:51,618 교실에서 배우는 게 늘 정확하진 않단 거지 694 00:57:51,954 --> 00:57:54,682 삐친 게 아니라 접시 치운 거예요 695 00:57:58,631 --> 00:58:00,681 전문 용어를 써서 미안해요 696 00:58:01,374 --> 00:58:03,468 쉽게 설명할 수도 있었는데 697 00:58:03,703 --> 00:58:08,058 그런 건 상관없어 학생들은 다 이해하는 거니? 698 00:58:08,194 --> 00:58:10,040 저보다 더 잘 이해하는걸요 699 00:58:10,076 --> 00:58:12,204 아빠, 도와줄래요? 700 00:58:13,192 --> 00:58:15,499 당신보다도요? 701 00:58:15,635 --> 00:58:17,070 예를 들어서 702 00:58:17,374 --> 00:58:20,890 어떤 학생들과는 산파술적 대화도 해요 703 00:58:21,029 --> 00:58:23,114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처럼요 704 00:58:23,250 --> 00:58:27,602 과학적 인식인지 관찰 혹은 통찰인지 말이에요 705 00:58:27,910 --> 00:58:32,469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으려 해도 결국은 칸트의 706 00:58:32,604 --> 00:58:37,456 선험적 종합판단까지 나오게 된다니까요 707 00:58:40,811 --> 00:58:42,732 그러니까 네 학생들이 708 00:58:42,898 --> 00:58:46,549 선험적 종합판단까지 고려한단 거네요 709 00:58:46,688 --> 00:58:48,253 네, 그래요 710 00:58:48,592 --> 00:58:50,934 그게 뭔지 알아? 711 00:58:51,069 --> 00:58:53,156 알았었는데 다 잊어버렸어 712 00:58:53,394 --> 00:58:56,936 선험적 종합판단은 판단을 말해요 713 00:58:57,072 --> 00:59:00,364 분석적이지 않은 선험적 판단요 714 00:59:01,501 --> 00:59:04,838 정확히 말하면 전문 용어 써서 미안 715 00:59:05,074 --> 00:59:09,081 문제에 술부가 포함되지 않는 거예요 716 00:59:09,216 --> 00:59:10,832 예를 들면? 717 00:59:11,968 --> 00:59:17,010 칸트가 '모든 물체는 팽창한다'고 한 건 분석적 판단이지만 718 00:59:17,145 --> 00:59:21,395 '모든 물체는 무게가 있다'는 선험적 판단, 귀납이에요 719 00:59:21,531 --> 00:59:25,003 무게란 개념은 문제에 포함되지 않지만 720 00:59:25,138 --> 00:59:26,645 경험으로 아는 거죠 721 00:59:26,781 --> 00:59:29,009 '선험적 종합'은? 722 00:59:32,693 --> 00:59:34,780 모든 물체는 723 00:59:35,018 --> 00:59:36,308 칸트가 뭐라고 했죠? 724 00:59:36,444 --> 00:59:42,920 '원인을 만드는 모든 것'이랬죠 수학을 사용할 수도 있고요 725 00:59:43,055 --> 00:59:46,362 '직선은 두 개의 점 사이의 최단 거리다'처럼 726 00:59:46,498 --> 00:59:50,121 '직선'의 개념과 경험이 내재해 있죠 727 00:59:50,358 --> 00:59:53,900 공간이란 직감의 선험적 형태니까 728 00:59:54,035 --> 00:59:56,686 훌륭해요 잊어버린 게 아니네요 729 00:59:56,821 --> 00:59:57,972 넌 알고 있었어? 730 00:59:58,208 --> 01:00:03,189 아뇨, 그렇게 안 보였겠지만 난 딴생각 중이었어요 731 01:00:04,058 --> 01:00:07,409 - 하지만 기말에서 'A'를 받았죠 - 나타샤 732 01:00:10,317 --> 01:00:12,982 잔느랑 별장에 갔었어요 733 01:00:13,552 --> 01:00:16,716 - 멋진 곳이던데요 - 근사한 곳이지 734 01:00:17,620 --> 01:00:22,814 정원을 손봤는데 비 때문에 정자를 칠하진 못했어요 735 01:00:23,149 --> 01:00:27,509 살충제는 뿌렸죠 736 01:00:27,947 --> 01:00:30,316 젖은 땅에는 소용없겠지만 737 01:00:30,452 --> 01:00:34,495 - 나중에 또 하지 - 나한테 살충제를 뿌려댔어요 738 01:00:35,285 --> 01:00:39,530 언제 가요? 아니면 친구들을 부를게요 739 01:00:40,848 --> 01:00:46,208 가능한 한 빨리 가야지 친구들한텐 부담 주지 마렴 740 01:00:47,734 --> 01:00:50,494 - 다음 주 토요일? - 그래, 괜찮겠어? 741 01:00:50,629 --> 01:00:53,267 난 못 가요 기사를 끝내야 해요 742 01:00:53,402 --> 01:00:56,631 - 거기서 쓰면 되지 - 나 빼고 가요 743 01:00:58,444 --> 01:01:00,465 넌 갈 거니 나타샤? 744 01:01:00,600 --> 01:01:03,908 나도 토요일엔 약속이 있어요 745 01:01:05,156 --> 01:01:07,071 넌 가도 되잖아 746 01:01:07,307 --> 01:01:09,766 고맙지만 나도 계획이 있어 747 01:01:09,901 --> 01:01:14,431 피할 수도 없어 사촌이 날 초대했거든 748 01:01:16,109 --> 01:01:21,753 - 아무도 못 가겠네 - 나 혼자 갈게, 전에도 그랬는걸 749 01:01:22,055 --> 01:01:24,840 - 막진 않을게요 - 저도요 750 01:01:28,663 --> 01:01:31,793 보여줄 게 있어요 에브, 실례해요 751 01:01:36,173 --> 01:01:37,502 뭔데? 752 01:02:09,660 --> 01:02:12,510 - 꽃에 물 줬어 - 내가 하면 되는데 753 01:02:12,646 --> 01:02:15,362 - 넌 바쁘잖아 - 너도 바쁘면서 754 01:02:22,317 --> 01:02:25,868 철학자들이 그렇게 세심한지 몰랐어 755 01:02:26,003 --> 01:02:27,198 광적이지 756 01:02:27,533 --> 01:02:29,034 일상적인 집안일에 말이야 757 01:02:29,273 --> 01:02:33,310 왜 아니겠어, 하지만 난 철학자가 아니라 교사인걸 758 01:02:33,445 --> 01:02:37,926 에브는 집안일을 하찮게 생각할걸 759 01:02:38,061 --> 01:02:41,377 식탁을 차리거나 의자를 놓는 것 말이야 760 01:02:41,617 --> 01:02:44,983 에브가 여기 살지 않아서 참 다행이긴 하지만 761 01:02:49,963 --> 01:02:53,169 그 여자가 아는 척하는 거 봤지? 762 01:02:53,405 --> 01:02:55,669 내가 시작했는걸 763 01:02:55,978 --> 01:02:59,952 넌 네 직업에 대한 질문에 답했을 뿐이야 764 01:03:00,290 --> 01:03:04,884 에브는 잘난 척을 해댔지 아빠도 눈치챘다고 765 01:03:05,120 --> 01:03:10,794 아빠랑 방에서 네 얘기를 했는데 네가 엄격해 보이지 않는대 766 01:03:10,931 --> 01:03:13,795 학교 선생의 이미지가 그렇잖아 767 01:03:14,130 --> 01:03:17,245 아빠는 네가 여러 면에서 훌륭하고 768 01:03:17,851 --> 01:03:22,131 예쁜가 봐 네 인상이 좋았던 거지 769 01:03:22,754 --> 01:03:24,253 그렇게 말했어? 770 01:03:24,388 --> 01:03:29,365 아니, 널 쳐다보는 아빠의 눈에서 느껴졌어 771 01:03:29,500 --> 01:03:32,952 못생긴 여자는 그렇게 쳐다보지 않거든 772 01:03:33,464 --> 01:03:38,194 에브도 아빠가 널 쳐다보는 걸 봤으니 널 싫어할걸 773 01:03:39,966 --> 01:03:42,195 너, 에브한테 심한 것 같아 774 01:03:42,992 --> 01:03:45,541 예쁘고 지적인 여자던데 775 01:03:47,547 --> 01:03:50,584 널 약 올리긴 하지만 친절한 편이잖아 776 01:03:50,921 --> 01:03:52,849 그게 친절해? 777 01:03:54,537 --> 01:03:57,509 네가 늘 좋게 보려는 성향이란 건 알겠어 778 01:04:01,839 --> 01:04:04,511 아빠한텐 너 같은 여자가 필요해 779 01:04:05,212 --> 01:04:07,240 아빠를 달래줄 사람 말이야 780 01:04:08,938 --> 01:04:11,809 닦달이나 하는 히스테리 심한 여자가 아니라 781 01:04:12,554 --> 01:04:14,777 아빠는 널 좋아해 782 01:04:15,014 --> 01:04:18,325 - 난 나이가 많은걸 - 너도 내 또래처럼 보여 783 01:04:18,461 --> 01:04:21,662 - 그분도 나이가 많지 - 아빠가 너무 늙었다고? 784 01:04:25,281 --> 01:04:27,409 게다가 네 아버지잖아 785 01:04:28,476 --> 01:04:31,857 아니라고 생각해 그냥 만난 거라고 786 01:04:32,092 --> 01:04:34,056 하지만 그렇지 않잖아 787 01:04:34,491 --> 01:04:37,385 난 그런 추정은 좋아하지 않아 788 01:04:37,621 --> 01:04:39,893 게다가 우리 둘 다 애인이 있는걸 789 01:04:41,620 --> 01:04:45,758 아빠는 진지한 사이도 아니야 금방 헤어질걸 790 01:04:47,636 --> 01:04:50,352 너도 진지한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791 01:04:50,661 --> 01:04:52,925 무슨 말을 하는 거야? 792 01:04:53,060 --> 01:04:56,027 추측한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해? 793 01:04:56,364 --> 01:04:59,958 네 애인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지 않거든 794 01:05:00,293 --> 01:05:03,750 미안하지만 난 그런 열정을 표현하지 않거든 795 01:05:04,988 --> 01:05:09,277 내가 틀렸을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추측해볼게 796 01:05:09,512 --> 01:05:12,543 너도 광적인 사랑에 빠질 수 있잖아 797 01:05:12,881 --> 01:05:16,083 누구든 그렇겠지 잘 모르겠다 798 01:05:16,219 --> 01:05:19,958 만약 그렇다면 나도 지금쯤 그래야겠지 799 01:05:20,496 --> 01:05:24,395 가정은 관두자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800 01:05:24,531 --> 01:05:26,002 아무것도 아니야 801 01:05:26,895 --> 01:05:28,054 난 몽상가야 802 01:05:28,490 --> 01:05:30,518 난 그렇지 않아 803 01:05:33,189 --> 01:05:36,113 나 내일 한가한데 같이 별장 갈래? 804 01:05:36,249 --> 01:05:38,979 수업이 없어서 일찍 갈 수 있어 805 01:05:39,592 --> 01:05:43,772 난 바빠 사촌이랑 식사해야 해 806 01:05:44,008 --> 01:05:46,136 귀찮은 일이라며? 807 01:05:48,072 --> 01:05:51,318 - 아빠랑 같이 가면 되겠네 - 아빠는 안 가 808 01:05:51,654 --> 01:05:53,682 - 직접 그렇게 말했어? - 아니 809 01:05:55,062 --> 01:05:59,027 애인을 놔두고 정원을 손질하러 갈 리 없거든 810 01:05:59,764 --> 01:06:01,997 어제는 간다고 했잖아 811 01:06:02,433 --> 01:06:05,314 약속은 꼭 지킬 분 같던데 812 01:06:05,649 --> 01:06:09,501 그걸 약속으로 생각하진 않았을걸 813 01:06:10,470 --> 01:06:12,747 난 들은 대로 말한 거야 814 01:06:13,283 --> 01:06:15,451 난 말과 말 사이를 읽을 줄 알거든 815 01:06:15,786 --> 01:06:19,381 짧고 단호한 답이었어 분명하게 들렸다고 816 01:06:19,716 --> 01:06:21,944 누가 맞을지 두고 보자고 817 01:06:23,715 --> 01:06:26,087 내가 약속을 취소해볼게 818 01:06:27,261 --> 01:06:30,392 내 사촌한테도 귀찮은 일일 테니까 819 01:06:31,925 --> 01:06:34,325 - 난 단지 네 아빠가 - 무서워? 820 01:06:34,772 --> 01:06:36,400 전혀 아닌데 821 01:06:36,902 --> 01:06:38,981 난 남의 일에 간섭하는 건 싫어 822 01:06:39,189 --> 01:06:43,309 간섭하는 거 아니야 에브도 없을 거야 823 01:06:43,744 --> 01:06:46,230 에브도, 아빠도 오지 않을 거라고 824 01:06:46,665 --> 01:06:48,624 무슨 상관이야? 난 가고 싶어 825 01:06:48,760 --> 01:06:52,224 아빠가 가든 안 가든 우리는 상관없잖아 826 01:06:53,411 --> 01:06:57,084 우리가 가는 게 중요하지 나 옷 입는다 827 01:07:00,166 --> 01:07:03,273 아빠 차다 네 말대로 아빠가 왔나 봐 828 01:07:08,233 --> 01:07:10,461 젠장, 같이 왔잖아 829 01:07:21,438 --> 01:07:23,021 - 안녕 - 안녕 830 01:07:23,151 --> 01:07:24,613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831 01:07:25,472 --> 01:07:27,600 - 안녕하세요 - 왔니? 832 01:07:30,584 --> 01:07:33,715 모두 안 온다더니 이렇게 모였네요 833 01:07:33,852 --> 01:07:35,003 난 온다고 했잖아 834 01:07:36,917 --> 01:07:40,953 혼자 해도 되니까 부엌일을 도우렴 835 01:07:42,094 --> 01:07:44,507 일부러 에브랑 같이 안 온 건 아니에요 836 01:07:44,711 --> 01:07:48,070 아빠랑 여기에 같이 있는 거 정말 오랜만이잖아요 837 01:07:51,613 --> 01:07:56,230 내가 독창적인 줄 알고 모나리자에 관해 썼는데 838 01:07:56,668 --> 01:08:00,606 숙제를 낸 후에 선생님 말씀이 839 01:08:00,841 --> 01:08:03,461 모두 모나리자에 관해 썼다는 거예요 840 01:08:03,797 --> 01:08:05,625 짜증이 나더라고요 841 01:08:08,282 --> 01:08:11,446 - 내가 할게요 - 됐어, 감자 껍질 벗기는 거 좋아 842 01:08:11,582 --> 01:08:13,859 담배 피우려면 마당에 나가요 843 01:08:14,194 --> 01:08:18,714 난 일하면서 담배 피우는 게 좋아 844 01:08:18,850 --> 01:08:20,665 부엌에선 안 돼요 845 01:08:20,901 --> 01:08:25,152 어째서? 담배가 거슬리면 그만 피울게 846 01:08:25,487 --> 01:08:29,155 거슬린단 거 알잖아요 내가 나가죠 847 01:08:29,490 --> 01:08:32,661 - 잔느가 말린다면 몰라도 - 난 괜찮아 848 01:08:34,740 --> 01:08:38,021 담배 피우면서 요리하는 사람은 없어요 849 01:08:38,157 --> 01:08:41,121 알았어 조심하면 되잖아 850 01:08:41,386 --> 01:08:43,780 음식에 담뱃재 떨어뜨리지 않을게 851 01:08:43,917 --> 01:08:45,245 걱정 마 852 01:08:46,781 --> 01:08:48,309 여기요 853 01:08:51,327 --> 01:08:57,708 이런, 꼭 큰소리를 칠 때마다 이렇게 된다니까 854 01:08:57,943 --> 01:09:01,535 미안해, 감자가 모자란 건 아니겠지? 855 01:09:03,507 --> 01:09:05,651 담배가 모자란 건 아니겠지? 856 01:09:06,289 --> 01:09:10,256 맞아 여기 한가득 있어 857 01:09:10,392 --> 01:09:12,078 그만해, 나타샤 858 01:09:12,618 --> 01:09:16,661 옆방에서 평화롭게 피워야지 감자 깎기도 지겨워 859 01:09:22,076 --> 01:09:25,942 그 접시는 안 돼요 이거 놔요, 깨지겠어 860 01:09:28,126 --> 01:09:29,707 골동품 접시라고 861 01:09:30,251 --> 01:09:32,720 어쩌면 우리 집에서 제일 오래된 걸 수도 있어 862 01:09:32,856 --> 01:09:35,780 그래? 깨졌다면 네 잘못이었을 거야 863 01:09:35,915 --> 01:09:39,046 점잖게 부탁하면 되지 왜 거칠게 굴어? 864 01:09:39,185 --> 01:09:41,484 그쪽이 헐겁게 잡아서 떨어질 뻔했다고요 865 01:09:41,619 --> 01:09:44,306 너 같은 성격 이상자는 처음 봐 866 01:09:44,513 --> 01:09:48,490 - 접시는 재떨이가 아니에요 - 재떨이가 없잖아 867 01:09:48,625 --> 01:09:50,633 그럼 담배를 피우지 말던가 868 01:09:50,938 --> 01:09:54,031 독재자가 따로 없네 869 01:09:55,215 --> 01:09:59,709 네 손님은 일하는데 넌 아무것도 안 했잖아 870 01:10:00,501 --> 01:10:04,639 이 집을 팔아버려야 해 그이가 너무 친절해서 871 01:10:04,778 --> 01:10:08,892 널 위해서 녹슨 철에 페인트칠하면서 고생이지 872 01:10:10,168 --> 01:10:14,961 네가 왔으니 우린 파리로 돌아가겠어 873 01:10:15,697 --> 01:10:18,005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874 01:10:21,816 --> 01:10:23,844 귀찮았는데 다행이야 875 01:10:27,971 --> 01:10:29,899 왜? 넌 안 그래? 876 01:10:31,175 --> 01:10:33,438 네가 너무 지나쳤어 877 01:10:35,309 --> 01:10:40,216 두 사람이 먼저 왔고 우린 온다고 알리지 않았잖아 878 01:10:40,351 --> 01:10:43,623 - 에브는 안 온댔어 - 우리가 방해하면 안 되지 879 01:10:44,250 --> 01:10:47,692 - 적어도 오늘은 - 왜 에브 편들어? 880 01:10:47,827 --> 01:10:49,904 편드는 거 아니야 881 01:10:50,539 --> 01:10:52,804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니지 882 01:10:53,947 --> 01:10:59,528 아빠랑 잘 지내려면 두 사람을 내버려 둬 883 01:10:59,863 --> 01:11:01,735 우린 숲속에서 산책이나 하자 884 01:11:02,571 --> 01:11:04,452 내가 좋은 식당을 알아 885 01:11:04,588 --> 01:11:09,090 왜 내가 양보해? 에브도 온단 말 없었다고 886 01:11:09,526 --> 01:11:14,619 아빠랑 잘 지내는 건 에브랑 상관없어 887 01:11:15,055 --> 01:11:17,463 아빠는 그러려니 생각해 888 01:11:17,802 --> 01:11:20,731 물론 속상해하지만 본인 탓을 하시지 889 01:11:23,122 --> 01:11:24,550 뭐 하는 거지? 890 01:11:29,212 --> 01:11:30,640 문 닫아요 891 01:11:39,149 --> 01:11:41,207 잘 있어 892 01:11:41,518 --> 01:11:43,167 기차를 탈 거야 893 01:11:45,725 --> 01:11:47,253 네 아빠는 머물겠대 894 01:11:51,427 --> 01:11:55,057 - 참견하지 마 - 내 일이기도 해 895 01:12:07,946 --> 01:12:09,904 내가 뭐 놓고 왔어요? 896 01:12:10,240 --> 01:12:14,242 나타샤랑 내가 갈 테니 여기 있어요 897 01:12:14,478 --> 01:12:17,233 고맙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요 898 01:12:17,369 --> 01:12:19,076 난 안 오려고 했어요 899 01:12:19,211 --> 01:12:23,220 나도요, 날 도우려면 역까지 태워줘요 900 01:12:24,089 --> 01:12:25,625 저기 오네요 901 01:12:25,963 --> 01:12:28,500 미쳤군 지금 기차는 없어 902 01:12:28,636 --> 01:12:33,124 1시 반에 있어요 질척대면 놓칠 거예요 903 01:12:33,260 --> 01:12:36,324 일 끝내고 내가 데려다줄게 904 01:12:36,459 --> 01:12:39,103 - 2시간은 걸릴 텐데 - 30분이면 돼 905 01:12:39,242 --> 01:12:42,870 - 나타샤랑 제가 갈게요 - 아니야 906 01:12:43,105 --> 01:12:45,712 두 분이 먼저 왔고 우린 예고도 안 했잖아요 907 01:12:45,848 --> 01:12:46,826 무슨 소리야 908 01:12:46,961 --> 01:12:50,490 우린 안 갈 거야, 잔느 네 맘대로 결정하지 마 909 01:12:50,925 --> 01:12:54,477 난 마음 정했어 가방 가지고 갈래 910 01:12:54,716 --> 01:12:57,853 화내지 마 제발 넌 빠져줘 911 01:12:58,088 --> 01:13:00,282 너라도 침착해야지 912 01:13:03,465 --> 01:13:07,872 정말 못 말려 난 갈게요 913 01:13:08,008 --> 01:13:11,136 내가 결정해야겠군 우리가 파리로 가지 914 01:13:11,272 --> 01:13:13,500 정원은 네가 마저 손보렴 915 01:13:19,200 --> 01:13:23,665 라일락 예쁘지? 너무 높아서 딸 수가 없네 916 01:13:26,885 --> 01:13:31,414 사과꽃은 아직이네 다음 주에나 피겠다 917 01:13:33,110 --> 01:13:35,649 - 사과가 열리는 거야? - 응 918 01:13:35,991 --> 01:13:39,178 많이 열리는데 대부분 쥐가 먹어버려 919 01:13:42,046 --> 01:13:44,610 아빠잖아 혼자 있네 920 01:13:48,862 --> 01:13:52,193 기차가 있더구나 에브 걱정은 마렴 921 01:13:53,243 --> 01:13:57,746 할 일이 있어서 간 거야 원래 오기 싫어했어 922 01:13:58,081 --> 01:14:02,184 이 일은 나중에 얘기하자 점심은 먹었니? 923 01:14:02,320 --> 01:14:06,879 네, 아빠가 오실지 몰랐어요 먹을 건 많아요 924 01:14:07,118 --> 01:14:08,738 몇 시예요? 925 01:14:09,274 --> 01:14:11,990 전화해야겠다 실례할게 926 01:14:17,898 --> 01:14:19,748 밧줄을 잡아 927 01:14:22,627 --> 01:14:24,355 윌리엄이구나 928 01:14:39,875 --> 01:14:41,374 - 잘 있었나? - 반가워요 929 01:14:41,609 --> 01:14:44,580 잔느, 윌리엄이야 내 친구지 930 01:14:45,578 --> 01:14:47,842 정원을 손보는 중인데 도와줄래요? 931 01:14:48,151 --> 01:14:50,495 내 전문 분야가 아닌데 932 01:14:50,932 --> 01:14:55,247 괜히 더러워지잖아 거의 다 끝났어 933 01:14:56,184 --> 01:15:00,393 숲에서 산책할래요? 경치 보여줄게요 934 01:15:00,704 --> 01:15:02,732 가지 935 01:15:03,869 --> 01:15:07,141 우린 가볼게요 저녁때 와요 936 01:15:07,276 --> 01:15:09,296 그래라 937 01:15:09,432 --> 01:15:11,696 낮잠 자고 싶으면 내 방에서 자 938 01:15:11,832 --> 01:15:14,903 정원에서 책을 읽을래 939 01:15:33,461 --> 01:15:35,489 - 커피 마실래? - 괜찮아요 940 01:15:58,740 --> 01:16:00,383 나타샤? 941 01:16:03,714 --> 01:16:06,086 바꿔줄게 잔느? 942 01:16:19,292 --> 01:16:21,320 안 온다고? 943 01:16:22,247 --> 01:16:24,275 알았어 944 01:16:27,916 --> 01:16:30,336 내일 들를 거야? 945 01:16:30,871 --> 01:16:33,808 가기 전에 봤으면 해서 946 01:16:35,949 --> 01:16:37,977 좋은 시간 보내 947 01:16:43,042 --> 01:16:44,713 - 안 온다니? - 네 948 01:16:45,024 --> 01:16:49,826 그럴 줄 알았다 자주 못 보니까 실컷 놀아야지 949 01:16:49,962 --> 01:16:53,560 왠지 모르지만 날 불편해하더구나 950 01:16:53,996 --> 01:16:55,773 저도 가볼게요 951 01:16:55,908 --> 01:16:57,580 뭐? 952 01:16:57,716 --> 01:17:01,197 나타샤를 기다렸는데 안 온다니까 가야죠 953 01:17:01,333 --> 01:17:05,874 날 혼자 두려고? 여자 세 명한테 차이는군 954 01:17:06,410 --> 01:17:09,647 한 명만 해당되죠 에브가 가서 좋아했잖아요 955 01:17:09,782 --> 01:17:12,534 에브는 갈 이유가 있었지만 넌 아니잖아 956 01:17:12,669 --> 01:17:16,843 나타샤랑 함께 왔는데 걔가 가버렸으니 957 01:17:17,746 --> 01:17:19,953 제가 머물 이유가 없죠 958 01:17:20,358 --> 01:17:22,545 오늘 밤에 약속이 있었는데 959 01:17:22,683 --> 01:17:25,477 너무 늦었어 저녁은 먹어야지 960 01:17:25,713 --> 01:17:29,465 지금은 운전하기에 안 좋아 더 늦게 가렴 961 01:17:31,655 --> 01:17:33,227 받아 962 01:17:45,047 --> 01:17:47,124 둘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963 01:17:47,760 --> 01:17:51,511 결국 터질 일이었지만 너한테 미안해 964 01:17:52,736 --> 01:17:55,245 둘 다 사랑스러운 여자들인데 965 01:17:55,683 --> 01:17:59,370 나타샤는 에브가 끔찍한 짓을 했다는구나 966 01:18:00,134 --> 01:18:02,162 목걸이 얘기 들었어요 967 01:18:03,130 --> 01:18:04,901 굉장하지 968 01:18:05,038 --> 01:18:09,705 에브가 목걸이를 하거나 팔 일도 없는데 말이야 969 01:18:09,841 --> 01:18:12,300 돈이 필요하지도 않고 도둑도 아니야 970 01:18:12,735 --> 01:18:17,187 그렇다고 나타샤가 일부러 감췄을 리도 없지 971 01:18:18,330 --> 01:18:20,603 목걸이를 하고 싶어 하니까 972 01:18:20,738 --> 01:18:24,489 거짓말을 하는 애는 아니지만 도벽이 있다고 해도 973 01:18:24,624 --> 01:18:26,896 자기 걸 훔칠 리는 없잖아 974 01:18:27,132 --> 01:18:30,782 난 분명 주머니 안에 넣었거든 975 01:18:30,918 --> 01:18:34,199 거리에서 떨어뜨렸나 봐 976 01:18:34,534 --> 01:18:39,149 정말 미스터리라니까 977 01:18:39,784 --> 01:18:43,636 우리 가족의 미스터리지 처음 있는 일도 아니야 978 01:18:47,887 --> 01:18:52,746 오늘 아침 일도 그렇고 내가 가장 후회되는 게 979 01:18:53,624 --> 01:18:56,654 둘의 사이가 딸이 아빠의 애인한테 느끼는 980 01:18:56,789 --> 01:19:02,276 단순한 질투심에서 온 증오가 아니라는 거야 981 01:19:03,013 --> 01:19:05,973 이혼 후에 난 한동안 혼자였어 982 01:19:06,108 --> 01:19:09,515 하지만 곧 나타샤의 엄마를 잊게 됐고 983 01:19:09,651 --> 01:19:15,168 많은 여자를 만났지만 나타샤는 화내지 않았지 984 01:19:16,366 --> 01:19:21,924 에브는 다른 여자들보다 오래 만나고 있거든 985 01:19:22,800 --> 01:19:26,429 나타샤는 영원할 줄 아는데 그렇지 않아 986 01:19:26,764 --> 01:19:29,113 영원하지 않을 거란 생각 때문에 987 01:19:29,615 --> 01:19:32,717 우리 사이는 식을 대로 식었어 988 01:19:32,953 --> 01:19:35,984 난 그녀가 떠나길 기다리고 있지 989 01:19:36,223 --> 01:19:39,077 오늘 아침이 좋은 구실이 됐어 990 01:19:39,213 --> 01:19:42,946 나타샤는 에브한테 다른 남자가 있단 걸 몰라 991 01:19:43,281 --> 01:19:45,925 에브는 별로 위험한 여자가 아니야 992 01:19:46,163 --> 01:19:48,362 나이 때문일지도 몰라요 993 01:19:48,497 --> 01:19:52,404 아빠가 자기 또래의 여자랑 있는 게 싫은 거죠 994 01:19:52,540 --> 01:19:55,256 그 애는 내 또래의 남자랑 사귀는걸 995 01:19:55,565 --> 01:19:57,772 전 그게 더 신경 쓰여요 996 01:19:58,507 --> 01:20:01,206 당신과 에브 사이가 놀랍진 않지만 997 01:20:01,378 --> 01:20:04,701 난 나이 차이 나는 관계는 별로예요 998 01:20:04,936 --> 01:20:06,337 마티외와 난 또래죠 999 01:20:06,576 --> 01:20:10,021 재밌네, 나이 든 남자랑 어울릴 것 같은데 1000 01:20:10,156 --> 01:20:14,616 그래서 네가 어린 거지 난 그 반대를 좋아해 1001 01:20:14,751 --> 01:20:18,789 난 네가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진 않거든 1002 01:20:19,024 --> 01:20:22,126 나도 당신이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1003 01:20:23,271 --> 01:20:26,804 문제는 나타샤의 아빠란 거죠 1004 01:20:27,340 --> 01:20:28,599 그래서 좋아요 1005 01:20:28,834 --> 01:20:33,536 애먼 생각 없이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잖아요 1006 01:20:33,772 --> 01:20:36,423 확실히 편해 보이는구나 1007 01:20:36,659 --> 01:20:40,559 내 여인들은 다 신경질적이야 나타샤도 그렇고 1008 01:20:41,278 --> 01:20:46,781 - 저도요, 당신은 화를 안 내네요 - 화를 내곤 하니? 1009 01:20:46,917 --> 01:20:49,558 - 오늘은 그럴 뻔했죠 - 참은 거구나 1010 01:20:49,694 --> 01:20:53,803 나타샤가 고집부렸다면 가버렸을 거예요 1011 01:20:54,427 --> 01:20:57,558 - 난 강요하는 게 싫어요 - 이해가 안 돼 1012 01:20:58,600 --> 01:21:02,116 왜 상관없는 일에 화를 내는 거니? 1013 01:21:02,252 --> 01:21:07,089 내게 중요한 일은 자제할 수 있어요 1014 01:21:07,324 --> 01:21:09,975 하지만 내가 혐오하는 것들 있죠 1015 01:21:10,111 --> 01:21:13,139 오늘 아침엔 그 강박관념이 끓어 올랐던 거예요 1016 01:21:13,275 --> 01:21:16,477 난 다른 사람의 자유에 집착하거든요 1017 01:21:16,613 --> 01:21:19,268 가끔 강압적이 되기도 하죠 1018 01:21:19,604 --> 01:21:21,595 난 지저분한 남자랑 살아요 1019 01:21:22,351 --> 01:21:24,302 그래서 어떻게 됐지? 1020 01:21:24,437 --> 01:21:27,224 다툼이 있었지만 크진 않았어요 1021 01:21:27,532 --> 01:21:28,509 이번 주 그 집에 1022 01:21:28,645 --> 01:21:32,525 머물지 않은 건 외로워서가 아니라 1023 01:21:33,061 --> 01:21:36,233 그의 지저분함이 싫어서예요 1024 01:21:36,568 --> 01:21:38,489 마티외도 없으니 더 못 참죠 1025 01:21:38,624 --> 01:21:40,158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겠지 1026 01:21:40,294 --> 01:21:42,175 네, 많이 사랑하나 봐요 1027 01:21:42,310 --> 01:21:44,344 확실해? 1028 01:21:44,779 --> 01:21:50,039 그를 미친 듯이 사랑한다면 그의 지저분함도 초월해야 해 1029 01:21:50,248 --> 01:21:52,503 난 미친 듯이 사랑하는 거 안 해요 1030 01:21:52,638 --> 01:21:57,128 난 미치지도 않았고 신경질적이지도 않다고요 1031 01:21:57,463 --> 01:22:00,908 불행히도 난 항상 미친 듯이 사랑하지 1032 01:22:02,201 --> 01:22:07,182 난 늘 너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 1033 01:22:08,807 --> 01:22:12,400 내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요? 1034 01:22:14,129 --> 01:22:16,415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1035 01:22:16,728 --> 01:22:20,843 당신은 나이만 빼면 마티외랑 많이 비슷해요 1036 01:22:20,979 --> 01:22:22,225 내 강박관념 말이야? 1037 01:22:22,361 --> 01:22:26,648 아뇨, 물론 당신은 정돈됐지만 마티외는 수학자답게 1038 01:22:26,960 --> 01:22:30,126 정돈되지 않았어요 쥘 베른이란 과학자의 1039 01:22:30,263 --> 01:22:33,922 캐리커처랑 비슷해요 그래서 그를 '제피린'이라 부르죠 1040 01:22:34,232 --> 01:22:38,470 방에서 겨우 1제곱미터의 공간만을 치우게 하는 1041 01:22:38,609 --> 01:22:41,573 지저분한 남자 말이에요 1042 01:22:43,999 --> 01:22:46,513 둘이 비슷한 점은 1043 01:22:46,815 --> 01:22:49,731 둘 다 시적인 삶을 산다는 거죠 1044 01:22:50,919 --> 01:22:55,099 당신은 나타샤의 시선으로 봤을 때 추측한 거고 1045 01:22:55,235 --> 01:23:00,471 마티외는 과학자지만 모든 게 시적이에요 1046 01:23:01,664 --> 01:23:04,362 그래서 그의 지저분함도 용서하는 거죠 1047 01:23:04,897 --> 01:23:07,411 가끔 죽이고 싶을 때도 있지만 1048 01:23:10,388 --> 01:23:12,116 당신은 달라요 1049 01:23:12,969 --> 01:23:16,140 당신의 시는 그런 게 있다면 1050 01:23:17,107 --> 01:23:21,488 당신의 꼼꼼함과 세심함을 흐트러트리지 않아요 1051 01:23:22,388 --> 01:23:25,730 난 오늘 당신이 올 줄 알았어요 나타샤는 아니랬지만 1052 01:23:25,866 --> 01:23:28,282 당신이 온다고 말했으니까요 1053 01:23:28,717 --> 01:23:30,711 그래 온다고 했잖아 1054 01:23:31,047 --> 01:23:34,340 금요일에 전화로 확인까지 했어 1055 01:23:35,255 --> 01:23:37,763 하지만 나도 에브가 올 줄 몰랐어 1056 01:23:39,323 --> 01:23:41,240 내가 온다고 하면 진심인 거야 1057 01:23:41,375 --> 01:23:45,077 나도 그래요, 난 항상 말한 그대로를 믿죠 1058 01:23:46,491 --> 01:23:49,864 나타샤의 고집은 이해가 안 돼요 1059 01:23:50,841 --> 01:23:54,172 고집? 무슨 말을 했길래? 1060 01:23:54,510 --> 01:23:57,168 아니에요 내 오해일 수도 있죠 1061 01:24:07,107 --> 01:24:09,135 옆에 앉아도 될까? 1062 01:24:10,384 --> 01:24:11,528 네 1063 01:24:25,328 --> 01:24:27,156 손 잡아도 되겠니? 1064 01:24:27,760 --> 01:24:28,803 네 1065 01:24:45,045 --> 01:24:47,173 - 키스해도 돼? - 네 1066 01:25:16,549 --> 01:25:18,377 잔느, 가지 마 1067 01:25:23,782 --> 01:25:27,162 '네'라고 했어요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요? 1068 01:25:27,568 --> 01:25:29,104 그럼 여기 있어 1069 01:25:29,242 --> 01:25:32,834 아뇨, 원한 걸 얻었잖아요 이제 끝났어요 1070 01:25:34,740 --> 01:25:36,934 다른 걸 바라면 안 돼? 1071 01:25:39,222 --> 01:25:42,352 세 가지나 해줬잖아요 1072 01:25:43,116 --> 01:25:45,488 '세 가지 소원'이란 이야기 알아요? 1073 01:25:47,046 --> 01:25:49,796 한 부부에게 세 가지 소원이 주어졌죠 1074 01:25:49,932 --> 01:25:51,987 남편은 소시지를 청했고 1075 01:25:52,123 --> 01:25:55,152 화가 난 부인은 소시지를 남편의 코에 붙게 했고 1076 01:25:55,288 --> 01:25:58,116 남편은 그걸 사라지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1077 01:25:58,452 --> 01:26:00,685 당신의 소원은 꽤 괜찮았던 거죠 1078 01:26:00,820 --> 01:26:03,158 더 원할 수도 있잖아 1079 01:26:03,494 --> 01:26:05,165 너무 늦었어요 1080 01:26:05,302 --> 01:26:06,537 네가 들어줬을까? 1081 01:26:06,941 --> 01:26:11,391 그럼요, 난 당신이 묻지 않은 거에 끌렸는데요 1082 01:26:11,526 --> 01:26:12,887 충격받았니? 1083 01:26:13,022 --> 01:26:17,311 놀랐죠 난 쉽게 놀라요 1084 01:26:17,646 --> 01:26:19,632 당신은 그 방면의 전문가네요 1085 01:26:20,219 --> 01:26:25,061 내 직감에 따랐을 뿐이야 항상 성공했지 1086 01:26:25,197 --> 01:26:27,083 진지한 일에도요? 1087 01:26:28,535 --> 01:26:31,176 당신이 정말 날 사랑했다면 1088 01:26:31,312 --> 01:26:34,654 아까처럼 위험을 무릅썼을까요? 1089 01:26:34,990 --> 01:26:37,063 물론이야 1090 01:26:37,398 --> 01:26:40,296 왜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1091 01:26:40,532 --> 01:26:42,587 - 방금의 행동을 보고요 - 그렇지 않아 1092 01:26:42,723 --> 01:26:44,856 맞아요 1093 01:26:45,291 --> 01:26:49,251 널 사랑하진 않지만 사랑에 빠질 순 있어 1094 01:26:52,698 --> 01:26:54,615 난 그러고 싶어 1095 01:26:54,950 --> 01:27:00,259 네 전략에 빠지지 않으려고 빠르게 움직였던 거야 1096 01:27:00,970 --> 01:27:02,465 전략요? 1097 01:27:02,782 --> 01:27:04,664 무슨 전략요? 1098 01:27:04,800 --> 01:27:10,157 우리의 관계를 진부하고 순결하고 육체적이지 않게 하려는 거 1099 01:27:11,232 --> 01:27:16,484 난 네 친구의 아빠니까 빠질 생각이 없는 거지 1100 01:27:16,622 --> 01:27:18,503 그런 건 싫어 1101 01:27:18,638 --> 01:27:23,275 날 불편하고 얼어붙게 만들어 어색하고 답답하다고 1102 01:27:24,451 --> 01:27:27,688 난 상대를 원하고 상대도 날 원했으면 해 1103 01:27:27,923 --> 01:27:31,125 비록 답이 없는 관계라도 말이야 1104 01:27:32,518 --> 01:27:36,348 에브에 대한 사랑은 사그라들어 버렸어 1105 01:27:37,039 --> 01:27:41,776 네가 되살렸지, 욕실 밖으로 나왔을 때가 아니라 1106 01:27:41,911 --> 01:27:44,040 같이 식사할 때였어 1107 01:27:44,176 --> 01:27:47,862 내 말을 안 듣는군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 1108 01:27:48,066 --> 01:27:50,295 그래요? 뭔데요? 1109 01:27:50,431 --> 01:27:54,328 '뻔한 소리니까 그냥 떠들게 두자' 1110 01:27:54,464 --> 01:27:57,562 그런 생각 한 거 아니에요 1111 01:27:57,698 --> 01:28:02,085 - 그럼 뭔데? - 월요일 수업요 1112 01:28:03,296 --> 01:28:05,739 현실에서 도망치고 있잖아 1113 01:28:07,365 --> 01:28:10,466 아뇨, 난 현실을 생각한 거예요 1114 01:28:10,704 --> 01:28:14,506 '네'라고 말하기 전의 내 생각을 떠올렸어요 1115 01:28:14,641 --> 01:28:16,213 선험적인 건가? 1116 01:28:16,364 --> 01:28:17,252 아뇨 1117 01:28:17,519 --> 01:28:19,301 심리학적인 거죠 1118 01:28:19,736 --> 01:28:20,861 그래서? 1119 01:28:20,996 --> 01:28:24,520 내 생각의 현재 상태는 1120 01:28:24,856 --> 01:28:27,993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1121 01:28:28,329 --> 01:28:33,968 내 말은 인간의 상호작용을 결정하는 동기가 없었죠 1122 01:28:34,106 --> 01:28:36,785 끌림, 반감, 사랑, 증오 1123 01:28:37,097 --> 01:28:39,776 지배와 복종 같은 1124 01:28:40,014 --> 01:28:42,095 당신이나 마티외에 대해서 1125 01:28:42,230 --> 01:28:43,751 나 자신에 대해서도요 1126 01:28:44,086 --> 01:28:47,810 - 로봇처럼 행동한 거니? - 아뇨 1127 01:28:48,606 --> 01:28:51,713 수의 논리에 의해 행동한 거죠 1128 01:28:52,154 --> 01:28:54,209 숫자 '3'요 1129 01:28:54,344 --> 01:28:57,575 - 늘 숫자 3이겠지 - 이건 게임이에요 1130 01:28:57,713 --> 01:29:02,865 '3'에는 전통이 있죠 삼각형, 삼단 논법 1131 01:29:03,077 --> 01:29:06,793 삼위일체 헤겔의 3단계 1132 01:29:07,032 --> 01:29:10,683 유한한 세상을 정의하고 최후를 결정하고 1133 01:29:10,822 --> 01:29:13,565 미스터리의 열쇠를 갖고 있을지 몰라요 1134 01:29:15,695 --> 01:29:18,582 난 내가 외부의 힘에 끌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1135 01:29:18,790 --> 01:29:20,118 내 선택은 자유죠 1136 01:29:20,877 --> 01:29:23,719 난 내 논리에 솔직했어요 1137 01:29:24,701 --> 01:29:27,932 '싫다'고 했다면 그건 거짓이었을 거예요 1138 01:29:28,070 --> 01:29:30,098 내가 불공평하게 굴었네요 1139 01:29:31,343 --> 01:29:34,130 내 이유도 일부는 그래 1140 01:29:34,925 --> 01:29:36,466 일부요? 1141 01:29:36,802 --> 01:29:38,830 전부 다는 아니지만 1142 01:29:39,445 --> 01:29:43,074 어떤 누군가 때문에 1143 01:29:43,409 --> 01:29:46,151 마음을 굳히게 됐어요 1144 01:29:46,387 --> 01:29:48,260 누군지 알아요? 1145 01:29:48,695 --> 01:29:52,381 나도 너도 아니고 네 약혼자도 아니랬지 1146 01:29:53,807 --> 01:29:56,629 - 에브? - 아뇨, 나타샤예요 1147 01:29:57,005 --> 01:30:02,365 내가 너무 심하게 굴었어요 날 용서해주길 바라죠 1148 01:30:02,674 --> 01:30:06,883 그렇지 않아, 걔가 널 나한테 떠밀었잖아 1149 01:30:07,020 --> 01:30:09,528 - 나타샤가 그래요? - 아니, 난 그 애를 아니까 1150 01:30:09,663 --> 01:30:12,579 에브에 대한 적대심 때문에 그런 거야 1151 01:30:14,497 --> 01:30:20,128 그게 얼마나 우스운지 알리고 당신의 음모도 무산시킬래요 1152 01:30:21,204 --> 01:30:25,070 음모가 있다면 나타샤가 꾸민 거겠지 1153 01:30:25,237 --> 01:30:26,918 순진무구한 탓이야 1154 01:30:27,154 --> 01:30:28,755 날 믿어줬음 좋겠다 1155 01:30:28,893 --> 01:30:30,721 믿어요 1156 01:30:32,057 --> 01:30:36,480 주제를 좀 바꾸죠 음악도 틀고요 1157 01:30:38,529 --> 01:30:39,963 신청 곡 있니? 1158 01:30:40,299 --> 01:30:41,927 당신이 선택해요 1159 01:30:46,071 --> 01:30:47,543 이거야 1160 01:31:03,840 --> 01:31:04,991 아니? 1161 01:31:09,821 --> 01:31:11,249 슈만이잖아요 1162 01:31:15,177 --> 01:31:17,205 '클레이스레리아나' 1163 01:31:22,165 --> 01:31:24,674 아니 '교향적 연습곡'이구나 1164 01:31:29,268 --> 01:31:31,224 나타샤가 친 거예요? 1165 01:31:31,659 --> 01:31:33,387 아주 잘하네요 1166 01:31:34,233 --> 01:31:38,691 4년 전에 녹음한 거라 기교가 불안정해 1167 01:31:41,257 --> 01:31:43,138 소파에 앉지 않을래? 1168 01:31:43,273 --> 01:31:45,301 여기가 편해요 1169 01:31:46,541 --> 01:31:48,570 그럼 내가 옮길까? 1170 01:31:49,602 --> 01:31:51,687 그냥 거기 있어요 1171 01:31:52,349 --> 01:31:53,941 음악 좀 듣죠 1172 01:32:16,621 --> 01:32:18,649 아직 여기 있어 1173 01:32:21,419 --> 01:32:23,927 내일 아침에 갈 거야 1174 01:32:24,062 --> 01:32:25,599 오늘 밤은 말고 1175 01:32:33,177 --> 01:32:35,371 다들 오늘 오후에 떠났어 1176 01:32:38,324 --> 01:32:40,352 아니, 너무 늦었어 1177 01:32:45,796 --> 01:32:50,112 졸려서 운전 못 해 이제 잘 거야 1178 01:32:54,737 --> 01:32:58,109 오늘 충분히 괴롭혔잖아 1179 01:33:01,413 --> 01:33:03,441 이러지 마, 에브 1180 01:33:04,473 --> 01:33:06,845 화내지 마, 에브 1181 01:33:11,046 --> 01:33:13,553 - 갈 거 아니지? - 늦었어요 1182 01:33:13,688 --> 01:33:15,048 그러니까 1183 01:33:15,183 --> 01:33:17,970 나타샤의 방에서 자고 내일 가렴 1184 01:33:19,983 --> 01:33:21,898 내일 아침에 바빠서요 1185 01:33:22,034 --> 01:33:26,450 짐 챙기고 정리하고 수업 준비해야죠 1186 01:33:27,041 --> 01:33:30,243 일찍 출발하면 되지 시간 될 거야 1187 01:33:30,379 --> 01:33:33,305 - 미안해요, 하지만 - 하지만? 1188 01:33:33,440 --> 01:33:36,556 - 나 때문에 거짓말하는 거 싫어요 - 거짓말? 1189 01:33:37,682 --> 01:33:40,781 전화 통화 엿들었어요 1190 01:33:41,017 --> 01:33:45,053 내가 갔다고 했으니 여기 있으면 안 되죠 1191 01:33:45,436 --> 01:33:47,996 설명하기엔 너무 복잡했어 1192 01:33:48,532 --> 01:33:53,577 물론 윌리엄부터 시작해서 다 말했어야 했어 1193 01:33:53,812 --> 01:33:58,584 그랬다면 질투심 때문에 에브는 한숨도 못 잤을걸 1194 01:33:58,820 --> 01:34:01,714 지금도 잘 잘 것 같진 않네요 1195 01:34:01,949 --> 01:34:05,579 내 애인이 나한테 그렇게 말한다면 난 못 잘걸요 1196 01:34:05,765 --> 01:34:08,773 잔느, 왜 갑자기 화내는 거야? 1197 01:34:08,909 --> 01:34:13,650 나타샤를 믿은 나 자신한테 화가 나요 1198 01:34:13,886 --> 01:34:17,000 여기 온 거랑 일찍 떠나지 않는 거 말이에요 1199 01:34:17,533 --> 01:34:21,396 - 혼자였다면 당신도 돌아갔겠죠 - 지금은 너무 늦었어 1200 01:34:21,532 --> 01:34:24,908 - 에브가 당신을 원하잖아요 - 난 노예가 아니야 1201 01:34:25,044 --> 01:34:27,868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요 1202 01:34:28,103 --> 01:34:32,182 내가 여기 있는 건 도움이 안 돼요, 안녕 1203 01:34:33,559 --> 01:34:35,423 네가 떠나면 난 속상할 거야 1204 01:34:35,724 --> 01:34:37,822 가게 해줘요, 제발 1205 01:34:38,257 --> 01:34:40,321 잔느, 들어봐 1206 01:34:40,656 --> 01:34:45,529 나타샤와 내가 음모를 꾸몄다고 생각하지 마 1207 01:34:46,290 --> 01:34:48,832 나타샤의 아이 같은 바람이었던 거지 1208 01:34:48,967 --> 01:34:51,126 난 계획 같은 거 없었어 1209 01:34:51,262 --> 01:34:54,679 오늘 하루종일 무방비 상태였다고 1210 01:34:55,118 --> 01:34:58,395 - 날 믿어줘 - 믿어요 1211 01:34:58,630 --> 01:35:03,226 하지만 계속 같은 얘기를 하면 아무것도 믿지 못할 거예요 1212 01:35:04,337 --> 01:35:05,879 아무것도? 1213 01:35:06,181 --> 01:35:08,375 말하자면 그렇다고요 1214 01:35:10,666 --> 01:35:12,658 농담한 거예요 1215 01:35:56,697 --> 01:35:58,125 가는 거야? 1216 01:35:58,645 --> 01:36:01,088 우리 집을 정리해야지 1217 01:36:01,853 --> 01:36:03,694 사촌이 정말 간 거야? 1218 01:36:03,830 --> 01:36:07,167 전화했더니 기차 타러 간댔어 1219 01:36:08,073 --> 01:36:10,093 그럼 내일 만나 1220 01:36:10,229 --> 01:36:13,601 마티외가 내일 와 다른 날 보자 1221 01:36:17,770 --> 01:36:20,421 너랑 안 좋게 헤어지기 싫어 1222 01:36:20,943 --> 01:36:23,171 안 좋을 거 없어 1223 01:36:24,343 --> 01:36:28,040 난 그저 어제 많이 1224 01:36:28,176 --> 01:36:30,162 정신없었을 뿐이야 1225 01:36:30,676 --> 01:36:33,214 - 언제 돌아왔어? - 어젯밤 1226 01:36:33,349 --> 01:36:36,780 네 아빠랑 저녁 식사했는데 네 칭찬 많이 하시더라 1227 01:36:37,730 --> 01:36:40,446 나쁜 얘기는 전혀 없던걸 1228 01:36:40,682 --> 01:36:44,579 네가 연주한 슈만도 들었는데 굉장했어 1229 01:36:44,715 --> 01:36:46,145 14살이었다며? 1230 01:36:46,280 --> 01:36:50,676 '교항적 연습곡'? 그 이후로 많이 늘었어 1231 01:36:51,014 --> 01:36:53,034 자고 오지 그랬어? 1232 01:36:53,170 --> 01:36:55,635 시간이 없었어 1233 01:36:57,343 --> 01:37:00,379 널 두고 갔다고 화난 건 아니길 바라 1234 01:37:02,315 --> 01:37:05,546 애인을 만나야 하는데 그럴 수 있지 1235 01:37:07,635 --> 01:37:11,944 윌리엄은 아빠랑 나이가 비슷해서 1236 01:37:12,082 --> 01:37:14,254 같이 있는 게 싫었거든 1237 01:37:14,659 --> 01:37:17,731 게다가 둘 다 부끄러움이 많아서 1238 01:37:18,654 --> 01:37:22,584 그이가 와서 당황했어 올 줄 몰랐거든 1239 01:37:24,188 --> 01:37:25,587 정말로? 1240 01:37:28,187 --> 01:37:30,737 알았다면 너한테 말했을 거야 1241 01:37:31,072 --> 01:37:33,308 아빠에 대해선 말 안 해줬잖아 1242 01:37:33,870 --> 01:37:35,238 아빠? 1243 01:37:35,697 --> 01:37:37,901 그거랑은 달라 1244 01:37:38,236 --> 01:37:41,934 그것 때문에 화났다면 내 잘못이야 1245 01:37:42,269 --> 01:37:46,128 난 아빠가 혼자 오지 않을 거랬고 결국 에브랑 왔잖아 1246 01:37:46,364 --> 01:37:48,672 혼자 올 사람이 아니니까 1247 01:37:49,085 --> 01:37:51,071 내 눈엔 그렇게 안 보이던데 1248 01:37:51,311 --> 01:37:54,862 그건 네 생각이지 1249 01:37:55,197 --> 01:37:57,852 난 너랑 단둘이 있고 싶었어 1250 01:37:57,987 --> 01:38:01,746 다른 사람들이 올 줄 알았다면 안 갔을 거야 1251 01:38:03,095 --> 01:38:07,936 괜히 큰일 만들지 마 내가 실수했을 뿐이야 1252 01:38:08,071 --> 01:38:10,435 내 소원이 현실이 됐던 거지 1253 01:38:11,166 --> 01:38:13,569 널 믿고 싶어 1254 01:38:13,805 --> 01:38:17,950 믿고 '싶어'? 왜 날 못 믿는 거야? 1255 01:38:19,060 --> 01:38:22,410 - 널 믿어 - 그래 1256 01:38:22,885 --> 01:38:26,122 아빠가 가기로 했다고 전화했었단 말 들었구나 1257 01:38:26,258 --> 01:38:28,771 난 그 말을 믿지 않았다고 1258 01:38:29,570 --> 01:38:32,449 널 믿을 필요는 없지만 이렇게 믿잖아 1259 01:38:32,587 --> 01:38:36,346 무슨 말을 하는 거야? 1260 01:38:37,803 --> 01:38:40,102 그러니까 넌 내가 계획적으로 1261 01:38:40,237 --> 01:38:44,447 널 아빠랑 단둘이 뒀다고? 그렇게 순진하지 않아 1262 01:38:44,583 --> 01:38:46,534 나도 그래 1263 01:38:46,670 --> 01:38:49,670 이렇게 추궁하는 걸 보니 알 만하네 1264 01:38:50,251 --> 01:38:52,950 넌 에브를 도둑으로 몰고 있잖아 1265 01:38:53,485 --> 01:38:55,513 그거랑은 달라 1266 01:38:57,171 --> 01:39:03,095 내가 목걸이를 숨겼다고 의심하는 거라면 1267 01:39:03,431 --> 01:39:05,453 말도 안 돼, 나타샤 1268 01:39:05,691 --> 01:39:10,458 내 친구인 체하면서 날 적으로 대하는 거야? 1269 01:39:11,220 --> 01:39:14,584 진짜 이유를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1270 01:39:17,305 --> 01:39:19,633 나한테도 문제가 있어 1271 01:39:20,991 --> 01:39:23,505 너랑 아빠를 생각한 게 아니야 1272 01:39:25,338 --> 01:39:28,814 네 삶에 비밀이 있듯 나도 그렇다고 1273 01:39:28,950 --> 01:39:31,740 말하진 않지만 있긴 있어 1274 01:39:31,875 --> 01:39:36,249 윌리엄이 온 건 우리 사이의 문제 때문이었지 1275 01:39:39,700 --> 01:39:42,194 사악한 술수 때문이 아니라고 1276 01:39:43,385 --> 01:39:46,451 우리 사이가 좀 안 좋아 1277 01:39:46,689 --> 01:39:49,368 내 삶은 단순할 줄 알았니? 1278 01:39:49,540 --> 01:39:53,892 아빠가 편집증 환자처럼 군다면 너라도 많이 힘들걸 1279 01:39:54,200 --> 01:39:57,023 그냥 내 생각을 말한 것뿐이야 1280 01:39:57,330 --> 01:40:00,922 어차피 날 믿지 않으니 말할 필요도 없지만 1281 01:40:03,033 --> 01:40:07,277 아빠는 날 믿지 않아 너도 그렇고 1282 01:40:07,414 --> 01:40:10,686 너도 내가 목걸이를 감췄다고 생각하지? 1283 01:40:11,660 --> 01:40:15,604 나타샤, 목걸이 얘기는 하지 말자 1284 01:40:16,112 --> 01:40:20,457 네 아빠와 날 엮어주려고 했어도 난 상관없어 1285 01:40:20,593 --> 01:40:22,340 깜찍하다고 생각해 1286 01:40:22,575 --> 01:40:26,026 그런 적 없다고 왜 다들 그렇게 꼬였지? 1287 01:40:31,489 --> 01:40:33,201 나타샤 1288 01:40:36,554 --> 01:40:38,982 왜 그렇게 받아들여? 1289 01:40:40,935 --> 01:40:43,163 아무도 뭐라고 안 했잖아 1290 01:41:15,813 --> 01:41:18,562 나타샤 목걸이 찾았어 1291 01:41:28,023 --> 01:41:29,466 목걸이야 1292 01:41:29,901 --> 01:41:31,434 뭐? 1293 01:41:31,670 --> 01:41:34,198 이것 좀 봐 1294 01:41:35,495 --> 01:41:38,697 그거야 어디서 났어? 1295 01:41:38,833 --> 01:41:40,971 신발 안에 있었어 1296 01:41:41,406 --> 01:41:43,234 신발 안에? 1297 01:41:44,396 --> 01:41:46,424 따라와, 보여줄게 1298 01:41:49,439 --> 01:41:51,255 보이지? 1299 01:41:51,490 --> 01:41:54,762 신발을 뒤집었더니 이게 떨어졌어 1300 01:41:55,803 --> 01:41:57,618 상자는 어딨었어? 1301 01:41:57,854 --> 01:41:59,666 위 선반에 1302 01:41:59,802 --> 01:42:03,044 내 옷을 꺼내다가 상자가 떨어졌어 1303 01:42:03,279 --> 01:42:06,138 내가 칠칠하지 못하여서 다행이었어 1304 01:42:06,373 --> 01:42:09,667 누가 상자에 넣은 걸까? 1305 01:42:10,199 --> 01:42:11,876 나인 줄 알겠지만 난 아니야 1306 01:42:12,012 --> 01:42:14,134 그런 생각 안 했어 1307 01:42:14,372 --> 01:42:18,223 널 괴롭히려고 에브가 넣었겠지 1308 01:42:19,279 --> 01:42:22,951 아니면 네 아빠가 숨겼다가 1309 01:42:23,186 --> 01:42:24,633 잊어버렸을 거야 1310 01:42:24,769 --> 01:42:26,697 아빠는 건망증 없어 1311 01:42:35,201 --> 01:42:37,487 어쩌면 우리의 잘못이 아닌 거야 1312 01:42:38,574 --> 01:42:41,168 - 그럼 누가? - 아무도 아닌 거지 1313 01:42:41,742 --> 01:42:43,479 목걸이가 스스로 들어갔겠어? 1314 01:42:43,616 --> 01:42:48,797 그래, 그게 사라진 퍼즐 조각이야 아주 간단한 거야 1315 01:42:49,497 --> 01:42:52,004 아빠의 첫 번째 이론은 1316 01:42:52,240 --> 01:42:56,242 바지를 걸을 때 목걸이가 떨어졌단 거였어 1317 01:42:56,377 --> 01:43:00,276 나중에 바닥을 찾아봤지만 없었지 1318 01:43:00,412 --> 01:43:04,041 목걸이가 든 신발이 선반 위에 있었으니까 1319 01:43:04,941 --> 01:43:07,685 바지를 건 후에 1320 01:43:07,922 --> 01:43:10,364 신발을 상자 안에 넣은 거구나 1321 01:43:10,500 --> 01:43:12,723 목걸이 없어진 거 몰랐을 때 말이야 1322 01:43:12,860 --> 01:43:16,768 그래, 이 구두는 잘 신지 않거든 1323 01:43:18,390 --> 01:43:20,276 바로 그랬던 거야 1324 01:43:20,489 --> 01:43:24,727 잘됐다, 나도 누군가를 의심하는 건 싫었거든 1325 01:43:24,866 --> 01:43:27,473 목걸이를 찾아서 정말 기뻐 1326 01:43:44,583 --> 01:43:46,632 정말 예쁘지? 1327 01:43:50,880 --> 01:43:52,779 왜 그래? 1328 01:43:53,615 --> 01:43:57,002 - 울고 있잖아 - 아니야 1329 01:43:57,340 --> 01:44:00,856 아까는 미안했어 내가 바보였어 1330 01:44:01,091 --> 01:44:06,463 가끔은 내 생각에 내가 속을 때가 있어 1331 01:44:06,798 --> 01:44:08,526 나도 그런걸 1332 01:44:10,584 --> 01:44:14,436 그래도 마지막엔 내가 도움이 돼서 다행이야 1333 01:44:15,661 --> 01:44:18,683 - 내가 침입자가 된 기분이었어 - 아니야 1334 01:44:19,456 --> 01:44:22,449 뭐라도 해서 다행이야 1335 01:44:27,354 --> 01:44:29,312 그들이 날 믿어줄까? 1336 01:44:30,301 --> 01:44:32,329 에브는 모르겠지만 1337 01:44:33,569 --> 01:44:35,597 네 아빠는 믿어줄 거야 1338 01:44:37,047 --> 01:44:39,763 에브랑 계속 사귄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1339 01:44:40,950 --> 01:44:43,544 곧 헤어질 테니까 1340 01:44:44,562 --> 01:44:47,492 어제 우리한테 돌아오셨잖아, 그렇지? 1341 01:44:47,727 --> 01:44:49,455 인생은 참 아름다워 1342 01:45:04,727 --> 01:45:07,512 {\an8}친절한 너에게 꽃을 준비했어 1343 01:45:07,648 --> 01:45:12,499 {\an8}네가 가져갈 수 있게 포장했어, 사랑하는 가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