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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d2smi by Blue-Bird™

 

"영화는 '사마천의 사기'를
각색해 제작했다"

 

"기원전 195년 중국"

 

악몽이다

 

악몽이야

 

악몽

 

" 초 한 지 "
영웅의 부활

 

내 이름은 유방이다

 

나이는 61세고

 

패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나는 한 왕조의 황제다

 

내게는 철천지원수가
두 명 있었다

 

그들은 평생
꿈속에서 날 괴롭힌다

 

한 사람은 항우고

 

또 한 사람은 한신이다

 

"척 부인"

 

폐하

 

황후

 

그만 가시게, 척 부인

 

"여치"

 

다 끝났습니다

 

뭐가 말이오?

 

"소하"

 

폐하

 

한신을 데려왔습니다

 

한신

 

한신

 

한신은 나를
설읍에서 처음 봤다는데

 

나는 그런 기억이 없다

 

단지 항우만 기억할 뿐이다

 

항우 님이 돌아오셨다!

 

항우 님을 맞이하라!

 

처음 만났을 때
항우는 24세였고

 

난 48세였다

 

그는 모든 걸 가졌었다

 

귀족 신분에

 

잘생긴 외모와

 

늠름하고 용맹한 자태

 

막강한 군대까지 갖췄으니까

 

물론

 

미모의 아내도 있었다

 

항우는 대군을 이끌고
진나라에 대항하는

 

살아 있는 전설이었고

 

한신과 나는
한낱 거리의 부랑자였다

 

우리의 꿈은 항우의 군대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예를 갖춰 장례를 치러라

 

패현에서 온 유계!

 

패현에서 온 유계!

 

패현에서 온 유계!

 

패현에서 온 유계!

 

"14년 전"

 

"한신"

 

"항우의 진영"

 

자네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범증"

 

자네가 용의 아들이란
소문이 있더군

 

구름을 거느리고

 

가는 곳마다
천둥 번개가 따른다지

 

아내가 지어낸 얘기입니다

 

"항백"

 

"항우"

 

비가 오는군요

 

곧 그칠 비입니다

 

금방 그칠 겁니다

 

놀라운 재주가 있군!

 

대장군님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병사를 빌려주십시오

 

아내와 부하들이 잡혀 있습니다

 

절 믿지 못하신다면

 

당장 물러가겠습니다

 

저자를 돌려보내면
훗날 위협이 될 것입니다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 잡아라!
- 놈을 잡아!

 

- 두목을 놔줘!
- 그 손 떼지 못해!

 

저들은 제 고향에서
데려온 부하들입니다

 

촌놈들이라

 

예의를 모릅니다

 

저들만이라도 살려 주십시오

 

경고다, 죽기 싫으면 물러나!

 

물러서라고, 내 말 안 들려?

 

저자에게 병사를 빌려줍시다

 

죽이지 마라

 

병사 5천 명을 내주지

 

가서 고향을 되찾게

 

아내를 구한 후

 

우리 군에 들어오게

 

네, 나리

 

넌 누구냐?

 

폐하, 소인은 사관입니다

 

폐하의 모든 언행을 기록합니다

 

누굴 위해서?

 

황후를 위해서냐?

 

폐하, 후대를 위해
남기는 것입니다

 

그럼 똑똑히 적어라

 

네, 폐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우희"

 

패 공

 

꿈에도 생각 못 했다

 

항우와 함께
전장에 나가게 될 줄이야

 

당시 내 목표는 하나뿐이었다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하자!
- 진나라를 멸하자!

 

- 살려 주세요
- 형수님

 

- 형수님
- 형수님

 

- 형수님
- 형수님

 

형수님, 어디 계십니까?

 

형수님

 

"여치"

 

날 용의 아들이라고 소문내서

 

죽을 뻔했잖소

 

이놈들이 감히!
다 죽여 버리겠어!

 

군인이든 관리든

 

다 죽여 버릴 거야!

 

갑옷이 멋지네요

 

항우가 준 선물이오

 

과부한테 서자를 얻으셨다던데

 

사실인가요?

 

난 큰일을 하는 사람이오

 

진나라를 멸할 거라고

 

그 일도 당신의 바람기는
막지 못하는군요

 

아니오

 

- 아빠
- 아빠

 

앉거라

 

저 아이예요

 

유비랍니다

 

본 적 없으신가요?

 

엄마가 죽었다기에

 

제가 데려왔어요

 

당신 아들이 맞다면

 

제가 거두겠습니다

 

취중이었소

 

매일 죽을 고비를 넘기다 보니

 

그리됐소

 

미안하오

 

알겠어요

 

내가 떠나던 날 언덕 위에서

 

날 지켜보던
쓸쓸한 아내 모습을

 

평생 잊지 못한다

 

수년이 지나

 

항우와 나는 의형제에서

 

철천지원수가 되었다

 

그사이에

 

항우가 아내를 인질로 잡았다

 

몇 년이 지나고

 

아내가 돌아왔을 때

 

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미 다른 여인을 들여

 

아들까지 얻은 뒤였다

 

소하와 신하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 가까이 오라

 

여긴 내 침소다

 

조정이 아니니
당장 가까이 오라

 

요새

 

악몽 때문에
통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소인도 그러하옵니다, 폐하

 

내가 물었느냐?

 

"번쾌"

 

공들은 오랜 세월을
짐 곁에서 싸웠다

 

한 건국에 자네들 공이 큰데
나라는 내가 통치하는구나

 

그래도 괜찮으냐?

 

폐하

 

신들은 폐하께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한신은 어찌 지내느냐?

 

아직 옥중에 있습니다

 

- 옥중이라고?
- 벌써 6년째입니다, 폐하

 

천하의 한신이

 

어쩌다 나한테 잡혔을꼬

 

폐하께서는 용의 아들이시고

 

신은 보통 사람에
지나지 않습니다

 

널 죽일 것이다

 

네놈이 반역을 꾀했다 들었다

 

- 반역이라니요?
- 감히 날 배반하다니!

 

그게 사실이라면

 

왜 지금까지 기다렸겠습니까?

 

이자를 풀어 줘라

 

잘 감시해

 

네, 폐하

 

자기 영토로 못 돌아가게
하라는 말씀이겠죠?

 

"장량"

 

어찌 생각하오?

 

제가 데려가죠

 

"한신"

 

정신 똑바로 차려!

 

등은 곧게 펴라!

 

천천히 해!

 

다 같이!

 

발밑을 조심하고!

 

소하, 뭐 하러
이런 겉치레를 하느냐?

 

종탑은 황후께서 명하셨습니다

 

폐하는 황제시니

 

이 정도 호사는 누리셔야죠

 

이곳에 사는 영광을 누렸으니

 

그걸로 족하다, 간소하게 하라

 

치워라!

 

이곳은 진나라의 황제
자영의 궁전이었다

 

- 기억하느냐?
- 네, 폐하

 

나 같은 평민이

 

진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곳을 차지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

 

"기원전 207년
진의 수도 외곽"

 

"진의 황제 자영이 항복하고
유방을 맞으러 나온다"

 

"진의 황제 자영"

 

"진의 왕궁"

 

진나라의 모든 명부가
이곳에 있다

 

"어사대"

 

각종 법률 서류와

 

역사 기록이 다 있지

 

유계

 

패현에서 온 유계!

 

패현에서 온 유계!

 

패현에서 온 유계!

 

패현에서 온 유계!

 

'성은 유, 이름은 계'

 

'패현 풍읍에서'

 

'영직 치하 51년에 출생'

 

'부친은 유단'

 

'맏형 유보, 둘째 형 유중'

 

'남동생 유교가 있음'

 

'부인 여치와 슬하에'

 

'두 자녀를 두었고'

 

'사수정의 관리를 지냈음'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

 

한구관을 봉쇄하고

 

모든 도로를 차단하라

 

절대 안 됩니다!

 

항우의 군대가 곧 당도합니다

 

수도를 먼저 차지한 자가

 

나라의 주인이 된다

 

항우와 내가 한 약속이지

 

문제라도 있느냐?

 

저 귀족 나부랭이들은

 

어째서 매일 찾아와
죽여 달라 안달인 게냐?

 

난 오래전에 죽었어야 하오

 

진 왕조가 멸망할지라도

 

천하를 통일하겠다는
이상만은 변함없소

 

부탁이오, 패 공

 

그 꿈을 계승해 주시오!

 

데려가라

 

제발 부탁하오, 패 공!

 

마땅한 거처를 찾아

 

저자가 머물도록 하라

 

오늘부터

 

이 성은 내 것이다!

 

유 형!

 

유 형!

 

다리는 어찌 된 게냐?

 

폐하께 드릴

 

불로장생의 명약을

 

실험해 보다 그만

 

- 감각을 잃었습니다
- 약은 급하지 않다

 

한신은 어쩌고 있느냐?

 

기세가 한풀 꺾여

 

밤낮으로 방에 들어앉아

 

근신하고 있사옵니다

 

자네와

 

한신

 

소하까지

 

자네들이 없었다면

 

이 왕조는
내 것이 될 수 없었다

 

그러다 한신이 배신해
내가 감옥에 가두었는데

 

이제 자네마저 병들어

 

오랫동안 시달리는구나

 

무슨 근심거리라도 있느냐?

 

- 폐하!
- 장량

 

그 오랜 세월

 

자네 말만 들으면

 

무탈했지

 

자네 말을 어기면

 

곧 재앙이 닥쳤어

 

소하!

 

전부 다 챙겨라!

 

남김없이!

 

소하!

 

누구 지시요?

 

제정신이오?

 

패 공은 어디 있소?

 

비키시오, 하후영!

 

절대 못 들어가오

 

비키지 않으면
패 공은 내일 아침 죽게 되오

 

게 누구냐?

 

무슨 일이야?

 

접니다

 

장량

 

장량이구나

 

잠시 후면 끝난다

 

오늘이 마지막이 될지 모릅니다

 

무슨 말이냐?

 

항우가 옵니다

 

40만 대군을 이끌고
한구관마저 뚫었습니다

 

오전이면 당도할 것입니다

 

- 우리 군은?
- 도망치거나

 

항복해 모두 떠났습니다

 

"유방의 진영"

 

얼마나 기다려야 하오?

 

- 항백!
- 그만하시죠

 

제가 여기 온 이유는

 

장량 때문입니다

 

항백은 저더러
도망치라고 오신 겁니다

 

항백, 전 항 장군께
늘 충성했습니다

 

진 왕궁에
들어가 사셨다던데요?

 

아닙니다!

 

줄곧 막사에 계셨고
왕궁은 걸음도 안 하셨죠

 

항백, 장량 말이 맞습니다

 

- 왕궁 물건엔 손도 안 댔소
- 그만하시지요

 

저야 믿지만

 

항우 님이 믿어 주실까요?

 

범증은 어떻고요?

 

항백, 패 공은 억울하오

 

패 공을 구하지 못하면
나도 따라 죽겠소

 

- 뭐라도 해 보시오
- 항백!

 

아침이면 항 장군님의 군대가
이곳에 당도할 텐데

 

- 내가 뭘 할 수 있겠소?
- 도와주시오, 항백

 

전 죄가 없습니다

 

항백, 아들이 있으시죠?

 

제게는 딸이 있습니다

 

둘을 혼인시킵시다

 

전 결코 배신한 일 없습니다

 

이제 믿으시겠습니까?

 

 

이 길로 항 장군께 가 고하죠

 

고맙습니다, 항백

 

다만 날이 밝는 대로

 

직접 항 장군을 찾아뵈시오

 

패 공,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전 이만

 

살펴 가십시오

 

"항백"

 

사양후

 

오셨구려

 

명을 받고 왔습니다, 폐하

 

오늘은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보십시오, 폐하

 

시작해

 

좋군요

 

물러가라

 

사양후, 이리 오셨으니

 

답을 해 주시오

 

한신이 왜 항우를 저버리고
내게 온 겁니까?

 

소인은 모릅니다, 폐하

 

항우와 친척이 아니오?

 

항우의 숙부이니

 

가장 가까운 친척이죠

 

안 그렇소?

 

- 잘 적고 있는 게냐?
- 네, 폐하

 

한신은 연회가 끝나고
항우를 떠났소

 

진나라가 패망하고

 

항우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때였는데

 

한신이 왜 그 순간
항우를 떠난 거요?

 

그자의 행보가 미심쩍단 말이오

 

역시 통찰이 대단하십니다

 

어떤 진실은
결코 밝혀지지 않는다

 

한신이 항우를 떠나
내게 온 이유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한신을
죽이려 한 적은 없었다

 

그랬다면 6년이나
가둬 두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들이 한신의 음모를 밝히며

 

내 안의 분노를 일깨웠다

 

최근에 한신이
조정에 나왔더냐?

 

그런 줄로 아옵니다

 

무슨 소리!

 

그자는 단 한 번
조정에 왔을 뿐이다!

 

내가 모르는 줄 아느냐?

 

- 자방 말이 한신은...
- 너와 자방이

 

항상 한신의 뒤를 봐 준다지

 

난 조정에 나가지 않아도

 

무슨 일이 있는지
다 알고 있다

 

그 망할 녀석은

 

초상집에 온 얼굴을 하고

 

단 한 번 조정에 나타났다

 

누가 죽길 기다리겠나?
내 장례식이겠지, 아니냐?

 

폐하, 누가
그런 소리를 합니까?

 

넌 알 것 없다

 

그게 사실인지 물었다

 

썩 물러가라!
내가 그놈을 죽일 테니

 

폐하

 

아니 되옵니다, 폐하

 

한신이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도 없었사옵니다

 

항우를 물리치고

 

현재 영토의 3분의 2를
정복한 자입니다

 

그런 한신을 죽이면

 

남들이 뭐라 하겠습니까?

 

그 얘긴 넌덜머리가 난다!

 

우리 모두가 싸웠고

 

각자 소임을 다했다

 

모두에게 공이 있거늘

 

왜 한신이
그 영광을 독차지하느냐?

 

- 폐하
- 폐하

 

비켜라!

 

- 폐하
- 폐하

 

황후를 들라 해라

 

저 여기 있습니다

 

당신이오?

 

네, 접니다

 

패현에서 온 유계!

 

악몽이다

 

"홍문연, 항우의 진영"

 

악몽이야

 

저들은 늘 먹잇감을 노리고

 

내가 그 희생양이다

 

위험이

 

다가올 때면

 

11년 전

 

홍문연이 한창이던 그때로

 

되돌아가는 기분이다

 

항우의 진영 곳곳에
죽음의 그림자가 숨어 있었다

 

항우를 만난 건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진왕의 국새입니다, 대장군

 

칠흑 같이 어두웠고

 

내 평생
가장 무서운 순간이었다

 

감히 누가
우리 유 형을 건드려!

 

뭘 기다리는 거냐?

 

- 어서 죽여!
- 잠깐!

 

뭐 하는 거야? 어서 죽여!

 

꿇어라!

 

진 왕궁에 들어갔느냐?

 

- 아닙니다
- 물론

 

들어갔겠지

 

말해!

 

왕궁에는
결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홍문연에서
난 술에 취한 척하고

 

도망쳤다

 

쉬지 않고 달리고

 

또 달렸다

 

언젠가는

 

너희들 모두
유방의 포로가 될 것이다!

 

난 목숨을 걸고 도망쳤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우가
날 놓아준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항우는 진 왕궁이 열쇠가 되어

 

한 남자의 야망을
일깨울 것을 알았다

 

그 순간 한신의 야망 또한

 

깨어났을 것이다

 

멈춰라!

 

거기 서!

 

대장군님

 

한신입니다

 

한신, 여기서
뭘 하고 있었지?

 

대장군, 용서하십시오!

 

고할 것이 있습니다

 

전부 다 가짜입니다
유방이 궁에 들어온 겁니다

 

거짓말을 하다니!

 

그놈을 연회 때
죽였어야 합니다!

 

당연히 궁에 들어왔겠지

 

난 알고 있었소

 

아무나 혼자서 궁에
들어가면 안 되는 거 모르나?

 

너도 유방처럼 되고 싶으냐?

 

사실대로 말하라

 

유방이 여기 온 적이 있느냐?

 

말하지 않으면 네가 죽는다

 

좋을 대로

 

이제 나는 안다

 

자영이 진 왕궁으로
날 데려간 이유는...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야망의 씨앗을
심어 주기 위해서였다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그 씨가 싹이 트면

 

언젠가 서슬 퍼런
복수의 검으로 자랄 테니까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 진나라를 멸망시키자!

 

진 왕조여

 

영원하라!

 

- 진나라가 멸망했다!
- 진나라가 멸망했다!

 

- 진나라가 멸망했다!
- 진나라가 멸망했다!

 

- 진나라가 멸망했다!
- 진나라가 멸망했다!

 

- 진나라가 멸망했다!
- 진나라가 멸망했다!

 

- 진나라가 멸망했다!
- 진나라가 멸망했다!

 

이곳은
진나라 황제의 궁이었다

 

많은 이들이 내게
이곳에 살라 했지만

 

천만에, 또 다른 진시황이
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서라도
난 이 왕궁을 부술 것이다

 

우리는 진나라의 과거를
답습하고자 정복한 것이 아니다

 

진나라는 천하를 통일했다

 

법령에 따라
같은 색 옷을 입고

 

같은 수레를 타며

 

똑같은 언어를 말하도록 했다

 

진시황은 모든 백성을
하나로 만들길 원했다

 

사람이 자신을
바로 아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

 

나로 말하자면

 

내 고향 풍읍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우물 바닥에 고인 물과 같았다

 

잔잔하고 평화로웠다

 

그러나 진 왕궁에 들어온 후로

 

잠겼던 문이 열리고 말았다

 

마음 깊은 곳의 야망이

 

거대한 바다처럼 요동쳤다

 

너희들과 함께하기 위해
영토를 19개로 나누었다

 

내 곁에서 싸워 준 전우들이여

 

각자 영토로 돌아가
너희 고유의 말을 하고

 

너희만의 역사를 써라

 

'사마흔은 함양 동쪽 지역을
관할하는 새왕에 봉한다'

 

'패 공 유방은
수도에 제일 먼저 입성해'

 

'진나라 왕 자영을 생포했으니
그 공이 대단하다'

 

'오늘 그대를
한왕으로 봉하니'

 

'파와 촉, 한중을 다스리되'

 

'수도는 난정으로 하라'

 

항우가 날 살려 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한신은 왜 살려 뒀을까?

 

항우는 한신을 살려 보냈다

 

제 눈앞의 영광만 보는
귀족 나리는

 

남의 야망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날 일개 병사 한신은

 

항우를 떠나

 

내 밑으로 왔다

 

이후 한신은 소하의 추천으로
우리 군의 대장군이 됐다

 

5년 후

 

한신과 나는
항우가 저지른 실수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증명해 보였다

 

"기원전 203년
해하 전투"

 

"한신이
항우의 30만 대군을 격파"

 

- 한왕 만세!
- 만세!

 

이런 하찮은 일은

 

아랫것들에게 시키시오

 

괜찮습니다

 

그만 가 보오

 

그러지요

 

그만하세요, 폐하

 

아직 몸도 안 좋으시잖아요

 

날이 늦었으니

 

그만들 돌아가 쉬세요

 

패현에서 온 유계!

 

패현에서 온 유계!

 

폐하?

 

왜 그러십니까?

 

저 소리가 들리느냐?

 

누가 날 죽이려 한다

 

항우는 이미 죽이셨습니다

 

걱정 마시고

 

쉬세요

 

항우를 죽인 건

 

내가 아니다

 

항우를 죽인 자는 살아 있어

 

나가거라

 

문제가 생겼습니다

 

- 무슨 일이오?
- 소문이 흉흉합니다

 

소문이라니?

 

폐하께서 곧 돌아가신다고요

 

그럴 리가!

 

대신들이 앞다퉈
한신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도대체 믿을 만한 놈이 없군!

 

내가 가겠소

 

직접 조정에 나갈 것이오

 

내 아직 시퍼렇게 살아 있거늘

 

한신을 데려오라

 

그 망할 녀석을 어서 데려와!

 

진희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이가

 

바로 한신입니다

 

진희가 장량의 집에 가서

 

장량과 한신을 만난 후
고향으로 가 반란을 일으켰지요

 

장량이 그럴 리가 없소

 

- 장량이 그럴 리가
- 그자가 장량을 만났다니까요

 

장량 집의 하인이

 

제게 고한 사실입니다

 

대신들이 동요하고 있습니다

 

가서 장량을 만나시오

 

장량과 소하만 곁에 있으면

 

아무 문제 없을 것이오

 

내 가마를 타고 가시오

 

소인, 황후께 인사드리옵니다

 

폐하께서 공이
검소하게 살고 있다시며

 

집을 잘 손봐 드리라 하셨소

 

황공하옵니다

 

한신은 충성스러운 신하입니다

 

어째서 폐하가 그를
죽이라 하시는지요?

 

폐하의 명이오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오?

 

하지만 상대가 한신입니다

 

이유가 없다면, 다음 차례는
저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신은 항우 밑에 있다가

 

배신하고 우리에게 왔소

 

그리고 항우를 죽였지요

 

그런 자는
오늘 우리 편이라도

 

내일은 반역을 꾀할 것이오

 

한신은 아닙니다

 

한신이 반역을 꿈꾸었다면

 

벌써 했을 것입니다

 

이미 한신은
72개 성을 관할하며

 

항우와 폐하 군을 합친 수보다
많은 병사의 수장입니다

 

힘을 합쳐 항우를 치자고
설득한 사람이 소인입니다

 

어찌 그자를 죽이라 하십니까?

 

저는 못 합니다

 

황후, 이렇게 간청드립니다

 

한신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폐하는 자네를 각별히 여기시네

 

하지만 염려도 하시지

 

자네가 산동의 왕이
되겠다 한 일로

 

- 폐하 심기가 상하셨네
- 영토 절반은 제 공입니다

 

항우도 제가 처치했죠

 

산동을 달라는 게 어때서요?

 

선생께서 근래
탕약을 드시는 이유는

 

진짜 병이 들어서가 아니라

 

폐하께 보이기 위함이지요

 

선생은 이제 늙고

 

병들어

 

조금의 야망도 없으니

 

그분께
어떤 위협도 안 된다고요

 

- 제 눈은 못 속이십니다
- 역시 자네는 예리하군

 

지나치게 예리한 검은

 

남뿐 아니라

 

자네까지 다치게 하네

 

제가 폐하와 다른 점이
뭔지 아십니까?

 

장 선생과 뭐가
다른지 아시냐고요?

 

세상을 보는 눈입니다

 

이 나라는 하늘 아래
만백성의 것입니다

 

기억하십니까?

 

우리가 진나라를 멸망시켰을 때

 

전장에 울리던 외침요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

 

-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
- 그만!

 

제발, 그만하게!

 

한신

 

다시는 그 말을
입 밖에 내지 말게

 

시대가 변했네

 

시대가 변했다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겠소?

 

폐하는 한신을
6년이나 가두셨지요

 

그자가 마음을
고쳐먹길 바라셨소

 

- 한신이 변했던가요?
- 아닙니다

 

폐하께 시간이 얼마 없소

 

이제 우리도 늙어 가는데

 

한신은 고작 35세요

 

늙은이들이야
현실에 안주하려 하지만

 

젊은이들은 변화를 원하지요

 

인간 본성이니
누구도 거스를 수 없소

 

항우는 내가 아는
가장 점잖은 사람이었지요

 

폐하를 죽일 기회가 많았어요

 

나도 그렇고요

 

하지만 죽이지 않았어요

 

날 풀어 줬죠

 

폐하도 놓아줬고요

 

그 결과를 보세요

 

항우는 지금 땅속에 있어요

 

무덤 속에서 울부짖는 목소리가

 

허공을 떠돌고 있습니다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마라!

 

목숨을 헛되이 하지 마라!

 

다시 생각해 보세요

 

황후!

 

한신의 부하 가운데 13명이

 

아직 지휘관으로 있습니다

 

그자들을 북쪽으로 보내
반군을 진압하게 하십시오

 

수년간 한신을 섬긴
책사가 있습니다

 

교활하고 화술이 뛰어나
방심할 수 없는 자입니다

 

한신이 내 말을 들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소하가 문제입니다

 

한신과 가장 막역한 사이죠

 

조정 내 영향력이
막강한 자입니다

 

어찌하면 좋겠소?

 

생각 중입니다

 

더 생각해 보지요

 

황후!

 

황후!

 

폐하께서 일전에

 

제 아들과 따님의 혼인을
약조하셨습니다

 

그 뜻에 변함없으신지요?

 

생각해 보지요

 

다 끝났군

 

홍문연에 관한 기록을 살펴봤다

 

그런데 앞뒤가 맞지 않아

 

한 왕조의 건국 역사는
후대를 위한 기록이다

 

오류는 용납 못 해

 

알겠나?

 

모든 기록은

 

사건을 목격한 자들이
진술한 그대로입니다

 

홍문연에 대해서는
번쾌에게 물었습니다

 

폐하를 그자 혼자서
구출하다니 말이 되는가?

 

막사 밖은 무장한 병사
300명이 지키고

 

안에는 28명의 보초가 있었다

 

어찌 그곳을
혼자 뚫고 들어가는가?

 

그자가 그리 영리하다면
진작에 항우를 죽였을 것이다

 

기록을 보면, 번쾌와 장량은
군사 100명을 이끌고

 

폐하와 연회에 동행했다

 

항우의 진영에 들어갈 때
무기를 반납했다고 쓰여 있건만

 

번쾌가 폐하를 구하러 갔을 땐

 

손에 방패를 들고 있었다

 

감히 누가
우리 유 형을 건드려!

 

그 방패는
어디서 났단 말이냐?

 

연회 도중 검술사가
폐하를 해치려 했다

 

장량은 번쾌와 함께

 

외부에 도움을 청하러 갔지

 

보초 300명이 있었지만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

 

그게 말이나 되느냐?

 

검술사가 폐하를 해치려 했다

 

물론 그자는
검을 들고 있었겠지

 

그런데 항백이 검을 들고
폐하를 보호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연회가 아니더냐

 

누구도 무장할 수 없었다

 

대체 항백은
검이 어디서 났을까?

 

너희는 역사를
올바로 기록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후대는
거짓 역사를 물려받게 돼!

 

일어나라

 

모두 일어나!

 

홍문연에서는

 

누군가 은밀히
폐하를 보호하고 있었다

 

항우는 폐하를 죽이려는
부하가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연회가 열리는 동안

 

폐하를 지키게 하려고
사람을 심어 뒀지

 

장 선생!

 

그 사람이 바로 항우의 근위병

 

한신이었다

 

내가 말한 내용을
다 적었느냐?

 

왜 한 자도 쓰지 않았지?
네 이놈들!

 

승상

 

황후!

 

승상

 

방금 한 말 다 들었소

 

한신을 구하려고 하는군요

 

하지만 한신의 기록은
이미 완성됐습니다

 

다시 고칠 필요 없겠어요

 

완성했다니요?

 

가져와라

 

한신

 

- 한신
- 한신

 

읽어라!

 

'한 왕조 11년 봄에'

 

'한신은
죄수와 노예들을 데리고'

 

'황후와 왕자를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며...'

 

멈춰라

 

죄수와 노예들을 데리고
음모를 꾸몄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새빨간 거짓말이다!

 

'황후의 명으로
종탑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의 나이 35세에
가족도 함께 처형되었다'

 

무슨 짓들을 한 게냐?

 

황후

 

장량과 항백이 오고 있습니다

 

한신이 반역하지 않았고
홍문연에서 폐하를 구한 것을

 

그들이 모두 증명할 것입니다

 

모두들 내 말을 들어라!

 

두 사람이 오는 대로
그들의 말을 기록해라

 

그 기록을 폐하께 보여 드려라
아니 내가 하겠다

 

승상, 장량은 다리가 불편해서

 

여기 못 올 것 같습니다

 

항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유가 뭐요?

 

읽어라

 

'한 왕조 11년 봄에'

 

'항백은 연륜과 공로를
인정받아 왕족 신분이 되었다'

 

'폐하께서 왕족의 성 '유'를
하사하셨으나'

 

'귀가하던 중
칼에 찔려 죽었다'

 

아니야!

 

말도 안 돼!

 

항백은 지금
이리로 오고 있습니다

 

승상, 책에 쓰인 게
모두 사실은 아닙니다

 

사실입니다

 

황후, 승상

 

항백은 오늘 정오에
칼에 찔려 죽었습니다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책에 적힌 게 사실인 모양이오

 

황후

 

제가 어찌 될지도

 

이미 쓰셨습니까?

 

폐하와 의논을 끝냈습니다

 

승상의 기록은

 

승상에게 맡기지요

 

폐하를 뵙겠습니다

 

- 폐하를 뵐 것이다
- 폐하는 지금 편찮으십니다

 

폐하를 뵙겠다니까!

 

폐하는 지금 편찮으십니다

 

승상, 황후께서
연회가 곧 시작되니

 

한신을 데려오라십니다

 

알겠다

 

황후께서 오늘 마련한 연회에
자네를 초대하라 이르셨네

 

한신!

 

- 싸우자!
- 나가자!

 

한신

 

여기부터는 혼자 가게

 

폐하께 전해 주십시오

 

'한신은 진희와 역적들을 모아
대역죄를 꾸몄다'

 

'황후와 왕자를
살해하려 한 죄'

 

'용서받을 수 없다'

 

전부 거짓이다!

 

그간의 혁혁한 공을 생각해

 

신체는 훼손하지 마라

 

기억하시오?

 

내가 용의 아들이라는
당신의 말 때문에

 

죽을 뻔한 일 말이오

 

소인이 왔습니다, 폐하

 

한신을 데려왔습니다

 

한신이 뭐라고 하더냐?

 

"기원전 195년 봄"

 

"유방, 장락궁에서
영면에 들다"

 

내 이름은 유방이다

 

나는 한 왕조의
첫 번째 황제였다

 

내 나이 61세에

 

내 이야기는 모두 끝이 났다

 

그것은 평민이

 

황제가 되는 이야기였다

 

난 죽는 날까지

 

결코 알지 못했다

 

내 아내가
후궁의 자식들을 죽일 것을

 

400년 후에는

 

한 왕조가 이 땅에서

 

사라지리라는 사실도
그때는 몰랐다

 

사람들은 내가
홍문연에서 탈출한 후

 

운명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그 말은 틀렸다

 

사실 나는 한순간도

 

홍문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죽어서야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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