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준영이 그 새끼

 

꼭 네 손에 아작 나야 돼

 

그게 정의야, 이 새끼야

 

밥 먹고 술 먹고

 

그럼 좋아하는 건가?

 

좋아하는 거야

 

많이들 그러지 않나?

 

뭐 바라는 거 있을 때

 

박동훈은 안 그래

 

밥 먹고 술 먹으면 좋아하는 거야

 

괜히 말 돌아

 

여직원하고 밥 먹고 그러면

 

불편해

 

몰래 숨어서 밥 먹고 그러는 거

 

착하다

 

같이 밥 먹고 술 먹고

 

그것만 해

 

행복하자

 

그렇게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

 

직장 상사의 권위를 이용한
부적절한 관계로

 

조졌을 때

 

박동훈이 완전히 발뺌은 못 하게

 

거기까지만 가 봐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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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파인애플하고

 

그거

 

그거

 

난 그 말이 왜 이렇게 안 나오냐?

 

- 멜론요?
- 응, 멜론

 

파인애플하고 멜론 하나씩만

 

마트 왔는데

 

뭐 살 거 있나 하고

 

 

녹색 불이 켜졌습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

 

뭐 하다 못 내리고

 

정신을 얻다 두고

 

알바는?

 

전화 오면 가요, 예약 손님 많을 때만

 

뭐 하는데?

 

뷔페에서 접시 닦아요

 

그거 기계로 안 해?

 

대충 닦아서 기계에 넣어요

 

왜 이리 가요?

 

어, 심부름

 

꼭 상무 돼요

 

될 거예요

 

도준영이 가만있겠냐?

 

내가 상무 되면 자기가 잘리는 건데

 

이제 똥줄 타서 별짓 다 할 거다

 

걱정 마요, 될 거예요

 

뭐 믿고?

 

상무 돼서 복수해요

 

확 잘라 버려요, 그 인간

 

보고 싶네

 

도준영 그 인간 처참하게 무너지는 꼴

 

넌 걔가 왜 싫은데?

 

걔랑 말이나 한번 해 봤냐?

 

아저씨가 싫어하니까

 

아저씨가 뭐냐?

 

부장님이라 그래

 

- 가라
- 내일 봬요

 

파인애플, 멜론이 있었던 거 같은데

 

얼마야?

 

- 됐어
- 됐기는

 

- 돈 가져가
- 됐어

 

나 늦었어, 가 봐야 돼

 

어디 가는데?

 

오늘은 셋 다 약속이 있네?

 

셋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구나?

 

맛있는 거는, 간다

 

참치 먹으러 가니?

 

맛있게 드세요

 

와, 세상에,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야, 야, 우리 먹자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 돌아, 형
- 사진, 사진, 그래, 먼저 사진

 

- 하나, 둘
- 한 번 더, 한 번 더

 

- 아, 빨리하라고
- 해 봐

 

인증 숏!

 

참치 갖고 찍어야지, 이거

 

하나, 둘

 

야, 반갑다, 어?

 

잘생겼다, 이놈

 

- 잠깐만
- 잠깐, 잠깐

 

왜, 왜

 

작은형 먼저 먹어

 

아, 됐어, 빨리 형 먹어

 

아, 빨리, 먹으라고

 

오늘은 작은형 먼저 먹어, 빨리

 

- 오늘만 있는 일이야
- 그럼, 그럼

 

고맙다, 고마워, 진짜

 

야, 진짜 대박이다, 이거
먹어도 되지, 인제?

 

죽인다, 이야

 

진짜 감동적이다

 

내가 작은형한테 이런 고급 참칫집에서

 

참치를 내가 살 날이 올까
과연 올까 했는데

 

아, 씨

 

꿈은 이루어진다

 

자, 아자!

 

눈물 난다, 눈물 나, 진짜

 

아유, 씨

 

이거 이, 이거 보여? 어?

 

이거 손 떨리는 거 보여?

 

야, 씨, 이게 얼마 만이야, 이게

 

지쳐서 손 떨리는 게, 어?

 

살살 하라니까 무슨

 

일 못 해서 죽은
귀신 붙은 거처럼 그냥

 

그럼, 일 못 해서 죽은 귀신 붙었지

 

달고 다닐 거야, 이 귀신, 어?

 

나가지 마, 같이 다니자

 

형은 할 만해?

 

좋아, 매우 좋아

 

맨날 남들 다 출근하고

 

점심 먹을 때쯤 일어나면

 

뭔가 하루 종일 우울하고 그랬었는데

 

남들 일어날 시간에 맞춰서 일어나서

 

죽어라 일하고

 

기진맥진해서 쓰러져 잠들 때 그

 

으쌰!

 

그, 그...

 

짜릿한 그 기분

 

몸으로 태어나서

 

요새 처음으로 몸을 쓰고

 

막, 으, 이렇게 쓰고 몸을 느낀다?

 

- 아으
- 얘 진짜, 뭐

 

아주 영화를 찍어라, 영화를, 어?

 

여기 좋은 데야

 

맞아

 

저번에 할머니 업어 줬던 그 아저씨

 

기억나?

 

그 아저씨가 알려 줬어

 

내가 망하고 나서

 

제일 걱정됐던 게 뭔 줄 아냐?

 

이럴 때 우리 엄마 돌아가시면 어쩌나

 

우리 엄마 장례식 쓸쓸해서 어쩌나

 

또!

 

하, 엄마 장례식 얘기 좀
그만해라, 어?

 

멀쩡히 살아 계신 노인네 앞에서 맨날

 

넌 걱정 안 되냐?

 

우리 엄마 오늘 돌아가셔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야

 

쯧, 그러면

 

가시면 가시는 거지
뭐 어떻게 할 거야?

 

뭐, 걱정한다고 안 가셔?

 

야, 지금 가시면 누가 와?

 

내가 번듯해야 문상객도 많이 오고

 

잔치처럼 성대하게 해서
보내 드리는 거지

 

별 볼 일 없는 놈의 자식
부모 장례식에 누가 와?

 

아버지 때야 우리 셋 다
한창때였으니까

 

그래도 그나마 왔던 거지

 

지금은 너나 나나
뭐, 조기 축구회밖에 더 있냐?

 

그러면 올 사람 없으니까

 

'오늘 죽지 말고 좀 기다리세요'
그러면

 

'어, 그래, 내가 오늘
안 죽고 기다릴게' 그래?

 

그러니까

 

그게 안 되는 줄 아니까

 

그래서 내가 걱정을 하는 거 아니야

 

내가 얼른 빨리 크게 일어나서

 

우리 어머니 언제 돌아가셔도
쓸쓸하지 않게...

 

에이, 씨

 

아, 진짜! 씨

 

진짜 이러고 싶냐? 어?

 

내가 오늘 작은형한테
참치 사는 역사적인 날이다, 어?

 

그만해

 

옛날에 우리 상무님 어머님 장례식 때

 

화환이 너무 많이 와서
놓을 자리가 없는 거야

 

그래서 나중에는

 

화환 리본만 떼 가지고
벽에다 압정으로 쭉 걸어 놨는데

 

 

어떤 노인네인지 참

 

복도 많다

 

그 집이 오 형제였어

 

오 형제는 돼야 돼
삼 형제는 너무 적어

 

여기에 어떤 새끼 둘을 또 끼워?

 

삼 형제도 징글징글한데

 

내가

 

기댈 데가 동훈이 너밖에 없다

 

회사 오래오래 다녀

 

더럽고 치사해도 꾹 참고

 

미안하다

 

형이 돼 가지고 이런 부탁이나 하고

 

에이, 씨

 

아이, 나 진짜, 씨

 

 

상무 후보에 올랐어

 

저기요!

 

여기 샴페인 한 병...
아, 아니야, 아니야, 아니, 여기

 

이 집에서, 이 집에서 제일
제일 좋은 술로

 

한 병만 갖다줘요!

 

엄마, 형 상무 됐대!

 

아, 된 게 아니라 후보라고, 그냥

 

어, 된 거야!

 

됐대, 됐대!

 

붙여, 붙여, 붙여, 야, 야, 야

 

- 의자, 의자, 의자
- 다리, 다리, 다리 좀...

 

똑바로 붙여
거기 삐뚤어졌잖아, 응, 삐뚤어

 

야, 아랫것들 뭐 하고 있어

 

- 우리 박 상무님 오시는데!
- 왔어? 왔어, 왔어?

 

빰 빰빰 빰 빠밤

 

빰 빰 빰빠밤

 

박 상무!

 

빰 빰빰 빰 빠밤

 

하지 마, 하지 마

 

야, 여, 여, 여기 앉아, 여기

 

- 야, 이게, 이게 뭔 일이야?
- 상무님, 여기 앉으세요

 

빨리 앉아

 

야, 마흔다섯에 임원이면

 

동훈이 너 너무 빠르다

 

야, 여긴 자리 없어, 천천히 나와

 

그냥 후보라니까

 

야, 근데 상무가 되면 이게
차가 몇 cc로 나오냐?

 

한 3000cc 되지?

 

그럼 기사도 나오냐?

 

기사뿐이냐?

 

비서가 나오지

 

서비스

 

- 서비스!
- 아, 조용히 해 봐, 조용히

 

네, 엄마

 

 

아, 예, 예, 정희네요

 

우리 엄마

 

아이, 된 게 아니고요

 

그런 말 마라

 

됐다 쳐라

 

 

네, 알았어요, 네

 

뭐래, 엄마?

 

아, 이럴까 봐 내가
얘기 안 하려 그런 거 아니야

 

이러다 안 되면 어떡하려 그래?

 

퉤, 퉤, 퉤

 

퉤, 퉤, 퉤

 

퉤, 퉤, 퉤

 

퉤, 퉤, 퉤

 

야, 기억 안 나?

 

'시크릿'

 

내가 망하고 그 책만 껴안고 살았잖아

 

'믿는 대로 될지어다'

 

'나를 위한 주차 공간이 있다'

 

그래서 있디?

 

맨날 그거 믿고 앉아서

 

'손님이 몰려온다, 손님이 몰려온다'

 

그랬다가 망했으면서

 

퉤, 퉤, 퉤

 

응, 퉤, 퉤, 퉤

 

너, 너 앞으로 얘 앞에서

 

'망한다', '안 된다' 너 하지 마

 

너, 콱, 이제...

 

에비!

 

퉤, 퉤, 퉤

 

퉤, 퉤, 퉤

 

좋은 거 아니야

 

후보 검증한다, 뭐 어쩐다 그러면서
이제 별짓 다 할 거다

 

청문회라고 보면 돼

 

탈탈 털리는 거야

 

네가 뭐

 

암만 털어 봐라

 

너같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깨끗한 인간이 어디 있나

 

얘 한 줄도 안 나와

 

 

청문회에서 뭐, 털릴 만한 걸로 털려?

 

문제다 그러면 다 문제인 거지

 

걱정하지 마

 

너보다 깨끗한 놈 아무도 없어

 

여기도, 여기도

 

얘, 우리 동훈이보다 깨끗한 놈 있어?

 

없어

 

그만해요

 

동훈이 얘 상무 안 되면 집 나가겠네

 

쓰읍

 

퉤, 퉤, 퉤

 

퉤, 퉤, 퉤

 

야, 마시자

 

자!

 

네가 애썼다

 

어미 너만 고생하는 거 같아서
내가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이젠 너도 몸 생각해서 쉬엄쉬엄하고

 

몸살 났다며?

 

괜찮냐?

 

예, 괜찮아요

 

그래, 고맙다

 

내가 너희 세 식구 보는 낙에 산다

 

아이고

 

야, 이제 어머니도 고생 끝나셨다

 

아이, 그럼, 얼마나 좋으시겠냐

 

나도

 

나도 인제 걱정 없다

 

우리 엄마...

 

우리 엄마

 

저 자식 저거

 

야, 야

 

- 왜?
- 왜 그래?

 

왜?

 

보이냐?

 

저 화환들?

 

감동적이지 않니?

 

고맙다, 동훈아

 

이쪽 반은

 

우리 형제청소방 분점에서 보낸 것들

 

'진미추어유통 고진범'

 

'뉴타올나라 임권식'

 

저기 제철분식 화환도 있다

 

상호가 제철분식이 뭐냐

 

체인점 줄 섰어

 

대박

 

연예인까지 왔어?

 

안녕하세요?

 

늦었네?

 

 

아, 야, 유라 씨 왔다

 

쯧, 어, 왔어?

 

못 보던 분이시네요?

 

- 아이, 자식
- 들어가요

 

- 야, 들어가자, 들어가
- 유라 씨

 

이야, 아주 그냥
타이밍 기가 막힐 때 왔다

 

- 때마침 연예인도 오고?
- 그럼

 

- 오, 유라 왔어?
- 안녕하세요

 

아이고, 오늘 무슨 날이다, 날이야

 

아유

 

야, 야, 여기
우리 테이블에 앉아야 돼

 

자, 앉아, 앉아

 

유라 씨, 여기

 

승진 파티

 

야, 동훈아, 우리 여기 앉자, 그냥

 

저기 상무님, 상무님

 

정희야, 우리 여기 술 줘, 술, 여기다

 

그래, 따로 앉아

 

우리 삼 형제 중에 둘째

 

아, 둘째시구나

 

어느 집이든 가운데가
제일 못됐다던데

 

이 집은 가운데가 제일 괜찮아

 

고갱이, 알짜, 대기업 다녀

 

상무 후보 올랐대

 

어머, 그래요?

 

어쩐지

 

두 분하고 다르게
얼굴에 글이 있다 했더니

 

축하드려요

 

축하한다잖아

 

얼굴 좀 봐 봐

 

아니, 형, 뭐

 

분식집으로 결정한 거야?

 

족발집은 너무 중노동이더라?

 

 

쟤는

 

인간적으로다가 부끄러움이 너무 많아

 

나는

 

작은형 그 부끄러움이 좋더라

 

나도

 

꼭 마크 다시 같아

 

맞고 다시?

 

뭘 맞고 다시 해?

 

그, '브리짓 존스의 일기'

 

거기 나오는 그 마크 다시

 

마꼬다시상? 뭐, 일본 영화야?

 

마꼬다시상 주연

 

아, 마크 다시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데

 

동훈이가 그 사람을 닮았다고!

 

야, 영화 못 찍게 막고 다시 찍어, 씨

 

아, 진짜 무식해 가지고, 미치겠네

 

일어나, 그만 가

 

으이구, 부끄럽냐?

 

나 내일 현장 나가 봐야 돼

 

저 금방 왔는데

 

먼저 가, 우리 조금만 있다 갈게

 

- 여기 얼마야?
- 내지 마

 

오늘 우리 삼 형제 거 다 내가 내

 

간다, 형들, 갈게요

 

그래, 가

 

야, 뭐 빠뜨린 거 없어?

 

잘 가, 마크 다시!

 

 

어디야?

 

 

아까 전화했었는데

 

왜 전화했는데?

 

아이, 그냥

 

뭐 사 갈까 하고

 

뭐 사 가?

 

됐어, 그냥 와

 

그때 오디션 봤던 감독님이
다시 한번 보재서

 

내일 보기로 했어요

 

다 얘기했어요

 

이러저러해서 울렁증 같은 게 생겼다고

 

이번에 극복해 보자는데

 

한번 해 보려고요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날 망친 사람이

 

다시 펴 준다니까
왠지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감독님이 정말 잘나갔으면

 

나 고쳐 놓으란 말도 못 하고

 

그냥 망가진 채로 쭉 살았을 텐데

 

감독님이 망해서 만만해 보이나 봐요

 

좋아요

 

갈게요

 

어, 가라

 

내일 잘해라

 

좀 전의 그거요

 

'내일 잘해라'

 

 

1cm는 펴진 거 같아요

 

박동훈, 박동훈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인데

 

씁, 음, 박동훈

 

박동훈, 박동훈

 

너 최소 전과 10범 만드는 게 목표인데

 

이 기회 놓치겠냐!

 

박동훈?

 

상품권

 

아, 씨

 

이번엔 자네가 한 번 양보해

 

일단 우리가 이기고 봐야

 

다음이라는 것도 있는 거니까

 

그래

 

진짜 하나도 없어?

 

너 진짜 이렇게 일할래?

 

박동훈 뒤진 거 맞아?

 

'운' 말고 '훈'!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갖고 와, 이씨

 

박동훈 부장 신원 조회하면
뭐 나올 줄 알았어요?

 

순진하신 거예요, 아니면
그냥 일을 하는 척하시는 거예요?

 

상무님도 신원 조회로
잡히는 거 없잖아요

 

근데 깨끗하세요?

 

일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고

 

제가 다른 방면으로
샅샅이 뒤지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식사하셔야죠?

 

약속 있어요

 

앉아, 앉아

 

하, 박 부장은?

 

아, 과장님이랑 시청에 들어가셨어요

 

금방 들어오실 거예요
오후에 현장 나가 봐야 돼서

 

박 부장 요즘 어때?

 

들떠 있지?

 

아, 그럴 분 아닌 거 아시잖아요
뭐, 똑같으세요

 

누가 상무 될 거 같아?

 

난 누가 돼도 상관없어
둘 다 내 밥인데, 뭐

 

사람들 뭐래? 누가 될 거 같대?

 

말해 봐

 

이런 건 솔직히
부하 직원들이 뽑게 하는 게 맞아

 

웃대가리들이야 다 자기한테
잘하는 놈 좋다 그러지, 뭐

 

자네들이 뽑는다면
박동훈 부장은 몇 점이야?

 

부장님이야 뭐, 나이스하시죠

 

누구한테 원망 들을 분은 아니시잖아요

 

워낙 양반이시라

 

그렇다고 100점은 아닐 거 아니야

 

음...

 

90점?

 

10점은 왜 뺐어?

 

아휴, 좀 뭐랄까

 

너무 정이 많으세요

 

파견직들 감싸고도는 것도 그렇고

 

아, 자기, 미안해

 

정직원이랑 파견직하고 부딪치면

 

당연히 정직원 편들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근데 너무 을 편에 서시니까

 

저는 상무 되시면
그런 게 좀 걱정되긴 해요

 

누구를 편들었는데?

 

있어요

 

누군데?

 

이번에 들어온 3팀 지원 담당요

 

걔? 영수증 처리하는 애?

 

걔 박 부장이
자르자고 했던 거 같은데?

 

- 음, 예
- 아이, 처음에는 그랬죠

 

그때는 막...

 

아휴

 

아휴, 아무튼 그, 뭐, 그때 이후론

 

넘어가신 거 같아요
남자들이 다 그렇죠, 뭐

 

넘어가긴 뭐가 넘어가? 둘이 뭐 있어?

 

아이, 뭐, 있다기보다는

 

아, 그렇지 않아요?

 

아, 솔직히 부장님
걔 많이 편들잖아요

 

대리님도 자르자고 했는데
부장님은 계속 감싸시고

 

아, 아니, 감싼 게 아니고
그냥 한동네 사니까

 

한동네 살아요?

 

한동네 살아?

 

아...

 

일단 먹어, 먹어, 먹어

 

한동네?

 

여보세요? 예예, 예, 상무님

 

예?

 

예예, 알겠습니다, 예

 

이거 하나 가져오는 데
뭐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려? 쯧

 

우리도 돌려보낼 생각 하고
복수로 잡은 건데

 

박 부장이 걔를 딱 집더라고요

 

좀 이상하긴 했어요

 

딱 집었어, 얘를?
이렇게 형편없는 애를? 왜?

 

아니

 

애들이 다 이 모양이었어?

 

아니요, 파견직이라도
대기업인데 스펙들 짱짱했죠

 

얜 그냥, 진짜 그냥 끼워 넣은 건데

 

아휴, 진짜 사람 이상하게 만드네?

 

아니, 내가
없는 말 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도 지금 시기가 그렇잖아

 

시기가 무슨...

 

야, 너희 준비 안 하냐?

 

 

난데

 

너희 회사에서 보낸 파견직 중에

 

이지안이라는 애

 

얘 빨리 신원 조회해 봐

 

이름이 뭐죠?

 

이지안

 

끊어 봐, 찍어서 보낼게

 

균열 체크 어디 어디 해?

 

아...

 

여기, 여기

 

여기

 

내장재 전부 다 뜯어 볼래? 응?

 

도면 잘 봐

 

어디가 하중이 제일 커?

 

아...

 

벽체로 가다가 기둥으로 바뀌는 데
이 지점요

 

그리고?

 

건물 붕괴되면 제일 마지막까지
버텨야 되는 곳이 어디야?

 

계단실?

 

거기 균열이 있으면?

 

심각한 거죠

 

계단실하고 엘리베이터실은

 

통으로 3면, 4면
벽체로 만들어서 나란히 붙여 놔

 

건물 뼈대 역할 하라고

 

그러니까 균열 체크할 때는

 

기본적으로 강해야 될 곳이 강한가도
확인해야지, 응?

 

네, 삼안E&C입니다

 

아, 잠시만요

 

저, 박 부장님!

 

전화요, 자리로 연결해 드릴게요

 

네, 전화 바꿨습니다

 

여보세요?

 

저기, 박동훈 씨 맞나요?

 

아, 예, 그런데요?

 

혹시 한 달 전쯤에
상품권 잃어버리지 않으셨어요?

 

누런 봉투에 들었었는데

 

한 몇천만 원어치는 되는 거 같았는데?

 

누구세요?

 

이지안이라는 여자애도
그 회사 다니죠?

 

그렇죠?

 

누구시냐고요

 

아니, 저는 대부업 하는 사람인데요

 

아, 이걸 알려 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 진짜 많이 했어요

 

옆에, 옆에

 

한 달 전쯤에 걔가
상품권을 들고 왔었거든요

 

우리한테 빌린 돈이 꽤 있었는데

 

한 방에 갚겠다고 상품권 갖고 왔는데

 

딱 봐도 훔친 게 분명하니까

 

봉투엔 박동훈이라고 쓰여 있었고

 

우린 그런 거 받으면 큰일 나니까

 

일단 받아 두고 신고해야겠다 했는데

 

걔가 눈치 까고 또 그걸 들고 튀었네?

 

안 되겠다

 

부장님

 

부장님

 

이거 좀 보셔야 될 거 같은데요?

 

근데 걔가 거길 다닌다길래

 

걔가 어떻게 그렇게
큰 회사를 들어갔나

 

진짜인가 싶어서
회사 홈피 들어가 봤다가

 

박동훈이라는 이름 보고

 

어디서 많이 들었다, 들었다 했는데

 

딱 그게 생각이 난 거예요

 

상품권

 

근데 그거 찾았어요?

 

우리가 신고할 거라는 거
눈치 깠으니까

 

완전 감지는 못했을 건데

 

걔 조심해야 돼요, 손버릇도 나쁘고

 

문제 많아요, 걔

 

이번 역은 후계, 후계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가라

 

밥 좀 사 주죠?

 

다음에 먹자

 

가라

 

부장님

 

저, 박 부장님!

 

전화요, 자리로 연결해 드릴게요

 

네, 전화 바꿨습니다

 

여보세요?

 

아, 예, 그런데요?

 

누구세요?

 

누구시냐고요

 

그만 끊겠습니다

 

무슨 전화인데 그러세요?

 

장비 챙겼어?

 

가, 가자

 

걔 형 좋아한다

 

뭐, 말 같지도 않은 얘길 하고 있어?

 

아니, 자기가 가지려고
훔친 것도 아니고

 

형 살리려고 훔쳐다 버린 거잖아

 

고맙다

 

어, 왔어?

 

저녁은?

 

먹었어

 

아, 나 치약 사러 갈 건데

 

뭐 필요한 거

 

맨날 '필요한 거', '필요한 거'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나한텐 언제 얘기할 거야?

 

뭐?

 

상무 후보에 올랐다며

 

- 아
- '아'?

 

기다렸어, 언제 얘기하나

 

난 왜 당신 얘길 꼭 어머니한테 들어?

 

미안해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데
말하기 뭐해서

 

말하기 뭐한 거 어머니한텐 다 말하지?

 

아주버님도 알고 도련님도 알고

 

어떻게 나만 몰라?

 

미안해

 

그놈의 '미안해', '미안해'

 

- 창문 좀 내려 주세요
- 왜요, 왜요?

 

창문 좀 내려 주세요

 

- 창문은 왜요?
- 수고하십니다

 

- 수고하십니다
- 음주 단속 나왔습니다

 

- 저 술 안 먹었어요
- 3초간 한번 불어 주시죠

 

무슨 음주 단속이야

 

아니, 술을 안 먹었는데
무슨 음주 단속이에요?

 

- 확인을 한번 해 봐야 되니까
- 아니, 한번 불어 보세요

 

아뇨, 그게 아니고
제가 지금 빨리 가야 돼요

 

급해서 그러니까 빨리 갑시다

 

확인해 드리면 보내 드릴 테니까

 

아니, 뭘 자꾸
술을 먹지도 않았는데 자꾸 불래

 

아이, 안 먹었다니까?

 

확인해 드리면
보내 드릴 테니까 부세요

 

아니, 경찰이면 다예요?

 

뭘 불라고, 아이, 못 불어, 못 불어

 

내리세요

 

아니, 아저씨, 그게 아니고

 

웬일이냐?

 

네가 전화를 다 하고

 

회사에 전화했었지?

 

미친년

 

아, 내리, 내리세요

 

왜?

 

그놈이 차갑게 구냐?

 

변했어, 그놈이?

 

뭐라 그랬어?

 

뭐라 그랬어!

 

도둑년이라 그랬다

 

네 처지를 알아, 이년아

 

어디서 주제도 모르고

 

알콩달콩 사랑 놀음을
하고 자빠졌어, 이씨

 

뼈 빠지게 돈 벌어다
갚아도 모자랄 판에

 

뚜껑 열리게 하지 말고

 

좋은 말 할 때 아가리 닥치고
돈이나 벌어라, 어?

 

둘 다 확 죽여 버리기 전에

 

아저씨, 가만히 있어, 내 친구가

 

자, 봐 봐, 얼마나 속상한지

 

아니, 아저씨는 친구 없어? 어?

 

봐 봐, 내 말 맞잖아

 

아이, 새끼 정말

 

서라

 

서라

 

아, 서라고!

 

어어, 어어, 어어, 어어...

 

에헤, 참!

 

이거 놔, 이 새끼야

 

내가 진짜!

 

아, 야, 야, 야, 야
나와서 싸워, 나와서, 인마!

 

아니, 너희 왜
좁은데 거기서 그러냐, 그거

 

아휴

 

맨날 옆에서 핸드폰 하는 거
열 뻗쳐서 운전하랬더니

 

안 하려고 일부러 그랬지? 씨

 

그만해라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아침 드라마 보는 남자들 쌨다더니

 

딱 저 인간이야, 저 인간, 어?

 

으이구, 잠깐 한눈팔면

 

계단에 쪼그려 앉아 가지고
드라마 보고 앉았고

 

아휴, 진짜

 

어떻게 회사를 20년 넘게 다녔어?
신기하다, 진짜

 

네가 영업의 세계를 아냐?

 

빨리 고르라고

 

빨리 먹고 나가야 될 거 아니야

 

차 유리도 갈고

 

오늘 몇 동을 돌아야 되는데

 

난 짬뽕

 

굿 초이스

 

메뉴 외우냐?

 

근데 이 자식이 아까부터
'냐, 냐'거려, 이 자식

 

내가 네 동생이냐?

 

그러면 '메뉴 외우십니까' 그러냐?

 

'냐, 냐' 하지 말라고, 이 자식아!

 

에헤

 

냐, 냐, 냐, 냐!

 

- 냐, 냐, 냐!
- 너 이 새끼!

 

금방 나올 거야

 

냐, 냐, 냐, 냐, 냐!

 

이걸 그냥 입을 '냐' 자로
찢을까 보다, 그냥, 확 그냥

 

이게...

 

나 지금 오디션 보러 가는데

 

어제까진

 

'진짜 해 보자'

 

'괜찮다'

 

'할 수 있다' 그랬는데

 

 

도망가고 싶어요

 

나 좀 어떻게 좀 해 줘 봐요, 좀

 

펴 준다며요

 

안 갈래

 

안 할래요, 못 하겠어

 

죽을 거 같아

 

이뻐

 

엄청 이뻐

 

더럽게 이뻐

 

네가 잘됐으면 좋겠어

 

어, 잘될 것 같아

 

가끔

 

'노팅 힐'도 생각해

 

네가 줄리아 로버츠 같은
톱스타가 돼서

 

내 생각에 여기를 찾아와 주면 어떨까

 

아무도 없을 때 정희 누나네서

 

술 한잔하고 갔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떨까

 

내가 널 붙잡으면 어떨까

 

그냥

 

잘 날려 보내야지

 

영화관에서

 

큰 화면으로 널 보면
되게 쓸쓸할 거 같은데

 

그래도 좋을 거 같아

 

여기서 이렇게 살아도

 

내 인생이

 

영화 같을 거 같아

 

나 이따 또 전화할 수도 있어요

 

아휴, 씨, 쯧

 

나도 짬뽕

 

짜장?

 

아휴

 

아, 오셨어요?

 

미안하다, 늦었다

 

아이, 놔둬

 

이제 일어났냐?

 

어제 좀 마셨어요

 

아이고, 아이고

 

밥 안 먹었지? 나도 배고프다

 

얼른 치우고 먹자

 

점심 약속 아니셨어요?

 

어디 갔다 오시는데요?

 

어디는

 

향냄새가 나는데?

 

절에 갔다 오셨나 보네?

 

동훈이 잘되라고

 

불공드리고 오셨어요?

 

어머니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어떻게 그놈이 있는 데를 가요!

 

이왕이면

 

아는 놈 있는 데 가서 비는 게 낫지

 

미안하다

 

내가 내 새끼만 생각하고

 

내 얘기

 

해요?

 

 

거짓말

 

너 잘 사냐 어쩌냐 물어봐

 

물어보면 뭐 할 거야

 

나와, 밥 먹어

 

파견직 놓고 하도 말들 많아서

 

각 부서장이 와서 직접 이력서 보고
뽑아 가는 걸로 했는데

 

걔 이력서 보고 딱 짚은 게
박 부장이래요

 

스펙 좋은 애들도 많았는데

 

근데 얘 중학교가 검정고시예요

 

고등학교라면 내신 때문에
자퇴하는 애들 많다지만

 

중학교는 좀 이상하지 않아요?

 

얘 알아보라고
신원 조회 부탁해 놨으니까

 

곧 결과 나올 겁니다

 

신원 조회 같은 거 하지 말랬죠?

 

불법인 거 몰라서 자꾸 그런 짓 해요?

 

그러다가 걸리면 어쩌려고요

 

제가 직접 하는 건 아니고

 

그 파견업체 사장이 경찰 출신이라

 

어떻게 알았냐고 하면 뭐라고 하게요?

 

누구 시켜서 알아봤다고 할 거예요?

 

아니면 어디서 들었다고 할 거예요?

 

역공당할 카드는 쓰는 거 아니라고요

 

당장 스톱시켜요, 됐다 그러세요

 

 

직원들이 그래요? 둘이 이상하다고?

 

너무 형편없는 애를 뽑아 놨으니까

 

처음에는 자르려고 했다가

 

나중에는 편들었다고도 하고

 

두 사람 그냥 가만히 두면
뭔가 나올 거 같은데

 

두고 보죠, 둘이 무슨 사이인가

 

괜히 들쑤셔서 펄쩍 뛰게 만들지 말고

 

에이, 박동훈이 그럴 인간은 또...

 

그냥 두고 보자고요

 

그런 인간인지 아닌지

 

하, 식당에서 윤 상무 우리 테이블
와 앉을 때부터 느낌 싸했어요

 

정 대리는 그냥 부장님 너무 관대해서

 

파견직한테도 관대하다
뭐, 그런 투였는데

 

막 이상하게 엮으려고 막 몰아가는데

 

그럴 법한 애랑 엮으면 말을 안 해요
진짜 아무것도 아닌 애랑...

 

넌 뭐라 그랬는데?

 

너 내 뒷담화 잘 까잖아

 

아이, 제가 뭐라 그래요
저 진짜 한마디도 안 했어요

 

웃기고 있네

 

진짜예요, 자꾸 걔랑 부장님이랑
이상한 쪽으로 엮는 거 같아서

 

'그런 거 아니다
그냥 한동네 살아서 좀 친한 것뿐이다'

 

잘했다, 잘했어, 어?

 

아는 사이였던 거지, 둘이

 

'우리 회사에 이력서 넣어라
그럼 내가 뽑아 주겠다'

 

그래서 뽑아 준 거지, 잘했다

 

아, 그렇게는 아니죠

 

엮자고 들면 뭐는 못 엮어?

 

짐작을 하긴 했었지만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네요

 

쯧, 정말 말도 안 되는 애랑
예? 말도 안 되게

 

아, 그러니까 내가 자르자고 했을 때
잘랐으면 이런 일 없잖아요

 

아, 그런 애를 왜 뽑으셨어요?

 

아, 스펙 좋은 애들 엄청 많았다며요
걘 이력서에 아무것도 없고

 

근데 뭐에 끌렸는데요?

 

달리기

 

뭐에 끌렸는데요?

 

내가 아냐?

 

골라도 꼭...

 

미안하다, 꽝손이라

 

너 뭐 하니?

 

퇴근 시간 아직 10분 남았어

 

어?

 

어?

 

오늘은 웬일로 노래를 안 듣냐?

 

나도 한 대 줘 봐

 

한 대 줘 봐

 

상훈이하고 기훈이 앞에선 피우지 마라

 

신경 쓴다

 

이제 가냐?

 

아는 애야?

 

후계동의 자랑!

 

안주가 왔어요

 

야, 야, 야, 상무님 오셨는데 이게

 

안주 좀 뭐 더 내와, 좀

 

상무님!

 

아, 좋다

 

맛있다

 

어, 그래, 그래, 내가 저기, 저기...

 

어, 박 상무, 한 잔 더, 한 잔 더

 

자!

 

인생

 

왜 이렇게 치사할까?

 

사랑하지 않으니까 치사한 거지

 

치사한 새끼들 천지야

 

계산 맞아? 안 맞지?

 

다시 할까요?

 

- 다시 해 봐
- 네

 

김 대리, 아까 얘기한 거 좀

 

아, 네

 

- 그래, 이렇게 하면 돼
- 네

 

- 진행해
- 네

 

 

아, 소장님, 안녕하세요

 

아유, 부장님, 무슨 일로?

 

아, 서춘대 이분 지금 어디 계세요?

 

아, 그분 지금 퇴근하셨는데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아...

 

박 상무 어떻게 잘랐어?

 

쉬워요

 

술 먹이고 약 타고

 

동훈 씨는 어떻게 자르려고 했어?

 

스캔들

 

누구랑?

 

나랑

 

근데 왜 준영이 배신했니?

 

인간이 너무 쓰레기라

 

도준영은 쓰레기고

 

박동훈은 안됐고

 

등신

 

이젠 어떻게 할 건데?

 

생각 중

 

준영이가 말한 돈 내가 줄게

 

그냥 조용히 회사 그만둬

 

준영이가 너 찾지 못하게
해 줄 수 있어

 

그럼 도준영은 또 다른 사람 구하겠지

 

박동훈 잘라 낼 사람

 

잘려도 돼

 

내 문제 아니었어도
상무 후보로 올라간 이상

 

어차피 서로 치고받고 싸우고
누구 하나 잘렸을 거야

 

누가 이기든 말든
알아서 하라고 하고 넌 빠져

 

구조 기술사, 회사 잘려도
먹고사는 데 아무 문제 없어

 

다시 같이 살 생각인가 보네

 

같이 살든 말든

 

그딴 거 신경 쓰지 말고
넌 그냥 조용히 사라져

 

불쾌해

 

내 치부 다 알고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도 불쾌하고

 

그런 네가

 

동훈 씨랑 한 회사에
있다는 것도 불쾌해

 

그딴 거 녹음해서 나한테
들려준 애가 못 할 짓이 뭐야?

 

네가 하는 짓이 너무 무식하고

 

무서워

 

겁나는구나?

 

내가 박동훈한테 다 말할까 봐

 

아줌마

 

용쓰지 마요

 

박동훈 다 알아

 

다 안다고

 

아줌마 도준영이랑 바람피운 거

 

지안이 어려서

 

걔 엄마가 여기저기서
돈을 무지 끌어다 쓰고

 

도망쳤었어요

 

듣지도 못하는 노인네랑 어린것 둘이

 

맨날 빚쟁이들한테 들들 볶이고

 

어미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연락도 없고

 

'그래도 딸내미 졸업식엔 오겠지'

 

'할머니도 다쳐서 못 움직이는데'

 

'올 사람 없는 거 아니까 오겠지'

 

그 생각으로 빚쟁이들이
다 졸업식에 몰려갔었는데

 

아유, 진짜

 

새끼도 뭐, 없는 모양이구먼, 이거

 

- 작정을 했어
- 지독하네, 지독해

 

아니, 안 오, 안 오는 거야?

 

오늘 아주 멋있었어

 

자, 하나, 둘

 

안 왔어요, 아무도

 

독한 여편네

 

아휴, 가요

 

아유, 정말

 

발길이 떨어지지를 않더라고요

 

제 엄마 죽고

 

지안이가 그 빚을 다 떠안았어요

 

상속 포기라는 건 몰랐으니까

 

누가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고

 

갚아도 갚아도 끝이 없는 돈이었어요

 

그중에 광일이 아버지 돈이
제일 많았고

 

사채 하는 놈이었는데

 

정말 징글징글하게 못살게 굴었어요

 

듣지도 못하는 노인네가!

 

맨날 노인네 패고

 

그러니 별수 있나

 

그놈이 시키는 건 다 하는 수밖에

 

지안이가 나쁜 짓 한다는 거 알고
노인네 쓰러지고

 

다시는 나쁜 짓 안 하겠다고

 

그 작은 게

 

뼈가 부서져라 일만...

 

그 사채업자 죽고

 

지금은 광일이라는 그 아들놈이
제 아비랑 똑같이 그래요

 

그래서 부장님
그 5천만 원에 손댄 거고

 

그놈이 훔친 거라는 걸
알아채서 돌려놔야 했어요

 

부장님 돈을
훔치려 했던 건 사실이지만

 

사실이 뭐였는지 중요한가요?

 

내가 지안이를 건사하게 된 거나

 

사실에 비추면 다 말이 안 되죠

 

마음이 어디 논리대로 가나요?

 

존경합니다, 어르신

 

그놈 지금 어디 있어요?

 

박동훈 부장 왔다 갔다

 

여자 패 본 적 있어요?

 

김 대리 왜 때렸어?

 

아저씨 욕해서요

 

파이팅

 

뭐야?

 

누가 광일이야?

 

댁은 누구세요?

 

나?

 

박동훈

 

누가 광일이야?

 

너야?

 

이지안 빚 얼마야?

 

왜?

 

대신 갚아 주시게?

 

어, 얼마야?

 

어디 와서 멋진 척이세요

 

인생 말랑말랑하게 살아오신 거 같은데

 

그냥 가세요, 이 씨발

 

이제 알 거 아니야

 

그년이 어떤 년인지

 

얼마야?

 

아이씨

 

나는 걔 얘기 들으니까 눈물이 나는데

 

너는 눈물 안 나니?

 

나도 눈물 난다, 이 씨발

 

오늘 말로 안 끝나겠네?

 

미리 말해 두는데

 

나 삼 형제야

 

왜? 부르시게?

 

불러

 

삼 형제는 돌 돼서
숟가락 들기 시작할 때부터

 

장난 아니게 싸워 대

 

맷집 장난 아니야

 

그러다가 스무 살 되면 싸움은 안 해

 

왜 안 하는 줄 알아?

 

'아, 내 펀치가 장난 아니구나'

 

'이러다가 누구 하나 죽겠구나'

 

왜 애를 패, 이 새끼야!

 

불쌍한 애를 왜!

 

왜, 왜! 씨

 

그년이 우리 아버지 죽였으니까!

 

그년이 죽였어, 우리 아버지

 

그년이 죽였다고! 씨

 

나 같아도 죽여

 

내 식구 패는 새끼들은

 

다 죽여!

 

야, 이 새끼야

 

그놈이 또 못살게 굴면
그땐 바로 전화해

 

그 동네에
네 전화 한 방에 달려올 인간

 

100명 오라고 하면 100명도 와

 

누가 그랬어?

 

누가 그랬냐고!

 

내가 선배를 왜 때려?

 

자기가 다 안다는 거
너는 절대 모르게 하라는 거였어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는
생각이면 안 하는 게 나아

 

저 꼭 상무 돼야 돼요

 

한번 맞닥뜨려 보려고요

 

멋모르고 친했던 사람들도
내가 어떤 애인지 알고 나면

 

갈등하는 눈빛이 보이던데

 

왜 또 알은척 안 하냐, 너?

 

옛날 일 아무것도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