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잡지사
소피 홀입니다

 

빌, 전화 주셔서
감사해요

 

아뇨, 작가는 아니고
자료조사원인데

 

탐정처럼
조사하는거 맞아요

 

당신이 제가 찾는
'로버트 빌'인가 해서요

 

2차대전 끝나던 날
어디에 계셨는데요?

 

뉴욕 주 포킵시..
그랬군요

 

감사합니다

 

종전 발표된 그날...

 

팜비치해변?
좋으셨겠다

 

정말 감사해요

 

바비, 아직 못 찾았는데

 

남은 사람이 두 명,
해군하사까지 셋이네요

 

잠깐만요

 

다시 전화할게요

 

소피 홀입니다

 

종전된날 어디 계셨는지
기억나세요?

 

타임스퀘어?
저 바로 거기에 있어요

 


그 사진 배경이요

 

사진 속 그 분을
드디어 찾았네

 

사진 찍는 것도
보셨겠네요!

 

두 사람이 정말
키스한거 맞아요?

 

그랬군요

 

확실하죠?

 

 

100% 확실한가?

 

해군하사 로버트 빌이
현장에서 다 봤는데

 

그 간호사는 아름다웠고

 

키스도 진짜였대요

 

진짜 연인이었던 거죠

 

- 직접 들은 거야?
- 그렇다니까요

 

중요한 문제라서
이렇게 직접 묻는 거야

 

100% 확실해요

 

잘 됐군

 

사랑얘긴 실화여야
감동을 주거든

 

그건 그렇고, 약혼자랑
베로나로 여행간다며?

 

왜 결혼 전에?

 

그냥 휴가가는 거예요

 

그이가 식당 개업하면
바빠져서

 

사랑의 도시잖아?

 

여행지 잘 골랐군
일도 잘했고

 

혹시 베로나에 가서...

 

글을 써오면...

 

지금 자료조사 잘하잖아

 

여행이나 잘하라고

 

감사해요, 갈게요

 

결혼 전 신혼여행?
정말 대박이다

 

빅터 식당이 6주후
개업이라 서둘렀어

 

빅터 말야, 여행가선
제발 일 못 하게 해라

 

그 놈의 휴대폰
바다에 던져 버리고

 

과연 말릴 수 있을까?

 

- 걱정이다..
- 괜찮을 거야

 

뭐라고요?

 

이게 다 뭐야?

 

눈 감아봐

 

어서 눈 감으라니까!

 

눈은 감고, 입만 벌려

 

어때, 맛있어? 아냐?

 

맛있지?

 

차원이 다른 누들을
개발했단 말씀

 

이것도 먹어봐,
맛이 환상이야

 

재료는 같은데
면발이 통통해

 

더 먹을래?

 

완전 맛있지?

 

내 인생을 바꿀
불후의 명작이야

 

꿈꾸던 파스타가
탄생된 거라고

 

바로 이거야!

 

약간 퍽퍽한 듯하지만...

 

- 나도 말 좀 하자
- 뭔데?

 

12시간 후 출발인데
자기 짐도 안 쌌잖아

 

- 걱정 마, 준비할게
- 이건 언제 치우고?

 

되는대로

 

뉴욕이여 안녕,
아름다운 베로나로!

 

- 여행 멋질 거야
- 신난다!

 

소피!

 

'그대 어디에 있나요,
내 사랑 소피!'

 

- 여기 맘에 쏙 들어
- 나도 좋아

 

- 내가 근사한 곳 발견..
- 더 중요한 일이 있어!

 

- 뭔데?
- 모리니한테 전화왔어

 

이탈리아 납품업체들
다 만나게 해준대

 

최고 아름다운 베네토
포도농장부터 가보자

 

왜?

 

빅터!

 

내 말 못 알아들어?

 

멋진 와이너리에 간다니까,
낭만적이잖아!

 

와인 마시고
기분좋게 취하는 거야

 

그리고 돌아와서 알지...?

 

그래서 어떻게 됐어?

 

- 다시 말하려고 했는데
- 잘됐어?

 

결국 얘기도 못 꺼냈어

 

- 왜?
- 자신이 없어서

 

정말?

 

자료조사 관두고
글쓰고 싶은데

 

맞아, 진짜
하고싶은 걸 해야지

 

내가 말한 그 와인
여기 포도로 만든 거야

 

기억나?

 

- 어때요?
- 좋은걸요

 

꽃향기에 과일향까지
정말 좋다

 

웃어요!

 

소피!

 

서둘러야 돼, 오페라
티켓 매진되겠다

 

베치오 성,
가르다호수도 가고

 

- 걱정 마
- 줄리엣 집도 봐야지

 

천국에 온 것 같아,
치즈 냄새에 푹 빠졌어...

 

이 치즈, 신의 경지야!

 

여기서 살 수만 있다면
쥐가 되어도 좋겠다

 

모리니 전화였어

 

자기 농장에 오래
겨우 120km거리거든

 

트러플을 수확했대!

 

잠깐, 120km?

 

120마일 아냐, 킬로미터

 

그건 나도 알거든

 

그깟 버섯 보러
그 멀리까지?

 

그냥 버섯이 아냐!

 

트러플이라고

 

파스타 위에 얹는
고급재료야

 

- 즐겁게 놀고 왜 이래?
- 지금까진 좋았지

 

하지만 버섯 구경
같은 거 관심 없다고

 

그렇게 싫으면
안 가면 되잖아

 

대신 버섯이라고
부르진 마

 

자긴 트러플 보러 가,
난 혼자 관광할게

 

정말?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오, 줄리엣...

 

남편 있는 내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다니...

 

괜찮으세요?

 

실례합니다

 

영어 하세요?

 

드디어 오셨네!

 

바구니에서
편지를 꺼내서...

 

시작하면 돼요

 

시작해요?

 

소개소에서 온
번역가시죠?

 

- 그게 아닌..
- 2주나 기다렸어요

 

죄송, 난 소피인데
당신 따라 왔어요

 

바구니에
편지 넣는 걸 보고

 

그냥 궁금해서

 

궁금해요?

 

작가시구나?

 

네, 작가 맞아요

 

이 아가씨 작가래!

 

그렇다면
보여줄게 있어요

 

사연 있는 여자들이
전 세계에서 다 몰려와요

 

자기 고민을 써놓고
간다고 뭐 달라지나요?

 

우리가 답장해주잖아요

 

어머, 거기에
답장을 한단 말예요?

 

그럼요

 

당신들이 줄리엣?

 

줄리엣 비서요

 

도나텔라는
결혼 51년째인데

 

남편문제 전문이죠

 

남편은 와인같아
숙성하는데 오래 걸려

 

프란체스카는 간호사,
상실감 위로하는 전문

 

마리아는...

 

내 이름 말하면서
왜 한숨까지 쉬니?

 

자식 12명, 손자 29명
증손자 16명...

 

펜 가는 대로 답장써요

 

당신은?

 

이사벨라는 눈물로
얼룩진 편지 전문이야

 

사랑, 이별, 상처...
읽기도 맘아픈 얘기들

 

누군가는 도와줘야지

 

엄마 또 시작이다,
저녁 먹고 갈래요, 소피?

 

소피가 엄마를
무시하는 게 아니에요

 

그럼 뭐냐?

 

내 요리 맛있는 거 몰라?

 

온 마을사람이
먹다 기절하는데

 

안 먹고 간다잖니!

 

정말 먹고 싶지만
빨리 가야 되거든요

 

미국인은
바로 그게 문제야

 

- '빨리빨리' 밖에 몰라
- 엄마, 그만하세요

 

약혼자가 기다려서요

 

약혼자라고?

 

그렇다면...

 

이거 가져가서
꼭 둘이 같이 먹어요

 

자기야!

 

120km 달린
내가 먼저 왔네

 

- 대단하셔
- 그렇지?

 

나 없으니까 베로나가
텅 빈 것 같았지?

 

반이 빈 것 같아

 

- 줄리엣 비서를 만났어
- 줄리엣?

 

줄리엣 캐퓰렛?

 

줄리엣 비서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줄리엣 앞으로 온
편지에 답장을 써

 

베로나 시 공무원이래

 

이 세상 고민 있는
여자들이 다 몰려와서

 

- 편지를 써서 벽에..
- 봉지에 뭐 들었어?

 

몰라

 

줄리엣의 집 벽에
그 편지를 붙이면

 

비서들이
바구니를 갖고 가서

 

매일 편지를 담아가

 

줄리엣 이름으로
답장도 보낸다니까!

 

그게 직업이라니
정말 신기해

 

수많은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쓰다니

 

하루도 안 쉬고
그 사연을 다 읽고...

 

- 이 맛 환상이다
- 수십 년 동안...

 

맛이 기막혀!

 

기절하겠어!

 

자기도 먹어 봐

 

제발 좀만 더 먹어

 

 

자기 약혼자
열정이 대단해

 

그러게요

 

여기 온 후론 거의
이탈리아인 됐어요

 

이탈리아인 흉내가
좀 어설프긴 하지만

 

내 인생 최고 요리사와
사랑에 빠져버렸어

 

- 심각해
- 안젤리나를 사랑한다고?

 

정말?

 

화내지 말고 들어...

 

미치도록 하고 싶지만
자기가 싫다면 안 할게

 

뭔데?

 

안젤리나가 오늘
요리비법을 알려준대

 

지금, 하루 종일?

 

지금 당장, 놀랬지?

 

리조토 만드는 거 맞죠!

 

- 구다 리조토
- 알겠지?

 

300년 된 요리법이야

 

잘됐네, 근데 가르다
호수 못 가겠다

 

그 호수야 50만년
됐는데, 어디 가겠어?

 

이런 기회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냐

 

폴 뉴먼, 배우고
싶다면서 뭘 꾸물대?

 

봤지?

 

나 폴 뉴먼 됐다

 

어쩌겠어?
도리가 없잖아

 

소피는 우리
도와주면 되겠네

 

그거야, 편지 쓰기

 

넌 편지, 난 요리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약혼한지 얼마나?

 

거의 1년 됐어

 

왜 약혼반지 안 끼어?

 

내가 그러자고 했어

 

빅터는 식당일로
늘 바쁘고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아서

 

그래도 여자에겐
반지가 중요해

 

 

클레"어 스미스
클레"어가 첫사랑 찾으러
리보"르노 와인경매 환상이야!
클레"어는 기대를
첫번"째 로렌조는
클레"어와 로렌조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어요

 

이 냄새는 뭐야?

 

알폰조, 그게 아냐!

 

살짝 익히라고 했더니
푹 삶고 있잖아!

 

다시 해

 

안녕

 

어서 와, 소피!

 

소피, 잘 지냈어?

 

별일 없지?

 

로렌조와 클레어가
결혼한대

 

정말?

 

- 언제?
- 토요일에

 

이번 주 토요일?

 

나도 갈 거야

 

혼자

 

혼자?

 

다들 주방에서 나가 줘

 

하던 거 그냥 두고
어서 나가

 

알폰조, 어서 나가

 

자리 좀 비켜 달라고!

 

어서!

 

- 소피, 이러지 말고..
- 내 말부터 들어

 

이게 뭔지 모르겠어

 

우리가 사랑하는 거 맞니?

 

우린 여행 가서도
따로 놀았잖아

 

네가 글 쓰느라
바빴던 건데

 

- 난 괜찮아..
- 자기 괜찮은 거 알아

 

- 자기도 바쁘셨으니
- 이러지 마

 

- 와인 경매도 가고
- 왜 이래?

 

다 괜찮았던 게 문제지

 

신혼여행처럼 가놓곤

 

헤어져 있는데도
괜찮았다니

 

그건 뭔가 잘못된 거야
늘 같이 있고 싶어야지

 

달라질 거라고
말하고 싶지만

 

달라지고 싶지만...

 

이게... 내 모습이거든

 

네가 어떤 모습이든...

 

그대로 다 좋지만

 

이젠 내가 변했어

 

이건 아닌 것 같아

 

가야겠다

 

소피?

 

반가워

 

- 반가워라
- 잘 지냈어?

 

자기가 오다니 꿈같다
정말 예쁜 걸

 

언제 왔어? 숙소는?

 

아직 안 정했어

 

그럼 여기에서 지내

 

로렌조도 그렇게
하라고 할 거야

 

그럼 좋겠다

 

로렌조는 어때?
생각만큼 좋은 분이야?

 

그 이상이야

 

- 실은 나 이제...
- 여기 있었네

 

할머니 나오시기 전에
준비 끝내야지

 

소피, 여긴 패트리샤

 

반가워요

 

'그 소피'?

 

그 소피 맞아

 

드디어 만났네

 

교회 안에서 봐

 

넘어지지 말고

 

안 그래도 긴장했거든

 

- 이따 봐요
- 그래요

 

- 정말 반갑다
- 들어갈게

 

나중에 봐

 

- 어서 와
- 반가워요

 

소피, 정말 반갑다

 

- 잘 지냈어요?
- 정말 좋다

 

정말 예쁘구나!

 

- 여기 다 모였네!
- 놀랍지?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사랑하는 내 아내
클레어를 소개합니다

 

당신 차례야

 

어서 해요

 

사랑하는 여러분...

 

50년 전 저는
줄리엣의 집에 가서

 

내 아픈 마음을
편지로 남겼는데

 

바로 두 달 전에
이렇게 답장이 왔어요

 

이 편지가 안 왔더라면

 

오늘 이 자리도
없었을 겁니다

 

소피, 네 편지 읽어도
안 불편하겠지?

 

괜찮지?

 

'클레어, 지난 인생에 대한
아쉬움은 누구나 있지만'

 

'정말 소중한 걸
놓쳐 버렸다면'

 

'그 미련은 평생
가슴에 돌덩이로 남죠'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할 수 있다면...?'

 

'되돌릴 수 있다면...?'

 

'이제 50년 전 선택은
기억에서 지워 버리고'

 

'사랑에 대한
한 가지만 기억해요'

 

'사랑에 늦었다는 말은 없다...'

 

'그사랑이 진실이었다면
절대 변하지 않아요'

 

'이젠 용기를 내세요'

 

'가슴의 소리를
따라가는 거예요'

 

'줄리엣의 사랑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때로는 가족을 떠나고'

 

'먼 바다를 건너야 한다 해도'

 

'그 뜨거운 사랑을
느낄수만 있다면'

 

'저라면 용기를 내어
그걸 잡겠어요'

 

'눈물로 엇갈린 운명...'

 

'용기로 되돌릴 수 있어요'

 

'당신의 힘이 될게요'

 

'줄리엣'

 

금방 올게요

 

소피!

 

소피

 

소피!

 

또 여기야?

 

발코니잖아!

 

거기 왜 올라갔어?

 

나 떠날래

 

왜?

 

너무 힘들어

 

진작 이렇게
결정해야 했는데

 

빅터랑 헤어졌어

 

여기 온 것도 실은...

 

이젠 약혼자 없어?

 

없어

 

근데 늦었잖아!

 

이미 늦어 버렸어

 

이제와 부질없는 말이겠지만

 

솔직히...

 

당신을 사랑하거든

 

내가 이런 고백을 할 줄이야

 

그래, 당신을 사랑해

 

패트리샤가 있는 당신한텐
의미 없겠지만

 

- 패트리샤?
- 어서 가봐

 

내 사촌이야

 

- 사촌이라고!
- 그거 불법 아냐?

 

아니...

 

소피, 그게 아냐

 

설명해 줄게

 

설명 안 한 내 잘못이다
동명이인이야

 

사촌도 패트리샤,
옛날 여자도 패트리샤

 

하지만 내게 소피는
세상에 한 명 뿐이야

 

어서 내려와

 

찰리, 뭐 하는 거야?

 

왜 이래?

 

내 말 잘 들어야 돼

 

내가 사는 런던은 말야...

 

훌륭한 역사가 있고
정말 살기 좋은 곳이지만

 

자기네 뉴욕은
겉만 번지르르해

 

뭐라고?

 

근데 매일 대서양을
건널 수는 없잖아

 

동전 던지기로 정하자

 

무슨 소리야?

 

동전 던지기가 싫으면

 

내가 런던을 떠날게
너만 기다려 준다면

 

나는 정말...

 

미치도록 뜨겁게
당신을 사랑하거든

 

정말?

 

그렇다니까

 

키스해 줄거야?

 

그럼

 

어머나!

 

찰리!

 

나 무슨 짓 한 거니?

 

찰리!

 

괜찮아?

 

아무도 안 본 거지?

 

아무도 안 봤어

 

정말 다행이다

 

움직일 순 있겠어?

 

입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