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56,245 --> 00:00:59,773 제7의 봉인 2 00:02:14,365 --> 00:02:18,452 어린 양이 일곱째 봉인을 떼셨을 때에 3 00:02:19,495 --> 00:02:25,626 약 반 시간 동안 하늘에는 침묵이 흘렀습니다 4 00:02:27,378 --> 00:02:32,299 그리고 나는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일곱 천사를 보았는데 5 00:02:33,300 --> 00:02:35,886 그들은 나팔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6 00:04:30,918 --> 00:04:32,086 누구냐? 7 00:04:33,796 --> 00:04:35,089 나는 '죽음'이다 8 00:04:35,965 --> 00:04:37,424 날 데리러 왔나? 9 00:04:38,092 --> 00:04:40,177 이미 오래전부터 네 곁에 있었다 10 00:04:40,511 --> 00:04:42,012 알고 있었다 11 00:04:42,680 --> 00:04:43,848 준비됐나? 12 00:04:44,515 --> 00:04:47,893 육신은 준비됐지만 나는 아직 13 00:04:55,734 --> 00:04:57,319 잠시 기다려라 14 00:04:57,736 --> 00:05:01,699 다들 그러겠지만 난 기다려주지 않는다 15 00:05:02,199 --> 00:05:03,993 체스 둘 줄 알지? 16 00:05:04,994 --> 00:05:06,829 그걸 어떻게 알았지? 17 00:05:07,121 --> 00:05:09,540 그림에서 봤지 18 00:05:09,999 --> 00:05:14,128 솔직히 내 실력은 꽤나 훌륭한 편이지 19 00:05:14,378 --> 00:05:16,380 하지만 나보단 못할걸세 20 00:05:16,714 --> 00:05:18,674 체스는 왜 두자는 거지? 21 00:05:18,799 --> 00:05:20,593 그야 내 소관이지 22 00:05:20,718 --> 00:05:22,303 그렇군 23 00:05:23,762 --> 00:05:27,224 내가 버티는 한 나는 사는 거다 24 00:05:27,349 --> 00:05:30,019 내가 이기면 날 놓아줘야 해 25 00:05:37,067 --> 00:05:38,736 검은 말이군 26 00:05:40,112 --> 00:05:42,781 나한테 잘 어울리는군 27 00:06:55,396 --> 00:07:00,685 매춘부의 다리 사이에 몸을 눕히네 28 00:07:00,851 --> 00:07:05,656 그곳이야말로 나를 위한 자리 29 00:07:12,121 --> 00:07:16,750 주님은 멀리 저 높은 곳에 계시고 30 00:07:17,001 --> 00:07:23,007 사탄은 곳곳에서 우리를 유혹하네 31 00:07:23,507 --> 00:07:27,136 항간에 흉조 얘기가 자자해요 32 00:07:27,720 --> 00:07:30,639 말 두 마리가 서로 뜯어 먹더라는 둥 33 00:07:30,848 --> 00:07:36,020 무덤들이 입을 쩍 벌리고 해골들이 널렸다느니 말이에요 34 00:07:37,521 --> 00:07:40,649 하늘엔 해가 네 개나 뜨기도 했대요 35 00:08:00,169 --> 00:08:02,880 주막이 어디쯤이오? 36 00:08:27,488 --> 00:08:29,198 길을 가르쳐주던가? 37 00:08:29,323 --> 00:08:30,908 글쎄요 38 00:08:31,408 --> 00:08:33,869 - 뭐라던가? - 아무 말도요 39 00:08:34,203 --> 00:08:36,872 - 벙어리였나? - 아뇨 40 00:08:37,498 --> 00:08:40,709 그 친구 언변이 대단하던걸요 41 00:08:41,585 --> 00:08:43,712 - 그래? - 그럼요 42 00:08:44,379 --> 00:08:47,466 하지만 몹시 음산했죠 43 00:10:18,849 --> 00:10:22,269 잘 잤어? 아침은 먹었고? 44 00:10:23,729 --> 00:10:26,023 나도 풀을 먹을 줄 알면 좋을 텐데 45 00:10:26,190 --> 00:10:28,025 네가 좀 가르쳐줄래? 46 00:10:28,192 --> 00:10:30,736 이제 배곯게 생겼어 47 00:10:31,069 --> 00:10:34,531 이곳 사람들은 예술에 영 관심이 없어 48 00:11:28,377 --> 00:11:30,796 미아, 일어나 봐 49 00:11:30,963 --> 00:11:33,090 내가 굉장한 걸 봤어 50 00:11:33,257 --> 00:11:34,591 무슨 일인데? 51 00:11:34,758 --> 00:11:36,510 환영이 52 00:11:36,635 --> 00:11:40,514 아냐, 그건 진짜 현실이었어 53 00:11:40,847 --> 00:11:43,976 또 그놈의 환상 타령 54 00:11:47,271 --> 00:11:48,897 하여튼 그 여인을 봤어 55 00:11:50,649 --> 00:11:53,235 누구? 누구를 봤다고? 56 00:11:53,360 --> 00:11:55,279 성모 마리아 57 00:11:57,531 --> 00:11:58,949 정말이야? 58 00:11:59,074 --> 00:12:01,368 이렇게 손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계셨어 59 00:12:01,493 --> 00:12:05,289 머리엔 금관을 쓰고 파란 두루마기를 입고 60 00:12:05,455 --> 00:12:08,792 조그만 아기를 손에 잡고 61 00:12:08,917 --> 00:12:12,421 걸음마를 가르치고 계셨어 62 00:12:12,713 --> 00:12:16,717 날 보고는 웃어주셨지 63 00:12:17,301 --> 00:12:19,428 눈물이 고여서 닦고 다시 봤더니 64 00:12:19,553 --> 00:12:22,472 어느 순간 사라지고 안 계셨어 65 00:12:22,597 --> 00:12:26,768 그러고는 하늘과 땅이 66 00:12:27,144 --> 00:12:30,022 온통 아주 고요해졌어 67 00:12:30,689 --> 00:12:32,441 상상이 가? 68 00:12:33,650 --> 00:12:35,485 잘도 지어내네 69 00:12:36,028 --> 00:12:39,406 믿든 안 믿든 엄연한 사실이야 70 00:12:39,656 --> 00:12:44,161 눈에 보이는 현실이 아니라 차원이 다른 그런 현실이라고 71 00:12:44,328 --> 00:12:48,332 악마가 자기 꼬리로 수레바퀴에 72 00:12:48,498 --> 00:12:50,500 빨간 칠을 하더라던 그때처럼? 73 00:12:50,667 --> 00:12:53,003 그 얘기는 왜 또 꺼내? 74 00:12:53,170 --> 00:12:55,922 그런데 당신 손에 빨간 칠이 묻어 있었지 75 00:12:56,048 --> 00:12:58,175 그건 내가 지어낸 거지 76 00:12:58,342 --> 00:13:02,637 다른 진짜 환영들을 믿게 하려고 말야 77 00:13:02,763 --> 00:13:08,143 그러다 다른 사람들에게 얼간이 취급당해 78 00:13:08,393 --> 00:13:12,856 당신은 얼간이가 아니잖아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야 79 00:13:13,023 --> 00:13:17,361 내가 목소리를 듣고 성모님을 보고 80 00:13:17,527 --> 00:13:22,324 또 천사들과 악마들이 찾아오는 게 내 탓은 아니라고 81 00:13:23,075 --> 00:13:26,078 내가 누누이 말했지 82 00:13:26,286 --> 00:13:28,372 난 아침잠을 꼭 자야 한단 말야 83 00:13:28,538 --> 00:13:32,292 내가 그렇게 신신당부했잖아 84 00:13:32,542 --> 00:13:36,088 그러니 이제 제발 좀 닥쳐 85 00:13:47,891 --> 00:13:50,811 미카엘, 미카엘 86 00:14:01,154 --> 00:14:03,615 미카엘이 잘 자라야 할 텐데 87 00:14:03,740 --> 00:14:05,951 저 녀석은 훌륭한 곡예사가 될 거야 88 00:14:06,743 --> 00:14:11,331 굉장한 재주를 부리는 마술사가 되거나 89 00:14:11,456 --> 00:14:13,083 어떤 재주? 90 00:14:13,208 --> 00:14:15,836 공을 공중에 부양시키는 재주 91 00:14:16,044 --> 00:14:21,007 - 말도 안 돼 - 미카엘은 할 수 있어 92 00:14:22,592 --> 00:14:24,428 언제나 공상만 한다니까 93 00:14:26,930 --> 00:14:32,561 간밤에 노래를 하나 짓느라 날을 꼬박 지새웠어 94 00:14:32,727 --> 00:14:35,647 - 들어볼래? - 불러봐 95 00:14:35,772 --> 00:14:37,774 듣고 싶어 96 00:14:38,024 --> 00:14:41,653 한여름 날 나뭇가지에 앉은 97 00:14:41,945 --> 00:14:45,073 비둘기 한 마리 98 00:14:45,323 --> 00:14:49,327 아름답게, 주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고 99 00:14:49,744 --> 00:14:54,124 하늘 위 천사들도 화답을 하네 100 00:14:56,543 --> 00:14:59,004 미아, 잠든 거야? 101 00:14:59,463 --> 00:15:01,631 너무 멋지다 102 00:15:01,756 --> 00:15:03,258 아직 안 끝났는데 103 00:15:03,383 --> 00:15:06,344 들었어 조금만 더 잘게 104 00:15:06,470 --> 00:15:08,472 나중에 마저 불러줘 105 00:15:08,597 --> 00:15:10,807 잠꾸러기 106 00:15:12,642 --> 00:15:16,563 이런 걸 꼭 써야 하나? 107 00:15:17,522 --> 00:15:20,567 사제들은 돈을 듬뿍 주니 할 수밖에 108 00:15:20,692 --> 00:15:22,402 저승사자 노릇을 하래? 109 00:15:22,527 --> 00:15:26,239 이렇게 해서 정직한 사람들을 겁주래 110 00:15:26,364 --> 00:15:28,366 공연은 언젠데? 111 00:15:28,492 --> 00:15:30,361 만성절 축제 때 엘시노어에 112 00:15:30,561 --> 00:15:33,622 그것도 얼어 죽을 성당 계단에서 113 00:15:33,997 --> 00:15:38,668 좀 외설스러운 게 낫지 않아? 사람들이 더 좋아할 거야 114 00:15:38,793 --> 00:15:40,253 멍청하긴 115 00:15:40,837 --> 00:15:43,548 사제들 말이 흑사병이 돌아서 116 00:15:43,673 --> 00:15:48,053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죽어 나가고 난리도 아니래 117 00:15:48,178 --> 00:15:49,679 우리 배역은 뭐야? 118 00:15:49,846 --> 00:15:52,474 너 같은 얼간이야 인간의 영혼을 해야지 119 00:15:52,599 --> 00:15:54,309 별 볼 일 없는 역이군 120 00:15:54,434 --> 00:15:58,271 누가 결정을 하지? 이 극단 우두머리가 누구야? 121 00:15:59,731 --> 00:16:02,609 '명심하라 어리석은 인간들아' 122 00:16:02,734 --> 00:16:05,695 '네 목숨은 실낱같고' 123 00:16:06,988 --> 00:16:08,865 '남아있는 날은 짧도다' 124 00:16:11,701 --> 00:16:15,705 이런 걸 써도 여자들이 좋아할까? 관두라지 125 00:16:28,843 --> 00:16:30,720 - 요프 - 왜? 126 00:16:31,137 --> 00:16:33,473 가만히 있어 봐 아무 말도 말고 127 00:16:33,640 --> 00:16:35,642 난 지금 무덤처럼 조용해 128 00:16:36,393 --> 00:16:38,061 사랑해요 129 00:17:06,673 --> 00:17:08,675 그게 무슨 그림이오? 130 00:17:08,883 --> 00:17:10,427 '죽음의 춤'이라오 131 00:17:10,552 --> 00:17:13,930 - 죽음이라 - 저승길에서 벌이는 춤판이라오 132 00:17:14,431 --> 00:17:15,932 그런 걸 왜 그리죠? 133 00:17:16,057 --> 00:17:18,935 언젠간 죽게 된다는 걸 사람들에게 상기시키려고요 134 00:17:19,477 --> 00:17:21,271 별로 안 좋아할 텐데 135 00:17:21,438 --> 00:17:24,274 꼭 기분 좋게 해야 하나? 136 00:17:24,441 --> 00:17:26,568 겁주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소? 137 00:17:26,693 --> 00:17:28,711 아무도 그림을 안 볼 거요 138 00:17:28,851 --> 00:17:30,230 보고말고 139 00:17:30,455 --> 00:17:34,159 해골이 여자 나체보다 흥미진진하다오 140 00:17:34,284 --> 00:17:36,161 겁을 주면 141 00:17:36,328 --> 00:17:38,163 - 생각하게 되죠 - 생각하면 142 00:17:38,330 --> 00:17:41,833 - 더 겁이 날 테지 - 그럼 사제들한테 달려갈 테고 143 00:17:41,958 --> 00:17:44,836 - 내 알 바 아니지 - 그림만 그리면 그뿐이라고? 144 00:17:44,961 --> 00:17:48,340 난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그만이오 145 00:17:48,465 --> 00:17:50,467 사람들이 무척 싫어할 텐데 146 00:17:50,634 --> 00:17:54,054 싫어하면 즐거운 걸 그리죠, 뭐 147 00:17:54,471 --> 00:17:56,389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148 00:17:56,556 --> 00:17:59,142 흑사병에 걸리기 전까지는 149 00:17:59,601 --> 00:18:01,895 흑사병? 끔찍하군 150 00:18:02,854 --> 00:18:06,650 퉁퉁 부어오른 이 꼴을 봐요 151 00:18:07,525 --> 00:18:13,657 사지가 뒤틀려 경련을 일으키죠 152 00:18:16,368 --> 00:18:19,871 - 흉측하군 - 흉측하고말고 153 00:18:20,622 --> 00:18:24,125 종기를 마구 쥐어뜯고 154 00:18:24,501 --> 00:18:29,381 손톱으로 핏줄들을 잡아 뜯고 155 00:18:29,673 --> 00:18:32,509 사방에서 비명이 끊이지 않지 156 00:18:33,760 --> 00:18:35,011 겁나시나? 157 00:18:35,387 --> 00:18:38,181 겁? 내가? 사람 몰라보시는군 158 00:18:38,890 --> 00:18:40,934 저건 또 뭐요? 159 00:18:41,184 --> 00:18:44,729 사람들은 흑사병이 하느님이 내린 160 00:18:45,063 --> 00:18:48,441 천벌이라고 믿지 161 00:18:48,733 --> 00:18:53,571 하느님을 기쁘게 하려고 서로 매질하며 순례를 하죠 162 00:18:53,863 --> 00:18:55,448 영광을 위해서라지요 163 00:18:55,865 --> 00:18:57,367 서로 매질을? 164 00:18:58,034 --> 00:19:00,412 정말 끔찍하죠 165 00:19:00,662 --> 00:19:04,040 참회 행렬을 만나면 멀찍이 피해요 166 00:19:05,875 --> 00:19:09,462 술 좀 있소? 종일 물만 마셔서 그런가 167 00:19:09,921 --> 00:19:12,882 사막의 낙타처럼 목이 타는군 168 00:19:13,049 --> 00:19:15,218 겁이 나긴 났구려 169 00:19:44,873 --> 00:19:47,625 성실하게 고해하고 싶지만 170 00:19:48,084 --> 00:19:50,003 마음이 텅 비어 있습니다 171 00:19:51,254 --> 00:19:55,633 이 공허함은 저 자신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172 00:19:57,135 --> 00:19:58,970 거기 제 모습이 보이는데 173 00:19:59,387 --> 00:20:02,182 역겹고 두렵습니다 174 00:20:08,021 --> 00:20:13,151 전 이웃에게 무심해서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습니다 175 00:20:15,278 --> 00:20:17,864 이제는 환상 속에 갇혀 176 00:20:17,989 --> 00:20:20,492 악령의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177 00:20:20,784 --> 00:20:24,412 - 그래도 죽고 싶진 않겠지 - 죽고 싶습니다 178 00:20:25,622 --> 00:20:27,457 그럼 뭘 기다리지? 179 00:20:27,707 --> 00:20:29,209 확실히 아는 것입니다 180 00:20:30,543 --> 00:20:32,128 확실한 보장이겠지 181 00:20:32,295 --> 00:20:34,380 마음대로 부르십시오 182 00:20:39,636 --> 00:20:44,182 하느님을 직접 느끼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것입니까? 183 00:20:44,682 --> 00:20:49,020 왜 하느님은 막연한 약속들과 기적 속에 184 00:20:49,145 --> 00:20:51,147 숨어 계셔야만 합니까? 185 00:20:51,856 --> 00:20:54,651 우리 자신도 못 믿는데 어떻게 남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186 00:20:55,652 --> 00:20:59,656 믿음을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187 00:20:59,989 --> 00:21:03,159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됩니까? 188 00:21:03,827 --> 00:21:06,329 왜 내 안의 하느님을 죽일 수 없죠? 189 00:21:06,496 --> 00:21:10,375 왜 하느님은 내가 저주하고 도려내고 싶어 하는데도 190 00:21:10,500 --> 00:21:14,003 내 안에 애처롭게 살아 계십니까? 191 00:21:14,254 --> 00:21:17,674 왜 내가 결코 지울 수 없는 192 00:21:17,841 --> 00:21:20,134 당황스러운 현실로 계십니까? 193 00:21:20,260 --> 00:21:23,012 - 듣고 계십니까? - 듣고말고 194 00:21:24,681 --> 00:21:26,641 난 확실히 알고 싶습니다 195 00:21:26,766 --> 00:21:29,769 믿음이나 추측이 아닌 정확한 지식을요 196 00:21:30,937 --> 00:21:33,565 하느님이 얼굴을 보이시고 197 00:21:33,690 --> 00:21:36,568 직접 말씀해 주시는 걸 원합니다 198 00:21:37,110 --> 00:21:38,695 하지만 늘 침묵뿐이죠 199 00:21:39,445 --> 00:21:45,243 어둠 속에서 그분을 찾아보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일 뿐입니다 200 00:21:45,535 --> 00:21:47,537 정말 아무도 없나 보지 201 00:21:47,662 --> 00:21:50,081 그렇다면 삶은 공포일 뿐이에요 202 00:21:50,206 --> 00:21:55,587 만사가 허무하고 눈앞에 죽음이 있다면 누가 살 수 있겠습니까? 203 00:21:55,712 --> 00:21:58,798 대개는 죽음이나 허무 따윈 신경 쓰지 않지 204 00:21:58,923 --> 00:22:02,552 인생의 마지막에 다 달해서야 그 어둠을 보게 되죠 205 00:22:02,677 --> 00:22:05,054 암, 바로 그날에는 206 00:22:06,264 --> 00:22:08,308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207 00:22:09,142 --> 00:22:12,228 하느님은 우리가 208 00:22:12,604 --> 00:22:15,398 두려움 속에서 창조해낸 우상일지도 모르죠 209 00:22:16,399 --> 00:22:18,234 자네 매우 심란한가 보군 210 00:22:19,402 --> 00:22:21,404 오늘 아침 죽음이 찾아왔습니다 211 00:22:22,280 --> 00:22:24,240 전 체스를 두자고 제안했죠 212 00:22:25,575 --> 00:22:29,412 덕분에 일을 처리할 말미를 얻었습니다 213 00:22:29,537 --> 00:22:31,164 무슨 일? 214 00:22:32,081 --> 00:22:39,380 제 인생은 아무 의미 없는 탐구의 연속이었습니다 215 00:22:40,048 --> 00:22:46,137 아무런 가책도 씁쓸함도 없이 잘도 내뱉고 있지만 216 00:22:46,721 --> 00:22:50,475 결국 똑같다는 걸 압니다 217 00:22:51,935 --> 00:22:57,607 마지막으로나마 뜻깊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218 00:22:59,776 --> 00:23:02,612 그래서 죽음과 체스를? 219 00:23:03,988 --> 00:23:06,282 뛰어난 책략가이긴 하지만 220 00:23:06,658 --> 00:23:09,953 지금까지 졸 하나 잃지 않았죠 221 00:23:10,620 --> 00:23:13,957 어떻게 사신을 이길 건가? 222 00:23:15,083 --> 00:23:21,255 지금까진 비숍과 기사를 조합해서 무찔렀는데 223 00:23:21,464 --> 00:23:23,299 다음엔 측면 공격을 할 겁니다 224 00:23:25,969 --> 00:23:27,804 잘 기억해 두마 225 00:23:33,768 --> 00:23:35,603 사기꾼 226 00:23:36,896 --> 00:23:38,606 날 속였어 227 00:23:39,941 --> 00:23:44,779 하지만 두고 봐 다른 수를 찾아낼 테니까 228 00:23:45,405 --> 00:23:50,118 주막에서 만나 계속하도록 하지 229 00:23:56,666 --> 00:24:01,254 이게 내 손이로구나 아직 움직일 수가 있어 230 00:24:02,005 --> 00:24:04,882 이 안에서 피가 뛰는구나 231 00:24:06,384 --> 00:24:09,387 아직도 태양은 하늘 높이 있고 232 00:24:09,804 --> 00:24:14,559 나 안토니우스 블로크는 233 00:24:16,728 --> 00:24:19,188 죽음과 체스를 두는구나 234 00:24:22,108 --> 00:24:25,528 나리하고 방금 귀국했다오 235 00:24:25,653 --> 00:24:29,073 이제 알만 하쇼 화가 양반? 236 00:24:30,366 --> 00:24:31,743 십자군이로구먼 237 00:24:31,868 --> 00:24:33,411 그렇소 238 00:24:33,828 --> 00:24:36,205 10년간 갖은 고생을 다 했지 239 00:24:36,372 --> 00:24:41,294 독사와 파리떼에 시달리고 240 00:24:41,419 --> 00:24:46,758 이교도에게 죽을 뻔하고 술과 계집에 빠져 몸 망치고 241 00:24:46,883 --> 00:24:50,136 그 모두가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242 00:24:50,261 --> 00:24:52,138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243 00:24:53,931 --> 00:24:56,934 십자군 원정은 어느 멍청한 244 00:24:57,185 --> 00:25:00,246 이상론자가 생각해냈을 거요 245 00:25:05,777 --> 00:25:08,321 그 흑사병 그림 정말 끔찍하더군 246 00:25:08,571 --> 00:25:10,406 실상은 더 끔찍하다오 247 00:25:11,991 --> 00:25:18,206 어느 쪽으로 돌아서도 엉덩이는 뒤쪽이라 248 00:25:18,331 --> 00:25:25,338 '엉덩이는 뒤쪽이라' 그거야말로 진리로다 249 00:25:25,922 --> 00:25:30,443 이게 나, 종자 옌스라오 죽음 앞에선 냉소 짓고 250 00:25:30,568 --> 00:25:33,429 주님 앞에선 폭소하고 자신 앞에선 조소하고 251 00:25:33,596 --> 00:25:35,404 여자 앞에선 미소 짓고 252 00:25:35,625 --> 00:25:37,809 나 말고는 못 믿지만 253 00:25:37,934 --> 00:25:40,645 나 자신도 포함해서 254 00:25:41,229 --> 00:25:45,274 누구든지 비웃으며 천당이나 지옥엔 무관심한 255 00:26:11,467 --> 00:26:14,387 이 냄새 나는 국물은 뭐에 쓰는 거요? 256 00:26:14,971 --> 00:26:18,141 저년 몸뚱이에 악마가 붙었다오 257 00:26:18,850 --> 00:26:20,810 그래서 저렇게 매달아 놓았군 258 00:26:20,977 --> 00:26:25,857 저년이야 새벽에 화형당하지만 우리를 악마한테서 보호해야지요 259 00:26:26,023 --> 00:26:27,984 이 냄새 지독한 국물로? 260 00:26:28,776 --> 00:26:33,906 검은 개의 피와 담즙인데 261 00:26:34,824 --> 00:26:37,451 악마도 이 냄새는 못 견딜 거요 262 00:26:37,994 --> 00:26:39,745 나도 못 견디겠소 263 00:26:49,005 --> 00:26:50,506 네가 악마를 봤니? 264 00:26:52,175 --> 00:26:55,178 - 말을 걸어선 안 돼요 - 그렇게나 위험할까? 265 00:26:55,595 --> 00:27:00,516 흑사병이 창궐한 게 그 계집 때문이라고들 하죠 266 00:27:31,923 --> 00:27:34,508 심술궂은 운명아 267 00:27:34,884 --> 00:27:37,637 가련하기 그지없구나 268 00:27:38,262 --> 00:27:40,598 네가 지금 꿈틀꿈틀 움직이고 269 00:27:40,973 --> 00:27:43,768 벌레처럼 긴다마는 270 00:27:45,394 --> 00:27:46,979 노래를 안 하곤 못 배기나? 271 00:27:47,104 --> 00:27:48,606 어때서요? 272 00:29:53,397 --> 00:29:57,443 죽은 사람 물건을 훔치는 게 놀랍나? 273 00:29:57,610 --> 00:30:00,112 요샌 이 일이 수입이 짭짤하지 274 00:30:03,532 --> 00:30:07,203 사람들한테 말해봤자 소용없어 275 00:30:08,204 --> 00:30:12,809 제 몸 챙기기도 바쁜 판이니까 276 00:30:14,710 --> 00:30:19,215 소리칠 생각 마,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277 00:30:19,382 --> 00:30:21,384 놀랍지 않아? 278 00:30:27,598 --> 00:30:30,893 이게 누구신가? 279 00:30:31,185 --> 00:30:34,397 신화도 라발이잖아 280 00:30:34,939 --> 00:30:38,234 천당과 지옥의 박사님이시렸다 281 00:30:39,126 --> 00:30:40,736 내 말이 틀렸나? 282 00:30:42,196 --> 00:30:45,658 10년 전 십자군에 자원하도록 283 00:30:45,866 --> 00:30:48,828 나리를 꼬드긴 장본인이 맞지? 284 00:30:51,414 --> 00:30:54,625 장이 꼬일 만큼 내가 무섭나? 그래? 285 00:30:56,585 --> 00:31:01,257 지난 10년 세월의 의미를 이제야 알겠군 286 00:31:01,674 --> 00:31:04,593 우리가 너무 호강하고 행복에 겨워해서 287 00:31:04,760 --> 00:31:07,179 하느님께서 벌을 내리신 건가? 288 00:31:08,722 --> 00:31:14,103 우리 주인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려고 널 보냈나? 289 00:31:14,228 --> 00:31:15,771 난 진심으로 권했어 290 00:31:16,105 --> 00:31:19,692 이젠 더 잘 알겠군 좀도둑놈이 됐으니까 291 00:31:19,817 --> 00:31:25,115 너 같은 불한당에겐 정말 잘 어울리는 직업이군 292 00:31:25,425 --> 00:31:26,991 안 그런가? 293 00:31:31,245 --> 00:31:34,165 난 피에 굶주린 사람은 아냐 294 00:31:34,707 --> 00:31:40,963 하지만 다음에 또 만나게 되면 그땐 멋진 표시를 해줄 테다 295 00:31:41,964 --> 00:31:44,967 실은 물주머니를 채우러 왔던 거야 296 00:31:53,517 --> 00:31:55,436 난 '옌스'라고 해 297 00:31:55,686 --> 00:31:58,147 말과 행동이 고상하고 298 00:31:58,314 --> 00:32:03,486 상냥하기 그지없는 젊은이지 299 00:32:09,617 --> 00:32:13,871 잘 있어, 아가씨 겁탈할 수도 있었지만 300 00:32:14,079 --> 00:32:16,499 난 그런 사랑을 믿지 않거든 301 00:32:16,665 --> 00:32:19,084 결국엔 시시해져 버리지 302 00:32:23,172 --> 00:32:26,217 생각해 보니 살림할 사람이 필요하겠어 303 00:32:26,342 --> 00:32:28,219 요리할 줄 알아? 304 00:32:28,930 --> 00:32:33,274 지금쯤 마누라는 이미 죽어 있을 테니까 305 00:32:33,724 --> 00:32:36,018 그래서 살림할 사람이 필요해 306 00:32:38,854 --> 00:32:41,106 멍청히 있지 말고 냉큼 따라와 307 00:32:41,232 --> 00:32:44,527 난 생명의 은인이잖아 308 00:33:00,251 --> 00:33:02,628 에이, 저게 뭐야 309 00:33:03,837 --> 00:33:06,715 꼭 바보들 같군 310 00:34:24,752 --> 00:34:27,880 이게 무슨 버르장머리 없는 짓이야? 311 00:34:29,256 --> 00:34:32,718 원래 내 차례도 아니니 난 무대 뒤로 들어가죠 312 00:34:34,303 --> 00:34:36,722 뭘 봐, 이 얼간아? 313 00:34:37,806 --> 00:34:41,591 나무 높이 매달린 말이 314 00:34:41,791 --> 00:34:44,670 까옥까옥 315 00:34:45,038 --> 00:34:48,484 길은 넓지만 문이 좁아 탈이로다 316 00:34:48,609 --> 00:34:52,154 웬 시커먼 놈이 해변에서 춤을 추네 317 00:34:54,940 --> 00:35:00,649 어두운 둑길 위의 암탉이 318 00:35:00,849 --> 00:35:04,737 야옹야옹 319 00:35:05,376 --> 00:35:10,397 날은 타오르고 물고기는 뒈졌구나 320 00:35:10,606 --> 00:35:14,518 웬 시커먼 놈이 해변에 웅크리고 있네 321 00:35:17,971 --> 00:35:21,479 공중에서 구렁이가 날갯짓해 322 00:35:21,679 --> 00:35:24,434 휘이휘이 323 00:35:24,645 --> 00:35:28,207 아가씨는 겁에 질렸건만 새앙쥐는 태평인가 324 00:35:28,332 --> 00:35:31,935 웬 시커먼 놈이 해변을 달리네 325 00:35:34,655 --> 00:35:41,036 이빨을 드러낸 염소가 326 00:35:41,212 --> 00:35:45,342 쉬이쉬이 327 00:35:45,874 --> 00:35:48,676 돌풍이 몰아치자 328 00:35:48,936 --> 00:35:51,714 물결이 요동치네 329 00:35:51,964 --> 00:35:56,552 웬 시커먼 놈이 해변에서 이리저리 호들갑 330 00:35:59,392 --> 00:36:02,953 나무 높이 매달린 말이 331 00:36:03,153 --> 00:36:06,142 까옥까옥 332 00:36:06,321 --> 00:36:09,841 길은 넓지만 문이 좁아 탈이로다 333 00:36:10,041 --> 00:36:13,699 웬 시커먼 놈이 해변에서 춤을 추네 334 00:36:16,279 --> 00:36:21,928 어두운 둑길 위의 암탉이 335 00:36:22,208 --> 00:36:26,188 야옹야옹 336 00:36:26,789 --> 00:36:31,818 날은 타오르고 물고기는 뒈졌구나 337 00:36:31,978 --> 00:36:36,358 웬 시커먼 놈이 해변에 웅크리고 있네 338 00:36:39,458 --> 00:36:42,757 공중에서 구렁이가 날갯짓해 339 00:36:42,957 --> 00:36:45,892 휘이휘이 340 00:36:45,992 --> 00:36:49,542 아가씨는 겁에 질렸건만 새앙쥐는 태평인가 341 00:36:49,742 --> 00:36:53,451 웬 시커먼 놈이 해변을 달리네 342 00:36:55,736 --> 00:37:02,486 암퇘지가 알을 낳고 고양이는 투덜투덜 343 00:37:02,926 --> 00:37:06,346 새벽으로 달리는 밤하늘 어둠은 아직 제자리 344 00:37:06,580 --> 00:37:10,793 웬 시커먼 놈이 345 00:37:10,959 --> 00:37:14,663 해변에서 머뭇머뭇 346 00:39:34,394 --> 00:39:37,189 하느님께서 천벌을 내리셨소 347 00:39:41,109 --> 00:39:45,614 우리 모두 흑사병으로 멸망할 것이오 348 00:39:47,366 --> 00:39:51,787 거기, 황소같이 하품하는 당신 349 00:39:51,954 --> 00:39:56,124 또 거기, 자기만족에 부풀어 있는 당신 350 00:39:56,291 --> 00:40:00,462 지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걸 아시오? 351 00:40:03,298 --> 00:40:06,802 죽음이 그대들의 등 뒤에 서 있소 352 00:40:07,761 --> 00:40:11,348 치켜든 낫이 353 00:40:11,515 --> 00:40:15,894 당신들 머리 위에 번뜩이고 있소 354 00:40:16,144 --> 00:40:19,231 누구를 먼저 내리칠까? 355 00:40:21,316 --> 00:40:24,695 거기, 염소 눈을 껌뻑이는 당신들 356 00:40:24,820 --> 00:40:31,410 오늘 밤이 비웃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소 357 00:40:32,160 --> 00:40:38,291 또 거기, 욕정을 꽃 피우는 여자들 358 00:40:39,393 --> 00:40:44,339 날이 새기도 전에 시들어 버리고 싶소? 359 00:40:46,008 --> 00:40:52,347 거기, 멍청하게 싱글거리고 있는 주먹코 360 00:40:52,514 --> 00:40:57,811 1년 더 땅을 더럽힐 수 있을 것 같소? 361 00:40:58,520 --> 00:41:03,567 어리석은 인간들, 이제 곧 죽게 된다는 걸 알고나 있냐고? 362 00:41:03,984 --> 00:41:07,863 모두가 단죄받았소 363 00:41:08,238 --> 00:41:11,033 알아듣겠소? 364 00:41:11,158 --> 00:41:13,118 단죄, 단죄, 단죄 365 00:41:16,146 --> 00:41:19,583 주여, 비천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와 366 00:41:19,708 --> 00:41:22,335 부디 외면하지 마시되 367 00:41:22,461 --> 00:41:28,050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소서 368 00:42:31,738 --> 00:42:36,952 요즘 사람들이 저 헛소리를 정말로 369 00:42:37,219 --> 00:42:39,955 믿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370 00:42:40,122 --> 00:42:42,249 비웃지 마세요 371 00:42:42,624 --> 00:42:48,505 이래 봬도 웬만한 얘기들은 다 섭렵했습죠 372 00:42:50,465 --> 00:42:53,426 하느님에 관한 얘기들도 남 못지않게 잘 압니다 373 00:42:53,552 --> 00:42:58,306 예수 그리스도나 성령도요 374 00:43:00,116 --> 00:43:01,434 왜 고함을 지르오? 375 00:43:01,560 --> 00:43:04,321 난 대장장이 플로그요 당신은 종자 옌스로군 376 00:43:04,506 --> 00:43:07,526 - 그런가 보군 - 우리 마누라 봤소? 377 00:43:07,691 --> 00:43:10,360 아니, 봤다 해도 당신처럼 378 00:43:10,485 --> 00:43:13,613 험상궂다면 얼른 잊어버려야지 379 00:43:16,116 --> 00:43:18,285 못 봤다는 거요? 380 00:43:18,493 --> 00:43:21,163 - 달아났나 보군 - 뭔가 알고 있구먼 381 00:43:21,288 --> 00:43:23,999 제법 알고말고, 하지만 당신 마누라 일은 모르오 382 00:43:24,124 --> 00:43:26,918 주막에 들어가 물어보쇼 383 00:43:47,189 --> 00:43:52,944 흑사병이 쫙 퍼져서 사람들 목숨이 파리 목숨이죠 384 00:43:53,069 --> 00:43:58,533 한창 장사해야 할 때인데 이제 난 빌어먹게 생겼어요 385 00:43:59,117 --> 00:44:01,703 심판의 날이래요 386 00:44:01,828 --> 00:44:05,373 조짐들이 하나같이 끔찍해요 387 00:44:06,499 --> 00:44:10,086 어떤 여자가 소머리를 낳았대요 388 00:44:10,212 --> 00:44:14,216 미쳤지, 도망을 다니면서 온 나라에 흑사병을 퍼뜨리니 389 00:44:14,382 --> 00:44:20,388 아무쪼록 살아있는 동안 먹고 마시며 즐겨야겠군그래 390 00:44:20,513 --> 00:44:24,267 불로 정화하려다가 죽은 사람도 부지기수예요 391 00:44:24,517 --> 00:44:30,065 신부님 말씀이 정화돼 죽는 게 지옥에서 사는 것보다 낫대요 392 00:44:30,232 --> 00:44:33,693 종말이 온 거예요 393 00:44:33,818 --> 00:44:38,073 모두들 말할 용기가 없을 뿐이죠 394 00:44:38,365 --> 00:44:40,408 잔뜩 겁에 질려 있으니까요 395 00:44:40,909 --> 00:44:44,246 - 자네도 겁에 질렸군 - 무섭지 않다면 비정상이죠 396 00:44:45,497 --> 00:44:48,750 심판의 날이야 397 00:44:48,917 --> 00:44:52,671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무덤이 열리고 398 00:44:52,921 --> 00:44:55,423 끔찍한 그날이 오고 있어 399 00:44:59,511 --> 00:45:02,222 이 팔찌 사겠소? 싸게 주리다 400 00:45:02,347 --> 00:45:04,933 - 아뇨, 필요 없어요 - 진짜 은이오 401 00:45:05,058 --> 00:45:07,727 그런 거 살 여유가 못 돼요 402 00:45:07,852 --> 00:45:11,231 혹시 우리 마누라 못 보셨소? 403 00:45:11,356 --> 00:45:13,942 - 사라졌어요? - 달아났답니다 404 00:45:14,067 --> 00:45:16,403 - 달아나요? - 어느 광대 놈이랑 405 00:45:16,569 --> 00:45:20,115 광대랑? 그런 여자라면 찾을 생각도 하지 마시죠 406 00:45:20,240 --> 00:45:21,908 맞는 말이오 407 00:45:22,033 --> 00:45:25,203 하지만 그전에 여편네를 때려죽여야겠소 408 00:45:25,328 --> 00:45:28,039 죽인다? 그건 또 다른 얘기네요 409 00:45:28,164 --> 00:45:30,542 그 광대 놈도 죽일 거요 410 00:45:30,834 --> 00:45:32,335 광대? 411 00:45:32,460 --> 00:45:34,486 여편네를 꼬드겨 함께 달아난 놈 말이오 412 00:45:34,686 --> 00:45:35,797 왜요? 413 00:45:36,464 --> 00:45:38,591 당신 얼간이 아냐? 414 00:45:38,800 --> 00:45:41,845 이제 알아듣겠네요 415 00:45:41,970 --> 00:45:44,222 사실 광대들이 너무 많죠 416 00:45:44,347 --> 00:45:48,310 광대라는 이유만으로도 죽여야 마땅하겠네요 417 00:45:48,852 --> 00:45:52,147 이봐, 거짓말하지 마 418 00:45:52,439 --> 00:45:54,482 내가요? 거짓말을? 419 00:45:59,154 --> 00:46:01,072 너도 광대잖아 420 00:46:01,297 --> 00:46:04,242 저 친구 마누라와 달아난 놈이 네 친구잖아 421 00:46:04,492 --> 00:46:07,620 너도 광대라고? 422 00:46:07,829 --> 00:46:11,333 아직은 조무래기에 불과하죠 423 00:46:11,708 --> 00:46:14,627 그렇다면 너도 죽여야겠군 424 00:46:16,004 --> 00:46:17,881 농담도 잘하시네요 425 00:46:18,006 --> 00:46:21,176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군 찔리는 거라도 있어? 426 00:46:21,343 --> 00:46:22,802 정말 재미있으세요 427 00:46:22,927 --> 00:46:26,097 안 그래요? 아, 안 그렇군요 428 00:46:27,432 --> 00:46:33,104 그 곱상한 얼굴에 칼자국을 내주면 어떨까? 429 00:46:33,855 --> 00:46:35,857 내 마누라한테 무슨 짓을 했지? 430 00:46:50,372 --> 00:46:53,500 날 해치려고요? 왜요? 431 00:46:54,042 --> 00:46:57,045 제가 기분 상하게 한 게 있다면 432 00:46:57,170 --> 00:47:00,548 이대로 여기를 떠날게요 433 00:47:00,882 --> 00:47:03,385 일어나서 크게 얘기해 434 00:47:07,347 --> 00:47:08,973 크게 말하라고 435 00:47:10,683 --> 00:47:14,604 잘하는 거 있잖아 물구나무서 436 00:47:25,782 --> 00:47:28,410 내 마누라한테 무슨 짓을 했어 437 00:47:31,079 --> 00:47:33,081 일어나 춤을 춰 438 00:47:33,206 --> 00:47:34,999 싫어요 439 00:47:35,125 --> 00:47:37,919 - 곰 흉내를 내는 거다 - 곰 흉내는 못 내요 440 00:47:38,044 --> 00:47:39,671 그거야 우리가 봐야 알지 441 00:48:39,314 --> 00:48:41,316 곰돌아 착하지 어서 일어나 442 00:48:42,233 --> 00:48:44,277 더는 못 해요 443 00:49:01,753 --> 00:49:05,173 널 다시 만나면 어떻게 한다고 했지? 444 00:49:07,300 --> 00:49:08,927 난 약속은 지킨다 445 00:49:33,885 --> 00:49:35,119 아이 이름이 뭐요? 446 00:49:35,745 --> 00:49:36,996 미카엘 447 00:49:37,497 --> 00:49:38,780 나이는? 448 00:49:39,250 --> 00:49:40,833 돌이 갓 지났어요 449 00:49:41,960 --> 00:49:44,629 - 나이치곤 큰 편이로군 - 그렇게 생각하세요? 450 00:49:44,837 --> 00:49:47,340 제가 봐도 그런 거 같아요 451 00:49:47,674 --> 00:49:50,885 아까 당신들 공연을 봤소 452 00:49:51,010 --> 00:49:52,595 형편없었나요? 453 00:49:52,720 --> 00:49:55,306 분장 안 한 얼굴이 더 예쁘군 454 00:49:55,473 --> 00:49:57,475 옷도 더 잘 어울리고 455 00:49:57,600 --> 00:49:59,269 그래요? 456 00:49:59,394 --> 00:50:03,731 스카트가 달아나서 우리만 난처하게 되었어요 457 00:50:03,898 --> 00:50:06,150 - 그 사람이 남편이오? - 스카트가요? 458 00:50:07,151 --> 00:50:10,363 아뇨, 제 남편은 요프예요 459 00:50:10,488 --> 00:50:12,156 아, 그 사람 460 00:50:12,365 --> 00:50:17,912 이젠 단둘이서 알량한 재주나 부려야겠죠 461 00:50:18,079 --> 00:50:20,081 - 재주도 부리시오? - 그럼요 462 00:50:20,415 --> 00:50:22,750 그이는 아주 뛰어난 마술사예요 463 00:50:22,959 --> 00:50:25,086 미카엘도 장차 곡예사가? 464 00:50:25,295 --> 00:50:28,131 - 남편은 그걸 원해요 - 당신은 아니고? 465 00:50:28,423 --> 00:50:31,634 글쎄요, 전 기사가 되면 좋겠어요 466 00:50:31,759 --> 00:50:34,178 실은 기사도 신통치 않다오 467 00:50:34,470 --> 00:50:37,098 - 근심이 있으세요? - 그렇다오 468 00:50:37,765 --> 00:50:39,967 - 피곤하세요? - 좀 그렇소 469 00:50:40,184 --> 00:50:41,477 왜요? 470 00:50:41,603 --> 00:50:43,229 성가신 친구가 있어서 471 00:50:43,354 --> 00:50:46,441 - 종자? - 그 사람 말고 472 00:50:46,608 --> 00:50:48,276 그럼 누구요? 473 00:50:48,401 --> 00:50:50,069 나 자신 474 00:50:50,903 --> 00:50:52,447 아, 알겠어요 475 00:50:52,780 --> 00:50:54,616 정말? 476 00:50:54,782 --> 00:50:57,368 그럼요 잘 알고말고요 477 00:50:57,785 --> 00:51:02,957 사람들은 왜 걸핏하면 스스로를 괴롭히려 드는지 모르겠어요 478 00:51:03,207 --> 00:51:04,292 미아 479 00:51:05,668 --> 00:51:08,421 요프 이게 웬일이야? 480 00:51:09,505 --> 00:51:13,259 요프, 어쩌다 이렇게 됐어? 481 00:51:14,302 --> 00:51:17,889 앉아 봐 어디 갔었어? 482 00:51:18,056 --> 00:51:19,974 어디 좀 봐 483 00:51:25,355 --> 00:51:29,400 가만있자, 술 마시러 주막에 갔었군 484 00:51:31,235 --> 00:51:33,196 한 방울도 안 마셨어 485 00:51:33,863 --> 00:51:39,702 보나 마나 천사와 악마 친구들 자랑을 했겠지 486 00:51:39,827 --> 00:51:41,996 천사 얘기는 입도 뻥끗 안 했어 487 00:51:42,163 --> 00:51:46,383 그럼 노래하고 춤추면서 바보 시늉을 했겠지 488 00:51:46,583 --> 00:51:49,003 그러니까 사람들이 화가 나지 489 00:51:49,253 --> 00:51:53,299 이것 좀 봐 당신 주려고 가져왔어 490 00:51:58,429 --> 00:52:00,223 어떻게 이런걸? 491 00:52:00,348 --> 00:52:02,350 어쩌다 얻게 됐어 492 00:52:05,770 --> 00:52:08,981 아이고 어찌나 두들겨 패던지 493 00:52:09,607 --> 00:52:11,484 되받아치지 그랬어? 494 00:52:11,609 --> 00:52:13,778 화가 치밀긴 했지만 495 00:52:13,903 --> 00:52:16,197 그럴 수가 없더라고 496 00:52:16,322 --> 00:52:20,702 어찌나 부아가 치밀던지 사자처럼 으르렁거렸어 497 00:52:20,952 --> 00:52:22,412 그러니까 겁을 내? 498 00:52:22,662 --> 00:52:24,789 웃기만 하던데 499 00:52:40,722 --> 00:52:42,515 우리 아기 냄새 참 좋지? 500 00:52:42,640 --> 00:52:45,393 우람하기도 하지 501 00:52:45,518 --> 00:52:47,520 진짜 곡예사의 몸이렷다 502 00:52:48,896 --> 00:52:51,566 남편 요프예요 503 00:52:54,235 --> 00:52:56,112 - 반갑습니다 - 반갑소 504 00:52:56,904 --> 00:53:00,408 귀여운 아들을 두었다고 얘기하던 참이었소 505 00:53:00,575 --> 00:53:02,410 정말 자랑스러운 녀석이죠 506 00:53:03,536 --> 00:53:06,481 - 손님께 대접할 게 좀 있을까? - 고맙지만 괜찮소 507 00:53:06,648 --> 00:53:11,962 아까 따놓은 산딸기 한 바구니랑 신선한 우유도 있어요 508 00:53:12,232 --> 00:53:17,467 갓 짰습죠, 같이 들어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509 00:53:17,592 --> 00:53:20,219 앉으세요 곧 내올게요 510 00:53:20,970 --> 00:53:22,638 앉으시죠 511 00:53:23,014 --> 00:53:26,267 - 이젠 어디로 갈 참이오? - 엘시노어로요 512 00:53:26,434 --> 00:53:28,436 그쪽은 말리고 싶소 513 00:53:28,603 --> 00:53:30,271 무슨 까닭이신지? 514 00:53:30,438 --> 00:53:33,149 남쪽엔 흑사병이 더 기승이라오 515 00:53:33,274 --> 00:53:35,526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소 516 00:53:35,651 --> 00:53:38,780 엎친 데 덮친 격이라더니 517 00:53:38,946 --> 00:53:43,159 날 따라 숲을 지나가면 어떻겠소? 518 00:53:43,284 --> 00:53:45,953 우리 집에서 묵으면 될 테고 그게 더 안전할 거요 519 00:53:46,621 --> 00:53:49,749 산딸기예요 산기슭에서 땄어요 520 00:53:49,874 --> 00:53:52,001 알이 참 굵어요 521 00:53:52,752 --> 00:53:54,295 이 냄새 좀 맡아보세요 522 00:53:56,130 --> 00:53:57,965 많이 드십시오 523 00:53:58,132 --> 00:54:00,051 정말 고맙소 524 00:54:00,802 --> 00:54:04,597 좋은 제안입니다만 잘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525 00:54:04,722 --> 00:54:08,017 기사님이 호위하는 숲길 여행이라, 멋지겠다 526 00:54:08,142 --> 00:54:12,021 숲속엔 유령과 산적이 들끓는다면서요? 527 00:54:12,313 --> 00:54:15,900 나쁜 생각은 아니지만 528 00:54:16,025 --> 00:54:18,945 스카트가 떠났으니 신중히 생각해 봐야지 529 00:54:19,695 --> 00:54:22,782 이래 봬도 이제 내가 단장이라고 530 00:54:22,907 --> 00:54:26,702 '이래 봬도 이제 내가 단장이라고' 531 00:54:30,832 --> 00:54:32,542 딸기 좀 드실래요? 532 00:54:32,667 --> 00:54:34,877 내 목숨을 구해준 분이야 533 00:54:35,002 --> 00:54:37,004 같이 좀 드시죠 534 00:54:37,129 --> 00:54:39,340 이거 황송하외다 535 00:54:41,968 --> 00:54:43,970 아, 참 좋다 536 00:54:44,095 --> 00:54:45,305 잠깐뿐이죠 537 00:54:45,505 --> 00:54:49,851 아뇨, 하루하루가 다 비슷해요 538 00:54:50,226 --> 00:54:52,144 안 그런가요? 539 00:54:52,687 --> 00:54:56,858 하긴 겨울보다야 여름이 낫죠 추위 걱정은 안 하니까요 540 00:54:57,400 --> 00:54:59,402 하지만 봄이 제일 좋아요 541 00:54:59,527 --> 00:55:02,989 제가 봄노래를 지었는데 한번 들어보시지 않겠어요? 542 00:55:03,114 --> 00:55:04,699 지금은 안 돼 543 00:55:04,866 --> 00:55:07,535 손님들이 안 좋아하실지도 몰라 544 00:55:07,660 --> 00:55:10,705 - 좋죠, 나도 노래를 짓죠 - 거봐 545 00:55:10,872 --> 00:55:14,959 거대한 물고기에 관한 노래도 지었지요 546 00:55:15,751 --> 00:55:18,087 안 부르는 게 낫겠어요 547 00:55:18,421 --> 00:55:23,384 제 노래는 너무 감각적이라 거부감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548 00:55:27,680 --> 00:55:29,765 사람들은 늘 근심에 싸여 있소 549 00:55:30,224 --> 00:55:33,686 둘이 있으면 좀 낫죠 함께 지낼 분이 없으세요? 550 00:55:33,811 --> 00:55:36,147 - 있었소 - 지금은 어떤데요? 551 00:55:36,355 --> 00:55:38,065 모르겠소 552 00:55:38,399 --> 00:55:42,028 너무 근엄한 표정이네요 연인이었어요? 553 00:55:42,236 --> 00:55:47,199 우린 신혼살림을 하며 즐겁게 살았었소 554 00:55:47,700 --> 00:55:53,539 그녀의 사랑스러운 눈을 들여다보면서 노래도 지었었지 555 00:55:54,248 --> 00:55:56,292 사냥도 함께 하고 556 00:55:56,417 --> 00:55:59,712 저녁이면 춤도 추고 온 집 안에 생기가 가득했는데 557 00:55:59,837 --> 00:56:02,089 딸기 좀 드실래요? 558 00:56:03,633 --> 00:56:06,344 신앙은 곧 고통이오 559 00:56:06,761 --> 00:56:09,639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는 누군가를 560 00:56:09,764 --> 00:56:12,808 사랑하는 것과 같은 거니까 561 00:56:15,102 --> 00:56:20,441 당신들과 이렇게 함께 앉아 있으려니 562 00:56:21,275 --> 00:56:23,945 모든 게 비현실적이고 나와는 상관없는 것 같소 563 00:56:25,237 --> 00:56:27,198 이젠 그리 근엄해 보이는 표정이 아니네요 564 00:56:29,325 --> 00:56:31,452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거요 565 00:56:31,953 --> 00:56:33,871 이 고요함 566 00:56:35,122 --> 00:56:38,417 딸기와 우유 567 00:56:40,336 --> 00:56:42,964 저녁놀에 물든 그대들 얼굴 568 00:56:43,756 --> 00:56:45,549 수레 안에 잠든 미카엘 569 00:56:45,800 --> 00:56:48,052 류트를 치는 요프 570 00:56:49,011 --> 00:56:51,806 우리가 나눈 이야기를 기억하면서 571 00:56:52,974 --> 00:56:56,477 이 기억을 신선한 우유가 흘러넘치는 그릇처럼 572 00:56:56,936 --> 00:57:01,607 내 두 손에 조심스럽게 간직할 것이오 573 00:57:07,655 --> 00:57:10,157 그리고 이 기억은 나에게 574 00:57:11,492 --> 00:57:13,911 커다란 충만함 그 자체가 될 것이오 575 00:57:48,070 --> 00:57:49,530 기다리고 있었다 576 00:57:51,824 --> 00:57:54,910 미안하군 좀 늦었네 577 00:57:55,202 --> 00:57:58,706 작전을 누설했으니 퇴각의 북을 쳐야겠군 578 00:57:59,123 --> 00:58:02,626 네 차례다 579 00:58:02,877 --> 00:58:06,338 - 왜 흐뭇해하고 있지? - 그건 비밀이다 580 00:58:06,714 --> 00:58:08,215 아무렴 581 00:58:09,508 --> 00:58:13,220 - 기사를 잡겠다 - 그럴 줄 알았지 582 00:58:14,930 --> 00:58:17,349 - 속임수라도 썼나? - 그렇다 583 00:58:17,767 --> 00:58:21,604 넌 함정 속으로 직행했다, 장군 584 00:58:22,897 --> 00:58:24,690 왜 웃는 거지? 585 00:58:24,940 --> 00:58:27,735 체스에나 신경 쓰시지 586 00:58:28,235 --> 00:58:30,279 자신만만하군 587 00:58:30,404 --> 00:58:32,490 게임이 아주 재미있어 588 00:58:33,908 --> 00:58:37,119 어서 둬라 난 한가하지 않아 589 00:58:37,244 --> 00:58:39,580 할 일이 많겠지 590 00:58:39,740 --> 00:58:43,250 그렇다고 게임을 그만둘 수야 없지 591 00:58:43,601 --> 00:58:46,629 오늘 밤 광대 가족을 호송한다고? 592 00:58:47,463 --> 00:58:51,425 요프와 미아 그리고 꼬마 아들? 593 00:58:55,096 --> 00:58:56,764 그건 왜 묻지? 594 00:58:58,849 --> 00:59:00,434 이유는 없다 595 00:59:09,985 --> 00:59:12,113 옌스를 봤소? 떠나야 하는데 596 00:59:12,279 --> 00:59:14,907 주막에 있겠죠 597 00:59:18,619 --> 00:59:21,997 저런, 대장장이 플로그 아니오? 598 00:59:24,041 --> 00:59:26,335 외로워서 훌쩍이고 있소? 599 00:59:26,460 --> 00:59:31,340 그렇소, 꼭 오줌통에 빠진 생쥐 꼴이라오 600 00:59:31,465 --> 00:59:34,468 - 마누라 때문에? - 여태 못 찾았소 601 00:59:34,635 --> 00:59:37,555 여편네들이란 있어도 탈, 없어도 탈 602 00:59:37,805 --> 00:59:41,308 암, 기어오르기 전에 요절내 버리는 게 상책이지 603 00:59:41,475 --> 00:59:44,019 툭하면 안달복달 바가지 604 00:59:44,145 --> 00:59:45,980 애새끼들 앙앙거리고 605 00:59:46,105 --> 00:59:48,274 손톱이나 들이대고 악다구니만 쓰고 606 00:59:48,399 --> 00:59:51,193 고부 갈등은 끝날 줄을 모르고 607 00:59:51,318 --> 00:59:53,821 눈 좀 붙이려 들면 608 00:59:53,988 --> 00:59:55,698 또다시 난리를 치지 609 00:59:55,823 --> 00:59:59,201 찔끔찔끔 훌쩍훌쩍 610 00:59:59,326 --> 01:00:02,913 - '왜 뽀뽀 안 해줘요?' - '왜 노래 안 해줘요?' 611 01:00:03,038 --> 01:00:05,416 '이젠 날 사랑하지 않죠?' 612 01:00:05,541 --> 01:00:07,751 '이 새 옷 어때요?' 613 01:00:07,918 --> 01:00:10,504 '돌아누워서 코만 골기예요?' 614 01:00:10,713 --> 01:00:13,048 - 제기랄 - 제기랄 615 01:00:13,424 --> 01:00:15,843 이젠 사라졌으니 잘됐지 뭐 616 01:00:18,971 --> 01:00:22,349 대장간 집게로 그놈의 코를 비틀고 617 01:00:22,474 --> 01:00:26,437 해머로 그놈의 가슴팍을 두들겨 부수고 618 01:00:26,645 --> 01:00:31,358 모루로 두 놈의 머리를 박살 내버릴 테야 619 01:00:31,942 --> 01:00:34,695 이 친구 또 질질 짜네 620 01:00:36,030 --> 01:00:37,823 마누라를 사랑하나 봐 621 01:00:37,948 --> 01:00:39,867 그래, 아마 622 01:00:39,992 --> 01:00:42,578 사랑이란 말을 다른 말로 하면 623 01:00:42,703 --> 01:00:47,809 욕정, 욕정, 욕정, 더하기 속임수, 거짓말 624 01:00:47,946 --> 01:00:50,294 바보 짓거리라는 거요 625 01:00:50,586 --> 01:00:53,631 - 아무튼 속이 탄단 말이오 - 당연하지 626 01:00:54,423 --> 01:00:56,425 사랑은 흑사병보다 더 속 타는 병이지만 627 01:00:56,550 --> 01:01:01,138 어쨌든 다 잊히게 될 거요 628 01:01:01,263 --> 01:01:03,349 내 사랑은 잊히지 않소 629 01:01:03,474 --> 01:01:05,476 물론 잊히고말고 630 01:01:05,768 --> 01:01:09,230 멍청이들이나 사랑 때문에 죽지 631 01:01:10,564 --> 01:01:13,943 이 세상 모든 것이 완전하지 않다고 해도 632 01:01:14,068 --> 01:01:19,365 불완전 중 완전한 게 사랑이오 633 01:01:19,698 --> 01:01:23,452 당신은 행운아로군 634 01:01:23,577 --> 01:01:26,038 그따위 번지르르한 잠꼬대를 믿으니 635 01:01:26,163 --> 01:01:28,415 믿긴 뭘 믿어? 636 01:01:28,582 --> 01:01:31,585 충고하길 좋아할 뿐이지 637 01:01:31,752 --> 01:01:33,921 이래 봬도 난 꽤 배웠다고 638 01:01:34,588 --> 01:01:38,550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 639 01:01:38,676 --> 01:01:43,931 집으로 돌아가 봤자 비웃음만 살 게 뻔한데 640 01:01:44,723 --> 01:01:48,185 계속 찔찔거리지 않는다면야 안 그러면 도망가 버릴 거요 641 01:02:00,739 --> 01:02:02,616 어이, 동생 642 01:02:03,284 --> 01:02:06,662 조심해요, 옌스 그 사람 제정신이 아니에요 643 01:02:06,787 --> 01:02:08,831 아무튼 지금은 울고 있군 644 01:02:08,956 --> 01:02:10,874 기분 나빴다면 미안허이 645 01:02:11,000 --> 01:02:15,713 울화통이 터져서 그랬지 악수하자고 646 01:02:19,425 --> 01:02:21,260 내 품에 안기게 647 01:02:21,385 --> 01:02:26,974 나중에요 지금은 굉장히 바빠서요 648 01:03:17,441 --> 01:03:18,484 이거 보게 649 01:03:18,859 --> 01:03:21,111 저게 누구야? 650 01:03:21,236 --> 01:03:28,077 저기 저 광대 놈이랑 붙어 오는 게 내 마누라가 분명하렷다 651 01:03:50,933 --> 01:03:52,226 이놈 잘 걸렸다 652 01:03:52,351 --> 01:03:56,814 네놈이 바로 내 사랑 쿠니쿤다를 653 01:03:56,939 --> 01:03:59,066 모독한 놈이렷다 654 01:03:59,233 --> 01:04:00,734 그년 이름이 뭐라고? 655 01:04:01,068 --> 01:04:03,404 쿠니군다 귀머거리가 되셨나? 656 01:04:03,993 --> 01:04:05,315 쿠니군다 657 01:04:05,506 --> 01:04:08,242 그년 이름은 리사라고 멍청이 리사 658 01:04:08,450 --> 01:04:12,413 멍청이 리사, 화냥년 리사 아니, 갈보 리사 659 01:04:12,621 --> 01:04:13,914 추잡하게 말하는 것 좀 봐요 660 01:04:14,248 --> 01:04:19,586 네 입으로 직접 읊어 보시지, 이 매춘부야 661 01:04:19,711 --> 01:04:21,255 짐승 같은 놈 662 01:04:21,380 --> 01:04:27,177 내가 만일 너처럼 이투성이 넝마를 입었다면 663 01:04:27,344 --> 01:04:31,014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고 664 01:04:31,140 --> 01:04:35,436 제 발로 공동묘지에 기어들어 가서 죽어버리고 말겠다 665 01:04:35,686 --> 01:04:37,938 말조심해라 이 망할 놈의 666 01:04:38,147 --> 01:04:39,982 인간쓰레기야 667 01:04:41,150 --> 01:04:42,776 인간쓰레기야 668 01:04:43,026 --> 01:04:49,450 내 널 지옥으로 날려서 광대용 특석 똥통에 보내줄 테니 669 01:04:50,451 --> 01:04:52,244 거기 쭈그리고 앉아서 670 01:04:52,411 --> 01:04:54,163 손재주나 부려라 671 01:04:54,288 --> 01:04:58,417 악마의 비위를 맞추며 처량하게 손재주나 부려라 672 01:04:58,542 --> 01:04:59,626 잘한다 673 01:04:59,960 --> 01:05:04,590 자꾸 까불면, 네놈의 배를 갈라 창자가 쏟아지게 할 테다 674 01:05:05,632 --> 01:05:07,801 상판을 못 알아보게 뭉개서 675 01:05:07,968 --> 01:05:11,847 재주 팔아먹을 엄두도 못 내게 해줄 테다 676 01:05:13,140 --> 01:05:15,809 왜 웃어요? 심각한데 677 01:05:15,976 --> 01:05:20,355 남쪽에 가면 원숭이라는 사람 같은 짐승이 있지 678 01:05:20,564 --> 01:05:23,609 - 그런데요? - 그저 그렇다는 거지 679 01:05:23,942 --> 01:05:25,819 오, 사랑하는 플로그 680 01:05:25,944 --> 01:05:27,321 뭐야? 681 01:05:29,656 --> 01:05:32,367 내 사랑 다 용서해줘요 682 01:05:32,493 --> 01:05:34,578 곧 울음보가 터지겠다 683 01:05:35,204 --> 01:05:38,040 너무 끔찍해요 684 01:05:38,165 --> 01:05:42,169 난 저 헛 껍데기한테 속았어요 685 01:05:42,377 --> 01:05:45,464 쿠니군다 그건 사실이 686 01:05:45,589 --> 01:05:48,425 이제 음식 얘기가 나올 차례지 687 01:05:48,592 --> 01:05:51,136 여보, 우리 어서 집에 가요 688 01:05:51,261 --> 01:05:55,015 돼지고기 요리를 해줄게요 689 01:05:55,182 --> 01:05:59,228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요리로요, 어서 집에 가요 690 01:05:59,353 --> 01:06:03,065 그전에 저놈부터 죽여놓고 691 01:06:03,190 --> 01:06:06,985 그래요, 깨끗이 처치해 버려요 692 01:06:08,362 --> 01:06:10,239 이젠 꼴도 보기 싫어요 693 01:06:10,364 --> 01:06:12,950 하느님, 어찌하여 여자를 창조하셨나이까? 694 01:06:13,075 --> 01:06:16,245 저자가 어떤 작자인지 알아요? 수염도 가짜고 이빨도 가짜 695 01:06:16,495 --> 01:06:20,207 웃음도 가짜고 전부 다 가짜예요 696 01:06:20,624 --> 01:06:22,376 어서 죽여버려요 697 01:06:23,585 --> 01:06:29,591 내가 변명할 줄 알았다면 한참 잘못 안 거요 698 01:06:29,758 --> 01:06:32,958 그저 어서 죽여주시오 고맙게 여기리다 699 01:06:33,259 --> 01:06:34,221 지금 뭐라고 했소? 700 01:06:34,805 --> 01:06:38,392 배우께서 작업에 들어가셨군 감정적으로 호소한다 701 01:06:38,517 --> 01:06:40,394 왜 멍청히 서 있어요? 702 01:06:40,561 --> 01:06:43,855 싸우려고 덤벼야지 가만있는데 어떻게 죽여? 703 01:06:43,981 --> 01:06:46,525 내 성질을 돋워야 화가 나지 704 01:06:47,568 --> 01:06:51,238 내 손으로 이 단도를 가슴에 꽂으리다 705 01:06:51,989 --> 01:06:59,580 단도를 내리꽂자마자 난 뻣뻣한 시체로 변해버릴 거요 706 01:07:00,038 --> 01:07:03,417 기다려요, 진짜 어떻게 해볼 생각은 없었소 707 01:07:03,809 --> 01:07:05,852 당신을 용서하겠소 쿠니군다 708 01:07:06,103 --> 01:07:07,671 잘 사시오, 친구 709 01:07:07,796 --> 01:07:09,631 가끔 기도나 해주구려 710 01:07:26,189 --> 01:07:28,567 오, 이런 711 01:07:29,109 --> 01:07:31,278 진짜 죽었네 712 01:07:31,403 --> 01:07:33,405 괜찮은 친구 같았는데 713 01:07:33,572 --> 01:07:34,457 정말 죽었네 714 01:07:34,582 --> 01:07:38,201 진짜 죽은 것 같은 광대는 처음 봐요 715 01:07:38,577 --> 01:07:42,831 어쨌거나 자기가 원해서 죽은 거잖아요 716 01:07:42,998 --> 01:07:45,292 내가 이런 여자와 결혼하다니 717 01:07:45,459 --> 01:07:48,211 결국 당신의 리사는 돌아왔잖아요 718 01:07:49,504 --> 01:07:51,048 흡족하지 않소? 719 01:07:51,898 --> 01:07:56,845 우리끼리니까 말하는데 산다는 건 720 01:07:56,970 --> 01:07:58,764 아서요 721 01:07:59,056 --> 01:08:01,141 지금은 그런 생각 하지도 마쇼 722 01:08:02,142 --> 01:08:04,728 정말 미친 짓이야 723 01:08:12,944 --> 01:08:14,905 정말 멋진 연기였어 724 01:08:15,697 --> 01:08:17,699 난 뛰어난 배우라니까 725 01:08:21,370 --> 01:08:23,997 이제 올라가 있을 나무를 찾아봐야지 726 01:08:25,582 --> 01:08:28,877 곰이나 늑대, 유령에게 잡혀가지 않게 727 01:08:49,523 --> 01:08:52,359 내일은 요프와 미아를 찾아서 728 01:08:52,693 --> 01:08:55,445 엘시노어로 떠나야지 729 01:08:56,947 --> 01:08:59,241 노래나 한 곡 부를까? 730 01:08:59,366 --> 01:09:03,161 난 한 마리 작은 새 뭐든 노래할 수 있다네 731 01:09:05,580 --> 01:09:07,708 벌목꾼이로군 732 01:09:15,048 --> 01:09:17,509 뭐요? 이건 내 나무요 733 01:09:17,843 --> 01:09:22,389 이봐요 뭘 하고 있소? 734 01:09:22,681 --> 01:09:24,433 최소한 대답은 해줘야지 735 01:09:24,558 --> 01:09:27,060 대체 당신 누구요? 736 01:09:28,437 --> 01:09:32,190 너의 시간이 다 되어서 나무를 베고 있다 737 01:09:33,375 --> 01:09:35,068 아직은 안 돼요 738 01:09:35,193 --> 01:09:37,320 아직? 739 01:09:39,156 --> 01:09:40,699 공연이 있다고요 740 01:09:40,824 --> 01:09:43,452 취소됐다 배우가 죽었거든 741 01:09:43,577 --> 01:09:45,078 계약한 건 어쩌고요? 742 01:09:45,203 --> 01:09:46,413 취소라니까 743 01:09:47,831 --> 01:09:50,500 그럼 내 가족은 744 01:09:50,667 --> 01:09:52,836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스카트 745 01:09:53,086 --> 01:09:56,089 네, 부끄럽지요 부끄럽고 말고요 746 01:09:59,025 --> 01:10:01,803 광대니까 특별히 봐주는 규칙은 없어요? 747 01:10:01,928 --> 01:10:04,806 네 경우엔 없다 748 01:10:05,640 --> 01:10:08,894 빠져나갈 구멍이 전혀 없나요? 749 01:10:53,772 --> 01:10:56,483 달이 나왔군 750 01:10:58,001 --> 01:11:01,154 길이 더 잘 보이겠어 751 01:11:01,613 --> 01:11:03,698 오늘 밤 달은 으스스해 752 01:11:04,324 --> 01:11:06,159 나무들이 까딱도 않네 753 01:11:06,535 --> 01:11:08,495 바람 한 점 없으니까 754 01:11:09,079 --> 01:11:13,166 이상하게 조용해 755 01:11:13,792 --> 01:11:16,294 쥐 죽은 듯이 756 01:11:17,337 --> 01:11:20,632 - 여우 소리라도 들리련만 - 부엉이 소리라도 757 01:11:21,132 --> 01:11:22,926 사람 소리라도 758 01:11:24,177 --> 01:11:26,096 우리 말고 759 01:11:54,374 --> 01:11:56,251 어디 가는 길이오? 760 01:11:56,668 --> 01:11:59,671 - 처형장 - 그 마녀로군 761 01:12:00,505 --> 01:12:04,134 왜 한밤중에 하지? 요즘은 구경거리가 적어 탈인데 762 01:12:04,259 --> 01:12:07,304 말도 마쇼 저년은 어디를 가나 763 01:12:07,429 --> 01:12:09,598 악마가 붙어 다닌다오 764 01:12:09,723 --> 01:12:12,225 그러고 보니 자네들 모두 용감하구먼 765 01:12:12,350 --> 01:12:16,313 돈을 두둑이 준다니까 지원한 거요 766 01:13:54,828 --> 01:13:55,996 내 말 들리니? 767 01:13:58,748 --> 01:14:01,584 넌 악마하고 함께 지낸다지? 768 01:14:01,710 --> 01:14:03,378 왜 묻죠? 769 01:14:03,503 --> 01:14:07,507 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770 01:14:08,925 --> 01:14:10,719 나도 만나보고 싶어서 771 01:14:11,261 --> 01:14:13,138 왜요? 772 01:14:14,389 --> 01:14:16,516 하느님에 관해 물어보려고 해 773 01:14:17,392 --> 01:14:21,479 악마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알 거야 774 01:14:22,647 --> 01:14:25,150 보고 싶다면 언제든 볼 수 있어요 775 01:14:25,775 --> 01:14:26,943 어떻게? 776 01:14:27,193 --> 01:14:29,487 내가 하라는 대로 해요 777 01:14:32,073 --> 01:14:33,867 내 눈을 들여다보세요 778 01:14:36,911 --> 01:14:40,957 자, 그의 모습이 보이나요? 779 01:14:41,291 --> 01:14:46,212 얼어붙은 두려움밖에는 보이지 않네 780 01:14:46,755 --> 01:14:48,823 더 이상 아무것도 안 보이는구나 781 01:14:50,091 --> 01:14:54,262 아무것도, 아무도? 아무도 안 보인다고요? 782 01:14:55,346 --> 01:14:57,057 아무도 783 01:14:58,683 --> 01:15:00,727 당신 등 뒤에도 없나요? 784 01:15:03,980 --> 01:15:05,148 아니 785 01:15:06,066 --> 01:15:07,734 아무것도 없어 786 01:15:11,029 --> 01:15:13,031 그는 어디든 나와 함께 있어요 787 01:15:13,281 --> 01:15:17,077 손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에요 788 01:15:17,410 --> 01:15:19,370 지금도 함께 있어요 789 01:15:19,996 --> 01:15:21,623 불도 날 해치진 못할 거예요 790 01:15:21,748 --> 01:15:23,708 - 그가 그러든? - 내가 알아요 791 01:15:23,833 --> 01:15:27,045 - 그가 그랬냐니까 - 내가 안다니까요 792 01:15:27,587 --> 01:15:30,039 나리 눈에도 틀림없이 보일 거예요 793 01:15:30,381 --> 01:15:34,010 사제들은 쉽게 보던데 병사들도요 794 01:15:34,177 --> 01:15:37,180 그들은 그가 무서워서 내겐 손도 못 댄다고요 795 01:15:43,436 --> 01:15:45,522 왜 저 애의 손을 부러뜨렸소? 796 01:15:45,647 --> 01:15:47,816 - 우리가 안 그랬소 - 그럼 누가? 797 01:15:48,108 --> 01:15:50,026 저 수도사에게 물어보시죠 798 01:15:52,320 --> 01:15:54,280 어쩌자고 그런 짓을 했소? 799 01:15:59,494 --> 01:16:01,621 질문이 그칠 새가 없군 800 01:16:03,123 --> 01:16:04,290 절대로 801 01:16:05,333 --> 01:16:07,127 절대로 안 그친다 802 01:16:07,669 --> 01:16:09,629 하지만 어떠한 대답도 얻을 수는 없을걸세 803 01:16:27,147 --> 01:16:29,858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으니 804 01:16:30,416 --> 01:16:32,527 병사들을 처치해도 소용없겠죠 805 01:16:32,652 --> 01:16:35,822 조심하라니까요 가까이 가지 마시오 806 01:16:46,791 --> 01:16:48,376 이걸 먹어라 807 01:16:48,601 --> 01:16:50,336 고통을 느끼지 못할 거다 808 01:17:50,813 --> 01:17:53,816 저 애가 뭘 보는 거죠? 809 01:17:53,942 --> 01:17:57,403 - 그 애는 이제 아프지 않아 - 제 질문엔 대답 안 하시는군요 810 01:17:57,754 --> 01:17:59,781 누가 저 애를 돌봅니까? 811 01:17:59,906 --> 01:18:02,492 천사들? 하느님? 사탄? 아니면 812 01:18:02,909 --> 01:18:04,619 그냥 허무뿐인가요? 813 01:18:04,827 --> 01:18:07,747 - 허무뿐이냐고? - 그럴 리 없어 814 01:18:08,373 --> 01:18:09,749 저 애의 눈을 보세요 815 01:18:10,416 --> 01:18:13,378 가련한 저 아이는 이제야 깨닫고 있군요 816 01:18:13,670 --> 01:18:15,505 하늘 아래 허무를 817 01:18:15,672 --> 01:18:16,798 아냐 818 01:18:17,507 --> 01:18:20,260 우린 무기력하게 지켜만 보네요 819 01:18:20,385 --> 01:18:24,222 우리도 저 애와 같은 것을 보며 똑같이 두렵기 때문이죠 820 01:18:25,265 --> 01:18:26,849 가엾은 것 821 01:18:27,892 --> 01:18:29,769 차마 못 보겠습니다 822 01:19:45,970 --> 01:19:50,725 그리스도 기리는 낭랑한 노래 823 01:19:50,975 --> 01:19:56,522 하늘 위 천사들도 화답을 하네 824 01:19:57,523 --> 01:19:59,525 곧 동이 트겠군 825 01:20:00,193 --> 01:20:03,363 그런데도 더위에 숨이 막힐 것 같아 826 01:20:03,696 --> 01:20:05,865 무서워 죽겠어요 827 01:20:06,866 --> 01:20:09,410 뭔가 일어날 것 같은데 828 01:20:09,535 --> 01:20:11,287 뭔지 알 수가 없어 829 01:20:12,497 --> 01:20:14,207 심판의 날이겠지 830 01:20:14,374 --> 01:20:16,042 심판의 날 831 01:20:25,551 --> 01:20:29,180 물, 물 좀 832 01:20:32,600 --> 01:20:34,602 흑사병에 걸렸어 833 01:20:34,727 --> 01:20:36,729 그곳에서 꼼짝하지 마 834 01:20:42,652 --> 01:20:44,779 죽는 게 무서워 835 01:20:45,071 --> 01:20:47,615 죽기 싫어 836 01:20:53,704 --> 01:20:55,998 날 불쌍하게 여겨 줘 837 01:20:56,249 --> 01:20:57,708 도와줘 838 01:20:58,835 --> 01:21:01,379 대화 상대라도 해줘 839 01:21:07,093 --> 01:21:08,803 다 부질없는 짓이야 840 01:21:09,403 --> 01:21:11,264 소용없어 841 01:21:11,931 --> 01:21:14,183 소용없다고 842 01:21:18,312 --> 01:21:22,191 난 죽어가고 있어 843 01:21:25,945 --> 01:21:28,114 난 어떻게 될까? 844 01:21:29,115 --> 01:21:31,242 무서워 죽겠어 845 01:21:31,826 --> 01:21:34,370 제발 내게 자비를 베풀어 줘 846 01:21:34,787 --> 01:21:36,956 내 꼴을 보라고 847 01:21:38,082 --> 01:21:41,377 자비심도 없어? 물 좀 848 01:21:42,503 --> 01:21:43,963 다 소용없는 짓이야 849 01:21:44,255 --> 01:21:46,466 정말 소용없다니까 850 01:21:47,383 --> 01:21:50,136 소용없다고 851 01:21:50,761 --> 01:21:52,180 사람 살려 852 01:21:52,305 --> 01:21:54,807 내 말 들어 853 01:22:21,250 --> 01:22:23,836 이제 끝까지 둘까? 854 01:22:24,504 --> 01:22:26,088 네 차례다 855 01:22:34,347 --> 01:22:36,390 여왕을 잡겠다 856 01:22:36,516 --> 01:22:38,351 미처 몰랐군 857 01:22:51,969 --> 01:22:52,959 미아 858 01:22:53,491 --> 01:22:55,868 - 왜 그래? - 끔찍한 것이 보여 859 01:22:56,035 --> 01:22:58,829 - 설명하긴 어려워 - 뭐가 보이는데? 860 01:22:58,955 --> 01:23:01,249 기사가 체스를 두고 있어 861 01:23:01,749 --> 01:23:04,418 그건 나도 보여 그게 어때서? 862 01:23:04,544 --> 01:23:06,504 상대방은 안 보여? 863 01:23:06,629 --> 01:23:08,756 혼자 있잖아, 가뜩이나 겁나는데 왜 그래? 864 01:23:08,923 --> 01:23:11,125 아냐, 혼자가 아냐 865 01:23:12,068 --> 01:23:13,182 그럼 누구하고 있어? 866 01:23:13,372 --> 01:23:17,306 저승사자와 체스를 두고 있어 867 01:23:17,807 --> 01:23:19,475 그런 소리 말라니까 868 01:23:19,600 --> 01:23:21,602 여기서 떠나야 해 869 01:23:22,186 --> 01:23:24,522 - 그럴 순 없어 - 가야 해 870 01:23:24,647 --> 01:23:28,568 한참 몰두해 있으니까 살짝 빠져나가면 못 볼 거야 871 01:23:34,490 --> 01:23:36,867 네 차례다 안토니우스 블로크 872 01:23:41,414 --> 01:23:43,416 게임에 흥미를 잃었나? 873 01:23:44,584 --> 01:23:46,252 흥미를 잃어? 874 01:23:47,086 --> 01:23:48,921 정반대지 875 01:23:49,630 --> 01:23:51,613 불안해 보이는군 876 01:23:52,352 --> 01:23:53,426 숨기는 게 있나? 877 01:23:55,094 --> 01:23:57,263 그 어떤 것이든 널 피하지 못하겠지? 878 01:23:57,805 --> 01:23:59,682 그 무엇도, 그 누구도 879 01:24:00,558 --> 01:24:02,602 날 피할 수는 없어 880 01:24:03,894 --> 01:24:05,896 사실 좀 불안해 881 01:24:07,440 --> 01:24:09,108 겁이 났군 882 01:24:17,241 --> 01:24:19,285 어쩌지? 위치를 기억 못 하는데 883 01:24:21,996 --> 01:24:23,623 난 아냐 884 01:24:25,583 --> 01:24:27,877 그리 쉽게 빠져나갈 수는 없을 거야 885 01:24:37,219 --> 01:24:39,722 - 흥미로운 게 보이는군 - 뭐가 보이나? 886 01:24:42,308 --> 01:24:44,435 외통수다 887 01:24:48,481 --> 01:24:49,565 그렇군 888 01:24:51,817 --> 01:24:53,486 지연작전으로 네가 얻는 것이 있나? 889 01:24:54,153 --> 01:24:56,155 있고말고 890 01:24:57,114 --> 01:24:58,658 그렇다면 다행이군 891 01:25:00,284 --> 01:25:04,997 다음에 우리가 만날 땐 892 01:25:05,122 --> 01:25:08,125 그때가 너와 네 동료의 마지막이란 걸 명심해라 893 01:25:11,337 --> 01:25:13,255 그때는 네 비밀을 털어놓겠느냐? 894 01:25:14,298 --> 01:25:16,258 나에겐 숨길만 한 비밀이 없다 895 01:25:16,967 --> 01:25:19,470 아무것도 모른다고? 896 01:25:20,638 --> 01:25:22,098 난 아무것도 모른다 897 01:25:45,454 --> 01:25:47,498 이상한 빛이야 898 01:25:47,748 --> 01:25:50,376 폭풍이 몰아치려나 봐 899 01:25:51,127 --> 01:25:53,671 그런 것하곤 달라 뭔가 섬뜩해 900 01:25:53,796 --> 01:25:55,631 숲에서 나는 소리 들려? 901 01:25:55,756 --> 01:25:57,341 비가 몰려오는 소리겠지 902 01:25:57,466 --> 01:25:59,385 비가 아냐 903 01:26:00,344 --> 01:26:05,057 그자가 우리를 봤어 쫓아오고 있어 904 01:26:18,738 --> 01:26:21,449 안으로 들어가 어서 905 01:26:27,413 --> 01:26:31,208 파괴의 천사가 지나가고 있어 906 01:26:31,584 --> 01:26:33,711 엄청나게 거대하지 907 01:26:34,003 --> 01:26:35,796 너무 추워 908 01:28:39,545 --> 01:28:43,424 당신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란 소식을 들었어요 909 01:28:44,592 --> 01:28:46,552 그래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죠 910 01:28:46,877 --> 01:28:48,821 흑사병 때문에 모두들 피난 갔어요 911 01:28:55,644 --> 01:28:58,105 날 알아보지 못하시는 거예요? 912 01:29:02,902 --> 01:29:04,904 당신도 너무 많이 변했군요 913 01:29:12,620 --> 01:29:14,830 아니, 그래도 당신이네요 914 01:29:16,498 --> 01:29:18,584 당신 눈길 어딘가 915 01:29:20,377 --> 01:29:22,671 당신 얼굴 어딘가에 916 01:29:23,130 --> 01:29:26,175 먼 옛날에 떠난 917 01:29:27,176 --> 01:29:31,263 그 소년의 모습이 남아있네요 918 01:29:33,223 --> 01:29:35,100 이젠 다 끝났소 919 01:29:35,517 --> 01:29:37,603 좀 피곤하오 920 01:29:38,395 --> 01:29:40,272 가셨던 걸 후회하나요? 921 01:29:40,773 --> 01:29:42,191 아니 922 01:29:42,775 --> 01:29:44,526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소 923 01:29:45,653 --> 01:29:47,446 좀 피곤할 뿐 924 01:29:52,284 --> 01:29:54,203 그렇게 보이시는군요 925 01:30:02,169 --> 01:30:04,588 친구들을 데리고 왔소 926 01:30:07,758 --> 01:30:11,762 들어들 오라고 하세요 식사를 준비할게요 927 01:30:16,767 --> 01:30:20,854 '어린 양이 일곱째 봉인을 떼셨을 때에' 928 01:30:21,146 --> 01:30:24,733 '약 반 시간 동안 하늘에는' 929 01:30:25,150 --> 01:30:28,404 '침묵이 흘렀습니다' 930 01:30:29,363 --> 01:30:34,785 '그리고 나는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일곱 천사를 보았는데' 931 01:30:35,077 --> 01:30:39,248 '그들은 나팔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932 01:30:51,010 --> 01:30:54,596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933 01:30:55,180 --> 01:30:59,351 '그러자 우박과 불덩어리가 피범벅이 되어서' 934 01:30:59,810 --> 01:31:03,022 '땅에 던져져' 935 01:31:03,522 --> 01:31:07,526 '땅의 삼 분의 일이 타고' 936 01:31:08,318 --> 01:31:12,698 '나무의 삼 분의 일이 탔으며' 937 01:31:13,449 --> 01:31:17,036 '푸른 풀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938 01:31:18,746 --> 01:31:22,875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939 01:31:23,876 --> 01:31:30,841 '그러자 불붙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져져서' 940 01:31:31,091 --> 01:31:35,554 '바닷물의 삼 분의 일이 피가 되고' 941 01:31:35,679 --> 01:31:37,181 누가 있던가? 942 01:31:42,895 --> 01:31:45,230 아무도 없던데요 943 01:31:49,735 --> 01:31:54,774 '셋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944 01:31:55,908 --> 01:31:59,369 '그러자 하늘로부터 큰 별 하나가' 945 01:32:00,746 --> 01:32:03,791 '횃불처럼 타면서 떨어져' 946 01:32:04,917 --> 01:32:09,922 '그 별의 이름은 쑥이라고 합니다' 947 01:32:45,457 --> 01:32:47,626 어서 오시오 귀한 손님 948 01:32:49,461 --> 01:32:52,840 기사의 아내 카린입니다 949 01:32:53,132 --> 01:32:56,218 이렇게 찾아주셔서 반갑습니다 950 01:32:57,678 --> 01:33:00,222 대장장이 플로그입니다 951 01:33:00,347 --> 01:33:03,475 제법 숙련공입죠 952 01:33:03,976 --> 01:33:05,978 여긴 제 마누라 리사입니다 953 01:33:06,728 --> 01:33:09,231 어서 인사드려야지 954 01:33:10,899 --> 01:33:15,320 때론 다루기가 어렵지만 955 01:33:15,445 --> 01:33:18,157 남들도 다 싸우며 사는걸요 956 01:33:19,116 --> 01:33:22,327 어둠 속에서 부르짖사오니 957 01:33:22,786 --> 01:33:25,831 주여, 부디 자비를 베푸소서 958 01:33:26,165 --> 01:33:29,626 보잘것없는 저희는 아무것도 모른 채 겁에 질려 있습니다 959 01:33:29,751 --> 01:33:34,923 나리께서 있다고 하시는 그 어둠 속에서는 960 01:33:35,048 --> 01:33:39,678 나리의 통곡을 듣거나 그 고통에 가슴 아파할 사람이 없습니다 961 01:33:40,387 --> 01:33:43,682 눈물일랑 거두시고 본래대로 담담해지십시오 962 01:33:43,849 --> 01:33:48,353 어딘가 계신 하느님 반드시 계셔야 하는 하느님 963 01:33:49,062 --> 01:33:50,856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964 01:33:51,315 --> 01:33:54,651 영생에 대한 걱정을 덜어드렸어야 했는데 965 01:33:54,776 --> 01:33:56,270 너무 늦어버렸네요 966 01:33:56,437 --> 01:34:01,567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있다는 승리감만은 부디 누리십시오 967 01:34:01,834 --> 01:34:03,994 조용히, 조용히 968 01:34:04,119 --> 01:34:07,122 그렇게 하죠 억지로라도 969 01:34:28,769 --> 01:34:30,729 이제 끝났어요 970 01:35:23,833 --> 01:35:25,133 미아 971 01:35:25,592 --> 01:35:28,728 저쪽에 그들이 보여 전부 다 972 01:35:29,413 --> 01:35:34,293 먹구름 몰아치는 하늘을 배경으로 전부 모여 있어 973 01:35:34,543 --> 01:35:36,378 리사와 대장장이 974 01:35:36,628 --> 01:35:39,464 기사와 라발 옌스와 스카트 975 01:35:40,299 --> 01:35:44,303 엄한 죽음의 사자가 춤사위를 이끌며 976 01:35:45,095 --> 01:35:47,472 다 같이 손잡고 한 줄로 길게 977 01:35:47,848 --> 01:35:50,600 따라오게 하고 있어 978 01:35:51,601 --> 01:35:55,814 맨 앞에는 죽음이 낫과 모래시계를 들고 979 01:35:56,498 --> 01:36:00,152 맨 뒤에선 스카트가 류트를 들고 가 980 01:36:01,320 --> 01:36:05,359 장엄한 춤을 추며 해 돋는 이쪽에서 981 01:36:05,679 --> 01:36:07,976 어둠의 나라 저쪽으로 982 01:36:08,327 --> 01:36:10,804 멀리멀리 사라져가고 있어 983 01:36:11,430 --> 01:36:14,424 뺨 위로 흘러내리는 빗물에 984 01:36:15,083 --> 01:36:18,378 짜디짠 눈물의 흔적이 씻겨 내려가 985 01:36:23,008 --> 01:36:25,744 또 환상이 보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