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2014.1080p.BluRay.KOR *Original*

괜찮아

 

"못이 되느니
망치가 되겠어"

 

안 돼!

 

안 돼...

 

빌어먹을!

 

와일드

 

- 행운을 빌어요
- 고마워요

 

안녕하세요

 

방 하나 주세요

 

18달러예요

 

일행이 올 거면
추가 요금 있어요

 

일행 없어요

 

그럼 18달러네요

 

일단은

 

계속 18달러예요

 

일행 오면 아니죠

 

안 와요

 

모르죠

 

O.J 심슨에 대한
물증들을 기각하고...

 

PCT 하이킹 중인데

 

차 번호나
주소는 없어요

 

부모님 주소라도
적으세요

 

응, 안녕

 

지금 모하비야?

 

응, 모텔 숙박부에
자기 주소 적었어

 

적을 게 없어서

 

아냐, 괜찮아

 

내 동생 보면
여깄다고 말해줄래?

 

관심도 없겠지만
그래도 말해두려고

 

왜 관심이 없어

 

지금 친구 와서
저녁 차리는 중이라

 

친구 누구?

 

누구든 상관없잖아

 

레이프 찾으려고
전화한 거야

 

전화해도 돼
우린 친구잖아

 

미안

 

내가 미안해

 

뭐가?

 

모르겠어

 

미안해

 

그것 때문에
그 먼 길을 걷고...

 

말 마저 해야지
내가 왜 걷는데?

 

주소 좀 적어줄래?

 

그래
뭐 좀 보내줘?

 

괜찮아

 

보급품은 에이미한테
부탁해 놨어

 

알았어

 

끊어야겠어

 

여행 잘해, 셰릴

 

언제든
그만둬도 돼

 

세상에서 제일
시끄러운 호루라기

 

젠장

 

내가 미쳐

 

젠장

 

됐다

 

- 어디 가세요?
-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이요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까지라

 

3개월은
걸어야 해요

 

- 와우!
- 애슐랜드까지

 

하이킹 자주 해요?

 

취미 삼아 하는데
여긴 심하게 기네요

 

한동안 사람 구경
못 하시겠네요

 

그렇겠죠

 

다신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들어봐
흔히 듣던 얘기지?

 

넌 아침마다 일어나
학교에 가고

 

밤이면 구석에 앉아
시간만 보내

 

장난감 없는 아이처럼
외로운 인생이지

 

그때 기적처럼
남자가 나타난 거야

 

기쁨이란 이름의 남자

 

다신...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멋대가리 없는 놈

 

"몸이 그댈 거부하면
몸을 초월하라"

 

에밀리 디킨슨
그리고 셰릴 스트레이드

 

1 일째

 

미치겠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내가...

 

미쳤지

 

내가...

 

미쳤지

 

내가 미쳤지

 

언제든
그만둬도 돼

 

언제든...

 

그만둬도 돼

 

언제든
그만둬도 돼

 

8킬로미 터

 

그렇지

 

젠장

 

미쳐 버 리겠네

 

그래요

 

그럴 수 있다면

 

그러고 싶어요

 

오늘은
엄마를 생각했어

 

몸이 녹초야

 

무슨 생각에
자신했던걸까

 

내가 포기해도
화내지 말아줘

 

"오늘 굴착기가
산허리에서 파낸"

 

"호박색 병엔"

 

"이땅에서 살기 위한
물약이 있었다"

 

"열광이나 우울을 고칠
100년 된 물약이"

 

"오늘은 마리 퀴리
전기를 읽고 있었다"

 

"그녀는 유명한
여 인으로 죽었다"

 

"자신의 상처를
부인하면서"

 

"자신의 능력의 원천에서
상처도 비롯됐음을"

 

"부인하면서"

 

걔가 뭐래?

 

- 너한테 전화하겠대
- 진짜야?

 

누굴 중학생으로 보나

 

조만간 네 번호
물어볼걸?

 

바비

 

- 좀 어때?
- 좋아

 

힘든데 재밌어

 

그래, 안녕

 

안녕

 

잠깐 좀 볼게

 

오늘 학교에서
모른 척해서 미안해

 

괜찮아

 

엄마랑 학교에선
그러기로 했잖아

 

엄마가 창피해서
그런 거 아냐

 

난 엄마가
자랑스러워

 

나도 내 자신이
정말 자랑스러워

 

공부할 게
엄청 많네

 

각오는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에리카 종 읽어봤지?

 

그럼 '지퍼 터지는 섹스'
얘기 좀 해봐

 

엄마랑 할만한
얘기가 아냐

 

그래도 해봐
리포트 써야 돼

 

그러니까

 

- 요새는 그렇게 쿨해?
- 내가 미쳐

 

모른다니까
딴 얘기하면 안 돼?

 

난 남자들 지퍼도
똑바로 본 적이 없어

 

하고 나서도
그저 뻘쭘해서

 

저녁 뭐야?
배고파 죽겠어

 

책이랑 에세이

 

내가 차려줄게
웨인, 뭐 먹을래?

 

쟤들도 18살이야
차려먹게 놔둬

 

엄만 숙제해야지

 

엄마 노릇 못 할 거면
공부도 하지 말아야지

 

말도 안 돼

 

엄마가 해준다는데
누나가 왜 그래

 

아까 보던 건
공부 다 했어?

 

엄만 욕심이 많아서
다 잘하고 싶어

 

파스타 먹을래?

 

"능력에서 비롯된..."

 

"상처를 부인하면서"

 

"상처도 능력의 원천에서
비롯됐음을 부인하면서"

 

넌 하염없이
여행을 하네

 

난 두렵지 않아

 

난 두렵지 않아

 

2일째

 

"반드시 무연 휘발유를
사용하십시오"

 

"그외 연료 사용 시
고장의 원인이 됩니다"

 

젠장

 

젠장!

 

차가운 죽은 맛있다

 

견과를 넣은
차가운 죽

 

참치포를 넣은
차가운 죽

 

차가운 죽 꿈

 

차가운 죽 똥

 

난 차가운 죽이 좋아

 

5일째

 

하이킹 안 할 땐
뭘 하죠, 셰릴?

 

50킬로미 터

 

진짜 변기에
앉는 걸 좋아해요

 

물 내리는 것도

 

요리도 좋아하고

 

사람들과 음식을
먹는 것도 좋아해요

 

사람들 자체를
좋아해요

 

사람들과 얘기를
주고받는 것도 좋아해요

 

이런 취미들이
있는지도 몰랐네요

 

이 염 병할 사막에
오기 전까진

 

8일째

 

뭐라도 먹어야 돼

 

계속 가? 말아?

 

달팽이보다
참새가 되겠어

 

그럼요

 

저는 셰릴이 에요

 

PCT 하이킹 중인데
식 량이 떨어져서요

 

따듯한 음식 구할 곳까지
데려 다 주실 수 있나요?

 

일하잖소

 

그렇죠, 그럼...

 

일 마치시고
데려다 주실 수 있나요?

 

그땐 문 연 곳이
하나도 없을거요

 

아침식사 되는 데로
태워다만 주세요

 

근처에서
야영하면 되는데

 

배가 많이
고프신 모양이네

 

건조 식품만 있는데
연료를 잘못 가져와서요

 

일은 좀 남았는데
내 트럭에서 기다리쇼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생각해 봤는데

 

우리집으로 갑시다
식사하고 샤워도 하고

 

 

댁은 어떤 여자요?

 

어떤?

 

제인 같으신가?

 

타잔 애인 있잖소
그런 부류요?

 

야성적인 여자?

 

이럴 땐
이게 제격이지

 

들겠소?

 

 

숙녀 먼저

 

싸구려긴 해도
아주 괜찮아

 

그치?

 

감사해요

 

제인이라고
불러야겠구만

 

남편이랑 같이
하이킹 중이에요

 

남편은 조금 앞서 출발했는데
금방 만나기로 했어요

 

케네디 메도우스에
있을 거예요

 

힘들게 일한 날은
특별한 게 땡긴다니까

 

스낵 먹을래요?

 

감사해요

 

힘 좀 쓰쇼, 제인!

 

집사람한텐 비밀이오
단거 먹으면 혼나

 

 

서 있을 거요?

 

잠깐만요

 

이럼 실례지만...

 

감사해요

 

구경만 할 거요?

 

감사해요

 

많이 드쇼

 

그럼 남편이랑은
대학에서 만난 거요?

 

- 그쪽 남편
- 폴이요?

 

 

그 친구도
제정신 아니구만

 

남자면 몰라도
아내를 이런 데 보내?

 

정신 나갔지

 

세상 사람들이
다 당신 같진 않아

 

그러니까 세상이
이렇게 개판이지

 

저희는 좀
특이하거든요

 

당신 엉뚱한 생각 마

 

내 주제에 무슨

 

셰릴 따라가려고?

 

텐트 여분 있어요?

 

집 나가자마자
살려달라 소리지를걸

 

정말 맛있네요

 

그대여, 그대여
내 친구가 돼주오

 

근데 이 문신은
무슨 의미예요?

 

그냥 둘 다
말을 좋아해서요

 

우리 오늘 이혼해요

 

서로를 이어주는 뭔가를
남겨야 할 것 같아서요

 

그래요

 

그런 뜻으로
하는 거라면

 

그냥 같이 살죠?
그게 더 싼데

 

그래도 후회는
안 할걸요

 

평생 같이 사는
부부가 더 힘들지

 

문신 지우려고
오는 사람 많아요?

 

가끔 있죠

 

제가 바람피웠어요

 

그럴 수도 있죠

 

미안한 것 같네요

 

미안해요

 

셰릴, 좀...

 

미안하다는데
용서해줘요

 

그렇게 단순하진 않아요

 

수도 없이
바람피웠어요

 

스트라이드 맞아요?

 

아뇨, '길 잃은' 할 때
'스트레이드'요

 

성을 새로 적으라길래
한번 찾아봤어요

 

그게 좋아서요

 

다 됐어요

 

직접 우편으로
보내셔야 해요

 

아찔할 정도로
멋진 7년이었어

 

안녕
셰릴 스트레이드

 

다 챙겼수?

 

네, 이제 찬 죽이 아니라
더운 죽 먹을 수 있겠네요

 

실은 남편
없는 거 아뇨?

 

없어요
아니, 있긴 했는데

 

PCT가 아니라
미니애폴리스에 있어요

 

아저씨가 무서워서
둘러댄 거예요

 

알고 있었소

 

좀 험상궂게
생겼어야지

 

그만둘 생각 해봤소?

 

겨우 2분에
한 번씩 해요

 

온몸이 다 쑤셔요

 

- 관둬야 할까요?
- 그게 낫지

 

내 말 듣지 마쇼
난 수도 없이 때려쳤소

 

직장, 결혼
하이킹도 첫날 때려치고

 

후회하시는 거
있으세요?

 

별수 없었소
못 하겠는 걸 어째

 

평생 나한텐 다른 길이라곤
없다고 생각했소

 

네, 제 인생도
그랬어요

 

몸조심하쇼

 

- 반가웠수
- 고마워요, 프랭크

 

9일째

 

내 모습 그대로
받아 줄래요?

 

조니 미첼
그리고 셰릴 스트레이드

 

좋았어!

 

어떡해!

 

10일째

 

아주 잘하고 있어
하루에 8~11킬로미터

 

이 속도면
20년쯤 걸리겠네

 

난 배고프지 않다

 

난 음식이
그립지 않다

 

타코와 칩스와
과카몰리가 그립지 않다

 

미니애폴리스의 눈은
당연히 안 그립고

 

마가리타도
그립지 않다

 

한 모금만 주면
뱀도 잡겠는데

 

난 마약은 해도
자제할 줄 알아

 

약쟁이들
단골 멘트 아냐?

 

난 경험주의자야

 

모험도 마다않는
사람이라고

 

12일째

 

130킬로미 터

 

안녕하세요!

 

셰릴 스트레이드죠?

 

네, 안녕하세요!

 

혹시 저 아세요?

 

트레일 방명록에서 봤어요
여자는 그쪽뿐이에요

 

그렇군요

 

난 그렉이에요

 

반가워요!
내려갈게요

 

그래요

 

미안해요
누가 올 줄 몰랐어요

 

하루에
얼마나 걸으세요?

 

평균 35킬로미터
걷고 있어요

 

케네디 메도우스엔
내일 들어가겠네요?

 

그러면 좋죠

 

전 17~19킬로미터
간신히 걸어요

 

몇 주는 힘들어요
아무리 준비하고 와도

 

통증과 더위는
못 이기거든요

 

게다가 시기도
잘못 골랐어요

 

시에라는
우회할 거죠?

 

뭔들 못 건너뛰겠어요
거긴 왜요?

 

눈에 뒤덮였어요

 

수십년만의 폭설이라
아무도 못 지나가요

 

그럼...

 

케네디 메도우스에서
같이 계획 짤까요?

 

거기서 며칠
쉴 생각인데

 

네, 고마워요
그게 좋겠네요

 

그래요

 

나 임신했나봐

 

뭐?

 

- 애 아빠는 누군데?
- 몰라

 

...라기 보다

 

짚이긴 해

 

짚이긴 해?

 

지금 장난해?

 

왜 이러고 살아?

 

계산해 주세요

 

임신 테스트기랑
삽 사러 가자

 

내 앞에서 하고

 

임신으로 나오면
짚이는 놈한테 가자

 

다음 손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갈 필요 없어

 

안 낳을 거야

 

어쩌다 이런
쓰레기가 됐나 몰라

 

난 강하고...

 

책임감 있고

 

꿈도 있었어

 

좋은 애였잖아

 

결혼생활 망치더니
인생까지 망치고

 

그 상점으로
돌아가야겠어

 

엄마가 자랑스러워하던
딸로 돌아갈 거야

 

아름다움의 길로
들어설 거야

 

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름다움은 개뿔
또 바위길이네

 

14일째

 

네 다른
여자친구들은

 

그 시험
통과 못 할걸

 

부탁해요, 브루스
같이 불러줘요

 

사랑할 준비가
돼 있다면

 

나보다
강한 사람은 없어

 

안녕하세요

 

저기 오네!

 

환영합니다
케네디 메도우스

 

- 해냈네요
- 해냈어요!

 

소개하죠

 

이쪽은 셰릴
그리고 몬스터

 

몬스터?

 

내 배낭이요?

 

죽겠네

 

뭐 줄까요?

 

스내플 레모네이드요
꿈까지 꿨어요

 

그리고 감자칩
아무거나 좋아요!

 

- 돈 드릴게요
- 괜찮아요

 

- 내가 살게요
- 고마워요

 

그 큰 가방에
스내플 하나 없어요?

 

그러게요

 

가만있어

 

- 축하해요
- 고마워요

 

내가 들어올 땐
박수도 없더니만

 

원래 들짐승한텐
뭐 주면 안 되는데

 

이번엔 경우가
경우인 만큼

 

스내플 하나와
감자칩

 

딱 좋아

 

에드가 야영지에서
저녁 해 주겠대요

 

기대되네요
고마워요

 

워낙 멋진 분이라
별명도 멋쟁이 에드예요

 

자기에게

 

벌써 모하비 사막을
160킬로나 뚫고왔구나

 

우리가 어떻게 됐든

 

서로에게
얼마나 화가 났든

 

난 자기가 자랑스럽고
정말 존경스러워

 

완주하고 나면
진짜로 존경해줄게

 

자기 출발하자마자 쓰는 거라
자기는 아직 이룬 게 없어

 

나도 그렇고!
그러니까 우린 여전히 친구야

 

미니애폴리스가
괜히 쓸쓸해

 

셰릴!

 

- 식사해요
- 네

 

하이킹은 안 하세요?

 

아가씨처럼은 안 하죠

 

여름마다 들러서 어울리는데
하이커들은 정말 대단해요

 

전 하이커 축에
끼지도 못 해요

 

사막을 160킬로나
지나왔잖아요

 

그 덕에
죽을 뻔했죠

 

좀 도와줘요?

 

도움 필요해 보여요?

 

부츠가 너무 작아서
발톱 빠지는 거예요

 

그렇네요

 

방금 듣고 알았어요

 

원래 그렇게
아픈 건가 했거든요

 

새로 살 돈 없는데
어쩜 좋죠?

 

- REI에서 샀어요?
- 네

 

전화하면 새 부츠를
다음 목적지로 보내줘요

 

정말요?

 

그리고 배낭도
심각해요

 

짐을 줄여야겠어요

 

필요없는 걸 골라줄테니
필요한 이유를 대던가

 

나눔박스에 넣도록 해요
알았죠?

 

이거 도움돼요?

 

써봐야 온몸이 악취예요
겨드랑이가 문제가 아녜요

 

이건 자주 써요?

 

한 번도 안 썼어요

 

톱은 뭐하려고
챙겼나 모르겠어요

 

읽은 부분 태웠어요?

 

책을 태우라고요?

 

책 좀 태운다고
나치가 되진 않아요

 

지금은 짐 무게를
줄여야 하니까

 

케네디 메도우스
이전 부분은...

 

그건 안 돼요

 

태울 거 아니에요

 

알아서 해요

 

밤에 사진
안 찍어요

 

안 써요

 

이거 다 필요해요?

 

어디에 쓰겠다고
12개씩 챙겼는지

 

에드!

 

잠깐 실례

 

부츠를 무료로
보내주신다는 거죠?

 

정말 감사해요
평생 단골 할게요

 

 

고마워요

 

제임스 A. 미치너

 

제임스 미치너가 왜?

 

책이 다 허접해

 

뭘 읽었는데
그렇게...

 

하나도 안 봤어
에이드리언 리치나 읽지

 

엄마도 같이 읽잖아
다른 거 못 느껴?

 

글쎄다

 

그래도 제임스 미치너가
좋은 걸 어쩌니

 

엄마한텐
어색할 거야

 

뭐가?

 

내가 엄마 젊을 때보다
훨씬 교양 있잖아

 

그게 목표였어

 

뭐가?

 

널 엄마보다 교양 있게
키우고 싶었거든

 

그게 이렇게 가끔씩
아플 줄은 몰랐네

 

못되게 굴어도
왜 다 참아?

 

그 드레스 입으니까
정말 예쁘다

 

하나 더
만들어 줄게

 

눈 쌓인 건
어쩔 거예요?

 

가능하면
밀어붙이려구요

 

여기서 65킬로 정도
더 갔던 사람들도

 

눈 때문에
결국 막혔대요

 

버스로 리노에서
트럭키까지 이동하고

 

다시 트레일로
복귀할 거라던데

 

버스나 타려고
온 게 아니에요

 

산에서 추락하려고
온 것도 아니잖아요

 

하긴

 

반칙처럼 느껴지면
여행 구간을 늘여요

 

후드 산으로 가거나
'신들의 다리'까지

 

'신들의 다리'?
이름 맘에 드네요

 

뭘 선택하든
자책하진 말아요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 거니까

 

말은 탈 수 있을까요?

 

바비 그레이 씨?

 

유감입니다

 

- 얼마나 남았어요?
- 말은 탈 수 있을까요?

 

척추의 종양들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가벼운 충격에도
무너질 겁니다

 

얼마나 남았죠?

 

괜찮니?

 

응, 괜찮아

 

폴입니다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밤 늦게 미안해

 

고마워요

 

지금은 이혼의 성지
리노에 있어

 

나 아직 살아있어

 

전할 소식은
이게 다야

 

지금까지 느낀 것도
그게 전부고

 

끊을게, 안녕

 

25일째

 

안녕하세요
난 셰릴이에요

 

일행도 없는
여성 하이커

 

강간하고 죽이기 쉽게
차에 타 드릴까요?

 

- 북쪽으로 가세요?
- 그쪽으로 가요

 

20킬로미터 정도만
가면 되거든요

 

- 배낭이 엄청나네요
- 고마워요

 

자리가 없어서
태워주진 못해요

 

- 무슨 소리예요?
- 짐이 많아서요

 

지미 카터예요

 

이름만 대통령이죠

 

'부랑자 타임즈' 기자라
부랑자는 지겹게 봤는데

 

아가씨 부랑자라니
진짜 신선하네요

 

오해하셨나 본데
부랑자 아니에요

 

'부랑자 타임즈'란 게
진짜 있어요?

 

있으니까
집세 내고 차 굴리죠

 

그럼 방랑 생활은
얼마나 됐어요?

 

방랑이 아니라
PCT 하이킹 중이에요

 

폭설 때문에
우회하는 중이에요

 

부랑자 아니면
집은 어디에요?

 

애매한 상황인데 완주하면
포틀랜드에서 살까 하구요

 

이거 진짜 특종이네
아가씨 부랑자는 귀해요

 

다시 말하지만
부랑자 아니에요

 

여자들은 그러기
쉽지 않겠죠

 

애들도 돌봐야지
부모도 돌봐야지

 

페미니스트 같으시네

 

맞아요

 

더 신선하네
페미니스트라니

 

부랑자가 아니면
직업은 있겠네요?

 

한두 개가 아니에요

 

몇 년 전까진
학생이었어요

 

기분 나쁘게
듣지 않으셨음 하는데

 

대부분은
개인적인 상처로

 

자신의 삶에서
튕겨나와서

 

부랑자가 되는데
그런 경우예요?

 

이게 내 삶이에요
잠깐 쉬는 것뿐이지

 

부랑자의 삶이 아니에요
왜 못 알아들어요?

 

- 사진 찍어도 되죠?
- 안 돼요!

 

가을호에 실릴 거예요
다른 잡지에도 나가고

 

하퍼스에도 실릴걸요

 

- 하퍼스?
- 뉴욕 잡지예요

 

패션 잡지죠

 

나도 뭔지 알아요
거기 투고하고 싶지

 

'이달의 노숙자'로
실리긴 싫다구요

 

뭐예요?

 

'부랑자 꾸러미'
고마웠어요

 

개 이름이 뭐예요?

 

'스티비 레이'
그 양반 죽던 날 데려왔지

 

기타리스트 있잖아

 

저도 스티비 레이
좋아해요

 

'사랑에 빠졌네' 틀어

 

아가씨 타자마자
듣고 싶던데

 

입 다물어, 스파이더

 

그냥 무시해요
발정난 영감이니까

 

더럽게 힘들겠네
길이 대책 없던데

 

지금은 차 타고
편히 가잖아요

 

힘든 것도 아니죠

 

저 귀여운 애는
몇 살이에요?

 

여덟에 죽었어요

 

죄송해요

 

5년 전에 자전거 타다
트럭에 치었죠

 

엄청 강한 놈이었지
지 엄마 닮아서

 

정말 안타깝네요

 

괜찮아요

 

내 자신으로
살아보질 못했어

 

그러지 마
끝난 거 아니야

 

좋은 의사 찾아서
싸워 이겨야지

 

평생을...

 

엄마 아니면
아내로 살았어

 

내 인생인데
내 맘대로 한번 못 하고

 

시간이 엄청나게
많은 줄 알았어

 

그런데 이렇게...

 

너무 많은 일이
벌어지니까

 

주책이네

 

30일째

 

미쳐버리겠네

 

잠깐만

 

좋아

 

그럼요

 

그 노래
그만하면 안 돼?

 

- 즐거우면 불러야지
- 시끄러워

 

태양이
내 등을 비추니

 

정북은 저쪽이겠지

 

이 염병할 길을
잃었다간

 

델라웨어로
갈지도 모른다네

 

포틀랜드 방향

 

제발 맞아다오
포틀랜드 방향

 

여기 어디예요!

 

캘리포니아!

 

재밌어 죽겠네

 

플루마스 카운티!

 

길 잃었어요?

 

아뇨!

 

대책 없어 그렇지

 

안녕

 

우리 아가씨

 

이 애가 날 살렸어

 

내가 네 아빠
떠난 후에

 

알아

 

엄마한테 약속하라고
다그치진 않을게

 

힘들 걸 아니까

 

이 아이 늙으면
편하게 해줘

 

32일째

 

돌아와!

 

돌아와

 

돌아와!

 

따듯하게 덮고 있어

 

레이프 데리고
아침에 올게

 

사랑해

 

엄마는 내 중심이야

 

내 모든 것

 

사랑...

 

사랑

 

좀 어떠세요?

 

의사가 1 년은
살 거랬는데

 

한 달만에 저래요
겨우 한 달!

 

유감이에요

 

기도해 드릴게요

 

망할 성 패트릭

 

성자들 전부
지옥에나 가버려

 

주여, 감사합니다
길을 보여주셔서

 

신경 써주는 척은

 

신은 무자비한
개자식이야

 

꼭 봐야겠어

 

급한 일이니까
튀어들어오라고 해

 

어딜 싸돌아다녀?

 

종일 병원에 있었어
엄마가 죽어가

 

- 그런 말 마
- 너도 알잖아

 

- 엄마 안 죽어
- 죽어가고 있다니까

 

그만해!

 

엄만 안 죽어

 

킬러랑 두비

 

두비!

 

그리고 모터사이클 댄

 

모터사이클 댄

 

그 아저씨처럼
되고 싶었는데

 

그리고 니퍼

 

"창문에 얼굴 대면..."

 

"슈페리어 호가
조금 보여"

 

"전망 좋은 방이야"

 

엄마가 그러더라

 

전망 좋은 방이
평생 꿈이었어

 

어떻게 엄마는
끝까지 그러네

 

지난 몇 년간 엄마한테
함부로 대했어

 

근데...

 

엄마는
내 전부였어

 

뭐 하는 거야?

 

기도

 

조용!

 

온 우주에게
기도합니다

 

신이 있기를

 

기적이 필요하거든요
꼭 필요해요

 

우리 엄만 45살에
죽으면 안 돼요

 

뜨겁게 갈망하니?

 

빌어먹을 36일째

 

우울해 본 적 있니?

 

돌아갈 생각이니?

 

세상이 널
어떻게 대하던?

 

빨리 엄마 보고 싶다

 

아들 왔다고
좋아할 거야

 

진짜 좋아할걸

 

엄마가 얼만큼
사랑하게?

 

아니

 

이만큼?

 

이만큼?

 

이만큼?

 

이만큼?

 

엄마 끼었네
더 넓게 안 돼

 

넓게 안 돼!

 

세상이 널
어떻게 대하던?

 

간호사실 방문 요망

 

눈에 얼음을 댔어요

 

각막 기증을
하신다고 하셔서...

 

맙소사

 

빌어먹을!

 

뭐 어쩌라고?

 

몰라, 가자

 

달팽이보다
참새가 되겠어

 

그럼요

 

그럴 수 있다면

 

그러고 싶어요

 

못이 되느니
망치가 되겠어

 

그럼요

 

길이 되느니
숲이 되겠어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어요

 

그러고 싶어요

 

제기랄

 

그 노래 좀
그만하면 안 돼?

 

엄마 왜 그래?

 

뭘 왜 그래?

 

행복한 사람은
노래하는 거야

 

왜 행복한데?
우린 가진 것도 없잖아

 

- 사랑이 넘치잖아
- 미치겠네

 

또 시작이야

 

- 우린 식당 종업원이야
- 그래도 학생이잖아

 

평생 대출 갚아야 하고
집이라고 있는 건

 

무너지기 직전이고
엄마는 혼자야

 

손찌검하는
주정뱅이랑 결혼한 덕에

 

근데 노래를 불러?
그렇게 몰라?

 

엄마가 몰라서
그러는 게 아냐

 

알면 뭐?

 

네게 가르칠 게
딱 하나 있다면

 

네 최고의 모습을
찾으라는 거야

 

그 모습을 찾으면
어떻게든 지켜내고

 

그래서 엄마는
이게 최고의 모습이야?

 

노력 중이야

 

그 주정뱅이와 결혼한 걸
후회하냐고?

 

아니

 

한순간도 후회 안 해
그 덕에 네가 생겼잖아

 

네 동생도

 

그렇게 생각하면
좋잖아

 

쉽진 않지만

 

해볼 가치는 있어

 

오늘보다 훨씬 끔찍한
날들도 있을 거야

 

거기에 질식해
죽는 것도 자유지

 

근데... 글쎄다
난 살고 싶어

 

"난 살고 싶어"

 

그 비참하게 행복한 인생
즐기지도 못하고 갔으면서

 

49일째

 

소포 찾으러 왔어요
셰릴 스트레이드예요

 

- REI 새 부츠요?
- 네

 

그 꼴로
얼마나 걸었어요?

 

80킬로미터 정도?
다른 소포 없었어요?

 

네, 발을 보니까
그 소포가 맞는데요

 

스내플은 2달러예요

 

취소할게요

 

고마워요

 

내 신발 맘에 들어?

 

셰릴에게,
벌써 반이나 왔네

 

960킬로미터라니
세상에!

 

에이미한테 가 봤는데
여정이 길어질 거라면서?

 

종착지 정하면 말해
발 연고 보내줄게

 

저번에 전화
일찍 끊어서 미안해

 

아직 너한테
화가 나 있나봐

 

근데 웃긴 건...

 

에라 모르겠다

 

네가 그리워

 

돌아가기 전에
물 많이 챙겨요

 

30킬로미 터 만 가면
물탱크 있잖아요

 

네, 근데 기온이
37도가 넘어요

 

땀 엄청 흘릴걸요

 

네, 고마워요

 

안녕하세요

 

스테이시 존슨 앞으로
온 거 있죠?

 

확인해 볼게요

 

혹시 PCT 걸으세요?

 

 

아가씨도?

 

여자 동지네!

 

혹시 그렉이란
사람 알아요?

 

네, 케네디 메도우스에서
만났던 분이에요

 

지금보다
더 초짜일 때

 

포기했어요

 

네? 그렉이?

 

눈 때문에 힘들어서
내년에 도전한대요

 

우와

 

그렉이 포기했는데
내가 버티고 있다니

 

건배해야겠네

 

외로워요?

 

솔직히 내 진짜 삶에서
더 외로운 것 같아요

 

친구들이
그립긴 하지만

 

집에서 날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당신은 어때요?
여기 왜 왔어요?

 

내 안의 뭔가를
찾아야겠다 싶어서요

 

제대로 온 것 같아요

 

보세요

 

보고만 있어도
재충전되는 풍경이에요

 

엄마가 질리게 자주 하던
얘기가 있어요

 

"일출과 일몰은
매일 있으니까"

 

"네가 맘만 먹으면
볼 수 있어"

 

"너도 아름다움의 길에
들어설 수 있어"

 

맘에 드는 분이네

 

내 전부이던 분이에요

 

더 할 말 없어요

 

소파랑 크리넥스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시간당
50달러 상담이죠

 

우린 시간당
10달러예요

 

어머니의 죽음으로
무너진 이유가 뭘까요?

 

유족한테 슬퍼 말라는 게
상담사가 할 말이에요?

 

슬퍼하는 방식이야 많지만
당신 방식은 문제가 있어요

 

그렇게 별로예요?

 

헤로인을 하고
아무 남자와 자고

 

그렇다고 딱히
행복해 보이진 않아요

 

그럼 잘못 봤네요

 

난 그럴 때마다
행복하거든요

 

그렇게 안 할 땐
죽고 싶고

 

남편과도 자나요?

 

아뇨, 나도 남자들처럼
원나잇이 편해요

 

남자들이
그럴 거 같아요?

 

"우리가 있는 곳은 여기"?

 

저 포스터만 보면
기분 더러워져요

 

너희는 하찮은 존재라고
말하는 거 같잖아요

 

본인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당연히 소중하죠

 

그럼 누가 당신을
등한시했죠?

 

안 되겠네

 

입으로만 떠든다고
해결될 게 아니지

 

주먹 샌드위치
먹고 싶어?

 

주먹 샌드위치
먹고 싶어?

 

주먹 샌드위치
먹고 싶어?

 

빨리 차에 타렴

 

빨리 타

 

당장 꺼져!

 

창녀 같은 년!

 

죽여버리겠어!

 

새 부츠로 엉덩이를
걷어차 주겠어

 

고마워

 

"달걀과 베이컨"

 

달걀이랑
베이컨 먹을래?

 

줄까?

 

비는 그만
고통도 그만

 

평범한 발을 가진 아이조차
새 신발이 생기면

 

세상과 사랑에 빠졌다

 

플래너리 오코너

 

그리고
셰릴 스트레이드

 

56일째

 

유골의 재는
그냥 재와는 다르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이 꼭...

 

회색 자갈이 섞인
창백한 조약돌 같다

 

엄마 무덤 주위에
거의 다 뿌렸지만

 

큰 덩어리 몇 개는

 

입에 넣고

 

삼켜 버렸다

 

그리고 포틀랜드로
이사하고

 

크레이지 조와 살았다

 

헤로인을
처음 피운 날

 

아이처럼 웃으며

 

엄마 보석상자 속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 후엔 흡입했지만

 

주사를 쓸
생각은 없었다

 

절대로

 

처음 주사를 쓴 날
난 애걸했다

 

더, 더, 더!

 

기분이 어때?
기분이 어때?

 

내 생일 다음 날

 

어떤 남자가
돈을 달라고 했다

 

내가 원하는 게
바로 그거야

 

1주일 후...

 

드디어 누군가에게
생일 축하를 받았다

 

딴 것도 아니고 헤로인?
왜 이러는 건데!

 

건드리 지 마!

 

넘 어 갈 생각 마!

 

여 긴 왜 왔는데?
누가 와 달래?

 

내 영웅이 되시게?

 

그런가 보지

 

- 여긴 왜 왔는데?
- 왜냐하면!

 

그냥 왜냐하면...

 

모르겠다

 

물탱크 어디 있지?

 

젠장

 

58일째

 

여기서 죽지 마

 

30분

 

빌어먹을 정수제

 

물 좀 있어요?

 

좀 있긴 한데
아직 못 마셔요

 

정수제를 넣어서
30분 걸려요

 

먼저 필터로
걸러야 돼요

 

우린 필터 없는데요

 

빌려줄게요

 

병 있어요?

 

빈 맥주 캔은 있죠

 

그래요

 

여기서 뭐 해요?

 

PCT 하이킹 중이에요

 

뭘 하면서 기다린담?

 

하나 떠오르는데

 

저 언니 몸매 좋지?

 

그만 가야겠어요

 

앉아요
그냥 장난이에요

 

우리도 가야겠네

 

고마워요

 

계속 가신다더니

 

마음이 변했어요

 

우릴 속인 거네?

 

아뇨, 마음이
변했다니까요

 

옷도 변하셨네

 

바지 맘에 드는데

 

잘 어울려

 

각선미도 좋고
엉덩이도 빵빵한 게

 

그러지 마세요

 

남자가 여자한테
칭찬도 못 하나?

 

고마워요

 

거기서 뭐 해!

 

잃어버린 줄 알았네
빨리 튀어와!

 

숲속에 혼자 있는
아가씨를 위해

 

62일째

 

오리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안녕
오리건 소야

 

허나 내겐 지켜야 할 약속과
잠들기 전 가야할 길이 있다

 

로버트 프로스트
그리고 셰릴 스트레이드

 

애슐랜드

 

그레이트풀 데드

 

제리 가르시아 죽다

 

색이 잘 받네요

 

그래요?

 

세상에...

 

한마디 해도 될까요?

 

 

세상에서 제일 좋은
립스틱이 있어도

 

위생이 엉망이면
소용이 없어요

 

제가 위생에
얼마나 신경쓰는데요

 

아무래도 그것부터
빨리 신경써야 겠네요

 

근처 뮤직클럽에서
일하는데요

 

오늘 제리 가르시아
추모식이 있어요

 

꼭 오세요

 

그럼요

 

- 이름이?
- 셰릴이요

 

걱정 마요
안 물어요

 

물어도 되는데

 

어쩜 좋아
나 미쳤나 봐

 

미안해요
혼자된 지 오래돼서

 

세상에 혼자란
소린 아니고

 

혼자 하이킹한 지
오래됐다구요

 

게스트 명단에
이름 넣을게요

 

나중에 꼭 봐요

 

안녕

 

보급품 보냈어

 

차려입고 놀더라도
무리하면 안 돼

 

갈 길이 머니까

 

언제든 그만둬도
된다고 말했는데

 

그 말 취소야

 

종착지 도착하면
전화해

 

사랑을 담아
에이미가

 

우리 혹시
구면이에요?

 

 

폴에게

 

오늘 아침 일어나서
모래에 자기 이름 썼어

 

자길 만난 후로
해변만 보면 그랬어

 

그런데 이젠
안 그러려고

 

이젠 이겨낼
준비가 됐어

 

그대여, 그대여
내 친구가 돼주오

 

이제 480킬로미터만
걸으면 끝이다

 

어서 끝나길
간절히 바라지만

 

두렵기도 하다

 

끝나고 나면

 

전재산이라곤
20센트뿐이거든

 

그래도 생활은
시작해야 하잖아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

 

후드 산 국유림 입구

 

저기, 잠깐만요!

 

방금 닫았어요

 

제 앞으로
소포가 와 있어요

 

내일 오면 안 돼요?

 

옷이랑 식량이랑
배터리도 있어서요

 

좋아요

 

나중에 나랑
한잔 해준다면

 

그럴게요

 

여깄어요
이쁜 아가씨

 

감사해요

 

펀치 좋아해요?

 

내가 잘 만들거든요
온갖 술을 양동이에 붓고

 

주스 두 캔을
부으면 완성이죠

 

맛있겠네요

 

셰릴?

 

세상에

 

- "몸이 그댈 거부하거든..."
- "몸을 초월하라"

 

에밀리 디킨슨

 

"내겐 지켜야 할 약속과
잠들기 전 가야할 길이 있다"

 

월트 휘트먼?

 

로버트 프로스트야
휘트먼은 "속단은 금물"

 

"신은 무자비한 개자식"
이것도 그쪽 거죠?

 

- 나 맞아요
- 우리 영웅이세요

 

이제 닫습니다

 

우리도 소포
찾아야 하는데요

 

미안하지만
방금 건 예외예요

 

아직 안 닫았잖아요
소포도 보이네

 

날씨도 이런데

 

보급품이라도 있어야
버티지 않겠어요?

 

당신 말이에요?

 

아침에 타겠다면
태워줄게요

 

야영지가
왼쪽 맞죠?

 

잘 자요
아침에 봐요

 

한 놈

 

두 놈

 

조금만요

 

셰릴, 내내 혼자서
어떻게 버텨요?

 

우린 셋이 다녀도
지겨워 죽겠는데

 

온갖 기억들을
다 떠올리는데

 

떠올리기도
싫은 기억들이

 

왜 그런지
자꾸 떠오르고...

 

나도 그래요

 

떠올리기도 싫은
헤어진 여친들 생각

 

누구 얘긴지
딱 알겠다

 

그 얘긴
지금 하기 싫어

 

또야?

 

잘 자요!

 

이 아이 늙으면
편하게 해줘

 

이럴 필요 없어

 

병 앓은 지
너무 오래됐어

 

다른 방법이 있겠지

 

동물병원 데려가서
안락사시킬 돈은 없어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잖아

 

이 아이 늙으면
편하게 해줘

 

레이프, 누나야

 

돌아갈 집도
없는 건 알지만

 

같이 살 방법을
찾아볼게

 

힘들긴 했지만...

 

누나가 부탁할게

 

너도 노력해줄래?

 

사랑해

 

안녕

 

예쁜 아가씨

 

커피랑 도넛
가져왔어요

 

감사해요

 

출발하기 전에
리필하러 와요

 

그럴게요

 

좋은 아침, 친구들

 

트레일 네임 있어요?

 

닉네임 같은 거

 

우리가 지었어요

 

- 그래요?
- 'PCT의 여왕'

 

장난 말고

 

도움 많이 받았다는
얘기 들었어요

 

우린 도움은커녕
눈길도 안 주던데

 

일단 리필하시죠
여왕 폐하

 

여왕은 리필 안 해요
와서 해 줘야지

 

그렇네

 

그만

 

그만 좀 해
조금 더 들었다간

 

며칠 내내 생각나

 

- 그럼 이거 말고...
- 안 돼

 

안 돼

 

난 말하죠

 

닥쳐라

 

닥쳐!

 

장난 아냐

 

이봐요!

 

어떻게 되는 거죠?

 

길이 되느니
숲이 되겠어

 

80일째

 

괜찮아

 

안전해

 

괜찮아

 

괜찮아

 

겁내지 마

 

잡았군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 이름도 있어요?
- '슈팅스타'요

 

슈팅스타?

 

저는 베라
얘는 카일이에요

 

셰릴이에요
하이킹 재밌니?

 

정말 즐거워요
물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의도 바르네

 

우린 비가 와도
주말마다 나와요

 

우리 할머니가
절 돌봐주세요

 

저는 남한테 말 못 할
문제가 있거든요

 

딴 사람들에게
말할 필요 없단다

 

문제는 누구나 있어
나도 있는걸

 

어떤 문제요?

 

아빠랑 문제가 있지
이젠 보지도 않아

 

저도요

 

그럼 엄마는요?

 

돌아가셨어

 

그런데 문제들도
언젠가는 다른 걸로 변해

 

어떻게 돌아가셨어요?

 

많이 아프셨어

 

우리 엄마는 가수예요
노래도 많이 가르쳐주세요

 

- 그래?
- 들어보실래요?

 

당신이 계곡을
떠난다고 들었어요

 

그 맑은 눈과 미소가
그리워지겠죠

 

당신과 함께
떠나간 햇빛은

 

우리 오솔길을
밝히던 빛이어라

 

날 사랑한다면
이리 앉아요

 

작별의 인사를
서두르지 마세요

 

홍하의 골짜기를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당신을
사랑한 카우보이를

 

홍하의 골짜기를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당신을
사랑한 카우보이를

 

정 말 아름답구나

 

고마워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

 

앞으로 닥칠 일을
알 방법은 없다

 

무엇이 무엇으로
이어지는지

 

무엇이 무엇을
파괴하는지

 

혹은 번영의
원인이 되는지

 

혹은 죽는지

 

혹은 다른 길을
선택하는지

 

내가 날 용서한다면?

 

내가 후회했다면?

 

하지만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반복할 것이다

 

그 남자들 모두와
자고 싶었다면?

 

헤로인을 하며
뭔가 깨달았다면?

 

내 과거의 행동들로
이렇게 된 거라면?

 

내가 평생
구원받지 못했다면?

 

이미 구원받았던 거라면?

 

94일째

 

예상한 일에도
완벽한 대비는 불가능하다

 

제임스 미치 너

 

그리고
셰릴 스트레이드

 

엄마가 자랑스러워 할
딸이 되기까지

 

4년 7개월 하고도
3일이 걸렸다

 

엄마 없이...

 

슬픔의 황야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후에야

 

숲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찾아냈다

 

종착점에 닿기 전까진
어딘지도 모르고 걸었다

 

신들의 다리

 

수도 없이
감사하다고 되뇌었다

 

길이 준 가르침과
나도 모를 미래에 대해

 

난 4년 후 다시
이 다리를 건너고

 

여기서도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한 남자와 재혼을 하고

 

9년 후, 그 남자와
카버라는 아들을 낳고

 

1년 후, 엄마 이름을 딴
바비란 딸을 낳는다

 

이젠 공허한 손을 뻗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안다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내 인생도
모두의 인생처럼

 

신비롭고 돌이킬 수 없고
고귀한 존재다

 

진정으로 가깝고

 

진정 현재에 머물며

 

진정으로
내 것인 인생

 

흘러가게 둔 인생은...
얼마나 야성적이었던가

 

번역 : 황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