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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이렇게 살까?

 

얼굴은 창백한 게
못 먹은 폐인 같고

 

어깨도 구부정해
노인네도 아니고

 

어깨 펴고 다녀야
무시 안 당하는데

 

뭐가 잘못된 걸까?
외로워 죽겠네

 

왜 사람들이랑
어울리질 못할까?

 

아, 맞다
난 죽었지

 

속상해할 건 없어
어차피 다 죽었잖아

 

이 여자도 죽었고
저 남자도 죽었고

 

저쪽 구석 아저씬
완전 맛이 갔네

 

진상들 하고는

 

웜 바디스

 

날 소개하고 싶어도

 

이름이 기억 안 나

 

'R' 뭐시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

 

이름도 부모님도
직업도 기억 안 나

 

허접한 후드티를 보면
백수 같긴 한데

 

가끔은 남들을 보면서
예전 모습을 상상해

 

아저씬 청소부

 

넌 재벌 2세

 

넌 헬스 트레이너

 

그래 봤자
이젠 다 좀비지

 

왜 이렇게 됐는지
생각도 해봤어

 

화학 전쟁이나
바이러스

 

방사능 원숭이가
탈출했다거나

 

하긴 무슨 상관이야
이미 이 모양인데

 

이게 내 일상이야

 

돌아다니다가
사람들과 부딪혀도

 

미안하단 얘긴커녕
말 한마디 못 해

 

전엔 훨씬 좋았겠지

 

모두들 활기차고

 

감정을 나누고

 

바라만 봐도
즐거웠을 거야

 

우린 공항에 모여 살아

 

나도 이유는 몰라

 

기다리는 데라 그럴까?

 

이제 와서 뭘 기다린다고

 

젠장...
얘들은 '보니'야

 

우릴 건드리진 않지만

 

살아있는 건 다 먹어

 

나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그래도 갈등은 하거든

 

나도 결국 저렇게 돼

 

포기하면 변하기 시작해

 

희망을 잃으면
다신 못 돌아와

 

어우 쏠려

 

그만!
지금도 죽겠구먼!

 

저게 내 미래야

 

진짜 좌절이다

 

이렇게 살긴 싫어

 

외롭고 길도 모르고

 

진짜로 길 잃었네?

 

여기까진 첨 와봤거든

 

얘들도 길 잃었나?

 

배회만 할 뿐
목적지가 없어

 

쟤들도 답답할까?
이 생활이 싫을까?

 

나만 이런가?

 

이쪽은 내 절친

 

가끔씩 눈 마주치고
그르렁대는 사이란 말씀

 

그래도 대화 비슷한 걸
나눌 때도 있긴 해

 

또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

 

가끔은 진짜 말도 해
예를 들면...

 

배고파

 

그리고...

 

도...시

 

말은 안 통해도

 

식성들은 비슷해

 

떼로 움직이는 건

 

틀니 낀
할머니들까지

 

우리만 보면
총을 쏴대기 때문이야

 

뭐 이렇게 느려

 

가다가 날 새겠네

 

오늘도 제군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세계가 전염병으로
파괴된 지 8년...

 

치료제가 나올까?

 

우린 이 벽을 세워...

 

기대하는 게 바보지

 

제군들 같은
젊은 지원자들 덕에

 

벽 너머에 있는
자원을 구할 수 있다

 

이것만 명심해라

 

저들은 인간이 아니다

 

놈들은 생각할 수도 없고
피도 흘리지 않는다

 

그게 어머니였든 친구였든

 

도울 방법 따윈 없다

 

무자비하며 감정도 없고
양심의 가책도 없다

 

꼭 누구 같네요
아빠

 

이것들과 똑같다

 

지구 최후 정착지의
아들과 딸들이여

 

제군들의 운명은
곧 인류의 운명이다

 

그러니 반드시
무사히 돌아와라

 

훈련대로만 하면
문제없을 것이다

 

모두 행운을 빈다
주여, 미국을 돌보소서

 

USA! USA!

 

가자

 

쩌네...

 

버그
넌 놀러 왔어?

 

레벨업만 하고

 

지금 들었어?

 

들었어
그만 나가자

 

그냥은 못 가
명령이잖아

 

매달 쓰는 약이
얼마인지 알아?

 

살아남으려면
약 구해야 돼

 

- 이대로 떠날 순...
- 우리 아빠 같네

 

- 고마워
- 칭찬 아니거든?

 

우울증 약이나 먹어

 

기분 좀 나아지게

 

소리 난댔잖아

 

페리, 나가자

 

페리

 

명령은 따라야지

 

아무것도 아니야

 

- 괜히 쫄지 마
- 페리!

 

머리를 노려

 

뭘 봐, 이 자식...

 

시계 좋고!

 

나도 자랑스럽진 않아

 

솔직히 잠깐 딴 데를
봐주면 고맙겠어

 

사람 사냥은 싫지만
지금 세상이 이런걸

 

허기가 지면
주체할 수가 없어

 

다 먹지 않고
뇌를 남기면

 

이 친구도 일어나서
나처럼 좀비가 되지

 

하지만 뇌를 먹으면

 

기억과 감정을 나누게 돼

 

미안하지만 못 참겠어

 

뇌가 제일 맛있거든

 

뇌를 먹을 때면
인간이 된 기분이야

 

맘에 드니, 페리?

 

나도 해치긴 싫어

 

네가 느꼈던 것들을
느끼고 싶을 뿐이지

 

좀 더 선명하게

 

좀 더 생생하게

 

페리
널 사랑하나 봐

 

뭐라고 말 좀 해

 

가만있지 말고

 

난...

 

나도 사랑해, 줄리

 

비행기가 그리워

 

엄마가 하늘은 스케치북이고

 

비행기는 연필이랬는데

 

넌 그런 것까지
기억해서 좋더라

 

기억조차 못 하면
사라지는 거잖아

 

맞아

 

세상이 전부
엉망으로 변했어

 

넌 그대로잖아

 

느끼하기는

 

페리?

 

페리!

 

페리, 어딨어?
대답해!

 

줄...리

 

줄...리

 

안...전해

 

가자

 

뭐?

 

뭔 짓인지 모르겠네
내가 왜 이러지?

 

우린 산 사람을
집으로 데려가지 않아

 

왠 줄 알아?
미친 짓이니까

 

일단 좀비들 눈엔
좀비로 보일 거야

 

새 가족이란 얘기지

 

생각이란 걸 한다면

 

날 미쳤다 생각할걸

 

난 왜 이렇게
별난 짓을 할까?

 

뭐 하는 짓이지?

 

집...

 

안...먹어

 

널...지켜

 

생각 좀 하고
데려오는 건데

 

여자는 이럴 땐
혼자 두는 게 낫지

 

서로를 알아가는 방법은
셀 수 없이 많아

 

애인의 뇌를 먹는 게

 

정석은 아니지만

 

특별한 날이니까

 

특별한 날요?

 

엄마 생일이야

 

- 다이엔을 위해
- 엄마를 위해

 

 

- 엄마 생일이야
- 페리

 

줄리에게 듣자니
농사를 짓는다고?

 

혹여나 아버지 따라
건설 현장엔 가지 마라

 

벽 안쪽에도
일손이 모자란다

 

너무 신경 쓰지 마
아빠는 인류를 구하려면

 

큰 콘크리트 상자에
사람들을 몰아넣고

 

늙어 죽을 때까지
지켜야 된다는 분이거든

 

이 벽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밥이 아니라

 

- 뇌를 먹고 있을 게다
- 아빠

 

검문 없이 나가려면
이쪽 길밖에 없어

 

들어가자
괜찮으니까 들어와

 

아빠 소식이
이틀째 끊겼어

 

건축 현장이라
바쁘신가 보지

 

우리 아빤 말도 없이
몇 주씩 나가 있어

 

이쪽이야

 

페리

 

괜찮으실 거야

 

아빠

 

페리...

 

안 돼요!

 

페리, 가자!

 

이러니
날 무서워하지

 

작업 방식을
바꿔야겠어

 

좋아, 가보자
안 무섭게

 

안 무섭게, 진짜 안 무섭게

 

뭐 하는 거야?

 

나 좀 내버려둬

 

왜 나야?

 

왜 날 구해줬어?

 

우...

 

울지 마

 

지켜...

 

지켜...줄게

 

넌 대체 뭐야?

 

배고파

 

그냥 보내줘!

 

위...험해

 

위험해?

 

위험하시다?

 

그럼 네가 나가서
먹을 것 좀 가져와

 

배고파 죽겠어

 

부탁이야

 

뭐 좀 먹었으면
소원이 없겠어

 

아...알았어

 

미치겠네!

 

어떡해

 

뛰지...마

 

가자... 안전해

 

고마워

 

좀비처럼

 

알았지?

 

오버하지 말고

 

말했잖아
위험... 하다니까

 

그래, 알았어

 

그래도 너무 배고파

 

좋았어!

 

어쩜 좋아

 

안 돼, 쳐다보지 말자
또 변태처럼 구네

 

고마워

 

세상에

 

좋다...

 

백만 년 만에 마셔

 

그래도 쓸 만하네
좀비 씨

 

나... 이름...

 

이름도 있어?

 

이름이 뭔데?

 

르으으...

 

으르르?

 

분위기 다 깨네

 

다시 죽고 싶다

 

르으으...

 

'R'로 시작해?

 

로버트?
리처드?

 

랜디?

 

라파엘?
리카르도?

 

그냥 'R' 어때?

 

시작이 반이잖아

 

'R'...

 

집에 가고 싶어, R

 

위...험해

 

알아

 

있잖아

 

날 구해줘서
고맙게 생각해

 

하지만 데려왔으면
나갈 방법도 알잖아

 

안 돼, 가지 마
얼마나 됐다고

 

기다리라고 하자
가다가 들킨다고

 

기...기다려

 

드...들킬 거야

 

괜찮은데?

 

얼마나?

 

며...며칠만

 

이...잊혀져

 

그...그때 괜찮아

 

너 같은 애들이
또 있어?

 

좀비가 말하는 건
처음 들어보거든

 

그르렁 소리 빼고

 

알았어
며칠이면 된다?

 

근데 며칠씩
뭐 하면서 때우지?

 

기분 죽인다!

 

몰아볼래?

 

진짜! 쫌!

 

왼발로

 

아니, 잠깐만
한 발로

 

양발 쓰지 말고
한 발만 써

 

그렇지

 

잘하네

 

이제 핸들에
두 손 다 올려

 

내가 미쳐!

 

예쁜 차
깡통 됐잖아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웬 레코드판이야?

 

아이팟 못 써서?

 

소리가...더 좋아

 

순수주의자시다?

 

더...

 

살아있어

 

그렇긴 한데
훨씬 귀찮잖아

 

또 으쓱거리네

 

그만 좀 으쓱거려

 

어정쩡하게

 

그럴 거야?

 

진짜 명반들이네
어디서 구했어?

 

모...았어

 

딱 봐도 알겠네
쟁여놓는 타입

 

메인 쪽에 가면
죽이는 레코드샵 있어

 

너도 좋아할걸
진짜 멋지거든

 

멋졌지

 

좋아

 

훨씬 낫네

 

R?
뭐 물어봐도 돼?

 

죽은 내 남자친구

 

걔도 너희들처럼
좀비가 될까?

 

그럼 다행이네

 

안 좋은 일을 겪어서

 

많이 힘들어 했어

 

걔도 버티려고
노력은 했는데

 

한계였던 것 같아

 

요새 사람 죽는 건
큰일도 아니거든

 

그래서...

 

물론 슬프지 않단
얘기는 아냐

 

정말 슬프거든

 

하지만 오래전부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나 봐

 

넌 대체 뭐야?

 

나도 잠이란 걸
자봤으면

 

꿈도 꾸고 싶지만

 

불가능한 얘기야

 

우린 꿈을 꾸지 않아
그나마 이게 비슷하지

 

결심이 선 거냐?

 

그럼 환영한다

 

상심이 크겠구나

 

괜찮습니다

 

소총 지급하고
사격 훈련시켜

 

버그
넌 놀러 왔어?

 

레벨업만 하고

 

지금 들었어?

 

들었어
그만 나가자

 

그냥은 못 가
명령이잖아

 

우리 아빠 같네

 

- 고마워
- 칭찬 아니거든

 

소리 난댔잖아

 

페리!

 

머리를 노려!

 

며칠만 이랬잖아
벌써 며칠째야

 

집에 갈래

 

같이...있어

 

안전해

 

뭐?

 

줄...리

 

살아있어

 

먹어!

 

먹어!

 

먹어!

 

어떡해

 

우리 간다

 

먹어

 

R. 저쪽

 

이쪽이야

 

올라타

 

뭐?

 

싫어!

 

도와...줄게

 

누가 도와달래?

 

귀엽네

 

괜찮아

 

괜찮긴 개뿔

 

- 저쪽 차고로 가
- 꽉 잡아

 

이렇게 보니까
너무 반갑다

 

괜찮아?

 

R?

 

너...운전해

 

잘 생각했어

 

짐을 드신 승객들께선
전용구역을 이용하십시오

 

얼어 죽겠네

 

세워야겠어

 

여긴 우리 아빠가
최근에 구조한 동네야

 

식량이 있을 거야

 

이리 와

 

잠겼나 봐

 

깜짝이야

 

끝내준다!

 

여기 좀 봐

 

진짜 오랜만에 본다

 

치즈!

 

됐다, 봐봐

 

가져

 

추억을 남기는 건
중요한 거야

 

이렇게 망가진
세상에선 더욱

 

지금 보는 것들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거든

 

페리의 입버릇이었어

 

너도 찍어봐

 

피곤해 죽겠어

 

침대는 쓸 만하던데
먼저 가서 잘게

 

잘 자

 

R?

 

응?

 

생각해 봤는데

 

괜찮으면 와서 자도 돼

 

바닥에서

 

집도 좀 무섭고

 

그렇다고

 

너도...느껴?

 

너도...느껴?

 

저쪽 수색해

 

어떡해
우리 아빠야

 

숨어!

 

들키면 죽어

 

아빠가 보자마자
머리에 총부터 쏠 텐데

 

그럼 정말로 죽잖아

 

옷이 너무 축축해

 

벗어서 말려야지

 

놀라기는

 

헐?!

 

보면 안 돼

 

 

허...얼...!!

 

있잖아

 

꼭 사람을 먹어야 돼?

 

 

아님 죽어?

 

- 응
- 난 안 먹었잖아

 

날 구해줬지
몇 번씩이나

 

거기 갇혀있는 것도
정말 괴로울 거야

 

노력하는 거 알아

 

사람은 그렇거든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지

 

잘 안 될 때가
많긴 하지만

 

널 보면...

 

우리 사람들보다
훨씬 노력해

 

넌 좋은 사람이야, R

 

그렇다고

 

나...였어

 

뭐가?

 

그게...

 

짐작은 했어

 

정...말?

 

 

네가 아니길
바라긴 했어

 

미안해

 

줄리

 

정 말... 미안해

 

줄리...

 

좀비는 잘 수 없다

 

하고 싶은 직업
하나씩 말해봐

 

지금 세상이
멀쩡하다고 치면

 

뭐가 되고 싶어?

 

- 간호사
- 그래?

 

그래
사람들 치료하고

 

살리기도 하고

 

운 좋으면
좀비 치료법도 찾고

 

그거 좋네

 

언젠가 누군가는
치료법을 찾아내고

 

세계를 '발굴'하겠지

 

발굴?
그게 무슨 뜻이야?

 

되살린단 뜻이야

 

땅 판다는 뜻이야
'시체를 발굴하다'

 

뭐든

 

여기가 어디라고 와?

 

꿈까지 꾸셔?

 

잘 모르겠어

 

좀비 주제에 꿈은!
꿈은 사람이나 꾸는 거야

 

적당히 좀 해
원하면 꿀 수 있어

 

넌 어때, R?

 

뭐가 되고 싶어?

 

나도 모르겠어
내가 뭔지도 모르는걸

 

간절히 원하면
뭐든 될 수 있어

 

정말이야?

 

우리도 될까?

 

꿈 깨셔

 

남친을 먹었는데
그게 되겠어

 

어깨나 으쓱해줘

 

꿈이 너무 컸어

 

원하면 될 수 있다니

 

느리고 창백하고

 

어깨 구부정한
좀비나 되겠지

 

진짜로 내 곁에
남을 줄 알았어?

 

다 부질없어
이게 욕심의 대가야

 

있는 대로 살아

 

세상은 안 변해
이제 인정해

 

예전처럼 감정이 없다면

 

이렇게 아프진 않을 텐데

 

신원을 밝혀라!

 

나예요, 케빈
난 멀쩡해요

 

거기 서

 

괜찮다니까요
감염 안 됐어요

 

서라고, 줄리

 

알았어요

 

확인 좀

 

- 괜찮은 건가?
- 그렇습니다

 

아빠

 

널 찾아오라고
수십 명을 보냈다

 

노라에게 들으니...

 

네, 그랬는데
탈출했어요

 

폐가에 숨었다가

 

차가 있길래
몰고 왔어요

 

정말 별일 없었니?

 

감염된 사람 같아요?

 

확실히 해야지

 

나도 알아요

 

정말 멀쩡해요

 

널 잃는 줄 알았다

 

돌아왔잖아요

 

잘 왔다

 

돌아오니까 좋네요

 

이제 무리로 돌아가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아야지

 

줄리를 잊을 거야

 

다른 기억들처럼

 

난...
뭐야, 추워?

 

지금 추운 거야?
좀비는 추위 안 타는데

 

어이!

 

여긴... 웬일이야?

 

보니들이... 쫓아냈어

 

널 찾으러 왔어

 

그 여자는?

 

집에 갔어

 

괜찮아?

 

아니

 

매정한 년

 

보니들이... 널 찾아

 

그 여자도

 

너희들이... 시작했어

 

장면들을...

 

봤어

 

어젯밤에

 

기억들

 

엄마

 

여름 휴가

 

크림

 

시리얼

 

여자

 

꿈?

 

 

우리...
변하고 있어

 

우리가...

 

우리가

 

줄리한테 말해야 돼

 

도...와줄래?

 

도와줄래?

 

발...굴?

 

발굴

 

쟤들이 그러네

 

'말이라고, 짜샤!'

 

여기서 기다려

 

조심해

 

여기서 기다린다

 

괜찮으니까 들어와

 

줄리와 내가 준 희망이

 

빠르게 퍼지고 있어

 

보니는 그게 싫어서

 

우릴 쫓는 것 같아

 

너무 늦기 전에
줄리에게 말해야 해

 

안돼, 워! 워!
저리 가!

 

친구들한테 가!

 

그렇지!

 

농담 아니라니까
'좀비'라는 이름은

 

우리가 이해 못 해서

 

갖다 붙인 거라고

 

알았어

 

미치겠네

 

나 왜 이러니?

 

좋아

 

말할 게 있는데

 

좀 이상한 얘기야

 

- 놀라면 안 돼
- 알았어

 

사실은...
보고 싶어

 

- 걔가 보고 싶어?
- 어이없는 거 알아

 

- 걔한테 끌려?
- 모르겠어

 

남친 삼을 만큼?

 

좀비... 좀비 남친?

 

세상이 이 모양이라
남자 궁한 건 아는데

 

이건 진짜 아니잖아

 

페리가 그리워서
이러는 거겠지

 

근데 이상하긴 하다

 

인터넷이라도 되면
좀비 취향인 애들

 

또 있나 찾아보는데

 

작작해

 

알았어

 

이제 잘래

 

줄리

 

돌아와서 기뻐

 

그래

 

좀비 남친 나오는
즐꿈 꾸시길

 

알았어

 

줄리!

 

줄리!

 

세상에...

 

R!

 

여긴 왜 왔어?

 

너 만나러

 

R...

 

이럼 안 돼
너무 위험해

 

제발 좀 다물어
잠 좀 자자

 

미안!

 

내가 미쳐
정신 나갔어?

 

여기 사람들은
나랑 달라

 

눈에 띄면 넌 죽어

 

알아들어?

 

 

- 누구랑 얘기해?
- 아니

 

진짜 뭐 하는데?

 

어쩜 좋아
혹시 걔야?

 

 

안녕!

 

미안해

 

알아 나도 미안해

 

보고 싶었어

 

나도

 

그냥 느낌인가
전보다 따뜻하네

 

순찰대야
안으로 들어와

 

들어와

 

비상이라던데
운 좋은 줄 알아

 

오늘 밤은
여기가 안전해

 

내일부턴 어쩌면 좋지

 

어쩌다 죽었어?

 

기억... 안 나

 

몇 살?

 

대딩 같기도 하고
고딩 같기도 하고

 

- 완전 동안이네
- 돌아가시겠네

 

게다가 냄새도 안 나

 

어쩜 썩은 내도 없니?

 

- 나도 몰...
- 대박이네

 

노라
그만 좀 캐물어

 

왜 온 거야?

 

사람들한테
보여주려고

 

뭘 보여줘?

 

우리가 변하는 거

 

여깄는 사람들은
아무도 안 믿을걸

 

그 얘기 하려면
다가가야 하잖아

 

널 보자마자
머릴 날려버릴 거야

 

잠깐만
지금 '우리'랬어?

 

많이 변하고 있어

 

꿈도 꿔

 

그럼 대박이잖아

 

서둘러야 돼

 

무슨 소리야?

 

보니들이 쫓아와
우릴 쫓고 있어

 

아빠한테 가야겠어

 

그럼 일만 커져

 

아빠도 예전엔
이성적인 사람이었어

 

헷갈리시나 본데

 

그건 너희 엄마였지

 

아저씬 캔 하나 훔쳤다고
너 1년 외출금지 시켰어

 

좀비 머리 쏘는 게
취미인 분이라고

 

딴 방법 없을까?

 

어쨌든 R을 데리고
돌아다녀야 하잖아

 

누가 알아볼 거야

 

시간이 없어

 

화장해 주자

 

뭐?

 

남자 생길까 하고
화장품 모아놨는데

 

쓰기 전에 죽겠더라

 

그래
그러면 되겠네

 

파운데이션을
살짝 바르고

 

볼 터치도 조금
아니, 많이 해야겠다

 

안 돼

 

안 되긴

 

노래 좀 바꿔줄래?

 

왜? 재밌잖아

 

재미없어

 

잠깐만

 

완전 훈훈한데?

 

왜?

 

아냐

 

그냥... 멋져 보여서

 

아빠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네

 

화만 낼 것 같아

 

줄리

 

어떻게 되든
같이 있는 거야

 

우리가 모든 걸
바꾸고 있어

 

알아

 

같이 있어
약속해줘

 

약속해

 

가자

 

이제 시작이야
해봐야지

 

잠깐만

 

어디 가니?

 

아빠한테 가요

 

지금은 비상이라
못 들어가

 

- 무슨 일인데요?
- 기밀이야

 

우리도 남들 모르는
기밀 작전 있거든요

 

그럼

 

잠깐

 

사람처럼 말해
사람처럼 말해

 

안녕하세요

 

발음 좋고!

 

괜히 시비야

 

여기서 기다려

 

여긴 웬일이냐?

 

무슨 일인데
다들 이래요?

 

잘 모르겠다만
상황이 악화됐다

 

정찰대 보고로는

 

해골과 좀비들이

 

떼로 몰려온다는데

 

이대로 공격당하면

 

막아낼 방법이 없다

 

수적으로 열세야

 

그러니까 집에 가서
문 잠그고 있거라

 

집에 찾아보면
권총이...

 

이거요? 알았어요
얘기 좀 해요

 

- 나중에 하자꾸나
- 중요한 얘기에요

 

미친 소리 같겠지만

 

좀비들이 사람으로
변하고 있나 봐요

 

미친 소리 맞구나

 

진짜 변하고 있어요

 

치유되고 있다고요

 

치유되고 있다고?
어떻게?

 

내가 봤어요
진짜라니까요

 

현실은 뭔지 아니?

 

놈들은 점점 늘어나고
우린 수가 줄고 있다

 

치유 따윈 될 수 없어!

 

우린 놈들의 먹잇감이야

 

갑자기 채식을 하겠니?
놈들은 풀은 안 먹어

 

네 엄마나 페리 같은
사람들의 뇌를 먹지

 

그러니까
꿈 깨란 말이다!

 

- 내가 설명할게
- 알겠니?

 

뭘 설명해?
네가 좀비라고...

 

나한테 맡겨

 

집으로 돌아가서

 

대피소에 숨어라

 

비축해둔
구호품 있으니까

 

안녕하세요

 

누구지?

 

R이에요

 

네게 안 물었다
자넨 누군가?

 

혹시 좀비냐?

 

내 목숨을 구하고
지켜준 애예요

 

나랑 있으면서

 

변하기 시작했고

 

다른 좀비들도...

 

- 못 들어주겠구나
- 안 돼요!

 

아빠, 안 돼요

 

우린 돕고 싶어요

 

우릴 노리는 게 아니라
도와주려는 거예요

 

우린 나아지고 있어요

 

아니, 나아지긴커녕
상황이 악화되겠지

 

모두 좀비가 되면
내가 또 쏴야 하니까

 

- 안 돼요
- 네 엄마도 그랬고

 

이놈도 똑같아

 

정말 죄송해요
그리지오 장군님

 

빨리 도망쳐
몸조심하고

 

줄리

 

갈게요

 

쏘진 못할 게다

 

아뇨
정말 쏠 거예요

 

예상은 했지만
최악이네

 

친구들에게
경고해줘야 돼

 

- 어디 있어?
- 스타디움

 

젠장!
지하철로 들어가!

 

실례합니다
미안해요

 

잠깐 비켜줘요
지나갑시다

 

R

 

줄리

 

안녕

 

싸울 준비... 됐어

 

그런 거 같네

 

군인들이 와
보니들도 왔어

 

오셨군

 

- 막아야 해
- 그래야지

 

뛰어

 

이쪽이야!

 

장군님, 따님이
좀비와 있습니다

 

고마워

 

누굴 쏘지?

 

이 자식!

 

안녕하쇼

 

안녕하쇼

 

좀비들이 해골들
싸우고 있습니다

 

여기도 그렇습니다

 

지금 뭐라고 했나?

 

좀비들이 해골들과
싸우고 있습니다

 

망할!

 

끝이야

 

아니
널 지킬 거야

 

날 믿어

 

R?

 

R!

 

R, 눈 떠!

 

괜찮아?

 

- 응
- 정말?

 

다음은 머리다
비켜라, 줄리

 

안 돼요!

 

당장 비켜

 

아빠
제발 들어주세요

 

아끼는 사람들을
다 잃은 거 알아요

 

엄마도 잃었지만
우린 살아있잖아요

 

전부 다 바로잡고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우리가 도와줘야 해요

 

제발, 아빠!
R을 보세요

 

R은 달라요
얘는...

 

피가 나잖아

 

피가 나요, 아빠

 

좀비들은
피를 흘리지 않아

 

어떡해

 

넌 살아있어
살아있잖아요

 

살아있어

 

아파?

 

 

정말?

 

장군님?

 

그리지오 장군이다
상황이 변했다

 

그만 가자꾸나

 

아직 피가 나나?

 

- 네
- 잘됐군

 

미안하네

 

가슴의 총상이
엄청나게 아프지만

 

한편으로 너무 좋아
피 흘리고 아프고

 

사랑을 느낀다는 게

 

보니들도 사랑으로
치유되면 좋았겠지만

 

그냥 보자마자
다 쓸어버렸어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양심의 가책은 없어

 

이미 늦은 자들이거든

 

사실 인간과 좀비의
단합대회 같았어

 

우리가 힘을 합치니까
상대가 안 되더라고

 

살아남은 보니들은
갑자기 약해졌어

 

우린 어떻게 됐냐고?

 

사는 법을 배우고 있어

 

다들 삶의 의미를
오랫동안 잊고 살았거든

 

인간들은 우릴 인정하고
소통하고 가르치고 있어

 

이게 치유로 가는
열쇠였던 거야

 

처음엔 두렵지만

 

원래 위대한 일들은
두려움에서 시작되잖아

 

안 그래?

 

바로 이거야

 

세계가 '발굴'된 모습

 

도와드려요?

 

 

손가락이
아직 좀비라

 

고마워요

 

써요

 

괜찮아요
맞아도 돼요

 

그래도

 

나는...

 

마... 마커스예요

 

에밀리예요

 

정말 예쁘네요

 

고마워요, 마커스

 

"마커스도 예뻐요"
라고 해줘야죠

 

R?

 

응?

 

이름 기억났어?

 

아니

 

그럼 하나 지어

 

맘에 드는 걸로

 

난 'R'이 좋아

 

정말?

 

이름 뭐였는지
안 궁금해?

 

예전의 인생을
되찾고 싶지 않아?

 

됐어

 

이대로가 좋아

 

그냥 'R'?

 

그냥 '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