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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최 희 숙

Modify by Blue-Bird™
(subscene.com/u/1191276)

 

‎"넷플릭스 제공"

 

‎"1980년대 폴란드 산악인들은
‎히말라야산맥을 등반해서"

 

‎"눈부신 업적을 쌓았다"

 

‎"히말라야산맥 8,000m급 봉우리를
‎최초로 동계 등반 한 후에는"

 

‎"접근조차 힘든 카라코람산맥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1988년 겨울 극한의 환경에서"

 

‎"'겨울 전사'들은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에 도전하는데"

 

‎"그중 한 명이
‎마치에이 베르베카다"

 

그때 일은 떠올리기 싫다
‎그러고 싶지 않다

 

난 그 원정 때
‎거의 모든 걸 잃었고

 

사실 거기에서
‎완전히 돌아오지 못했다

 

브로드 피크는
‎내 안에 영원히 남았고

 

‎나도 그곳의 일부가 됐다

 

‎"1988년 3월 카라코람산맥"

 

‎마치에이, 어디 있나? 오버

 

마치에이, 응답하라, 오버

 

‎"일주일 전"

 

그해 겨울 우리는 K2에서 애먹었다

 

빙하 베이스캠프에서
‎수직으로 3km를 등반해야 하는데

 

두 달이 지났는데도
‎중간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런데 알렉 르버프가 이웃한
‎브로드 피크를 등반하자고 제안했다

 

‎팀의 지원 없이
‎나와 단둘이 말이다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생각이었고

 

‎난 내키지 않았지만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브로드 피크 "

 

‎"발토로 빙하 베이스캠프"

 

‎캠프가 세 곳 필요해요
‎네 곳이 필요할 수도 있고요

 

‎이틀 안에 해낼 수 있어요

 

‎거리도 가깝고 빌어먹을 K2보다는
‎바람이 덜 거세니까요

 

‎당신도 꼭 도전하고 싶잖아요

 

‎나 혼자 가도 돼요

 

‎안제이가 절대 허락 안 할걸요

 

‎그러니 당신이 필요하다는 거죠

 

‎안제이한테는 아직 말하지 마요

 

안제이

 

1번 캠프에 도착했는데
‎텐트가 흔적도 없다

 

‎물자가 바람에 다 날려 갔지만
‎찾으러 가면 된다, 오버

 

‎크시우, 찾으러 가지 마라
‎알겠나?

 

‎베이스캠프에도 눈보라가 불어서
‎다시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으니 내려와라

 

‎통신 끝

 

‎빌어먹을 브로드 피크를
‎오른다고요?

 

‎당신이 그럴 줄은 몰랐어요

 

‎- 무슨 일이죠?
‎- 젠장, 내가 부탁했잖아요

 

‎- 때를 참 잘 골랐네요
‎- 적당한 때는 영원히 안 와요

 

‎안제이가 뭐래요?

 

‎늘 하는 말이죠, 뭐

 

‎우리가 돌았대요

 

K2 원정 68일 차

 

‎빌리츠키와 치히가 임시 캠프를
‎블랙피라미드 위쪽에 만들었다

 

우리가 도달한 해발 고도 중
‎최고 기록이다

 

‎등반 허가서는 만료됐고
‎날씨는 예측 불허지만

 

‎팀의 의지는 굳건하다

 

‎우린 정상 정복에
‎최소한 한 번 더 도전할 것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
‎메시지 끝

 

‎K2 정복이 불가능한 거 알잖아요
‎브로드 피크에 가게 해 줘요

 

‎잃을 게 없잖아요

 

‎대원들을 잃을 수 있죠

 

‎난 포기할 때를 알아요

 

‎지금은 그렇지만
‎산에 올라가면 달라져요

 

‎안제이, 날 알잖아요

 

‎계획이 뭐죠?

 

‎알파인 스타일에 캠프는 세 곳
‎크시에크의 여름 등반 코스로 가요

 

‎2번 캠프는 설치도 안 됐고
‎다들 폭발 직전이에요

 

‎모두 이해할 겁니다

 

‎이번 원정을 망치는 결정이에요

 

‎텐트 속에 앉아 있으려고
‎여기 온 게 아니잖아요

 

‎등반하려고 왔죠

 

‎K2를 오르려고 온 건데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정상 두 개를 정복할 기회예요

 

‎카라코람산맥의 첫 동계 등반이란
‎업적을 세울 수 있잖아요

 

‎베르베카와 르버프의 성과죠

 

‎- 팀의 성과가 아니라요
‎- 왜 당신들이 가죠?

 

‎왜 여름에 등정한 크시에크가
‎가면 안 돼요?

 

‎- 내 아이디어니까요
‎- 환장하겠네

 

‎K2 날씨가 좋아질 거로
‎기대한다면 미친 거죠

 

‎미쳤다고요?
‎그게 무슨 개소리예요?

 

이런 순간이 정말 싫어

 

‎아무 문제 없는
‎평온한 일상 같은데…

 

‎당신 마음은 벌써 거기 가 있네

 

‎내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 봤어?

 

‎애들 마음이 어떨지 말이야

 

‎니우시에크

 

‎이름을 뭐 하러 불러?

 

‎왜 하고 싶어요?

 

‎우린 K2를 등반할 겁니다

 

‎함께 가야 등정 확률이 높아요

 

‎- 두 명 줄어도 달라질 거 없죠
‎- 도움은 안 돼요

 

‎크시에크, 도전하고 싶어요

 

‎남과 겨루려는 게 아니에요

 

‎그럼 행운을 빌게요

 

‎4일 후에 봅시다

 

‎일이 잘 풀리면요

 

‎당연히 그래야죠

 

‎대사님, 마치에이 베르베카와
‎알렉 르버프가

 

K2 베이스캠프에서 막 출발했고
‎목적지는 브로드 피크입니다

 

알파인 스타일로
‎정상에 도전할 계획이며

 

‎등정해도 좋다는 정식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니

 

‎신속히 처리되기를 바랍니다

 

통신 끝

 

날씨가 좋다

 

밤에 영하 4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거고

 

‎내일 아침도 괜찮다
‎영하 30도에 바람이 안 분다

 

계속 날씨가 좋으면
‎내일은 해발 7,000m에 도달할 거다

 

통신 끝

 

‎마치에이!

 

‎마치에이?

 

‎마치에이

 

‎괜찮아요?

 

난 다 이해한다, 마치에이

 

안타깝게도
‎날씨가 당신들 편이 아니다

 

눈보라가 안 멈추면 돌아와라
‎알겠나?

 

‎눈보라가 멈추지 않으면 돌아와라
‎너무 위험하다

 

‎내일 보자

 

‎내일 아침에 가겠다

 

‎통신 끝

 

난 걱정돼, 마치에이

 

나도 이해하고
‎당신 결정을 받아들이지만…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하지?

 

‎괜찮네요

 

‎좋아요

 

‎"등정 마지막 구간"

 

‎우리가 간다

 

‎빌어먹을

 

‎망했네요

 

‎이거로는 안 될 텐데요

 

‎돌아서 가야죠

 

‎도대체 무슨 수로요?

 

‎정상이 눈앞이니
‎아깝게 포기할 순 없죠

 

‎여기는 괜찮아요, 이리 가면 돼요

 

‎너무 늦었네요

 

‎날씨가 지랄을 떨겠어요

 

‎완등 못 해요

 

‎할 수 있어요

 

‎빌어먹을

 

‎돌아가야 해요, 난 하산하겠어요

 

‎그럼 자바다한테 말해요

 

‎난 더 올라가 볼게요

 

‎그만 돌아가야 한다

 

‎너무 위험해지고 있다, 오버

 

‎마치에이의 의견은 어떤가?

 

그를 바꿔 달라, 오버

 

‎마치에이는
‎계속 등반하겠다고 한다

 

‎오버

 

당신 생각은 어떤가?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

 

정상에 오르려면
‎4, 5시간 더 걸린다

 

무전기가 하나뿐이니
‎헤어지지 말라

 

같이 움직여라

 

‎"오후 2시"

 

‎"오후 4시"

 

‎"오후 5시"

 

‎마치에이, 베이스캠프다, 오버

 

‎"죽음의 지대"

 

‎마치에이, 베이스캠프다, 응답하라

 

‎"오후 5시 반"

 

마치에이, 제발 응답하라, 오버

 

‎우라질, 응답 좀 해

 

‎"오후 5시 55분"

 

‎베이스캠프, 나와라

 

‎베이스캠프, 나와라

 

‎드디어 연락 왔네
‎베이스캠프다, 오버

 

드디어 연락했군
‎위치를 말하라, 오버

 

‎안제이, 내 위에 아무것도 없다

 

‎정상에 와 있다

 

‎내가 정상을 정복했다

 

정말 장하다, 훌륭하다

 

하산할 때 조심하기 바란다

 

‎텐트를 찾아라

 

폴란드 산악인들이
‎히말라야에서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폴란드 등산 협회는
‎동계 원정에 성공해서

 

자랑스러운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마치에이 베르베카가 브로드 피크의
‎첫 동계 등반을 완수해서

 

카라코람산맥의 8,000m급 봉우리를

 

역사상 최초로
‎겨울에 완등한 인물이 됐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고 가장 위험하며

 

가장 접근하기 힘든 산맥이죠

 

…베르베카,

 

K2 국제 겨울 원정대의 멤버…

 

‎"오후 8시 반"

 

‎"오후 11시"

 

마치에이, 위치가 어디인가? 오버

 

‎콜 아래쪽에서 구덩이를 팠다

 

‎앞이 안 보여서 갈 수가 없다

 

마치에이, 곧 날씨가 좋아질 거다

 

구덩이에 있어라
‎아침에는 나아질지 모른다

 

길을 찾게 될 거다, 조심하라

 

‎"오전 8시 반"

 

마치에이, 베이스캠프다, 응답하라

 

마치에이 나와라, 오버

 

‎아무것도 안 보인다

 

‎안제이, 아직 같은 자리에 있다

 

16시간째 해발 8,000m에 있었다
‎어서 하산해야 한다, 오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길을 잃었다

 

마치에이
‎산 위에 너무 오래 있었다

 

하룻밤 더 버티는 건 불가능하다
‎하산해야 한다

 

‎"오후 1시"

 

마치에이, 하산하고 있길 바란다

 

‎산에 그렇게 오래 있어선 안 된다

 

‎다리에 아무 감각이 없다

 

마치에이, 미레크 두 명이랑
‎크시에크가 올라가고 있다

 

반복한다, 그들이 올라간다

 

‎어디로 가고 있지?

 

당신 둘을 데려오려고
‎브로드 피크를 올라가고 있다

 

날씨가 괜찮으면
‎이틀 후에 만날 것이다

 

이틀 후에 도착할 거다

 

마치에이, 하산해야 한다
‎하룻밤 더 버티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 살아 있는 것도 기적이다

 

마치에이, 하산해야 한다

 

해발 8,000m에서
‎하룻밤 더 버티는 건 불가능하다

 

마치에이

 

마치에이, 내 말 들려?

 

‎이리 와

 

‎이리 와

 

나 겁나

 

나한테 이러지 마

 

‎"오후 9시"

 

‎"오후 11시"

 

‎알렉

 

‎알렉!

 

‎알렉

 

‎알렉

 

‎알렉!

 

‎마치에이!

 

‎마치에이!

 

‎마치에이 상태는 어떤가?

 

‎해발 8,000m에서 여러 날
‎있었던 것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발가락만 동상에 걸렸다

 

내일 아침 일찍
‎빨리 하산해야 한다

 

‎안제이, 마치에이는
‎걸을 힘이 없다

 

크시에크와 미레크 두 명을
‎내일 만날 수 있을 테니

 

하산해야 한다

 

산 위에 너무 오래 있었다

 

‎"오전 9시 반"

 

‎내가 당신을 끌고 갈 순 없어요

 

‎힘내요

 

‎마치에이!

 

‎"오후 2시"

 

‎됐어요, 이제 고생 끝났어요

 

잘했다, 크시에크
‎최대한 빨리 둘을 데리고 하산하라

 

동상 걸리고 탈수가 심해서
‎살아 있는 게 기적이다

 

‎"이튿날 오후 2시"

 

‎마치에이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될 겁니다
‎모두 준비해 뒀어요

 

‎아무 걱정 하지 마요

 

‎- 고마워요
‎- 별말을 다 하네요

 

‎다 잘될 거예요

 

‎귀하에게 이 메달을 수여합니다

 

‎위대한 용기와 정신을
‎보여 주셨습니다

 

‎훌륭해요!

 

‎아빠!

 

‎'레고'다

 

‎마치에이 씨, 실례해도 될까요?
‎잠깐 얘기하고 싶은데요

 

‎얘들아, 가자

 

‎이리 와

 

‎그 산을 등반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뭔가요?

 

‎원래 처음에는…

 

‎왜?

 

‎아무것도 아냐

 

‎말해

 

‎말하라니까

 

‎니우시에크, 사랑해

 

‎여보세요

 

마치에이, 안제이예요

 

‎안녕하세요

 

좀 어때요? 필요한 거 없어요?

 

‎괜찮아요, 잘 지내고 있어요

 

‎다행이네요

 

사실 할 말이 있어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원정대를 꾸리고 있어요?

 

맞아요, 그런데 당신 컨디션이
‎어떤지 몰라서요

 

‎몇 달 후에
‎낭가파르바트산을 오를 건데

 

저번 등반 후로
‎당신 몸이 어떤지 모르니…

 

‎나도 당연히 가야죠
‎정말 잘됐네요

 

‎저기는 K2 아래의
‎베이스캠프입니다

 

‎저런 모습이 우리 일상입니다

 

‎날씨가 지랄을 떨죠

 

‎산에서 날씨가 안 좋으면
‎그렇게 말해요

 

‎이틀 동안 구덩이에서 주무셨다죠?

 

‎맞습니다

 

‎그 일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네요

 

‎잠깐만요

 

‎괜찮아요

 

‎- 고맙습니다
‎- 고마워

 

‎'초콜릿을 녹여서
‎우유와 버터를 넣고'

 

‎- '밀가루를 베이킹파우더와…'
‎- 잠깐만

 

‎- 밀가루를 넣어?
‎- 네

 

‎밀가루는 얼마나 넣어?

 

‎- 몰라요
‎- 그건 그림이 없어?

 

‎네

 

‎안녕하세요?

 

‎- 부모님 계셔?
‎- 아빠 계세요

 

‎고맙습니다

 

‎맛 좀 보자

 

‎더 나은데

 

‎"타테르니체크"

 

‎"알렉산데르 르버프
‎생존이 곧 승리다"

 

‎마치에이?

 

‎누가 알고 있었죠?

 

‎- 들어와요
‎- 누가 알았어요?

 

‎- 모두 알았어요
‎- 모두요?

 

‎당신이 죽을 거 같았어요

 

‎정상이라면서 연락했으니

 

‎- 의심 안 했죠
‎- 전혀요?

 

‎- 크시에크는 너무 이르다고 했죠
‎- 그 친구 어디 있는데요?

 

‎알렉은요?

 

‎그 겁쟁이들 어디 있어요?

 

‎석 달이나요?

 

‎빌어먹을 석 달 동안이나

 

‎내가 완등 못 한 걸
‎아무도 말 안 했어요?

 

‎그런 익살극을 왜 벌였죠?

 

‎도대체 왜요!

 

‎성공이나 다음 원정 후원금이
‎탐났어요?

 

‎돈 때문에 그랬어요?

 

‎사실을 말했으면 계속 등반했겠죠

 

‎안제이?

 

‎당신이 선택지를 빼앗았어요

 

‎에바가 당신 장례식이나
‎준비하면 좋아요?

 

‎내 가족은 끌어들이지 마요

 

‎마치에이

 

‎마치에이!

 

산악계의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브로드 피크 첫 동계 등반을
‎시도한 마치에이 베르베카가

 

사실 완등한 게 아니었습니다

 

‎함께 등반한
‎알렉산데르 르버프에 따르면

 

베르베카는 정상에서
‎몇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로키 서밋에 오른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브로드 피크는
‎아직 미정복이죠

 

‎"사실 마치에이 베르베카는"

 

‎"브로드 피크 정상 바로 근처인
‎로키 서밋까지만 올랐다"

 

‎"정상에서 고작 17m 아래니"

 

‎"능선을 타고 한 시간 오르면
‎완등했겠지만"

 

‎"그 한 시간으로
‎생사가 바뀔 수 있었으므로"

 

‎"마치에이가 실수를 못 깨달은 게
‎다행일 수도 있다"

 

‎크시우, 어서 자렴

 

‎바닐라 먹을래, 초콜릿 먹을래?

 

‎야누시는 아빠가 완등 안 했대요

 

‎거짓말이죠?

 

‎어땠어?

 

‎다시는 그자들과 같이
‎원정 안 갈 거야

 

‎약속할게

 

‎"2012년 6월"

 

‎셋, 넷

 

‎조심해

 

‎"크시에크 빌리츠키"

 

마치에이, 크시에크예요

 

안데스산맥으로
‎떠났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출국 안 했으면 좋겠네요

 

전화해 줘요

 

‎별일 없는 거야?

 

‎그럼

 

‎그냥 피곤해서 그래

 

‎자러 가자

 

‎지금 몇 가지를 선택해야 해요

 

‎전시회에서 조화롭게 결합하는 게
‎제일 중요하죠

 

‎안녕하세요?

 

‎전화를 안 받더군요

 

‎마침 지나가던 길이라 들러 봤어요

 

‎컬렉션에 보태요

 

‎잘 있었어요?

 

‎모두 준비됐어요

 

‎장비랑 훌륭한 팀까지요
‎젊은이들이죠

 

‎노련한 사람이 필요해요

 

‎그리고…

 

‎당신은 이 원정을
‎갈 자격이 있어요

 

‎평온하게 살 자격이 있죠

 

‎당신은 그 빌어먹을 산을
‎정복할 자격이 있어요

 

‎밤이 깊었네요

 

‎마치에이

 

‎우리가 시작한 일을 끝내야죠

 

‎크시우, 난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요

 

‎갑시다, 에바가
‎방을 치워 뒀을걸요

 

‎아니에요, 가야죠

 

‎부인한테 안부 전해 줘요

 

‎잘 있어요

 

‎그 사람이 무슨 제안을 했어?

 

‎브로드 피크에 가자던데

 

‎거절했어

 

‎당신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아름다움과 즐거움

 

‎당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그리고 당신 작품에
‎표현된 예술적 감각

 

‎그 모든 걸 고맙게 생각해요

 

‎거기에 가려고

 

‎알아

 

‎한 가지 약속해

 

‎몸이 안 좋으면
‎정상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약속해

 

‎니우시에크

 

‎나한테 약속해

 

‎약속하라니까

 

‎괜찮아

 

마나슬루산과 초오유산의
‎동계 등정에 최초로 성공했고

 

카라코람산맥 8,000m급 봉우리를
‎겨울에 최초로 오른 분입니다

 

브로드 피크에서요

 

안나푸르나에서
‎새 길을 개척했으며

 

폴란드인 최초로 중국 쪽에서
‎출발해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했고

 

지금은 동계 원정대를 이끌면서
‎고지대 가이드로 활발히 활동하죠

 

매년 고객을
‎세븐서미츠 봉우리로 안내하면서

 

전설적인 산악인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저는 아르투르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 토메크입니다
‎- 안녕하세요?

 

‎- 아담이에요
‎- 영광입니다

 

‎마치에이입니다

 

업적은 그 외에도 많죠

 

폴란드 산악계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이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마치에이 베르베카입니다!

 

‎이상 저희 팀을 소개했습니다

 

‎저희 둘은 경험이 있고

 

‎이 젊은이들은 힘이 넘칩니다

 

‎같이 등반한 적은 없지만

 

‎능력이 뛰어나단 걸 잘 알죠

 

‎벌써 실력을 잘 보여 주고 있고요

 

‎마치에이와 전
‎첫 원정 팀의 일원이었고

 

‎그때를 잘 기억합니다
‎어쩌면 기억 안 해도 될 것까지요

 

‎우리 둘 다 그 산을 잘 알지만…

 

‎그 산을 마주하기 전인데요
‎많이 초조하신가요?

 

아니면 본때를 보여 주고 싶나요?

 

‎브로드 피크 겨울 등반을
‎결심하는 데 오래 걸렸지만

 

‎결국 크시에크 빌리츠키의 의견을
‎인정했습니다

 

‎우리가 시작한 일을
‎끝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2번 캠프, 응답하라, 오버

 

베이스캠프, 응답하라, 토메크다

 

일기 예보를 확인했나? 오버

 

‎해발 7,500m 지대의 풍속이
‎35노트다

 

내일 아침에는 15노트
‎나중에는 5노트고

 

‎정오쯤 날씨가 말끔히 갤 것이다

 

‎이상 내일 일기 예보였다

 

‎화요일에 8,000m 지점은
‎어떤가? 오버

 

‎5, 15, 20노트 순서다

 

‎수요일 예보도 있다

 

15노트, 15노트, 그리고 1…
‎1노트다

 

오버

 

1노트면 등반할 맛이 날 거 같다

 

오버

 

‎25년 전에 그 산 정상
‎바로 근처까지 가셨죠?

 

‎그때 정상에 오른 줄 알았어요

 

‎무슨 뜻인가요?

 

‎전 1988년에 브로드 피크 정상
‎바로 근처인 로키 서밋에 올랐어요

 

‎정상에서 몇 미터 아래고, 아래로
‎좀 내려가야 다시 위쪽이 나오죠

 

‎거기에서 정상까지
‎한 시간도 안 걸려요

 

3월 4일, 정오

 

팀원들이 3번 캠프로 가고 있다

 

‎오늘 계획은 4번 캠프로
‎물자를 전달하는 것이다

 

‎텐트가 두 개 있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왜 더 높이 안 올라갔습니까?

 

‎알았다면 올라갔겠지만

 

‎제가 정상 바로 앞까지만 간 걸
‎동료들이 말해 주지 않았어요

 

‎전 등정한 줄 알고 하산했는데
‎입국한 지 두 달 후에

 

‎사실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상황이 어떤가?

 

응답하라, 오버

 

‎잘 들린다, 오버

 

10시 15분쯤에는
‎바람이 멈출 테니까

 

정오가 되면 괜찮을 거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왜냐하면 여기는…

 

안테나를 잘 들기 바란다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 오버

 

브로드 피크에 다시 오르는 건
‎힘든가요?

 

‎어떨 것 같습니까?

 

‎천천히 죽어 가는 건
‎유쾌하지 않죠

 

‎모든 게 끝난 기분인데

 

‎사랑하는 이들은
‎수천 킬로 떨어진 곳에 있으니

 

‎작별 인사도 못 해요

 

‎몸 구석구석이 더는 못 견딘다고
‎포기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죠

 

‎끔찍한 무력감이 들어요

 

‎그게 브로드 피크에 대한
‎제 기억입니다

 

‎그런데 제 나라, 저의 집으로
‎돌아와서 보니

 

‎헛수고를 한 거였습니다

 

‎아시겠어요? 헛수고였다고요

 

일기 예보가 하루에 세 번으로
‎나뉘는데 아침에는 괜찮을 거 같다

 

반가운 소식이다
‎예보가 맞으면 좋겠다, 이상

 

‎"해발 고도 7,400m
‎등정 마지막 구간"

 

‎5시에 출발합시다

 

우리도 괜찮습니다

 

‎5시면 좀 늦는데요

 

‎3시로 하죠

 

‎5시에 갑시다

 

몸은 좀 어떤가?

 

‎괜찮다, 해낼 수 있다

 

‎좋아요, 대신
‎크시에크한테 말씀하세요

 

‎5시? 누구 결정이지?

 

‎다들 같은 생각이다

 

‎그러면 일정보다 3시간쯤
‎늦어질 거 같다, 오버

 

‎더 일찍 출발하라는 건가?

 

‎5시에 가도 괜찮다

 

‎동틀 때 크레바스에 도달한다

 

지금 영하 40도다

 

또 동상에 걸리긴 싫다, 오버

 

‎어느 팀이 등반하나?

 

네 명 다 올라간다
‎모두 함께 간다

 

‎왜 두 명씩 안 가고?

 

‎크시에크, 넷이 함께 가야
‎등정 확률이 더 높다

 

날씨가 좋을 거고
‎우리 컨디션도 괜찮다

 

‎모두 정상에 올라가려고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정상까지 멀다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통신 끝

 

‎생각보다 더 오래 걸렸어요

 

‎상황이 엿같아요, 마치에이
‎서둘러야 해요

 

‎"해발 고도 7,700m, 오전 9시"

 

크레바스까지 가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일정보다 두 시간 늦었다
‎반복한다, 두 시간 늦었다

 

너무 꾸물거리지 말되 조심해라

 

낮에는 날씨가 좋아져서
‎햇볕이 많이 비칠 테니까

 

부지런히 이동하라

 

마지막으로 남은 기회고

 

다시는 찬스가 오지 않을 거다

 

통신 끝

 

‎"해발 고도 7,900m
‎오후 12시, 콜"

 

‎"죽음의 지대"

 

마치에이, 오늘 아침 이후로…

 

마치에이, 오늘 아침 이후로
‎일정보다 3시간 늦어졌다

 

‎우리도 안다

 

‎날씨는 좋다

 

‎말끔히 갰다

 

‎우리 컨디션은…

 

‎우리 컨디션은 좋다

 

다행이다, 계속 올라갈 건가?

 

‎그렇다, 계속 올라가겠다

 

정상까지 아직
‎네다섯 시간 더 가야 하니

 

서둘러야 한다
‎반복한다, 서둘러야 한다

 

‎지금은 햇볕이 있지만
‎해가 지면 죽을 듯이 추울 거다

 

그런 조건에서는
‎하산하기가 무척 힘들다

 

조심하기 바란다, 통신 끝

 

사기꾼으로 낙인찍힌 삶은 힘들죠

 

‎전 25년간 낙인에서 벗어나려 했고
‎제 명예를 되찾으려고 애썼습니다

 

‎동료들이

 

‎왜 그때 진실을 말하지 않았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오래전 일이니

 

‎이젠 제 앞에 놓인 미래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정확히 뭐가 앞에 있는데요?

 

‎재대결요?

 

‎성공적인 재대결인가요?

 

‎시간이 말해 주겠죠

 

‎등반도 하고 젊은 친구들을
‎도우러 가는 거예요

 

‎그리고 상황이 허락한다면…

 

‎등정을 시도할 겁니다

 

‎다시 한번요

 

마치에이, 아담, 아르투르, 토메크
‎응답하라, 오버

 

‎"해발 8,030m, 로키 서밋"

 

마치에이랑 다들 제발 좀 응답하라

 

‎오버

 

‎마치에이와 팀원들
‎무전기에 문제 있나?

 

내 속이 타들어 간다, 오버

 

‎크시에크, 마치에이다

 

‎로키 서밋에 도달했다

 

드디어 응답하는군

 

‎로키 서밋이라니 장하다!

 

‎해발 8,000m에 도달했지만
‎조금 더 올라가야 정상이다

 

하지만 계속 올라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더 올라가면
‎해가 진 후에 하산해야 하니

 

너무 힘들어질 거다

 

귀환하는 걸 고려하기 바란다

 

마치에이, 생각해 보라, 오버

 

‎지금 돌아가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다

 

‎통신 끝

 

‎각자 알아서 결정해요

 

‎팀원들, 응답하라, 오버

 

‎마치에이, 아르투르, 토메크
‎아담 나와라, 오버

 

마치에이, 아담, 아르투르, 토메크
‎나와라, 오버

 

‎"2013년 3월 5일"

 

‎"폴란드 산악인들이 최초로
‎브로드 피크 동계 등정에 성공했다"

 

‎"아담 비엘레츠키는
‎오후 5시 20분에 정상을 밟았다"

 

‎"아르투르 말레크는
‎30분 후에 정상을 정복했다"

 

‎"토마시 코발스키는
‎오후 6시에 정상에 도달했다"

 

안녕, 크시에크?

 

안녕, 크시에크?

 

마치에이, 잘 들린다
‎도대체 위치가 어디인가? 오버

 

‎정상이다

 

‎정상이다

 

‎"마치에이 베르베카는
‎첫 등정 시도 후"

 

‎"정확히 25년 후에
‎브로드 피크를 완등했다"

 

‎"첫 도전에서는 고작 17m 차이로
‎등정에 실패했다"

 

마치에이, 베이스캠프에 응답하라

 

‎"제공 자료"

 

마치에이, 토메크, 응답하라
‎어디 있나? 오버

 

마치에이, 토메크
‎빌어먹을, 어디 있나?

 

응답하라, 오버

 

‎"마치에이 베르베카와
‎토마시 코발스키는"

 

‎"하산 도중에 사망했다"

 

자 막 : 최 희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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