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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subby Eugenio Juliano May.2021

 

지옥문
(1953, 키누가사 테이노스케)

 

이 영화는 국립 현대 미술관의
영상원과 카도카와 출판사가
NHK 협조로 2011년 디지털화 하였다

 

지 옥 문
(1953)

 

이스트먼 컬러 시스템

 

원작 키쿠치 칸
희곡 "케사의 남편"

 

배역

 

하세가와 카즈오

 

쿄 마치코

 

감독 키누가사 테이노스케

 

"헤이지의 그림 이야기"

 

"헤이지 이야기 제 2 권"

 

약 8백년 전 교토(京都)

 

헤이지(平治) 원년
서기 1159 년

 

당시 집권자 였던 승려
다이라 기요모리 (平 淸盛)는

 

온 가족을 데리고
이쓰쿠시마 신사를 참배했다

 

그 때를 기해, 기병 대장
미나모토 요시토모 (源 義朝)와

 

근위 대장
후지와라 노부요리 (藤原 信賴)가

 

전 천황, 고시라카와의 저택인
산조 궁을 공격하여

 

정권 전복을 꾀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헤이지의 난"의 시작이다

 

남문과 거울 성역이
소실 되었습니다

 

역도는 기병 대장과
근위 대장 입니다

 

기요요리 님이 안 계신
틈을 노린 겁니다

 

천황 폐하께서는 피신하셨으니
다치시면 안된다

 

즉시 로쿠하라로 모셔라!

 

폐하와 누이동생 전하를
여기서 빼내야 한다

 

누군가
무네코(宗子) 전하인 척하고

 

황실 마차를 타고
동남문을 나가

 

적을 속여야 한다

 

누군가 전하를 대신해야 해
누가 갈거냐?

 

시간을 벌어야 해

 

누가 갈거냐?
누가?

 

절 시켜 주시면...

 

- 누구냐?
- 케사(袈裟) 라 하옵니다

 

그래? 좋다!

 

호위를 명하겠다
엔도의 무사, 모리토(盛遠) 에게

 

저기, 전하의 마차다
빼앗아라!

 

가마를 못 빠져나가게 해
누이 동생이야!

 

할아범!

 

집에 없나?

 

할아범!

 

할아범!
어떻게 된거야?

 

카키스케!

 

어이, 정신차려요

 

정신이 드시오?

 

여긴 나와 형님의 집이니
걱정 마시오

 

쉬고 계시오
난 산조 궁으로 돌아가겠소

 

누구냐?

 

무츠노 로구로 다

 

로구로?
처음 듣는데

 

모리타다는 어디있나?

 

형은 없어

 

그럼 기다리지

 

걱정 마시오
난 기병 대장의 부하요

 

기병 대장의 부하?

 

그런데
내 형을 찾는다고?

 

그렇소, 모리타다는
대단한 공을 세워서

 

기병 대장과 근위 대장 모두
매우 흡족해하고 계시오

 

내 형님이
반도들 편이라고?

 

저 여자는 누구야?

 

왜... 왜 그래?

 

무네코 전하 아냐?

 

저 옷은 누이 동생
전하의 것이야!

 

허튼 짓 마!

 

뭐야? 형님이
우리 편이 아니었어?

 

엔도 무사 가문의
모리토 다

 

역도들은 돕지 않는다!

 

건방지구나!

 

제길!

 

모리토!

 

그만 둬!

 

형님!

 

역도들 편이라니
부끄럽지 않아?

 

모리토, 진정해!

 

어제부터 오늘까지
세상이 크게 변했다

 

요승 신제이(信西) 도
참수 당했다

 

게다가

 

로쿠하라는 이미
요시토모에 의해 포위되었지

 

형님, 제발
배신자가 되지 말아요

 

이런 형이 아니잖아요

 

형 일은
형이 알아서 해

 

넌, 기요모리를 섬겨서
뭘 하려는 거냐?

 

모르겠어요

 

그래도 한 번 섬기면
영원한 주군이지

 

없는 틈에 이러는 건
비겁해!

 

비겁한 게 아니라
예리한 전략이지

 

유감이지만
기요모리는 안 돌아 올거야

 

멍청이들 모아서
다이라를 물리치겠다고?

 

뭐라고?

 

덤벼라!

 

형 이라고
봐주진 않을거야

 

동생을 건드리지 마라

 

우리에 의해
서쪽 큰 길은 이미 막혔다

 

넌 언제든 환영이다

 

갑시다
여기선 얘기 못하겠군

 

제길!

 

지옥문에 큰 스님
머리가 걸렸다

 

- 신제이 스님 머리야!
- 가자, 가 보자

 

- 신제이 스님 머리야!
- 어서, 어서

 

산조 궁은
이제 조용합니다

 

적들이 폐하와 전하를
어디론가 데려갔습니다

 

뭐라?

 

지옥문에 신제이 고문승
머리가 걸려 있어요

 

신제이 스님도 자기 머리가
걸릴 줄은 상상도 못했을 거야

 

3년 전 "호겐(保元)의 난" 때

 

자기가 머리 수 백개를 걸어
"지옥문" 이라 불러 놓고는

 

다 자업자득 이지

 

저기 봐!

 

이번 전쟁의 사령관
노부요리 님이

 

머리를 확인하러 왔어

 

신경 건드리면
우리 머리도 걸릴거야

 

근위 대장님
모두들 지켜보고 있습니다

 

모리토!

 

오, 고겐타!
(小源太)

 

로쿠하라는 어떻게?

 

요시토모 에게
포위 되었다고 들었는데

 

어서, 말해 봐

 

넌 네 형과
같은 편 아닌가?

 

같은 편?

 

엔도 가의 형제들을
죽이라는 명령이다

 

그의 편이면, 널 죽이겠다!

 

바보 같으니!
형 만이야

 

모리토

 

그걸 증명할 수 있나?

 

좋아!

 

그렇다면, 이쓰쿠시마에 가서
기요모리 님을 뵙겠네

 

이쓰쿠시마에?
그럼 가게

 

헤이로쿠와
타다츠나도 떠났으니

 

헤이로쿠도 갔다고?

 

아버님

 

바보들!

 

노부요리가 기습 공격을 하도록
다들 뭘 한게야?

 

그럼, 폐하는 어떻게 됐나?
어디 계시지?

 

그게...

 

이런, 아는 게 없군
모리토를 불러!

 

예, 곧 부르겠습니다

 

로쿠하라는 내가 없으니
지키지 않았을 텐데

 

정말 바보들만 모였군!

 

신제이의 머리가
지옥문에 걸렸다고?

 

뿐만 아니라
폐하와 무네코 전하도...

 

적에게 빼앗겼단 말인가?

 

산조 궁을 떠나시는 것
같긴 했는데...

 

반역자는 대체 누구냐?

 

소노 노부즈미 대장

 

그리고, 사카가미 카네나리 도
연루 되었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제 형, 모리타다 도
반역에 가담했습니다

 

그 마저 말인가?

 

알았다

 

물러가라

 

시간이 매우 촉박 합니다
어서 교토로...

 

안다, 난
명령은 받지 않는다

 

아버님

 

모리토의 말이
도리에 맞는 것 같습니다

 

망설이면
두고두고 후회 하십니다

 

우리에겐 50명 뿐이고

 

갑옷도 없는데
어떻게 전쟁을 하란 말이냐?

 

그 점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항상 마차에 무기와 갑옷을
숨기고 다닙니다

 

여기도 가져 왔다고?

 

예, 이런 일이
생길지 몰라서요

 

모리토, 물러 가거라

 

뭘 하는가?

 

어딜 감히!

 

승려 기요모리는 일족을 이끌고
수도 교토로 돌아가

 

대현문(待賢門)과 로쿠하라 에서
노부요리와 요시토모를 격퇴했다

 

때는 에이레키(永曆) 원년
서기 1160 년

 

정권은 다이라 에게 돌아갔다

 

이봐, 이봐!

 

내가 대현문에서 죽인
무츠노 로쿠로 야

 

무슨 거짓말!

 

그 놈 머리는 내가 잘랐어

 

뭐, 네가?

 

그럼, 난
동생 시치로 였나?

 

노부요리 님은 한 달도 안되어
기요모리 님에게 진압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당분간 더는
전투가 없겠구나

 

근위 대장 후지와라 노부요리
기병 대장 미나모토 요시토모

 

"모리타다"
(盛忠)

 

모리토

 

편히 가시게
향이라도 태워줘

 

어리석은 형님!

 

내일, 로쿠하라 저택에서
포상식이 있을거야

 

난 갑옷 한 벌
청해야지

 

뭘 했다고 갑옷을?
욕심이 과한 거 아냐?

 

무사히...
빠져 나왔군요

 

당신이군요

 

이렇게 만나다니!

 

그 날 일
너무 감사드려요

 

지나 가다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명복이나 빌어 드리려고...

 

제 숙모님 이세요

 

사와(左和) 라고 합니다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시라카와 외곽 입니다

 

밤(栗)으로 유명한 곳?

 

예, 가을이면 땅을
가득 덮곤 하지요

 

두 분 다
시라카와 출신 입니까?

 

제 집에서 죽
케사를 키워 왔습니다

 

조카 께선...

 

케사 라는
불리시는 군요!

 

궁에서 전하를 모시는데

 

무네코 님께서
이름 지어 주셨습니다

 

좋은 이름이오!

 

그 이름으로
궁에서 유명해져서

 

저는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 답니다

 

숙모님...

 

내 집에 들러 주시겠소?
식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만

 

케사는 오늘 아침
궁에 들어가 봐야 합니다

 

그런가요

 

그거 유감 이네요

 

그럼, 다음 기회에

 

모리토
자네 푹 빠진 것 같군

 

오, 사다후사 군!

 

공은 이세(伊勢) 지사에 임명하고
말 한 필을 내린다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다음은 토모유키 인가?
토모유키!

 

타지마 지방의
고카 영지를 내린다

 

망극할 따름입니다

 

고겐타!

 

원하는 게
있던 걸로 아는데

 

하치진의 검과
아끼시는 인형을 주십시오

 

좋아, 좋아

 

흔치 않은 소원이다만
주겠다

 

오, 거기 있는 게
모리토 지?

 

그대는 반역한
형님과 함께 하지 않고

 

마사나카를 죽였으며

 

대현문 에서의 공이
뛰어났다

 

원하는
무엇이든 말하라

 

무엇이든 주시겠습니까?

 

승려인 나, 기요모리는
번복 않는다

 

내 가문의
수장을 원치 않는 한

 

그럼...

 

승려 기요모리 님께
중매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뭐? 내게
결혼을 주선해 달라고?

 

과연...

 

재미있는 부탁이군

 

누구와 결혼하고 싶은가?

 

여동생 전하를 모시는

 

케사라 불리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케사?

 

잘 모르는 여자다만
분명 아주 아름답겠구나

 

좋아, 당장
전하께 전갈 하겠다

 

뭐라고... 감사드려야 할지!

 

왜들 웃는겐가?

 

이 자리에서, 누가 모리토 만큼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모리토
소원을 약속하노라

 

주군!

 

케사 라는 여자는

 

궁문 수비대 부관인
와타나베 와타루의 처 입니다
(渡邊 渡)

 

뭐라?

 

모리토
자네도 들었듯이...

 

케사는 유부녀 라니

 

힘들겠구나
날 당황 시키려느냐?

 

승려 기요모리 님께선
약속 하셨죠

 

지나칠지 몰라도
케사를 원합니다

 

안 되겠다

 

약속을 지키십시오!

 

유부녀 라니
포기할 수 밖에 없소

 

무슨, 다른 소원은 없는가?

 

모리토?

 

어찌 대답 않나?

 

못 알아들었나?

 

묻겠다
단념 하겠는가?

 

오, 그런 건
제가 할께요

 

손이 너무 놀고 있어서

 

하지 마세요

 

안 주인은 청소 같은 거
하는 거 아녜요

 

직접해야 맘이 편한 건
어쩔 수가 없네요

 

토네(刀根), 부탁해

 

전혀 그럴 뜻이 없었어도
너무 부주의 해선 안됩니다

 

어제 로쿠하라 에서
일어난 일을 들으셨나요?

 

거리가 온통
그 이야기 뿐이랍디다

 

맞은 편 집
장군한테 들었는데

 

한 일도 없으면서 기요모리 님께
얼토당토 않는 요구를 해서

 

대단히 화가 나셨대요

 

어떻게 유부녀에게
빠질 수 있는지?

 

모리토 라는 이 남자는
대체 어떤 촌뜨기 일까요?

 

오늘 아침, 와타나베 주인께선
비웃으시며 출근하셨죠

 

토네, 너무 상스럽구나!

 

아녜요

 

와타루 님은 상당히
화가 났나 봐요

 

우리 처럼, 그 분은
후지와라 가문 출신인데

 

하급 무사가 귀족을
당황케 하게 두어서는 안되죠

 

게다가, 그의 형
모리타다는

 

반역의 주역 이었다고들
하잖아요

 

이제 그만 하세요

 

우린 얼마나 끔찍한 시절에
살고 있는지...

 

잘 들어요, 케사

 

안 주인은 그 집에 맞는
품위를 지켜야 합니다

 

아니면,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길 수 있지요

 

주인께서 돌아 오셨네요

 

옆집 과부가
또 수다 떨러 왔었나?

 

예, 남는 건 시간 뿐이라...

 

어서 오십시오

 

마노(眞野) 부인이 왔었는가?

 

언제나 들러서는

 

이 집안의 일에
익숙하지 않은 저를

 

이것저것 타이르시지요

 

그런데...

 

불편하신 얼굴이시네요

 

별거... 아니오

 

혹시... 무슨
근심거리 라도?

 

어찌 그런 질문을 하시오?

 

제가 부주의 했을까 봐...

 

어리석은 소문
들으셨다 하던데

 

용서해 주십시오

 

모리토에 대해서?

 

 

제 행동이 부적절 해서

 

그렇게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한 건 아닌지

 

제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그건 괜한 걱정이오

 

어떻게 당신
잘못일 수 있겠소?

 

그 촌무사가 당신의
아름다움에 빠진 것 뿐이지

 

당신은 내 아내요

 

모리토가 손가락 하나
대지 못하게 하겠소

 

말씀 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후회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힘은 무사의 기본이나

 

이런 부당한 요구를
밀어부칠 순 없소

 

자, 웃으시오, 웃어

 

어서

 

웃기시려고 요?

 

오랜만에 한 잔 할건데
당신도 드시오

 

예, 제가 취하면
많이 괴로우실 건데요

 

한번 해보시오

 

로쿠하라 에서 마님을 들라하는
전갈이 왔습니다

 

나를?

 

아파 자리에 누웠다 하게

 

아니

 

기요모리 님의 개인적인 초대를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오

 

게다가

 

더 이상 전하를 모시는
몸도 아니니

 

역시, 가 보는게 좋겠소

 

무슨 일 일까요?

 

어쩐지... 내키지 않아요

 

너무 많은 생각말고

 

토네

 

즉시 들겠노라고 전하라

 

알겠습니다

 

과연...!

 

모리토 왔느냐?

 

그를 불러라

 

오, 아니다

 

난 빠져야겠어

 

들리는가, 모리토?

 

저 거문고(琴)는 케사다

 

그렇게 고집하니
한 번만 기회를 주겠다

 

만나서
케사의 마음을 들어보라

 

하지만, 아니라면
여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

 

포기해야 한다면
남자답게 하겠는가?

 

좋아

 

안 가나?
어찌 그러나?

 

겁쟁이 같으니!

 

결정적 순간에
용기를 잃은 겐가?

 

아닙니다!

 

그럼!

 

저 고집을 어찌할꼬?

 

주군

 

장난이 지나치지 않습니까?

 

그만 하시오

 

멈추라니까

 

멈춰요!

 

난 거짓말을 못하는 남자요

 

승려 기요모리 님께
청하고 서야

 

처음 알았소

 

결혼한 여자란 걸

 

하지만, 포기할 수 없소

 

이건 억지스런 짓예요

 

어거지 라는 건 아오

 

케사 부인
내 심정이 어떤지 아시오?

 

당신을 위해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소

 

아니, 그러시면 안돼요

 

어째서 안돼오?

 

저는 남편이 있는
몸이니까요

 

내가 와타루 보다
못 하다는 말씀이오?

 

뭐하시는 거예요?

 

케사 부인!

 

케사 부인
주군께서 부르시오

 

이봐... 와타루

 

무슨 생각하고 있나?

 

설마... 로쿠하라의
촌뜨기 무사?

 

케사 부인에게 빠진
그 놈 걱정은 말아

 

그만!

 

자네 와타루와
행복한 케사 부인이

 

모리토 따위에
어떻게 마음을 두겠나?

 

대체, 무슨 얘기들야?

 

내일은 가모(鴨)에서
시합이 있는 날이라

 

일부러 한잔 하자고
우릴 부른 건데

 

화제를 그만 바꾸자고

 

미혼이라, 카네나리
자넨 이해를 못해

 

- 뭐라고?
- 그만 해

 

이봐

 

소식 들었나?

 

그 멍청한 로쿠하라 무사가
터무니없는 짓을 저질렀어

 

- 모리토 가?
- 무슨 짓을 했길래?

 

내일 경마 시합에
참가 하기로 했다는군

 

뭐라?
와타루와 경쟁 한다고?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구만!

 

바보같은 소리!

 

정말 난폭한 놈이라구

 

조심하지 않으면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와타루, 원하면
내가 대신 나갈께

 

아냐

 

작년 로쿠하라 우승자인
와타루 인데!

 

이런 모리토 같은 놈한테
질 수가 있나

 

그렇지, 와타루?

 

승부가 중요한 건 사실이나

 

신께 바치는 경기인데

 

누가 달리든, 우린
기량을 다하기만 하면 되는거야

 

그건 아니야

 

이 일은 우리
귀족들 명예가 걸렸어

 

반드시
경주에서 이겨야 해

 

그런 마음으론 못 이겨

 

넌 그 바보 놈을
증오해야 해

 

아니
승패는 신께 맡긴다

 

엔도 무사도 사무라이 야
그도 내 마음 같을거야

 

그나저나
이런 경쟁은 처음이야

 

내일 경기는
분명히 대단할 거야

 

토네, 케사는
아직 안 돌아왔나?

 

아뇨, 한 참 전에
돌아 오셨어요

 

돌아 왔구먼

 

무슨 일이던가?

 

어찌 그러시오?

 

오늘 절 부르셔서...

 

제 마음을 시험하셨어요

 

당신 마음을?

 

기요모리 님은 절
모리토 님을 만나게 했습니다

 

그래서?

 

전 확실히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너무 참을 수 없었어요

 

그랬군

 

잘 견디셨소

 

사람의 마음은
강제로 움직일 수 없는 법

 

기요모리 님도 모리토 도
분명히 느꼈을 거요

 

자, 울지 마시오

 

내일 경주에 오면
좋은 기분 전환이 될거요

 

모리토 님과 같은 조에서
달리실 거라고

 

오늘 로쿠하라 에서 들었는데

 

신성한 의식이오

 

누구와 경주하든
기량을 겨루어야 하오

 

무슨 일이 있어도
참가하셔야 겠어요?

 

걱정은 마시오

 

이번에도 이길 거 같으니

 

케사, 알겠소?

 

누가 뭐라 하든
평정을 지키시오

 

틈을 보이면
다들 달려들거요

 

마당으로 나갑시다
달도 좋은데

 

친우 분들은
다들 돌아가셨나요?

 

맘껏 떠들고
기분 좋아 떠났소

 

케사

 

누구도...
넘보지 못하게 할거요

 

알겠소?

 

내일은 날씨가 좋겠군

 

저기가 와타나베 와타루 인가?

 

그래, 와타루 다

 

오늘 진땀 좀 빼겠군

 

하지만, 모리토
정정당당 해야 해

 

당연한 얘기지

 

구경꾼들이 놀라
벌떡 일어서게 하겠어

 

카키스케

 

빨강(赤) 보라(紫) 어딘지
보고 와

 

- 붉은 조가 이겼구만
- 출발이 좋아

 

모리토, 이봐...

 

알고 있어

 

가자, 어서!

 

대단한 경주가 될거야!

 

이런 결투는 놓칠 수 없지

 

소문 속의 두 사람이
나란히 경쟁하게 되다니!

 

아, 잘했다

 

- 좋았어, 모리토
- 아주 잘했다

 

아쉽군
왜 채찍을 아꼈나?

 

일부러 져 준거야?

 

그럴 리가

 

나보다 뛰어났어

 

아니, 그렇게 보이지 않았어

 

실례합니다, 부인께서
저기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런가?

 

이제 로쿠하라 경주
축하연 이야

 

다 잊는 게 좋겠네

 

어때, 모리토?

 

우정의 행사가 끝났소
앙금을 품지 말고

 

이제 허물없이

 

궁과 로쿠하라가 함께

 

일 년에 한 번 식사하는
돈독한 자리니

 

오늘은 격없이 즐기시기를

 

정말!

 

대단한 승부 아니었소?

 

예, 분명히
와타루가 져 준거요

 

모두가 동의하겠지만 말요

 

분명 와타루는 케사 부인 부탁으로
약은 수를 쓴게야

 

그럼!

 

아니었다면
채찍을 썼겠지

 

어때, 와타루?

 

아니

 

따라잡을 수 없었소

 

아닌 척 좀
그만 하시오

 

현자는 위험을 멀리한다, 인가?

 

- 무슨 말씀이오?
- 보시오

 

일부러 져 준 것 같다면

 

다시 한번 붙던지!

 

그거 재밌군!
다시 한번 해볼까?

 

그래, 마당에서
정식으로 붙어 봅시다!

 

좋아!

 

원하면 진검 승부도 좋다

 

도망 치는가?

 

그럼, 모두들
마당으로 나가시오

 

져 준거라 생각하면

 

한꺼번에 덤비시오
모두 쳐 줄테니!

 

모리토, 친목의 자리에서
무슨 짓인가?

 

폭력은 안된다
앉아라!

 

앉으라니까!

 

바보 같으니!

 

다이라 무사가 여자 때문에
평정을 잃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돌아가
명령을 기다려라!

 

마님, 어서
몸을 숨기세요

 

토네, 무슨 일이야?

 

엔도 무사, 모리토 라고
꼭 마님을 만나서

 

대답을 들어야 겠다고

 

여기 와서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뭐라 했느냐?

 

주인께서 아직 밖에 계셔서

 

마님은 출타 중이시고
귀가 전이라 말씀 드렸지만

 

기다리겠노라며
안 뜰에 버티고 있습니다

 

동행했던 하인에게 물었더니

 

마님은 숙모님을 뵈러 가셔서

 

오늘은 돌아오지
않으신다고 합니다

 

숙모 댁에 가셨다고?

 

알겠다

 

아니, 케사 부인이
여기 갔다고

 

와타나베 댁에서 들었소

 

아뇨, 여긴 안 왔습니다

 

좋아, 집을 뒤져 보겠다

 

찾아 보셔도 좋습니다만
케사는 여기 없습니다

 

거짓말 마시오!

 

왜 거짓말 하겠습니까?

 

그래, 그녀는 집에 있었어

 

나는 포기하지 않아

 

그렇다

 

케사를 여기 데려오시오

 

그녀를 꼭 만나야 하오

 

그건 안됩니다

 

난 목숨을 걸고 있는데
안 된다고?

 

케사는 와타나베 가문
사람이라

 

제 맘대로
할 순 없습니다

 

억지라는 건 알지만

 

그것 만은

 

- 못하겠나?
- 예

 

좋아, 그렇다면!

 

누구든지 전부
죽여 버리겠다!

 

필시, 제가 찾아가도

 

케사는 오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아파서
죽어간다고 전하면 올거야

 

- 그런... 거짓말을?
- 그래도 못하겠나?

 

어머, 언제 오셨어요?

 

무슨 일이오?

 

계속 여기 있었다던데

 

전령이 왔는데
숙모님께서 아파서 보자고 하시오

 

숙모님 이요?

 

내가 만나뵙고 올까?

 

아뇨

 

제가 다녀 올께요

 

그래?

 

전령와 함께 바로 가시오

 

내가 필요하면 즉시 부르고

 

숙모님은 외로우실 게야

 

가는 길 조심하고

 

정말 고마워요

 

숙모님!

 

케사가 왔습니다

 

불을 켜시오

 

케사 부인

 

숙모는 아프시지 않으니
안심 하십시오

 

널 보겠다고 하도
고집하시는 바람에...

 

숙모님
자리 좀 비켜 주시오

 

제발, 무도한 행동만은...

 

알고 있소

 

이제 드시오

 

원하는 걸 말씀하세요

 

오늘 밤 바로
내 마음을 들려주고 싶어서

 

그걸... 들어서
무슨 소용 있겠어요

 

케사 부인
난 모든 걸 버릴거요

 

당신만이 유일한 사람이니

 

내 마음에 화답해 주시오

 

그만해 주세요!

 

구해주신 건 감사드려요

 

하지만 이건...

 

무슨 짓예요?

 

무슨 일이 있어도
거절하오?

 

그럼 어쩔수 없소

 

이제 당신은 내거요

 

무슨 말을 하셔도
여자의 부덕(婦德)을 지키겠어요

 

남편을 떠나요
와타루를 버리시오

 

그럴 수 없어요

 

왜 안되오?

 

와타루를
나, 모리토가 죽일텐데

 

와타루 정도가 아니오

 

필요 하다면... 숙모님도

 

당신도 죽여야 할지 모르오

 

정말, 그 정도로

 

절 원하시는 건가요?

 

원하오

 

나는... 당신없인
살 수 없으니

 

어떻소?

 

안 되겠나?

 

어찌 답을 않는가?

 

당신 때문에...

 

와타루도... 당신도

 

숙모님도 모두 죽어도?

 

케사

 

모두 당신에게 달렸소

 

제발...
절 놔주세요

 

좋아

 

당신 뜻대로...
따를께요

 

들어 주는거요?

 

그 대신...
대신에 남편을

 

죽여 주겠소

 

오늘 밤 어떻소?

 

 

날 도와 주겠소?

 

- 예
- 좋아

 

자정(子時) 종에

 

와타루의 침실의
불을 끄시오

 

날 속이면, 모두 죽일거요

 

오늘 밤 한 발짝 이라도
밖에 나가면, 네 목을 치겠다

 

알겠습니다

 

어머, 돌아 오셨네요!

 

주인께서는?

 

저기서, 책을 읽고
계셨는데

 

그래?

 

숙모님은
많이 불편하신가요?

 

아니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구나

 

정말 다행이네요
많이 걱정 했었는데

 

토네

 

여기 술 좀 내 오너라

 

차려 놓고나서
그만 들어가 자거라

 

아, 토네!
잠시만...

 

이거 너 가지렴

 

그렇게 귀한 걸!

 

항상 내 생각 하라고

 

예, 잘 간직 하겠습니다

 

케사 인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숙모님은 어땠소?

 

좀 외로우셨나 봅니다

 

너무 반가워 하셨어요

 

그랬나?

 

어서 자러 가시오
나도 갈테니

 

그런데, 누가 침실에 있는 것 같아
무서워 잠이 오질 않아요

 

거기 누가 있다고?

 

아니, 그런 느낌예요

 

좋아
내가 가서 살펴보지

 

아무도 없잖소

 

너무 예민했나 봐요

 

좀 드세요

 

이게 뭐요?

 

그저... 아무것도

 

숙모님이 걱정되어 그러시오?

 

아뇨

 

그럼, 뭘 걱정하시오?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울적하면
한 소절 어떻소?

 

오랜만에 듣고 싶구려

 

어찌 그렇게
슬픈 곡조를 타시오?

 

우는 거요?

 

아니요

 

피곤해 보이는데

 

편히 한 잔 하시오

 

예, 한 잔 주세요

 

한 숨에 다 드셨소?

 

이제 자러 갑시다

 

아뇨, 좀 더
깨어 있어요

 

그리고, 오늘 밤은
제 침실에서 주무세요

 

여기서 자라고?

 

그럼, 누워서
당신 연주나 들어볼까?

 

이보게

 

지금 시각이 어떻게 됐나?

 

머지않아...
자정 종이 울릴 겁니다

 

자정 종이라?

 

몸 건강 하시어요

 

케사!

 

당신이군!

 

몰랐소...!

 

대신 죽다니?

 

이럴 수가!

 

용서 해주오

 

용서하오, 케사

 

나는...

 

내가 얼마나 바보인지!

 

당신의 마음 속도...
볼 수 없었구려

 

활짝 핀 귀한 꽃을
뭉개 버리다니!

 

와타루...

 

와타루 는?

 

와타루는 어딨나?

 

와타루 대장!

 

와타루 대장!

 

와타루 대장!

 

모리토!

 

와타루 대장

 

내 목을 쳐라

 

뭐라?

 

난 사랑에 눈이 멀어

 

당신인줄 알고

 

케사 부인을 죽였다

 

나, 모리토가 그녀에게 반한 걸
불행으로 받아 들이고

 

케사 부인은
당신 대신 죽었소

 

케사 부인은
고결하고 정숙했소

 

그녀를 죽인 난
비열한 멍청이 요!

 

힘으로 밀어부쳐

 

사람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믿은 바보 요

 

어서

 

날 밟으시고
조각 조각 내시오

 

마음껏 하시오!

 

케사!

 

그게 작별이었소?

 

어찌 내게
다 털어놓지 않고?

 

이런 당신을 보면

 

내가 행복할 줄 알았소?

 

케사

 

내 목소릴 들어주오

 

언제 남편이 아내에게
기쁜지 아시오?

 

전부를...
맡기고 믿어 줄 때요

 

어찌 나를
믿고 맡기지 않았소?

 

어찌 내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단 말이오?

 

자, 와타루 대장

 

원하는 대로 하시오

 

이 못난 모리토를

 

갈갈이 찢어 주시오!

 

아내가 무참히 죽었는데
분하지 않소?

 

이 모리토가
가증스럽지 않소?

 

무의미 하다

 

뭐라?

 

자네 목을 쳐서
뭘 하겠나?

 

죽은 케사는
돌아오지 않을텐데

 

부인을 죽인 자가
눈 앞에 있는데

 

이 모리토에게
복수가 두려운 거요?

 

그대는 목을 치면
모든 게 끝이겠지

 

허나...

 

살아남은 나는
어쩌면 좋겠나?

 

오직 유일한 아내...

 

죽음을 앞둔 아내에게서
한 마디도 듣지 못한

 

나는 어쩌란 말인가?

 

와타루 당신이 맞소

 

그럼, 나 모리토는
살아야겠군

 

남은 여생
지옥의 고통을 견디며

 

모리토 는...

 

불가에 귀의 하겠다
(一念發起)

 

케사...

 

KORsubby Eugenio Juliano May.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