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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강 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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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로 말씀드리면

 

지금으로부터
1800년 전

 

중국의 한 왕조 후기부터

 

삼국 시대까지를 주로
연구하는 역사학자

 

소가 무네미츠라고 합니다

 

오늘 강의에서는
제가 최근에

 

연구해서 알게 된

 

알려지지 않은 삼국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삼국이라 하면

 

위를 건국한 조조

 

촉을 건국한 유비

 

그리고 오를 건국한 손권

 

이 세 사람이 여러 장수를
끌어들여서

 

시끌벅적대는 이야기입니다

 

나중에 촉나라 초대 황제가 되는
유비 현덕

 

스스로를 황족의 후예라
말하면서

 

한 왕조 부흥과 백성 구제에 힘쓴
삼국지 굴지의 영웅

 

그런데 소가 교수가
연구한 결과로는

 

유비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진짜 왜 이래?
이거 좀 놓고 얘기해

 

- 어서 가시죠
- 어딜 가자고?

 

이제 결심을 하십시오!

 

왜 이래, 뭐냐고?
잠깐 좀 놔 봐

 

잠깐만!

 

"유비"

 

내가 언제 의용군에
들어간댔어?

 

어젯밤 함께 맹세했잖아요
장형!

 

"장비"

 

어지러운 세상을 평화롭게 해

 

백성들이 평온하게
살 수 있게 한다면서요!

 

그런 말 안 했거든?

 

말했어요, 형님

 

"관우"

 

말 안 했어!
절대 안 했거든!

 

진짜 이럴 겁니까?
그 말에 감명받아서

 

의형제 서약을 할
각오까지 했는데!

 

뭔 소리야?

 

의형제 되려면
내 여동생이나 누나하고

 

너희가 결혼이라도 하든가

 

마음입니다!
마음으로 맺어진 형제죠

 

- 맞습니다
- 그런 형제, 들은 적도 없어

 

아무튼 미안! 진짜 미안!

 

진짜 그런 말을 했다면
술주정이야!

 

난 취하면 로맨틱한 말을
하는 타입이거든

 

술김이었어도 그런 뜻을 품은
당신을 형 삼기로 했습니다!

 

진지하구먼
관우, 너 모범생이지?

 

제대로 걸으세요

 

자! 여기서
의형제 서약을 맺습니다

 

제발 좀 봐줘라
난 전쟁 같은 거 질색이야

 

진짜 시끄럽네!
한다고 했으면 해야죠!

 

야! 그게 장형을 대하는
태도야?

 

앗!

 

지금 스스로
형이란 걸 인정하셨어요

 

말이 헛나왔어

 

난 헛말이 막 나오는
그런 인간이야

 

서약문을 읊읍시다
셋이 함께!

 

- 셋이 함께!
- 귀 안 먹었거든

 

'셋이 함께!'라 외쳐 봤자
난 서약 내용도 몰라

 

'우리 세 사람, 태어난 일시는
다르다 할지라도'

 

'형제 서약을 맺음으로써
한마음으로 서로 도우며'

 

'곤궁한 백성들을
구할 것이다'

 

'위로는 나라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평안히 하겠노라'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나지는 못하였으나'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죽겠노라!'

 

너무 길어! 어제 몇 번 말했냐?
길어서 숨넘어가

 

역시 기억하시는군요

 

그리고 이건 말해야겠어

 

이런 건 복숭아나무 밑에서
해야지

 

'도원결의'라는 거잖아?

 

- 왜 벚나무냐고?
- 그만해요!

 

이래저래 사정이 있다고요!

 

복숭아나무 못 구했냐?
하긴, 흔한 나무는 아니지

 

서약합시다!

 

역시 진지하구먼

 

시작!

 

'우리 세 사람, 태어난 일시는
다르다 할지라도'

 

'형제 서약을 맺음으로써
한마음으로 서로 도우며'

 

'곤궁한 백성들을
구할 것이다'

 

'위로는 나라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평안히 하겠노라'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나지는 못하였으나'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죽겠노라!'

 

마지막 문장 말 안 했죠?

 

솔직히 말이 되냐?
같은 날에 죽다니

 

아닙니다! 같이 전투에 나가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그럼 관우 당신이
병 걸리면 어떡하라고?

 

3개월 후 죽는다고 하면
나랑 장비는 의리상 같이 죽어?

 

의리란 말 마십시오!

 

두말 말고
마지막 문장 다시 해요!

 

시작!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나지는 못하였으나'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 왜 안 해요?
- 했는데?

 

- 소리 안 났어요
- 말했다니까

 

- 절대 안 했어요
- 솔직히 웃기잖아!

 

오기로라도 같은 날
죽어야 해?

 

오기로 하는 게 아니라고요

 

이렇게 고집이 센
유비였던 겁니다

 

그런데 저 유비를요
저런 놈을 말이지요

 

따르는 백성이
많기도 많았습니다

 

유비의 대의 아래에
모여든 의용군들은

 

전국을 불구덩이로 만들며
백성을 괴롭히는

 

반란군 '황건적'을 향해
첫 출진을 했습니다

 

근데 말이야
왜 다들 우릴 따라와?

 

모두 형님의 대의에
뜻을 함께한 이들입니다

 

장형은 술만 들어가면
멋진 말을 막 해대니까요

 

다들 거기 속은 거죠

 

장비! 속았다는 말은
하지 말게!

 

그 만취한 모습이야말로
형님의 진정한 모습일세

 

- 아닌데
- 네?

 

취해서 대담해진 것뿐이야

 

인간은 취하면 자연스레
진심이 나오는 법이지요

 

그게 진짜면
날마다 마셔야 하잖아

 

내 간 망가져

 

여깁니다

 

황건적의 아지트입니다

 

뭔 일로 왔냐?

 

형님

 

나 말이야?
관우, 네가 말해

 

형님이 하셔야지요

 

병사들에게 본보기가
되셔야지요

 

뭔 일로 오긴
보면 알 것 아니야!

 

우리를 치러 온 건가?

 

그렇습니다!

 

관두지 그래?

 

관둘까?

 

아니, 아니, 아니죠

 

딱 부러지게 말해주시죠
강하게!

 

- 관두지 않아!
- 왜 못 하는데?

 

성질 더럽게 급한데?

 

"황건적 중 한 명"

 

지난번엔 어중간한
의용군한테 당했지만

 

이젠 절대 지지 않아!

 

어중간하지 않아!

 

오히려 소규모다!

 

야, 너 말야
네 꼬락서니부터…

 

두들겨서 쭉 당긴 것 같은
네 얼굴이 아주 어중간하거든

 

얼굴은 상관없잖아!

 

상관있거든

 

천하를 지배할 얼굴이 따로 있어
'황금비'란 건데

 

황금비가 뭔데?

 

그런 것도 모르냐?

 

두건 때문에
잘 안 보이겠지만

 

머리카락이 난 지점부터
눈썹까지

 

이 거리!

 

이 거리하고

 

그리고 눈썹에서
코끝까지의 거리

 

코끝에서 턱까지의 거리

 

이게 다 같단 말이야

 

그런 이야기 들으러
온 게 아니다!

 

닥치고 듣기나 해!
말 안 끝났어!

 

가로도 있어
오른쪽 관자놀이 있지?

 

오른쪽 관자놀이에서
오른쪽 눈꼬리까지의 거리

 

그리고 오른쪽 눈꼬리에서
눈구석까지의 거리

 

자, 왼쪽으로 이동하고!

 

저 자식 말투
무지 거슬리는데요?

 

거리, 거리, 거리, 거리

 

거리라는 단어가
신경을 막 건드려요

 

길이라는 단어로
바꾸면 좋겠군

 

눈알! 눈알에도
황금비가 있거든

 

눈알 황금비는 눈꼬리에서
눈동자 테두리까지…

 

황금비는 됐다니까!

 

눈동자 바깥 테두리에서
안쪽 테두리까지 거리…

 

나는 이래 보여도 얼굴 평가를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다!

 

잘 좀 봐
코끝에서 내려가는 라인…

 

그만하라니까!

 

E라인이라고 하지

 

E라인은 들은 적 있어

 

암튼 그만하라니까, 자식아!

 

대화 가능한 사람
너 말고 없냐?

 

나밖에 안 보이지?

 

근데 사람 무진장 많아
이 안에

 

그럼 누구 좀 데려와
대화 통하는 놈으로

 

썩 물러가라!

 

진짜 가만 안 둬!

 

다음에 다시 와!

 

이것들 지금부터
씨를 말려 버릴 테다!

 

해 봐!

 

나, 유비 현덕!
내 손으로

 

대의의 힘을 보여주겠다!

 

그겁니다, 장형!
그런 기세로!

 

어차피 그 대의란 것도
어중간할 텐데 뭐

 

나의 대의까지도 우롱하는가?
두고 볼 수 없다!

 

지금 당장 천벌을 내리겠다!

 

계속하십시오, 형님!

 

유비 현덕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마!

 

자, 가거라!
장비!

 

저요?

 

맞아

 

잠깐만요
진심이세요?

 

지금 앞장설 것처럼
말했잖아요?

 

야, 그건 아니지

 

난 대화 담당인데?

 

너희가 싸움 담당이고

 

담당 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어쨌든 난 뒤에서 힘 딱 주고
기다릴 테니 다녀와

 

나는 '풍림화산' 중에
'산' 담당이야!

 

뭔 말이에요?

 

'수풀 림'도 가능하지만

 

수풀 가능

 

잠자코 있거나, 안 움직이고
있겠다는 말씀이네요?

 

알겠습니다!
가자, 장비!

 

장형한테 너무
관대하시네요!

 

어쩔 수 없잖아
안 가고 싶다는데

 

도통 이해가 안 되는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런 유비였지만

 

관우와 장비가
무진장 세서 말이죠

 

계속해서 승리를
거두어 나갔습니다

 

싹 다 가 버리면 안 돼

 

그런데 유비만이 아니라
이 시기에요

 

여러 지역에서 말이지요

 

수많은 장수가 의용군으로서
들고일어났습니다

 

나중에 위나라를
건국하게 되는 조조

 

오나라를 건국한 손권의
아버지인

 

손견도 역시
들고일어났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 혼란을 타서 말이죠

 

아직 아이였던 왕자를
마음대로 황제로 만들고

 

위로 올라간 자가
동탁이란 사내였습니다

 

그는 참으로
악독한 사람이었지요

 

어린 황제를 방패로
마음껏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어린 황제를 다루기 힘들어지자
처형하기도 하고

 

축제하며 즐거워하는 농민을

 

게으르다며 처형시켰으며

 

역대 황제들의 묘를 파헤쳐
보물을 가져가기도 했지요

 

그래서 모두가 동탁을
쓰러뜨리고 싶어 했으나

 

동탁에게는 여포라는 거인이

 

보디가드로서 곁에 있었습니다

 

동탁군 20만 명이
진을 친 호뢰관에

 

반동탁 연합군이
집결했습니다

 

"호뢰관"

 

"조조, 하후돈"

 

유비군의 가세에 감사하오
유비 장군

 

일단 유비 장군의…

 

응? 유비 장군은요?

 

잠깐, 뭐지?
유비 씨는요?

 

상관없잖소
신경 쓰지 마시오

 

뭔 일인가?

 

설마 혼자 먼저
호뢰관에 싸우러 갔나?

 

절대 아니지!

 

그럼 어디 있지?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그럼 혹시…

 

농땡이?

 

알기 쉽게 허둥대는구먼

 

이봐! 뭐야? 농땡이?

 

장군이라는 사람이
농땡이를 쳐?

 

- 농땡이 아냐!
- 그럼 뭔데?

 

휴식이다!

 

- 그게 그거지
- 농땡이네!

 

- 감기 걸렸어?
- 아니다!

 

쉬고 싶다고!

 

나 없어도 되잖아

 

조조나 원소나 공손찬이 있는
연합군이잖아?

 

나 한 명 없어도
전혀 티 안 나!

 

티가 납니다
장군이니까요

 

티가 난다 해도

 

한 명 없다고 대세에
지장은 없을 거 아냐!

 

장군이 우리 군의 전의를
고취해야죠

 

그걸 할 자는
달리 없습니다!

 

왜 없는데?

 

자네들 괜찮지?
나 없어도 잘할 수 있지?

 

잘할 수 있는 친구, 손!

 

전투하려면 장군이 필요합니다

 

배가 아파

 

- 배가 너무 아파
- 뻥치시네

 

진짜, 진짜라고

 

아침부터 배가 아팠어
으아, 아파 죽겠어

 

형님, 거짓말은 나쁩니다

 

아파, 너무 아파
된통 걸렸어

 

쉬는 게 약이야

 

잠시 눕겠네, 미안하구먼

 

아야, 아파!

 

- 장형
- 안 돼, 못 해!

 

눕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야
미안하네, 죄송하오

 

장형, 연기가 다 표나요

 

아이고, 나 죽네

 

쉬지 않으면 안 나을 병이야
아이고, 아파

 

찌르는 듯 아파
진짜 미안해

 

갈 수 있으면 들를게
미안해

 

대충 그런 상황이오

 

몹시 힘들겠구먼
아니, 그건 아니지!

 

말이 안 돼!
절대 이해 못 해!

 

일개 병사도 아니고
일단은 유비군의 장군이잖아!

 

다른 나라 장군들도
많이 있으니까

 

그런 분이시오!

 

이해하시게!

 

다들 마음이 넓기도 하네

 

다들 잘 알기 때문이지요

 

모두 최종적으로는

 

'그냥 괜찮지 않을까요?'

 

- 그런 반응이었죠
- 이해심 끝내주네

 

그럼 유비군은
장군 없이 싸운단 건가?

 

그렇다!
몇 번 말해야 하겠나?

 

근데 괜찮아, 전투 때는 늘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었어

 

그럼 장군도 아니로구먼

 

나왔다!

 

"여포"

 

여포

 

말 엄청 크네!
사람도 크고 말야!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는
'적토마'다

 

적토마

 

동탁 장군을 치려는 놈은
이 여포가 가만두지 않는다!

 

흥미진진한데!

 

네놈 상대는 이 장비다!

 

나, 관우도 합세한다!

 

형님!

 

저놈, 무지 강한데

 

저놈부터 잡아야
동탁을 쓰러뜨리겠는데

 

"호뢰관"

 

그 후에도 동탁군은
계속 호뢰관에서 버텼지만

 

결국 반동탁 연합군의
군사력에 밀려

 

"낙양"

 

후한의 도읍지 낙양으로
퇴진했습니다

 

열세에 몰린 동탁군은

 

낙양의 재물을 수탈, 불을 지른 후
장안으로 다시 도망갑니다

 

"장안"

 

"호뢰관"

 

한편 연합군 장군들도
불협화음이 생겨

 

단결하지 못하고
반동탁 연합군은 해산합니다

 

내가 생각을 좀 했어

 

내가 이런 건 웃길 정도로
생각이 번뜩인단 말야

 

여포하고 동탁을
여자로 유혹하면 어때?

 

바보 같은 생각이죠

 

동탁은 여자를
무진장 밝힌다고 들었고

 

여포라는 놈은
힘은 세지만

 

완전 바보라던데

 

무서울 정도로
머리가 텅 비었대

 

그러니 절세미인을 잠입시켜서
둘을 유혹하는 거야

 

그런다고 동탁이
무너지겠어요?

 

아니, 시도해 볼 가치는
있을 것 같아

 

우리의 백만 백성 중에

 

절세미인 한두 명은
있을 거 아냐?

 

그렇지?

 

그 일은

 

제게 맡겨주시지요

 

조운 장군

 

"조운"

 

유비군 최고의 얼굴 천재

 

저, 조운이 아름다운 여인을

 

간택해 오겠사옵니다

 

멋진데 좀 역겹네
조운 장군은

 

송구하옵니다

 

인기 최고이옵니다

 

안 물었거든?
아무도 안 물었어

 

인기 최고인 데다가

 

세답니다!

 

완전 역겨워!

 

대사 사이의 묘한 침묵
그게 속을 뒤집네

 

이상한 빛 속에서
나타난 것도 역겹고 말야

 

이렇게 역겨운 놈이니
분명 미인을 데리고 올 겁니다

 

그래! 다녀오거라!

 

다녀오겠사옵니다

 

- 역겨워 죽겠네!
- 역겨워 죽겠네!

 

유비 장군님

 

밖에 나가서
제게 달려드는 여자들 중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데리고 왔사옵니다

 

아주 빠르구먼

 

그렇다면 바로 그 여인을
동탁 쪽에 보내도록 하지

 

초선! 초선!

 

들어오거라

 

초선이라! 미인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이로군

 

하녀는 물러가거라

 

초선이라는 여인을
보고 싶구나

 

제가 초선이옵니다

 

"초선"

 

완전 놀랍지 않습니까?

 

무용도 댄스도 초일류
초선을 무희로 잠입시킵시다

 

자, 초선
춤을 보여주거라

 

 

뒤도 봐줘

 

오른쪽, 왼쪽
오른쪽, 왼쪽

 

아주 훌륭한 춤이로군

 

그러면 바로
떠날 준비를 하거라

 

 

아니 잠깐, 잠깐, 잠깐만

 

서 봐

 

무슨 일이신지요?
유비 장군님

 

지금 '무슨 일이냐'라고
물은 거야?

 

아니, 이건 무슨 일이 있는 거지

 

아무렇지도 않겠냐?

 

뭐가요?

 

뭐가 문제냐고?

 

여러 가지가 잘못됐잖아

 

초장부터 잘못된 것 같아

 

좀 미안해, 그런데…

 

절세미인을 데려온댔잖아

 

이 여인이 절세미인 아닙니까?

 

아니, 이건 아니지
이보게, 얼굴 천재

 

무슨 소리냐?

 

형님, 형님

 

생각해 보니 이 시대에
미인이라 함은

 

이런 타입입니다

 

진짜야?

 

시대 고증적으로 말하자면

 

이 여인은 절세미인입니다

 

시대 고증적 미인?

 

그렇구나! 그런 거였냐?

 

그렇습니다, 유비 장군님!

 

저도

 

이렇게 인기 폭발인 저조차도

 

이 여인이

 

이상형입니다

 

형님, 지난번의 공격을
사과하는 척하면서

 

초선을 바치는 겁니다

 

좋아! 가자!

 

정말 괜찮은 거 맞지?

 

시대 고증적 미인이란 거?

 

문제없습니다!

 

"동탁"

 

그래서

 

사과하러 왔어?

 

얍!

 

일단 좋긴 한데
두 번 다신 날 공격하지 마

 

옙!

 

근데 있잖아, 자네 말야

 

 

자네 대답이 헐렁해
이도 저도 아니고 건성이야

 

보통 무장들은 말이지

 

'넵!'이나 '네넵!'
이렇게 대답하거든

 

- 옙
- 야, 너

 

내 말 들었어?
맞고 한번 날아갈래, 자식아?

 

- 죄송합니다
- 뭐라고? 이 새끼가

 

말은 알아듣냐?

 

얘도 화났거든?

 

크앙!

 

암튼 됐고, 뭐 특별히
할 말이 있어서 왔나?

 

넵!

 

동탁 장군님은 징글징글하게
여자를 좋아한다고 들어서

 

- 말투! 그 말투!
- 옙!

 

말투가

 

너무 솔직해!

 

단어 선택 같은 거 신경 좀…

 

장군님의 술자리를
더 즐겁게 만들어 드리고자

 

저희 유비군이 자랑하는
절세미인을 상납하고자 왔습니다

 

그거 좋구먼! 참고로 나는

 

가무가 가능한 미인이 취향이네

 

충분히 만족하실 것입니다

 

괜찮겠냐? 난 자신 없어
시대 고증적 미인 말야

 

괜찮다니까요, 장형

 

시골서 온 사람들이라
큰 기대는 안 하지만

 

그래도 미인 축엔 들어야지
아니면 가만 안 둬

 

죄송합니다, 취향이 아니신 듯하니
다시 오겠습니다

 

절세로구먼!

 

절세미인이라는 말이
모자랄 지경이로군

 

최고로군! 경국지색의 미인!

 

완전 미녀!

 

진짜 나라가 기울어지겠군

 

이럴 수가! 대단한 시대로군

 

근데 여포도 반해야
일이 되는데…

 

실화냐?

 

대성공입니다!

 

딱 이거야!

 

'삼각관의 계'

 

이름부터가 아주 심플한
계략이로군요

 

우리 초선이

 

- 이러지 마세요
- 거기 서 봐

 

기다려줘, 초선아

 

이러면 아니 되어요

 

요 예쁜 것

 

왠지 뜻대로 굴러가는 게
신기하구먼

 

이제 초선에게 맡기고
돌아갈까요?

 

아름답군!

 

다리 아파요
그래도 잘해 볼게요

 

천천히 돌려 볼게요
잘 봐요

 

아주 슬로우로 돌리는 거예요

 

초, 초, 초, 초선아
초선!

 

이제 춤은
아주 충분히 봤거든

 

이 아저씨가 춤으로는
배가 부른 것 같거든

 

그보다 이불 속으로 와
이리 들어오라고

 

저도 그러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근데 뭐? 문제 있어?

 

실은 여포 장군이…

 

어? 여포? 여포가 뭐?

 

여포 장군이 저를
정말 좋아하는 듯하여

 

완전 무서울 정도로
푹 빠져 있어요

 

그거야 당연하겠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절세미인이니까
모든 남자가 좋아하겠지

 

그래도 여포는 내 부하니까

 

상관의 여자한테
손을 뻗치진 않겠지

 

그런데
동탁 장군님과 헤어지라고…

 

뭐? 여포가?
여포가 그런 말 했어?

 

'동탁은 얼굴, 손, 발만
커다랗고'

 

'간도 작고
그곳도 쪼그맣다'라고

 

- 허허
- 늘 이렇게 말해요

 

'동탁은 늘 허둥대며
헛소리나 해 대고'

 

'술 마시면 곤드레만드레 취해
안 웃긴 농담을 마구 해'

 

'놀랄 정도로
시시한 개그만 계속해'

 

'더럽게 음치면서
노래방은 또 좋아해'

 

'게다가 쪽팔리게
성대모사를 하며 노래해'

 

'그 자식 상관이지만
주먹을 빡 날리고 싶어'

 

'한 방에 빠직 꽝 날릴 수 있어!'

 

그만해!

 

사실이다!

 

사실이지만 그만해!

 

여포 그 자식!
프라이버시를 다 폭로하고

 

완전 쓰레기처럼
나한테 모욕을 줬어!

 

'그러니 내 여자가 되거라!'라고…

 

나는 동탁 장군님을
사랑하고 있는데

 

여포는 잘생긴 데다가
막 무섭게 말해요!

 

초선! 내 여자가 될
결심하고 왔나?

 

아니요
동탁이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고

 

뭐라고?

 

늘 이렇게 말해요

 

'여포 자식, 잘생기고 크고
최강이라고들 하지만'

 

'손, 발, 얼굴은 내가 커
내 발 31cm거든'

 

'제대로 싸우면
내가 훨 강하다네'

 

'나랑 붙으면 여포 자식
훌쩍훌쩍 울면서'

 

'결국 굽신거리며
나한테 싹싹 빈다네'라고 해요

 

망할! 동탁 그 새끼

 

저는 여포 장군님을
사랑하고 있어요

 

이도 저도 아니게
반쯤 외국인 같은 이 얼굴!

 

'에스파뇰'

 

그래, 알았다

 

초선, 그대를
나만의 여인으로 만들고 오겠네

 

동탁! 어디서 내 여자를 건드려?

 

밤에 기습이냐?
비겁해!

 

여포, 너…

 

너야말로 부하인 놈이
감히 나한테 이럴 수 있나?

 

닥쳐!

 

내 사랑의 폭주 기관차는
아무도 막을 수 없다!

 

막을 거 거든
완전 막을 거 거든!

 

사람 왕창 부르면
네가 아무리 세다 해도…

 

찔렸구나!

 

초선! 동탁을 끝장냈어

 

이제 둘이 행복하게…

 

감쪽같이 속았군, 여포!

 

소문대로 바보로군

 

뭐야? 초선, 감히 네가…

 

이렇게 허술한 변장도
간파하지 못하다니!

 

안타깝기도 하지

 

내 진짜 모습은
이런 거였어

 

초선, 너는…

 

원래는 이렇게
못생겼었단 말이냐?

 

못생겨서 미안하게 됐네

 

꺼져! 더는 그 추한 모습
나한테 보이지 마!

 

난 절대 포악한 적의
여자가 되지 않아

 

죽어라!

 

다음 생엔…

 

내가…

 

미인이란 말을 들을 수 있는

 

시대에…

 

다시 태어나고 싶어

 

여포 짓이다!
여포를 잡아라!

 

놓치지 마라!
반드시 잡아라!

 

다들 그런 거죠
어느 시대이건 말이죠

 

비교적 간단한 이유로
세상은 바뀌곤 합니다

 

특히나 여자 문제로
나라가 변하는 일이 종종 있지요

 

이렇게 동탁은 여포의 손에
끝이 나지요

 

그 후 군웅할거의 시대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런데 역시 조조가
강했습니다

 

북쪽 지역을 중심으로

 

차례차례 조조가
장악해 나갑니다

 

하지만 장강 남쪽에선
손 씨 가문이 강했어요

 

이쪽은 기후도
아주 좋았거든요

 

대지도 비옥하여 먹을 것이
풍부했습니다

 

여기서 유비는 어쩌고 있었느냐?

 

그냥 이 부근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전혀 성과를 내지 못했지요

 

기본적으로 의욕이란 게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유비군 내부에서도
'능력 있는 참모를 데려오지?'

 

라는 말이 나왔어요

 

'뛰어난 참모를 고용하면'

 

'우리가 더 편하지 않겠어?'라는
생각을 한 거죠

 

전략가를 참모로 두면
얼마나 편하겠냐?

 

그 사람 말대로만 하면
천하를 손에 넣을 거 아냐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제갈량 공명 선생은 상당히
까다로운 분이라 합니다

 

우리 제안을 들어주기나 할까요?

 

그러게 말이에요
기본적으로는 학자니까요

 

그리 쉽게 싸움터에
발 들이진 않을 것 같아요

 

걱정할 것 없다!

 

내가 머리를 땅에 몇 번을
처박아서라도 부탁할 거니까

 

결국 설득할 거다!

 

필요하면 알몸도 될 수 있어

 

웬 알몸?

 

장형, 이제 좀 프라이드를
갖고 살아 보세요

 

천하에서 가장 빨리
무릎 꿇는 남자!

 

그게 나다!

 

전혀 멋지지 않거든요

 

처음엔 우리 성의를
떠보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거절할 겁니다

 

그 후 또 부탁하러 오는지
몇 번이고 다시 오는지

 

그런 식으로 시험할 겁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납작 엎드리시는 건

 

제발 하지 말아 주십시오!

 

공명이란 사람 그런 식이냐?
아주 별로인 놈일세

 

전략가는 그렇게 하여
사람 마음을 읽습니다

 

그 정도로 안 하면
안 된단 말인가?

 

그러니 거절당해도 절대
화내면 안 됩니다, 장형!

 

- 네가 할 말은 아니지
- 저는 화 안 내요

 

- 툭하면 화내면서!
- 저기!

 

저 집입니다

 

이보게, 청년

 

제갈량 공명 선생은 계시는가?

 

매우 송구하옵니다

 

지금 낮잠을 주무십니다

 

깨워

 

- 깨우라고
- 아니, 그건 아니죠

 

이렇게 시험하는 겁니다

 

신사적으로 돌아갑시다
그게 장군의 그릇이죠

 

너 바보냐?

 

얼마나 오래 걸어왔는데!
진짜 멀었잖아!

 

외출해서 언제 올지
모른다는 것도 아니고

 

낮잠이라잖아!

 

맞아요, 낮잠이라면
깨우는 게 맞죠

 

제발 좀! 그게 아니라고!

 

깨우지 않고 낮잠에
방해가 안 되게 물러간다

 

그 정도의 큰 그릇을
보여줍시다

 

그럼 기다리자
낮잠이면 1시간 정도겠지

 

몇 시간 정도 자는데?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 아니, 아니, 아니죠
- 형님, 좀!

 

아마도

 

안 잘 겁니다

 

안 자면서 낮잠 잔다고 하고
우리 반응을 보는 거죠

 

저 새끼가 뻥치고 자빠졌어?

 

화내지 마, 왜 화를 내?

 

그렇군, 장형, 참으시죠!

 

- 너잖아! 난 화 안 냈어
- 죄송해요

 

조용히 돌아가는 큰 그릇을
보여줍시다

 

다시 오자고?

 

너무 멀었어, 다리가 딴딴해

 

'레그 이스 스틱!'

 

같은 말 반복하지 말고
이상한 언어도 쓰지 마세요!

 

아마도

 

세 번 정도 오면
우리 군에 참가할 겁니다

 

- 세 번?
- 넵

 

- 여길 다시 세 번 와?
- 네

 

'스리 타임스'?

 

또 이러시네

 

그러니 의연한 태도로 얘기하고
오늘은 돌아가시죠

 

자, 어서요

 

얘기하세요

 

낮잠 중이시면
방해할 수가 없지요

 

오늘은 이만 물러나고
다시…

 

저기요!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깜박 잠이 들었네요

 

엥? 누구야?

 

제갈량 공명입니다

 

"제갈량 공명"

 

진짜 낮잠이었단 거요?

 

네, 진짜죠
어제 집에서 술 파티를 해서요

 

친구가 늦은 시간에
온 거예요

 

처음엔 싫었는데
마시다 보니 즐거워져서

 

아침까지 마셨죠

 

낮잠이라기보다
그냥 푹 잔 거죠

 

본격적으로 푹 잤어요

 

야, 너는 왜 손님 오셨는데
날 안 깨운 거냐?

 

그럼 안 되지!
얘가 아르바이트라 그래요

 

아르바이트니까 용서해 주세요
죄송해요

 

이 사람, 괜찮냐?

 

공명 선생은 복룡이라 불리는
현자라 들었습니다만

 

맞습니다, 복룡!

 

아직 숨어있는 용!

 

일단 세상에 나가면

 

단번에 승천이 가능한
그러한 타입의 남자입죠

 

괜찮아, 이 사람?
왠지 너무 가벼운데?

 

유비 현덕 장군 되시지요?
알고 있소이다

 

그렇소

 

저에게는 무슨 용건이시죠?

 

실은 우리 군이
북으론 조조, 남에는 손권이 있어서

 

어디서 쳐들어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 군의 참모를…
- 하겠습니다!

 

아니, 아직 설명이
안 끝났는데

 

업무 제안이죠? 군 참모?
할게요, 하겠습니다!

 

제갈 양해 공명! 양해 완료!
하면 하는 남자죠!

 

아니 잠깐
당신 진짜 제갈공명 맞아?

 

맞아요, 제갈이고 공명이죠
문제 있습니까?

 

아닙니다! 꽤 까다로운
분이라 들어서요

 

까다롭습니다

 

평소에는 까다롭지요

 

평소에는 대략
이런 표정입니다

 

보통 이런 얼굴로

 

이 표정으로 맑은 날엔
밭을 갈고, 또 갈고

 

비 오는 날엔 잡니다
온종일 자죠

 

말 그대로 '청경우독'!

 

'읽을 독'이 없었잖아?

 

'청경우독'의 '독'은
어디 갔어?

 

비 오는 날 책 안 읽죠?
읽어야 '독'이죠

 

잠만 잔다면 '청경우잠'이겠죠

 

웃겨, 웃겨, 완전 알겠어

 

말씀 참 잘하셔
'청경우잠'이라니

 

언어 센스 장난 아닌데?
아주 좋아!

 

나 지금 무지 짜증 나거든?

 

학자라면 책을 읽으시죠

 

- 이 사람 바보 아니에요?
- 무례하게!

 

바보라니 서운하게!
잘 들으시게

 

함께!

 

함께 싸워서 평화로운
세상을 되찾읍시다!

 

그런 겁니다

 

고용합시다요
고용합시다, 어이!

 

고용합시다요
고용합시다, 공명!

 

고용합시다요
고용합시다, 공명!

 

못 참겠어, 쥐어패고 싶은데

 

우리가 제안하러 왔는데
역으로 취업 활동 모드잖아?

 

고용합시다요, 공명!

 

야이, 너!

 

네가 먹은 술자리
네가 정리하랬잖아?

 

잽싸게 못 치워?

 

누구?

 

아내예요

 

저보고 집에서
빈둥빈둥 놀지 말고

 

직업을 가지라고 난리예요
오늘 특히 심기가 안 좋죠

 

빨랑 안 치우면 한 달 동안
밥 없을 줄 알아!

 

한 달이나?

 

유비 장군, 어떻습니까?
저를 전략가로 쓰시겠습니까?

 

고용하시죠, 속전속결로
결정을 내리십시오

 

한번 써 보세요, 저 굉장해요
잘하는 남자라고요

 

누구도 생각 못 한
전술을 짜내고요

 

아직 그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진형도 떠오를 겁니다

 

병사들도 '새로워! 완전 새로워!'
라고 외치고요

 

그리고 회식할 가게도
끝내주게 잘 고르죠

 

가게도 잘 고르고
건배 외치는 것도 남달라요

 

넘버2에게 건배 선창을 시킵니다

 

보통 넘버1이 외치잖아요?

 

하지만 넘버1이 즐거워지려면
넘버2가 외쳐야 한다는 이론인데

 

저는 그쪽 학파죠

 

즉, 넘버2가 외치고
흥이 오른 그 순간에

 

마지막 가장 피크일 때
제가 한 번 더 건배를 외칩니다

 

그때는 제가 해요
최후에 넘버1이 건배를!

 

건배 얘긴 됐고요

 

건배 얘긴 됐단 거
그건 받고요

 

세 분 중 누구 생일엔
비밀 서프라이즈 파티 있어요

 

세 분께는 비밀이죠
서프라이즈니까

 

선물도 갑자기 '짠!'하고
나옵니다

 

헉, 이거 뭐야?
아, 오늘이!

 

- 그 얘기도 됐고요
- 내 생일인 걸 어찌…

 

안 치우면
가내 수공업 못 하잖아!

 

그 인간 썩 끌고 와
아르바이트, 너!

 

건배, 생일 파티까지 감안해서
고용하시죠!

 

유비 장군!
고용합시다!

 

우리 함께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봅시다!

 

잡아당기지 좀 마
왜 자꾸 거길 당기냐?

 

저 사람 쓸 거야?

 

글쎄요

 

재미있는 사람이긴 하네요

 

그러게, 재미있긴 해

 

이 무렵 조조는 북부를
지배하고 있었는데요

 

최대 세력이 되어
황제의 환심을 사서

 

한나라의 승상이라는
지위를 얻게 됩니다

 

승상이란 황제 다음인
넘버2의 지위입니다

 

황제가 어린아이였으므로
정치도 군사도 실질적으로

 

조조가 최고의 권력을
손에 쥔 거였지요

 

서라, 서라고!
다 잡을 거야!

 

여긴가?

 

어디 있지?
어디로 갔느냐?

 

- 조조!
- 조조 장군님!

 

비키거라!

 

어딨냐? 어디?
어디 있을까나?

 

그만하게, 조조

 

예쁜이들, 어딨냐?

 

잡았다!

 

말 좀 들어, 조조!

 

그만하라니까!

 

장군님!

 

"순욱"

 

이러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조조! 좀 진정하라고

 

아직 청춘인 줄 아는 거냐?

 

영웅은 원래
여자를 좋아한다니까

 

지나치잖아!
여자만 밝히는 거지!

 

장군님은 이 나라 승상입니다

 

이런 모습으론 부하들에게
흉이 됩니다!

 

그만 좀 해!

 

목소리 왜 저래?

 

- 진짜 싫어
- 왜 저런대?

 

- 뭐래?
- 분위기 깨고

 

딴청 피우지 마

 

엄청 큰 목소리나 내고

 

장난 그만해!

 

무슨 일인가, 하후돈?

 

이렇게나 바쁜 나를
멈추게 하다니

 

정말 중요한 일인가 보군

 

바쁘긴 뭐가?
노느라 정신 나갔던데

 

날마다, 날마다

 

전쟁, 또 전쟁

 

잔인한 전투의 나날들 속에

 

일시적인 평온을 주는 것

 

그것은 무엇인가?

 

나도 내가 바라서
사람을 베며 사는 게 아니다

 

남는 것은 슬픔과 허망함뿐

 

난세를 살아가는 건
괴로운 일이다

 

알아주게, 하후돈

 

순욱

 

그런 나를 유일하게
달래주는 것

 

그게 바로

 

여자라네
그럼 간다!

 

가지 마!
진짜 그럴 때가 아니야

 

하마터면 '어서 가세요'라고
할 뻔했습니다

 

음악도 쫙 깔렸고요

 

진짜 왜 이래?

 

눈가리개하고 잡은 애랑
하기로 했는데!

 

내가 눈가리개 벗긴 후에
잡았잖아!

 

대체 뭔데 그래?
빨리 말해

 

유비가 제갈량 공명을
참모로 스카우트했답니다

 

뭐라고?

 

여태 어중간한 바보라
업신여겼지만

 

제갈량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져

 

그렇군

 

유비군이 오나라 손권과
동맹이라도 하면

 

아주 성가신 일이 됩니다

 

그런 생각을 할까?

 

공명이라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괜히
싸움을 걸 순 없어

 

왜냐하면 난 이 나라에서
꽤 높은 인물이라 말이지

 

그러니까 황제께 부탁하여

 

유비와 손권을 역적으로 몰아
토벌 명령을 내려달라 하십시오

 

그러면 나라의 명령이니
당당히 싸울 수 있고

 

방해되는 자들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우리 참모도 아주 뛰어나군

 

그럼 조조, 급한 상황이니
곧바로 황제께…

 

일단은

 

- 한 번 하고 올게
- 하지 말라니까!

 

승상! 제발 황제께

 

칙령을 받아주십시오

 

알았다니까

 

이렇게 역적 퇴치 명령을
받은 조조는 말이죠

 

'장판파 전투'에서
유비군을 추격합니다

 

그러니 유비군은
백성들을 이끈 채로

 

계속 도망치는 날들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 유비의
첫 번째 부인인

 

미부인이 미처 도망을
못 가게 됩니다

 

바로 그때, 삼국지에서
최고 미남으로 유명한

 

조운이 활약할 자리가
생깁니다

 

"미부인"

 

조운은 홀로
이 전장으로 돌아와서

 

유비의 아이를 구해낸다는

 

너무나도 삼국지 최고 미남다운
활약을 하게 됩니다

 

죽어라!

 

부인! 부인!

 

조운 장군!

 

이 몸, 조운이 나타났으므로
이제 안심하십시오

 

절망적인 위기에 '짠'하고 나타나
약자를 구해내는

 

이 몸, 조운에게
자제분을 맡기십시오

 

부탁하겠네, 조운 장군

 

맡겨주십시오

 

보아라!

 

유비 장군의 아드님, 아두는
이 몸이 맡게 됐다!

 

잠깐, 잠깐, 그걸 왜 알려?

 

가만있으면 안 들키는데!

 

뭐라고? 그렇다면!

 

그 옆의 여인은
유비의 아내로군!

 

그렇다!

 

둘 다 내가 호위하여
유비 장군 곁으로 모신다!

 

진짜냐?

 

무리, 무리, 완전 무리야
저 많은 적들 안 보여?

 

붙잡히면 난 인질로
이용될 거야!

 

도망치려면 빨리 도망쳐!

 

그럼 도망칩시다

 

이거 보라고

 

완전 망했어

 

포기하지 마십시오, 부인!

 

이 몸, 조운

 

백 명 정도는 거뜬히…

 

어머나!

 

부인!

 

미부인!

 

미부인!

 

"장판파"

 

'장판파 전투'에서 패한
유비군은 남쪽으로 퇴각

 

조조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
손권군과 동맹을 맺고자 합니다

 

"하구"

 

조조가 무지하게
세력을 키웠단 말이죠

 

요전에도 진짜 식겁했잖아요

 

이런 경우

 

멍하니 있다간 단숨에 쾅!

 

'콰콰쾅'하고 당하게 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요

 

그럴 리 없어
굳이 이런 데까지 오겠어?

 

아니, 아닙니다

 

얼마전, 우리와
오나라 손권에 대해

 

역적이니 토벌하라는
칙령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안 그래도 이곳은 기후도 좋고

 

곡식도 풍부하고
그들은 추운 북쪽에 있잖아요

 

욕심이 날 겁니다
노리고 있겠죠

 

이 일대의 땅, 여기 전부 말이죠

 

그래, 알았다!

 

줘 버리자, 이 지역

 

조조의 부하가 되자
난 정말 괜찮아

 

장형이 '백성을 버릴 수 없다'라고
멋진 말을 해서

 

진짜 열심히 싸웠다고요!

 

백성들은 나를
엄청 훌륭한 사람으로 알아

 

난 칭찬받는 거 아주 좋아해!
칭찬받고 성장하는 타입이야!

 

조조는 절대 칭찬 안 해요

 

장형 같은 남자를
아주 싫어할 것 같은데

 

절대 칭찬 안 해요

 

그 자식은 스스로를
아주 좋아하니까요

 

이렇게 대화 중에도
말 자르고 끼어들어서

 

'근데 말야, 근데 말야'
이런다고요

 

모든 걸 자기 이야기로
끌고 가는 타입

 

나도 같은 타입이라 의외로
잘 맞을 수도 있어

 

그 반대겠죠

 

둘이 함께 대화하게 되면

 

'근데 말야', '아니 근데'
'아니 근데', '근데 말야'…

 

결과는 말싸움

 

- 근데 말야
- '근데 말야' 금지

 

- 아니 근데
- '아니 근데'도 금지

 

그 사람은 싸움을
진짜 좋아해요

 

아니 근데, 싸움은 얘들이 하니
난 괜찮거든

 

아니 근데, 저희도
할 때는 제대로 하잖아요

 

아니 근데, 장형도 때로는
싸움에 나가시죠

 

그건 아니지, 근데 말야
너희가 나가면 되거든

 

아니 근데
근데, 근데 말이에요

 

그놈은 늘 모두에게
전투에 나가라고 말해요

 

근데 말야
다 귀찮아, 이제!

 

형님

 

공명 선생 말씀대로
오나라 손권과 동맹을 합시다

 

손권은 좋은 놈이야?

 

손권은요

 

바보!

 

누구 말이건 듣는

 

바보!

 

"손"

 

'칙령을 받들어 죄인을 토벌하고자
남쪽으로 향한바'

 

'형주의 유종은 저항도 없이
항복했다'

 

"손권"

 

'앞으로 수군 80만을 이끌고
오나라 땅으로 가서'

 

'손권 장군과 함께
사냥하고자 한다'

 

'함께 사냥하자'는 것은
전쟁으로 승부를 내자는 뜻입니다

 

싸웁시다!

 

우리를 깔본 조조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줍시다!

 

그게 좋겠군!

 

하나 수군 80만이라는
압도적인 전력 차이도 있고

 

조조를 거역하면
국가의 역적이 됩니다!

 

강 아래쪽 백성을 위해서라도
항복해야 합니다

 

확실히 그게 낫겠군

 

조조야말로 역적입니다!

 

한차례 교전도 없이
항복할 순 없소!

 

당장 병사를 모아
진을 쳐야 합니다!

 

- 그 말도 맞군!
- 백성은 난세의 종결을 원합니다!

 

이번엔 조조에게 항복합시다

 

그 말도 일리가 있군

 

괜찮구먼, 바보도!

 

다만

 

성가신 사내가 한 명 있지요

 

그게 누군데?

 

주유

 

- 정말 짜증 나!
- 정말 짜증 나!

 

너는 말 사이가 쓸데없이 떠

 

상영 시간 낭비라고

 

또 등장할 때마다
요상한 빛에서 나오잖아?

 

너야말로 진짜
성가신 사내거든?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삼국지 최고 미남
조운이니까요

 

시끄럽거든

 

그 망할 대사 간격 탓에
난 부인까지 잃었거든

 

그땐 대사 간격이
절대 충분하지…

 

됐어, 이제 그만해!

 

형님, 지금은 역시
공명 선생 말대로

 

손권과 동맹을 맺는 수밖에…

 

관우, 넌 너무 진지해

 

너무 본론만 말하잖아

 

어쩌실래요?

 

절대 칭찬하지 않는 전쟁꾼, 조조

 

바보에다가
바로 칭찬해주는 손권

 

- 어느 쪽으로…
- 손권!

 

재빠르군요

 

역시 칭찬으로
성장하는 타입!

 

- 조조와 손권?
- 손권!

 

동맹을 맺기 위해 공명은
손권을 찾아갔습니다

 

"시상"

 

장군님!

 

유비군의 제갈량 공명 선생이
도착했습니다

 

"노숙"

 

머리가 아주 비상하다는
그분이신가?

 

맞습니다!

 

끝내주게 머리 좋다고 소문난

 

제갈량

 

공명입니다

 

정말 머리가 좋아 보이는군

 

그런데 우리는
어찌하면 되는가?

 

항복하시는 게 좋습니다

 

- 외부인이 무슨 소리야?
- 유비군 참모는 못 믿는다!

 

이유가 무엇인가?

 

압도적으로 이쪽 병사가
적기도 하고

 

어찌 보아도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닙니다

 

우리 군은 약한가?

 

약합니다!

 

그럼 항복!
항복하는 쪽으로 가세

 

다만!

 

유비군은 항복 안 합니다
왜냐하면!

 

의를 지키고
치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단지 그뿐입니다

 

그럼 나는 의를 깨뜨리고
치욕을 당하란 말인가?

 

알겠네!

 

그렇게 바로요?
뭘 아셨다고?

 

치욕이란 게 뭐야?

 

그건 신경 쓰지 마십시오

 

공명 선생이 말하고자 하는 건

 

그러니까 우리는
꽤 약하지만

 

그래도 싸우는 게 낫지 않은가?
뭐 그런 거죠

 

그럼 싸우도록 하지

 

잠깐만! 기다리시오!

 

"주유"

 

예고 없이 찾아온

 

어디 말뼈 같은 놈의
말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말뼈는 또 뭐야?

 

주유 장군, 이분은 유비군 참모
제갈량 공명 선생입니다

 

그 공명 선생이로군

 

그런 의견을 말한 걸 보니

 

중과부적의 상황에서 조조군을
쳐부술 방책이 있단 거로군

 

- 있소!
- 들려주시오!

 

그것은

 

그것은
지금부터 생각할 겁니다

 

지금부터? 그럼 방책이
없다는 말과 같잖소!

 

있소, 있다니까!
아주 많이 있소!

 

너무 많아서 '무엇을 고를까?'
하는 얘기지요

 

그런 거 있잖아요

 

이쪽 느낌이나
게다가 저쪽 상황이나

 

날씨나 하늘 같은 거
또 각자의 그 뭐더라?

 

강점이나 약점 같은 걸 알고서…

 

뜬구름 잡고 있습니다!
완전 뜬구름!

 

장군, 이렇게 애매모호한 자를
믿으면 안 됩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꼭 이깁니다!

 

진짜 이깁니다!

 

조조가 몇만 병사를
이끌고 있는지 아나?

 

몇만인데?

 

- 뭐?
- 몇만 명이냐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무지 무지 많거든!

 

- 애매모호하네!
- 우린 3만밖에 없어!

 

알고 있소이다!

 

결론적으로 조조와 화해할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뭔데!

 

이곳의 절세미인 소교를
조조에게 넘기면 됩니다

 

조조는 예전부터
소교에게 관심이 있었다지요

 

이 자식이!

 

소교는 내 아내거든!

 

그러세요? 몰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좋다! 소교를 넘기도록 하자

 

내 아내라고 했잖아!
'저스트 나우'!

 

조조 자식
내 아내를 노린 거였군

 

여자를 심히 좋아한다고
들었소만

 

눈에 든 여자는 어떻게든
그 무슨 짓을 해서라도

 

슬쩍 테이블 밑에서 손을 잡는대
아무도 몰래…

 

다들 눈치채고 '손 잡은 거지?'
하는데도 절대 안 놔

 

이 판국이면 어쩔 수 없다!

 

가자! 나가자!

 

전군을 이끌고
조조군과 싸우겠다!

 

조조를 쳐부순다!

 

우리의 힘을 보여줍시다!

 

잠깐, 잠깐 기다려 봐

 

그런데 조조는 말이죠

 

유비와 손권 연합군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커다란 배를 잔뜩 띄우고

 

장강을 내려와 진을 칩니다

 

그것이 그 유명한 적벽대전이죠

 

지금 모습은 이렇다죠

 

페인트로 쓴 것 같은데요

 

약간 조잡하게
'적벽'이라 쓰여 있습니다

 

솔직히 약간 실망스러운
관광지가 돼 버렸지요

 

조금 안타깝습니다

 

어쨌든 여기서 삼국지 전반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적벽대전이 일어나게 되지요

 

적벽대전에 관해서는
재미있는 일화가 아주 많습니다

 

정말 많지요

 

그런데 저의 신해석으로는요

 

'사실은 이러지 않았을까?' 싶은

 

새로운 의견이 있으니

 

꼭 한번 참고해 보십시오

 

손권은

 

바보더군요

 

심각한 바보였어요

 

주유가 좀 걸리적거렸는데

 

의외로 쉽더라고요

 

한 가지 말해도 되려나?

 

하십시오

 

이길 수 없잖아

 

무슨 말씀이신지?

 

'무슨 말씀이신지?'라고
할 때가 아니야

 

저기 좀 봐

 

대체 몇 척이야?
거대한 배가

 

게다가 병사가
얼마나 타고 있겠냐?

 

이건 100% 지는 거라고!

 

그냥 지는 게 아니라
완전히 찌부러질 거야

 

그야말로 대패!

 

갈기갈기 찢어지지

 

'갈기갈기 오브 더 갈기갈기'

 

'갈기갈기 오브 더 이어'라고!

 

유비 장군

 

지금부터 전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말씀드리지요

 

말해 보시오

 

- '네버 기브업'!
- 시끄러워!

 

닥쳐달라고

 

의외로 이길 수도 있다는
근거가 있긴 해?

 

있습니다
맡겨주십쇼, 있다고요

 

자, 그럼 말야
지금 당장!

 

쟤네가 지금 당장
공격해 오면 어쩔 거야?

 

그러면 허둥지둥하겠죠

 

일단은 허둥지둥

 

'일단은'이라니?

 

좋아, 일단은
허둥지둥해 보자고

 

- 오케이
- 허둥지둥해 보자고

 

- 해 볼게
- 오케이

 

조조군이 쳐들어왔다!

 

허둥지둥! 허둥지둥!

 

- 우왕좌왕!
- 허둥지둥!

 

큰일 났다, 큰일이야!

 

- 우와, 허둥지둥
- 우왕좌왕

 

- 허둥허둥
- 큰일이다!

 

- 쾅!
- 아야, 아야

 

'쾅'이라고

 

허둥지둥하는 사이에
배가 여기로 온다고

 

못 와요
장강을 뭘로 봅니까?

 

죽자고 노를 저어야 하는데
절대 못 와요

 

쟤네가 죽자고 '영차, 영차'
하는 사이에 우리는

 

'파박'하는 거죠

 

지금 그 '파박'은 뭐야?

 

그거야 '파박'이죠
그냥 막 '파박'!

 

파박 모르시나?

 

너 진짜 뉘앙스로 말하는 거
그만해라

 

난 이런 강가에서 뒈지기
진짜 싫거든!

 

비켜, 비켜!

 

주유! 주유!

 

왜 불러?

 

"황개"

 

조조가 소교를 노린다는 게
사실인가?

 

공명이 그렇게 말했다고!

 

왜 그리 쉽게 믿는 거야?

 

네가 조조하고 싸우게 하려고
지어낸 이야기일 수도 있어

 

뭐야?
공명 그 자식, 가만 안 둬!

 

너 이 자식, 공명!

 

나를 속였어?
조조는 소교를 노리지 않잖아!

 

미안하지만, 노립니다

 

- 관심 없잖아!
- 관심 있어

 

- 안 노린다고
- 노리거든요

 

- 뻥치는 얼굴이네
- 진실한 얼굴인데요

 

- 완전 뻥이야, 안 속아
- 진짜거든요

 

여기 증거요! 증거 있거든요

 

- 보여줘
- 싫거든

 

- 내놔
- 싫은데

 

'보여주십시오'라고
공손히 말해야지

 

보여주시옵소서!

 

자, 여깄어

 

조조의 화살 작대기는…

 

'소교'!

 

진짜였군!

 

망할 놈의 조조 자식!

 

저런 걸 믿어주는구나

 

소교! 당장 이곳을 떠나서…

 

들었어요

 

"소교"

 

저를 넘기면 조조가
평화를 약속해준다죠

 

근데 지금 뭐 하냐?

 

제가 당장
조조에게 가겠습니다

 

- 그럴 필요 없어
- 오나라가 이길 수 없잖아요

 

이기도록 열심히 싸울게!

 

저 하나 희생하면
오나라가 살 수 있어요!

 

- 그러지 마
- 아니, 갈래요

 

- 가지 마
- 갈래요

 

- 안 돼
- 간다고요

 

- 안 돼, 가지 마!
- 갈래요, 간다고!

 

- 가지 마!
- 갈 거야!

 

대체 왜 이러는데?

 

내가 싫어진 거야?

 

- 아니… 좋아해요
- 말줄임표 뭐야?

 

무지 좋아하지요
진심 좋아한다고요

 

대체 뭐야?
그 말투는?

 

알았어! 조조한테
가고 싶은 거지?

 

예쁜 옷도 많이 넣고

 

장식도 잔뜩 싸 들고

 

조조한테 가서

 

'제가 왔으니
오나라를 구해주실 거죠?'

 

그러면 조조가

 

'전쟁 따위 상관없어
네가 예쁘기만 하면 돼'

 

갑자기 훅 들어오는 대사에

 

'어머?'하고 놀라는 소교

 

'전쟁 따윈 잊고'

 

'내 성으로 들어와'
라고 하는 조조

 

소교, '하지만 제겐
사랑하는 남편이 있어요'

 

'뭔 상관이야
약한 나라의 장군 따위 잊어'

 

'그건 아니 되어요!'

 

'미리 말하는데
나 아주 세거든'

 

'상관없어요!'

 

'남자는 역시 힘이 세고 봐야지'

 

'우리 남편도 강해요!'

 

'내가 더 강해'

 

'우리 남편이 더 강하다고!'

 

'아니, 내가 더 세'

 

'남편이 더 세다고요!'

 

'내가 강해'
'남편이 더 강해요!'

 

'내가 더 세!'

 

'네, 당신이 더 세다고요!'

 

'사랑해요'

 

'결론적으로'

 

'사랑해요'
이러겠지!

 

그만 좀 해라, 주유!

 

그리고 소교도 갈 필요 없어

 

조조가 널 진짜 원하는지
알 수 없다니까

 

그런 거였구나

 

왜 실망하는 표정이지?

 

여심이지!

 

복잡한 여심을 이해하라고!

 

진짜로 반드시 이길 수 있어요

 

그럼 유비 장군 손에도
나라가 하나 들어오고

 

'천하 삼분지계'가 성립되지요

 

근데 주유가 동맹을
안 하려고 하잖아?

 

할 겁니다

 

조조가 아내를 노린다는
거짓말에 홀딱 넘어갔어요

 

야! 공명!

 

난 안 속아!
조조는 소교에게 관심 없고

 

소교도 나를 사랑하니
절대 조조에게 안 가!

 

뭐가 홀딱 넘어가?

 

그러니 조조와의 전쟁은
없는 거로 하시죠

 

- 그럼 이만
- 그럼 이만

 

조조는 말이지요

 

주유 장군 이름도
틀리게 발음한다고 들었어요

 

'쇼유'라 부른다던데

 

뭐라고!

 

'회 찍어 먹는 간장 아니야?'라고
말했다던데요

 

가만 안 둬!

 

속으면 안 돼
완전 뻥이라고

 

쇼유는 그나마 나은데

 

수프라고도 한다지요

 

수프라 한다면
완전 다른 얘기로군

 

쇼유? 수프?
수프 장군이라니!

 

게다가 '손권군은 수군이라
물 종류를 좋아할 테니'

 

'함락시켜서 풀장이라도
만들게 할까?'라고 지껄인다던데

 

'유수 풀장!
걔네는 만들 수 있겠지'라고

 

'미끄럼틀도 만들면 좋겠네
아주 좋아'

 

'영차, 영차, 영차'

 

'대욕장도 만들어서
남녀 혼욕은 어때?'라고 한대

 

조조 그 자식이!

 

나뿐 아니라 우리 군까지
모욕하다니 참을 수 없다!

 

전쟁이다! 조조군!

 

나는 싸울 것이다!

 

잠깐만, 주유!

 

조조! 조조!

 

조조! 조조!

 

조조!

 

조조! 조조!

 

자네도 참, 이렇게 승산 없는
전쟁을 잘도 받아들였구먼

 

인간은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게 많으니까요

 

실패하면 배우면서 동시에
죽는 거 알지?

 

그럴 수도 있겠네요!

 

얘는 뭐가 웃긴다고 이런대?

 

또 거짓말이었나?

 

신경 꺼
침착하게 행동하자고

 

유비 놈에 공명 자식

 

슬프지만 우리 군주가
공명을 완전히 믿고 있어

 

군주님이 납득하는 형태로
공명을 제거하려면

 

역시 이 방법밖에 없어

 

알았소

 

주유! 즐거운 잔치라네
같이 마시게

 

공명 선생, 조조전에서 무력으론
우리가 압도적으로 불리하니

 

당장 무기를 제대로
갖추어야 합니다

 

드디어 마음을 먹었구먼
잘됐네요

 

저 가벼운 사내는 분명
이 조건을 확 받을 거야

 

일단 화살을 10만 자루
준비해 주십시오

 

준비하지 못하면 당신은

 

참수다!

 

- 그런 바보 같은 얘기가…
- 그러지요!

 

빠른데!

 

왜 늘 그리 가볍게
일을 받아들여?

 

불가능해
10만 자루라니

 

시간이 없습니다
며칠 걸리겠습니까?

 

3일이면 충분합니다

 

뭔 소릴 하는 거야?

 

3일이라

 

하긴 조조군도 정찰을 끝내고
곧 쳐들어올 테니까요

 

그러니까 3일!

 

잠깐!

 

화살 만들 재료는 어딨죠?

 

그런 건 없소

 

나무를 잘라 일일이
막대를 만들고

 

화살촉도 없으니
만드시오

 

깃털도 꼭 달아주시오

 

키트 없어? 화살 키트

 

그런 건 없소!

 

엄청 후회 중이지?

 

울고 있냐?

 

화살 키트라니
들어 본 적도 없어

 

있을 리가 있어?

 

화살 키트라니

 

하루에 백 자루밖에
못 만들었네!

 

약속한 물량의 1/1,000이라니

 

어쩌실 겁니까?

 

몰아쳐서 만들어야죠

 

앞으로 9만 9천 9백…

 

- 무리야
- 가능해요

 

- 못 하잖아!
- 아니요!

 

할 수 있어요!

 

그 긍정 마인드 한 방울이라도
가져 보고 싶구먼

 

미안해
10만 자루는 역시 무리야

 

"황 부인"

 

당연하지! 넌 모레
주유 손에 죽으면 돼

 

그런 말 하지 말고

 

평소처럼 굿 아이디어를
알려줘

 

뭐야, 주유를 속일 수만
있게 해달라더니

 

조조와 소교에 대한 허풍은
완전 효과 있었지?

 

맞아, 그 작전은 정말 고마웠어

 

근데 지금 또 위기야
아이디어 좀 줘

 

너는 진짜

 

나 똑똑한 거 믿고
뭔 제안이건 막 받냐?

 

넌 눈곱만큼도
생각을 안 하지?

 

- 난 영업 담당이야!
- 그게 자랑할 일이냐?

 

잘못했어요, 미안해요
죄송합니다

 

근데 지금 진짜로
진짜 엄청 곤란해요

 

제발 생각 좀 해주세요

 

모레까지 화살 10만 자루

 

내가 마술사냐?

 

부탁드립니다!

 

진짜 답 없는 인간이네

 

넌 답은 없는데
운은 따라주는 놈이네

 

몇 자루 완성됐죠?

 

백 자루 정도 만들고
포기했어요

 

왜 만들겠다는 말을 했소?

 

10만 자루라는 무리한 요구를
왜 쉽게 받아들인 거요?

 

이해가 안 되네요

 

지금은 저도 완전 동감입니다

 

그러니 당신을 참수하겠소!

 

왜 지금 이러세요?
검 넣으시죠

 

제발 이러지 마세요
당장 참수라니

 

참수 진짜 좋아하시네

 

이건 단독 참수잖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참수하면
역사책에도 안 남아

 

그러니 들어 봐요, 주유 장군

 

볏짚을 두껍게 덮은 큰 배를

 

20척 정도 준비해 주시오

 

그 배 타고
유비군 싹 다 도망치게?

 

아니요, 좋은 생각이
떠올랐거든요

 

완전히 포기했나 보군

 

그러면 도망칠 준비를 하자

 

잠시만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들었어요

 

아니, 이번에는 절대 안 됩니다

 

철수하죠, 형님, 장형!

 

- 그렇지?
- 네

 

가자

 

자기편한테도 버림받는군

 

드디어 사기꾼을 몰아내게 됐군

 

자, 여러분, 배를 띄우세요

 

조조군과 가까워지면
큰북을 둥둥 울리는 겁니다

 

짙은 안개 속에서 볏짚을 덮은
배를 본 조조군은

 

적의 습격이라 착각하고
화살을 마구 쏘아 댄 겁니다

 

실제로 안개 탓에
잘 안 보이기도 했고

 

북소리에 겁도 먹은 거죠

 

정말 바보처럼 말이죠

 

활을 계속 쏘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공명이
조조군의 화살을

 

잔뜩 손에 넣었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이것에 대해

 

공명의 아내 아이디어였을 거라는
견해를 발표했습니다

 

공명의 아내 황 부인은
정말 머리가 좋았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일설에 따르면

 

공명이 기상이나
병법에 대해 모두

 

황 부인에게 배웠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방법도

 

실은 황 부인 아이디어였는데

 

마치 자기 생각인 것처럼
말했을 거라 추측이 됩니다

 

그래? 우리 활을 가져간 거야?

 

제갈량 공명 진짜 머리 좋네!
장난 아니네

 

칭찬하고 앉았을 때가 아니야

 

좋아, 우리 활을
되찾기 위해서

 

도둑들을 대거 투입하면 어때?

 

투입할 도둑도 없고
성가신 일이니 관두게

 

그럼 됐어
활은 많이 있으니까

 

활이 많아도 쏠 사람이 없으면
소용없잖아?

 

저쪽은 사람이 적다잖아

 

강 너머로 보낸 밀정이
돌아와서 그리 말했어

 

그러므로!

 

3일 후!

 

강기슭으로 쳐들어간다!

 

그러면

 

오늘 밤엔 승리를 위한
잔치를 하자!

 

죽도록 마시고 놀자!

 

대단하세요

 

병사들 흥 돋우는 건
천재라니까

 

"허저"

 

잠깐 멈추어라, 허저!

 

진짜 재미있는 춤인데
다 같이 추도록 해라

 

모두 함께!

 

다들 웃통 벗어!
춤을 춘다!

 

잘한다, 허저!
신나게 춰라!

 

"3일 후"

 

출격한다!

 

장군님!

 

장군님!

 

큰일 났어요!

 

망했어요!

 

무슨 일이냐?

 

숙취야? 오후인데도?

 

역병이야

 

역병? 심각한 거네?

 

배 까고 춤추다 걸린 감기가
역병이 됐어요

 

뭐? 배 춤을 추다가
역병이 돼?

 

배 춤을 추다가

 

역병이라니

 

밖에는 절대 말도 못 하겠네요

 

이 상태로 출정은 불가능해

 

배 춤 개발한 놈 누구야?

 

저의…

 

저의 배 춤이…

 

너무 재미있었던 탓에!

 

후회하지 마라, 허저!

 

너의 춤은 확실히

 

재미있었다

 

- 뭐? 역병이 돌고 있다고?
- 네

 

수백 명이 감염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렇다고 한다면!

 

돌아갑시다!

 

아니, 잠깐, 잠깐!
있어 봐요

 

역병이 돈다는 건 기회죠
지금 공격하면 이깁니다

 

바보냐? 쳐들어가면 역병 옮아서
돌아오게 생겼는데!

 

마스크 쓰면 안전합니다

 

안 돼, 위험하다고!
돌아가야 해

 

균이 날아온다고!

 

바람이 이쪽으로 불어오는데

 

저쪽에서 마구 날아온단 말야!

 

마스크 필터 구멍이 이만하다면

 

균은 요만하니까
마스크를 뚫고 '슝'하고

 

확 점막으로 들어와

 

'갓텐' 방송에서 봤거든
확실해

 

- 노 갓텐입니다
- 진짜라고

 

노 갓텐이라고요

 

- 거리가 있어서 균이 사라져요
- 아니, 절대 아냐

 

공기 중으로 날아와
균이 온다고!

 

- 당장 돌아갑시다!
- 괜찮다니까요

 

주유 장군

 

나는 역병은 싫으니
돌아가겠습니다

 

공명 선생! 저희 형님은

 

한번 말하면 끝입니다

 

그렇게 강한 신념을 가진
사내입니다

 

프로의 자세야?

 

그게 무슨 신념이라고

 

굉장히 제멋대로군
당신네 장군은

 

제멋대로 아니야!

 

알겠습니다

 

뭘 알겠다는 거야?
뭐지?

 

툭하면 튀려는 저 사람을
어찌 이해할 수 있지?

 

그러면 우리의 동맹은
없었던 거로 하죠

 

그러지, 하지만

 

만일 조조군에 이기게 되면

 

우리도 함께 싸운 거로 해주게

 

봐, 제멋대로 맞잖아

 

유비 장군, 절대 그렇게는…

 

- 알았소
- 진짜 호인일세

 

- 고맙소
- 뭐 좋다고 인사까지 해?

 

됐다! 이제 가자

 

저는 남겠습니다!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뭐라고?

 

부디 뜻대로 하시오!

 

- 어서 가자고
- 이길 비책이 있습니다!

 

난 못 해! 역병 무서워
절대 안 해!

 

제멋대로가 아니야!

 

제멋대로야

 

진짜 가 버렸구먼

 

자, 공명 선생
이길 수 있는 비책은?

 

화공입니다

 

말도 안 돼! 이 계절엔
역풍이 불어와

 

유비 장군이 말한 대로야

 

역풍 속에 불로 공격하면
바람에 커진 불이 우리를 덮쳐

 

여기서 제가
순풍을 불게 하겠소!

 

- 뭐라고?
- 장난해?

 

순풍 불게 못 하면

 

참수!

 

참수를 진짜 좋아하네
주유 장군은!

 

왜 그리 참수를 하고 싶어?

 

공명 선생
잘 좀 들으시오

 

이 계절에 이 땅엔
늘 역풍만 분다니까요!

 

불게 해드리리다!

 

순풍을!

 

엄청난 말을 해 버렸어
사람들 앞에서!

 

또 나왔군
'미스터 가볍게 오케이'

 

바람 방향은 절대 못 바꾸는데

 

아니, 순풍 불기도 해

 

저 뒤쪽 산에
가끔 구름이 생기거든

 

그게 남쪽 저기압을 몰고 와서
반대 방향의 바람을 만들지

 

그 구름이 생기면 마술사처럼
바람을 부르는 의식을 해

 

진짜 네가 바람을
불게 한 것처럼 보일 거야

 

고맙군요, 또 한 번
공명의 일화를 남기겠네요

 

여기 사람들 정말 멍청해

 

그런 것도 모르다니

 

평소에 바람 방향 따위
신경도 안 썼겠지

 

그러게요

 

역병 이야기만 들었는데도
몸 상태가 나빠진 것 같아

 

'병은 기분에서 온다'
기분 탓입니다

 

기침하잖아!

 

평소엔 기침 안 하는데!
뚱보는 기침 안 하는 거잖아

 

뚱보도 기침하거든요

 

솔직히 타지 스테이가 길었던 탓에

 

피곤한 건 확실합니다

 

그러게요

 

이 근처에서 체력을
보충해야 할 것 같은데요

 

장군님, 여기 있네요

 

최고의 영양원이지요

 

좋구나!

 

좋아! 여기서 배불리 먹고
힘내서 형주로 돌아가자!

 

바람이 저쪽으로 불 것 같소?

 

일단 내일이 돼 봐야죠

 

지금 역풍이
엄청 불어오는데요

 

그게 내일이면
반대로 불게 됩니다

 

그 바람이 안 불면
책임을 지는 의미로

 

참수!

 

그러세요
전혀 문제없어요

 

이렇게 믿게 된 당신의
목을 치고 싶진 않소

 

주군!

 

열심히 해주세요

 

네가 원하지 않으면
폐지하면 돼

 

그러면 참수 자체가 없어져
왕이니까 말야

 

'열심히 해주세요'라니
말이야 쉽지

 

진짜 불게 하는 거죠?

 

이렇게까지 맞바람이 많으면

 

불안해집니다, 솔직히

 

들어왔네! 이제 됐어!

 

- 큰일이야, 큰일!
- 뭔데 그래?

 

바람이 안 와
오늘 불게 한다고 했는데!

 

아직 역풍이
쌩쌩 불어오고 있어

 

내 알 바 아냐!

 

왔구나!
그거 가져갈게!

 

미치겠네!

 

패가 오는 것보다
바람이 와야 한다고!

 

나는 났거든!

 

진짜 똑똑하다니까!

 

만관!

 

만관이라니 멋져!

 

조조군은 역병으로 약해져서
쳐들어올 힘도 없어

 

공격하려면 지금이 적기인데
그런데 뭡니까?

 

당신이 말한 동남풍은
불어올 기미도 없고

 

왜 웃고 있소!

 

자연스레 불어온다고
말한 적 없소

 

바람은 부는 게 아니라
부르는 겁니다

 

- 철수해야 하지 않나?
- 어리석긴!

 

손권 따위 쳐들어가면
단숨에 쓰러진다!

 

그거야 그렇지만…

 

출정하시겠습니까, 장군님

 

아니 근데 너희도
역병 옮은 것 같은데?

 

역병 따위 아니라고!

 

걸렸어
완전 역병 환자 페이스야!

 

솔직히 말씀 올립니다

 

저희는

 

- 역병에 걸렸습니다
- 알고 있다고

 

수뇌부가 몽땅 역병이면
집에 가서 바로 치료해야지

 

전쟁이고 뭐고
말할 때가 아니라고

 

그런데 조조
왜 당신만 괜찮지?

 

바보는 감기 안 걸려요

 

말 한번 잘하네

 

공명 선생

 

우릴 많이도 휘둘렀다만
역시 당신 사기꾼이로군

 

이제부턴 나, 주유가
이 조조전의 지휘를 맡겠다

 

곧 바람이 불어올 텐데 말야

 

이제 포기하라고!

 

장군, 우리 주군도
공명 선생을 좋아하고

 

공명 선생에게 해를 가하면
유비군이 쳐들어올 겁니다!

 

주군!

 

- 이자를 살려 두고 싶으십니까?
- 죽이십시오

 

답이 빨라! 왠지 변했어!

 

역시 거짓말은

 

거짓말은 나빠!

 

하지만 나를 좋아했잖아요?

 

좋고 싫음으로 판단할 순 없다!

 

갑자기 왜 진지해졌어?
왜 똑똑한 캐릭터로 변했냐고!

 

공명 선생, 이 계절에
순풍은 불지 않소

 

이 땅에서 동남풍은
불지 않는 법

 

아내를 믿었다가 죽는다면
회한은 없소

 

- 뭐?
-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이제 끝을 내라

 

말도 안 돼!

 

동남풍이다!

 

이게 뭐지?
역시 네놈은 악귀냐?

 

이렇게 무서운 놈은
살려 둘 수 없다! 완전 무서워!

 

무서우니 진짜 참수다!

 

- 뭔 논리야?
- 참수다!

 

그보다 화공!
공격 준비를 해!

 

늦었어!

 

공명 선생을 못 믿어서
화공 준비를 안 했다고!

 

왜 그를 못 믿었나?

 

그대가 할 말이냐?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불로 공격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다니!

 

하지만 이 몸 제갈량 공명은

 

조조군에 불을 쏠 마술도
준비해 뒀습니다

 

거짓말이지? 뭔 소리야?

 

바보 같은 소릴!

 

그게 가능하다면
우리 군사령관을 시켜주지!

 

뭐지?

 

조조! 갑자기 배에 불이 붙었어!

 

뱃멀미 탓에 배를 다 묶어 둬서
불이 막 번지는 중이다!

 

그러니 빨리 철수하자고
했던 거 아냐

 

한시 빨리 도망치자!

 

- 장군님!
- 왜?

 

퇴로가 막혔습니다!

 

어떻게? 누가?

 

유비입니다!

 

어찌?

 

조조는? 조조는 어디 있나?

 

술에 취한 장형은
누구보다도 강하지!

 

난 취하지 않았다!
전혀 안 취했다고!

 

완전 만취 상태인데!

 

조조!

 

- 괜찮으려나?
- 조조 어디 있나?

 

유비가 왜?

 

역병 핑계로 돌아가는 척하며
조조군을 방심시키는 작전이요

 

'적을 속이려면
먼저 아군부터'라 했죠

 

또 나를 속인 거였군

 

몇 번을 속은 거야!

 

그런데 저 불은…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불길 번지는 게
보통 양상이 아닌데요

 

그런 거 걱정할 시간에
화공으로 쳐들어가시죠?

 

불붙인 화살을 몇 개만
쏘아 두면

 

오나라가 조조를 쳐부수었다는
모양새를 만들 수 있죠

 

그렇겠군

 

역시 당신은 훌륭해!
칭찬해야겠군

 

손권은 큰 사람이야
어떤 의미에선 말야

 

이렇게도 불가사의한 일이 있네요

 

역병 소문을 듣고
유비는 돌아가게 되고

 

가는 도중에

 

야생 소가 많은 습지대를
지나가라고 조운에게 일러뒀죠

 

그 모든 게 물론
내 아내의…

 

아내의?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모두 들어라!

 

역병 따위 두려워하면

 

영원히 이 나라에
평화는 오지 않는다!

 

죽을 정도로 고기를 먹고
체력을 비축해라!

 

이제부터 우리는

 

장강을 건너 조조를 공격한다!

 

저기 있는 마을에서
배를 가져와라!

 

여전히 취하면
멋진 말을 하시네요!

 

난 멀쩡해!
안 취했다고!

 

그러면 가서 제대로 싸워 보자!

 

잘 들어, 남은 기름은
모두 강에 버려라!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병사들이 워낙 많으니
그쪽 강엔 소기름이 가득했고

 

강기슭에서 던진 기름 덩어리는
강물에 흘러가

 

조조군의 배가 모인 곳까지
닿았습니다

 

"조조의 진영"

 

소기름은 아주 잘 타지요

 

바람이 안 불어도 때가 되면
조조군 배엔 불이 붙게 돼 있었죠

 

그게 저의 보험이었습니다

 

조조를 무너뜨리게 된다면

 

유비 장군도 조금은
군주로서 자각이 생기겠지요

 

글쎄 모르지요, 저분은

 

다만

 

그렇게나 싸움을
싫어하는 성격이니

 

누구보다도 평화를
좋아한다는 건 확실하죠

 

조조, 들으라!

 

전쟁광인 네놈에게
세상을 맡길 순 없다!

 

나는 이 나라를

 

아무도 피 흘리지 않는
평화로운 나라로 만들 것이다!

 

그런 나라에서 사는 백성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을 뿐이다

 

전군, 출격하라!

 

계절이 겨울이었으니까요

 

일본에서도 남풍은
거의 불지 않지요

 

그게 불었던 겁니다

 

거기에 맞추어서
화공 준비도 다 돼 있었다

 

그런 멋진 이야기는 없지요

 

하지만 어쨌든 조조군이

 

화공에 패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으니까요

 

역사라는 것에는 여러 가지
수수께끼가 남습니다

 

다양한 설이 존재하지요

 

오늘 보신 것은 그중 하나입니다

 

조조는 그 뒤에
간신히 도망을 치고

 

이 세 나라의 싸움은
오래도록 계속됩니다

 

여기서 여러분들도

 

이 이야기로 조금이라도
삼국지에 흥미가 생기셨다면

 

문헌을 한번 찾아보십시오

 

그러면 여러분 나름의

 

삼국지가 탄생할 겁니다

 

그럼 오늘의 강의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백성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을 뿐이다!

 

가자, 다 함께!

 

자 막 : 강 민 하

Modify by Blue-Bird™
(subscene.com/u/1191276)

Sync & corrections by Blu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