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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베츨러

 

10살

 

특별 훈련 주말 동안

 

소년단의 일원이 된다

 

매우 힘들겠지만

 

이제 진짜
남자가 되는 거다

 

내 모든 힘을

 

독일의 구원자
히틀러에게 바치기로 맹세한다

 

그분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다

 

맹세코

 

좋았어

 

조조 베츨러
너의 정신은?

 

뱀처럼 영민합니다

 

그럼 너의 몸은?

 

늑대처럼 강인합니다

 

-조조 너의 용기는?
-표범처럼 견고합니다

 

그럼 너의 영혼은?

 

독일인의 영혼입니다

 

좋아, 준비됐군

 

아돌프

 

못하겠어요

 

뭐?

 

당연히 할 수 있지

 

말라빠지고
인기도 별로 없고

 

10살이 되도록
신발 끈도 못 묶지만

 

넌 최고로 충성스러운
나치 꼬마니까

 

게다가 얼굴도 잘생겼고

 

그러니 가서 즐겁게
훈련하는 거야, 알겠지?

 

- 네
- 좋았어

 

경례해

 

하일 히틀러

 

뭐? 더 잘 할 수 있잖아

 

- 하일 히틀러
- 아니지

 

생각하지 말고
그냥 내뱉어

 

하일 히틀러

 

- 또 생각한다,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털러

 

히털러는 누구야?
독일어 못해?

 

- 하일 히틀러
- 그건 경례가 아니지

 

- 이렇게 해야지, 하일!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좋았어, 그거야
- 하일 히틀러!

 

- 즐거운 하루!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최고가 될 거야, 할 수 있어
- 하일 히틀러! 하일 히틀러!

 

그대여, 내게 와요

 

내 맘을
사로잡은 그대

 

그대여, 내게 와요

 

손 내밀어주세요

 

당신 손을 잡고 싶어요

 

너무나도

 

너무나 아름다운 그대

 

다이아몬드 같아요

 

당신과 함께 갈게요

 

손 내밀어주세요

 

당신의 손을 잡고 싶어요

 

너무나도

 

하일 히틀러, 요키

 

하일 히틀러, 조조

 

- 최고의 주말 보낼 준비 됐어?
- 당연하지

 

가자

 

그대 향한 이런 감정

 

처음이에요

 

정말로

 

처음 느껴보는 이 기분

 

너무나 아름다운 그대

 

다이아몬드 같아요

 

당신과 함께 갈게요

 

손 내밀어주세요

 

당신 손을 잡고 싶어요

 

너무나도

 

제발 손 내밀어주세요

 

조조 래빗

 

하일! 하일!

 

하일 히틀러, 여러분

 

하일 히틀러!

 

제군들, 히틀러 청소년단
주말 훈련에 잘 왔다

 

이곳에서 모두
진정한 어른이 될 것이다

 

난 클렌첸도르프 대위고

 

대장님이라고 부르면 된다

 

대장님!

 

여긴 핀켈 조교

 

여긴 람 양

 

하일 히틀러, 얘들아

 

내 소개를 좀 하지
누구길래...

 

엄마 젖이나 빠는
애송이들 앞에 있을까?

 

전장에 나가
싸우지 않고

 

좋은 질문이야
나도 계속 궁금했다

 

내 한쪽 눈을 앗아간
'엉망진창 작전' 이후로

 

상관들은

 

전쟁에서 쓸만한 재목은
양쪽 눈이 다 있어야 한다는데

 

눈 두 개라고
이런 거 할 수 있나?

 

맙소사

 

앞으로 이틀간

 

너희 애송이들은
위대한 독일군의

 

일상을 일부
체험하게 된다

 

비록 우리 조국이
열세로 보이고

 

승전 가능성도
희박해 보이지만

 

뭐, 잘 해내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모두 소년단 단검을
받았을 것이다

 

아주 특별하고
비싼 무기다

 

항상 몸에 지니도록

 

친구를 찌르는 건 안 된다

 

찌르기 금지!

 

찌르기 금지

 

이게 진짜 남자가 되는
첫 번째 단계다

 

남자들은 행진, 총검술,
수류탄 투척, 참호 구축,

 

지도 읽기, 가스 훈련,
위장술, 매복술,

 

전쟁 게임, 총 쏘기,
폭파 등의

 

훈련을 하게 된다

 

여자들은 중요한
여성의 의무인

 

상처 소독, 침대 정리,
임신하는 법 등을 배운다

 

난 독일에 18명의
자식을 바쳤지

 

여자로 살기
행복한 시절이야

 

좋아, 시작하지

 

가자

 

날 죽여라

 

빨리빨리

 

하나, 둘, 셋
나치 표식!

 

힘내!

 

더 당겨!

 

- 이제 죽여
- 안 돼!

 

- 송곳니요
- 맞아

 

- 뱀 혀
- 그렇지

 

비늘이요!

 

맞아, 아주 옛날에
유대인 남자가 물고기와 잤거든

 

아리안족은 다른 민족보다

 

천 배는 더 우월하다

 

짐들 챙겨

 

책 태우러 가자!

 

유대인 무서운 것 같지?

 

난 별로

 

만나면
한 방에 보내버릴 거야

 

이렇게... 완전하게

 

어떻게 알아봐?
우리랑 똑같이 생겼는데

 

머리에 뿔 달렸잖아

 

방울양배추 냄새도 나고

 

맞다, 그 냄새가 있었지

 

한 놈 잡아
히틀러 님께 바치면

 

바로 개인 경호원이 될걸?

 

그리고 우린 절친이 될 거야

 

네 절친은 나 아냐?

 

요키, 넌 내 두 번째 절친이야

 

첫 번째는 총통님을
위한 자리고

 

네가 뚱보 소년 몸에
숨은 히틀러가 아닌 이상

 

두 번째로 만족해

 

난 그냥
뚱보 소년인 거 같아

 

그럼 얘기 끝났네

 

대치 상황에서
적을 끝장내야 할 때

 

그럴 배짱 있는 사람?

 

좋아

 

히틀러의 군대에
겁쟁이는 필요 없다

 

강력한 전사가 필요하지

 

망설임 없이
죽일 수 있는

 

할 수 있겠나?

 

- 네
- 네

 

요하네스

 

죽일 수 있나?

 

그럼요
죽이는 거 좋아해요

 

좋아
이리 와

 

겁내지 말고
빨리

 

좋아

 

죽여

 

네?

 

토끼 목을 비틀어 죽이라고

 

겁나?

 

겁나는 건 아닌데...

 

당장

 

두 손으로 모가지를 잡고
확 비틀어

 

비명을 지르면
밟아서 끝내버리고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죽여...

 

- 휘잇, 빨리
- 이봐!

 

잘했어

 

겁쟁이

 

지 아빠랑 똑같네

 

아빠는 겁쟁이 아녜요

 

이탈리아에서 싸우고 계세요

 

정말? 2년간
소식도 없는데

 

겁쟁이 도망자야

 

완전 쫄았지
너도 그렇고

 

토끼처럼 쫄았어

 

겁쟁이 꼬마 토끼

 

네놈 목도 비틀어줄까?

 

겁쟁이 토끼 조조

 

조조 래빗

 

조조 래빗

 

조조 래빗

 

불쌍한 조조

 

왜 그러고 있어?

 

안녕하세요

 

토끼 사건
얘기 좀 들어볼까?

 

어떻게 된 거야?

 

토끼를 죽이라고 했는데

 

죄송해요
못하겠더라고요

 

괜찮아
그게 뭐 대수라고

 

하지만 다들 절
겁쟁이 토끼라고 불러요

 

그러라지

 

사람들이 내 흉도
얼마나 많이 봤는데

 

'완전 미친놈이야'

 

'저 사이코 때문에
우리 다 죽을 거야'

 

비밀 하나 알려줄게
토끼는 겁쟁이 아냐

 

보잘것없는 토끼는 매일
위험한 세상에 맞서

 

가족과 국가를 위해
당근을 사냥하지

 

내 제국은
동물로 가득할 거다

 

사자, 기린, 얼룩말,

 

코뿔소, 문어,

 

코뿔문어까지

 

위대한 토끼는 물론이고

 

담배 피울래?

 

아뇨, 전 안 펴요

 

아주 유용한 충고를 해주지

 

토끼가 되렴

 

하찮아 보여도
적들보다 한 수 위거든

 

용감하고
약삭빠르고 강하지

 

토끼가 되는 거야

 

조조!

 

괜찮니?

 

누구랑 얘기했어?

 

아무도

 

너 우는 줄 알았어

 

눈물 전문가라도 돼?

 

아니

 

그럼 얘기 끝났네

 

이제 조조 님이
벌레 같은 놈들에게

 

누가 진짜
겁쟁이 토끼인지 보여주지

 

뭐라는 거야?

 

됐어

 

조조, 어디 가?

 

토끼가 되러!

 

조조 래빗
당근을 사냥하네, 조조 래빗

 

근사해
우리 꼭 영양 같다!

 

제군, 수류탄을 점화해
투척할 기회를 주겠다

 

혹시라도
너희 눈알이 터지거나

 

하지 않게
내가 특별히 살펴주지

 

좋아, 누가 먼저 할까?

 

클라우스

 

망했다

 

망했어!

 

저러면 안 된다

 

조조!

 

핀켈!

 

조조, 조조

 

이를 어째

 

얼굴이 피카소 그림처럼 됐네

 

얘 엄마한테 죽었다

 

우리 아기 사자

 

아들

 

우리 아기 사자

 

뭐가 그렇게 좋아요?

 

아들은 괴물이 됐는데

 

네가 왜 괴물이야?

 

상처는 아물고
다리도 거의 멀쩡해질 거야

 

히틀러 개인 경호원은
못 되잖아요

 

그런 건 괜찮아

 

이렇게 돌아와서
얼마나 다행인지

 

아빠 사자가 없을 땐
엄마 사자가 아기 사자를 챙겨야지

 

잉거 누나 사자도

 

그래, 잉거 누나 사자도

 

토끼 꼬리를 잡고
귀를 감아

 

위로 묶어서
구멍에 넣으면 돼

 

이제 가볼까?

 

외출하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될 거야

 

나가기 싫어

 

말도 안 돼
나가고 싶잖아

 

바보 같아 보여요

 

사람들이 쳐다볼걸요

 

관심을 즐겨, 아들

 

바보 같아 보이는 것도
아무나 못 해

 

엄만 멋지게만 보이는
저주에 걸렸잖니

 

용기를 끌어모아서

 

문밖으로 나가
모험을 떠나는 거야

 

알겠지?

 

 

조조 원수
자네는 우리 최고 요원이다

 

집을 나설 준비를 하라

 

위험합니까?

 

완전

 

- 하일 히틀러
- 이런

 

어이!

 

- 좋아 보이네
- 하일 히틀러!

 

베츨러 부인
언제나처럼 멋지시네요

 

아이고

 

당신이 내 아들 얼굴과
걸음걸이 다 망쳤어

 

내 수류탄을 훔쳤어요
가져갔다고...

 

그렇다 치고

 

나 일하는 동안
얘 좀 봐줘요

 

일감도 주고 소속감을 주라고
알겠죠?

 

알겠습니다, 완전히

 

좋아요

 

제군들
여기는 요하네스 베츨러

 

내가 얘기했지?

 

수류탄 훔쳐서
자폭한 꼬맹이

 

그 덕에 난
관리 소홀로 강등돼서

 

애들하고
사무실에 처박히게 됐지

 

네가 할 일이
있을 거다, 조조

 

아이디어 있나?

 

- 네
- 제군들?

 

저요!

 

클론들을 산책시킬
사람도 필요하고

 

선전물 배포하고

 

징집 영장
배달할 사람도 필요해요

 

전 징집 안 되죠?

 

되나요?

 

좋은 생각이네

 

10살 꼬마가 전쟁에
나가는 거 완전 찬성이야

 

총도 주시죠?

 

그럼 맨 앞에서 싸울래요

 

번호표 뽑으시지

 

여기 영장
그리고 총

 

총은 좀... 그렇죠?

 

당연하죠

 

 

잘 봐

 

무슨 짓을 한 건데요?

 

할 수 있는 일을 했지

 

가자

 

조조 래빗!

 

얼굴 꼴 좀 보라지!

 

난 이제 군인이야
전쟁에 나간다!

 

근데 넌 우체부 신세네?

 

조조 래빗! 조조 래빗!

 

엄마?

 

조조 원수, 귀환했습니다

 

엄마?

 

저 왔어요

 

엄마?

 

엄마?

 

"잉거"

 

안녕

 

원하는 게 뭐야?

 

귀신이야?

 

귀신이고 말고

 

나 뛰게 하지 마, 꼬맹이

 

무지 배가 고픈 데다
피 맛엔 환장하거든

 

이거 찾아?

 

난 귀신 아냐, 요하네스

 

더 나쁜 건데...
벌써 알고 있지?

 

내가 뭔지

 

- 몰라
- 아니, 알잖아

 

말해봐

 

말해!

 

유대인

 

신의 가호가 있길

 

여기 있으면 안 돼

 

너희 엄마가 데려왔으니
난 손님이야

 

- 그러면 안 돼
- 어쩌시게, 꼬마 히틀러 님?

 

그러시겠지

 

어디 해 봐
신고해

 

그럼 어떻게 될까?

 

네가 날 도왔다고 할 거야

 

너희 엄마도

 

다 같이 망하는 거지

 

나에 대해 엄마한테
입만 뻥긋해도

 

네 나치 목을 베서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거야

 

알아들어?

 

 

이건 내가 보관할게
예쁘네

 

맙소사, 정말 무서웠어

 

- 이제 어떡하죠?
- 솔직히 모르겠어

 

한 명이 아닐 수도 있잖아

 

유대인 수백 명이
벽 속에 사는 거면?

 

널 어떻게 제압한 거지?

 

초능력을 썼나 봐요

 

세뇌!

 

역시나

 

- 재빠른 거 봤지?
- 네

 

유대인 올림픽
육상 선수 같았어

 

네 단검까지 가졌잖아!

 

내 단검!

 

올림픽 육상 선수 출신
칼잡이 연쇄 살인마네

 

네가 너무 불리해

 

어떡하지?

 

- 알았다!
- 알았다!

 

- 협상을 하는 거야
- 집을 불태우고

 

윈스턴 처칠이 했다고 해

 

협상하거나

 

저기요?

 

아가씨?

 

벽 속의
유대인 소녀?

 

유후, 유대인?

 

용건만 말할게
잘 들어

 

난 너 안 무섭고
넌 다른 데로 가는 게 좋겠어

 

알겠지?

 

모르겠는데?

 

내 방에서 꺼져

 

진짜 예의 없다

 

어디까지 내 생각이지만

 

- 이젠 칼도 두 개잖아
- 그러니까요!

 

- 요리는 어떻게 해?
- 나도 몰라요!

 

저 물건이 아직 저기 있다니
그 뭐냐...

 

- 유대인
- 그래, 유대인

 

- 저 유대인을 어쩌지?
- 방법을 생각해요!

 

내가 무슨 전문가야?

 

담배 좀 그만 권해요
난 10살이라고!

 

미안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래!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엄마한테는 말 못 해
저 유대인이 네 목을 자를 테니

 

다락방 저 물건도
네 인생을 망칠 이유는 없지

 

사실 이 상황을
역이용할 수도 있어

 

어떻게요?

 

누가 날 상대로
심리전을 하려고 하면

 

난 그걸 역으로 이용하지

 

작년에 외팔이
폰 슈타우펜베르크가

 

날 암살하려고 했던 거
기억나?

 

네, 살아남으셨죠

 

정답

 

내가 산 이유는
내 방탄 다리 덕도 있지만

 

놈보다 한 수
앞섰기 때문이야

 

난 멀쩡했지만
내가 죽었다고 믿게 뒀지

 

덕분에
배신자들도 색출했고

 

그럼 넌 어떻게 해야지?

 

죽은 척?

 

정답, 잠깐
그게 아니고

 

안전하다고 믿게 해서
걔가 긴장을 풀면

 

주도권을
잡으라는 거야

 

반심리학이군요!

 

그런 복잡한 건 됐고

 

내 반대 심리 전술을 쓰면
다 잘 될 거야

 

가봐야겠다, 오늘 집에서
유니콘 고기 파티하거든

 

조조, 집중해

 

명심해
벽 속의 유대인 하나가

 

박쥐 날개 달고
굴뚝 타고 들어와

 

무고한 나치를 잡아먹는
유대인 둘보다 낫다는 걸

 

칼 더 뺏기지 말고

 

빠빠이

 

우리 아기 사자
왜 아직 안 자고?

 

뭐 좀 먹었니?

 

미안, 산책을 좀 했는데
시간이 이렇게 된 줄 몰랐네

 

신발 끈을 어쩜 좋니?

 

언젠가는 묶게 되겠지?

 

- 소리 들었어요
- 뭐?

 

무슨 소리?

 

잉거요

 

누나 귀신

 

불쌍하기도 하지

 

정신을 놨구나

 

미친 애랑 살아야 하는
내가 더 불쌍한가

 

위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그게 귀신이라고?
아니, 쥐 소리야

 

그래, 집에 쥐가 있어
믿어지니?

 

더러운 동물이지

 

다 없앨 때까진
위층엔 올라가지 마

 

병이라도 나면 안 되잖니

 

네, 엄마

 

더러운 쥐들
조심할게요

 

칼이 다 어디 갔대?

 

엄마도 잘 거예요?

 

금방

 

일 좀 하고

 

무슨 일?

 

엄마의 일

 

아들, 엄마 믿어
여기선 내가 대장이잖니?

 

그렇겠죠

 

착하다

 

한쪽 눈으로만 해야지
이렇게

 

비슷해

 

그건 아니고

 

좋아, 잘했어

 

그래

 

좀 더 조용히 해

 

애가 소리를 들었대

 

너랑 아들 중
선택해야 하면...

 

널 맡아줄 곳도 없는데

 

알겠니?

 

애가 알면 안 돼
바로 고발할 거야

 

- 설득하시면 되죠
- 몰라서 그래

 

쟨 나치에 미쳤어

 

할아버지가 금발이 아닌 걸
극복하는 데 3주나 걸린 애야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겠지

 

놀기 좋아하고 천둥 치면
엄마에게 달려오던...

 

날 초콜릿 케이크 발명가라
믿던 꼬마애가

 

남은 건 그거 하나야

 

하나 남은 자식이
귀신이 아니라는 희망

 

우린 모두 귀신인데
모르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그럴지도

 

넌 인생을 여러 번
산 거나 마찬가지야

 

제대로 산 적은 없죠

 

고난을 겪고 있을 뿐야

 

유대인은 살아서도 안 되고
살지도 못할 거라는데

 

그대로 된다면
나치가 이기는 거지

 

지금까진 이기고 있죠

 

결국엔 질 거야
그게 너희 힘이야

 

누구라도 살아있으면
놈들이 지는 거야

 

어제도 오늘도 널 못 잡았잖아
내일도 그래야지

 

알겠지?

 

내일도 꼭 그래야 해

 

너무 아파요!

 

다리를 뻗어

 

아프니?

 

- 네
- 아픈 만큼 강해질 거야

 

좀 휘고
완전히는 회복 안 되겠지만

 

학교는
한 달 더 쉬어라

 

네 얼굴 보면
애들이 놀랄 테니

 

좀 끔찍하거든

 

자, 다음

 

조조

 

아가, 엄마 간다

 

집에서 보자

 

안녕하세요, 대장님

 

수류탄으로
자폭하신 그분이네

 

다리는 어때?

 

많이 나았어요

 

이젠 80%만 아파요

 

뭐 하세요?

 

히틀러 청소년단
수중전 훈련 중이다

 

혹시 아니, 수영장에서도
전투해야 할지

 

유대인에 대해
좀 여쭤봐도 될까요?

 

대체 왜?

 

유대인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하죠?

 

우리한테 보고해
우린 게슈타포에 보고하고

 

그쪽이 무장친위대에 보고하면
그들이 유대인을 죽이지

 

유대인 도운 놈들도

 

미친 시절이니
보험용으로 몇 명 더 죽이겠지

 

진 빠지는 과정이야

 

유대인의 최면에 걸려
숨겨준 거면요?

 

그건 불가능해

 

아뇨, 가능해요

 

저희 삼촌이 당한걸요

 

유대인 최면에 걸려
주정뱅이 도박꾼이 됐어요

 

바람도 피우고

 

제 언니와
근친상간도 저질렀죠

 

그러다 물에 빠져 죽었지만
어쨌든 다 유대인 탓이에요

 

그나저나
본 거니? 유대인을?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나도 그래, 그 이상한 모자
안 쓰면 불가능하지

 

유대인 식별법
책이라도 있었으면

 

- 그럼 일이 쉬울 텐데요
- 완전 잘 팔릴 거야

 

맞아요

 

핀켈, 애들 익사하겠어
가자

 

또 보자, 꼬마

 

지금 상황은 이래

 

내가 신고하면
넌 잡혀갈 테고

 

그건 네가 싫겠지

 

그리고 네가 나랑 엄마를
고발하면 우리도 문제인데

 

그건 나도 싫거든

 

네가 엄마한테 내가 안다고
말하면 널 쫓아낼 테니

 

그것도 원치 않을 테고

 

내가 엄마한테 말하면
네가 내 목을 자를 텐데

 

난 그것도 싫어

 

막다른 교착상태지

 

그냥 교착상태야

 

우리 집에서 지내게 해줄게
대신 조건이 있어

 

- 조건?
- 응

 

유대인에 대해
다 얘기해줘

 

좋아

 

너희와 같지만

 

우린 인간이지

 

장난치지 말고

 

폭로라고 생각해

 

너희 비밀을
다 알고 싶어

 

누나 침대에
앉지 말아 줄래?

 

왜? 걘 이제
침대 필요 없는데

 

우리 누나 알지도 못하면서

 

난 잉거 친구였어

 

너도 기억해

 

재미있는 꼬마였는데

 

잡담은 됐고

 

너희 종족 얘기나 해

 

우린 돈에 미친
악마들이지

 

맞지?

 

당연하지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음식 알레르기
있다는 건 모를걸?

 

치즈, 빵, 고기...

 

그걸 먹으면 즉사해

 

날 죽이고 싶다면
그게 직방이야

 

비스킷도
완전 치명적이지

 

재밌어 죽겠네

 

먹을 것도 없을 텐데
어떻게 버틸 거야?

 

너희 엄마가 빵을 좀
구해다 주셨어

 

친절한 분이야
날 인간으로 대해줘

 

하지만 넌 제대로 된
사람이 아냐

 

넌 그렇고?

 

유대인 주제에 감히!

 

속눈썹처럼
나약한 주제에

 

난 아리안족의 혈통을
타고났어

 

내 피는
순종 장밋빛이고

 

내 파란 눈은...

 

빠져나가 봐

 

위대한 아리안족 나으리
나약한 유대인은 없어

 

우리 조상들은 천사와 싸우고
거인을 죽였어

 

우린 신이 선택한
종족이야

 

너희는 멍청한 콧수염 단
한심한 난쟁이가 선택했고

 

강한 민족 좋아하시네

 

위층 유대인 상황은 어때?

 

나랑 말 섞기 싫대요

 

넌 나치니까

 

그런가 봐요

 

책을 쓰는 게
쉽진 않겠네요

 

뭐 하는 거야?
뭘 태우는데

 

뭘 태우지?

 

- 뭘 태워?
- 엄마는 못 들어요

 

뭘 태우냐고!

 

뭐가 그렇게 좋아요?

 

상황이 변하고 있어

 

연합군이 이탈리아를
탈환했고

 

다음은 프랑스
그럼 전쟁도 끝이야

 

망할!
근데 왜 기뻐?

 

그렇게 독일이 싫어요?

 

사랑하지
전쟁이 싫은 거야

 

의미도 없고 바보 같아
평화는 빠를수록 좋아

 

전쟁은 끝날 거예요

 

우리가 적들을
박살 낼 테니까

 

놈들 무덤은
우리 화장실이 될 거예요!

 

정치 얘기는 그만!

 

식사 자리는 중립지대야
이 식탁은 스위스라고

 

먹자

 

엄마는 안 먹네

 

배가 별로 안 고파

 

나중에 먹을게

 

지금은 포도주나
음미할래

 

전 오늘 특히나
배가 고파서요

 

엄마 것도
제가 먹을게요

 

낭비하면 안 되니까

 

오늘 어땠니, 요하네스?

 

희망 없는 불구 소년답게
빈둥거렸죠

 

네가 왜 불구야?

 

내 얼굴은 지도처럼
줄이 갔다고요, 부인!

 

엄마는 이해 못 해요

 

아빠가 계셨다면
달랐을 텐데

 

근데 안 계시지

 

알아요, 대신
엄마랑만 남았죠

 

아빠 보고 싶어?

 

 

- 그래?
- 응

 

- 정말?
- 응

 

- 진짜?
- 진짜!

 

좋아

 

엄마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여보, 무슨 일이야?

 

폴?

 

애한테 소리 질렀어

 

뭐? 어서 사과해

 

미안하다, 아들

 

뭐?

 

그게 사과야?

 

미안하다

 

조조

 

나 보고 싶은 거 알아

 

아빤 세상을 바꾸려고
싸우고 있어

 

내가 없는 동안

 

사랑하는 엄마를
지켜줘

 

할 수 있겠니?

 

네, 아빠

 

고맙다

 

엄마도 최선을
다 하고 있어

 

아들 하난
잘 뒀어, 그렇지?

 

기분 째진다

 

레드 살롱에서 로지와
춤추던 게 생각나는군

 

생각나, 여보?

 

당연하지, 자기

 

그렇게 앉아 있지 말고

 

이리 와

 

엄마, 아빠랑
같이 춤추자

 

유대인이 사는 곳을
그려줘

 

너희가 먹고 자고
여왕 유대인이 알을 낳는 곳

 

너 정말 바보구나

 

빨리
할 게 많아

 

너네 가족 얘기 좀 해봐

 

유대인 얘긴 해주겠지만
우리 가족은 건드리지 마

 

배경지식도 필요한데

 

왜 내 옆에 붙어 있어?
친구 없니?

 

있어, 요키

 

- 요키?
- 다른 친구도 많고

 

넌 한 명도 없잖아

 

나한텐 네이선이 있지

 

그게 대체 누군데?

 

- 내 약혼자
- 지금 어딨는데?

 

레지스탕스에서 싸우고 있어
볼래?

 

강둑에서 청혼했지

 

신사답게 무릎을 꿇고
릴케의 시를 읊으며

 

난 승낙했고
우린 밤새 춤췄어

 

지루해

 

릴케가 누군데?

 

네이선이 제일 좋아하는
위대한 시인

 

그러셔?

 

날 구하러 올 거야
우린 파리에서 같이 살 거고

 

독일을 영원히 버린다고?

 

독일이 먼저 날 버렸어

 

우린 너희 필요 없어

 

너랑 멍청한 남자친구는

 

치즈랑 달팽이, 바게트의
나라로 꺼지시던가

 

여자친구 없는 분풀이
나한테 하지 마

 

여자 사귈 시간 없거든

 

시간을 내게 될 거야

 

다른 생각은
나지도 않을 걸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순간만
바라게 될 거야

 

그게 사랑이지

 

- 바보 같아
- 다 했다

 

유대인이 사는 곳을
그리랬잖아

 

이건 내 머리잖아

 

바로 거기 살거든

 

릴케, 릴케...

 

어딨니, 시 쓰는 머저리야

 

좋은 생각이야, 래빗

 

책으로 구덩이를 가려
걜 빠뜨리는 거야

 

피라냐랑 베이컨이
들끓는 용암 구덩이에

 

완전 자지러질걸?

 

지금 나더러 조용하랬어?

 

책 찾아 나가자
도서관 별로야

 

정말 좋은 생각이야

 

마음이란 게 있다면
갈갈이 찢어지겠다

 

할 얘기가 있어

 

네 약혼자 네이선의
옛날 편지를 발견했어

 

- 무슨 소리야?
- 읽어줄게

 

'엘사에게, 이런 말 하기 괴롭지만
너와 결혼하고 싶지 않아'

 

'새 여자를 만났고
우린 많이 웃고, 혀 뽀뽀도 해'

 

'내가 좋아하는 시인
릴케의 말처럼'

 

'사랑하는 이들이 연습해야 하는 것은
서로를 놓아주는 거야'

 

'안녕, 널 놓게 돼서 미안해'

 

'너의 전 약혼자, 네이선'

 

'추신, 난 레지스탕스도 아냐'

 

'거짓말했어'

 

'난 실업자에
지금은 무척 뚱뚱해'

 

문 열지 마

 

편지가 또 있는데 깜빡했어

 

'엘사에게'

 

'너와 헤어지기 싫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네가 나 때문에
죽을까 봐 마음을 바꿨어'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는데
너무 괴로웠거든'

 

'네가 살아있길 바라'

 

'그 꼬마가
널 보살펴줘 다행이야'

 

'나이답지 않게
훌륭한 청년인 것 같아'

 

'용감하고'

 

'어쨌든 여전히 언젠가 결혼하자'

 

'내가 실업자고
별 볼 일 없는 건 사실이지만'

 

'사랑하는 네이선'

 

- 베토벤
- 아인슈타인

 

- 바흐
- 거슈윈

 

브람스, 바그너, 모차르트

 

너넨 음악가 말곤 없어?

 

릴케

 

네가 좋아하는 릴케?
엄마가 유대인인데

 

그럼 디트리히

 

후디니

 

말도 안 돼

 

맞아, 꼬마

 

피사로, 모딜리아니, 만 레이,
거트루드 스타인,

 

모세, 그리고 왕 중의 왕
예수 그리스도, 아멘

 

옛날 이름
아무거나 대는 거지?

 

누군지도 모르겠고
재미도 없네

 

저기

 

편지 더 찾으면
알려줄래?

 

당연하지

 

그럼

 

안녕

 

이 강둑은 연인들로
가득했는데

 

다들 춤추고 노래하고

 

로맨스가 넘쳤지

 

지금 로맨스 찾을 때예요?

 

전쟁 중이라고요

 

로맨스는 늘 필요해

 

너도 언젠가
운명의 상대를 만날 거야

 

왜 다들 그 얘기지?

 

또 누가 그랬는데?

 

모두 다요

 

아무튼

 

바보 같아

 

바보는 너야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거든

 

제일 강한 건
금속이에요

 

그다음이
다이너마이트랑 근육이고

 

사랑을 알아볼
자신도 없네요

 

역시나

 

신발 끈 또 풀렸네

 

조조

 

사랑을 만나면
그냥 알게 돼

 

느껴지거든

 

그 고통이

 

- 똥꼬가 아프겠죠
- 배가 아파

 

나비가 가득 찬 것처럼

 

- 웩
- 그래, 웩이지

 

꼬마 히틀러
이제 가시죠

 

- 엄마!
- 대체 왜 그래?

 

걱정되는구나, 아가
너 또 취했니?

 

일어나

 

- 못살아
- 이거 풀어줘요!

 

너 너무 살쪘다

 

아닌데...

 

널 여기 두고 가야겠다

 

- 안 돼요
- 내일 데리러 올게

 

- 괜찮겠지?
- 안 돼요, 엄마, 제발

 

네 힘으로 해봐

 

- 제발요!
- 집에서 만나!

 

- 내일 아침이면 오겠지?
- 엄마, 엄마!

 

넌 너무 조숙해

 

10살짜리가
정치랑 전쟁 얘기만 하고

 

나무에 오르다
떨어지고 할 나이에

 

승전하면 우리 청년들이
세상을 지배할 거래요, 총통님이

 

제국은 망해가고 있어

 

우린 전쟁에 질 텐데
그럼 넌 어떡할래?

 

삶은 신의 선물이야

 

즐겨야지

 

신의 축복에 감사하기
위해 춤을 추자

 

싫어요

 

춤은 실업자들이나
추는 거예요

 

자유로운 사람들이
춤추는 거야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거든

 

그럼 엄마는
춤추면서 와요

 

난 자전거로 갈 테니

 

안 되지

 

감히 날 막겠다고!

 

집에 온 걸 환영해요!

 

빨리 가서
어머님께 키스해드려요!

 

오늘은
네이선 편지가 없어

 

바쁜가 봐
책 읽거나 수염이라도 기르나

 

왜 그래?

 

유대인에 대해 말해줘?

 

그러시던가

 

태초에 우린
동굴에 살았어

 

- 지구 중심 깊은 곳에
- 잠깐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닌
신기하고 근사한 생명체들과

 

고추 끝 자르는 거?

 

아냐, 바보야

 

- 예술에 대한 사랑
- 고추 안 자른다고?

 

얘기해줘, 말아?

 

계속해, 하지만
고추 얘기 진짠 거 다 알아

 

그거 랍비들
귀마개로 쓰잖아

 

아무튼

 

마법과 주술을
수년간 연마한 끝에

 

우린 서서히
동굴에서 마을로 옮겨갔어

 

몇몇은 동굴에 남았지
동물의 몸을 하고

 

물컹한 덩어리처럼?

 

그려줄게

 

여기

 

색을 칠하면 더 나을 텐데

 

뿔은 어디 있어?

 

머리카락 아래

 

네 뿔은?

 

난 너무 어려

 

21살이 돼야 나거든

 

요즘은 평범한 척
살아가지만

 

종종 남의 집에 숨어들어
천장에 매달려 자기도 해

 

박쥐처럼

 

우린 서로의 생각도
읽을 수 있어

 

말도 안 돼

 

사람들 전부?

 

독일인 생각은?

 

안 돼

 

머리통이 너무 두꺼워
꿰뚫어 볼 수가 없어

 

새처럼, 우리의 진짜 언어는
노랫소리 같지

 

우린 반짝이는 것도
좋아해

 

수정, 유리
금 같은 거

 

'반짝이는 걸 좋아함'

 

못생긴 것도

 

유대인들은
못생긴 것을 좋아한다

 

학교에서 배웠어

 

맞지, 좋아하지?

 

못생긴 것들

 

안녕

 

둘이 꽤 친하더라?

 

살아있는지
확인한 거예요

 

- 왜 신경 써?
- 안 써요

 

집에 시체가 있으면
싫잖아요

 

- 좋겠어요?
- 나야 엄청 좋지

 

시체는 많을수록 좋아

 

둘이 항상
붙어 있으니까

 

심기가 불편하네

 

그러라고 시켰잖아요

 

내가?

 

- 네
- 맞아, 그랬지

 

책을 쓰려면 필요하고요

 

맞다, 그랬지

 

미안, 내가
이상하게 굴었지?

 

좀 그랬어, 그렇지?

 

우리 사이는
그러면 안 되는데

 

불편한 건 안 돼

 

괜찮아요, 피곤해서
자야겠어요

 

그래, 내가 침대도
덥혀놨잖아

 

난 진짜 친구니까

 

이 군복 어때?

 

엉덩이 쪽 말야
더 커야 할까?

 

- 멋진데요
- 고맙다

 

들어봐, 조조
아주 유용한 충고를 해줄게

 

걔 생각을 읽을 때

 

걔가 네 생각을
조종하려고 하면

 

반대로 생각해야 해

 

무슨 말인지 알겠지?

 

걔한테
조종당하지 마

 

그런 일은...

 

독일인에게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돼!

 

네 독일 뇌가
조종당하게 두지 마!

 

절대 제 독일 뇌를
조종 못 하게 할게요, 총통님

 

그래야지

 

이제

 

책에 들어갈 정보를
충분히 모았으니

 

세상에 보여줘도
되지 않을까?

 

그래요

 

아돌프?

 

저 못생겼나요?

 

 

걘 자요?

 

유별난 애야

 

뭔가 눈치를 챘어
여기 누나 귀신이 산대

 

널 보면 잉거가 생각나

 

걔가 숙녀가 되는 걸
보고 싶었는데

 

대신 널 지켜보면
되겠구나

 

숙녀가 되는 게
뭔지 전혀 모르는걸요

 

그런 건가요?

 

와인 마시는 거?

 

당연히 술도 마시지

 

행복할 땐 샴페인

 

슬플 때도 샴페인

 

운전도 하고

 

원하면 도박도 하지

 

다이아몬드도 지니고

 

총 쏘는 법도 배우지

 

모로코 여행도 가고

 

애인을 사귀고

 

그들을 힘들게 하지

 

호랑이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두려움 없이 신뢰하지

 

그런 게
여자가 되는 거야

 

어떻게 하는 거죠?

 

누굴 믿어도 되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냥 믿는 거야

 

잘 자

 

방금 말한 것들

 

직접 해보셨어요?

 

모로코 여행이랑
다른 것들?

 

아니

 

난 호랑이 눈을
똑바로 보지 못했어

 

공습 때 필요하다고 한
'양치기'는 개야

 

진짜 양치기가 아니고

 

내보내

 

내보내라고!

 

- 당장! 빨리!
- 가세요, 움직입시다

 

감사합니다

 

- 소리 질러 미안하네
- 너무 멍청했네요

 

아냐, 내가 확실히
설명해줬어야 했어

 

- 자넨 잘하고 있어
- 감사합니다

 

안녕, 꼬맹이

 

베츨러 도련님
오늘은 뭘 도와드릴까?

 

무슨 일이냐?
이리 와 봐

 

유대인 신고하면
훈장 같은 거 주나요?

 

유대인, 유대인...
아직도 그 얘기냐?

 

곧 닥쳐올 공습에
대비 중인 거 알지?

 

방어 전략을 짜는 중이다

 

서쪽으로는 미군
동쪽으로는 소련군이 있어

 

제 친구는
소련군한테 잡아먹혔어요

 

호두는 어느 군이에요?

 

호두는 그냥 먹는 거야

 

용건이 뭐지?

 

유대인에 대해
많은 걸 알아냈어요

 

유대인들은
서로 생각 읽는 거 아세요?

 

천장에 매달려 자고요
박쥐처럼

 

엄청나구나
그런 정보는 다 어디서 났니?

 

조사 좀 했죠

 

책을 쓰고 있어요

 

대단하네
책 제목이 뭔데?

 

"유후! 유대인"

 

유대인 폭로 책자예요

 

제목으로 이건 어때?
"유대인은 누규?"

 

"유대인 뉴스"는 어때요?

 

진짜 상상력이
풍부하구나

 

진짠데

 

당연히 그렇겠지

 

나도 너만 했을 때
상상의 친구가 있었어, 코니라고

 

밤마다 내 침대에
오줌을 싸서 엄청 곤란했지

 

이리 와

 

내가 작업하는 거
한번 볼래?

 

공습에 대비해
내 군복을 다시 만들려고

 

공기역학을 고려한 깃털과
교란용 반짝이색

 

장화는 그냥 장식용이고

 

이건...

 

라디오가 달린
기관총인데

 

짜증 나는 음악으로
적을 사기를 꺾을 거야

 

- 다 저작권이 걸려있지
- 베끼면 안 된단 뜻이야

 

맞아, 꿈도 꾸지 마

 

네 아버지도
참전 중이라며

 

그럼 네가 가장인데
할 만하니?

 

괜찮아요

 

그래?

 

- 오늘 제 임무는 뭔가요?
- 하나 있지

 

솔직히 지난번보다
좀 시시한 거지만

 

지금은 총력전 중이니까

 

히틀러 님께 금속을!

 

냄비, 프라이팬으로
전쟁을 도웁시다!

 

냄비, 프라이팬을 찾아
메탈맨이 나가신다!

 

금속 기부하세요!

 

히틀러 님께 금속을!

 

나사랑 볼트도 받아요!

 

냄비랑 프라이팬 환영!

 

'자유 독일'

 

조조?

 

- 요키?
- 안녕

 

너 군인 됐어?

 

충성!

 

겨우 11살인데

 

내 말이

 

- 만져봐도 돼?
- 그럼

 

종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종이 같은' 거고

 

독일 최고 과학자들이
개발한 신소재야

 

대단하다

 

요키

 

나 유대인을 잡았어
진짜 유대인

 

유대인을?

 

숲에 숨어있다 잡힌
유대인들 봤는데

 

솔직히 왜 그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더라

 

무섭지도 않고
평범하게 생겼던데

 

또 딴짓했네

 

가야겠다

 

안녕

 

- 잘 가
- 세상에

 

이거 입고
뛰기 너무 힘들어

 

주운 거야

 

너 가져
아마 안 나올 걸

 

별 뜻 없어

 

내 책에 들어갈
그림을 그려주던가

 

널 다시 그려 줄게

 

불구자 초상화를
누가 보고 싶어 해

 

네가 무슨 불구니?

 

진정한 예술가 눈엔
그런 거 안 보여

 

눈먼 예술가 말이겠지

 

됐어

 

평생 여자한테
키스도 못 받을걸

 

받을 거야, 조조

 

내가 해줄까?

 

있지

 

두 가지가 걸려

 

첫째

 

나치랑 유대인이
이렇게 지내는 건 불법이야

 

키스는 말할 것도 없고

 

둘째

 

동정심에서 하는 건
키스에 해당 안 돼

 

넌 나치 아냐

 

나치 상징에
이렇게 열광하는데

 

나치가 아니라고?

 

넌 나치 아냐, 조조

 

나치 상징과
군복을 좋아하고

 

무리에 속하고 싶은
10살짜리 꼬마지만

 

나치는 아냐

 

알았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자

 

됐지?

 

'나치가 아니다'

 

나 진짜
더러운 유대인이네

 

어서 숨어!

 

빨리!

 

하일 히틀러!

 

내 소개부터 하지

 

난 게슈타포 소속
헤르만 디어츠 대위다

 

여긴 뮬러, 융커, 클룸
그리고 프로슈 씨

 

들어가도 될까?

 

고맙구나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조조!

 

신사분들!

 

반갑군요

 

자전거 타이어가
퍼져서 들고 왔소

 

클렌첸도르프 대위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프레디 핀켈은 아시죠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제가 놓친 거 없죠?

 

그럼요, 이 소년과 대위에게
'하일 히틀러'만 한 걸요

 

그리고 프레디 핀켈에게도

 

일상적인 조사차
나왔습니다

 

대위는 어쩐 일로?

 

지나는 길에

 

전단을 주려고 왔죠

 

조조가 저희를
돕고 있거든요

 

- 그렇군요
- 네

 

- 대위는?
- 아시잖소

 

매일 전화가 와요
'게슈타포죠?'

 

'냉장고 뒤에
빨갱이가 숨은 것 같아요'

 

그래서 가보면
곰팡이밖에 없죠

 

그게 그거지만

 

그게 우리 일이니까

 

내 취향에
딱 맞는 방이네

 

아주 좋아

 

여기 계시네

 

히틀러가 고환이 하나라는
소문을 들었겠지만

 

거짓말이야

 

네 개나 되거든

 

히틀러 청소년단 일을
돕고 있다고?

 

 

착하구나

 

너처럼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애들이 더 많아야 하는데

 

대체 무슨 수선이래?

 

같이 올라가 볼까?

 

어머니 어디 계신지 아니?

 

아뇨

 

시내에 계실 거예요

 

주로 집에 계시니?

 

많이 바쁘세요

 

그래?

 

청소년단 제복을 입은 건
기특하구나

 

그런데...

 

단검은 어디 있지?

 

늘 갖고 다녀야지
어디 뒀어?

 

- 그게...
- 여기 있어요

 

넌 누구니?

 

그쪽은 누구신데요?
우리 집에서 뭐 하세요?

 

너도 여기 살아?

 

얘 누나, 잉거예요

 

하일 히틀러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 하일 히틀러

 

누나가 있는 줄
몰랐구나, 요하네스

 

쟨 내가 죽었으면
할 거예요

 

안 그래,
꼬마 프랑켄슈타인?

 

흉측한 상처가 있다고
놀리면 안 되지

 

전쟁의 상처인데

 

그런데 왜 네가
칼을 갖고 있니?

 

내 방에 못 들어오게
하느라고요

 

뭘 숨겨놨길래?

 

여자들 물건이죠

 

봐도 될까?

 

그럼요

 

매일같이
엄청난 신고에 밀고에

 

수색을 진행하지

 

범죄 수사나
불온세력 숙청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더 큰 걱정거리는
'골디락스'들이야

 

남의 집에 숨어서
음식을 훔쳐먹고

 

남의 침대에서 잠을 자는

 

파렴치한들

 

신분증 좀 봐도 될까?

 

신분증, 베츨러 양
시간 없으니 서둘러

 

당연하죠

 

몇 살 때 사진이지?

 

3년 전이니까

 

14살 때요

 

생년월일?

 

5월 1일

 

1929년

 

맞네

 

고맙다, 잉거

 

사진 새로 찍어
귀신같이 나왔다

 

잠깐

 

이건...

 

뭐지?

 

'유후! 유대인'

 

누가 만든 거지?

 

제가요

 

유대인 폭로 책자예요

 

유대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보는지

 

총통님께 드릴
선물이에요

 

다들 이것 좀 봐

 

여기 이놈은 꼬리가 있어

 

박쥐처럼 매달린 놈도 있어

 

이건 놈들
머릿속을 그린 거네

 

이 뇌를
조종하는 건 누구?

 

악마지

 

진짜라 더 재미있네

 

여기 이 멍청한
꼬마 유대인 좀 봐

 

뿔 난 놈들도 있고

 

이건 뭐지?

 

'죽어, 네이선'

 

'네이선 죽이는 방법들'

 

뱀에 물리고
꼬챙이에 찔리고 있네

 

대포알로 발사되고
욕먹고

 

구식 자전거 바퀴에
깔린 네이선

 

네이선이 누구지?

 

그냥 남자애요

 

모닥불에 구워지는 네이선

 

이걸 보니 생각났다

 

- 본부에 매달아 놓은 그놈
- 아, 네

 

보여줘서 고맙다
진짜 재미있었어

 

계속 써라

 

그리고

 

수상한 걸 보면
전화 주고

 

안녕

 

하일 히틀러

 

하일 히틀러

 

반가웠다, 잉거

 

집에 있어, 조조

 

가족을 돌봐야지

 

칼도 간수 잘하고

 

엘사, 다들 완전 속았어

 

5월 7일

 

뭐?

 

잉거 생일은 7일이야
1일이 아니고

 

대장님이 도와준 거네

 

다시 올 거야

 

잉거가 죽은 걸 알아낼 테고
나도 죽겠지

 

누나가 죽은 건
아무도 몰라

 

잉거로 살아도 돼

 

엄마 오면
다 말할게

 

내가 너에 대해 알고
우린 친구라고

 

유대인과 나치는
친구가 될 수 없어

 

큰일 났네

 

설명 좀 해보지?

 

저 여자애...

 

나쁜 사람 같지 않아요

 

당과 나를 향한 네 충성심에
의심이 생기는군

 

그러고도 네가 애국자야?

 

증거를 대봐

 

독일 군대는
조국의 필요로 생겨났다

 

독일의 미래가
청년들의 열정에 달렸지

 

준비도 안 된
군인들을 겁도 없이

 

우리 독일로 밀어 넣는
연합군 전쟁광 놈들의

 

헛된 노력에 맞서
조국을 위해 죽겠다는 각오!

 

적에 굳건히 맞서는
열성적인 자들만

 

독일 역사에
영원히 남을 거야

 

결단을 내려!
영원히 기억될지

 

이름도 없이

 

사막의 한 줌 모래처럼
흔적 없이 사라질지!

 

쉽게 말해

 

정신 차리고
우선순위를 정하라고

 

너도 10살이야, 조조

 

나잇값 해야지

 

안 돼

 

알고 있었어?

 

자세히는 몰랐어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너희 아빠도 멀리서
돕고 있단 정도

 

아냐, 아빠는
전쟁에 나갔어

 

전쟁만 끝나면
집에 오실 거랬어

 

너한테 아무 말
안 하신 이유가 있어

 

날 미워했으니까

 

내가 나치라서

 

난 엄마 적이니까

 

너까지 위험해질까 봐
말씀 안 하신 거야

 

이젠 난 아무것도 없어

 

아무도

 

부모님을 마지막으로
본 게 기차역이었어

 

강제 이송당할 때

 

난 도망쳤어

 

겨우 길을 찾아
시내로 돌아왔고

 

아빠 친구가 숨겨주셨어

 

그리고는 또 다른 친구
친구들의 친구들

 

그러다 너희 엄마가
받아주셨지

 

그리고
아직 난 살아있어

 

하지만...

 

부모님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셨어

 

자유로워지면
제일 먼저 뭘 할 거야?

 

춤출 거야

 

"사랑하는 엘사"

 

"네이선"

 

됐어, 어서 서둘러

 

요키?

 

조조!

 

못 살아

 

조조

 

보고 싶었어

 

엄마 일은 안됐어

 

얘기 듣고
엄청 울었어

 

무슨 일이야?

 

조조, 소련군이
오고 있어

 

반대쪽에선
미군이 오고

 

영국, 중국, 아프리카
인도군도

 

전 세계가
우릴 공격해

 

이거 같이 옮기자

 

독일군은 어쩌고 있는데?

 

형편없어
우리 편은 일본뿐인데

 

솔직히
아리안족처럼 안 생겼어

 

- 내가 말한 유대인 기억나?
- 그럼

 

여전히 데리고 있어

 

이젠 여자친구나
마찬가지야

 

잘됐다, 조조
여자친구가 생기다니

 

하지만 유대인이잖아

 

유대인이 문제가 아냐, 조조

 

소련군이 온다니까

 

소련군이 최악이야

 

아기를 먹고
개랑 섹스한대

 

진짜 최악이지 않아?

 

개랑 섹스를?

 

응, 영국군도 그렇대

 

우릴 잡아먹고 우리 개들을
덮치지 못하게 막아야 해

 

미쳤어

 

히틀러도 죽었으니
우리끼리 알아서 해야지

 

뭐?

 

몰랐어?

 

죽었어

 

다 포기하고
머리에 총을 쐈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날려버렸대

 

자기 머리를

 

우리한테 숨기는 것도
많았고

 

몰래
나쁜 짓도 많이 했대

 

우리가 편을
잘못 골랐었나 봐

 

좋아, 이리 와

 

저기 미군 보이지?
가서 껴안아, 얼른

 

요키, 좋은 소식이 있어

 

넌 진급했고
권총도 생겼어

 

우리랑 다르게 생긴
놈들은 다 죽여

 

- 네
- 좋았어

 

조조, 군복은 어쨌니?

 

이거 입어
얘들이 널 안 쏘게

 

눈에 보이는 건
다 죽여야 해

 

히틀러를 위해

 

죽어, 악마 놈들아!

 

죽어!

 

흩어져!

 

이쪽으로!

 

놈들이 왔다!

 

미군이다!

 

빨리!

 

- 쫓아가
- 먼저 가시죠, 대위님

 

이쪽이다, 어서!

 

다들 여기 봐!

 

죄수들 옮겨

 

한 줄로!

 

빨리, 빨리

 

야!

 

너!

 

네?

 

못 알아듣겠어요

 

빨리 가!

 

어서!

 

일어나, 개 같은 놈

 

대장님

 

안녕, 꼬맹이

 

난리도 아니지?

 

무슨 일이죠?

 

광기란다, 꼬마 친구
전쟁이 끝났잖니

 

- 잔치는 끝났어
- 전 나치 아니에요

 

겁나니? 겁먹지 마

 

날 봐

 

엄마 일은 유감이다
좋은 분이었는데

 

진짜 좋은 사람이었어

 

알지?

 

괜찮아, 괜찮아

 

전부터 말하려던 건데
네 책 진짜 훌륭해

 

비웃어서 미안했다

 

아주 독창적이야

 

이리 와 봐
자세히 보게

 

좋아 보이네

 

괜찮을 거야, 꼬마야

 

이제 집에 가
누나를 돌봐줘

 

알겠지?

 

저리 가!
이 유대인 놈

 

- 무슨 일이야?
- 꺼지라고

 

- 얘 유대인이야
- 닥쳐

 

너 이 나치랑 알아?

 

- 절 도와줬어요
- 아니, 난 더러운 유대인 놈 몰라

 

아녜요...

 

- 꺼져, 유대인 놈
- 이봐!

 

닥치라고, 나치

 

- 안 돼요! 제발!
- 어서 집에 가

 

- 안 돼, 그러지 말아요!
- 집에 가!

 

안 돼!

 

- 놔요!
- 어서 가

 

집에 가!

 

조조?

 

요키!

 

다행이다

 

- 죽은 줄 알았어
- 난 절대 안 죽나 봐

 

엄마 보러
집에 갈래

 

엄마 품이 그리워

 

모든 게 뒤죽박죽이야

 

나치로 살기
좋은 때는 아니지

 

 

전쟁이 끝났으니
네 여자친구는 자유겠다

 

떠날 수 있겠어

 

왜 그래?

 

가야겠어

 

- 그래
- 미안

 

또 봐!

 

나 왔어

 

밖에 무슨 일이야?

 

밖이라니 어디?

 

전쟁 말이야, 바보야

 

조조, 어떻게 됐어?

 

나가도 돼?

 

대답해
안전하냐고

 

나 떠날 수 있어?

 

아니

 

못 떠나

 

왜?

 

계속 여기 있어야 해

 

누가 이겼어?

 

...나랑 같이

 

조조, 누가 이겼냐고

 

우리

 

독일이 전쟁에서 이겼어

 

미안

 

'사랑하는 엘사'

 

'지금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거 알아'

 

'그래도 버텨야 해'

 

'나와 네 친구 조조가
탈출 계획을 마련했어'

 

'그러니 조조 말대로 해'

 

'거길 떠나게 해줄 거야'

 

'파리로 와서
나와 함께 살자'

 

'조조 걱정은 하지 마'

 

'괜찮을 거야'

 

'파리에서 봐'

 

'네이선'

 

- 걘 죽었어
- 뭐?

 

네이선

 

작년에 죽었어

 

결핵으로

 

그거...

 

이상하네
그럼 편지는 누가 썼지?

 

고마워, 조조

 

나한테 정말 잘해줬어

 

그게... 널 사랑하거든

 

날 동생으로
생각하는 거 알지만 괜찮아

 

어차피 넌
나이가 너무 많으니까

 

하지만...

 

여기 진짜 덥다

 

나도 너 사랑해

 

- 동생으로
- 동생으로

 

어쨌거나 나랑 가짜 네이선이
탈출 방법을 찾았어

 

동생 한번 믿어볼래?

 

그러지 뭐

 

좋아

 

짐 챙겨

 

여길 나가는 거야

 

조조 베츨러

 

10살 반

 

오늘

 

할 수 있는 걸 하자

 

대체 어딜 간다는 거야?

 

- 밖이요
- 밖?

 

아니, 안 돼

 

나랑 여기 있으면서
다락방 그거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려줘야지

 

'그거' 아니고
여자예요

 

- 걔 사랑하지, 그렇지?
- 네

 

- 인정해
- 방금 그렇다고 했잖아요

 

그럴 줄 알았어!

 

둘은 절대
안 이루어져

 

걘 나이가 너무 많고
넌 못생겼으니까

 

널 떠날 거란 거
알잖아, 안 그래?

 

뭘 해야 할지 알려주마
이 멍청한 놈

 

이거 달고

 

위층 더러운 유대인 년
따위는 잊고

 

내게 돌아와
네 주인한테

 

알겠어?

 

빨리 차

 

다시 예전처럼 지내는 거야

 

알아들어?

 

경례도 안 할 거야?

 

제발
옛정을 생각해서

 

- 해줘
- 싫어요

 

- 제발
- 싫다고

 

살짝만 해
한 듯 안 한 듯, 응?

 

꺼져, 히틀러!

 

가자

 

잠깐만

 

준비됐어?

 

 

밖은 위험해?

 

엄청

 

해냈다

 

맞을 만했어

 

이제 뭐 하지?

 

아름다움도 두려움도

 

모두 경험하라

 

오직 걸어가기만 하라

 

감정에는 이르지 못하는
먼 곳이란 없으니

 

- 라이너 마리아 릴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