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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

 

수입/배급: 스폰지

 

제공: KTB네트워크(주)

 

(주)스폰지ENT

 

제1화 그녀의 손길
감독/ 왕가위 주연/ 공리, 장첸

 

팔레스 호텔

 

좀 어때요?

 

견딜만 해

 

이제 그만 와요
전염돼

 

전 괜찮아요

 

옷을 고쳐왔어요

 

됐어요

 

그 남잔 떠났는 걸
내 꼴을 봐요

 

더는 입을 일도 없이

 

그렇지 않아요

 

곧 나을 거예요

 

입어 볼래요?

 

아니

 

어련히
잘 맞춰왔을까

 

기억해요?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내 손길도?

 

그럼요

 

이 아파트
1동이 어디죠?

 

- 왼쪽으로 가요
- 이쪽이요?

 

누구세요?

 

- 미스 후아 계세요?
- 누구시죠?

 

진 양장 견습인데
심부름 왔어요

 

장 씨
벌써 가세요?

 

부인

 

진 씨 견습생이
와 있어요

 

들여보내요

 

들어오시래요

 

들어가봐요

 

아...

 

미스 후아

 

진 씨 견습생?

 

- 예
- 이름은?

 

샤오 장이예요

 

뭐 문제 있어?

 

아녜요

 

그대로 있어

 

손 내려봐

 

거긴 왜 그래?

 

아무 것도...

 

바지 내려!

 

어서!

 

진 사장한테
일러버릴까?

 

말 들어!

 

마저 벗어

 

이게 아무 것도 아냐?

 

이리 와

 

손 줘봐

 

숫총각이군

 

그래 갖고
재단사가 되겠어?

 

여자 옷을
재단할 사람이...

 

여자 몸도
모르면서...

 

무슨 옷을 만들어?

 

기분 좋지?

 

좋아

 

잘 들어

 

진 사장은
은퇴할 나이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이

 

내 전담
재단사가 되겠지

 

내 옷을 만들 땐

 

오늘 이 느낌이
영감이 돼 줄 거야

 

미스 후아!

 

축하드려요

 

결혼하신다고요

 

그런 경사를
모를리 있겠어요

 

샤오 장?
나갔는데요

 

그렇죠 뭐

 

명절이 다가오니까
좀 바빠졌어요

 

소홀하다니요!

 

갠 미스 후아 옷에만
매달려 있다고요

 

다른 손님 옷은
거들떠도 안 봐요

 

그러죠

 

돌아오면
바로 보낼게요

 

예, 예

 

미쳤어?
다신 오지 말랬잖아

 

소문나면
돈줄 끊긴다고

 

내가 먹여줄게

 

당신이
무슨 수로?

 

날 먹어

 

바보!

 

그만해

 

오늘은
그만하고 돌아가

 

전화할게, 응?

 

- 갈게
- 잘 가

 

장 씨
벌써 가세요?

 

- 일이 있어서
- 살펴 가세요

 

아줌마

 

저 사람 또 오거든
없다고 해요

 

 

- 샤오 장 왔어요?
- 아직

 

빨리 오라고
전화해요

 

바람이 났다뇨?

 

그 남자?
내 사촌이예요

 

다 헛소문이라고요

 

왜 이리 늦있어?

 

- 미스 후아는?
- 내 기둥서방?

 

그런 멍청이가?

 

그건 그렇고
신혼 집 봐뒀어요

 

저녁에 올 때
수표나 갖고 와요

 

계약금을 줘야죠

 

- 뭐예요?
- 커피 드세요

 

- 샤오 장은?
- 왔어요

 

주 사장이 파리에서
사온 옷감을 주고

 

세심히
다루라고 해요

 

명절 때 쓰라고
만두도 줘서 보내

 

 

여보세요

 

뭐?

 

못 온다고?
겁나서?

 

당신 본처?

 

내가?

 

맘대로 해요

 

- 겁나면 오지 마
- 아가씨 선물이야

 

직접 만드셨어

 

감사 전해줘요

 

안녕히

 

- 갈게요
- 잘 가게

 

아침 일찍 왠일인가?

 

아가씨는 주무세요?

 

지금 장 씨랑
얘기 중이셔

 

무슨 일이야?

 

옷이 다 됐는데
입어 보시라고요

 

두고 가게
한참 걸릴 것 같아

 

그러죠

 

맘에 안 들면
전화하시라고 해요

 

- 그래
- 가볼게요

 

그만 좀 해요!
몇 번을 말해요!

 

사촌이라니까
정부가 아녜요!

 

왜 이러는지 알아

 

끝내고
싶은 거죠?

 

괜한 트집잡지 마
쉽겐 못 끝내!

 

잘 들어요

 

계속
치사하게 나오면

 

나도
가만 안 있어!

 

장 군이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서 짜증난대?

 

옷이 너무 후졌잖아

 

그 집에
다신 안 맡겨!

 

샤오 장은 없는데
누구시죠?

 

잉 부인, 안녕하슈?

 

난 진 사장이오

 

나갔어요

 

예?

 

미스 후아가
보자고 하세요?

 

오는 대로
바로 보낼게요

 

에이, 뭘요

 

예, 예...

 

소 사장님?

 

나예요

 

이젠 목소리도
잊었어요?

 

무정해라!

 

오늘은
안 나갔네요?

 

난 잘 있죠

 

사장님
생각이 나서

 

왠지 그냥...

 

보고 싶더라고요

 

누구

 

그 인간?

 

안 본지 꽤 됐어요

 

다 지난 일이죠

 

사장님

 

나 클럽에 다시
나갈 거예요

 

집에만 있자니
지루해서

 

할 일도 없고...

 

사장님

 

다시 일 할 거니까
클럽에 꼭 들려요

 

약속하죠?

 

어기기 없기

 

오늘 안 바빠요?

 

오늘 밤 만나요

 

어디 갈 건데?

 

좋죠!

 

꼭 와야 돼요!

 

약속했다?

 

이따 봐요

 

너무 밝진 않나요?

 

내가 살쪘나?

 

약간, 전에는 23인치였는데

 

지금은...

 

거의 24인치예요

 

예전대로 해줘

 

일을 하려면...

 

어차피 빼야 돼

 

오해 마세요!

 

외상 값 때문이
아니라

 

아프시다 길래
안부전화 드렸어요

 

그럼요, 그럼요

 

급할 거 없이요
최고 단골이신데

 

예, 예

 

그럼 푹 쉬시고

 

언제든 편하실 때
샤오를 보낼게요

 

그럼요, 예
또 뵈요

 

이 년아!

 

창녀 주제에
고고한 척은!

 

넌 이제 한 물 갔어
별볼일 없다고!

 

왔구나

 

뭐라고 하든?

 

아픈가 봐요
며칠만 기다리래요

 

벌써 6개월 치나
밀렸어!

 

그 여자도 끝난 거야

 

돈 줄은 떨어지고
일거린 없고

 

낭비벽은 심한데다

 

기둥서방까지
딸렸으니

 

모레쯤 다시 가서
외상 값 꼭 받아와

 

외상 값 대신
이 옷들 가져가요

 

전부 판다 해도

 

빚을 갚기엔...

 

많이 모자라겠지만

 

됐어요

 

괜찮아요

 

그러니까 이 옷들
그냥 갖고 계세요

 

거의 새것 같네요

 

어차피 곧
여행을 떠날 거라

 

집에 그냥 놔두면
좀만 슬게 돼

 

가져가요

 

어딜 가시는데요?

 

날 위해
많이 애써줬는데

 

감사 한 번 못했어

 

여기

 

술 좋아하지?

 

 

원 샷!

 

누굴 찾아요?

 

미스 후아 계세요?

 

이사 갔어요

 

어디로 갔나요?

 

몰라요

 

실례했어요

 

누구야?

 

미스 후아를 찾길래
이사 갔다고 했죠

 

팔레스 호텔

 

태풍경보가
발령 됐습니다

 

태풍 케이트는 현재

 

3백 노트 속도로 홍콩에서

 

북서쪽으로 진행 중이며...

 

여보세요
그런데요

 

샤오 장?
나갔어요

 

누구시죠?

 

미스 후아?
기억하죠

 

그럼요
전 진 사장이예요

 

죄송해요

 

목소리를 몰랐습니다

 

워낙 오랜만이라...
뵙고 싶있어요

 

그럼요

 

돌아오셨군요
어디 목으세요?

 

아... 거기 알죠

 

전화는 있으세요?

 

아, 예, 예...

 

샤오가 오는 대로
바로 보낼게요

 

그러죠... 예

 

안녕히 계세요

 

미스 후아 방이
어디죠?

 

위층 복도 맨 끝이오

 

고마워요

 

차 좀 들어요

 

오랜만이지?

 

예전 그대로네
하나도 안 변했어

 

당신도요

 

거짓말!

 

듣기 싫진 않군

 

어떻게 지냈어요?

 

결혼은 했고?

 

아뇨

 

왜?

 

여자가 없이서요

 

소개해 주실래요?

 

난 어때?

 

자격이 없겠지?

 

그렇지 않아요

 

결혼할까?

 

좋아요

 

자기는 너무 친절해

 

내게...

 

옷 한 벌
해줄 수 있어요?

 

어떤 스타일로요?

 

아주 예쁘면 돼

 

옛 고객 중에
재미교포가 있는데

 

날 잊지 못했는지
연락을 해 왔지

 

이게...

 

내 마지막 기회야

 

도와줘요

 

그러죠

 

이게 가진 돈
전부예요

 

나머진
돈이 들어오면...

 

됐어요

 

제게 맡기신 옷
아직 갖고 있어요

 

조금만 손 보면
새 옷 같을 거예요

 

돈은 아껴두세요

 

안 팔 줄 알았어

 

하지만 이젠
안 맞을 걸

 

살이 많이 빠졌지

 

줄자가
필요할 거야

 

아뇨

 

당신 몸은
잘 아니까...

 

손으로 재도 돼요

 

미스 후아는
어디 갔죠?

 

글쎄
부둣가에 가봐요

 

이 시간엔 늘
거기 있으니까

 

- 왜요?
- 돈 벌려고...

 

재미 보려고
그런데 가겠소?

 

그거면 되겠죠?

 

둘이
어떤 관계요?

 

친구예요

 

친구
대단한 우정이군

 

매달 집세까지
내주고

 

많이 아프던데
병원에 데려가 봐요

 

좀 어때요?

 

견딜만 해
이제 그만 와요

 

전염돼

 

전 괜찮아요

 

옷을 고쳐왔어요

 

됐어요

 

그 남잔 떠났는걸
내 꼴을 봐요

 

더 입을 일도 없이

 

그렇지 않아요

 

곧 나을 거예요

 

입어 볼래요?

 

아니

 

어련히
잘 맞춰왔을까

 

기억해요?

 

우리가
첨 만난 날?

 

 

내 손길도?

 

그럼요

 

내가 무척 역겨웠지?

 

전혀

 

그 손길 덕분에

 

진짜 재단사가
될 수 있었죠

 

그만 날 잊고...

 

진짜 사랑을 찾아 봐요

 

이리 와요

 

당신의 친절에
보답 한 번 못했지

 

영영 못 갚을까
두려워

 

난 모든 걸 잃있어요

 

전재산인 몸뚱이도
이젠 다 망가졌고

 

성한 건 손 뿐이야

 

싫지 않다면...

 

어디 갔었니?
계속 찾았잖아

 

미스 후아를 배웅했어요

 

 

벌써 떠났어?

 

 

그렇게 빨리

 

 

공항에 친구들이
많이 나왔더군요

 

행복해 보였어요

 

정말 아름다웠죠

 

사람 팔자 모를 일이야

 

퇴물이 다 됐나
싶있는데

 

재미교포를 물어
운이 확 틔다니

 

참 신기해

 

맞아요

 

신기해요

 

류 부인 옷은
다 됐어?

 

왜 그래?

 

제2화 꿈속의 여인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알란 아킨

 

그 꿈을
꾸기 시작한 건...

 

정확히 2주 전

 

그 날부터 평정을
잃고 말았어요

 

그 전날 우린 '샘슨'
광고를 맡게 됐죠

 

그 얘길 하러 온
'할' 부장 머리가...

 

그걸 뭐라고 하지?
'가발'!

 

짐승 털을 철떡
볼여놓은 듯한

 

그 모습이
엄청 쇼킹했는데

 

누가 뭐라기 전에
딱 못을 박더군요

 

자긴 대머리를
해결하고 싶었고

 

그걸 화제로 삼지
않길 바란다고

 

내 팀원들은

 

뛰어난
카피라이터들이예요

 

표현하는 게
일이죠

 

당근 입이 근질
거릴 수 밖에요

 

그들은 굼주린
짐승들처럼

 

애원하듯
날 바라봤어요

 

닉, 제발 할에게
한마디 해요

 

샘슨 알람 시계!

 

우린 광고 컨셉을
새로 잡아야 했죠

 

샘슨!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 이게 어때서?
- 짱 허접한 시계를 광 내줬더니만

 

- 알람 시계 있죠?
- 그럼요

 

- 맘에 들어요?
- 쓸만해요

 

허나 '펄' 박사님껜
샘슨이 필요해요

 

새로운 컬러와
디자인

 

들리기 쉬워진
태엽

 

적은 소음
수없이 발로 차도

 

끄덕 없는
내구성 때문이죠

 

광고 메시지는
단순해요

 

당신에겐
뭔가 부족하다

 

그거 준말이예요?

 

- 뭐 말이오?
- '펄'이란 이름

 

펄 박사의
준말이죠

 

시계 얘기
계속해봐요

 

딴 광고사들은
홈런을 치고 있죠

 

입에서만 녹아요

 

홀륭해

 

절대 강자
폰티악!

 

말보로 맨!

 

- 유명인도 와요?
- 그건 말 할 수 없소

 

상담의사는 환자의
비밀을 지켜야 함

 

그 정돈 나도 알아요

 

그들 사생활을
캐자는 건 아니고

 

어떤 제품을
쓰는지만 알면...

 

잭 웹을 기용한
담배 광고 알죠?

 

난 도와 줄 수 없소

 

판매량이 급증했죠

 

진짜예요

 

계속 같은 꿈
꾼다고 했죠?

 

꿈속의 여인!

 

왜 그렇게
표현하죠?

 

세실리아의
표현이예요

 

세실리아는 부인?

 

 

부인한테
꿈 얘길 했어요?

 

말하는 게
아니있는데

 

그 꿈은
무슨 의식 같았죠

 

적어도 어제까진

 

어제까진?

 

어제 아침엔
부엌에 내려가서

 

아내에게 꿈 속의
여자 얘길 했어요

 

깨는 순간
누군지 잊었지만

 

분명 아는 여자였죠

 

그건 색정적인
꿈이 아녔어요

 

다만 내가
그 여자에 대해...

 

너무 골똘하니까

 

분위기가 갑자기
심상치 않아지더니

 

아내가 막 우는 거예요

 

왜 울었죠?

 

몰라요

 

들어봤어요?

 

- 엄두도 못 냈죠
- 화가 난 거로군요

 

그래요

 

좀 앉아서
얘기하지 그래요?

 

옛날 원시인들도
꿈 얘길 나누며

 

아내들과 신경전을
벌였을까요?

 

원시인을 동경해요?

 

난 1995년이 좋아요

 

소아마비, 결핵
다저스 구단

 

농담이예요

 

부인이 울고 난 후
부부 관계는?

 

좋아요

 

그녀는 마치
수절 과부처럼

 

금욕적이 됐죠

 

그 꿈은 언제부터 꿨어요?

 

할이 가발을 쓰고
나타난 그날부터죠

 

그게 연관이 있을까요?

 

해명할 답을
못 찾으면

 

아내를 잃게 돼요

 

그녀가 떠나버리면
난 살 수 없이요

 

그러니 당장
답을 주세요!

 

난 꼭 알아야 돼요

 

펜로즈 씨...

 

제 동생을 고치신 걸 보면
박사님은 능력 있어요

 

- 펜로즈 씨...
- 닉이라고 부르세요

 

인간은 기계가 아니오

 

사람마다 문제와
해법이 다 다르죠

 

당신은 스트레스가
심해요

 

일, 반복되는 꿈
아내의 불화 등

 

- 삼중고를 겪고 있소
- 바로 그거요

 

그런 근심들을
덜게 해줄 테니

 

우선 저 침대에
눕도록 해요

 

- 저기에?
- 그래요

 

저쪽 보고 누워서
다리를 쭉 뻗어요

 

저게 도음이 될까요?

 

장담하는데
효과 만점이오

 

- 구두 벗어요?
- 편한 대로 해요

 

박사님 쪽 보면
안 돼요?

 

날 보면 마음이
흐려질 수 있소

 

- 눈 감아요?
- 그게 효과적이죠

 

별별 잡념이
다 떠오를 텐데...

 

- 잠깐이면 돼요?
- 계속 감고 있어요

 

가끔은...

 

무책임한 인간이
되는 상상을 해요

 

흥미롭군요

 

어떤 면에선
그걸 즐기죠

 

이제 꿈 얘길 해봐요

 

알았어요

 

천천히 꿈의 처음
부분으로 들아가서

 

첫 번째 이미지를
맘 속에 그려봐요

 

첨으로 들아갔소?

 

 

맨 처음
보인 게 뭐죠?

 

여자 얼굴

 

지금도
보고 있소?

 

 

당신은 그녀와
가까이 있나요?

 

침대에서 둘이
막 하고 난 후인데

 

내 뺨을
어루만져요

 

아주
가까이 있군요

 

거기에 누워있는
기분을 떠올려봐요

 

기분이 어때요?

 

좋아요

 

그 다음
어떻게 되죠?

 

내게 묘한
웃음을 짓고는...

 

욕실로 가요

 

그녀가 물을 트는...

 

모습이 보이고...

 

우린 전에도 여기
왔던 것 같아요

 

방을 묘사해봐요

 

호텔 방 같아요

 

일반 가정집은
아녜요

 

사적인 물건은
우리 소지품 뿐

 

욕실 물 소리가
너무 짜릿해요!

 

난 누워서
상상을 하죠

 

그녀가
목욕하려고...

 

화장을 지우고
머릴 틀어 올리고

 

생각만 해도
흥분이 돼서...

 

물소리가 그치자

 

나도 그녀와 함께
목욕하려고

 

일어날
결심을 하죠

 

그때
전화가 울려요

 

누구
전화였을까?

 

몰라요

 

- 속이 뜨끔했소?
- 아뇨

 

죄책감을
안 느겼소?

 

아뇨

 

- 조금도?
- 전혀요

 

계속 해봐요

 

그녀가 욕실에서
고개를 내밀어요

 

전화는 놔두고
그리 오란 듯이

 

난 거울을 통해
그녀를 보죠

 

그녀는
목욕을 하고

 

나와서
몸을 닦아요

 

그리곤 고양이처럼
변기에 올라 앉아

 

화장을 하고

 

화장이 끝나자...

 

침실로 돌아와
옷을 입은 후

 

다시 욕실로 가서

 

문 닫고
잠시 있더니

 

침실로 돌아와
가방을 집어 들고

 

침대로 와서
내 앞에 앉죠

 

내 얼굴을
쓰다듬는데...

 

손에
장갑을 겼어요

 

그녀는
키스를 하고

 

떠나버려요

 

난 침대에
그냥 누워있죠

 

전화가 또 울려서
그걸 받으니까...

 

아무 소리도 안 나요

 

그리곤

 

잠에서 깨죠

 

그만 할까요?

 

그냥 꿈 속에 있어요
아직 할 게 많아요

 

그러죠

 

왠지 슬퍼요

 

그녀가 떠나서죠?

 

맞아요

 

좋아요
거기 계속 누워서

 

다시 꿈 속으로
돌아가요

 

그 여자가 욕실에
있는 그 때로

 

그녀는 옷을 입고
욕실로 간다

 

그녀가 욕실에
들어가면 말해요

 

알았어요

 

들어갔나요?

 

 

좋아요
욕실 문이 닫힌다

 

 

당신은 침대에
누워있다

 

지금 꿈속에
있는 거요

 

- 꿈속에 있죠?
- 꿈속 맞아요

 

이제

 

일어나봐요
아주 천천히

 

지금 어디 있소?

 

난 서있어요

 

가방은
어디 있소?

 

웬 가방?

 

그녀가 돌아와서

 

가방을 집어 든다고 했잖소

 

서랍장 위에
있어요

 

지금 보여요?

 

 

집으러 가요

 

뭐라고요?

 

가방을 집으러
가라고요

 

- 못해요
- 왜?

 

그녀한테 들키면
어떡해요

 

- 걱정 말아요
- 못해요, 죄송해요

 

- 죄송해요!
- 안돼!

 

당신은 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요!

 

지금 고개를 돌려

 

내 표정에 실린
감정을 읽게 되면

 

당신의사고가

 

그건 안 돼!
해가 될 뿐이오!

 

고마워요

 

좋아요

 

직장 얘길 해보죠

 

- '할' 얘기?
- 건 관두고

 

시계 광고 얘길
해 봐요

 

아이디어가
바닥 났소?

 

좋은 아이디어가
바닥났죠

 

2% 부족하군

 

그렇죠

 

좋아요

 

꿈에서 젤 맘에
드는 장면은?

 

굴쎄요...

 

전화 올 때 그녀가
문에 서 있는 장면

 

왜죠?

 

마치 그녀는...

 

전화가 울리게
놔두라는 듯 서서

 

잠시 바깥 세상을
잊게 해주거든요

 

근데 전화를 받자
그녀가 떠나버리죠

 

전화를 안 받았음
돌아왔을 텐데

 

전화는 외부세계의
간섭이로군요

 

그래요!

 

자명종 시계처럼

 

어쩌면

 

전화는 곧 시계다
그래서 결론은?

 

그녀는 순간을
음미하고자

 

전화를 안 받았소

 

맞아요

 

알람이 울리면
어떻게 하죠?

 

꺼버려요

 

- 그 다음엔?
- 다시 자고 싶죠

 

그럼 자요

 

일어나지 않으면

 

직장에
지각하게 돼요

 

하지만 조금 더
자길 원하잖아요

 

그럴려면 알람을 또
맞춰놓아야 하는데

 

단 몇 분은
잘 안 맞춰져요

 

해결 방법은 없소?

 

알람을 끄더라도
다시 몇 분 후엔

 

자동으로 울리게
하면 돼요

 

간단하군요

 

잠깐 더 잘 수 있죠

 

스누즈 버튼을
누르면

 

한 7분간 벨이
멈추는 거에요

 

멋진 아이디어야!
'스누즈 알람'

 

이런 게 있음
사겠어요?

 

살 것 같아요

 

이런 걸 내가
생각해 내다니

 

굉장해
스누즈 알람

 

샘슨!
꿈을 주는 시계

 

멋진 카피 같소

 

아내에게 말해야지

 

일어나도 돼요?

 

그럼요

 

좀 어때요?

 

좋아요

 

정말로 성과를
얻은 것 같소만

 

당신도 그렇게
생각해요?

 

기분 좋군요

 

정말 감사해요

 

난 별로
한 게 없어요

 

오늘은 운이
좋았다고 봐야죠

 

- 피곤해요?
- 예

 

극도의 감정변화
때문이오

 

그런가요?

 

갑자기
피로가 엄습해요

 

괜찮소?

 

잠시 누웠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남았으니
잠시 눕도록 해요

 

난 뭐...
상관 없으니...

 

잘 됐네요

 

감사해요

 

일어났어요?

 

스누즈 버튼을
수없이 눌러댔죠?

 

버릇되겠어

 

왜?

 

뭐가?

 

오늘은 '할'에게
머리 얘기 꼭 하기

 

난 나갈게요

 

할?

 

솔직히 말할게요

 

이런...

 

기획안 가지고는...

 

프리젠테이션
못 해요

 

새롭게 제시할
꺼리가 없다고요

 

우린 열심히 했고

 

그만한 성과를
얻어냈어

 

그렇게
생각 안 해?

 

전혀요

 

실은 나도 그래

 

정말 악몽 같지?

 

끔찍한 스누즈 알람의
그늘 속에 살아야 하다니...

 

왜...

 

제3화 위험한 관계
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주연 / 크리스토퍼 부숄츠레
지나 넴니, 루이사 라니에리

 

클로이

 

왜 우린 맨날
싸우는 거지?

 

시비를 거니까

 

- 내가?
- 늘 내 탓을 하잖아

 

분위기 썰렁하게
구는 게 누군데?

 

- 섹스 얘기야?
- 잘 아네

 

난 욕망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당신은 즉시 채우려 하지

 

끝난 걸 받아들여!

 

그럼 깨끗하잖아
같등할 일도 없고

 

이제 결단만
내리면 돼

 

그러고 싶지?

 

- 대답해봐!
- 그만하고 가자!

 

고마워요

 

노래 부르네?

 

왜 전엔 여길
안 와봤을까?

 

별로 관심이
없었으니까

 

그 무엇에도?

 

맞아

 

좋았던 시절은
다 잊었어?

 

뭘 기억할까?
태양? 달

 

갑자기
웬 로맨틱?

 

난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무지 노력했어

 

내가 기억하는
과거는 오로지

 

구름, 구름
구름 뿐이야

 

울적한 느낌을
떨쳐내 보려고

 

가끔 이유도 없이
웃어댄다고

 

웃어봐!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말한테 줄 건데
- 가저가요

 

- 안녕히 계세요
- 예, 가세요

 

저 여자 알아?

 

누구?

 

방금 나간 여자

 

건너편 탑에
사는 여자야

 

여길 좋아했었는데
당신 땜에 숨막혀

 

장소라면

 

여기 널리고 널렸잖아

 

다시는 그 따위로
얘기하지마!

 

- 그러셔?
- 그래 이 자식아!

 

꼬투리는 그렇게
잘 잡으면서

 

나와 잘 생각은
없구만!

 

그거 생각뿐이야?

 

섹스에는 아무것도 없어
섹스는 단지...

 

이 진흙은 올 때마다 빠져
정말 지긋지긋해

 

우습지?

 

넌 언제나 순수한 것만 찾다가

 

더러운 꼴로 끝나지

 

난 이 진흙들이
너무나 맘에 들어

 

그러셔?

 

그럼 평생 여기서 살아!

 

뭐 찾는 거 있어요?

 

 

전 오래된 것들을
좋아하거든요

 

전 오래된 사람 아닌데...

 

그것도 좋아합니다

 

초대하시는 건가요?

 

혼란스러워 하시지
않길 바래요

 

어떤 혼란이요?

 

완전한 혼란

 

멀리서 봤을 때
아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요?

 

잘 못 봤더군요

 

그 아는 사람은...

 

누군데요?

 

색소폰 주자에요

 

해변에서 나비
두 마리릴 봤어요

 

절 따라오더군요

 

당신도 보셨을 텐데요

 

못 봤소

 

어쨌든 한 마리는 따라왔어요

 

찾아 볼까요?

 

아뇨

 

무슨 메시지인 듯 해요

 

메시지라...

 

두 사람이 만난다는
복선 같은 거요?

 

춥네요요

 

안녕

 

안녕

 

안녕하세요

 

옆에 같이 누우면
어떻게 할거죠?

 

이름 알려줄게요

 

린다에요

 

- 안녕..
- 안녕..
- 안녕..
- 안녕..

 

여보세요
여보세요

 

- 안녕
- 안녕
- 안녕
- 안녕

 

어디야?
어디야?

 

바닷가야
말이 또 도망갔어
바닷가야
말이 또 도망갔어

 

집으로 다시 끝고 와야지
집으로 다시 끝고 와야지

 

여긴 눈와
여긴 눈와

 

어딘데?
어딘데?

 

파리
파리

 

안 들려
어디라고?
안 들려
어디라고?

 

파리라구
?

 

거긴 벌써 눈 와?
파리라구
?

 

여기도 왔으면 했는데

 

그 얘기가 나한테

 

내가 거기에 있었으면
하는 걸로 들리는데

 

언제나 함께
가고 싶어 했었잖아

 

사랑이 끝나지 않았을 때 말이야
근데 네 태도가...

 

여보세요?
잘 안터지네요

 

네 태도가 문제라고!

 

우리의 태도겠지...
꼭 바꿔야 하나?

 

관두면 되잖아

 

인식의 차이인 것 같아

 

집에 돌아오는 거 말이야

 

여긴 사방 천지가 다 하얘

 

눈 덕분에 안정은 되는데
더 근심이 늘기도 해

 

딱 맞는 동지네요 뭐

 

한 변 안아주고 싶어

 

나도

 

가자

 

그녀의 손길

 

제작, 각본, 감독
왕가위

 

주연 / 공리, 장첸

 

꿈속의 여인

 

각본, 감독
스티븐 스더버그

 

제작
그레고리 제이콥스

 

위험한 관계

 

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주연/ 크리스토퍼 부츠홀즈
레지나 넴니, 루이자 라니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