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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쇼몽

 

제작 / 미노우라 진고
기획 / 모토키 소지로

 

원작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각본 / 하시모토 시노부
쿠로사와 아키라

 

촬영 / 미야가와 카즈오

 

녹음 / 오타니 이와오
미술 / 마츠야마 타카시
음악 / 하야사카 후미오

 

출연

 

미후네 토시로

 

쿄 마치코

 

시무라 다카시

 

모리 마사유키

 

치아키 미노루 / 우에다 카치지로
혼마 후미코 / 가토 다이스케

 

감독 / 구로사와 아키라

 

모르겠어
전혀 모르겠어

 

모르겠어
전혀 모르겠어

 

뭐가 뭔지 모르겠어

 

무슨 일이오?

 

대체 뭘 모르겠단 거요?

 

- 이런 일은 처음이야
- 뭔지 얘기 좀 해 보쇼

 

여기 세상사 통달한
스님도 있잖소

 

아무리 세상사 통달한
승려라 한들

 

이처럼 불가사의한 일을
어찌 알겠소

 

스님도 그 일에 대해
알고 계신 거요?

 

이 사람과 같이
오늘 직접 보고 들은 일이오

 

- 어디서요?
- 관아에서

 

관아?

 

한 남자가 살해당했소

 

난 또 뭐라고
겨우 그런 일 갖고...

 

이 문을 올려다보쇼

 

늘 시체 한두 구는
데굴거릴 테니

 

그렇소
전란, 지진, 태풍...

 

화재, 기근, 역병...
세상이 온통 재앙뿐이오

 

매일 밤 도적 떼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소

 

벌레만도 못한
비참한 주검은

 

나 역시 수도 없이 봤소

 

그러나 오늘처럼
무서운 일은 처음이오

 

정말이지 무서운 일이오

 

인간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소

 

도적 떼나 전염병...

 

기근, 화재, 전란보다
더 무서운 일이오

 

이보쇼, 스님

 

설교 집어치우쇼

 

비를 피하는 동안 심심풀이로
얘기나 들을까 했는데

 

그런 지루한 설교를 듣느니
차라리 빗소릴 듣고 말지

 

들려줄 테니 진실을 말해 줘
난 도무지 모르겠으니

 

- 세 사람 모두...
- 세 사람이라뇨?

 

- 그 세 사람이 말야...
- 진정하고 천천히 말해 보쇼

 

쉽사리 멈출 비가 아니니까

 

라쇼몽

 

사흘 전 일이야

 

산에 나무를 하러 갔는데...

 

황급히 그 사실을
고하러 달려갔어

 

그로부터 사흘 뒤인 오늘
관아에 불려갔네

 

네, 그렇습니다

 

저 시체를 처음 발견한 건
분명 소인입니다

 

네? 칼을 봤냐굽쇼?
아뇨, 그런 건 없었습니다

 

나뭇가지에 여자 모자 하나
바닥에 사무라이 모자 하나...

 

시체 옆에
끊어진 새끼줄 하나

 

그리고 근처 낙엽 위에
붉은 부적 주머니가 있었습니다

 

 

근처에 떨어져 있던
물건은 그게 전부입니다

 

네, 저기 누워 있는 시체는
분명 만난 적이 있습니다

 

사흘 전 낮이었는데...

 

세키야마에서 야마시나로
가는 도중이었습니다

 

여자는 모자를 써서
얼굴을 볼 수 없었고

 

남자는 칼과 활을
차고 있었습니다

 

그가 불귀의 객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치 못했는데

 

참으로 인간의 목숨이란
아침 이슬만큼이나 덧없군요

 

정말 뭐라 해야 할지...
딱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제가 체포한 이자는
다조마루라는...

 

네, 바로 그 악명 높은
도적 다조마루입니다

 

체포 당시 저 고려 칼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저께 낮이었습니다
가츠라 강가를 지나는데...

 

이보시오
무슨 일이오?

 

검은 화살통에
화살 17개와 활

 

그리고 회색 말...

 

모두 살해된 남자가
지녔던 물건입니다

 

다조마루 같은 도적이
빼앗은 말에서 떨어지다니

 

인과응보임에 틀림없습니다

 

내가 말에서 떨어졌다고?
웃기는 소리 마라

 

어느 날 오후...

 

말을 달리던 도중
못 견디도록 갈증이 나서

 

골짜기에 내려
개울물을 마셨다

 

그런데 그 개울물에
뱀이라도 죽어 있었는지

 

마시기가 무섭게
속이 뒤틀리기 시작하더니

 

강가에 이르자
복통을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말에서 내려
뒹굴고 있었던 거다!

 

감히 이 다조마루가 말에서
떨어졌단 상상을 하다니!

 

결국 내 목을 베겠지만
난 진실만을 말한다

 

저자를 죽인 건
분명 나다

 

저 부부를 본 건
사흘 전, 무더운 오후였다

 

그런데 갑자기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만일 그때 바람만 안 불었어도
저자를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흘끗 보이는가 싶더니
금세 사라져 버렸다

 

그 여자의 얼굴이
마치 천사처럼 보였다

 

반드시 남자를 죽이고
여자를 차지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를 죽이지 않고도
여자만 차지하면 그만이었지

 

가능한 한 남자를 죽이지 않고
여자를 차지할 작정이었다

 

야마시나로 가는 길은
뻔하니까

 

무슨 일이냐?

 

무슨 일이냐?

 

무슨 일이냐니까!

 

대단하지 않소?

 

어떻소?
훌륭하지 않소?

 

직접 살펴보시오

 

저 너머에 있는
무덤에서

 

이런 검과 단도, 거울이
무더기로 나왔는데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도록
저쪽에 묻어 놓았소

 

당신에게는 싸게 주겠소

 

저 숲 너머에 있소

 

앞장서라

 

바로 여기다
저 소나무 밑에 있다

 

큰일 났소!
남편이 뱀에 물렸소

 

순간 그녀는 얼어붙은 듯
나를 바라보았고

 

아이 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그녀를 보자

 

갑작스런 질투심에
그자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여자에게 나무에 묶인
남편의 꼴을 보여주고 싶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게 격렬한 여자는
처음 보았다

 

계획대로 남자를 죽이지 않고
여인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남자를
살해할 맘이 없었다

 

그런데...

 

잠깐만!

 

잠깐만요!

 

당신이 죽든지
남편이 죽든지

 

어느 한쪽은
죽어야 해요

 

두 남자에게 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선택은 하나뿐이에요

 

둘 중 살아남은
사람을 따르겠어요

 

당당하게 겨루고 싶었고
그는 훌륭히 싸웠다

 

내 칼을 23번이나 받아냈다

 

이 점에 대해선
감탄하는 바이다

 

내 칼을 20번 이상 받아낸 건
이제껏 그자밖에 없었다

 

뭐라고?
여자는 어떻게 됐냐고?

 

여잔 어디에도 없었다

 

그자와 싸우는 사이
달아나 버렸다

 

여자를 찾아
산을 내려가 보았더니

 

주인 잃은 말이
풀을 뜯고 있었다

 

여자의 격렬함에
마음을 빼앗겼지만

 

다른 여자들과
다를 게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안 찾았다

 

뭐? 남자의 칼?

 

팔아서 진탕 술 마셨지

 

또 뭐야!
여자의 단도?

 

그러고 보니
꽤 값나가 보였는데

 

그걸 깜빡했네
바보짓을 했구만

 

일생일대의 실수로군

 

다조마루는 교토에서도
악명 높은 도적이오

 

작년 가을
토리베사 뒷산에서

 

불공을 드리러 갔던
처자와 하녀를 살해한 것도

 

그자의 소행이랍니다

 

말을 놓고 간 그 여자도
필시 그가 죽였을 게요

 

그런데...
그 여자도 증인으로 왔었소

 

절에서 숨어 지내다
포졸에게 발견됐소

 

거짓이야

 

다 거짓이야
다조마루도 여자도 다 거짓이야

 

인간들이란 게
다 그렇지 뭐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도
진실을 인정하지 않잖소?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오
하지만...

 

약한 존재라 그렇소

 

약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거죠

 

쳇, 또 시작이군

 

난 거짓이라도 상관없소
내용만 재미있으면

 

그 여잔 뭐라던가요?

 

다조마루의 얘기완
완전히 달라요

 

여자의 생김새마저도...

 

다조마루의 말과 달리
조금도 강해 보이지 않았소

 

연약하고 가련해 보였소

 

나를 속인 그자가...

 

저를 욕보이더니...

 

자신이 그 유명한
다조마루라면서...

 

남편의 손발을 묶고
조롱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하지만 몸부림치면 칠수록

 

밧줄이 남편을
더 꽉 조여 왔습니다

 

일어설 수가 없었어요

 

왠지 다가갈 수 없었어요
아뇨, 다가가려 했어요

 

절 바라보던 남편의 눈빛이
지금도 생생해요

 

분노로 번뜩이고 있었어요

 

슬픔의 눈빛도 아니었죠

 

차가운 증오의 눈빛이었어요

 

싫어요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제발...
날 때려도 좋고 죽여도 좋아요

 

하지만...
제발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요

 

어서 날 죽여요!
때리고 찔러 죽여요!

 

그만 해요...
제발...

 

제발 그만...
그만...

 

제발...

 

그리고 정신을 잃고 말았죠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을 땐...

 

너무 끔찍했어요

 

남편의 가슴에
제 단도가 꽂혀 있었죠

 

너무 놀라
숲 속으로 달아났고...

 

정신을 차렸을 땐
산 아래 강가에 서 있었어요

 

전 그 강물에
몸을 던졌습니다

 

그 후로도 여러 방법으로
계속 죽으려 했지만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어요

 

연약하고 어리석은 저는
어찌하면 좋을까요?

 

들으면 들을수록
더 헷갈리는군

 

여자들은 뭐든지 속이죠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도

 

그러니 여자의 말을
너무 믿으면 안 돼요

 

- 죽은 남자의 말은...
- 죽은 남자요?

 

죽은 사람이
어떻게 말을 합니까?

 

무당의 입을 통해 말했소

 

거짓말이야
그 남자 얘기도 거짓이야

 

죽은 사람까지
거짓말할 리야 없잖소!

 

어째서 그렇죠?

 

인간이 그렇게까지
죄가 많은 존재라 생각지 않소

 

그야 스님 생각이지
정직한 인간이 어디 있소?

 

- 자신만 그런 줄 아는 거지
- 그런 무서운 말을...

 

자기 죄는 잊고 거짓말을 하죠
그편이 맘 편하니까

 

말도 안 돼

 

신경 쓰지 마쇼
죽은 남자 얘기나 들어 봅시다

 

난 지금 암흑 속에 있다

 

빛 한 줄기 비추지 않는
암흑 속에서 괴로워 울고 있다

 

나를 이 암흑의 지옥으로
몰아넣은 자 때문이다

 

도적은 아내를 범한 후
곁에 앉아 그녀를 위로했고

 

낙엽 위에 앉은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자는 교활하게
아내를 설득하고 있었다

 

한번 몸을 더럽힌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런 남편에게 돌아가느니
내 아내가 되지 않겠나?

 

오직 당신을 위해
일을 저질렀다고 하자

 

아내는 황홀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그때처럼 아내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런 아내는... 묶여 있는
내 앞에서 도적에게 대답했다

 

어디든 좋아요
날 데려가 주세요

 

아내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면
이렇게 괴롭지 않을 것이다

 

저 사람을 죽여 주세요

 

살아 있는 한
당신과 함께 갈 수 없어요

 

저 사람을 죽여 주세요!

 

바로 그 한마디가
날 암흑 속으로 던져 버렸다

 

인간이 어찌 그토록 비열하고
저주스런 말을 할 수 있는가?

 

그 말을 듣자
도적조차 충격을 받았다

 

저 사람을 죽여 주세요

 

저 사람을 죽여 주세요

 

저 사람을 죽여 주세요!

 

이봐, 이 여자를
어찌했으면 좋겠나?

 

죽일까?
그래도 살려 줄까?

 

대답만 해

 

그 한마디로
그를 용서했다

 

이봐, 어찌할 건가?
그래도 살려 둘 건가?

 

그 후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여자는 달아났다
사람들에게 떠들어대겠지

 

사위가 조용했다

 

어디선가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울고 있었다

 

누가 울고 있었을까?

 

사방이 너무나 조용했다

 

너무나 조용했다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어둠이 날 감싸고 있었다

 

나는 그 적막 속에서
쓰러지고 있었다

 

바로 그때
누군가 내 곁으로 살며시 다가왔다

 

누구였을까?

 

그 누군가의 손이
단도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조용히 들어올렸다

 

그건 거짓이야

 

그 남자 가슴에
단도는 꽂혀 있지 않았어

 

그 남잔
장도에 찔려 죽었다

 

이야기가 아주 재밌어졌군

 

당신은 모든 걸
다 본 거야

 

관아에서는 왜
그 얘길 하지 않았소?

 

난 그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어

 

지금은 말하고 있잖소?

 

다 얘기해 보쇼
당신 얘기가 제일 재밌군

 

난 듣고 싶지 않아

 

이렇게 끔찍한 얘긴
더는 듣고 싶지 않아

 

요즘 세상에 이런 얘긴
얼마든지 있는 일이오

 

이 라쇼몽에 살던 도깨비도
인간이 무서워 달아났다더군

 

당신, 이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는 거요?

 

- 산에서 여자 모자를 발견했다
- 그건 이미 얘기했잖소?

 

잠시 후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어

 

수풀 사이로
살짝 들여다보니

 

묶인 남자와 울고 있는 여자
그리고 다조마루가 보였다

 

잠깐만...

 

그럼 당신이 남자의 시체를
발견했단 건 지어낸 얘기요?

 

난 얽히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상관없소
얘기나 계속해 보쇼

 

다조마루가 무슨 짓을 했소?

 

여자 앞에 꿇어앉아
용서를 빌고 있었어

 

난 지금껏 악이 시키는 대로
살아온 사내다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었지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이미 널 가졌지만
더 많은 걸 갖고 싶다

 

내 아내가 되어 줘

 

그 유명한 다조마루가
이렇게 애원한다

 

당신이 원한다면
이 짓도 관두겠소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정도의
돈은 이미 마련해 뒀어

 

장사를 해서라도
열심히 일하겠소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어

 

당신만 내 사람이
되어 준다면 말이오

 

나와 함께 삽시다

 

제발...

 

만일 허락하지 않는다면
당신을 죽이는 수밖에 없어

 

제발 부탁이니
나와 살겠다고 대답해

 

울지 마
그만 울고 어서 대답해

 

내 아내가 되겠다고
어서 말해, 어서!

 

여자인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남자들끼리 결정하란 뜻이군

 

잠깐만!

 

이런 여잘 위해
목숨 걸고 싸우고 싶지 않다

 

두 사내에게 욕을 본 주제에
무슨 할 말이 있나!

 

자결은 못할망정

 

원한다면
이 여잘 데려가

 

이 여잘 잃는 건
말을 잃는 것만도 못하다

 

- 기다려요!
- 따라오지 마!

 

울지 마!
울어 봤자 다 소용없어

 

그만 해
연약한 여자잖아?

 

여자란 결국 약한 존재다

 

약한 건 바로 너희들이야!

 

당신이 내 남편이라면
왜 저잘 죽이지 않는 거지?

 

내게 죽으라고 하기 전에
왜 저잘 죽이지 않는 거야?

 

사내대장부라면 저자를
먼저 죽이는 게 순서 아냐?

 

너도 마찬가지야

 

다조마루란 이름을 들었을 때
탈출구를 찾았다고 생각했지

 

이 지긋지긋한 생활을
벗어날 수 있는...

 

다조마루라면 날
해방시켜 줄 거라고 말야

 

날 데려가 주기만 한다면
뭐든 상관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너도 남편과
하나도 다를 게 없어

 

똑똑히 들어
여자가 원하는 건 진짜 남자야

 

여자는 칼로 쟁취하는 거야

 

죽고 싶지 않아!

 

제법 그럴싸하군

 

난 거짓말은 안 해
내 눈으로 직접 본 거다

 

못 믿겠소

 

난 거짓말 안 해
그게 진실이다

 

'난 거짓말하오' 하고
거짓말하는 사람 봤소?

 

정말 끔찍하군

 

인간이 인간을 못 믿다니...
이게 바로 지옥이야

 

말 한번 잘했소
이게 바로 지옥이지

 

아냐, 난 인간을 믿는다

 

난 이 세상이 지옥이라고
믿고 싶지 않아

 

큰소리친다고 뭐 달라지오?

 

잘 생각해 보쇼
세 사람 중 누구 얘길 믿는단 거요?

 

모르겠어

 

전혀 모르겠어

 

신경 쓸 것 없소
인간사란 게 원래 그런 거니까

 

뭐 하는 거야?
뭐 하는 거야?

 

잘 봐
뭘 하는 것 같나?
잘 봐
뭘 하는 것 같나?

 

이런 끔찍한 짓을 하다니...
이런 끔찍한 짓을 하다니...

 

왜? 내가 안 가져가도
누군가 가져갈 거야
왜? 내가 안 가져가도
누군가 가져갈 거야

 

악마 같은 놈!
악마 같은 놈!

 

내가 악마라고?
그럼 저 아이 부모는?
내가 악마라고?
그럼 저 아이 부모는?

 

저희들 좋아서 만들어 놓고
버리는 부모는 뭐냐고!
저희들 좋아서 만들어 놓고
버리는 부모는 뭐냐고!

 

입 닥쳐!
나쁜 놈 같으니...
입 닥쳐!
나쁜 놈 같으니...

 

부적을 넣어 아이가 안전하길 바라는
부모 맘을 생각해 봐!
부적을 넣어 아이가 안전하길 바라는
부모 맘을 생각해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은 어떻겠나?

 

남의 심정 따위
알 게 뭐야

 

그런 이기적인...

 

뭐가 잘못이야!
사람 팔자가 개 팔자만도 못한 세상이요

 

그런 소린
꿈속에서나 하쇼

 

빌어먹을...

 

인간은 다 이기적이야
모두 변명뿐이지

 

다조마루도... 그 여자도...
그 남편도...

 

그리고 너도!

 

그런 당신은 달라?
웃기는군

 

위증을 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잖아!

 

그 여자의 단도는 어쨌소?

 

값나가는 물건이라고
다조마루도 말했다며!

 

그 단도는 어디 있소?
여전히 그곳에 떨어져 있나?

 

당신 아니면 누가 훔쳐가?

 

당신 아니면 누가 훔쳐가?

 

어때? 내 말 맞지?

 

진짜 이기적인 건
바로 너야!

 

내게 더 할 말 있나?
없으면 이만 갈게

 

뭐야!
이 핏덩일 어찌하려고?

 

집에 돌아가면
아이가 여섯이나 있소

 

하지만 여섯을 키우나 일곱을 키우나
힘들긴 마찬가지요

 

내가...
부끄러운 말을 했군요

 

이해하오
날 의심하는 게 당연하지

 

부끄러운 건 바로 나요

 

나도 내 맘을 모르겠소

 

아니오
이건 고마운 일이오

 

덕분에 나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소

 

당치도 않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