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뱅이 천사

 

(기타 소리)

 

모기가 지독하군

 

왜 그래?

 

문에 손이 끼였어

 

흐음

 

못이 삐져나와 있었어

 

그래, 못이...

 

조금 아플 거야

 

그러니깐 못이란 말이군

 

피해주진 않겠어
하찮은 사고가 좀 있었어

 

역 앞 시장에서 마츠나가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알지

 

(기타 소리)

 

당신과 함께 간 언덕은
항구가 보이는 언덕

 

젊은 놈이 가끔씩 신세를
지고 있다던데

 

이봐요, 할머니

 

여기, 모기향 좀 가지고 와요

 

뭐야, 벌써 잠이 들었나?

 

(기타 소리가 조용해짐)

 

(마스다의 콧노래)

 

아야, 아파

 

아파라

 

앞서 말하는데, 치료비가 좀 비싸

 

무위도식하는 놈들한테는
되도록 비싸게 받는 주의거든

 

이봐, 마취제나
뭐 그런 거 없나? 윽...

 

흥, 너희같이 불효하는 놈들한테
쓸 주사 같은 건 없어

 

(마스다의 콧노래)

 

(마츠나가의 기침)

 

아, 기왕왔는데 감기약 좀 주쇼
통 낫질 않으니 원...

 

너희들처럼 무질서한
생활을 하는 녀석들은

 

결핵균에 감염될
확률이 높으니까 조심해

 

흥, 폐병 따윈 절대
걸리지 않을 거야

 

겉으로만 봐선 잘 몰라

 

폐병은 다 남 일이라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운동 선수들이 잘 그러지

 

자기도 남도 꿈에도 생각치못한
사이에 걸리는 게 결핵이야

 

폐병은 아프지도 간지럽지도
않기 때문에 뒤끝이 나빠

 

기침이나 열이 나서 걸렸나
싶었을 때엔 이미 늦어

 

흥, 무서운가

 

무섭다고?

 

내가 말이야?

 

가만 있으니깐 마음대로 지껄이긴
이래서 의사 놈들이 싫어

 

뭐든지 부풀려 말해서 돈 버는데
혈안이 나 있다니깐

 

그렇지, 결핵환자 5명만 진료해도
의사는 떼돈을 버니깐

 

그럼 진찰해봐

 

기침 나오는 게 결핵인지 아닌지
한번 진료해보란 말이야

 

어떻게 진찰하란 말이지?

 

뭐야?

 

가슴을 쳐보거나, 청진기대고
머리 굴려봤자 알 수 없단 말이다

 

그런 건 주술 같은 거야

 

명색이 의사니깐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거야

 

뭐, 그냥 한번
봐줘도 상관없지만

 

이런 걸로 알 수 있다면
그야말로 진짜 끝난 거야

 

왜 그러지

 

너, 어디서 한번 x-레이 찍어봐

 

왜 그러냐고 물어보잖아

 

x-레이로 찍어보지 않으면
정확하게는 말할 수 없지만

 

우선 이정도 크기로
구멍이 나있어

 

그대로 놔두면 오래 못 가

 

거짓말하면 가만
안 두겠어, 이 자식!

 

난 거짓말 같은 건 안 해
무슨 짓이냐

 

거짓말하지 마!

 

난 거짓말 안 해
(벨소리)

 

이 나쁜 놈!

 

무슨 일이죠, 선생님

 

흥, 저놈 뭔가
찔리는 게 있군

 

저런 짐승 같은 놈일수록
결핵을 우습게 여기는데

 

저놈은 그래도
신경을 쓰니 그나마 낫군

 

아직은 인간다운 면모가
남아있다는 증거야

 

형님, 꽤 괜찮은 놈이 들어왔다는데
보셨나요?

 

그놈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그죠, 형님?

 

형님, 왜... 왜 그러십...

 

(기타소리)

 

이놈들!

 

올라와, 올라와 티푸스에 걸린다

 

티푸스 같은 건 안 무서워

 

이놈들, 올라오라고 하면 올라와!

 

쳇, 술독에 빠진 양반

 

올라오란 말이다

 

이놈들!

 

이 녀석들

 

넌 뭐야, 예전에 배 아프다고
징징거리며 온 녀석이잖아

 

그 배꼽을 잘 기억하지

 

이젠 괜찮냐?

 

저런 물 마시면 지난번
보다 더 아플 거야

 

(흥겨운 음악소리)

 

선생님

 

선생님, 좋은 물건이 들어왔어요

 

흥, 댁의 술은 알코올보다는
석유에 가깝더라구

 

에이, 자자, 잠깐만요

 

그렇지 않습니다요
하하하, 난감하네

 

어리석은 놈

 

술이나 쳐 마시고!
이젠 어찌돼도 모른다

 

아무리 절둑거리고 울면서
온다 해도 내 알 바 아니야

 

이젠 알아서 해

 

헤헷, 정말 선생님한테
걸리면 못 당한니깐

 

자자, 드시죠
한번 맛 좀 봐주십쇼

 

흠... 이 정도면 죽진 않겠다

 

그럼, 물론이죠

 

이런, 저놈에게 묻는걸 깜박 했네

 

대체 무슨 일이죠?

 

마츠나가란 놈을 찾고 있는데
이 근방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던데...

 

아무 생각 없는 여자가 따라붙을 법한
좀 괜찮게 생긴 놈이지

 

알고 있어요
그치만 선생님, 왜 그런 작자한테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지?

 

대낮부터 홀에서 죽치고 있어요

 

큰 거리에 있는 거 말인가?

 

 

그런 말라 비틀어진 놈이
뭐가 좋은 건지...

 

언니, 댁도 그 놈을 좋아하나?

 

말도 안돼

 

그런 놈 좋아하면 안돼

 

좋아할 거면 나 같은
남자를 좋아해야지

 

겉보기는 지저분하지만
우선 병 났을 때 공짜야

 

왜 그래, 오늘따라 과묵해 보이네

 

납이 들어가 있어서?

 

바보

 

화났어?

 

뭔가 어색해
오늘은 좀 얌전한걸

 

펄펄 뛰지 않는
당신 따윈 정말 싫어

 

더워서 그래
좀 조용히 해!

 

덥다 덥다 하면서
마시면 더 더울 텐데

 

땀에서 위스키 냄새가 나

 

시끄럽다니깐

 

형님, 의사가 찾아왔어요

 

의사?

 

어제 그 돌팔이 의사 말입니다

 

그 자식, 돈 받으러 온 거 아닐까?

 

한번 손 좀 봐줄까

 

무슨 용건이야

 

돈 뜯어낼 생각이라면
상대를 잘못 골랐어

 

뭐라고?

 

치료비도 제대로 내지 않은 주제에
큰 소리 치지마!

 

허둥대지마, 얼마 안 되는 돈 떼먹을
정도로 형편이 나쁘진 않아

 

치료비는 됐으니깐
술 좀 마시자

 

무슨 소리야,
그게 더 돈 많이 들겠다

 

그런 섭한 소리하지
말고 한잔 마시자고

 

홀엔 술 같은 거 안 팔아

 

거짓말 마라
너 술 냄새로 진동한다

 

냄새 한번 좋다

 

쳇, 꼭 무슨
진드기 같은 놈이군

 

보통 사람들은
너희들을 그렇게 말하지

 

흥, 말이 많군

 

따라와

 

(레코드 음악소리)

 

화해하는 셈치고 제일 좋은걸
내놓도록 하지

 

어젯밤에는 댁이
하도 허풍만 늘어놓길래

 

흥, 너같이 난폭한
환자는 처음 봤어

 

그건 그렇고, 어제 댁의 목을
조를 때 들어왔던 여자 말인데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너무 이른 거 아냐?

 

그러나, 그 여자는
건드리면 안돼

 

그 여잔 내 애인이거든

 

음... 이건 진짜네

 

이봐, 사실대로 말해

 

그 여자, 원래 어디 있었지?

 

계속 신경이 쓰여서 말이지

 

스톱, 넌 안돼

 

니 몫까지 내가 마셔주지

 

폐에 구멍이 난 놈이 술을 마시다니
자살행위나 다름없어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마
지난 번엔 약간 과장을 했지만

 

뭐, 내 말만 잘 들으면...

 

그만둬!

 

너 같은 돌팔이가
하는 말, 누가 믿어

 

못 믿겠다면 x-레이 찍어봐

 

괜한 트집잡긴...

 

x-레이 같은 소리 집어치워

 

빨리 나가, 나가버려

 

무슨 억지야, 니 몸이잖아

 

쓰러지던 안 쓰러지던
내 마음이야

 

네놈 신세는 지지 않겠어

 

그건 그래

 

너희들이 어찌 되든
내 알 바 아니지

 

그치만, 난 니 폐에 둥지를 트는
결핵균한테 볼 일이 있어

 

그걸 한 마리라도 더 죽이고
싶단 말이야

 

니가 지금 여기서 쓰러져서
화장시켜버리면 제일 편하겠지만

 

이 자식!

 

이놈, 무슨 짓이야

 

어리석은 놈!

 

제길, 남이 걱정해주는 것도 모르고...

 

그런 놈은 한 방에
보내버리는 수 밖에 없겠구만

 

이젠 모르겠다, 그런 놈!

 

그런 말 해도 소용없어요, 선생님

 

뭐가 소용없단 거야

 

선생님은 한번 진찰한 환자라면
자기 일보다 더 걱정하니깐요

 

 

계속 보다 보면 정말
바보스러울 정도예요

 

흥, 원래 의사란 직업이
바보스러운 거니 어쩔 수 없어

 

이 세상에서 환자가 없어지면
제일 곤란한 게 의사잖아

 

그런데도 의사는 환자를 고치는
일만 맨날 생각하니

 

좀 달라요, 선생님은 유별나요

 

무슨 소리야, 이게 당연한 거야

 

그치만 다른 의사들은 좀더
편하게 적당히 환자를 다뤄요

 

흥, 그놈들은 의사가 아니야
아첨꾼들이지

 

그렇지만 선생님

 

선생님은 사실을
너무 그대로 말해버리세요

 

아니, 거짓말을 하란 소린 아니예요

 

아무리 사실을 말한다 해도
좀더 돌려 말할 수도 있잖아요

 

나도 처음엔 정말 대하기 힘든
선생님이라 생각했죠

 

툭하면 성질부리지...

 

흥, 내버려 둬

 

설교듣고 뭔가를 고치기엔
너무 늙어서 말야

 

그런...

 

말 안해도 잘 알고 있어
천성이 그런걸

 

이 천성만 없었다며 지금쯤
어디 큰 병원에서...

 

원장 정도는 돼 있었을 거야

 

이를테면 남쪽에
있는 타카하마 병원...

 

그 병원 의사인 타카하마는
예전에 같은 반이었어

 

그치만 잘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녀석과 난 천양지차였지

 

그 녀석은 매사에
꼼꼼하고 착실했지

 

그런데 나는...

 

옷을 전당포에 맡기면서까지
여자와 노는걸 좋아했지

 

천성이라곤 하지만, 그 때 샛길로
새지만 않았다면

 

뭐, 그렇게 된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지만

 

저 마츠나가란
놈을 보고 있으면

 

그 때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말야

 

그 녀석도 불쌍한 놈이지

 

문제는 폐에 구멍났기
때문만이 아냐

 

뭐랄까, 뿌리가 망가지고 있어

 

아무렇지도 안다는
얼굴하고 있지만

 

가슴속은 바람이 휭휭 불 정도로
비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 거야

 

가끔씩 제정신으론 그걸
버텨내질 못할 테지

 

아직 손댈 수 없을 정도까지는
아니라 낫지만...

 

아, 그러고 보니 그 뒤로 오카다
소식은 들었어?

 

이제 슬슬 나올 시기인데

 

미판결 상태로 올해 중순이면
3년 8개월 지나니깐 거의 다됐군

 

출소하고 난 후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 없어

 

설마 이런데 있다고는
상상도 못 할테지

 

그렇지만, 분명 알아첼 거예요
그런데 전문이니까

 

게다가 이 동네가 활동 영역이니...

 

찾아낸다고 해도 무서워할 필요 없어

 

너만 확실히 그 놈과 사이를
정리할 거라면, 어떻게 생각해?

 

그야... 선생님, 모르겠어요?

 

내가 얼마나 그 남자를 미워하는지...
몸서리칠 정도예요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잖아요

 

아직 인생이 끝난 건 아니잖아

 

그래도...

 

자자, 그럼 괜찮아 식사나 하자

 

딱 한잔만 더!

 

안돼 대낮부터 넘어져서 다쳤을
정도로 마셨잖아요

 

무슨 소리야, 이 상처는...

 

난 안 믿어요

 

 

 

영감이 술 마시고 취해 넘어졌다

 

할멈은 그걸 보고 놀라서...

 

난 절대 안 놀라요

 

왜 그래, 너무 잠잠하네

 

저어... 한번 만나볼까
생각 중인데

 

누굴?

 

오카다가 출소하면...

 

 

그런데 가면 조금은
사람이 달라질까해서...

 

말도 안돼
그런 작자가 아니야

 

무슨 훈장이라도 받은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나올 놈이야

 

그래도 난 여자로써...

 

뭐야?

 

아니, 나와서 만약 내가 없으면...

 

바보! 그게 노예 근성이라는거야

 

니가 방금 스스로 말했잖아

 

그 놈이 널 등쳐먹었잖아

 

그렇게 지독히도 괴롭히고,
병까지 옮기고

 

나중에는 헌
짚신짝처럼 버렸잖아!

 

그런데도 아직도 꼬리치며
따라갈 생각이냐

 

 

따라가서 똥개같이

 

매독이나 걸려 쓰러져버려!

 

(미요가 흐느끼는 소리)

 

(기타 소리)

 

흥, 또 시작이군

 

저 녀석이 시작하면 모기들이
더 날아다닌 다니깐

 

할멈, 이제 잘 거야
모기장 좀 쳐줘

 

(기타 소리 이어짐)

 

음, 많이 좋아졌네

 

치료를 계속 받고 있는 거지?

 

 

조금만 더 분발하면 되겠다

 

성적이 꽤 좋은데

 

그렇지만, 이 결핵이란 놈은
보통 방법으론 안 통해

 

병원균과 누가 이기는지
계속 겨루는 거야

 

저 넘어 산기슭 까지란다

 

그렇다고 정말로
뜀박질하면 안돼

 

모든 건 거북이처럼
천천히 해야 돼

 

물론 토끼처럼 잘 자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선생님, 전 벌써 17살이에요

 

유치원 선생님처럼
말 안 해도 다 알아요

 

미안, 미안

 

선생님은 참 좋은 분이세요

 

그러니깐 결핵만큼...

 

이성을 필요로 하는 병은
없다고 말할 거죠?

 

벌써 10번이나 들었어요

 

그럼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 올 땐, 더욱 좋아질 거예요
반드시요

 

팥죽 내기할래요?

 

당신과 함께 간 언덕은

 

항구가 보이는 언덕

 

다음 환자!

 

뭐야, 너냐

 

뾰로통한 얼굴하고 왜 온 거냐

 

흥, 스스로도 알만큼 큰 증세라도
있었겠지

 

열이라도 났냐

 

흥, 열이 날 턱이 있나
보라구, 이처럼 팔팔해

 

그럼 뭐 하러 온 거야

 

비가 오니 좀 답답해서...

 

댁의 그 희안한 얼굴을 안주거리 삼아
한잔하러 갈까 해서 왔지

 

그만둬, 불쌍한 놈 같으니

 

왜 솔직해 지지 못하는 거냐

 

뭐야

 

흥, 병이 두려운 거지
어리석은 놈!

 

난 니가 병을 무서워하는 걸
비웃는 게 아니야

 

무서운걸 무서워하는 건
당연한 거야

 

그걸 부끄러워하는 네 근성이
우습단 말이야

 

네놈들은 그걸
용기라고 여기고 있어

 

흥, 내가 보기엔 너희들만큼
겁쟁이도 없어

 

그럼 왜 위협적으로 보이게 문신을
하거나 은어를 사용하거나

 

벼슬아치라도 되는 것마냥
위세부리며 걸어다니는 거야

 

흥, 자기 스스로를
믿지 못하니깐 그렇지

 

나한테는 그런
위세따윈 안 통해

 

너 같은 녀석보다 방금 전에
나간 저 작은 소녀 쪽이

 

훨씬 더 강한 근성을
가지고 있을 거다

 

저 앤 말야, 병과
직면하면서도 의젓해

 

넌 그런 용기따윈
요만큼도 없어

 

어둠 속에서는 눈감고
뛰쳐나가자는 속셈이겠지

 

어때, 내 말이 맞지?

 

이놈, 무슨 짓이야

 

네 이놈, 놔라! 놔!
놓으란 말이다

 

당신 뭐 하러 온 거야
돌아가! 돌아가요!

 

짐승 같은 놈

 

선생님, 선생님, 안돼요

 

이 바보 같은 놈
이거라도 받아라

 

그건 그렇고
저 놈이 왜 왔지?

 

열이 있을 텐데
우산도 안 쓰고

 

바보

 

안녕, 사와다

 

오랜만이야

 

하나도 안 변했군

 

응, 자넨 어때?
여전히 경기가 좋아 보이네

 

그 뒤로 또 많이
죽였겠군

 

여전하네, 어느 쪽으로
가는 길이야?

 

음, 스나 마을에
있는 텐트 촌에

 

아, 그럼 같은 방향이군
타고 가지 않을래?

 

고맙네, 걸어가는 건 더워서...

 

흠 정말 멋진데

 

차를 타니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바보같이 보인다니 기분이 묘하군

 

하나 피우겠어?

 

그건 그렇고 자네 병원에
남는 알코올 있나?

 

안돼 안돼, 마실 속셈이지?

 

아니, 환자용이야

 

그래 배급 받는 건 없어?

 

배급 받은 건 마셔버렸어

 

이젠 나이도 생각해야지
무리한 짓 하지마

 

아참, 3일 전쯤에 마츠나가란 환자
자네 쪽으로 가지 않았나?

 

마츠나가?

 

응, 결핵환자야

 

역시 그랬군 자네 병원에서 x-레이
촬영을 했었나?

 

오른쪽이 심각해

 

그 사진, 내가 좀
볼 수 있을까

 

이상한걸 우리 병원에서
나설 때에

 

사진을 가지고 자네 쪽에
가도록 했는데, 비오는 날에 말야

 

그런 부류에 관해서는
자네가 전문가잖아

 

목숨을 맡긴다는 마음으로
부탁해보라고 돌려보냈어

 

안녕

 

뭐야, 너냐
술은 이제 없어

 

아니, 춤 좀 춰볼까
해서 말야

 

그렇게 무시하지마
이래 뵈도 상당한 춤 꾼이야

 

흠, 저건 탱고군
탱고는 좋지

 

퀵! 퀵! 슬로우

 

바보, 탱고가 아냐
저건 블루스지

 

블루스? 흥

 

밴드가 형편없으면 탱고가
블루스로 들릴 수도 있지

 

정말 귀찮은 놈이군

 

그렇게 말하지마

 

그치만 정말로 고마워하지 않으면
나중에 벌받을 거야

 

부탁도 안 했는데 이렇게까지 생판
모르는 남을 걱정해주니깐 말야

 

스스로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
난 천사 같은 존재가 아닌가 싶어

 

칫, 지저분한 천사구만

 

너희들은 밝힘증이다보니
천사라고 하면 무슨

 

카페나 댄스홀 아가씨 같은걸
상상하는 모양인데

 

사실은 나 같은...

 

악귀주제에 무슨 소릴...

 

어쨌든 진정하고
이야기하자구

 

흥, 난 너한테
할 얘기 없어

 

이렇게까지 말하는데도 아직도
나 몰라라 해? 이 천벌 받을 놈아

 

입다물고 x-레이 사진 가져와서
보이란 말이다, 이놈아

 

타카하마를 만나
다 들었어

 

쓸데없이 억지부리지 말고
오늘 밤에라도 순순히 와라

 

늙은이를 그렇게 기다리게
하는 게 아니야, 알았나?

 

그럼, 기다리고 있겠다

 

의사 양반, 의사 양반 있나?

 

너가 와달라고
부탁해서 와 준거야

 

야쿠자는 의리에 살고 죽어
약속하면 반드시 간다구

 

흥, 언제까지
어리광 피울 건지

 

술 먹고 취하지
않으면 못 왔을 거 아냐

 

한심한 놈

 

뭐야, 한심하다고?

 

무슨 소리야
한심한 건 너잖아

 

거지처럼 내 뒤꽁무니만
따라다니고

 

어쩔 수 없군
됐다 이쪽으로 와

 

뭐야 이 집은...

 

지저분해

 

돼지우리 같잖아

 

어이가 없구만
저래도 부모가 있긴 있을까?

 

뭐야, 부모 같은 거 없어

 

없으니 다행이네

 

할머니, 그만해요

 

너 누구야?

 

너 누구야?

 

숨겨도 소용없어

 

너 어디선가 나랑
만난 적 있지?

 

야, 그만두지 못해

 

물 좀 가지고 와요

 

응? 넌 뭐야

 

엇, 돌팔이잖아 쳇

 

이봐, 돌팔이 양반

 

지난 번엔 타카하마란 놈이
댁을 엄청 칭찬하더라

 

그렇지만 난 안 믿어

 

난 알아, 너랑
그 자식은 한통속이지

 

그런 건 상관없으니깐 빨리
사진 보여줘 봐

 

뭐야?

 

사진?

 

그런 건 찢어버렸어

 

꼴좋다, 이런 제길

 

찢었다고? 이 바보자식

 

난 말야 목숨 같은 건
아깝지 않아

 

언제든지 죽겠어

 

언제든지 죽겠단 말야

 

못 말리는 놈이군

 

뭐 좀 덮어줘

 

자요

 

선생님, 이게
그 사진 아니예요?

 

(기타 소리)

 

흥, 또 시작이군

 

어디 사는 바보인지, 저 만돌린
소린 전혀 나아지질 않구만

 

무슨 소리야

 

저건 기타란 거지
만돌린이 아니야

 

흥, 일일이 늙은이한테
말대꾸하는 거 아니야

 

가끔씩은 늙은이가
하는 말도 들어

 

들을 거면 지금이야, 봐라
이렇게 큰 구멍이 나있단 말이야

 

구멍 나있으면 바람
잘 통해서 좋잖아

 

(유리잔 깨지는 소리)

 

정말로 나을 수 있겠어?

 

낫는다

 

지금부터라도 말이야?

 

나을 거다

 

괜한 허풍 떨면
가만두지 않겠어

 

나을 거다

 

왜 웃는 거야

 

그대신 내가 말하는
대로 따라야 돼

 

무슨 소리야

 

거만 떠는 소리만 하구

 

내가 시키는 대로 따르라고?
우스워서 원...

 

야, 야 난 말이야 목숨이
아까워서 이런 말 하는 게 아냐

 

어차피 언젠가는 죽는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누가 네놈이 하는
말 따위 듣겠어

 

(기타 소리)

 

뭐야

 

이리 줘봐

 

뭐라고

 

줘 보라구

 

(기타 소리)

 

무슨 일이지

 

선생님, 오카다예요

 

뭐라고?

 

저 기타소리...

 

음, 그러고 보니
음색이 좀 다르네

 

그 남잔 항상
저 곡을 쳤어요

 

설마... 다른 사람이
칠 수도 있지

 

그래도...

 

(기타 소리)

 

형씨, 방금 전
그건 무슨 노래요?

 

그렇겠지, 너희들은
알 리가 없지

 

너희들이 어릴 적에
유행한 곡이야

 

흐음, 뭐라는 곡이죠?

 

살인의 노래야

 

형씨

 

형씨는 어디 소속이죠?

 

음 전부 다
확 변해버렸네

 

변하지 않는 건 이 더러운
물웅덩이뿐이군

 

소개장 써줄 테니
내일 와

 

확실하게 작전을 짜서
결핵균과 한판 붙는 거야

 

결핵균이란 놈은 기가 막히게
머리가 좋은 놈 이라구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어

 

알았지?
술 마시면 안돼

 

알았어, 늙은이들은
말이 많아 탈이야

 

뭐라고?

 

선생님, 그만하세요

 

저기, 아직 덜 말랐거든요
너무 더러워서 제가...

 

여자도 금물이야

 

어젯밤은 어디서
보낸 거야?

 

나쁜 짓 하고 왔지?

 

이리와요
혼을 내 줄테니

 

어머나, 아침부터
유령을 다 보네

 

그렇게 얼굴색이 안 좋나?

 

흥, 코빼기도 안
비치니 그렇지

 

그건 그렇고
정말 많이 야위었네

 

어떤 아가씨한테서 많이도
귀여움을 받았나 보지

 

뭐야 그 표정은
23일전에 출소했어

 

마중도 못나가서 죄송했습니다
오랫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너, 요즘 잘 나간며?

 

예에, 덕분에

 

천천히 이야기나
해 보자구

 

어디 좋은 데로
안내해봐

 

어서옵쇼

 

이상한 사람이네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면서...

 

무슨 신문 광고도 아니고

 

보잘것없어 송구하지만
한잔 받으시죠

 

 

자자 한잔 받게

 

저... 형님
모처럼이지만 오늘은

 

응? 임질이라도 걸렸어?

 

아뇨

 

그럼 왜 그래

 

정말로 모처럼이지만...

 

응? 뭐야 세상이
많이도 변했구만

 

4년 전에는 의리에 죽고 사는
사이에 거절하는 법은 없었어

 

뭐, 내 잔을 못
받겠다면 그걸로 됐다

 

그럴 리가요 형님
몸 상태가 좀 안 좋아서

 

그러고 보니
혈색이 안 좋네

 

아뇨,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그럼 한 잔만...

 

형님, 들어오시죠

 

야, 저 사람 대단하다

 

마츠나가씨가
똘마니로 보이네

 

누굴까

 

조심해, 저런 인간을 좋아하면
뼈 속까지 뜯어 먹혀

 

45전에 저기
육교 아래에서

 

저 자에게 얼굴을 칼부림 당해
엉망이 된 남자가 있었어

 

저런, 그 사람 죽었어?

 

다행히도 죽진 않았지

 

그러니 저렇게 나올 수
있었던 거지

 

아무래도 오랜만에 세상에 나오면
여자가 다 예뻐 보인다니깐

 

 

형님, 나나에란 아이예요
잘 부탁 드려요

 

잘 부탁해요

 

(밴드 연주가 시작됨)

 

형님 상대가 되어드려

 

우와오 와오와오

 

우와오 와오와오

 

나는 암표범이다
남쪽 바다는

 

불을 뿜는 산에서
우와오 와오와오 태어났다

 

달이 붉은 밤에 정글에서

 

헤이 정글에서

 

정글에서

 

헤이 정글에서

 

뼈가 녹을 것
같은 사랑을 했다

 

이봐, 춤추자

 

괜찮아요?

 

흥, 병은 마음먹기 나름이야

 

사랑에 눈멀고
미쳐 정글의

 

헤이 정글의

 

고무 나무에

 

헤이 고무 나무에

 

표범 가죽을
남기고 왔다

 

아 아 아

 

와아 아 아

 

우와오 와오와오

 

우와오 와오와오

 

봄바 봄바 봄바
봄바 봄바 봄바 야

 

바보자식!
변명 대지마

 

선생님

 

어젯밤 뭘 한 거야
술 냄새가 진동하잖아

 

흥, 여긴 개, 고양이
병원이 아니야

 

선생님

 

목줄 하지 않으면 요양도 못하는
그런 놈은 사절이야

 

돌아가, 돌아가

 

네놈 얼굴 따윈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

 

마츠나가씨, 마츠나가씨

 

바보자식!

 

이 자식 머저리 같은 놈

 

선생님, 안돼요

 

너, 건방진 표정 짓지마
바보자식!

 

(바람 소리)

 

야, 나나에씨는
누구랑 먼저 춤출까?

 

바보 같긴, 당연하잖아

 

내리막길에 접어든
놈이 나중이지

 

(밴드 연주가 시작됨)

 

홀!

 

승부

 

젠장, 홀!

 

10만엔 걸겠어

 

승부!

 

좀 빌려줘

 

이제 그만둬

 

마지막 한판이야

 

오늘은 운이 안 따라주니
그만두지 그래

 

시끄러, 잔말말고 내

 

홀! 10만을 걸겠다

 

좋아 승부!

 

왜 그래요, 왜 그래요?

 

이봐, 급한 환자야

 

네, 지금 나갑니다

 

어디 사는 놈이야
이 시간에 귀찮게 하다니...

 

선생님, 마츠나가씨가
피를 토했데요

 

흥, 꼴 좋다

 

마음대로 죽어버려, 난 안 갈테니
누가 그런 어리석은...

 

이봐, 난 안 간다고 말했어

 

절대로 안가
절대로 안 갈 거야

 

이봐, 바보같이 서있지만 말고
대야에다 물 받아와

 

흥, 그런 것도
혼자 못하냐

 

어이, 뚱보 나가서
얼음 좀 사와

 

무리야, 이 시간에...

 

무슨 소리야, 맨날
무리한 짓만 하면서

 

잠깐 기다려

 

여긴 여자 방 같은데
여자는 어디 갔어?

 

뭔가에 겁에 질려
친구 집에 자러 갔어

 

이놈이고 저놈이고
대단한 놈들이군

 

뭘 멍하니 서있어?
빨리 다녀와

 

갔다 와

 

(오르골 소리)

 

신경 쓰지마

 

너 같은 놈은 한번 피를 토해보는 게
좋은 약이 되겠지

 

약간은 조심하게
될 테니깐

 

말하면 안돼

 

푹 자

 

자면서 어린 시절
꿈이나 꿔

 

어, 왠 일이야

 

선생님

 

뭐야, 무슨 일있어?

 

그 사람을 만났어요

 

누구말야, 오카다?

 

 

어디서? 그 자가 널 봤어?

 

아뇨, 시장 근처에서

 

그 쪽은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어요

 

댄서같은 여자랑 둘이 있었는데
분명 오카다였어요

 

(전철이 지나는 소리)

 

(오르골 소리)

 

뭐 하는 거야?

 

급한 일이 생겨서 잠시
방을 비울 거야

 

정말 싫다, 때가 안 좋을 때는
왜 항상 이렇게...

 

난 잘못한 거 없어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지마

 

나 말야, 잠시 일을 쉬더라도
당신을 간호하려고 했었어

 

그런데 갑자기 사는 곳을 바꾸도록
이야기가 진행돼서

 

정말 좋은 조건이거든
그러니까

 

그럼 당분간 헤어지는군

 

그래

 

마음 아프지만
어쩔 수 없어

 

그럼 이별의
키스를 해줘

 

너 그렇게 내 병이
무서운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 단지...

 

그럼 이리와

 

오랫동안 신세 졌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어

 

이걸 4시간마다 챙기세요
알았죠?

 

식사는 어떻게 하면 되지? 언니

 

이걸 가지고 관청에서 증명서를
떼면 우유를 살 수 있어요

 

그걸 차갑게 해서 마시게 해요

 

어, 언니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닌가?

 

그럼 조심하세요, 선생님은 왕진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릴 거예요

 

이 바보들아

 

환자 곁에 붙어있어야지

 

그 환자가 없단 말이요

 

뭐라고?

 

약 지으러 갔다 왔는데
이미 사라지고 없는 거요

 

이봐, 마츠나가 어디
갔는지 알고 있나?

 

내가 어떻게 알아요
자, 이것도 가지고 가

 

니가 내쫓은 거지?

 

무슨 짓이야
대체 당신 뭐야

 

뭐라고

 

여긴 내 방이야

 

사람 부를 거야

 

이 인정머리 없는 것

 

대체 무슨 일이야

 

이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거는 거예요

 

내쫓아줘요

 

젠장, 역시 매춘부답군

 

잠깐만, 하나 묻겠다

 

내가 콩밥 먹기 전에 아마 네 집에
신세를 졌던 여자가 있었지?

 

그 여자, 지금 어디
있는 줄 아나?

 

내가 어떻게 알아, 환자 얼굴을
일일이 기억할 리 없잖아

 

미요라고 하는데

 

몰라

 

어, 생각났다

 

의사 양반, 화내지마

 

난 그런 성냥갑 같은 방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미거든

 

알고 있어

 

그런 지저분한 도둑고양이 집은
그대로 오카다에게 줘버려

 

그치만 너도 참
불쌍하게 됐구만

 

자, 내가 하는
말을 들어봐

 

너의 폐는 이 웅덩이
같은 거야

 

너의 폐만 깨끗하게 하려고
발버둥쳐도 무리란 소리지

 

니 주변에는 썩은 구더기가
우글대고 균 같은 놈들만 가득해

 

그 놈들과 확실하게 관계를
끊지 않는 한 넌 가망이 없어

 

흥, 없다면 없는 거야

 

시치미 떼지마

 

오늘 여기서 미요를 봤다는
녀석들을 데리고 왔단 말이야

 

그렇지,이봐
확실하게 말해봐

 

맞구 말구요 야, 나랑 너,
4개의 눈으로 똑똑히 봤었지?

 

흥, 아마도 사람을 잘못
보기라도 했겠지

 

시치미 떼는 것도
이젠 그만해

 

남의 마누라를 숨겨놓으면
가만 안 두겠다

 

잠깐, 너 뭔가
착각하는 거 아냐

 

네가 콩밥 먹기 전하고
지금은 시대가 달라

 

너 같은 봉건주의의 산물이 하는
말 따윈 요즘 세상에선 안 통해

 

이 자식

 

못 알아듣겠다면
쉽게 말해주지

 

너 혼자 마누라라 부른다
해도 안 된다는 말이다

 

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끝이야
남녀동등권리란 거야 기억해둬

 

이 자식!

 

돌아가, 돌아가

 

만약 그 여자가 이 집에 있다 해도
마찮가지야

 

니 목소리 듣고 뛰쳐나오지
않는다면 마음이 떠난 거야

 

너 목숨이 아깝지 않냐?

 

무슨 소리냐, 사람 죽이는데
전문가인양 굴지마

 

흥, 너보다 내가 더 많이
사람을 죽이고 있어

 

이놈이

 

뭐야 뭐야, 환자가 나올 데가 못돼
빨리 들어가 자

 

어, 어떻게 된 거야
너 왜 그런 곳에...

 

이몸, 이 선생님한테 여러 모로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아우된 입장에서 건방진
소리가 되겠지만

 

신세 같은 건 됐으니깐 환자는
환자답게 굴었으면 좋겠네

 

형님, 오늘밤은 아무쪼록 이 몸의
목숨을 봐서 참으십시오

 

이봐, 정도껏 하지 않으면
목숨이고 나발이고 없어

 

무슨 전통 연극 같은 짓거리
하지마 기분 나빠

 

할멈, 이 환자를 빨리 그 쪽으로
데리고 가요

 

너도 그래, 아우가 죽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으면 빨리 돌아가

 

이야기는 내일 하도록 해

 

오카다 놈, 결국 나타났군

 

무서워라, 싫다 싫어

 

뭐가 무서워 내일 경찰서에
다녀오겠어, 걱정 마

 

그건 내가 마무리 짓겠다

 

짭새가 나서게 된다면 내 얼굴에
먹칠하는 셈이야

 

이놈아, 환자하고 애기한테는
체면이고 뭐고 없는 거야

 

잔말말고 잠이나 자

 

아니, 내일 큰 형님한테 가서
부탁해보겠어

 

지금까지 내가 부탁하는 건
거의 다 들어줬어

 

그야 그렇겠지
니가 돈 버는데 한몫 하는 동안은 말야

 

그치만 지금은 아마 오카다 쪽을
중요하게 여길걸

 

그렇지 않아, 내 동료들은
오카다같은 놈들만 있은 건 아니야

 

의리란 게 있단 말이야

 

야, 그건 악당패거리끼리 맺는
안전보장조약 같은 거잖아

 

결국은 헛소리야

 

얕보지 마

 

이런 이런, 이래서
조용히 자라고 한 거야

 

그치만 신고해서 나중에
보복이라도 당하면 어떡하나

 

저만... 저만 오카다한테
갈 결심만 선다면

 

바보!

 

그래도 만약...

 

쓸데없는 소리 말아

 

그런 말만 하니깐 저런
놈들이 판치는 거야

 

야쿠자가 두렵다는 건
미신일 뿐이야

 

남한테 위협적으로 보이게
하는걸 잘하는 것뿐이야

 

자, 이제 잠이나 자

 

알았지, 움직이면 안돼
오카다 일은 나한테 맡겨둬

 

기생충들로 가득한 이 동네를
좀 소독해 달라는 거야

 

그럼 경찰서 갔다가
금방 돌아올게

 

너, 어젯밤 제대로
못 잔 것 같던데

 

관둬, 오카다한테 가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집어치워

 

인신공양 같은 건
한 물 간지 오래야

 

일본인이란 종족은 하여튼
쓸데없는데 몸을 던지려 해서 탈이야

 

이봐, 움직이면
가만 안 놔두겠어

 

오늘 움직이기만 해봐
그 다음은 정말로 책임 못 져

 

그럼 안돼요

 

짭새들이 나서게 되면 내가
설 자리가 없단 말이야

 

그런 몸으론...

 

자기 몸만 감싸들면 야쿠자
인생은 끝나는 거야

 

몸을 내던지는 각오가 있어야
자존심이 서는 법

 

안돼요, 안됩니다

 

안돼요, 안돼요

 

마츠나가씨, 안돼요
마츠나가씨, 미안해요 앗

 

안돼요, 안됩니다

 

잠깐만 참으면 돼
할멈이 곧 돌아올 거니깐

 

마츠나가씨!

 

댁들은 의리의 세계란 걸
이해 못해

 

마츠나가씨!
마츠나가씨!

 

(개 짖는 소리)

 

오오, 형님

 

큰형님 계시냐

 

예에, 별채에
계십니다만

 

큰형님, 왜 그런 마츠나가 같은
애송이를 아끼십니까?

 

전 큰 형님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왜 저렇게 죽지 못해 사는 놈한테
그 지역을 맡기십니까

 

너도 아직 젊구나

 

여길 당한 녀석은
소중히 여겨야만 해

 

특히 피를 토한듯한 녀석은
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니깐

 

여차할 때에 도움이 되지

 

그 영역...

 

조만간 키타시마 세력이
쳐들어올지도 모르니 각오해야 돼

 

그 때에 마츠나가를
전방에 세우는 거야

 

음, 그렇군요

 

어차피 오래 살지는 못해
죽기 좋은 장소지

 

그 뒤엔 다 네게 맡기겠다

 

난 아무 말 않겠지만 앞 일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놔라

 

(발소리)

 

뭐야 뭐야
이게 무슨 짓이냐

 

예에

 

큰형님, 이런 건방진 놈은 한번
손봐줘야 알아들을 겁니다

 

자자, 기다려라

 

아마도 열이 나서
정신이 없나 보다

 

자, 계란이라도 먹거라

 

(흥겨운 음악 소리)

 

(문 열리는 소리)

 

어머, 마츠나가

 

대체 무슨 일이야 다들 큰 형님이
노발대발하셨다고 그러던데

 

한잔 줘

 

안돼 당신 피를
토했다면서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이네

 

됐으니깐 한잔 줘

 

할 수 없지

 

그럼 딱 한잔만이야

 

당신 같은 양반이
내리막 길에 접어들면

 

너무 불쌍해서 도저히
쳐다 볼 수가 없어

 

나 항상 느꼈는데

 

당신은 그런 세계엔
어울리지 않아

 

이걸 기회로 손을
씻는 게 어때

 

그리고 시골이라도 내려가서
요양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이봐요, 나도 고향에 돌아갈까
생각 중이야

 

이런데 이젠 진절머리나

 

나랑 같이 가자, 응?

 

작은 마을이지만 길 한가운데에
깨끗한 강이 흐르는 곳이야

 

안돼! 안돼!

 

그보단 정말로 가지 않을래?
고생 안 시킬게

 

내 숙부가 마을 근교에서
목장을 하고 있는데

 

그런 곳에서 요양하면 병 같은 건
금방 나을 거야

 

응? 같이 가자?
어쨌든 여긴 뜨는 게 좋을 거야, 어때?

 

(문 열리는 소리)

 

그러면 안돼, 중앙에서 전달사항이
이제 막 내려왔는데

 

내가 돈 내면 되잖아요

 

뭐, 뭐야

 

뭘 수근거리고 있어, 이 자식!
이봐, 주인양반

 

아무 일도 아니야

 

흥, 면목없구만

 

신경 쓰지마, 응?
부탁이야

 

지금 어디에 있어?

 

사와다란 의사 집에 있어

 

아, 알아
다행이네

 

오늘밤이라도
이야기하러 갈게

 

알았지? 몸이 안 좋으니깐
조급하게 굴면 안돼

 

저기...

 

저어, 30엔 되겠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받아오라고 그래서요

 

이 자식!

 

무슨 짓이야, 당신
이게 무슨 짓이냐고

 

난 아무것도... 중앙에서
전달사항이 내려왔어요

 

뭐라고

 

이 지역은 오늘부로
오카... 오카다씨 거래요

 

당신따윈... 이제 상관말라고

 

(바람 소리)

 

(기타 소리)

 

새 거지?

 

환자한테 먹일 것이거든

 

꺄악

 

(바람 소리)

 

이봐 언니

 

무슨 일이야, 엄청
침울한 표정 짓고 있네

 

투신 자살이라도 할거면 좀더
깨끗한 물에서 해

 

말투는 여전하군요

 

흥, 험담이라도 하지 않으면
맥빠져서 원...

 

만사가 어이없어서 불쾌하기
짝이 없어

 

흥, 전부 그 형편없는
놈 때문이야

 

선생님, 망자를 헐뜯지 말아요

 

응? 맞아, 언니는
그 놈을 좋아했었지

 

그게 아니예요

 

이거 그 사람의 뼈예요
그러니깐...

 

들었어

 

너, 녀석의 장례식 치러줬다면서

 

꽤 들었겠다

 

네에... 6000엔 조금 넘게

 

흐음, 꽤나 아까웠겠군

 

그래도 너무 가여워서...

 

큰형님이란 사람은 정말이지...

 

마츠나가가 인의를 져버렸다니
그런 소리나 지껄이구...

 

맡으려고도 하지 않다니

 

그런 주제에 오카다가 잡혔을 땐
블랙 리스트까지 돌려 소란 피우고

 

정말 이런데 이젠
하루도 있고 싶지 않네

 

이번에야말로 결심했어

 

선생님, 오랫동안 신세 졌어요

 

고향에라도
처박힐 생각이야?

 

네, 마츠나가의 뼈도 제 고향에다
묻었으면 해서요

 

그런 일이 있기 전에,
마츠나가랑 이야기했던 게 있었어요

 

손을 씻고 고향으로 같이
가자고 설득했었어요

 

헛수고했군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

 

그 녀석을 야쿠자 세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도 소용없었어
결국 짐승은 짐승이야

 

짐승을 인간으로 바꾸려는 생각
자체가 애초에 잘못된 거야

 

그런... 마츠나가는 그때
정말로 고민했었어요

 

그건 니 생각이야

 

내가 좋아한 사람이기 때문에
더 잘 알아요

 

내가 조금만 더 설득했어도
이런 결과가 되진 않았을 거예요

 

내 이야기를 웬일로 진지하게
들었단 말이에요

 

내 착각인지도 모르지만
우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런데도 그런 위험천만한
짓을 하는 게 야쿠자야

 

그게 쓸데없다는 거야

 

비열하다는 게야

 

(긴의 울음 소리)

 

울지마

 

네 마음은 나도 잘 알아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 놈을
용서할 수 없어

 

선생님!

 

야, 뛰면 안돼

 

선생님, 팥죽 사줘요

 

자요, 졸업증서

 

그렇죠, 팥죽내기 이겼죠?

 

좋아, 그 팥죽은 어디서 팔지?

 

선생님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시군요
죽 집에 가야죠

 

그래, 그래

 

이봐, 너도 같이 안 갈래? 헤어지기
전에 팥죽 하나 대접하지

 

마음은 고맙지만 전 여기서

 

그래, 그럼 잘 지내

 

선생님도 잘 지내세요

 

 

선생님, 정신만 바짝 차리면
결핵 같은 건 전혀 무섭지 않네요

 

그럼, 결핵뿐만 아니야

 

사람한테 가장
중요한 건 이성이야

 

당신과 함께 간 언덕은

 

선생님

 

응?

 

- 끝 -

 

 

헛수고했군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

 

그 녀석을 야쿠자 세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도 소용없었어
결국 짐승은 짐승이야

 

짐승을 인간으로 바꾸려는 생각
자체가 애초에 잘못된 거야

 

그런... 마츠나가는 그때
정말로 고민했었어요

 

그건 니 생각이야

 

내가 좋아한 사람이기 때문에
더 잘 알아요

 

내가 조금만 더 설득했어도
이런 결과가 되진 않았을 거예요

 

내 이야기를 웬일로 진지하게
들었단 말이에요

 

내 착각인지도 모르지만
우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런데도 그런 위험천만한
짓을 하는 게 야쿠자야

 

그게 쓸데없다는 거야

 

비열하다는 게야

 

(긴의 울음 소리)

 

울지마

 

네 마음은 나도 잘 알아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 놈을
용서할 수 없어

 

선생님!

 

야, 뛰면 안돼

 

선생님, 팥죽 사줘요

 

자요, 졸업증서

 

그렇죠, 팥죽내기 이겼죠?

 

좋아, 그 팥죽은 어디서 팔지?

 

선생님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시군요
죽 집에 가야죠

 

그래, 그래

 

이봐, 너도 같이 안 갈래? 헤어지기
전에 팥죽 하나 대접하지

 

마음은 고맙지만 전 여기서

 

그래, 그럼 잘 지내

 

선생님도 잘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