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51,676 --> 00:00:53,875
1979년 일이에요
2
00:00:54,096 --> 00:00:56,062
저 20살 때요
3
00:00:56,263 --> 00:01:00,362
'뉴스위크' 잡지에서 이 작가
사진을 청탁받았어요
4
00:01:01,330 --> 00:01:04,129
제가 반기니까
쉽지만은 않을 거라며
5
00:01:04,463 --> 00:01:06,962
사진 찍히는 걸
꺼려하는 데다
6
00:01:07,030 --> 00:01:10,329
주소도 전화번호도 모르고
아는 거라곤
7
00:01:10,463 --> 00:01:12,929
버몬트 주 윈저에
사서함이 있다는 거예요
8
00:01:13,763 --> 00:01:16,529
그래서 첫 날
4시간을 여기 앉아
9
00:01:16,630 --> 00:01:18,495
콜라랑 치토스만 먹고
10
00:01:18,730 --> 00:01:20,895
거의 토할 정도였는데
11
00:01:21,996 --> 00:01:22,962
허탕을 쳤죠
12
00:01:23,063 --> 00:01:25,395
5시 반이라
우체국을 닫으면
13
00:01:25,463 --> 00:01:27,929
우편물 찾으러 오진
않겠다 싶어
14
00:01:28,030 --> 00:01:30,695
그냥 밤에 하노버 거리를
쏘다니다 문득
15
00:01:32,096 --> 00:01:34,695
누가 귀띔이라도 해줬나
싶더군요
16
00:01:35,230 --> 00:01:36,729
다음날도 다시 왔는데
17
00:01:36,830 --> 00:01:39,995
누가 우체국에서 나오길래
일단 사진을 찍고
18
00:01:40,663 --> 00:01:43,829
차량번호를 적었지만
그가 아니었어요
19
00:01:43,963 --> 00:01:45,495
그래서 또 기다렸죠
20
00:01:45,863 --> 00:01:47,995
그러다 어떤 지프차가 왔는데
21
00:01:48,063 --> 00:01:52,595
얼굴 볼 새 없이 누군가 내리고
엄청 빨리 우체국으로 들어갔어요
22
00:01:53,830 --> 00:01:55,429
그리고 나오는 순간...
23
00:02:06,796 --> 00:02:08,161
보도국입니다
24
00:02:08,596 --> 00:02:09,562
건졌어요
25
00:02:11,530 --> 00:02:13,529
샐린저를 찍었어요
26
00:02:43,896 --> 00:02:47,462
포커 판에 둘러앉았던
당시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27
00:02:48,663 --> 00:02:52,162
제리가 무리에서
동떨어져 보이는데
28
00:02:52,530 --> 00:02:54,262
이유는...
29
00:02:54,563 --> 00:02:58,295
그에겐 한 치의 의심도 없었죠
자기가 책을 낼 거란 것에도
30
00:02:58,596 --> 00:03:02,029
자기가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란 것에도
31
00:03:02,330 --> 00:03:06,895
포커판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보다 열등하단 것에도
32
00:03:07,096 --> 00:03:10,162
그의 작품은 신의
명을 따른 것이자
33
00:03:10,363 --> 00:03:14,895
깨달음에 도달하는
그의 방법인 거죠
34
00:03:16,030 --> 00:03:19,329
자신은 작업과 작품을 위해
이 세상에 온 거고요
35
00:03:19,430 --> 00:03:23,129
36
00:03:19,763 --> 00:03:23,129
'호밀밭의 파수꾼'은 나오자마자
제 관심을 끌었죠
37
00:03:23,130 --> 00:03:25,429
이전엔 그런 목소리가 없었어요
38
00:03:25,663 --> 00:03:27,995
지독히 개인적이고
속을 그대로 드러내는
39
00:03:28,096 --> 00:03:31,995
마치 그의 영혼을 한 겹씩
벗겨내기라도 하듯
40
00:03:33,596 --> 00:03:37,262
표지에 써있더군요
'이 책은 당신의 삶을 바꿀 것이다'
41
00:03:35,096 --> 00:03:40,029
42
00:03:37,430 --> 00:03:39,462
그래서 책을 사긴 했지만
43
00:03:39,563 --> 00:03:42,195
읽기가 겁이 났던 게...
44
00:03:43,263 --> 00:03:44,995
제 삶이 바뀌는 걸
원치 않았거든요
45
00:03:45,030 --> 00:03:47,729
마법에 홀린 듯이
대체 뭘 어떻게 한 거지
46
00:03:48,063 --> 00:03:50,195
어떻게 이런 조합을 만들었지
감탄하다 보면
47
00:03:50,263 --> 00:03:56,062
어느새 끝에 와 있고
마지막 문장에 착륙하는 순간
48
00:03:56,863 --> 00:04:00,695
그저 감사한 마음 뿐이어서
그를 찾아 나서고 싶어지죠
49
00:04:01,030 --> 00:04:03,329
지금 그러고 계시잖아요
50
00:04:04,796 --> 00:04:07,262
실로 경이로운 현상이죠
51
00:04:07,496 --> 00:04:12,729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읽었다는 게
52
00:04:12,730 --> 00:04:15,594
'호밀밭의 파수꾼'은
6천만 부가 팔렸는데
53
00:04:15,663 --> 00:04:17,629
그건 전례 없는 기록이고
54
00:04:17,730 --> 00:04:21,529
지금도 계속 팔리는데
연간 25만 부나 되죠
55
00:04:21,596 --> 00:04:25,262
가히 미국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정의한 셈이에요
56
00:04:22,030 --> 00:04:25,262
57
00:04:25,263 --> 00:04:30,262
홀든 콜필드를 알게 되자
잃었던 형제를 되찾은 듯했죠
58
00:04:30,530 --> 00:04:33,562
그에 대한 대화를
멈출 수 없었어요
59
00:04:33,663 --> 00:04:36,629
전세대가 다 느꼈듯이
내 얘길 썼구나 했어요
60
00:04:36,863 --> 00:04:39,195
1961년 '타임' 잡지 표지에
실리려면
61
00:04:39,296 --> 00:04:42,362
정치적 지도자나
노벨상 수상자는 돼야 했죠
62
00:04:42,463 --> 00:04:43,929
다음 책을 간절히 기다렸어요
63
00:04:43,996 --> 00:04:48,362
우리 같은 독자들 덕에
명성과 부를 얻고
64
00:04:48,496 --> 00:04:51,829
금세기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랐으니
65
00:04:51,930 --> 00:04:54,062
다음 책을 빨리 선사해줘야죠
66
00:04:54,163 --> 00:04:55,295
근데 후속작이 안 나오는 거예요
67
00:04:55,496 --> 00:04:57,095
감히 우리를 버려요?
68
00:04:57,263 --> 00:04:59,862
팬으로서 이미 당신에게
정신을 빼앗겼는데?
69
00:04:58,563 --> 00:04:59,862
70
00:04:59,863 --> 00:05:02,062
왜 쓰기를 멈췄는지가
큰 미스터리죠
71
00:05:02,063 --> 00:05:06,929
{\an8}'에스콰이어'
J.D. 샐린저의 유령 같은 삶
72
00:05:03,660 --> 00:05:06,707
제리는 최정상에 오르는
대성공을 거두고
73
00:05:06,930 --> 00:05:09,329
그 성공이 절정일 때
사라졌죠
74
00:05:09,596 --> 00:05:13,029
75
00:05:09,863 --> 00:05:13,029
거대한 벙커가 있다는
소문도 들었어요
76
00:05:13,530 --> 00:05:18,462
수년 간 도는 루머로는
계속 쓰는 중이라고도 했죠
77
00:05:18,830 --> 00:05:21,162
종종 긴 기간 동안 전혀
78
00:05:21,496 --> 00:05:23,795
벙커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79
00:05:24,030 --> 00:05:26,995
하워드 휴즈 같은
은둔자가 된 거죠
80
00:05:53,330 --> 00:05:56,229
{\an8}- 돈? 하치너일세
- 왔구만!
81
00:05:55,800 --> 00:06:02,891
82
00:05:57,363 --> 00:05:59,562
{\an8}- 어떻게 온 건가?
- 잘 있었나?
83
00:05:59,663 --> 00:06:02,562
{\an8}전쟁이 끝난 다음 해라
84
00:06:02,663 --> 00:06:05,495
{\an8}아는 사람 중에 유일하게
직업이 있는 사람이
85
00:06:05,663 --> 00:06:07,329
돈 콩든이라고
86
00:06:07,496 --> 00:06:09,962
'콜리어스'라는 잡지의
소설 담당 편집자였죠
87
00:06:10,096 --> 00:06:12,762
일주일에 두어 번쯤
포커를 쳤어요
88
00:06:10,496 --> 00:06:15,129
89
00:06:13,030 --> 00:06:15,129
푼돈으로
재미 삼아 한 거죠
90
00:06:15,330 --> 00:06:17,762
포커 멤버 중 하나가...
91
00:06:17,930 --> 00:06:21,995
키 크고 후리후리하고
까무잡잡한 신사로
92
00:06:22,330 --> 00:06:23,695
제리 샐린저였어요
93
00:06:23,730 --> 00:06:25,695
여기 제리하고 온 거
기억나나?
94
00:06:25,963 --> 00:06:27,395
포커게임 하고 나서?
95
00:06:27,530 --> 00:06:28,895
그럼 기억나지
96
00:06:29,930 --> 00:06:31,562
포커를 치고 나면
97
00:06:31,630 --> 00:06:34,562
늘 '첨리스 바 앤드 그릴'로
자리를 옮겼는데
98
00:06:34,730 --> 00:06:37,062
거긴 작가들의
오랜 아지트로
99
00:06:37,163 --> 00:06:40,662
자기가 제2의 헤밍웨이라고
믿는 사람들 천지였죠
100
00:06:40,963 --> 00:06:43,229
샐린저만 제2의 헤밍웨이를
꿈꾸지 않았는데
101
00:06:43,730 --> 00:06:45,662
제리의 말을 빌자면
102
00:06:45,963 --> 00:06:49,262
'멜빌 이후 내가 나오기 전까지
훌륭한 작가란 없었어'
103
00:06:49,330 --> 00:06:53,095
이러며 다 무시했어요
시어도어 드라이저, 헤밍웨이, 스타인벡
104
00:06:53,163 --> 00:06:55,262
하나같이 다
이류라면서요
105
00:06:55,530 --> 00:06:57,962
문득 떠오르기로
그 작가들 중
106
00:06:58,030 --> 00:07:00,429
허먼 멜빌만
죽은 사람이라
107
00:07:00,596 --> 00:07:02,395
괜찮은 건가 싶었죠
108
00:07:03,163 --> 00:07:05,462
그는 내가 아는 작가 중
유일하게
109
00:07:05,563 --> 00:07:10,229
등장인물들을 실제 사람인양
말하곤 했죠
110
00:07:10,730 --> 00:07:13,262
아주 묘한 현상이었는데
111
00:07:13,530 --> 00:07:18,862
하도 실제 같은 인물을 만들다 보니
실제로 믿겼던가 봐요
112
00:07:19,063 --> 00:07:21,562
그리고 그가 실제인 듯
말하니까
113
00:07:21,696 --> 00:07:23,995
저도 실제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114
00:07:24,196 --> 00:07:26,495
실제로 여기게 되고요
115
00:07:27,563 --> 00:07:32,029
그의 태도며 뭐를 봐도
우리 같은 처지로 보였죠
116
00:07:32,196 --> 00:07:35,295
근근이 밥벌이나 하며
사는 것으로요
117
00:07:35,663 --> 00:07:39,295
근데 알고 보니 너무 놀란 게
부모님하고 살았어요
118
00:07:39,430 --> 00:07:42,162
뉴욕의 부자 동네
최고급 아파트에서요
119
00:07:42,296 --> 00:07:46,495
또 동부의 상류층 학교를
줄줄이 다녔고요
120
00:07:46,663 --> 00:07:48,229
대부분 퇴학 당했지만
121
00:07:48,896 --> 00:07:51,962
상류층 자제인 줄
전혀 몰랐죠
122
00:07:52,896 --> 00:07:54,862
그에겐 그런 배경이
무의미하고
123
00:07:54,896 --> 00:07:58,262
전혀 대단한 게
못 됐는데
124
00:07:58,396 --> 00:08:01,062
이 모든 게 마침내
한 권의 책을 통해
125
00:08:01,263 --> 00:08:05,229
고스란히 나타나고
그게 '호밀밭의 파수꾼'이죠
126
00:08:05,330 --> 00:08:11,529
<데이비드 코퍼필드> 식
시시콜콜 가족사...
127
00:08:12,996 --> 00:08:15,929
샐린저의 아버지, 솔로몬은
랍비의 아들로
128
00:08:15,996 --> 00:08:19,529
치즈와 육류 수입업을 했는데
유대식과는 거리가 멀었죠
129
00:08:19,863 --> 00:08:21,995
어머닌 천주교도로
마리라는 이름을
130
00:08:22,096 --> 00:08:26,429
미리암으로 개명해 남편의
유대 가문에 속하고자 했죠
131
00:08:27,923 --> 00:08:33,919
{\an1}J.D. 샐린저
1932년
132
00:08:29,263 --> 00:08:34,062
{\an8}교육을 대단치 않게 보고
교수들 말은 믿지 말랬죠
133
00:08:34,063 --> 00:08:35,794
그들은 정보만 줄 뿐이니
134
00:08:35,896 --> 00:08:39,362
정보는 본인 생각대로
받아들이랬어요
135
00:08:40,163 --> 00:08:43,562
샐린저는 문화에 대한 뭔가를
이해했던 거 같아요
136
00:08:43,663 --> 00:08:46,895
137
00:08:43,863 --> 00:08:46,895
문화 스스로가 그걸
이해하기 훨씬 전에요
138
00:08:47,530 --> 00:08:50,062
사방에 널린 가짜를 본 거죠
139
00:08:50,163 --> 00:08:51,729
한 여성이 샐린저에게
묻기를
140
00:08:51,796 --> 00:08:55,029
샐린저 씨, J.D.는
뭐의 약자인가요?
141
00:08:55,230 --> 00:08:58,862
그러자 싱겁게 웃으며
'비행소년'의 약자랬죠
142
00:09:01,330 --> 00:09:03,095
사립 고등학교에서
쫓겨난 뒤
143
00:09:03,163 --> 00:09:06,595
훈육과 체계가 필요하다
여긴 아버지는
144
00:09:04,430 --> 00:09:07,929
145
00:09:06,930 --> 00:09:09,295
그를 육군사관학교로
쫓아버렸어요
146
00:09:15,530 --> 00:09:18,295
{\an8}밸리 포지 육군사관학교는
두 가지 이유로 중요한데
147
00:09:17,696 --> 00:09:22,429
{\an1}J.D. 샐린저
밸리 포지 육군사관학교, 1934년
148
00:09:18,530 --> 00:09:22,429
{\an8}첫째는 샐린저가 정신을
제대로 차린 데란 거고
149
00:09:22,430 --> 00:09:25,762
둘째는 샐린저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데란 거죠
150
00:09:26,163 --> 00:09:30,195
{\an8}샐린저는 밤에 이불을 쓰고
손전등에 의지해 글을 썼어요
151
00:09:28,277 --> 00:09:32,465
{\an1}J.D. 샐린저
밸리 포지 육군사관학교, 1935년
152
00:09:30,296 --> 00:09:32,662
{\an8}늘 글을 썼죠
153
00:09:33,030 --> 00:09:38,195
지금 이게 샐린저의 밸리 포지
육군사관학교 졸업 앨범인데
154
00:09:38,330 --> 00:09:40,262
굉장히 독특한
귀중품이에요
155
00:09:40,330 --> 00:09:42,429
본인의 이름으로
사인했을 뿐 아니라
156
00:09:42,496 --> 00:09:46,462
자신이 연기한 연극 속
인물들 이름으로도 사인했는데
157
00:09:46,530 --> 00:09:50,729
그렇게 여러 연극을 한 건
배우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죠
158
00:09:51,230 --> 00:09:52,762
고등학교 재학 때
159
00:09:52,763 --> 00:09:55,229
자신의 야망은
로버트 벤츨리 뒤를 이어
160
00:09:55,296 --> 00:09:57,895
'뉴요커' 잡지 연극 비평가가
되는 거랬어요
161
00:09:58,596 --> 00:10:00,703
{\an1}J.D. 샐린저
졸업 1936년
162
00:10:00,863 --> 00:10:03,562
{\an8}부친은 글을 쓰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여겼어요
163
00:10:03,763 --> 00:10:07,495
치즈 사업에 아들이
합류하길 원했거든요
164
00:10:07,763 --> 00:10:12,995
헌데 본인은 그럴 생각이 없으니
마찰이 상당했겠죠
165
00:10:20,396 --> 00:10:24,762
반면 어머니는
뭘 하든 찬성해주셨어요
166
00:10:27,130 --> 00:10:28,662
샐린저는
컬럼비아 대학교
167
00:10:28,763 --> 00:10:31,562
휘트 버넷의 단편소설
수업에 등록했는데
168
00:10:31,663 --> 00:10:34,229
샐린저에겐 매우
중요한 행보였죠
169
00:10:34,296 --> 00:10:37,729
휘트 버넷은 '스토리' 잡지
편집장이기도 했거든요
170
00:10:37,796 --> 00:10:43,929
'스토리' 잡지는 수많은 미국 작가들의
처녀작을 실었어요
171
00:10:41,696 --> 00:10:43,929
172
00:10:44,030 --> 00:10:47,529
존 치버, 카슨 매컬러스
테네시 윌리엄스
173
00:10:47,830 --> 00:10:51,395
어스킨 콜드웰, 진 스태퍼드
피터 드 브리스 등
174
00:10:51,863 --> 00:10:54,862
휘트 버넷은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됐고
175
00:10:54,996 --> 00:10:59,562
버넷의 격려에 힘입은 샐린저는
집에 돌아가서
176
00:11:00,030 --> 00:11:02,629
'젊은이들'이란
단편을 썼어요
177
00:11:04,430 --> 00:11:09,462
샐린저마저 놀라게 버넷은
그 단편을 '스토리' 잡지에 싣고
178
00:11:09,796 --> 00:11:11,862
25달러를 줬어요
179
00:11:12,096 --> 00:11:16,429
J.D. 샐린저가 작가로 번
최초의 돈이었고
180
00:11:20,196 --> 00:11:22,529
샐린저가 늘
품고 있던 목표는
181
00:11:22,596 --> 00:11:24,629
'뉴요커' 잡지에
실리는 거였어요
182
00:11:24,730 --> 00:11:28,795
'뉴요커' 잡지는 작가에겐
글을 실을 최고의 장이었는데
183
00:11:28,896 --> 00:11:33,429
실리기 힘들다는 것 자체가
명성의 이유였어요
184
00:11:34,163 --> 00:11:38,362
J.D. 샐린저의 '뉴요커' 입문은
쉽지 않았습니다
185
00:11:39,530 --> 00:11:43,562
샐린저의 초기 작품들에
던져진 한마디는 '아니오'였죠
186
00:11:43,663 --> 00:11:45,195
- 아니오
- 아니오
187
00:11:45,296 --> 00:11:48,595
뉴욕 공립 도서관의
'뉴요커' 잡지 기록 보관소에 가보면
188
00:11:48,663 --> 00:11:51,462
거절에 거절이 거듭된 걸
읽을 수 있죠
189
00:11:51,996 --> 00:11:55,162
'샐린저 씨가 재치를 과시하느라
무리수만 두지 않았다면'
190
00:11:55,230 --> 00:11:57,995
'저희는 좀 더 관대하게
읽었을 것입니다'
191
00:11:58,163 --> 00:12:01,129
'샐린저 씨는 매우
재능 있는 청년인데'
192
00:12:01,230 --> 00:12:05,195
'제발 간결하고 자연스럽게
글 쓰는 법을 배워오기 바랍니다'
193
00:12:05,530 --> 00:12:09,229
'샐린저 씨가 근처에 오시면
한 번 들러서'
194
00:12:09,296 --> 00:12:11,595
'저희 잡지의 글들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죠'
195
00:12:11,696 --> 00:12:17,695
샐린저 씨에게:
이 작품은 아니군요, 감사합니다
196
00:12:17,896 --> 00:12:22,329
그의 반응은
'내게서 오 헨리 식 단편을 바라지만'
197
00:12:22,396 --> 00:12:24,662
'난 내 목소리를 내야 하고
지금 그러고 있고'
198
00:12:24,796 --> 00:12:26,362
'결국 그들도 따라올 거다'
199
00:12:26,463 --> 00:12:29,195
월코트 기브스 편집장에게
편지까지 썼는데
200
00:12:29,296 --> 00:12:32,195
'뉴요커' 잡지를 공격하는 내용으로
201
00:12:32,430 --> 00:12:37,795
정작 중요한 작품들은
지나치고
202
00:12:37,896 --> 00:12:39,795
사소한 글만 싣는다고 했죠
203
00:12:39,930 --> 00:12:41,429
한 마디로 일개 애송이가
204
00:12:41,496 --> 00:12:45,195
'뉴요커' 잡지 편집장한테
뭘 실어야 하는지 훈계한 거죠
205
00:12:46,563 --> 00:12:49,695
이미 다른 잡지들에 실렸지만
성에 안 찼던 거예요
206
00:12:50,030 --> 00:12:54,062
'뉴요커' 잡지에 실리고 말리라
이를 악물었고
207
00:12:54,163 --> 00:12:55,829
과연 정말로 실리게 됐죠
208
00:12:59,096 --> 00:13:02,962
1941년 말경
'매디슨 가의 소소한 반란'이란
209
00:13:03,030 --> 00:13:05,529
단편이 실리기로
채택되었는데
210
00:13:05,630 --> 00:13:08,562
홀든 콜필드라는
젊은이의 이야기였어요
211
00:13:09,663 --> 00:13:14,329
1941년 12월 7일은
212
00:13:16,196 --> 00:13:20,329
불명예스러운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213
00:13:20,630 --> 00:13:24,095
그 작품이 실리기 전에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214
00:13:22,496 --> 00:13:28,295
215
00:13:24,230 --> 00:13:26,929
홀든 콜필드라는 젊은이와
그가 겪는
216
00:13:26,996 --> 00:13:30,362
개인적인 반란에 대한
멋진 소설은 별안간
217
00:13:30,430 --> 00:13:33,429
하찮고
관심사에서 벗어나고
218
00:13:33,530 --> 00:13:37,395
잡지에 싣기 부적절해 보여
보류가 됐죠
219
00:13:37,596 --> 00:13:40,595
제리는 그 사실에
극도로 분노했어요
220
00:13:42,230 --> 00:13:46,462
'뉴요커' 잡지에 실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였으니까요
221
00:13:49,030 --> 00:13:50,795
1978년
222
00:13:50,896 --> 00:13:56,329
J.D. 샐린저가 마지막 작품을 낸 지
13년이 지났다
223
00:13:58,030 --> 00:13:59,695
'한 남자가
코니시에 있습니다'
224
00:13:59,796 --> 00:14:03,295
'아마추어일지 몰라도
감성적인 교감은 있습니다'
225
00:14:03,430 --> 00:14:05,262
'슬프디 슬픈'
226
00:14:05,563 --> 00:14:08,295
'비극적인
빈 배경 위의 초상'
227
00:14:08,396 --> 00:14:11,362
'당신의 과거만큼
미래가 절실해요'
228
00:14:11,530 --> 00:14:13,229
'받아주세요'
229
00:14:13,296 --> 00:14:18,295
샐린저만이 이해할 법한
이 쪽지를 그에게 쓰곤
230
00:14:18,496 --> 00:14:21,429
만나게 해달라고
빌다시피 했죠
231
00:14:21,530 --> 00:14:22,762
왼쪽으로 가요?
232
00:14:23,096 --> 00:14:24,829
왼쪽으로 안 가는데
233
00:14:25,730 --> 00:14:29,695
수 많은 팬들이
수십 년간 그렇게 해왔어요
234
00:14:29,796 --> 00:14:33,362
쪽지를 남기고
예고 없이 집으로 찾아가선
235
00:14:33,463 --> 00:14:34,829
문을 두드리고
236
00:14:34,896 --> 00:14:38,362
샐린저에게서 자신들 삶의
어떤 부분에 대해
237
00:14:38,463 --> 00:14:41,962
답을 얻으려고
들이닥치는 거죠
238
00:14:43,163 --> 00:14:48,262
239
00:14:45,796 --> 00:14:48,929
1978년이었죠
혼자 이 길을 가는데
240
00:14:48,996 --> 00:14:51,062
무척 외로웠어요
241
00:14:51,963 --> 00:14:54,295
코네티컷 강을 따라가며
생각하길
242
00:14:54,530 --> 00:14:56,595
나의 영웅, 샐린저가
243
00:14:57,463 --> 00:14:59,862
몇 분이라도 내게
시간을 주길 바랐죠
244
00:15:00,296 --> 00:15:03,329
어느 날 아내에게
시도라도 해봐야겠다 하곤
245
00:15:03,430 --> 00:15:08,395
작별인사하고 700킬로를 달려
코니시 부근에 도착해
246
00:15:09,330 --> 00:15:11,195
그를 찾으려 했는데
247
00:15:11,563 --> 00:15:15,962
얼마나 어렵던지
이웃들이 그를 감싸느라
248
00:15:16,130 --> 00:15:19,695
절대 어디 사는지
안 가르쳐 줬거든요
249
00:15:19,796 --> 00:15:22,429
미국 역대 작가들 중
아마 유일할 거예요
250
00:15:22,496 --> 00:15:25,195
작가 자신이 스토리가 돼서
251
00:15:25,330 --> 00:15:27,295
그를 얼핏 보는 것만으로도
252
00:15:27,396 --> 00:15:30,729
삶에 중요한 경험이 되는
그런 경우는요
253
00:15:33,930 --> 00:15:38,362
10킬로쯤 더 가서
여기 살 것 같은 느낌이 오는 곳을 찾았죠
254
00:15:40,896 --> 00:15:43,295
어떤 산꼭대기에
사는 건 알았거든요
255
00:15:43,396 --> 00:15:46,829
화이트 산맥, 외딴 집의 현자
256
00:15:50,063 --> 00:15:54,562
그래서 그 길고 굽이진
자갈길 끝자락에서 기다렸어요
257
00:15:54,796 --> 00:15:57,129
거기 살겠다 싶어서요
258
00:16:00,563 --> 00:16:04,095
아니나 다를까, 아침나절인가
차 2대가 내려오더군요
259
00:16:04,163 --> 00:16:06,795
하난 십대인 그의 아들
매튜 샐린저 거였고
260
00:16:06,863 --> 00:16:10,629
J.D. 샐린저는 자기 BMW를
세우더니 내려서
261
00:16:10,830 --> 00:16:13,262
운전석 쪽으로 걸어왔죠
262
00:16:14,830 --> 00:16:16,395
J.D. 샐린저냐 물었어요
263
00:16:16,396 --> 00:16:18,695
사진으로 본 것과
달랐거든요
264
00:16:18,763 --> 00:16:20,429
그렇다며
뭘 도와드릴까 묻길래
265
00:16:20,530 --> 00:16:23,529
한껏 심각하게
그 질문을 직접 답해 주시기 바란댔죠
266
00:16:23,596 --> 00:16:26,229
제발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며
267
00:16:26,430 --> 00:16:29,162
정신과 치료 중이냐고
묻더군요
268
00:16:29,830 --> 00:16:33,562
숲 한복판에서
BMW에서 나오는 게
269
00:16:33,730 --> 00:16:36,729
마치 꿈에서
나오는 거 같았어요
270
00:16:36,963 --> 00:16:40,862
제 삶을 본인의 삶처럼
진지하게 논했어요
271
00:16:41,030 --> 00:16:45,295
왜 가족을 떠났고
왜 700킬로를 달려왔고
272
00:16:45,463 --> 00:16:48,262
왜 일을 그만뒀냐 묻길래
그랬어요
273
00:16:48,363 --> 00:16:50,762
그의 글 때문이라고요
그도 나와 한 마음인 듯 해서
274
00:16:50,830 --> 00:16:52,962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하니까
275
00:16:53,063 --> 00:16:56,762
많이 답답해하며
제 차에서 물러났는데
276
00:16:56,830 --> 00:17:00,462
키가 15센티는 더 커 보였죠
자신은 소설가이고
277
00:17:01,030 --> 00:17:04,262
그저 한 아들의 아버지이고
아까 아들도 보지 않았냐며
278
00:17:04,396 --> 00:17:06,229
스승도 선각자도
아니라더군요
279
00:17:06,296 --> 00:17:09,229
해마다 저처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며
280
00:17:09,330 --> 00:17:12,395
북미,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오는데
281
00:17:12,530 --> 00:17:14,995
길거리에서 도망까지 쳐야
했다더군요
282
00:17:15,062 --> 00:17:18,729
자신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아무 말도 할 게 없다며
283
00:17:18,830 --> 00:17:22,229
단지 글을 통해
어떤 질문들을 던졌을 뿐
284
00:17:22,330 --> 00:17:25,362
그 답을 안다고 한 건
아니라고요
285
00:17:25,496 --> 00:17:28,295
이제 지겹댔어요
25년을 그래왔으니까요
286
00:17:28,763 --> 00:17:31,595
제게 글 외에 다른 소득원이
있냐고 묻더군요
287
00:17:31,663 --> 00:17:34,262
작가가 되고
싶다고 그랬거든요
288
00:17:34,330 --> 00:17:35,962
기자로 일한다 했더니
289
00:17:36,063 --> 00:17:40,162
화가 좀 나선
차 타고 가버렸어요
290
00:17:40,430 --> 00:17:43,395
가만 앉아 생각하니
망쳤구나 싶었죠
291
00:17:43,463 --> 00:17:47,129
J.D. 샐린저와 허심탄회하게
독대할 기회를
292
00:17:49,596 --> 00:17:52,195
그래서 차에 앉은 채
또 쪽지를 썼어요
293
00:17:52,263 --> 00:17:55,895
이 먼 길을 왔는데
정작 몇 분밖에 못 봬서
294
00:17:55,996 --> 00:17:57,662
좀 실망했다고요
295
00:17:57,763 --> 00:18:00,962
다 써갈 때쯤
그가 돌아왔는데
296
00:18:01,030 --> 00:18:02,662
아직도 안 갔냐길래
297
00:18:02,730 --> 00:18:06,329
이 쪽지를 문 옆에
꽂아두려던 참이라고 했더니
298
00:18:06,396 --> 00:18:09,162
그럼 자기한테 와서
직접 달라더군요
299
00:18:10,663 --> 00:18:14,262
쪽지를 건넸더니
굳은 표정을 짓길래
300
00:18:14,430 --> 00:18:18,062
'제리, 미안해요
코니시에 괜히 온 거 같군요'
301
00:18:18,230 --> 00:18:21,062
'내가 사랑하는 책들을 쓴
사람에게 기대한 만큼'
302
00:18:21,130 --> 00:18:23,429
'당신은 심오하고
감정적이지 않으시군요'
303
00:18:23,496 --> 00:18:27,529
그랬더니 이전에 보였던
답답해하는 모습을 좀 풀며
304
00:18:27,696 --> 00:18:31,629
이해는 하지만
본인은 상담사가 아닌
305
00:18:32,230 --> 00:18:34,262
소설가라고 했죠
306
00:18:44,696 --> 00:18:48,329
1941년 샐린저가
21살일 때
307
00:18:48,463 --> 00:18:50,995
부모님과 뉴욕시에
살던 시절이었는데
308
00:18:51,130 --> 00:18:55,262
그때 16살이었던
우나 오닐을 만나곤
309
00:18:56,030 --> 00:18:59,462
그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버렸어요
310
00:18:59,630 --> 00:19:07,895
{\an1}우나 오닐 스크린 테스트
311
00:18:59,663 --> 00:19:01,179
{\an8}- 말 좀 해봐요!
- 뭘요?
312
00:19:01,239 --> 00:19:03,129
{\an8}- 무성영화예요
- 그래요?
313
00:19:03,230 --> 00:19:05,895
{\an8}- 그럼요
- 몸을 돌릴까요?
314
00:19:10,730 --> 00:19:14,362
우나 오닐은
유진 오닐의 딸이었는데
315
00:19:11,230 --> 00:19:16,195
316
00:19:14,530 --> 00:19:18,862
그는 극작가로선
미국의 유일한 노벨상 수상자죠
317
00:19:19,363 --> 00:19:22,095
그는 열정적인 천재이자
318
00:19:22,696 --> 00:19:25,495
열등한 아버지였어요
319
00:19:25,730 --> 00:19:30,062
늘 진짜 자식들은 그의 희곡에
나오는 인물들이랬죠
320
00:19:30,396 --> 00:19:31,729
우나 오닐은...
321
00:19:31,830 --> 00:19:35,195
확실히 천재에 끌리는
타입이었어요
322
00:19:35,630 --> 00:19:38,262
16살과 18살 사이에
323
00:19:38,330 --> 00:19:42,229
우나는 피터 아르노
오손 웰즈 그리고
324
00:19:42,230 --> 00:19:44,395
샐린저와 만났었죠
325
00:19:45,063 --> 00:19:48,729
신기한 건
어떻게 16살 소녀가
326
00:19:48,796 --> 00:19:53,729
그런 저명인들을
매료시켰을까 하는 거지만
327
00:19:53,963 --> 00:19:57,462
알아 둘 건
이 아가씨로 말하자면
328
00:19:58,096 --> 00:20:01,195
지적 명민함에
329
00:20:01,530 --> 00:20:04,929
아름답고 수줍지만
다정다감하고
330
00:20:05,063 --> 00:20:07,795
아주 비범한
아가씨였다는 거예요
331
00:20:07,863 --> 00:20:11,829
자기 색깔이 뚜렷하고
남들하곤 달랐어요
332
00:20:11,896 --> 00:20:14,695
그래서 샐린저가 많이
좋아한 거 같은 게
333
00:20:14,830 --> 00:20:19,095
다른 건 몰라도
그녀의 죄목에
334
00:20:19,196 --> 00:20:23,595
뻔함이나 진부함은 없었죠
완전 독보적이었어요
335
00:20:23,830 --> 00:20:26,162
그는 잘 나갈 만 했죠
336
00:20:26,396 --> 00:20:28,495
잘생겼고 똑똑하고
337
00:20:28,596 --> 00:20:31,295
작가 등단도 했고
빠질 데가 없었어요
338
00:20:31,496 --> 00:20:34,529
방과 후에 우나는
숙제를 마친 후
339
00:20:34,596 --> 00:20:38,429
한껏 차려 입고
'스토크 클럽'에 가곤 했어요
340
00:20:39,396 --> 00:20:40,695
스토크 클럽
341
00:20:48,863 --> 00:20:51,695
세상에!
우나 오닐 좀 보게!
342
00:20:51,996 --> 00:20:54,362
올해 사교계 데뷔의 퀸!
343
00:20:55,563 --> 00:20:57,995
그녀의 사진엔
늘 우유 한 잔이 들어갔는데
344
00:20:58,130 --> 00:21:00,762
물론 미성년자라 그랬죠
345
00:21:00,996 --> 00:21:02,929
굉장한
러브 스토리였고
346
00:21:03,130 --> 00:21:05,662
서로 진심으로 사랑했어요
347
00:21:07,163 --> 00:21:12,395
1941년 22살의 제리 샐린저는
군대에 가고 싶어해서
348
00:21:12,663 --> 00:21:16,795
입대 하러 갔는데
군의관들이 불합격시켰어요
349
00:21:19,463 --> 00:21:21,929
이 일에 엄청 괴로워하고
350
00:21:22,530 --> 00:21:24,329
많이 분노했죠
351
00:21:25,430 --> 00:21:27,662
샐린저는
어떻게든 복무할 집념에
352
00:21:27,830 --> 00:21:30,329
왜 입대가 허락돼야 하는지
계속 편지를 써대서
353
00:21:30,396 --> 00:21:34,562
1942년 봄, 마침내
입대 허가를 받았어요
354
00:21:34,663 --> 00:21:36,995
제12보병 전사들
355
00:21:39,163 --> 00:21:40,762
발상도 남다르지
356
00:21:40,863 --> 00:21:45,362
완전히 안락하고
호화로운 삶 속에서
357
00:21:46,096 --> 00:21:49,895
열망하는 게
참호 안에 들어가는 거라뇨
358
00:21:51,063 --> 00:21:53,429
우나는 제리한테 소식 듣는 걸
좋아했어요
359
00:21:53,496 --> 00:21:57,629
지극히 달콤하고 즐겁고
멋진 편지들이었거든요
360
00:21:58,530 --> 00:22:01,862
샐린저는 군대 동기들에게
여자친구라고 자랑하며
361
00:22:01,963 --> 00:22:04,862
우나 오닐 사진을
보여줬어요
362
00:22:05,830 --> 00:22:09,395
그런데 우나가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곤 답장을 끊었으니
363
00:22:09,563 --> 00:22:12,062
무슨 일이 있구나
짐작할 수밖에요
364
00:22:13,563 --> 00:22:16,829
할리우드에서 찰리 채플린은
준비 중이던 영화에 출연할
365
00:22:16,896 --> 00:22:19,029
아주 어린 여배우를
찾고 있었는데
366
00:22:19,130 --> 00:22:23,595
어느 날 어느 방에서
벽난로 옆에 앉은 우나를 봤죠
367
00:22:23,763 --> 00:22:28,795
일렁이는 불빛을 받으며 그녀가
고개를 들자 그냥...
368
00:22:31,296 --> 00:22:32,929
전 오스틴에
369
00:22:33,063 --> 00:22:36,262
샐린저의 소장품을
보러 갔다가
370
00:22:38,263 --> 00:22:40,529
편지를 꽤 읽었어요
371
00:22:40,763 --> 00:22:42,229
그리고...
372
00:22:44,063 --> 00:22:46,062
솔직히 털어놓자면...
373
00:22:46,363 --> 00:22:48,929
그걸 읽으면서
약간 훔쳐보는 느낌이었지만
374
00:22:48,930 --> 00:22:53,095
{\an8}사랑하는 제리가
375
00:22:49,196 --> 00:22:52,062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376
00:22:52,163 --> 00:22:55,162
우나 오닐에 대한 게
꽤 있었고
377
00:22:55,896 --> 00:22:59,462
우나 오닐과 찰리 채플린에
대한 것도 있었는데
378
00:22:59,663 --> 00:23:01,562
거기엔...
379
00:23:03,863 --> 00:23:06,495
입에 담기 험한 말들도
있었어요
380
00:23:06,663 --> 00:23:09,695
{\an8}상상해보세요
내가 J.D. 샐린저이고 입대해서
381
00:23:09,796 --> 00:23:12,995
{\an8}유럽에서 대전을 치를
준비를 하면서
382
00:23:13,096 --> 00:23:16,729
{\an8}이 여인을 향해 아낌없이
완전한 사랑을 공언했는데
383
00:23:16,830 --> 00:23:20,895
그녀는 그를 떠나
18세가 되는 날
384
00:23:21,063 --> 00:23:24,029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배우와 결혼한 겁니다
385
00:23:24,463 --> 00:23:27,595
채플린은 곧 54세를 앞둔
53세였고
386
00:23:27,763 --> 00:23:31,162
전세계의 헤드라인은
떠들썩했죠
387
00:23:31,263 --> 00:23:33,929
샐린저는 그녀를
잃었다는 걸
388
00:23:34,030 --> 00:23:36,662
신문에서 읽고
알게 됐어요
389
00:23:37,263 --> 00:23:39,229
모든 사람들 앞에서
굴욕 당한 거죠
390
00:23:39,330 --> 00:23:42,195
이 일로 많이
괴로워했고
391
00:23:42,396 --> 00:23:45,062
이 일에 대해
입을 열었을 땐
392
00:23:45,230 --> 00:23:47,695
그 분노가 느껴졌어요
393
00:23:47,930 --> 00:23:50,529
지독한 분노가
느껴졌는데
394
00:23:50,863 --> 00:23:54,429
그녀에게 거부당했다는
분노였어요
395
00:23:56,796 --> 00:23:58,029
그 후 평생 동안
396
00:23:58,130 --> 00:24:00,962
샐린저는
이 이뤄질 뻔하다
397
00:24:01,063 --> 00:24:04,429
이뤄지지 않은
로맨스의 여파에 시달렸죠
398
00:24:13,330 --> 00:24:15,262
제2차 세계대전이...
399
00:24:15,596 --> 00:24:17,762
J.D. 샐린저를
있게 만들었어요
400
00:24:20,030 --> 00:24:23,795
그의 모든 작품의
바탕에 깔린 혼이에요
401
00:24:28,663 --> 00:24:32,695
처음엔 애국심에
불탔던 거 같아요
402
00:24:32,863 --> 00:24:36,262
세상을 위한 큰 일에
403
00:24:38,530 --> 00:24:43,595
{\an8}동참하는 기분이
너무나 벅차다 했었죠
404
00:24:41,772 --> 00:24:44,356
{\an1}노르망디 상륙작전 디데이
1944년 6월 6일
405
00:24:44,463 --> 00:24:47,129
그가 전투에 처음
투입된 날은...
406
00:24:49,196 --> 00:24:50,762
하필 디데이였어요
407
00:24:51,196 --> 00:24:56,495
그날 '호밀밭의 파수꾼'
6장의 원고를 지니고 있었는데
408
00:24:58,363 --> 00:24:59,762
휘트 버넷에게 말하길
409
00:25:00,030 --> 00:25:03,262
그것들이 그를 살아남게
도왔다고 했답니다
410
00:25:06,296 --> 00:25:10,162
샐린저는 상륙정을 타고
유타 해변에 내렸어요
411
00:25:10,696 --> 00:25:11,795
포탄이 날아다니고
412
00:25:12,996 --> 00:25:15,329
폭탄이 빗발치듯
쏟아졌고
413
00:25:23,663 --> 00:25:25,662
첫 부하를
저격수의 총탄에 잃었죠
414
00:25:24,430 --> 00:25:27,895
415
00:25:26,763 --> 00:25:27,895
눈 사이를 맞췄어요
416
00:25:28,163 --> 00:25:30,729
재빨리 둘러보고
사태 파악하고
417
00:25:30,863 --> 00:25:32,529
또 나아가죠
418
00:25:45,530 --> 00:25:48,695
겨우 하루가 끝나고
앉아서 쉴 때 쯤에서야
419
00:25:49,696 --> 00:25:52,962
맙소사! 호기가 죽었구나!
420
00:26:01,130 --> 00:26:03,729
{\an8}미군들은 상륙이
가장 힘들 줄 알았지만
421
00:26:02,263 --> 00:26:07,662
폴 피츠제랄드 병장, J.D. 샐린저 병장
422
00:26:04,096 --> 00:26:07,662
{\an8}진짜 전쟁은
디데이 다음 날부터였조
423
00:26:07,930 --> 00:26:10,929
샐린저가 속한 제4사단이
424
00:26:11,030 --> 00:26:14,762
끝없는 들판과 수풀 사이로
진격하며 배운 건
425
00:26:15,263 --> 00:26:19,695
그들이 훈련에서 배운 건
아무 쓸모 없다는 거였어요
426
00:26:16,396 --> 00:26:19,695
427
00:26:29,796 --> 00:26:32,695
들판 하나 당 2, 30명씩
희생되곤 했죠
428
00:26:33,463 --> 00:26:36,029
들판이
100 평방 미터라도 되면
429
00:26:36,130 --> 00:26:38,862
전 소대가
희생되기도 했고요
430
00:26:40,130 --> 00:26:42,429
말 그대로 도축장이고
431
00:26:42,663 --> 00:26:44,695
고기 가는 기계였어요
432
00:26:45,530 --> 00:26:49,729
거기서 사상율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죠
433
00:26:54,910 --> 00:26:59,404
{\an1}프랑스, 노르망디
1944년 7월
434
00:26:57,863 --> 00:27:00,962
{\an8}샐린저는 방첩부대의
일원으로
435
00:27:01,263 --> 00:27:05,195
적군 포로들과 민간인들을
심문하는 일을 했어요
436
00:27:05,330 --> 00:27:07,595
샐린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죠
437
00:27:08,363 --> 00:27:10,662
분대의 젊은 병사들은
438
00:27:10,730 --> 00:27:12,629
마을을 공격하라는
임무가 주어지면
439
00:27:12,696 --> 00:27:16,529
그 마을에 대해 샅샅이
알기를 원했어요
440
00:27:16,696 --> 00:27:19,695
기관총 진지는 어디 있나
골목길은 어디 있나
441
00:27:19,863 --> 00:27:22,429
발사 방향은 어느 쪽인가
442
00:27:22,496 --> 00:27:26,662
샐린저 같은 병력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443
00:27:26,763 --> 00:27:29,795
병사들의 생존율이
높아질 수 있었던 겁니다
444
00:27:30,230 --> 00:27:34,795
{\an8}프랑스, 생로 전투
1944년 7월
445
00:27:34,996 --> 00:27:38,862
적지에 접근하거나
침투해서
446
00:27:38,963 --> 00:27:41,695
그곳 문화와
사람들을 파악하고
447
00:27:41,763 --> 00:27:44,429
전쟁이 그들에게 미친 영향을
파악하긴 쉽지 않았어요
448
00:27:44,530 --> 00:27:48,829
그에겐 이 전쟁이
두뇌 싸움이었죠
449
00:27:50,263 --> 00:27:53,429
아버지가 샐린저 씨를
만났을 때 21살이셨는데
450
00:27:51,730 --> 00:27:56,695
451
00:27:53,530 --> 00:27:56,695
샐린저 씨는 25세였으니
4년 연장자죠
452
00:27:56,996 --> 00:27:58,895
두분 다 방첩부대
소속이셨는데
453
00:27:59,130 --> 00:28:00,862
여기 보이는 네 분은
454
00:28:01,030 --> 00:28:03,929
{\an8}샐린저 씨, 알타라스 씨
키넌 씨
455
00:28:04,011 --> 00:28:05,811
{\an8}제 아버지
폴 피츠제럴드로
456
00:28:06,110 --> 00:28:08,577
{\an8}자기들을 사총사라고
불렀죠
457
00:28:09,016 --> 00:28:11,576
{\an8}서로 근 65년간 편지를
주고 받았으니
458
00:28:11,896 --> 00:28:14,495
진짜 돈독한 관계였죠
459
00:28:14,996 --> 00:28:17,995
아버지 말씀이
알타라스와 키넌은
460
00:28:18,130 --> 00:28:20,229
뭘 할 짬이 안 난다고
늘 투덜댔다고 해요
461
00:28:20,296 --> 00:28:23,862
틈만 나면 샐린저가
앉아서 소설을 써서
462
00:28:23,930 --> 00:28:26,895
나머지 세 명은
늘 기다려야 했으니까요
463
00:28:27,063 --> 00:28:30,995
'호밀밭의 파수꾼'을
쓰는 중 찍은 사진은
464
00:28:31,063 --> 00:28:34,495
아버지가 찍은 사진이
유일할 거예요
465
00:28:38,696 --> 00:28:41,829
제2차 세계대전 동안
J.D. 샐린저는 '스토리' 잡지와
466
00:28:41,896 --> 00:28:44,995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잡지에
4편의 단편을 발표했으나
467
00:28:45,096 --> 00:28:48,162
'뉴요커' 잡지로부터는
계속 거절당했다
468
00:28:51,196 --> 00:28:54,629
학생 5명을 데리고
프린스턴 대학교에 갔어요
469
00:28:55,296 --> 00:28:58,162
샐린저에 대해 뭔가
알아내고 싶어해서
470
00:28:58,263 --> 00:29:01,129
프린스턴 대학
도서관에 데려갔고
471
00:29:02,896 --> 00:29:07,295
열람실에 가서 어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때
472
00:29:07,396 --> 00:29:11,895
가로 8cm, 세로 13cm
정도의
473
00:29:12,196 --> 00:29:15,395
연녹색 스프링노트 쪽지를
발견했는데
474
00:29:17,096 --> 00:29:20,062
다들 숨이 멎는 줄
알았어요
475
00:29:20,163 --> 00:29:23,129
왜냐하면
손글씨가 있었는데
476
00:29:25,796 --> 00:29:28,029
샐린저의 필적이었거든요
477
00:29:28,196 --> 00:29:30,162
그건...
478
00:29:31,330 --> 00:29:34,162
연합군이 파리에 도착하는
내용이었어요
479
00:29:38,596 --> 00:29:43,329
{\an8}파리 해방
1944년 8월 25일
480
00:29:45,230 --> 00:29:48,262
지프 차를 타고
파리로 들어갔고
481
00:29:48,396 --> 00:29:52,529
파리사람들이 아기들을 들어올려
미군에게 뽀뽀시켰다고 했어요
482
00:29:52,863 --> 00:29:56,829
{\an8}차 보닛에 올라서서
오줌을 눴어도
483
00:29:53,321 --> 00:30:00,923
{\an1}J.D. 샐린저
1944년
484
00:29:56,896 --> 00:29:59,162
{\an8}상관없었을 거라고
괜찮았다고요
485
00:29:59,230 --> 00:30:01,662
{\an8}그들이 뭘 해도 좋았던 거죠
486
00:30:03,130 --> 00:30:06,395
이것은 전쟁 당시 샐린저를 담은
유일한 영상으로
487
00:30:06,530 --> 00:30:09,829
지금까지 보여진 적이 없다
488
00:30:09,830 --> 00:30:22,462
{\an8}J.D. 샐린저
1944년 8월
489
00:30:38,996 --> 00:30:41,395
문학사의 가장 흥미로운
일화 중 하나는
490
00:30:41,530 --> 00:30:44,895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J.D. 샐린저가
491
00:30:44,996 --> 00:30:47,162
파리 해방 시에
만난 것일 겁니다
492
00:30:47,396 --> 00:30:49,562
헤밍웨이는
그의 우상이었죠
493
00:30:49,730 --> 00:30:52,829
헤밍웨이의 문체를
사랑했어요
494
00:30:52,963 --> 00:30:55,162
샐린저가 제 할아버지...
495
00:30:55,296 --> 00:30:57,095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제2차 대전 때 만났을 때
496
00:30:57,263 --> 00:31:00,295
할아버지는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작가셨어요
497
00:31:00,896 --> 00:31:04,295
샐린저가 할아버지를
찾았을 만하죠
498
00:31:05,296 --> 00:31:10,029
할아버지는 샐린저를
낭만적인 눈으로 보신 거 같아요
499
00:31:10,096 --> 00:31:13,629
재능 있는 젊은 작가가
보병사단의 일원으로
500
00:31:13,730 --> 00:31:15,529
제2차 대전에서 몸소
싸우고 있다는 것을요
501
00:31:15,763 --> 00:31:19,929
제리는 헤밍웨이에게
원고를 전하고
502
00:31:20,530 --> 00:31:24,062
읽어봐 달라고 부탁했죠
503
00:31:27,530 --> 00:31:32,495
그의 입장에선 정말 큰
용기를 낸 거였어요
504
00:31:32,830 --> 00:31:36,862
근데 헤밍웨이는 그 글을 읽고
완전 매료됐어요
505
00:31:37,130 --> 00:31:41,429
헤밍웨이의 인정을 받곤
너무 기뻐했어요
506
00:31:41,630 --> 00:31:46,229
그 어떤 포상보다도
더 값진 것이었어요
507
00:31:48,230 --> 00:31:50,795
전 제리가 그렇게...
508
00:31:51,463 --> 00:31:54,795
누군가에게
들이댈 줄 몰랐어요
509
00:31:55,363 --> 00:31:59,762
수줍음도 많고
은둔성향이 강하거든요
510
00:32:00,696 --> 00:32:02,162
1974년 11월
511
00:32:02,230 --> 00:32:06,662
J.D. 샐린저가 마지막 인터뷰를 한 지
21년이 지났다
512
00:32:06,663 --> 00:32:08,795
샐린저는 은둔자지만
513
00:32:08,863 --> 00:32:13,529
자신이 은둔자임을
대중에 알리는 걸 즐기죠
514
00:32:13,630 --> 00:32:14,995
은둔자는 아닙니다
515
00:32:15,163 --> 00:32:17,362
내킬 때마다 나타나죠
516
00:32:17,630 --> 00:32:22,329
{\an8}코니시 축제가 시작되면
친구들과 이웃들이 다 모이는데
517
00:32:19,998 --> 00:32:24,023
{\an1}코니시 축제
뉴햄프셔 주, 코니시
518
00:32:22,463 --> 00:32:24,629
{\an8}제리 샐린저도 보였죠
519
00:32:24,696 --> 00:32:28,662
축제란 축제엔 다 와서
굉장히 즐겼어요
520
00:32:29,496 --> 00:32:32,729
친구가 샐린저를
만났다 했어요
521
00:32:30,130 --> 00:32:35,129
522
00:32:32,830 --> 00:32:35,129
출연자들 만나러
무대 뒤로 왔는데
523
00:32:35,263 --> 00:32:38,095
{\an8}아주 명랑 쾌활했다더군요
524
00:32:36,397 --> 00:32:39,923
{\an1}1982년 5월 11일
플로리다 주, 잭슨빌
525
00:32:40,030 --> 00:32:44,062
그는 철저한 은둔자는
아니었어요
526
00:32:44,063 --> 00:32:49,262
{\an8}
527
00:32:45,830 --> 00:32:49,339
{\an8}사람들과 연락도 하고
유럽으로 여행도 가고
528
00:32:49,363 --> 00:32:51,829
뉴욕에도 오는걸요
529
00:32:53,563 --> 00:32:55,462
하루는 그냥 집에 있는데
530
00:32:55,630 --> 00:32:57,629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531
00:32:58,130 --> 00:33:02,162
받았더니 어떤 남자가
레이시 포스버그를 바꿔달랬죠
532
00:32:58,496 --> 00:33:01,495
533
00:33:02,263 --> 00:33:05,262
샐린저는 모든 걸
자기 생각대로...
534
00:33:05,663 --> 00:33:07,129
해야만 하죠
535
00:33:07,330 --> 00:33:09,329
진정한 은둔자는
536
00:33:09,496 --> 00:33:11,429
수화기를 집어 들고
537
00:33:11,563 --> 00:33:14,929
{\an8}'뉴욕 타임스'지 기자에게
전화를 걸지 않죠
538
00:33:13,836 --> 00:33:19,153
{\an1}레이시 포스버그
뉴욕 타임스 기자
539
00:33:15,330 --> 00:33:19,195
{\an8}레이시는 경찰 범죄를 다룬
최초의 여성 기자로
540
00:33:19,263 --> 00:33:22,095
그땐 샌프란시스코 지부에
있었어요
541
00:33:22,196 --> 00:33:25,095
전화를 받자
그가 한 첫 마디는...
542
00:33:25,330 --> 00:33:27,329
'저는 '샐린저'라는
사람입니다'였죠
543
00:33:27,430 --> 00:33:29,229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에요
544
00:33:29,230 --> 00:33:34,195
은둔은 그 무엇보다
훌륭한 홍보 컨셉입니다
545
00:33:34,296 --> 00:33:36,295
부재하기 때문에
존재감이 더 커지는 거죠
546
00:33:36,363 --> 00:33:38,062
아마도 이런 역설은...
547
00:33:38,230 --> 00:33:41,162
그가 철저히 의도한 바가
아닐까 합니다
548
00:33:41,230 --> 00:33:43,695
아내가 '샐린저야!
샐린저라고!'
549
00:33:43,796 --> 00:33:48,862
1953년 이후로 처음 허락한
인터뷰였어요
550
00:33:49,296 --> 00:33:50,829
'종이 좀 줘!
종이 좀 줘!'
551
00:33:50,930 --> 00:33:52,495
딱 잘라 말했대요
552
00:33:52,663 --> 00:33:54,329
'잠깐 밖에
얘기 못 합니다'
553
00:33:54,430 --> 00:33:58,895
난 허둥지둥 종이를 찾고
아내는 아무 거나 잡고 써대고
554
00:33:59,030 --> 00:34:02,062
물론 대화는
반시간이나 걸렸어요
555
00:34:02,230 --> 00:34:06,629
그가 의도한 설정이었죠
춥고 비바람 몰아치는 밤에
556
00:34:06,729 --> 00:34:09,362
뉴햄프셔에서 그와
대화를 한다는 게요
557
00:34:09,363 --> 00:34:11,161
통화의 요지는
558
00:34:11,229 --> 00:34:14,329
발간 안 된 그의 단편 모음집이
해적판으로 나와
559
00:34:14,430 --> 00:34:17,795
전국적으로 팔리고 있어
걱정된단 거였죠
560
00:34:17,863 --> 00:34:20,228
J.D. 샐린저의 문고판입니다
561
00:34:18,830 --> 00:34:20,695
562
00:34:20,330 --> 00:34:22,661
2권의 작은 책
563
00:34:20,696 --> 00:34:22,661
564
00:34:22,662 --> 00:34:25,095
그는 그 작품들이
미숙하다고 생각했어요
565
00:34:25,296 --> 00:34:28,262
40년대에 그가 젊을 때 쓴
단편들이라
566
00:34:28,330 --> 00:34:30,295
출간되길 원치 않았죠
567
00:34:30,430 --> 00:34:33,129
이 해적 출판에 대해서
568
00:34:33,496 --> 00:34:35,929
몹시 기분이 상한 것이
전화를 건 이유였어요
569
00:34:35,996 --> 00:34:38,661
유포되길 원치 않던
소설들이었으니까요
570
00:34:38,896 --> 00:34:41,429
그럴 거 없이
소송 걸면 되는 건데요
571
00:34:41,596 --> 00:34:45,029
이 인터뷰를 통해
크게 건진 거라면
572
00:34:45,396 --> 00:34:49,929
샐린저가 작가로서
계속 작업을 하고 있고
573
00:34:50,030 --> 00:34:52,195
계속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574
00:34:52,263 --> 00:34:56,729
그게 십여 년간
문학계의 큰 미스터리였거든요
575
00:35:00,196 --> 00:35:03,195
그가 자신을
묘사한 바에 따르면
576
00:35:03,363 --> 00:35:06,995
여전히 자기 예술에
매진하고
577
00:35:07,196 --> 00:35:10,695
단편과 장편을 끊임없이
쓰고 있는 그런 사람이었죠
578
00:35:11,096 --> 00:35:14,329
{\an8}그녀는 출판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떤지 물었어요
579
00:35:14,430 --> 00:35:16,662
{\an8}책을 출간하지 않는 이유와
은둔생활에 대해서도요
580
00:35:16,763 --> 00:35:20,795
샐린저는 출판할 생각이
없다면서
581
00:35:20,896 --> 00:35:24,462
출판하지 않는 데서 오는
평온함이 있다더군요
582
00:35:27,196 --> 00:35:30,962
레이시는 즉시 '뉴욕 타임스'의
데스크에 전화를 걸어
583
00:35:31,063 --> 00:35:34,195
지금 방금 샐린저와
통화했다고 말했죠
584
00:35:34,263 --> 00:35:36,929
그는 '뉴욕 타임스' 기자에게
전화하면
585
00:35:37,030 --> 00:35:40,962
'뉴욕 타임스' 1면에
나올 걸 알았던 거죠
586
00:35:41,196 --> 00:35:45,629
거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당시 '뉴욕 타임스'의 정책은
587
00:35:45,730 --> 00:35:50,795
지금과 달라서 정치경제 뉴스가 아닌데
1면에 실리는 건 대단했거든요
588
00:35:46,063 --> 00:35:49,462
{\an8}J.D. 샐린저
그의 침묵에 대해 말하다
589
00:35:50,996 --> 00:35:54,329
그때 돈도 별로 없고
무슨 일인지도 잘 몰라서
590
00:35:54,430 --> 00:35:58,162
1권만 샀다가
2권을 사러 다시 갔는데
591
00:35:58,630 --> 00:36:02,662
그 권뿐 아니라
1, 2권 다 사라졌더군요
592
00:36:00,430 --> 00:36:02,662
{\an8}샐린저 책이 사라졌다
593
00:36:02,663 --> 00:36:06,295
서점 주인들은 그걸 팔았단 사실조차
인정하질 않았죠
594
00:36:06,296 --> 00:36:10,095
{\an8}샐린저 서적
F.B.I. 수색 유발
595
00:36:07,230 --> 00:36:09,695
샐린저가 전 서점에서
책을 회수했어요
596
00:36:09,763 --> 00:36:12,129
텔레그래프 가에 있는
중고 서점이었는데
597
00:36:12,230 --> 00:36:14,629
거기까지
손을 뻗을 줄이야
598
00:36:17,196 --> 00:36:19,262
1944년 9월
599
00:36:19,396 --> 00:36:22,995
휘르트겐 숲
벨기에/독일 국경
600
00:36:28,896 --> 00:36:32,295
너무 으스스한 게
꼭 중세 분위기였어요
601
00:36:32,530 --> 00:36:35,662
태고의 공포가
숲에서 뿜어져 나왔죠
602
00:36:36,363 --> 00:36:38,529
샐린저는 그걸
직접 경험했는데
603
00:36:37,030 --> 00:36:40,929
604
00:36:38,663 --> 00:36:41,829
그건 고기 가는 기계로
묘사됐죠
605
00:36:46,396 --> 00:36:50,395
군인들이 그 전투를
묘사하기를 그 순간에는
606
00:36:50,463 --> 00:36:53,129
방탄 헬멧 안으로
기어들어가고 싶댔죠
607
00:36:53,930 --> 00:36:57,729
2백 명이던 전 중대원들이
2, 30명으로 줄어드는 데에
608
00:36:57,863 --> 00:37:00,329
4, 5시간밖에 안 걸렸죠
609
00:37:01,863 --> 00:37:04,095
말 그대로 팔이 날아가고
610
00:37:04,730 --> 00:37:06,329
다리가 동강나도
611
00:37:06,396 --> 00:37:09,462
들것에 들리면
웃고 있었어요
612
00:37:09,563 --> 00:37:12,195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요
613
00:37:17,863 --> 00:37:20,962
샐린저가 집중 포격에서
살아남을 길이라곤
614
00:37:21,030 --> 00:37:22,962
나무를 안는 것뿐이었죠
615
00:37:23,096 --> 00:37:26,129
나무를 꽉 껴안고
기도하길
616
00:37:26,596 --> 00:37:28,895
딴 사람이 맞게 해달라고 빌죠
617
00:37:29,063 --> 00:37:31,062
겁에 질려 참호를 더 깊이 파요
618
00:37:31,130 --> 00:37:34,295
두려움에 몸은 늘 굳어있고
민간인이던 때가 기억도 안 나요
619
00:37:34,430 --> 00:37:37,962
J.D. 샐린저
집으로 보낸 편지, 1944년 8월
620
00:37:55,496 --> 00:37:57,962
'1944년 11월 10일'
621
00:37:58,163 --> 00:37:59,295
'M에게'
622
00:37:59,363 --> 00:38:03,495
'이 측은한 청년이 일주일째
엄청난 양의 시를 보내오고 있어'
623
00:38:04,030 --> 00:38:06,095
'타국에서 복무해서인지'
624
00:38:06,163 --> 00:38:08,562
'모든 게
더 감상적이 되나 봐'
625
00:38:06,563 --> 00:38:08,562
{\an8}26 '양키' 보병사단
즐거운 추수감사절!
- 1944년 유럽-
626
00:38:08,563 --> 00:38:12,795
샐린저와 루이즈 보건의
인연이 시작된 건
627
00:38:12,896 --> 00:38:16,895
1944년 11월, 그가 그녀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하고 부터죠
628
00:38:17,063 --> 00:38:23,362
그녀가 '뉴요커' 잡지의 시 분야
편집자인 줄 착각한 모양인데
629
00:38:23,430 --> 00:38:24,662
아니었고
630
00:38:24,730 --> 00:38:26,895
단순히 외부 평론가였어요
631
00:38:27,196 --> 00:38:31,562
그래서 그녀는 친구인 편집자
윌리엄 맥스웰에게 시를 전달했죠
632
00:38:31,830 --> 00:38:32,962
'M에게'
633
00:38:33,130 --> 00:38:35,829
'샐린저 병장의
다른 편지들도 동봉할게'
634
00:38:35,896 --> 00:38:39,095
'내가 답장을 썼지만
당신도 써준다면 더 좋겠어'
635
00:38:39,163 --> 00:38:42,795
'그럼 시를 그만 보내겠지
사랑하는 루이즈가'
636
00:38:42,863 --> 00:38:47,095
오버 씨에게, 심히 유감스럽게도
샐린저 작품은 우리와 안 맞는군요
637
00:38:47,163 --> 00:38:51,429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윌리엄 맥스웰
638
00:38:52,563 --> 00:38:55,829
{\an8}그녀가 시를 어떻게
생각했는진 모르지만
639
00:38:53,101 --> 00:38:55,706
{\an1}벌지 전투
1944년 12월-1945년 1월
640
00:38:55,930 --> 00:38:57,895
그녀가 깊이 감명 받은 건
641
00:38:57,963 --> 00:38:59,695
그가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는 사실과
642
00:38:59,763 --> 00:39:01,362
그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사실이었죠
643
00:39:14,063 --> 00:39:16,129
1945년, 4월 29일
644
00:39:16,196 --> 00:39:20,562
카우페링 4
다하우 보조수용소
645
00:39:25,163 --> 00:39:28,795
샐린저 같은 병사가
수용소로 들어선다는 건...
646
00:39:30,430 --> 00:39:34,262
그곳엔 정적과 광기가
서려있었어요
647
00:39:35,730 --> 00:39:37,829
마음의 준비가 안 돼있었죠
648
00:39:38,163 --> 00:39:42,629
닫힌 문을 부수고 들어가
해방시키는 게 아니었어요
649
00:39:42,763 --> 00:39:46,695
병사들이 들어간 그곳은
활짝 열린 공간이었어요
650
00:39:43,730 --> 00:39:46,695
651
00:39:48,663 --> 00:39:52,195
{\an8}마치 묘지에 던져진 것 같았죠
652
00:39:54,863 --> 00:39:57,995
샐린저가 본
수용소로 말하자면
653
00:39:58,130 --> 00:40:01,162
환자들 전용
수용소였어요
654
00:40:04,830 --> 00:40:06,762
나체로 시신들이
쌓여있는데
655
00:40:07,096 --> 00:40:09,962
죽은 사람들의
시신처럼 보였지만
656
00:40:10,030 --> 00:40:14,895
간간이 시신에서
소리가 들렸던 거예요
657
00:40:15,263 --> 00:40:19,462
샐린저는 이제
전투에는 노련했지만
658
00:40:19,896 --> 00:40:25,629
이런 광경엔
전혀 준비가 안 돼있었죠
659
00:40:22,896 --> 00:40:25,629
660
00:40:25,730 --> 00:40:28,929
이런 종류의
인간 모독 말입니다
661
00:40:29,896 --> 00:40:35,695
독일군이 포로들을
허술한 막사에 가두곤
662
00:40:36,163 --> 00:40:38,395
불을 지른 거예요
663
00:40:39,230 --> 00:40:41,562
산 채로 불탄 거죠
664
00:40:47,863 --> 00:40:51,795
샐린저의 문장을
빌리자면
665
00:40:51,930 --> 00:40:56,929
살이 타는 냄새는
코끝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666
00:40:57,063 --> 00:40:59,795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667
00:41:03,930 --> 00:41:07,195
NBC에선 모든 방송을
연기한 채
668
00:41:07,263 --> 00:41:08,695
특보를 내보내려 합니다
669
00:41:08,796 --> 00:41:11,129
샌프란시스코에서
반 시간 전 있었던
670
00:41:11,196 --> 00:41:13,695
미 고위 관계자의
발표에 따르면
671
00:41:13,830 --> 00:41:18,429
독일군은 연합군에
무조건적으로 항복했다고 합니다
672
00:41:19,863 --> 00:41:23,862
더는 발포도 죽음도
살해도 파괴도 없습니다
673
00:41:24,563 --> 00:41:26,162
끝난 겁니다
674
00:41:30,430 --> 00:41:33,129
{\an8}유럽 전승 기념일
1945년 5월 8일
675
00:41:36,263 --> 00:41:38,795
삶을 기대해 볼 만했죠
676
00:41:38,963 --> 00:41:40,929
치렀던 희생들...
677
00:41:41,063 --> 00:41:43,329
목격했던 공포들이
끝난 겁니다
678
00:41:43,463 --> 00:41:47,529
유럽 전승 기념일이란
집에 돌아간다는 의미였죠
679
00:41:58,225 --> 00:42:03,327
{\an1}뉘른베르크 병원
1945년 7월
680
00:41:58,830 --> 00:42:01,662
{\an8}부대장님과
참모를 대표해
681
00:42:02,030 --> 00:42:04,695
{\an8}여러분 모두를
따뜻하게 환영합니다
682
00:42:04,830 --> 00:42:07,995
카메라가 있다고
놀랄 필요 없습니다
683
00:42:08,963 --> 00:42:11,395
사진으로 기록해서
684
00:42:12,263 --> 00:42:15,329
입원에서 퇴원까지
낫는 과정을
685
00:42:15,596 --> 00:42:17,262
남기려는 거니까요
686
00:42:17,430 --> 00:42:21,729
제2차 세계대전에서 목격한
처참함으로 인해
687
00:42:21,796 --> 00:42:25,762
샐린저는 신경쇠약에
걸렸죠
688
00:42:25,963 --> 00:42:29,562
샐린저의 주요 주제는 어찌 보면
순수함이라고 할 수 있어요
689
00:42:29,930 --> 00:42:33,762
세상에 의해 파괴되는
순수함이요
690
00:42:35,230 --> 00:42:39,062
샐린저는 디데이부터
유럽 전승 기념일까지 내내
691
00:42:39,530 --> 00:42:42,095
299일의 전투를 겪었어요
692
00:42:43,063 --> 00:42:47,795
그가 겪은 건 한 마디로
감각에 가해진 지속적 공격이죠
693
00:42:47,863 --> 00:42:49,795
심리적, 정신적, 신체적으로요
694
00:42:50,230 --> 00:42:53,462
상상도 못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겠죠
695
00:42:58,796 --> 00:43:01,295
전사하거나 부상 당해서
696
00:43:01,363 --> 00:43:03,829
이겨내지 못할 가능성은
697
00:43:03,963 --> 00:43:06,995
실제로 하루하루
따라다니기 마련이고
698
00:43:07,730 --> 00:43:11,162
결국 어느 순간
사람을 무너지게 만들죠
699
00:43:12,196 --> 00:43:14,462
통계적으로 누구나...
700
00:43:14,696 --> 00:43:17,129
어떻게 자라왔든
701
00:43:17,263 --> 00:43:19,062
정신력이 얼마나 강하든
702
00:43:19,130 --> 00:43:22,062
200일 후면 누구나
돌아버려요
703
00:43:22,496 --> 00:43:25,729
200일 간의 전투 뒤엔
미치는 거죠
704
00:43:30,230 --> 00:43:32,662
퇴원하고 얼마 안 돼서
705
00:43:32,830 --> 00:43:36,129
홀든 콜필드를 화자로 한
최초의 단편을 썼는데
706
00:43:36,196 --> 00:43:38,695
제목이 '나는 미쳤다'였어요
707
00:43:42,710 --> 00:43:47,455
{\an1}독일 뉘른베르크
1945년 7월
708
00:43:45,896 --> 00:43:47,462
{\an8}신경쇠약 이후에
709
00:43:49,463 --> 00:43:50,962
{\an8}샐린저는
더 긴 복무를 신청해서
710
00:43:50,963 --> 00:43:54,129
탈나치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려 했어요
711
00:43:55,930 --> 00:43:57,862
샐린저는 형사가 된 거죠
712
00:43:58,030 --> 00:43:59,595
제복 입은 형사요
713
00:43:59,696 --> 00:44:02,062
기본 업무는 나쁜 사람들을
찾아내는 걸로
714
00:44:02,330 --> 00:44:04,762
나치 당원이
민간인인 척하든
715
00:44:04,996 --> 00:44:07,862
앞잡이든
암시장 운영자든
716
00:44:08,830 --> 00:44:12,695
나치 독일의
어두운 치부를 들여다보고
717
00:44:13,296 --> 00:44:17,529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심문해
718
00:44:17,730 --> 00:44:19,595
재판에 회부하는 일이죠
719
00:44:19,796 --> 00:44:21,629
수년간 돌던 소문으로...
720
00:44:21,696 --> 00:44:25,662
샐린저가 체포하고
면담했던 사람 중에
721
00:44:25,796 --> 00:44:28,162
실비아라는
여자가 있었고
722
00:44:28,330 --> 00:44:31,795
나치 당원으로
활동한 여자였는데
723
00:44:32,296 --> 00:44:35,629
샐린저가 그녀와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는 거예요
724
00:44:35,730 --> 00:44:38,629
이 얘길 듣고
전 독일로 가서
725
00:44:38,730 --> 00:44:41,462
샐린저의 자취를
따라가봤죠
726
00:44:41,696 --> 00:44:44,762
그들이 살았을까 싶은
다양한 장소들도
727
00:44:44,896 --> 00:44:46,862
뉘른베르크에 있는
병원은
728
00:44:46,930 --> 00:44:50,429
그가 신경쇠약을
치료받은 곳이죠
729
00:44:50,563 --> 00:44:53,462
하지만 허탕치곤
문득 떠오른 게
730
00:44:52,096 --> 00:44:55,962
731
00:44:53,530 --> 00:44:57,462
1946년 5월과 6월
미국에 도착한 배들의
732
00:44:57,530 --> 00:45:01,495
승선자 도착 서류를
살펴보자 싶었어요
733
00:45:02,030 --> 00:45:04,529
대박!
내 눈을 믿을 수 없었죠
734
00:45:04,630 --> 00:45:08,029
진짜로 펄쩍 뛰어서
사람들이 조용히 하랬어요
735
00:45:08,530 --> 00:45:11,829
찾던 서류를
발견한 거예요
736
00:45:12,130 --> 00:45:13,895
실비아 루이즈 샐린저
737
00:45:13,996 --> 00:45:16,129
나이 27세
738
00:45:16,330 --> 00:45:17,495
출생지
739
00:45:17,930 --> 00:45:19,895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740
00:45:19,963 --> 00:45:23,862
이제 샐린저와 결혼한 걸
확실히 알게 됐죠
741
00:45:25,128 --> 00:45:32,195
{\an1}J.D.와 실비아 샐린저
결혼식 날, 1945년 10월 18일
독일 바이젠부르크
742
00:45:25,530 --> 00:45:29,062
{\an8}미군은 1945년가 1946년엔
743
00:45:29,163 --> 00:45:31,729
{\an8}독일국민과 결혼을
못 하게 돼있었어요
744
00:45:31,830 --> 00:45:35,429
{\an8}샐린저는 군사재판도 감수하는
엄청난 모험을 한 거죠
745
00:45:35,996 --> 00:45:38,895
여간 흥미로운 사실이
아닌 게
746
00:45:39,063 --> 00:45:42,729
올바른 미국인이라면
할 법한 행동과 정반대로
747
00:45:43,163 --> 00:45:45,829
나치 당원과
결혼을 했다는 거예요
748
00:45:47,602 --> 00:45:54,926
{\an1}J.D. 샐린저와 장모
1945년 10월
749
00:45:49,296 --> 00:45:54,062
{\an8}이것이 암시하는 건
어쩌면 그가 지적으로
750
00:45:54,130 --> 00:45:56,329
{\an8}감정적으로
특히나 감정적으로
751
00:45:56,430 --> 00:45:59,262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별 없이
감정이입과 동정을 하는
752
00:45:59,796 --> 00:46:02,795
상태까지 갔었다는 거예요
753
00:46:06,563 --> 00:46:10,829
그는 첫 번째 부인이
아주 특별했고
754
00:46:10,896 --> 00:46:14,862
서로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통해서
755
00:46:14,930 --> 00:46:17,729
꿈속에서도 만났댔어요
756
00:46:19,696 --> 00:46:22,395
샐린저가 실비아를
부모님 댁에 데려간 건
757
00:46:22,496 --> 00:46:26,929
나치 당원을 유대인 가정에
들여놓은 셈이니
758
00:46:27,630 --> 00:46:30,329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전혀 알 수 없죠
759
00:46:30,663 --> 00:46:33,762
아버지는 샐린저의 첫 결혼식에
들러리셨는데
760
00:46:33,763 --> 00:46:37,095
나중에 샐린저에게서
편지를 받으셨어요
761
00:46:37,396 --> 00:46:40,429
'실비아와 난 미국으로 돌아온 뒤
한 달 못 돼 헤어졌어'
762
00:46:40,563 --> 00:46:43,129
'헤어진 이유를
다 들려준다면'
763
00:46:43,230 --> 00:46:45,229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얘기해야 할 텐데'
764
00:46:45,296 --> 00:46:47,862
'그 자초지종을
듣노라면 우울해질 거야'
765
00:46:48,296 --> 00:46:51,262
'거의 시작부터
우린 지독히 안 맞았고'
766
00:46:51,363 --> 00:46:53,729
'서로에게
불만이 많았어'
767
00:46:53,830 --> 00:46:57,162
몇 달도 안 돼 샐린저는
혼인 무효 소송을 냈고
768
00:46:57,263 --> 00:46:59,062
'기만'을 원인으로 들었으니
769
00:46:58,763 --> 00:47:00,829
{\an8}나쁜 의도
770
00:46:59,163 --> 00:47:03,562
실비아의 독일에서의 과거에
무슨 문제를 발견했을지 모르죠
771
00:47:01,130 --> 00:47:03,423
{\an8}거짓 위장
772
00:47:08,063 --> 00:47:11,029
잡지에 기고한
바로 다음 원고가
773
00:47:11,030 --> 00:47:12,662
'바나나피시'였어요
774
00:47:15,596 --> 00:47:17,929
전쟁에서 돌아온 샐린저는
775
00:47:17,996 --> 00:47:22,795
776
00:47:18,296 --> 00:47:22,795
참전으로 인한
황폐한 문체가
777
00:47:23,663 --> 00:47:26,195
자신의 문체라는 걸
깨달았죠
778
00:47:28,030 --> 00:47:33,129
남북전쟁이 마크 트웨인과
휘트먼을 낳았듯이
779
00:47:33,863 --> 00:47:37,262
제2차 세계대전은
샐린저를 낳았어요
780
00:47:37,396 --> 00:47:41,395
제리는 늘
판타지에서 벗어나서
781
00:47:41,596 --> 00:47:43,329
아는 것에 대해 쓰랬죠
782
00:47:43,330 --> 00:47:46,229
안 그러면 열정이
안 나온다면서요
783
00:47:46,363 --> 00:47:47,995
이런 말도 했죠
784
00:47:48,063 --> 00:47:50,495
'글이 타오르지 않는다'
785
00:47:58,030 --> 00:47:59,662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은
786
00:47:59,930 --> 00:48:03,429
제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787
00:48:01,463 --> 00:48:04,995
788
00:48:03,596 --> 00:48:06,162
한 남자의 이야기예요
789
00:48:07,063 --> 00:48:08,795
시모어 글래스가
해변에서
790
00:48:08,896 --> 00:48:10,962
사랑스러운 소녀와
얘기하다가
791
00:48:11,430 --> 00:48:14,695
방으로 돌아와서
잠든 아내 곁에 누워서
792
00:48:15,530 --> 00:48:17,329
자기 머리에 총을 쏘죠
793
00:48:17,396 --> 00:48:24,562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1948년 1월 31일
794
00:48:32,163 --> 00:48:34,762
그 단편은
큰 파문을 일으켰고
795
00:48:34,863 --> 00:48:38,795
그걸 시작으로 샐린저에겐
성공이 줄을 이었어요
796
00:48:39,496 --> 00:48:43,929
모두 그의 글에
완전히 매료되었죠
797
00:48:44,196 --> 00:48:49,295
'뉴요커' 잡지가 나왔을 때
다들 전화해서
798
00:48:49,396 --> 00:48:52,962
'그거 읽어봤니?', '그거 봤어?'
'대단하지 않니?'
799
00:48:53,063 --> 00:48:56,029
모르는 사람들까지
말을 걸며
800
00:48:56,130 --> 00:48:58,429
'그 소설 읽어보셨어요?'
801
00:48:58,563 --> 00:49:00,929
'그 여자아이
놀랍지 않아요?'
802
00:49:01,030 --> 00:49:03,395
엄청 화제거리였죠
803
00:49:03,696 --> 00:49:07,395
1948년은 샐린저와 '뉴요커'에게
큰 전환점이었는데
804
00:49:07,496 --> 00:49:11,195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과
2편의 단편이 더 실렸거든요
805
00:49:09,130 --> 00:49:10,562
{\an8}코네티켓의 위길리 아저씨
1948년 3월 20일
806
00:49:10,630 --> 00:49:12,695
{\an8}에스키모와의 전쟁 직전
1948년 6월 5일
807
00:49:11,363 --> 00:49:15,562
그때부터 그는
'뉴요커' 잡지 작가로 알려졌죠
808
00:49:15,863 --> 00:49:21,029
제리가 흥분해서 '뉴요커' 잡지에 실린 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모른다고 했죠
809
00:49:21,496 --> 00:49:23,429
샐린저는 실로...
810
00:49:23,630 --> 00:49:25,595
혜성처럼 등장했죠
811
00:49:26,896 --> 00:49:28,995
할리우드에 사는
'뉴요커' 잡지 기고가는
812
00:49:29,096 --> 00:49:31,395
'여긴 온통
샐린저 얘기 뿐이야'
813
00:49:31,730 --> 00:49:33,695
'세상에, 너무 잘 쓴다'
814
00:49:33,863 --> 00:49:36,262
'매일 밤을
정말 과장 안 하고'
815
00:49:36,363 --> 00:49:38,795
'이 남자와 그의 작품 이야기로
다 보내' 그랬죠
816
00:49:38,863 --> 00:49:43,162
그와 같이 일한 사람들에게
그때도 은둔성향이 있었냐고
817
00:49:43,230 --> 00:49:46,995
그를 본 적 있냐고 물었더니
자주 봤고 얘기도 나눴대요
818
00:49:47,163 --> 00:49:49,395
다정한 사람이었다더군요
819
00:49:50,163 --> 00:49:54,062
종종 전화를 걸곤
'오늘밤 '블루 앤젤'에 갈 건데'
820
00:49:54,230 --> 00:49:55,529
'같이 안 갈래?'
821
00:49:55,663 --> 00:49:58,695
그래서 가곤 했는데
거긴 나이트클럽으로
822
00:49:59,096 --> 00:50:02,162
젊은 공연자들의
실험무대였죠
823
00:50:02,430 --> 00:50:05,329
'블루 앤젤'에 같이 가보면
824
00:50:05,630 --> 00:50:07,429
아주 사교적이었어요
825
00:50:07,563 --> 00:50:10,329
사람들은 물론
출연자들하고도 어울렸죠
826
00:50:10,396 --> 00:50:12,595
거기 가면
다른 사람이 돼서
827
00:50:12,663 --> 00:50:14,695
아주 즐거워했는데
828
00:50:14,763 --> 00:50:17,429
그곳에 나오는 부류에게
동질감을 느꼈겠죠
829
00:50:17,530 --> 00:50:21,195
그들도 자신처럼
뜨려고 노력 중이었으니까요
830
00:50:21,263 --> 00:50:24,195
평가에 매우 관대했고
격려도 많이 했는데
831
00:50:24,296 --> 00:50:26,029
젊은 작가에겐
격려하지 않았죠
832
00:50:26,096 --> 00:50:28,229
그건 달랐죠
경쟁이니까요
833
00:50:28,330 --> 00:50:30,529
여자들하곤 꽤 능숙했고
834
00:50:30,596 --> 00:50:35,029
자기를 몬트리올 축구팀
골키퍼라고 속이기도 했어요
835
00:50:35,563 --> 00:50:39,529
매우 플라토닉한
데이트를 했는데
836
00:50:39,663 --> 00:50:43,629
다른 사람들처럼
키스하거나 껴안거나
837
00:50:43,696 --> 00:50:46,329
달라붙거나 하지
않았거든요
838
00:50:46,430 --> 00:50:48,762
제가 나이가 너무
많았는지 모르죠
839
00:50:48,830 --> 00:50:51,895
어린 여자애들을
좋아했거든요
840
00:50:52,563 --> 00:50:55,262
전 겨우... 7살
밑이었는데
841
00:50:55,330 --> 00:50:58,895
12살은 더 어려야
좋아한 거 같아요
842
00:50:59,563 --> 00:51:01,762
그보다 더 어리든가요
843
00:51:09,096 --> 00:51:16,362
{\an8}콜로리다 주, 데이토나 비치
1949년
844
00:51:17,380 --> 00:51:24,270
{\an1}진 밀러
나이 14세
845
00:51:22,496 --> 00:51:24,995
{\an8}데이토나 비치에서
846
00:51:25,263 --> 00:51:27,995
전 꽤 사람이 많은
풀장에 앉아서
847
00:51:27,996 --> 00:51:30,262
'폭풍의 언덕'을
읽고 있었는데
848
00:51:30,330 --> 00:51:32,829
옆에 앉아있던 남자가
849
00:51:32,930 --> 00:51:35,662
히스클리프가 어떠냐고
물어왔어요
850
00:51:35,896 --> 00:51:37,729
그래서 제가 돌아보곤
851
00:51:37,796 --> 00:51:40,062
히스클리프는
고뇌가 깊다고 했죠
852
00:51:40,130 --> 00:51:42,895
그는 샤워가운을
입고 있었는데
853
00:51:43,130 --> 00:51:46,429
매우 하얗어요
다리까지 하얗는데
854
00:51:46,796 --> 00:51:50,029
그 풀장에
어울리지 않아 보였죠
855
00:51:50,263 --> 00:51:52,362
전형적인 참전 용사의
증상이에요
856
00:51:52,430 --> 00:51:55,895
전쟁에서 돌아와
주위를 둘러보면
857
00:51:56,730 --> 00:51:59,529
이해해주거나
관심 보이는 사람이 없어요
858
00:51:59,830 --> 00:52:04,495
전쟁에 나가 있을 때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했는지
859
00:52:04,696 --> 00:52:09,029
이것저것 아무렇게나
생각이 떠올랐나 봐요
860
00:52:09,196 --> 00:52:10,962
본인은 작가라며
861
00:52:11,130 --> 00:52:14,062
글들이 '뉴요커' 잡지에
실렸는데
862
00:52:14,130 --> 00:52:16,962
그게 가장 훌륭한
성취로 여겨진댔어요
863
00:52:17,330 --> 00:52:19,395
한참 같이 앉아있다가
864
00:52:19,496 --> 00:52:22,429
마침내 몇 살이냐고
묻더군요
865
00:52:22,563 --> 00:52:24,595
14살이랬더니
866
00:52:24,896 --> 00:52:28,062
찡그리던 게
생생히 기억나요
867
00:52:28,896 --> 00:52:30,562
그는 30살이라며
868
00:52:30,696 --> 00:52:34,895
1월 1일에
30살이 된 거라
869
00:52:34,996 --> 00:52:37,495
이제 막 30살이 된 거라고
강조했어요
870
00:52:38,163 --> 00:52:42,329
나중에 제가 가려고 하자
이름이 제리라고 했죠
871
00:52:43,963 --> 00:52:47,729
다음날도 마주쳐서
그때부터 산책을 시작했어요
872
00:52:48,463 --> 00:52:52,295
해변을 따라 다 쓰러져가는
부두까지 걸었는데
873
00:52:52,363 --> 00:52:55,595
그걸 오후마다
한 열흘 했나 봐요
874
00:52:55,663 --> 00:52:58,562
부두까지 정말
천천히 걸었어요
875
00:52:58,630 --> 00:53:00,895
절 호위해주듯이
876
00:53:01,063 --> 00:53:04,595
늘 왼쪽 어깨를
제 뒤로 한 채 걸었고
877
00:53:04,663 --> 00:53:07,195
제가 말을 하면
들으려고 몸을 기울였죠
878
00:53:07,530 --> 00:53:11,462
전쟁에서 다쳤는지
오른쪽 귀는 거의 듣지 못했지만
879
00:53:12,463 --> 00:53:18,029
제리 샐린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인 듯 귀 기울였고
880
00:53:18,563 --> 00:53:23,062
제 가족을 궁금해하고
제 학교를 궁금해하고
881
00:53:23,163 --> 00:53:25,795
제가 뭘 하고 노나
궁금해하고
882
00:53:25,863 --> 00:53:28,995
제가 어떤 책을 읽나
무슨 공부를 하나
883
00:53:29,230 --> 00:53:32,262
신을 믿나 궁금해했죠
884
00:53:32,663 --> 00:53:34,662
배우가 되고 싶은지...
885
00:53:34,796 --> 00:53:37,695
저에 대한 모든 걸
궁금해했어요
886
00:53:38,530 --> 00:53:42,162
우린 부두까지 가서
앉아있곤 했고
887
00:53:42,296 --> 00:53:44,729
팝콘도 사고
아이스크림도 사서
888
00:53:44,796 --> 00:53:47,662
팝콘을 갈매기한테
먹이기도 하며
889
00:53:47,796 --> 00:53:49,929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890
00:53:49,930 --> 00:53:54,595
{\an8}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
1950년 4월 8일
891
00:53:51,263 --> 00:53:54,595
'에스메'에서 잊혀지지 않는
이미지가 있는데
892
00:53:54,696 --> 00:53:57,095
소설 끝무렵에 나오는
이미지로
893
00:53:57,596 --> 00:54:02,062
X하사가 안정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하는 자신의 마음을
894
00:54:02,396 --> 00:54:04,862
머리 위 짐 선반에
아슬아슬하게 놓인...
895
00:54:05,030 --> 00:54:06,829
가방에 비유한
부분이에요
896
00:54:06,863 --> 00:54:09,829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는
897
00:54:09,963 --> 00:54:14,195
금세기를 통틀어
단연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898
00:54:14,463 --> 00:54:17,195
영국의 어느 찻집이
배경인데
899
00:54:17,363 --> 00:54:21,495
전쟁을 앞둔 미국 군인이
주인공이에요
900
00:54:21,596 --> 00:54:25,329
그는 본인의 사연을
너무도 예의 바른
901
00:54:25,496 --> 00:54:27,329
12살 소녀에게 들려주는데
902
00:54:27,463 --> 00:54:29,895
이 소녀는 그에게
903
00:54:30,030 --> 00:54:33,395
전쟁에서 돌아올 때
904
00:54:33,463 --> 00:54:38,062
그녀의 표현을 빌리면
모든 '심신'이 이 온전하길 바란다죠
905
00:54:38,230 --> 00:54:40,362
'심신'이 온전하기를요
906
00:54:40,530 --> 00:54:44,995
그리고 영화의 컷처럼
별안간 장면이 바뀌어서
907
00:54:45,230 --> 00:54:48,229
이 군인이 전쟁터에
나갔다 와서
908
00:54:48,396 --> 00:54:51,995
에스메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데
909
00:54:52,063 --> 00:54:54,329
그는 힘겨워보이고
910
00:54:54,463 --> 00:54:58,162
'심신'이 전혀 온전치 않고
911
00:54:58,296 --> 00:55:01,162
지성과 능력을 잃은 채
미국으로 돌아와서
912
00:55:01,263 --> 00:55:04,062
샐린저가 되어
글을 쓸 참이죠
913
00:55:05,596 --> 00:55:07,662
전 해변에서
재주를 넘어서
914
00:55:07,763 --> 00:55:11,429
바다 속까지 들어가곤 했는데
그걸 매우 좋아했죠
915
00:55:11,563 --> 00:55:16,629
제가 봄의 숨결처럼 신선하고
새로워서 기쁨을 준 거죠
916
00:55:16,863 --> 00:55:21,195
그는 이게 가장
완벽함에 근접한
917
00:55:21,930 --> 00:55:25,329
어쩌면 완벽함을 직접 맛보는
단 한 번의
918
00:55:26,496 --> 00:55:28,195
순간이라고 느꼈고
919
00:55:28,730 --> 00:55:31,029
이 완벽한 순간들로
920
00:55:31,363 --> 00:55:34,129
우울함과 전쟁의 불안을
921
00:55:34,396 --> 00:55:36,462
떨쳐버렸던 거죠
922
00:55:37,696 --> 00:55:39,329
마지막 날에
923
00:55:39,496 --> 00:55:43,262
편지해도 되겠냐고 묻길래
좋다고 했더니
924
00:55:43,796 --> 00:55:47,795
작별 키스를 하고 싶지만
알다시피 못 한다며
925
00:55:50,430 --> 00:55:54,729
우리 엄마한테 가서
정말 심각하게 말했어요
926
00:55:55,063 --> 00:55:57,695
'따님과 결혼하겠습니다'
927
00:56:03,730 --> 00:56:08,229
먼 훗날 말하길
절 만나지 않았다면
928
00:56:10,230 --> 00:56:12,895
'에스메'를 못 썼을 거라고
하더군요
929
00:56:16,130 --> 00:56:21,195
930
00:56:16,696 --> 00:56:18,995
한 번은
윌리엄 맥스웰에게
931
00:56:19,130 --> 00:56:21,195
샐린저와 일한 게
어땠는지 물었어요
932
00:56:21,630 --> 00:56:25,195
샐린저는 매우 구체적이고
매우 세심한 작가라더군요
933
00:56:25,296 --> 00:56:28,429
구두점까지 철저하게
신경 쓴다고요
934
00:56:28,496 --> 00:56:33,962
한 번은 샐린저가 다 쓰고
수정도 거친 글이 있었는데
935
00:56:34,063 --> 00:56:37,395
모든 교정의 단계를
다 마치고
936
00:56:37,463 --> 00:56:39,762
잡지를 인쇄만 하면
되는 순간에
937
00:56:39,863 --> 00:56:44,129
최종 교정자가 쉼표가
빠진 것 같은 부분을 발견해서
938
00:56:44,430 --> 00:56:46,895
맥스웰에게 가져 갔고
그가 보기에도
939
00:56:46,996 --> 00:56:49,029
쉼표가 필요할 것
같았는데
940
00:56:49,096 --> 00:56:52,729
샐린저와 연락이 안돼서
그래서 그냥 쉼표를 넣었대요
941
00:56:52,896 --> 00:56:54,529
그런데 그 글이 나오곤
942
00:56:54,696 --> 00:56:58,795
샐린저가 그 쉼표 때문에
두고두고 우울했다더군요
943
00:56:58,830 --> 00:57:03,795
944
00:56:59,496 --> 00:57:02,062
샐린저에게 완벽이란...
945
00:57:03,296 --> 00:57:06,962
진짜 완벽해서
건드리면 안 되는 거였죠
946
00:57:09,596 --> 00:57:12,662
사무엘 골드윈은
원조 할리우드 거물로
947
00:57:12,763 --> 00:57:16,429
그를 포함한 같은 유대 이민자 출신
제작자 6인방은
948
00:57:16,563 --> 00:57:20,595
일찍이 영화산업이
거액의 돈을 버는 수단일 뿐 아니라
949
00:57:20,696 --> 00:57:23,229
새로운 예술의 형태라는 것을
감지했고
950
00:57:23,430 --> 00:57:29,395
특히 그가 할리우드 제작자로선
가장 문학적인 걸로 유명했는데
951
00:57:30,063 --> 00:57:35,029
역설적이게도 그가 그들 중
가장 배움이 짧았어요
952
00:57:35,163 --> 00:57:39,195
953
00:57:36,230 --> 00:57:39,195
'카사블랑카'를 쓴
엡스틴 형제가
954
00:57:39,530 --> 00:57:43,062
골드윈한테 가서
최근 '뉴요커' 잡지에서 읽은
955
00:57:43,196 --> 00:57:46,329
단편을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956
00:57:46,830 --> 00:57:49,429
'코네티컷의 위길리 아저씨'라는
제목으로
957
00:57:49,696 --> 00:57:52,795
작가는 J.D. 샐린저라는
젊은이인데
958
00:57:53,096 --> 00:57:56,295
최근 한창 화제의
중심에 있다고 했죠
959
00:57:57,163 --> 00:58:00,729
흥미를 느낀 골드윈은
판권을 사들여
960
00:58:00,896 --> 00:58:03,762
영화로 만들었고 그게
'비정'이었어요
961
00:58:05,730 --> 00:58:09,795
작가가 할리우드에
작품을 팔 때면
962
00:58:09,963 --> 00:58:13,562
마음 한 켠에서
963
00:58:13,863 --> 00:58:16,095
자기 작품은 특별하니까
964
00:58:16,263 --> 00:58:18,262
함부로 못 바꿀 거라고
965
00:58:18,363 --> 00:58:20,562
절대 훼손되지 않을 거라 믿죠
966
00:58:20,730 --> 00:58:23,895
'코네티컷의 위길리 아저씨'는
할리우드에서 훼손됐어요
967
00:58:24,296 --> 00:58:26,295
그럼 앞으로
어떻게 살게?
968
00:58:26,563 --> 00:58:28,529
제발 정신차려, 넌...
969
00:58:28,630 --> 00:58:30,629
메리제인, 말 안 할 거야
970
00:58:30,763 --> 00:58:32,962
그 단편의 백미는
971
00:58:33,363 --> 00:58:36,962
샐린저가 남겨둔
여백의 미인데
972
00:58:37,463 --> 00:58:40,262
엡스틴 형제에게
그래서 기쁘게도
973
00:58:40,330 --> 00:58:42,329
더 많이 집어넣을 수 있는
기회였죠
974
00:58:42,463 --> 00:58:44,562
귀가 참 귀족적이군
975
00:58:44,796 --> 00:58:47,895
샐린저는 극도로
분노해서
976
00:58:47,963 --> 00:58:52,862
다시는 할리우드에
작품을 팔지 않겠다고 맹세했죠
977
00:58:53,096 --> 00:58:56,662
바로 그런 작품에 대한
보호 본능이
978
00:58:57,263 --> 00:58:58,929
우리의 우정을 끝냈어요
979
00:58:59,863 --> 00:59:04,495
전 '코스모폴리탄' 잡지
편집자로 취직했는데
980
00:59:04,563 --> 00:59:06,895
당시엔 문학 잡지였어요
981
00:59:07,030 --> 00:59:10,062
헬렌 걸리 브라운과
'섹스 앤 싱글 걸' 시대 이전이죠
982
00:59:10,496 --> 00:59:14,362
포커를 하는 중에
제리가 원고를 건네며
983
00:59:14,596 --> 00:59:18,495
'코스모폴리탄'에
잘 맞을 거랬는데
984
00:59:18,963 --> 00:59:21,962
'음반 위의
지직대는 바늘'이었어요
985
00:59:22,163 --> 00:59:23,895
다만 한 가지
986
00:59:24,130 --> 00:59:28,129
편집자에게 한 글자도
바꾸지 말라고 하라며
987
00:59:28,230 --> 00:59:32,729
그들은 지면에 끼워 맞추길
좋아하니 잘 지켜보라면서
988
00:59:32,963 --> 00:59:35,029
그렇게 하면 안 하겠대요
989
00:59:35,096 --> 00:59:36,662
쪽지도 붙여놨죠
990
00:59:37,096 --> 00:59:39,262
'이대로 하거나 아예 안 하거나'
991
00:59:39,363 --> 00:59:42,695
다 괜찮았는데
제가 깜빡하고
992
00:59:42,996 --> 00:59:45,862
그들이 정한 제목을
확인 안 한 거예요
993
00:59:46,296 --> 00:59:49,495
'음반 위의
지직대는 바늘' 대신
994
00:59:49,630 --> 00:59:50,862
제목을 바꿔서...
995
00:59:51,530 --> 00:59:53,462
'우울한 멜로디'가 됐죠
996
00:59:53,596 --> 00:59:56,029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은
997
00:59:56,196 --> 00:59:58,762
정면으로
부딪히는 거라 생각하고
998
00:59:58,963 --> 01:00:05,229
전화를 걸어 밤에
맥주라도 한잔 하자고 했고
999
01:00:06,130 --> 01:00:08,662
그렇게 잡지를
들고 가서 만났는데
1000
01:00:09,663 --> 01:00:13,462
그 얘길 못 꺼내겠어서
애를 먹으며
1001
01:00:13,563 --> 01:00:16,429
한참 우물쭈물하니
저더러
1002
01:00:16,530 --> 01:00:18,662
할 말 하라며
왜 그러냐길래
1003
01:00:18,730 --> 01:00:21,029
설명해야 할 게 있다고
1004
01:00:21,330 --> 01:00:24,029
정말, 많이 신경 써서
1005
01:00:24,096 --> 01:00:29,462
토씨 하나 안 바뀌게
감시했는데
1006
01:00:30,363 --> 01:00:33,162
나 모르는 사이
난 소설 담당이 아니라
1007
01:00:33,230 --> 01:00:35,462
권한도 없었지만
1008
01:00:35,596 --> 01:00:37,829
아무튼 다른 제목을
붙였다고 했죠
1009
01:00:37,930 --> 01:00:39,995
그러자 잡지를
낚아채더니
1010
01:00:40,096 --> 01:00:41,595
들여다보더군요
1011
01:00:41,696 --> 01:00:44,662
그리곤 얼굴이...
1012
01:00:46,630 --> 01:00:48,429
졸도라도 할 듯
새빨개졌죠
1013
01:00:52,063 --> 01:00:55,429
그리고 저에게...
1014
01:00:56,696 --> 01:00:59,695
화가 나서 맹렬히
퍼부었어요
1015
01:01:00,063 --> 01:01:02,895
'무슨 친구가 그러냐
어떻게 이런 일을 만드냐?'
1016
01:01:03,096 --> 01:01:05,495
제가 겨우
얘기할 틈이 나서
1017
01:01:05,596 --> 01:01:08,762
난 최종 교정에
권한이 없다고 했더니
1018
01:01:08,863 --> 01:01:12,162
'권한을 가졌어야지
책임지라고 했잖냐'
1019
01:01:12,230 --> 01:01:15,895
'믿고 맡긴 건데
다신 널 믿지 않겠다'
1020
01:01:16,130 --> 01:01:17,662
그러곤 나가버렸죠
1021
01:01:17,930 --> 01:01:19,862
맥주 잔만 앞에 놓고
1022
01:01:19,996 --> 01:01:21,995
덩그러니 앉아있게 놔두곤
1023
01:01:22,263 --> 01:01:24,462
잡지도 들고 가버렸어요
1024
01:01:33,630 --> 01:01:37,529
데이토나 비치 후
다시 만났을 땐
1025
01:01:37,630 --> 01:01:41,762
봄이었고 가족들과
뉴욕에 갔을 때였어요
1026
01:01:42,063 --> 01:01:45,362
14살이었고 뭘 입었는지도
정확히 기억나요
1027
01:01:45,430 --> 01:01:48,829
전 연갈색 정장에
1028
01:01:49,163 --> 01:01:51,229
흰 장갑을 끼고
1029
01:01:51,530 --> 01:01:53,562
밀짚모자를 썼죠
1030
01:01:53,830 --> 01:01:57,462
같이 거리를 걷다가
모자가 날아가서
1031
01:01:57,896 --> 01:02:00,629
전 너무 창피해했는데
1032
01:02:01,596 --> 01:02:04,462
그는 신나게 뛰어가면서
1033
01:02:04,930 --> 01:02:06,962
깔깔대며 웃더군요
1034
01:02:07,130 --> 01:02:12,395
돌아와서 정중하게 모자를
건넸는데 좀 찌그러졌지만
1035
01:02:12,796 --> 01:02:15,329
머리에 다시 썼죠
1036
01:02:15,730 --> 01:02:18,895
그걸로 15분 정도를
웃었어요
1037
01:02:20,563 --> 01:02:23,595
제리가 보낸 편지 중
하나예요
1038
01:02:23,730 --> 01:02:25,429
보고 싶구나
제리
1039
01:02:26,063 --> 01:02:29,829
그때 '호밀밭의 파수꾼'을
쓰고 있었는데
1040
01:02:29,996 --> 01:02:34,329
홀든의 말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어요
1041
01:02:35,296 --> 01:02:39,462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했죠
1042
01:02:39,563 --> 01:02:41,795
특히 그가 사랑한
사람들이요
1043
01:02:42,496 --> 01:02:45,829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알아줬으면 한 건
1044
01:02:45,963 --> 01:02:49,462
좋은 책을 쓰려 한다는
점이었어요
1045
01:02:49,596 --> 01:02:52,829
그저 베스트셀러가 아닌
좋은 책을요
1046
01:02:59,363 --> 01:03:04,362
저보다 6살 어린
남자분이 도착했는데
1047
01:03:02,696 --> 01:03:04,362
1048
01:03:04,363 --> 01:03:10,729
{\an1}제리와 베니
1049
01:03:04,596 --> 01:03:06,529
{\an8}크고 검은 개와 함께였고
1050
01:03:06,596 --> 01:03:09,729
{\an8}오직 글만
쓸 거라고 했어요
1051
01:03:09,996 --> 01:03:13,529
{\an8}파티도 손님도 없이
늘 외톨이라
1052
01:03:13,596 --> 01:03:15,395
완벽한 세입자였죠
1053
01:03:15,530 --> 01:03:18,529
그렇게 샐린저란 남자를
만났습니다
1054
01:03:19,196 --> 01:03:22,129
'호밀밭의 파수꾼'은
성장소설로
1055
01:03:22,230 --> 01:03:25,629
똑똑하고 예민한 17세의
홀든 콜필드가
1056
01:03:25,763 --> 01:03:29,329
뉴욕에서 외롭게
혼자 지내며
1057
01:03:29,430 --> 01:03:33,162
어른들의 가식적인 세계를
경험하는 이야기다
1058
01:03:38,463 --> 01:03:43,262
타자기 소리가 나면
함부로 방해해선 안 되죠
1059
01:03:43,396 --> 01:03:45,895
그만의 세계인 거니까요
1060
01:04:00,296 --> 01:04:02,529
조지 오웰이 책을 쓰는 건
1061
01:04:02,630 --> 01:04:04,662
끔찍하고 진 빠지는
싸움이랬어요
1062
01:04:04,796 --> 01:04:06,729
글을 쓴다는 건
자기 안의 어떤 악마가
1063
01:04:06,830 --> 01:04:09,362
추동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죠
1064
01:04:09,596 --> 01:04:13,962
제 생각엔 샐린저도
그런 악마와 싸웠던 것 같아요
1065
01:04:19,730 --> 01:04:24,362
고향에 와선 사회와 충돌하는
사춘기 소년의 얘길 썼는데
1066
01:04:24,896 --> 01:04:28,129
비로소 제리 샐린저의
진정한 목소리를 찾았고
1067
01:04:28,263 --> 01:04:29,962
그가 홀든 콜필드이고
1068
01:04:30,063 --> 01:04:33,562
그걸 종이에
옮겨놓을 수 있었기에
1069
01:04:33,830 --> 01:04:36,262
그 나이의 모든
아이들이 느끼는
1070
01:04:36,363 --> 01:04:40,062
좌절감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죠
1071
01:04:40,196 --> 01:04:43,129
자신 안에 홀든의
많은 부분이 들어있댔어요
1072
01:04:44,963 --> 01:04:47,295
홀든은 자기 부모의 세계를
전적으로 거부했죠
1073
01:04:47,363 --> 01:04:49,729
본인이 다닌
사립고등학교를 싫어했어요
1074
01:04:49,830 --> 01:04:52,162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혐오했어요
1075
01:04:52,363 --> 01:04:55,529
부, 명예, 커리어
소유, 소유, 소유...
1076
01:04:55,663 --> 01:05:00,295
미국은 제정신을 잃고
영혼까지 잃은
1077
01:05:00,396 --> 01:05:03,095
쇼핑센터라고 생각했죠
1078
01:05:05,596 --> 01:05:08,629
그는 허위와 가식을
엄청 싫어했어요
1079
01:05:08,963 --> 01:05:11,929
어른이 돼도 신념을
버리지 않을 수 있는가?
1080
01:05:12,030 --> 01:05:16,362
거기 다 있어요
그의 모든 비판과 모든 편견이
1081
01:05:16,430 --> 01:05:18,362
그 책에 다 담겨있죠
1082
01:05:19,830 --> 01:05:22,729
그 책을 쓰는 데
10년이 걸린 게 아니라
1083
01:05:22,863 --> 01:05:25,029
30년을 쏟아부은 셈이에요
1084
01:05:25,163 --> 01:05:28,662
그의 삶의 모든 것이
그 책으로 옮겨졌거든요
1085
01:05:30,996 --> 01:05:33,495
책은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걸리는데
1086
01:05:33,596 --> 01:05:35,795
그건 선택의 여지가 없죠
1087
01:05:36,663 --> 01:05:41,329
하지만 걱정 마세요
소설은 남모르게 자라니까요
1088
01:05:48,563 --> 01:05:50,229
영혼의 교신이에요
1089
01:05:50,296 --> 01:05:55,395
잉크가 피와 살을 만드는
기적 같은 거죠
1090
01:05:55,763 --> 01:05:59,929
그것이 예술가의 능력의
정점입니다
1091
01:06:00,096 --> 01:06:01,695
홀든은 늘
1092
01:06:01,930 --> 01:06:04,662
수많은 아이들이
호밀밭으로 뛰어가고 있고
1093
01:06:04,730 --> 01:06:07,129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려는 그들을
구해주는 걸 상상해요
1094
01:06:07,330 --> 01:06:10,462
그 낭떠러지란 바로
성년을 향해 추락하는 거죠
1095
01:06:11,563 --> 01:06:14,062
자신이 하고픈 모든 이야기를
그 책에 담았어요
1096
01:06:14,263 --> 01:06:18,795
역사상 가장 전복적이고
반체제적인 책이죠
1097
01:06:26,563 --> 01:06:29,095
샐린저는 어느 날
하코트 브레이스 출판사의
1098
01:06:29,163 --> 01:06:31,395
권위있는 편집자
로버트 지루를 만났어요
1099
01:06:31,463 --> 01:06:34,962
지루가 단편소설집을
내자고 했더니
1100
01:06:35,196 --> 01:06:37,729
샐린저가 한동안
연락을 않더랍니다
1101
01:06:42,196 --> 01:06:45,562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찾아와선
1102
01:06:46,096 --> 01:06:49,329
단편소설집은 낼 필요가
없을 거 같고
1103
01:06:49,463 --> 01:06:54,162
대신 장편을 내고 싶은데
뉴욕에 가서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는
1104
01:06:54,330 --> 01:06:56,962
어떤 아이에 대한 이야기라고요
1105
01:06:57,130 --> 01:06:58,595
마침내...
1106
01:06:58,763 --> 01:07:02,862
샐린저는
'호밀밭의 파수꾼' 원고를
1107
01:07:03,430 --> 01:07:05,429
로버트 지루에게 넘겼죠
1108
01:07:06,063 --> 01:07:09,729
지루는 그 소설을 읽고
너무 좋고 깊은 인상을 받아
1109
01:07:10,563 --> 01:07:13,762
출판하는 영광을
달라고 했어요
1110
01:07:16,696 --> 01:07:19,529
그리곤 상사에게 보여줬죠
1111
01:07:19,863 --> 01:07:23,029
유진 레이날은
그 소설을 보곤
1112
01:07:23,163 --> 01:07:26,862
이 사람 미쳤다며
다시 써야 한다고 했어요
1113
01:07:28,696 --> 01:07:32,395
로버트 지루는 샐린저를
불러놓고 한참 동안
1114
01:07:32,496 --> 01:07:35,195
창 밖으로 매디슨 가를
내려다보다가
1115
01:07:35,296 --> 01:07:37,295
고개를 들고 말했죠
1116
01:07:37,463 --> 01:07:40,362
'홀든 콜필드는 누가 봐도
미친 사람 아닙니까'
1117
01:07:40,796 --> 01:07:44,095
샐린저는
아무 반응이 없었는데
1118
01:07:44,330 --> 01:07:47,129
다시 가까이 살펴보니
1119
01:07:47,330 --> 01:07:50,229
눈물을 흘리고 있더랍니다
1120
01:07:51,430 --> 01:07:56,229
그리고 일어나서
건물 1층으로 내려가더니
1121
01:07:56,296 --> 01:07:58,362
자기 에이전트에게 전화해서
1122
01:07:58,430 --> 01:08:02,729
'이 출판사와 일 못하겠소
나의 홀든이 미쳤다잖소!'
1123
01:08:02,896 --> 01:08:05,195
홀든은 곧
제리 샐린저였어요
1124
01:08:06,596 --> 01:08:09,495
그러니 그가 미쳤단
소릴 들으면
1125
01:08:09,763 --> 01:08:12,162
화가 치밀 수밖에요
1126
01:08:13,730 --> 01:08:17,695
샐린저는 '뉴요커' 잡지로
윌리엄 맥스웰을 찾아가서
1127
01:08:17,996 --> 01:08:20,162
원고를 읽게 했어요
1128
01:08:20,830 --> 01:08:22,329
처음부터 끝까지요
1129
01:08:22,463 --> 01:08:27,529
'뉴요커' 잡지에서 그 소설을
일부라도 실어주길 바란 거죠
1130
01:08:28,362 --> 01:08:31,795
'제리에게
투표 결과 반대표가 이겼습니다'
1131
01:08:32,096 --> 01:08:36,562
'콜필드라는 한 가족 내에'
1132
01:08:32,896 --> 01:08:37,729
1133
01:08:36,763 --> 01:08:40,529
'비범한 아이가 넷이나 있다는
설정은 무리수로 보입니다'
1134
01:08:40,596 --> 01:08:44,361
'아울러 이 작품은 너무
기발하고 자의식이 강해'
1135
01:08:44,463 --> 01:08:46,995
'소위 작가의식에
색안경을 끼게 됩니다'
1136
01:08:47,063 --> 01:08:50,895
모든 게 가짜여도
'뉴요커'는 진짜라 여겼죠
1137
01:08:51,196 --> 01:08:53,695
최고의 권위를 가졌고
거기에 실리면
1138
01:08:53,763 --> 01:08:56,361
진짜 문인이
되는 거니까요
1139
01:08:56,563 --> 01:08:58,662
그래서 거절당했을 때
1140
01:08:58,730 --> 01:09:00,995
본인은 중간 급밖에
못 되나 했죠
1141
01:09:01,063 --> 01:09:02,662
희망을 잃기 시작했어요
1142
01:09:02,730 --> 01:09:04,495
어떻게 '호밀밭'을 거절하죠?
1143
01:09:05,030 --> 01:09:08,861
'호밀밭의 파수꾼'의 원고는
노르망디 전투를 같이 했고
1144
01:09:09,263 --> 01:09:12,529
강제 수용소의 잔혹함을
같이 목격했어요
1145
01:09:12,996 --> 01:09:15,595
J.D. 샐린저는 절대로
1146
01:09:15,763 --> 01:09:18,562
'호밀밭의 파수꾼'을
고쳐 쓸 수 없었어요
1147
01:09:21,796 --> 01:09:25,361
얼마 후 그는 그 소설을
'리틀, 브라운 앤 컴퍼니'에 의뢰했고
1148
01:09:25,563 --> 01:09:28,361
나머지는 출판 역사가 됐죠
1149
01:09:29,096 --> 01:09:32,495
1951년 '호밀밭의 파수꾼'
출간은
1150
01:09:32,563 --> 01:09:35,062
가히 혁명적이었어요
1151
01:09:36,330 --> 01:09:39,162
'천재적인 첫 장편 소설'
뉴욕 타임스
1152
01:09:39,730 --> 01:09:42,895
'올해 이처럼 폭발적인 책은 없을 것이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1153
01:09:43,396 --> 01:09:45,928
'월등하게 뛰어나다'
타임 매거진
1154
01:09:47,296 --> 01:09:50,662
'최고의 데뷔작'
하퍼스 매거진
1155
01:09:59,396 --> 01:10:04,695
'픽션의 드문 기적'
이달의 책 클럽
1156
01:10:08,030 --> 01:10:13,729
'천재적이고 해학적이며 감동적이다'
뉴요커 잡지
1157
01:10:14,430 --> 01:10:19,162
그는 헤밍웨이마저
뛰어넘고자 했어요
1158
01:10:22,630 --> 01:10:25,962
그런 천재성과 지혜의
주인공이라면
1159
01:10:27,696 --> 01:10:31,829
셰익스피어나 베토벤 같은
수준인 거예요
1160
01:10:32,463 --> 01:10:35,029
그 소설이 그렇게
인기가 많다는 건
1161
01:10:35,163 --> 01:10:37,629
대중적이라는 뜻이죠
1162
01:10:37,963 --> 01:10:41,329
자신은 아무도 생각조차 못 한
독창적인 말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1163
01:10:41,430 --> 01:10:45,895
세상 사람 모두
'맞아, 우리도 바로 그래' 이러는 거죠
1164
01:10:51,096 --> 01:10:54,762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은 사람?
1165
01:10:54,930 --> 01:10:56,229
진짜 대단하군요
1166
01:10:56,330 --> 01:10:58,995
18명 중 1명만
읽지 않았어요
1167
01:10:59,063 --> 01:11:03,562
1168
01:10:59,396 --> 01:11:01,062
우리가 읽는 책이 뭐죠?
1169
01:11:01,063 --> 01:11:03,562
'호밀발의 파수꾼'이요
1170
01:11:04,396 --> 01:11:06,562
어릴 때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면
1171
01:11:06,830 --> 01:11:10,129
'세상에, 누군가는
이해하는구나' 그러죠
1172
01:11:12,830 --> 01:11:16,162
갑자기 더 큰 세상에
속한 걸 깨닫게 되고
1173
01:11:16,330 --> 01:11:18,662
그 세상을 더는
믿을 수 없단 것도 깨닫죠
1174
01:11:16,830 --> 01:11:18,662
1175
01:11:18,663 --> 01:11:22,762
몸에 지니고 다닌
최초의 책이었죠
1176
01:11:22,963 --> 01:11:24,329
늘 갖고 다니고 싶었어요
1177
01:11:24,496 --> 01:11:28,395
매력적인 캐릭터죠
터프가이에 반항아라
1178
01:11:28,596 --> 01:11:30,562
데이트하고 싶어요
1179
01:11:30,630 --> 01:11:34,129
역사상 가장 웃긴 소설 중
하나라 생각해요
1180
01:11:35,030 --> 01:11:39,262
다시 읽으면서 훌륭한 부분에
형광펜으로 표시했는데
1181
01:11:39,496 --> 01:11:41,862
거의 책 전체가
노란색이 됐죠
1182
01:11:42,230 --> 01:11:44,362
모든 걸 뛰어넘은 책이죠
1183
01:11:44,430 --> 01:11:48,162
남녀, 노소, 빈부
인종을 초월해
1184
01:11:48,663 --> 01:11:52,229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읽었어요
1185
01:12:07,063 --> 01:12:10,095
'호밀밭의 파수꾼'의
엄청난 영향은
1186
01:12:07,430 --> 01:12:10,095
1187
01:12:10,330 --> 01:12:15,395
하룻밤 사이에 그를 일류작가에
유명인으로 만들었어요
1188
01:12:15,730 --> 01:12:18,329
갑작스런 유명세에
마음의 준비가 안돼있었겠죠
1189
01:12:18,330 --> 01:12:20,395
'이달의 책 클럽'에 뽑히자
1190
01:12:20,530 --> 01:12:23,929
멋있고 분위기 있는
사진이 뒷 표지에 실렸는데
1191
01:12:24,030 --> 01:12:26,429
그걸 빼달라고
부탁하더군요
1192
01:12:26,596 --> 01:12:30,629
사진을 빼달라는 작가는
처음 봤어요
1193
01:12:30,696 --> 01:12:32,962
다들 책 뒷면이나 커버에
1194
01:12:33,063 --> 01:12:36,629
크고 잘 나온 사진을
싣고 싶어 안달인데
1195
01:12:39,696 --> 01:12:44,529
자신이 유명해지는 걸
막으려는 마음은 이해해요
1196
01:12:45,163 --> 01:12:48,595
익명성은 타고난 권리잖아요
익명의 삶을 사는 거요
1197
01:12:48,663 --> 01:12:50,562
거리를 활보하든 뭘 하든
1198
01:12:50,630 --> 01:12:53,595
사람들 사이에서
개인적인 생각도 할 수 있고요
1199
01:12:53,730 --> 01:12:56,695
살면서 그런 변화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1200
01:12:56,963 --> 01:13:00,229
익명성의 권리를
당연하게 생각하죠
1201
01:13:00,363 --> 01:13:06,862
북투어나 사인회나
TV 쇼에도 안 나가려 했어요
1202
01:13:06,996 --> 01:13:08,995
인터뷰도 원치 않았죠
1203
01:13:09,063 --> 01:13:11,562
그는 늘 주장하길
사람들이
1204
01:13:11,996 --> 01:13:17,295
작가의 사적인 부분까지
알 필요가 없고
1205
01:13:17,396 --> 01:13:22,129
오직 작품을 통해서만
알면 된다고 했어요
1206
01:13:22,296 --> 01:13:23,162
오로지 작품으로만요
1207
01:13:23,263 --> 01:13:27,429
한 번 놀란 일이 있었는데
어떤 칵테일 파티에 갔었어요
1208
01:13:27,530 --> 01:13:32,295
맨해튼 모처였는데
유망한 젊은 출판인들과
1209
01:13:32,730 --> 01:13:34,962
홍보 담당자들
편집자들이 참석했고
1210
01:13:35,163 --> 01:13:37,695
'랜덤 하우스' 사의
조 폭스도 왔는데
1211
01:13:37,796 --> 01:13:41,129
그와 아내, 질이
그러는 거예요
1212
01:13:41,263 --> 01:13:44,362
'샐린저가 왔어요!'
진짜 흥분됐죠
1213
01:13:44,530 --> 01:13:46,729
그래서 저기 저 남자인가
그러고 있는데
1214
01:13:46,863 --> 01:13:48,695
저녁도 같이 먹으러 온대서
1215
01:13:48,763 --> 01:13:52,029
테이블을 붙여놓은
어느 음식점으로 갔는데
1216
01:13:52,096 --> 01:13:53,895
실제로 그가 있더군요
1217
01:13:54,063 --> 01:13:56,662
그리곤 테이블에
앉았는데
1218
01:13:56,796 --> 01:13:59,295
그의 존재만으로도
모두 흥분했어요
1219
01:13:59,363 --> 01:14:01,929
진짜 샐린저가 여기 있다니
1220
01:14:01,996 --> 01:14:06,495
그런데 곧 일어나서
통화 좀 하고 오겠다더니
1221
01:14:06,630 --> 01:14:08,595
사라져선 안 돌아왔죠
1222
01:14:08,696 --> 01:14:11,262
이 갑작스런 유명세와 관심에
1223
01:14:11,396 --> 01:14:14,629
문득 깨달았던 거죠
이런 게 얼마나 싫고 불필요한지
1224
01:14:14,730 --> 01:14:17,795
아마 그 길로 발길을 돌려서
1225
01:14:17,896 --> 01:14:22,695
뉴햄프셔의 산맥으로
사라진 것 같아요
1226
01:14:50,030 --> 01:14:51,795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면
1227
01:14:51,863 --> 01:14:54,295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1228
01:14:54,396 --> 01:14:58,929
샐린저가 자신을 격리할 곳을
마련할 거란 걸 알게 되죠
1229
01:15:01,863 --> 01:15:06,462
제게 쓴 편지에서
친구들이 자기를 홀든 같다고 한다며
1230
01:15:06,596 --> 01:15:12,362
서부로 가서 주유소나 하면서
세상을 등지고 살 거라고
1231
01:15:14,330 --> 01:15:16,595
그렇다고
은둔자는 아니고
1232
01:15:16,696 --> 01:15:18,995
다만 작가들과 있기 싫고
1233
01:15:19,063 --> 01:15:22,495
특히나 뉴욕의 총아가
되기가 싫었던 거죠
1234
01:15:29,996 --> 01:15:32,629
자기 보호예요
1235
01:15:32,930 --> 01:15:36,062
동기는 정말 단순해요
1236
01:15:37,996 --> 01:15:42,395
{\an8}소란을 벗어나 조용히 평화롭게
글을 쓰기 바란 거예요
1237
01:15:39,842 --> 01:15:47,786
{\an1}코니시에서의 J.D. 샐린저
1953년
1238
01:15:42,930 --> 01:15:46,062
{\an8}코니시가 그런 데였죠
1239
01:15:50,030 --> 01:15:54,862
1240
01:15:50,463 --> 01:15:52,862
아마 세상은...
1241
01:15:53,730 --> 01:15:54,862
그러니까
1242
01:15:55,230 --> 01:15:59,162
호들갑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아마도...
1243
01:15:59,663 --> 01:16:01,795
대작 소설을 기다린 것
같아요
1244
01:16:04,230 --> 01:16:07,695
하지만 제 생각에
샐린저는
1245
01:16:08,063 --> 01:16:10,029
그런 생각은 꿈에도
안 했을 거예요
1246
01:16:10,130 --> 01:16:13,329
다들 속편을
써주길 원했어요
1247
01:16:13,330 --> 01:16:15,829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장본인이니
1248
01:16:15,930 --> 01:16:19,895
개인적으로 얼마나
많은 걸 희생했는지
1249
01:16:19,996 --> 01:16:22,495
제대로 아는 것도
자신 뿐이었죠
1250
01:16:22,596 --> 01:16:24,329
그 진정한 가치는
1251
01:16:23,230 --> 01:16:26,595
1252
01:16:24,463 --> 01:16:28,095
사회나 문학계가 뭐라든
그에겐
1253
01:16:28,463 --> 01:16:31,962
끝난 일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했죠
1254
01:16:33,896 --> 01:16:38,429
'아홉가지 이야기'는 갑작스런
자살로 시작되고 끝나는데
1255
01:16:38,896 --> 01:16:42,862
그 앞의 대화들은
할 말을 못 하고 끝나버려요
1256
01:16:43,063 --> 01:16:46,562
인물들은
세상을 벗어나고 싶어하고
1257
01:16:46,663 --> 01:16:51,495
떠나도 된다고 승인받으면
이야기가 끝납니다
1258
01:16:47,163 --> 01:16:52,095
1259
01:16:51,763 --> 01:16:54,295
놀라워요
묘한 느낌이 들고요
1260
01:16:54,363 --> 01:17:00,095
완벽한 작품에 대한
집념이 작동하려면
1261
01:16:55,430 --> 01:17:00,095
1262
01:17:01,263 --> 01:17:06,395
꼭 있어야 하는 게
채울 수 없는 허기와
1263
01:17:06,630 --> 01:17:08,929
달랠 수 없는 슬픔...
1264
01:17:09,296 --> 01:17:11,562
제가 상처라 부르는 것이에요
1265
01:17:11,730 --> 01:17:14,429
완벽한 작품이란
1266
01:17:14,563 --> 01:17:20,062
너무나 고통스런 상처를
치유하고자 할 때 탄생하죠
1267
01:17:22,263 --> 01:17:25,229
1954년 대학 다닐 때
1268
01:17:25,463 --> 01:17:29,295
저녁에 뉴욕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1269
01:17:29,396 --> 01:17:32,062
'팜룸'에 데려가거나
극장에 가거나
1270
01:17:32,196 --> 01:17:33,995
'블루 앤젤'에 갔죠
1271
01:17:34,263 --> 01:17:39,129
하루는 고속도로를 타고
돌아오는데
1272
01:17:39,196 --> 01:17:42,629
조지 워싱턴 다리를 보곤
1273
01:17:42,930 --> 01:17:47,462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미치게 아름답다고 했더니
1274
01:17:47,830 --> 01:17:49,662
그가 웃으며 그랬어요
1275
01:17:49,763 --> 01:17:54,029
'진, 뻔한 말은
하지 않는 거야'
1276
01:17:54,796 --> 01:17:57,762
전 그 말이 맞다 했죠
1277
01:17:58,188 --> 01:18:02,933
{\an1}진 밀러, 1954년
나이 18세
1278
01:17:59,263 --> 01:18:02,995
{\an8}전 아직 어렸지만
이 놀라운 남자가
1279
01:18:03,063 --> 01:18:05,162
절 좋아하는 거
같았어요
1280
01:18:06,030 --> 01:18:10,729
하지만 늘 편지엔
일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죠
1281
01:18:11,196 --> 01:18:13,862
낭만적이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1282
01:18:13,963 --> 01:18:17,129
언제든 꺼지라고
해도 된다며
1283
01:18:17,196 --> 01:18:21,429
덜 꼬인 남자에게
가도 된댔어요
1284
01:18:22,130 --> 01:18:25,562
하지만 가끔씩 절 데리고
1285
01:18:27,496 --> 01:18:30,429
코니시까지 운전해 가곤 했어요
1286
01:18:33,796 --> 01:18:37,595
오후엔 산책을 하며
얘길 나누고
1287
01:18:37,896 --> 01:18:39,962
저녁을 먹었죠
1288
01:18:40,196 --> 01:18:43,162
{\an8}벽난로 옆에서
TV를 보며
1289
01:18:40,484 --> 01:18:45,760
{\an1}샐린저 저택
1953-1967년
1290
01:18:43,330 --> 01:18:46,695
{\an8}로렌스 웰크나 리버 라치의
쇼를 즐기며 춤을 췄어요
1291
01:18:46,763 --> 01:18:49,095
어느 날 밤 제가
춤추자고 했거든요
1292
01:18:49,196 --> 01:18:53,629
재미있었어요
TV 속 사람들이 춤추는 걸 보며
1293
01:18:53,696 --> 01:18:55,829
같이 왈츠를 추면서
1294
01:18:56,530 --> 01:19:00,529
내내 웃었어요
저와 함께 있을 땐
1295
01:19:00,796 --> 01:19:03,295
늘 즐거워보였어요
1296
01:19:04,163 --> 01:19:07,995
하지만 육체적인 건
전혀...
1297
01:19:08,996 --> 01:19:11,129
넌지시 비치지도
않았어요
1298
01:19:12,263 --> 01:19:18,029
그에게 전 여전히
처음 봤을 때의 소녀였던 거죠
1299
01:19:18,730 --> 01:19:21,795
그걸 바꾼 건 저예요
1300
01:19:22,030 --> 01:19:26,095
어느 날 택시 뒷자리에서
제가 고개 돌려 키스했죠
1301
01:19:28,330 --> 01:19:33,162
그 일이 있고 얼마 뒤
주말에 같이 몬트리올에 갔어요
1302
01:19:34,896 --> 01:19:37,962
우린 같은 방으로 올라가서...
1303
01:19:38,796 --> 01:19:40,562
잠자리에 들었죠
1304
01:19:41,296 --> 01:19:43,862
제가 처녀라고 하자
1305
01:19:44,096 --> 01:19:46,429
꺼려하더군요
1306
01:19:46,630 --> 01:19:50,329
책임지고 싶지
않았던 거 같아요
1307
01:19:50,430 --> 01:19:52,562
내켜 하지 않았죠
1308
01:19:54,463 --> 01:19:56,229
그리고 다음 날
1309
01:19:56,396 --> 01:19:59,062
우린 보스턴으로 같이 가서
전 뉴욕으로
1310
01:19:59,130 --> 01:20:01,762
그는 웨스트 레바논으로
갈아탈 거였는데
1311
01:20:01,930 --> 01:20:03,862
비행기에서 갑작스레
1312
01:20:04,030 --> 01:20:07,729
그의 항공편이
취소됐단 걸 듣게 됐어요
1313
01:20:08,196 --> 01:20:10,062
전 웃음이 나왔죠
1314
01:20:10,496 --> 01:20:14,262
오후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좋았거든요
1315
01:20:14,830 --> 01:20:19,229
특히나 전날 밤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요
1316
01:20:19,830 --> 01:20:23,529
그런데 그의 얼굴에
장막이 내려오더군요
1317
01:20:23,630 --> 01:20:25,162
이렇게요
1318
01:20:26,130 --> 01:20:29,329
두렵고 상처받은
표정이었죠
1319
01:20:30,196 --> 01:20:32,562
끔찍한 표정이었어요
1320
01:20:33,063 --> 01:20:36,129
모든 걸 담은 표정이요
1321
01:20:37,096 --> 01:20:41,629
갑자기 저를 완전히
달리 보게 된 거예요
1322
01:20:42,130 --> 01:20:44,429
절 밀어 비행기에 태웠죠
1323
01:20:44,563 --> 01:20:47,429
전 그날 늦은 비행기였는데
카운터에 가서
1324
01:20:47,763 --> 01:20:50,395
티켓을 바꿔오곤
절 서둘러 태웠어요
1325
01:20:52,196 --> 01:20:56,929
제가 그와 그의 일 사이에
끼어들었단 걸 깨달았죠
1326
01:20:57,696 --> 01:20:59,562
그렇게 끝났어요
1327
01:21:12,996 --> 01:21:15,795
와아, 클레어 더글라스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1328
01:21:17,130 --> 01:21:20,629
여러모로 클레어 더글라스를
샐린저의 미망인으로 볼 수 있죠
1329
01:21:20,763 --> 01:21:23,195
클레어 뒤로도
여자들이 있었지만
1330
01:21:24,030 --> 01:21:25,529
아내는 그녀죠
1331
01:21:25,596 --> 01:21:30,895
{\an1}클레어 더글라스
1332
01:21:28,130 --> 01:21:30,895
{\an8}어느 날 밤 샐린저가
파티에 갔다가
1333
01:21:30,996 --> 01:21:37,029
매혹적이고 매력적이며 상냥한
19살 아가씨를 만났고
1334
01:21:37,096 --> 01:21:40,362
샐린저는 당시
34세였는데
1335
01:21:40,496 --> 01:21:42,662
만나자마자 반했어요
1336
01:21:42,796 --> 01:21:47,629
그녀는 긴 드레스를 입고
잘 손질된 머리에
1337
01:21:47,996 --> 01:21:50,095
손에 와인 잔을 든 채로
1338
01:21:50,163 --> 01:21:53,462
뉴요커들과 담소를
나눌 귀부인 타입이에요
1339
01:21:54,830 --> 01:21:57,195
그렇지만 그런 게
1340
01:21:57,665 --> 01:21:59,132
맞지 않아 보였죠
1341
01:21:59,230 --> 01:22:04,662
어린 시절 그녀에겐
삶의 토대가 될 게 없었어요
1342
01:22:04,796 --> 01:22:08,262
5살에 수녀원 부속 기숙학교로
보내졌고
1343
01:22:08,396 --> 01:22:11,595
8군데의 위탁 가정을
오가다가
1344
01:22:11,796 --> 01:22:15,429
다른 기숙학교로
보내졌고
1345
01:22:15,730 --> 01:22:19,029
2학년과 3학년 사이
여름에
1346
01:22:19,230 --> 01:22:20,995
아버지를 만났죠
1347
01:22:22,163 --> 01:22:27,295
많은 평론가들이 클레어가
'프래니'의 모델이었다고 주장하죠
1348
01:22:27,363 --> 01:22:30,895
1955년 2월 17일
1349
01:22:31,096 --> 01:22:34,529
J.D. 샐린저는 버몬트 주에서
클레어 더글러스와 결혼합니다
1350
01:22:34,663 --> 01:22:39,462
샐린저는 클레어에게 결혼선물로
그 소설을 선물했어요
1351
01:22:39,996 --> 01:22:43,095
'프래니'는 전국적으로
문화적 사건이 됐어요
1352
01:22:43,163 --> 01:22:45,729
엔딩이 무척 과감한데
1353
01:22:45,796 --> 01:22:48,529
주인공 프래니가
기절을 하죠
1354
01:22:48,596 --> 01:22:50,729
독자들은 난리가 났죠
1355
01:22:50,930 --> 01:22:53,095
술 취한 거냐, 임신이냐, 뭐냐며
1356
01:22:53,296 --> 01:22:56,062
1955년 12월 10일
1357
01:22:56,263 --> 01:22:59,929
J.D. 샐린저는 아버지가 됐어요
딸, 마가렛이 태어난 거죠
1358
01:23:00,396 --> 01:23:04,029
그 후 클레어를 보는 시각이
변합니다
1359
01:23:04,396 --> 01:23:06,695
그 전에 그녀는...
1360
01:23:06,796 --> 01:23:10,795
자신이 매료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여자였지만
1361
01:23:10,996 --> 01:23:13,495
이젠 여인이고
어머니인 거죠
1362
01:23:13,630 --> 01:23:15,695
그 아이가 태어나면서
1363
01:23:15,796 --> 01:23:18,762
둘의 관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 거 같아요
1364
01:23:22,630 --> 01:23:24,762
제가 애들을 돌보기
시작했을 때
1365
01:23:24,996 --> 01:23:28,795
클레어는 매튜를
임신 중이었는데
1366
01:23:29,763 --> 01:23:32,095
제리는 절 알고 있었어요
1367
01:23:32,430 --> 01:23:35,695
50년대 초반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1368
01:23:35,963 --> 01:23:40,195
마을에 다들 모이던
음료수 가게가 있었는데
1369
01:23:40,496 --> 01:23:43,762
제리 샐린저도
자주 들르곤 했거든요
1370
01:23:43,896 --> 01:23:47,495
그때부터 그를 알았죠
단골 손님들 중 하나로요
1371
01:23:47,563 --> 01:23:52,329
그래서 클레어를 도와
마가렛을 좀 봐달라고 했는데
1372
01:23:52,530 --> 01:23:53,629
폐기라 불렀죠
1373
01:24:00,696 --> 01:24:04,729
제리는 집 앞 언덕 너머로
작은 건물을 지었어요
1374
01:24:04,730 --> 01:24:07,129
작은 정사각형 집이었죠
1375
01:24:07,330 --> 01:24:11,229
거기 내려가서
낮이든 밤이든
1376
01:24:11,630 --> 01:24:14,029
들어가서 문을 잠그곤
1377
01:24:14,430 --> 01:24:17,195
일주일 넘게
틀어박혀 있곤 했어요
1378
01:24:17,630 --> 01:24:19,629
글쓰기에 돌입하면
1379
01:24:19,730 --> 01:24:21,895
완전히 혼자가
돼야 했거든요
1380
01:24:22,030 --> 01:24:24,762
클레어는 방해해선
안됐어요
1381
01:24:27,196 --> 01:24:29,062
아무도 그 벙커에
못 들어갔어요
1382
01:24:29,163 --> 01:24:32,129
그에겐 안전하고
신성한 곳이었죠
1383
01:24:35,296 --> 01:24:38,162
샐린저는 컵걸이를
설치하곤
1384
01:24:38,296 --> 01:24:41,029
책에 쓴 장면들을
메모해 걸어둬서
1385
01:24:41,130 --> 01:24:43,762
벽엔 온통 메모지
천지였어요
1386
01:24:44,096 --> 01:24:48,795
그곳에서 샐린저는
등장인물들에 동화된 거죠
1387
01:24:49,063 --> 01:24:53,995
그곳은 그와 글래스 가족만의
공간이었어요
1388
01:24:55,196 --> 01:24:57,429
1955년에
1389
01:24:57,630 --> 01:25:01,429
샐린저에겐 두 가족이 생겼어요
그의 가족과...
1390
01:25:02,463 --> 01:25:04,429
글래스 가족이요
1391
01:25:04,896 --> 01:25:07,829
글래스 가족은 7명의 아이가
모두 천재였는데
1392
01:25:07,930 --> 01:25:10,562
'현명한 아이'란
쇼프로에 나갔으며
1393
01:25:11,030 --> 01:25:13,162
보드빌 배우들의
아들, 딸이죠
1394
01:25:13,296 --> 01:25:16,962
장남인 시모어는
가장 뛰어난 천재로
1395
01:25:14,030 --> 01:25:18,895
1396
01:25:17,396 --> 01:25:21,629
가장 영적이고 예술적인데
자살을 합니다
1397
01:25:22,096 --> 01:25:25,162
그게 그때부터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죠
1398
01:25:25,296 --> 01:25:28,562
'프래니' 이후 그는
뛰어난 후속작을 썼는데
1399
01:25:28,763 --> 01:25:31,162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로
1400
01:25:31,263 --> 01:25:33,729
같은 가족의
인물들을 그렸어요
1401
01:25:37,430 --> 01:25:40,229
글래스 가족과
샐린저의 실제 가족은
1402
01:25:40,296 --> 01:25:43,395
그의 관심을 두고
서로 경쟁했죠
1403
01:25:43,896 --> 01:25:46,229
그의 애정도 함께요
1404
01:25:54,363 --> 01:26:00,829
글래스 이야기를 쓰는 게 너무 좋다
평생 기다려온 인물들이다
- J.D. 샐린저, 1961년
1405
01:26:07,663 --> 01:26:10,329
얼마나 기이합니까
아버지가 사라졌는데...
1406
01:26:10,430 --> 01:26:13,662
어디 계신지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안 된다는 게
1407
01:26:13,996 --> 01:26:16,829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까요?
1408
01:26:16,996 --> 01:26:20,229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낸다면요
1409
01:26:20,696 --> 01:26:24,029
아무도 '이 얘긴 하지 마
그 생각하지 마' 하진 않았어요
1410
01:26:21,863 --> 01:26:26,529
1411
01:26:24,396 --> 01:26:26,529
애한텐 그럴 필요 없어요
1412
01:26:26,596 --> 01:26:32,029
애들은 가족들이 쉬쉬하는 게
뭔지 감 잡거든요
1413
01:26:32,644 --> 01:26:35,226
매튜가 태어날 무렵
1414
01:26:35,363 --> 01:26:38,562
클레어는
싱글맘 같았어요
1415
01:26:39,330 --> 01:26:42,629
그러니 상처를
많이 받았겠죠
1416
01:26:42,696 --> 01:26:47,029
제리와의 생활이
그럴 줄은 몰랐을 거예요
1417
01:26:52,963 --> 01:26:56,662
아이들 키우는 걸
혼자 감당해야 했고
1418
01:26:56,763 --> 01:27:01,462
혼자 모든 걸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잦았어요
1419
01:27:03,030 --> 01:27:07,729
간이침대를 둬서 그 벙커를
떠나야 할 필요가 없었죠
1420
01:27:13,063 --> 01:27:16,062
그 생각은 매일 하죠
1421
01:27:14,896 --> 01:27:17,595
1422
01:27:18,830 --> 01:27:20,695
장면도 떠오르냐고요?
1423
01:27:21,330 --> 01:27:24,629
거실에 앉아있어도
생각날 때가 있는데
1424
01:27:25,296 --> 01:27:26,829
그땐...
1425
01:27:27,230 --> 01:27:29,629
대포가 우리 집 마당이나
1426
01:27:30,030 --> 01:27:32,029
거실에 떨어져요
1427
01:27:33,096 --> 01:27:36,762
그러니 장면도
떠오르는 거죠
1428
01:27:39,396 --> 01:27:41,795
아내한텐 한 번도
말 안 했어요
1429
01:27:49,196 --> 01:27:52,529
시드 페렐만은 '뉴요커' 잡지에
기고하는 작가로
1430
01:27:52,930 --> 01:27:56,429
뉴햄프셔 주로
그를 보러 갔는데
1431
01:27:56,530 --> 01:28:00,995
작업을 위한
콘크리트 벙커도 있었지만
1432
01:28:01,096 --> 01:28:05,529
아주 거대한 부처상도
정원에 있었고
1433
01:28:05,696 --> 01:28:09,562
많은 승려들을
그의 주변에 둬서
1434
01:28:11,096 --> 01:28:13,595
내내 염불을 외우는데
1435
01:28:14,196 --> 01:28:17,662
시드가 보기에
무척 이상하더래요
1436
01:28:18,196 --> 01:28:23,129
샐린저의 종교는 그의 글의
핵심 주제죠
1437
01:28:23,496 --> 01:28:28,729
글래스 이야기들에서
베단타 힌두교를 지지하는데
1438
01:28:25,896 --> 01:28:28,729
1439
01:28:29,463 --> 01:28:33,462
바가바드 기타에서 나온
이 '카르마 요가' 개념은
1440
01:28:33,630 --> 01:28:37,262
각자 맡은 일을 최대한
완벽하게 해야 한단 거예요
1441
01:28:37,396 --> 01:28:39,695
보상은 생각하지 말고요
1442
01:28:39,830 --> 01:28:43,995
그러는 것만이 사람을
진정 행복하게 한다는 거죠
1443
01:28:44,630 --> 01:28:48,295
샐린저는 '뉴요커' 잡지에
'프래니'의 속편으로
1444
01:28:48,363 --> 01:28:51,995
1957년에 '주이'라는
중편소설을 투고했는데
1445
01:28:52,430 --> 01:28:56,129
소설 부문 편집진은
만장일치로 거절했어요
1446
01:29:05,096 --> 01:29:06,795
윌리엄 숀이 개입했죠
1447
01:29:06,896 --> 01:29:12,262
그는 잡지의 편집장으로서
'주이'를 실을 것을 명했어요
1448
01:29:12,596 --> 01:29:16,529
그 손을 들어준 이상
편집도 직접 하게 됐죠
1449
01:29:16,796 --> 01:29:21,529
'뉴요커' 잡지는 곧 숀이었죠
그가 없으면 '뉴요커'도 없어요
1450
01:29:21,596 --> 01:29:23,329
그가 간판이었어요
1451
01:29:23,396 --> 01:29:26,895
샐린저는 그에게
완벽한 저자였고
1452
01:29:27,296 --> 01:29:30,295
숀은 샐린저에게
완벽한 편집자였는데
1453
01:29:30,363 --> 01:29:34,562
둘 다 괴짜에 천재성을 지닌
인물들이었거든요
1454
01:29:34,663 --> 01:29:38,329
윌리엄 숀은 낯을 무척 가리는
내성적인 사람이었어요
1455
01:29:38,463 --> 01:29:41,295
공포증이 수두룩했죠
1456
01:29:41,363 --> 01:29:42,829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이었어요
1457
01:29:42,930 --> 01:29:47,129
불 날까 봐 걱정돼서
극장 앞자리에 앉지 않았어요
1458
01:29:47,230 --> 01:29:51,929
출판 역사상 가장 많은 책을
헌정받은 사람일 거예요
1459
01:29:52,030 --> 01:29:55,795
손도끼를 서류가방에
넣고 다닌단 말이 있었죠
1460
01:29:55,963 --> 01:29:59,262
엘리베이터에 갇히면
도끼질해서 탈출해야 한다고요
1461
01:29:59,363 --> 01:30:04,595
그는 '뉴요커' 잡지와 작가들에
평생을 바쳤어요
1462
01:30:04,696 --> 01:30:08,329
터널을 지나야 하면
여행도 가지 않았죠
1463
01:30:08,396 --> 01:30:12,362
샐린저는 그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고
1464
01:30:12,496 --> 01:30:16,162
그를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어요
1465
01:30:16,830 --> 01:30:21,762
'주이'는 대성공을 거뒀고 이후
모든 작품을 윌리엄 숀에게 맡겼죠
1466
01:30:21,830 --> 01:30:25,429
'뉴요커'의 다른 편집자들과는
이제 일하지 않았어요
1467
01:30:28,230 --> 01:30:32,095
1960년대에
'호밀밭의 파수꾼'은
1468
01:30:32,230 --> 01:30:34,162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급부상하죠
1469
01:30:34,263 --> 01:30:36,362
말 그대로 통과의례예요
1470
01:30:36,430 --> 01:30:40,262
문학적 순수성을
아직 잃지 않았다는 의미였죠
1471
01:30:40,363 --> 01:30:42,795
모두 그를 사랑했어요
애 어른 할 거 없이
1472
01:30:42,896 --> 01:30:44,595
아이돌이었죠
10대의 아이돌
1473
01:30:44,696 --> 01:30:46,395
온 국민의 입에 올랐죠
1474
01:30:47,696 --> 01:30:49,062
1961년 주요 매체들이
포문을 열었어요
{\an8}호밀밭의 은둔자
1475
01:30:49,063 --> 01:30:50,729
{\an8}베일에 싸인 샐린저를 찾아서
1476
01:30:50,830 --> 01:30:54,162
'타임', '뉴스위크', '라이프'에서
최고의 기자들을 파견했죠
1477
01:30:54,230 --> 01:30:56,795
신문사에서 와서
취재를 했어요
1478
01:30:57,196 --> 01:30:59,462
인터뷰가 너무 많아서
1479
01:30:59,530 --> 01:31:02,129
제리는 커피 마실 시간도 없이
시달렸어요
1480
01:31:02,496 --> 01:31:07,162
{\an8}'타임'지가 블루밍데일 백화점에서
일하는 누나, 도리스까지 찾아가자
1481
01:31:06,196 --> 01:31:11,729
{\an1}도리스 샐린저
1482
01:31:07,263 --> 01:31:08,962
{\an8}한 마디로 잘라 말했죠
1483
01:31:09,063 --> 01:31:11,729
{\an8}'저는 동생이 원치 않는 건
안 합니다'
1484
01:31:11,796 --> 01:31:13,595
관심이 엄청났고
1485
01:31:13,830 --> 01:31:16,062
열기도 뜨거웠고
스포트라이트가 온통
1486
01:31:16,130 --> 01:31:18,629
J.D. 샐린저에게
맞춰진 거죠
1487
01:31:19,130 --> 01:31:22,195
빌리 와일더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했어요
1488
01:31:22,263 --> 01:31:24,462
그의 에이전트들이 샐린저를
엄청 따라다녔죠
1489
01:31:24,596 --> 01:31:28,195
당시 뉴욕에 파다했던 소문으론
엘리아 카잔이
1490
01:31:28,263 --> 01:31:31,429
'호밀밭의 파수꾼'을 찍으려고
안달복달 했대요
1491
01:31:31,530 --> 01:31:33,729
제리 루이스는
거물급 무비스타였는데
1492
01:31:33,996 --> 01:31:37,029
'호밀밭의 파수꾼'을 그가
영화로 만든다고 공식 발표했죠
1493
01:31:37,163 --> 01:31:41,395
그리곤 샐린저에게 계속 전화했는데
그는 그냥 끊어버렸대요
1494
01:31:42,196 --> 01:31:46,662
샐린저가 느닷없이 뉴욕에 있는
빌리 와일더의 에이전트 사무실에 와선
1495
01:31:46,763 --> 01:31:50,262
소릴 질렀대요
'빌리 와일더한테 나 좀 놔두라고 해요!'
1496
01:31:50,463 --> 01:31:52,762
'남의 기분은
안중에도 없군요!'
1497
01:31:52,830 --> 01:31:57,829
엘리아 카잔은 '호밀밭의 파수꾼'을
손에 넣기 위해 찾아가 말했죠
1498
01:31:52,870 --> 01:31:57,758
{\an8}미스터리한 J.D. 샐린저...
숲 속에서 은둔하는 삶
1499
01:31:57,896 --> 01:32:00,062
그를 찾아가 말했다죠
'샐린저 씨, 전 엘리아 카잔입니다'
1500
01:32:00,130 --> 01:32:03,795
그러자 샐린저가
그러시냐면서 문을 닫았대요
1501
01:32:04,463 --> 01:32:05,695
사실이었음 좋겠어요
1502
01:32:05,763 --> 01:32:09,262
영화로 만들면
홀든이 싫어했을 거예요
1503
01:32:09,363 --> 01:32:11,062
더 이상 말이 필요없죠
1504
01:32:11,596 --> 01:32:13,762
'프래니와 주이'는
순식간에 떴어요
1505
01:32:13,863 --> 01:32:16,562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곤
1506
01:32:16,696 --> 01:32:19,829
몇 주 동안 계속해서
자리를 지켰죠
1507
01:32:21,196 --> 01:32:24,295
샐린저가 '타임' 잡지 표지를
장식했을 때
1508
01:32:22,063 --> 01:32:27,829
{\an8}사랑과 죽음의 사적인 세계
1509
01:32:24,363 --> 01:32:27,829
그건 사진이 아니라
상상으로 그린 초상화였어요
1510
01:32:28,030 --> 01:32:32,095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겠다는
1511
01:32:32,096 --> 01:32:35,562
그의 진심을
보여준 셈이죠
1512
01:32:38,763 --> 01:32:42,695
'라이프' 잡지에서 이 사람을
찍어오라고 의뢰했어요
1513
01:32:42,763 --> 01:32:46,962
은둔생활을 하고
사진 찍길 거부한다고 했죠
1514
01:32:45,730 --> 01:32:50,329
1515
01:32:47,096 --> 01:32:50,329
아주 오랫동안 그래 왔다고
1516
01:32:51,596 --> 01:32:54,362
관건은 시선을 끌지 않고
1517
01:32:54,563 --> 01:32:56,162
알아채지 못하게
1518
01:32:56,230 --> 01:33:00,862
지형 조건을 활용해서
숲에 숨는 건데
1519
01:33:01,230 --> 01:33:05,162
바로 야생동물 찍을 때
쓰는 방법이죠
1520
01:33:06,063 --> 01:33:10,029
목에 카메라를 주렁주렁
걸고 나타날 순 없으니
1521
01:33:10,363 --> 01:33:13,762
쇼핑백에 카메라들을
집어넣곤
1522
01:33:14,596 --> 01:33:17,162
숲 속에 몸을 숨기고
1523
01:33:17,263 --> 01:33:19,495
하루종일 떨며 기다렸어요
1524
01:33:19,663 --> 01:33:22,329
너무 춥고 비도 내리고
1525
01:33:23,296 --> 01:33:26,929
독감에 가까운 감기까지
걸린 상태였어요
1526
01:33:28,196 --> 01:33:31,462
편집자가 사흘 넘어가면
관두라고 했어요
1527
01:33:32,010 --> 01:33:37,143
{\an1}샐린저 자택
1961년 9월
1528
01:33:32,896 --> 01:33:35,095
{\an8}그런데 놀랍게도
사흘째에
1529
01:33:35,196 --> 01:33:37,862
{\an8}개를 산책시키려고
아주 잠깐 나타난 거예요
1530
01:33:37,930 --> 01:33:40,195
겨우 몇 초밖에 안됐지만
1531
01:33:40,263 --> 01:33:43,729
대여섯 장 정도는
충분히 찍을 수 있었어요
1532
01:33:43,996 --> 01:33:46,395
걱정이라면
너무 가까워서
1533
01:33:46,630 --> 01:33:49,662
셔터 소리가 들리면
어쩌나 싶은 거였어요
1534
01:33:55,296 --> 01:34:02,895
{\an8}J.D. 샐린저
1961년 9월
1535
01:34:03,096 --> 01:34:06,162
'라이프' 잡지에서
기사를 읽었는데
1536
01:34:06,263 --> 01:34:07,395
이런 외딴 집에 살고
1537
01:34:07,463 --> 01:34:09,395
누가 찾아오는 걸
싫어하며
1538
01:34:09,463 --> 01:34:11,229
자기 얘길 하는 것도
싫어한댔죠
1539
01:34:11,296 --> 01:34:14,362
거기서 좀 의아했던 게
사실...
1540
01:34:14,430 --> 01:34:17,895
어릴 땐 그렇게 생각하잖아요
유명한 사람들이 있고
1541
01:34:18,096 --> 01:34:19,895
나머지 우리가 있고
1542
01:34:20,063 --> 01:34:21,862
비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고
1543
01:34:21,930 --> 01:34:23,429
나머지 우리가 있다고요
1544
01:34:23,563 --> 01:34:26,162
그런데 이 사람은
좀 특이한 거예요
1545
01:34:26,230 --> 01:34:28,695
비범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인데도
1546
01:34:28,796 --> 01:34:31,995
'난 사양할래
나 좀 내버려둬'
1547
01:34:33,930 --> 01:34:37,029
'프래니와 주이'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1548
01:34:37,130 --> 01:34:39,795
'시모어, 서문'이
책으로 출간됐을 때
1549
01:34:39,930 --> 01:34:41,462
문학적 자객들이 나타났죠
1550
01:34:41,563 --> 01:34:42,929
조운 디디온은
1551
01:34:42,996 --> 01:34:46,929
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훈계하길 좋아한댔고
1552
01:34:46,930 --> 01:34:48,229
존 업다이크는
1553
01:34:48,230 --> 01:34:51,229
샐린저가 그의 인물을 사랑한 만큼
신은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댔고
1554
01:34:51,296 --> 01:34:55,262
라이오넬 트릴링
알프레드 케이진, 메리 맥카시까지...
1555
01:34:55,430 --> 01:34:59,729
그녀는 '하퍼스' 잡지에
'J.D. 샐린저의 폐쇄회로'라는 글을 싣고
1556
01:34:59,863 --> 01:35:04,262
글래스 가족이 계속 분열하는
아메바라 했어요
1557
01:35:04,563 --> 01:35:07,895
하나하나 다 사랑스럽고
현명하고 소박하지만
1558
01:35:08,163 --> 01:35:10,529
결국 다 하나의 얼굴이고
1559
01:35:10,663 --> 01:35:12,562
서로를 반사할 뿐이며
1560
01:35:12,663 --> 01:35:15,329
이 세계엔 그들 외에
아무도 못 들어간다고
1561
01:35:15,430 --> 01:35:18,795
그의 모든 작품은
나르시시즘의 표현이고
1562
01:35:18,996 --> 01:35:22,362
그저 한 사람의
자기 이미지 감상이며
1563
01:35:22,530 --> 01:35:25,595
자기 이미지에
그렇게 몰두하는 것은
1564
01:35:25,763 --> 01:35:27,562
위험한 일일 수밖에
없다고 했죠
1565
01:35:27,630 --> 01:35:33,529
1965년 작품 '하프워스'로
그는 어떤 선을 넘습니다
1566
01:35:33,596 --> 01:35:37,462
문체는 장황하고
플롯은 전혀 없죠
1567
01:35:37,563 --> 01:35:39,129
그건 그냥...
1568
01:35:39,430 --> 01:35:44,829
천재적인 시모어가 7살로
돌아가 캠프에서 쓴 형식으로
1569
01:35:44,996 --> 01:35:46,395
도가 지나쳤죠
1570
01:35:46,496 --> 01:35:48,795
믿을 수가 없었어요
1571
01:35:49,063 --> 01:35:51,629
다들 샐린저가
왜 그러냐고 했어요
1572
01:35:51,696 --> 01:35:55,062
볼 장 다 본 거 같다
미친 거 같다며
1573
01:35:55,196 --> 01:35:59,862
대다수에겐 너무
신학적인 내용이었어요
1574
01:36:01,096 --> 01:36:04,029
샐린저가 마지막으로
출간한 작품이었는데
1575
01:36:04,296 --> 01:36:09,129
거기서 시모어는 버디에게
글을 쓸 완벽한 방이 생겼다 하죠
1576
01:36:09,896 --> 01:36:14,029
그렇지만 그건 독방에 수감되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1577
01:36:14,463 --> 01:36:19,362
집중하려면 그런 환경이
필요하다는 소리죠
1578
01:36:20,896 --> 01:36:24,829
결국 클레어가
더는 못 참겠다고 나섰죠
1579
01:36:25,896 --> 01:36:31,029
{\an8}오랜 시간 동안
소통을 않고
1580
01:36:26,930 --> 01:36:31,029
남편이 벙커에서
글만 쓰는 데서
1581
01:36:31,396 --> 01:36:35,229
오는 고립감과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1582
01:36:31,485 --> 01:36:35,229
{\an8}이제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1583
01:36:35,363 --> 01:36:38,062
이혼을 신청하게 됐죠
1584
01:36:40,863 --> 01:36:42,762
클레어는
교양 있는 여성으로
1585
01:36:42,830 --> 01:36:46,029
남편에게 존중받을
자격이 있었어요
1586
01:36:46,663 --> 01:36:50,062
하지만 제리는
그녀를 함부로 대했죠
1587
01:36:53,630 --> 01:36:57,762
그래서 자유의 몸이 된다길래
전 기뻤어요
1588
01:37:09,763 --> 01:37:16,562
1965년 J.D. 샐린저는
마지막 단편을 출간했다
1589
01:37:28,596 --> 01:37:33,895
{\an1}조이스 메이나드
1972년 4월
1590
01:37:29,596 --> 01:37:33,895
{\an8}전 18살 때 제 인생을 바꾼
잡지 기사를 썼고
1591
01:37:33,996 --> 01:37:36,429
그게 '뉴욕 타임스' 잡지에
1592
01:37:36,496 --> 01:37:39,062
제 표지 사진과 함께
실렸어요
1593
01:37:39,396 --> 01:37:41,762
그 기사가 나오고
사흘도 안 돼서
1594
01:37:41,863 --> 01:37:45,895
제 기숙사 방 앞에 편지들이
큰 자루로 3개나 쌓였죠
1595
01:37:46,563 --> 01:37:49,529
그 편지 중에 한 통이...
1596
01:37:48,763 --> 01:37:53,995
1597
01:37:50,163 --> 01:37:51,695
뭐랄까...
1598
01:37:52,763 --> 01:37:54,329
나머질 다
퇴색하게 했는데
1599
01:37:54,596 --> 01:37:56,729
이렇게 시작됐죠
'메이나드 양에게'
1600
01:37:56,830 --> 01:38:00,795
'대학 기숙사에서 편지에
둘러싸인 채 앉아있겠군요'
1601
01:38:00,863 --> 01:38:05,195
'잡지사와 출판사들
TV와 라디오에서 보낸 편지들'
1602
01:38:05,930 --> 01:38:07,495
다 맞는 말이었어요
1603
01:38:07,596 --> 01:38:10,962
그러면서
일찍 성공하면 오는
1604
01:38:11,030 --> 01:38:14,729
위험과 해로움에 대해
자기도 조금 안다고 했어요
1605
01:38:15,096 --> 01:38:17,962
그리곤 다들 저를
이용해 먹으려 할 테니
1606
01:38:18,130 --> 01:38:21,062
조심하길 바란다고요
1607
01:38:21,230 --> 01:38:23,195
그리곤 편지 아래를
봤는데
1608
01:38:23,263 --> 01:38:26,762
이렇게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있다니 하면서
1609
01:38:26,863 --> 01:38:30,329
서명한 이름을 봤더니
J.D. 샐린저인 거예요
1610
01:38:30,696 --> 01:38:32,862
그는 정확히
알고 있었어요
1611
01:38:32,996 --> 01:38:36,429
J.D. 샐린저라는
이름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1612
01:38:36,696 --> 01:38:41,395
어떤 젊은 여성들에겐
마법을 걸 수 있었던 거죠
1613
01:38:42,330 --> 01:38:44,562
샐린저에게
편지를 받는 건
1614
01:38:44,663 --> 01:38:47,529
홀든 콜필드에게
편지를 받는 것 같았죠
1615
01:38:47,630 --> 01:38:50,762
저 만을 위해 쓴 편지를
1616
01:38:53,496 --> 01:38:57,662
사흘이 안 돼 두 번째 편지가 오고
세 번째, 네 번째가 왔어요
1617
01:38:57,996 --> 01:39:00,962
당연히 결국 그를
만나게 됐죠
1618
01:39:01,263 --> 01:39:02,662
저희 어머니는...
1619
01:39:02,830 --> 01:39:06,229
샐린저가 본인을
인정해준 거라 느끼셨어요
1620
01:39:06,296 --> 01:39:08,629
제가 본인 산물이니까요
1621
01:39:08,796 --> 01:39:11,962
본인이 직접 편지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죠
1622
01:39:12,263 --> 01:39:15,729
부모님 두 분 다
재능 있는 예술가셨어요
1623
01:39:15,830 --> 01:39:19,362
다만 뉴햄프셔의
작은 마을에서
1624
01:39:19,496 --> 01:39:21,729
빛을 못 보고 계셨죠
1625
01:39:21,963 --> 01:39:26,162
제게 늘 장차 크고 중요한
일을 하게 될 거라 하셨는데
1626
01:39:26,230 --> 01:39:28,895
이게 그 조짐 같았어요
1627
01:39:28,896 --> 01:39:32,662
이렇게 훌륭한 사람을
직접 만나게 됐으니까요
1628
01:39:32,763 --> 01:39:35,362
어머니는 선을 좀
넘으실 뻔한 것 같아요
1629
01:39:35,830 --> 01:39:38,829
만날 때 입을 원피스를
만들어주셨는데
1630
01:39:38,963 --> 01:39:42,729
아주 밝은 원색의
A라인 원피스였고
1631
01:39:42,963 --> 01:39:44,629
아주 짧았어요
1632
01:39:45,596 --> 01:39:50,695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 약속 장소인
'하노버 인'까지 태워다 주셨고
1633
01:39:50,963 --> 01:39:53,229
제리는 현관에
나와있었는데
1634
01:39:53,363 --> 01:39:55,262
크고 후리후리한 사람이
1635
01:39:55,363 --> 01:40:01,262
손을 들어 흔드는데
배에서 막 내리는 사람 같았죠
1636
01:40:01,663 --> 01:40:03,695
난간을 뛰어넘었는데
1637
01:40:03,863 --> 01:40:05,829
소년 같은 면이 있었어요
1638
01:40:06,530 --> 01:40:08,895
제가 팔을 두르며
포옹했더니
1639
01:40:08,996 --> 01:40:10,662
절 포옹하더군요
1640
01:40:10,796 --> 01:40:13,329
그리곤 절 보자마자
한 말이...
1641
01:40:13,496 --> 01:40:15,829
'그 시계를 찼구나'
1642
01:40:15,996 --> 01:40:19,095
제 사진을 유심히 본 게
분명했죠
1643
01:40:19,363 --> 01:40:21,662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에서
1644
01:40:21,763 --> 01:40:26,095
에스메란 인물은
정말 큰 남자 시계를 차고 있거든요
1645
01:40:28,663 --> 01:40:31,462
전 그의 BMW
앞자리에 탔는데
1646
01:40:31,596 --> 01:40:36,229
뉴햄프셔/버몬트 도로를
질주하는 걸 그는 즐겼어요
1647
01:40:37,596 --> 01:40:39,595
지붕 덮인 다리를 따라
1648
01:40:40,530 --> 01:40:43,162
굽이 굽이
언덕을 올라가니
1649
01:40:44,871 --> 01:40:48,652
{\an1}샐린저 자택
1967년-2010년
1650
01:40:45,630 --> 01:40:47,495
{\an8}그의 집이 나오더군요
1651
01:40:47,830 --> 01:40:52,395
{\an8}그냥 아주 조용하고
소박한 곳이었어요
1652
01:40:53,662 --> 01:41:00,369
{\an1}J.D. 샐린저
집에서
1653
01:40:54,496 --> 01:40:57,429
{\an8}개인적인 물품은
하나도 없었죠
1654
01:40:57,663 --> 01:41:00,429
{\an8}사진이나 편지 같은...
1655
01:41:03,330 --> 01:41:06,829
거실엔 '뉴요커' 잡지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어요
1656
01:41:07,130 --> 01:41:11,295
책이 사방에 쌓여있었고
영화도 엄청 많았어요
1657
01:41:11,396 --> 01:41:14,462
딸 페기 방에도
영화 필름이 가득했어요
1658
01:41:14,563 --> 01:41:18,562
'말타의 매'
'카사블랑카', '39계단'
1659
01:41:18,630 --> 01:41:22,395
'사라진 여인'
다 옛날 영화들이요
1660
01:41:22,530 --> 01:41:26,229
맥주효모를 뿌린
팝콘을 튀겨와선
1661
01:41:26,496 --> 01:41:29,695
진짜 안락한 소파에
푹 파묻혀서
1662
01:41:29,963 --> 01:41:33,529
영사기에 필름을 끼우고
불을 끈 다음
1663
01:41:33,630 --> 01:41:35,295
영화를 감상했죠
1664
01:41:35,296 --> 01:41:40,452
{\an8}잃어버린 지평선
1665
01:41:36,796 --> 01:41:39,162
'잃어버린 지평선'을
참 좋아했어요
1666
01:41:39,430 --> 01:41:42,595
영원한 젊음이 있는
낙원에 대한 영화죠
1667
01:41:44,163 --> 01:41:45,495
그리고 말하길
1668
01:41:45,596 --> 01:41:48,729
홀든 콜필드를 연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1669
01:41:48,796 --> 01:41:50,895
자기 자신뿐이라더군요
1670
01:41:51,296 --> 01:42:01,840
{\an1}
1671
01:41:51,677 --> 01:41:54,039
{\an8}아버지 인생의 여자들은...
1672
01:41:54,063 --> 01:42:00,862
{\an8}그의 소망이나 그가 창조한
인물들을 투사하는 대상이었어요
1673
01:42:01,030 --> 01:42:04,181
{\an8}아주 어린 여자들을
연달아 만났는데
1674
01:42:04,230 --> 01:42:05,695
왜냐면 어릴 땐...
1675
01:42:05,763 --> 01:42:11,995
특히 자신감 없고 불안하고
뭣 모르는 사람이면
1676
01:42:12,063 --> 01:42:16,962
남이 원하는 대로
자신을 바꾸기 쉽거든요
1677
01:42:17,163 --> 01:42:18,862
전 현자를 찾고 있었어요
1678
01:42:19,163 --> 01:42:22,695
뭔가 삶의 의미가 될 것을
찾고 있었는데
1679
01:42:22,830 --> 01:42:25,362
그걸 샐린저에게서
찾았어요
1680
01:42:25,796 --> 01:42:28,395
근데 제가 그 집에
들어가 사는 순간부터
1681
01:42:28,463 --> 01:42:30,895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죠
1682
01:42:33,130 --> 01:42:35,962
아주 확고하게 정해진
패턴대로 살았어요
1683
01:42:37,630 --> 01:42:42,062
처음으로 한 건
냉동 완두콩을 그릇에 담아서
1684
01:42:42,196 --> 01:42:45,829
익히진 않고
따뜻한 물을 붓죠
1685
01:42:46,030 --> 01:42:49,229
그럼 살짝 해동되고
약간 찬 정도가 돼요
1686
01:42:49,930 --> 01:42:51,862
그리곤 명상을 했죠
1687
01:42:51,996 --> 01:42:54,729
아니, 그는 명상했고
전 명상하려 노력만 했어요
1688
01:42:55,230 --> 01:42:57,862
제 마음은 여기저기
떠돌아다녔어요
1689
01:42:57,963 --> 01:43:00,029
그게 걸림돌이었죠
1690
01:43:00,996 --> 01:43:03,995
명상이 끝나면
둘 다 글을 썼어요
1691
01:43:04,363 --> 01:43:07,995
그는 캔버스 천으로 된
점프 수트를 입고 글을 썼죠
1692
01:43:08,130 --> 01:43:10,295
그걸 제복처럼
입곤 했어요
1693
01:43:10,396 --> 01:43:12,262
그럼 마치 군인이...
1694
01:43:12,330 --> 01:43:15,795
타자기로 전쟁을 하러
가는 거 같았죠
1695
01:43:18,796 --> 01:43:22,895
집필실에서 높은 책상 앞의
높은 의자에 앉아
1696
01:43:23,196 --> 01:43:24,895
타자기와 씨름했는데
1697
01:43:24,963 --> 01:43:28,095
아주 낡은 타자기라
소리가 많이 났어요
1698
01:43:30,430 --> 01:43:33,062
세상의 많은 부분과
단절했지만
1699
01:43:33,163 --> 01:43:36,295
세상을 관찰하는 데엔
늘 크나큰 관심을 보였죠
1700
01:43:37,030 --> 01:43:39,495
같이 살 때 제리를
많이 그렸어요
1701
01:43:39,663 --> 01:43:42,029
이건 제가
그의 무릎에 앉아
1702
01:43:42,163 --> 01:43:44,462
아주 오래된 음반을
듣는 건데
1703
01:43:44,530 --> 01:43:47,329
'앤드루스 시스터스'와
글렌 밀러와
1704
01:43:47,430 --> 01:43:50,295
이름이 기억 안 나는데
제2차 대전 때 활동했던
1705
01:43:50,363 --> 01:43:53,262
독일 가수의 음반을
많이 들었어요
1706
01:43:53,463 --> 01:43:56,662
이건 TV를 켜놓고
둘이 춤추는 그림이에요
1707
01:43:56,796 --> 01:43:58,129
로렌스 웰크의 쇼였어요
1708
01:43:58,230 --> 01:43:59,762
비누방울이 나오면
1709
01:43:59,830 --> 01:44:02,695
우린 쇼를 보다가
춤을 추곤 했죠
1710
01:44:03,230 --> 01:44:06,395
제 또래들은 다
뉴헤이븐에 가서
1711
01:44:06,563 --> 01:44:08,462
마약을 하면서
1712
01:44:08,696 --> 01:44:11,229
레드 제플린을 듣는데요
1713
01:44:14,530 --> 01:44:16,762
전 매일 타자기 소릴
들었어요
1714
01:44:16,896 --> 01:44:18,429
엄청 많이 들었죠
1715
01:44:19,463 --> 01:44:22,629
침실 옆에
공간이 하나 있었는데
1716
01:44:23,063 --> 01:44:25,129
금고가 있었어요
1717
01:44:26,496 --> 01:44:29,329
2권의 두꺼운
원고를 봤어요
1718
01:44:29,430 --> 01:44:34,195
저도 9권의 책을 써서
원고 크기가 어떤지 아는데
1719
01:44:34,530 --> 01:44:36,629
정말 두꺼운 원고였어요
1720
01:44:37,263 --> 01:44:40,095
읽어보지도 않았고
그가 보여주지도 않았어요
1721
01:44:40,163 --> 01:44:42,595
그에게 물어볼 생각도
안 했죠
1722
01:44:42,730 --> 01:44:44,529
제게 하나 보여준 건
1723
01:44:44,630 --> 01:44:47,295
찬찬히 앉아서
읽은 건 아니지만
1724
01:44:47,396 --> 01:44:50,429
글래스 가족의 아카이브로
1725
01:44:50,796 --> 01:44:52,595
그들은...
1726
01:44:53,263 --> 01:44:56,195
마치 그의 세계에 실존하는
친척인 양 리얼했어요
1727
01:44:56,496 --> 01:44:59,162
그 인물들을
마치 자식처럼
1728
01:44:59,430 --> 01:45:01,329
끔찍이 생각했어요
1729
01:45:09,530 --> 01:45:12,162
딱 한 번
그의 친구들을 만났는데
1730
01:45:12,263 --> 01:45:14,029
그건 정말로...
1731
01:45:14,696 --> 01:45:17,262
재앙에 가까운
잊지 못할 점심식사였죠
1732
01:45:17,663 --> 01:45:22,295
뉴욕까지 차 몰고 가선
'알공퀸'에 갔더니
1733
01:45:22,396 --> 01:45:24,462
윌리엄 숀이 있더라고요
1734
01:45:24,663 --> 01:45:27,229
윌리엄 숀을 엄청
좋아했던 거 같아요
1735
01:45:27,363 --> 01:45:29,029
제가 아는 작가도 있었죠
1736
01:45:29,096 --> 01:45:32,562
작품을 읽고 제가 좋아했던
릴리안 로스요
1737
01:45:32,630 --> 01:45:35,729
제리 말이
릴리안 로스와 윌리엄 숀은
1738
01:45:35,863 --> 01:45:37,895
몇 년째 연인 사이였다더군요
1739
01:45:37,996 --> 01:45:40,329
윌리엄 숀은
유부남이었지만
1740
01:45:40,430 --> 01:45:42,895
제리는 그 둘을
커플로 봤죠
1741
01:45:43,163 --> 01:45:46,895
로스가 전 어떤 글을
쓰냐고 묻길래
1742
01:45:46,996 --> 01:45:49,729
제 알량한 경력에 대해
늘어놨죠
1743
01:45:49,830 --> 01:45:51,562
'세븐틴' 잡지에 기고하고
1744
01:45:51,663 --> 01:45:54,829
'미스 틴에이지 아메리카'
심사를 했다고요
1745
01:45:54,930 --> 01:45:57,429
로스가 숀을
힐끗 보더군요
1746
01:45:57,530 --> 01:46:00,595
릴리안 로스가
그 점심에 대해 글을 쓴다면
1747
01:46:00,663 --> 01:46:02,895
어떻게 쓸지
훤히 보였어요
1748
01:46:05,896 --> 01:46:08,629
제리는 그 점심이
수치스러웠던 것 같아요
1749
01:46:08,763 --> 01:46:11,795
서둘러 식당을 나온 뒤
1750
01:46:11,896 --> 01:46:14,362
바로 본위트 텔러
백화점에 가서
1751
01:46:14,430 --> 01:46:18,829
제게 아주 비싼 검은색
캐시미어 코트를 사줬죠
1752
01:46:18,996 --> 01:46:22,429
릴리안 로스가
입었을 법한 걸로요
1753
01:46:25,896 --> 01:46:32,229
그는 순수함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었어요
1754
01:46:32,563 --> 01:46:36,362
우리 둘 다 그걸
지탱하긴 어려웠죠
1755
01:46:38,763 --> 01:46:41,329
하루는 전화가 울렸고
1756
01:46:41,996 --> 01:46:44,495
아주 짧게 말하더니
1757
01:46:44,830 --> 01:46:46,329
끊더군요
1758
01:46:47,330 --> 01:46:51,229
그리곤 사무실에서
나오는데
1759
01:46:52,296 --> 01:46:54,795
그런 표정은
생전 처음 봤어요
1760
01:46:57,396 --> 01:47:00,995
''타임' 잡지에서
내 연락처 알아'
1761
01:47:02,163 --> 01:47:04,062
'넌 내 인생을 망쳤어'
1762
01:47:12,363 --> 01:47:17,529
전 오랫동안 샐린저에 대한
정보는 일절 피했어요
1763
01:47:18,030 --> 01:47:22,995
그에 대해 물으면 아무 말 안 했고
그에 대해 쓰지도 않았죠
1764
01:47:24,496 --> 01:47:26,562
어느 날 뉴욕에서 파티에 갔는데
1765
01:47:26,663 --> 01:47:28,995
셋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였어요
1766
01:47:29,096 --> 01:47:33,262
한 여자가 제게 오더니
말하길
1767
01:47:33,630 --> 01:47:34,929
'그러니까...'
1768
01:47:35,230 --> 01:47:37,462
'댁이 샐린저와
동거했던 사람이군요'
1769
01:47:38,096 --> 01:47:39,962
'댁한테도 편지 많이 썼죠?'
1770
01:47:40,063 --> 01:47:41,129
그러더니...
1771
01:47:41,230 --> 01:47:44,762
'우리 집에 보모로 일하던
유학생도 편지 많이 받았어요'
1772
01:47:46,863 --> 01:47:51,029
그 순간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죠
1773
01:47:51,396 --> 01:47:54,729
{\an8}제리 샐린저로부터
1774
01:47:52,230 --> 01:47:54,729
그걸 시작으로 알게 된 게...
1775
01:47:54,896 --> 01:47:58,962
그가 수많은
젊은 여자들에게
1776
01:47:59,030 --> 01:48:01,962
편지를 보내곤
했었다는 거예요
1777
01:48:01,996 --> 01:48:05,195
사랑하는 제리가
1778
01:48:05,363 --> 01:48:08,929
{\an8}샐린저의 연애편지들이 돌아와
그를 골탕먹이고 있습니다
1779
01:48:05,430 --> 01:48:08,929
{\an1}더 데일리 쇼
1999년
1780
01:48:09,063 --> 01:48:13,229
은둔작가 샐린저가
70년대 초, 당시 18세의 작가
1781
01:48:13,330 --> 01:48:16,295
메이나드에게 쓴
지극히 사적인 편지 14통이
1782
01:48:16,396 --> 01:48:17,862
소더비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1783
01:48:17,930 --> 01:48:20,862
그녀는 폭로성
회고록을 썼지만
1784
01:48:20,930 --> 01:48:24,362
샐린저가 써 보낸 편지들이
경매에 올라오자
1785
01:48:24,430 --> 01:48:28,729
소프트웨어 개발자, 피터 노튼은
끔찍한 배신이라며
1786
01:48:28,830 --> 01:48:32,029
편지들을 사서
샐린저에게 돌려 보냈죠
1787
01:48:33,396 --> 01:48:35,962
그 책을 쓰겠다고
결심했을 때
1788
01:48:36,063 --> 01:48:37,962
제리 샐린저를
만나야 했어요
1789
01:48:38,030 --> 01:48:42,429
1997년 11월
1790
01:48:38,896 --> 01:48:40,829
{\an8}전 그의 숭배자들처럼
하지 않았어요
1791
01:48:40,896 --> 01:48:43,662
{\an8}즉, 먼 발치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거요
1792
01:48:45,096 --> 01:48:47,929
어떤 여자가 소리치더군요
'무슨 일이죠?'
1793
01:48:48,163 --> 01:48:52,295
'제리를 만나러 왔어요
조이스 메이나드라고 전해주세요'
1794
01:48:52,730 --> 01:48:55,329
그랬더니 고개를 돌려
창문으로 쳐다보며
1795
01:48:55,642 --> 01:49:01,095
{\an1}콜린 오닐 샐린저
세 번째 아내
1796
01:48:56,396 --> 01:48:58,129
{\an8}미소까지 띠었는데
1797
01:48:58,363 --> 01:49:02,429
{\an8}그때 들은 그 유학생
콜린이라는 걸 깨달았죠
1798
01:49:02,796 --> 01:49:05,429
그리고 문이 열리더니
그가 서있었어요
1799
01:49:05,596 --> 01:49:07,995
제게 손사래를 치면서
1800
01:49:08,230 --> 01:49:10,229
물었죠
'여긴 왜 왔지?'
1801
01:49:11,063 --> 01:49:14,029
제가 그랬죠
'물어볼 게 있어서 왔어요'
1802
01:49:16,030 --> 01:49:19,529
'전 당신 인생에서
어떤 용도였죠?'
1803
01:49:19,663 --> 01:49:22,995
'그 질문은, 그 질문은...'
1804
01:49:23,196 --> 01:49:26,862
'너는 그 질문에
답을 들을 자격이 없어'
1805
01:49:26,996 --> 01:49:31,462
그리고는 마구
퍼부어대더군요
1806
01:49:31,530 --> 01:49:34,329
'뭔가 쓰고
있다는 거 들었어'
1807
01:49:34,430 --> 01:49:35,929
'추억담이라지'
1808
01:49:35,996 --> 01:49:38,929
마치 무슨 외설적인 걸
쓰는 것처럼 말했어요
1809
01:49:39,496 --> 01:49:42,095
세상 돌아가는 걸
열심히 보고 있었던 거예요
1810
01:49:42,196 --> 01:49:44,262
그러더니
'난 처음부터 알았어'
1811
01:49:44,363 --> 01:49:46,629
'넌 이것밖에 못 되리란 걸'
1812
01:49:47,096 --> 01:49:48,429
'넌 아무 것도 못돼'
1813
01:49:48,563 --> 01:49:53,995
'넌 네 평생을 바쳐
무의미한 쓰레기를 쓰더니'
1814
01:49:54,063 --> 01:49:56,995
'이젠 날 이용하려 드는군'
1815
01:49:57,330 --> 01:50:02,029
그러더니
'조이스, 네 문제는 말이지'
1816
01:50:03,463 --> 01:50:04,829
'네가...'
1817
01:50:05,196 --> 01:50:06,429
'세상을...'
1818
01:50:06,496 --> 01:50:08,295
'사랑한단 거야'
1819
01:50:15,786 --> 01:50:19,805
{\an1}더 투데이 쇼
2000년
1820
01:50:15,796 --> 01:50:17,795
{\an8}마가렛 샐린저를 다시 모시고
1821
01:50:17,930 --> 01:50:20,995
{\an8}논란의 대상인 그녀의 회고록
'드림 캐처'에 대해 얘기 나누겠습니다
1822
01:50:21,096 --> 01:50:24,062
이 책은 명성을 뒤로 하고
은둔하고 있는 그녀의 아버지
1823
01:50:24,230 --> 01:50:26,929
J.D. 샐린저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824
01:50:27,263 --> 01:50:29,929
궁극적으로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1825
01:50:30,030 --> 01:50:33,729
자신의 구미에 맞는
인물들과
1826
01:50:33,896 --> 01:50:36,829
그런 인물들로만 가득 찬
세계를 창조하고 싶어서일까요?
1827
01:50:36,363 --> 01:50:41,329
1828
01:50:36,896 --> 01:50:39,529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829
01:50:40,030 --> 01:50:43,062
그게 확실히
1830
01:50:43,863 --> 01:50:45,862
맞다고 봅니다
1831
01:50:47,696 --> 01:50:50,029
그 책을 읽으면서
계속 울었어요
1832
01:50:50,296 --> 01:50:54,762
그 책이 얼마만큼
진실인지 모르겠지만
1833
01:50:56,430 --> 01:50:59,962
제가 읽었던 책 중
가장 슬펐어요
1834
01:51:04,463 --> 01:51:06,962
괜한 얘길 했나봐요
죄송해요
1835
01:51:07,063 --> 01:51:10,795
{\an8}매튜 샐린저
1978년
1836
01:51:07,763 --> 01:51:11,462
매튜 샐린저는
누나가 묘사한
1837
01:51:11,563 --> 01:51:16,429
{\an8}샐린저 가정에서의 어린 시절은
자신의 기억과 전혀 다르다 했어요
1838
01:51:12,555 --> 01:51:16,205
{\an1}
1839
01:51:16,763 --> 01:51:18,595
매우 단호하게 말했죠
1840
01:51:18,830 --> 01:51:23,095
요즘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1841
01:51:23,996 --> 01:51:26,462
- 아, 쉬워요, 아예 없거든요
- 없군요
1842
01:51:31,296 --> 01:51:32,429
{\an8}1980년 12월 8일
1843
01:51:32,430 --> 01:51:34,829
{\an8}1980년 12월 8일
뉴욕시
1844
01:51:32,930 --> 01:51:34,829
20구역 경찰서에
1845
01:51:34,963 --> 01:51:38,162
웨스트 72번가 1번지에서
총기 발사 신고가 들어왔어요
1846
01:51:38,463 --> 01:51:39,362
거긴 다코타 아파트였죠
1847
01:51:39,463 --> 01:51:42,095
경찰이 올 때까지
못 기다리겠더군요
1848
01:51:42,230 --> 01:51:45,595
어쩔 줄 몰라 주머니에서
'호밀밭의 파수꾼'을 꺼냈죠
1849
01:51:47,330 --> 01:51:50,895
서있던 어떤 남자가 말했어요
'바로 저 남자가 쐈어요'
1850
01:51:51,430 --> 01:51:55,462
그래서 총을 겨누곤
채프먼을 잡아 벽으로 밀었죠
1851
01:51:56,530 --> 01:52:01,029
그리곤 관할구역 경찰 둘이
존 레논을 들고 날랐고
1852
01:52:01,163 --> 01:52:04,262
제 눈높이에서
존 레논의 얼굴이 보였는데
1853
01:52:02,030 --> 01:52:05,929
1854
01:52:04,396 --> 01:52:07,162
눈은 감은 채
입에선 피를 흘렸죠
1855
01:52:07,230 --> 01:52:11,395
경찰차에 싣고
즉시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1856
01:52:11,663 --> 01:52:15,029
그를 살리려고요
전 채프먼에게 수갑을 채우고
1857
01:52:15,530 --> 01:52:17,862
내려다보며 말했죠
'이게 당신 옷이오?'
1858
01:52:17,963 --> 01:52:19,762
그가 '네, 책도 내 거요'
1859
01:52:19,830 --> 01:52:22,429
그래서 책을 봤더니
'호밀밭의 파수꾼'이었어요
1860
01:52:22,496 --> 01:52:25,595
전 말 그대로
소설 안에서 살았는데
1861
01:52:25,763 --> 01:52:27,462
그게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에요
1862
01:52:27,663 --> 01:52:30,795
명심할 건
우리가 만들어낸 것들은
1863
01:52:31,063 --> 01:52:33,295
상징적인 거든
언어를 통한 거든
1864
01:52:33,430 --> 01:52:36,962
우리가 그 영향력을
어찌할 순 없다는 거예요
1865
01:52:37,063 --> 01:52:39,795
샐린저는 그의 우울함을
홀든에게 주입했는데
1866
01:52:39,896 --> 01:52:41,229
거의 흑마술이죠
1867
01:52:41,363 --> 01:52:44,995
그의 우울함은 가실지 몰라도
인물은 살아서
1868
01:52:45,063 --> 01:52:50,162
그 인물의 우울함을 자신에게
이입하는 독자도 있거든요
1869
01:52:46,496 --> 01:52:49,462
1870
01:52:50,630 --> 01:52:55,362
그가 자신과 독자 사이에 만들어낸
대화는 너무 긴밀해서
1871
01:52:55,496 --> 01:52:57,295
자칫 잘못 읽으면
1872
01:52:57,363 --> 01:53:01,495
문화에 대한
홀든의 반감을
1873
01:52:59,030 --> 01:53:03,129
1874
01:53:01,863 --> 01:53:03,662
살인 면허로 받아들이죠
1875
01:53:03,663 --> 01:53:05,962
1876
01:53:04,696 --> 01:53:09,162
책을 지녔다는 건
샐린저와 함께 있었고
1877
01:53:09,430 --> 01:53:11,062
홀든과 함께 있었다는 거죠
1878
01:53:11,130 --> 01:53:12,662
홀든이
폭력적이진 않지만
1879
01:53:12,763 --> 01:53:16,062
누군가를 쏘고 싶다는
폭력적인 생각을 갖고 있죠
1880
01:53:16,196 --> 01:53:18,229
책에 '죽인다'는 표현이
많아요
1881
01:53:18,296 --> 01:53:21,695
'이건 사람 사격 모자야
난 사람을 죽일 때 이 모자를 써'
1882
01:53:21,796 --> 01:53:24,762
'가짜'란 단어도
30번 넘게 사용됐죠
1883
01:53:24,863 --> 01:53:28,162
채프먼은 '에스콰이어' 잡지에서
기사를 읽었어요
1884
01:53:28,230 --> 01:53:30,362
기사의 주제는...
1885
01:53:30,363 --> 01:53:31,829
'존 레논은 변절자였다'
1886
01:53:30,463 --> 01:53:31,895
1887
01:53:32,496 --> 01:53:33,829
'존 레논은 가짜였다'
1888
01:53:34,363 --> 01:53:37,695
혼잣말로 그랬어요
'저 가짜, 저 나쁜 놈'
1889
01:53:37,830 --> 01:53:40,095
그 책을 왜곡된
관점으로 읽으면
1890
01:53:40,330 --> 01:53:44,029
홀든의 무기력을
신랄하게 느낀 나머지
1891
01:53:44,130 --> 01:53:46,595
'그래
나도 무기력해진다'
1892
01:53:47,330 --> 01:53:49,962
존 레논은
하찮은 사람한테 말을 걸며
1893
01:53:50,096 --> 01:53:52,262
가식적으로
앨범에 사인했죠
1894
01:53:52,330 --> 01:53:55,629
근데 그는 리무진을 타고 다니는
화려한 록스타인 거예요
1895
01:53:55,730 --> 01:53:56,895
저기요
그는 가짜예요
1896
01:53:56,963 --> 01:53:58,262
현실을 가르쳐주마
빵!
1897
01:53:58,430 --> 01:54:00,229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 씀
1898
01:54:00,363 --> 01:54:03,262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
제게 편지를 쓰길
1899
01:54:03,396 --> 01:54:05,495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어야만
1900
01:54:05,563 --> 01:54:07,862
{\an8}스티븐에게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시오
1901
01:54:05,596 --> 01:54:09,262
왜 그가 살인을 저질렀나
이해할 수 있다는 거예요
1902
01:54:09,363 --> 01:54:12,929
공개 법정에서 선고 받을 때
그 소설의 일부를 낭독했어요
1903
01:54:13,463 --> 01:54:16,629
이것이 제 진술입니다
'이것이'에 밑줄
1904
01:54:16,863 --> 01:54:20,562
만일 누구 한 명이 제 글로
1905
01:54:20,863 --> 01:54:24,129
사람을 죽인 걸
정당화한다면 그러겠죠
1906
01:54:24,363 --> 01:54:26,495
'맙소사, 다들 미쳤구나'
1907
01:54:26,871 --> 01:54:30,063
{\an1}1981년 3월 30일
워싱턴 D.C.
1908
01:54:29,430 --> 01:54:31,495
{\an8}존 레논의 죽음으로
끝난 게 아니에요
1909
01:54:31,596 --> 01:54:35,395
유명인이 죽을 때마다
계속 대가를 지불하는 거고
1910
01:54:35,463 --> 01:54:38,462
존 힝클리처럼
그 책을 지녔을 수도 있죠
1911
01:54:38,863 --> 01:54:42,429
영재였던 힝클리는
레이건 대통령과 공보관을 쐈고
1912
01:54:42,530 --> 01:54:47,195
자신의 변론이 궁금하면
'호밀밭의 파수꾼'만 읽으면 된댔죠
1913
01:54:47,348 --> 01:54:50,133
{\an1}1989년 7월 18일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1914
01:54:47,863 --> 01:54:51,762
{\an8}레베카 셰이퍼는 '대부3' 대본의
배달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1915
01:54:50,196 --> 01:54:51,762
{\an1}마샤 클라크
전 지방검사보
1916
01:54:52,396 --> 01:54:54,695
{\an8}- 문으로 다가가자...
- 이렇게...
1917
01:54:53,102 --> 01:54:54,621
{\an1}로버트 바르도
1918
01:54:56,663 --> 01:54:59,029
증거물 사이에서
발견된 게
1919
01:54:59,130 --> 01:55:01,395
'호밀밭의 파수꾼'이었어요
1920
01:55:01,630 --> 01:55:06,462
그런데 세 명이 제가 쓴 글로
살인을 정당화한다면
1921
01:55:06,696 --> 01:55:09,462
전 정말 너무 너무
괴로울 것 같아요
1922
01:55:09,596 --> 01:55:12,662
한 명이 아니라
연달아 세 명이니까요
1923
01:55:20,996 --> 01:55:24,195
시내에서 보면
인사를 건네곤 했는데
1924
01:55:22,896 --> 01:55:27,762
1925
01:55:24,263 --> 01:55:27,195
바로 옆을 지나도
인사를 안 하더군요
1926
01:55:27,763 --> 01:55:29,629
잘 아는 사이인데도요
1927
01:55:39,230 --> 01:55:41,195
1980년 6월 13일
1928
01:55:41,363 --> 01:55:44,329
존 레논 살해 6개월 전
1929
01:55:44,496 --> 01:55:46,762
서점 하는 친구와
얘길 하다가
1930
01:55:46,830 --> 01:55:51,662
제가 진짜 뉴햄프셔에 가서
샐린저를 찾을까 한다니까
1931
01:55:51,763 --> 01:55:54,029
왜, NASA에 전화해서
1932
01:55:54,130 --> 01:55:57,095
우주선에도
타겠다 하지 그래
1933
01:55:57,830 --> 01:56:00,462
거기선 'J.D. 샐린저'라는
이름만 꺼내도
1934
01:56:00,563 --> 01:56:02,229
모두 적이 되더군요
1935
01:56:02,296 --> 01:56:05,629
아이스크림 가게 아줌마는
아이스크림도 안 팔겠대요
1936
01:56:06,096 --> 01:56:09,795
'어휴, 친절한 곳은 아니구나'
했죠
1937
01:56:10,130 --> 01:56:12,895
가게 아저씨가 조언하길
샐린저에게 할 말 있으면
1938
01:56:13,230 --> 01:56:16,595
우체국에 쪽지를 남기라더군요
주소도 필요 없다고
1939
01:56:16,863 --> 01:56:20,329
노트 사 들고 나가
길에 앉아 쪽지를 썼죠
1940
01:56:20,396 --> 01:56:23,995
그의 집에 가긴 싫었어요
그 선만은 넘지 않으려 했죠
1941
01:56:24,130 --> 01:56:26,962
그가 자진해서
저 있는 데로 온다면
1942
01:56:27,063 --> 01:56:29,762
다들 양심이 있는 한
제가 침범을 했다거나
1943
01:56:29,830 --> 01:56:33,362
덫을 놓았다거나 하며
욕하진 못할 거라 생각했어요
1944
01:56:34,096 --> 01:56:35,595
전 준비가 됐고
1945
01:56:35,696 --> 01:56:38,029
있겠다던 데
앉아서 기다렸죠
1946
01:56:38,163 --> 01:56:40,895
굳이 가서 만날
필요는 없었죠
1947
01:56:40,963 --> 01:56:44,162
정말 은둔생활을
고수하고 싶다면
1948
01:56:44,330 --> 01:56:45,462
안 가면 그만이죠
1949
01:56:46,263 --> 01:56:48,862
그리고 그가 왔어요
다리를 걸어왔는데
1950
01:56:49,096 --> 01:56:51,229
그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이 안됐어요
1951
01:56:51,296 --> 01:56:53,962
책 뒷면에 나온 사진은
많이 봤지만
1952
01:56:54,063 --> 01:56:56,429
그동안 나이가
들기도 했고
1953
01:56:56,596 --> 01:56:59,595
실제로 보면
많이 다르기도 하잖아요
1954
01:56:59,730 --> 01:57:01,029
막상 그를 보자
좀 충격이었죠
1955
01:57:01,096 --> 01:57:04,062
생각만큼 키는 컸지만
완전 백발이었어요
1956
01:57:04,163 --> 01:57:06,029
그건 예상 못 했어요
1957
01:57:07,463 --> 01:57:09,662
악수하더니 말했죠
1958
01:57:09,730 --> 01:57:13,162
'작가라면
신문사는 관두시오'
1959
01:57:13,830 --> 01:57:16,095
'신문은 쓸모가 없소'
1960
01:57:16,996 --> 01:57:20,562
출판행위는 가장 나쁜
행위라며
1961
01:57:21,296 --> 01:57:23,562
자신은 글을 계속 쓰지만
1962
01:57:23,963 --> 01:57:25,995
자기 자신을 위해 쓴다고요
1963
01:57:26,130 --> 01:57:27,995
글은 그렇게 써야 한다며
1964
01:57:28,096 --> 01:57:30,362
글을 쓰는 이유는
각자 다르더라도
1965
01:57:30,430 --> 01:57:32,629
언제나 자신만을 위해
써야 한다고
1966
01:57:32,763 --> 01:57:34,895
유일하게 중요한 건
글쓰기 자체라고요
1967
01:57:35,730 --> 01:57:37,829
J.D. 샐린저의 말이었죠
1968
01:57:38,230 --> 01:57:39,529
뭐에 대해 쓰는 거죠?
1969
01:57:39,596 --> 01:57:41,162
이것만은 알려주겠다며
1970
01:57:41,363 --> 01:57:44,162
홀든에 대해
그가 쓴 이야기보다
1971
01:57:44,363 --> 01:57:47,162
훨씬 더 중요한 거라면서
1972
01:57:48,463 --> 01:57:52,695
지금 쓰고 있는 글들에서
아주 심각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며
1973
01:57:52,896 --> 01:57:56,462
그것들과 씨름 중이라 했어요
계속 '글'이라 표현했죠
1974
01:57:56,755 --> 01:58:01,135
{\an1}베티 앱스
1980년
1975
01:57:57,130 --> 01:57:58,962
{\an8}전 집요했어요
혹시...
1976
01:57:59,030 --> 01:58:02,729
{\an8}'호밀밭의 파수관' 속편을
쓸 건지 알고 싶었거든요
1977
01:58:03,030 --> 01:58:05,895
그랬더니 좀 짜증을 내고
흥분하길래
1978
01:58:05,996 --> 01:58:08,762
전 결국 노트와 펜을
내려놓고
1979
01:58:08,830 --> 01:58:10,829
똑바로 보고 물었죠
1980
01:58:11,163 --> 01:58:13,095
'여긴 왜 오셨어요?'
1981
01:58:13,396 --> 01:58:16,295
그랬더니 그 맹렬한 모습을
좀 누그러뜨리고
1982
01:58:16,396 --> 01:58:17,895
팔짱을 풀더니
1983
01:58:18,063 --> 01:58:22,395
홀든 얘길 쓴 건
실수 같다고 했어요
1984
01:58:37,030 --> 01:58:40,162
더 이상 평범하게 살 수
없었으니까요
1985
01:58:40,763 --> 01:58:42,795
아이들도 마찬가지고
1986
01:58:43,330 --> 01:58:46,262
왜 자기 인생인데
자기 것이 아닐까?
1987
01:58:50,796 --> 01:58:52,929
그리곤 뒤돌아 걸어갔죠
1988
01:58:53,614 --> 01:58:57,582
{\an1}J.D. 샐린저
1980년 6월
1989
01:58:53,930 --> 01:58:55,362
{\an8}걸어가는 걸 보며
1990
01:58:55,430 --> 01:58:57,795
{\an8}다리로 가는
사진을 찍었는데
1991
01:58:58,963 --> 01:59:02,595
마치 그의 태도를
상징하는 것 같았어요
1992
01:59:02,863 --> 01:59:04,895
'나 좀 그냥 내버려둬'
1993
01:59:11,882 --> 01:59:16,529
{\an1}샐린저 자택
2010년
1994
01:59:13,296 --> 01:59:15,795
{\an8}J.D. 샐린저는
하워드 휴즈와 무척 닮았어요
1995
01:59:15,896 --> 01:59:19,862
{\an8}자신의 영역을
철저히 통제하는 사람이죠
1996
01:59:20,163 --> 01:59:24,862
그가 깔고 앉아있는 게
뭔지는 두고 봐야겠죠
1997
01:59:20,630 --> 01:59:24,862
1998
01:59:25,263 --> 01:59:28,929
2008년 J.D. 샐린저는
'J.D. 샐린저 문학 신탁'을 만들어
1999
01:59:28,996 --> 01:59:34,395
그의 모든 글의 '제반 권리, 제목
저작권 관련 이익'을 위탁했다
2000
01:59:37,230 --> 01:59:40,629
본인 뜻대로 할 권리가
충분히 있죠
2001
01:59:39,596 --> 01:59:44,462
2002
01:59:40,763 --> 01:59:44,929
사실 그런 권리가 있든 없든
자기 맘대로 했을 거예요
2003
01:59:45,063 --> 01:59:49,062
그 신탁은 '호밀밭의 파수꾼'이
영화화되는 걸 막고
2004
01:59:49,163 --> 01:59:54,695
1965년 이후 샐린저가 쓴 일부 작품의
출판 시기를 정하는 역할을 한다
2005
01:59:54,696 --> 01:59:57,962
지난 40년 내내
뭘 썼냐고 묻고 싶어요
2006
01:59:55,830 --> 02:00:00,129
2007
01:59:58,030 --> 02:00:00,129
다들 알고 싶지 않나요?
2008
02:00:00,996 --> 02:00:02,529
문학계의 엄청난 미스터리죠
2009
02:00:02,663 --> 02:00:05,995
작품이 더 있다고
믿고 싶고 보고 싶군요
2010
02:00:03,496 --> 02:00:05,995
2011
02:00:06,330 --> 02:00:09,695
'프래니와 주이', '시모어, 서문'
맨 뒷장에 적길
2012
02:00:09,830 --> 02:00:11,295
다른 단편을
쓰고 있댔어요
2013
02:00:11,296 --> 02:00:12,962
그게 너무 보고 싶어요
2014
02:00:12,963 --> 02:00:15,562
그가 내일 책을 낸다면
2015
02:00:15,996 --> 02:00:20,229
베스트셀러 1위가 되겠죠
바로 다음 날로요
2016
02:00:20,730 --> 02:00:24,129
무척 뿌듯해 하시며
파일을 보여주셨는데
2017
02:00:22,469 --> 02:00:29,501
2018
02:00:24,263 --> 02:00:27,829
빨간 점의 뜻은
'내가 죽은 뒤 발간한다'고
2019
02:00:27,896 --> 02:00:30,895
녹색 점의 뜻은
'교정이 필요하다'였죠
2020
02:00:30,996 --> 02:00:34,262
누가 그 암호를 풀면
세기적 사건이 되겠죠
2021
02:00:34,763 --> 02:00:38,062
만약 그가 책을 출간하고
그 책이 훌륭하다면
2022
02:00:38,196 --> 02:00:42,795
그 어떤 미국 작가도 누려보지 못한
제2의 전성기가 되는 거죠
2023
02:00:38,896 --> 02:00:42,795
2024
02:00:44,863 --> 02:00:47,295
9년 념게 행해진
비공식 인터뷰를 통해
2025
02:00:47,363 --> 02:00:50,995
우리는 샐린저가 아래 작품들의 출간을
허락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26
02:00:50,996 --> 02:00:56,262
이 정보는 2개의 출처에 의해
제공되고 입증되고 확인되었다
2027
02:00:57,396 --> 02:01:00,095
방첩부대원의 일기
2028
02:01:00,463 --> 02:01:02,362
샐린저가 쓴 중편소설로
2029
02:01:02,430 --> 02:01:05,695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한 방첩부대원이 기록한
2030
02:01:05,763 --> 02:01:08,595
일기의 형식이며
결말은 홀로코스트로 끝난다
2031
02:01:11,696 --> 02:01:14,229
일기의 내용은 그가
민간인 및 군인들과 교류하며
2032
02:01:14,363 --> 02:01:17,262
하루하루 전쟁의 공포와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33
02:01:18,396 --> 02:01:20,529
제2차 세계대전의
러브 스토리
2034
02:01:20,796 --> 02:01:23,862
제2차 세계대전 중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 장편소설도 있는데
2035
02:01:23,996 --> 02:01:27,929
샐린저/X하사의 첫 아내, 실비아 웰터와의
복잡한 관계를 토대로 한다
2036
02:01:31,130 --> 02:01:34,162
두 주인공이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에서 만나
2037
02:01:34,296 --> 02:01:36,329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
2038
02:01:36,430 --> 02:01:39,629
실제 그들처럼 소설에서도
그들은 텔레파시가 통하는 경험을 한다
2039
02:01:40,563 --> 02:01:42,262
종교 설명서
2040
02:01:42,496 --> 02:01:44,629
베단타 종교의 설명서로
2041
02:01:44,763 --> 02:01:48,229
단편들과 우화들로
구성되어 있다
2042
02:01:51,530 --> 02:01:54,329
글래스 가족의
완전한 연대기
2043
02:01:54,563 --> 02:01:57,695
'글래스 가족'은 기존의
글래스 가족 이야기들을 전부 모아
2044
02:01:57,763 --> 02:02:01,562
5편의 새 단편까지 추가해
이 허구적 가족의 세계를 확장한다
2045
02:02:01,663 --> 02:02:05,829
이 책은 글래스 가족의
상세한 가계도로 시작된다
2046
02:02:06,030 --> 02:02:08,362
5편의 새 단편은
시모어 글래스에 대한 것으로
2047
02:02:08,496 --> 02:02:10,595
첫 4편의 단편은
자살로 귀결되는
2048
02:02:10,663 --> 02:02:13,129
그의 30년 인생과
신에 대한 평생의 탐구를 다룬다
2049
02:02:13,196 --> 02:02:16,495
첫 단편에서, 시모어와 버디는
1926년 어느 파티에서
2050
02:02:16,630 --> 02:02:19,995
'현명한 아이'라는
어린이 퀴즈 쇼에 차출된다
2051
02:02:20,130 --> 02:02:23,929
마지막 단편은
시모어의 내세를 다룬다
2052
02:02:24,130 --> 02:02:26,329
버디 글래스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 단편들은
2053
02:02:26,430 --> 02:02:28,762
베단타 교의 교리로
가득 차 있다
2054
02:02:29,763 --> 02:02:31,462
그 외의 홀든 콜필드
2055
02:02:31,730 --> 02:02:34,862
샐린저는 1942년 썼던
초창기 콜필드의 이야기인 미발표작
2056
02:02:34,996 --> 02:02:38,729
'마지막이자 최고의 피터팬들'을
온전히 재구성했다
2057
02:02:43,130 --> 02:02:47,129
이 단편은 '호밀밭의 파수꾼'
그외 다른 콜필드 이야기들과 함께
2058
02:02:47,196 --> 02:02:50,129
콜필드 가족의 역사를
완성한다
2059
02:02:52,496 --> 02:02:54,662
글래스 가족과
콜필드 가족의 연대기는
2060
02:02:54,763 --> 02:02:57,195
샐린저의 대표작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2061
02:02:57,330 --> 02:03:03,095
이로서 그는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비범한
두 가족의 역사를 완성해냈다
2062
02:03:03,430 --> 02:03:08,895
이 작품들은 2015년과 2020년
어느 시점부터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
2063
02:03:15,263 --> 02:03:19,995
샐린저를 만나봤냐고
물어봐 주셨으면 해요
2064
02:03:21,030 --> 02:03:24,162
버그 씨, 샐린저를
만난 적이 있나요?
2065
02:03:25,363 --> 02:03:27,795
샐린저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2066
02:03:28,530 --> 02:03:30,529
만날 뻔했죠
2067
02:03:31,630 --> 02:03:34,962
맥스웰 퍼킨스에 대한 책을
쓰려고 취재하던 중에
2068
02:03:35,063 --> 02:03:38,329
맥스웰 퍼킨스 여동생을
찾아가서
2069
02:03:38,463 --> 02:03:40,495
저녁을 먹으며 그랬어요
2070
02:03:40,596 --> 02:03:42,495
'세상에, 오면서 보니까'
2071
02:03:42,596 --> 02:03:47,329
'지붕 있는 다리만 건너면
뉴햄프셔 주, 코니시 같아요'
2072
02:03:48,096 --> 02:03:51,762
'샐린저가 거기 사는데
보신 적 있으세요?'
2073
02:03:52,563 --> 02:03:54,795
그러자 그걸 왜 묻냐길래
2074
02:03:55,096 --> 02:03:57,462
그냥 궁금해서라고 했죠
2075
02:03:57,730 --> 02:03:59,562
그러자 '그게...'
2076
02:03:59,763 --> 02:04:03,995
'사실은 어젯밤 당신이 앉은
그 의자에 앉았었어요'
2077
02:04:04,696 --> 02:04:06,562
'저녁을 대접했거든요'
2078
02:04:06,696 --> 02:04:08,929
제가 농담 마시라니까
2079
02:04:09,130 --> 02:04:13,129
진짜로 우편물 가지러
이 동네에 온다더군요
2080
02:04:13,530 --> 02:04:16,829
그럴 때 가끔 들러서
저녁 먹고 간다고요
2081
02:04:17,030 --> 02:04:19,029
'진짜 샐린저가요?' 했죠
2082
02:04:19,630 --> 02:04:21,162
몇 년째 이 영화를 찍던 중
2083
02:04:21,263 --> 02:04:23,695
뉴햄프셔 주, 코니시에서의
마지막 날에 전화가 와서
2084
02:04:23,796 --> 02:04:25,895
시간과 장소를 알려준 뒤
우리더러 거기 가보라 했다
2085
02:04:25,996 --> 02:04:28,129
샐린저가 전해온
말이라고 믿는다
2086
02:04:28,230 --> 02:04:31,962
다음은 샐린저의
마지막 기록 영상이다
2087
02:04:32,602 --> 02:04:40,987
{\an1}J.D. 샐린저의
마지막 기록 영상
2088
02:04:37,363 --> 02:04:38,795
{\an8}그러면서...
2089
02:04:39,063 --> 02:04:40,795
{\an8}'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2090
02:04:40,963 --> 02:04:44,229
{\an8}'샐린저와 당신을
저녁에 초대한다면'
2091
02:04:44,563 --> 02:04:46,829
'뭘 물어보고 싶으세요?'
2092
02:04:47,563 --> 02:04:50,762
그래서 아직도
글을 쓰는지 알고 싶다고
2093
02:04:52,830 --> 02:04:55,862
그랬더니 아직도
쓰고 있다더군요
2094
02:04:56,730 --> 02:04:58,695
제가 그러냐고 했더니
2095
02:04:58,996 --> 02:05:01,129
더 알고 싶은 게
있냐더군요
2096
02:05:01,196 --> 02:05:03,762
그냥 잘 지내는지
궁금했다니까
2097
02:05:04,530 --> 02:05:06,462
잘 지낸다더군요
2098
02:05:12,596 --> 02:05:15,762
그러더니 '그럼 이젠
굳이 만날 필요 없죠?'
2099
02:05:16,496 --> 02:05:18,429
식사는 날아갔죠
2100
02:05:19,063 --> 02:05:22,462
그게 샐린저에게
가장 가까이 갔던 거예요
2101
02:05:25,763 --> 02:05:29,162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는
2010년 1월 27일 타계했다
2102
02:05:29,330 --> 02:05:31,695
그의 나이 91세였다
2103
02:07:06,663 --> 02:07:08,829
{\an3}'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책 인데
2104
02:07:08,963 --> 02:07:11,529
{\an3}매우 외설적인
부분이 있고...
2105
02:07:11,963 --> 02:07:12,929
{\an3}좋았어!
2106
02:07:13,030 --> 02:07:15,462
{\an3}강하고 저속한
표현이 가득해서
2107
02:07:16,063 --> 02:07:19,595
{\an3}미국의 수많은 학교에서
금지도서로 지정돼 있다
2108
02:07:19,663 --> 02:07:22,162
{\an3}너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2109
02:07:22,296 --> 02:07:23,562
{\an3}빨리 읽고 싶어!
2110
02:07:23,630 --> 02:07:26,262
{\an3}오늘 순서는
워싱턴 소식
2111
02:07:26,363 --> 02:07:29,295
{\an3}그리고 역사상 가장 평가절하된
대통령을 재조명합니다
2112
02:07:29,463 --> 02:07:32,595
{\an3}그리고 오늘의 초대손님은
작가 J.D. 샐린저를 모셨습니다
2113
02:07:35,263 --> 02:07:37,229
{\an3}샐... 샐린저가
출연한다구요?
2114
02:07:37,330 --> 02:07:39,262
{\an3}네, 새 책이 나와서
홍보 중이라
2115
02:07:39,363 --> 02:07:41,829
{\an3}몇 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했어요
2116
02:07:41,896 --> 02:07:43,729
{\an3}스티븐, 당신 지금...
2117
02:07:44,230 --> 02:07:45,662
{\an3}거짓말이잖아요
2118
02:07:45,863 --> 02:07:48,695
{\an3}- 그렇죠?
- 출연해달라고 부탁은 했어요
2119
02:07:48,896 --> 02:07:50,662
{\an3}이거 좀 빨리 읽으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