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and.Is.Mine.2017.LIMITED.1080p.BluRay.x264-SNOW *24fps*

수입/배급 ㈜싸이더스
공동배급 무브먼트

 

인생은

 

그 따분함으로 볼 때
피할 만하다

 

노동과 집안일에서
벗어날 수 없는 부모

 

저녁 밥상에선
싸움이 일고

 

뉴스엔
미아 사건이 나오고

 

그렇게 서서히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다른 음반을 고르고
약 뚜껑을 열어

 

종말을 기다리는 게
나을까?

 

불을 끄고 이불 속에 누워

 

늘 원했던 세계에 닿을 때까지
잠드는 게 나을까?

 

거긴 지금
이 세상보다 나을까?

 

1976년, 맨체스터

 

그만 좀 끄적거려

 

맥주 두 병요

 

그렇게 끄적거릴 시간에

 

밴드를 찾았으면
무대에 섰겠다

 

독자란을 누가 읽어?

 

스티븐, 좀 놀린 것 갖고
뭘 그래?

 

한 병 더 줘요

 

토요일 밤에
시내에 갈까?

 

새로 생긴
클럽에도 가보고

 

장례식처럼
가만있을걸 뭐

 

네 장례식으로 하자
맘에 들 거야

 

앤지, 인생엔 더 의미...

 

- 계속 가
- 뭐?

 

얻어맞기 전에 계속 가

 

10초만 그냥
자연스럽게 걸어

 

병신들!

 

저 거만한 년은 누구야?

 

- 저 새끼랑 뭐지?
- 여자 같은 새끼

 

일자리는 찾았니?

 

아니요

 

그렇게 빈둥거려선
못 찾을 거다

 

맞는 게 없어요

 

맞는 게 없다니
그게 뭔 소리냐?

 

애 좀 그냥 둬

 

- 취업은 해야지
- 글을 쓰고 싶대

 

자기 이름도 못 쓰는
주제에 글을 써?

 

왜 맨날 이래?

 

괜찮아?

 

록시 테이프가 없어

 

- 아니, 내 말은...
- 몇 년째 저러는데 뭐, 앤지

 

심각한 거야?

 

나한테 얘기할래?

 

맘속에 쌓아 봤자
소용없어

 

- 인생은 짧아
- 뻔하게 사니까 그렇지

 

됐어

 

무어의 괴물

 

이게 우리였다면
어땠을까?

 

살해돼 묻혔다면?

 

NME 독자들에게

 

맨체스터는
아름다운 곳이다

 

당신이 병상에 누운
농아라면 말이다

 

여기 음악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의 전유물로서

 

미묘함과 변화에 대한
이들의 관심은

 

도살장에 대한 돼지의 관심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의 공연은
오랜 배변활동 후에

 

휴지가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 느낌이다

 

혹시 애매했을까 봐
다시 말하면, 별로였다

 

"잉글랜드 이즈 마인"

 

밴드 구함
뉴욕 돌스, 데이비드 보위, 케네스 윌리엄스 좋아함
보컬 스티븐

 

이 밴드 어때?

 

아니라고 봐

 

신경질은 안 내니
참 다행이야

 

여기 있네

 

"걸 밴드
미성 보컬 구함"

 

- 너, 앵앵대잖아
- 재미없거든

 

뭘 찾아보란 거야?

 

내 말은 듣지도 않는데
왜 매주 끌고 오냐?

 

밴드 구함
뉴욕 돌스, 패티 스미스, 루 리드 좋아함
기타리스트 빌리

 

대박!

 

 

네, 좋아요

 

그럼 내일 만나요

 

- 잘됐네요, 그럼 이만
- 네, 그럼

 

약속 잡았어

 

저 사람 같은데

 

맞는 것 같아?

 

가죽 재킷
맞지

 

빨간 머리
맞잖아

 

신발이 별로야

 

그냥 눈만
쳐다보며 말해

 

1분만 이따

 

교황이라도 만나냐?

 

같이 나갈 거야
말 거야?

 

- 같이?
- 네 매니저로

 

- 맙소사!
- 열까지 셀까?

 

10, 9, 8, 7...

 

- 알았어!
- 6, 5...

 

계속 뚱해 있을 거야?

 

- 그런 거 아냐
- 그럼 뭔데?

 

그래, 맞아

 

말도 않고 가버린 건
너잖아

 

가만있으면
일이 풀리니?

 

- 그럴 수도 있지
- 어이없어, 진짜

 

슈퍼에 취업하는 게
낫겠다

 

- 애지, 너처럼?
- 꺼지셔, 마마보이!

 

세상엔 진짜 힘들게
사는 사람들도 있어

 

말을 말자

 

어른 되면 연락해라

 

엄마 잘 돌봐드려

 

메리 크리스마스네?

 

누나 고기는
누가 잘라주나?

 

바보 같은 녀석

 

스티븐 모리세이는 본인 음성을 좋아해서
분명 혼잣말도 잘할 것이다

 

또 너무 똑똑해서
가끔 스스로 한 말도 이해 못 할 것이다

 

독자, 린더

 

안녕

 

맥주 주세요

 

DJ예요?

 

그 음반은 뭐예요?

 

야, 얼간아
사람이 말을 하잖아!

 

가스, 전기, 집세
우윳값, 시청료

 

NME 독자들에게...

 

고소득과 미래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

 

이번엔 또 뭐야?

 

점심 약속 있나?
스티븐

 

 

취소해, 난장판이
됐으니 치워야지

 

정신 좀 차리라고!

 

- 잘했어
- 호모 새끼

 

둘 다 일이나 해

 

영국에서
혁명이 일어난다면

 

다 같이 단두대에
서는 편이 낫다

 

인생에서 반복적인 일 중에
가치 있는 건 없다

 

중요한 것은
정신이다

 

정신 덕에 생각하고
느낄 수 있으며

 

진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다른 이들 눈엔
기계 부품만 보이는 곳일지라도

 

남동생께서
출세 가도를 달리시네

 

그러지 마

 

연필깎이 팀장이래

 

맘대로 떠드셔

 

섹스 피스톨즈

 

섹스 피스톨즈
맨체스터 공연

 

6월 4일 금요일

 

언제나 부끄러워
속마음을 말하지 못해

 

느려터진 내가 걱정돼

 

다른 연인들은 즐거운데

 

그대의 마법에 걸린 난
벗어날 수 없네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열정적인 내 모습이

 

그대는 왜 그럴까
궁금해할 테지만...

 

맥주 한 병만요

 

고마워요

 

사과할게요

 

왜요?

 

"스티븐 모리세이는
본인 음성을 좋아해서..."

 

꼭 필요한 코멘트라

 

고맙네요

 

세미콜론을
좀 더 써요

 

글은 좋은데
좀 더 과감하게 써도 돼요

 

제인 오스틴도 아니고
딱딱하잖아요

 

린더, 가자

 

파티에 같이 가죠

 

싫어하는 밴드 욕하고
놀아요

 

이쪽은 스티븐
출판물 작가야

 

- 동료 작가군
- 반가워요

 

난 코트 가져올게

 

잘 대해줘

 

글을 쓴다고요?

 

그냥 독자 기고문만...

 

- 문인이군
- 혹은 학문가

 

학문가는 박사 학위자를
뜻하는 거 아닌가?

 

그렇진 않아

 

대략적으로
학자를 뜻하지

 

대략적 알죠?

 

문인, 학문가
어느 쪽이 나아요?

 

정신없어하잖아, 고든

 

갈까요?

 

- 아뇨
- 얼른 가요

 

- 안녕
- 잘 지냈어?

 

안녕

 

안녕

 

요지가 뭐야?

 

예술은 그 자체가
본질이지

 

다른 건 될 수 없어

 

- 다 헛소리야
- 아니, 내 말은...

 

예술의 가능성 대신
본질을 말하는 거잖아

 

렘브란트가 그림 그릴 때

 

본질이나 가능성을
생각이나 했겠냐?

 

이건 정말...

 

- 정말...
- 맘에 든다고?

 

맞아

 

근데 완성을 못 하면
헛수고가 되겠지

 

"고요한 밤을 사랑한다
황홀한 꿈이 일어나니..."

 

어디 가야 해?

 

일 가야 하는데 늦겠어

 

어디인데?

 

세무서

 

세무원들은
정말 발이 갈퀴야?

 

쳇바퀴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란 거 알지?

 

"정원을 늘어선 묘비와"

 

"딱총나무 열매들로
어수선했다"

 

"알프레드는 탑에 앉아
열렬한 눈빛으로 발밑을 내려다본다"

 

느낌이 꼭...

 

디킨스 같은데?

 

- 디킨스야?
- 내 글인데

 

스티븐 패트릭 모리세이

 

세무서에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한 남자

 

서류에 직인을 찍고
봉투에 침을 바른다

 

- 우아하게
- 우아하게라...

 

넌 거기서
행복할 수 없어

 

"오, 난 언제까지고
즐거울 거라네"

 

넌 나한테 안 돼
셰익스피어잖아

 

넌 나 못 이겨
시도도 하지 마

 

"네 자신이 되어라"

 

"그것만이 네 몫이다"

 

- 오스카 와일드!
- 젠장!

 

저 신입 괜찮지?

 

괜찮은 정도야?
먹던 껌을 줘도 씹을래

 

직원들을 소개해주지

 

방랑자께서
돌아오셨군!

 

며칠 만이지?

 

6일째야
그 얘긴 나중에 하고

 

일단 모두에게
크리스틴을 소개하지

 

스티븐의 그림자가 돼
감시를 해줄 거야

 

그러니 스티븐
사무실 안내해주고

 

일하는 것도 가르쳐줘

 

괜찮겠나, 스티븐?

 

과묵하군요, 그렇죠?

 

도울 거 있으면
뭐든 말해요

 

총알 있어요?

 

네?

 

회계 감사 경력이
오래됐어요?

 

싫은 사람 명단이
있거든요

 

테리는
좋은 사람 같던데

 

- 테리요?
- 레너드 씨요

 

고대 수식 체계 애호가가
취향이라면...

 

- 늘 그렇게 말해요?
- 그렇게...

 

- 그렇게라뇨?
- 어려운 말 쓰는 거요

 

목소리도 좀 웃겨요
상류층 말투랄까

 

볼턴 출신이에요?

 

안녕하세요?

 

스티븐 만나러 왔는데요

 

누구니?

 

찌질이한테
손님이 찾아왔어

 

약속을 했나요?
이름이...

 

린더요
약속은 안 했어요

 

그래요, 올라가 봐요

 

문을 세게 두드려요!

 

잠깐만

 

여긴... 웬일이야?

 

네 목소리였어?

 

아니

 

시내에서
만나기로 했잖아

 

세상에!
박물관이 따로 없네

 

- 차 한잔 마시자
- 그럼 늦을 텐데

 

오프닝 밴드를
누가 봐?

 

난 보는데

 

우유랑 설탕은 두 스푼

 

부탁인데 그냥...
아무것도 만지지 마

 

알았어

 

밴드 구함
...기타리스트 빌리

 

거짓말했네

 

멍하니 있지 말고
이거 들어

 

직장 사람들한테
나눠줄 수 있어?

 

미술 & 디자인
졸업 전시

 

예술과 거리가 먼
사람들인데

 

내가 크게 생각하라고
그랬잖아, 셰익스피어

 

네 팬인 것 같은데

 

- 맙소사!
- 아는 사람이야?

 

- 기타리스트일걸
- 널 진짜 아나 봐

 

쳐다보지 마

 

저기, 전에 만났었지?

 

밴드에 안 들어갔어?

 

아뇨, 그쪽은요?

 

만드는 중이죠

 

- 빌리예요
- 린더예요

 

여기 벙어리는
스티븐

 

라이터 있어?

 

친구 조니예요

 

- 밴드 멤버예요?
- 아뇨, 난 노래 못해요

 

시작하나 보네
그럼 안에서 봐요

 

그래요

 

왜?

 

스티븐
뭘 기다리는 거야?

 

그냥 해봐, 운에 맡겨

 

원시인들도 벽에
이름을 새겼는데

 

넌 어떻게 기억될래?
글 쓰고 노래해

 

너만 이름 못 남겼다고
나중에 불평 말고

 

그대의 꿈이 담긴
베개를 보내줘

 

아직도 그댈 좋아하는
내 맘을 몰라?

 

그대의 꿈이 담긴
베개를 보내줘

 

달링, 그대 베개를
베고 꿈을 꿀래

 

매일 밤 잠을 잘 때면...

 

그 음반, 진짜 좋아

 

스트러머는
위대한 작사가야

 

어떤 점이 좋은데?

 

스트러머 가사 말이야
궁금하네

 

자학적 세계관이
도식적이지 않아?

 

'화이트 라이엇'은 좋잖아

 

준비되면 해

 

차 끓일게

 

'더 클래쉬' 음반
듣고 있든지

 

뭐,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아

 

내가 사랑에 빠졌다고
할 땐 그대로 믿어요

 

저기 그 사람이

 

걸어오네

 

리듬에 맞춰 춤추며

 

우리 엄마는
이런 걸 좋아해

 

우리 엄마도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네

 

그이를 보고

 

내 가슴은 펄쩍 뛰네

 

그에게 바로 다가가

 

진한 키스를 하리

 

뉴 뮤지컬 익스프레스
(NME)

 

모트 더 후플

 

지각이야!

 

오늘도

 

할 말 없나?

 

없는데요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이건 태만이야

 

아무 때나
멋대로 출근해

 

월급 챙기고
칼퇴근할 순 없어!

 

직장은
그런 데가 아냐!

 

왜 좀 더 남들처럼
할 수 없나?

 

좋아
이 파일들 전부 옮겨

 

다시 또 이런 얘기
나오게 하지 마!

 

- 어떤 파일요?
- 뭐?

 

- 뛰어내릴 거 아니죠?
- 아뇨...

 

- 이게 뭐예요?
-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무명의 천재로
지내는 게 지겹다"

 

이리 줘요

 

- 다 뭐지, 시예요?
- 아녜요

 

"나이가 드니
더욱 분명해진다"

 

"나를 제외한
모든 인간은 멍청이다"

 

어머, 웬일이니

 

- 크리스틴
- 세상에 알려야겠네

 

크리스틴

 

조건이 하나 있어요

 

나중에 돌릴게

 

- 약속했잖아
- 그렇긴 한데...

 

나랑 저 사람은
아무 관계도 없어

 

오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싫은데

 

- 안녕하세요
- 네

 

스티븐?

 

아, 크리스틴

 

린더
이쪽은 크리스틴

 

소소히 모욕적인 직장 내
존경스러운 동료지

 

- 그쪽이랑도 이래요?
- 뭐가요?

 

말하는 거요

 

어쩔 수 없잖아요

 

가슴이 왜 이래요?

 

전시회 작품이에요

 

- 예술인 거죠?
- 네

 

이해를 할지 모르겠네요

 

그럼 같이 와봐요

 

얘가 설명해 줄 거예요

 

- 시 쓰는 거 알죠?
- 크리스틴은 이해 못 해

 

재수 없어, 정말!

 

- 난 가볼 테니 둘이서...
- 아냐, 그럴 거 없어

 

그러지 말고
뭐 먹을래요?

 

상관없어요
독극물이기만 하면

 

술을 쏟았잖아, 새끼야!

 

뭐야, 얼굴이 왜 그래?

 

"전기의자에 앉을
준비가 됐어"

 

좋아, 그럼 올라와

 

준비됐어?

 

무슨 의미 같아요?

 

본인 맘에 달린 거죠

 

무슨 말이에요?

 

말 그대로예요

 

와서 이것 좀 봐요!

 

성기 사진이 있어요

 

감사합니다, 여러분

 

보시다시피 모두
비범한 작품들이랍니다

 

우리 학생들은 맨체스터
예술계의 미래지만

 

모든 예술가에게 런던은
거부할 수 없는 곳입니다

 

정말 기쁘게도
린더의 작품을

 

런던에서
전시하게 됐습니다

 

- 잘했어, 린더
- 고맙습니다

 

언니가 런던은
바보 천지래요

 

한잔해야겠어요

 

우리 취하는 거예요?

 

고마워요

 

네가 잘돼서 정말 기뻐

 

넌 자격 있어

 

기쁜 얼굴은 아닌데

 

오래 있는 거야?

 

있어야 할 만큼 있겠지

 

빌리!

 

스티븐, 미안해
초대도 없이 와서

 

너희 엄마가
여기 있다길래...

 

젠장
담배 끊어야겠어

 

빌리, 무슨 일인데?

 

우리가 밴드에서
공연할 수 있다고 하면 어쩔래?

 

약 끊으라고
충고하겠지

 

밥 말리라고 불러주라

 

노즈블리드라는 밴드가
있는데 갑자기

 

보컬이랑 기타리스트가
부족하다고 하길래

 

우리가 한댔지

 

완전 잘됐다!

 

축하할 일이 늘었네
술 더 가져올게

 

행복한 얼굴이 아니네

 

왜 다들 내 행복에
관심을 갖지?

 

- 건배
- 건배

 

뭘 축하하는 거예요?

 

사랑스러운 여자야

 

좀 백치미랄까

 

미술관엔
처음 가봤어요

 

사람들 옷차림 봤어요?

 

엄청 차려입었더라

 

대학을 왜 가는지
모르겠어요

 

나라면 취업을 하지

 

- 취업했잖아요
- 지금 직장요?

 

아녜요, 거긴 몇 달만
다니는 거예요

 

다른 일을 하고 싶어요

 

언니가 패션 일을
구해줄 거예요

 

나, 잘할 것 같아요?

 

잘할 거예요

 

남자처럼 입은 여자들도
있던데 봤어요?

 

그쪽 애인 옷도 이상해

 

- 애인 아니에요
- 웃기지 마요

 

둘이 완전
붕어빵이던데

 

그래도 글래머더라

 

맙소사!

 

더럽게 춥지 않아요?

 

아뇨

 

그래서...
공연은 언제예요?

 

다 같이 갈 거잖아요

 

제발 오지 마요

 

한참 가야 해요?

 

아뇨, 바로 위예요

 

그럼 갈게요

 

문 앞까진 데려다줘야죠
신사라면

 

그럼...

 

들어올래요?

 

- 됐는데
- 그러지 말고

 

적당히 튕겨요

 

널 떠나려
그렇게 애를 쓰고

 

잠들려 애썼네

 

너의 하루를 잊으려

 

신이여
벗어나게 하소서

 

이 두꺼운 장막에서

 

계속 달리렴

 

계속 달리렴

 

넘어질 때까지 계속

 

무언가가 오면

 

무언가가 가고

 

또 무언가는 죽지

 

꽃을 피우기도 전에

 

난 우주에서 길 잃은

 

잠수부 같아

 

그가 기뻐하시네

 

신이여
벗어나게 하소서

 

이 두꺼운 장막에서

 

계속 달리렴

 

계속 달리렴

 

넘어질 때까지 계속

 

다친 거 아냐?

 

어이, 스티븐!

 

좋아, 해보자

 

저기 그 사람이
걸어오네

 

리듬에 맞춰
춤추며 걷는 발걸음

 

굵게 웨이브진 머리
살짝 길게 내리고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네

 

그이를 보고
내 가슴은 펄쩍 뛰네

 

그에게 바로 다가가
진한 키스를 하리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해

 

함께 있고 싶다고 해

 

커다란 스웨터는
그의 눈에 어울리고

 

지저분한 손톱은
오히려 더 좋아

 

꽉 끼는 바지에
빈티지 부츠

 

언제나 우울한
표정의 그 사람

 

그이를 보고
내 가슴은 펄쩍 뛰네

 

그에게 바로 다가가
진한 키스를 하리

 

행복해?

 

응, 그런 것 같아

 

근데 그래야 해?

 

완전 무대를 압도했어

 

네가 주인공이었다고

 

- 이게 뭐야?
- 대성공이야

 

런던에서 온 매니저인데
데뷔를 시켜주겠대

 

믿을 수가 없어!
공연 한 번 한 건데

 

갈게, 스티븐

 

좋아, 모여봐
이날을 기억하자고

 

웃어

 

웃어, 스티븐

 

월요일엔
나간다고 했어

 

그렇다고
설사병이라니?

 

핑곗거리가 떨어져서

 

그래
어땠는지 다 말해봐

 

그런 경험은
생전 처음이었어!

 

이제 뜨개질하는
엄마의 기분을 알겠어

 

또 회사 빼먹는 거야?

 

훨씬 더 중요한
일들이 있어

 

그게 뭔데?

 

공연 얘기해줘

 

- 아주 잘됐대
- 다행이네

 

나도 목요일 싫어한다고 하고
결근해도 돼?

 

나도 선반 정리나
하고 싶진 않은데

 

누나한텐
미안한 소식인데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모리세이 집안에
일꾼이 하나 줄 것 같아

 

이게 뭐야?

 

녹음하고 공연하고
스타가 될지도

 

어쩌면

 

런던이잖아

 

근데?

 

실패하면
플랜 B는 뭔데?

 

내 사전엔 A뿐이야

 

뭐, 멍청아?

 

누나의 꿈이 슈퍼마켓에
매여 있다고

 

나까지 그럴 건 없어

 

뭔 소리야?

 

천재성이 발견됐으니
떠나야지

 

- 겨우 한 번 공연했어
- 둘 다 그만해

 

들을 필요도 없는
소리야

 

"5번 복도 치우세요
5번 복도 치우세요"

 

잠깐만요!

 

- 내 거야?
- 아니

 

괜찮아?

 

자, 여기

 

지난주에 아주 멋있었어

 

세 번째 노래에
뻑 갔는데...

 

동아리라도
만든 거야?

 

밴드 하는 거
알았어요?

 

아니, 몰랐는데
관심도 없고

 

자리에 앉아
일이나 하지

 

가끔 라우리의 그림 속
인물이 된 것 같다

 

그림은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하지만 이 벽들을 보라

 

현실로 돌아가는 건
냉수 샤워를 하는 것이다

 

옷은 말쑥이 차려입고

 

대체 어디 간 거야?

 

덜떨어진 이들과 함께

 

나태한 새끼

 

그리고 네 꿈은
하루를 시작하고

 

밤까지 버티는 것이다

 

라우리에겐
스모그라도 있었다

 

이젠 숨통을
막을 것도 없다

 

여기가 기록실이야?

 

이 망할 옥상이?

 

- 사실...
- 뭔 짓 하는지 다 알아

 

우리 욕하는
개소리 쓰잖아!

 

하나만 말하지
뿌린 대로 거두는 거야!

 

또 뭐 쓰는 거야?

 

- 상관없잖아요
- 그건 내가 판단하지

 

그래, 좋아

 

자리로 돌아가
점심 후에 처리할 테니

 

망할 공책에 적어놔!

 

'노즈블리드'
카리스마 보컬과 재등장

 

보컬 스티븐 모리슨
로큰롤의 본질을 알아

 

모리슨...

 

좋아

 

왜 불려 왔는지 아나?

 

글 쓰고 밴드 하라고
월급을 주는 게 아냐

 

일하라고 주는 거지

 

근데 그 때문만은 아냐

 

자넨 태도가
글러 먹었어

 

정시 출근도 하지 않고
결근도 잦지

 

출근해도
정신은 딴 데 가 있어

 

난 자넬 부양할
의무가 없어

 

하지만

 

난 공정한 사람이야
알잖나

 

그래서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으니

 

앞으로 달라지겠단
확신을 주게

 

둘 다 하며 살 순 없어

 

일 아니면 음악

 

어느 쪽인가?

 

그 유명한
스티븐 모리슨이네

 

- 보고 싶지 않을 거야
- 거짓말

 

그래서...

 

관둔 거야?
잘린 거야?

 

참신한 이견이었지

 

안 관두면
죽일 참이었는데

 

실망시켜 미안하네

 

몇 시 기차야?

 

시간은 여유 있어

 

걱정돼?

 

뭐가?

 

런던은 내 거야

 

"나는 법으로 허가된
거리들을 헤맨다"

 

"법으로 허가된
템스강 근처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얼굴들을 본다"

 

"약함의 자국을"

 

"비통의 자국을 본다"

 

까먹었네

 

"모든 이들의
모든 외침에"

 

봐, 나 혼자 어쩌라고?

 

죽는 거지

 

쓸쓸히 우울하게

 

조용히 해, 너처럼
다 백수인 줄 알아?

 

빌리에게 전화하렴

 

- 여보세요?
- 빌리, 나야

 

- 스티븐이구나
- 저기...

 

테이프 놓고 왔어

 

- 받았어
- 어떤 것 같아?

 

진짜 좋던데

 

데모 테이프로 만들어
매니저한테 보내자

 

- 아까 연락이 왔었어
- 잘됐네, 언제...

 

언제 찾아오래?

 

빌리?

 

미안해, 스티븐

 

나만 오라고 하네

 

무슨 말이야?

 

기타리스트만 필요하대

 

투어 일정이
잡혀 있어서...

 

그렇게 됐어

 

미안해, 스티븐
뭐라고 해야 할지

 

거절하지 못하겠어

 

스티븐, 듣고 있어?

 

- 듣고 있어
- 거절은 못 할 것 같아

 

그렇지

 

어쨌든, 저기
내 친구 조니 기억나?

 

걔가 밴드를 만든대서
네 얘기를 했어

 

걔 전화번호 줄게

 

펜 있어?

 

가져올게

 

엄마가
잊지 말라는데

 

- 뭘?
- 병원 예약한 거

 

방에만 있으면 안 돼

 

알았어

 

6주간
꼼짝도 안 했잖아

 

- 7주
- 장난할 기분 아냐

 

- 스티븐
- 왜?

 

엄마가 걱정해

 

- 예약이 언제야?
- 20분 후

 

이게 뭔 도움이
된다는 건지

 

의사가 뭐라던?

 

기분이 어떤지
얘기했어?

 

배고파?
엄마가 요리해줄게

 

그래, 런던은 어때?

 

집은 성냥갑 같고
다들 후무스 얘기만 해

 

넌 언제 와?

 

- 곧
- 넌 오면 대박 날 거야

 

만날 사람도 진짜 많아

 

꼭 와야 해

 

- 그렇지?
- 그럼!

 

- 기차 시간 봐봐
- 볼 거야

 

돈이 필요하면
빌려줄게

 

그래, 거긴
무슨 새로운 일 있어?

 

지하실에 시멘트를
새로 들여놨어

 

내가 가려고 계획을...

 

다음 달에 빌리가
거기서 공연하는 거 알아?

 

나한테 늘
네 안부를 물어

 

그래서?

 

그래서... 네 부고를
직접 쓰는 중이랬지

 

아무튼 초청자 명단에
널 올리겠대

 

여보세요?
듣고 있는 거야?

 

아니, 안 들었어

 

괜찮아, 셰익스피어?
정신이 딴 데 갔는데

 

아냐
정신은 아주 맑아

 

- 베티
- 피터, 들어와

 

그래...

 

이거면 돼?
여윳돈은 이게 다야

 

충분해, 고마워

 

애는 어때?
좀 나아졌어?

 

나도 이젠 모르겠어

 

도움이 된다면
병원에 일자리가 있는데

 

넣어줄 수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어 명사는 '시간'이다

 

그리고 난 시간이
얼마 없다

 

내가 졌어, 크리스틴

 

당신이 이겼어

 

어떤 이들은 계속해서
꿈꾸길 원한다

 

존중되고 보호받는 꿈

 

사자와 양이 함께
누워 있을 것이니

 

우린 함께 추락한다

 

꼴이 이게 뭐니

 

그 일 할게

 

- 뭐?
- 병원 일, 그리고...

 

돈이 필요해
린더를 보고 싶어

 

아일랜드, 어디에서요?

 

더블린에서 왔지

 

멋진 곳이죠

 

그렇지
근데 떠난 지 오래돼서

 

론섬 노 모어

 

빌리 더피

 

방사선 치료
앤지 하디

 

별일 없니?

 

린더는 런던에서
잘 지내?

 

벌써 런던에
열 번은 갔다 왔겠다

 

스티븐!

 

무어의 괴물

 

앤지 하디
1976년

 

친구였어요?

 

디아제팜(진정제)

 

무어의 괴물

 

인생은

 

그 따분함으로 볼 때
피할 만하다

 

노동과 집안일에서
벗어날 수 없는 부모

 

저녁 밥상엔
싸움이 일고

 

뉴스엔
미아 사건이 나오고

 

그렇게 서서히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다른 음반을 고르고
약 뚜껑을 열어

 

종말을 기다리는 게
나을까?

 

불을 끄고 이불 속에 누워

 

늘 원했던 세계에 닿을 때까지
잠드는 게 나을까?

 

거긴 지금
이 세상보다 나을까?

 

방 한번 잘 치웠네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어

 

네가 이 노래
처음 들었을 때 생각나네

 

넌 식탁에서
내려오질 않았지

 

왜 이 음반을 사줬나
기억해?

 

이 많은 책들과
타자기는?

 

그건 이제 내가 아니야

 

그럼 넌 누군데?

 

식탁 위에서 노래하던
그 어린애니?

 

아님 남들처럼 된 거야?

 

해본 것도 없이
포기하는?

 

나도 노력했어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닌데
뭘 어쩌라고?

 

세상은 나 같은 이들을
위한 곳이 아니야

 

그럼 너만의 세상을
만들어, 스티븐

 

넌 해낼 거야

 

엄마는 알아

 

넌 선택할 수 있단 사실을
먼저 깨달아야 해

 

그런 운은
아무나 없어

 

오직 너 자신만이
유일한 너야

 

너랑 같은 사람은 없어

 

그냥 너 자신이 돼야 해

 

한번 해볼 만하잖아?

 

- 그렇지?
- 응

 

- 괜찮지?
- 괜찮아

 

벽지 정도는
뜯어놨어야지

 

오스카 와일드 작품집

 

1982년

 

다른 건요?

 

1파운드 50펜스요

 

밴드 구함
...보컬 스티븐

 

과거는...

 

내가 이루지 못한
모든 것이다

 

무위의 평온함이

 

도전의 두려움을
넘어선 것이다

 

실패를 딛고
승리의 깃발을 휘날리게 될까?

 

어떤 시작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네 춤과 광채를
원치 않을지라도

 

인간은 기도하고
구원하고자 태어났다

 

낭만적인 영국은
죽었다

 

제인 오스틴과
땅속에 묻혔다

 

그는 불량한 친구들과
이제 어울리지 않아

 

예전처럼 제멋대로
굴지도 않지

 

나쁜 짓도
이제는 하지 않아

 

그래서 슬프네
날 위해 그런 걸 아니까

 

모르겠니
난 알아

 

아직 거리에 있네

 

그의 마음은
저 거리에 있네

 

그는 이제 전처럼
머리를 빗지 않아

 

낡은 검정 부츠도
더는 신지 않지

 

예전의 그가 아니야
그의 키스로 알 수 있네

 

그가 달라졌다는 걸
무언가가 공허하단 걸

 

무언가 사라졌네

 

아직 거리에 있네

 

그의 마음은
저 거리에 있네

 

그는 불량한 친구들과
이제 어울리지 않아

 

스트레트퍼드 쪽엔
팝스타 수요가 낮아요

 

노래는 가능해요?

 

지금 공항 주차 요원
자리가 있어요

 

좋아요

 

정육 포장일은요?

 

벽돌공 일이 있네

 

집은 언제나 필요하니
평생 직업이죠

 

아침에 일어나
이런 생각 해봤어요?

 

'혹시 시인이
될 수 있었을까?'

 

뭐요?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

 

'성공했을 텐데' 하고
말이에요

 

그럼 아마
이런 일들 대신에

 

역사에 남았겠죠

 

스티븐, 면접관은 나예요
당신이 아니고

 

맨체스터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일쯤이야 때려치워도
좋다고 생각하나 본데

 

구직자만
2백 만이에요

 

그러니
정신 차려 일하고

 

시간 낭비 좀
시키지 말아요!

 

할 수 있으세요

 

전 담당관님을 믿어요

 

아, 어웰강을 떠내려가는
벽돌공을 보게 되면

 

저일 거예요

 

출근하는데
뭐 사다 줘?

 

이거면 돼?

 

책들

 

오늘은 토스트 말고
다른 거 먹어

 

난 토스트가 좋은데

 

안녕?
난 조니야

 

빌리한테
주소를 받았어

 

날 기억 못 할 테지만...

 

기억해

 

그렇구나
난 연주도 좀 하고...

 

들어가도 될까?

 

이걸 다 읽었어?

 

진짜 최고네

 

요즘엔 이런 게 안 나와
내 말 알지?

 

하나 들어볼래?

 

좋아

 

토스트 먹을래?

 

그래, 고마워

 

- 그럼 1시에 보자
- 그래

 

까먹을 뻔했네

 

빌리 말이
네 거라는데

 

내일 보자

 

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이라네

 

그래, 가장 외롭다네

 

평생 홀로
집 안을 서성이며

 

보낼 것만 같아

 

내 모든 희망
내 모든 꿈

 

생각과 계획들이

 

그대가 떠나는 순간

 

사라져 버렸네

 

과거에 살고 싶진 않아

 

비록 그댄
과거에 있지만

 

내일을 살아갈
이유가 없어

 

이젠 모든 게
어그러져 버렸네

 

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이라네

 

그래, 가장 외롭다네

 

연인들이여
사랑할 수 있을 때

 

서로 사랑해야 해

 

난 알아야 하네

 

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이라는 걸

 

알아야 하네

 

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이라는 걸

 

"잉글랜드 이즈 마인"

  84>

난 토스트가 좋은데

 

안녕?
난 조니야

 

빌리한테
주소를 받았어

 

날 기억 못 할 테지만...

 

기억해

 

그렇구나
난 연주도 좀 하고...

 

들어가도 될까?

 

이걸 다 읽었어?

 

진짜 최고네

 

요즘엔 이런 게 안 나와
내 말 알지?

 

하나 들어볼래?

 

좋아

 

토스트 먹을래?

 

그래, 고마워

 

- 그럼 1시에 보자
- 그래

 

까먹을 뻔했네

 

빌리 말이
네 거라는데

 

내일 보자

 

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이라네

 

그래, 가장 외롭다네

 

평생 홀로
집 안을 서성이며

 

보낼 것만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