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1:44,916 --> 00:01:48,018 아델 H. 이야기는 실화로서 2 00:01:48,019 --> 00:01:53,490 실제로 일어난 사건과 실존 인물들이 등장한다 3 00:01:55,793 --> 00:01:57,694 때는 1863년 4 00:01:57,695 --> 00:02:00,897 미합중국은 2년 전 발발한 남북전쟁으로 분열돼 있었다 5 00:02:00,898 --> 00:02:04,067 과연 대영제국은 남부 연맹의 독립을 인정하고 6 00:02:04,068 --> 00:02:06,937 북군을 상대로 전투를 개시할 것인가? 7 00:02:06,938 --> 00:02:11,007 1862년부터 영국군은 캐나다 '핼리팩스'에 주둔했다 8 00:02:11,008 --> 00:02:15,145 그곳은 옛 프랑스 식민지였던 '노바스코샤'의 주도였다 9 00:02:15,146 --> 00:02:17,414 핼리팩스는 들끓고 있었다 10 00:02:17,415 --> 00:02:20,517 사람들은 두려움 속에서 밀매와 북군 스파이 색출로 분주했다 11 00:02:20,518 --> 00:02:24,387 영국 당국은 유럽인들의 입항을 철저히 감시했다 12 00:02:24,388 --> 00:02:26,790 그들이 타고 오는 대형 여객선 '그레이트 이스턴'호는 13 00:02:26,791 --> 00:02:29,059 '떠다니는 도시'라고 불렸다 14 00:03:43,701 --> 00:03:46,369 - 어디서 오셨죠? - '브리스톨'이요 15 00:03:46,370 --> 00:03:47,904 고맙습니다 16 00:03:48,840 --> 00:03:51,508 - 어디서 오셨죠? - '리버풀'이요 17 00:03:51,509 --> 00:03:54,244 - 신분증 좀 봅시다 - 없는데요 18 00:03:54,245 --> 00:03:56,613 - 리버풀에서 승선했고요? - 네, 리버풀이요 19 00:03:56,614 --> 00:03:59,983 - 신분증도 없이 어떻게요? - 그때는 있었거든요 20 00:03:59,984 --> 00:04:02,519 리버풀에서 있던 게 왜 지금은 없죠? 21 00:04:02,520 --> 00:04:06,957 - '뉴욕'에서 뺏겼어요 - '핼리팩스'에 못 들어옵니다 22 00:04:06,958 --> 00:04:10,193 뉴욕에서 전부 다 빼앗겼다니까요 23 00:04:10,194 --> 00:04:13,096 그건 뉴욕 이야기고 여기는 핼리팩스입니다 24 00:04:13,097 --> 00:04:16,132 신분증이 없으므로 입항을 불허합니다 25 00:04:16,133 --> 00:04:18,468 그런 규정이 어디 있죠? 뉴욕에서 듣기로는... 26 00:04:18,469 --> 00:04:21,972 - 직권으로 가방을 수색하겠소 - 안 돼요, 업무관련 서류예요 27 00:04:21,973 --> 00:04:24,474 어떤 서류인지 말해주면 수색은 면하게 해드리죠 28 00:04:24,475 --> 00:04:25,542 나도 잘 모릅니다 29 00:04:25,543 --> 00:04:29,880 그러면 상부에 연락해서 당신의 입항 여부를 결정하겠소 30 00:04:30,417 --> 00:04:33,018 그러니 서류를 보여주시죠 31 00:04:35,586 --> 00:04:37,888 - 핼리팩스 호텔로 가시죠? - 맞아요 32 00:04:50,968 --> 00:04:54,004 이리 내요 거기 더 없어요? 33 00:05:13,347 --> 00:05:14,548 다 왔습니다 34 00:05:15,259 --> 00:05:17,560 여기 서 35 00:05:17,561 --> 00:05:20,697 - 여기가 호텔인가요? - 그렇습니다 36 00:05:22,900 --> 00:05:24,768 이런 곳에 묵기는 싫어요 37 00:05:24,769 --> 00:05:28,672 이런 시장통이 싫으시면 '애틀랜틱 호텔'이 있는데 38 00:05:28,673 --> 00:05:30,240 거기는 훨씬 비싸요 39 00:05:30,241 --> 00:05:33,176 다른 곳들은 아가씨가 머물 만한 곳이 아니에요 40 00:05:33,177 --> 00:05:37,113 - 아니면 하숙집은 어떠실까요? - 좋아요, 그렇게 해주세요 41 00:05:45,957 --> 00:05:48,091 하숙방 있음 42 00:06:00,004 --> 00:06:03,640 안녕하세요, 손더스 부인 한 아가씨가 방을 찾네요 43 00:06:03,641 --> 00:06:05,842 고마워요, 오브라이언 씨 44 00:06:13,651 --> 00:06:15,251 들어가시죠 45 00:06:15,753 --> 00:06:17,153 고맙습니다 46 00:06:21,292 --> 00:06:23,927 - 가방은 제가 옮기죠 - 고맙습니다 47 00:06:23,928 --> 00:06:26,896 - 전 '룰리'라고 해요 - 들어가요, 룰리 양 48 00:06:47,585 --> 00:06:50,754 '오브라이언'이라고 합니다 필요하면 언제든 부르세요 49 00:06:50,755 --> 00:06:52,756 - 고마워요 - 그럼 이만... 50 00:07:28,492 --> 00:07:31,728 A. 르누아르 공증사무소 51 00:07:31,829 --> 00:07:33,263 안녕하세요 52 00:07:33,264 --> 00:07:36,366 제 남편은 파리에서 의사로 일하는 '르노르망' 박사예요 53 00:07:36,367 --> 00:07:39,269 프랑스에서 오자마자 추천을 받고 찾아왔어요 54 00:07:40,571 --> 00:07:45,809 잘 오셨어요 전 프랑스를 동경하는 사람이죠 55 00:07:45,810 --> 00:07:50,146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다면 기쁘겠군요 56 00:07:50,147 --> 00:07:53,149 어떤 일로 오신 거죠? 57 00:07:53,150 --> 00:07:57,687 저한테 프랑스에 사는 조카딸이 하나 있는데 58 00:07:57,688 --> 00:08:00,290 공상에 곧잘 빠지는 소녀죠 59 00:08:00,324 --> 00:08:04,127 그런데 영국에 갔다가 영국 장교한테 반해버렸대요 60 00:08:04,128 --> 00:08:08,298 영국군 제 16 경기병대의 '핀슨' 중위랍니다 61 00:08:08,299 --> 00:08:10,767 심지어 결혼 얘기까지 오고갔다더군요 62 00:08:10,768 --> 00:08:14,037 저희 부모님도... 아니 집안에서도 반대하지 않았죠 63 00:08:14,038 --> 00:08:16,840 그런데 최근 미합중국에서 일어나는 사태 때문에 64 00:08:16,841 --> 00:08:19,909 핀슨 중위도 핼리팩스로 급작스레 파병이 됐어요 65 00:08:19,910 --> 00:08:22,679 그 후로는 감감무소식이죠 66 00:08:22,680 --> 00:08:26,883 그래서 가족들이 저더러 좀 알아봐달라더군요 67 00:08:26,884 --> 00:08:30,086 저도 참 난처해요 68 00:08:30,087 --> 00:08:35,458 핀슨 중위는 제게 신경도 전혀 안 쓰거든요 69 00:08:35,493 --> 00:08:38,895 전 그저 제 조카가 행복하기만 바란답니다 70 00:08:38,896 --> 00:08:41,197 이제 다 말씀 드렸네요 71 00:08:41,198 --> 00:08:44,267 저더러 그 중위를 찾아달라는 얘기죠? 72 00:08:44,268 --> 00:08:46,736 그래요, 핀슨 중위요 73 00:08:46,737 --> 00:08:49,172 소리 소문 없이 말이죠? 74 00:08:51,642 --> 00:08:53,676 그런 말씀 많이 들었어요 75 00:08:53,677 --> 00:08:58,148 다른 장교들도 부대 서점보다 여기에 책이 더 많다고 하더군요 76 00:08:58,149 --> 00:09:02,952 통관은 군인들이 더 쉽게 할 텐데 말이죠 77 00:09:02,953 --> 00:09:07,223 아무튼 주문하신 책은 한두 주 후면 들어옵니다 78 00:09:07,224 --> 00:09:09,125 잘됐군요, 고마워요 79 00:09:09,126 --> 00:09:11,561 - 안녕히 가세요, 중위님 - 안녕히 계십시오 80 00:09:32,583 --> 00:09:34,517 - 무얼 찾으시나요, 부인? - 종이 좀 사려고요 81 00:09:34,518 --> 00:09:37,020 - 편지지 말씀이신가요? - 아뇨, 두루마리 있죠? 82 00:09:37,021 --> 00:09:40,323 글 쓸 때 쓰는 거요 83 00:09:40,324 --> 00:09:44,861 방금 나간 장교를 아는데 핀슨 중위가 맞나요? 84 00:09:44,862 --> 00:09:47,597 맞아요, 저희 단골손님이죠 85 00:09:49,333 --> 00:09:51,301 핼리팩스에 있는 줄 몰랐네요 86 00:09:51,302 --> 00:09:55,338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모르는 사람이 없죠 87 00:09:55,339 --> 00:09:59,609 - 저도 들은 얘기예요 - 그래요? 88 00:09:59,610 --> 00:10:03,546 또 뭐라고들 하던가요? 89 00:10:03,847 --> 00:10:06,482 저한테는 여느 손님과 다를 게 없는데요 90 00:10:06,483 --> 00:10:08,518 빚이 좀 있다나 봐요 91 00:10:08,519 --> 00:10:11,688 저희 가게에서야 늘 현금으로 결제하시지만요 92 00:10:11,689 --> 00:10:13,723 - 실례지만, 부인... - 전 아가씨예요 93 00:10:13,724 --> 00:10:16,726 그래요, 아가씨 혹시 친척이라도 되세요? 94 00:10:16,727 --> 00:10:20,563 실은 저희 언니의 시동생이에요 95 00:10:20,564 --> 00:10:22,966 제가 언니랑 싸운 후로 별로 본 적은 없어요 96 00:10:22,967 --> 00:10:26,436 - 그러시군요 - 이걸로 하겠어요 97 00:10:29,006 --> 00:10:31,975 저희는 회원제로 책 대여도 해드려요 98 00:10:31,976 --> 00:10:32,809 네... 99 00:10:32,810 --> 00:10:35,278 굳이 가입 안 하셔도 그냥 빌려드릴게요 100 00:10:35,279 --> 00:10:38,781 - 고마워요, 안녕히 계세요 - 안녕히 가세요, 아가씨 101 00:10:50,861 --> 00:10:54,464 - 안녕하세요, 손더스 부인 - 오늘 저녁은 저랑 드실래요? 102 00:10:54,465 --> 00:10:59,302 남편은 군인들 연회장에 가서 일해야 한다네요 103 00:11:01,605 --> 00:11:06,142 - 영국 장교들도 와요? - 그분들을 위한 연회인걸요 104 00:11:06,143 --> 00:11:09,746 - 제 16 경기병대 환영식이죠 - 제 사촌도 오겠군요 105 00:11:09,747 --> 00:11:14,217 - 사촌이 핼리팩스에 있어요? - 네, 핀슨 중위요 106 00:11:14,218 --> 00:11:17,186 사촌이라고는 부르지만 사실 친척은 아니죠 107 00:11:17,187 --> 00:11:20,957 어려서 같이 자랐어요 마을 목사님 아들이죠 108 00:11:20,958 --> 00:11:23,893 사실 그 친구가 어려서부터 저를 좋아했어요 109 00:11:23,894 --> 00:11:25,695 전 안 받아줬지만요 110 00:11:25,696 --> 00:11:30,400 얼굴 본 지도 오래됐는데 이참에 만나보고 싶네요 111 00:11:30,401 --> 00:11:33,636 제가 편지를 쓸 테니 전해주실래요, 손더스 씨? 112 00:11:33,637 --> 00:11:36,739 - 전달만 해주세요 - 그야 어렵지 않죠 113 00:11:37,003 --> 00:11:40,205 올라가서 써가지고 올 테니 잠깐만요 114 00:11:42,463 --> 00:11:44,564 '사랑하는 앨버트' 115 00:11:44,565 --> 00:11:47,633 '당신과 이별한 후 내 마음은 무너졌어요' 116 00:11:47,634 --> 00:11:50,203 '당신이 떠나간 후 매일 당신 생각뿐이죠' 117 00:11:50,204 --> 00:11:53,506 '당신도 힘들었다는 거 나도 잘 알아요' 118 00:11:53,507 --> 00:11:57,109 '당신한테서 편지가 한 통도 오지 않는 걸 보니' 119 00:11:57,110 --> 00:11:59,946 '내 편지들이 당신에게 전달되지 않았나 보군요' 120 00:11:59,947 --> 00:12:02,248 '하지만 이제 제가 여기 왔어요, 앨버트' 121 00:12:02,249 --> 00:12:05,318 '당신을 따라 저도 대서양을 건너 이곳에 왔어요' 122 00:12:05,319 --> 00:12:07,353 '모든 것이 예전처럼 다시 시작되겠죠' 123 00:12:07,354 --> 00:12:10,723 '이제 곧 당신 품에 안길 수 있겠군요' 124 00:12:10,724 --> 00:12:13,392 '나도 당신이 있는 곳에 있어요, 앨버트' 125 00:12:13,393 --> 00:12:16,596 '기다릴게요, 사랑해요' 126 00:12:16,597 --> 00:12:18,931 '당신의 아델' 127 00:12:23,403 --> 00:12:28,241 유명 화가가 그린 초상화들 같네요 128 00:12:28,242 --> 00:12:31,410 - 저희 오빠가 그렸어요 - 훌륭하다고 전해줘요 129 00:12:31,411 --> 00:12:34,914 이렇게 똑같이 그린 그림은 처음 보네요 130 00:12:34,915 --> 00:12:38,885 정말 살아있는 사람들 같아요 131 00:12:38,886 --> 00:12:42,255 이 예쁜 초상화는 아가씨를 그린 거죠? 132 00:12:42,256 --> 00:12:45,892 - 아뇨, 저희 언니예요 - 언니는 유럽에 살아요? 133 00:12:45,893 --> 00:12:49,795 - 오래 전에 세상을 떴어요 - 저런, 미안해요 134 00:12:49,796 --> 00:12:53,733 '레오폴딘' 언니는 엄마가 이 초상화를 그려주고 몇 달 후 135 00:12:53,734 --> 00:12:57,503 물에 빠져 죽었어요 열아홉 살 새색시였죠 136 00:12:57,504 --> 00:13:01,574 형부와 뱃놀이를 나갔다가 같이 변을 당했죠 137 00:13:01,575 --> 00:13:06,345 여행 중이던 아버지는 신문을 통해 우연히 소식을 접하셨고요 138 00:13:06,346 --> 00:13:09,315 괴로움에 정신을 잃다시피 하셨어요 139 00:13:09,316 --> 00:13:12,418 아가씨도 그랬겠네요 140 00:13:12,419 --> 00:13:14,820 참 슬프셨겠어요 141 00:13:14,821 --> 00:13:17,523 언니는 온 식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죠 142 00:13:17,524 --> 00:13:20,393 참해 보이더군요 143 00:13:21,995 --> 00:13:24,530 형부는 언니를 구하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144 00:13:24,531 --> 00:13:26,766 늦었다는 걸 깨닫고는 145 00:13:26,767 --> 00:13:30,770 언니와 함께 있으려고 일부러 물에 빠져버렸대요 146 00:13:30,771 --> 00:13:33,105 언니의 목걸이예요 147 00:13:33,106 --> 00:13:36,042 늘 가지고 다니죠 148 00:13:38,145 --> 00:13:43,049 안 돼요 차마 못 하겠더라고요 149 00:13:43,050 --> 00:13:45,284 이해해요, 아델 양 150 00:13:45,285 --> 00:13:50,523 전 형제자매가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어요 151 00:13:50,524 --> 00:13:53,025 아뇨, 아주머니는 저를 이해하지 못해요 152 00:13:53,026 --> 00:13:56,395 무남독녀가 얼마나 좋은 건지 모르실 거예요 153 00:14:10,410 --> 00:14:13,479 나 왔어, 여보 연회가 어찌나 길던지 154 00:14:13,480 --> 00:14:17,750 - 피곤하시겠어요 - 게다가 비까지 맞았어 155 00:14:21,121 --> 00:14:23,556 - 룰리 양, 사촌분도 뵈었어요 - 정말요? 156 00:14:23,557 --> 00:14:25,992 - 그래요 - 어떻던가요? 157 00:14:26,493 --> 00:14:28,628 잘 차려입으셨더군요 158 00:14:28,695 --> 00:14:32,131 보기 드물게 멋진 분이시더군요 159 00:14:32,132 --> 00:14:35,334 무슨 이야기를 하던가요? 얘기는 나눠보셨나요? 160 00:14:35,335 --> 00:14:37,403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161 00:14:37,404 --> 00:14:40,673 어찌나 웃기던지 다들 한바탕 배꼽을 잡았죠 162 00:14:40,674 --> 00:14:43,676 - 하인들까지 말이에요 - 편지는요? 163 00:14:43,677 --> 00:14:46,045 룰리 양 사촌한테 제대로 전달해드렸어요? 164 00:14:46,046 --> 00:14:49,115 - 물론이지 - 그런데 뭘 꾸물대요? 165 00:14:49,116 --> 00:14:54,253 - 어서 답신을 전해야죠 - 답신은 없었어 166 00:14:54,254 --> 00:14:57,289 중위께서 답신을 주지는 않으셨어 167 00:15:02,796 --> 00:15:04,830 괜찮아요 168 00:15:04,831 --> 00:15:07,933 답장 받으려고 편지를 쓴 건 아니에요 169 00:15:07,934 --> 00:15:12,571 - 참, 요리는 뭐가 나왔죠? - '도일' 장군의 요리사가 맡았는데 170 00:15:12,572 --> 00:15:15,207 늘 그렇듯 세심하게 메뉴를 준비했더군 171 00:15:15,208 --> 00:15:18,244 거북이 수프랑 치킨 카레가 나왔고 172 00:15:18,245 --> 00:15:20,046 파를 넣은 연어 요리 173 00:15:20,047 --> 00:15:22,782 고추 양념을 한 사슴 고기 스테이크 174 00:15:22,783 --> 00:15:25,718 송로버섯 소스를 곁들인 가자미 요리 175 00:15:25,719 --> 00:15:29,288 후추를 뿌린 아티초크 그리고 또... 176 00:15:29,289 --> 00:15:31,223 스카치위스키 177 00:15:31,224 --> 00:15:35,461 라즈베리 아이스크림과 각종 디저트들... 178 00:15:37,130 --> 00:15:43,969 그 편지 말이야 중위가 뜯지도 않더군 179 00:15:43,970 --> 00:15:46,739 봉투를 보더니 어깨를 으쓱하고는 180 00:15:46,740 --> 00:15:51,110 주머니에 집어넣었어 읽지도 않고 말이야 181 00:15:51,111 --> 00:15:55,014 사랑에 빠진 사람의 행동이 아니더라고 182 00:16:25,912 --> 00:16:29,248 - 여기가 은행이에요, 룰리 양 - 고마워요, 오브라이언 씨 183 00:16:40,994 --> 00:16:44,263 북미영국은행 184 00:16:53,573 --> 00:16:56,776 유럽에서 오기로 한 수표가 있는데요 185 00:16:56,777 --> 00:17:00,546 - 저 끝 창구로 가세요 - 고맙습니다 186 00:17:05,352 --> 00:17:10,122 - 무슨 일로 오셨죠? - 유럽에서 온 수표를 찾으러요 187 00:17:10,123 --> 00:17:13,058 - 성함은요? - 룰리라고 해요 188 00:17:17,397 --> 00:17:19,832 - 여기 있군요 - 고마워요 189 00:17:45,158 --> 00:17:48,694 편지를 보니 제 앞으로 전신환을 보냈다는데요 190 00:17:48,695 --> 00:17:52,998 죄송합니다만 일반 우편보다 전신환이 늦게 도착합니다 191 00:17:52,999 --> 00:17:58,704 - 2주일 후에 다시 와주세요 - 2주일이나요? 192 00:17:58,705 --> 00:18:00,306 아무튼 고마워요 193 00:18:40,614 --> 00:18:42,748 '사랑하는 부모님께' 194 00:18:42,749 --> 00:18:45,618 '아무 말도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어요' 195 00:18:45,619 --> 00:18:48,587 '우리 가족은 사소한 일도 꼬치꼬치 이유를 묻잖아요' 196 00:18:48,588 --> 00:18:51,423 '핀슨 중위는 부임지를 떠날 수가 없어요' 197 00:18:51,424 --> 00:18:54,360 '그랬다간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거든요' 198 00:18:54,361 --> 00:18:57,496 '따라서 저도 돌아갈 수 없어요' 199 00:18:57,497 --> 00:19:00,532 '저도 그이를 사랑하고 그이도 저를 사랑해요' 200 00:19:00,533 --> 00:19:02,468 '우리 둘 다 결혼을 원해요' 201 00:19:02,469 --> 00:19:07,206 '하지만 두 분의 승낙을 받은 다음에 하겠어요' 202 00:19:07,207 --> 00:19:09,942 '두 분을 사랑해요 아델' 203 00:19:09,943 --> 00:19:13,512 '추신, 5월과 6월 생활비를 아빠가 대주시기로 했었죠' 204 00:19:13,513 --> 00:19:17,383 '일부를 북미영국은행으로 송금해주신 건 알지만' 205 00:19:17,384 --> 00:19:22,354 '전액을 보내주셨으면 해요' 206 00:19:22,355 --> 00:19:25,024 '핼리팩스는 물가가 너무 비싸요' 207 00:20:03,997 --> 00:20:06,865 '사소한 일도 정성들여 할 줄 알아야 한다' 208 00:20:06,866 --> 00:20:11,003 '정신적 투쟁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209 00:20:11,004 --> 00:20:14,807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세상을 달리 보는 법을 배웠다' 210 00:20:14,808 --> 00:20:17,843 '이제 그 어떤 일도 혼자 해결할 줄 알게 됐다' 211 00:20:17,844 --> 00:20:20,412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오직 그가 필요하다' 212 00:20:20,413 --> 00:20:22,481 '그를 만나면 말하리라' 213 00:20:22,482 --> 00:20:26,285 '결혼할 마음이 생길 만큼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214 00:20:26,286 --> 00:20:28,487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215 00:20:28,488 --> 00:20:30,756 '그는 종종 날더러 과격하다며 나무랐다' 216 00:20:30,757 --> 00:20:32,491 '이제 다시 만나거든' 217 00:20:32,492 --> 00:20:36,495 '그가 겁먹을 만한 짓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218 00:20:38,431 --> 00:20:41,467 '대신 그를 조용히 타이르리라' 219 00:20:43,236 --> 00:20:45,104 '조용히...' 220 00:20:47,674 --> 00:20:49,308 어서 와요, 룰리 양 221 00:20:49,309 --> 00:20:51,944 - 전신환이 도착했군요 - 고마워요 222 00:20:53,980 --> 00:20:56,148 - 여기요 - 정말 고마워요 223 00:21:07,293 --> 00:21:09,995 이리 오시면 현찰을 내드리죠 224 00:21:18,351 --> 00:21:19,351 고맙습니다 225 00:21:25,345 --> 00:21:26,912 고맙습니다 226 00:21:29,749 --> 00:21:32,651 이제 집으로 돌아가요 오브라이언 씨 227 00:21:50,303 --> 00:21:52,471 여기 묵고 있는 숙녀 분을 뵐 수 있을까요? 228 00:21:52,472 --> 00:21:55,574 룰리 양이요? 안에 있어요 그런데 성함이? 229 00:21:55,575 --> 00:21:58,677 '건지'에서 온 친구라고 전해주세요 230 00:21:58,678 --> 00:22:01,480 건지요? 알았어요 들어오세요 231 00:22:06,152 --> 00:22:07,286 룰리 양 232 00:22:08,054 --> 00:22:09,254 룰리 양 233 00:22:11,858 --> 00:22:14,660 - 손님이 찾아왔어요 - 손님이요? 누구죠? 234 00:22:14,661 --> 00:22:18,330 - 그 중위 같아요 - 금방 내려갈게요 235 00:22:26,439 --> 00:22:30,209 곧 내려올 거예요 편히 앉아서 기다리시죠 236 00:22:30,210 --> 00:22:31,577 고맙습니다 237 00:22:31,578 --> 00:22:35,380 - 저는 하던 일 계속 할게요 - 그러세요 238 00:22:42,755 --> 00:22:45,124 핀슨 중위시죠? 239 00:22:45,125 --> 00:22:48,760 - 맞습니다 - 룰리 양은 오랜만에 보시죠? 240 00:22:48,761 --> 00:22:50,262 그렇습니다 241 00:22:50,263 --> 00:22:53,932 사촌 동생 분 성격이 그다지 활발한 편은 아니에요 242 00:22:53,933 --> 00:22:57,703 그래도 아가씨가 온 이후로 집이 훨씬 활기차졌어요 243 00:22:57,704 --> 00:23:00,305 함께 지내게 돼서 저희도 기쁘답니다 244 00:23:00,306 --> 00:23:04,676 교양 있고 가정 교육도 참 잘 받았어요 245 00:23:04,677 --> 00:23:08,881 게다가 예쁘기까지 하죠 특히 눈이 아름다워요 246 00:23:08,882 --> 00:23:12,651 중위님을 보면 정말 기뻐할 거예요 247 00:23:31,304 --> 00:23:33,939 가봐야겠군요 근무시간이 다 됐어요 248 00:23:33,940 --> 00:23:37,409 - 금방 내려올 텐데요 - 죄송하지만 시간이 없어요 249 00:23:37,410 --> 00:23:39,111 앨버트 250 00:23:56,429 --> 00:23:59,131 이제야 다시 만나다니 251 00:23:59,132 --> 00:24:01,767 아델,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말아요 252 00:24:01,768 --> 00:24:04,703 여기서 당신이 할 일이라곤 없어요 253 00:24:04,704 --> 00:24:07,372 당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겠어요 254 00:24:07,373 --> 00:24:09,775 당신의 명령이라면 뭐든지 복종하겠어요 255 00:24:09,776 --> 00:24:13,979 난 당신의 것이에요 당신 뜻대로 하세요 256 00:24:13,980 --> 00:24:16,381 사랑해요 257 00:24:16,382 --> 00:24:19,952 아델, 당신이 몰래 도망쳐온 거 알아요 258 00:24:19,953 --> 00:24:21,954 가족들 허락도 안 받고 여기 왔잖아요 259 00:24:21,955 --> 00:24:26,225 핼리팩스에 있다고 아빠한테 편지했어요 260 00:24:26,226 --> 00:24:30,462 그래, 대문호께서 뭐라고 답장을 하시던가요? 261 00:24:30,463 --> 00:24:32,231 말씀 안 드리고 떠나온 거 모를까 봐요? 262 00:24:32,232 --> 00:24:35,767 '몰타'에 간다고 떠나왔지만 뉴욕에서 편지를 드렸어요 263 00:24:35,768 --> 00:24:39,204 몰타요? 264 00:24:39,205 --> 00:24:43,075 아델, 나에게 복종하겠다고 했죠? 265 00:24:43,076 --> 00:24:47,012 그렇다면 건지로 돌아가줘요 266 00:24:47,513 --> 00:24:50,349 가족들이 걱정할 거예요 267 00:24:50,350 --> 00:24:54,419 아버지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는 말아요 268 00:24:54,687 --> 00:24:58,490 그리고 저를 그만 쫓아다녔으면 좋겠어요 269 00:24:58,491 --> 00:25:02,761 앨버트, 좋은 수가 있어요 270 00:25:02,762 --> 00:25:05,998 결혼과 동시에 제게 4만 프랑의 재산이 생겨요 271 00:25:05,999 --> 00:25:10,535 매년 2천 프랑씩 받고요 전부 내 맘대로 쓸 수 있죠 272 00:25:10,536 --> 00:25:14,906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모님이 결혼을 승낙하셨다는 거예요 273 00:25:14,907 --> 00:25:16,908 못 믿겠군요 274 00:25:16,909 --> 00:25:19,444 - 승낙했다는 증거를 보여줘요 - 보여드리죠 275 00:25:19,445 --> 00:25:22,848 증거 같은 게 없잖아요 그럴 줄 알았어요 276 00:25:22,849 --> 00:25:26,285 당신 아버지는 나를 항상 업신여겼어요 277 00:25:26,286 --> 00:25:29,087 절대 허락하실 분이 아니죠 278 00:25:31,357 --> 00:25:34,660 게다가 전 당신한테 청혼하러 온 게 아니에요 279 00:25:34,661 --> 00:25:37,396 제발 핼리팩스를 떠나요 280 00:25:46,372 --> 00:25:48,173 이것 좀 보세요 281 00:25:53,279 --> 00:25:56,248 무슨 얘기죠? 영 모르겠네요 282 00:25:56,249 --> 00:25:58,483 제가 받은 청혼 편지라고요 283 00:25:58,484 --> 00:26:02,054 - '카니자리오'가 보냈어요 - 그게 누구죠? 284 00:26:02,055 --> 00:26:05,090 이탈리아의 유명한 시인이자 아버지의 친구 분이세요 285 00:26:05,091 --> 00:26:10,195 - 그럼 결혼하면 되겠네요 - 내가 사랑하는 건 그가 아니에요 286 00:26:12,065 --> 00:26:15,000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나요? 287 00:26:15,001 --> 00:26:18,337 앨버트 288 00:26:18,338 --> 00:26:21,039 지금도 날 사랑하나요? 289 00:26:21,040 --> 00:26:23,542 사랑했었죠, 아델 290 00:26:24,544 --> 00:26:26,745 말해봐요 희망은 가져도 되죠? 291 00:26:26,746 --> 00:26:30,248 어서 대답해요! 다시 날 사랑할 건가요? 292 00:26:34,821 --> 00:26:37,322 대답을 않는군요 293 00:26:39,158 --> 00:26:42,627 그럼 한 가지만 부탁하죠 294 00:26:42,628 --> 00:26:49,568 날 사랑하지 않아도 좋으니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만 해줘요 295 00:26:49,569 --> 00:26:50,902 조심하세요 296 00:26:50,903 --> 00:26:53,572 날 거부하면 당신 상관에게 당신 편지들을 보여주겠어요 297 00:26:53,573 --> 00:26:55,807 당신의 행실을 만천하에 알릴 거라고요 298 00:26:55,808 --> 00:26:59,111 당신을 부대에서 쫓겨나게 하겠어요! 299 00:27:05,184 --> 00:27:06,585 앨버트 300 00:27:06,586 --> 00:27:09,321 안 돼요, 가지 말아요 301 00:27:09,322 --> 00:27:11,990 - 이거 받아요 - 뭐죠? 302 00:27:11,991 --> 00:27:16,528 - 이걸로 도박 빚 갚아요 - 청산하려면 열 배는 필요해요 303 00:27:16,529 --> 00:27:20,899 일단 이거라도 받아둬요 제발요 304 00:27:20,900 --> 00:27:23,502 그렇다면 선물이 아니라 빌리는 돈으로 생각하죠 305 00:27:23,503 --> 00:27:27,172 아무렴 어때요, 내 사랑 306 00:27:27,173 --> 00:27:30,675 돌아올 거죠? 우리 꼭 다시 만나요 307 00:27:30,676 --> 00:27:33,311 원한다면 내가 시내로 나갈 수도 있어요 308 00:27:33,312 --> 00:27:37,482 당신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아요 309 00:27:42,789 --> 00:27:45,223 당신은 정말 멋있어요 310 00:27:56,269 --> 00:27:59,438 나의 사랑에게 311 00:27:59,439 --> 00:28:03,809 당신을 다시 만나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312 00:28:03,810 --> 00:28:07,245 당신이 곁에 없는 동안 정말 끔찍했어요 313 00:28:07,246 --> 00:28:10,549 이제 우리 서로를 오해하지 않도록 해요 314 00:28:10,550 --> 00:28:13,752 나도 당신이 나를 못 잊었을 거라고 생각했죠 315 00:28:13,753 --> 00:28:17,823 당신에게 나를 맡기기로 한 이상 난 당신의 것이에요 316 00:28:17,824 --> 00:28:20,192 이제 울지 않을 거예요 317 00:28:20,193 --> 00:28:23,728 부모나 자식을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없듯이 318 00:28:23,729 --> 00:28:27,432 아내나 남편도 바꿀 수가 없는 법이죠 319 00:28:27,433 --> 00:28:31,102 나는 당신의 아내예요 영원히요 320 00:28:31,103 --> 00:28:34,806 죽는 순간까지 우리는 함께 할 거예요 321 00:28:51,357 --> 00:28:53,091 들어봐요 322 00:28:58,397 --> 00:29:00,499 딱하긴... 323 00:29:09,342 --> 00:29:11,743 언니야? 324 00:29:13,513 --> 00:29:16,648 언니인 거 다 알아 325 00:29:16,649 --> 00:29:19,918 언니, 거기 있으면 나 좀 도와줘 326 00:32:05,084 --> 00:32:07,385 '이제 질투도 나지 않고 자존심도 초월했다' 327 00:32:07,386 --> 00:32:09,621 '사랑은 내게 미소를 지어주지 않을 것이다' 328 00:32:09,622 --> 00:32:13,224 '그저 사랑의 찌푸린 얼굴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329 00:32:13,225 --> 00:32:16,161 '지금 나는 매음굴에서 고통 받는 자매들을 떠올리고' 330 00:32:16,162 --> 00:32:19,364 '고된 결혼 생활을 하는 자매들을 생각한다' 331 00:32:35,581 --> 00:32:38,349 '그들에게 자유와 존엄성을 줘야 하며' 332 00:32:38,350 --> 00:32:41,252 '머리에는 생각을 주고 마음에는 사랑을 줘야 한다' 333 00:32:41,253 --> 00:32:43,321 '나의 종교는 사랑의 종교다' 334 00:32:45,024 --> 00:32:48,993 '내 육신을 따라 영혼도 가고 영혼을 따라 육신도 간다' 335 00:32:48,994 --> 00:32:53,698 '나는 아직 젊지만 가끔은 인생의 가을을 사는 듯하다' 336 00:33:00,226 --> 00:33:03,595 오셨네요, 룰리 양 이런 날씨에 외투는요? 337 00:33:03,596 --> 00:33:05,930 따뜻한 음료라도 드리죠 338 00:33:05,931 --> 00:33:09,801 고맙지만 됐어요 종이만 사고 얼른 가야 돼요 339 00:33:09,802 --> 00:33:11,035 얼마나 드릴까요? 340 00:33:11,036 --> 00:33:14,005 두 뭉치 주세요 341 00:33:14,740 --> 00:33:18,142 그렇지 않아도 오늘쯤 오실 것 같았어요 342 00:33:18,143 --> 00:33:20,178 지난주에는 안 오셨죠? 343 00:33:20,179 --> 00:33:25,416 원래 수요일쯤에 꼭 들르곤 하셨잖아요 344 00:33:25,417 --> 00:33:31,022 이렇게 궂은 날씨에는 다들 집 밖에 안 나오죠 345 00:33:31,023 --> 00:33:35,493 그래도 혹시 오실까봐 따로 챙겨두었죠 346 00:33:35,494 --> 00:33:39,063 - 고마워요, 위슬러 씨 - 제 이름을 기억하시네요 347 00:33:39,064 --> 00:33:42,700 제가 아가씨의 이름을 외우는 거야 당연하지만요 348 00:33:42,701 --> 00:33:45,837 핼리팩스에서 아가씨만큼 글을 많이 쓰는 사람도 없죠 349 00:33:45,838 --> 00:33:49,540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미리 포장까지 해놨어요 350 00:33:49,909 --> 00:33:52,944 어쩌죠? 두 뭉치를 살 돈이 안 되네요 351 00:33:52,945 --> 00:33:54,979 하나만 살게요 352 00:33:54,980 --> 00:33:58,116 - 가져가고 돈은 다음에 줘요 - 괜찮아요 353 00:33:58,117 --> 00:34:00,818 제 성의를 봐서라도 그렇게 하세요 354 00:34:01,120 --> 00:34:02,620 고마워요 355 00:34:08,360 --> 00:34:11,462 - 안녕히 계세요, 위슬러 씨 - 잘 가요, 룰리 양 356 00:34:21,874 --> 00:34:25,176 - 왜 저러지? - 아가씨 357 00:34:27,012 --> 00:34:31,416 - 정신이 들어요? - 아가씨, 괜찮으세요? 358 00:34:42,428 --> 00:34:44,529 가게 문 닫고 손더스 부인에게 알려야겠군 359 00:34:44,530 --> 00:34:46,431 의사라도 불러야 하면... 360 00:35:00,179 --> 00:35:03,481 - 어서 와요, 위슬러 씨 - 안녕하셨어요, 부인 361 00:35:03,482 --> 00:35:05,783 저기... 룰리 양 상태는 어떤가요? 362 00:35:05,784 --> 00:35:08,086 많이 나았지만 아직은 방에만 있어요 363 00:35:08,087 --> 00:35:13,324 룰리 양이 쓰는 종이인데 지금쯤 떨어졌을 듯해서요 364 00:35:13,325 --> 00:35:15,760 - 그럼 이만 - 잠깐요, 보고 가셔야죠 365 00:35:15,761 --> 00:35:20,131 - 오신 줄 알면 기뻐할 거예요 - 그럴까요? 366 00:35:44,289 --> 00:35:48,459 종이는 무척 고맙지만 손님을 맞기에는 피곤하대요 367 00:35:48,460 --> 00:35:50,895 - 어쩌죠, 제가 괜히... - 괜찮아요 368 00:35:50,896 --> 00:35:55,066 저도 지나다가 룰리 양이 좋아할 것 같아서... 369 00:35:55,067 --> 00:35:57,769 - 좋아하고말고요 - 아무튼 괜찮습니다 370 00:35:57,770 --> 00:36:00,705 - 그럼 이만 가보죠, 부인 - 잘 가요, 위슬러 씨 371 00:36:02,508 --> 00:36:03,808 '사랑하는 부모님' 372 00:36:03,809 --> 00:36:06,244 '약혼 후 떨리는 마음으로 편지를 써요' 373 00:36:06,245 --> 00:36:09,747 '핀슨 중위가 저와 결혼을 결심했어요' 374 00:36:09,748 --> 00:36:12,417 '두 분의 허락을 확인 받는다는 조건으로요' 375 00:36:12,418 --> 00:36:16,554 '돈이 떨어졌어요, 핼리팩스에서 살려면 월 4백 프랑은 들어요' 376 00:36:16,555 --> 00:36:20,892 '그렇다고 집주인에게 빚을 지고 싶지는 않아요' 377 00:36:20,893 --> 00:36:26,130 '건강은 아주 좋아요 두 분 모두 보고 싶어요' 378 00:36:26,131 --> 00:36:29,967 '제 음반 발매에 대한 소식 좀 들려주세요' 379 00:36:29,968 --> 00:36:32,670 '음반회사는 찾으셨나요?' 380 00:36:34,573 --> 00:36:37,708 의사 선생님이 오셨어요 머독 박사님이에요 381 00:36:37,709 --> 00:36:38,976 들어오셔도 돼요 382 00:36:38,977 --> 00:36:42,113 참, 남편 분께 이 편지 좀 부쳐달라고 해주실래요? 383 00:36:42,114 --> 00:36:44,515 - 오늘 중으로 부쳐주세요 - 그러죠 384 00:36:44,516 --> 00:36:47,018 들어오세요, 선생님 385 00:36:47,486 --> 00:36:49,720 머독 선생님, 룰리 양이에요 386 00:36:49,721 --> 00:36:52,723 - 반갑습니다, 룰리 양 - 안녕하세요 387 00:36:55,928 --> 00:36:58,129 손 좀 줘보시죠 388 00:37:06,138 --> 00:37:07,805 어떻던가요? 389 00:37:07,806 --> 00:37:09,841 단순한 감기는 아니에요 390 00:37:09,842 --> 00:37:14,812 늑막염 기운이 있지만 잘 보살펴주면 나을 겁니다 391 00:37:14,813 --> 00:37:18,516 그 점은 염려 마세요 392 00:37:19,184 --> 00:37:21,919 하지만 환자분 고집이 보통은 아니더군요 393 00:37:21,920 --> 00:37:24,188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어요 394 00:37:24,189 --> 00:37:27,191 한 2, 3주 아니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죠 395 00:37:27,192 --> 00:37:29,427 어서 봄이 와야 할 텐데요 396 00:37:29,428 --> 00:37:33,231 - 이 편지 좀 부쳐주실래요? - 그러죠 397 00:37:33,232 --> 00:37:37,635 원래 남편한테 부탁한 건데 오늘은 늦게 들어온다네요 398 00:37:38,270 --> 00:37:41,139 빅노드 위고 귀하 오트빌 하우스, 건지 (채널 아일랜드) 399 00:37:42,608 --> 00:37:46,577 '빅토르 위고'에게 편지를 쓰다니, 대체 누구죠? 400 00:37:46,612 --> 00:37:48,913 룰리 양이요 401 00:37:48,914 --> 00:37:51,916 룰리 양이요? 뭐 하는 아가씨랍니까? 402 00:37:53,051 --> 00:37:57,255 자기 얘기는 잘 안 해요 프랑스 사람이란 것만 알죠 403 00:37:57,256 --> 00:38:01,192 자기 언니는 19살에 물에 빠져죽었대요 404 00:38:03,428 --> 00:38:07,665 19살에 익사했다면... 405 00:38:07,666 --> 00:38:10,701 '레오폴딘'이군요 406 00:38:10,702 --> 00:38:17,041 이 집에 하숙하는 아가씨가 빅토르 위고의 둘째딸이에요 407 00:38:17,042 --> 00:38:19,277 빅토르 위고라면... 408 00:38:19,278 --> 00:38:21,579 현존하는 최고의 시인인 '빅토르 위고' 말이에요 409 00:38:21,580 --> 00:38:25,816 호머, 단테, 셰익스피어와 같은 반열의 분이죠 410 00:38:25,817 --> 00:38:29,220 사상 때문에 탄압을 받은 정치인이기도 하고요 411 00:38:29,221 --> 00:38:33,925 공화국 전복을 위한 쿠데타에 목숨을 걸고 항거했잖아요 412 00:38:33,959 --> 00:38:37,562 두 아들은 투옥되고 자신도 브뤼셀로 망명했죠 413 00:38:37,563 --> 00:38:41,799 지금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작은 섬 '건지'에 산다더군요 414 00:38:41,800 --> 00:38:44,135 룰리 양이 그 섬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415 00:38:44,136 --> 00:38:47,271 빅토르 위고는 가히 천재적 인물이죠, 부인 416 00:38:47,272 --> 00:38:50,341 이럴 수가 417 00:38:50,342 --> 00:38:54,412 그런 아가씨를 제가 진찰했다니 자랑스럽군요 418 00:38:54,413 --> 00:38:56,681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의 딸에게 419 00:38:56,682 --> 00:38:59,784 하숙을 치신다는 게 믿겨지세요? 420 00:38:59,818 --> 00:39:02,286 우리가 안다는 사실을 룰리 양에게 말해야 할까요? 421 00:39:02,287 --> 00:39:06,090 안 되죠, 가명까지 써가며 신원을 감춘 데에는 422 00:39:06,091 --> 00:39:08,926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죠 423 00:39:08,927 --> 00:39:11,662 룰리 양은 정직한 아가씨예요 424 00:39:11,663 --> 00:39:18,436 굳이 정체를 안 밝히겠다면 그 뜻을 존중해줘야죠 425 00:39:19,204 --> 00:39:22,206 일리 있는 말씀이군요 우리끼리만 알고 있죠 426 00:39:22,207 --> 00:39:24,775 잠깐요 주소 좀 적어놓을게요 427 00:39:24,776 --> 00:39:26,811 혹시 모르잖아요 428 00:39:28,747 --> 00:39:33,718 빅토르 위고 귀하 429 00:39:34,920 --> 00:39:37,088 오트빌 하우스 430 00:39:40,325 --> 00:39:42,026 건지 431 00:39:43,462 --> 00:39:45,363 채널 아일랜드 432 00:40:39,918 --> 00:40:42,286 '잊지 말고 내 생각을 해줘요' 433 00:40:49,194 --> 00:40:52,830 '사랑에 전율하는 나를 거부하지 말아요' 434 00:41:12,217 --> 00:41:14,452 '당신 없이는 나도 없어요' 435 00:41:19,891 --> 00:41:22,259 '지금의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436 00:41:26,765 --> 00:41:29,467 '우리의 비밀을 지키는 건 어려워요' 437 00:41:29,468 --> 00:41:34,572 '내가 길 한복판에서 당신을 향한 사랑을 외쳐도 놀라지 말아요' 438 00:41:36,708 --> 00:41:39,410 - 해스웰! - 부르셨습니까? 439 00:41:39,411 --> 00:41:41,912 - 내 옷을 어디에서 세탁했지? - 늘 하던 곳에서요 440 00:41:41,913 --> 00:41:44,415 - 혹시 누가 건드렸나? - 아닐걸요 441 00:41:44,416 --> 00:41:46,317 됐네, 가보게 442 00:41:50,722 --> 00:41:54,125 북미영국은행 443 00:41:55,394 --> 00:41:57,995 - 편지가 왔네요 - 고마워요 444 00:42:03,869 --> 00:42:06,003 여기서 뭐 하니? 445 00:42:08,874 --> 00:42:10,708 - 이름이 뭐니? - 데이비드요 446 00:42:10,709 --> 00:42:13,844 데이비드, 이름 멋있구나 447 00:42:13,845 --> 00:42:17,615 - 아줌마는요? - 내 이름? 448 00:42:17,616 --> 00:42:19,383 레오폴딘이란다 449 00:42:27,426 --> 00:42:29,493 '엄마가 많이 편찮으시다' 450 00:42:29,494 --> 00:42:34,398 '편지에 글씨를 큼직하게 써야 엄마가 알아보신단다' 451 00:42:34,399 --> 00:42:38,035 '700프랑짜리 수표를 핼리팩스 은행으로 보냈고' 452 00:42:38,036 --> 00:42:41,906 '네 결혼에 대한 우리의 서면 동의서를 첨부한다' 453 00:42:42,574 --> 00:42:45,576 '아래 서명한 전직 상원의원 빅토르 위고 본인은' 454 00:42:45,577 --> 00:42:48,279 '딸 아델의 결혼을 승낙한다' 455 00:42:49,147 --> 00:42:52,049 '하지만 아델, 명심해라' 456 00:42:52,050 --> 00:42:54,718 '당장 결혼을 하든지 아니면 당장 돌아와라' 457 00:43:02,267 --> 00:43:05,970 아까는 거짓말이었어 내 이름은 아델이야 458 00:45:17,942 --> 00:45:21,878 아델, 여기서 뭐 하는 거죠? 459 00:45:35,326 --> 00:45:37,193 나를 염탐하려고 변장까지 하고 왔소? 460 00:45:37,194 --> 00:45:40,764 천만에요, 당신이 난처할까봐 일부러 이렇게 입었어요 461 00:45:40,765 --> 00:45:44,834 - 배려해줘서 참 고맙군요 - 앨버트 462 00:45:44,835 --> 00:45:48,404 앨버트, 당신을 꼭 만나야만 했어요 463 00:45:48,405 --> 00:45:52,142 부모님의 서면 동의서를 받았어요, 보세요 464 00:46:00,751 --> 00:46:04,087 당신 아버지께서 어떻게 마음을 바꾸셨는지 모르겠군요 465 00:46:04,088 --> 00:46:05,855 이제 결혼할 수 있어요 466 00:46:05,856 --> 00:46:08,658 말했잖아요, 아델 난 당신과 결혼 안 합니다 467 00:46:25,309 --> 00:46:29,512 당신은 많이 변했어요, 앨버트 468 00:46:29,814 --> 00:46:35,718 나한테 썼던 편지들을 잊지는 않았겠죠? 469 00:46:35,719 --> 00:46:38,354 난 잊을 수가 없는데 470 00:46:40,825 --> 00:46:44,894 결혼을 언급한 편지들도 있었어요 471 00:46:44,895 --> 00:46:48,798 당신의 애인, 정부들한테 보여줄 수도 있다고요 472 00:46:48,799 --> 00:46:50,767 앨버트, 설마 잊지는 않았죠? 473 00:46:50,768 --> 00:46:54,137 한때는 결혼할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474 00:46:54,138 --> 00:46:57,006 그게 뭐가 문제죠? 475 00:46:57,007 --> 00:46:59,709 그게 뭐가 문제냐고요? 476 00:46:59,710 --> 00:47:02,145 앨버트, 난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어요 477 00:47:02,146 --> 00:47:07,150 당신이 먼저 접근했고 날 원한 것도 당신이에요 478 00:47:07,151 --> 00:47:10,787 만찬 때 내 팔을 만지려고 수작을 부린 것도 당신이죠 479 00:47:10,788 --> 00:47:13,489 복도에서 날 어루만진 것도 당신이었다고요 480 00:47:13,490 --> 00:47:16,192 난 당신께 몸을 맡겼고 이제 당신 거예요 481 00:47:16,193 --> 00:47:18,628 내 말 들었어요? 난 당신 거라고요 482 00:47:18,629 --> 00:47:21,898 내가 당신 전에는 여자를 몰랐을 거라고 생각해요? 483 00:47:21,899 --> 00:47:25,568 당신 다음에도 여자는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거예요 484 00:47:28,439 --> 00:47:34,444 결혼한 다음에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485 00:47:34,445 --> 00:47:37,747 마음에 드는 여자들을 만나고 다녀도 괜찮아요 486 00:47:37,748 --> 00:47:40,016 사실은... 487 00:47:40,017 --> 00:47:43,353 강아지 키우는 여자와 함께 있던 모습도 봤어요 488 00:47:43,354 --> 00:47:45,488 매력적인 여자더군요 489 00:47:45,489 --> 00:47:48,324 그 분께 제 이야기도 했나요? 490 00:47:48,926 --> 00:47:52,395 도대체 당신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군요 491 00:47:52,396 --> 00:47:57,934 런던에서 함께 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 492 00:47:57,935 --> 00:48:02,038 당신을 만나러 내가 찾아갔던 그 방으로 가고 싶어요 493 00:48:02,039 --> 00:48:05,308 당신을 위해 난 모든 걸 망쳤고 포기했어요 494 00:48:05,309 --> 00:48:07,610 부모님의 사랑마저 거부했죠 495 00:48:07,611 --> 00:48:11,247 그런데 내게 청혼한 그 남자가 나를 배반했어요 496 00:48:11,248 --> 00:48:13,716 됐어요, 아델 협박은 그만둬요 497 00:48:13,717 --> 00:48:17,754 사랑해요 그렇게 이해가 안 돼요? 498 00:48:17,755 --> 00:48:18,955 당신을 사랑한다고요 499 00:48:18,956 --> 00:48:22,091 날 사랑한다면 그런 이기적인 행동은 하지 말아줘요 500 00:48:22,092 --> 00:48:24,661 결혼을 강요하지 말라고요 501 00:48:24,662 --> 00:48:28,731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자유롭게 해줘야죠 502 00:48:28,732 --> 00:48:34,570 아델, 날 정말 사랑한다면 핼리팩스를 떠나 건지로 가요 503 00:48:35,973 --> 00:48:38,541 날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504 00:48:38,542 --> 00:48:39,649 아델... 505 00:48:40,255 --> 00:48:41,889 잠깐만요 506 00:48:41,890 --> 00:48:46,728 난 당신을 떠나서 다시는 안 볼 각오가 돼 있어요 507 00:48:46,957 --> 00:48:51,293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부탁하죠 508 00:48:51,444 --> 00:48:55,814 날 다시 사랑할 가능성이 있는지 말해줘요 509 00:49:00,653 --> 00:49:02,521 안아줘요 510 00:50:46,785 --> 00:50:49,965 '사랑하는 부모님 핀슨 중위와 결혼했어요' 511 00:50:49,998 --> 00:50:53,133 '결혼 예식은 토요일에 핼리팩스 성당에서 있었어요' 512 00:50:53,134 --> 00:50:54,768 '혼수비용이 필요해요' 513 00:50:54,769 --> 00:50:57,804 '당장 3백 프랑이 들고요 생활비는 별도예요' 514 00:50:57,805 --> 00:51:01,141 '누누이 부탁드렸듯 제 음반을 내주셔서 수입이 생긴다면' 515 00:51:01,142 --> 00:51:04,544 '저도 더 이상 거지처럼 구걸할 필요가 없을 텐데요' 516 00:51:04,545 --> 00:51:06,546 '앞으로는 우편물에 이렇게 쓰세요' 517 00:51:06,547 --> 00:51:08,920 '핀슨 부인 앞 노스 스트리트 33번지' 518 00:51:09,007 --> 00:51:10,884 '핼리팩스, 노바스코샤' 519 00:51:10,885 --> 00:51:15,222 '핀슨 부인이라고 크게 써주세요 눈에 잘 띄도록 말이에요' 520 00:51:15,223 --> 00:51:18,558 '이 소식이 두 분께 신속히 도착하길 빌어요' 521 00:51:19,761 --> 00:51:22,095 핼리팩스 522 00:52:30,131 --> 00:52:33,266 - 다들 무슨 일로 오셨죠? - 빅토르 위고 선생님을 뵈러요 523 00:52:33,267 --> 00:52:36,169 오늘은 편찮으셔서 산책을 못 나오세요 524 00:52:50,284 --> 00:52:53,186 건지 신문 525 00:53:03,131 --> 00:53:05,999 편집장님을 뵐 수 있을까요? 526 00:53:15,076 --> 00:53:19,146 위고 씨가 이 글을 신문에 실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527 00:53:24,786 --> 00:53:28,355 선생님 따님께서 영국인과 결혼을 했군요 528 00:53:28,356 --> 00:53:30,424 네, 핀슨 중위예요 529 00:53:50,711 --> 00:53:52,712 핀슨, 대령님께서 부르시네 530 00:54:00,455 --> 00:54:04,424 왔군, 핀슨 잘 들어보게 531 00:54:04,425 --> 00:54:07,894 '9월 17일 파리에서 혼인 예식 거행' 532 00:54:07,895 --> 00:54:12,766 '남편 앨버트 핀슨은 영국 제 16 경기병대 소속으로' 533 00:54:12,767 --> 00:54:16,603 '크림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534 00:54:16,604 --> 00:54:21,908 '신부 아델 위고의 부친은 빅토르 위고로' 535 00:54:21,909 --> 00:54:26,613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고 프랑스 상원의원이었으며' 536 00:54:26,614 --> 00:54:30,250 '공화국 하원의원을 역임했다' 537 00:54:30,251 --> 00:54:32,752 '아카데미 프랑세스 회원이자' 538 00:54:32,753 --> 00:54:36,423 '스페인 카를로스 3세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539 00:54:36,424 --> 00:54:40,127 '현재 건지 섬 세인트피터 포트에 거주하고 있다' 540 00:54:40,128 --> 00:54:44,564 핀슨, 혹시 자네 분신이라도 숨겨뒀나? 541 00:54:44,565 --> 00:54:47,701 자네가 핼리팩스에서 훈련받고 있을 시간에 542 00:54:47,702 --> 00:54:50,403 자네 분신이 파리에 나타나 543 00:54:50,404 --> 00:54:54,207 빅토르 위고의 딸과 결혼을 한 모양이군 544 00:54:54,208 --> 00:54:57,744 크림 전쟁 당시에는 어디서 싸웠나? 545 00:54:57,745 --> 00:55:00,147 바덴바덴? 아니면 몬테카를로? 546 00:55:00,148 --> 00:55:03,683 대령님, 누군가 장난을 친 것 같습니다 547 00:55:03,684 --> 00:55:06,887 망명 중인 위고 씨 가족을 몇 번 만난 건 사실입니다 548 00:55:06,888 --> 00:55:10,590 따님은 매우 소신이 강한 분이십니다 549 00:55:10,591 --> 00:55:15,729 집을 나왔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행방은 모릅니다 550 00:55:15,730 --> 00:55:18,765 장교로서 명예를 걸고 맹세합니다만 551 00:55:18,766 --> 00:55:21,735 기사의 내용은 저와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552 00:55:21,736 --> 00:55:24,771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자네 결혼 했나, 안 했나? 553 00:55:24,772 --> 00:55:29,943 - 안 했습니다 - 나도 믿어주고는 싶지만 554 00:55:29,944 --> 00:55:33,613 자네가 평상시에 처신을 올바르게 했다면 555 00:55:33,614 --> 00:55:38,752 이런 불상사에 휘말리지도 않았을 걸세 556 00:55:38,753 --> 00:55:44,324 이 모든 오해를 당장 말끔하게 풀어주길 바라네 557 00:55:44,325 --> 00:55:49,396 한 번 더 문제가 생기면 군법재판에 회부하겠네 558 00:55:49,397 --> 00:55:53,033 됐네, 가보게 559 00:56:06,514 --> 00:56:08,582 - 어서 오세요, 아델 양 - 안녕하세요 560 00:56:08,616 --> 00:56:10,083 편지가 왔네요 561 00:56:12,220 --> 00:56:14,254 - 여기요 - 감사합니다 562 00:56:20,795 --> 00:56:24,631 '아델, 우리는 네 행동에 무척 실망했단다' 563 00:56:24,632 --> 00:56:27,667 '네가 우리를 속였구나 결혼은 하지도 않았고' 564 00:56:27,668 --> 00:56:30,170 '앞으로 할 가능성도 전혀 없으면서 말이다' 565 00:56:30,171 --> 00:56:33,740 '핀슨 중위한테 편지가 왔는데 너와 결혼할 마음이 없다더구나' 566 00:56:33,741 --> 00:56:37,210 '네 엄마는 너를 데려오겠다며 핼리팩스로 떠나려 했다 567 00:56:37,211 --> 00:56:39,379 '그래서 말리느라 애먹었단다 568 00:56:39,380 --> 00:56:41,214 '여행을 떠났다가는' 569 00:56:41,215 --> 00:56:44,818 '가뜩이나 악화되는 건강에 치명적일 테니 말이다' 570 00:56:44,819 --> 00:56:47,821 '6백 프랑을 보내니 귀국 경비로 사용해라' 571 00:56:47,822 --> 00:56:52,092 '귀국이 확정되면 네 오빠가 리버풀로 마중을 나갈 거다' 572 00:56:52,093 --> 00:56:55,328 '사랑한다 아빠는 오직 네 생각뿐이다' 573 00:56:55,329 --> 00:56:59,799 '아델, 네 엄마와 가족들을 생각해서 어서 돌아와라' 574 00:57:21,789 --> 00:57:25,225 '사랑하는 부모님 두 분 말씀이 모두 옳아요' 575 00:57:25,226 --> 00:57:28,862 '결국 핀슨 중위와 결혼하지 못했어요' 576 00:57:28,863 --> 00:57:31,798 '약속까지 해놓고 그가 꽁무니를 뺐어요' 577 00:57:31,799 --> 00:57:35,168 '수많은 편지들로 제게 청혼을 했던 그가요' 578 00:57:35,169 --> 00:57:38,805 '저는 금고까지 만들어서 그 편지들을 보관했어요' 579 00:57:38,806 --> 00:57:42,075 '그에게 경고장을 보내거나 배상을 요구하자는 생각은' 580 00:57:42,076 --> 00:57:45,145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아요' 581 00:57:45,146 --> 00:57:47,747 '정말로 그에게 편지를 쓰고 싶으시다면' 582 00:57:47,748 --> 00:57:53,887 '그가 우리 식구가 됐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말씀하세요' 583 00:57:53,888 --> 00:57:59,125 '그리고 저만큼 사랑스러운 아내는 없을 거라고요' 584 00:57:59,126 --> 00:58:02,595 '엄마, 아빠 사랑해요 오빠들도 사랑해요' 585 00:58:02,596 --> 00:58:05,999 '가족 모두를 사랑해요 하지만 그가 여기 있는 한' 586 00:58:06,000 --> 00:58:09,369 '그 누구도 저를 이곳에서 떠나게 하지 못해요' 587 00:58:15,635 --> 00:58:20,506 아가씨 한 가지 드릴 게 있어요 588 00:58:20,531 --> 00:58:22,899 선물이에요 589 00:58:22,929 --> 00:58:28,000 오래 전에 준비했는데 드리기가 망설여졌어요 590 00:58:34,174 --> 00:58:35,641 이거예요 591 00:58:37,310 --> 00:58:42,047 - 주신다고요? - 그렇다니까요, 열어봐요 592 00:58:42,048 --> 00:58:44,183 포장은 다시 해드릴게요 593 00:58:54,227 --> 00:58:57,396 레미제라블 594 00:59:00,867 --> 00:59:02,802 빅토르 위고 595 00:59:08,108 --> 00:59:10,242 전 그저 사람들이... 596 00:59:10,243 --> 00:59:13,546 남들이 하는 헛소리나 듣고 다니시는군요 597 00:59:15,949 --> 00:59:18,984 남의 뒷조사나 하고 다니다니! 598 00:59:19,553 --> 00:59:22,788 이 마을에 서점이 여기뿐인 건 아니겠죠? 599 01:00:12,711 --> 01:00:15,580 - 핀슨 중위시죠? - 그런데요? 600 01:00:15,581 --> 01:00:17,081 제 편지예요? 601 01:00:17,683 --> 01:00:21,719 '사랑하는 앨버트 내가 보낸 여자를 잘 봐요' 602 01:00:21,720 --> 01:00:25,990 '예쁘다고 생각되면 내일 아침까지 함께 있어요' 603 01:00:25,991 --> 01:00:30,728 '세상 모든 여자를 가져도 좋을 만큼 당신은 멋져요' 604 01:00:30,729 --> 01:00:33,131 '선물을 받아줘요' 605 01:00:37,612 --> 01:00:40,914 자, 이제 됐어요 몸에 힘을 빼요 606 01:00:40,939 --> 01:00:43,674 다시 누워서 잠을 청해요 607 01:00:43,675 --> 01:00:49,981 좋아요, 틸리 양 아주 좋아요 608 01:00:49,982 --> 01:00:54,285 아무 염려 말아요 609 01:00:55,187 --> 01:00:58,756 다 가짜예요 610 01:00:58,757 --> 01:01:01,025 다 사기라고요! 611 01:01:01,026 --> 01:01:03,995 신사 숙녀 여러분! 612 01:01:03,996 --> 01:01:06,764 다 가짜야, 집어치워! 613 01:01:06,765 --> 01:01:09,634 거기 누구시죠? 직접 나와 보시지요 614 01:01:09,635 --> 01:01:15,139 - 자신 있으면 나와보세요 - 다 사기란 걸 보여주죠 615 01:01:18,110 --> 01:01:22,513 - 올라오세요, 기다리죠 - 두고 보세요 616 01:01:22,514 --> 01:01:25,149 그런 걸 누가 못해! 다 짜고 하는 거잖아요 617 01:01:25,150 --> 01:01:27,084 - 자신 있다던 분이죠? - 그래요 618 01:01:27,085 --> 01:01:30,822 만나서 반갑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죠 619 01:01:31,490 --> 01:01:34,826 신사 숙녀 여러분 620 01:01:34,827 --> 01:01:41,866 이제 제 파트너 틸리 양을 최면에서 깨워보겠습니다 621 01:01:41,867 --> 01:01:46,037 셋까지 세면 깨어날 겁니다 622 01:01:46,038 --> 01:01:48,639 자, 하나 623 01:01:48,640 --> 01:01:50,708 둘 624 01:01:50,709 --> 01:01:52,743 셋 625 01:01:52,744 --> 01:01:57,215 - 끝났습니다 - 그런 걸 누가 못 해! 626 01:01:57,216 --> 01:02:01,986 여러분, 틸리 양에게 큰 박수 부탁합니다 627 01:02:05,557 --> 01:02:08,159 -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 랄프 윌리엄스요, 기마경찰이죠 628 01:02:08,160 --> 01:02:11,662 - 관객들을 위해 다시 한 번요 - 랄프 윌리엄스, 기마경찰이요! 629 01:02:11,663 --> 01:02:17,068 말을 타고 다니셨을 테니 이번에는 좀 앉아계시죠 630 01:02:17,069 --> 01:02:20,638 마음을 편안하게 하세요 631 01:02:20,639 --> 01:02:23,374 곧 잠에 빠지게 해드리죠 632 01:02:23,375 --> 01:02:26,244 시험해보고 싶으셨겠죠 633 01:02:26,245 --> 01:02:29,380 모자 좀 벗으실까요? 634 01:02:29,381 --> 01:02:32,817 긴장 푸세요, 윌리엄스 씨 635 01:02:32,818 --> 01:02:35,887 세상만사 다 잊고 제 말만 들으세요 636 01:02:35,888 --> 01:02:39,790 저의 지시에 집중하시고 잘 따라오세요 637 01:02:39,791 --> 01:02:45,429 당신은 지금 피곤해요 아주 많이 피곤해요 638 01:02:45,430 --> 01:02:49,667 손과 팔이 너무나 무거워요 639 01:02:49,668 --> 01:02:53,971 다리마저 납덩이처럼 무겁죠 640 01:02:53,972 --> 01:02:58,376 몇 분 후면 깊은 잠에 빠지시게 될 겁니다 641 01:02:58,377 --> 01:03:02,480 하나,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네요 642 01:03:02,481 --> 01:03:06,050 둘, 두 눈이 감기네요 643 01:03:06,051 --> 01:03:11,188 셋, 깊은 잠에 빠지셨군요 윌리엄스 씨 644 01:03:11,189 --> 01:03:15,960 신사 숙녀 여러분 645 01:03:15,961 --> 01:03:18,029 참 화창한 날입니다 646 01:03:18,030 --> 01:03:22,567 윌리엄스 씨는 아름다운 호수에서 노를 젓는군요 647 01:03:22,568 --> 01:03:26,804 더운 날씨에 윌리엄스 씨는 노를 열심히 젓고 있습니다 648 01:03:26,805 --> 01:03:30,975 더 열심히 저어야죠 갈 길이 멀잖아요 649 01:03:30,976 --> 01:03:34,779 날씨가 참 덥군요 650 01:03:34,780 --> 01:03:37,815 웃옷의 단추 좀 푸시죠 651 01:03:37,816 --> 01:03:40,785 윌리엄스 씨, 더 힘차게 노를 젓고 계시네요 652 01:03:40,786 --> 01:03:44,722 힘차게, 더욱 힘차게! 653 01:03:44,723 --> 01:03:48,826 이제 바지도 좀 벗으시죠 윌리엄스 씨 654 01:03:48,827 --> 01:03:52,063 신사 숙녀 여러분 655 01:03:52,064 --> 01:03:56,434 제가 마음만 먹으면 이 양반이 경찰을 관두고 656 01:03:56,435 --> 01:04:01,372 여생을 수도원에서 보내게 만들 수도 있답니다 657 01:04:01,373 --> 01:04:06,744 하지만 그렇게까지는 말고 이쯤 해두죠, 윌리엄스 씨 658 01:04:06,745 --> 01:04:09,914 신사 숙녀 여러분 659 01:04:09,915 --> 01:04:18,823 둘을 세면 윌리엄스 씨가 벌떡 일어나 내려갈 겁니다 660 01:04:18,824 --> 01:04:20,725 하나 661 01:04:20,759 --> 01:04:22,960 둘 662 01:04:23,028 --> 01:04:26,831 잠깐, 윌리엄스 씨 옷을 챙기셔야죠 663 01:04:26,832 --> 01:04:30,835 좋아요, 윌리엄스 씨 여기 있어요 664 01:04:43,849 --> 01:04:46,450 감사합니다 665 01:05:11,443 --> 01:05:14,378 실례합니다만 들어가도 될까요? 666 01:05:14,379 --> 01:05:19,483 - 들어와요 - 지금 막 공연을 봤어요 667 01:05:22,988 --> 01:05:25,790 너무나 훌륭했어요 668 01:05:28,326 --> 01:05:30,528 정말 감탄했어요 669 01:05:32,531 --> 01:05:35,666 하지만 선생님을 찾아온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670 01:05:35,667 --> 01:05:37,535 일을 하나 제안하고 싶어요 671 01:05:37,536 --> 01:05:43,574 - 일이요? 극장을 운영하세요? - 아뇨, 그런 게 아니에요 672 01:05:43,575 --> 01:05:45,209 한번 들어보죠 673 01:05:48,980 --> 01:05:52,550 말씀해 보시라니까요 674 01:05:52,551 --> 01:05:56,187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능력에 적잖이 놀랐어요 675 01:05:56,188 --> 01:06:00,691 말씀 고맙지만 제가 할 일을 한 것뿐이죠 676 01:06:00,692 --> 01:06:04,795 먼 곳에서 오는 힘을 전달할 뿐이랍니다 677 01:06:04,796 --> 01:06:10,067 - 그 능력도 한계가 있나요? - 그럼요, 공간은 못 뛰어넘죠 678 01:06:10,068 --> 01:06:13,237 저와 떨어진 곳에 있는 대상한테는 힘을 못 써요 679 01:06:13,238 --> 01:06:15,039 혹시 기자이신가요? 680 01:06:15,040 --> 01:06:17,975 아뇨, 다만 선생님의 재능을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싶어요 681 01:06:17,976 --> 01:06:19,610 - 환자를 치료하시게요? - 아뇨 682 01:06:19,611 --> 01:06:22,880 - 그런 거라면 경험이 있죠 - 그런 게 아니에요 683 01:06:22,881 --> 01:06:25,950 누군가의 감정을 바꿀 수도 있으세요? 684 01:06:25,951 --> 01:06:29,487 - 바꾸다니요? - 그러니까... 685 01:06:29,488 --> 01:06:32,890 이를테면 사랑을 증오로 증오를 사랑으로 말이죠 686 01:06:32,891 --> 01:06:38,362 안타깝지만 못 해요, 영혼이 아닌 육체에만 힘을 발휘해요 687 01:06:38,363 --> 01:06:40,598 최면술로 할 수 있는 건 688 01:06:40,599 --> 01:06:43,667 몇몇 사람들에게 자기 의지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하는 정도죠 689 01:06:43,668 --> 01:06:46,837 - 네 - 분명 '몇몇 사람들'이라고 했어요 690 01:06:46,838 --> 01:06:49,473 간혹 최면에 안 걸리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691 01:06:49,474 --> 01:06:54,378 한 남자를 한 여자와 강제로 결혼하게 할 수도 있나요? 692 01:06:54,379 --> 01:06:57,681 - 강제로요? 싫다는데도요? - 맞아요 693 01:06:57,716 --> 01:07:00,918 글쎄요 694 01:07:00,919 --> 01:07:04,288 못 할 것도 없죠 695 01:07:04,289 --> 01:07:07,858 미리 정해둔 장소로 남자를 유인만 한다면야... 696 01:07:07,859 --> 01:07:11,262 또 예식에 필요한 것을 갖추기만 하면 가능하죠 697 01:07:11,263 --> 01:07:17,101 당연히 주례는 모셔야겠고 증인 두 명도 필요하고요 698 01:07:17,102 --> 01:07:19,804 곰곰이 생각해 보면... 699 01:07:19,805 --> 01:07:25,142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에요 700 01:07:25,143 --> 01:07:28,879 결국 문제는 돈이죠 701 01:07:28,880 --> 01:07:31,949 돈은 있어요 702 01:07:31,950 --> 01:07:33,417 틸리 703 01:07:35,887 --> 01:07:37,888 뭘 꾸물대 704 01:07:46,698 --> 01:07:49,667 - 돈은 있으시다고요? - 저희 아버지한테 있죠 705 01:07:49,668 --> 01:07:52,603 - 아버지는 어디 계신데요? - 유럽에 사세요 706 01:07:52,604 --> 01:07:54,905 돈 많고 유명한 분이시죠 707 01:07:54,906 --> 01:07:58,642 유럽에 계신 아버님께 제가 청구를 하면 돈을 부쳐줘요? 708 01:07:58,643 --> 01:08:03,547 아뇨, 이런 데까지 아버지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건 싫어요 709 01:08:03,548 --> 01:08:06,584 그럼 이 일은 안 되겠군요 710 01:08:06,585 --> 01:08:10,588 저도 무턱대고 뛰어들기에는 위험 부담이 커요 711 01:08:10,589 --> 01:08:15,559 게다가 내가 뭘 보고 아가씨를 믿어주죠? 712 01:08:15,560 --> 01:08:17,962 대체 아버지가 누구신가요? 713 01:08:27,339 --> 01:08:33,410 빅토르 위고 714 01:08:40,252 --> 01:08:43,287 그 분과 아가씨가 아무 관계도 아니라면 715 01:08:43,288 --> 01:08:46,190 우리 일에 필요한 거액을 절대로 못 구하실 테고 716 01:08:46,191 --> 01:08:52,496 반대로 아가씨가 정말로 그 분의 따님이라면 717 01:08:52,904 --> 01:08:56,400 그런 무모한 짓은 제가 차마 못 하겠죠 718 01:08:56,401 --> 01:09:00,838 - 그래서 못 하시겠어요? - 못 합니다 719 01:09:00,839 --> 01:09:06,310 아니, 방법이 있기는 한데... 720 01:09:09,881 --> 01:09:15,586 5천 프랑을 선불로 주신다면 얘기는 달라지죠 721 01:09:15,587 --> 01:09:18,555 일주일 후면 돈이 생겨요 722 01:09:18,556 --> 01:09:21,258 그럼 이렇게 하죠 723 01:09:21,960 --> 01:09:25,696 실례합니다만 제복은 저기에 두면 되나요? 724 01:09:33,138 --> 01:09:34,471 잠깐만요 725 01:09:34,472 --> 01:09:37,641 너 때문에 이게 뭐야! 멍청한 놈, 썩 꺼져! 726 01:09:37,642 --> 01:09:41,512 평생 도움이 안 돼 저리 꺼지란 말이야! 727 01:09:45,991 --> 01:09:49,527 '호적이란 사기일 뿐이며' 728 01:09:49,528 --> 01:09:53,097 '신분이란 기만적이다' 729 01:09:53,098 --> 01:09:58,035 '난 누군지 모를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730 01:09:59,911 --> 01:10:02,391 '난 누군지 모를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731 01:10:04,758 --> 01:10:10,158 '나는 누군지 모를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732 01:10:11,604 --> 01:10:15,907 '누군지 결코 알 수 없는 아버지에게서...' 733 01:10:15,908 --> 01:10:19,811 '그런고로 나는 내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734 01:10:36,428 --> 01:10:41,666 '젊은 신혼부부가 하나의 관에 함께 매장됐다' 735 01:10:41,667 --> 01:10:45,870 '죽음조차 그들을 갈라놓을 수 없었다' 736 01:10:45,871 --> 01:10:52,010 '죽은 신부의 드레스는 부모님의 집에 전시됐다' 737 01:10:52,011 --> 01:10:55,046 거기는 내 집도 돼 738 01:10:55,047 --> 01:10:57,315 내 집이란 말이야 739 01:10:58,784 --> 01:11:02,320 '죽은 신부의 드레스는 성스러운 유물처럼' 740 01:11:02,321 --> 01:11:06,291 '방문객들에게 공개됐고' 741 01:11:06,292 --> 01:11:09,694 '그 한복판에 내가 있었다' 742 01:11:09,695 --> 01:11:12,163 어쩌면 좋아 743 01:11:12,164 --> 01:11:18,236 눈이 화끈거려 눈 아파 죽겠어! 744 01:11:21,140 --> 01:11:23,474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745 01:11:23,475 --> 01:11:27,412 침대 밑 옷 가방은 이제 보고 싶지 않아 746 01:11:27,413 --> 01:11:29,981 언니 옷들을 모조리 갖다버려야겠어 747 01:11:29,982 --> 01:11:31,783 다 태워버려야 해! 748 01:11:31,784 --> 01:11:34,319 아니면 나눠주든지 749 01:11:36,722 --> 01:11:40,958 언니의 드레스들은 이제 꼴도 보기 싫어 750 01:11:40,959 --> 01:11:46,364 눈이 아파 죽을 것 같아 751 01:11:46,365 --> 01:11:49,233 내 눈... 752 01:11:57,009 --> 01:12:01,512 아델 양, 문 좀 열어봐요 무슨 일이에요? 753 01:12:06,452 --> 01:12:09,253 그가 어떻게 이럴 수가... 754 01:12:09,254 --> 01:12:12,323 말도 안 돼! 755 01:12:12,324 --> 01:12:14,826 존스톤 756 01:12:14,827 --> 01:12:17,628 아그네스 존스톤 757 01:12:17,629 --> 01:12:20,765 오브라이언 '마운트 아멜리' 저택 알아요? 758 01:12:20,766 --> 01:12:24,502 - 알아요 - 데려다줘요, 볼일이 있어요 759 01:12:24,503 --> 01:12:27,905 그럼 돌아가야겠군요 마을 반대편이에요 760 01:12:38,530 --> 01:12:40,664 여기서 기다려주세요 761 01:12:47,571 --> 01:12:51,308 - 무슨 일로 오셨죠? - 존스톤 판사님을 뵈려고요 762 01:12:51,309 --> 01:12:54,144 꼭 좀 만나야 해요 763 01:12:54,145 --> 01:12:56,079 - 꼭 만나야 한다니까요 -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764 01:12:56,080 --> 01:12:57,647 - 뭐가 어때서요? - 약속도 안 하셨잖아요 765 01:12:57,648 --> 01:13:00,884 - 아무튼 만나야 해요! - 무슨 일이죠, 조지? 766 01:13:00,918 --> 01:13:05,088 아니에요, 아그네스 아가씨 웬 여자가 판사님을 뵙겠대요 767 01:13:05,089 --> 01:13:06,423 약속도 안 했으면서요 768 01:13:06,424 --> 01:13:09,059 조용히 하세요 제가 말씀 드릴게요 769 01:13:09,060 --> 01:13:11,094 분명 만나주실 거예요 770 01:13:11,095 --> 01:13:13,496 꼭 만나야 해 771 01:13:13,497 --> 01:13:18,635 만나야만 해 무슨 일이 있어도 772 01:13:21,639 --> 01:13:23,873 아버지께서 들어오시래요 773 01:13:28,879 --> 01:13:31,514 알지도 못하는 저를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774 01:13:31,549 --> 01:13:34,384 프랑스 분 같군요 775 01:13:34,719 --> 01:13:35,552 맞아요 776 01:13:35,553 --> 01:13:38,755 - 아버지는 빅토르 위고죠 - 작가요? 777 01:13:38,756 --> 01:13:42,859 정치적 사상은 동조하지 않지만 그 용기는 저도 높이 삽니다 778 01:13:42,860 --> 01:13:44,761 판사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죠 779 01:13:44,762 --> 01:13:47,163 따님의 결혼 소식을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780 01:13:47,164 --> 01:13:51,401 핀슨 중위는 판사님 집안에 들어올 인물이 못 됩니다 781 01:13:51,402 --> 01:13:55,338 지금 아가씨가 얼마나 위험한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아요? 782 01:13:55,339 --> 01:13:57,507 물론 알고 있습니다 783 01:13:57,508 --> 01:14:00,677 핀슨 중위와는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냈습니다 784 01:14:00,678 --> 01:14:03,913 계획적으로 저희 가족의 환심을 사는 데 성공하고는 785 01:14:03,914 --> 01:14:08,118 제게 구애 공세를 해서 저도 넘어갔죠 786 01:14:08,119 --> 01:14:10,120 전 세상을 잘 몰랐어요 787 01:14:10,121 --> 01:14:12,789 2년간 외부와 단절된 채 무료한 망명생활을 했어요 788 01:14:12,790 --> 01:14:17,127 핀슨 중위는 순진한 여자를 꾀는 데 도가 튼 사람이었죠 789 01:14:17,128 --> 01:14:20,797 그에게 빠진 저는 아버지의 친구였던 약혼자와도 파혼했죠 790 01:14:20,798 --> 01:14:23,400 머릿속에는 핀슨 중위와 결혼할 생각뿐이었거든요 791 01:14:23,401 --> 01:14:26,703 - 부모님께서는요? - 결혼을 한사코 반대하셨죠 792 01:14:26,704 --> 01:14:30,340 제가 그를 몰래 만날까봐 어머니는 뒷조사를 하셨어요 793 01:14:30,341 --> 01:14:32,642 그의 말과는 달리 그는 목사님 아들도 아니었죠 794 01:14:32,643 --> 01:14:35,378 빚 때문에 감옥에 갔지만 갚을 방법은 없었고 795 01:14:35,379 --> 01:14:38,448 감옥과 군대 중에서 군대를 택했죠 796 01:14:38,449 --> 01:14:41,317 결국 저의 단호한 태도에 부모님도 허락해주셨고 797 01:14:41,318 --> 01:14:43,386 결혼식까지 올렸죠 798 01:14:43,387 --> 01:14:46,990 - 결혼서약도 작성했어요 - 증거라도 있어요? 799 01:14:48,926 --> 01:14:50,794 자, 여기요 800 01:14:50,795 --> 01:14:54,297 건지 신문에 실린 저희의 약혼과 혼인 기사예요 801 01:14:54,298 --> 01:14:55,999 부모님의 서면 동의서도 있죠 802 01:14:56,000 --> 01:14:59,235 말씀대로 핀슨 중위가 그렇게 하찮은 인간이라면 803 01:14:59,236 --> 01:15:01,938 왜 이때까지 헤어지지 않으셨죠? 804 01:15:01,939 --> 01:15:04,674 감정이 늘 뜻대로만 움직이는 줄 아시나요? 805 01:15:04,675 --> 01:15:09,279 아무리 비열한 사람이라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어요 806 01:15:09,280 --> 01:15:11,581 다른 이유도 있죠 807 01:15:14,051 --> 01:15:16,186 그의 아이를 가졌어요 808 01:16:36,567 --> 01:16:39,569 정말 역겹군 809 01:16:39,570 --> 01:16:41,538 가자! 810 01:17:16,540 --> 01:17:19,375 - 안녕하세요, 조지 - 아그네스 아가씨는 안 계세요 811 01:17:19,376 --> 01:17:23,479 - 오페라에 가기로 했는데요 - 아가씨는 안 계십니다 812 01:17:23,480 --> 01:17:27,450 - 그럼 판사님을 뵐게요 - 판사님도 안 계십니다 813 01:17:27,451 --> 01:17:29,586 마자가 세워져 있던데요 814 01:17:29,587 --> 01:17:32,722 미안합니다만 집에 아무도 안 계십니다 815 01:17:40,931 --> 01:17:43,866 그 여자가 돌아가야만 헛소문이 그치겠어 816 01:17:43,867 --> 01:17:46,970 진정하세요, 중위님 방법이 있어요 817 01:17:46,971 --> 01:17:50,073 - 제 조언만 잘 들으세요 - 알았어, 어서 말해봐 818 01:17:50,074 --> 01:17:52,342 그러니까 중위님 말씀은 819 01:17:52,343 --> 01:17:55,044 그 여자가 여기를 떠나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거죠? 820 01:17:55,045 --> 01:17:57,847 어떻게 떠나게 하지? 별의별 수를 다 써봤어 821 01:17:57,848 --> 01:18:01,684 협박, 애원, 약속...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822 01:18:01,685 --> 01:18:03,353 아무 소용이 없었어 823 01:18:03,354 --> 01:18:05,688 그 여자가 강아지마냥 쫓아다니는 걸 보니 824 01:18:05,689 --> 01:18:07,757 중위님께서 떠나셔야만 떠날 것 같습니다 825 01:18:07,758 --> 01:18:09,993 그걸 조언이라고 하나? 826 01:18:09,994 --> 01:18:12,962 내가 떠나는 건 말도 안 돼 827 01:18:12,963 --> 01:18:15,365 저는 조금 다른 얘기를 들었는데요 828 01:18:15,366 --> 01:18:19,369 부대가 조만간 먼 곳으로 이동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829 01:18:25,342 --> 01:18:30,680 보고 싶을 거예요 그래도 잘 생각했어요 830 01:18:30,681 --> 01:18:33,449 부모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831 01:18:33,450 --> 01:18:36,419 오랜만에 따님을 보니 정말 기쁘시겠어요 832 01:18:36,420 --> 01:18:38,554 그리고 저기... 833 01:18:38,555 --> 01:18:40,790 핀슨 중위 말이에요 834 01:18:40,791 --> 01:18:43,726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도록 하세요 835 01:18:43,727 --> 01:18:46,329 그 사람한테는 아가씨가 아까워요 836 01:18:46,330 --> 01:18:49,966 뭐가 잘났다고 아가씨와 결혼을 안 하겠대요? 837 01:18:49,967 --> 01:18:54,904 아뇨, 손더스 부인 결혼은 제가 싫다고 했어요 838 01:18:54,905 --> 01:18:57,940 여자에게 있어서 결혼은 굴욕적이에요 839 01:18:57,941 --> 01:19:00,343 특히 저 같은 여자에게는요 840 01:19:00,344 --> 01:19:03,046 제가 하는 작업은 혼자인 게 좋아요 841 01:19:03,047 --> 01:19:08,251 게다가 아버지가 물려주신 제 성은 또 어떻고요 842 01:19:08,252 --> 01:19:11,821 '위고'라는 성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겠어요 843 01:19:11,822 --> 01:19:15,625 그럼요, 이해해요 844 01:19:38,248 --> 01:19:43,152 '가진 거라고는 아버지가 준 빵 조각뿐인 젊은 여인이' 845 01:19:43,153 --> 01:19:46,089 '4년 만에 자기 힘으로 황금을 손에 넣게 된다' 846 01:19:46,090 --> 01:19:49,225 '이 놀라운 일을 내가 해내리라' 847 01:19:49,226 --> 01:19:52,562 '젊은 여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하여' 848 01:19:52,563 --> 01:19:55,565 '바다 위를 걸어 구세계에서 신세계로 건너간다' 849 01:19:55,566 --> 01:19:57,900 '이 놀라운 일을 내가 해내리라' 850 01:20:00,204 --> 01:20:03,039 아델 양 선물을 하나 준비했어요 851 01:20:03,040 --> 01:20:06,142 망토인데 저한테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852 01:20:06,143 --> 01:20:09,479 아가씨한테 훨씬 잘 어울릴 거예요 853 01:20:11,415 --> 01:20:15,118 우리를 추억하며 간직하세요 854 01:20:22,059 --> 01:20:25,128 고마워요, 손더스 부인 855 01:20:25,129 --> 01:20:27,930 정말 고마워요 856 01:20:29,066 --> 01:20:32,268 잘 가요, 아델 양 857 01:20:43,881 --> 01:20:47,717 가족 품에 돌아가거든 소식 전해주세요 858 01:20:56,393 --> 01:20:58,828 어디로 갈까요? 859 01:20:58,829 --> 01:21:02,098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860 01:21:02,099 --> 01:21:04,667 손더스 부인 댁에 며칠 더 머물지 그래요 861 01:21:04,668 --> 01:21:09,639 그럴 수는 없어요 다시 뵙고 싶지 않아요 862 01:21:09,640 --> 01:21:12,141 그럼 호텔로 갈까요? 863 01:21:12,142 --> 01:21:15,244 돈이 다 떨어졌어요 864 01:21:15,245 --> 01:21:19,615 돈 안 내고 묵을 수 있는 곳을 알아요 865 01:22:25,949 --> 01:22:28,885 건들지 마요! 866 01:22:28,886 --> 01:22:30,753 내 책이에요 867 01:23:19,136 --> 01:23:21,737 저기요 868 01:23:21,738 --> 01:23:24,740 - 저한테 온 편지 있어요? - 누구신지를 알아야죠 869 01:23:24,741 --> 01:23:28,210 항상 여기서 편지를 찾아갔는데 몰라요? 870 01:23:28,712 --> 01:23:31,347 가서 한번 알아보죠 871 01:23:35,118 --> 01:23:36,585 누군지 알아? 872 01:23:46,830 --> 01:23:49,131 저 여자 알아? 873 01:23:55,038 --> 01:23:56,973 모르겠는걸 874 01:24:13,390 --> 01:24:16,892 죄송합니다 신입 직원들이라 몰라 뵈었네요 875 01:24:16,893 --> 01:24:19,729 편지가 왔나 봐드리죠 876 01:24:21,131 --> 01:24:24,200 - 여기 있네요 - 고마워요 877 01:24:30,374 --> 01:24:33,743 '아델, 7백 프랑을 보내니 귀국 비용으로 쓰거라' 878 01:24:33,744 --> 01:24:36,345 '돌아오겠다고 약속해놓고 행여나 남게 될 경우' 879 01:24:36,346 --> 01:24:39,181 '생활비를 선불해준 걸로 생각하거라' 880 01:24:39,182 --> 01:24:42,251 '네 음반을 빨리 내놓지 않아서 불만인 거 안다만' 881 01:24:42,252 --> 01:24:46,155 '지금은 되도록 네가 주목을 끌지 않는 게 좋겠구나' 882 01:24:46,156 --> 01:24:50,659 '네 엄마 건강이 악화될까봐 네 편지는 아예 안 읽어드린다' 883 01:24:50,660 --> 01:24:54,130 '엄마는 건지를 떠나 브뤼셀에 정착했다' 884 01:24:54,131 --> 01:24:57,099 '오트빌 하우스에는 아빠 혼자 남아있다' 885 01:24:57,100 --> 01:24:59,935 '사랑하는 아델 언제든 돌아오려무나' 886 01:24:59,936 --> 01:25:04,440 '늙은 아비의 행복은 그저 가족과 함께하는 거란다' 887 01:25:55,592 --> 01:25:57,693 안녕하세요, 손더스 부인 888 01:26:38,335 --> 01:26:43,639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부인, 브뤼셀에서 사망 889 01:26:48,145 --> 01:26:55,151 영국군 부대 재배치 제 16 경기병대가 핼리팩스를 떠나 카리브 해의 바베이도스로 이동 890 01:27:36,993 --> 01:27:40,229 저리들 가 프랑스 부인 곁에서 비켜 891 01:29:01,678 --> 01:29:05,114 실례합니다, 핀슨 부인 대위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892 01:29:15,659 --> 01:29:18,160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요 893 01:29:18,161 --> 01:29:22,031 아침에 흑인 마을에 있는 시장을 지나다가 보니 894 01:29:22,032 --> 01:29:25,100 웬 유럽 여자 때문에 소동이 났더군요 895 01:29:25,101 --> 01:29:27,403 가까이 가서 보니까 아델 양이었어요 896 01:29:27,404 --> 01:29:31,140 - 뭐라고? - 더 나쁜 소식도 있습니다 897 01:29:31,141 --> 01:29:34,043 핀슨 부인이라고 사칭하고 다닌답니다 898 01:29:37,480 --> 01:29:39,214 그 여자를 찾아야 돼 899 01:29:39,215 --> 01:29:42,584 핼리팩스에서와 같은 일이 여기서도 일어나면 안 돼 900 01:29:48,725 --> 01:29:50,459 무슨 일이죠? 901 01:29:51,695 --> 01:29:55,431 아무 일도 아니오, 여보 902 01:33:13,563 --> 01:33:15,030 아델! 903 01:33:27,677 --> 01:33:28,977 아델 904 01:33:39,522 --> 01:33:41,709 편지를 읽어볼게요 좀 고치기는 했어요 905 01:33:41,749 --> 01:33:43,743 듣고 괜찮은지 말해줘요 906 01:33:44,129 --> 01:33:47,532 '선생님, 저는 바베이도스에 사는 아낙네에 불과합니다' 907 01:33:47,533 --> 01:33:50,802 '글을 읽을 줄은 몰라도 빅토르 위고라는 이름은 알죠' 908 01:33:51,089 --> 01:33:53,604 '제가 노예였던 10년 전 선생님께서는' 909 01:33:53,605 --> 01:33:56,507 '핍박받는 모든 이들의 벗이자 옹호자가 돼주셨죠' 910 01:33:56,508 --> 01:33:59,928 '브리지타운 거리에서 특이한 차림의 여인을 보았습니다' 911 01:34:00,655 --> 01:34:03,381 '궁핍해보였고 시련을 겪은 흔적이 역력했어요' 912 01:34:03,674 --> 01:34:07,777 '꼬마들의 놀림거리가 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웠죠' 913 01:34:07,778 --> 01:34:11,347 '어느 날 제가 그녀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914 01:34:11,348 --> 01:34:14,283 '집으로 데리고 가서 보살펴주던 중에' 915 01:34:14,284 --> 01:34:15,985 '선생님의 따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 916 01:34:15,986 --> 01:34:17,553 '한 장교에게 버림을 받고' 917 01:34:17,554 --> 01:34:21,791 '핼리팩스에서 이곳까지 그를 따라왔다는 것도요' 918 01:34:21,792 --> 01:34:23,689 '고통으로 몸과 영혼이 산산조각 났답니다' 919 01:34:24,369 --> 01:34:27,905 '몸은 이제 나았지만 영혼은 치유불가입니다' 920 01:34:28,122 --> 01:34:31,958 '아델은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님의 정을 느껴야 합니다' 921 01:34:31,959 --> 01:34:34,827 '빅토르 위고 선생님께서 동의하시면' 922 01:34:35,021 --> 01:34:36,659 '제가 유럽까지 동행하려고 합니다' 923 01:34:36,905 --> 01:34:40,942 '마르티니크의 베르데르 씨가 여비를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924 01:34:41,910 --> 01:34:46,547 결국 '바' 부인과 함께 아델은 프랑스에 돌아왔다 925 01:34:46,548 --> 01:34:48,883 그간 유럽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926 01:34:48,884 --> 01:34:51,586 나폴레옹 3세의 몰락으로 빅토르 위고는 927 01:34:51,587 --> 01:34:54,388 18년의 망명생활 끝에 파리로 돌아왔다 928 01:34:54,389 --> 01:34:58,693 딸과 재회한 그는 아델을 '생 망데' 요양원으로 보냈다 929 01:34:58,694 --> 01:35:02,530 그곳에서 그녀는 40년 동안 정원을 가꾸고 피아노를 쳤으며 930 01:35:02,531 --> 01:35:05,833 자신만의 언어로 꾸준히 일기를 썼다 931 01:35:08,670 --> 01:35:11,305 아델은 가족들 모두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남아있었다 932 01:35:11,306 --> 01:35:14,942 그녀의 아버지는 1885년 5월 22일 세상을 뜨면서 933 01:35:14,943 --> 01:35:17,912 이런 말을 남겼다 '검은 빛이 보인다' 934 01:35:17,913 --> 01:35:22,316 장례는 프랑스 국장으로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935 01:35:27,556 --> 01:35:31,459 그의 유해는 밤새도록 개선문 아래서 공개됐고 936 01:35:31,460 --> 01:35:33,494 다음 날 2백만 파리 시민이 937 01:35:33,495 --> 01:35:38,199 에투알 광장부터 팡테옹까지 운구 행렬에 동참했다 938 01:35:50,479 --> 01:35:54,549 그의 딸 아델은 1915년 4월 25일 세상을 떠났지만 939 01:35:54,550 --> 01:35:57,318 유럽을 휩쓴 전쟁통에 거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940 01:36:03,325 --> 01:36:06,494 그로부터 50년 전 건지를 떠나기에 앞서 941 01:36:06,495 --> 01:36:08,062 아델은 다음과 같은 일기를 썼다 942 01:36:08,063 --> 01:36:11,165 '젊은 여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하여' 943 01:36:11,166 --> 01:36:14,368 '바다 위를 걸어 구세계에서 신세계로 건너간다' 944 01:36:14,369 --> 01:36:16,103 '이 놀라운 일을 내가 해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