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6,005 --> 00:00:09,925 ‎ "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2 00:00:29,485 --> 00:00:30,645 ‎어디 가? 3 00:00:34,605 --> 00:00:35,605 ‎거기! 4 00:00:48,445 --> 00:00:50,245 ‎왜 나처럼 생겼지? 5 00:00:50,925 --> 00:00:54,205 ‎당신 누구야? ‎당신이 내 삶을 망쳐 놨어! 6 00:01:18,805 --> 00:01:20,045 ‎좀 어때요? 7 00:01:20,125 --> 00:01:22,885 ‎모르겠어요, 별로예요 8 00:01:23,525 --> 00:01:25,405 ‎- 얼마나... ‎- 진정해요 9 00:01:25,485 --> 00:01:27,445 ‎일찍 돌아오려고 했는데 10 00:01:27,525 --> 00:01:31,285 ‎너무 오래 다녀와서 죄송해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11 00:01:31,445 --> 00:01:32,885 ‎10분밖에 안 됐어요 12 00:02:12,845 --> 00:02:14,125 ‎어제도 이랬나요? 13 00:02:15,005 --> 00:02:16,005 ‎뭐가요? 14 00:02:16,685 --> 00:02:19,085 ‎어제도 다녀온 뒤로 ‎허기를 느꼈어요? 15 00:02:19,965 --> 00:02:21,005 ‎모르겠어요 16 00:02:22,365 --> 00:02:23,965 ‎그랬을걸요, 먹을 거 더 없어요? 17 00:02:24,045 --> 00:02:27,245 ‎네, 미안해요 ‎여기 살진 않거든요 18 00:02:27,325 --> 00:02:30,445 ‎오전에 산 것들을 가져왔어요 19 00:02:30,525 --> 00:02:34,205 ‎- 미리 알았다면... ‎- 겨우 10분일 리 없어요 20 00:02:34,285 --> 00:02:36,765 ‎정확히 9분 하고도 17초였어요 21 00:02:36,845 --> 00:02:39,365 ‎거기선 거의 사흘을 보냈다고요 22 00:02:39,965 --> 00:02:42,885 ‎이 세계보다 시간이 빨리 흐르는 ‎우주에 있었던 거예요 23 00:02:46,485 --> 00:02:49,165 ‎어땠어요, 가족을 만났나요? 24 00:02:50,245 --> 00:02:51,245 ‎네 25 00:02:53,765 --> 00:02:55,565 ‎하지만 마음에 들진 않았어요 26 00:02:56,365 --> 00:02:57,205 ‎가족을 만난 게요? 27 00:02:57,365 --> 00:03:00,885 ‎아니요, 만난 것까진 좋았어요 ‎안기도 했고... 28 00:03:01,245 --> 00:03:06,205 ‎가족과 다시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죠 29 00:03:08,045 --> 00:03:10,205 ‎하지만 너무 짧았어요, 게다가... 30 00:03:13,085 --> 00:03:16,885 ‎- 게다가? ‎- 사고를 막을 수 없었어요 31 00:03:16,965 --> 00:03:18,405 ‎거기까지 간 의미가 없었죠 32 00:03:18,845 --> 00:03:22,005 ‎- 차 키를 바꿨어요? ‎- 엘리자에게 제 차 키를 주면... 33 00:03:22,525 --> 00:03:25,885 ‎그쪽 에두아르트의 차 키를 주면 ‎사고가 없을 줄 알았거든요 34 00:03:25,965 --> 00:03:29,405 ‎- 생각과는 달랐군요? ‎- 똑같은 사고가 또 일어났어요 35 00:03:29,485 --> 00:03:33,525 ‎잔, 엘리자, 카를라 모두... ‎이번에도 제 탓이었어요 36 00:03:33,605 --> 00:03:37,005 ‎어떻게든 막고 싶었는데 ‎그러면 안 됐던 거죠? 37 00:03:37,245 --> 00:03:39,085 ‎당신이 그렇게 한 순간부터 38 00:03:39,165 --> 00:03:41,605 ‎그 우주에서 일어난 일은 ‎당신에게 책임이 있어요 39 00:03:42,005 --> 00:03:45,165 ‎바로 그런 것들을 ‎내게 말해 주길 바랐어요 40 00:03:45,245 --> 00:03:48,205 ‎이해가 안 돼요 ‎하나도 모르겠어요 41 00:03:48,285 --> 00:03:50,525 ‎혼란스러운 게 당연해요 42 00:03:53,485 --> 00:03:54,605 ‎정말이지... 43 00:03:56,445 --> 00:03:59,165 ‎제일 신경에 거슬린 건 ‎따로 있었어요 44 00:04:00,605 --> 00:04:01,605 ‎저요 45 00:04:04,405 --> 00:04:05,405 ‎왜죠? 46 00:04:05,765 --> 00:04:07,845 ‎그런 머저리가 없더라고요 47 00:04:08,285 --> 00:04:11,885 ‎절 알아보지도 못했어요 ‎같은 얼굴, 같은 모습이었는데도요 48 00:04:11,965 --> 00:04:13,645 ‎지금 이 옷도 그 자식 거예요 49 00:04:13,725 --> 00:04:17,325 ‎보세요, 어떤 놈인지 아시겠죠? ‎전 이런 정장을 안 사거든요 50 00:04:18,085 --> 00:04:20,965 ‎그건 그렇고 몸에 걸친 것도 ‎같이 이동되나 봐요 51 00:04:21,045 --> 00:04:23,005 ‎다른 얘기로 새지 말죠 52 00:04:24,685 --> 00:04:28,405 ‎거기서 만난 저는 ‎제가 맞는데 제가 아니었어요 53 00:04:30,125 --> 00:04:31,125 ‎짐작 가는 게 있나요? 54 00:04:33,405 --> 00:04:35,565 ‎오스카르라고 제 친구 녀석은... 55 00:04:35,645 --> 00:04:38,285 ‎아니, 그쪽 오스카르는 ‎거의 같았거든요 56 00:04:38,685 --> 00:04:41,045 ‎오스카르가 한 말이 ‎머리를 맴돌아요 57 00:04:42,445 --> 00:04:47,565 ‎'정신적으로 힘들다 보니 ‎환영을 만들어 냈고' 58 00:04:47,645 --> 00:04:49,045 ‎'그걸 본 것처럼 믿어 버린 거야' 59 00:04:50,565 --> 00:04:52,525 ‎- 맞아요 ‎- 제가 다 만들어 낸 거라고요? 60 00:04:52,965 --> 00:04:54,725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61 00:04:57,285 --> 00:04:59,325 ‎그쪽 우주에서 좋은 건 없었어요? 62 00:04:59,405 --> 00:05:01,965 ‎전혀요, 가족이 다시 죽었다니까요 63 00:05:02,645 --> 00:05:06,525 ‎엘리자나 카를라와 말한 건 좋았죠 ‎잔을 본 것도요 64 00:05:06,605 --> 00:05:10,725 ‎가족에게 제 진심을... ‎아니다, 좋은 것도 하나 있었네요 65 00:05:12,245 --> 00:05:13,965 ‎아버지가 살아 계셨어요 66 00:05:14,805 --> 00:05:15,885 ‎최근에 돌아가셨나요? 67 00:05:16,125 --> 00:05:17,925 ‎아니요, 오래전에 돌아가셨죠 ‎9년 전에요 68 00:05:19,045 --> 00:05:20,365 ‎이상하네요 69 00:05:22,085 --> 00:05:27,605 ‎아버지를 살아남게 한 일이 ‎그 당시에 있었을 거예요 70 00:05:28,805 --> 00:05:30,845 ‎왜 당신 아버지가 ‎살아 있었을까요? 71 00:05:31,085 --> 00:05:32,565 ‎저도 그게 알고 싶어요 72 00:05:32,645 --> 00:05:34,205 ‎- 생각해 봐요 ‎- 뭘요? 73 00:05:34,565 --> 00:05:36,725 ‎9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를요 74 00:05:36,805 --> 00:05:39,725 ‎분명히 그때 당시 당신은 ‎어떤 기로에 놓였을 거예요 75 00:05:40,645 --> 00:05:42,605 ‎어떤 기로요? 76 00:05:51,165 --> 00:05:53,525 ‎테레, 우리가 도울게요 77 00:05:55,245 --> 00:05:58,725 ‎ "2007년 3월" 78 00:06:01,965 --> 00:06:04,485 ‎할머니, 할아버지 드리려고 ‎그림을 그렸어요 79 00:06:04,885 --> 00:06:06,045 ‎잘 그렸구나 80 00:06:07,085 --> 00:06:08,685 ‎할머니가 전해 주세요 81 00:06:09,325 --> 00:06:11,005 ‎- 누구한테? ‎- 할아버지한테요 82 00:06:12,325 --> 00:06:14,205 ‎저기 계시니까 직접 드리렴 83 00:06:14,285 --> 00:06:18,045 ‎아니요, 조안 할아버지 말고 ‎마넬 할아버지한테요 84 00:06:19,125 --> 00:06:21,125 ‎아니야, 할아버지한테는 ‎안 드려도 돼 85 00:06:22,085 --> 00:06:23,165 ‎왜요? 86 00:06:23,725 --> 00:06:27,925 ‎왜냐면 할아버지가... 87 00:06:28,005 --> 00:06:30,325 ‎카를라, 이리 오렴 88 00:06:32,725 --> 00:06:35,445 ‎마넬 할아버지는 우리를 떠나셨어 89 00:06:36,125 --> 00:06:37,125 ‎왜요? 90 00:06:37,725 --> 00:06:39,525 ‎왜냐면 돌아가셨거든 91 00:06:41,725 --> 00:06:44,845 ‎- 어디로 가셨는데요? ‎- 우리도 몰라 92 00:06:45,165 --> 00:06:48,125 ‎- 돌아오실까요? ‎- 아니 93 00:06:48,805 --> 00:06:51,165 ‎그럼 이제 제가 그린 그림도 ‎못 보세요? 94 00:06:52,765 --> 00:06:55,805 ‎- 응 ‎- 저거 보셨으면 좋겠는데 95 00:06:57,165 --> 00:07:01,405 ‎할아버지는 우리와 함께 계셔 ‎우리 마음속에 96 00:07:01,485 --> 00:07:05,605 ‎- 우리가 항상 기억할 테니까 ‎- 그럼 제 그림은 어떻게 보세요? 97 00:07:08,165 --> 00:07:09,165 ‎어떻게 하냐면... 98 00:07:11,885 --> 00:07:17,565 ‎두 눈을 감고 ‎맘속으로 할아버지를 잘 떠올려 봐 99 00:07:18,405 --> 00:07:21,645 ‎그러고는 이렇게 말하는 거야 ‎'할아버지, 이 그림 받으세요' 100 00:07:22,365 --> 00:07:24,245 ‎'할아버지, 이 그림 받으세요' 101 00:07:27,445 --> 00:07:28,445 ‎잘했어 102 00:07:28,525 --> 00:07:30,445 ‎- 이제 보셨을까요? ‎- 그러셨을 거야 103 00:07:43,165 --> 00:07:44,365 ‎할머니는 왜 저러세요? 104 00:07:58,925 --> 00:08:00,405 ‎죄송해요, 엄마 105 00:08:00,605 --> 00:08:03,365 ‎애들한테 할아버지는 ‎천국에 계시다고 말해야 하는데... 106 00:08:03,445 --> 00:08:05,525 ‎그런 건 괜찮아 107 00:08:07,165 --> 00:08:08,205 ‎그럼 왜 그러시는데요? 108 00:08:10,285 --> 00:08:12,045 ‎나도 말해 주고 싶다만... 109 00:08:14,125 --> 00:08:17,045 ‎페레에게도 말했는데 ‎귀담아듣질 않더구나 110 00:08:17,525 --> 00:08:20,205 ‎별로 중요하지도 않다고 말이야 111 00:08:20,965 --> 00:08:23,005 ‎페레에겐 그랬을지 모르지만 ‎나한테는... 112 00:08:24,085 --> 00:08:25,485 ‎무섭게 왜 그러세요? 113 00:08:27,405 --> 00:08:29,965 ‎그저께 내가 전화했을 때 ‎너 집에 있었니? 114 00:08:30,925 --> 00:08:34,885 ‎오전 8시 45분쯤이었을 텐데 ‎집에 있었어? 115 00:08:35,205 --> 00:08:36,965 ‎어서 가자, 이러다 늦겠다 116 00:08:37,285 --> 00:08:41,645 ‎네가 귀찮을까 봐 ‎휴대폰에 연락하지 않은 게 후회돼 117 00:08:42,645 --> 00:08:44,845 ‎엄마, 알아듣게 말씀해 보세요 118 00:08:46,245 --> 00:08:49,044 ‎네 아빠가 심장약도 없이 ‎출근을 하셨어 119 00:08:49,125 --> 00:08:51,325 ‎- 그래서요? ‎- 약이 너한테 있어서 전화했는데 120 00:08:51,405 --> 00:08:52,805 ‎네가 받질 않았지 121 00:08:53,085 --> 00:08:56,685 ‎너나 페레와 연락도 안 되는데 ‎그 와중에 난 미용실에 갔어 122 00:08:58,685 --> 00:09:02,805 ‎- 그놈의 미용실이 뭐라고 ‎- 엄마, 진정하세요 123 00:09:06,765 --> 00:09:09,165 ‎- 아직도 모르겠니? ‎- 뭘요? 124 00:09:09,885 --> 00:09:13,125 ‎난 남은 평생을 ‎죄책감 속에 살아야 해 125 00:09:13,285 --> 00:09:14,565 ‎무슨 죄책감요? 126 00:09:15,205 --> 00:09:18,565 ‎내가 미용실에 가지 않고 ‎네 아빠 심장약을 챙겼더라면 127 00:09:18,645 --> 00:09:22,205 ‎- 네 아빠가 살았을 거라는 죄책감 ‎- 당치도 않은 말씀 마세요 128 00:09:22,485 --> 00:09:24,645 ‎정말 당치도 않은 건 ‎흰머리 염색이나 하면서 129 00:09:24,725 --> 00:09:27,685 ‎남편을 심장병으로 죽게 한 거야 130 00:09:27,765 --> 00:09:31,525 ‎아빠가 약을 잊으신 거잖아요 ‎그게 어떻게 엄마 잘못이에요? 131 00:09:32,285 --> 00:09:35,685 ‎네 아빠 없이 어떻게 살라고? ‎생각만 해도 숨이 안 쉬어져 132 00:09:35,765 --> 00:09:38,285 ‎그런 생각은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세요 133 00:09:39,245 --> 00:09:40,085 ‎어떻게? 134 00:09:40,165 --> 00:09:43,085 ‎약을 챙겼어도 ‎아빠가 돌아가셨을 수도 있어요 135 00:09:43,485 --> 00:09:47,005 ‎- 아닐 수도 있지 ‎- 그거야 모르는 일이죠 136 00:09:48,245 --> 00:09:49,605 ‎그러니까 말이다 137 00:10:06,165 --> 00:10:07,325 ‎ "엄마" 138 00:10:30,965 --> 00:10:33,125 ‎- 여기서 혼자 뭐 해? ‎- 그냥... 139 00:10:35,725 --> 00:10:39,845 ‎- 어머님은 뭐라셔? ‎- 나중에 얘기해, 피해망상이셔 140 00:10:40,245 --> 00:10:42,645 ‎- 두려우신 거겠지 ‎- 그러면 다행이게 141 00:10:43,045 --> 00:10:45,285 ‎- 그러면 다행이라니? ‎- 아니야, 마음 쓰지 마 142 00:10:46,645 --> 00:10:50,605 ‎당분간 버거워하실 거야 ‎오랜 세월을 함께하셨으니까 143 00:10:50,685 --> 00:10:53,925 ‎- 안되셨지만 다 겪는 일이야 ‎- 힘들어하실 거야 144 00:10:54,165 --> 00:10:57,045 ‎- 우리가 도와드려야지 ‎- 형이 엄마를 모시겠대 145 00:10:57,125 --> 00:11:00,645 ‎응, 나도 테레와 얘기해 봤는데 ‎몇 주는 여기에 와 계실 거야 146 00:11:00,725 --> 00:11:02,805 ‎- 그래도 괜찮지? ‎- 응, 괜찮고말고 147 00:11:02,885 --> 00:11:04,845 ‎그런 생각 안 하게 해 드려야지 148 00:11:05,525 --> 00:11:06,525 ‎무슨 생각? 149 00:11:08,285 --> 00:11:10,805 ‎- 아빠가 돌아가신 게 엄마 탓이래 ‎- 아, 그거 150 00:11:10,885 --> 00:11:12,525 ‎약 때문에 그러시는 거 맞지? 151 00:11:12,605 --> 00:11:16,445 ‎- 당신한테도 얘기하셨어? ‎- 응, 놀랍진 않았어 152 00:11:16,805 --> 00:11:20,285 ‎이런 일이 생기면 ‎다들 죄책감을 느끼잖아 153 00:11:20,605 --> 00:11:23,285 ‎'내가 약을 줬더라면 ‎내가 전화를 했더라면' 154 00:11:23,365 --> 00:11:26,325 ‎'집을 나오기 전에 ‎그 사람 주의를 돌렸더라면' 155 00:11:26,605 --> 00:11:29,805 ‎'청혼을 받아 주지 않았더라면' 156 00:11:30,005 --> 00:11:31,805 ‎'아예 만나질 않았더라면' 157 00:11:34,005 --> 00:11:35,845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158 00:11:38,205 --> 00:11:39,645 ‎난 어떻게 됐을까? 159 00:11:40,445 --> 00:11:43,485 ‎그야 모르지 ‎더 행복했을 수도 있고 160 00:11:43,885 --> 00:11:44,885 ‎아닐걸 161 00:11:45,845 --> 00:11:48,925 ‎내가 엄마였다면 ‎나도 엄마처럼 괴로웠을 거야 162 00:11:52,125 --> 00:11:53,565 ‎하나만 약속해 줘 163 00:11:54,765 --> 00:11:58,565 ‎내가 할 수 있는 거야? 164 00:11:59,805 --> 00:12:01,685 ‎나보다 먼저 죽지 마 165 00:12:11,805 --> 00:12:13,645 ‎- 에두아르트 ‎- 네 166 00:12:14,165 --> 00:12:17,285 ‎- 인사 담당자가 보자시네요 ‎- 그분 사무실에서요? 167 00:12:17,365 --> 00:12:20,725 ‎- 아니요, 이쪽으로 오신대요 ‎- 알았어요 168 00:12:31,725 --> 00:12:34,005 ‎이사회에서 승인이 났어 169 00:12:34,885 --> 00:12:36,565 ‎이제 자네한테 정식으로 제안하지 170 00:12:38,365 --> 00:12:41,325 ‎마케팅 부사장이 ‎명예퇴직을 하기로 했어 171 00:12:41,525 --> 00:12:44,125 ‎내부 승진으로 자네가 선출됐네 172 00:12:45,125 --> 00:12:47,525 ‎축하해, 에두아르트 ‎이게 우리가 제시하는 조건이야 173 00:12:49,405 --> 00:12:51,045 ‎아버님 일은 정말 안됐어 ‎장례식에도 못 가 봤군 174 00:12:54,885 --> 00:12:56,805 ‎- 정말 유감이네 ‎- 감사합니다 175 00:12:57,485 --> 00:12:58,685 ‎어떻게 돌아가셨나? 176 00:13:00,965 --> 00:13:04,365 ‎온 가족이 슬퍼해요 ‎이렇게 될 줄 몰랐거든요 177 00:13:05,245 --> 00:13:08,365 ‎심장이 안 좋으시긴 했는데 ‎60살에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178 00:13:08,445 --> 00:13:10,485 ‎- 마음의 준비도 못 했어요 ‎- 그렇군 179 00:13:11,285 --> 00:13:14,285 ‎- 어머니는? ‎- 많이 힘들어하세요 180 00:13:14,365 --> 00:13:16,845 ‎며칠 저희 집에 모시려고요 ‎애들이라도 있으니 다행이죠 181 00:13:17,685 --> 00:13:22,645 ‎그래, 인생은 도박 같잖아 ‎오늘 다르고 또 내일 다르거든 182 00:13:23,005 --> 00:13:25,605 ‎하지만 잃을 때가 있는가 하면 183 00:13:25,965 --> 00:13:29,245 ‎얻을 때도 있거든, 안 그런가? 184 00:13:30,365 --> 00:13:32,245 ‎그러니 매사에 최선을 다해 185 00:13:32,805 --> 00:13:35,605 ‎에두아르트, 이런 말도 있잖아 ‎'현재를 즐겨라' ‎어쨌든 축하하네 186 00:13:38,925 --> 00:13:40,205 ‎마음껏 누려 187 00:13:49,885 --> 00:13:54,365 ‎어머님도 다 잊을 수 있게 ‎나가서 축하하자 188 00:13:54,605 --> 00:13:56,965 ‎- 벌써 아셔? ‎- 아니, 말씀 안 드렸어 189 00:13:57,045 --> 00:13:58,045 ‎왜? 190 00:13:58,485 --> 00:14:01,285 ‎- 아직 결정을 못 했거든 ‎- 뭘? 191 00:14:01,365 --> 00:14:03,365 ‎- 그 자리 말이야 ‎- 뭐? 192 00:14:03,845 --> 00:14:05,245 ‎생각을 좀 해 봐야겠어 193 00:14:05,645 --> 00:14:08,325 ‎몇 년을 원한 자리인데 ‎생각할 게 뭐 있어? 194 00:14:08,605 --> 00:14:10,765 ‎그 자리에 앉으면 ‎지금보다 바빠질 거야 195 00:14:10,845 --> 00:14:13,125 ‎- 그렇겠지 ‎- 종일 회의에 출장도 잦아져 196 00:14:14,205 --> 00:14:15,205 ‎바라던 바 아니야? 197 00:14:15,845 --> 00:14:18,605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아니야 198 00:14:21,485 --> 00:14:22,485 ‎확실해? 199 00:14:23,325 --> 00:14:26,405 ‎모르겠어, 그게... 200 00:14:27,445 --> 00:14:29,045 ‎안 내켜 201 00:14:30,765 --> 00:14:34,085 ‎그냥 좀 우울한가 봐 202 00:14:34,165 --> 00:14:35,205 ‎그래? 203 00:14:35,285 --> 00:14:37,165 ‎- 그런 말 없었잖아 ‎- 심각한 건 아니고 204 00:14:37,245 --> 00:14:39,525 ‎아빠가 돌아가시고부터 ‎모든 게 좀... 205 00:14:39,845 --> 00:14:43,725 ‎마케팅 부사장이라는 직책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206 00:14:45,325 --> 00:14:46,445 ‎거절할까 봐 207 00:14:49,885 --> 00:14:53,005 ‎당신을 위해서야 ‎아니면 나나 애들을 위해서야? 208 00:14:53,485 --> 00:14:55,085 ‎모두를 위해서지 209 00:14:56,565 --> 00:14:59,165 ‎근데 이 연봉을 거절하는 게 ‎잘하는 건지 모르겠어 210 00:15:04,845 --> 00:15:07,245 ‎언제부터 우리가 부자를 꿈꿨대? 211 00:15:07,925 --> 00:15:09,325 ‎우리 좀 솔직해지자 212 00:15:10,245 --> 00:15:11,805 ‎뭐라는 거야? 213 00:15:16,805 --> 00:15:18,125 ‎당신 생각대로 해 214 00:15:18,765 --> 00:15:21,405 ‎그래도 다 같이 ‎저녁은 먹으러 가기야 215 00:15:21,805 --> 00:15:22,805 ‎알았어 216 00:15:23,525 --> 00:15:28,245 ‎어머님이랑 애들이 잠들면 ‎우린 느긋하게 목욕이나 하자 217 00:15:28,765 --> 00:15:33,325 ‎- 어때? ‎- 좋지, 현재를 즐기라잖아 218 00:15:33,405 --> 00:15:34,645 ‎사랑해 219 00:15:35,205 --> 00:15:36,285 ‎언제나 220 00:15:44,725 --> 00:15:45,725 ‎그래요 221 00:15:46,525 --> 00:15:48,045 ‎기로에 놓인 적이 있을 거예요 222 00:15:49,365 --> 00:15:50,405 ‎잘 생각해 봐요 223 00:15:52,725 --> 00:15:54,605 ‎어서 가자, 이러다 늦겠다 224 00:15:56,205 --> 00:15:59,685 ‎그날 내가 전화를 받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225 00:16:26,245 --> 00:16:28,165 ‎카를라, 네 동생 좀 보고 있어 226 00:16:30,165 --> 00:16:32,445 ‎네? 네, 엄마 227 00:16:35,525 --> 00:16:37,525 ‎저 회사에 늦었어요 228 00:16:37,605 --> 00:16:40,205 ‎하루 약 안 드신다고 ‎뭐 어떻게 되겠어요? 229 00:16:42,125 --> 00:16:45,325 ‎알았어요, 아빠한테 연락드릴게요 ‎네, 조만간 봬요, 끊을게요 230 00:17:04,165 --> 00:17:05,365 ‎아빠, 엄마가 길길이 날뛰세요 231 00:17:05,445 --> 00:17:07,325 ‎엄마 아니면 약도 안 드실 거래요 232 00:17:07,405 --> 00:17:08,845 ‎그러다 쓰러지면 어떡하시게요 233 00:17:09,525 --> 00:17:13,405 ‎걱정할 거 없다 그래 ‎석 달 뒤면 다 끝나니까 234 00:17:13,485 --> 00:17:14,725 ‎그래요? 왜요? 235 00:17:15,485 --> 00:17:17,324 ‎- 은퇴하기로 했거든 ‎- 정말요? 236 00:17:17,405 --> 00:17:21,965 ‎24시간 내내 들볶을 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 즐기라고 해 237 00:17:22,205 --> 00:17:23,485 ‎이참에 황혼 여행이나 다녀오세요 238 00:17:24,005 --> 00:17:27,245 ‎황혼은 무슨, 네 아빠 아직 창창해 239 00:17:27,565 --> 00:17:28,445 ‎은퇴도 이르지 240 00:17:28,525 --> 00:17:31,364 ‎은퇴 얘기를 듣는데 ‎명치가 뻐근하니... 241 00:17:31,445 --> 00:17:33,485 ‎네, 일단 약부터 드세요 242 00:17:34,405 --> 00:17:37,645 ‎그만 일하란 소리를 ‎언제 들을까 했는데 243 00:17:37,725 --> 00:17:40,205 ‎이런 식으로 자축하게 될 줄이야 244 00:17:40,285 --> 00:17:43,005 ‎죽어 가는 노인네처럼 ‎심장 터지지 말라고 약이나 먹잖니 245 00:17:44,085 --> 00:17:47,365 ‎또 흥분하신다 ‎저 늦었으니 다음에 얘기해요 246 00:17:48,045 --> 00:17:50,405 ‎- 잠깐만, 벌써 가게? ‎- 왜요? 247 00:17:50,605 --> 00:17:52,085 ‎안아 주지도 않고 가기냐? 248 00:17:52,605 --> 00:17:53,605 ‎안아 줘요? 왜요? 249 00:17:53,645 --> 00:17:58,885 ‎난 네 아빠고 넌 내 아들인데 ‎한 번 안는 게 그렇게 어려워? 250 00:18:04,045 --> 00:18:07,685 ‎젊을 때 인생을 즐겨 둬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야 251 00:18:08,285 --> 00:18:09,405 ‎'카르페 디엠' 252 00:18:09,765 --> 00:18:10,605 ‎무슨 소리야? 253 00:18:10,685 --> 00:18:12,845 ‎아니에요, 그만 붙잡으시고 ‎가 볼게요 254 00:18:13,365 --> 00:18:14,605 ‎할아버지한테 인사드려야지 255 00:18:14,965 --> 00:18:17,125 ‎저희 가요, 약은요? 256 00:18:17,205 --> 00:18:18,925 ‎그래, 받아서 벌써 먹었다 257 00:18:21,405 --> 00:18:23,325 ‎- 갈게요, 할아버지 ‎- 잘 가렴 ‎- 에두아르트 ‎- 네 258 00:18:29,565 --> 00:18:31,525 ‎인사 담당자가 보자시네요 259 00:18:31,885 --> 00:18:34,565 ‎- 그분 사무실에서요? ‎- 아니요, 이쪽으로 오신대요 260 00:18:35,805 --> 00:18:36,805 ‎알았어요 261 00:18:50,205 --> 00:18:53,885 ‎이사회에서 승인이 났어 ‎이제 자네한테 정식으로 제안하지 262 00:18:53,965 --> 00:18:54,965 ‎무슨 제안요? 263 00:18:55,125 --> 00:18:57,485 ‎마케팅 부사장이 ‎명예퇴직을 하기로 했어 264 00:18:57,565 --> 00:19:00,765 ‎내부 승진으로 자네가 선출됐네 265 00:19:00,845 --> 00:19:03,325 ‎축하해, 에두아르트 ‎이게 우리가 제시하는 조건이야 266 00:19:03,405 --> 00:19:05,205 ‎감사합니다, 놀라운 소식이네요 267 00:19:05,285 --> 00:19:06,525 ‎그래, 놀랍겠지 268 00:19:06,605 --> 00:19:09,725 ‎어쨌든 한번 보고 ‎최대한 빨리 결정해 줘 269 00:19:09,805 --> 00:19:10,725 ‎내일 말씀드리죠 270 00:19:10,805 --> 00:19:14,085 ‎그래, 내가 봐도 ‎거절 못 할 제안이거든 271 00:19:14,405 --> 00:19:15,405 ‎어쨌든... 272 00:19:16,565 --> 00:19:18,925 ‎- 축하하네, 에두아르트 ‎- 고맙습니다 273 00:19:25,285 --> 00:19:26,485 ‎로제르! 274 00:19:30,205 --> 00:19:32,925 ‎오늘 레스토랑에 ‎두 자리 예약해 줘요 275 00:19:33,005 --> 00:19:35,125 ‎본부장님이 추천해 준 곳 있죠? 276 00:19:42,405 --> 00:19:44,725 ‎늦었네, 어디 다녀왔어? 277 00:19:45,365 --> 00:19:46,605 ‎잔 저녁 먹이는 것 좀 도와줘 278 00:19:46,685 --> 00:19:49,725 ‎이대로 두고 옷부터 갈아입어 ‎오늘 저녁은 밖에서 먹을 거야 279 00:19:50,245 --> 00:19:51,965 ‎지금? 벌써 9시가 넘었는데? 280 00:19:52,045 --> 00:19:54,565 ‎레스토랑에 예약해 뒀어 ‎10시 반까지 가면 돼 281 00:19:54,725 --> 00:19:57,045 ‎- 애들은 어쩌고? ‎- 클라라한테 부탁해 놨어 282 00:19:57,125 --> 00:19:58,725 ‎- 애들 맡기고 가자 ‎- 클라라? 283 00:19:58,805 --> 00:20:00,645 ‎엄마한텐 부탁할 수가 없었어 284 00:20:00,725 --> 00:20:02,885 ‎아빠가 은퇴해서 우울해하시니 ‎엄마가 모시고 나갔거든 285 00:20:02,965 --> 00:20:05,325 ‎- 오늘 말고 다른 날 가면 안 돼? ‎- 엄마! 286 00:20:05,405 --> 00:20:08,325 ‎그만 좀 하랬지! ‎에두아르트, 나도 힘들어 287 00:20:08,405 --> 00:20:10,965 ‎얘들아, 그만해 ‎그만하라면 그만해야지 288 00:20:11,045 --> 00:20:12,485 ‎그러다 혼나고 싶어? 289 00:20:12,565 --> 00:20:14,365 ‎- 적당히 좀 해! ‎- 에두아르트! 290 00:20:15,165 --> 00:20:18,285 ‎엘리자, 신나서 왔더니 ‎꼭 그렇게 초를 쳐야겠어? 291 00:20:19,645 --> 00:20:20,845 ‎초를 치다니? 292 00:20:21,165 --> 00:20:23,325 ‎회사에서 부사장 자리를 제안했어 293 00:20:24,765 --> 00:20:26,085 ‎그걸 왜 이제야 얘기해? 294 00:20:26,245 --> 00:20:29,085 ‎바르셀로나 최고의 레스토랑에 ‎괜히 예약했겠어? 295 00:20:29,445 --> 00:20:30,485 ‎전화라도 할 수 있었잖아 296 00:20:30,685 --> 00:20:32,645 ‎당신 일하는 데 ‎이런 일로 방해하기 싫었어 297 00:20:32,725 --> 00:20:33,925 ‎이게 보통 일이야? 298 00:20:34,005 --> 00:20:36,565 ‎엘리자, 나 정말 ‎기분 좋게 왔다니까 299 00:20:36,645 --> 00:20:38,645 ‎다들 좋아할 줄 알았는데 ‎정말 맥 빠지네 300 00:20:39,445 --> 00:20:43,085 ‎말을 왜 그렇게 해? ‎나도 강의 끝나서 피곤한데 301 00:20:43,165 --> 00:20:45,085 ‎요리 싫어하는 내가 ‎저녁도 만들었고 302 00:20:45,165 --> 00:20:48,605 ‎봄이라 들떠서 ‎애들은 잠시도 가만 안 있어 303 00:20:48,685 --> 00:20:51,525 ‎동료들과 축하하느라 ‎늦게 온 거 아니야? 304 00:20:51,845 --> 00:20:53,165 ‎- 맞지? ‎- 그만해 305 00:20:53,245 --> 00:20:56,085 ‎여기까지만 하자 ‎미안해, 내가 말이 심했어 306 00:20:56,165 --> 00:20:57,605 ‎일단 옷 갈아입고 축하부터 하자 307 00:20:57,685 --> 00:21:00,885 ‎- 그럴 기분 아니야 ‎- 엘리자, 방금 사과했잖아 308 00:21:04,565 --> 00:21:05,685 ‎그 제안 받아들였어? 309 00:21:06,325 --> 00:21:08,885 ‎뭐, 부사장 자리? ‎당연한 걸 왜 물어봐? 310 00:21:09,525 --> 00:21:11,885 ‎글쎄, 왜 물어본 것 같은데? 311 00:21:14,245 --> 00:21:16,685 ‎나한테 말이라도 ‎해 줄 수 있었잖아 312 00:21:16,965 --> 00:21:19,365 ‎에두아르트, 축하해! 313 00:21:19,445 --> 00:21:21,325 ‎어서 와, 고마워 314 00:21:21,405 --> 00:21:23,165 ‎- 엄청 기분 좋겠다 ‎- 당연히 좋지 315 00:21:23,245 --> 00:21:26,405 ‎- 얘들은 뭘 믿고 이렇게 귀여워? ‎- 안녕하세요! 316 00:21:27,325 --> 00:21:30,245 ‎안녕, 귀염둥이 317 00:21:31,925 --> 00:21:33,885 ‎엘리자는 어디 있어? 318 00:21:33,965 --> 00:21:37,445 ‎- 이거 싫어? ‎- 몸이 좀 안 좋아서... 319 00:21:38,725 --> 00:21:41,045 ‎네가 같이 레스토랑에 갈래? 320 00:21:41,685 --> 00:21:42,685 ‎그러지, 뭐 321 00:21:43,045 --> 00:21:48,245 ‎인생을 살다 보면 ‎딜레마에 부딪히기 마련이죠 322 00:21:49,125 --> 00:21:51,405 ‎사소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고요 323 00:21:51,765 --> 00:21:55,925 ‎가령 언제 어떤 길을 통해 ‎어디로 갈지 선택해야 하죠 324 00:21:56,845 --> 00:22:00,845 ‎다른 길을 두고 선택한 그 길에서 325 00:22:00,965 --> 00:22:05,405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누군가를 만나 326 00:22:05,485 --> 00:22:08,045 ‎얘기를 나누다가 ‎몇 달 뒤 결혼해 애도 낳죠 327 00:22:08,485 --> 00:22:12,365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을 거고 328 00:22:13,405 --> 00:22:15,245 ‎그럼 지금까지 혼자였을 수도 있죠 329 00:22:16,085 --> 00:22:18,405 ‎박사님도 그러셨어요? 330 00:22:18,925 --> 00:22:19,925 ‎뭐가요? 331 00:22:20,485 --> 00:22:25,445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서 332 00:22:25,525 --> 00:22:29,605 ‎인생에 한 번뿐인 사랑을 얻거나 ‎놓친 적이 있으세요? 333 00:22:33,765 --> 00:22:34,885 ‎과학이 내 삶의 전부였어요 334 00:22:35,125 --> 00:22:38,445 ‎그러다 보니 ‎친구도 그리 많지 않죠 335 00:22:38,845 --> 00:22:43,285 ‎그나마도 몇 명은 오래전에 죽었고 ‎이제는 거의 기억도 나질 않아요 336 00:22:43,765 --> 00:22:44,965 ‎슬픈 일이네요 337 00:22:46,125 --> 00:22:47,125 ‎과연 그럴까요? 338 00:22:48,565 --> 00:22:51,445 ‎잃을 게 없으면 ‎후회할 것도 없어요 339 00:22:52,525 --> 00:22:54,765 ‎네, 그건 그렇죠 340 00:22:55,365 --> 00:22:56,445 ‎어땠어요? 341 00:22:56,925 --> 00:22:57,925 ‎뭐가요? 342 00:22:59,485 --> 00:23:03,645 ‎인생의 사랑을 만나게 한 ‎그 기로에 섰을 때 말이에요 343 00:23:03,725 --> 00:23:05,725 ‎지루한 얘기일 거예요 344 00:23:06,165 --> 00:23:08,005 ‎아니, 그렇지 않을걸요 345 00:23:08,965 --> 00:23:12,925 ‎- 궁금하신 거예요, 오지랖인가요? ‎- 단순히 그래서만은 아니에요 346 00:23:13,965 --> 00:23:15,085 ‎그럼 왜요? 347 00:23:17,485 --> 00:23:22,405 ‎난 일생 동안 ‎내 모든 사랑과 열정을 348 00:23:23,605 --> 00:23:26,205 ‎수학과 물리학과 ‎과학에 바쳤거든요 349 00:23:26,565 --> 00:23:30,605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 빚어진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만큼 350 00:23:30,925 --> 00:23:33,045 ‎흥미로운 것도 없죠 351 00:23:33,605 --> 00:23:36,525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방정식과 같아요 352 00:23:36,685 --> 00:23:41,325 ‎'인간 대 인간의 관계'라니 ‎로봇처럼 말씀하시네요 353 00:23:45,165 --> 00:23:49,045 ‎그렇게 생각하는 학생도 있더군요 ‎정말이에요, 그거 알아요? 354 00:23:50,165 --> 00:23:53,445 ‎대학교에서 날 뭐라고 불렀게요? ‎에베레스트 박사는 아니에요 355 00:23:53,765 --> 00:23:56,245 ‎- 그럼요? ‎- '칼바람 에베레스트'요 356 00:23:56,325 --> 00:23:57,605 ‎칼바람 부는 에베레스트 같다고요 357 00:23:58,325 --> 00:24:00,805 ‎- 내가 그런 말을 듣고 살았죠 ‎- 정말 그러셨어요? 358 00:24:03,685 --> 00:24:06,125 ‎겉은 차갑고 냉정해 보여도 359 00:24:06,405 --> 00:24:08,165 ‎속은 따뜻하고 ‎열정적인 사람도 있잖아요 360 00:24:16,845 --> 00:24:18,325 ‎얘기해 줄 거예요, 말 거예요? 361 00:24:18,405 --> 00:24:20,605 ‎제 인생을 얘기하고 ‎제가 얻는 건 뭐죠? 362 00:24:20,965 --> 00:24:24,365 ‎당신을 이곳으로 이끈 ‎그 기로의 시점을 알게 되겠죠 363 00:24:25,885 --> 00:24:31,405 ‎다른 순간, 다른 우주로 ‎여행하고 싶다면 도움이 되겠죠 364 00:24:34,565 --> 00:24:36,045 ‎"경제학부" ‎"정치학부" 365 00:24:37,685 --> 00:24:39,085 ‎ "1991년 10월" 366 00:24:40,685 --> 00:24:42,925 ‎거시 경제학은 완전 망했다 367 00:24:43,245 --> 00:24:45,765 ‎그래, 통계학 꼴 나겠지 ‎8.75점도 점수냐? 368 00:24:45,845 --> 00:24:48,205 ‎그 교수가 날 미워해 ‎올로프 팔메가 암살당한 게 369 00:24:48,285 --> 00:24:50,245 ‎사회 민주주의 정책 때문이라면서 370 00:24:50,325 --> 00:24:51,885 ‎솔로 모형 방정식 얘기를 ‎꺼내니까... 371 00:24:51,965 --> 00:24:54,365 ‎- 진정해, 에두아르트 ‎- 날 죽일 듯이 노려보잖아 372 00:24:54,445 --> 00:24:57,765 ‎- 거시 경제학이고 뭐고 나 늦었어 ‎- 무슨 소리야? 373 00:24:57,845 --> 00:24:59,805 ‎이걸 받았는데 음악 오디션이 있대 374 00:24:59,885 --> 00:25:02,085 ‎너도 올래? 인문학부에서 한대 375 00:25:02,165 --> 00:25:05,725 ‎- 뭘 연주하게? ‎- 피아노를 칠 건데 노래도 하려고 376 00:25:05,805 --> 00:25:08,885 ‎- 세상에, 그게 말이 돼? ‎- 왜, 나 정도면 가수급이지 377 00:25:08,965 --> 00:25:11,605 ‎너 기타 칠 줄 알지? ‎기타리스트도 필요할걸 378 00:25:11,685 --> 00:25:12,525 ‎너 미쳤어? 379 00:25:12,605 --> 00:25:15,685 ‎- 난 클라라한테 노트나 받을래 ‎- 야, 나중에 받으면 되지 380 00:25:15,765 --> 00:25:19,405 ‎넌 도서관 아니면 집에서 ‎맨날 공부만 하잖아 381 00:25:19,485 --> 00:25:22,285 ‎그게 어디 사는 거야? ‎좀 즐기면서 살라고 382 00:25:23,725 --> 00:25:26,045 ‎- 그래도... ‎- 뭐 어때, 같이 가자 383 00:25:26,245 --> 00:25:27,325 ‎일단 가 384 00:25:28,085 --> 00:25:29,085 ‎나중에 봐! 385 00:25:41,285 --> 00:25:42,925 ‎- 오스카르 ‎- 어서 오기나 해 386 00:25:45,005 --> 00:25:47,845 ‎ "이벤트 홀" 387 00:25:47,925 --> 00:25:49,205 ‎자, 받아 388 00:25:49,285 --> 00:25:50,605 ‎- 누구 건데? ‎- 누가 두고 갔어 389 00:25:51,205 --> 00:25:53,045 ‎아무 곡이나 연주해도 좋아할 거야 390 00:25:53,125 --> 00:25:54,805 ‎아니, 난 하기 싫다니까 391 00:25:54,885 --> 00:25:58,365 ‎- 에두, 너 기타 완전 잘 치거든? ‎- 오스카르, 싫어 392 00:25:58,445 --> 00:26:00,045 ‎- 기다릴게 ‎- 안 들어갈 거라고! 393 00:26:00,125 --> 00:26:01,405 ‎오스카르... 젠장 394 00:26:01,485 --> 00:26:02,525 ‎- 젠장, 미안 ‎- 미안해 395 00:26:02,605 --> 00:26:04,965 ‎너 기타리스트구나? ‎안 그래도 찾고 있었어 396 00:26:05,205 --> 00:26:08,005 ‎받아, 악보야 ‎이제 같이 들어가자 397 00:26:08,245 --> 00:26:09,965 ‎- 응? ‎- 어서, 늦었어 398 00:26:10,045 --> 00:26:12,165 ‎- 아니, 저기... ‎- 어서 오라니까, 서둘러 399 00:26:12,365 --> 00:26:15,325 ‎그게 아니라... 잠시만! 400 00:26:18,845 --> 00:26:22,245 ‎그만해도 돼요, 고마워요 ‎충분히 들었어요 401 00:26:25,125 --> 00:26:26,045 ‎오디션 보러 왔어요? 402 00:26:26,125 --> 00:26:27,125 ‎네 403 00:26:29,565 --> 00:26:31,005 ‎그럼 어서 시작하죠 404 00:26:32,125 --> 00:26:34,045 ‎- 아니, 근데... ‎- 안 오고 뭐 해! 405 00:26:42,005 --> 00:26:43,325 ‎- 좋아 ‎- 저기... 406 00:26:59,925 --> 00:27:05,485 ‎그녀가 머리를 빗어 넘기네 ‎운 좋게 그녀의 눈을 다시 보려나 407 00:27:06,005 --> 00:27:08,445 ‎내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408 00:27:08,925 --> 00:27:11,645 ‎빛을 바라보다 데는 상처를 409 00:27:13,085 --> 00:27:18,845 ‎행복은 잡기 힘들어 ‎빛에 닿기만 해도 숨는걸 410 00:27:19,005 --> 00:27:24,725 ‎좋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워 ‎지금 이 순간이 사라질까 봐 411 00:27:26,205 --> 00:27:31,525 ‎두근거리는 이 느낌은 ‎사랑이 맞을 거야 412 00:27:31,885 --> 00:27:36,925 ‎그것이 내 인생이라면 ‎그 사랑 내게로 데려오리 413 00:28:06,045 --> 00:28:07,445 ‎저거 보여? 414 00:28:09,245 --> 00:28:13,965 ‎어쩌면 몇 년, 몇 분 ‎아니면 몇 주에 그칠지 몰라 415 00:28:15,085 --> 00:28:20,805 ‎하지만 그러는 순간 ‎내 미래가 위태로워지는걸 416 00:28:22,165 --> 00:28:27,605 ‎두근거리는 이 느낌은 ‎사랑이 맞을 거야 417 00:28:27,685 --> 00:28:32,885 ‎그것이 내 인생이라면 ‎그 사랑 내게로 데려오리 418 00:28:34,845 --> 00:28:40,565 ‎덫에 빠지고 싶지 않아 ‎이대로 시간이 가길 바라야지 419 00:28:40,645 --> 00:28:43,485 ‎또다시 무너지기 싫어 420 00:28:44,805 --> 00:28:47,365 ‎무너지기 싫어 421 00:28:47,645 --> 00:28:50,685 ‎그러기 싫지만... 422 00:29:03,485 --> 00:29:09,405 ‎행복은 잡기 힘들어 ‎아무리 붙들어도 소용없는걸 423 00:29:09,485 --> 00:29:14,045 ‎한 번 손에 넣은 행복을 ‎지금까지 몇 번이고 되새겼어 424 00:29:15,925 --> 00:29:18,965 ‎지금 이 순간이 425 00:29:20,925 --> 00:29:22,725 ‎사라질까 봐 426 00:29:32,005 --> 00:29:34,205 ‎잘 들었어요 ‎다들 조용히 좀 해 줘요 427 00:29:36,805 --> 00:29:38,285 ‎이름과 전공이 어떻게 돼요? 428 00:29:38,365 --> 00:29:41,565 ‎엘리자 몽칼름이에요 ‎미술사 전공이고 2학년이에요 429 00:29:41,645 --> 00:29:45,605 ‎- 목록에 없는데요? ‎- 아니에요, 마지막에 신청했어요 430 00:29:46,205 --> 00:29:48,405 ‎- 그쪽 반주자는요? ‎- 제 뭐요? 431 00:29:48,725 --> 00:29:51,205 ‎- 그쪽은 이름이 뭐죠? ‎- 아니, 저는... 432 00:29:51,285 --> 00:29:54,765 ‎그래요, 우리와 잘 맞겠네요 ‎기타리스트도 필요했어요, 이름이? 433 00:29:54,845 --> 00:29:58,525 ‎- 에두아르트고 경제학과인데... ‎- 고맙고 수고했어요 434 00:29:58,605 --> 00:30:02,965 ‎오디션은 끝났어요 ‎며칠 뒤에 연락 줄게요 435 00:30:03,045 --> 00:30:04,165 ‎다들 수고 많았어요, 잘했어요 ‎우리 정말 괜찮았어 436 00:30:09,845 --> 00:30:11,365 ‎분명히 연락 올 거야 437 00:30:13,125 --> 00:30:15,605 ‎같이 가서 축하할래? 438 00:30:16,325 --> 00:30:18,845 ‎'그쪽 반주자는요?' 이러는데 ‎'제 뭐요?' 이래 버렸잖아 439 00:30:18,925 --> 00:30:20,205 ‎- 그게 뭐? ‎- 왜 말 안 했어? 440 00:30:20,285 --> 00:30:21,445 ‎말할 틈을 줬어야지 441 00:30:21,525 --> 00:30:24,325 ‎기타 들고 있는 걸 보더니 ‎그대로 끌고 갔잖아 442 00:30:24,405 --> 00:30:27,605 ‎악보만 딱 주고는 ‎바로 무대에 올랐잖아 443 00:30:27,685 --> 00:30:31,285 ‎넌 분명히 뽑힐 거야 ‎기타리스트가 필요하다잖아 444 00:30:31,365 --> 00:30:34,645 ‎근데 그 사람 너한테 푹 빠졌던데 ‎네 노래였든 둘 다였든 445 00:30:34,725 --> 00:30:36,685 ‎- 누구? ‎- 그 사람 말이야, 감독인지 뭔지 446 00:30:37,165 --> 00:30:40,085 ‎- 숨기려 하는데도 티 났어 ‎- 실력 좋은 음악가야 447 00:30:40,165 --> 00:30:41,205 ‎- 모르나 보네 ‎- 몰라 448 00:30:41,285 --> 00:30:45,725 ‎류이스 안티크, 작곡가 겸 작사가 ‎몇 년 전에 좋은 곡들을 썼어 449 00:30:45,805 --> 00:30:48,485 ‎- 곧 널 뮤즈로 삼을걸 ‎- 퍽이나 450 00:30:48,565 --> 00:30:51,125 ‎네가 그 사람이랑 ‎앨범 작업하는 게 벌써 보인다 451 00:30:51,205 --> 00:30:54,045 ‎여기서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작곡은 그만뒀대 452 00:30:54,125 --> 00:30:56,645 ‎앨범 타이틀 제목이 보여 453 00:30:56,725 --> 00:30:58,565 ‎'마침내 찾은 너' 454 00:30:58,645 --> 00:31:00,805 ‎류이스 안티크의 새 앨범과 455 00:31:00,885 --> 00:31:03,845 ‎그의 노래하는 신예 스타 ‎빛나는 엘리자... 456 00:31:04,125 --> 00:31:06,165 ‎- 네 성이 뭐였더라? ‎- 몽칼름 457 00:31:06,485 --> 00:31:10,645 ‎엘리자 몽칼름, 발음하기 어렵네 ‎무대 이름은 새로 지어야겠다 458 00:31:10,725 --> 00:31:12,685 ‎- 몽칼름, 클라몽... ‎- 뭐 하는 거야? 459 00:31:12,925 --> 00:31:16,165 ‎이름 철자를 바꿔 보려고 ‎어려운 이름으로 투어는 무리야 460 00:31:16,645 --> 00:31:19,245 ‎- 웃겨, 진짜 ‎- 웃지 마, 나 지금 진지해 461 00:31:20,045 --> 00:31:23,445 ‎너야말로 음악에 재능이 있는데 ‎왜 경제학을 공부해? 462 00:31:24,005 --> 00:31:26,085 ‎- 지겹지 않아? ‎- 몰랐어? 463 00:31:26,685 --> 00:31:27,525 ‎뭘 몰라? 464 00:31:27,605 --> 00:31:31,765 ‎예술가 혼자서는 성공하기 힘들어 ‎숫자에 능한 매니저를 잘 만나야지 465 00:31:33,525 --> 00:31:35,565 ‎- 네가 내 매니저 하게? ‎- 당근이지 466 00:31:35,645 --> 00:31:37,885 ‎아까 그 늙다리만 ‎너한테 눈독 들이는 줄 알아? 467 00:31:37,965 --> 00:31:41,205 ‎널 유명한 부자로 만들어 줄 ‎이 젊은 미래의 사업가께서도 468 00:31:41,285 --> 00:31:42,885 ‎네게 눈독을 들이고 있거든 469 00:31:42,965 --> 00:31:44,725 ‎- 사업가 마인드로? ‎- 그럼! 470 00:31:46,925 --> 00:31:49,085 ‎나보다 숫자에 능하다고 ‎어떻게 자신해? 471 00:31:49,725 --> 00:31:51,765 ‎참 나, 당연한 거 아니야? 472 00:31:51,845 --> 00:31:54,485 ‎너도 여자는 남자가 없으면 473 00:31:54,565 --> 00:31:57,245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야? 474 00:31:57,845 --> 00:32:02,085 ‎여자는 얼굴마담이고 ‎성과를 이루는 건 남자다? 475 00:32:02,845 --> 00:32:03,845 ‎그렇게 생각해? 476 00:32:04,125 --> 00:32:08,325 ‎아니, 그럴 리가 ‎그런 뜻은 절대 아니었어 477 00:32:08,405 --> 00:32:09,725 ‎오해하지 말아 줘 478 00:32:09,805 --> 00:32:12,525 ‎널 매니저로 두지 않으면 ‎난 성공도 못 하겠네? 479 00:32:12,605 --> 00:32:14,245 ‎아니, 응! 480 00:32:14,885 --> 00:32:17,445 ‎저기, 나 남성 우월주의자 아니야 ‎전혀 아니라고 481 00:32:17,525 --> 00:32:18,925 ‎아깐 그냥 농담으로... 482 00:32:19,005 --> 00:32:20,285 ‎엘리자! 483 00:32:21,565 --> 00:32:24,645 ‎클라라, 웬일이야 ‎이런 데서 다 보네 484 00:32:26,085 --> 00:32:29,405 ‎- 이 학교 다녔어? ‎- 응, 이 둘이랑 같은 경제학과야 485 00:32:29,485 --> 00:32:31,685 ‎서로 아는 사이구나? 486 00:32:31,765 --> 00:32:33,245 ‎- 안녕, 반가워 ‎- 안녕 487 00:32:33,325 --> 00:32:34,685 ‎- 오스카르라고 해 ‎- 반가워 488 00:32:34,765 --> 00:32:36,445 ‎아까 노래하는 거 봤는데... 489 00:32:36,525 --> 00:32:38,765 ‎둘 다 너무 잘해서 ‎다들 넋이 나갔잖아 490 00:32:39,285 --> 00:32:41,765 ‎사실 거기엔 내 덕도 있어 491 00:32:41,845 --> 00:32:43,365 ‎- 그래? ‎- 응 492 00:32:43,885 --> 00:32:45,445 ‎- 말 안 했어? ‎- 뭘? 493 00:32:45,525 --> 00:32:47,605 ‎나 때문에 이 녀석이 ‎반주하게 된 거야 494 00:32:47,685 --> 00:32:50,845 ‎- 그리고 그 기타 내 거거든, 인마 ‎- 뭐야, 다 짜고 친 거였어? 495 00:32:50,925 --> 00:32:53,965 ‎- 우린 여기서 처음 만났어 ‎- 난 기타만 치게 하려고 했는데 496 00:32:54,045 --> 00:32:58,565 ‎운명이 널 이끌어 ‎하늘의 선물을 내려 주셨지 497 00:32:59,085 --> 00:33:02,165 ‎- 아까 정말 멋졌어 ‎- 난 운명을 믿지 않아 498 00:33:02,245 --> 00:33:03,645 ‎- 나도 ‎- 그래? 499 00:33:03,725 --> 00:33:05,205 ‎- 응 ‎- 멋대가리 없긴 500 00:33:05,285 --> 00:33:09,885 ‎- 둘이 친구야? ‎- 응, 같은 학교 나왔거든 501 00:33:09,965 --> 00:33:12,365 ‎반은 달랐지만 친했어 502 00:33:12,445 --> 00:33:15,205 ‎쉬는 시간이면 같이 노느라 바빴지 503 00:33:15,365 --> 00:33:16,965 ‎- 인형 갖고 노느라? ‎- 럭비하느라 504 00:33:18,965 --> 00:33:19,805 ‎멋지다 505 00:33:19,885 --> 00:33:21,765 ‎응, 축구는 좀 시시해 보이더라고 506 00:33:21,965 --> 00:33:22,965 ‎맞아 507 00:33:23,805 --> 00:33:25,725 ‎나도 럭비 좋아해, 정말... 508 00:33:31,205 --> 00:33:34,325 ‎- 너무 우디 앨런스럽더라 ‎- 난 세 편은 더 볼 수 있어 509 00:33:34,925 --> 00:33:36,885 ‎- 아니, 나도 좋았어 ‎- 정말? 510 00:33:36,965 --> 00:33:39,805 ‎응, 몇 번이나 웃었는지 몰라 511 00:33:39,885 --> 00:33:40,925 ‎- 그래? ‎- 당연하지 512 00:33:41,005 --> 00:33:43,845 ‎그래도 우디 앨런 영화를 ‎연이어 보는 건 별로야 513 00:33:43,925 --> 00:33:46,005 ‎- 다른 영화는 본 적 없어? ‎- 없지 514 00:33:46,085 --> 00:33:47,765 ‎- 한 편도? ‎- 못 봤어 515 00:33:47,845 --> 00:33:49,285 ‎- 오스카르 ‎- 왜? 516 00:33:49,365 --> 00:33:50,565 ‎넌 본 적 있지? 517 00:33:52,085 --> 00:33:54,085 ‎다시 보니 좋지 않았어? 518 00:33:54,165 --> 00:33:58,525 ‎응, 근데 이제 보니 ‎웃기진 않고 오히려 슬프더라 519 00:33:58,605 --> 00:33:59,725 ‎'한나와 그 자매들'에서 520 00:33:59,805 --> 00:34:02,445 ‎주인공이 가족 중에 ‎제일 강해 보이지만 521 00:34:02,525 --> 00:34:06,005 ‎실은 아는 게 제일 없고 ‎모두에게 속기만 하잖아 522 00:34:06,925 --> 00:34:09,045 ‎그래서 강해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523 00:34:09,125 --> 00:34:11,165 ‎저기, 술 한잔하러 갈래? 524 00:34:11,245 --> 00:34:12,405 ‎- 그러자 ‎- 응 525 00:34:12,485 --> 00:34:15,845 ‎난 이만 가 볼게 ‎더 늦으면 아빠가 걱정하시거든 526 00:34:16,285 --> 00:34:18,365 ‎집이 근처면 바래다줄까? 527 00:34:18,445 --> 00:34:21,325 ‎- 기차를 타야 해 ‎- 내가 역 근처에 살아 528 00:34:22,164 --> 00:34:23,965 ‎그럼 내가 바래다줘야겠네 529 00:34:26,605 --> 00:34:27,605 ‎그래 530 00:34:27,965 --> 00:34:29,244 ‎- 잘 가 ‎- 잘 가 531 00:34:29,325 --> 00:34:30,845 ‎좋은 밤 보내 532 00:34:31,605 --> 00:34:33,525 ‎- 우린 내일 얘기하자 ‎- 잘 가 533 00:34:33,605 --> 00:34:34,684 ‎- 안녕 ‎- 조심히 가 534 00:34:34,765 --> 00:34:35,765 ‎안녕 535 00:34:39,005 --> 00:34:40,965 ‎- 우리도 가자, 응 ‎- 그럴까? 536 00:34:41,445 --> 00:34:45,204 ‎- 그럼 우리... 일단 가 보자 ‎- 그래, 좋아 537 00:34:45,605 --> 00:34:47,605 ‎ "전화" 538 00:34:50,485 --> 00:34:53,125 ‎전화드리길 잘했어 ‎벌써 걱정하고 계시더라고 539 00:34:53,445 --> 00:34:55,204 ‎오믈렛 만들어 드셨대 540 00:34:55,565 --> 00:34:57,805 ‎딱하게도 ‎할 줄 아는 요리가 그것뿐이시거든 541 00:34:57,965 --> 00:35:00,244 ‎난 아예 아무것도 못 해 542 00:35:01,845 --> 00:35:03,805 ‎엄마랑 같이 안 살아? 543 00:35:04,125 --> 00:35:06,765 ‎돌아가셨어, 이제 2년쯤 됐네 544 00:35:06,845 --> 00:35:09,565 ‎- 미안, 내가 실수했네 ‎- 아니야 545 00:35:10,045 --> 00:35:14,845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 ‎아빠는 많이 힘들어하시지만 546 00:35:15,125 --> 00:35:17,925 ‎- 그렇구나, 두 분이 가까우셨어? ‎- 엄청 547 00:35:18,485 --> 00:35:21,045 ‎어느 정도였냐면 ‎아빠 혼자선 아무것도 안 했어 548 00:35:21,125 --> 00:35:23,325 ‎뭐든 엄마 허락부터 받았지 549 00:35:23,405 --> 00:35:24,885 ‎그러다 보니 내가 외동딸인데 550 00:35:25,165 --> 00:35:28,005 ‎지금은 딸에 아내에 ‎엄마 노릇까지 해 551 00:35:28,925 --> 00:35:31,125 ‎- 네가 가장 강하구나 ‎- 맞아 552 00:35:32,485 --> 00:35:34,525 ‎그래서 아까 영화를 보는데 553 00:35:34,925 --> 00:35:40,325 ‎한나의 두 자매는 약하고 ‎불안정하고 모순돼 보이는 반면 554 00:35:40,405 --> 00:35:44,725 ‎한나는 성공했고 ‎강하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어 555 00:35:44,965 --> 00:35:48,845 ‎하지만 마지막엔 한나의 강점이 ‎결국 한나를 애처롭게 만들었지 556 00:35:49,085 --> 00:35:52,325 ‎차갑고 무정한 게 ‎항상 최선은 아닌가 봐 557 00:35:52,405 --> 00:35:55,245 ‎너 스스로를 ‎차갑고 무정하다고 생각해? 558 00:35:55,325 --> 00:35:58,445 ‎아니야? 내가 어때 보이는데? 559 00:35:58,725 --> 00:36:02,325 ‎차갑고 무정한 사람은 ‎너처럼 노래 부르지 않아 560 00:36:02,405 --> 00:36:03,925 ‎내가 어떻게 노래하길래? 561 00:36:04,445 --> 00:36:09,565 ‎열정적이고 따뜻한 사람처럼 ‎노래 부르던걸 562 00:36:10,685 --> 00:36:13,645 ‎- 정도 많아 보였고 ‎- 그래? 563 00:36:14,125 --> 00:36:16,605 ‎응, 나 여기 살아 564 00:36:22,685 --> 00:36:24,085 ‎여기서 헤어져야겠네 565 00:36:24,725 --> 00:36:27,005 ‎그 일로 영향을 많이 받았어? 566 00:36:27,485 --> 00:36:29,965 ‎- 무슨 일? ‎- 어머니가 돌아가신 거 567 00:36:31,245 --> 00:36:32,645 ‎그건 왜 알고 싶은데? 568 00:36:33,365 --> 00:36:36,485 ‎그래서 네가 이런 역할에 ‎너를 끼워 맞추나 싶어서 569 00:36:37,045 --> 00:36:40,765 ‎- 이런 역할? ‎- 강하고 굳건한 척하잖아 570 00:36:40,845 --> 00:36:42,725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도 그랬어? 571 00:36:43,645 --> 00:36:45,885 ‎- 이제 진짜 가야겠다 ‎- 지금? 572 00:36:46,165 --> 00:36:48,205 ‎이번 기차를 놓치면 ‎새벽 6시 걸 타야 하거든 573 00:36:48,285 --> 00:36:52,845 ‎아니, 그게 아니라... ‎실은 그동안 바라왔던... 574 00:36:53,565 --> 00:36:56,205 ‎오늘 정말 즐거웠거든 575 00:36:57,205 --> 00:36:58,925 ‎만난 지 몇 시간밖에 안 됐지만... 576 00:36:59,005 --> 00:37:03,245 ‎잠깐만, 거기까지! ‎싸구려 작업 멘트는 사양이야 577 00:37:03,325 --> 00:37:04,925 ‎그런 말 할 생각 없었는데 578 00:37:05,205 --> 00:37:07,645 ‎'평생을 알고 지낸 느낌이야' 579 00:37:07,965 --> 00:37:09,085 ‎이 말 하려던 거 아니야? 580 00:37:09,805 --> 00:37:12,885 ‎그다음엔 중국의 붉은 실 설화 ‎얘길 하려 했겠지? 581 00:37:12,965 --> 00:37:14,885 ‎중국이 아니라 일본일걸? 582 00:37:15,485 --> 00:37:16,485 ‎어쨌든... 583 00:37:19,485 --> 00:37:20,485 ‎안녕 584 00:37:28,765 --> 00:37:30,605 ‎그냥 지금 해 버리지, 뭐 585 00:37:36,085 --> 00:37:38,005 ‎전 틀리지 않았어요 586 00:37:39,445 --> 00:37:40,445 ‎어째서죠? 587 00:37:40,925 --> 00:37:42,645 ‎싸구려 멘트가 아니었거든요 588 00:37:43,125 --> 00:37:48,205 ‎'평생을 알고 지낸 느낌이야'는 ‎뻔한 영화의 뻔한 대사잖아요 589 00:37:48,285 --> 00:37:51,165 ‎그렇긴 한데 ‎지금 보니 또 괜찮아 보여요 590 00:37:51,845 --> 00:37:53,405 ‎그런 장면은 보통 ‎키스로 끝나고 말잖아요? 591 00:37:53,485 --> 00:37:58,005 ‎아니요, 재미있는 일이 ‎하나 더 남아 있어요 592 00:37:58,085 --> 00:38:02,005 ‎다시 생각해 보니 ‎재밌다고 하기보단 좀 더... 593 00:38:02,085 --> 00:38:04,765 ‎의미 있고 특별한 일이었군요 594 00:38:05,365 --> 00:38:07,525 ‎네, 특별했어요 ‎붉은 실이라... 595 00:38:13,005 --> 00:38:16,965 ‎에두아르트, 계속 얘기해 줘요 596 00:38:26,445 --> 00:38:28,765 ‎뭐, 첫 키스치곤 나쁘지 않았어 ‎그것도 싸구려 멘트일 수 있었지만 597 00:38:32,885 --> 00:38:35,325 ‎결과를 생각해 보면 598 00:38:35,405 --> 00:38:36,645 ‎그렇지만도 않네 599 00:38:37,805 --> 00:38:39,405 ‎아까 그 멘트 말이야 600 00:38:42,125 --> 00:38:43,325 ‎하고 싶은 말 없어? 601 00:38:44,645 --> 00:38:46,245 ‎첫 키스라는 게 무슨 뜻이겠어? 602 00:38:48,045 --> 00:38:50,285 ‎다음을 기대한다는 뜻이잖아 603 00:38:51,885 --> 00:38:52,885 ‎관심 없나 보네 604 00:38:54,925 --> 00:38:56,445 ‎알았어, 그냥 가야겠다 605 00:38:56,525 --> 00:38:58,405 ‎아니, 싸구려 멘트가 아니었어 606 00:38:58,965 --> 00:39:01,765 ‎- 맞거든 ‎- 그렇지 않아, 엘리자 몽칼름! 607 00:39:03,005 --> 00:39:05,045 ‎- 에두아르트 마리나 ‎- 수리아에 사는 몽칼름 맞지? 608 00:39:05,965 --> 00:39:08,725 ‎넌 산 쿠가트에 사는 마리나고? 609 00:39:08,885 --> 00:39:09,885 ‎너도야? 610 00:39:10,245 --> 00:39:11,965 ‎나도라니? 이러면 아프잖아 611 00:39:12,045 --> 00:39:13,925 ‎미안, 정말 나 모르겠어? 612 00:39:14,005 --> 00:39:15,925 ‎- 뭐? ‎- 세상에, 정말 놀랍다 613 00:39:16,005 --> 00:39:17,725 ‎- 너였어, 그게... ‎- 내가 뭐? 614 00:39:18,205 --> 00:39:21,365 ‎물론 첫 키스치곤 나쁘지 않았는데 ‎그게 처음은 아니야 615 00:39:22,205 --> 00:39:25,685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미안한데 이러다 기차 놓쳐 616 00:39:28,125 --> 00:39:29,045 ‎키스가 좋았구나? 617 00:39:29,125 --> 00:39:31,525 ‎너였어, 정말이지... ‎닭살까지 돋았다니까 618 00:39:32,765 --> 00:39:36,125 ‎잘됐네, 근데 정작 난 ‎기분이 좋다기보단 얼떨떨해 619 00:39:36,205 --> 00:39:38,285 ‎너 지금 이상하게 구는 거 알지? 620 00:39:38,365 --> 00:39:40,245 ‎정말 나 기억 안 나? ‎장난 아니다! 621 00:39:40,325 --> 00:39:43,005 ‎- 무슨 말을 하는 건지... ‎- 그 결혼식 말이야! 622 00:39:43,085 --> 00:39:46,645 ‎아빠 친척과 네 사촌 결혼식에서 ‎10년도 전에 우리가 만났다고! 623 00:39:46,725 --> 00:39:49,165 ‎너희 아버지 고향이 ‎칼 파우 북부 맞지? 624 00:39:49,245 --> 00:39:51,805 ‎- 그렇긴 한데... ‎- 정말 기억 안 나? 625 00:39:55,805 --> 00:39:56,885 ‎설마! 626 00:39:59,285 --> 00:40:02,965 ‎그때 그 멍청한 애가 너였어? ‎나한테 그랬잖아 627 00:40:03,125 --> 00:40:06,725 ‎넌 왜 이렇게 멍청하냐? ‎되게 멍청하네! 628 00:40:29,445 --> 00:40:31,685 ‎당장 가서 사과하고 와 629 00:40:31,765 --> 00:40:33,685 ‎쟤가 먼저 저한테 메롱 했어요! 630 00:40:33,765 --> 00:40:36,405 ‎그래서 여자애를 밀고 ‎멍청하다고 했니? 631 00:40:36,485 --> 00:40:37,525 ‎당연하죠 632 00:40:37,725 --> 00:40:40,525 ‎쟤가 이유도 없이 ‎너한테 메롱을 했을까? 633 00:40:40,605 --> 00:40:42,885 ‎정말 쟤 쳐다본 적 없어? ‎대답해 봐 634 00:40:43,725 --> 00:40:46,965 ‎어쨌든 가서 사과하고 ‎같이 춤추자고 해 635 00:40:47,045 --> 00:40:49,005 ‎네? 싫어요! 636 00:40:50,805 --> 00:40:54,005 ‎아빠 말 안 들으면 ‎이번 주에 TV는 없다 637 00:42:16,645 --> 00:42:17,845 ‎운명을 믿어? 638 00:42:18,085 --> 00:42:20,605 ‎- 당연히 안 믿지, 넌? ‎- 그럼 이건 뭔데? 639 00:42:21,165 --> 00:42:22,685 ‎- 우연 ‎- 그래 640 00:42:22,765 --> 00:42:26,445 ‎- 어쨌든 난 기억도 못 하는걸 ‎- 나도 그랬는데 지금은 기억나 641 00:42:26,525 --> 00:42:28,485 ‎기억도 못 하는 일은 ‎없던 일로 쳐야지 642 00:42:28,565 --> 00:42:30,805 ‎하지만 이제 기억하잖아 ‎그러니까 있었던 일이야 643 00:42:30,885 --> 00:42:33,365 ‎너도 지금 이 자리에 ‎버젓이 존재하고, 안 그래? 644 00:42:33,445 --> 00:42:35,805 ‎난 오랫동안 기억했어 ‎네가 꿈에도 나왔거든 645 00:42:35,885 --> 00:42:37,005 ‎매일은 아니지만 거의 그랬어 ‎그러시겠지 646 00:42:38,805 --> 00:42:40,005 ‎기억 안 나? 647 00:42:41,165 --> 00:42:44,525 ‎나한테 멍청하다고 했던 건 기억나 ‎키스는 기억 안 나고 648 00:42:45,285 --> 00:42:46,485 ‎뺨에 하지 않았어? 649 00:42:46,565 --> 00:42:48,805 ‎아니, 아직도 ‎그때 그 느낌이 기억나는데? 650 00:42:48,885 --> 00:42:50,445 ‎- 어땠길래? ‎- 촉촉했어 651 00:42:50,525 --> 00:42:52,405 ‎네 입술이 침에 젖어 있었거든 652 00:42:52,485 --> 00:42:54,125 ‎- 뭐래 ‎- 난 완전 흥분했고 653 00:42:54,205 --> 00:42:55,765 ‎- 우린 고작 10살이었어! ‎- 그게 뭐? 654 00:42:55,845 --> 00:42:57,125 ‎난 10살 때부터 흥분한 몸이야 655 00:42:57,205 --> 00:42:59,085 ‎됐거든, 그리고 또? 656 00:43:01,285 --> 00:43:02,605 ‎망했다 657 00:43:05,005 --> 00:43:06,165 ‎이제 어쩌지? 658 00:43:10,405 --> 00:43:11,685 ‎나랑 있자 659 00:43:12,525 --> 00:43:14,725 ‎내가 너랑 있어도 좋고 ‎어떻게 할까? 660 00:43:16,645 --> 00:43:18,205 ‎네가 좋아하는 곳에 가자 661 00:43:19,645 --> 00:43:23,245 ‎내가 좋아하는 곳? ‎폐쇄된 곳도 괜찮아? 662 00:43:23,805 --> 00:43:24,805 ‎개방된 곳으로 663 00:43:25,245 --> 00:43:27,205 ‎근처에 갈 만한 곳 없어? 664 00:43:27,285 --> 00:43:30,485 ‎있긴 한데 좀 멀어 ‎깜깜하기도 하고 665 00:43:30,925 --> 00:43:32,485 ‎지금 거의 보름달인데? 666 00:43:33,925 --> 00:43:35,845 ‎- 걷는 거 좋아해? ‎- 좋아하지 667 00:43:36,005 --> 00:43:38,365 ‎다음 기차까지 ‎7시간이나 여유도 있어 668 00:43:38,605 --> 00:43:40,565 ‎- 춥진 않고? ‎- 배고파 669 00:43:41,285 --> 00:43:44,485 ‎그럼 일단 뭐부터 먹고 ‎속상할 때 가는 곳에 데려가 줄게 670 00:43:45,965 --> 00:43:48,325 ‎거기 가면 기분이 나아져? 671 00:43:49,365 --> 00:43:50,365 ‎응 672 00:43:51,725 --> 00:43:52,725 ‎데려가 줘 673 00:44:10,685 --> 00:44:11,685 ‎여기야 674 00:44:13,605 --> 00:44:15,805 ‎딱히 특별하진 않아 675 00:44:16,005 --> 00:44:19,085 ‎특별하지 않긴, 아름다운 곳인걸 ‎너만의 곳이기도 하고 676 00:44:21,485 --> 00:44:23,165 ‎여기 오면 뭐 해? 677 00:44:24,485 --> 00:44:27,965 ‎그냥 난간에 기대서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려 678 00:44:29,125 --> 00:44:30,125 ‎어떻게? ‎이렇게 679 00:44:35,525 --> 00:44:36,525 ‎장난치지 마 680 00:44:36,565 --> 00:44:38,965 ‎장난이 아니라 진짜 이렇게 해 681 00:44:40,085 --> 00:44:43,525 ‎문제가 생기거나 슬프면 ‎여기로 와서 682 00:44:43,605 --> 00:44:47,365 ‎이런 식으로 앉는데 ‎기차가 지나가면 모든 게 떨리거든 683 00:44:47,445 --> 00:44:50,285 ‎그렇게 모든 게 막 떨리면 ‎나쁜 생각이 다 떨쳐지는 느낌이야 684 00:44:52,845 --> 00:44:55,885 ‎- 이리 와 ‎- 됐어, 나쁜 생각이랄 게 없거든 685 00:44:55,965 --> 00:44:57,965 ‎좋은 생각이 이뤄질 수도 있잖아 686 00:44:58,045 --> 00:44:59,165 ‎퍽도 그렇겠다 687 00:44:59,245 --> 00:45:01,045 ‎뭐 어때, 용감한 거 아니었어? 688 00:45:33,965 --> 00:45:35,845 ‎영원히 기억되는 순간이 있지 689 00:45:40,965 --> 00:45:43,845 ‎'영원히 기억되는 순간' 690 00:45:43,925 --> 00:45:47,645 ‎엘리자와 함께 ‎행복한 기억을 나누지 않았다면 691 00:45:48,725 --> 00:45:50,725 ‎지금 이런 감정이 아닐 거예요 692 00:45:54,325 --> 00:45:58,005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네요 693 00:45:58,285 --> 00:46:00,125 ‎생각해 보니 어이가 없네요 694 00:46:00,205 --> 00:46:01,565 ‎- 그렇지 않아요 ‎- 아니요 695 00:46:09,565 --> 00:46:10,765 ‎그때 거기서 뭐 하셨어요? 696 00:46:12,365 --> 00:46:13,365 ‎뭐가요? 697 00:46:14,605 --> 00:46:16,805 ‎우리 그 다리에서 만났잖아요 698 00:46:19,325 --> 00:46:20,325 ‎그래요 ‎왜죠? 699 00:46:24,005 --> 00:46:26,365 ‎박사님은 어디서 왔어요? ‎갑자기 나타났을 리는 없고 700 00:46:26,445 --> 00:46:28,725 ‎어디서 오긴요 ‎당연히 내 집에서 왔죠 701 00:46:29,405 --> 00:46:33,405 ‎여긴 내 일터고 ‎다리 근처에서 살아요 702 00:46:33,565 --> 00:46:35,565 ‎대단한 우연이네요 ‎어쩌다 거기까지 가셨어요? 703 00:46:35,645 --> 00:46:38,885 ‎제가 거기 갈 건 어떻게 아셨죠? ‎말씀해 주기 싫으세요? 704 00:46:39,925 --> 00:46:41,645 ‎당신은 상상도 못 할 거예요 705 00:46:42,285 --> 00:46:45,365 ‎내가 말해 주면 ‎모든 미스터리가 깨지겠죠 706 00:46:46,085 --> 00:46:49,845 ‎마녀도 아니고 과학자란 분이 ‎왜 미스터리를 고집하세요? 707 00:46:50,525 --> 00:46:51,525 ‎말해 주세요 708 00:46:55,805 --> 00:46:59,965 ‎당신한테 일어난 일을 알고 ‎당신을 좀 조사했어요 709 00:47:01,045 --> 00:47:03,805 ‎- 내게 필요한 사람이더군요 ‎- 그리고요? 710 00:47:04,045 --> 00:47:07,445 ‎24시간 내내 당신을 따라다녔죠 ‎차까지 빌려서요 711 00:47:08,965 --> 00:47:11,845 ‎내가 사는 곳의 도어맨이 ‎날 도와 운전을 해 줬어요 712 00:47:12,845 --> 00:47:16,445 ‎당신이 집에서 나와 ‎다리에서 만난 날도 그랬죠 713 00:47:18,325 --> 00:47:20,245 ‎나무 밑에 차를 주차해 뒀는데 714 00:47:22,885 --> 00:47:25,125 ‎다행히 늦지 않고... 715 00:47:26,805 --> 00:47:27,805 ‎네 716 00:47:28,645 --> 00:47:32,045 ‎그럼 그 일이 있기 전에 ‎다리에서 칠 뻔한 건 누구였죠? 717 00:47:33,805 --> 00:47:34,805 ‎무슨 말이에요? 718 00:47:35,245 --> 00:47:37,005 ‎박사님 아니었어요? 719 00:47:38,085 --> 00:47:42,525 ‎전에도 그런 말을 하더니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군요 720 00:47:42,725 --> 00:47:44,205 ‎저한테 왜 이러세요? ‎제가 미치면 좋겠어요? 721 00:47:48,845 --> 00:47:50,565 ‎원하는 게 뭐예요? 722 00:47:51,125 --> 00:47:54,365 ‎거기서 뭘 하셨던 거죠? ‎저는 또 왜 여기 있고요? 723 00:47:55,565 --> 00:47:56,765 ‎뭐가 어떻게 된 거죠? 724 00:47:57,445 --> 00:47:59,405 ‎대체 무슨 속셈으로 ‎무슨 짓을 하시는 거냐고요? 725 00:48:01,485 --> 00:48:04,125 ‎내가 괜한 짓을 했군요 ‎그동안 미안했어요 726 00:48:04,485 --> 00:48:07,365 ‎집에 돌아가서 ‎지금까지의 일은 다 잊어요 727 00:48:07,445 --> 00:48:09,685 ‎아니, 안 돼요 ‎그럴 수 없어요 728 00:48:11,685 --> 00:48:14,405 ‎- 죄송해요, 제가 무례했어요 ‎- 원하는 게 뭐죠? 729 00:48:14,485 --> 00:48:16,925 ‎- 거기로 돌아가야 해요, 제발요 ‎- 안 돼요 730 00:48:17,005 --> 00:48:18,565 ‎분명히 다른 우주가 있을 거예요 731 00:48:18,645 --> 00:48:20,485 ‎- 이 모든 고통이 없는 우주요 ‎- 아니에요 732 00:48:20,565 --> 00:48:24,605 ‎다른 에두아르트와 다른 엘리자가 ‎영원히 행복할 곳이 있을 거예요 733 00:48:24,685 --> 00:48:27,445 ‎- 진정하고 돌아가요 ‎- 둘이 만나지 않았다면 그랬겠죠 734 00:48:27,525 --> 00:48:30,205 ‎- 진정해요 ‎- 제발 딱 한 번만 더 가 볼게요 ‎엘리자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러지 않았을 거예요 735 00:48:33,325 --> 00:48:35,965 ‎이렇게 죽을 만큼 ‎고통스럽진 않았을 거라고요 736 00:48:36,045 --> 00:48:37,485 ‎포털을 건너야 해요 737 00:48:40,125 --> 00:48:42,445 ‎- 지금요? ‎- 네, 지금 당장요 738 00:48:59,685 --> 00:49:00,685 ‎준비됐어요? 739 00:49:03,045 --> 00:49:04,565 ‎난 여기서 기다릴게요 740 00:49:09,205 --> 00:49:10,965 ‎만나고 말고는 741 00:49:13,925 --> 00:49:15,365 ‎당신한테 달렸어요 742 00:49:16,645 --> 00:49:17,645 ‎네? 743 00:49:54,645 --> 00:49:58,405 ‎ "경제학부" 744 00:50:19,405 --> 00:50:20,925 ‎당신한테 달렸어요 745 00:50:24,805 --> 00:50:25,645 ‎너 미쳤어? 746 00:50:25,725 --> 00:50:27,645 ‎난 클라라한테 노트나 받을래 747 00:50:27,725 --> 00:50:29,165 ‎야, 나중에 받으면 되지 748 00:50:29,245 --> 00:50:33,405 ‎넌 도서관 아니면 집에서 ‎맨날 공부만 하잖아 749 00:50:33,485 --> 00:50:34,485 ‎그게 어디 사는 거야? 750 00:50:35,005 --> 00:50:37,045 ‎- 나중에 보자 ‎- 같이 가자니까 751 00:50:37,125 --> 00:50:38,645 ‎- 클라라, 괜찮아? ‎- 응 752 00:50:38,925 --> 00:50:41,565 ‎- 인문학부 카페에서 봐! ‎- 누가 날 밀었어 753 00:50:41,645 --> 00:50:43,085 ‎- 누가? ‎- 몰라 754 00:50:43,645 --> 00:50:46,725 ‎- 노트는 가져왔어? ‎- 응, 이거야, 잘 가, 아르카디 755 00:50:49,445 --> 00:50:52,645 ‎- 봐, 여기 이 부분이야 ‎- 응 756 00:50:52,725 --> 00:50:53,725 ‎여기만 복사하면 돼 757 00:51:04,645 --> 00:51:05,645 ‎"음악 오디션 ‎금일" 758 00:51:05,725 --> 00:51:07,045 ‎- 저기, 미안 ‎- 나야말로 미안해 759 00:51:07,125 --> 00:51:09,405 ‎- 오디션 보러 가? ‎- 응 760 00:51:09,485 --> 00:51:12,285 ‎- 너도 음악가야? ‎- 음악가가 되고 싶어 하지 761 00:51:12,365 --> 00:51:14,125 ‎반주자가 필요해서 그런데... 762 00:51:14,205 --> 00:51:17,365 ‎- 피아노도 괜찮겠어? ‎- 피아노면 더할 나위 없지 763 00:51:46,845 --> 00:51:52,285 ‎그녀가 머리를 빗어 넘기네 ‎운 좋게 그녀의 눈을 다시 보려나 764 00:51:52,365 --> 00:51:55,165 ‎내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765 00:51:55,245 --> 00:51:57,685 ‎빛을 바라보다 데는 상처를 766 00:51:59,005 --> 00:52:04,885 ‎행복은 잡기 힘들어 ‎빛에 닿기만 해도 숨는걸 767 00:52:04,965 --> 00:52:11,205 ‎좋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워 ‎지금 이 순간이 사라질까 봐 768 00:52:11,925 --> 00:52:17,085 ‎두근거리는 이 느낌은 ‎사랑이 맞을 거야 769 00:52:17,405 --> 00:52:21,565 ‎그것이 내 인생이라면 ‎그 사랑 내게로 데려오리 770 00:52:24,405 --> 00:52:27,565 ‎덫에 빠지고 싶지 않아 771 00:52:27,645 --> 00:52:33,045 ‎이대로 시간이 가길 바라야지 ‎또다시 무너지기 싫어 772 00:52:36,325 --> 00:52:38,165 ‎오디션은 마감됐어 773 00:52:38,805 --> 00:52:42,085 ‎다른 사람은 출입 못 하니까 ‎미안하지만 나가 줘 774 00:52:42,605 --> 00:52:44,725 ‎- 네 아버지야? ‎- 아니 775 00:52:44,925 --> 00:52:46,005 ‎그럼 삼촌? 776 00:52:46,485 --> 00:52:47,485 ‎삼촌도 아니야 777 00:52:48,085 --> 00:52:49,845 ‎근데 너랑 똑 닮았다 778 00:52:49,965 --> 00:52:51,605 ‎가, 여기서 나가라고! 779 00:52:52,725 --> 00:52:58,525 ‎행복은 잡기 힘들어 ‎아무리 붙들어도 소용없는걸 780 00:52:58,605 --> 00:53:03,045 ‎한 번 손에 넣은 행복을 ‎지금까지 몇 번이고 되새겼어 781 00:53:04,725 --> 00:53:08,165 ‎지금 이 순간이 782 00:53:09,365 --> 00:53:11,365 ‎사라질까 봐 783 00:53:48,605 --> 00:53:50,285 ‎지금부터 내 얘기 똑똑히 들어 784 00:53:50,365 --> 00:53:52,685 ‎아까 노래 부르던 저 애는 ‎만날 생각도 하지 마 785 00:53:52,765 --> 00:53:54,485 ‎- 네가 딴 맘 있는 거 다 알아 ‎- 이거 놔요 786 00:53:55,405 --> 00:53:58,565 ‎만나지 말라고, 알아들어? ‎다 널 위해서야 787 00:53:58,645 --> 00:54:00,085 ‎누구세요? 788 00:54:16,285 --> 00:54:18,845 ‎에두, 왜 바닥에서 그러고 있어? 789 00:54:38,085 --> 00:54:40,445 ‎에두아르트, 같이 가! 790 00:55:02,005 --> 00:55:03,005 ‎원하는 게 뭐예요?